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일래2010. 6. 29. 08:20

요즘 초등학교 2학년을 마치고 여름방학중인 딸아이 요가일래(8살)는 자전거 타기에 푹 빠져 있다. 지난 해에 자전거타기를 배우려고 무척 애를 썼다. 그런데 어느날 배우다가 그만 크게 넘어졌다. 그후 한 동안 자전거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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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최근 들어 다시 배울 생각을 했다. 자전거에 탄 상태에서 아빠가 밀어준다고 해도 거절했다. 끝까지 혼자 배우겠다고 우겼다. 두 발을 땅에 대고 조금씩 밀면서 균형을 잡는 법을 먼저 익혔다. 여러 날 이것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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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왼발을 페달에 얹고 오른발을 땅에 대고 밀면서 앞으로 나갔다. 지겨울 정도로 이것을 반복했다. 그러자 한 순간 두 발로 페달을 밟으면서 전진하게 되었다.

"아빠, 성공이야! 정말 쉽네!"
"여러 날을 힘들게 연습한 것을 벌써 잊었니?"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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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요가일래는 지지대가 없는 자전거를 처음 타게 되었다. 그런데 주위 어린이들의 자전거에 비해 너무 구식이다. 자전거 손잡이에 브레이크를 거는 장치도 없다. 이 자전거는 12년 전에 구입한 것이다. 브레이크는 페달을 뒤쪽으로 밟아서 한다. 아직 균형잡기에 능숙하지 못하니 내리막길에서는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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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식 자전거인데도 신식 자전거를 사달라고 딸아이가 조르지 않는 것이 신기하다. 구식이든 최신이든 자전거 타기에 성공하고 타는 것 그 자체에 도취되어 있는 듯하다. 구식이라 자전거 몸체가 쇠뭉치로 되어 있어 너무 무겁다. 그래서 자전거를 아파트로 옮기고 내리는 일은 아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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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년 전에 구입한 자전거 멀쩡하지만 8살 딸아이에게는 너무 무겁다.

어제는 우리집의 구두쇠인 엄마가 이 자전거를 보더니 한 마디했다.

"이 자전거 언니가 어렸을 때 타던 것이라 너무 오래 되었다. 가벼운 새 자전거가 필요하다."
"이 자전거 아직 좋아. 필요없어. 하지만 사주면 나야 좋지."
"네가 모아놓은 용돈으로 사야지."
"그럼, 엄마 아빠가 사고 내가 용돈에서 보탤께."
"올해는 이 자전거를 타고 내년에 사자."
"알았어."
 

구식이든 신식이든 자전거는 자전거다. 터무니없이 새 것을 사달라고 청하지 않는 딸아이가 대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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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10. 5. 11.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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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초 폴란드 친구가 휴대전화로 문자쪽지를 보내왔다. 5월 3일 빌뉴스를 방문하는 데 하룻밤을 같이 보내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4월 잠깐 우리집을 방문했을 때 자전거로 오겠다는 말을 들었지만, 정말 그렇게 올까 궁금했다. 예정된 날 현관문에서 초인종 소리가 났다. 문을 열고 내려다보니 자전거 선수처럼 완전한 복장을 한 채 자전거를 들고 계단으로 올라오고 있었다.

놀라웠다. 친구가 자전거를 즐겨 탄다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렇게 자전거로 국경을 넘어 200여km를 타고 우리집에 오다니 그저 놀랄 수밖에서 없었다. 이날 친구에게 몇 가지 물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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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뉴스 우리집까지 자전거를 타고 온 계기는?
- 내가 속해 있는 자전거 동아리가 폴란드 북동도시 수바워키에서 빌뉴스까지 자전거 여행을 마련했다.

- 출발지에서 우리집까지 자전거를 타고 온 거리는?
-  233km

- 함께 온 일행은?
- 여자가 4명, 남자가 다섯 명이다. 평균 나이는 35세이다. 부부 한 쌍이 있다. 특히 같은 동아리 회원인 남편은 집에서 아이를 돌보고 아내가 참가했다. 이들은 육아로 번갈아 가면서 참가하고 있다.  

- 힘들지 않나?
- 우리는 주말이나 긴 연휴 때 자주 먼거리로 자전거 여행을 하기 때문에 익숙해져 있다.

- 동아리의 자전거 여행 특징은?
- 우리 동아리는 최대한 자동차 도로를 피하고 숲 속 오솔길이나 들판 길, 비포장 도로를 이용한다. 이것이 우리 동아리의 가장 큰 특징이다.

- 폴란드에서 자전거 타기는 활발하나?
- 네덜란드, 벨기에 등에 비해서는 활발하지 못한 편이다.

- 자전거를 보니 몹시 무게운데 짐까지 해서 무게가 어떻게 되나?
- 텐트, 침낭, 요리도구, 비옷 등을 포함해 약 25kg이다.

- 언제부터 자전거를 본격적으로 탔나?
- 6년전부터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출퇴근을 모두 자전거로 한다.

- 출퇴근 거리는?
- 왕복 약 40km이다. 걸리는 시간은 편도 약 1시간이다. 바르샤바 출퇴근하는 데 자전거는 승용차나 대중교통수단보다 더 빠르다. 1년에 평균적으로 6,000-8,000km 자전거를 탄다.

- 편한 차를 버리고 자전거를 애용하는 이유는?
- 건강과 환경 보호라는 점도 있지만 차로 갈 수 없는 길을 따라 펼쳐진 자연을 즐기 수 있는 것이 내가 자전거 타기를 즐겨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 앞으로의 계획은?
- 우리 동아리는 여름철 거의 주말마다 폴란드 국내에서 자전거로 여행하고, 매년 해외로 자전거 여행을 떠난다. 현재 벨로루시로 자전거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서도 자전거로 여행하고 싶다.
 
이들은 돌아갈 때는 기차를 타고 폴란드 바르샤바로 갔다. 차가 갈 수 없은 길을 따라 펼쳐진 자연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자전거 여행을 좋아한다는 친구의 말이 퍽 인상적이다. 이들 일행이 폴란드에서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로 오면서까지 찍은 사진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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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들을 보고 있으니 친구의 말이 쉽게 이해가 된다. 

* 관련글: 폴란드 친구가 요리한 다양한 한국음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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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8. 11. 6. 13:01

어제 저녁 일이 있어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의 중심가 광장을 지나갔다. 가로수 보호대에 잠겨 있는 자전거가 시선을 끌었다. 자전거 전체가 하얀색으로 칠해져 있고, 두 바퀴엔 국화꽃이 꽂혀 있었다.

자전거 붙여져 있는 안내판을 보니 “사망한 자전거 이용자 추모”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비로 이 하얀 자전거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바로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사고로 사망한 사람들을 위한 추모하고, 리투아니아 도로 위 발생하는 참사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세워진 것이다.

지난 2007년 리투아니아 도로에서 사고로 자전거 이용자 73명이 사망했고, 569명이 부상당했다.

더욱이 겨울철엔 낮이 짧아 자전거 안전 운전에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반드시 전등을 확인하고 안전모자를 착용해야 한다. 특히 차 운전자와 자전거 이용자의 상호존중이 절실히 필요한 계절이다. 사망자를 추모하는 동시에 리투아니아이든, 한국이든 모든 자전거 이용자의 겨울철 안전 운전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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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