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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활주로를 달리는 여객기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어제 호주에서 휴가차 큰딸이 코로나바이러스 범유행으로 어렵게 집으로 오는 날이었다. 조금 일찍 공항에 도착했지만 주차장로 곧 바로 가는 대신에 공항 근처에 있는 활주로 전망대를 향했다.
이곳에서 이륙하거나 착륙하는 비행기를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비상방역체제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주일 전 공항에 입국한 경험으로 입국절차를 거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주차비가 3유로하기에 인근에 무료로 정차할 공간을 찾았다. 도로 옆에 하얀 토끼풀이 여기저기 피어있었다. 행여나 네잎 클로버가 있지 않을까 살펴봤다. 예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네잎 클로버를 찾다니... ㅎㅎㅎ 얼마 되지 않아 네잎 클로버가 눈에 띄었다. 이게 얼마만인가?
어린 시절과 학창 시절에 아주 가끔 힘들게 찾았던 네잎 클로버다. 찾기가 쉽지 않아서인지 지금껏 만나본 유럽 사람들은 네잎 클로버에 대해서 별다른 감정을 가지지 않고 있다. 일반적으로 네잎 클로버는 행운을 상징하는데 말이다.
뜯을까? 말까?
뜯어서 식구들에게 보여주면서 큰딸이 돌아오는 날 이 네잎 클로버가 우리집에 행운을 가져다 줄 것이라 말할까? 아니면 사진을 찍는 것으로 만족할까?
뜯은 꽃은 곧 시들 것이다. 행운이라는 믿음으로 꽃 생명 하나를 훼손하는 것이 오히려 그 행운을 해(害)할 수 있겠다.
다음에 이 행운의 네잎 클로버를 발견할 누군가를 위해 뜯지 말고 그냥 놓아두기로 했다. 나만의 행운보다 모두의 행운이 더 아름답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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