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24. 5. 8. 06:20

한메일과 네이버메일 계정은 있지만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네이버에 로그인할 기회가 있어 했더니 쌓인 메일이 700여개 표시가 뜬다. 그래서 혹시나 해서 받은 메일함으로 들어가니 아래 제목의 메일이 눈길을 끈다. 

 

[한국문학예술저작권협회] 최대석님, 교과용도서보상금 신청 안내드립니다.  

 

요즘 하도 지능적인 사칭메일이 많이 들어오니 무시하려고 하다가 그래도 궁금증이 생겨 자세히 읽어본다. 검색을 통해 확인해보니 사칭은 아닌 것으로 믿어진다. 

 

안녕하세요.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정을 받아 교과용도서보상금을 관리하고 있는 한국문학예술저작권협회(구 한국복제전송저작권협회)입니다.

다름이 아니오라, 타인의 저작물을 이용할 경우 사전에 허락을 구하고 사용함이 원칙이나,
우리나라 저작권법 제 25조에는 교과용도서에 저작물을 이용할 경우 저작권자 허락 없이 우선 이용하고,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정한 기준에 맞게 보상금을 저작권자에게 지급하도록 하는 제도가 있습니다.
이는 비록 공익적인 목적을 위해 불가피하게 저작권자의 권리를 제한하지만, 저작권자에게 최소한의 경제적 이익을 보상하고 창작활동을 장려하기 위함입니다.

이에 귀하에게 권리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저작물이 교과용도서에 수록되어 발생한 교과용도서보상금 지급을 위하여 신청에 관한 안내드립니다.
이용내역은 첨부하여드린 권리관계확인서로 확인부탁드립니다.

 

나의 어떤 저작물이 이렇게 보상을 받을 수 있게 했을까?

권리관계확인서에 있는 연결을 눌러 확인해 보니 내가 2008년에 찍어 블로그에 올린 사진이다.

2008년 KBS TV 방송을 위해 취재하면서 찍은 사진이다.

16년만에 이런 결실을 가져다주다니 믿을 수가 없다. ㅎㅎㅎ

 

필요한 서류에 인적 사항을 기재하고 서류를 첨부해서 보냈다. 처리기간이 14일이라고 하니 보상금이 얼마일지도 궁금하다. 한편 저작권협회가 이렇게 저작권자를 찾아서 보상금까지 신청하실 수 있도록 업무를 해주니 참으로 감동적이다. 일전에 모 TV방송사가 내 유튜브 채널 영상물을 자료영상으로 사용하겠다고 허락을 요청했다. 통상적으로 내가 받는 저작물 사용에 대한 사례비를 말했더니 내 영상물을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답이 왔다.

 

한때 방송 활동을 열심했는데... ㅎㅎㅎ

이제는 추억거리가 되었다. 

 

내 사진이 실린 교과서다.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8. 5. 20.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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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 그루타스 공원에 얽힌 이야기를 하나 더 하고자 한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속담은 리투아니아에서도 통한다. 지난 해 그루타스 공원은 설립 당시만큼이나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다. 다름 아닌 저작권 문제 때문였다.

당시 리투아니아 저작권보호협회는 공원 안 식당에서 틀어주는 소련식 노래뿐만 아니라 공원에서 전시되고 있는 조각상에 대해서도 매년 입장권 판매액의 6%를 저작권료로 낼 것을 요구했다. 이에 공원 쪽은 이미 국가 재산인 것에 대해 저작권료를 요구하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맞섰다.

소련으로부터 독립 당시 리투아니아 정부는 시내 곳곳에 우뚝 세워져 있던 조각상들을 철거해 쓰레기장이나 황폐한 곳에 버렸다. 어떤 동상들은 머리가 잘려나갔고, 어떤 동상들은 팔다리가 잘려나갔다. 그 무렵 해당 작가들은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저작권보호협회도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았다. 공원 설립자는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해 리투아니아 전역을 돌며 방치된 조각품들을 수거해 공원에 복원해놨다.

공원측은 저작권료를 요구하는 조각가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공원에서 직접 가져갈 것을 제안했지만 아무도 가져가지 않았다. 한편 공원은 저작권료를 요구하는 조각가의 작품을 검은 비닐로 덮어버렸다. 그리고 일부는 공원 입구 밖에 전시해 입장권를 사지 않고도 이를 볼 수 있도록 했다. 공원의 이러한 독특한 대응은 당시 많은 관심을 끌었다.

어두운 과거를 관광상품화하는 데 성공한 그루타스 공원은 이미 리투아니아의 대표적 관광명소로 자리잡았다. 공원 쪽과 저작권보호협회의 마찰은 법정에서 매듭지어질 테지만, 사회주의 시절의 상품화가 ‘탐욕’이란 자본주의의 폐해로 이어지는 듯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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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각품에 대한 저작권 요구가 비등하자, 공원측은 그 작품을 아예 검은 비닐로 덮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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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장권 판매로 인한 저작권료 시비에 휘말리지 않도록 일부 작품들을 공원 밖으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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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