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모음2009. 8. 7. 07:47

최근 열린 로마 세계수영선수권 대회에서 인구 340만명의 리투아니아는 12명의 수영선수를 보냈다. 이 대회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리투아니아 선수는 계드류수 티테니스(20세, 193c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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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http://www.anyksta.lt/

그는 8월 2일 열린 남자 200미터 평형 결선에서 2분07,80초로 리투아니아 최고기록을 세우면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3위에 그쳤지만, 이는 리투아니아인들에게 큰 기쁨을 주었다.

그는 50미터, 100미터, 200미터 평형에 출전해 각각 리투아니아 종전 최고기록을 갱신했다. 떠날 때는 조용히 떠났지만, 돌아올 때는 스타가 되어 돌아왔다.


그는 여섯 살에 수영을 시작했고,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영에 전념하고 있다. 수영에 전념하기 전 축구와 농구도 해보았지만, 수영선수들이 그가 수영에 좋은 체격조건을 갖추었다는 말에 수영을 선택했다.

현재 대학교 2학년으로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북서쪽으로 약 120m 떨어진 작은 도시 아닉쉬체이에 살고 있다. 그는 리투아니아 인터넷 뉴스 사이트인 delfi.lt가 최근 마련한 누리꾼과 대화에서 단독주택을 가지고 개을 키우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물 속에서 숨을 쉬지 않고 2분 30초 동안 있을 수 있다고 한다.

그는 미국에서 아주 좋은 조건 아래 수영 훈련을 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제안을 거절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가 거절한 이유는 현재 그를 지도하고 있는 교관이 아주 훌륭하기 때문이다.

delfi.lt 8월 6일 인터넷 기사에는 이런 그의 결정을 두고 리투아니아 누리꾼들은 지지와 철회 사이에 열띤 댓글을 달고 있다.  

"미국으로 가라. 그렇지 않으면 높은 결과를 잊어라."
"세계에서 가장 좋은 수영선수들은 미국과 호주 출신이다. 미국으로 가라. 인생에 한 번 있는 기회이다."
"메달획득자의 경력은 짧다. 그 짧은 시간에 모든 가능성을 활용해야 한다. 미국과 리투아니아 스포츠는 질적으로 차이가 있다."
"돈으로 모든 것을 살 수는 없다. 멋쟁이다. 정말 멋쟁이다."
"정말 훌륭한 청년이다. 진정한 리투아니아 인물이다."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고 있는 수영선진국 미국행을 거절한 티테니스 수영선수가 앞으로도 더욱 좋은 성적을 내어서 토종선수로 세계를 재패하는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 관련글: 8위까지 올림픽 포상금을 주는 리투아니아
* 최근글: 온몸에 마돈나 문신 10개를 한 남자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6. 24.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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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서쪽으로 약 25km 떨어진 곳에 트라카이가 있다. 이 트라카이는 14세기 초 리투아니아 대공국의 행정·경제·국방의 중심지였다. 빌뉴스 바로 이전의 리투아니아 수도였다. 이곳에 있는 성은 동유럽에서 호수에 떠있는 유일한 성으로 알려져 있다. 리투아니아의 최고 관광지 중 하나이다.

매년 여름마다 우리 가족은 이 트라카이를 즐겨 찾는다. 바로 이 호수에서 수영을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곧 6월 하순이 끝나고, 7월이 오건만 올해는 아직 이곳에서 수영 한번 해보지 못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날씨가 덥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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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로 비가 온다. 해가 나도 언제 어디서 비구름이 몰려올지 감을 잡기가 힘든다. 언젠가 차를 타고 가는 데 도로 오른쪽에는 비가 오고, 왼편에는 햇빛이 나는 그런 날씨도 보았다. 위 사진에서 보듯이 멀리 무지개가 있고 그 앞 오른쪽 비줄기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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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하얗고 회색빛 구름조각이 언제 서로 손을 맞잡고 거대한 먹구름을 형성해서 소나기로 둔갑해버릴 지 감을 잡기가 힘든다. 그러니 가방 속 우산이 필수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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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트라카이 성을 찾아가보았다. 성을 바라보는 쪽에는 햇볕이 쨍쨍나는 데, 그 뒤 하늘에는 먹구름이 비를 뿌리고 있었다. 호수 성 위에 선명한 어둠과 밝음을 보고 있으니, 인생사 고락의 공존이 이와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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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을 이겨낸 후처럼 비 갠 후 모습은 언제 보아도 이렇게 상큼하다.

* 관련글: 동영상으로 보는 동유럽 유일의 호수내 트라카이성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8. 5. 18.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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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을 쓰기 시작한 시각은 2008년 5월 18일 8시이다. 아침에 일어나 침대에서 노트북으로 블로그 관리를 하는 동안 동쪽 창문에는 아침 해가 쏟아졌고, 서쪽 창문엔 먹구름이 끼었다. 아침 해와 먹구름이 한판 붙는 형국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바로 위 시각에 번개가 번쩍이고 천둥소리와 아울러 자동차 도난방지 경보기가 사방에서 울렸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고대했던 올해 첫 번개와 천둥은 10여분의 굵은 비를 동반했다. 그리고 언제 번개와 천둥이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어두운 하늘은 이제 점점 맑아지고 있다.

그 동안 영상 20도가 넘을 때마다 딸아이는 빨리 호수에 가서 수영을 하자고 졸라댔다. 이럴 때마다 리투아니아인 아내가 하는 말은 간단명료하다 - "올해 첫 번개와 천둥이 와야 한다."

언젠가 아내와 함께 한국에 갔는데  6월이 되어 날씨가 더웠는데도 제주도 바닷가에는 아무도 수영을 하지 않았다. 왜라는 물음에 수중과 바깥의 온도차가 너무 심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아내는 갖고 온 수영복이 아까워 바닷물에 첨벙 뛰어들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이 광경을 보고 속으로 바보짓이라 웃었을 법하다.

리투아니아인들은 예로부터 아무리 날씨가 더워도 첫 번개와 천둥이 오기 전에는 수영을 하지 말 것을 권한다. 왜냐하면 아직도 겨울 내내 얼었던 물이 차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젠 호수에서 수영을 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날 것이다.

아내와 딸은 일요일이라 아직도 자고 있다. 오늘 아침 천둥소리를 듣지 못했으니 논리적으로 졸라대는 일은 다음번으로 미루진 셈이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