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3. 5. 16. 07:33

우리 집 식구들은 큰 딸을 제외하고는 코카콜라를 비롯한 청량 음료를 거의 마시지 않는다. 영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큰 딸은 성인이 되었기에 어떻게 할 수가 없다.  

피자집이나 느끼한 음식을 먹을 때 간혹 코카콜라를 먹는 경우도 있다. 얼마 전 식당에 가서 딸아이의 간절한 부탁으로 코카콜라를 주문했다. 그런데 상표를 보니 코카콜라는 간 데 없고, "모니카"가 나왔다. 혹시 코카콜라의 변종이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였다.  


물론 반대편으로 보니 코카콜라가 맞았다.

"정말 좋은 생각이다. 코카콜라 병에 붙여져 있는 이름을 가진 아이는 참 좋아하겠다. 네 이름도 있을까?"
"글쎄. 있으면 좋겠다."
"아이들은 부모에게 코카콜라라 대신 '내 이름'을 사주세요라고 하겠다."


일전에 슈퍼마켓을 혼자 다녀왔다. 딸아이에게 깜짝 선물을 사고자 했다. 판매하고 있는 코카콜라를 모두 확인했지만 딸아이의 이름이 적힌 코카콜라는 발견하지 못 했다. 사지 말까 망설이다가 이왕 코카콜라를 사기로 했으니 좋은 이름을 선택하기로 했다. 


여러 이름들 중 širdelė(작고 예쁘장한 마음)를 선택했다. 

"네 이름이 있는 코카콜라를 사고 싶었는데 드문 이름이라서 그런지 없었어."
"širdelė도 좋아. 고마워~"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2. 26. 06:07

리투아니아 사람들이 즐겨마시는 술은 보드카와 맥주이다. 특히 스포츠 경기를 보면서 맥주로 승리의 기쁨을 맛보고, 패배의 슬픔을 달랜다. 공원이나 도심 거리 등 공공 장소에서의 음주는 금지되어 있다. 

그렇다면 농구 경기장은 어떨까?
현지인에 따르면 경기장 관람석이 있는 곳에서는 금지되어 있지만, 밖에서는 가능하다. 

"관람하면서 맥주 한 잔 할까?"
"금지되어 있다면서?"
"방법은 있지. 그럼, 우리만 갔다 올게."


경기 시작 전 밖에서 이들리 맥주를 마시고 오는 줄을 알았다. 한참이 지난 후 현지인 지인은 코카콜라가 큼직하게 써진 컵을 들고 왔다. 

"맥주는 벌써 다 마셨어?"
"컵 안을 한번 봐."


컵에 든 액체는 콜라색이 아니였다. 바로 맥주였다.    


경기장내에서 금지된 맥주를 마시는 법은 이렇에 간단했다. 코카콜라로 위장하는 것이다. 어디든 사람들은 규칙에 어긋나더라도 자신의 원을 이루기 위해 기발한 생각을 해낸다. 술없는 경기 관람은 앙코없는 진빵인 셈이다. 아마 그래서 그런지 위장인 줄 뻔히 알면서도 눈 감아준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