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2011. 12. 22. 15:15

가끔 식당에 가지만 항상 고민스러운 일이 얼마 정도 팁을 놓으면 적당할까이다. 북동유럽 리투아니아에도 팁문화가 정착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종업원은 식당주로부터 최저 임금액을 받고, 손님으로부터 팁을 받는다. 손님에게 잘 해주어야 팁이 보다 더 많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종업원이 다 친절하라는 법은 없다. 

음식값의 몇 퍼센트 정도가 팁이어야 한다는 사회적 동의는 아직 확립되지 않았다. 그래서 계산할 때 머리를 좀 더 오래 굴린다. 일단 음식값의 10%에서 종업원 친절도, 음식맛, 식당 분위기 등을 고려해 결정하곤 한다. 종종 내가 이것을 주면 종업원한테서 "저 동양인 정말 짠돌이네!"라는 소리를 듣지는 않을까도 생각해본다. 이 경우 팁은 약간 더 올라간다. 때론 정말 팁을 주고 싶지 않은 경우도 있다.

얼마 전 폴란드 웹사이트 조몬스터에서 화제가 된 사진이 있다. 말끔하게 다 먹은 접시 밑에 10달러짜리 팁이 있는 사진이다. 종업원이 이것을 보면 기분이 좋을 듯하다. 그런데 이 지폐를 뒤집어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진짜 돈이 아니라 복사한 것이다. 지폐 앞면에는 "몇 가지는 돈보다 더 좋다"라는 구절과 기독교 복음 구절이 적혀있다. [사진출처 image sour link
 

이것을 받아본 종업원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물론 다양하겠다. 하지만 돈이 절실히 필요한 종업원에게는 이런 10달러보다는 진짜 1달러가 더 기쁨을 주지 않을까......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1. 9. 14. 05:11

현대 사회에 돈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서는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 우리나라에서 한 때 "돈 많이 버세요"가 새해 덕답으로 유행하기도 했다. 리투아니아 사람들도 생일이나 새해 덕담으로 자주 많이 사용하는 단어가 "행복", "건강"과 더불어 "돈"이다. 

돈은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기도 하고, 불행하게 해주기도 한다. 물론 보다 더 근본적인 것은 돈을 사용하는 사람의 마음 여하에 따라 행복과 불행이 좌우된다. 돈으로 인해 생기는 피해는 담배로 인한 피해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담배갑에는 흡연에 대한 경고문이 있어 흡연자에게 경각심을 불어일으킨다. 하지만 지폐에는 이런 경고문이 없다. 

"흡연은 죽입니다", "흡연은 당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줍니다"라는 담배갑 경고문처럼 "돈은 죽입니다", "돈은 당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줍니다"라는 경고문이 지폐에 있으면 어떨까? 이탈리아 예술가 리카르도 피탈루가(Riccardo Pittaluga)가 이렇게 흡연 경고문처럼 돈 경고문을 아래 사진에 보듯이 넣었다.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 돈은 당신과 주변 사람들에게 심각한 패해를 줍니다.
 

▲ 돈은 중독성이 아주 강하므로 시작하지 마십시오.
 

▲ 돈벌기는 정자를 손상시킬 수 있고, 다산을 감소시킵니다.
 

▲ 돈벌기를 중지하는 데 도움을 받으십시오. 의사나 약사와 상의하십시오.
 

▲ 돈은 죽입니다. 
 

▲ 돈은 느리고 고통스러운 죽음을 부릅니다.
 

▲ 어린이를 보호하십시오. 그들이 당신의 돈을 사용하지 말도록 하십시오.
 
지폐에 이런 돈 경고문이 들어갈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 같지만, 있다면 담배 소비자가 금연을 생각해보듯 돈 사용자가 돈 선용(善用)을 한번쯤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듯하다.

* 최근글: 빨간 란제리女 헝가리 인구조사 홍보 톡톡히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11. 28. 06:34

어제 낮 아파트내 계단에서 지폐를 발견했다. 지폐의 액수가 제법 컸다. 100리타스였다. 한국돈으로 5만원이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일단 주웠다. 아파트 내에 있는 계단이니 잃은 사람은 이웃 사람이거나 손님일 것이다.

횡재라 생각하고 그냥 지갑에 넣을 수도 있지만, 주인을 찾아주기로 결심했다. 종이에 리투아니아어로 "어제 이 자리에서 발견한 잃어버린 물건"이라고 쓰고 전화번호를 넣었다. 붙이기 전 이 안내문을 두 딸에게 보여주었다. 기발한 생각이라면서 좋아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 가서 요가일래와 함께 붙여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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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전화가 왔다. 어제 100리타스를 잃어버렸다고 말했다. 맞았다. 우리 아파트 현관문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알고보니 바로 아래층에 사는 청년이었다. 그는 100리타스를 가지고 쇼핑을 갔는데 계산하려고 보니 돈이 없었다고 한다. 그는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조금 후 다시 초인종 소리가 울렸다. 그 청년이었다. 그는 스페인산 Torres 꼬낙 한 병을 감사 선물로 주었다. 극구 사양했지만 끝내 받아야 했다. 횡재로 얻은 기쁨보다도 이렇게 주인을 찾아준 기쁨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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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주우면 어떻게 해야지?"라고 8살 딸아이 요가일래에게 물었다.
"주인을 찾아서 돌려주어야 한다."라고 답했다.

말보다 더 효과적인 실천을 통해서 요가일래에게 가르쳐줄 수 있는 계기를 준 이웃집 청년이 무척 고맙다.

* 관련글: 아빠와 딸 사이 비밀어 된 한국어
               만화책 같은 초등학교 첫 영어책

* 최근글: 폴란드 대통령, 아동성범죄자 거세에 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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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모음2009. 11. 10. 07:09

리투아니아 지폐는 10, 20, 50, 100, 200, 500리타스이다.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100리타스는 한국돈으로 5만원이다. 500리타스는 한국돈으로 25만원이다. 한국돈으로 100만원은 100리타스로 20개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자동차나 부동산 등 값이 많이 나가는 물건을 구입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뭉칫돈을 손가락으로 세는 일이 극히 드물다.

그래도 가끔은 지폐를 셀 일이 있으면 한국에서 하던 대로 센다. 바로 이 세는 방법이 주위 리투아니아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세는 방법에서 문화차이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돈뭉치를 왼손에 잡고 왼손 엄지로 돈을 밀면서 오른손 엄지와 검지로 돈을 센다. 이에 반해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보통 돈뭉치를 한 손에 잡고 다른 손으로 옮기면서 엄지와 검지로 센다.

이렇게 나라마다 돈 세는 법이 다르다. 같은 나라 사람이라도 개인의 선호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메타카페(metacafe.com)에 올라온 동영상에 따르면 세계 여러 나라들의 돈 세는 방법은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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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일본, 중국, 싱가포르는 위에 언급했듯이 한 손으로 돈뭉치를 잡고 엄지로 돈을 밀어내면서 다른 손 엄지와 검지로 돈을 센다(위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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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이란, 인도, 타지키스탄 등은 돈뭉치를 길쭉하게 잡고 다른 손 엄지로 받치고 검지로 센다 (위 왼쪽 사진). 러시아, 폴란드, 몽고 등은 폭이 좁은 쪽으로 돈뭉치를 잡고 엄지로 받치고 검지로 센다(위 오른쪽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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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크메니스탄, 카자흐스탄, 파키스탄 등은 한 손으로 돈뭉치를 잡고 다른 손으로 한 장 한 장 떼어내어 바닥에 놓으면서 돈을 센다(위 왼쪽 사진).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쿠웨이트는 돈뭉치 한 쪽 끝부분을 잡고 다른 손 중지로 자기 몸쪽으로 끌어당기면서 돈을 센다(위 오른쪽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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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나라들은 돈뭉치 한 쪽 끝부분을 잡고 다른 손의 엄지와 검지로 몸쪽 반대편으로 넘기면서 돈을 센다(위 왼쪽 사진). 미국, 캐나다, 영국 등은 한 손으로 돈뭉치를 잡고 이를 다른 손으로 옮기면서 돈을 센다(위 오른쪽 사진). 


이처럼 세상은 넓고, 돈 세는 방법은 다양하다. 저렇게라도 세어볼 수 있는 뭉칫돈이라 있으면 좋으련만... 지폐가 고액이라 리투아니아에서는 그럴 일이 흔하지가 않다. 여러분은 어느 방법에 익숙해져 있나요?

* 최근글: 유럽 슈퍼마켓에서 만난 한글 '도시락' 라면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5. 11. 13:31

지난 토요일 리투아니아 제2의 도시 카우나스를 방문했다.
차로 지나가면서 네거리에 있는 빌딩 하나가 눈에 확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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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우뚝 솟은 빌딩 외벽에 참으로 이색적이었다.
바로 1900년대 초엽에 발행된 리투아니아 지폐
1000리타스가 빌딩 전체를 감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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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빌딩은 비지니스 센터이다.
빌딩 용도에 맞게 지폐로 외관으로 처리한 것이 인상적이다.
돈을 벌려는 비지니스맨들의 노력이 경제 불황에 더욱 빛을 내어
경기 활성화에 기여하기를 바란다.

* 관련글: - 나무가 통채로 사라진 현장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8. 10. 31. 17:00

곧 만 일곱 살이 될 딸아이 요가일래는 오늘 아침 일어나 아빠 방으로 왔다. 평소와는 달리 많이 삐진 얼굴이었다. 차를 끓이기 위해 부엌을 다녀오는 데 요가일래는 거실에 혼자 앉아 있었다.

이유를 물으니 아무 일도 아니라고 한다. 다시 책상 위에 앉아 아내가 낮은 목소리로 “쥐가 돈을 주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 순간 어젯밤 일이 생각났다. 어제 저녁 내내 요가일래는 윗에 있는 유치 하나를 이리저리 흔들며 반쪽을 빼는 데 성공했다. 그렇게 빠진 유치를 베개 밑에 두고 곤히 잠들었다.

언제부턴가 리투아니아에 널리 알려진 이야기가 있다. 빠진 유치를 베개 속에 넣어두면 밤에 몰래 쥐가 와서 유치를 가져가면서 돈을 놓아둔다. 그러면 새로운 이가 쑥쑥 자라 오른다.

아이들은 정말 이 이야기를 그대로 믿고 기쁘고 기대하는 마음으로 잠에 든다. 쥐가 놓은 돈으로 좋아하는 것을 살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유치가 사라짐에 대한 걱정이나 두려움을 잊어버리는 것 같다.

엄마: “유치가 반 밖에 빠지지 않아서 쥐가 돈을 안 준 것 같다.”
딸: “그럴 수도 있지만......”

얼른 지갑을 열어 지폐 한 장을 꺼내 요가일래가 눈치 채지 못하게 아직 이불이 그대로 있는 요가일래 침대로 갔다. 베개 밑에는 놓지 않고, 이불 끝자락 밑에 놓았다. 그리고 태연하게 내 방으로 돌아와 일했다.

엄마와 거실에 있던 딸아이는 이불정리를 위해 자기 침대로 갔다. 얼마 후 그 방에서 기뻐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딸: “왜 평소대로 베게 밑에 돈을 놓지 않았을까?”
엄마: “자는 너를 깨우지 않으려고 하는 쥐가 정말 착하다. 건데 너무 많은 돈을 놓았네!”
딸: “내가 어제 이를 빼느라고 너무 고생했기 때문에 쥐가 많은 돈을 놓고 갔을 꺼야.”

하마터면 딸아이의 꿈을 뺏을 번한 아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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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