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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일은 유럽 사람들에게 각별한 날이다. 많은 나라들이 이날을 국경일로 정해놓았다. 이날은 "모든 성인의 날"의 날이고, 다음날은 "망자의 날"이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1일과 2일을 구별하지 않고 일반적으로 ‘벨리네스’라 부른다. ‘벨레’는 영혼, ‘벨리네스’는 ‘죽은 사람을 추모하는 날’을 뜻한다.
죽은 사람 영혼을 추모하는 이 풍습은 고대로부터 내려왔는데, 죽은 이들의 영혼이 특정 시점에 사후 세계를 떠나 가족을 방문하러 돌아온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틀 동안 일가 친척의 묘를 두루 방문한다.
* 11월 1일 낮(왼쪽 사진)과 밤(오른쪽 사진)
우리의 추석을 떠올리게 한다. 사람들은 미리 시간을 내서 부모나 조상의 묘를 찾아서 정성껏 꽃단장을 하고 말끔하게 정리한다. 11월 1일 다시 묘를 찾아 촛불을 밝히면서 추모하고 염원한다.
* 11월 1일 묘지는 불야성을 이룬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슬픈 망자의 날을 보냈다. 지난해 연말 처제가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맞는 망자의 날이었다. 가장 슬픔에 복바치는 사람 중 한 사람이 바로 장모님이시다.
이날은 거의 대부분 사람들이 조상의 묘가 있는 고향을 찾는다. 일년 중 가장 도로가 막히는 날이기도 하다. 우리 가족도 예외없이 장모님이 살고 계시는 지방 도시를 찾았다.
장모님은 고인이 된 딸을 못잊어 여전히 눈물로 세월을 보내신다. 거실에는 딸의 영정을 놓고 늘 촛불을 밝히면서 추모하고 있다. 이날도 장모님은 수시로 눈물을 훌쩍였다. 딸아이도 함께 있었다.
"너무 오랫동안 슬퍼서 우는 것은 좀 그렇다."
"나도 그래. 좋은 데 갔는데 울면 안 되지."
"그래. 나중에 아빠가 나이가 정말 많아서 죽으면 너는 울지 말고 웃어라. 아빠가 세상의 힘듬을 버리고 편안하게 쉬러가는데 울면 안 되잖아."
"알았어. 그런데 죽는다고 하면 안 되잖아. 돌아간다라고 해야지."
"맞다."
어릴 때부터 딸아이에게 가르친 효과가 나타났다.
"동물은 죽는다. 사람은 돌아간다. 살고있는 모든 것은 때가 되면 사라진다."
며칠 전 친척집 개가 나이가 너무 많아 안락사 당했다. 친척 식구 모두 아직도 힘들어 한다. 슬퍼는 하지만 그 슬픔에 완전히 빠져 자기 건강을 훼손하거나 해오던 일을 할 수 없을 정도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리 집 애완동물은 햄스터이다. 수명이 있으니, 그때를 위해 보내는 마음 훈련을 종종 딸아이에게 티가 나지 않게 시키고 있다.
'좋은 데 갔는데 울면 안 되지"라는 말을 상기시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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