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1. 1. 8. 06:51

어제 낮 동안 내내 눈이 내렸다. 저녁 무렵에야 눈이 그치고 날씨가 포근해졌다. 하루 종일 집에 있던 아내가 시내 산책겸 가게 둘러보기를 제안했다. 그렇게 해서 아내와 함께 둘이서 혹시나 딸아이에게 사줄 옷이나 신발이 있을까하고 빌뉴스 중심가 상점을 둘러보았다. 늘 그렇듯이 이날도 마땅한 것을 찾지 못했다.

집에는 고3인 큰 딸과 작은 딸이 있었다. 현관문을 들어와 침실로 들어가려고 하는 데 티스토리 달력이 붙여져 있었다. 이 달력은 지금껏 화장실 안쪽 문에 붙여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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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한국에서 티스토리 책상달력과 12달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달력을 각각 받았다. 책상달력은 그 용도처럼 책상 위에 놓았다. 다른 달력을 어디에 붙일까 고민하다 화장실 문 안쪽에 붙였다. 볼 일을 보면서 멍하니 문만 쳐다보는 것보다는 달력을 바라보면서 일년을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왜 이 달력이 침실 문에 있지?"
"언니가 했어."
"왜?"
"화장실에 가봐."

화장실 문에는 내가 붙인 달력 대신 영어 단어들이 나열된 종이 네 장이 붙여져 있었다. 딸이 화장실에서 있으면서 영어 단어 공부를 할 생각으로 붙여 놓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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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에 붙여 놓으면 아주 잠깐이라 별 효과가 없어."
라고 딸은 화장실에 붙여 놓아야 할 이유를 설명했다. 그렇다면 기꺼이 고3 딸에게 내가 양보해야지......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