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식당에 가지만 항상 고민스러운 일이 얼마 정도 팁을 놓으면 적당할까이다. 북동유럽 리투아니아에도 팁문화가 정착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종업원은 식당주로부터 최저 임금액을 받고, 손님으로부터 팁을 받는다. 손님에게 잘 해주어야 팁이 보다 더 많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종업원이 다 친절하라는 법은 없다.
음식값의 몇 퍼센트 정도가 팁이어야 한다는 사회적 동의는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 그래서 계산할 때 머리를 좀 더 오래 굴린다. 일단 음식값의 10%에서 종업원 친절도, 음식맛, 식당 분위기 등을 고려해 결정하곤 한다. 종종 내가 이것을 주면 종업원한테서 "저 동양인 정말 짠돌이네!"라는 소리를 듣지는 않을까도 생각해본다. 이 경우 팁은 약간 더 올라간다. 때론 정말 팁을 주고 싶지 않은 경우도 있다.
얼마 전 폴란드 웹사이트 조몬스터에서 화제가 된 사진이 있다. 말끔하게 다 먹은 접시 밑에 10달러짜리 팁이 있는 사진이다. 종업원이 이것을 보면 기분이 좋을 듯하다. 그런데 이 지폐를 뒤집어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진짜 돈이 아니라 복사한 것이다. 지폐 앞면에는 "몇 가지는 돈보다 더 좋다"라는 구절과 기독교 복음 구절이 적혀있다. [사진출처 image sour link]
이것을 받아본 종업원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물론 다양하겠다. 하지만 돈이 절실히 필요한 종업원에게는 이런 10달러보다는 진짜 1달러가 더 기쁨을 주지 않을까......
현대 사회에 돈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서는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 우리나라에서 한 때 "돈 많이 버세요"가 새해 덕답으로 유행하기도 했다. 리투아니아 사람들도 생일이나 새해 덕담으로 자주 많이 사용하는 단어가 "행복", "건강"과 더불어 "돈"이다.
돈은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기도 하고, 불행하게 해주기도 한다. 물론 보다 더 근본적인 것은 돈을 사용하는 사람의 마음 여하에 따라 행복과 불행이 좌우된다. 돈으로 인해 생기는 피해는 담배로 인한 피해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담배갑에는 흡연에 대한 경고문이 있어 흡연자에게 경각심을 불어일으킨다. 하지만 지폐에는 이런 경고문이 없다.
"흡연은 죽입니다", "흡연은 당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줍니다"라는 담배갑 경고문처럼 "돈은 죽입니다", "돈은 당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줍니다"라는 경고문이 지폐에 있으면 어떨까? 이탈리아 예술가 리카르도 피탈루가(Riccardo Pittaluga)가 이렇게 흡연 경고문처럼 돈 경고문을 아래 사진에 보듯이 넣었다.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 돈은 당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심각한 패해를 줍니다.
▲ 돈은 중독성이 아주 강하므로 시작하지 마십시오.
▲ 돈벌기는 정자를 손상시킬 수 있고, 다산을 감소시킵니다.
▲ 돈벌기를 중지하는 데 도움을 받으십시오. 의사나 약사와 상의하십시오.
▲ 돈은 죽입니다.
▲ 돈은 느리고 고통스러운 죽음을 부릅니다.
▲ 어린이를 보호하십시오. 그들이 당신의 돈을 사용하지 말도록 하십시오.
지폐에 이런 돈 경고문이 들어갈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 같지만, 있다면 담배 소비자가 금연을 생각해보듯 돈 사용자가 돈 선용(善用)을 한번쯤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듯하다. * 최근글:빨간 란제리女 헝가리 인구조사 홍보 톡톡히
어제 낮 아파트내 계단에서 지폐를 발견했다. 지폐의 액수가 제법 컸다. 100리타스였다. 한국돈으로 5만원이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일단 주웠다. 아파트 내에 있는 계단이니 잃은 사람은 이웃 사람이거나 손님일 것이다.
횡재라 생각하고 그냥 지갑에 넣을 수도 있지만, 주인을 찾아주기로 결심했다. 종이에 리투아니아어로 "어제 이 자리에서 발견한 잃어버린 물건"이라고 쓰고 전화번호를 넣었다. 붙이기 전 이 안내문을 두 딸에게 보여주었다. 기발한 생각이라면서 좋아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 가서 요가일래와 함께 붙여놓았다.
잠시 후 전화가 왔다. 어제 100리타스를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맞았다. 우리 아파트 현관문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알고보니 바로 아래층에 사는 청년이었다. 그는 100리타스를 가지고 쇼핑을 갔는데 계산하려고 보니 돈이 없었다고 한다. 그는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조금 후 다시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그 청년이었다. 그는 스페인산 Torres 꼬낙 한 병을 감사 선물로 주었다. 극구 사양했지만 끝내 받아야 했다. 횡재로 얻은 기쁨보다도 이렇게 주인을 찾아준 기쁨이 더 크다.
리투아니아 지폐는 10, 20, 50, 100, 200, 500리타스이다.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100리타스는 한국돈으로 5만원이다. 500리타스는 한국돈으로 25만원이다. 한국돈으로 100만원은 100리타스로 20개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자동차나 부동산 등 값이 많이 나가는 물건을 구입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뭉칫돈을 손가락으로 세는 일이 극히 드물다.
그래도 가끔은 지폐를 셀 일이 있으면 한국에서 하던 대로 센다. 바로 이 세는 방법이 주위 리투아니아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세는 방법에서 문화차이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돈뭉치를 왼손에 잡고 왼손 엄지로 돈을 밀면서 오른손 엄지와 검지로 돈을 센다. 이에 반해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보통 돈뭉치를 한 손에 잡고 다른 손으로 옮기면서 엄지와 검지로 센다.
이렇게 나라마다 돈 세는 법이 다르다. 같은 나라 사람이라도 개인의 선호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메타카페(metacafe.com)에 올라온 동영상에 따르면 세계 여러 나라들의 돈 세는 방법은 아래와 같다.
한국, 일본, 중국, 싱가포르는 위에 언급했듯이 한 손으로 돈뭉치를 잡고 엄지로 돈을 밀어내면서 다른 손 엄지와 검지로 돈을 센다(위 사진).
아프가니스탄, 이란, 인도, 타지키스탄 등은 돈뭉치를 길쭉하게 잡고 다른 손 엄지로 받치고 검지로 센다 (위 왼쪽 사진). 러시아, 폴란드, 몽고 등은 폭이 좁은 쪽으로 돈뭉치를 잡고 엄지로 받치고 검지로 센다(위 오른쪽 사진).
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파키스탄 등은 한 손으로 돈뭉치를 잡고 다른 손으로 한 장 한 장 떼어내어 바닥에 놓으면서 돈을 센다(위 왼쪽 사진).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쿠웨이트는 돈뭉치 한 쪽 끝부분을 잡고 다른 손 중지로 자기 몸쪽으로 끌어당기면서 돈을 센다(위 오른쪽 사진).
아프리카 나라들은 돈뭉치 한 쪽 끝부분을 잡고 다른 손의 엄지와 검지로 몸쪽 반대편으로 넘기면서 돈을 센다(위 왼쪽 사진). 미국, 캐나다, 영국 등은 한 손으로 돈뭉치를 잡고 이를 다른 손으로 옮기면서 돈을 센다(위 오른쪽 사진).
이처럼 세상은 넓고, 돈 세는 방법은 다양하다. 저렇게라도 세어볼 수 있는 뭉칫돈이라 있으면 좋으련만... 지폐가 고액이라 리투아니아에서는 그럴 일이 흔하지가 않다. 여러분은 어느 방법에 익숙해져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