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모음2009. 9. 14. 08:31

요즘 리투아니아에는 이색 부동산 매매가 뜨고 있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바로 아파트 전체를 매매하는 것이 아니라 아파트에 속해 있는 방 하나만을 따로 매매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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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거래로 방이 3개인 아파트의 방 하나를 한국돈으로 3000만원에 급하게 판매한다라는 광고

이 방법은 지금의 경제불황에 새롭게 등장한 매매법이 아니라 과거부터 행해져 내려오는 것이다. 과거에는 거래가 극히 드물었으나, 최근 들어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리투아니아에는 한국식 전세가 없다. 모두가 월세이다. 경제불황에 대출이나 큰 금액으로 아파트 전체를 살 형편은 되지 못한다. 그렇다고 월세만으로 계속 살기엔 불안하고 돈을 모을 수가 없다. 비록 공동이라도 자기만의 방을 소유하고자 하는 사람이 생겨났다.

참고로 2009년 2/4분기 빌뉴스의 평균 아파트 가격은 1평방미터당 4300리타스(약 215만원)이다. 한국돈으로 평당으로 계산하면 1평당 7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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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때 높은 경제성장의 상징이었던 아파트 건설 붐

한편 경제불황으로 은행대출을 갚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이 생겼다. 폭락한 가격에 아파트 전체를 팔기엔 너무 아깝다. 그러므로 아파트 일부를 팔아서 현금을 확보하는 것도 나쁘지 않는 방법이다. 혹은 불필요한 방을 팔아 아파트 관리비를 줄이고자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므로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이런 형태의 부동산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부엌과 화장실 등 공동으로 사용해야 하고, 사생활이 제대로 보호되지 않는 점 등으로 이 부동상 매매법이 지속적으로 각광을 받을지는 의문이다.  

* 관련글: 아파트 게시판에 붙은 불황의 증거물
               아파트 하나에 현관문이 두 개인 까닭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9. 4. 13. 11:04

6월부터 서울 택시 기본요금 500원 인상되고, 또한 지방에서도 곧 택시요금이 인상된다는 소식을 접했다. 같이 경제불황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 요금인상으로, 반면 리투아니아는 요금인하로 불황을 타개하고자 한다. 쉽게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불황이라는 장벽 앞에 서로 반대되는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

리투아니아 택시들의 요금인하에 대해서는 "버스비보다 더 싸져버린 택시비" 글에서 이미 다루었다. 오늘은 학생 고객 유치로 불황타개를 시도하는 택시회사에 대해 쓰고자 한다.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북서쪽으로 약 15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파네베지스 도시에선 요즘 학생들이 택시회사 명함을 받아오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이유인즉 이 지역의 한 택시회사가 학생 고객 유치에 나섰기 때문이다.

명함엔 이렇게 써져 있다:
     여러분 자녀의 안전은 우리에게 맡기세요.
     싸게  태워 가고 태워 오겠습니다.
     시간과 돈을 절약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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례투보스 리타스 보도에 따르면 이 택시회사는 다른 외국의 나라들에 비해 리투아니아 부모들은 아직 학생의 안전 통학에 별 다른 관심이 없음을 환기시키고 있다. 학교와 학부모들은 만약 비싸지 않다면 이 택시회사의 새로운 서비스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가까운 곳에 살고 있는 학생들이 함께 택시로 학교에 가고, 또 집으로 돌아온다면 택시비용은 더 싸질 것이다. 학생들의 안전통학과 택시회사의 손님확보가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고 있다. 경제불황에 요금인상만이 능사가 아님을  입증해주길 바란다.    

* 관련글:
               - 버스비보다 더 싸져버린 택시비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9. 4. 11. 15:36

어제 물건을 차에 싣기 위해 자동차 트렁크 문을 열려고 했다.
중앙잠금장치로 트렁크 문을 연다. 평소 버튼을 쳐다보지 않고 눌러서 연다.

그런데 어제는 버튼 촉감이 이상했다. 열쇠가 들어가는 부분이 거칠었다.
안경을 벗고 자세히 쳐다보니 지난 밤 누군가 트렁크 문을
강제로 열려고 시도한 흔적이 역력했다.

1990년대 초 동유럽 대부분 나라의 친구들을 방문했다.
그때 아파트 앞에 차를 세워놓은 친구들은
자동차 앞유리 와이퍼와 카세트 플레이어를 꺼내 집으로 가져갔다.
이유는 간단하다. 도둑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그 후 몇 년이 지나자 와이퍼는 놓아두고 카세트 플레이어만 꺼냈다.
이점에 대해서는 경제성장에 따른 소득향상이 기여했다.
우리차도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플레이어를 꺼내서 트렁크에 놓곤 했다.
그러던 것이 2000년대 중반에 들어서자 도둑 예방을 위해
와이퍼나 플레이어를 꺼내는 사람들을 주위에서 보지를 못했다.  
모두가 일자리가 있고 소득이 있으니
굳이 이런 것을 훔쳐 한 끼를 해결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하지만 미국발 금융위기로 세계경제가 휘청거리고
드디어 그 여파가 우리집 차 트렁크까지 엄습해 오고 있다.
자동차 도둑 뿐만 아니라 부품 좀도둑들이 다시 활개를 치고 있다.

트렁크엔 비상용 디젤 5리터, 자동차 밧데리 점프선, 소형 소화기,
타이어 교체 장비 등등 여러 끼를 쉽게 해결해 줄 수 있는 것들이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열기를 시도하다 열지를 못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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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 현재 유럽연합 평균실업률은 7.6%이다.
리투아니아 9.8%, 라트비아 12.3%, 에스토니아 8.6%이다.
가장 낮은 나라인 네덜란드는 2.8%이고, 오스트리아는 4%이다.

이런 좀도둑으로 살아가지 않아도 되도록
경제가 다시 호황의 길로 가기를 간곡히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9. 4. 8. 16:41

리투아니아 자동차 등록소에 따르면 2009년 1/4분기에 등록된 신차 승용차는 모두 2,284대이다. 지난 해 같은 기간 동안 등록된 신차는 7,854대이다. 지난 2009년 3월에 771대가 등록되었고, 이는 2008년 3월에 등록된 2,534대에 비해 무려 70%나 격감된 것이다. 이 통계가 현재의 경제불황을 고스란히 말해주고 있다.

신차 시장 뿐만 아니라 중고차 시장도 마찬가지다. 신차를 사고 싶어도 가지고 있는 차를 어떻게 팔아야 할 지 큰 고민거리다. 이런 고민을 해결해 줄 있다면 보다 쉽게 신차를 구입할 수도 있을 것이다. 례투보스 리타스 4월 7일 신문을 펼치니 이런 사람들에게 좋은 소식이 하나 있었다.

2만6천리타스(한국돈 1300만원)에 기아 Rio와 재규어 S-Type 중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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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리투아니아 빌뉴스 기아 자동차 판매장 광장에는 이렇게 동일한 가격에 중고차  기아 Rio와 재규어 S-Type를 같이 팔고 있었다. 사람들은 혹시 만우절 광고가 여전히 남아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할 수 있다.

아니다.

기아 자동차 Cee'd 신차를 구입한 사람으로부터 2003년식 재규어 S-Type를 기아 자동차 판매소가 직접 구입해서 26,999리타스(1350만원)에 팔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리투아니아 기아 자동차 판매소가 기아차 신차를 산 고객의 중고차를 구입해서 직접 팔고 있다. 기아차가 불황기에 새롭게 도입한 이 신차 판매법이 리투아니아 자동차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판매법 덕분에 중고차 판매 걱정거리가 해소되어 더 많은 기아차 신차가 리투아니아에 판매되기를 기대한다.

* 관련글: 세계에서 유일한 메르세데스-벤츠 CL 500 튜닝카, 엑스칼리버
               세계 최초 8륜 구동 수레을 만든 나라는 리투아니아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9. 3. 25. 08:39

매년 이맘때면 리투아니아 최대 민영 텔레비전 방송사 LNK는 성금을 모우는 행사를 개최한다. 올해 일곱 번째로 맞는 이번 성금 모금 행사는 지난 주 일요일(3월 22일)에 열렸다.

"선행의 날"로 명명된 이날 행사는 저녁 7시에 시작해서 밤 11시까지 4시간에 걸쳐 생방송으로 진행되었다. 특히 올해 모은 성금은 암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는 리투아니아 전국 주요병원의 최신 의료기구 구입과 시설개선 등을 위해 사용된다.

성금 모금 방식은 ARS로 이루어졌다. 2리타스, 5리타스, 10리타스를 기부할 수 있는 각각의 ARS 번호가 마련되어 시청자들이 기부하고자 하는 액수의 전화번호를 걸면 자동으로 전화요금으로 청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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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치료 병원 지원을 위한 성금 모금 생방중 진행중 

이날 단 4시간 만에 모은 성금 액수는 총 3,012,076리타스(16억 6천만원)이다. 2008년도 총 1,460,71리타스가 모여 사상 최대 성금액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는 이보다도 150만리타스가 더 많은 300만리타스가 모였다.

리투아니아인들은 3백만(인구)이 3백만(성금액)을 해냈다고 기뻐하고 있다. 인구 1명당 약 1리타스(550원)의 성금을 내었다. 4천5백만명의 한국 인구 1명당 550원의 성금 을 내었다면, 4시간 만에 247억5천만원을 모은 셈이다.

리투아니아인들 스스로가 모금액수에 크게 놀랐다. 더욱이 국가부도 위기가 아직 도사리고 있고, 경제불황으로 불안하고 암울한 상황 속에서 이렇게 사상 최고의 성공적인 모금이 이루어져 더욱 의미가 있다. 어려운 자가 어려운 자를 헤아리는 마음의 진면목을 보는 것 같다.  

이번 모금 행사를 통해 특히 불황 속에서도 리투아니아 국민들이 일체성을 느끼고 함께 합력한 것에 큰 긍지를 느끼고 있다. 불황 속에서 모은 300만리타스(16억원) 의 자발적인 성금액은 더욱 빛을 발하고, 암과 싸우는 많은 사람들에게 큰 희망을 주고 있다.

그야말로 불황 속에서 대박을 터트린 이번 성금 모금 행사를 지켜보면서 한국 텔레비전 방송사들도 어서 빨리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과 중립을 굳건히 유지하면서 이런 행사를 마련해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신뢰를 받을 수 있는 날이 곧 오기를 기대한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9. 3. 16. 13:41

최근 몇몇 리투아니아 현지 친구들로부터 경제위기에 처한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먼저 초등학교 2학년 아들과 살고 있는 욜리타의 경우이다. 보험회사에 경리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리투아니아 전국에 직원 600명, 수도 빌뉴스에 200명이 근무하고 있다. 경제위기로 월급이 30%나 삭감되었다. 저축은 꿈도 꾸지 못하고, 겨우 버티면서 살아가고 있다. 울상이다. 이 회사는 일단 대량해고 대신 부분적 해고와 30% 월급 삭감으로 경제위기와 불황을 헤쳐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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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친구 라무나스는 리투아니아 제2의 수도 카우나스 영림소에서 노조위원장을 맡아 일하고 있다. 아내와 딸이 셋인 가장이다. 이 영림소는 목재를 팔아서 부수입을 올리고, 이를 직원들에게 나눠 지급하고 있다. 이것이 보통 월급의 35%에 해당된다. 하지만 경제위기로 목재판매가 거의 전무한 상태라서 결과적으로 월급이 35%나 삭감된 셈이다. 여기에도 기본월급이 5% 삭감되었다. 경제위기 전 이 영림소의 평균월급은 4000리타스(220만원)이었는데, 지금은 2700리타스(149만원)이다. 

한편 음악학교 교사인 비다의 경우는 정부부문 월급 10% 삭감을 추진하고 있지만, 다행히 아직까지 이이 적용을 받지 않고 있다. 그러나 오는 후반기에 음악학교 등 특별학교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어 오히려 더욱 불안하다.
 
초유스의 경우는 1년 전만 해도 한국 돈 1000원이 리투아니아 돈으로 2.4리타스, 즉 1리타스가 417원했는데, 현재 550원이다. 리투아니아 화폐 리타스에 대비한 원화가치 대폭락으로 고생하고 있다.

인구가 340만명인 리투아니아에는 3월 6일 현재 18만명이 일자리를 찾고 있다. 오고 있는 봄이 날씨뿐만 아니라 가정과 나라, 세계 경제에 따뜻한 바람을 불어 넣어주기를 간곡히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9. 2. 21. 08:42

리투아니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08년 총 928개 회사가 부도났다. 이는 2007년에 비해 53.1%가 늘어났다. 가장 많이 부도난 업종은 도소매상이다 모두 248개 회사가 부도났다. 2007년과 비교해 가장 높은 부도율은 건설회사가 차지했다. 무려 123.9%나 증가했다. 대부분 미국발 금융위기라 위세를 떨치던 2008년 9월과 10월에 부도났다.

리투아니아 경기가 살아나고 부동산 붐이 일 때 리투아니아에서 가장 수입이 좋은 직업 중 하나가 바로 건설 기술자들이었다. 건설 인력 부족 현상도 한몫해 인부들로 높은 수입을 올렸다. 2008년 2월 이렇게 눈이 내리고 추운 날씨에도 집 주위에 있는 건설현장의 기계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불황 덕분에 산 속 깊은 곳에 사는 기분이 들어 좋지만, 저 사람들이 실직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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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렇게 공사가 중단된 아파트 신축현장을 빌뉴스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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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친구 집을 방문했다. 아파트 입구 게시판에 있는 광고딱지가 눈길을 끌었다. 내용은 바로 집수리공과 배관공들의 광고물이었다. 위기가 오기 전까지만 해도 가장 잘 나가던 직업 중 하나가 바로 집수리공과 배관공이었다.

사람들의 소득증가로 인해 낡은 아파트 개조가 유행처럼 행해졌다. 낡은 수도관을 새 것으로 교체하기 위해서는 배관공이 필요했다. 그러니 굳이 광고하지 않아도 입소문으로 들어온 주문만 해도 일이 넘쳐났다.

하지만 경제 위기와 불황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그래서 이제는 이렇게 아파트 게시판에까지 광고하게 되었다. 경제 불황의 증거물을 보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이 일어났다. 아파트 계단을 올라가는 걸음이 그렇게 무거울 수가 없었다. 어서 빨리 불황의 늪이 사라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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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