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모음2011. 5. 11. 07:11

북동유럽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대개 훈제한 고기를 즐겨 먹는다. 훈제 소시지는 아침식사 때 빵과 함께 먹고, 훈제 삼겹살은 보드카 안주나 양배추국을 끓일 때 사용한다.

고기를 프라이팬에 구울 때 완전히 익을 때까지 충분히 굽는다. 우리 집 경우는 더 자주 삶아서 먹는다. 살짝 구웠다가 삶기도 한다.

10여년 전 리투아니아에 처음 정착할 무렵 시장 고기매장에 가보니 구워먹으면 아주 좋을 돼지 삼결살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사서 집에 와서 직접 요리를 했다.

그런데 리투아니아인 아내는 먹기를 꺼려했다.

"그렇게 짧은 시간에 후닥 구은 고기는 설익어서 먹을 수가 없어!"

설익어 못먹겠다는 아내는 더 구을 것을 부탁했다. 표면이 누렇게 변한 고기는 이제는 딱딱해서 먹기가 불편했다. 이렇게 아내는 처음엔 삼겹살을 거의 먹지를 않았다. 

하지만 언젠가 갓 구운 몰랑몰랑한 삼겹살을 몇 점 용기내어 먹어보더니 그 맛에 푹 빠져버렸다. 지금은 아내가 나보다 더 삼겹살을 좋아한다. 아이들도 즐겨 먹는다. 이제 삼겹살은 리투아니아 현지인들을 초대했을 때 대접하는 우리 집의 특식이 되어버렸다.     
  
아래 사진은 일전에 빌뉴스 '수라' 식당에서 한인들이 모여 삼결살 잔치 모습을 담고 있다.  


이날 모임에서 돌아온 후 아내는 삼겹살이 정말 맛있다고 하면서 제안했다.
"리투아니아 친구들을 초대해서 '수라'에서 삼겹살 잔치 한번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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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