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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5일은 아직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이었다. 유럽항공사 중 비행시간이 짧은 핀에어(Finnair)를 타고 인천으로 향했다. 헬싱키를 출발해 시베리아, 몽골 그리고 중국 영공을 거쳐 인천에 도착하는데 8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아래 영상은 2월 15일 헬싱키 공항 인천행과 도쿄행 탑승장 모습이다.
그런데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유럽연합은 러시아 항공사의 유럽연합 영공 진입을 금지했다. 이에 대응하여 러시아도 유럽항공사를 대상으로 러시아 영공을 폐쇄했다.
3월 9일 출국인데 항공사에서 비행기가 취소되었다고 알려준다. 이어 3월 16일로 연기했는데 이 비행기마저 취소되었다고 알려준다. 다행히 3월 27일 비행기는 예정대로 출발하게 되었다.
핀에어 항공사는 인천에서 밤 9시 45분에 출발해 헬싱키에 새벽 5시 30분에 도착한다고 알려준다. 총 비행시간이 13시간 45분이다라는 정보만 알려주고 비행노선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메일내용에 따로 없다.
인천을 출발해 시베리아 상공을 거쳐 헬싱키에 도착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보통 9시간이다. 그런데 비행기 소요시간이 14시간이니 평소보다 5시간이 더 길다.
과연 어디로 해서 갈까 궁금하다.
러시아 영공 폐쇄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으니
남쪽노선 즉 중국, 카자흐스탄, 터키, 폴란드, 발트 3국 상공을 거쳐 헬싱키로 갈까?
아니면 1990년 유럽을 갈 때 경험한 북극항로로 갈까?
에어버스 350-900 비행기는 좌석이 텅텅 비어있다.
모두들 편하게 침대비행기를 타고있는 듯하다.
인천에서 이륙한 비행기는 서해로 향하지 않고 곧장 동해로 향한다. 안내방송에서는 스크린에 나타나는 항로와 실제 항로가 다를 수 있으니 자세한 항로에 대해 궁금한 사람은 승무원에게 문의하라고 한다.
밑으로 한강과 다리들 그리고 서울의 야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비행기는 어느새 설악산을 넘어 강릉과 속초의 야경을 보여준다.
스크린 항로와 실제 항로가 다르지 않는데 왜 안내방송을 그렇게 했을까 궁금해진다.
동해, 일본 영공을 거쳐 비행기는 알래스카로 향한다. 베링해렵을 통과해 북극해로 날아가고 있다.
여러 곳에서 난기류를 만난다. 의자탁자 위에 놓인 음료수 컵을 잡아야 할 정도다.
북극점 상공을 지나자 승무원들이 증서를 하나씩 나눠준다.
북극점 상공을 통과했다라는 기념증서다.
언제 다시 이런 비행을 할 수 있을까?!
이날 비행기표와 이 북극항로 증서를 기념삼아 오래 보관해야겠다.
비행 소요시간은 예정보다 1시간이 더 빠른 12시간 30분이다.
북극여행이라는 추억보다는 하루속히 유럽연합과 러시아 영공이 재개되길 바라는 마음이 더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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