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모음2012. 11. 29. 07:26

중앙난방철이 끝난 후인 5월 난방 배관을 청소하거나 점검하기 위해 아파트 전체가 단수된다. 이때 다시 급수되어 수도꼭지를 틀면 때론 정말 신기한 소리가 난다. 

한 폴란드 바이올린 연주가가 이런 유사한 상황을 기발하게 활용해 연주한 동영상이 최근 공개되어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 


그야말로 수도꼭지, 수도관 그리고 바이올린 3중주다.   

바이올리니스트는 야첵 즈보노브스키(Jacek Dzwonowski)다. 폴란드 남부지장 카토비쩨 음악대학교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하고 현재 글리비쩨(Gliwice)에서 살고 있다. 


아래 동영상을 덧붙인다. 이색 악기를 연주하는 리투아니아 음악가들이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1. 2. 5. 04:06

헝가리에 대한 개인적인 추억으로는 바이올린과 포도주이다. 1990년대 초반 헝가리 시골 마을에 서너 달 살은 적이 있었다. 대부분의 집들이 포도밭을 가지고 있었고, 포도주를 집에서 만들었다. 지인과 함께 동네 한 바퀴를 돌면 많ㅇ은 사람들이 자기 집 포도주 맛을 보라면서 권했다. 이렇게 집으로 돌아오면 술에 취해 금새 잠시 들곤 했다.

자주 저녁에는 지인의 친구들이 모여 함께 포도주를 마셨다. 대부분 사람들이 바이올린을 연주할 수 있었다. 술잔수가 늘어날 수록 바이올린 소리도 더욱 흥겨워졌다. 그때 배운 중 지금도 부를 수 있는 노래가 "Az a szép, akinek a szeme kék"이고, 춤이 차르다쉬(차르다시, Csárdás)이다.

최근 헝가리인 에스페란토 친구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동영상이 눈길을 끌었다. 헝가리 집시 오케스트라 공연을 담고 있다. 유랑 민족으로 알려진 집시는 대체로 미신적이며 쾌활하고 특히 음악에 뛰어난 재능을 지니고 있다. 헝가리에는 60만-80만명의 집시가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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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원 100명 집시 오케스트라(사진출처 / source: http://100tagu.hu/)

이 오케스트라는 집시 회원 10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헝가리에서 가장 유명한 집시 바이올린 독주가 야로커 샨도르(Járóka Sándor)가 사망하자 수많은 집시 음악가들이 자신들의 악기를 가지고 와 추모연주를 한 데서 1985년 결성되었다. 현재 이 오케스트라는 세계에서 가장 큰 집시 심포니 오케스트라이다.

▲ Dinicu, Pacsirta
▲  Bizet, Carmen

오케스트라 공연에 가보면 연주자들 앞에 악보와 악보대가 흔히 놓여 있다. 그런데 이 집시 오케스트라에선 악보대가 보이지 않는다.

  * 최근글: 0살에서 100세까지 남자의 얼굴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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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0. 5. 21. 08:27

3년 전 어느 날 우리집 식구들은 자동차를 타고 장모님이 살고 있는 시골도시로 향했다. 이때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헤비메탈 음악을 듣고 있던 딸아이 요가일래(당시 5살)은 갑자기 마치 기타리스트가 된 듯 기타없이 기타를 치는 흉내를 내었다. 그 장면이 재미있어 영상에 담아보았다.

 
2년 전 요가일래를 음악학교에 보내려고 했을 때 많은 고민을 했다. 무엇을 전공으로 권할까였다. 기타, 바이올린, 플루트, 피아노 등 악기를 권할 것인가, 아니면 노래를 권할 것인가였다.

"너, 뭐 배우고 싶어?"
"몰라."
"바이올린 어때?"
"싫어."
"왜?"
"무거운 바이올린 들고 다니는 것이 싫어."
"그럼, 기타는?"
"싫어."
"왜?"
"엄마한테 배우면 되잖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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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고려 끝에 가벼운 악보만 들고 음악학교에 다닐 수 있는 노래 전공을 선택했다. "아빠, 하지만 나 가수 안 할래"라고 말하면서도 요가일래는 경연대회에 나가면 좋은 성적을 거두기를 몹시 바란다. 아래는 지난 4월 27일 노래 공연 때의 모습이다. 다섯 살 헤비메탈 기타리스트 흉내쟁이가 이렇게 변했다. 또 3년 후면 어떻게 변할까? 사실 이렇게 눈에 띄게 변화하는 아이의 모습 속에서 양육의 재미와 보람을 느낀다.
   

요가일래 엄마는 어렸을 때 가졌던 꿈 중 하나가 가수가 되는 것이라고 한다. 요가일래가 과연 엄마의 꿈을 대신 이루어줄 지가 궁금하다. 하지만 억지로 그렇게 해주길 바라지는 않는다. 음악학교에서 노래를 배우면서 소수든 다수든 다른 사람들 앞에서 주눅들지 않고 자신있게 자기를 표현할 수 있는 능력만 익힌다면 그것으로써 만족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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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모음2009. 12. 8.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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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2월 7일자 "천재 대신 좋은 음악가로 불리고 싶다" 기사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이 한국에서 순회연주를 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사라 장은 자신에게 붙어다니는 수식어 '천재'나 '신동' 대신에 '좋은 음악가'로 불리고 싶은 것이 목표라고 한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4년 전 사라 장의 연주를 듣고 직접 만났던 때가 떠올랐다. 빌뉴스는 1997년부터 매년 5월말부터 6월말까지 빌뉴스 음악축제를 개최한다.

짧은 역사임에도 불구하고 국제적으로 명성을 얻어가고 있는 이 축제에는 리투아니아와 외국의 저명한 음악가들이 참가해 수준 높은 연주로 애호가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오른쪽 사진: 2005년 당시 밝은 미소로 한인들을 반기는 사라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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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뉴스 필하모니에서 연주하는 사라 장

2005년 6월 11일 빌뉴스 필하모니 음악당에는 자랑스러운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가 등장했다. 바로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한국명 장영주)이었다. 아홉 살에 세계무대에 데뷔했고, 14살 전에 베를린 필하모니, 빈 필하모니, 뉴욕 필하모니 등 세계 3대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신동으로 불리면서 세계 음악계에 돌풍을 일으킨 소녀 사라가 아닌가! 어느덧 스물다섯 살의 어엿한 성인된 모습과 연주를, 리투아니아에서 처음으로 접할 수 있게 되어 한국인 교민들의 마음도 사뭇 들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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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주 후 사라 장과 함께 기념촬영한 한국 교민들

이날 사라는 리투아니아 젊은 세대의 지휘자 중 선두주자인 로베르타스 쉐르베니카스 지휘로 리투아니아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주를 했다. 1940년에 창설된 리투아니아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는 동유럽 최강의 심포니 오케스트라 중 하나이다. 사라가 연주한 곡은 20세기 신고전주의의 대표적 인물인 세르게이 프로코피예프의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 협주곡 1번 D 장조 작품 19였다.

크지 않은 체구에 여전히 앳띤 소녀의 얼굴을 한 사라 장이 뿜어내는 거인의 소리는 절로 감탄을 자아냈다. 격정적인 연주로 끊어진 바이올린 현을 이따금 강렬하게 뽑아내는 모습과 하얀 치마 속에서 종종 재빠르게 발길질을 하는 모습에서도 그의 격렬한 표현을 느낄 수 있었다. 연주회장을 가득 메운 청중들의 넋은 그가 이끄는 곡의 세계로 빠져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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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중의 환호에 답례하는 지휘자와 사라 장

연주가 끝나자 요란한 기립박수 대신 청중들은 오랫동안 하나같이 리듬 있는 우뢰와 같은 박수소리와 함께 발을 쿵쿵 구르면서 젊은 거장의 연주에 열광적으로 답례했다. 앙코르 연주 이후에도 청중들의 박수는 다섯 번이나 그를 무대 중앙으로 다시 서게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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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라 장이 일일이 사인을 해주는 모습에 한국 교민 모두들 흐뭇해 했다.


무대 뒤 솔리스트 대기실로 한인들 10여명이 찾아가자, 사라 장은 연주 때의 격렬한 인상과는 달리 친절하고 밝은 표정으로 반갑게 맞이했다. 연신 미소를 지은 얼굴로 일일이 싸인을 해주었다. 이렇게 직접 가까이에서 사라 장을 만나보니 탁월함으로 근접불가를 느끼게 하는 천재라기보다는 따뜻한 마음을 지니고 있는 순박한 이웃 사람으로 느껴졌다. 사라 장은 "유럽 순회연주의 일정으로 빌뉴스에 처음 오게 되었는데 이곳에서도 한인들을 보게 되니 너무 기뻐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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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유스도 그때 받은 사라 장의 싸인을 고이 간직하고 있다.

천재 소녀에서 어엿한 여인으로 성장한 사라 장이 그날 행한 경이로운 연주는 리투아니아 애호가들에게 오래 남을 것이다. 또한 그날 교민들의 가슴은 한국인이라는 훈훈한 자부심으로 가득차게 되었다. '좋은 음악가' 사라 장의 데뷔 20주년을 맞아 개최되는 이번 한국 순회연주가 크게 성공하기를 기원한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9. 10. 1.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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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내가 다니는 음악학교 학생들의 연주 영상을 올린다.

먼저 리투아니아 민속악기 오케스트라 영상이다.

리투아니아의 대표적 민속악기는 바로 캉클레스이다. 본체는 단단한 통나무로 만들고, 이를 깎아 그 위에 가문비나무 같은 연한 나무판을 올린다. 그 소리판에 꽃무늬나 별 모양을 내서 구멍을 낸다. 철사나 동물의 내장으로 줄을 만든다.

앞줄에 앉아서 연주하는 악기가 바로 캉클레스이다.



다음은 바이올린 합주 영상이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9. 9. 28. 15:19

아내가 다니는 빌뉴스 알기르다스 음악학교는 올해 개교 40주년을 맞이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한 학교 학생들과 교사들의 음악공연이 열렸다. 많은 연주 중에 아버지와 딸의 바이올린 합주가 딸만 가진 아빠에게
아주 인상 깊게 다가왔다.


아래 영상은 아버지는 기타를 치고 어린 딸아이는 피아노를 친다.


두 부녀가 함께 연습하면서 힘든 순간도 많았겠지만 합주하는 이들의 모습은 너무나 아름다웠다. 듣는 즐거운 마음 속에는 악기 하나 연주하지 못하는 나 자신의 모습에 대한 부끄러움이 사라지지 않았다.

* 관련글: 초등 1년 딸, "아빠, 나 남자를 뽀뽀했어" 
               딸에 뽀뽀로 15년형 위기 처한 아빠를 보고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9. 4. 28. 08:20

지난 해 3월 하순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열린 국제 가구 박람회를 다녀왔다. 그때 보리 침대를 선보여 많은 관심을 끌었던 가구 예술가 리티스 자베쯔카스(Rytis Zaveckas)를 다시 만났다.

그의 가구들은 아주 독특하다. 서랍을 여는 손잡이가 보통 쇠 등으로 되어 있는 데 그의 가구에는 손잡이와 서랍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또한 독특한 다리와 탁자의 연결 방법으로 마치 나무 기둥 하나로 거대한 탁자를 만든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는 평소 가구가 조각품이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다. 그는 특색 있는 가구뿐만 아니라 초소형 물건 만들기로도 유명하다. 그는 가장 작은 나무상자와 가장 작은 나무비행기로 리투아니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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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그는 길이가 4.53cm인 초소형 바이올린(사진출처: http://www.designerwood.org/)을 제작했다. 이는 리투아니아 기록뿐만 아니라 당시 세계기록으로 알려졌다. 이 바이올린은 모형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소리를 낼 수 있다. 기록 공인을 위한 여러 절차가 거추장스러워 하지 않았다고 한다.
 

찻숟가락보다 훨씬 더 작은 이 바이올린을 보고 있자니, 꼭 이루고자 하는 가구 장인의 집념이 바이올린 현을 따라 금방이라도 울려퍼질 듯했다.  

* 관련글:
               - "비키니도 나무로 만들 수 있지요"
               - 주문 쇄도하는 보리 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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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