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4. 4. 7. 06:29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보면서 딸아이가 무엇인가를 먹고 있다.
해바라기씨이다.

인터넷 신문을 읽으면서 아내가 무엇인가를 먹고 있다.
해바라기씨이다.

며칠 전 구입할 물건 목록을 들고 혼자 상점에 갔다. 그 목록에는 우리 집 애완동물 햄스터가 먹을 해바라기씨도 있었다. 항상 여유롭게 구입하고자는 점이 아내와는 다르다. 설탕 한 봉지를 사오라하면 두 봉지를 산다. 한 봉지를 거의 다 사용했을 무렵 다음 한 봉지를 사오지 않으면 설탕 없이 지내야 할 때가 있다. 

최근 설탕이 있는 줄을 알고 차를 다 준비했는데 알고보니 설탕이 없어 그 찻물을 버렸다는 소식을 딸아이는 페이스북에 올렸다. 

"봐라, 그러니 항상 물건을 좀 더 여유롭게 미리 사놓아야 한다. 이제 아빠를 닮아라."
"알았어."

그래서 햄스터에게 줄 해바리기씨도 넉넉하게 구입했다.

"햄스터 주려고 이런 엄청난 양을 샀어?" 역시나 아내는 예상대로 꾸지람 섞인 질문을 던졌다.
"나도 좀 먹으려고." 

사실 답이 궁색했다. 식구들이 그렇게 해바라기씨를 옆에서 먹어대도 내가 먹지 않는다는 것을 아내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아내는 책망하듯이 즉시 해바라기씨를 수북히 내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나도 좀 먹으려고"라는 말에 책임져야 하는 의무감으로 한알한알 까먹기 시작했다. 그런데 입안에 넣고 씹고 또 씹으니 고소한 맛이 자꾸 유혹한다.

* 햄스터와 내가 먹는 그냥 말린 해바라기씨

1990년 처음으로 동유럽 여러 나라들 방문하면서 공원 의자나 심지어 버스나 기차에서 사람들이 해바라기씨를 먹는 장면이 눈에 띄였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늦은 여름철 즐겨먹었던 해바라기씨였다. 그 후 도심에 살면서 수십년동안 해바라기씨를 까맣게 잊고 살았다.

* 우리 집 식구들이 좋아하는 볶은 해바라기씨

해바라기씨는 동유럽의 국민 간식이라 불릴 정도로 여기 사람들이 즐겨먹는다. 여기서 판매되는 해바라기씨는 대부분 헝가리에서 생산된 것이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9. 8. 17. 08:15

어제 모처럼 날씨가 좋아 서둘러 호숫가로 갔다. 이번 여름 처음으로 가족과 함께 호숫가에서 하루 종일 있으면서 수영도 하고 일광욕도 즐겼다.

이런 나들이를 위해 아이들이 꼭 챙기는 것 중 하나가 있다. 이는 바로 해바라기씨이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이 해바라기씨를 먹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늦은 여름이나 가을에 갓 익은 싱싱한 해바라기씨를 자주 먹던 어린 시절 추억이 되살아난다.

해바리기씨는 지방질과 단백질 등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콜레스테롤이 적어 성인병 군것질거리로 좋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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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껍질 채로 뽂은 해바라기씨를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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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에도 해바라기가 자라지만 주로 동물사료용. 식용 해바라기씨는 대부분 헝가리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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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끝으로 능숙하게 해바라기씨 껍질을 벗긴다.

* 관련글: 천연의 군것질거리 사탕수수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