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모음2008. 12. 10. 16:51

인구 60여만명의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선 중국식당이 50여개, 일본식당이 10여개가 있지만, 한국식당은 아직 없다.

몇 해 전 부다페스트에서 김치가 그리워 한번 시내 중심가에 있는 한국식당에 갔다. 그곳에서 된장찌개를 시켰다. 흔히들 한국요리는 반찬요리라 말한다. 상위에 있는 크고 작은 수십 가지의 반찬들이 외국인들에게는 거의 환상적이다.

하지만 그때 들른 한국 식당은 반찬에는 김치도 없고 단지 깍두기와 계란찜 그리고 시금치무침이 전부였다. 가격도 중국식당에서 먹는 것보다 훨씬 비쌌다. 그 후 다소 기름기가 있지만 푸짐하고 가격도 괜찮은 중국식당을 선호한다. 

언젠가 요리하기를 좋아하는 폴란드 친구 라덱이 한국요리를 한 번 해보고 싶어도 한국요리를 소개한 책을 쉽게 구할 수 없어 아쉽다는 말을 했다. 그는 한국보다 작은 나라들의 요리도 소개되는 데 왜 오랜 요리문화를 가졌으면서도 김치를 비롯한 불고기, 삼계탕 등 아직 세계에 널리 알려져 않고 있는 지에 물음을 제기했다.

그가 가지고 있는 요리 책 몇 권을 살펴보았다. Ho Chee-Ming이가 쓴 총 192쪽 칼라 요리책 “아시아 요리(Kuchnia Azjatycka)”에는 일본,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인도 요리만이 소개되어 있다.

Annette Wolter와 Christian Teubner가 쓴 총 381쪽 “세계특별요리(Specjanos'ci kuchni s'wiatowej)”에는 전세계 400가지의 특별요리가 소개되어 있다. 이 책의 아시아편에는 인도, 스리랑카, 미얀마,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인도네시아, 중국, 일본 요리만이 소개되어 있다.

Barbara Rias-Bucher가 지은 총 704쪽 칼라 “좋은 요리 큰 책(Wielka Ksie,ga Dobrej kuchni)”에는 전 세계 1,000가지의 다양한 요리가 소개되어 있다. 여기에도 한국요리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도 없다.

이렇게 책장을 넘기면서 한국요리 세계화의 첩경 중 하나는 바로 여러 나라말로 한국요리책이 번역되는 것이라고 느꼈다. 

한국에서 가져와 해먹는 미역국은 이곳 사람들도 아주 좋아한다. 그리고 김도 좋아한다. 매운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김치는 대환영이다. 불고기, 삼계탕 등을 먹어본 사람들은 그 맛에 녹아난다.   

한국의 대표적 요리들이 여러 나라말로 많이 번역되어 한국식당에서뿐만 아니라 이곳의 일반가정에서도 한국요리를 쉽게 해먹는 그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해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살다보니 김치 전도사가 되어버린 요리무식의 초유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