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 해당되는 글 531건

  1. 2013.10.25 외국에서 예고없이 불쑥 집에 출현한 딸에 감동 7
  2. 2013.10.24 외국에서 잃어버린 스마트폰, 페이스북으로 되찾다 1
  3. 2013.10.23 양귀비 열매 탈탈 털어 씨앗을 꼭꼭 씹어보니
  4. 2013.10.19 단풍 낙엽 바다 이룬 듯한 도심 공원의 장관 1
  5. 2013.10.18 공동 구매로 안마 받고 온 아내, 더는 안 가 3
  6. 2013.10.17 석류 좋아하는 것이 부전여전이라고 하니 2
  7. 2013.10.16 한국인들 스마트폰으로 국제 대회 생중계
  8. 2013.10.15 한국 말리 축구 해외 생중계 사이트 1
  9. 2013.10.15 한국 화장품 사용하더니 아내가 젊어졌다고 1
  10. 2013.10.14 가을 잎 떨어지니, 가을 꽃 피어나네 1
  11. 2013.10.14 한국 사과만큼 맛있는 유럽 사과 발견 1
  12. 2013.10.11 70세 곧 은퇴할 브라질 외교관이 준 강한 인상
  13. 2013.10.10 사마귀 치료로 한국 율무가루를 사용해보니 7
  14. 2013.10.08 아들의 죽음을 기리며 수류탄으로 만든 꽃정원 1
  15. 2013.10.08 집에 초대받은 한국 손님과 유럽 손님의 차이점? 2
  16. 2013.10.07 유럽 근로자들에게 90도 인사 요구 바람직한가 4
  17. 2013.10.06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집, 이런 집도 있네
  18. 2013.10.05 총장 드레스 코드 강요에 대학생들 옷벗고 수업
  19. 2013.10.04 일흔 넘었지만 한국어는 꼭 배워야겠다 1
  20. 2013.10.03 자동차 마크 앞 뒤 다 도둑 맞으니, 미소가 보이네
  21. 2013.10.01 인도에 주차된 차에 대한 벽돌 경고장
  22. 2013.10.01 초등 딸이 전한 학교에서 따돌림 줄이는 법 하나 1
  23. 2013.09.30 딸과 함께 아파트 실내에 텐트 치고 자보니 2
  24. 2013.09.28 박지성, 구자철, 손흥민 팀 해외 생중계 사이트
  25. 2013.09.27 러시아 인부들의 벽돌 쌓기, 눈 감고 아웅하기
  26. 2013.09.26 '보기에 답답' 2층에서 1층으로 짐 내리기
  27. 2013.09.24 원 디렉션에 홀딱 반한 딸에 대한 상반된 견해 4
  28. 2013.09.24 달리는 차 밑으로 바위 던져 복수하는 러시아인
  29. 2013.09.19 외계 손님용 주차 공간, 누가 주차하랴
  30. 2013.09.18 손흥민 챔스 맨유 전 해외 생중계 사이트
생활얘기2013. 10. 25. 08:57

월요일, 수요일, 목요일 학교에서 돌아온 작은딸에게 점심을 챙겨주고 음악학교로 보내는 일은 내가 맡은 일이다. 아내는 딸보다 몇 시간 전에 음악학교에 가야하기 때문이다. 출근하기 전 아내는 신신당부했다.

"제발, 딸에게 오늘은 일반학교 교복을 입지 말고 음악학교로 오라고 해."
"왜?"
"지금까지 계속 일반학교, 음악학교 가리지 않고 하루 종일 같은 교복만 입으니까 별로 안 좋잖아."
"알았어."

오후 2시에 집에 와야 할 딸은 3시가 돼도 오지 않았다. 빨리 오라고 하자 그제서야 친구집에서 왔다. 1시간 후에 음악학교로 가야 했다. 지금껏 딸아이는 음악학교에 가는 날엔 교복을 벗지 않는다. 그런데 어제는 아무 말도 미리 하지 않았는데 스스로 교복을 벗고 평상복으로 갈아입었다.

"오늘 교복 말고 다른 옷을 입고 음악학교에 오라고 엄마가 말했어."
"알았어."
"그런데 평상복을 입지 말고 음악학교에 갈 옷을 입으면 더 좋잖아."
"아직 또 다시 갈아입을 시간이 충분해. 아빠, 걱정하지마."

30분이 지난 후 아파트 입구에서 숫자 코드를 누르는 소리가 들렸다. 이 비밀번호를 아는 사람은 우리 식구외에 아주 가까운 친척 둘뿐이다. 이 시간에 올 수 있는 사람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아내뿐이었다. 학생이 오지 않아 잠시 집으로 온 듯했다.

"딸아, 엄마가 온 것 같으니 현관문을 열어줘라."

자기 방에 있던 작은딸은 아무런 인기척을 내지 않았다. 잠시 후 현관문이 열리고 한 사람이 들어왔다. 둘이서 서로 대화를 할 법한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이내 손님이 내 앞에 나타났다. 그 손님은 다름아닌 영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큰딸이었다.

어제 늦은 밤까지만 해도 교환학생으로 갈 미국에 있는 대학교에 대해 아내와 함께 서로 이야기를 나눴다. 깜짝 출현이 제일 좋은 선물 그 자체였다. 작은딸은 이미 한 달 전에 언니가 올 것을 알고 있었다고 했다. 그래서 오늘 학교에 돌아오자마자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언니를 기다렸던 것이다. 입이 근질근질해서 그 동안 어떻게 참았는지 모를 일이다. 그 인내심에 고개가 숙여질 정도이다.

"벌써 음악학교에 갈 시간이다. 빨리 가야지."
"언니가 왔는데 어떻게 내가 학교에 갈 수가 있나? 아빠는 생각을 좀 해라. 노래 선생님에게  오늘 결석한다고 어제 쪽지 보냈어."
"뭐라고?"
"오늘 언니가 집에 오는데 갈 수가 없다고. 엄마를 놀래려고 하니 만약 엄마가 선생님에게 전화하면 내가 머리 아파서 수업에 못 온다고 꼭 전해달라고."  
"그래?! 언니가 무슨 선물했니?"
"안 물어봤어. 안 물을 거야. 선물을 하든 안 하든 상관없이 난 언니를 사랑해."
"그래, 그런 마음이 중요하다."

이제 남은 과제는 아내를 놀래는 일이다. 딸 둘은 엄마의 표정을 담기 위해 동영상 촬영을 위해 카메라까지 방에 설치했다. 큰딸이 부엌에 있을까, 아니면 작은딸 방에 있을까 둘이서 상의하더니 연출하기에 편한 작은딸 방을 선택했다. 퇴근해서 집에 막 도착한 엄마를 어떻게 제일 먼저 방으로 유인할 방법을 작은딸이 궁리했다.

엄마가 직장 동료인 노래 선생님에게 작은딸이 수업에 참가할 수 없다고 전화하자 선생님은 태연하게 웃으면서 이미 알고 있다고 답했다.

드디어 아내가 돌아오는 소리가 들렸다. 내가 맡은 일은 카메라를 작동하고 살짝 빠지는 것이었다. 작은딸이 현관문에서 엄마를 맞았다. 곧장 욕실에 가 손을 씻으려는 엄마를 가로막았다.

"엄마,  이제 내 머리가 안 아파. 그런데 내 방에 옷장이 넘어져 방이 엉망진창이야. 빨리 한번 보고 도와줘야 돼. 내가 할 수 없어."


이렇게 작은딸 방으로 들어가자마자 아내는 기쁨의 충격으로 순간적으로 돌이 되어 버렸다. 어젯밤까지 이번 짧은 방학에는 비행기표 구하기가 어려워서 빌뉴스 집으로 오지 못하겠다고 한 딸이 눈 앞에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아내 기뻐서 그만 눈물까지 흘렸다. 


언니 사랑에 푹 빠져 음악학교에 가지 않은 작은딸의 꾀병도 쉽게 이해가 되었고, 모두에게 순간 엔돌핀이 팍팍 치솟았다. 큰딸의 예고없는 깜짝 방문으로 끈끈한 가족애를 식구 모두가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3. 10. 24. 07:29

일전에 한국에서 젊은이 4명이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와서 현지인 대학생들과 교류하면서 한국과 한국 문화를 알리는 뜻 깊은 일을 했다[관련글: 외국인에게 한글 이름 쓴 부채를 선물한 청년들]. 

이들이 빌뉴스대학교 교정에서 한글 이름을 예쁘게 써서 선물을 하는 행사를 마칠 쯤 일행 중 한 명의 스마트폰이 없어진 것을 알게 되었다. 좋은 일을 한 것에 시샘이라도 한 듯이 그만 불행한 일을 당하고 말았다. 일행은 이틀 후에 리투아니아를 떠나 라트비아로 떠났다. 

스마트폰의 귀중함은 누구나 다 알 것이다. 전화기 자체보다 그 안에 들어가 있는 수많은 정보가 제일 아깝다. 분실 소식을 접하자 리투아니아 현지인 친구들이 발벗고 나섰다. 

우선 이들은 행사장을 찍은 사진들을 살펴보았다. 다행히 혐의자로 보이는 사람이 사진 속에 등장했다. 일행이 연주를 하는 동안 스마트폰을 가방에 올려놓았다. 

* 사진제공: 아가타

그런데 어느 순간 1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학생이 마치 자기 스마트폰인 것처럼 집어들어 보고 있었다. 대범하기 짝이 없다. 그 앞에는 카메라로 열심히 촬영하고 있는 내 주머니에도 사실 스마트폰이 들어있었다.

현지인 친구들은 일단 이 사진을 증거물로 해서 경찰서를 찾았다. 현지 경찰은 사진만으로 혐의자를 잡는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TV나 신문 등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찾지 않는 이상 사진 속의 혐의자를 잡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때 현지인들 친구 뇌리에 번쩍이는 한 생각이 떠올랐다. 바로 페이스북을 이용하자는 것이다. 페이스북 친구들은 이 사진을 퍼나르면서 정보를 주고 받았다. 알고보니 혐의자는 상습범으로 페이스북 친구들 사이에 당한 사람도 있었다. 그가 특정 백화점에 자주 나타난다는 것을 알고 그 백화점으로 갔다. 

그는 또 다른 대상을 찾아 배회하고 있었다. 경비원이 그를 잡아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게 인계되었다. 다행히 아직 그가 스마트폰을 소지하고 있었고, 스마트폰은 한국인 원주인에게 무사히 되돌아갔다. 혐의자는 미성년자로 여러 차례 경찰서을 드나들었다.

뜻하지 않고 행사장을 찍은 사진과 페이스북 덕분에 소중한 스마트폰을 되찾게 되었다. 페이스북으로 인해 사진 증거가 확실한데도 혐의자를 찾는데 회의적이고 소극적인 반응을 보인 경찰들이 우습게 돼버린 꼴이다. 외국이든 국내든 스마트폰 분실이나 도난에 조심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외국에서는 이렇게 열성적으로 도와준 리투아니아 현지인들이 없었다면 스마트폰을 되찾기란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를 계기로 한국인 일행과 리투아니아 현지인들 사이에 더할 나위 없이 참다운 사람 살기의 구수한 맛을 느꼈을 것이다.   

아래는 스마트폰과 관련해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된 동영상이다. 먼저 지하철 출입문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다가 한 남자의 재빠른 동작에 속수무책으로 도둑맞았다. 특히 외국에 나갔을 때에는 주변 상황을 잘 살펴보고 스마트폰을 공개적으로 사용할 지를 결정해야겠다.


아래는 식당에서 일가족이 스마트폰을 슬쩍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다. 기 막히는 수법이다. 스마트폰이 든 가방은 등 뒤가 아니라 불편하더라도 무릎에 놓은 것이 상책이다. 



세상에 남에게 피해를 주는 이런 행위가 사라져야겠지만 우선 각자가 조심할 수밖에 없다. 나이가 들어 깜박하는 경우가 잦아지니 스마트폰없이 밖으로 나가고 싶을 때도 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10. 23. 06:28

최근 중국 광저우 일부 식당이 매출을 올리기 위해 음식에 마약으로 쓰이는 양귀비 가루를 첨가한 사실이 드러났다. 유럽 사람들도 음식에 양귀비를 자주 사용한다. 마약 성분이 거의 들어있지 않은 양귀비 씨앗을 빵이나 베이글(손바닥 정도의 넓이에 이스트와 밀가루를 반죽해서 끓는 물에 데친 다음 구워서 만든 빵), 후식파이 등이다. 제과점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다.

지난 여름 한국인들과 에스토니아 탈린에 있는 한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주문한 적이 있었다. 후식을 고르는 데 음식에 양귀비가 들어있다고 하니 일행들이 매우 신기해했다. 아래 사진은 이날 먹은 후식이다. 육안으로 잘 보이지는 않지만 파이 속에 있는 검은 점이 양귀비 씨앗이다.


특히 리투아니아 크리스마스 전야 음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쿠츄카이(kūčiukai)다. 이는 양귀비 씨앗을 갈은 물에다 건빵을 넣어서 만든 음식이다. 크리스마스 전야 만찬을 쿠쵸스(Kūčios)라 부르는 데 이는 이 음식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잘 보여준다.

* 리투아니아 크리스마스 전야 만찬에 반드시 등장하는 쿠츄카이

리투아니아에서도 양귀비 재배는 금지되어 있다. 하지만 종종 소규모로 군데군데 자생하는 양귀비도 있다. 꽃이 아름다워 정원에 극소수로 관상용으로 심는 경우도 있다. 아래는 어느 한 정원에서 자라는 양귀비다. 꽃이 시든 후 열매 속에 까만 씨앗들이 듬뿍 담겨져 있다. 


뜰에서 심심할 때 먹는 좋은 간식거리이다. 때론 후식을 만들 때 사용한다.   



한 지인이 뜰에 자라는 양귀비 열매를 손바닥에 탈탈 털어 한번에 입안에 넣는다. 이것도 부족한 듯 마지막 남은 씨앗까지 톡톡 털어넣어 오물조물 씹는다. 양귀비 씨가 지니고 있는 기름 성분으로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생긴다고 하는데 난 특별히 경험하지 못했다. 

오히려 치아 사이로 끼어들어가서 무척 불편하다. 그래서 양귀비 씨앗이 들어있는 빵이나 빵과자를 거의 먹지 않는다. 이에 반해 리투아니아인 아내는 무척 양귀비 씨앗을 좋아한다. 양귀비 씨앗을 보니 벌써 크리마스 전야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3. 10. 19. 05:25

금요일 모처럼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종합진료소에 가정의사를 방문했다. 아파트 인근에 있는 공원을 지나가게 되었다. 눈 앞에는 단풍나무 잎들이 떨어져 공원 풀밭을 완전히 노란색으로 칠해져 있었다.


리투아니아에서 살면서 도심에서 이런 노란색 단풍 바다의 장관을 본 지는 거의 없는 듯하다. 대부분 잎이 떨어지면 아침 일찍 청소부들이 낙엽을 긁어모우기 때문이다. 

그런데 올해는 시청의 재정이 열악해서 필요한 만큼의 청소부를 고용하지 못한 듯하다. 그 덕분에 이런 가을의 아름다움을 두 번씩 즐길 수 있게 되었다. 한 번은 나무에 매달려 있는 단풍잎이고, 두 번째는 땅바닥으로 떨어진 단풍 낙엽이다. 

그런데 진료를 마치고 집으로 오는 길에 한 청소부가 낙엽을 긁어모우고 있었다. 


그로 인해 노란 단풍 바다가 걷히고 초록색 풀밭이 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날 아침에 만난 단풍 낙엽 바다를 영상에 담아보았다.


주말을 맞아 단풍 물결 춤추는 곳에서 모두가 다 가을 정취를 만끽하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10. 18. 07:08

아내는 10살부터 음악학교에서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해서 40대 중반인 지금까지 피아노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아내뿐만 아니라 아내의 직장 동료들도 거의 다 허리나 등 통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직업병으로 여겨진다.  

의식적으로 무거운 것을 들지 않으려고 하지만, 살다보면 무의식적으로 혹은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긴다. 이럴 땐 예외 없이 긴급 안마와 통증 온화 크림이 필요하다. 여러 번 병원에 가서 진료와 검사를 받았지만, 확실한 원인도 효과적인 치료법도 알지 못하고 있다. 몇 차례 병원을 찾아 마사지 물리치료를 받아 보았지만, 받는 그 순간에만 좋아지는 느낌이 들 뿐이다.

며칠 전 아내는 안마를 받으러 가겠다고 했다. 세상의 많은 아내가 그러듯이 알뜰한 편이다. 그래서 공동 구매를 통해 안마 시간을 예약했다. 원칙은 안마 10회 분을 공동 구매하는 것이지만, 예외적으로 1회만 구입할 수가 있다. 아내는 일단 경험해보고 10회 분 구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요즈음 리투아니아에도 공동 구매가 활성화되어 있다. 해외관광, 연주회, 건강보조품, 가전제품, 주방용품, 세차, 타이어교체, 미용, 호텔 등 공동 구매 품목도 참으로 다양하다. 정상가격에서 적게는 20%, 많게는 65%까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절약 재미로 아내는 지금까지 여러 차례 공동 구매를 했다. 때론 만족, 때론 불만족이다. 한번은 머리카락 자르기를 공동 구매했다. 미용실에 가니 북적돼야 할 것 같은데 텅비어 있었다. 미용사도 젊은 남자였다. 값싸게 머리카락을 잘라보려고 했는데 예감이 좋지 않았다. 미용사는 조금씩 깎으면서 마음에 드는지를 아내에게 자꾸 물었다. 손님 의향을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미용 경험이 일천했기 때문이다.

미용실 경험 때문에 이번 안마 구매를 주저했지만, '아픈 자가 약자이니 그래도 한번 믿고 가보자'였다. 잔득 기대를 하고 안마사를 갔다. 한 시간 후에 돌아온 아내의 첫 마디였다.

"당신 손이 더 맵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당신이 안마를 더 잘 해."

겉으로는 아내의 칭찬에 웃음으로 화답했지만, 속으로 '아, 이제부터 내가 힘들겠네'라고 중얼거렸다.

아내가 등 안마를 받으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덩치가 아주 큰 남자가 들어오더니 안마사라고 소개하면서 안마를 시작했다. 덩치에 비해 너무나 약하게 안마를 해서 "언제 더 세게 할까 학수고대하다보니 한 시간 안마 시간이 다 끝났다"고 말했다. 

아내는 안마 10회 분을 한꺼번에 다 구매하지 않은 것에 큰 위안을 삼았다. 앞으로 공동 구매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서비스의 질이 낮아서 장사가 안 되니까 할인 공세로 공동 구매망에 들어오는 업소도 있을 것이라면서 원인 분석까지 했다.

"맞아, 싸다고 다 좋지는 않지. 공동 구매는 항상 신중히!!!"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10. 17. 07:33

이제는 가을이든 겨울이든 봄이든 여름이든 대형상점에 가면 전열되어 있는 과일 종류가 거의 차이가 없다. 예를 들면, 북반구에 수박이 나지 않는 계절엔 남반구에서 재배된 수박이 수입되어 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절따라 더 자주 먹고 싶은 과일이 사람마다 있기 마련이다. 유럽 리투아니아에 살면서 가을철에 제일 먹고 싶은 과일은 석류, 감, 밤이다. 그런데 이 과일들은 전부 남쪽 나라에서 온 수입품이라서 값이 제법 비싸다. 

그래서 리투아니아인 아내는 "신토불이 과일 사과가 가장 좋다"라고 주장하면서 내 구매 욕구를 묵살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아내가 너그러운 때가 있다. 바로 지금이다. 수입해서 들어오는 과일량이 많을 때 할인판매를 하는 때이다. 

* 리투아니아는 부가가치세가 21%이다.

며칠 전 대형상점(슈퍼마켓)을 가니 단감과 석류가 확 눈에 들어왔다. 아내의 습관대로 우선 가격을 확인해보았다. 스페인 단감은 1킬로그램에 9.99리타스(한국돈으로 약 4300원)이고, 이스라엘 석류는 1킬로그램에 11.99리타스(5200원)했다.


석류를 3개 사니 2킬로그램이나 되었다. 정상 가격은 1만원이나 할인을 받아 4200원을 주었다. 집에 와서 주먹으로 석류 크기를 비교해보니 두 배나 되었다. 


특히 석류는 딸아이도 아주 좋아한다. 

"아빠가 석류를 좋아하는 이유를 알아?"
"알아. 아빠가 벌써 이야기했잖아."
"그래. 아빠가 어렸을 때 우리 집 뒷뜰에 석류나무가 자랐지. 그래서 가을이 되면 많이 따서 먹었다. 그런데 너는 왜 석류를 좋아하는데?"
"아빠가 좋아하니까 나도 좋아하지."
"이를 한자성어로 말하면 부전여전(父傳女傳 아버지가 딸에게 대대로 전한다)이다."


아빠가 좋아하니까 자기도 좋아한다는 딸아이의 말을 듣고보니 웬지 기분이 좋았다. 앞으로 석류를 보거나 먹을 때 '아, 이건 우리 아빠가 좋아하는 과일다'라고 생각하겠지...... 어디 자녀가 과일만 본받겠는가...... 부모가 행동거지를 더욱 조심할 수밖에 없겠다.

Posted by 초유스
에스페란토2013. 10. 16. 07:26

10월 12일부터 15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국제 대회가 열렸다. 일본 에스페란토인들이 해마다 개최하는 에스페란토 대회가 올해 100주년을 맞이했다. 대회 참가자 규모는 약 1000명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영향이 여전히 심각한데도 외국에서 40명이 참가했다. 이 중 한국 참가자는 9명이다. 

*에스페란토란
1887년 폴란드의 안과의사 자멘호프가 창안한 국제공용어. 변음 묵음 등이 없어 적힌 대로 소리 내고, 품사어미 강조음 등이 규칙적이어서 배우기가 매우 쉽다.
에스페란토 사용자('에스페란티스토', '에스페란토인'라고 부른다)들은 ‘1민족 2언어 주의’에 입각해 같은 민족끼리는 모국어를, 다른 민족과는 에스페란토를 사용할 것을 추구하고 있다. 현재 120여개 국가에서 수백만명이 사용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우리나라에는 1900년대 초기에 처음 소개되어 현재 한국외국어대, 단국대, 원광대, 경희대 등에 강좌가 개설돼 있다. 한국에스페란토협회에스페란토문화원 등 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유럽에 살고 있지만, 일본에 에스페란토인 친구나 지인들이 적지 않다. 가까운 한국에 살고 있다면 꼭 참가하고 싶은 대회이다. 보통 대회가 끝나면 에스페란토 잡지를 통해서 글이나 사진으로 일본 에스페란토 대회 소식을 접한다. 이젠 그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게 되었다.  


눈부신 발전을 이룬 정보기술 덕분이다. 한국 참가자들이 스마트폰을 활용해 대회를 생중계하기로 했다. 카카오톡에 대회 그룹을 만들어 실시간으로 소식을 알려주었다. 때론 문자로, 때론 영상으로, 때론 음성으로 말이다. 일본 도쿄 국제 대회장에 몸만 없을 뿐이지 마치 내가 대회에 참가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 사진출처: 카카오톡 [토쿄-100a JK] Katoka grupo

6시간 시차로 인해 아침에 일어나면 수십 개의 새로운 소식이 내 기상을 기다리고 있었다. 참가자 개인적인 활동뿐만 아니라 개회식, 일본 헌법 9조 분과모임, 베트남 참가자 음식 소개, 일본 다도 시연, 아시아 에스페란토 활동 분과모임, 에스페란토 웅변 경연 등 대회 내용을 생생히 알게 되었다.

컴퓨터로 문서작성이 편해졌고, 
인터넷으로 수많은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게 되었고,
스마트폰으로 어디서든지 이렇게 생중계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한국인들의 극성스러운(?) 스마트폰 활용을 통해 일본에서 열린 국제 대회를 유럽에서 현장감있게 즐길 수 있었다. 스마트폰 덕분에 참으로 상상하기 힘든 세상의 발전을 새삼스럽게 다시 한번 느껴보았다. 이번 한국인들의 국제 대회 스마트폰 생중계를 옆에서 지켜보던 아내는 "역시 한국이야!"라고 감탄했다.

다음 주에는 한국 에스페란토 대회가 인천에서 열린다. 스마트폰으로 지켜볼 이 대회가 벌써 기대된다.

Posted by 초유스
스포츠 생중계 안내2013. 10. 15. 16:26

지난 12일 한국 축구 대표팀은 브라질과 경기를 치렸다. 브라질이 확실히 세계적인 강팀이지만, 어느 정도 기대를 가지면서 경기를 시청했다. 결과는 역시였다. 한국이 0 대 2로 졌다.

오늘 15일 저녁 8시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한국은 말리 대표팀과 친성 경기를 치룬다. 말리(Mali)는 아주 생소한 나라로 사하라 사막에서 서아프리카로 국토가 펼쳐져 있다. 인구는 천300만명이고, 면적은 백24만평방킬로미터로 한반도의 6배나 된다. 1960년 프랑스에서 독립해 사회주의를 거쳐 1991년부터 민주 개혁이 추진 중이다. 공용어는 프랑스어이고, 종교는 90%가 이슬람교이다.  


말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38위이다. 이에 반해 한국은 계속 하강 곡선을 그리면서 현재 58위이다. 홍명보호 출범 후 가진 7차례 A매치 성적은 1승3무3패다. 

말리와 한국 국가 대표팀간 경기는 아직까지 없었다. 아래 동영상은  2011년 20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말리를 2 대 0으로 이기는 경기이다. 


한국은 2000년 이후 아프리카 팀과의 A매치에서 11승 6무 5패를 기록하고 있다.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얻은 경험을 통해 오늘 경기에서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란다.  한국과 말리 축구 경기를 아래 인터넷 사이트로 해외에서도 생중계를 시청할 수 있다. 시간은 헬싱키 시간대이다.  

14:00 - 16:00
South Korea
International Friendly Matches South Korea vs. Mali

시청 중간에 구입 안내가 나오면 페이지 새로고침 하시면 됩니다. 현재 3대1로 한국이 앞서고 있습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10. 15. 05:53

여름철 관광안내사 일로 발트 3국을 돌아다니느라 집에 있는 시간이 별로 없다. 종종 아내가 도울 일이 생긴다. 그렇게 간곡하게 부탁했음에도 불구하고 여행객들 중 투숙한 호텔에 겉옷이나 안경 등을 놓고 온 사람들이 더러 있다.

이때 해당 호텔로 전화하고 물건 유무를 확인하고 또 찾아와서 한국으로 보내는 일은 주로 아내가 한다. 언젠가 어느 분이 잠바를 챙기지 않고 호텔에 놓아두고 떠났다. 이 옷을 챙겨 한국으로 보냈더니 꼭 작은 성의라도 표시하고 싶다고 주소를 물었다. 사양은 했지만 여러 차례 연락이 오기에 알려주었다. 

얼마 후 한국에서 소포가 도착했다. 뜯어보니 바이오 화장품이었다.   

사실 40대 중반인 아내는 대부분의 유럽인 여성들처럼 화장을 아주 가볍게 한다. 입술과 눈 화장, 그리고 약간의 로션(문화여 살결문), 향수이다. 사용해보지 않은 새로운 화장품에 대한 호기심도 별로 없다. 가끔 한국에서 오는 화장품 선물은 진열용으로 전락하게 된다. 


이번에도 그렇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웬일인지 아내는 며칠 후 설명서를 꼼꼼하게 번역해달라고 했다. 그리고 아내는 여러 주 동안 지속적으로 이 바이오 화장품을 사용하고 있다.

며칠 전 아내는 이 한국 화장품 효과에 스스로 놀랐다고 기뻐했다. 


"내가 좀 더 젊어진 것 같지 않아? 내 얼굴 한번 봐. 주름이 전에 보다 훨씬 줄어들었어."
"한국 화장품을 사용한 효과야?"
"그렇지. 이럴 줄 알았으면 비교하기 위해서 화장품 사용하기 전 내 이마를 사진 찍어 놓을 걸 말이야."
"그냥 착시 아닐까? 지속적으로 사용하다보니 그렇게 느끼는 것뿐이 아닐까?"
"매일 거울 보는 내 얼굴인데, 내가 잘 알지. 확실히 주름이 줄어들었어."
"선물한 사람에게 고마워 해야겠네."
"당신이 젊어지는 것은 참 좋은데 앞으로 계속 한국 화장품 사달라고 할까봐 걱정스럽다."


아뭏든 결혼해서 살면서 유럽인 아내가 한국 화장품에 대해 처음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해주니 기분은 좋았다. 그래, 이제는 한국의 전자제품, 자동차만이 아니라 화장품까지 세계로 펴져나가길 바란다. 물론 최근 공개된 아모레퍼시픽 영업팀장이 대리점주에게 한 욕설과 폭언 녹음파일에서 보듯이 저질스러운 '갑의 횡포' 문화는 사라져야겠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10. 14. 08:02

리투아니아는 완연한 가을이다. 이번 주말 날씨가 화창하고 따뜻하니 도심 공원 곳곳에는 많은 사람들이 단풍 나들이를 나왔다. 어디를 가든 색색 단풍들이 눈을 즐겁게 했다. 


땅바닥에 노란 단풍 한 장이 떨어져 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노란 꽃 한 송이가 피어올랐다.


마치 떨어진 노란색에 화답이라도 하듯이 노란색이 피어있다. 이래서 가을 잎 떨어지니 가을 꽃이 피어나는 구나......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10. 14. 07:15

가을이다. 주말 날씨가 영상 12도라 가족과 함께 어딘가로 가고자 했다. 마침 빌뉴스 교외 단독주택에 살고 있는 친척으로부터 초대 전화가 왔다. 나가려고 하는 찰나라서 반갑게 초대에 응했다.

친척집에 도착해서 먼저 인사하고 정원을 둘러보았다. 잔디밭에 사과가 왕창 떨어져 있었다. 혹시 버린 것이 아닐까라는 의구심마저 들었다. 아까운 사과를 땅에 떨어지게 하다니......


북동유럽 리투아니아 가을 과일의 대명사는 단연 사과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먹어본 사과는 그렇게 맛이 없었다. 여기서 사과를 먹을 때에는 한국에서 먹던 부사(후지) 사과의 맛이 떠오른다. 그 달콤한 맛과 입안에서 씹으면서 들리는 바삭바삭한 소리를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떨어진 과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바람에 못 이겨서 떨어질 수도 있겠지만, 벌레가 먹어서 일찍 떨어진 듯해서이다. 또한 떨어질 때 다친 상처 부위가 썩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친척집 떨어진 사과를 살펴보니 잔디 덕분에 상처가 나 있지 않았다. 혹시 어떤 맛일까 궁금해서 떨어진 사과 두 개를 주워서 거실로 가져왔다.

한 입 꺼물어보니 맛이 장난이 아니였다. 아내와 딸에게도 맛을 보도록 하니 자꾸 달라고 했다. 특히 딸아이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사과"라면서 감탄했다. 정작 내가 먹을 양이 부족했다. 

'먹을 것이라면 진작 나무에서 친척이 따 먹었을 거야'라고 내 행위를 합리화하면서 염치 불구하고 다시 정원으로 나가 사과를 주워왔다.

한 마디로 이 사과 맛은 한국 부사 맛이다. 
리투아니아에도 이렇게 맛있는 사과가 있다니!!!  


그 동안 한국 손님들에게 리투아니아 사과는 한국 사람들에게는 맛이 없다고 말하곤 했는데 이제 이 주장을 수정해야 할 판이다. 


이 사과의 품종을 물어보니 답은 챔피언(champion)이다[한 독자는 생김새가 사과 품종 양광 같다고 한다]. 언젠가 텃밭이나 주택이 있으면 이 사과 품종을 꼭 심어야겠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10. 11. 05:46

최근 YTN TV 뉴스를 통해 알게 된 내용이다: 
한국은 오는 2026년에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가 전체의 20%가 넘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여기에다 저출산 문제까지 겹쳐 앞으로 급속한 노동력 감소가 우려된다. 그래서 '이제는 70세까지 일하는 사회를 만들자'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이 소식을 접하면서 얼마 전에 만난 브라질 외교관이 떠올랐다. 자신을 슬로바키아에서 근무하고 있는 브라질 외교관이라는 소개와 함께 빌뉴스를 방문하는 동안 에스페란토인을 만나고 싶다고 했다. 이름을 보니 2008년 아내가 브라질 비자를 받을 때 도움을 준 바로 그 사람이었다[관련글: 브라질 비자 받기와 에스페란토].

그때를 생각하면서 공항으로 마중가겠다고 하니 극구 사양을 했다. 공항에 내려 택시나 버스로 미리 잡아놓은 호텔까지 혼자 충분히 갈 수 있다고 했다. 아내와 상의했다.

"외국에 갈 때 우리가 극구 반대하더라도 현지인이 나와서 우리를 환영한다면 좋지 않을까?"
"당연하지."
"그렇다면 우리가 차로 공항으로 환영하러 나가자. 외국인이 가장 궁금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현지인들은 어떻게 살까이다. 현지인 친구 집이 관광지 트라카이 근처에 있으니까 가는 길에 들러서 차를 마시면서 담소도 나누자."

이렇게 아내와 의기투합해서 공항으로 갔다. 반갑게 브라질 외교관을 만난 우리는 구상한 일정에 동의를 얻어서 친구 집으로 향했다. 가는 동안 차 안에서 우리는 많은 대화를 나눴다. 

그는 브라질 상파울로에서 포르투갈어와 영어 교사로 25년간 일을 한 후, 법원에서 3년을 더 일하고 은퇴했다. 은퇴 후 연방정부 외교부의 행정직 채용 광고를 접했다. 자녀들도 다 장성했고, 연금도 나와 생활에는 지장이 없었다. 색다른 분야에서 경험하는 것도 인생에 가치가 있을 것 같아 응시했다. 합격되었다. 행정직의 최고 자리는 부영사이다. 

3년을 브라질리아(브라질 수도)에 있는 외교부에서 수습 일을 마치고 외국 근무로 하게 되었다. 한번 외국으로 발령되면 근무기간 10년을 다 채워야 브라질 외교부로 돌아올 수 있다. 그는 콜롬비아, 일본, 독일, 슬로바키아 브라질 영사관에서 이어서 근무했다. 

2년 전에 이미 10년 기간을 채워 브라질로 돌아가 은퇴를 맞을 수 있었다. 문제는 정년 70세까지 2년이나 남았다. 돌아가면 브라질리아에서 근무하게 되는 데 주거지를 구하는 일 등이 복잡해서 외국에서 정년까지 근무하다가 퇴직하기로 결정했다.

12년 동안 홀로 외국 생활하는 데 가족이 그립지 않나?
- 그립다. 하지만 1남 3녀 자녀들이 다 자라서 각자의 삶을 살고 있다.

아내는 종종 찾아오나?
- 가까운 라틴 아메리카에 근무할 때는 아내가 1년에 여러 달을 함께 지내곤 했다. 그런데 4계절이 두렷한 나라에 근무할 때 특히 가을만 되도 추워서 브라질이 좋다고 떠났다.

혼자 살면 식사 해결이 제일 어렵지 않나?
- 아니다. 요리하기를 좋아한다. 1개월치를 미리 요리해서 냉동실에 넣어놓는다. 

뭐, 1개월치를 요리한다고? 고기 요리를? 
- 난 채식주의자다. 부모와 같이 살 때는 어쩔 수 없이 육식도 했다. 하지만 내가 내 가정을 가지고부터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꿈꾸었던 채식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지금까지 채식만 한다. 아침을 든든히 먹는다. 주로 과일과 내가 직접 구은 빵과자로 식사한다. 점심은 생선, 쌀밥, 콩 그리고 과일로 한다. 저녁은 먹지 않는다. 

빨래나 집안 청소는 파출부가 하나?
-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남에게 시키지 않으려고 한다. 주말에 이런 일을 하는 것이 아주 즐겁다.

진짜 나이를 알고 깜짝 놀랐다. 지금까지 나와 비슷한 연령으로 알고 있었는데 내년 1월에 70세 정년을 맞는다고 하니 참으로 믿기지가 않는다. 특별한 건강관리가 있나?
- 없다. 하지만 아침에 일어나 15분간 체조하고 샤워를 평생하고 있다.

다문화 가정이면 자녀들은 어느 쪽에 가깝나?  
- 외할머니는 원주민과 흑인 사이에 태어나고, 외할아버지는 흑인이었다. 아버지는 백인이다. 내 아내는 이탈리아인이고, 같이 1남 3녀를 두고 있다. 딸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이탈리아인의 모습을 띠고 있다.아내가 첫아이를 놓고나서 엉덩이를 보더니 엉엉 울었다.

왜 울었나?
- 갓 태어난 딸아이의 엉덩이에 푸른 반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아내는 이것이 피부병 증세로 알았기 때문이다. 이에 내 어머니가 '당신 남편이 인디언 피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생긴 몽고 반점'이라고 말했다. 그때서야 아내가 안심했다.

외교관 생활에 국제어 에스페란토가 도움 되나?
-  참으로 많이 도움이 된다. 현지인들과 교류하는 데 영어보다 에스페란토가 훨씬 더 편하다는 것을 느낀다. 영어는 의사소통의 도구이지만, 에스페란토는 여기에 하나가 더 첨가된다. 바로 만나기 전에도 서로가 친구였다라는 감정을 들게 한다. 특히 일본에서 근무할 때 일본인들과 교류하는 데 에스페란토가 아주 유용했다.

어떻게 에스페란토를 배웠나?   
- 대학생일 때 교수가 에스페란토인이라서 배웠다. 그런데 졸업하고 가정을 꾸리고 직장에 다니느라 한 동안 잊고 살았다.

어떤 계기가 되어 다시 시작했나?
- 38살에 크게 교통사고를 당했다.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데 차가 와서 들이받았다. 나는 공중으로 붕 떴고 전방 15미터로 날아가 떨어졌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나를 들이받은 차 운전수가 급브레이크를 잡지 못하고 앞으로 더 나아갔다. 이것이 나를 살렸다. 내가 도로에 떨어지지 않고 그 차 지붕에 떨어졌기 때문이다. 자동차 지붕이 완충역할을 하면서 내 생명을 구했다. 몇 해 후 똑 같은 자리에서 나와 똑 같은 사고를 당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도로에 떨어져서 즉사했다.
재활하는 동안 서재에 에스페란토 교과서가 눈에 확 띄었다. 다시 살게 된 것에 감사하면서 이 책으로 다시 공부했고, 에스페란토 운동에도 참가하고, 지금까지 활용하고 있다. 

* 오후 한 나절이었지만, 브라질 외교관과의 에스페란토로 통한 만남은 우리 부부에게 아름다웠다.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면서 우리는 오후 내내 함께 했다. 국제어 에스페란토를 통해 새로운 사람을 좀 더 알게 되는 재미가 참 솔찬했다. 

이날 만남을 통해 가장 강한 인상은 어느 조직보다도 더 폐쇄적일 것은 외교부에 은퇴한 사람이 다시 들어가서 70세까지 일하다 퇴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는 사회든 재취업 기회를 나이제한을 통해 원천적으로 막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편 속으로 나도 저 나이에 저렇게 건강하면서 일을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해보았다. 늦었지만 매일 15분 체조라도 해야되지 않을까......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10. 10. 06:22

여름부터 딸아이의 무릎 양쪽에 사마귀가 하나 둘 생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곧 없어지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크기가 커졌고, 개수는 늘어났다. 

응급실로 직행해야 하는 병이 아니고서는 리투아니아에서는 본인이 원한다고 해서 의사의 진찰을 금방 받을 수는 없다. 먼저 가정의사 진료를 예약해야 하고, 그 다음에 피부 전문의 진료를 예약해야 한다.

이런 경우 아내는 한국에서는 어떻게 사마귀를 치료하는 지에 대한 정보를 알아보라고 한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보니 여러 곳에서 사마귀 치료에 율무가루를 부위에 바르는 한편 물에 타서 마시면 효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율무는 영어로 'job's tear'로 집에 있는 '영어-리투아니아어 큰 사전'에도 해당 단어가 없을 정도로 아내도 알지 못했다. 생율무가루 사마귀 치료 전과 후, 그리고 그 과정을 자세하게 설명한 글을 읽고 나니 확신이 들었다. 그래서 한국에 살고 있는 친척으로부터 급히 생율무가루를 구해 보내달라고 했다.


딸아이는 자기도 비록 반쪽이지만 한국인이라서 한국인의 민간요법이 치료해줄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매우 기뻐했다. 그런데 물에 탄 생율무가루는 도저히 마실 수 없다고 했다. 딱 한번 시도해보는 데 그쳤다. 


생율무가루를 반죽해서 무릎에 서너 번 붙였다. 보기에는 조금씩 작아지는 듯했다. 하지만 기대하지 않은 일이 벌어졌다. 허벅지와 다리에 붉은 반점이 생기더니 며칠 후에는 보기에도 징그러울 정도였다. 

율무가루로 인한 알레르기로 보였다. 딸은 이때까지 별다른 알레르기 증세를 한 번도 보이지 않았다.  

한국 민간요법으로 딸아이 사마귀를 치료하고자 한 선의는 오히려 붉은 반점을 낳게 되었다. 적지 않은 비용을 주고 항공편으로 율무가루를 공수해왔는데 말이다. 그냥 진료날짜를 차분히 기다리면 될 것이지 왜 돈 쓰고 성급하게 일을 추진해서 또 다른 병을 초래했는가라고 아내로부터 책망을 들었다. 입이 열 개라도 아내와 딸에게 할 말이 없었다. 

"딸아, 아빠가 정말 미안하다." 

얼마 후 정해진 진료날짜에 피부 전문의에게 가니 산성용액을 주었다. 이 산성용액을 한 두 방울 사마귀 위에 떨어뜨리니 순식간에 튀어나온 사마귀가 가라앉았다. 그리고 항생제 연고를 붉은 반점에 한 두 번 바르니 점점 사라졌다. 

돈 들고 욕 얻어 먹고... 

큰딸은 특히 여름철이면 기미와 주근깨로 울상이다. 율무가 기미와 주근깨 치료에도 효능이 있다고 해서 이번에 한국에서 2킬로그램이나 구입했다. 작은딸의 알레르기를 경험하고 나니 권하기가 꺼려진다. 생율무가루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고민이다.

율무가루에 부작용이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딸에게 이런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줄은 정말 몰랐다. 한국에서 효험이 아주 좋은 민간요법이라도 이젠부턴 여기에 소개하고 활용하는 데 보다 더 신중해야겠다.
Posted by 초유스
재미감탄 세계화제2013. 10. 8. 17:23

팔레스타인의 한 가족이 수류탄으로 꽃정원을 만들어 누리꾼들의 마음에 깊은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갈등은 익히 알려져 있다. 보안벽따라 팔레스타인 빌린(Bi'lin) 마을에는 매주 양쪽이 충돌하고 있다.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12

팔레스타인 시위대와 이스라엘 군대간 충돌은 때때로 비극으로 끝난다. 2009년  이스라엘 군인의 가스수류탄(최루탄)이 30세 아들 바셈(Bassem)의 가슴에 명중되었다. 그는 이 부상으로 얼마 후 죽음을 맞았다.  

한편 잦은 충돌로 사용된 수많은 최루탄을 비롯한 무기들이 쓰레기로 남아 주변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다. 이에 활동가들이 이것을 모았고, 바셈의 어머니(Sabiha)는 아들의 죽음을 기리며 속이 텅빈 최루탄에 꽃을 심어서 정원을 만들었다.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12 


두 민족간 폭력적 대응은 그치지 않는 비극을 초래한다. 최루탄에 꽃을 심는 마음이 두 민족간 평화를 앞당길 수 있다면 참 좋겠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10. 8. 06:26

자주는 아니지만 종종 집으로 손님을 초대한다. 주로 생일이나 특별한 손님이 왔을 때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초대 빈도가 줄어들고 있다. 딸이 어렸을 때는 생일 때마다 일가 친척을 초대했다. 하지만 10살이 넘어서자 친척은 커녕 부모와도 함께 생일잔치를 하는 것을 꺼린다.


또한 나이가 드니 자기 생일 챙기려는 마음도 예전 같지가 않다. 보통 유럽 사람들은 특히 50주년 생일은 아주 성대하게 치른다. 그런데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마저도 생략하게 되었다. 

집에 잔치하려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걱정은 
무슨 음식을 준비하지
설겆이는 어떻게 하지다.

보통 소규모는 10명 내외, 대규모는 20명 내외다. 이런 부담감 때문에 허물없는 친구들을 초대할 경우는 '맥주 모임'을 열곤 한다. 이는 각자가 마실 술이나 먹을 간단한 음식을 가져오는 것이다. 우리는 커피나 차, 그리고 약간의 음식만 준비하면 된다.

* 현지인을 초대해 2012년 설을 함께 보냄 

집에서 큰 잔치를 한 지 오래되어서 그런가 최근 아내가 집으로 초대한 한국 손님과 유럽 손님간 차이를 기억하면서 한마디 했다. 우리 집에는 현지 유럽인들뿐만 아니라 한국 손님들도 더러 온다. 그렇다면 가장 큰 차이가 무엇일까? 

부엌일 협력이다.

유럽 손님들은 초대한 시각에 맞춰 온다. 그리고 끝나면 식탁에서 그대로 일어나 집으로 돌아간다.
한국 손님들은 잔치가 끝날 쯤 식탁에 있는 음식이나 그릇 등을 우리와 함께 정리한 후에 돌아간다.
물론 이는 절대적인 차이는 아니다. 우리 가정이나 주변에서 겪은 경험일 뿐이다.

특별히 부탁하지 않은 이상 아주 가까운 친척 손님도 마찬가지이다. 음식 준비와 뒷정리는 초대한 집 주부가 혼자 다 한다. 왜 그럴까? 남의 집 부엌에 들어가서 함부로 하지 않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괜히 거들다가 남의 집 부엌을 오히려 어지럽힐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것이 꼭 나쁘지만은 않다. 왜냐하면 우리가 초대받아 갈 경우 우리도 조력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제시각에 가서 끝나면 곧장 집으로 돌아오면 된다.

"한국 손님이 좋아? 아니면 리투아니아 손님이 좋아?"라고 아내에게 물었다.
"한국 손님들은 우리 부엌을 꼭 자기 부엌처럼 여겨서 음식을 준비하고 설겆이를 하는 것을 도와주니까 좋아. 마치 주인처럼."
"그럼, 요가일래(딸)는 어느 쪽을 더 닮으면 좋을까?"
"물론 한국 쪽이지."

부엌을 좀 어지럽히고, 잠시 주인 행세를 하더라도 음식 준비와 설겆이 등을 즐겁게 도와주는 한국 손님들이 리투아니아인 아내에게 더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3. 10. 7. 05:05

폴란드 웹사이트 wiocha.pl에 올라온 한국 기업 관련 사진 한 장이 폴란드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었다. 한국인이 서 있었고, 폴란드인들이 허리를 90도로 굽혀 인사하는 장면이다. 사진의 제목은 다음과 같다

"자기 고용주를 어떻게 맞이해햐 하나?"
- 비스쿠비쩨 포드구르네 LG 훈련 -


허리를 굽혀서 인사하는 모습을 보니 분명히 동양식 인사법이다. 좀 더 명확한 사실 확인을 위해 인터넷 검색을 해봤다. 비스쿠비쩨 포드구르네(Biskupice Podgórne)는 폴란드 남서부 지방 중심도시인 브로쯔와프 부근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이 마을 "LG" 거리가 있을 정도로 LG 생산공장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 이 마을에 있는 "LG" 거리 (사진출처 위키백과)

유튜브 동영상도 찾았다. 이를 보니 사진 속 90도 각도로 허리를 굽히는 장면은 바로 이 마을에 있는 LG 생산공장에서 찍힌 것이다.



악수와 입맞춤 인사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90도 인사법을 요구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 만약 그것이 근로자 상호간 인사가 아니라 고용주 외국인에게 하는 것이라면 중세의 봉건사회가 다시 돌아온 느낌을 줄 수 있겠다. 다 읽어보지 않아도 폴란드인들의 댓글 내용이 곱지는 않을 것 같다. 그 중 하나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폴란드는 아시아 나라들처럼 허리를 굽혀서 인사하지 않는다. 가고자하는 나라의 문화에 따라 배우고 행동해야 한다. 독일에 가고자하면 초급 독일어는 배워야 한다. 그들은 우리에게 와서 그들의 문화를 심고자 한다. [출처

한편 한국 기업이 유럽으로 지출할 때 무조건 한국식으로 운영하다가는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유럽인들도 자기 생활과 근무 방식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잘 인식하면서 이들에게 근무 환경이나 동기 부여를 마련해준다면 원하는 성과가 나올 수 있겠다.
Posted by 초유스
재미감탄 세계화제2013. 10. 6. 06:39

현재 아파트에 살고 있다. 자녀들이 다 자라고 은퇴하면 단독주택을 꿈꾸면서 살고 있다. 과일나무가 있고 잘 다듬어진 정원을 가진 친구 집을 방문한 후에는 단독주택에 살고싶은 마음이 더욱 부글거린다. 

최근 폴란드 웹사이트에서 본 기발한 집안 구조나 가구는 다시금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한다.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집 만들기 세상엔 이런 집도-누구나 꿈꾸는 집 : 네이버 블로그

1. 어항 침대

2. 숲 속에 있는 듯한 방

3. 실내 수영장과 실외 수영장이 서로 연결

4. 흔들거리는 탁자의자

5. 미끄럼틀 계단

6. 당구대 겸 탁자

7. 흔들 침대

8. 정원 극장

9. 탁자 난로

10. 부엌 선반 정원

11. 서재 모래사장

서재 책상 밑에 마련된 모래사장을 보니 이번 여름 리투아니아 제2의 도시 카우나스 중심가에서 본 레스토랑이 떠올랐다. 카우나스는 내륙에 있어 바다까지는 약 250km 서쪽으로 가야 한다. 여름이면 모래사장 해변을 떠올리는 사람들을 위해 이 레스토랑은 바닥에 아예 모래로 깔아놓았다.


굳이 힘들게 바닷가까지 가지 말고 도심에서도 모래사장을 즐길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럴려면 이 레스토랑에서는 신발을 벗은 채 커피를 마셔야겠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3. 10. 5. 07:09

가리 대학생의 이색 시위가 유럽 누리꾼들 사이에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 목요일 한 대학교의 학생들은 속옷만 입고 강의실에 들어왔다. 이는 대학교 총장이 지정한 새로운 드레스 코드에 항의하기 위해서다. 


언론 보도(출처 1, 2)에 따르면 이들은 헝가리 남서부 지방에 있는 커포슈바르(Kaposvár) 대학교 학생들이다. 수요일 대학교 총장이 학생들에게 "강의와 시럼에 의무적으로 남학생들은 어두운 색 계통의 양복과 구두를 해야 하고, 여학생들은 재킷과 블라우스와 바지 또는 긴치마를 입어야 한다"고 통지했다.

그는 "10월 1일부터 대학교 내에서는 미니스커트, 반바지, 해변슬리퍼, 짙은 화장, 부적합한 패션 악세사리, 단정치 못한 손톱이나 머리카락은 설 자리가 없다"라고 선언했다. 가벼운 옷차림은 단지 여름철 더운 날에만 허용된다고 했다. 

총장의 고전적인 복장 강요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일부 대학생들은 이날 속옷만 입기로 시위했다. 


"우리는 옷을 제대로 입었지만, 강의실이 너무나 더워서 허용되는 옷만 입을 수밖에 없었다고 한 학생이 재치있게 말했다. 이들 대학생들은 10월 7일 월요일에는 해변슬리퍼, 비치타월을 가져지고 강의실에 올 계획이다. 

빌뉴스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이곳 대학생을 일상에서 흔히 접하고 있다. 도에 지나친 옷이나 화장을 하고 다니는 대학생들이 종종 보이곤 한다. 커포슈바르대학교에서는 정도에 벗어난 경우가 너무 많아서 대학교측이 이런 드레스 코드를 결정한 것은 아닐까...... 

대학교 총장과 학생들 사이의 복장 갈등은 어떻게 마무리 될까 궁금하다. 30여년 전 까까머리와 교복을 입고 다니던 중고등학교 생활이 떠오른다. 

고전적인 복장 착용을 강제하는 헝가리 커포슈바르대학교의 속사정은 이해할 만하지만, 대학교는 대학생 스스로가 학생 품위에 어울리는 복장을 자율적으로 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10. 4. 06:42

지난 달 우리 집에 손님이 방문했다. 한 분은 폴란드 바르샤바에, 다른 분은 러시아 모스크바에 살고 있다. 둘이 자매로 70대 중반이다. 할아버지 때부터 연해주에 살다가 중앙 아시아로 강제이주 당했다. 언니는 폴란드로 유학온 후 남게 되었고, 동생은 카자흐스탄에서 의사로 일하다가 정년퇴임해 자녀가 살고 있는 모스크바로 이주했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살아계셨을 때 집에서는 한국어로 했지만, 학교 생활 등으로 모국어는 한국어가 아니라 러시아어가 되었다. 우리 집에 올 때마다 이 분들은 딸아이 요가일래를 칭찬하고, 아주 부러워하고 한편 후회스러워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요가일래가 아직 어리지만, 아빠와는 늘 한국어로 말하기 때문이다.

이 두 자매는 각기 자녀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지 않은 것이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당시는 러시아어가 최고였으므로 소련에서 살려면 자녀가 러시아어를 잘해야 된다는 생각뿐이었다. 또 다른 이유는 자녀에게 한국어를 가르칠 수 있을 정도로 한국어를 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떻게 딸에게 한국어를 가르쳤나?"
"아, 가르치지 않고 그냥 모태에서부터 지금까지 오로지 한국말만 하고 있어요."
"쓰기도 하고 읽기도 하나?"
"말하기만 하고, 쓰기와 읽기는 완전 초보 단계입니다."
"혹시 책은 없나?"
"딸아이 책장에서 한번 찾아볼게요."

이렇게 한국어 초급 쓰기와 읽기 책을 보여주었다. 이 책을 보자 두 자매는 아이처럼 아주 기뻐했다. 그리고 복사를 부탁했다. 집에 가서 자기들도 꼭 공부하고, 아들과 딸은 늦었지만 손자들에게 꼭 공부시키도록 하겠다고 했다.


배움의 의욕에 가득 찬 이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한국인은 역시 한국어를 할 줄 알아야 하는구나."라고 느꼈다. 그리고 딸에게 말했다.

"봐, 할머니는 이제라고 열심히 한국어를 공부하겠다고 하는데 너는 쉽게 알았잖아. 아빠에게 감사함을 느끼고 이제부터라도 한국어 읽기와 쓰기에도 좀 공부하는 것이 좋겠다."
"노력할게."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10. 3. 06:03

1990년 처음으로 동유럽에 왔을 때 가장 낯선 모습 중 하나가 차와 관련된 것이다. 차를 가진 친구들은 하나 같이 주차한 다음에 차 내부에 있는 라디오를 떼어내어 집으로 가져갔다. 심지어는 앞유리 와이퍼까지 떼어냈다. 왜라는 물음에 답은 간단했다. 도둑 때문이다.

라디오를 훔쳐가는 것까지는 좋은 데 자동차 유리문까지 깨는 경우가 허다하므로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여름철엔 괜찮지만, 겨울철 혹한이나 폭설에 와이퍼를 떼어내고 다시 다는 일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세월이 지나자 와이퍼와 라디오 등을 훔쳐가는 일이 점점 줄어들었고, 이를 떼어서 집으로 가져가는 사람들도 거의 없게 되었다. 지금까지 우리는 와이퍼와 사이드미러 거울, 기름을 도둑 맞은 적이 있다.


일전에 주차장에 세워둔 우리 차의 사이드미러 거울이 두 번째로 도둑 맞았다. 그런데 살펴보니 앞부분에 있는 자동차 마크까지 훔쳐갔다. 지금은 이런 좀도둑이 사라진 것 같았는데 당하고 나니 분노를 느끼는 대신 왠지 서글퍼졌다.


물어보니 새 마크는 한국돈으로 약 4만원, 중고 마크는 만 2천원한다. 그렇다면 도둑은 얼마에 팔까 물어보니 약 4천원이라고 한다. 며칠 후에는 뒷부분에 있는 마크까지 또 훔쳐갔다. 

이렇게 되자 이제는 중고든 새것이든 마크를 사고자 하는 마음이 완전히 사라졌다. 구입해서 달아놓으면 또 훔쳐갈 것이 뻔하다. 한 번 맛 드린 사람이 또 다시 오기란 쉽기 때문이다. 

"우리 이제 마크 달지 말자. 사더라도 달지 말고 그냥 차 안에 숨겨놓았다가 어디 중요한 자리에 갈 때만 붙이자. 갔다오면 다시 떼내고......"라고 아내가 말했다.
"마크가 없으니, 저 자리가 꼭 우리에게 미소를 띄우는 것 같다. 그래 없이 지내자."라고 답했다.


하지만 마음은 불편하다. 이런 소소한 마크까지도 훔쳐가고, 또 이런 장물들이 아직도 음성적으로 거래되는 사회에 살고 있다니......

Posted by 초유스
재미감탄 세계화제2013. 10. 1. 06:20

'라면 상무', '빵 회장'에 이어서 '신문지 회장'이 등장했다. 최근 공항에 늦게 도착해 탑승할 수 없게 되자 한 의류회사 회장이 들고 있던 신문으로 항공사 직원을 때렸다고 알려졌다. 이 모두가 순간적인 분노나 화를 스스로 억제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어났다. 

'신문지 회장' 소식을 접할 무렵 유럽 누리꾼들 사이에 관심을 주차 경고가 눈에 확 띄었다. 불법주차에 대한 분노를 아주 잘 참은 경고였기 때문이다. 


"여기는 사람들이 다닌다"라는 쪽지를 벽돌로 눌러놓았다.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만약 분노에 순간적으로 이기지 못해 저 벽돌을 유리창이나 차체에 던졌다면...... 이 벽돌 경고장을 받은 운전사는 차가 무사함에 감사하고 다시는 이곳에 주차하지 않을 것 같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3. 10. 1. 06:00

리투아니아인 아내 쪽으로 친척이 한 명 있다. 리투아니아 여자인데 이집트 남자와 결혼했다. 서로 열렬히 사랑할 초기에는 별다른 문제가 표면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이들은 지금 3살된 아주 예쁜 딸을 두고 있다.

생김으로는 리투아니아인보다 이집트인에 더 가깝다. 아이가 점점 자라감에 따라 특히 외할머니의 걱정도 늘어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고, 이해할 만하다. 

리투아니아는 다민족 사회이다. 특히 60여만명 인구 빌뉴스는 리투아니아인이 57.8%이다. 하지만 서유럽 도시에 비해 다른 인종들이 거의 없다. 

그래서 학교에 들어가면 생김새 때문에 귀여운 손녀가 겪을 마음 고생을 생각하니 걱정이 앞선다. 물론 이것이 기우에 그칠 수도 있다. 

외할머니는 이들 부부가 리투아니아를 떠나 영국 런던 등지에서 손녀를 키우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다. 런던에도 차별이 없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리투아니아에서처럼 군계일학은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내로부터 이 얘기를 전해듣고, 함께 있던 초등학교 6학년생 딸에게 물어보았다. 

"네 학교에서 아빠가 유럽인이 아니라고 학생들이 뭐라고 안 해? 너를 놀린다거나 따돌린다거나"
"아니. 그런 것이 없어."
"그래도 뭐랄까 너를 다르게 본다거나"
"아, 1학년부터 쭉 같이 다닌 학생들은 아무런 반응이 없어, 그런데 전학온 학생들이 종종 뭐라고 해."
"뭐라고?"
"나를 중국애라고 부른다거나, 눈이 좁은 아이라든가."
"그러면 너는 어떻게 반응하는데?"
"간단해. '안녕!'이라고 말하고 그냥 내 일을 계속해."
"마음이 좀 이상하거나 아프지 않아?"
"전혀. 안 그래." 

학교에서 밝게 생활하는 딸아이가 기특했다. 며칠 전 딸아이가 학급에서 하는 재미난 놀이를 소개했다. 점점 사춘기에 접어들고 있고, 30명인 학급 내에서 친한 친구들끼리만 어울리게 되는 때이다. 그래서 담임 선생님이 놀이를 생각해냈다.

매주 한 번씩 각자가 다른 학급생 1명의 이름을 쓴 쪽지를 바구니에 넣는다.
매주 이름은 달라야 한다.
쪽지를 꺼낸다. 하지만 아무에게도 이름을 보여줘서는 안 된다.
일주일 동안 쪽지의 학생에게 아무도 심지어 그 학생도 눈치채지 못하도록 좋은 일을 해야 한다.
예를 들면 관심을 가져준다거나, 칭찬을 한다거나, 학업을 도와준다거나 과자를 준다거나......

매주 돌아가니 그 동안 서먹했던 학급생과도 서로 좀 더 알게 된다. 이 방법을 학생들이 잘 활용한다면 학급 내 따돌림은 없거나 줄어들 듯하다.

딸아이는 잠자기 전에 책가방에 한국에서 보내준 사탕을 12개 넣었다. 쪽지에 적힌 학생에게도 주고, 또 그 친구에게만 주면 눈치채니까 다른 학생들에게도 주려고 12개나 챙겼다. 


"비싼 항공료 주고 한국에서 보내온 사탕인데 너무 많이 가져 간다. 조금만?"
"괜찮아. 있을 때 주는 거야."
"그래, 모두와 즐겁게 지내라. 그래야 학교 가는 재미가 있지."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9. 30. 06:13

이제 가을 초기에 접어들었다. 그런데 기온은 겨울이다. 이번 주 내내 바깥 낮 온도가 영상 5도 내외이다. 밤에는 영하 2-4로 떨어진다. 아직 중앙난방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 양말을 두 컬레 신고, 내복과 바지를 입고, 스웨터 두 벌을 입어도 무릎과 손등에는 한기를 느낀다.


이번 1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온기를 좀 그 더 느끼게 위해 조카가 쳐준 천막이 떠올랐다. 딸아이에게 텐트를 치자가 제안했다. 때 마침 아내가 주말에 집을 비웠다. 지방 도시에서 합창단 공연에 참가하기 위해 토요일 떠났다.

여름철 가족과 함께 호수 등 야외에서 휴가를 보내기 위해 4인용 텐트를 3년 전에 구입했다. 그런데 이번 여름에는 한 반도 이를 사용해보지 못했다. 이유는 여름철 관광안내사 출장을 다니느라 가족과 함께 할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빠 딸, 우리 텐트 치자."
"와, 좋은 생각이다."
"오늘 우리 텐트에서 따뜻하게 잠을 잔다."

텐트를 치기 시작했다. 딸과 함께 협동하면서 텐트를 쳤다. 생각보다 텐트치기가 어렵고 힘들었다. 자주 사용해봐야 숙달될 텐데 말이다. 


막상 내 방에 텐트를 쳤지만, 공간을 많이 차지했다. 또한 기대한 만큼 텐트 내부가 따뜻하지 않았다. 4인용 텐트는 난방없는 환절기엔 별 다른 효과가 없음을 확인하게 되었다. 그래도 주말 딸과 함께 무엇인가 한 두시간 공동으로 작업했다는 것에 뿌듯한 마음이 든다.

딸과 함께 텐트 속에서 잠을 자고 일찍 일어난 후에 내 이불을 딸 이불에 덮어주었다. 일요일 오전 10시에 일어난 딸아이가 "아, 정말 따뜻하게 잘 잤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내 마음에 웃음이 맴돌았다. 

'아빠 이불 때문이겠지.'

Posted by 초유스
스포츠 생중계 안내2013. 9. 28. 18:22

지난 주 멋진 경기로 시즌 2호골을 넣은 박지성 선수가 속한 PSV 아인트호벤은 한국시간으로 29일 새벽 네덜란드 9위팀인 알크마르 팀과 경기를 치른다. 


박지성 선수 팀의 경기는 아래 인터넷 사이트로 해외에서도 생중계를 시청할 수 있다. 시각은 유럽 헬싱키 시간대이다. 

21:45 - 23:45
Netherlands
Dutch Eredivisie PSV vs. 알크마르

구자철 선수가 속한 볼프스부르크 팀은 한국시간 밤 10시 30분에 리베리 선수가 속한 바이에른 뭔헨과 경기를 갖는다. 바이에른은 5승 1무 승점 16으로 분데스리가 2위에 올라있다. 볼프스부르크는 승점 9로 6위이다. 특히 구자철은 리베리로부터 경기 중에 뺨을 맞은 적이 있다. 오늘 경기에 골로 보답해주면 통쾌하지 않을까......
 
* 사진출처: 구글 이미지 검색

구자철 선수 팀의 경기는 아래 인터넷 사이트로 해외에서도 생중계를 시청할 수 있다. 시각은 유럽 헬싱키 시간대이다. 

16:30 - 18:30
Germany
German Bundesliga Bayern Munchen vs. VFL Wolfsburg

한편 손흥민 선수가 속한 레베쿠젠은 한국시간 밤 하노버96과 경기를 치른다. 손흥민은 25일 경기에서 빌레펠트 전에서 결승골을 넣었다. 하노버는 승점 12로 4위에 있고, 레버쿠젠은 승점 15로 3위이다. 간격을 벌이기 위해서는 오늘 경기에 승점이 절실하다. 손흥민 선수의 시즌 4호골을 기대해본다. 



손흥민 선수 팀의 경기는 아래 인터넷 사이트로 해외에서도 생중계를 시청할 수 있다. 시각은 유럽 헬싱키 시간대이다. 

16:30 - 18:30
Germany
German Bundesliga Bayer 04 Leverkusen vs. Hannover 96

Posted by 초유스
재미감탄 세계화제2013. 9. 27. 06:02

집을 짓는 러시아 사람들의 벽돌 쌓는 방법이 공개되어 화제이다. 일반적으로 벽돌은 아래 동영상에서 보듯이 먼저 시멘트를 바르고 그 위에 벽돌을 하나하나 반듯하게 얹는다. 



그렇다면 아래 동영상 속 러시아 사람들은 어떻게 벽돌을 쌓을까?


벽돌 위에 시멘트를 바르지 않고 층계별로 나란히 쌓는다.
이렇게 다 쌓으면 벽돌 외벽에 시멘트를 바른다. 



저렇게 지은 집이라면 혹시나 주인이 순간적인 화를 참지 못하고 벽에 주먹질을 하거나 몸을 세게 부딛힌다면 벽이 펑 뚫려버릴 것만 같다. 

눈 감고 아웅하는 식의 부실 공사의 진면목을 보는 듯하다. 아니면 이렇게 해도 주거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은 지역일 수도 있겠다. 아뭏든 인부들이 저렇게  내 집을 지는다면 생각만 해도 큼직하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3. 9. 26. 07:03

라트비아 수도 리가의 볼거리 중 단연 으뜸으로 꼽힐 수 있는 것이 검은 머리 전당이다. 1344년 검은 머리 길드에 의해 세워졌다가 1941년  독일군의 폭격으로 폐허가 되었다. 1948년 소련에 의해 그 폐허마저 완전히 철거되었다가 리가 800주년을 맞아 1995년에서 1999년까지 복원 작업이 이루어졌다.   

현재는 관광안내소, 박물관, 그리고 일부는 라트비아 대통령 임시 집무실로 사용되고 있다. 지난 여름 어느 날 이 곳을 방문했다.  


인부들이 일하는 장면이 눈에 띄였다. 2층에서 판자를 내리는 작업이다. 그냥 주변에 막을 치고 던져서 내리면 수월할 텐데 말이다. 줄에다가 판자를 매고 내리는 것이다.  



문화재를 보호하고 또한 소음을 내지 않고 작업하는 장면이 인상 깊게 다가왔다. 하지만 빨리빨리에 익숙한 눈에는 참 답답해 보였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3. 9. 24. 07:11

딸아이가 자람에 따라 방 벽면이 포스터나 사진으로 장식이 되고 있다. 더 어렸을 때에는 텅 비어 있었는데 만 10살 때부터 가수들 사진이 붙여져 있다. 강남스타일이 한창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을 때에는 싸이 포스터가 있었다. 

그런데 지난 여름부터 딸아이의 우상이 바꿨다. 새로운 우상은 원 디렉션(One Direction)이다. 나도 이때 처음 알았다. 영국인 리암 페인, 제일 말리크, 해리 스타일스, 루이 톰림슨과 아일랜드인 나일 호란으로 구성된 5인조 남성 밴드이다. 


아직 개봉되지도 않았던 기록 영화 "One Direction: This is us"를 보겠다고 난리를 쳐서 한 달 전에 표를 사기도 했다. 영화를 본 이후 원 디렉션에 홀딱 빠졌다. 그 후 방 네 벽면이 원 디렉션 포스터로 채워졌다. 잘 때 머리 쪽이 있는 벽면에도, 책상 앞 벽면에도, 전등 스위치가 있는 방문 벽면에도, 방문 벽 반대편 벽면에도, 심지어 책상 위에도 원 디렉션이다. 원 디렉션에 너무 집착하는 듯해서 걱정스럽다.


"아빠, 난 원디렉션하고 결혼할 거야."
"정말? 옛날에는 한국 사람하고 결혼한다고 했잖아."
"그건 옛날이지."
"아직 어린 데 벌써 결혼할 생각하면 너무 빠르다."
"친구들도 벌써 정했어."
"아빠, 저기 원 디렉션 중에 누가 제일 잘 생겼어?"
"글세, 왼쪽에서 두 번째."
"바로 그 사람이야."
"이 세상에 수 많은 언니들이 너처럼 저 사람하고 결혼하고 싶어할 거야"
"알아. 하지만 내가 이길 거야."
"어떻게?"
"저 사람이 나를 좋아할 수 있도록 내가 저 사람보다 더 인기있는 사람이 될 거야."
"그래? 그럴 마음이라면 앞으로도 계속 그 마음을 가져도 되겠다. 네가 인기 있고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저 사람이 너를 쳐다볼 확률이 높지."  

한편 엄마도 걱정스러워했다. 

"우린 네가 너무 원 디렉션에 관심을 두는 것이 싫어."
"왜?"
"부모나 공부 대신에 네가 너무 원 디렉션에 푹 빠지기 때문이다."
"난 이제 아이가 아니고, 점점 자라고 있어. 새로운 것에 관심을 가져야 된다고."
"엄마 어린 시절에는 모든 엄마 또래 아이들이 리투아니아 농구 영웅 사보니스의 아내가 되길 꿈꾸었다. 그런데 봐! 아니잖아. 아내는 딱 한 사람이야. 그러니까 이제 12살 네가 그런 꿈을 가지는 것은 너무나 비현실적이다. 그 허황된 꿈을 버리고 학교 생활을 열심히 하는 것이 좋겠다."

아내와 딸의 대화를 전해듣고 아내에게 말했다.

"어느 하나를 두고도 부정적으로 조언할 수 있고, 긍정적으로 조언할 수 있다. 비현실적인 꿈이라도 어떻게 활용하는냐에 따라 좋은 결과를 나을 수도 있으니까 우린 앞으로 그렇게 딸아이를 키우자."
"당신 말이 맞지만, 그래도 허황된 꿈은 일찍 깨우쳐주는 것이 내 경우를 봐서는 좋다고 생각해." 
"그렇다면 당신은 당신대로, 나는 나대로 가르치면서 딸아이가 스스로 터득해 나가게 하는 좋겠다."
  
일반학교에서 돌아온 후 잠시 쉰 딸아이는 음악학교에 가려고 현관문으로 향하고 있었다. 딸아이 귀에는 MP3 수신기가 꽂혀 있었다.

"너무 자주 노래를 들어으면 재미 없잖아. 오늘은 MP3 플레이어를 가지고 가지 마라."
"안 돼. 원 디렉션 음악을 들으면 내 마음이 좋아져." 
"그러면 아빠 말도 조금 들으라. 알아서 적당하게 들어라."

사실 딸을 둔 어느 아빠들처럼 나도 모질지가 못하다. "음악없이 살 수 없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딸아이, 만약 혹시 훗날 가수가 된다면 듣는 이들에게 긍정적인 영감을 주는 가수가 되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재미감탄 세계화제2013. 9. 24. 06:45

러시아 운전자의 유튜브 동영상이 공개되어 또 다시 세계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이번에는 한 운전자가 2차선 도로가에서 기다렸다가 차가 가까이 오자 바위를 던졌다. 쾅당 소리가 난 후 차는 멈췄다. 


 바위를 던진 운전자는 자신의 길을 방해한 차에 대해 복수를 그런 식으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블랙박스 덕분에 러시아 도로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모습이 이렇게 세계인들에게 중계되고 있다.


Posted by 초유스
재미감탄 세계화제2013. 9. 19. 05:59

오늘은 음력 8월 15일 한가위이다. 페이스북(Facebook)이나 밴드(Band), 카카오톡(Kakaotalk) 등을 통해 친구나 지인들이 지방이나 서울로 추석을 쇠기 위해 떠난다는 소식을 접했다. 외국에 살다보니 가고 싶어도 갈 여건이 제대로 주어지지 않아서 아쉽다. 

추석 대이동으로 어느 곳에는 주차 공간이 텅비어 있을 테고, 어느 곳에서는 주차할 틈조차 없을 수 있겠다. 주차 공간 찾기가 어려울 때마다 한국에서 찍은 아래 사진이 떠오른다. 


바로 자기 집안 주차 공간 확보를 위한 사람이 꾀를 낸 위장술이다. 이웃은 알고 있겠지만, 낯선 사람들에게는 영락없이 구토물로 보일 것이다. 이런 구토물에 자신의 깨끗한 차를 주차시킬 사람은 없을 테니까 말이다. 

최근 폴란드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된 주차 공간 확보를 위한 또 다른 꾀를 엿볼 수 있는 사진을 접해 소개하고자 한다.


외계인이 주차할 수 있도록 마련한 공간이니 주차하지 말라는 뜻이다. 외계인을 믿고 존중하는 사람은 주차를 꺼릴 것이고, 외계인의 존재를 믿지 않는 사람은 그냥 편하게 주차할 수도 있겠다. 아뭏든 재미난 발상이다.

Posted by 초유스
스포츠 생중계 안내2013. 9. 18. 03:05

손흥민 챔스 경기 2014년 11월 27일 생중계 사이트

독일 분데스 리가 레베쿠젠 팀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 선수가 한국 시간으로 새벽 3시45분에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 최다 우승자 맨체스터 유나티드와 유럽 챔피언스 리그 축구 경기를 치른다. 

손세이셔널이라는 별명을 가진 손흥민 선수는 챔피언스 리그에 처음을 출전하게 된다. 세계적인 명문 팀인 맨유팀을 맞아 그가 어떤 역할을 할 지 축구 애호가들의 관심이 쏟고 있다. 


한 때 맨유는 손흥민 영입을 시도한 팀이다. 이 경기에서 최근 득점 침묵을 보이고 있는 손흥민 선수가 좋은 기량을 펼쳐주길 바란다. 


손흥민 선수의 챔스 데뷔 경기를 아래 인터넷 사이트로 해외에서도 쉽게 생중계를 시청할 수 있다. 시각은 유럽 헬싱키 시간대이다.   

Football
21:45
 - 
23:45
South Korea UEFA Champions League Manchester United vs.
Bayer 04 Leverku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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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th Korea UEFA Champions League Manchester United v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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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