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에서 30년 사는 동안 이번 겨울처럼 따뜻한 겨울은 없었다. 북유럽 리투아니아에서 가장 낮은 온도는 1956년 2월 1일 우태나(Utena)에서 기록된 영하 42.9도다. 가장 낮은 월평균 온도는 1987년 1월 영하 16.4도다. 2020년 2월 2일 빌뉴스 낮 온도는 영상 8도다.
보통 리투아니아는 12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눈이 쌓여 있다. 남서부 지방은 연중 약 65일정도, 동부 지방은 연중 약 100일 이상 눈으로 덮혀 있다.
그런데 이번 겨울은 지금껏 제대로 내린 눈이 한 번도 없었다. 거의 대부분 낮 온도는 영상이고 자주 봄비 같은 비가 내렸다. 아스팔트에 고인 빗물에 비친 앙상한 나무가 이번 겨울의 날씨를 말해주고 있다.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가 그야말로 실제다.
겨울철에도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도심 인근에 있는 묘지를 흔히 방문한다. 생화가 가득한 여름철 묘지는 꽃공원을 연상시킨다. 겨울철에는 조화가 생화를 대신하고 있다.
시들어버린 생화 둘레에 깔린 하얀색 돌이 마치 꽃잎처럼 보인다.
생화는 모두 다 시들어버렸는데 유독 생기 가득하게 피어있는 꽃이 있다. 바로 히스꽃이다. 히스(heath)는 진달랫과 에리가속에 속하는 소관목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이곳에 자라는 히스꽃은 주로 칼루나 불가리스(calluna vulgaris)다.
분홍색, 하얀색, 노란색 등 여러 색깔의 꽃을 피운다. 소코트랜드 사람들은 하얀색 히스꽃이 행운을 가져다준다고 믿는다.
양지 바른 곳이나 약간 그늘진 산성 토양에서 잘 자란다. 이곳에서는 건조한 소나무나 자작나무 숲, 습지 등에서 많이 자란다.
특히 어두운 색과 쓴 맛을 가지고 있는 히스꿀은 상대적으로 값이 비싸다. 신장, 방광 및 전립선 질환을 치료하는데 사용된다.
근래부터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묘에 이 히스꽃을 많이 심고 있다. 특히 눈이 없는 겨울철에 싱싱하게 꽃을 피워 묘를 지키고 있는 히스꽃이 돋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