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모음2009. 10. 23.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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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수퍼마켓을 다녀왔다. 늘 그곳에 갈때마다 들러는 곳이 신문잡지 판매대이다. 특히 아내의 쇼핑을 도와주지 않아도 될 경우 이곳 판매대에서 머무는 시간을 늘어난다.

여러 신문이나 잡지를 구독할 여유가 없으니 쇼핑갈 때마다 이곳에 들러 여러 잡지나 신문을 훑여본다. 그리고 좋은 기사가 있어 꼭 사고싶을 때 산다. 이것이 정기 구독료보다 훨씬 싸기 때문이다.

현지인 친구가 기자로 일하고 있는 주간지 'Savite su tv'는 늘 빠지지 않는 잡지이다. 어제도 평소와 같이 이 주간지를 한 장 한 장 넘겼다. 한 기사의 제목에 'korejos'(한국의)가 나오고, 사진에는 승복을 입은 사람이 등장했다. 단번에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바로 보행 스님을 인터뷰한 기사였다. 보행 스님은 리투아니아의 유명한 판토마임 배우이자 연출가였다. 그의 본명은 케스투티스 마르츌리나스(Kestutis Marciulynas)이다.

그는 이 인터뷰 기사에서 11년 전 한국에 가서 불교 수행을 하게 된 이유, 선원에서의 일과, 하안거와 동안거 등을 전해주었다. 특히 한국에 무엇이 가장 부족한 것이 무엇이냐라는 물음에 "나에게 부족한 것은 하나도 없다. 한국은 극락이다. 인간관계가 좋고, 저녁에도 안전하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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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 주간지 'Savite su tv'에 실린 보행 스님 인터뷰 기사.

이렇게 보행 스님은 리투아니아 사회에 한국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 현지에서 살아가는 한국인으로서 감사한 마음을 느낀다.

* 관련글: 한국문화 널리 알리는 보행 스님을 만나다
               유럽에 한국불교 전하는 푸른 눈 현각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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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9. 10. 17. 07:45

10월 9일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보행 스님을 만났다. 보행 스님은 리투아니아 출신으로 한국불교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 계룡산 무상사에 있으며, 잠시 고국인 리투아니아를 방문하고 있다. 그는 리투아니아 유명한 연극배우이자 연출가이었으나, 이를 접고 1999년 한국으로 건너가 서울 화계사에서 불교 수행을 시작했다.

그때 10월 15일 현각 스님이 빌뉴스에서 설법을 한다고 소식을 접했다. 현각 스님은 한 번 만나지 못했지만, 인터넷으로 통해 익히 알고 있었다. 그는 예일대학교에서 서양철학과 문학을 전공했고, 하버드대학원에서 종교철학을 전공했다. 대학원 재학시 숭산 스님의 설법을 듣고 1991년 출가했다. 자신의 구도기인 ‘만행 ― 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를 펴내 좋은 반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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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각 스님의 설법회가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교사회관에서 10월 15일 열렸다.

15일 저녁 7시 빌뉴스 중심가에 위치한 교사회관에서 열리는 설법회에 참가하기 위해 아내와 7살 딸아이 요가일래와 함께 갔다. 벌써 남녀노소 100여명이 강당을 꽉 메우고 있었다. 설법 시작 전 한인들을 본 현각 스님은 다가와 인사를 했다. 물론 흠잡을 수 없는 한국말이었고, 우렁찬 목소리가 돋보였다. 한국 선불교를 전하기 위해 독일에 주재하면서 유럽 여러 나라를 순방하고 있다고 했다.

연단에는 탁자가 두 개 그리고 의자가 두 개 놓여 있었다. 의자에 앉아 설법을 할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두 스님이 의자를 밝고 탁자로 올라갔다. 그리고 결가부좌로 탁자에 곧곧하게 앉았다. 이 결가부좌 자세는 행사가 끝날 때까지 두 시간 내내 흩트려짐이 없었다. 한 마디로 놀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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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출신 현각 스님 (왼쪽), 리투아니아 출신 보행 스님 (오른쪽)

먼저 보행 스님이 리투아니아어로 자신의 한국불교 귀의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어서 현각 스님은 영어 선에 대해 말했다. "선은 쉽다. 선은 지금 이 순간 무엇이 진실한가를 아는 것이다. 선은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으로 참된 나를 알아내는 것이다. 나는 누구인가? 내 이름은 어머니가 지어준 것이다. 그렇다면 그 이름 짓기 전 나는 누구인가? 선은 본래의 성품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불교도이든 기독교이든 울을 터고 인간으로서 서로 만나고 교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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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초유스는 현각 스님 설법을 영상에 담았다.

그는 설법을 시작하자 마자 법장을 쳐들면서 "이것을 보느냐?", 법장을 내리치면서 "이것을 듣느냐?"라고 영혼을 건드리는 목소리로 청중들에게 물었고, "이것으로 오늘 설법은 완전히 끝났다."고 선언했다. 이어서 그는 우렁찬 목소리와 알아듣기 쉬운 영어로 여러 일화를 소개하면서 선에 대해 설명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모두가 경청했고, 그의 사자후는 질의응당까지 1시간 반이나 이어졌다. 이날 그의 설법을 영상에 담았다. 영상은 편집이 되는 대로 올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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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 왜 눈이 하나 떨어져 나왔을까?", "네가 답을 찾아야지!"

집에 돌아오자 과연 얼마나 이해했는 지는 모르겠지만 7살 요가일래는 현각 스님의 말을 어느 정도 이해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현각 스님이 직접 그려준 그림이 무슨 의미인지 알아내보겠다고 했다. 아내는 이날 선물 받은 숭산 스님의 저서 "선의 나침반"을 읽기 시작했다. 우리 가족에게 아주 좋은 계기가 된 현각 스님의 설법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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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가부좌에  흩트러짐 없이 현각 스님은 다양한 표정들과 함께 설법으로 청중들을 사로잡았다.

현각 스님은 빌뉴스에서 리투아니아 불교도들에게 3일간 용맹정진 선훈련을 지도하고, 이웃 나라 라트비아로 가서 법을 전할 예정이다. 한국불교를 수행해 그 가르침을 푸른 눈의 유럽인들에게 전파하는 푸른 눈의 스님들이 있다는 것이 참으로 대견스럽고 자랑스러웠다.

* 관련글: 한국문화 널리 알리는 보행 스님을 만나다
               7살 딸아이의 나무아미타불 놀이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9. 10. 11. 07:38

한국불교를 수행하는 벽안의 스님 중 한 분이 보행 스님이다. 이 분은 리투아니아 사람이다. 가끔 리투아니아 신문에서 그에 관한 기사를 읽었고, 또한 인터넷을 통해 한국 언론에 나온 그에 관한 기사를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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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 신문들은 가끔 보행 스님의 한국생활을 취재해 싣고 있다.  

리투아니아 제2의 도시 카우나스 출신으로 한국에서 살면서 불교 수행을 하고 있는 독특한 분이라 언젠가 기회가 되면 한 번 만나고 싶었다. 8일 카우나스 비타우타스 대학교 한국어 강좌를 취재할 때 바로 며칠 전 그가 한국문화사 강좌에서 특강을 했다라는 말을 들었다. 아쉬웠다.

8일 저녁 빌뉴스 집으로 돌아왔다. 현지인 기자 친구가 7일 취재차 보행 스님을 만나고 왔다면서 그 분을 아느냐고 물었다. 이름은 들어보았지만, 아직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고 답했다. 그리고 기자 친구는 보행이 한자로 무슨 뜻인지 물었지만, 답을 해줄 수 없었다. 9일 오전 한인회장님이 전화했다. 오후에 한국에서 온 리투아니아 사람 보행 스님을 만나는데 시간이 되면 같이 만나는 것도 좋겠다고 말했다.

비타우타스 대학교, 현지인 기자, 한인회장 - 이 모두가 보행 스님을 만나게 하는 연결고리라 생각하고 기꺼이 약속장소에 가기로 했다. 한국말을 잘 하실까? 대화는 잘 진행될까? 무슨 이야기를 할까? 보통 리투아니아 사람들처럼 키가 크고, 표정이 없을까? 많은 생각을 하면서 약속 장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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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 연극배우 겸 연출자 출신인 보행 스님. 계룡산 무상사에서 일하고 있다.

처음 그 분을 보자 미소 띤 얼굴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체격이 아주 큰 스님이 야채 샐러드를 드시고, 키가 작은 초유스는 닭고기를 먹으니 좀 민망했다. 그는 일년에 3개월 묵언 수행을 해 (한국말을) 잘 하지 못한다고 했다. 영어와 리투아니아어를 가끔 사용했지만, 한국말로 의사소통하는 데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여러 이야기 중 인상적인 것은 바로 리투아니아에 한국문화를 알리고자 하는 보행 스님의 계획이었다. 스님은 '2011년 리투아니아 한국문화' 행사를 조직하고 있다. 이때 한국영화, 예술공연, 전시회 등을 개최해 리투아니아 사회에 한국문화를 널리고자 한다. 이는 '널리 행한다'라는 그의 법명을 떠올리게 한다.

이날 그는 오는 10월 15일 '만행, 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 책으로 널리 알려진 현각 스님이 빌뉴스에서 설법한다고 알려주었다. 그리고 이 법회에 한인들을 초대했다. 이렇게 한국에서도 만나기 어려운 보행 스님 그리고 현각 스님을 만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또한 한국인인 초유스 자신보다도 한국을 리투아니아와 세계에 널리 알리고 있는 보행 스님에게 감사하고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 관련글:  한국어를 열공하는 리투아니아 대학생들 
               한국 자연에 반한 미모의 리투아니아 여대생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