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외국에 사는 동안 이따금 한국을 방문할 때 체류기간이 비교적 짧다보니 그동안 마을버스를 탈 일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코로나바이러스와 러시아침공 등으로 뜻하지 않게 체류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요즘 특히 에스페란토 친구들이 여기저기 하고 있는 행사를 다닐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
며칠 전 몽촌토성이 있는 올림픽 공원을 다녀왔다. 이어서 방이동고분군까지 둘러보고 석촌동고분군으로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렸다.
일행들이 하나 둘 차례로 송파구 버스정류장 긴의자에 앉는다.
서서 기다려도 될 텐데 왜 앉을까라는 생각을 하는 찰나에 한 일행이 공간을 내어주면서 앉아보라고 한다.
"어때?"
"우와, 의자가 따뜻하다!"
"서울엔 이런 곳이 많아."
"버스 정류장 의자까지 온돌방 아랫목으로 만들어 놓다니!!! 한국은 참으로 대단한 나라다."
찬찬히 서울의 버스정류장을 살펴본다.
버스정류장 공공 와이파이 시대를 알리는 라우터 단말기기가 눈에 들어온다.
실시간으로 버스 도착시간을 알래주는 안내판도 설치되어 있다.
태양열로 긴의자를 따뜻하게 할까 궁금해 정류장 건물 위를 올려본다. 태양열 집열판이 없다.
의자 밑을 살펴보니 현재 온도까지 표시되어 있다. 32도다.
일행 중 가장 늦게 의자에서 일어서 버스를 탄 유럽인에게 물아본다. 그는 오늘 난생 처음 버스정류장 온열의자를 경험하게 되었다.
"한국의 따뜻한 의자가 어땠어?"
"엉덩이가 따끈따끈해서 버스를 놓치더라도 그냥 더 앉아있고 싶었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