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모음2008. 12. 9. 09:13

요즈음 같이 인지가 발달한 시대에 똑똑하기 그지없는 아이들이 빨간 옷을 입고 하얀 수염을 가진 산타 할아버지가 실제로 있다는 것을 얼마나 믿고 있는 지 궁금하다. 주위에 있는 리투아니아 아이들 대부분은 산타를 철석같이 믿으며, 이들은 산타에게 편지 쓰기에 한창이다. 아이들은 정성스럽게 쓴 편지를 우체통에 넣거나 크리스마스 트리 밑에 가지런히 놓아둔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산타의 눈썰매를 끄는 사슴이 하늘을 날 수가 없고, 집집마다 굴뚝으로 드나드는 산타의 옷이 저렇게 깨끗할 수가 없으며, 하루 밤사이에 모든 어린이의 집을 방문할 수 없음을 알게 된다.

여덟 살 다우그비다스는 산타의 존재에 대해 엄마에게 하도 물어대자 엄마는 그만 산타는 동화 속에 있는 인물이라고 실토하고 말았다. 이제 그는 지금까지 산타가 선물을 준 것이 아니라 엄마가 준 것이라고 알게 되었다. 또래 아이들이 산타에게 편지를 쓸 때 그는 어른이 된 듯 초연한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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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한 살 그레타는 몇 해 전 밤이 늦을 때까지 이불 속에서 잠자지 않은 채 산타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엄마가 방문을 살짝 열고 선물을 갖다 놓는 것을 목격했다. 그 뒤 그는 산타는 엄마가 꾸며낸 이야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 “세상에 믿을 사람은 한 사람도 없어요!”라고 외쳤다고 한다. 

여덟 살 마르티나는 어떤 아이는 산타를 믿고 어떤 아이는 믿지 않아 올해는 다소 심난한 듯했다. 그래도 할머니와 엄마가 끝까지 산타가 있다고 하니 선물을 받고 싶어 이번에도 정성스럽게 산타 할아버지에게 편지를 썼다.

“전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몹시 기다려요. 물론 할아버지도요. 모든 아이들이 할아버지에게 선물을 부탁해요. 그래서 저도 이렇게 선물을 부탁해요. 할아버지, 예쁜 반지와 귀걸이를 선물로 주세요. 저는 할아버지를 직접 만나고 싶어요. 할아버지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그리고 엄마가 제 귀를 뚫도록 해주세요.” 그녀는 편지 밑에 산타가 찾아 올 주소를 또렷하게 적었다. 

엄마가 주든 산타가 주든 아이들에겐 역시 선물 받는 기쁨이 더 중요할 것이겠지만 동화 같은 어린 시절의 추억을 갖게 해주는 것도 좋으리라 생각된다. 물론 아이들은 어른들에게 속았다는 생각도 들겠지만, 그래도 스스로 알게 될 때까지 산타의 존재를 비밀로 하는 것이 아이들의 동심에 부합되리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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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성탄절이 가까워지면 이렇게 생각하지만, 실제로 입을 다물기가 어렵다. 이왕 선물한다면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해주면 좋을 것 같아서 아이에게 직설적으로 묻게 된다. 이런 장면이 아내에게 들키거나 이런 물음이 막 입 밖에 나오는 것을 감지할 때 우리 부부는 한 동안 갈등과 냉전 심지어 언쟁까지 하게 된다.

산타에게 부탁하는 선물은 비밀이기 때문이다. 비밀이 지켜져야 소원이 이루어진다. 아빠가 미리 알고 해주었다면 그것은 아빠가 준 선물이지 산타가 준 선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즉 산타가 오지 않은 것은 아이에겐 엄청난 충격이다. 성탄절 선물을 아이가 꺼낼 때까지 아이는 부모가 그 선물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아이는 산타의 존재를 더욱 확신하게 되는 것이다.

산타 문화 속에 어린 시절을 보냈던 엄마와 산타 문화 속에 살지 않았던 아빠 사이엔 늘 이렇게 산타의 존재 유무를 밝힐 것인가 말 것인가를 놓아두고 일촉즉발의 갈등 속에 살고 있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8. 12. 5. 16:58

일년 중 리투아니아 아이들이 가장 기다리는 날은 무슨 날일까? 두 말 할 것도 없이 생일이다. 그리고 크리스마스이다.

한국 아이들은 새해 선물을 무척 기다리지만, 리투아니아 아이들에겐 따로 선물을 준비할 필요가 없다.크리스마스 선물과 새해 선물을 모두 준비해야 하는 부모들과는 달리 한시름을 놓을 수 있어 다행이다.

벌써 우리 집에도 크리스마스 트리를 설치해 밤에는 불을 밝힌다. 딸아이 요가일래는 조만간 산타 할아버지에게 편지를 써서 크리스마스 트리 밑에 놓을 생각에 깊이 빠져 있다.

어제 요가일래를 데리러 학교에 가보니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이 만든 다양한 크리스마스 트리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주로 전나무와 소나무 가지, 솔방울 등으로 만들어져 있다. 리투아니아 아이들이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증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사진 속에 담아보았다. 어때요? 아이들의 정성이 듬뿍 담긴 이 크리스마스 트리로 즐겁고 유익한 성탄절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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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글: 크리스마스 트리에 십자가가 없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8. 11. 30. 16:26

밤이 깊은 어둠의 바닥으로 점점 더 다가가고 있다. 오후 4시가 되면 벌써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리투아니아다. 하지만 시내 광장에는 해를 대신해 이 어둠 속에 빛을 내는 것이 있다. 바로 크리스마스 투리의 전등이다.

크리스마스 투리로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갓 베어낸 생생한 전나무를 여전히 선호하다. 매년 약 100만 그루의 전나무가 크리스마스 트리로 베어진다고 한다. 해마다 크리스마스 트리를 볼 때마다 성탄 축하를 위해 살아있는 수 많은 전나무가 생명을 잃게 되어 몹시 안타깝다. 그래서 우리 집은 생나무 전나무 대신 인조 전나무를 사용한다.

지난 해 빌뉴스 미술대학교 교정에 세워진 크리스마스 트리가 눈에 확 들어왔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피라미드 크리스마스 투리를 영상에 담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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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8. 11. 28. 07:47


밤이 깊은 어둠의 바닥으로 점점 더 다가가고 있다. 오후 4시가 되면 벌써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리투아니아다. 하지만 오는 29일(토요일)부터 빌뉴스 대성당 광장에 해를 대신해 빛을 내는 것이 있다. 바로 크리스마스 트리이다.

몇 해 전 서울시청 앞 광장에 세워진 거대한 크리스마스 트리의 꼭대기가 별이 아니라 붉은 십자가로 장식되어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 당시 십자가가 기독교의 상징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었다. 리투아니아의 크리스마스는 어느 특정 종교의 기념일을 넘어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축하하는 명절로 자리매김 되었다.   

리투아니아는 유럽에서 가장 늦게 기독교화가 된 나라 중 하나이다. 1387년 동부지역, 1413년 서부지역이 기독화가 되었다. 2005년 통계에 따르면 79%가 로마 가톨릭교도, 4.9%가 러시아 정교도, 1.9%가 신교도이다.

이렇게 다양한 종교 신자가 있는 리투아니아엔 11월 하순에서 1월 초순까지 시내 도처와 집집마다 크리스마스 트리가 불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아직껏 꼭대기가 십자가로 장식된 크리스마스 트리를 본 적이 없다.  

리투아니아 크리스마스 트리의 꼭대기는 천사, 눈 결정체, 태양, 별 등으로 다양하게 장식되어 있다. 리투아니아의 대표적인 크리스마스 트리 모습을 동영상과 사진으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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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빌뉴스 대성당 광장 - 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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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빌뉴스 로투쉐 광장 - 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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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우나스 로투쉐 광장 - 눈결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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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우나스 라이스베 거리 - 눈결정체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8. 11. 18. 14:21

이번 주 리투아니아 곳곳에서 크리스마스 트리 설치 작업이 이루어진다. 크리스마스 트리 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바로 빌뉴스 시내 중심가 대성당 광장에 매년 세워진다. 높이가 25미터에 이르고, 1500여개의 전구가 매달린다. 이를 시작으로 하나 둘씩 일반 가정에도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한다.

사람들은 갓 베어낸 생생한 전나무를 여전히 선호하다. 매년 약 100만 그루의 전나무가 크리스마스 트리로 베어진다고 한다. 해마다 크리스마스 트리를 볼 때마다 성탄 축하를 위해 살아있는 수 많은 전나무가 생명을 잃게 되어 몹시 안타깝다. 예쁜 장식과 반짝이는 전등을 감탄하느라 전나무의 못다 한 생명을 잊어버리곤 한다. 올해는 이 아름다움의 밑그림이 된 전나무를 더 많이 생각해야겠다.

지난 해 빌뉴스 대성당 광장에 설치되고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영상에 담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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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