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북위 55도에 위치한 리투아니아 빌뉴스는 요즘 들어 낮이 조금씩 더 길어지고 있다. 일출이 8시 27분이고 일몰이 오후 4시 35분이다. 동지 일몰 시간과는 무려 40분이나 차이가 난다. 해가 뜨는 날은 여전히 드물지만 산책하는 횟수가 늘어나고 있다.
일전에 산책하면서 찍은 풍경으로 역순으로 살펴본다.

포도 송이처럼 나뭇가지에 달려있는 이것의 정체는 무엇일까?
바로 한국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쥐똥나무다. 가을에 열리는 검은색 열매가 꼭 쥐똥을 닮아서 쥐똥나무로 불리어진다. 이 쥐똥나무를 볼 때마다 어린 시절 만들었던 새총이 떠오른다.
Y자 형태의 나뭇가지를 꺾는다.
양쪽 가지를 휘어서 짚으로 묶는다.
따뜻한 재로 덮는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꺼낸다.
휘어진 가지가 단단하게 고정된다.
고무줄을 묶는다.
탐스럽게 익은 포도알로 착각해 따먹고 싶을 정도다. 쥐똥나무의 새까만 열매는 말려서 가루를 내어 먹거나 달여서 먹는다. 위와 간 그리고 신장을 튼하게 하고 고혈압, 신경통, 이명증, 당뇨병 등에도 효능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열매를 활용하는 유럽 사람들을 아직 본 적이 없다.
어린 시절 추억을 다시 꺼내주는 이 쥐똥나무 열매가 이날 본 그 어떤 풍경보다도 내 뇌리에 남아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