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여행/카나리아제도'에 해당되는 글 29건

  1. 2024.04.23 그란카나리아 - 검은 모래에 하늘이 수채화를 그려
  2. 2024.04.23 그란카나리아 - 비온 후 사막에서 깜작 놀란 사실 하나 1
  3. 2024.04.23 그란카나리아 - 초면인 사람 대접에 연금 많이 절약했다니
  4. 2024.04.23 그란카나리아 - 사하라의 환영인 듯한 모래언덕
  5. 2024.04.23 그란카나리아 - 방파제 밑 길고양이들의 식사, 사람 덕분에
  6. 2024.04.23 그란카나리아 - 초등 딸, 해수욕장 보더니 아빠 눈 가려 2
  7. 2024.04.23 그란카나리아 - 초등 딸의 여행 필수품 목록에 든 화투 2
  8. 2024.04.23 그란카나리아 - 유명 관광지, 흥정 가격보다 덜 받겠다는 택시
  9. 2024.04.23 그란카나리아 - 아름다워 눈물 나, 가족여행은 자녀 위해 6
  10. 2024.04.23 그란카나리아 - 알뜰 가족여행 위한 아내의 고군분투 결실 3
  11. 2020.04.02 란사로테 일주 - 요리연료 0원, 화산재 포도밭, 비취색 용암동굴
  12. 2020.04.02 바르셀로나 도심을 걸어서 12 km 둘러보다
  13. 2020.03.25 란사로테 푸에르토델카르멘에서 일출과 일몰을 감상하다 4
  14. 2020.03.23 걸어서 푸에르테벤투라의 코랄레호를 일주하다
  15. 2020.03.21 코랄레호 고운 모래 해변은 한가롭고 평화롭다
  16. 2020.03.18 라콘차 해변은 다채로운 색의 향연장이다
  17. 2020.03.17 예술작품으로 꾸며진 신기한 집에 심취하다
  18. 2020.03.15 렌트카로 푸에르테벤투라를 일주하다
  19. 2020.03.13 중절모 닮은 로보스 섬을 도보로 일주하다
  20. 2015.03.09 란사로테 - 검은 용암동굴에 감춰진 비취색 오아시스
  21. 2014.12.09 푸에르테벤투라에 딱 어울리는 바람개비 나무
  22. 2014.11.26 뻐꾸기 울음이라 동전 찾았건만 염주비둘기라네
  23. 2014.11.21 화산재 웅덩이에 숨어 있는 희귀한 포도밭 5
  24. 2014.11.20 티만파야 - 땅 속으로 물 부었더니 간헐천으로 치솟아 2
  25. 2014.11.13 요트 정박장, 물고기 연못으로 착각할 뻔
  26. 2014.11.12 불이 필요 없는, 연료값 '0원'의 악마 레스토랑 5
  27. 2014.11.06 검침원 사칭 몹쓸짓 방지책이 담장에 숨어있네
  28. 2014.10.28 해수욕장 곳곳에 쌓아놓은 돌벽의 정체는? 2
  29. 2014.10.23 2주일 해외여행 옷 양말 두 켤레 담아보다 5

아래는 초유스 그란카나리아 가족여행기 10편입니다. 초유스 그란카나리아 가족여행기 1편 | 2편 | 3편 | 4편 | 5편 | 6편 | 7편 | 8편 | 9편 | 10편 


그란카나리아의 라스팔마스에 있는 라스깐떼라스 해변은 섬 남쪽에 플라야델잉글레스 해변이 등장한 후로 그 명성이 다소 줄어들었다. 하지만 바로 도심과 항구에 가까이 위치해 있어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찾아들고 있다. 
북서쪽으로 약 3킬로미터로 뻗어져 있는 이 해변은 서쪽과 북쪽의 모래가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북쪽 해변은 일반적인 모래 해수욕장이 이지만, 서쪽으로 갈수록 해변은 모래가 검은색이다. 이는 화산의 용암이 모래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 미세한 검은 모래 위에 밀려온 바닷물이 아직 남아있다. 여기에 비치는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이 한 폭의 수채화를 그리는 듯하다. 검은 모래 해변을 처음 본 신기함에다가 이런 자연의 수채화를 보게 되다니 기분은 최고였다. 이런 여행지를 가족에게 선물한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이상은 초유스 그란카나리아 가족여행기 10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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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초유스 그란카나리아 가족여행기 9편입니다. 초유스 그란카나리아 가족여행기 1편 | 2편 | 3편 | 4편 | 5편 | 6편 | 7편 | 8편 | 9편 | 10편 


그란카나리아 여행을 다녀온 지 곧 한 달이 된다. 여기 살지 않는 사람은 믿을 수가 없겠지만, 그동안 해가 쨍쨍 뜬 날이 없었다. 온통 구름낀 하늘, 우중충 내리는 비, 오후 4시에 찾아오는 밤...... 겨울철 이런 날씨 속에 살다보니 더 더욱 쾌청한 남쪽 나라로 여행하고 싶어한다. 여름철이 되면 홀라당 옷을 벗고 일광욕에 빠지는 유럽 사람들이 쉽게 이해된다.
그란카나리아를 가족여행지로 정한 결정적인 이유는 거의 1년 내내 맑은 날이 지속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다고 8일 동안 비가 3일 왔다. 미국 동부가 샌디로 피해를 보던 바로 그 시점이었다. 대서양 반대편인 그란카나리아에도 보기 드물게 태풍과 폭우가 쏟아졌다. 현지 지인은 "1년에 있을 비 내리는 날이 이번에 다 왔다."라고 말했다.


먼 나라에 짧은 기간 동안 여행와서 하루 종일 비 때문에 숙소에 머문다는 것은 안타깝지만, 가뭄에 시달리는 현지인에게는 비를 몰아온 사람으로 환영받을 수도 있는 일이었다. 

숙소에서 머무는데 천장에서 빗방울이 떨어졌다. 잠깐 비가 그치는 동안 관리인이 지붕으로 올라가 수리를 하는 듯했다.


폭우와 폭풍은 오후 늦게 잠잠해졌다. 비온 후의 해변과 사막 산책도 좋을 것 같아 딸 둘은 숙소에서 카드 놀이를 하고, 우리 부부는 해변으로 갔다. 산책만 하고자 했는데 해수욕까지 하게 되었다. 텅텅 빈 해변이 오히려 더 인상적이었다. 비에 굳은 모래가 바람에 날리지 않아 좋았다.


사막 모래를 밟고 숙소로 돌아오는 데 언덕에서 뜻밖의 일을 알게 되었다. 위로 올라가던 아내가 힘겨워 했다. 굳은 모래라면 흙을 밟고 올라가는 듯해야 하는데 어느 순간 굳은 모래가 와르르 조각나버렸다.


일반적으로 모래는 흙보다 비가 잘 스며들고 빠진다. 그런데 이날 그렇게 많은 비가 쏟아졌는데도 모래에 스며든 비의 양이 이 정도뿐이다는 것에 깜짝 놀랐다.

 


서너 센티미터의 굳어진 모래 밑에는 언제 비가 왔느냐라고 모래가 오히려 묻고 있는 듯했다. 땅에 닿은 비는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르지, 위에서 밑으로 쑥 빠지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이상은 초유스 그란카나리아 가족여행기 9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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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초유스 그란카나리아 가족여행기 8편입니다. 초유스 그란카나리아 가족여행기 1편 | 2편 | 3편 | 4편 | 5편 | 6편 | 7편 | 8편 | 9편 | 10편 

 

그란카나리아로 여행을 떠나기 전 현지에 에스페란티스토(에스페란토 언어 사용자)가 있을까하고 세계에스페란토협회가 매년 발간하는 <연감>(Jarlibro)을 찾아보았다. 한 사람이 있었다. 현지 여행 중 만나고 싶다라는 편지를 보냈다. 기다리겠다라는 답장이 왔다.
막상 현지에 도착하니 휴대용 모뎀으로 접속하는 인터넷 속도가 썩 좋지 않았다.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안 들 정도였다. 낮에 라스팔마스 깐떼라스 해변 숙소에 도착했다. 그런데 해변에서 녹색 모자를 쓴 할아버지 한 분이 나를 보더니 손을 흔들었다. 나도 녹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여기 사람들은 발코니에 있는 낯선 사람을 향해서도 손을 흔들어 인사할 정도로 밝은 것일까? 아니면 벌써 나에게 작업을 거는 것일까? 난 그런 매력이 하나도 없는 데 말이다.'  
녹색 모자를 쓴 할아버지는 금방 기억 속에 잊혀져 갔다. 이틀이 지난 후 저녁에 현지인 에스페란티스토를 만나게 되었다. 첫 인사가 이것이었다.
"나는 당신이 구면이야." "이잉~~~ 서로 초면이잖아." '이틀 전 발코니에 당신 딸하고 있는 것을 보고 내가 손을 흔들었지." "바로 그 녹색 모자를 쓴 사람이 당신?!"  "괜히 오해할 뻔 했네. ㅎㅎㅎ"

* 라스 깐떼라스 해변 야경을 보면서 저녁 식사
초면이지만 그는 스페인 사람답게 서스럼없이 나오는 대로 말을 아주 잘 했다. 그때까지 대화를 나눈 현지인은 택시기사뿐이었다. 많은 주제로 대화했다. 몇 가지를 아래 소개한다.  

- 여긴 화산섬인데 물은? - 빗물이고, 부족하면 염분을 제거한 바닷물을 이용한다.
- 아무리 관광도시라 하지만 스페인 반도 대도시에 비해 소득이 낮을텐데 인구 유출은? - 거의 없다.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 주변 친구나 지인들 중 섬을 떠난 사람은 없나? - 친구를 비롯해 아무도 이곳을 떠나지 않았다. 내 동생 부부가 섬을 떠났다. 그런데 잠시 동안만. - 어디로 왜? - 마드리드에 대학 다니는 조카를 감시(?)하기 위해. 지금은 돌아왔다. - 이곳의 한달 최저 임금은? - 800유로. - 하는 일은? - 학교 교장으로 정년 퇴임했다. - 스페인이 위기인데 연금은? - 한달에 1800유로. - 그 정도면 생활에 지장없나? - 담배도 안 피우고, 술도 안 먹고, 혼자 사니 충분하다. - 한달 아파트 기본생활비는? - 물세 60유로, 아파트 관리비 60유로, 인터넷을 포함한 전기세 60유로 등이다. - 여기는 난방이 필요없어 기본생활비가 리투아니아보다는 훨씬 적겠다.. - 맞다. 난방이 필요없을 뿐만 아니라 우리 아파트는 에어콘도 선풍기도 필요없다. - 1년 내내 쾌적한 날씨라 질병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적어 보인다. 건강은? - 기본 질병은 어디나 다 있다. 심작박동수가 불규칙적이라 약을 복용하고 있다, 그외엔 건강하다.  - 비결은? - 20년 째 매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저 해변을 따라 4킬로미터 걷는다. 해변에서 몸을 풀고 해수욕을 한다. - 특별한 생활은? - 보통의 연금 생활자와 다르지 않다. 연금에서 절약해 거의 매년 여름에 섬을 나간다. - 어디로? - 세계 에스페란토 대회가 열리는 나라로 여행을 다닌다.

이렇게 여러 가지 주제로 대화하다보니 어느새 밤 11시가 다 되었다. 7시 30분에 식당에 들어왔을 때에는 우리와 바로 옆 손님뿐이었다. 10시경이 되자 갑자기 식당에는 사람들로 꽉 찼다. 역시 스페인이구나를 느꼈다. 우리 가족은 다음날 일정을 위해 헤어지고 싶지 않은 생전 처음 만난 사람과 이별을 고해야 했다.


"여보, 이런 좋은 사람으로부터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으니 빨리 지갑 열어 계산해." "무슨 소리! 여긴 내가 주인이다. 당신을 식사에 초대하기 위해 연금을 많이 절약해놓았다."
그는 한사코 만류했다.

"그렇다면, 다음에 만나면 우리가 내겠다."

숙소까지 왔다. 딸아이를 숙소로 먼저 보내고, 해변가 식당에서 우리는 또 다시 포도주 한 병을 비웠다.  

"여긴 우리 숙소이니 내가 주인 ㅎㅎㅎ"

* 초면이지만 옛 친구를 만난 듯한 안토니오
12시가 넘어 헤어졌다. 그는 그란카나리아와 떼네리페 소개 DVD 등을 선물로 주었다. 숙소로 돌아와서 아내와 둘이서 에스페란티스토임에 대해 아주 만족해 했다. 에스페란토 덕분에 스페인 그란카나리아에서 처음 본 현지인과 함께 오랜 친구를 만난 것처럼 즐거운 저녁을 보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상은 초유스 그란카나리아 가족여행기 8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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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초유스 그란카나리아 가족여행기 7편입니다. 초유스 그란카나리아 가족여행기 1편 | 2편 | 3편 | 4편 | 5편 | 6편 | 7편 | 8편 | 9편 | 10편 

 

이번 여행에서 가장 신기한 체험을 꼽으라면 단연 모래언덕이다. 라스팔마스에서 플라야델잉글레스까지 펼쳐진 거대한 모래언덕이다. 마치 사하라 사막에 직접 온 듯한 착각마저 들게 했다.   

리투아니아에도 이런 모래언덕이 발트해 해변 니다(Nida)에 있다. 여기를 보니 그 모래언덕이 얼마나 초라한 지를 새삼스럽게 알게 되었다. 물론 여기도 진짜 사막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왼쪽으로 보면 종려나무에 숙박시설이 길게 펼쳐 있는데 오른쪽으로 보면 모래언덕이다.    
 
모래언덕을 지나지 않고도 해변으로 접근할 수 있지만, 우리 숙소에서 가까운 이 모래언덕 길을 택했다. 불어오는 바람으로 모래가 날리는 모습은 참 장관이었다. 따끔따끔 통증을 느낄 정도로 모래알이 톡톡 다리를 때렸다. 이런 이색적인 자연 속에 있다는 자체만으로 마음이 들떴다. 
 
 
딸아이는 결국 수건으로 윗몸을 가렸다. 한편 카메라가 걱정되었다. 미세한 모래알이 카메라를 손상시킬 수 있을 같아서 수건으로 단단히 덮고 찍었다. 
 

이런 환경에 거대한 휴양지를 개발해 세계 각국으로부터 관광객을 오게 한 사람의 힘이 정말 대단하다.  
 
이상은 초유스 그란카나리아 가족여행기 7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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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초유스 그란카나리아 가족여행기 6편입니다. 초유스 그란카나리아 가족여행기 1편 | 2편 | 3편 | 4편 | 5편 | 6편 | 7편 | 8편 | 9편 | 10편   

 

* 이날 우리 가족이 걸은 길
라스팔마스 구시가지( Vegueta) 거리를 둘러본 후 숙소가 있는 라스깐떼라스 해변까지 걸어가보자고 가족 모두 동의했다. 지도를 보니 그렇게 멀지 않은 거리 같았다. 그런데 걸어도 걸어도 목적지는 아직 눈에서 멀었다.  

비도 올 것 같은 흐린 날씨에 해변 방파제 산책로를 따라 걸으니 점점 피곤하고 따분해져 갔다. 이날 우리 가족이 걸은 총거리는 약 9km였다.
"이제 그만 차를 타고 가자." "고지가 저긴데 그냥 걸어 가자. 여행은 걷는 것이야."
이럴 때는 뭔가 볼거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저 앞에서 노인 서너 분이 무엇인가를 하고 있었다. 

"우리 빨리 가보자. 뭔가 있을 거야."
가까이에 가보니 방파제 위에 고양이 한 마리가 푸짐한 식사를 맛있게 하고 있었다. 할머니 두 분은 열심히 깡통에서 먹이를 꺼내 방파제 아래로 던지고 있었다.

"아빠, 저기 봐! 고양이들이 많이 있어."  "어디?"  "저기 돌 사이에." 

방파제 높이가 고양이가 오르기는 힘들 것 같았다. 한 두 마리 버려진 고양이로 시작해 이렇게 많은 길고양이들의 서식처가 된 것 같았다.

먹이를 가져다주는 사람들 덕분에 라스팔마스 방파제 고양이들은 이렇게 새끼를 낳고 자신의 삶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이상은 초유스 그란카나리아 가족여행기 6편입니다. 초유스 그란카나리아 가족여행기 1편 | 2편 | 3편 | 4편 | 5편 | 6편 | 7편 | 8편 | 9편 | 1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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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에서 세계적으로 유명하다는 해수욕장 두 곳을 다녀왔다. 하나는 라스팔마스에 있는 라스깐떼라스이고, 다른 하나는 이 섬의 최남단에 위치한 플라야델잉글레스이다.
라스팔마스 숙소는 해변 산책로에 접해 있었다. 산책로 앞에는 바로 바다다. 3층 숙소 발코니에서 바라보이는 이국적인 비취색 바다가 우리 가족의 마음을 들떠게 했다. 리투아니아 영토 동쪽 끝자락 내륙에 살고 있는 우리의 귀에 찰싹 철썩거리는 파도소리는 정말 우리가 집을 떠나온 것임을 각인시켜 주었다.

북서쪽으로 약 3킬로미터 뻗어져 있는 라스깐떼라스 해변은 특히 바다 가운데 암초가 일렬로 펼쳐져 있어 썰물 시에는 그 모습을 확연히 드러낸다. 이 자연 암초는 방파제 역할을 톡톡히 해 썰물 시 바닷물은 마치 호숫물처럼 잔잔하다. 밀물 시에도 파도의 위력이 약화되어 해수욕을 도와준다. 

단지 서쪽으로 갈수록 암초가 낮아진다. 그래서 이곳에는 파도에 밀려오는 용암 모래가 해수욕장을 덮고 있고, 또한 파도가 강해서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관련글: 검은 모래에 하늘이 수채화를 그린다

]. 
아침 일찍부터 라스깐테라스 해변에는 산책이나 해수욕하는 사람들이 많다. 발코니에서 해변을 함께 내려다보던 딸아이가 갑자기 내 눈을 가렸다.

„아빠 눈을 왜 가리는데?“ „아빠가 보면 안 돼.“ „왜?“ „여자들이 옷이 없어 가슴이 다 보여.“ „뭐라고?“ „이제 됐어.“

도심에 있는 해변임에도 비키니 상의를 벗고 해변을 산책하고 해수욕하는 여성들이 여기저기 눈에 띄였다. 그래서 이런 모습에 익숙하지 않은 초딩 딸이 아빠의 눈을 가렸다. 그런데 처음에는 아빠를 경계하더니 차츰차츰 딸아이도 여기는 이런갑다하고 말았는지 더 이상 아빠 눈을 가리지 않았다. 
훼손되지 않은 자연으로 남아있던 이곳은 1960년대 휴양지로 개발되었다. 상주인구 1만8천명에 호텔 등 숙박 시설이 600여개가 된다니 과히 유럽에서 가장 큰 휴양지 중 하나임에 틀림이 없다.
이곳은 라스깐떼라스와 비슷한 해수욕장 길이인데 모래해변 폭이 훨씬 더 넓다. 마치 사하라 사막을 연상시키는 모래언덕으로 유명하다. 이 모래언덕의 이국적인 정취에 매료되어 맨발로 앞으로 걸어가다보면 길쭉한 해변과 끝없는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은 라스깐떼라스보다 파도로 인해 바닷물에 잔잔한 모래가 훨씬 더 많이 섞어져 있다. 모래언덕 쪽에서 바람이 불 때 바람막이 없이 누워서 오랫동안 일광욕을 하면 몸이 새까맣게 된다고 한다. 타서가 아니라 모래에 섞여 있는 용암 가루 때문이다. 

해수욕장은 가족구역, 누드구역, 동성구역으로 나눠져 있지만, 워낙 사람들이 많아서 그 경계선이 모호했다. 혹시나 라스깐떼라스보다 더 야하게 한 채 일광욕하는 사람들이 있을까봐 아내와 큰딸에게 부탁했다. 초행길이라 모래언덕의 능선을 따라 무턱대고 가다보면 어느 구역이 먼저 나올 지 모르기 때문이다. 

„미리 작은딸(동생)에게 그런 장면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줘.“ „가족이 가는데 벌써 면역이 되었을 거야.“ 

가급적 바람을 피해 우리 집 여자 세 식구가 의견을 모아 해변에 자리를 잡았다. 사방을 둘러보니 가족지역인데도 노소를 가리지 않고 비키니 상의를 벗은 여성들이 이쪽저쪽에 있었다. 리투아니아 같았으면 기겁을 해서 자리를 이동하자고 했을 법한데 우리 가족은 이제 여기는 확실히 이런갑다식으로 받아들였다. 

일광욕하는 사람도 많지만 상의를 벗은 채 해변따라 자연스럽게 산책하는 여성들도 흔했다. 분위기을 파악했는지 아내도 농담인 듯 한 마디했다.

„우리도 비키니 상의를 벗을까?“ „엄마, 우리는 안 돼!“

라고 작은딸이 즉각 반대했다.

„아빠, 한국 여성들은 긴팔이나 그냥 옷을 입고 수영하잖아. 그 사진을 리투아니아 친구들에게 보여주었더니 모두 깜짝 놀랐어. 어떻게 비키니를 안 입고 수영할 수가 있어?“ „한국은 그렇게 하는 데 익숙하고, 여기는 이렇게 하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이지.“ 


이상은 초유스 그란카나리아 가족여행기 5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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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초유스 그란카나리아 가족여행기 4편입니다. 초유스 그란카나리아 가족여행기 1편 | 2편 | 3편 | 4편 | 5편 | 6편 | 7편 | 8편 | 9편 | 10편 

 

해외 가족여행을 가려면 가장 많은 부담이 항공료이다. 우리는 식구가 넷이다. 해결책은 저가항공 이용이다. 항공권이 싼 반면에 몇 가지 애로사항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짐이다. 특히 환승시간이 짧을 경우 짐이 가장 큰 애로사항이다. 이 경우 수화물로 보낼 생각은 아예 하지도 않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라스팔마스(Las Palmas)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의 여정은 아일랜드 코르크(Cork) 공항에서 환승하는 것이었다. 환승시간은 1시간 5분이다. 약간의 위험은 있지만, 이 정도 시간이면 괜찮을 것이라고 믿고 항공권을 구입했다.
그런데 라스팔마스 공항에서부터 항공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비행기 출발이 예정보다 35분이 지연되었다. 저가항공은 이런 지연으로 다음 비행기를 타지 못했을 때 어떤 보상이나 조치를 취해주지 않는다. 이는 승객 책임이다. 만약의 경우를 생각해 짐을 수하물로 보내지 않고 모두 기내로 가져가기로 했다.
기내 휴대가방 통제가 엄격하다. 유럽 저가항공의 기내 휴대가방은 보통 길이 55cm x 폭 40cm x 높이 20cm이다. 무게는 10kg이다. 탑승 전 탑승권을 확인하면서 직원이 임의로 가방 크기를 확인한다. 코르크 공항에서 우리도 확인 요청을 받았다. 규격대에 가방을 아무리 넣으려해도 들어가지 않았다. 

„60유로!“

라고 직원은 외쳤다. 
좀 봐달라고 하면서 가방을 거꾸로 해서 넣자, 간신히 윗부분이 들어갔다. 조금만 더 세게 규격대 밑으로 밀어넣었다가는 플라스틱 여행가방이 깨어질 것 같았다. 다행히 직원은 그만 되었다고 했다.

* 초딩 딸 여행가방엔 화투가 필수품   예상된 코르크 공항 환승시간으로 인해 여행 출발 전 기내로 휴대할 가방을 세 개 준비했다. 크기도 중요하지만 무게가 10kg을 넘지 않아야 했다. 식구 모두는 각자 여행 필수품 목록을 작성해 이것을 보면서 가져갈 여행물품을 챙겼다. 
옷 2벌, 양말 2걸레, 속옷 2벌, 여행 중 읽을 책 한 권, 비행 중 먹을 음식...... 
기내 휴대가방은 오직 하나다. 카메라도, 휴대컴퓨터도, 손가방도 모두 이 휴대가방 하나에 넣어야 한다. 결국 무게와 공간 부족으로  바나나 등 과일, 실내화 등을 넣을 수가 없었다. 

„무거우니 이것은 빼자!“ „아빠, 안 돼. 꼭 필요해. 우리 가족이 다 같이 놀아야 돼. 비가 오면 호텔에서 심심할 때 놀아야 돼.“

이것은 바로 화투다. 4년 전 한국을 방문했을 때 우리 가족이 한 번 놀아보더니 재미있다고 해서 사온 화투였다.  
이번 여행에서 딱 한 번 화투를 가지고 놀았다. 날씨가 조금 흐린 때 철썩거리는 파도소리를 들으면서 호텔 발코니에서 딸과 함께 민화투를 쳤다. 

„아빠, 우리 화투 놀자.“ „그냥 저 바다 보고 책 읽자.“ „안 돼. 화투도 비행기 타고 왔는데 한 번 같이 놀아줘야 돼.“

딸아이의 표현이 재미있어 마지 못해 응해주었다. 이제 긴긴 겨울밤이 점점 다가온다. 종종 화투가 초딩 딸의 주도로 우리 가족의 오락기구로 빛을 발할 듯하다.

 

이상은 초유스 그란카나리아 가족여행기 4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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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으니 많이 보고 가자 라스팔마스(Las Palmas)는 인구가 38만여명이고, 떼네리페 섬에 있는 산따 끄루즈(Santa Cruz)와 함께 주도(州都)이다. 1478년 스페인 정복자들이 세운 도시이다. 연평균 낮 기온이 23-25, 밤  기온이 17도로 세계에서 가장 기후가 좋은 곳 중 하나로 꼽힌다.  스페인의 5대 항구로 한국의 대서양 원양어업의 전진기지이기도 하다. 콜럼버스가 인도로 가는 항로를 찾기 위해 대서양을 가로지를 때 머문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런 도시에 처음으로 왔으니 가능한 많은 곳을 보고 가자. 그냥 해변에서 일광욕을 즐기자는 아내를 설득해 먼저 먼 곳부터 보자고 제안했다. 바로 그란카나리아 식물원(Jardín Botánico Canario)이다. 그란카니라아 군도에서 서식하는 종려나무, 선인장 등 북동유럽에서는 볼 수 없는 식물을 보고 싶었다. 지도를 보니 그렇게 멀지 않았다. 남서쪽으로 7km 떨어진 곳이다.  

* 카나리아 식물원
초행길이라 어떻게 갈까? 버스로 가자는 데 가족 셋이 동의하고, 버스역으로 향했다. 그런데 세 명이니 정말 가까운 거리라면 택시를 타는 것도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나가는 택시 운전기사에게 물었다.

„식물원까지 몇 유로?“ „20유로.“

비싸다고 하면서 거절했다. 그래도 한번 더 다른 택시에게 물었다.

„식물원까지 몇 유로?“ „15유로.“

가격 흥정 땐 우리 부부는 남남 미터기가 있는데도 택시마다 가격이 다를 수 있다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보통 가격 흥정을 할 때는 아내는 내가 가급적이면 이방인이 되어 멀리 있길 권한다. 서양인 여자와 사는 동양인 남자는 현지인들에게 부자이거나 봉으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은 전혀 아닌 데 말이다.
딸아이와 나는 도로에 약간 벗어난 거리에 머물러 있었고, 아내는 혼자 건너편 택시 정거장으로 갔다. 흥정이 성공했는지 아내는 손짓으로 올라고 했다.

„12유로에 합의봤어.“ „20유로가 12유로되었네. 축하해.“

택시 운전기사는 출발하기 전 미터기를 작동시켰다. 흥정으로 가격을 정했는데 왜 미터기를 작동시키지라고 생각했다. 그 순간 기사는 스페인어와 손짓으로 미터기는 중요하지 않으니 걱정마라고 의사표현을 하는 듯했다. 그는 지나가면서 스페인어로 여기는 뭐고 저기는 뭐고를 친절하게 설명했다. 영어로는 거의 할 수 없지만, 에스페란토 덕분에 우리는 그의 말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 우리에게 좋은 추억을 안긴 택시 운전기사
택시는 지도에서 본 것과는 달리 자꾸 먼길로 우회하는 느낌이 들었다. 미터기 숫자는 자꾸만 올라갔다. 흥정한 12유로를 벌써 넘었다. 특히 스페인에서도 유명 관광지인 라스팔마스에서 처음 타보는 택시라 비록 흥정으로 정했지만 걱정이 자꾸 머리 속에 쿰틀거렸다. 지도상 언덕 꼭대기에도 식물원 입구가 있는데 택시는 이곳을 그냥 지나쳐갔다. 그리고 언덕 아래로 내려갔다.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려 언덕 아래 식물원 입구에 도착했다. 미터기를 보니 18유로였다.

„여보, 얼마를 주어야지? 흥정은 12유로인데.“

라고 아내가 물었다.

„우회한 것은 우리가 더 많이 구경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 같다. 18유로 나왔으니 15유로 주면 어떨까?“ 

이렇게 해서 15유로를 주었다. 그런데 운전수의 반응이 정말 의외였다.

„10유로!!!“

그는 5유로를 돌려주었다. 팁이라고 생각하고 받으라고 해도 극구 사양했다. 
덜 받겠다는 이상한(?) 택시 기사 세상에 이런 유명 관광지에서 택시운전수가 흥정한 가격보다 덜 받겠다고 하니 참으로 놀랍고 이상했다. 우리가 복이 있어 이런 착한 운전기사를 만나게 되었구나라고 감사했다. 순발력이 뛰어난 아내는 그에게 물었다.

„라스팔마스에서 공항을 거쳐 (다음 행선지) 플라야델잉글레스까지 택시로 얼마?“ „보통 60유로하는 데 나는 50유로에 갈 수 있다.“

우리 가족은 3일 후 같은 택시를 타고 60km 떨어진 다음 행선지로 이동했다.

* 관광지 택시 정류장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택시와 운전기사들
며칠 후 현지인 지인에게 물으니 스페인 경기가 좋지 않다. 택시를 타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택시 경쟁이 치열하다. 그래서 그런 흥정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외국인 손님을 맞았는데 흥정된 가격을 그대로 받아야지 그보다 덜 받겠다라는 택시 운전기사가 있다니...... 
아무튼 우리는 이로 인해 이 운전기사와 그가 사는 그란카나리아에 대해 더 호감을 갖게 되었다. 행여 다음 기회를 위해 그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받아놓았다.
이상은 초유스 그란카나리아 가족여행기 3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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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비행은 빌뉴스 공항에서 라이언에어 비행기로 스페인 바르셀로나 공항으로 가는 것이었다. 온라인으로 수속을 밟아서 탑승권(보딩패스)을 집에서 인쇄했다. 하지만 비유럽연합회원국 여권 소지자로 먼전 수속 접수대에 가야 했다. 여권과 탑승권을 서로 대조한 후 확인 직인을 받았다. 다문화 가족으로 살면서 보통 외국인이라는 사실을 잊고 살지만 이 경우에 „아빠는 외국인이네“, „당신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리네,“ 등등 말이 오고간다. 


알다시피 라이언에어 비행기는 지정된 좌석번호가 없다. 먼저 앉는 사람이 임자다. 탑승객들은 미리 들어가려고 일찍 집을 나서기도 하고, 때론 줄이 허술한 틈을 타서 끼어들기도 한다. 보통 앞쪽과 뒷쪽 문이 열리는 데 앞쪽보다는 뒷쪽에 서있는 줄이 길더라도 떠 빨리 들아가는 것을 여러 번 경험했다. 표 구입시 추가요금을 내면 지정 좌석을 구입할 수 있다. 표 검사는 탑승을 대기하면서 받았다. 


빌뉴스에서 3시간 30분 걸려서 바르셀로나 공항 터미날 2에 도착했다. 여권과 세관 검사가 전혀 없었다. 2청사에서 밖으로 나와 왼쪽으로 약 100미터 정도로 가서 무료 순환버스를 타고 1청사로 이동했다. 의자와 의자 사이에 팔 지지대가 있어 눕기는 아주 불편했다. 무선인터넷은 24시간 동안 15분만 이용할 수 있었다. 공항은 그야말로 정적만 감돌았다. 새벽 5시경이 되자 어디서 그렇게 빨리 왔는지 갑자기 사람들로 붐볐다.

* 바르셀로나 공항에서 탑승하기 직전

 

7시 15분 부엘링(Vueling) 비행기로 그란카나리아로 출발했다. 같은 저가항공이지만 부엘링은 탑승권에 좌석번호가 적혀있었다. 좌석을 잡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없으니 참 편했다. 물론 부엘링도 추가요금을 내고 원하는 좋은 좌석을 살 수 있다. 3시간 30분이 소요되어 그란카나리아 공항에 도착했다. 참고로 여기는 스페인 본토와 시차가 있는데 한 시간이다. 


비행기가 착륙을 위해 하강할 때 밑에 내려다보이는 풍경은 한마디로 실망 그 자체였다. 쾌적한 날씨로 산은 녹음으로 우거질 것 같은 데 그저 삭막한 황무지였다. 여기가 목적지가 아니라 아프리카 대륙을 지금 지나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고 믿고 싶었다. 그래도 어딘가에는 우리를 매혹할 경관이 있겠지라는 기대감으로 입국했다. 입고 있던 겨울옷을 여름옷으로 바꿔입었다. 

* 하늘에서 내려다보이는 그란카나리아 공항 일대

 

공항 입국장은 1층, 출국장은 2층이다. 2층으로 올라가 밖으로 나와 오른쪽 끝에서 첫 번째 행선지인 라스팔마스로 향하는 직행 버스를 탔다. 60번 버스인데 항상 종착역을 물어봐야 한다. 하나는 산 텔모(San Telmo, 시내 중심가)고, 다른 하나는 산따 까딸리나(Santa Catalina)이다. 버스비는 2.95유로이다.  

* 공항 종려나무

 

공항에서 바라보이는 황량한 풍경은 종려나무를 제외하고는  크게 눈길을 끌지 못했다. 푸른 초원과 숲으로 이루어진 리투아니아 자연이 순간 눈 앞에 아른거렸다. 버스를 타고 가면서 조금씩 이국적인 풍경에 눈이 매료되기 시작했다. 해변도로에 잘 가꾸어진 종려나무와 꽃이 핀 식물들은 내 카메라와 딸아이의 카메라 셔터를 연속적으로 자극했다. 마치 딸아이와 둘이서 버스 안으로 출사를 온 듯했다. 딸아이는 연신 말을 되풀이했다.

* 라스팔마스로 향하는 도로


„아빠, 눈이 엄청 즐거워“

낯선 지역에서는 어디가 어디인지 분간하기가 어렵다. 해변 고속도로를 따라 버스는 라스팔마스로 진입했다. 첫 번째 정류장에서 승객들이 모두 내렸다. 아내도 여기가 종착역인 줄 알고 덩달아 따라내렸다. 그래도 운전사에게 물어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물었다.

„산따 카딸리나는 여기가 아니고 다음.“

그리고 딸아이에게 말했다.

„Sometimes your dady also is smart.“ „No. You are smart for ever in my heart.“

라고 기분이 좋은 딸아이는 맛깔스럽게 응답했다. 

* 라스팔마스 식물원에서 딸아이
산타 까딸리나 버스역에서 걸어서 깐떼라스 산책로에 위치한 아파트로 향했다. 해변을 따라 걷고 있는데 딸아이는 선글라스 아래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아빠, 울고 싶어“  „왜?“  „너무 아름다워 눈물이 난다.“

* 하늘에서 내려다보이는 라스팔마스 항구

* 대서양 해변에서 즐겨워하는 딸아이
* 아파트 발코니에서 차를 마시는 딸아이
* 종려나무 밑에서 딸아이
* 깐떼라스 해수욕장에서 딸아이
 
가족여행은 부모보다 아이가 더 좋아하기 때문에 떠나는 것임을 새삼스럽게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지갑 무게보다 아이가 가족여행에서 얻을 추억 무게를 더 소중하게 여기고 가능한 앞으로 가족과 함께 많이 다녀야겠다고 다짐해보았다. 
 
이상은 초유스 그란카나리아 가족여행기 2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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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트 3국 관광안내사 일을 하느라 여름 내내 집을 비웠다. 해마다 빈번했던 맑은 트라카이 호숫가에서 수영도 딱 한 번밖에 못했다. 가장이 일한다고 나머지 식구들도 여름방학임도 불구하고 특별히 어디론가 여행을 가지 않았다. 그렇게 이번 여름은 가족여행없이 지나가나보다 생각했다.


그런데 아내는 여름이 끝날 무렵 뭔가를 꾸미고 있었다. 별다른 성과도 없이 한 달 동안을 거의 하루 대부분을 인터넷으로 여행지와 알뜰 여행을 위한 정보를 탐색했다. 유럽인 아내와 살다보면 가끔 불만스러운 일은 즉흥적인 삶의 맛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아무리 애써도 결과는 또 다른 이유를 찾아서 가지 않을 것이니 그만 찾고 일상으로 돌아오지 그래?"라고 아내에게 한 소리를 하자 며칠은 조용한 듯했다. 하지만 평소와는 달리는 아내는 드디어 일을 저질렀다.


여행지 하나를 결정하는데 한달이 소요되었다. 여러 차례 여행지가 바꿨다.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항공편이다. 저렴한 가격대의 항공권을 구하는 것이 알뜰 여행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라면 별다른 부담이 되지 않지만 네 식구가 움직이므로 여행 경비의 큰 부분이 항공료이다. 


일단 여행지는 남쪽이다. 여행일자는 쉽게 선택할 수 있었다. 11월 1일 "영혼의 날" 국경일을 맞아 1주일 동안 방학이 있다. 또한 이 시기는 겨울철이 시작하는 때이다. 아직도 따뜻한 여름철 기억이 남아있는 때라 영상 5도의 날씨에도 쉽게 추위를 느낀다. 중앙난방이 들어오지만, 실내는 아직도 그렇게 따뜻함을 느끼지 못한다. 잠시만이라도 따뜻한 나라에서 머물다오면 심리적으로 추운 겨울 지내기에 도움이 된다.  

 

여행지로 처음에 꼽은 나라는 터키, 이집트, 그리스, 사이프루스 등이었다. 나중에 이보다 더 남쪽에 있는 스페인의 그란카나리아가 등장했다. 특히 10월 하순부터 이곳은 유럽 사람들이 즐겨찾는 휴양지이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여행지를 나도 한 번 가보자"라는 의욕이 바탕에 깔렸다. 

 

* 이번 가족여행에서 가장 좋아하는 이는 다름 아닌 요가일래

그란카나리아는 북서 아프리카 대륙에서 150킬로미터 떨어진 대서양에 위치해 있는 섬이다. 화산섬으로 인구가 80만명, 면적은 1560평방킬로미터, 가운데 우뚝 솟아 있는 가장 높은 산(Pico de las Nieves, 설봉이라는 뜻) 높이가 1949미터, 해수온도는 18-22도이다. 


화산섬인 한국의 제주도를와 비교해보자 제주도는 면적이 1848평방킬로미터, 인구가  58만명, 제일 높은 한라산이 1950미터이다. 이 정도 수치로 보면 그란카나리아와 제주도는 비슷하다. 하지만 제주도는 섬이 타원형, 그란카나리아는 원형이다. 마치 유럽의 제주도를 가는 듯해서 아내의 결정에 더 호응이 갔다.  

 

일단 여행지는 정해졌다. 다음은 항공노선을 잡는 일인데 아내는 약 한 달 동안 여행지와 동시에 항공노선을 잡는데 그야말로 고난의 행군을 했다. 유럽은 저가항공이 대세이다. 특히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외국 유학생들에게 저가항공은 단연 인기이다. 유럽의 저가 항공노선을 찾는 데 유익한 프로그램은 azuon(http://azuon.com/) 이다. 연회비를 내고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으로 아내가 찾은 저렴한 노선은 다음과 같다.

빌뉴스 공항 (Ryanair) – 바르셀로나 공항 경유(Vueling) – 그란카나리아 공항:                   

1인당 항공료 300리타스(약 14만원) 그란카나리아 공항(Aerlingus) – 코르크 공항(Wizzair) – 빌뉴스 공항:                   

1인당 항공료 700리타스(31만원)  모두 합해서 1인당 항공료는 한국돈으로 45만원이다.

 

그렇다면 숙박 예약은 어떻게 해결했을까? 두 웹사이트를 이용했다. Airbub.com을 통해 그란카나리아 수도인 라스팔마스의 아파트 원룸(주방도구 다 포함, 4인)를 예약했고, booking.com을 통해 남쪽의 유명 휴양지인 플라야델잉글레스 에  방 두개 방갈로를 예약했다.     

 

이렇게 그란카나리아 여행을 위한 항공권 구입과 숙박 예약이 완료되었다. 10월 24일 밤 9시 30분 라이언에어 비행기를 타고 그란카나리아로 향했다. 초유스 가족의 그란카나리아 여행이야기는 이 블로그를 통해 이어진다.


이상은 초유스 그란카나리아 가족여행기 1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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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카나리아 제도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아프리카 대륙 모로코 서쪽 대서양에 위치해 있는 카나리아 제도는 주요 섬 7개(라팔마, 테네리페, 라고메라, 엘이에로, 그란카나리아, 푸에르테벤투라, 란사로테)로 이루어져 있다. 
이번에는 먼저 란사로테(Lanzarote)를 방문했다. 푸에르토델카르멘(Puerto del Carmen, 푸에르토 델 카르멘)에서 묵으면서 해변산책, 해수욕 그리고 일광욕을 즐기면서 시간을 보냈다. 어느날 아내에게 관광회사를 통해 전일관광(

Grand Tour

)을 한번 해보자고 제안했다. 일광욕을 좋아하는 아내는 마지 못해 이를 받아들였다.   

 

우리 숙소 바로 앞까지 관광버스가 온다. 먼저 몇몇 도시를 들러서 예약한 손님들을 태운다. 해변도시를 벗어나 내륙 산악지대로 들어갈 수록 땅은 더욱 척박하다.

종종 이렇게 가꾸어진 푸른 식물들을 만나면 웬지 기분이 상큼해지고 눈이 즐거워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헌신적인 노고가 저 화산재 밑에 숨어 있을까...

관광버스에서 내려서 구경한 첫 번째 장소가 엘골포(El Golfo)다. 작은 어촌이다. 이름 그대로 조그마한 만이 형성되어 있다. 좀 더 왼쪽으로 걸어 들어가면 녹색 석호가 있다. 단체관광이라 그기까지 갈 시간적 여유가 없다.       

반대쪽 산기슭을 자세히 보면 다양한 무늬가 새겨져 있다. 이것은 18세기 화산 분화로 뜨거운 용암이 바다로 흘려들어갈 때 차가운 조류가 만들어낸 자연의 조각작품이다.

 

다음 행선지는 1895년 시작된 염전(Salinas de Janubio)이다. 석호의 바닷물을 초기엔 풍차, 지금은 전기펌프로 끌어올려 자연 증발시켜 소금을 만든다. 연 2,000-15,000 소금을 생산한다. 검은색 화산석 둘레에 쌓여 있는 소금의 하얀색이 더욱 하얗게 보인다. 여기가 카나리아 제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염전이다.

오늘 투어의 최고 명소 중 하나인 티만파야(Timanfaya) 국립공원으로 향한다. 여러 색깔의 토양, 크고 작은 분화구, 기암괴석, 완만하게 경사진 산 그리고 나무 한 그루도 없는 지형이 지구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한 행성으로 우리를 데리고 가는 듯하다.

다행스럽게도 우리가 도착한 곳은 달이나 화성이 아니라 국립공원 박물관 주차장이다. 여기서는 낙타타기 선택관광을 할 수 있다. 두 줄로 쭉 앉아 있는 낙탁들이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옛날 낙타는 란사로테에서 농사와 운송에 필요한 아주 중요한 가축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관광객들을 위해 이용되고 있다.

미리 예약할 필요가 없다.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현장에서 지불하면 된다. 낙타타기는 약 20분 정도 소요된다. 마치 산을 넘어가는 대상의 행렬을 보는 듯하다. 우리 가족은 천성적으로 동물을 이용해 하는 여행은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 부부가 찾아간 곳은 주차장 가까이에 있는 박물관이다.

이 박물관은 카나리아 제도의 주민들이 어떻게 낙타를 활용했는 지를 잘 전시하고 있다. 단봉낙타등에 여러 도구를 얹어서 때론 교통 수단으로 때론 운송 수단으로 활용했다. 아래 사진 속 초록색 물건은 낙타안장이다. 낙타등 위에 얹어서 양쪽으로 각각 한 명이 탄다.      

다시 관광버스는 꾸불꾸불한 아스파트길을 따라 이동한다. 특히 아스팔트 길 밖으로 나가서 걷는 것은 금지다. 용암 위 걷기는 화산 물질에 해를 끼치거나 지의류(화산석에 자라는 유기체)를 파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밑에 동굴이 있을 수 있는 얇은 용암 표면을 걷는 것은 아주 위험하기 때문이다. 

전일관광의 최고 백미는 티만파야 국립공원 안에 있는 불의 산(Montañas del Fuego)이다. 공원 입장료는 성인 12유로다. 사람들이 빙 둘러 모여 무엇인가를 내려다 보고 있다. 무슨 일일까? 

공원 직원이 긴 철봉 끝에 나뭇가지 뭉치를 매달아 바위 틈 사이로 밀어넣자 곧 불이 활활 타오른다. 그냥 구덩이로 보이지만 실상은 불구덩이다. 

 

이제는 직원이 물 한 동이를 쇠구멍에 부어 넣자 조금 후 엄청난 굉음을 내면서 수증기가 치솟는다. 화산 지열이 아직도 엄청나다는 것을 보여 준다. 지하 13미터 깊이에 온도가 섭시 100-600도이다. 티만파야에서 마지막 화산 분화는 1824년에 일어났다. 

이곳에 자리잡은 엘디아블로(El Diablo) 레스토랑의 화덕은 정말 환상적이다. 요리 연료비가 0원이다. 지하 10미터에서 올라는 약 300도의 지열로 음식을 요리하기 때문이다.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공존이다. 이 또한 란사로테 섬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예술공간으로 변모시킨 스페인 예술가 세사르 만리케(César Manrique)의 작품이다.     

개별여행이라면 이 레스토랑에서 꼭 식사를 해보고 싶은데 단체여행이라 미리 정해진 식당이 다른 곳에 있다. 아쉽고 아쉽다. 저 화산지열로 구운 요리를 맛보는 기회가 언젠가 다시 올 수 있길 바란다. 

동정녀의 망토(Manto de la Virgen)로 불린다. 붉은색이 금방이라도 이글거리는 용암을 뿜어낼 기세다. 이런 신기하고 기이한 형상을 지닌 바위를 여기저기에서 감상할 수 있다.

아스팔트 길 옆 용암벽이 버스보다 더 높다. 휴, 다행히 식은 용암이다. 그래도 두려움이 검은 용암벽을 따라 눈 안으로 들어온다.  

내려다 보이는 것이 엘디아블로 식당이 있는 불의 산 시설물이다.     

단체로 먹는 점심식사다. 푸짐하고 맛있다.

만차블랑카(Mancha Blanca)에 있는 고통의 성모 마리아 성당이다. 1730-1736년 화산 분화로 용암이 마을을 향해 흘러내려 왔다. 이때 주민들이 고통의 성모 마리아 상을 이웃 마을 티나조(Tinajo)의 산 로케(San Roque) 성당에서 빌려서 기도 행진을 했다. 그러자 갑자기 용암이 식어서 멈췄다. 이 자리에 나무 십자가를 세우고 기적을 일으킨 성모 마리에 감사하기 위해 성당을 건립했다.    

이어서 우리가 도착한 곳은 란사로테의 주요 포도주 산지인 라게리아(La Geria)다. 란사로테는 아주 특이하게 포도농사를 짓는 곳으로 유명하다. 어떻게 화산으로 황폐화된 극한 토양에서 포도농사를 지을 수 있을까? 

회색빛의 산정상 가까이까지 반원형 돌벽이 빼곡히 쌓여 있다. 1730년대 화산 분화가 있기 전까지 란사로테는 농업이 번성한 섬이었다. 연속으로 일어난 화산 분화로 인해 땅 위에는 재와 자갈의 두꺼운 층이 형성되었다. 
처음에 농민들은 이것을 재앙으로 봤지만 영양소가 풍부한 화산 토양이 특정 작물을 재배하는데 적합하다는 것을 곧 알게 되었다. 스펀지같은 성질이 있어 물을 빨리 흡수하고 오랫동안 수분을 보존한다. 재는 일종의 절연체 역할을 해서 비록 공기 온도가 오르내리더라도 토양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준다.   

 

화산 분화 후의 란사로테는 포토재배에 아주 적합하게 되었다. 포도는 화산재 토양에서 잘 자라고 완만하게 높아지는 경사면은 포도나무에 이상적이다. 대서양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아프리카 대륙에서 불어오는 따뜻한 바람이 포도가 필요한 반복적인 냉온 변화를 준다. 낮에는 따뜻하고 거의 늘 맑고, 밤에는 춥다. 온도 차이는 포도가 산도(추운 밤)와 단맛(따뜻하고 맑은 낮) 둘 다 발전시키는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주된 문제 하나가 있다. 바로 바람이다. 한결같이 대서양에서 바람이 불어온다. 이는 윈드서핑이나 카이트서핑에는 최고다. 하지만 어린 포도나무를 흔들어 넘어뜨리거나 뿌리채 뽑아 버릴 수 있다. 농민들은 그 해결책으로 화산 토양에 넓고 얕은 구멍을 파서 어린 포도나무를 심고 그 주변에 돌을 쌓아 반원형 바람막이 벽을 만들었다. 
벽의 높이와 구멍의 깊이가 매우 중요하다. 어린 포도나무가 그림자에 방해받지 않고 그대로 햇빛에 노출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또한 화산 토양으로부터 영양분과 수분을 충분히 얻을 수 있을 정도로 얕아야 한다. 포도농장마다 이런 구멍과 벽이 수천 개나 된다. 한 그루마다 바람막이 벽이 필요하니 얼마나 많은 노고와 정성이 깃들어 있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포도주 시음을 한다. 포도주 전문가 아니라 그 맛을 묘시하기가 힘든다. 황폐한 자연환경을 극복하고 특이한 포도재배법을 찾아낸 란사로테 사람들에게 존경을 표하는 뜻으로 우리도 포도주 2병을 구입한다. 다시 버스는 북쪽을 향해 달린다. 절벽 위 전망대에서 잠시 휴식을 갖는다.  

여러 시간 동안 사람을 제외한 움직이는 생물체를 거의 만나지 못했다. 땅에 떨어진 마른 나무줄기와 비슷하게 생긴 도마뱀을 하마터면 못 알아볼 뻔한다.   

싱싱한 초록색 잎과 분홍색 꽃이 내 시선을 확 사로잡는다. 그동안 재빛색 화산석에 찌들어 있는 내 눈을 잠시나마 정화시켜 준다.

저 아래 계곡에 있는 하얀색 도시가 아리아(Haría)다. 발 밑은 급강하 천길 낭떠러지다.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내려간다. 예민한 사람은 전일관광을 떠나기 전 멀미약을 복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이제는 완전 다른 세상에 온 듯하다. 화산 사막을 벗어나 마치 비옥한 옥토를 지나는 것 같다. 아리아는 "야자수 천 그루 계곡"라 불린다. 이곳에는 카나리아 제도 자생 야자수가 자라고 있다.

전일관광의 또 다른 백미다. 세사르 만리케가 심혈을 쏟아 조성한 자메오스델아구아(Jameos del Agua) 화산 동굴 박물관이다.  

 

 

이 박물관은 크라운 화산 분화에 의해 생성된 용암 동굴에 있다. 동굴의 총길이는 6킬로미터이고 이중 1.5킬로미터 정도가 해수면 아래에 위치해 있다. 지하소금호수, 레스토랑, 정원, 비취색 연못, 박물관, 관람실로 구성되어 있다. 이곳은 생태학적으로 아주 중요하다. 1센티미터도 채 되지 않는 아주 작은 바닷가재(squat lobster)들의 서식지다.

용암 동굴의 지붕이 무너진 자리에 오아시스를 만들어 놓았다. 시커먼 용암으로 둘러싸인 하얀색 연못가와 비취색 연못이 참으로 인상적이다.  

우리 숙소 앞까지 관광버스가 태워 준다. 돌아오니 아름다운 노을이 반긴다.

 

포도농장에서 구입해온 포도주를 마시면서 란사로테 일주관광을 되돌아본다."오늘 관광 만족해?"라고 아내에게 묻는다."오늘 당신 말 듣기를 정말 잘 했다. 자, 위하여!"

 

이상은 초유스의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가족 여행기 4편입니다. 

초유스 가족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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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란사로테(Lanzarote)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직항이 없어서 비행기를 갈아타야 했다. 경유지로 선택한 도시가 바르셀로나다. 이 도시를 선택한 이유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가볼 만한 곳이기 때문이다. 당일 비행기가 없어 바르셀로나에서 1박을 하고 다음날 밤 비행기로 떠나는 일정이다. 저가항공의 대명사 라이언에어(Ryanair)를 이용한다. 

바르셀로나 공항에 늦은 밤에 도착한다. 다음날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간이 있어서 에어비엔비(Airbnb)로 바르셀로나 중심가에 있는 아파트를 숙소로 정한다. 칠이 벗겨진 현관문이 우릴 기다린다. 도심속 오래된 아파트다.   

숙소에 들어가자마자 습관적으로 혹시 누군가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놓지는 않았을까라는 장난 섞인 의심으로 먼저 구석구석을 살펴본다. 
숙소 침실이다. 커튼 뒤가 창문이다. 나무덮개를 열면 유리창문이 나온다. 나무덮개가 차양막 역할도 한다. 유리를 통해 밖을 보기 위해서는 나무덮개를 열어야 한다. 마치 창문 없는 곳에 갇혀 있는 듯해서 무척 답답함을 느낀다. 1박이기 다행이다.    

아침이다. 하지만 중심가 좁은 골목길 동네라 건물 사이로 트인 틈을 통해서만 창공을 바라볼 수 있다. 아침 일찍부터 시내구경에 나선다. 무거운 짐가방은 가까운 곳에서 있는 짐보관소에 맡긴다.   

 

한나절만에 바르셀로나 명소를 다 구경하기란 불가능하다. 그래서 우리는 가장 핵심적인 것만 도보여행으로 둘러보기로 한다. 햇빛이 내리쬐는 골목길이다. 걸어오는 사람이 마치 공연을 하기 위해 조명이 훤하게 켜진 무대로 나오는 배우처럼 보인다.    

 

스페인으로부터 카탈루냐 독립을 지지하는 깃발이 건물 도처에 걸려 있다. 독립을 향한 카탈루냐 사람들의 열정을 느끼게 한다.

노란색 바탕에 붉은색 선이 4개 있고 파란색 삼각형 안에 하얀색 별이 있는 깃발이다.

이동하다가 가로수에 묶여 있는 자전거 한 대가 눈에 띈다. 앞바퀴만 빠져 있다. 누군가가 앞바퀴만 훔쳐 갔을까? 아니면 설치예술가가 의도적으로 전시해 놓은 작품일까? 
바르셀로나는 세계적인 예술가 피카소와 가우디 등을 배출한 예술의 도시이기 때문에 후자를 생각나게 한다.     

자물쇠 줄을 보니 그 굵기가 장난이 아니다.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는 자전거라면 뒷바퀴 바람이 빠져 있을 것이다. 그런데 뒷바퀴가 멀쩡하다. 간밤에 도둑을 맞은 쪽으로 살짝 생각이 기울기 시작한다. ㅎㅎㅎ

첫 번째 명소다. 바르셀로나의 상징으로 여기는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Sagrada Familia, 로마 가톨릭 성가족성당)이다. 가우디 건축의 최고로 꼽힌다. 입장을 하려는 사람들이 끝없이 길게 늘어선 줄을 보니 감히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성당 건축이 완전히 완공된 후에 내부입장을 해보자. 언제쯤일까?

1882년 비야르(Villar)가 건립을 시작해서 이듬해 가우디가 이어 받아 고딕과 아르누보 양식을 결합시켜 설계를 변경했다. 안타깝게도 그는 4분의 1만 완공한 채 생을 마감했다. 개인적인 기부금에 의존하므로 건설작업이 천천히 이루어지고 있다. 가이디 사망 100주년이 되는 2026년에 완공될 예정이다.

성가족 성당 둘레를 빙 둘러보고 연못이 있는 공원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이제 개선문(Arc de Triomf)을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보통 개선문은 의미있는 전쟁에서 승리한 기념으로 세우는데 이 개선문은 1888년 바르셀로나 세계박람회(Expo)의 성공을 기원하기 위해서다.   

텔레비전 촬영 중이다. 우리도 슬쩍 지나왔는데 어디 좀 나왔을까.... 

양옆의 야자수가 이국에 와있음을 상기시켜 준다. 이제 시우타데야(Ciutadella) 공원으로 향한다. 세계박람회를 위해 사용되었던 공간에 조성된 공원이다.    

점점 다리가 무거워진다. 그 순간 멀리 특이한 건축물이 시야에 들어온다. 토레 아그바르(Torre Agbar) 건물이다. 35층 142미터 높이로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Jean Nouvel)이 설계했다. 
콘크리트 심지, 철골, 유리틀 그리고 불규칙하게 배치된 창문 4000개로 이루어져 있다. 40가지 색조로 칠한 표면은 일조시간과 계절에 따라 다양한 빛깔을 자아낸다. 바르셀로나 건축의 또 하나의 명물이다.   

바르셀로나 해변으로 가기 위해 철길을 넘어서 만난 조형물이다. 이를 보자마자 뭐라고 자세히 표현할 수는 없지만 "역시 바르셀로나스러운 작품이다"라고 생각해 본다.  

지중해 바르셀로네타 해변(Playa de la Barceloneta)이다. 해수욕과 일광욕 그리고 산책욕을 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2킬로미터에 이르는 해변산책로나 모래해변을 따라 걷기만 해도 바르셀로나에 온 것에 큰 만족감을 느끼게 한다. 돛을 단 배 모양을 띤 바르셀로나 W호텔이 저기 보인다. 마치 바람이 불면 지중해 동쪽으로 금방이라도 두둥실 항해할 듯하다.    

이제 해변에서 도심으로 회항한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Mirador de Colom)의 아메리카 신대륙 발견을 기념하기 하기 위해 1888년 세계박람회 때 세운 기념비다. 높이가 60미터다.

꼭대기엔 콜럼버스 동상이 있다. 오른손은 항해 출발 방향인 마요르카를 가르키고 왼손은 항해지도를 들고 있다.
기사와 제독 작위, 발견한 땅의 총독 지위, 얻은 총수익의 1/10의 조건을 내건 콜럼버스의 무모한 도전 정신 그리고 감당하기 힘든 조건을 받아들인 이사벨 1세 여왕의 미래를 보는 안목을 되새겨본다. 

 

한편

콜럼버스의 아버지는 리투아니아 대공작이자 폴란드 왕인 요가일라(Jogaila, 야기에워)의 손자

라는 포르투갈 역사학자의 주장이 머리 속에 맴돈다.

콜럼버스 기념비 뒤 대로 건너편에 해군본부(Comandància Naval de Barcelona)가 있다. 탑 위에 휘날리는 깃발이 스페인 국기다.

저 자리에 카탈루냐 국기가 펄럭이는 날이 언젠가 올까

...  

바르셀로나에서 가장 유명한 도심 속 산책거리 람블라(Rambla 또는 람블라스 Ramblas)로 접어든다. 1.2킬로미터에 이르는 이 거리는 카탈루냐 광장과 콜럼버스 기념비를 연결하고 있다. 선물가게, 커피가게, 레스토랑 등이 즐비하다. 관광객들이 신나게 구경하고 소매치기들이 그 방심하는 순간을 절묘하게 노리는 거리다.       

 

여기저기 재미난 무언극 배우들을 만난다. 세계 최고의 거리 무연극 배우들이 이곳에 모여 마치 경연제를 벌이는 듯하다.

이제는 하루 종일 도보에 시달리던 다리를 넉넉하게 쉬게 하면서 출출한 배를 달래야 할 시간이다. 하몽(돼지 뒷다리를 넓게 짤라서 소금에 절인 후 건조시킨 고기)을 얇게 썰은 타파스다. 

스페인의 대표적 음식 중 하나인 파에야(paella)다. 해물 파에야를 시켰다.

이렇게 아침 일찍부터 해가 질 무렵까지 걸어서 바르셀로나를 둘러보았다. 공항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카탈루냐 광장으로 버스 정류장으로 향한다.  

 

이날 이동경로다. 이렇게 걸어서 돌고나니 바르셀로나가 눈에 더 생생하게 각인된다. 이제 조금 맛보기를 했으니 다음 기회에는 여러 날 동안 머물면서 찬찬히 구경해야겠다.  

 

이상은 초유스의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가족 여행기 2편입니다. 

초유스 가족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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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아프리카 대륙 모로코 서쪽 대서양에 위치해 있는 카나리아 제도는 주요 섬 7개(라팔마, 테네리페, 라고메라, 엘이에로, 그란카나리아, 푸에르테벤투라, 란사로테)로 이루어져 있다. 이번에는 먼저 란사로테를 방문한다. 푸에르토델카르멘(푸에르토 델 카르멘 Puerto del Carmen)의 전경이 눈앞에 나타난다.

란사로테는 화산섬이다. 길이는 남북으로 60킬로미터, 동서로 25킬로미터고 면적은 845제곱킬로미터다. 인구는 15만명이고 인구밀도는 제곱킬로미터당 167명이다. 전체 해안선이 213킬로미터인데 모래가 10킬로미터, 해수욕장이 16.5킬로미터고 나머지는 모두 다 바위다. 기후는 아열대 사막 기후로 강우량이 적고 연중 온도는 섭씨 18-25도다.     

란사로테 섬 전체가 화산 전경이다. 현재의 지형은 1730년에서 1736년까지 그리고 1824년에 발생한 티만파야(Timanfaya) 화산 폭발로 이루어졌다. 이런 척박하고 황량한 곳에 사람들은 지형적 조건과 기후적 조건에 맞춰서 주거지, 농경지 그리고 휴양지 등을 일궈냈다.

우리가 묵을 곳은 란사로테의 주요 관광도시인 푸에르토델카르멘(Puerto del Carmen)이다. 처음에는 작은 어촌에 불과했던 이곳은 1970년대에 관광휴양지로 개발되었다. 해마다 란사로테를 방문하는 백만명 이상의 대부분 사람들이 이곳을 숙박지로 선택한다. 
주로 영국, 독일,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란사로테 공항에서 차로 10여분 거리에 위치해 있고 길쭉한 황금빛 모래 해수욕장이 펼쳐져 있다. 해안선을 따라 조성된 중심 거리가 7킬로미터 뻗어 있고 차도, 인도 그리고 자전거 도로를 갖추고 있다. 길옆에는 식당, 술집, 선물가게 등이 즐비하다. 우리는 연립주택단지 로카스블랑카스(Roccas Blankas)에서 묵고 있다.

연립주택단지는 자체 수영장을 갖추고 있다.

숙소가 1층이고 바로 앞이 수영장이다. 언제든지 편하게 수영장으로 첨벙 뛰어들 수 있다. 높이 솟은 야자수가 이국적인 곳에 와 있음을 더욱 실감시켜 주고 있다. 

연립주택은 거실, 방 2개, 욕실로 되어 있다. 

대서양 일출을 보기 위해 산책에 나선다. 대체로 북유럽 사람들은 일출에 그다지 큰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듯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장엄한 일출을 감상할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이 아닐까...    

겨울철에는 일출이 늦고 또한 구름낀 날이 태반이다. 여름철에는 일출이 빠르고 아직 깊은 잠에 빠져 있는 시각이다. 대서양에서 떠오르는 일출이 궁금하다. 어린 시절 툇마루에 앉아 자주 보았던 동해의 검붉은 일출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에 살아 있다. 

 

아침 운동을 하러 나온 사람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휴양객들이지만 건강생활을 꾸준히 유지하고자 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푸에르토델카르멘과 이어져 있는 이웃 도시 로스포킬로스(Los Pocillos)의 해수욕장까지 산책을 계속한다. 일광욕 산책을 하는 부부를 보자 나도 윗옷을 벗어 아침 햇살을 맞는다.        

때론 잘 정리된 거리를 따라 때론 모래해변을 따라 이날 아침 산책한 거리가 왕복 6킬로미터이다. 우리 식구들은 얼굴 공개를 꺼려 한다. 종종 즐겨 찍는 단체사진 촬영법이 있다. 바로 같이 그림자를 찍는 것이다.    

해수욕장대로(Av. de las Playas) 산책로에서 사랑을 약속하는 자물쇠가 빽빽히 채워져 있는 쇠줄을 만난다. 역시 스페인의 정열을 느낀다. 자물쇠가 형형색색이다. 리투아니아를 비롯한 북유럽에서 본 이런 자물쇠는 그저 자물쇠색인데 여긴 다양한 색으로 칠해져 있다.

휴양지에서 대체로 오전은 이렇게 수영장에서 일광욕으로 시작한다.  

몸이 뜨거워지면 수영장에 물놀이...그런데 물 속으로 들어갈 때는 코를 막는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야자수 사이에 있는 바위 위에 앉아 끝없는 바다를 그저 멍하니 바라보고 싶다.

바로 우리 숙소 앞에서 황금빛 모래 해수욕장이 시작된다. 이곳은 카나리아 제도에서 가장 잔잔한 바다 중 하나로 꼽힌다.

사람에 부딛히지 않고 편하게 일광욕과 해수욕을 즐긴다.

화산석이 좋은 바람막이가 되어 준다. 

파파가요 (Papagayo) 산맥 너머로 해가 지고 있다.

연일 계속되는 화창한 날씨라서 일몰 광경을 지켜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흑백 사진으로도 찍어 본다. 저 산 너머에는 또 다른 휴양도시 플라야블랑카(Playa Blanca)가 자리잡고 있다. 

저녁 시간이다. 낮에 해수욕과 일광욕 또는 섬관광을 즐긴 사람들이 하나 둘씩 해수욕장대로(Av. de las Playas)에 이어져 있는 식당, 술집, 가게 등으로 모여든다. 우리 가족은 일명 밤문화에는 익숙하지 않다. 

대로를 따라 가로등이 밝혀 켜져 있어 밤에도 해변 산책이나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10월 하순임에도 일광욕과 해수욕을 마음껏 즐기고 다음 행선지인 푸에르테벤투라 섬을 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린다. 

 

푸에르토델카르멘에서 머물면서 만난 란사로테 일출과 일몰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상은 초유스의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가족 여행기 3편입니다. 

초유스 가족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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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왜 조각상은 천으로 얼굴을 가렸을까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먼저 북쪽에 위치한 란사로테(Lanzarote) 섬에서 보내다가 푸에르테벤투라 섬으로 옮겼다. 한 번 여행으로 두 섬을 모두 둘러보기 위해서다. 
플라야블랑카(Playa Blanca)에서 여객선을 타야 한다. 란사로테 섬에서 가장 남쪽 해변에 위치한 이 일대 또한 관광휴양지로 개발되었다.      
도시 이름 그대로 해변을 따라 형성된 이 도시는 그야말로 하얀색 건물들로 가득 차 있다. 배가 출발할 시간이 아직 되지 않아서 해변 산책로를 따라 구경에 나섰다. 선물가게, 식당, 술집, 커피숍 등이 끝없이 이어진다. 

청동상 앞에서 걸음을 멈춘다. 바다와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는 조각상이다. 카나리아 제도의 기성세대들에게 헌정하는 스페인 조각가 나바로 베탄코르 차노(Navarro Betancor Chano)의 작품이다.    

다가가서 보니 얼굴가리개를 하고 있는 모습이 특이하다. 부모, 조부모, 증조모 세대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동기부여 덕분에 자녀들이 교육을 받고 나아가 도시가 개발되어 오늘날 발전과 복지를 현재의 사람들이 누릴 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하기 위해서다.  

천으로 얼굴을 가린 것은 무엇 때문일까? 특정한 인물이 아니라 기성세대를 구성하는 익명의 누구나를 표현하기 때문이 아닐까... 사회나 단체에 조그마한 업적이라도 있으면 자의든 타의든 특정 개인의 송덕비나 공덕비나 기념비를 세우려는 세태에 경각심을 일깨워 주는 듯하다.        

 

플라야블랑카 여객선 선착장이다. 푸에르테벤투라 섬의 코랄레호 선착장은 여기에서 14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하루에 합쳐서 총 20회 여객선이 운영되고 있다[

관련 주소

]. 

여객선 회사는 모두 세 개다. Fred.Olsen Express (7회 운행, 25분 소요), Naviera Armas(7회 운행, 35분 소요) 그리고 Lineas Maritimas Romero(6회 운행, 45분 소요)다.

휘날리는 국기가 스페인 땅에 와 있음을 상기시켜 주고 있다. 플라야블랑카와 란사로테가 점점 시야에서 멀어지고 있다. 

갑판 위에서 담소를 나누는 우리 가족. 

푸에르테벤투라 섬의 북단에 위치한 코랄레호가 드디어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코랄레호에서 우리가 묵을 숙박지는 휴양객들을 위한 연립주택단지다. 깨끗하게 잘 가꾸어진 건물들이 야외수영장을 중심으로 배치되어 있다. 

첫 번째 현관문이 있는 집이 우리 숙소다. 복층으로 되어 있다. 1층에는 거실, 부엌, 욕실 그리고 테라스가 있다. 2층에는 침실 2 개와 욕실 그리고 발코니가 있다.    

거실 소파는 침대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대체로 유럽 사람들은 휴양지에서 장기간 머물 경우 호텔방보다 부엌을 갖춘 숙박시설을 선택한다. 하루에 한 두 끼 정도는 직접 해서 먹는 것이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2인 1실 방이다. 

욕실이다.

해수욕장이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지 않지만 보통 이런 숙박단지는 자체 야외수영장을 갖추고 있다. 수온 조절도 가능하다. 날씨가 해수욕하기에 적합하지 않거나 혹은 집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수영장은 아주 유용하다.       

늦은 오후 무렵이라 수영장은 한산하다.

낮에는 수영장 주변이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도 붐빈다. 

햇볕이 내리쬐는 수영장이다. 수정처럼 맑은 물이다. 

수영을 할 수 없어도 살 수 있는 수영법이다. 일명 생존 수영법이다. 1. 물에 가라앉아서 죽을 수 있다라는 두려움을 먼저 버린다.2. 가슴과 허리를 펴고 다리를 살짝 뻗어서 몸을 뜨게 한다.3. 팔은 옆으로 혹은 머리 위로 혹은 다리 쪽으로 향하게 한다.  4. 눈은 감거나 하늘을 응시하면서 편하게 호흡한다. 한참 수영을 하다가 지치면 이렇게 해서 쉬는 유럽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걸어서 푸에르테벤투라의 코랄레호를 둘러보다
하루는 머무르고 있는 코랄레호를 도보로 일주해봤다. 이날 걸은 총 거리는 약 7킬로미터였다. 

일출 무렵에 숙소를 나선다.

코랄레호는 여전히 개발 중이다. 기초가 돌덩이라 바닥은 견고하지만 집짓기는 어렵겠다.

이런 돌뿐인 불모지에 사람들은 집을 짓고 식물을 심어 적합한 주거환경을 만든다.

키다리 홀쭉이 아저씨를 연상시키는 야자수가 자라고 있다.

 

싱싱하게 자라는 푸른 선인장을 보니 '역시 만물은 자기가 살만한 자리에 살아야 잘 살게 되는 구나!'를 새삼 느껴본다.  

그런데 여기에서 사는 식물은 절대적으로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아무리 건조에 강하도록 진화된 다육식물일지라도 관수용 호스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너무나도 척박한 환경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보살핌 덕분에 통통하게 잘 자라는 식물의 모습을 보니 괜히 내 산책 걸음이 가뿐해지는 듯하다. 

 

이제 바다가 보이기 시작한다. 해변을 따라 산책로와 운동로가 아주 잘 마련되어 있다.   

아침 바다 건너 중절모를 닮은 로보스 섬이 보인다[

로보스 섬 일주 이야기는 여기로

].

아침이라 요트 선착장에는 요트가 가득 차 있다. 각자의 용도에 따라 곧 여기저기로 흩어질 것이다.  

하나 둘씩 해변 나들이를 하러 사람들이 나온다. 2시간에 걸쳐 7킬로미터를 산책했더니 허기가 급속도로 밀려온다. 이제 숙소로 돌아가야겠다. 

어디를 가든 머무는 곳의 주변을 일주하려는 습관이 있다. 가급적이면 걸어서 일주하길 좋아한다. 그래야 비로써 여행지 세상을 구경한 듯하고 기억에 더욱 더 생생하게 남는다. 이날도 이렇게 여행과제를 하나 달성하게 되었다.

 

이상은 초유스의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가족 여행기 9편입니다. 

초유스 가족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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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 중 하나인 푸에르테벤투라(Fuerteventura)를 가족과 함께 다녀왔다. 섬북단에 위치한 코랄레호(Corralejo)에 머물렀다. 이 도시를 선택한 이유는 첫째로 먼저 둘러본 란사로테(Lanzarote)에서 가까워서 이동이 편리하다. 둘째로 주변에 아름다운 해수욕장이 많이 있다. 세째로 출국시 이용할 공항까지 40킬로미터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작은 어촌에 불과했던 코랄레호는 1950년대부터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 등의 관광회사가 투자하기 시작했고 1970년대부터 휴양관광지로 활발하게 개발되었다. 척박한 모래사장에 솟아 자라고 있는 야자수가 말없이 개발을 상징하는 듯하다.      

 

여기서는 사람의 수고가 없으면 이 모두가 불가능한 일이다. 모래 밑에는 관수용 호스가 심어져 있다. 연평균 강우량이 160mm로 극히 적다. 이런 환경에 식물이 제대로 자랄 수가 없겠다. 도심에 있는 식물은 대부분 이렇게 관수용 호스로 물을 공급 받고 있다.    

 
뭐니해도 코랄레호의 가장 큰 명소는 동쪽에 있는 광활한 모래사막과 길쭉한 모래해변이다. 이곳은 1982년 자연공원(Parque natural)으로 지정되어 보호 받고 있다. 공원면적은 2700헥타르이고 모래해변은 11킬로미터다. 공원명 안내상 위에 있는 새는 푸에르테벤투라 섬의 자연을 상징하는 후바라(hubara, houbara)다.

 

코랄레호 주택지와 맞닿아 있는 공원 입구에서 해변을 향해 조금 걸어가니 눈앞에 대해수욕장(Grandes playas)이 끝없이 펼쳐진다. 해송 한 그루도 없고 풀 한 포기도 없는 모래사장에 저 시커먼 것의 정체는 무엇일까?   

 

가까이 가보니 돌로 벽을 쌓아 놓았다. 이유는 이 섬의 이름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푸에르테벤투라는 강풍이라는 뜻이다. 특히 강풍이 불 때 모래가 날아다니는 모래사장에서도 편하게 일광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오는 사람이 비어 있는 일광욕 돌벽집의 주인이 된다. 

 

바람이 없음에도 모든 돌벽집은 이미 주인들이 지키고 있다. 우리 일행은 모래해변에 자리를 잡는다. 사람들이 북적되지 않아서 좋다. 해변의 모래는 조개껍질이 오랜 세월 동안 풍화작용을 거쳐 된 모래라서 정말 곱디곱다.

 

황금빛 모래색이 그라데이션으로 검푸른 바닷색으로 변해 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해수욕을 하고 싶은 마음은 아직 일어나지 않는다.  

 

하얀 물체가 눈에 확 띈다. 유럽인 식구들은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갑오징어뼈다.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집에 비상약으로 갑오징어뼈가 있었다. 상처가 나면 이 갑오징어뼈를 갈아서 그 분말을 상처에 발랐다. 지혈이 쉽게 되고 상처가 빨리 아물었다. 바닷물에 깨끗이 씻어 이 갑오징어뼈를 빌뉴스 집으로 가져왔다.   

썰물 때다.

왼쪽에 바다 건너 보이는 중절모처럼 생긴 섬이 로보스다

. 바닥이 훤히 드러나 있다. 갯벌이 아니고 구멍이 여기저기 나 있는 거대한 바위 덩어리가 바닥을 이루고 있다.   

 

어느 구간 돌바닥은 예리한 칼날처럼 쭈빗쭈빗 솟아 있다. 물이 차 있을 때 이곳에서의 해수욕은 조심히 해야겠다. 

유럽 사람들은 한 곳에서 일광욕이나 해수욕도 즐겨 하고 해변을 따라 걷는 것도 즐겨 한다. 후자일 경우는 대체로 맨발이다. 소금기 있는 젖은 해변의 모래를 밟으면서 걷는 것은 각질 제거에 도움이 된다. 코랄레호의 조개껍질 모래는 각질 제거에 탁월하다고 한다. 왼쪽에 보이는 건물들은 모래해변에 세워진 대규모 호텔단지다.

호텔단지를 넘어가니 남쪽 해수욕장과 사막의 광활하고 아름다운 전경이 눈앞에 나타난다. 지금까지 해변을 따라 걸어온 거리가 솔찬히 되어서 저 해수욕장은 다음날로 아껴둔다.   

 

코랄레호 자연공원은 카나리아 제도에서 가장 넓은 사막지대다. 황량한 돌산을 뒷배경으로 하고 있으니 사막의 모래빛이 더욱 돋보인다. 

 

다음날에 이 사막을 방문한다. 높은 사구도 물결처럼 반복되어 있어서 아이들의 모래썰매 놀이에도 제격이다.

 

 

사구에서 바라보는 경관이다. 대해수욕장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엄청나게 큰 모래벌판이 시야에 들어온다. 바다와 구름 너머로 보이는 산이 란사로테 섬이다. 이 경관만 보더라도 여기가 푸에르테벤투라 섬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수욕장 중 하나이다는 말에 쉽게 수긍이 간다.         

 
대해수욕장 중간쯤 있는 호텔단지다. 왜 이런 모래 허허벌판에 호텔이 지어졌는지는 따로 설명이 필요없겠다.

 
주차장에서 내린 사람들이 연이어서 해변으로 향한다. 일광욕할 자리를 쉽게 찾을 수 있을지 살짝 걱정이 된다.   

 
코랄레호 대해수욕장 안내판이다. 어느 쪽으로 갈까...

 

워낙 해변이 넓고 길쭉하니 아무리 사람들이 많이 와도 그저 한산하다. 선 자리에서 바라보는 북쪽 해변 모습이다.

 

동쪽 모습이다. 저 바다 건너로 가면 아프리카 대륙 모로코가 나온다.

남쪽 모습이다. 깨끗한 바다, 얕은 수심, 고운 모래를 가진 해수욕장이라서 아이가 있는 가족에게도 아주 훌룡한 곳이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휴가를 온 이 한 쌍은 일광욕을 겸한 낮잠에 푹 빠져 있다. 참으로 한가롭고 평화롭다.      

푸에르테벤투라 코랄레호와 대해수욕장을 아래 영상으로도 담아봤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다시 가고 싶은 곳이다.


이상은 초유스의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가족 여행기 10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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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 중 하나인 푸에르테벤투라(Fuerteventura)를 가족과 함께 다녀왔다. 계절이 10월 하순이었다. 섬북단 코랄레호(Corralejo)에 머물면서 주로 인근 해수욕장에서 시간을 보냈다. 하루는 조금 떨어져 있는 엘코틸로(El Cotillo)를 다녀왔다. 
코랄레호에서 FV-1, FV-109, FV-10 도로를 타고 이동한다. 엘코틸로에 거의 도착할 무렵 창호지 문창살을 떠올리게 하는 로케 풍차(Molino del Roque)가 우리를 먼저 맞이한다. 푸에르테벤투라의 뜻이 강풍이듯이 여기는 연중 내내 무역풍이 분다. 특히 수확 직후인 7-8월에는 자주 강풍이 분다. 그러니 곡물 빻기에는 풍차가 제일 안성맞춤이다. 풍차는 18세기에 이 섬에 도입되었다. 섬 일주를 하다보면 여기저기 솟아 있는 다양한 풍자를 만나게 된다.   

엘코틸로는 서쪽 해변에 자리잡고 있다. 17세기 어촌 항구로 시작했지만 1980년대에 휴양관광지로 개발되었다. 수정 같이 맑은 물과 고운 모래를 지니고 있는 아기자기한 해수욕장이 석호따라 이어져 있다. 이날 정한 욕수욕장은 라콘차(La Concha) 해수욕장이다.

여기에서

차를 세워놓고 모래사장을 따라 해수욕장으로 향한다. 왼쪽 하늘 먹구름이 심상치가 않다. 

하지만 오른쪽 하늘에 희망을 걸어보면서 해수욕장에 다다른다. 

파아란 하늘 하아얀 구름 황금빛 모래 비취빛 석호잔잔한 물결검푸른 바위

 

이 모든 것을 한눈에 바라보고 있으니 왜 이 라콘차(La Concha)를 

럽과 스페인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

중 하나로 꼽는 것에 쉽게 동의하지 않을 수 없겠다.

서 있는 바위에서 고개를 고요한 석호에서 왼쪽으로 돌리니 저 멀리서 파도가 철썩철썩 암초에 부딪치면서 흰 거품을 뿜어내고 있다.

쭉 뻗어 있는 바닷속 암초가 파고에 따라 드러났다 숨었다를 반복하면서 대서양에서 밀려오는 파도를 온몸으로 막아내고 있다.  

이 암초 덕분에 석호 안 바닷물은 잔잔하기 그지 없다.

마치 노천에서 온천욕을 하는 듯하다.

아니면 사해에서 둥둥 떠있으면서 일광욕을 즐기는 듯하다.

라콘차 해수욕장 바로 남쪽 있는 로스라고스(Los Lagos) 해수욕장이다.

다시 라콘차 해수욕장 전경이다. 소금냄새 나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이 다채로운 색의 향연장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이곳을 찾아온 보람을 느끼게 한다.

 

물의 투명함으로 인해 바다와 모래의 경계가 애매하다.  

저 시커먼 해변 바위 뒤로 숨어서 거센 파도를 온몸으로 막아서 이렇게 해수욕 바다를 잠잠하게 만들어 주고 있는 암초의 수고를 나부터라도 기억해야겠다.  

바닷속에 불순물 하나 없는 맑고 맑은 물이다. 

엄마가 손바닥 위 뭔가를 아이에게 보여주고 있다. 화평스러운 장면이다.

 

인산인해, 파라솔천국, 잡상인, 호객행위, 바가지요금 등 해수욕장을 통상적으로 떠올리게 하는 표현이 여기서는 전혀 먹히지 않는다. 엘코틸로 일대 해수욕장에서는 파도를 타는 재미는 없지만 바닷속 고요함과 해변의 한적함을 두루 만끽할 수 있다. 라콘차 해수욕장 전경을 영상으로 담아보았다.


이상은 초유스의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가족 여행기 12편입니다.

초유스 가족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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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 중 하나인 푸에르테벤투라(Fuerteventura)를 가족과 함께 다녀왔다. 섬북단 코랄레호(Corralejo)에 머물면서 주로 인근 해수욕장에서 시간을 보냈다. 인구 1만7천여명의 도시이지만 인근에 광활한 모래사막과 길쭉한 모래해변이 있어서 많은 휴양관광객들이 찾아오는 곳이다.  

 
숙소에서 해수욕장까지는 3-5km 거리다. 늘 걸어다녔다. 길 옆에는 담장도 모래색이고 주택도 모래색인 풍경을 흔히 볼 수 있다. 1970년대 초부터 관광개발이 활발해져 지금은 푸에르테벤투라의 최고 인기 있는 관광지 중 하나다. 휴양도시답게 자전거도로가 잘 마련되어 있다.

 

익숙하지 않은 것 하나가 눈에 띈다. 바로 가정용 계량기가 집안이나 집벽이 아니라 담장 외벽에 설치되어 있다. 이렇게 해놓으면 검침원 사칭 등으로 인한 불미스러운 사건을 예방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되겠다.

 
큰 거리는 차도, 자전거도로, 인도가 잘 구별되어 있다.

 

아열대 지대라 가로수가 야자나무다. 마주 오는 사람을 피하기 위해 옆으로 비키려다가 찢어진 야자나무 잎사귀에 종종 찔린 뻔한 적도 있다. 조심해야...  

 

키가 큰 야자나무와 밖으로 튀어 나온 발코니가 공존하고 있다. 심술궂은 건축가를 만났더라면 저 야자나무는 분명히 천수를 누리지 못했을 것이다. 

 

숙소로 향하는 거리를 따라 가는데 열린 문으로 다양한 색깔을 띠고 있는 꽃들이 보인다.  

 

꽃의 환영을 받으면서 마치 투숙객인냥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절로 일어난다. 덩굴식물인 부겐빌레아(bougainvillea)다. 원산지가 브라질이고 꽃말은 정열이다. 꽃말답게 정말 화려한 정열로 유혹하는 듯하다.   

 

그런데 화려한 색은 부겐빌레아꽃이 아니다. 초록색은 나뭇잎이고 빨강색이나 노란색이나 분홍색은 잎이 변해서 된 포엽(苞葉)이다. 진짜 꽃은 하얀색이다. 포엽이 이렇게 선명하고 다채로운 것은 나비나 벌을 진짜 꽃으로 유인하기 위해서다. 자연은 참 신비롭구나! 

 

어느 집 담장에 핀 무궁화속의 부상화다. 밝고 산뜻한 붉은색이 강한 인상을 준다.

 

남쪽에서 FV-1 도로를 따라 길쭉한 단색의 사막언덕과 모래해변 사이로 달리다가 코랄레요로 진입하는 바로 입구에 시선을 강타하는 집을 만날 수 있다. 각양각색의 식물과 조각으로 가득 차 있다. 

 

 

정문 왼쪽에 "

Villa Tabaiba

"(

구글 위치

)라 쓰여 있다. 타바이바(tabaiba)는 선인장 종의 하나로 푸에르테벤투라의 토착 식물이다. 이 집에 누가 살기에 이렇게 정성스럽게 꾸며 놓았을까? 필히 평범한 사람은 아닐 것이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역시 집주인은 전문가다. 스페인 남서부 도시 세비야(Seville)에서 태어난 건축가, 화가, 사진가, 조각가, 작가, 한마디로 예술가 카를로스 칼데론 이루에가스(Carlos Calderon Yruegas)다.

 

 
위에 사진에서 보여준 코랄레요의 일반적인 담장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

 
쪽문이다. 동화 속 마법의 집으로 그냥 빨려 들어가고 싶다. 아쉽게도 닫혀 있다.

 

 

 

수중 물고기궁전에서 나온 인어가 평소 수영으로 야무지게 다져진 근육질 몸매를 자랑하고 있는 듯하다. 

 

담장예술과 정원식물이 멋지게 조화를 이루는 장소다. 담장 넘어 있는 정원의 경관이 궁금하지만 쉽게 어떤할지가 눈에 그려진다. 

 

구멍 난 철판을 사이에 두고 여인 둘이서 무언의 대화를 나누고 있다. 무슨 이야기를 주고 받고 있을까?

 
두상이라 해야 할지 흉상이라 해야 할지... 
하나로 봐야 할지 둘로 봐야 할지...
잠시 생각에 빠져 본다.  

 
몰래 마시는 술일까...
술 마실 시간을 알려주는 종일까...
술 마셨다고 동네방네 고자질하는 종일까...
흥나게 술 마시자는 종일까... 

 

언제 조각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혹시 짝짝이 스타킹의 유행을 예지해서 만든 것은 아닐까...

 

 
365일 늘어지게 일광욕을 하는 여인이다. 
 

 

조각 하나하나에 의미가 숨겨져 있을 것이다. 멍하니 서서 예술가의 의도를 한번 추측하려고 하니 식구들이 바보 같다면서 나에게 발걸음을 재촉한다. 집주인은 30년 동안 이 작품들을 만들었다. 그대로 놓아두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발상이 떠오르면 개조하거나 새롭게 만든다. 유지하고 보수하고 창작하는 데에 적지 않은 수고와 비용이 들어간다. 자신의 작품을 이렇게 공개해서 우리 같은 행인들이 감상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니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이상은 초유스의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가족 여행기 15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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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 중 하나인 푸에르테벤투라(Fuerteventura)를 가족과 함께 다녀왔다. 계절이 10월 하순이다. 이맘때인데도 여기는 북유럽의 여름 날씨보다 훨씬 더 따뜻하다. 여전히 해수욕을 할 수 정도다. 섬북단 코랄레호(Corralejo)에 머물면서 주로 인근 해수욕장에서 시간을 보냈다. 아래 지도는 푸에르테벤투라에서 잠수체험을 할 수 있는 대표적인 25개 장소이다.

 

 

하루는 렌트카로 푸에르테벤투라 섬을 일주해보기로 했다. 렌트카 사무실에 걸려 있는 카나리아 제도 지도가 눈에 확 들어온다. 라팔마, 테네리페, 라고메라, 엘이에로, 그란카나리아, 푸에르테벤투라, 란사로테다. 여러 해를 거쳐 이 일곱 개 섬을 다 다녀오려고 한다. 지금껏 세 개 섬에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해마다 1천만명 이상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카나리아 제도에서 렌트카 비용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물론 임박해서 하거나 당일에 하면 비용이 부담스럽다. 여행을 결정함과 동시에 렌트카 예약을 해놓는 것이 유리하다.

 

자, 코랄레호를 떠나 이제 남쪽으로 내려간다. 라올리바(La Oliva)를 지나서 가다보면 오른쪽에 봉우리 하나가 우뚝 솟아나 있다. 틴다야(Tindaya) 산이다. 해발 401미터이고 평원에서는 225미터다. 이 산은 300여개의 발모양 고대 암석조각이 있어서 고고학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원주민들은 이 산을 신성시했다. 

 

틴디야를 막 벗어나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산기슭 외딴 곳에 금색 동상이 보인다. 산색깔과 흡사해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동상의 주인공은 미겔 데 우나무노(Miguel de Unamuno, 1864-1936)다. 스페인의 작가이자 철학자로 20세기 스페인 문학과 사상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의 여러 작품들(사랑과 교육, 안개, 아벨 산체스 등)이 한국어로 번역되어 있다. 그는 미겔 프리모 데 리베라(Miguel Primo de Rivera, 1870-1930) 독재에 항거하다가 1924년 살라망카대학교(Salmanca Univ.) 총장직에서 해임되고 푸에르테벤투라로 추방되어 1930년까지 거주했다.  

 
이제 차는 서서히 완만한 길을 따라 올라가더니 어느 순간에 구불구불하고 가파른 산길로 접어든다. 이날 제일 먼저 도착한 전망대는 테구(Tegu) 산 정상에 있는 모로벨로사(Mirador Morro Velosa)다. 란사로테 출신 스페인의 유명 건축가이자 예술가인 세사르 만리케(César Manrique, 1919-1992)가 설계한 이 전망대는 주차장, 정원, 커피숍, 전시관을 두루 갖추고 있다. 휴관일에는 진입로가 막힌다. 휴관여부를 미리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다. 이 경우 FV-30 도로 거인상 전망대 주차장에 차를 세워 놓고 약 1.3km 거리를 걸어서 올라가면 된다.  
 

 

작은 전시관을 둘러본 후 커피 한 잔을 마시면서 급경사의 비탈길을 올라올 때 받은 긴장감을 통유리벽 넘어 펼쳐진 전경을 바라보면서 한순간에 떨쳐 버린다. 확 트인 이국적인 전경에 미소가 절로 나온다.

 

 

해발 650미터에 잡리잡고 있는 모로벨로사 전망대는 푸에르테벤투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망대로 여겨진다. 맑은 날에는 엘코틸로(El Cotillo), 틴다야 산, 코랄레호 사막 그리고 란사로테 섬까지 훤하게 다 보인다.  
 

 
테구 산 위에서 내려다 본 또 다른 전망대(Mirador Corrales de Guize)다. 해발 600미터에 위치해 있다. 남쪽으로는 베탄쿠리아(Betancuria)가 보이고 북쪽으로는 코랄레호 사막과 엘코틸로가 보인다. 
 

 

이 전망대의 압권은 높이가 4.5미터인 두 거인상이다. 기세(Guize)와 아요세(Ayoze)다. 1402년 노르만인들(스칸디나비아에서 유래된 민족)이 이 섬을 침략했을 때 기세는 섬 북부를 다스리는 왕이고 아요세는 섬 남부를 다스리는 왕이었다. 침략자들의 우세한 무력에 얼마 안 가서 이들은 항복하고 각각 루이스(Luis)와 알폰소(Alfonso)라는 세례명을 받았다. 이들이 서 있는 자리가 당시 남북 왕국의 경계선으로 주장되고 있다.   

 

청동상의 손가락을 만지면 행운이 온다는 믿음 때문일까 땅을 향한 오른손 중지가 벌써 황금색으로 변해 있다. 활짝 편 손으로 행운을 수직으로 곧장 내려주소서...

 

이 전망대에서 내리막길을 따라 남쪽으로 3킬로미터로 가면 베탄쿠리아가 나온다. 1404년 노르만 원정대의 장 베텐코트(Jean de Béthencourt, 1362–1425)가 이 도시를 세웠다. 현재 인구가 약 800명밖에 안 되지만 한때 카나리아 제도 왕국(1404-1448)의 최초 수도(1404-1425)였고 1863년까지 푸에르테벤투라의 수도였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계곡 분지에 위치해 있는 모습에서 왜 여기가 수도로 정해졌는지가 쉽게 이해된다. 자연적 방어를 갖춘 내륙과 비옥한 계곡 때문이다. 하지만 여러 차례 해적들의 공격을 받았다.  

 

 

1410년 세워진 푸에르테벤투라 최초의 성당이다. 프랑스 고딕식이다. 1593년 해적의 공격으로 파괴된 후 복원되었다. 종탑은 원형 그대로다.     

 
조그만 시골 동네 같은 역사적 도시 베탄쿠리아를 뒤로 하고 이제는 오르막 산길을 따라 남쪽으로 이동한다. 간간히 바람개비 같은 풍차가 눈에 띈다. 물을 퍼올리는 양수기 역할을 한다.

 
산 중턱에 전망대가 나온다. 해발 338미터에 있는 라스페니타스(Las Peñitas) 전망대다. 우뚝 솟은 봉우리는 해발 526미터인 라무다(La Muda)다.       
 
 

아래로 내려다 보니 이 섬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 펼쳐져 있다. 초목이 숲을 이루고 있다. 사막에 만나는 오아시스 같다. 지하로 흐르는 물이 이곳으로 모여들어 작은 호수를 이루고 있다. 1900년대 두 차례에 걸쳐 댐이 만들어졌다. 이날은 황토물이 고여 있다.

저수지를 보고 있는데 전망대 난간 밑에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이 보인다. 처음에는 한두 마리만 시야에 들어오더니 차츰차츰 바위와 움직이는 것의 색깔이 구별되자 엄청난 숫자로 여기저기에서 몰려온다. 

 

사하라, 모르코, 카나리아 제도 등에 분포되어 있는 바르바리땅다람쥐(Barbary ground squirrel)다. 아열대 또는 열대 지역의 건조 관목, 온대 초원 혹은 암반 지대에 서식하고 있다. 몸은 회갈색이나 적갈색을 띠고 꼬리는 검은색과 회색이다. 등에는 흰색 줄무늬가 있다. 굴 속에서 집단으로 모여 산다. 동물에게 먹이를 주지 말라는 안내문이 있음에도 사람들은 땅콩이나 해바라기씨 등 먹이를 준다. 이에 익숙해진 다람쥐들이 우리가 나타나자 기대감으로 다가온다. 안내문에 충실한 우리가 너무 야속하겠지...

고개를 향해 올라가니 정상에 또 다른 전망대가 우릴 맞이한다. 해발 426미터에 있는 리스코델라스페냐스(Mirador del Risco de las Peñas) 전망대다. 여기가 행정구역의 경계를 이룬다.  

 

산중턱 흰색 점선이 우리가 조금 전 올라온 도로다. 이 전망대 주위에도 엄청난 수의 다람쥐가 노닐고 있다.  

 
벼랑길 같은 가파란 산도로를 자전거로 타고 오다니...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다.  

 
저 멀리 높이 솟아 있는 세 봉우리 산이 보인다. 해발 690미터인 카르돈(Cardón) 산이다.

 
저 꼭대기에 한번 올라가고 싶다. 행여나 저기를 등산하려고 하는 사람이 있을까봐 여기 카르돈 등산 관련 안내 사이트를 알린다.    

 

 

 

다시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한다. 아름답고 매력적인 풍경을 지니고 있는 산악지대를 벗어나 우리가 도착한 곳은 남부 지방의 휴양지 코스타칼마(Costa Calma)다. 이름 그대로 "고요한 해변"이다. 한디아(Jandía) 반도의 시작점이다. 1970년대 관광휴양지로 개발되었다.  

 

유럽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해수욕장 중 하나인 소타벤토(Sotavento) 해수욕장이 코스타칼마 바로 옆에 있다. 특히 썰물 때 드러나는 황금빛 폭넓은 모래사장과 얕고 큼직한 석호가 소타벤토의 명성을 여실히 입증해 준다. 해수욕장은 남북으로 9킬로미터 뻗어 있고 해변 언덕은 주로 모래사막이다. 우리는

여기에 차를 세워놓고

해변으로 내려갔다.  

 
이 해수욕장이 무엇으로 유명한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 바로 서핑이다. 윈드서핑과 카이트서핑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린다. 경기뿐만 아니라 연습하는 데에도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서핑은 하지 못하니 대서양 바다에서 해수욕을 즐겨본다. 10월 하순 늦은 오후라 바닷물이 다소 차다.    

 

저녁 노을이 서서히 북동쪽 하늘을 장식하려고 할 때 즈음 우리는 코랄레호 숙소로 돌아오기 위해 FV-2 도로를 탄다.   

 

이날 일정에는 돌아오는 길에 아프리카 대륙 모로코에 제일 가까운 곳인

엔탈라다 등대

(Faro de la Entallada) 구경이 있었다. 시간이 부족해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이렇게 해서 섬의 북부 끝에서 남부까지 두루 둘러보았다. "좀 더 아침 일찍 출발했더라면 돌아오는 길에도 여러 명소를 볼 수 있었을 텐데"라고 식구 모두 무척 아쉬워했다. 푸에르테벤투라 일주를 강력 추천하고 싶다.


이상은 초유스의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가족 여행기 13편입니다.

초유스 가족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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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 주요 섬으로 이루어진 대서양 카나리아 제도는 1479년부터 스페인에 속해 있다. 아프리카 모르코에서 가장 가까운 곳은 약 100 km 떨어져 있다. 인구가 215만명인데 해마다 1천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온다. 주로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영국, 독일 등 북쪽에 위치한 나라에서 오는 사람들이다. 
카나리아 제도를 이루는 7개 주요 섬 중 하나인 푸에르테벤투라(Fuerteventura) 섬에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우리는 이 섬의 최북단에 위치한 휴양도시가 코랄레호(Corralejo)에서 묵었다. 동쪽 근교에 광활한 사막과 11 km의 부드러운 모래 해변이 있어 많은 휴양객들이 찾아온다. 또한 란사로테(Lanzarote) 섬으로 가는 항구다.           

일광욕과 해수욕에 푹 빠진 식구들은 별다른 관심이 없지만 코랄레호 해변에서 바라보이는 작은 섬이 늘 궁금하다. 머무는 동안 혼자라도 꼭 가봐야겠다는 마음이 생긴다.    

호수 같이 잔잔한 아침 바다에서 낚시하는 배 넘어 보이는 섬이 바로 로보스(isla de lobos) 섬이다. 6000-8000년 전에 형성된 화산섬이다. 코랄레호에서 2 km 거리에 있다. 섬 이름은 Lobos는 늑대라는 뜻이다. 여기서 늑대는 바다늑대 즉 지중해에 서식하고 있는 몽크물범, 수도사물범을 말한다.

로보스 섬에 우뚝 솟아 있는 산이 칼데라(Caldera) 산이다. 해발 127 m다.  얼핏 보니 그 형상이 중절모를 닮은 듯하다. 저 꼭대기에 빨리 올라가 사방을 두루 구경하고 싶다.

코랄레호 선착장에서 낮 시간에만 관광객을 위해서 

여객선

이 운영되고 있다. 하루 4-5편이 있다. 섬에서의 야영은 금지되어 있다. 코랄레호 출발 시각은 10:00, 11:00, 13:00, 14:00, 15:30이고 로보스에서 돌아오는 시각은 11:15, 14:15, 16:00, 17:00이다. 소요시간은 15분이고 왕복운임은 성인 16유로, 어린이(4-11) 8.50유로다. 선착장에서 로보스로 향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봤다.

로보스 선착장에서 내리니 주변에는 많은 요트들이 닻을 내리고 정박해 있다. 바닷속 풍경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해서다. 

 

섬으로 들어가자 흉상 하나가 나를 맞이한다. 호세피나 플라(Josefina Pla, 1903-1999)다. 1903년 로보스에서 태어난 파라과이 여류작가다. 인권과 남녀평등을 옹호하는 작품 활동으로 많은 상을 수상했다. 2003년 탄생 백주년을 맞아 이곳에 흉상이 세워졌다.      

방문객 안내소 앞에 몽크물범 두 마리가 누워서 쉬고 있다. 지중해 연안에만 서식하고 있는 이 물범은 모피 빛깔이 목 부위에서 달라지는 것이 마치 중세시대 유럽 수도사가 쓰는 고깔을 닮아서 몽크물범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한때 이 섬에서 대량으로 서식하던 몽크물범은 사람들의 무분별한 남획으로 사라졌다. 요즘은 이따금 보인다. 사진 속 두 마리는 조각상이다.    

면적이 약 5 평방킬로미터인 로보스 섬 전체가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식물군과 동물군(특히 조류)을 보호하기 위해 표시된 길로만 사람들이 다닐 수 있다. 칼데라 산정상까지 도보 소요시간은 49분이다.    

평평한 산정상으로 그 형상이 확연히 모자를 닮아 보인다. 

입구에서 조금 걸어 들어가자 비취색 석호가 눈앞에 펼쳐진다. 백사장이 있는 콘차 해수욕장(Playa de la Concha)이다. 군데군데 사람들이 일광욕이나 해수욕을 즐기고 있다. 

같이 배를 타고 온 사람들이 솔찬히 많았다. 그런데 어디론가 뿔뿔이 흩어져 자취조차 보이지 않는다. 마치 무인도에서 혼자된 느낌이다. 멀리 한 가족을 발견하자 발걸음이 조금 가벼워지는 듯하다. 혹시 목적지가 같을까...

낮은 언덕으로 둘러싸인 이곳은 바람 한점 없다.  

드디어 산어귀에 도착했다. 해발 127 m 높이다. 등선미가 완만해 보인다. 하지만 올라가보니 가파른 구간도 여러 곳에 있다. 뭐니해도 오른쪽에서 불어오는 해풍이 장난이 아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숲이 울창하게 우거지고 색색의 야생화가 향기를 뿜어내는 산에서의 등산보다는 훨씬 힘든다.

멀리서 보면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돌산으로 보이지만 직접 와서 보니 돌조각으로 뒤덮인 산에 여러 다육 식물(건조 기후나 모래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 잎이나 줄기 또는 뿌리에 물을 저장해 자라는 식물)이 자라고 있다. 이 작은 섬에 130개 이상의 다양한 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마침내 산정상에 도착했다. 아무도 없는 이곳에 갈매기 한 마리가 나를 반기는 듯하다.

이내 갈매기는 "나를 따라 내려와!"를 외치듯 산비탈 아래로 날아간다.  

칼데라 산의 서쪽 가파른 비탈이다. 그 아래에 아주 작은 만이 형성되어 있다. 근접성이 쉽지가 않다. 검은 자갈 대신에 하얀 모래가 해변을 장식하고 있다면 누군가 저기에서 일광욕을 즐기고 있을 법하다.  

이 비탈은 다양한 종류의 갈매기들의 집단 서식지이다. 

칼데라 산정상으로 올가가는 장면과 정상에서 바라보는 사방 풍경을 영상으로 담아봤다. 

127 m 산정상 표지석이다. 

밭처럼 가꾸어진 곳이 로보스 섬의 염전이다.

로보스 섬의 콘차 해수욕장이다.

바다 건너 보이는 광활한 사막과 기다란 해수욕장이 푸에르테벤투라의 대표적 관광명소다.

바다와 하늘의 다양한 파란색이 홀로 뙤약볕에 힘겹게 오른 보람을 느끼게 해준다. 이 아름답고 신비로운 경관에 산상소원을 빌지 않을 수 없다.

바다 건너편이 묵고 있는 코랄레호다.

이 순간 요트를 타는 것이 더 재미있을까?산정상에서 햇볕에 반짝이는 바다를 천천히 가로지른 요트를 구경하는 것이 더 재미있을까?

 

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엄청 강하다. 나무가 없으니 사진으로 이 강풍을 찍을 수가 없다. 하지만 돌벽이 이를 차단해 주고 있다.

돌틈 사이로 바다 건너 란사로테 섬이 보인다. 

란사로테는 카네리아 제도를 이루는 또 하나의 주요한 섬다.

로보스 북동 극점에 여전히 활동중인 등대가 있다. 1865년 세워졌다. 1960년대 자동화가 된 후 마지막 등대지기와 그의 가족이 이 섬을 떠났다. 현재 이 섬에는 상주하는 사람은 없다. 

내친 김에 푼토 마르티노(Punto Martino) 등대까지 가본다. 로보스 선착장에서 여기까지는 3.5 km 거리다.

로보스의 동쪽 부분은 식물이 비교적 많이 자라고 있다. 마치 습지에 온 듯하다.  

 

아라비아반도에서 사하라와 카나리아 제도까지 분포되어 있는 관목인 유포르비아(euphorbia balsamifera)다. 이 관목은 이웃 섬 란사로테의 식물 상징물이다. 2 m에서 5 m까지 자란다.

테트라에나 포타네시이(tetraena fontanesii)다. 마크로네시아와 북서 아프리카에 분포되어 있다. 팔마 섬을 제외한 모든 카나리아 제도에서 서식하고 있다. 생김새와 색깔이 특이하다. 햇볕에 노출되는 것에 따라 녹색에서부터 황색까지 다양한 색을 띠고 있다. 잎은 만지면 톡 터질 듯한 원통형이다.    

여기저기 낮은 오름이 즐비하다. 푸른 잔디 옷을 입고 있었더라면 경주의 신라 고분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졌을 수도 있겠다.  

바위 덩어리의 형상이 코알라나 아기곰을 떠올리게 한다.

한없이 아늑하고 한적하고 평화로운 곳이다. 금빛 모래사장에서 독서하면서 일광욕하다가 이따금 연한 비취색 바다에서 해수욕을 하다보면 세상사 모든 근심이 저절로 사라지겠다. 아쉽게도 코랄레호로 돌아갈 배을 타야 할 시간이 다가온다.       

로보스 섬이 속해 있는 행정구역이 강풍을 뜻하는 푸에르테벤추라다. 그래서 그런지 낮은 건물 모습이 쉽게 이해가 된다.   

4시간 동안 약 15 km를 거의 쉴 틈 없이 로보스 섬을 둘러본 후 선착장으로 돌아왔다. 몸은 몹시 지쳤지만 섬 전체를 도보로 일주하니 마음이 아주 뿌듯하다. 황량한 돌산, 모래색 산책로, 땅색과 크게 구별되지 않는 식물을 보고온 후라서 그런지 비취색 바다와 파란색 하늘이 더욱 돋보인다.    

코랄레호나 인근에서 여러 날 휴양하려는 사람들에게 로보스를 한번 방문하길 권한다. 가급적 첫 배를 타고 와서 섬 도보 일주를 한 후 석호에서 일광욕과 해수욕을 즐기는 것이 좋겠다. 반드시 물과 간식거리를 든든히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이상은 초유스의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가족 여행기 11편입니다.

초유스 가족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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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여행하기 힘든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란사로테 섬에 다녀온 초유스 가족여행 이야기이다. 란사로테에서 또 하나의 대표적인 볼거리는 바로 화산동굴에 만들어 놓은 환상적인 지하 공원 - 하메오스 델 아구아(Jameos del Agua)이다.

 

먼저 란사로테 관광개발에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스페인의 건축가이자 예술가인 세자르 만리케(Cesar Manrique, 1919-1992)이다. 그는 란사로테 아레시페(Arrecife)에서 태어났다. 스페인 내전(1936-1939) 때 프랑코 편에 서서 지원군으로 싸웠다. 페네리페 라라구나대학교에서 건축학을 공부하다가 중도에 그만두고 마드리드로 가서 예술학교를 마쳤다. 1964-1966년 미국 뉴욕에서 예술 활동을 했고, 그해 란사로테로 돌아왔다. 그가 고향에 돌아와서 만든 첫 예술 작품이 하메오스 델 아구아(1966년)이다.
약 4천년 전 코로나(Corona) 화산 분출로 인해 그 일대에 녹색동굴(Cueya de los Verdes)이 형성되었다. 이 용암동굴은 해수면 위로 6킬로미터 뻗어있고, 바다 가까이 쪽에서 해수면 아래로 1.5킬로미터 이어져 있다. 해수면 아래 동굴(대서양터널로 불림)에 위치한 곳이 하메오스 델 아구아이다. 이 대서양터널은 세계에서 가장 긴 바닷속 용암동굴이다.
하메오(jameo)는 원주민 언어로 동굴 속 큰 열림(구멍)을 뜻한다. 이는 화산가스 압력 증강으로 동굴 천장이 붕괴되어 형성된 것이다. 즉 노천동굴인 셈이다. 이곳에는 이런 열림이 3개 있다.
만리케가 이곳을 개발하고자 할 때 그의 계획을 미친 짓이라 사람들이 비난했다. 이런 천장에 구멍 뚫린 용암동굴에서 무엇을 만들 수 있을까라면 냉소적이었다. 하지만 그는 이에 굴하지 않고 자연과 예술을 잘 조화하고 융합시켜 독특한 문화 공간을 창출해내었다.

좁은 입구를 통해 계단을 따라 내려간다. 마치 중세 대성당 안으로 들어가는 기분이다. 어두컴컴한 부분을 통과하면 서서히 뚫린 천장에서 밝은 빛이 들어온다. 동굴 건너편에는 거꾸로 자라고 있는 듯한 야자수가 눈에 확 들어온다.

 

동굴을 지나 뒤돌아보면 그야말로 명경호수가 펼쳐져 있다. 바위 틈 사이로 바닷물이 들어와 형성한 자연호수이다. 물이 고요하고 맑다. 물밑이 훤해 손을 집어 넣어 바닥을 만지고 싶다. 그러다가 몸의 균형을 잃어 빠지게 되면 큰 낭패를 당할 수 있다. 물 깊이가 6-7미터나 되기 때문이다. 이 바다호수는 란사로테에서만 발견되는 고유종 하메이토스(jameitos)로 불리는 장님동굴게(blind albino cave crab)의 서식지이다. 이 게는 하메오스 델 아구아의 상징물이다.

 

안으로 들어간 용암 밑에는 자연스럽게 레스토랑이 자리잡고 있다. 또한 용암 사이나 용암 위에는 온갖 열대 식물이 자라고 있다. 마치 동굴이 아니라 식물원에 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관람 중 최고의 압권은 야자수 그림자가 드러워져 있는 오아시스다. 파아란 가을 하늘이 땅 속에 떨어져 있는 느낌을 준다. 금방이라도 뛰어들어 하늘과 땅이 하나된 환상적인 공간을 만끽하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사방이 거무스름한 용암 색상으로 인해 비취색은 더욱더 그 빛을 발휘한다.  

 

 

 

 

이 오아시스를 지나면 600석 규모의 동굴 연주회장이 나온다. 1987년에 개관되었다. 화요일과 토요일에 연주회가 열린다. 

 

 

지하에서 위로 올라오면 잘 가꾸어진 정원과 화산박물관이 마련되어 있다. 이날 용암 위에 뿌리를 뻗고 잘 자라오르고 있는 야자수 또한 정말 대단해 보인다.   

 

 

이날 관람한 하메오스 델 아구아 모습을 영상에 담아보았다.

이 하메오스 델 아구아를 세사르 만리케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이트 클럽"이라고 했고, 헐리우드 영화배우 리타 헤이워드(Rita Hayworth)는 "세계 8번째 불가사의"라고 했다. 이날 아내와 함께 관람을 하면서 푸른 초원과 산림이 전무한 이 화산섬의 용암동굴에 이런 절경을 만들어 놓은 예술가에 감탄하고 찬탄했다.

 

이상은 초유스의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가족 여행기 8편입니다. 

초유스 가족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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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한국에서는 여행하기 힘든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에 다녀온 초유스 가족여행의 이어지는 이야기이다. 푸에르테벤투라 섬의 코랄레호 해변에서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무엇이 돌아가는 소리가 바람따라 점검 크게 들렸다. 무엇일까 궁굼해 소리를 따라 가보았다.

 

소리의 진원지는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바람개비였다. 한 두 개가 아니라 나뭇가지마다 바람개비가 매달려 있었다. 바람개비를 만들어 놀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지명에 딱 어울리는 장식이라 더욱 눈길을 끌었다. 푸에르테벤투라(Fuerteventura)는 '강풍'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단독주택에 산다면 빈 플라스틱병을 모아서 바람개비나무를 만들고 싶다.


이상은 초유스의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가족 여행기 19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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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국, 뻐~꾹..."
새울음 소리를 들으면 손은 자동으로 주머니나 지갑 속으로 들어간다.
왜일까?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뻐꾸기 울음 소리를 들을 때 주머니나 지갑에 동전이 있어야 재운이 따른다고 믿는다. 리투아니아인 아내와 산책을 가다가 뻐꾸기 울음 소리가 나면 "빨리, 지갑이나 주머니에 동전이 있는지 확인해봐!"라고 말한다. 이것을 믿지 않지만 그래도 이제는 습관화되어버렸다.
이번 스페인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를 여행하면서 내 귀에는 분명히 뻐꾸기 울음 소리와 같은 새소리가 자주 들렸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소리에 밝은 아내는 이를 부정했다. 
그렇다면 무슨 새가 내 귀를 착각시켰을까? 
가장 많이 눈에 뛴 새이다. 몸은 연한 회갈색을 띠고 있고, 뒷목은 검은색 줄을 하고 있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염주비둘기이다. 도심의 비둘기처럼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았다.

 

어느 날 지척에 다가온 염주비둘기를 영상에 담아보았다.
 



염주비둘기의 울음 소리에 염주를 돌리면서 마음을 다스리는 것도 재운을 따르게 하는 한 방법일 수도 있겠다. ㅎㅎㅎ


이상은 초유스의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가족 여행기 17편입니다.

초유스 가족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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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란사로테 섬에 있는 포도밭은 세계에서도 찾기 힘들 정도로 특이하다. 이 섬에서 포도밭으로 유명한 지역이 게리아(La Geria)이다. 사방 천지가 숲이 하나도 없고 온통 화산암으로 이루어져 있는 이런 곳에 포도밭이 있다는 것 자체가 믿기지 않았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유럽 여러 나라에서 직접 본 포도밭과는 전혀 다르게 생겼다. 포도밭이 포도밭다워야 하는 데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정말 희귀했다. 지구가 아니라 다른 행성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여기엔 필히 어떤 까닭이 있고, 이런 포도밭을 일궈낸 주민들의 지혜가 숨어 있을 것이다. 도대체 어떤 독특한 모습을 지니고 있기에 서론이 이처럼 거창할까... ㅎㅎㅎ

 

포도나무가 웅덩이 속에 숨어 있을 뿐만 아니라 웅덩이에서 나오지 못하게 화산암으로 돌벽을 만들어 놓은 듯했다. 저지대뿐만 아니라 가파른 경사에도 계단식으로 포도밭이 거대한 장관으로 눈 앞에 펼쳐졌다. 

 

 

 

1730년에서 1736년까지 화산 분출로 인해 화산재가 이 지역의 비옥한 농토를 뒤덮었다. 시간이 지난 사람들은 이 재앙이 안겨준 혜택을 알게 되었다. 바로 천연 미네랄이 풍부한 화산재였다. 

 

18세기-19세기 이들은 화산재 층을 파내어 웅덩이를 만들어 그 밑에 포도나무 등을 재배하는 것이 생산성을 높여줄 것임을 알게 되었다. 이 지역의 포도밭 웅덩이는 지름이 약 5-8미터, 깊이가 2-3미터이다. 한 웅덩이에 보통 포도나무 2그루가 심어져 있다.   

 

 

 

란사로데는 1년에 비가 오는 날이 고작 18일이다. 건조해서 농사짓기에 적합하지 않다. 농업에 절대로 필요한 것이 물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물을 해결할까

이 점에서 화산재의 기능이 돋보인다. 구멍이 많은 입자로 되어 있는 화산재는 빗물과 이슬을 신속하게 밑으로 통과시키고, 뜨거운 햇빛이 비치는 낮에 수분 증발을 막아준다. 

 

 

그런데 왜 돌벽을 세웠을까?

란사로테는 무역풍이 상존한다. 반달 모양인 반원 돌벽은 특히 꽃봉우리를 맺은 포도나무를 강풍으로부터 보호해준다. 

 

 

포도나무 주종은 말바시아(Malvasia)와 무스카텔(Muscatel)이다. 포도수확은 유럽에서 가장 빠른 시기인 7월말이다. 수확은 모두 사람들이 직접 손으로 한다. 수확량은 헥타르당 1,500kg으로 스페인에서 가장 낮지만, 1그루당 25kg 포도가 생산된다. 19세기말부터 시작된 게리아 포도농원들은 연 포도주 30만병을 생산하고 있다.   

 

 

 

이 특이한 포도밭을 비롯해 란사로테 섬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극한 자연환경 속에서 체념하지 않고 이를 활용해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현장이었다

 

 

 

 

이날 스위트 포도주를 시음해보니 꿀을 많이 부운 듯이 무진장 달았다. 당도가 최고라는 안내자의 말이 떠올랐다. 이 대신에 세미스위트 한 병을 샀다. 호텔로 돌아와 대추야자수 옆에서 저녁노을을 즐기면서 가족과 함께 마시니 지상낙원이 따로 없었다.

 

 

이상은 초유스의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가족 여행기 7편입니다. 

초유스 가족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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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중 하나인 란사로테(Lazarote)에 있는 티만파야(Timanfaya) 국립공원에는 연료값 '0'인 레스토랑[관련글: 불이 필요 없는, 연료값 '0원'의 악마 레스토랑] 외에도 볼거리가 여러 있다. 이곳의 핵심은 1730년에서 1736년까지 화산 분출이 일어났지만, 지금도 지하 10여미터의 온도가 섭씨 100도에서 600도에 이른다.
이곳에 도착하면 여전히 화산이 살아있음을 체험할 수 있도록 국립공원 직원들이 세 가지 증명을 해보인다. 먼저 삽으로 땅 속에 있는 조각돌을 퍼내 관광객들의 손에 올린다. 지열을 느낄 수 있다. 선입견으로 사람들은 엄청 뜨거울 것이라 여겨 받지도 않는 채 털어버리려고 한다.
두 번째는 건초를 돌 구멍 사이로 넣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연기가 솔솔 피어나고 이내 시꺼먼 연기와 함께 이글거리는 붉은 태양을 연상시키는 불덩이가 솟아오른다. 마치 용암이 금방이라도 분출할 듯하다.

마지막 순서는 양동이 물을 땅 속으로 붓는다. 처음엔 물을 조금 붓는다. 수증기로 위로 피어오른다. 그리고 남은 양동이 물을 다 붓는다. 잠시 후 펑 소리를 내면서 물은 간헐천(間歇泉이 되어 지면 위로 치솟아오른다. 마치 어린 시절 골목길 뻥튀기의 펑 소리를 듣는 듯했다. * 간헐천: 뜨거운 암석층의 영향으로 증기의 압력에 의하여 지하수가 지면 위로 솟아오르는 온천.

 

이날 이 세 가지 증명을 아래 영상에 담아보았다.

  

또 하나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볼거리는 용암 들판과 분화구이다. 운행하는 버스를 타고 관람한다. 기괴하게 생긴 바위, 주글주글 주름 진 용암층, 어머어마하게 큰 분화구, 가파른 정상, 용암 터날, 아슬아슬한 고갯길... 최초의 우주비행사들이 달 착륙을 준비하도록 그들에게 보여준 사진이 이 용암 일대라고 한다. 이날 용암 들판 관람을 아래 동영상에 담았다.

이 란사로테 티만파야 국립공원 관광을 가자고 우긴 사람이 나였다. 점심을 포함한 전일 버스관광 가격이 45유로였다. 아내는 모래 해변에서 일광욕과 해수욕을 하면서 체내에 부족한 비타민D를 채우는 것이 좋겠다고 주장했다.

 

간헐천 분출, 용암 들판, 화산열 요리 레스토랑 등을 두루 구경한 아내의 한 마디가 이날 관광의 보람을 다 표현했다.

 

"오늘 당신 말 듣기를 정말 잘 했다."

 

이상은 초유스의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가족 여행기 5편입니다. 

초유스 가족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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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란사로테 섬에서 여행을 마치고 푸에르테벤투라 섬으로 이동해야 했다. 두 섬을 잇는 배를 탔다. 란사로테 섬 제일 남쪽에 있는 항구 도시가 플라야블랑카이다. 
운행 선박 회사는 두 개인데 Fred. Olsen과 Armas이다. 아르마스 배를 타기로 했다. 소요시간은 45분이다. 아직 시간이 남아 있어서 부두에서 요트 정박장을 거쳐 해변거리를 따라 산책을 했다.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것은 부두와 정박장의 바닷물이 참으로 깨끗했다. 작은 물고기부터 손바닥만한 물고기들이 때를 지어 여기저기서 노닐고 있었다.   

 

바닷물이 하도 맑아서 깊은 산 속 물고기 연못을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깨끗한 바닷물 속으로 손을 넣어 물고기 등을 쓰다듬고 싶은 충동마저 일었다. 

 

 

이상은 초유스의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가족 여행기 18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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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가족여행지로 카나리아 제도 란사로테(Lanzarote) 섬을 선택하면서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이 바로 악마 레스토랑이었다. 몇 해 전 인터넷을 통해 이 특이한 레스토랑을 접한 후 궁금증이 접한 후 궁금증이 이어져 왔다.     

 

* 티만파야 국립공원 불의 산에 위치한 악마 레스토랑 전경

 

이 레스토랑은 란사로테 남서부 지방에 위치하고 있는 티만파야(Timanfaya) 국립공원 내에 자리잡고 있다. 티만파야 국립공원은 51평방킬로미터의 면적으로 전부가 화산 토양으로 이루어져 있다. 세사르 만리케(Cesar Manrique, 1919-1992 건축가, 예술가)이 악마를 이 국립공원의 상징으로 정했다. 

* 티만파야 국립공원의 상징물 악마

 

왜 상징이 악마일까?가장 큰 규모의 화산 분출이 1730년에서 1736년까지 일어났다. 당시 주민들은 그러한 화산 분출의 위력을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이를 악마의 행위로 묘사했다. 
지금도 이곳에서는 화산 활동이 지속되고 있다. 지하 약 13미터 범위의 온도가 섭씨 100도에서 600도이다. 이를 쉽게 증명해주는 몇 가지 체험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악마 레스토랑의 요리이다.

 

보통 생산이나 고기를 구울 때 숯불이나 전기 등을 이용한다. 그런데 여기는 불이 따로 필요하지 않다. 우물처럼 만들어 놓은 곳 위에 큰 석쇠를 걸쳐놓다. 그리고 그 위에 고기를 얹은 작은 석쇠를 놓는다. 그러면 화산열에서 나오는 열기로 자연스럽게 고기가 구워진다. 요리 연료값이 '0'로인 레스토랑이다.
자연열을 이용한 요리 장면을 영상에 담아보았다. 

워험하다고 접근을 금지시킬 수 있는 곳에 이렇게 관광객들을 위한 부대시설을 설치해 관광명소로 만든 이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다. 티만파야 국립공원에서 지켜야 주의 사항 중 하나가 바로 표시된 경로를 절대로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어느 구덩이에 발이 빠져 이렇게 고기처럼 구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상은 초유스의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가족 여행기 6편입니다. 

초유스 가족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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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살고 있는 곳을 떠나 새로운 곳에 잠시라도 머문다는 것은 그 자체가 즐거움을 준다. 그곳에서 같거나 유사한 것을 찾아도 신기하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을 찾아도 신기하다. 이번에 우리 가족은 스페인령인 북아프리카 서쪽에 있는 대서양 카나리아 제도로 여행갔다. 
푸에르테벤투라(Fuerteventura) 섬에서 가장 큰 휴양도시인 코랄레호(Corralejo)에 일주일 동안 살았다. 코랄레호는 특히 모래언덕을 따라 길게 뻗어있는 에메랄드색 해변이 으뜸이다.

 

거주하는 도심에서 이 해변까지는 걸어서 4-5km이다. 대중교통이나 택시를 이용할 수 있지만, 나는 새로운 여행지에서는 무조건 걷는 것이 훨씬 더 많은 추억거리를 만든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어느 날 이 해변에서 돌아오는 길에 거리 담장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담장마다 한 곳에 네모난 설치물이 궁금증을 자아냈다. 무엇일까? 열려져 있는 설치물에 다가가보니 계량기였다. 수도 계량기와 전기 계량기가 담장 외벽에 설치되어 있었다.

 

"우와! 정말 좋은 생각이네!"
종종 수도, 전기, 가스 검침원과 관련한 뉴스를 접하게 된다. 검침원을 사칭해 집안으로 들어가 물건을 훔치거나 기타 몹쓸짓을 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만약 스페인 푸에르테벤투라 섬에서처럼 계량기를 건물 담장 외벽에 설치해놓는다면 이런 불법행위는 쉽게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검침원이 집안에 주인이 있든 없든 검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투아니아에는 전기 계량기는 공용복도에 있고, 가스와 전기 계량기는 집안에 있다. 예전에는 매달 검침원이 집안으로 들어와 검침해 사용료를 부과했다. 하지만 요즘은 거주자가 스스로 검침해 사용료를 은행이나 우체국에서 낸다. 
가끔 검침원이 불시에 찾아와 자기 검침 정확성 여부를 확인한다. 이때에도 우리는 경계심을 놓지 않는다. 자녀가 혼자 있을 때에는 어떤 검침원이 찾아오더라도 절대로 문을 주지 말고 "지금 부모님이 집에 없으니 다음에 오라고 해라"고 신신 당부한다. 
코랄레호에 산다면 굳이 이렇게 자녀에게 부탁할 필요가 없겠다. 참으로 좋은 생각이다.


이상은 초유스의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가족 여행기 16편입니다.

초유스 가족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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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에르테벤투라는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의 7개 섬들 중 하나로 가장 오래된 섬이다. 테네리페 섬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섬이다. 아프리카 해변에서 서쪽으로 80킬로미터 떨어져 있다. 면적은 1,660평방킬로미터이고, 인구는 7만5천명이다. 일명 “낙원의 섬”이다. 푸에르테벤투라는 강풍, 대모험 혹은 대행운을 의미한다. 2009년 유네스코가 생물권보호구(Biosphere reserve)로 지정했다. 

 

 

연중 맑은 날이 320일이다. 바닷물이 깨끗할 뿐만 아니라 수면온도가 겨울철엔 18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고, 여름철엔 22도이다. 푸에르트벤투라 연강우량은 147밀리미터로 10월에 가장 많이 비가 온다. 23일부터 이곳에 머물고 있는데 다행히 아직 비를 맞은 적이 없다. 

 

이 휴가지로 선택한 코랄레호는 이 섬에서 가장 큰 휴양도시이다. 란사로테 섬으로 가는 관문이다. 코라레호의 으뜸은 사막을 연상시키는 모래언덕이다. 24평방킬로미터의 이 모래언덕은 자연공원으로 지정되어 보호 받고 있다. 여기 모래의 생성은 사하라 사막과 거의 비슷한 시기이다. 차이점은 코랄레호 모래는 조개 껍질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바닷물 색깔이 아주 이국적이다. 

 

 

썰물 때 바닷속에 숨은 현무암이 검은 모습을 드러낸다. 7킬로미터 이어지는 모래 해변 곳곳에는 해수욕장이 자리잡고 있다. 그런데 있을 법한 해상안전요원이 없다. 해수욕 안전은 각자의 책임이다. 거센 파도에 밀려 해변가 바닷속 바위에 부딪칠 수도 있다. 이 또한 개개인의 유의사항이다.

 

이 모래언덕 해수욕장에서 가장 신기하게 다가오는 것은 다름 아닌 현무암 돌로 쌓아놓은 벽이었다. 요새의 성벽이나 어린 시절 동해안 해변에서 자주 본 군사시설인 해안초소를 딱 떠올리게 했다. 한 두 개가 아니라 해변을 따라 여기저기 세워져 있었다.

 

 

 

이 작은 현무암 돌벽의 용도는 무엇일까?

 

 

이날 해변에 놓아둔 옷이 바람에 날리는 것을 보니 그 용도를 알아내려고 굳이 애쓸 필요가 없었다. 바로 푸에르테벤투라가 뜻하는 대로 강풍으로부터 일광욕객들을 보호하고자 만든 것이다.

 

이 요새는 선점하는 사람이 임자다. 그런데 텅 비어 있는 요새들이 많았다. 사람들이 북적대지 않는 해변에서 바람 속 한적함을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이 현무암 요새에서 옷을 다 벗은 노부부 한 쌍이 서로 손 잡고 나와 바닷물 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여기가 일명 “낙원의 섬”인가……  


이상은 초유스의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가족 여행기 14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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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사람들의 1년 휴가일은 일반적으로 24일이다. 이를 한꺼번에 다 사용하지 않고 나누는 사람들이 많다. 여름철에 2주일, 겨울철에 2주일이다. 리투아니아 학교 교사들은 2달 정도 출근하지 않는다. 6월에 3달치 월급을 다 받는다. 이 목돈으로 휴가를 다녀오는데 도움이 된다. 물론 다 써버린다면 이어지는 달에는 허리를 졸라매면서 살아야 한다.
주변 친구들은 대개 해변을 찾아 남유럽 등지로 여름 휴가를 간다. 그런데 우리 가족은 여름철에 어디 가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리투아니아는 여름철이 시원하다. 그러니 이런 나라를 떠나 햇볕이 뜨거운 나라에 가서 고생해야 할까라는 의문에 가족 모두 동의하기 때문이다. 
우리 가족이 선호하는 휴가 시기는 10월말과 11월초이다. 특히 10월 초순부터 날씨는 일교차가 심하고. 춥다. 흐린 날도 많고, 비오는 날도 많다. 중앙난방 아파트 실내온도는 급격하게 떨어진다. 실내온도가 15-17도이다. 두꺼운 양말, 실내화 등이 필수이다. 이런 때 영상 20도의 나라는 꿈의 나라이다. 

 

올해 우리 가족이 선정한 휴가지는 스페인의 카나리아 제도이다. 2년 전 이곳의 그란크나리아 섬에서 휴가를 보냈는데 쾌청한 날씨와 적합한 온도가 무척 인상에 남아 올해도 이곳으로 정했다. 하지만 다른 섬이다.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이다. 
해외여행 준비 단계에서 가장 큰 화두는 짐이다. 무엇을 챙겨갈까... 여행자에게 가방의 무게는 가벼우면 가벼울수록 이동에 편리하다. 리투아니아는 겨울철에 접어들고 있지만, 여행지는 일년 내내 비슷한 여름철이라 얇은 옷을 챙기면 된다.
3벌 이상은 가져가지 않기로 했다. 읽을 책, 번역할 자료, 비상약, 노트북 등을 챙겼다. 카메라 등과 함께 다 넣으니 책가방 하나에 들어갔다. 옷은 잘 펴서 놓고 그 위에 양말을 얹었다. 둘둘 말아서 나중에 양말 안으로 속 집어넣었다. 이렇게 하니 옷의 피부가 무척 작아졌다.

 

 

 

오늘은 옷 짐을 간단히 싸는 법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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