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모음2010. 4. 22.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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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폴란드 카친스키 대통령 내외의 장례식이 폴란드 남부도시 크라쿠브에서 열렸다. 당초 98개국 국가지도자나 대표단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는 18개국이 참석했다. 바로 아이슬란드 화산폭발로 하늘길이 막히고 유럽 공항들이 폐쇄되었기 때문이다. (사진촬영 luphundo; image source link)  

리투아니아 달랴 글바우스카이테 대통령은 공군 헬리콥터로 이동할 예정이었다. 17일 밤 내내 하늘 상태를 관측하고 기대했다. 하지만 18일 아침 8시 최종적으로 하늘길을 취소하고 자동차를 이용한 육로를 선택해야 했다.

빌뉴스에서 장례식이 열리는 크라쿠브까지 거리는 800km이다. 장례식은 오후 2시에 열리고 빌뉴스 출발은 아침 8시경이었다. 리투아니아 경찰에 이어서 폴란드 경찰의 에스코트를 받으면서 크라쿠브를 6시간만에 도착했다. 시속 평균 150km를 달렸다. 특히 폴란드는 도로사정이 안 좋기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이 주행시간은 놀라움을 자아낸다.

하늘길이 막혀 라트비아 대통령도 자동차로 장례식에 참석했다. 그루지야 대통령 영부인도 네덜란드에서 크라쿠브까지 자동차로 이동했다. 미국에 체류중이던 그루지야 대통령은 워싱턴에서 로마로 날아와 연료를 공급받았다. 로마에서 폴란드로 직행하는 데 허가를 받지 못하자 그는 그루지야 방향으로 이동해 터키와 우크라이나 영공을 통해 크라쿠브에 도착했다. 이를 두고 폴란드 사람들은 "그는 진정한 친구다."라고 극찬했다.

우크라이나 빅토르 야누코비츠 대통령과 러시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비행기로 날라왔다. 특히 18일 화산재가 이미 폴란드 북부, 발트 3국, 러시아 북서 지방 하늘을 덮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비행금지 지역으로 선포되었지만, 러시아 대통령은 위험을 무릅쓰고 비행기로 날라와 폴란드인들에게 성의를 표했다.

▲ luphundo가 러시아 공군 1호기를 포착하고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사진촬영 luphundo; image source link)

이날 바르샤바 상공으로 날고 있는 러시아 공군 1호기를 바르샤바 현지에 살고 있는 친구가 촬영해 관심을 끌었다. 소원한 폴란드와 러시아간 관계가  앞으로 우호와 협력으로 발전하길 기대한다.  
 
* 최근글: 폴란드 카친스키 대통령 장례식 현장 영상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0. 4. 19. 07:48

만 8일 동안 세계인의 애도와 세계 각국 언론의 집중을 받은 폴란드 레흐 카친스키 대통령 내외의 장례식이 남부도시 크라쿠브에서 18일 끝났다. 80여국 조문 사절단이 참석했다. 한국 정운찬 총리, 미국 바락 오바마 대통령,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 등은 참석하려고 했으나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로 인해 참석하지 못했다.

특히 이날 러시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앞으로 폴란드와 러시아간 관계개선이 주된 관심사가 될 것이다. 폴란드 인터넷 사이트 gazeta.pl에 있는 장례식 현장 영상들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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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바르샤바 피워수드스키 광장 희생자를 위한 사이렌

▲ 크라쿠브 마리아 성당에서 바벨 대성당으로 대통령 부부 관 운구

▲ 바벨 대성당을 향한 대통령 부부의 마지막 길을 지켜보는 크라코프

▲ 바벨 대성당에서 영원히 잠들기 위해 석관실로 운구되는 대통령 내외의 관

* 관련글: 폴란드 대통령 매장지 바벨 성당에 묻힌 사람들 
* 최근글: 딸에게 노래전공 권하고 웃는 우리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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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0. 4. 18. 07:53

17일 수십만명이 모인 가운데 폴란드 바르샤바 피워수드스키(Piłsudski) 광장에서 폴란드 비행기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행사가 열렸다.

▲ 카친스키 대통령 내외를 비롯한 주요 희생자들

18일 오후 2시 폴란드 옛 수도인 크라쿠브(Kraków) 에서 카친스키 대통령 부부의 장례식이 열린다. 이들 부부의 시신은 유서깊은 바벨 대성당에 안치된다. 장례식에는 전세계 100여국에서 조문단이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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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뉴스 구시가지 주 리투아니아 폴란드 대사관 이전 예정지

리투아니아에서는 달랴 그리바우스카이테 대통령, 안드류스 쿠빌류스 국무총리, 발다스 아담쿠스 전직 대통령 등이 조문할 예정이다. 하지만 아이슬란드 화산재로 유럽 하늘길이 막히자 조문단 파견을 취소하는 나라가 늘어나고 있다.

바벨 대성당은 과거 역대 왕들의 즉위식 등이 열렸던 아주 유서깊은 장소이다. 이번 카친스키 부부의 매장지로 이곳이 결정되자 폴란드내에서는 적절성여부를 두고 큰 논란과 갈등이 빚어졌다. 폴란드의 대표적인 일간지 가제타 브보르차 웹사이트에서 실시하고 있는 현재시각 온라인 여론조사 투표결과는 아래와 같다. (현재 137,212명 참가)
   바벨이 바로 그가 묻힐 장소이다  57%
   그는 바르샤바에 묻혀야 한다      38%
   가족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          5%


그렇다면 바벨 대성당에는 어떤 인물들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을까?
-  카지미에스 대왕, 폴란드 왕 (1333-1370 재위)
- 야기에워(요가일라), 리투아니아 대공작 겸 폴란드 왕 (1386-1434 재위)
- 얀 올브라흐트, 폴란드 왕(1492-1501 재위)
- 지그문트 원로왕, 리투아니아 대공작 겸 폴란드 왕 (1506-1548 재위)
- 지그문트 아우구스트, 리투아니아 대공작 겸 폴란드 왕 (1548-1572 재위)
- 스테판 바토리, 리투아니아 대공작 겸 폴란드 왕 (1576-1586 재위)
- 오나 요가일라이테, 지그문트 아우구스트의 여동생이자 스테판 바토리의 왕비
- 얀 소비에츠키 3세, 리투아니아 대공작 겸 폴란드 왕 (1674-1696 재위)

- 타데우쉬 코시치우스코, 1794년 러시아에 대항한 무장봉기 지도자
- 아담 미츠키에비츠 (1798-1855), 민족시인
- 유제프 피워수드스키 (1867-1935), 폴란드 독립운동의 아버지, 폴란드 정부 수반이자 군 최고사령관
- 브와디스와브 시코르스키 (1881-1943), 2차 대전 폴란드 망명정부 총리


▲ 키친스키 대통령 부부의 시신이 안치될 바벨 대성당 최근 모습

* 최근글: 무시무시한 옛날 수술 도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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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10. 2. 8. 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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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요일 저녁 무렵 학교에서 근무하는 아내로부터 전화가 왔다. 내용은 "할머니의 쌍둥이 여동생이 방금 돌아가셨다."라는 비보였다. 이날 우리집은 가족회의를 했다. "조문을 가야 하나? 아니면 조화만 보낼 것인가?" 장례가 열리는 곳은 살고 있는 도시 빌뉴스에서 250km 떨어져 있다.

갈 수 없는 이유는 먼저 아내는 금요일 학교에서 수업을 해야 하고, 두 딸은 학교에 가야 한다. 목요일 수업을 마치고 가면 어두운 밤이 되고, 영하도 10도이다. 또 다른 이유는 다음 주말에 같은 도시에 살고 있는 처남의 45주년 생일에 초대를 받아 가기로 이미 결정했다.

가야 하는 이유는 할머니의 쌍둥이 여동생이니 평소에 친분이 두터웠다. 떠나는 마지막 길을 가까이에서 작별하는 것이 자손의 도리라고 여겼다. 살아있는 사람의 기념일은 다시 오지만, 돌아가신 분의 장례일은 일생에 단 한 번 밖에 없다. 이렇게 식구들이 의견을 모으니 갈 수 없는 모든 이유가 사라졌다. 수업을 다른 날로 옮기고, 학교는 선생님에게 연락해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
 
돌아가신 할머니는 88세이다. 지난 여름부터 건강이 좋지 않아 병원에 입원했다. 얼마 후 상태가 호전되어 집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다. 장모님이 전하는 임종 순간은 이러했다. 성수(聖水)로 얼굴을 적시고, 임종을 지켜보는 딸에게 "나 이제 나간다"라고 말하고 아주 편하게 호흡을 멈추었다(한국 사람들은 '죽는다'를 '돌아간다'라고 표현하는 데 비해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나간다'라고 표현한다). 크게 아프지 않고, 의식이 두렷한 채로 생을 마감하는 것은 참으로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목요일 저녁 무렵 장례예식장에 도착했다. 조화를 관 주위에 놓고 우리 가족은 묵념을 하고 기도했다. 그리고 아내는 상주에게 가서 조의금을 전달하고 위로했다. 관을 열어놓아 돌아가신 분의 얼굴을 훤히 볼 수가 있다. 태어나서 장례식을 처음 경험해보는 8살 딸아이는 무섭다면서 가까이 가기를 꺼려했다. 일가친척과 지인들은 주로 묵상, 기도로 장례식장에서 보낸다.

그런데 가느다란 흐느낌은 종종 들리지만, 오열과 통곡소리는 전혀 없었다. '아이구, 아이구, 아이구" 소리에 익숙한 귀에 장례식장의 적막함에는 얼핏 보기에 떠나보내는 사람들의 슬픈 감정을 느낄 수가 없는 듯했다. 하지만 슬픈 감정이 어떻게 통곡의 높낮이로 측정할 수 있을까 생각하니 이해가 되었다. 떠나가는 이가 통곡소리에 발이 묶여 쉽게 떠나가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통곡 대신 회상, 묵상, 기도 등으로 떠나가는 이가 이승에 애착 없이 편히 떠나갈 수 있게 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 여긴다.

리투아니아도 3일장을 치룬다. 고인의 명복을 빌면서 리투아니아 장례 모습을 사진에 담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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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톨릭 신부의 발인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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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화를 들고 관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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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 명의 장정이 관을 옮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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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을 판 깊이가 약 2m. 중간 지점에 소나무 가지와 꽃을 매달아놓은 것이 특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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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례예식장에서 사용했던 초도 같이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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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을 파묻고 있는 동안에도 통곡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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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을 봉문에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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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기도를 하고 있는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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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으로 덮힌 봉분 밑에 망자는 이제 영원한 육신의 안식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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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자를 뒤로한 채 살아있는 사람들은 일상생활로 돌아가고 있다.

"사람은 태어나면 돌아간다. 알았지?"라고 8살 딸아이에게 장례식장에서 소근거렸다.
"엄마, 아빠, 언니도?"
"당연하지."
"언제?"
"나이가 들면."
"그렇게 오래 기다려야 돼?" (요가일래 증조모는 88세로 건강함. 모두가 오래 산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오래 오래 같이 행복하게 살다가 헤어지고 또 만나는 거야."

* 최근글: 다리가 귀걸이를 한 특이한 풍경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