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모음2009. 11. 2. 07:33

"유럽 묘지가 촛불로 불야성을 이룬다" 글에서 유럽에서 11월 1일의 의미를 알렸다.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 살고 있지만, 리투아니아인 아내의 일가친척은 모두 시골도시에 살고 있다.

올해는 조상들의 묘소를 미리 다녀왔다. 비록 일가친척 묘소가 없더라도 오늘만큼은 어느 묘지든지 방문해 망자의 넋을 위로하고 기도하는 풍습이 있다. 그래서 아내와 함께 집에서 10km 떨어진 묘지를 11월 1일 저녁에 다녀왔다.

어둠이 깔린 묘지였지만 여기저기 묘소를 찾는 방문객들로 붐볐다. 이날 밤만큼은 리투아니아 모든 묘지들은 촛불로 불야성을 이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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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망자의 날"! 모든 영혼의 명복을 빈다.

* 관련글: 꽃밭에 온 것 같은 공동묘지
               이끼로 쓴 148년 전 묘비명
* 최근글: 유럽 묘지가 촛불로 불야성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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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9. 5. 26. 19:58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에 올라온 "촛불 들지 마세요"라는 영상을 보았을 것을 것이다.
방금 이 영상을 보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다.

1. 당당한 노무현 전직 대통령이 살아돌아온 듯하다

경찰 무리에 둘러싸여 촛불을 왜 꺼야하는 지를 묻고 따지는 시민들에게서 그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고 주먹을 치켜 올린 당당한 노무현 전직 대통령이 되살아돌아온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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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촬영: 김종구)

2. 추모의 촛불 부정은 곧 국민장 부정

경찰은 촛불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촛불을 든 시민의 통행을 막고 있으며 끝까지 촛불을 꺼라고 한다. 고인의 추모에 촛불이 없다는 것은 동서고금이 이해할 수가 없다. 곧 촛불을 부정하는 것은 추모를 부정하는 것이고, 추모를 부정하는 것은 정부가 결정은 '국민장'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다. '국민장'이라 이름지어 놓고 경찰차로 막어놓은 형국을 세계가 어떻게 바라볼까? 우스꽝스러운 코메디 연출의 극치이다. 전직 대통령 분향소를 둘러싼 경찰차야말로 세계의 조소꺼리이다. 이런 조소꺼리 나라 대통령은 진정 부끄러움이 없단 말인가!

3. 촛불을 무서워하는 자 결국 쉽게 촛불로 망하리라

이 정부는 왜 그리 작은 촛불 하나, 바람 불면 금방이라도 꺼져버릴 촛불을 무서워할까? 촛불은 하나에서 백만, 천만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촛불은 사람의 영혼을 가라앉히고 정제해준다. 그러므로 촛불 시위자야말로 이 세상에 가장 평화로운 시위자이다. 이런 시위는 경찰이 강제로 막을 것이 아니라 그냥 놓아두어도 절로 질서유지가 될 것이다.

'국민장'의 자발 분향소를 경찰버스로 주위를 봉쇄해놓고, "버스가 둘러싸고 있으니까 분향하는 데 오히려 아늑하다는 사람도 있다"고 말한 주상용 서울경찰청장은 과연 누구의 말을 전했을까, 아니면 본인이 지어낸 말이었을까? 궁금하다.  
     


위 영상을 보면서 이런 당당한 시민들과 촛불이 지속되는 한 촛불을 무서워하는 자는 결국 쉽게 그 촛불로 망할 것이다는 믿음이 솟구쳐 올라왔다.

 * 관련글:  盧, 아기 음식 뺏는 듯한 사진의 진실은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8. 6. 4.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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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미국산 쇠고기 전면재협상과 이명박 정부 구탄 촛불시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쇠고기 말이 나오면 늘 소고기가 뒤따른다. 평소 리투아니아에 살고 있는 딸아이에겐 발음하기가 더 수월해서 소고기라고 한다.

그도 좀 크면 돼지고기, 닭고기, 칠면조고기라고 하는 데 왜 쇠고기라 할까 한 번쯤 물어볼만하다. “왜 소고기를 쇠고기라 하지? ‘쇠’는 사람이 먹을 수 없으니, 당연히 소고기가 맞아!”라고 스스로 답을 내릴 것 같다.

이번 쇠고기 협상을 둘러싼 정부 관리들의 행태와 시민들의 시위를 지켜보면서 미국산 쇠고기가 한국 땅에서 먹을 수 없는 ‘쇠’고기로 정착될 판이다. 하지만 시민들이야 자발적으로 사지 않으면 되지만, 이익에 눈이 먼 사업가들은 주저 없이 수입하기에 급급할 것이다.    

촛불시위와 경찰대응 소식을 인터넷으로 읽으면서 분노 속에 함께 하지 못함에 송구스럽다. 과거 화염병과 최루탄으로 얼룩진 격한 시위와 잔인한 진압이 이곳 신문이나 TV를 볼 때마다 몹시 부끄러웠다.

하지만 지난 수년간 성숙시켜 놓은 질서정돈을 동반한 촛불시위 문화는 한국인의 격렬한 시위에 대한 세계의 기존 인식을 바꿔놓았을 뿐만 아니라 한국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이번의 평화적 촛불시위에 대항해서 근접에서 물대포를 발사하고, 여대생을 군화발로 짓밟는 경찰 대응 등은 함께 이루어놓은 공든 탑을 한 순간에 무너뜨린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현대판 신문고로 자리매김한 촛불시위를 정부는 사려 깊지 않은 강경진압으로 그 맥을 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처럼  쇠고기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거리를 헤매는 젊은이들일 것이라는 어리석은 추정은 하지 말아야 한다. 촛불시위를 민의를 읽을 수 있는 나침반으로 인식해야 한다. 반대하니까 쓸어버려야 한다는 독재자의 원초적 본능으로 대응해서는 이제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을 것이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