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2. 9. 6. 05:13

지난 8월 23일 라트비아 수도 리가에 머물렀다. 저녁식사를 하고 구시가지로 향하는 데 <자유의 상>에서 노랫소리가 울러퍼졌다. 무슨 일인가 궁금했다.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국기를 들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1939년 8월 23일(독소불가침조약), 1987년 8월 23일(빌뉴스에서 첫 반소련 시위), 1989년 8월 23일(발트 3국 인간띠)이 떠올랐다.


1939년 소련 외무장관 몰로토프와 독일 외무장관 리벤트로프는 독소불가침조약을 체결하면서 이면에 에스토니아와 라트비아는 소련이 차지하고, 리투아니아는 독일이 차지하는 데 서명했다. 바로 이로 인해 발트 3국이 반세기 동안 소련의 점령을 받게 되었다. 발트 3국은 이 조약의 불법성과 부당성을 주장하면서 1987년과 1989년 8월 23일 대대적인 반소련 항의 시위를 펼쳤다.


이날 여기저기에서 사람들이 행사장의 모습을 자신의 카메라에 담았다. 이들 중 아주 인상적인 사람을 지켜보게 되었다. 한 사람이 다가오더니 서슴치 않고 덥석 땅바닥에 엎드렸다. 



이 사람은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이렇게 주위의 시선이나 자신의 옷을 아랑곳하지 않아야 함을 잘 보여주고 있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