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첫면2015. 3. 6. 08:20

일전에 유럽 리투아니아 현지인들 15여명이 우리 집을 방문했다. 밖에서 들어왔으니 손을 씻기 위해 이들은 하나 둘 욕실로 들어갔다. 그런데 하나같이 손을 씻지 못하고 그냥 나왔다. 우리 집 수도관에 이들이 지금껏 보지 못한 이상한 물건이 달려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1월 한국에 갔을 때 가져온 물건이다. 지난해 리투아니아인 아내가 우연히 인터넷에서 이 제품을 알게 되었다. 용도는 물절약이다. 한국에서 만든 제품이라서 한국에 가면 꼭 구해오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그래서 미리 한국에 사는 조카에게 부탁했다.   



수도관이 세계적으로 표준화 되어 있을 수 있지만 다소 걱정 되었다. 조카도 부탁을 받고 보니 상당히 실용적이고 경제적이라 자기 집 수도관을 위해 우선 하나 구입했다. 그런데 수도관 크기와 이 제품 크기가 맞지 않아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아래는 우리 집 수도관의 제일 밑부분이다. 표시는 KK P 278 IB로 되었다. 혹시 구입했다가 안 맞으면 소용이 없어서 선뜻 구입하기가 주저 되었다. 조카가 사용할 수 없는 자기 것을 가져가서 한번 해보라고 했다. 다행스럽게 딱 맞았다.   



그래서 이날 현지인들이 손을 씻기 위해 수도꼭지를 틀었지만 물이 안 나온 이유가 바로 이 물건 때문이다. 하나 둘씩 밖으로 나와서 나에게 물었다.



"도대체 저기 수도관에 있는 물건의 정체는 뭐야?"

"Made in Korea. ㅎㅎㅎ"

"그런 줄은 알지만 용도는?"

"물절약이야." 


이렇게 관심있는 사람들을 욕실로 불러 모아놓고 그 사용법을 알려주었다.



모두들 감탄하면서 다음에 한국에 가면 자기 것도 꼭 사오길 부탁했다.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리투아니아인 아내도 덩달아 신이 났다. 




그렇다면 과연 물은 절약 되었을까?
아직 정확하게 비교할 수 있는 상황이 마련 되지 않았다. 하지만 적어도 손을 씻고, 양치를 하는 데에는 전에 보다 확실히 물을 더 적게 사용한다. 전에는 비누로 손을 씻는 동안에도 물이 흘러내렸지만, 지금은 물로 씻을 때만 막대기를 밀어서 물을 사용한다. 한편 이렇게 우리 집 손님들에게 자연스럽게 기발한 한국 물절약 제품을 소개할 수 있게 되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1. 11. 29. 07:00

숫자 32
이는 우리 집 아파트 실내에서 키우고 있는 화초 수이다. 화초 가꾸기는 오랜 전부터 남편인 내가 맡아왔다. 물주기부터 분갈이까지 모두 맡아서 한다. 가끔 생일 선물로 서양란을 받는다. 이렇게 모인 서양란이 다섯이다. 서양란은 꽃이 납이를 닮았다고 해서 호접란으로 부르기도 한다. 


물은 자주 주지 않는다. 밖에서 흔히 보이는 뿌리가 말라있다고 확인하면 물을 준다. 여름에는 보통 일주일에 한 번 준다. 수도관을 틀어놓고 흐르는 물로 흠뻑 뿌리를 적셔준다. 이러게 몇 년째 서양란에 물을 주고 있다. 

그런데 최근 변화가 생겼다. 어느날 밥을 지으려고 쌀을 씻었다. 이날따라 이 물을 버리면 참 아깝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3차례 씻은 물을 모으니 대야가 한 가득이었다. 화초 물주기에 사용했다. 

잠시 후 서양란 물주기를 했다. 아까처럼 물절약하는 방법을 떠올렸다. 아주 단순했다. 대야에 물을 받아놓고 서양란 화분을 대야에 담궜다. 잎으로 물을 뿌리면서 뿌리까지 자연스럽게 적셨다. 이렇게 처음 담은 대야물로 서양란 화분 다섯 개에 물을 주었다. 남은 물은 다른 화초에 물을 주는 데 사용했다.  


서양란을 가꾼 지 여러 해가 되지만 이렇게 물을 거의 한 방울을 하수구로 내보지 않고 물주기는 처음이었다. "왜 내가 그 동안 이것을 몰랐을까?"라고 물절약에 너무나 무관심했던 나 자신을 발견하자 "참 바보였구나!"라고 자신을 책망해보았다. 물론 흐르는 물로 난에게 주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만 10살 딸에게 이 역사적인 첫 (서양란 물절약) 깨달음을 기록에 남겨달라고 촬영을 부탁했다. 찍으면서 딸아이도 아빠의 물절약을 직접 보고 배웠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9. 11. 14. 07:21

우리 집 식구는 모두 네 명이다.
엄마는 수요일과 금요일에만 직장인 음악학교를 간다.
아빠는 촬영이나 취재가 없는 날을 제외하고는 늘 집에 머문다.
큰 딸은 고등학교 2학년으로 보통 오후 2-3시에 집에 돌아온다.
집에 돌아오면 남자친구가 외국에서 유학중이라
늘 인터넷 온라인으로 같이 사는 듯이 지낸다.
작은 딸은 초등학교 2학년으로 보통 오후 1시에 집에 돌아온다.

부부가 매일 직장을 다니는 가정보다
식구 전체가 함께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다.
이는 곧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기와 물의 량에 밀접한 영향을 미친다.

우리 집 물사용량에 관해 얘기하자면,
한달에 평균적으로 냉수가 6m3이고, 온수가 4m3이다.
도시 중앙난방이기 때문에 온수와 냉수 사용량을 각각 계산한다.
m3당 냉수는 4리타스(2천원)이고, 온수는 14리타스(7천원)이다.
한달 평균 온수와 냉수 사용료가 한국돈으로 4만원이다.

수도검침원이 매달 방문하지 않고
가정마다 한달 사용량을 직접 확인해서 요금을 낸다.
아주 가끔 불시에 검침원이 와서 정직하게 사용량을 적는 지를 확인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수조통은 오래 전부터 2/3만 물로 채워진다.

가급적이면 물을 아끼려고 노력한다. 그러한 노력 중 하나는
오래 전부터 수조통 물높이를 원래 높이의 2/3정도에 맞추어놓았다.
화장실 물을 아끼려는 노력 중 또 하나의 결과로
우리 집에서 아래와 같은 대화가 자주 들린다
 
"크냐? 아니면 작냐?"
"작다."
"그럼, (수조통) 물 내리지 마. 내가 내릴 께."

"누가 화장실 사용할 거니?" 먼저 화장실을 사용하는 사람이 묻는다.
있다면 다음 사람이 물을 내리도록 한다.
이렇게 화장실 이어쓰기로 우리 집은 조금이나마 물을 아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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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