'남녀평등'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9.03 미혼 여성이 숫자 '0'인 까닭 2
  2. 2008.12.12 책이냐, 금발이냐 - 여성들 뿔났다 6
기사모음2009. 9. 3. 06:51

2007년 리투아니아 양성평등 위원회는 교육과학부에 미혼여성을 차별하는 교과서 내용을 삭제할 것을 촉구했다. 문제의 문구는 2006년 초부터 사용되고 있는 리투아니아어 교과서에 있었다. 이는 세르비아 극작가이자 풍자문학가인 브라니슬라브 누치츠가 쓴 글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이 문장을 번역하면 “숫자 0은 아무런 의미가 없지만, 만약 그 앞에 숫자 1을 놓으면 10이 될 것이고, 2를 놓으면 20이 될 것이다. 이를 설명하기는 쉽지 않지만, 내 아내를 예로 들어보자. 나에게 시집오기 전 그녀는 아무 것도 아닌 그야말로 0이었다. 나에게 시집오자 그녀는 부인이 되었고, 선생이 되었고, 아내가 되었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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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 교실 수업 모습

이 문장의 문제점을 처음 제기한 사람은 40대의 한 학생의 엄마였다. 그녀는 아들의 숙제를 도와주면서 읽은 이 문장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그녀는 “여성을 비하시키고 여성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심어줄 수 있는 내용이 교과서에 포함되어서 안된다”고 믿었고, “기혼이든 미혼이든 여성은 동등하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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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 정부 교육과학부 건물

이에 대해 당시 리투아니아 교육과학부 장관은 이 내용이 다소 부적절함에는 동의하지만, 이는 숫자를 가르치는 한 예로 사용되었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 내용은 풍자적이고, 20세기 초에 나온 것이라 교과서에서 제외되어야 할 만큼 아주 부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글을 쓰면서 딸아이에게 가르쳐준 숫자 0의 의미가 떠오른다.
"아빠, 숫자 0은 뭐나?"
"숫자 0은 모든 숫자의 바탕이다. 0이 없으면 1도 없고, 2도 없고...... 백만도 없다."
"정말 숫자 0은 중요하다. 그렇지, 아빠?"
"맞아!"

* 관련글:  어린 학생이 연필심 흑연을 먹는 까닭
                시험 전 요점 정리 메일 보내는 선생님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8. 12. 12. 09:42

“금발 여직원이 팩스를 보낼 때에는 먼저 우표를 붙인다”라는 널리 알려진 농담에서 볼 수 있듯이 금발은 아름답고 성적 매력을 지닌 여성이지만, 한편 멍청한 여성으로 흔히 묘사되고 있다. 유럽에는 이러한 금발에 얽힌 농담들이 수없이 많다. 그 중 몇 개를 한번 살펴보자.
     
“뻐꾸기와 금발은 어떻게 다른가?”
“뻐꾸기는 자신의 알을 남의 둥지에 갖다 놓지만, 금발은 자신의 둥지를 남의 알 밑에 놓는다.”

“월요일 아침에 금발을 웃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금요일 저녁에 그녀에게 농담을 해주면 돼.”

“금발이 머리를 감으면서 앞뒤로 왔다갔다 하는 이유는?”
“그녀가 사용하는 샴푸가 Wash&Go이기 때문에.”

“번개가 칠 때 금발이 창가로 가서 커튼을 걷고 포즈를 취하는 이유는?”
“그야 사진 찍히는 줄로 여기기 때문이지.”

몇 해 전 이렇게 흔한 농담 소재의 금발이 리투아니아 국회에서조차 커다란 논쟁거리가 되었다. 계기는 바로 광고 때문이었다. 리투아니아 이동통신회사인 옴니텔이 새로운 광고를 제작해 시내 거리 광고판에 붙었다. 이 붉은 색 광고에는 “어느 것이 사람의 더 좋은 친구인가: 책 아니면 금발?”이라는 문구와 함께 그 답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보낸 사람들을 추첨해 손목시계 선물을 준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었다.

바로 이 문구가 많은 여성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고, 그들로부터 격렬한 항의가 뒤따랐다. 한 여성국회의원은 이 광고는 노골적으로 여성이 단순한 물건보다 못하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실 이 문구는 누구에게라도 쉽게 “개가 사람의 가장 좋은 친구이다”라는 리투아니아 속담을 연상시킨다.  

심지어 이 광고는 직설적으로 금발은 사람이 아님을 암시하며, 여성의 존엄성을 해치고, 사람들에게 여성은 물건이다라는 인식을 심어준다고 주장했다. 한편 옴니텔은 이 광고가 여성을 모욕한다는 것을 부인했다. 

금발에 대한 이러한 열띤 논쟁은 결국 광고회사에 기대한 것 이상의 광고효과를 가져다 준 셈이 되었다. 이 금발 논쟁의 또 다른 소득은 리투아니아 사회에 여권주의에 대한 커다란 관심을 진작했다는 것이다. 이를 계기로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에 대항해서 여성들 스스로가 목소리를 내고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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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제의 광고판 “어느 것이 사람의 더 좋은 친구인가: 책 아니면 금발?” 

* 최근글: 출근길 차 바퀴 점령한 벌떼, 현명한 대처법     
               공간 활용에 기발한 다용도 가구들 


  기쁨조로 거리 나선 수백명 라트비아 금발여인들 
  금발여인들의 거리행진, 웃음 선사
  금발 노처녀 이미지를 1격에 부순 철의 여인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