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0. 1. 4.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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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1일부터 어제 1월 3일까지 리투아니아는 긴 새해 휴가를 보냈다. 친구를 집으로 초대하거나 혹은 초대를 받아 함께 시간을 보냈다.

어제 아내의 친척이 우리를 초대했다. 빌뉴스 교외에 있는 단독주택에 살고 있다. 영하 17도의 날씨였지만 해가 빛났다. 옷을 따뜻하게 입고 산책을 하면서 비타민D를 흡수하자는데 의견이 일치해 초대에 응하기로 했다. 친척이 남편과 함께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우리 식구는 일광과 산책을 즐겼다.

돌아온 후 사우나가 기다렸다. 사우나를 마치고 나오는데 또 다른 손님 두 명이 왔다. 키가 크고 뚱뚱하고 조금 험상궂게 생긴 남자와 정반대의 모습을 한 여자였다. 통성명을 하면서 알게 된 이 남자는 미국인 출신이고 지금은 영국에서 살고 있는 영화배우이다. 그의 이름은Sam Douglas(샘 더글라스)이다.

"일본 사람, 한국 사람?" 그가 물었다.
"한국 사람"이라고 답하자
"내가 밥을 아주 좋아한다. 한국산 밥통을 사서 아주 잘 사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 샘이 출연한 "The Tonto Woman"은 아카데미 단편영화상 후보로 올랐다.

그가 출연한 영화를 물으니 그는 유튜브에 올라온 80회 2008년 아카데미 단편영화상 후보에 올랐던 'The Tonto Wwoman"를 알려주었다. 그가 출연한 영화 중 기억에 나는 것은 바로 '향수'(Perfume)이다. 생선 비린내가 진동하는 프랑스의 한 시장에 태어난 장 바스티트가  발달된 후각으로 여인들의 향을 유리병 안에 담으려고 하는 영화이다. 이 영화 서두에서 바스티트를 사서 가죽공장에 일하게 하는 덩치 큰 사람이 바로 어제 만난 샘(Sam)이다.


▲ "향수" 2분 46초에 등장하는 험상궂은 배우가 어제 만난 샘(Sam)이다.

2010년 상반기 북미 발매 예정인 'Heavy Rain'(폭우)에도 출연했다고 한다. 영화 속에 무시무시하게 생긴 그를 직접 만나보니 맥주 좋아하는 순박한 이웃집 아저씨가 같은 사람이었다. 쉴새없이 자신의 아시아 여행담을 이야기해주는 그에게서 영화 속 이미지를 찾기란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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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향수'에 출연한 샘과 함께 기념촬영한 딸아이 요가일래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이렇게 영화 속 배우를 만나게 될 줄이야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어떻게? 친척이 2년 전 여자친구와 함께 인도를 여행했다. 그때 샘도 혼자 인도를 여행하고 있던 중이었다. 이때 만난 인연으로 샘과 여자친구는 연인이 되었고, 그는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맞아 빌뉴스를 오게 되었다. 샘이 출연한 영화를 다시 본다면 느낌이 새로울 것 같다.

* 최근글: 외국에서 한인들의 정겨운 새해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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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