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딸'에 해당되는 글 253건

  1. 2010.04.07 꾸밈 없음이 제일 예쁘다는 8살 딸아이 9
  2. 2010.04.05 일회용 종이접시로 알파벳 모자를 만든 딸아이 2
  3. 2010.03.28 닌텐도를 놀면서 구걸 행각을 벌인 딸아이 13
  4. 2010.03.26 치과에 간 아빠 소식 깜깜해서 그린 딸의 그림 3
  5. 2010.03.23 애인 생겨 학교가 즐겁다는 초등2 딸아이 7
  6. 2010.03.22 딸이 생일선물한 케익, 보기만 해도 배부르네 2
  7. 2010.03.20 자는 아빠에게 이불을 반복해 덮어준 8살 딸 5
  8. 2010.03.17 잠꼬대로 노래 한 곡을 다 부른 8살 딸아이 7
  9. 2010.03.16 한글 없는 휴대폰에 8살 딸의 한국말 문자쪽지 27
  10. 2010.03.03 한국 스티커로 빚은 불화, 하루만에 화해 4
  11. 2010.02.28 한국 스티커 때문에 협박당해 눈물 흘리는 딸 9
  12. 2010.02.25 딸의 앞산 꼭대기 포즈 최고에 흐뭇한 아빠 4
  13. 2010.02.22 친구에게 한국어 가르칠 공책 만든 8살 딸 1
  14. 2010.02.20 김밥이 운다고 아빠를 재촉한 딸아이 8
  15. 2010.02.16 안녕을 사랑해로 가르치려는 딸의 속셈은 2
  16. 2010.02.11 8세 딸아이의 노래실력 변천사 10
  17. 2010.02.05 아빠, 라면 끓여놓으세요 - 배 고픈 딸아이 9
  18. 2010.02.01 책가방 무게를 염려해 주는 초등교사
  19. 2010.01.30 공포 1초 위해 1시간 거미 만든 딸아이 7
  20. 2010.01.25 하모니카와 훌라후프로 재롱떠는 딸아이 1
  21. 2010.01.21 딸아이가 2년 연속 그린 '우리 가족' 그림 6
  22. 2010.01.21 태어난 아이는 언제부터 컴퓨터를 할까 2
  23. 2010.01.20 자기 머리카락을 짤라서 감기고 있는 딸아이 2
  24. 2010.01.18 딸아이의 첫 눈썹 메이크업에 웃음 절로 31
  25. 2010.01.13 잃어버린 휴대전화에 커피 한 봉지로 답례
  26. 2010.01.02 8살 딸아이의 눈 천사 만들기 2
  27. 2009.12.26 산타의 돈 선물을 이해한 8살 딸아이 3
  28. 2009.12.25 12가지 크리스마스 음식 확인하며 먹는 딸 5
  29. 2009.12.15 종이로 눈결정체 만드는 8살 딸아이 6
  30. 2009.12.14 딸의 노래경연에 못 간 한국인 아빠의 심정 8
요가일래2010. 4. 7. 09:07

며칠 전부터 딸아이는 자기 포즈 사진을 찍은 지가 오래 되었고, 사람들에게 최근 사진을 보여주고 싶다고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2009/07/17 모델끼 다분한 7살 딸아이의 포즈들 
     
2008/11/20 모델 놀이하는 딸아이 순간포착

         ▲ 2007년 당시 요가일래 모습

"머리도 빗고 예쁜 옷도 입어야 되지 않나?"
"괜찮아."
"그래도 사람들이 너를 보는데 좀 꾸미는 것이 좋지 않을까?"
"아빠, 그냥 있는 그대로가 제일 예쁘다. 자, 빨리 카메라 준비!"
"엄마가 물어봐." (요가일래 사진은 엄마 검열을 거쳐야 인터넷에 올라갈 수 있다. ㅎㅎㅎ)
"아빠, 일단 찍어놓고 엄마에게 보여주자. 알았지?"

이렇게 해서 찍은 사진이다. 딸아이가 머리도 빗지 않고, 집안에서 입는 츄리닝복을 그대로 입은 채 사진을 찍었는데 엄마는 예상과는 달리 좋다고 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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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은 사진을 일일이 보면서 직접 선택을 하고 있는 딸아이에게 엄마가 소리쳤다.
"벌써 밤 10시 30분이다. 내일 학교에 가려면 빨리 자야지!"

"아빠, 내가 자는 동안 영상으로도 편집해서 아빠 블로그에도 올리고 유튜브에도 꼭 올려줘. 알았지?"
"알았다. 어서 가서 자라."


평소 옷을 입을 때도 아주 까다롭고 성깔을 부리는 데 이날은 꾸밈없음이 제일 예쁘다고 말하는 요가일래가 의외였다. 독자들도 그렇게 생각할까......

* 최근글: 2009년 세계에서 가장 좋은 건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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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0. 4. 5. 07:02

며칠 전 밤 초등학교 2학년생 요가일래는 프리터기에서 종이를 여러 장 꺼내 가져갔다.

"종이를 아껴야지!"
"알아."
"뭘 하려고 가져가니?"
"비밀이야!"


얼마 후 부엌에 물을 마시러 가니 식탁에 요가일래는 무엇인가를 만드느라고 분주했다.
종이에 라틴 철자를 쓰고, 색을 칠하고, 짤라서 붙이고 있었다.

일회용 종이접시 밑바닥을 삼각형으로 짤라 위로 세우고 이 삼각형에다가
철자를 붙이고 있었다.

"지금 무엇을 만들고 있니?"
"철자 모자를 만들고 있어."


재미 있게 놀고 있는 딸아이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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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종이접시로 철자 모자를 만들어 쓰고 있는 딸아이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나왔다.

* 최근글: 유럽에서 만난 봄의 전령사 청노루귀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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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0. 3. 28. 10:41

어제 오후 내내 리투아니아 시각으로 저녁 7시 30분 시작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볼턴 원더러스 경기를 기다렸다. 혹시나 잊어버릴까봐 자명종까지 맞추어놓았다. 박지성과 이청용의 맞대결을 기대하면서 경기를 시청했다. 볼턴의 이청용은 선발로 출장했지만, 박지성은 끝까지 나오지 않았다. 많이 아쉬웠다.

맨유가 볼턴의 자설골로 첫골을 얻자 박지성이가 이청용에게 한 "자살골 부탁해"라는 농담이 떠올랐다. 전반전을 집중해서 시청한 후 휴식시간에 물을 마시러 부엌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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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누군가 복도에서 우산을 쓰고 앉아있었다. 말할 필요 없이 초등학교 2학년생 딸아이 요가일래였다. 큰 마분지 상자를 깔고 있었다. 옆에는 리투아니아어로 "1리타스 여기로 넣으세요. 돈이 없어요."라는 쪽지와 돈통이 놓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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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리타스 여기로 넣으세요. 돈이 없어요."

이잉~~~ 딸아이가 구걸 행각을 벌이고 있다니!!!! 그런데 우산 속으로 들어다보니 더 가관이다. 요가일래는 닌텐도 게임을 놀고 있었다.

"야, 걸인이 닌텐도를 가지고 놀면 누가 돈이 없다고 돈을 주겠니?"
"아빠, 그냥 기다리면 너무 심심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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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의 기발한 놀이에 호응하고자 동전을 넣어주었다. 이렇게 요가일래는 별난 놀이로 아주 짧은 시간에 손쉽게 3리타스(약 1500원) 수입을 올렸다. 복도를 지나다니는 행인이 나머지 식구 세 사람인 것이 아쉬운 듯했다. 하지만 이는 아빠의 하루 블로그 수입을 상회하는 금액이다. 아빠보다 더 좋은 수입을 올린 딸아이가 부러웠던 토요일이었다. 다음엔 어떤 놀이를 생각해 용돈을 벌 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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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0. 3. 26. 08:01

90년 어느 가을 당시 유고슬라비아(지금은 세르비아)
수보티짜의 한 에스페란토 모임에서 슬라이드 필름을 이용해 한국에 관한 강연을 했다.
강연을 다 마치자 뒷쪽에서 한 중년의 아줌마가 다가와 속삭였다.

"s-ro, vi havas tre belajn dentojn."
(선생님 치아가 너무 예뻐요.)
"애고, 강연 도중 제 치아만 열심히 보셨군요."
라고 마음 속으로 응답했다.

이렇게 유럽사람들이 종종 젊은 시절 내 치아를 보고 감탄을 했지만,
중년의 나이가 들어가니 치과를 찾아가는 횟수가 늘어나고 있다.

어제 아내와 함께 치과를 다녀왔다.
집에는 초등학교 2학년생 딸아이 요가일래가
고등학생 언니가 돌아올 때까지 혼자 집에 남았다.

"수도검침원, 경찰, 옆집아저씨 등 누구든지 초인종을 눌러도 문을 열어주면 안 돼. 알았지?"
"알았어. 전화도 안 받을께."


이렇게 오후 한 시에 집을 나섰다. 치과에서 한 30분을 보낸 후 아내와 함께 가구점으로 돌아다녔다.
그리고 5시경 아내는 집으로 돌와왔고, 나눈 중간에 지인을 만났다.
모처럼 만난지라 저녁식사까지 이어졌다. 밤 9시경에 전화가 왔다.

"아빠, 엄마가 아빠 지금 어디 있는지 물어보래."
"지금 막 집으로 가는 길이야."


밤 9시 30분 집에 도착하자 요가일래가 현관문을 열어주었다.
손에는 반으로 접은 A4 종이를 들고 있었다.

"자, 여기 선물이야."

첫 면은 백지였지만 가운데를 오려내어 세 번째 면이 보이도록 했다.
아빠가 치과의자에 누워 치료를 받는 그림이다. 치약, 칫솔, 치아 등이 그려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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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면을 넘기자 두 번째 면에 딸이 쓴 글이 보였다.
"아빠 사랑해요. 건강하세요. 보고싶어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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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치과에 간다고 오후 1시에 나가 오후 9시 30분에 돌아왔다.
아빠가 걱정이 되고 보고 싶어서 이렇게 그림을 그렸다고 했다.
그림을 보면서 중간에 딸아이에게 전화라도 할 걸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 최근글: 도로에서 내모는 소년 vs 공격하는 비버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0. 3. 23.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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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초등학교 2학년생인 딸아이 요가일래(만 8세)를 학교로 데려다 주는 길에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야기의 화제는 '사랑'이었다.

"아빠, 루카스가 나를 사랑한다고 말했어."
"정말? 지난 번 여자친구가 너가 그를 사랑한다고 폭로하려고 했잖아."
"이젠 그럴 필요가 없어졌어."
"너, 기분 정말 좋겠다."
"물론이지."
"이제 학교 가는 것이 더 즐겁겠다."
"맞아."
"그런데 너가 그를 사랑한다하지 말고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이 어때?"
"아빠, 사랑한다를 사랑한다고 말하지 왜 좋아한다고 말해야 돼?"
"사랑하기에는 너무 나이가 어리잖아."
"괜찮아."

이렇게 딸아이 요가일래는 아빠 손을 잡고 학교로 향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아빠, 내가 제일 빨리 학교에 가고 싶어."
"아빠도 어렸을 때 학교에 제일 먼저 가곤 했지."

학교에서 수업 중간 쉬는 시간에 요가일래로부터 전화가 왔다. 평소 학교 수업을 마친 후 전화하는 데 지난 금요일에 이어 어제 월요일에도 전화가 왔다. 요가일래 휴대폰은 수신통화만 가능하다. 첫 번째 신호음이 울린 후 끈다. 학교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나 궁금해 재빨리 전화를 걸었다.

"아빠, 왜 전화했어? 아빠 사랑해. 아빠, 아무 일도 아니야. 내가 루카스를 사랑하고 루카스가 나를 사랑해. 나중에 또 전화할께. 알았지. 그럼, 안녕~."

이렇게 요가일래는 속사포처럼 일방적으로 말한 후 얼른 전화를 끊어버렸다. 요가일래 주위에는 아이들이 있는 듯 시끄러웠다.
 
"너가 먼저 전화 신호를 보냈으니 아빠가 전화를 했지."라고 답했지만 요가일래에게는 우이독경이었다.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딸아이에게 전화를 한 진짜 이유를 물어보았다.

"너, 왜 엄마에게 전화 안 하고 아빠에게 했는데?"
"루카스와 친구들이 옆에 있었는데 내가 아빠에게 한국말로 빨리 말하면 친구들이 아주 재미있어 해. 그리고 또 듣고 싶다가 다시 말하라고 해."

결국 요가일래는 자기를 사랑한다고 말한 남자친구 앞에서 한국말을 잘 한다는 것을 자랑하고 싶어서 전화를 한 것이다. 지난 금요일 전화에는 정말 걱정이 되어서 얼른 답전화를 했지만, 월요일 전화에는 아내와 함께 먼저 웃었다. 이렇게 장난전화인 줄 알았지만, 그래도 딸아이의 머리굴림에 응해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전화했다.    

초등학교 2학년생이 너무 일찍 사랑놀이를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 덕분으로 학교에 가는 것이 즐겁고, 또한 공부도 잘 해야겠다는 마음도 일어나는 것을 보니 좋은 점도 있다.  



위 영상은 요가일래가 만 다섯 살 때 한 고양 이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상 말미에 "저는 너무 세상을 사랑해요. 우리 마음들도 사랑하고, 행복한 세상!"라는 구절이 나온다. 요가일래가 자라서 한 남자에 대한 사랑에만 그치지 말고 "세상을 사랑해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하길 바란다.

* 최근글: 남편 잠꼬대로 세계를 웃기는 아내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0. 3. 22. 07:11

한 웹사이트에 공개된 개인신상 정보를 보고 세계 각지에서 여러 친구들이 생일축하를 해온다. 이 날이 바로 2월 16일이다. 이 날은 특히 리투아니아 독립기념일과 겹쳐 사람들이 만나기에 편한 날이다.

2월 16일은 여권상 생일이고, 음력일이다. 그래서 해마다 바뀐다. 태어난 해 2월 16일은 양력으로 3월 21일이다. 리투아니아 초기 생활에 아내 형제들이 가까이 살았을 때 한 해에도 3번이나 생일을 치러기도 했다. 하지만 근래에 와서는 이 셋 중 어느 하나도 챙기지 못한 해도 있다.

2월 16일 어떤 이유로 챙기지 못하면 음력 생일 혹은 양력 생일이 아직 남아있으니 그 때하면 되지라고 생각한다. 그 날도 일이 생겨 못하면 뭐 벌써 생일이 지났는데 해서 뭐하겠나라는 심정으로 넘어간다. 생일 3번이니 친척들도 어느 날에 찾아와야 할 지 고민스럽다.

리투아니아에서는 손님들을 초대하지 않을 경우 거창한 생일잔치는 없다. 하지만 초대받지 않아도 생일에는 가까운 친척은 방문을 하기도 한다. 이 때는 그냥 간단한 음식을 놓고 술을 마신다. 이제 생일은 3월 21일로 자연스럽게 굳어지고 있다.

오는 30일 큰 딸이 만18세 성인을 맞는 날이라 두 생일을 합쳐서 28일 친척들을 초대하기로 했다. 아침에 식구들로부터 생일축하 입맞춤이 전부였다.

초등학교 2학년생인 요가일래는 연초에 식구들 생일을 달력에 기록했다. 20일 밤 요가일래는 느닷 없이 아빠에게 와서 물었다.

"아빠, 아빠가 제일 먹고 싶은 과일이 무엇이지?"
"이제 봄이 오고 있으니 빨갛게 익은 딸기가 먹고 싶네. 그런데 왜?"
"그냥. 그럼, 안녕!"


이렇게 하고 딸아이는 밤인사를 하고 헤여졌다. 21일 아침에 일어나 침실로 갔다.

"아빠, 눈 감아!"
"왜? 빨리 감으세요."
"자, 이제 눈 떠!"
 

 눈 앞에 펼쳐진 것은 바로 아래 그림이었다. 딸아이는 이 날 밤 11시까지 그림을 그리고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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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밤 먹고 싶은 과일 이름을 딸아이가 물은 이유가 드러났다. 바로 딸기 케익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5단 딸기 케익 그림을 보기만 해도 배가 부르는 듯했고, 햇님이 축하 삐삐를 불러주기까지 하니 마음이 절로 즐거웠다. 아래는 1년 전인 2009년 생일에 딸아이가 그려서 준 생일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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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글: 생일이 3개인 아빠에게 준 딸의 선물
* 최근글: 한국 동요 노을을 외국어로 번역해보니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0. 3. 2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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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15일) 병원에서 퇴원한 지도 여러 날이 지났다. 처음 한 두 일은 가족 모두가 정성껏 보살폈다. 모든 식구들은 내가 회복될 때가지 푹 쉬어도 좋다라는 암묵적 동의를 한 듯 했다. 당분간은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 신문을 보거나 tv를 보거나 잠을 자거나 해도 눈치를 보지 않을 것 같았다.

하지만 날이 지나감에 따라 스스로 눈치를 보는 것 같아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조금만 기력이 나도 자동으로 컴퓨터 앞에 앉게 되었다. 밤 늦게까지 절대로 일하지 않으리라고 다짐을 했건만, 사방이 조용한 야밤이야말로 참으로 좋은 작업환경이라는 유혹에 또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래서 목요일은 날밤을 새다시피해서 일을 해버렸다. 금요일 늦은 오후 집에는 초등학교 2학년생 딸아이 요가일래와 둘이서 있었다. 평소 딸아이는 혼자서 침실에서 tv 보기를 좋아한다.

"아빠가 자고 싶은 데 같이 침실에 있어도 돼?"
"되지."
"그런데 너는 아빠가 코곤다고 싫어하잖아."
"요즘 아빠 코 안골아. 코골아도 돼."


이렇게 해서 tv를 보고 있는 딸아이 옆에서 자게 되었다. 얼마를 잤는 지 모르지만 자꾸 더워서 여러 차례 이불을 걷어내었다. 그런데 딸아이가 정성껏 이불을 덮어주는 것을 느꼈다. 아빠가 더워서 이불을 걷어내는 것이겠지라고 생각하고, 그냥 내버려두어도 되는 데 수고러움을 마다하지 않고 매순간마다 이불을 다시 덮어주는 딸아이가 무척 고마웠다.

평소 자다가도 일어나 딸아이의 침대쪽으로 바라본다. 혹시 이불을 걷어내고 자지는 않는 지 확인을 하기 위해서이다. 아빠가 아니더라도 늘 남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으로 딸아이가 살아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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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부와 놀부" 한글 필사를 하고 있는 요가일래

* 최근글: 에스토니아 6대 신문, 백지 지면로 항변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0. 3. 17. 06:13

7박 8일 동안 병원생활을 한 후 지난 월요일 집으로 돌아왔다. 누구나 그렇듯이 전신마취를 두 서너 시간한다는 말에 가장 두려움이 앞섰다. 마취 후 의식회복이 걱정이었다. 병원생활을 위해 간단한 짐을 챙겨 집을 나서기 전 다시 건강을 회복해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도했다.

이 날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이 방 저 방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은 병원입원하기 며칠 전에 딸아이 요가일래와 함께 심은 파 씨앗이 싹을 돋아나고 있었다. 그리고 발코니에는 튤립이 막 자신의 파란 몸둥아리를 내밀고 있었다.

가족이 모여 집안에 일어난 대소사를 이야기했다. 모든 이야기의 압권은 요가일래가 차지했다. 3월 10일 음악학교에서 3월 11일 국가독립선포일 기념 연주회가 열렸다. 이 때 요가일래가 노래 공연을 했다. 이 날 밤 언니 마르티나는 사촌언니와 함께 놀려가 새벽에 돌아왔다. 아내는 이들을 걱정하느라 제대로 잠에 들 수가 없었다.

이때 옆에서 곤히 잠자고 있는 요가일래가 갑자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잠자는 동안 요가일래가 중얼거리거나 말을 하는 경우는 흔하다. 몇 음절로 끝날 것으로 엄마는 생각했는데 요가일래는 노래 한 곡 전체를 다 불러 엄마를 깜짝 놀라게 했다.

"야, 너 왜 노래해?"

라고 아내는 자는 요가일래에게 말을 걸었다.

"라사 선생님이 목소리를 확인하기 위해 노래를 하라고 했어."

라고 요가일래는 자면서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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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10일 음악학교 연주회에서 노래공연하는 요가일래 (사진촬영: 요가일래 엄마)

잠에서 부른 노래는 바로 전날 저녁 연주회에서 부른 노래였다. 아침에 일어난 엄마는 요가일래에게 밤에 일어난 잠 속의 노래하기를 이야기했다. 둘이서 배꼽을 잡고 한참 동안 웃었다고 한다.

"아빠, 이 이야기를 블로그에 써.""그런데 네가 노래하는 현장 장면이 없어서 생생하지 못할 것 같다."
"아빠, 내가 누워서 자는 척하고 노래를 부를 테니 촬영해."
"그렇게까지 연출할 필요는 없다!"

라고 아내가 끼어들었다.

"엄마, 왜 안돼? 재미있잖아! 아빠, action!"

 


나도 자면서 중얼거리나 헛소리나 횡설수설을 종종 하곤 한다. 하지만 요가일래처럼 정확한 문장을 길게 말하거나 노래를 끝까지 부른 적은 없는 것 같다. 딸아이에게 재미난 추억거리가 될 것 같아 비록 재현이지만 영상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었다.

* 관련글: 8세 딸아이의 노래실력 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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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없는 휴대폰에 8살 딸의 한국말 문자쪽지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0. 3. 16.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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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박 8일 동안 수술을 위해 병원에 있느라 집을 비웠다. 어제 월요일 아침 퇴원을 해서 집으로 돌아왔다. 오후에 학교를 마치고 돌아온 초등학교 2학년 딸아이는 현관문을 열자마자 아빠에게 달려오려고 했다.

규칙 1 - 집에 오면 무조건 손을 제일 먼저 씻는다에 걸려 방문까지만 왔다.

얼른 손을 씻고 온 요가일래는 아빠에게로 왔지만 갑상선 수술자국이 최근접 접근을 막고 말았다.

"아빠, 상처를 보니 무서워......"
"그래도 아빠잖아."

고개를 뒤로 돌리고 아빠 가까이에 와서 눈을 감고 볼에 입맞춤으로 환영인사를 했다.

병원에 있는 동안 요가일래는 딱 한 차례 방문했지만 아빠와 여러 차례 휴대폰 쪽지로 대화를 나누었다.

우리 집에서 나는 휴대폰 기계치로 알려져 있다. 소리변경이나 전화번호 입력도 아내나 딸에게 부탁하곤 한다. 그런데 병원에 있으면서 길고 무료한 시간에 한 동안 휴대폰를 가지고 놀았다. 쪽지 기능에 익숙하게 되어 요가일래와  쪽지 놀이를 했다.

휴대폰에는 한글 기능이 없다. 요가일래는 아직 한글 읽기와 쓰기에 서투르다. 그렇다면 아빠가 보내는 쪽지를 읽고 다 이해할까? 어떻게 한국말을 리투아니아어 철자로 표기할까?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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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나 콤부 오딘지 몰라 구리구 나 손에 피가나 솔수 옵소.

어와 으에 상응하는 리투아니아어 철자는 없다. 그래서 요가일래는 이를 오나 우로 표현했다. 위의 쪽지를 고치면 아래와 같다.

아니 나 흥부(와 놀부 책이) 어딘지 몰라. 그리구 나 손에 피가나 쓸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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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 하구 노라요 -> 이는 언니하구 놀아요 이다.

이렇게 한글 없는 휴대폰로 딸아이에게 리투아니아어 철자로 한국말 문자쪽지를 보내보았더니, 서로 의사소통이 됨에 흐뭇했다. 이 계기로 아빠하고는 문자로도 한국말을 쓰야 한다는 인식을 요가일래에게 심어주었다. 이제 점점 요가일래를 자연스럽게 한글 읽기와 쓰기 길로 안내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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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글: 자면서 노래 한 곡을 다 부른 8살 딸아이
* 최근글:
한국인 사위 수술에 깜짝 출현한 유럽인 장모님


* 다른 블로거 글: 칠레 지진 현장에서 보내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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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0. 3. 3. 07:05

지난 금요일 한국에서 보내온 스티커를 받고 몹시 기뻐한 딸아이 요가일래 일을 소개했다. 기쁨도 잠시뿐 다음날 토요일 친구집에 놀려갔다온 후 스티커를 더 많이 안 주면 폭로하겠다는 협박으로 그만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 한국 스티커를 받고 기뻐하는 요가일래

그 날 친구에게 스티커 하나를 선물했는데 그 친구는 마음에 든다고 스티커 세트를 요구했다. 만약 안 주면 요가일래의 짝사랑을 폭로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우리 부부는 요가일래에게 엄포에 굴하지 말고 용감하게 대처할 것을 권했다.

일요일 딸아이와 산책하면서 월요일 불안과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기회되는 대로 조언했다. "친구가 폭로한가고 걱정하지 마라." "아이들 장난이니까, 마음에 두지 마라." "그리고 '그래 내가 그를 좋아한다. 어쩔래?!'라는 용감한 마음을 가져라." 등등

월요일 학교에서 딸아이가 돌아왔다. 과연 그 친구가 어떤 반응을 보였고, 요가일래가 어떻게 대처했는지 궁금했다. 요가일래 이야기를 전한다.

일교시 수업이 끝나자, 요가일래는 모든 여자아이들에게 원하는 스티커를 하나씩 나눠주었다. 모두들 아주 좋은 반응을 보였다. 받은 친구들은 다 요가일래편이 되었다. 결국 혼자 남은 그 친구는 요가일래에게 다가와 지난 토요일 일을 사과했다. 그리고 다시 친구하자고 손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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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운데 있는 스티커 세트를 남자아이들에게 나눠줌

"그런데 왜 여자아이한테만 스티커를 주었니?"
"남자들에게도 주려고 했지만 내가 좋아하는 남자아이가 결석했어."
"그래도 주면 좋았을텐데. 다른 아이들이 실망하겠다."
"제일 좋은 스터커를 그가 선택하도록 하기 위해서 안 주었어. 남자들이 다 있으면 그때 준다고 말했어."

요가일래는 여자아이들의 감사와 칭찬에 기분이 몹시 상기되었을 텐데 좋아하는 남자아이가 결석한 것을 배려해서 다른 남자아이들에게 스티커를 나눠주지 않았다고 하니 딸아이의 자기제어력이 강한 듯해서 흐뭇했다. 쉽게 화해를 제안한 여자친구에 관해 대화했다.

"봐, 아이 마음은 그렇게 쉽게 변하잖아. 아빠가 평생 절교한다라는 말을 하지 말라고 했지?!"
"맞아. 하루만에 화해해버렸다."라면서 요가일래는 싱겨운 듯 씩 웃었다.


이 날따라 "순간적인 감정에 살지 말고 큰 흐름에 나를 찾아라."라는 고등학교 교훈이 생생히 떠올랐다.

* 관련글: 한국 스티커 받은 딸, 이게 꿈인가! 감탄 연발

               한국 스티커 때문에 폭로협박에 눈물 흘린 딸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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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0. 2. 28.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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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한국에서 보내온 많은 스티커를 받은 초등학교 2학년생 딸아이 요가일래는 아주 행복했다. 학교 친구들에게 한국 스티커도 보여주고, 또 서로 교환할 기대감으로 몹시 설렜다. 토요일 가장 친한 친구의 집으로 놀러가 선물할 한국 스티커를 챙겼다. (관련글: 한국 스티커 받은 딸, 이게 꿈인가! 감탄 연발)

어제 아내와 함께 쇼핑을 하는 동안 요가일래는 친구 집에서 놀랐다. 빈손으로 보내기가 안되어서 음료수와 과자를 사서 주었다. 요가일래는 스터커 한 종류 묶음과 심스 스티커 한 장을 선물주었다. 그리고 여러 다른 스티커를 서로 교환했다. 이 친구는 심스 스티커를 좋아했다. 둘 다 만족스러워 했다.

집으로 돌아와서 요가일래는 인터넷으로 이 친구와 재미나게 문자대화를 나누면서 놀았다. 그런데 한 순간 갑자기 요가일래가 눈물을 뚝뚝 흘렸다.

"너 왜 우니?"
"친구가 아주 나빠!"
"왜?"
"친구가 심스 스티커를 모두 달라고 해. 줄 수가 없어."
"그런데?"
"심스 스티커를 다 주지 않으면, 학교 교실 아이들에게 내 짝사랑 비밀을 폭로하겠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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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의 발단이 된 심스 스티커

그 친구는 마음에 드는 한국 스티커 한 장을 선물받더니 그 스터커 한 묶음을 다 가지고 싶어했다. 자기 욕심을 채우기 위해 친한 친구의 비밀을 서슴치 않고 폭로하겠다는 그 아이가 보통이 아닌 같았다. 불안과 부끄러움으로 눈물 흘리는 딸에게 아내과 같이 조언하기 시작했다. 요가일래가 이 심리전에 밀리면 안 될 것 같았다.

"폭로하라고 해. 오히려 잘 되었지. 너가 하고 싶은 말을 그가 대신 떠들어주니까. 그리고 아이들 짝사랑은 장난이니까 부끄러워하지 마."라고 아빠가 조언했다.
"만약 폭로하면 그가 왜 폭로하게 되었는지를 너가 친구들에게 폭로해버려."라고 엄마가 조언했다.

"이젠 평생 동안 절교한다고 쓸까?"
"그런 말은 쓰지 마라. 오늘 마음 상하더라도 내일은 또 변할 수 있으니까."

이어서 요가일래는 그 친구에게 교환한 스티커를 모두 다시 돌려달라고 했다. 그러자 그 친구는 이미 교환한 것은 자기 것이니까 돌려줄 수 없다고 답했다.

"어떻게 답해?"
"그렇게 하라고 해. 좋은 친구가 스티커 때문에 이렇게 변한 것을 보니 앞으로 같이 놀 필요가 없을 것 같다. 한국 스티커가 친구를 버릴 정도로 좋긴 좋은갑다. 그렇지?"
"정말 아름다워!"
"친구가 폭로한다고 겁먹거나 부끄러워하지마. 사실이잖아. 월요일 학교에 가면 반 친구들 모두에게 한국에서 받은 스티커 한 장씩 선물주는 것이 좋겠다.
"그렇게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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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요일 같은 반 아이들 모두에게 나누어줄 한국 스티커
 

이렇게 의기소침해 있던 요가일래는 월요일 반 아이들에게 선물할 스티커를 골랐다. 이 날 더 이상 친구와 인터넷 대화를 하지 않으니 요가일래는 부모와 많은 시간을 같이 보냈고 또 여러 가지 하고 싶은 일을 했다. 한국 스티커 때문에 괜히 친구관계를 끊게 한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든다. 한편 부모의 말을 듣고 쉽게 평정심을 되찾은 요가일래의 밝은 모습에 흐뭇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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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0. 2. 25. 07:51

"아빠, 내가 얼굴에서 발까지 나오는 사진을 빨리 찾아줘."
"어떤 사진?"
"그러니까 한국에 갔을 때 산에서 내가 팔을 머리 뒤로 한 사진이잖아."
"한국여행 사진을 같이 한 번 보자."
"아빠, 바로 이 사진이야!"
"이 사진이 좋아?"
"내가 예쁘게 잘 나왔잖아. 최고야!"


며칠 전 초등학교 2학년생 딸아이와 한 나눈 대화이다. 한국에 다녀온지 벌써 만 2년이 다 되어가는 데 그때 찍은 사진을 기억하고 있었다. 최근 엄마와 요가일래는 한 인터넷 사이트에 요가일래의 전신과 얼굴 사진을 보내고자 했다. 그래서 요가일래는 한국에서 찍은 자신의 전신 사진을 택했다. 이 사진은 대구에서 찍은 사진이다.

2008년 8월 한국을 방문한 가족 전부가 대구 앞산 꼭대기에 올라갔다. 이때 요가일래는 대구 시가지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앞산은 대구를 상징하는 산이다. 중학교 다닐 때 친구들과 함께 월배 쪽에서 앞산 꼭대기를 넘어서 대명동 쪽으로 내려온 것이 가장 기억에 떠오른다.

당시 등산로가 없는 길을 친구 4명이 의기투합했다. 무조건 위로 위로 향했다. 지금 생각하니 정말 아찔한 모험이었다. 고등학교 때는 혼자 머리도 식힐 겸 주말에 종종 앞산을 등산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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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산에서 찍은 자신의 전신 사진이 최고다고 하는 요가일래의 말에 웬지 흐믓한 마음이 일어난다.
"너, 이 앞산이 어떤 산인 줄 아니?"
"몰라."
"바로 이 산이 있는 대구에서 아빠가 어린 시절을 보냈어. 아빠 고향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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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0. 2. 22. 08:07

지난 토요일 초등 2학년생인 딸아이 요기일래는 새 노트를 하나 준비했다.

"너 뭐 하려고 새 공책을 준비했는데?"
"친구 빌리야를 위해 한국어 공책을 만들려고."


빌리야는 요가일래가 좋아하는 리투아니아인 친구이다. 요가일래는 이 공책 표지에 "Vilijos Korejietiskas zodynas" (빌리야의 한국어 사전)이라고 썼다. 그리고 아빠에게 한국어로 "빌리야의 것"이라고 써라고 주문했다.

요가일래는 한국어를 말할 줄 알지만 아직 한글을 읽고 쓰기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 조만간 스스로 읽고 쓰는 데 흥미를 일으키도록 동기부여를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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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려고 정성스럽게 공책에 적고 있는 요가일래

이날 요가일래는 빌리야에게 가르쳐주고 싶은 단어나 문장을 불렀다. 아빠가 대신 쓰기를 부탁했다. 그리고  요가일래는 이를 리투아니아어 발음대로 옮겨적었고 또 밑에 리투아니아어 뜻을 기재했다. 상단 왼쪽에 02-20 날짜까지 기재했다. 매일 단어나 문장을 써서 가르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녕하세요, 놀자, 놀지 말자, 저기 가자, 같이 놀자, 뭐, 잘 있어 등등 아이들이 흔히 쓰는 말이다. 요즘 요가일래는 소녀시대 노래를 즐겨듣고, 친구들에게 들려준다. 그래서 아예 자기 별명을 소녀시대로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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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가 한국어 단어들을 적었고, 요가일래는 리투아니아어 발음과 뜻을 적었다.

친구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줄 생각을 한 딸아이가 기특해서 열심히 도와주려고 한다. 아빠가 쓴 한글을 반복해서 보고 친구에게 가르치다보면 요가일래 스스로가 이를 읽고 쓰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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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주변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다문화 가정을 부러워한다. 첫 번째 이유가 바로 언어이다. 자녀가 쉽게 여러 말을 할 수 있는 점이다. 요가일래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주길 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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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한 모임에서 한국인 한 분이 요가일래를 보더니 물었다.
"따님 한국말 조금 하세요?"

마침 요가일래가 가까이에 오자 아빠가 물었다.
"너 한국사람이니?"
"나 한국사람이야! 왜?"라고 요가일래는 똑똑하게 한국어로 답했다.
(물론 엄마가 "너 리투아니아 사람이니?"라고 물으면 "나 리투아니아 사람이야"라고 답할 것이다.)

종종 노하우를 묻는 사람이 있다. 노하우는 없다. 방법은 딱 하나이다. 모태에서부터 아이와 무조건 한국어로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절대로 여러 말을 섞어서 말하지 말 것을 권한다. (참고글: 다문화 가정의 2세 언어교육은 이렇게)

"그런데 너 왜 빌리야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려고 하는데?"
"다른 친구들이 못 알아듣도록 하기 위해 비밀어가 필요하니까."


한국어를 비밀어로 사용하려는 의도가 좀 마음에 걸리지만, 그래도 이렇게 스스로 알고 있는 언어를 다른 사람에게 알려줌으로써 그 언어에 대한 자부심이 커질 것으로 기대해 본다.
 
* 관련글: 아빠와 딸 사이 비밀어 된 한국어  | 다문화 가정의 2세 언어교육은 이렇게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0. 2. 20.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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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금요일 학교에서 다섯 시간 수업을 한 후 돌아온 초등학교 2학년생 딸아이 요가일래가 배가 고픈지 물어보았다. 엄마는 직장에 가고 집에는 아빠와 딸아이만 있었다.

"아빠, 먹을 거 있어?
"엄마가 미역국 끓어놓았어요."
"먹을래?"
"아니."
"너가 미역국 좋아하잖아. 안 먹을래?"
"안 먹을 거야."
"그럼, 먹고 싶으면 너가 직접 챙겨 먹으라."
"왜?"
"아빠가 지금 해주고 싶은 데 내가 먹고 싶지 않다고 하니까 나중에 스스로 찾아서 먹어. 알았지?"

이렇게 대화를 나눈 후 복도를 사이에 두고 아빠와 딸은 각자 방으로 헤어졌다.
시간이 조금 지난 후 요가일래가 소리쳤다.

"아빠, 김밥해줘요!"
"미역국 먹어! 엄마가 너를 위해 요리했어."
"아니. 김밥!"
"그럼. 아빠가 하고 있는 일을 다 끝내고 해줄께."


또 얼마간 시간이 흘렀다.

"아빠, 김밥!"
"기다려!"
......
......
"아빠, 김밥 빨리!"
"조그만 더 기다려!!!"
"아빠, 김밥이 울어!!!"
"이잉~~ 김밥이 울어?! 어떻게 울지?"
라고 아빠 혼자 바보같이 자문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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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이 운다"는 요가일래의 재미난 표현에 하던 일을 그대로 멈추고 부엌으로 가서 양념김에 밥을 넣어 김밥을 만들었다. 그리고 딸아이게 갖다주었다. (오른쪽 사진: 요가일래)

"너, 조금 전에 김밥이 운다고 말했는데 왜 김밥이 울지?"
"그러니까 내가 오랫동안 김밥을 안 먹었으니까 김밥이 슬퍼서 울지."


오랫동안 먹혀지지 않으니 김밥이 슬퍼서 울기도 하네......
요가일래가 아빠를 재촉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구먼. ㅎㅎㅎ

"많이 맛있게 먹어서 슬픈 김밥을 기쁘게 해줘!"

* 관련글: 딸의 건널목 실수를 아내에게 말할까, 말까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0. 2. 16.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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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은 발렌타인 데이였다. 올해는 그렇게 발렌타인 데이의 분위기를 느끼지 못했다. 특히 우리집은 한인들이 모이는 설날이라 발렌타인 데이를 완전히 잊어버렸다. 그래도 지난 해에는 가족이 저녁에 초콜릿을 먹고, 또한 하트 스티커로 이마나 볼에 붙이고 이날을 보냈는데 말이다. (오른쪽 사진 촬영: Gratia KIM)
 
만 여덟 살 딸아이 요가일래는 북동유럽 리투아니아에서 초등학교 2학년생이다. 올해 연초부터 요가일래는 인터넷 사회교류망인 페이스북과 대화프로그램인 스카이프를 통해서 학교에서 집에 돌아온 후 같은 반 친구들과 실시간으로 놀이를 같이 하거나 대화하는 것을 즐겨한다.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온 요가일래는 반 여자친구와 대화를 나눴다.
"야, 난 그를 좋아해. 그가 (채팅 프로그램에) 나타나면 무슨 말을 해야 돼? 가슴이 두근두근거린다."라고 친구의 도움을 구했다.

"여자아이가 먼저 남자아이에게 사랑해. 좋아해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야. 알았지?"라고 옆에 있던 엄마가 훈수했다. 여자는 남자가 고백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미덕이라는 것이 아내의 생각이다.

그후 학교에서 돌아온 요가일래는 그 좋아한다라는 남자와 대화를 소개했다.
"난 너를 좋아해."라고 요가일래가 용기있게 말하자,
"난 다른 애를 좋아해."라고 남자아이가 답했다.

"너 기분이 안 좋겠다."라고 아빠가 말하자,
"아빠, 그렇지만 괜찮아."라고 딸아이는 답했다.
역시 어린 아이는 쉽게 잊는다. 이렇게 희노애락을 마음 속 깊이 두지 않으니 근심걱정이나 불평원망이 눌러앉을 자리가 없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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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 나 한국 나이로 몇 살이지?", "아홉 살"

이후 딸아이는 별다른 마음의 감정없이 그 남자아이와 대화를 나눴다. 이렇게 인터넷 실시간 대화 프로그램은 요가일래가 어쩔 수 없이 혼자 집에 있을 때 무서움을 극복하게 해주는 아주 좋은 친구이다.

한편 인터넷 채팅 프로그램으로 요가일래는 종종 친구들에게 간단한 한국말을 가르치고 한국노래를 들려주기도 한다.

며칠 전 요가일래는 먼저 말하기 전에 이렇게 자문을 구했다.
"아빠, 그 남자친구에게 'labas'(안녕이라는 리투아니아어 단어)가 한국말로 '사랑해'라고 가르쳐줄까?"
"그러면 그 남자친구가 처음 대화를 시작할 때 'labas' 대신 너에게 '사랑해'라고 말하겠네."
"그렇지. 정말 재미있을 거야. 하하하"

 
"나중에 정말 그 친구가 한국말의 '사랑해'라는 진짜 뜻을 알아버리면 어떻게 하니? 그렇게 안 하는 것이 좋겠다."라고 옆에서 엄마가 충고했다.

물론 장난스러움이겠지만 '사랑해'를 듣고 싶은 딸아이에게 너무 합리적으로 충고한 것이 아닐까 후회스럽기도 하다.

* 관련글: 딸아이의 첫 눈썹 메이크업에 웃음 절로
               8세 딸아이의 노래실력 변천사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0. 2. 11. 07:57

유럽 리투아니아 초등학교 2학년에 다니는 딸아이 요가일래는 최근 들어 자주 듣는 노래 중 하나가 바로 "소녀시대의 Oh!"이다. 혼자 중얼중얼 따라부르기도 한다. 이 노래를 리투아니아 친구들에게 채팅 프로그램인 스카이프를 통해 들려주기도 한다.

처음 이 노래를 듣더니 좋다고 다 배워보겠다는 욕심으로 악보까지 구해달라고 했다. 다섯 장의 악보를 받아본 요가일래는 버겨워 포기하는 듯하다. 하지만 여전히 이 노래를 따라 부르곤 하니까 시간이 지나면 "아빠, 촬영 준비해!"라고 큰 소리를 칠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다.  

어젯밤 모처럼 요가일래의 어린 시절 비디오 테잎을 함께 보았다. 2004년 7월 촬영한 것이었다. 당시 만 2살 8개월인 요가일래의 노래부르기에 한 바탕 웃음을 쏟았다. 지나가는 비행기를 보면서 "날아라, 날아라" 비행기 노래를 불렀고, 엄마가 선창을 하자 "엄마, 하지마!"라고 저지하기도 했다. 이렇게 노래부르기를 좋아하던 요가일래는 음악학교에서 노래를 배우고 있다.    

만 2살부터 찍어놓은 요가일래의 노래하기 영상을 한 자리에 모아보았다. 변천사라고 하기에는 너무 쑥스럽지만 아이의 변화과정을 엿볼 수 있을 것 같아 아래에 소개한다.

         ▲ 2004년 7월 18일 (2살 8개월)
         ▲ 2006년 5월 12일 (3살 6개월)
         ▲ 2008년 2월 27일
         ▲ 2009년 4월 24일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0. 2. 5.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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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동유럽 리투아니아에서 초등학교 2학년 딸아이 요가일래가 어제 학교를 마치고 전화를 했다. 12시 45분 학교 수업을 다 마치면 어김없이 엄마에게 전화를 해서 혼자 아니면 친구와 같이 돌아올 것인지를 알려준다. 그런데 어제는 엄마에게 전화를 하지 않고, 아빠에게 전화를 했다.

"아빠, 배가 고파요. 라면 끓어놓으세요."
"알았어."

한 동안 집에 한국 라면이 없었다. 그런데 엊그제 지인 한 분이 요가일래가 라면을 좋아하는 것을 알고는 한 상자를 주었다. 이날 빵으로 저녁식사를 해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요가일래는 라면 한 봉지를 거뜬히 먹어치웠다. 그리고 어제 학교에서 수업을 마치자마자 아빠에게 전화를 해서 라면을 끓여놓으라고 했다. 아마 하루 종일 라면 생각을 했을 것 같다.

똑같은 라면인데 리투아니아인 엄마가 끓여주는 라면보다 한국인 아빠가 끓여주는 라면이 더 맛있다고 하면서 늘 부탁한다. 아무리 바쁘다고 해도 기다렸다가 아빠가 끓여주는 라면을 먹는다. 이럴 때는 힘들지만 기분은 좋다. 라면이라는 연결고리로 둘이 한국인임을 공동인식하고 또한 아빠와 딸 사이의 정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요가일래는 매운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기껏해야 김치양념을 밥에 발라서 김치는 제외하고 먹는 것이 고작이다. 그런데 라면을 끓일 때는 한국사람들이 먹는 그대로 양념 봉지를 넣는다. 초기에는 매울 것 같아
끓인 후 찬물로 헹구여 주었다. 그렇더니 아빠가 먹는 그 라면 맛이 아니다면서 불평했다. 라면 같은 매운 음식을 먹고 고생한 사람이 주위에 몇몇 있었다.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요가일래는 잘 견더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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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는 라면만큼은 아빠와 동급의 매운 맛으로 먹는다. 단 차이점 하나는 라면 그릇 옆에 물 컵이 있다. 라면을 먹으면서 입술과 혀에서 불이 날 때 진화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해서라도 라면을 먹는 요가일래가 기특하다.

요가일래는 자기도 매운 라면을 먹을 수 있는 것에서 은근히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느낀다. 이 라면을 매개로 해서 앞으로 자랄수록 더 많은 한국음식을 좋아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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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0. 2. 1.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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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밤 다음날 학교에 갈 준비를 한 후 요가일래는 갑자기 스티커 앨범에 있는 스티커를 하나씩 떼내고 있었다.
"왜 스티커를 떼니? 수집하는 데 싫증이 났니?"
"이 앨범에서 다른 앨범으로 옮기려고."
"왜 옮기니? 큰 앨범은 특별히 부탁해서 샀는데."
"선생님이 큰 앨범을 금지시켰어."
"왜?"
"가방이 무거우니까."


지난 해 11월 요가일래는 주위 친구들이 모두 큰 앨범에 스티커를 붙이는 것이 몹시 부러워했다. 사달라고 졸라댔지만 무거운 앨범을 학교에 가져가는 것이 안스러워 사주지를 않았다. 그런데 크리스마스 산타 할아버지에게 부탁한 선물이 큰 앨범이었다. "얼마나 가지고 싶었으면 산타 할아버지에게까지 부탁했을까?"라고 생각하니 사주지 않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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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물을 받고 아주 좋아하는 요가일래를 보면서 "산타 할아버지한테는 좀 더 거창한 것을 부탁하지 고작 앨범이네."라면서 순진한 딸아이에 웃음이 절로 나왔다.

요가일래는 새로운 스티커를 수집할 때마다 이 큰 앨범을 가방 속에 넣고 학교에 가져간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보여주면서 서로 중복되는 것을 교환한다. 무겁다고 가져가지 말 것을 늘 권하지만, 보여줌과 수집 열정에 부모가 당할 수가 없다. 무거운 가방을 아빠가 들어준다고 해도 "아빠가 학생이 아니고, 내가 학생이다"라고 주장하면서 허용하지 않는다.

이런 요가일래인데 쉽게 큰 앨범을 버리고 작은 앨범을 택했다. 바로 지난 금요일 담임선생님이 학생들에게 큰 앨범을 책가방에 넣어 학교에 가져오지 말라고 했기 때문이다.

부모의 백 마디보다 선생님의 한 마디가 이렇게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부모로서 씁쓸한 기분이 든다. 하지만 선생님의 말이 통한다는 것을 알게 되니 다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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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이 스티커를 떼어 작은 앨범에 다 붙인 후 요가일래는 소감을 말했다.
"아빠, 이렇게 해놓고 보니 내가 모은 스티커가 정말 더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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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0. 1. 30. 08:56

북동유럽 리투아니아의 겨울밤은 아직도 길다. 어제 밤 초등학교 2학년 딸아이 요가일래는 방에서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너 지금 그렇게 새카맣게 무엇을 거리니?"
"거미."
"너 거미 무서워하잖아. 왜 그리는데?"
"두고 보면 알아."


1시간이 지난 후 요가일래는 그린 그림을 오려서 거미를 만들어왔다. 무슨 꿍꿍이 속이 있는지 아주 조용히 말하라고 했다.
"아빠, 여기 거미다."
"개미는 다리가 8개인데."
"그림에는 6개 있어도 돼. 내 마음이야."
"이 거미를 왜 만들었는데?"
"언니를 놀라게 해주려고." (마르티나 언니는 거미를 아주 무서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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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는 거대한 거미를 마르티나 언니 방문에 살짝 갔다놓았다. 엄마와 요가일래는 숨어서 마르티나가 과연 놀랄 것인지 엿보고 있었다.

"마르티나, 빨리 와. 여기 재미있는 영상을 한번 봐!"라고 불렀다.
방문 여는 소리가 나자마자 복도에서 "으악!" 소리가 진동했다.
놀란 마르니타의 "으악!" 소리에 뜻을 이룬 요가일래의 "하하!" 웃음 소리가 우리집 밤의 적막을 깨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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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 동안이나 거미만들기를 하면서 요가일래는 많은 생각을 했을 것 같았다. "내가 만든 거미가 진짜처럼 보일까?", "과연 내 거미에 언니가 놀랄까?" 요가일래의 깜짝 이벤트로 가족 모두가 한바탕 웃음을 쏟아낸 겨울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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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0. 1. 25. 07:16

"아빠, 촬영 준비해!"
"왜?"
"내가 무엇을 보여줄께."
"뭔데."
"일단 준비해. 알았지?"

얼마 전에 만 8살 딸아이 요가일래가 이렇게 부탁했다. 딸아이가 어렸을 때는 아빠 마음에 들면 언제라도 캠코더나 카메라로 촬영했다. 하지만 점점 자라나자 이젠 아빠 마음이 아니라 딸아이 마음이다.

딸아이에게 묻지 않고 찍었다가는 검열받기가 일쑤이다. 보는 앞에서 플래쉬 메모리카드에서 찍은 사진을 당장 삭제하는 경우도 흔하다. 그러므로 본인이 원할 때 군소리하지 않고 찍어주는 것이 딸아이의 성장 기록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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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저녁 요가일래는 혼자 훌라후프를 열심히 돌리더니 난데 없이 하모니카를 가져왔다. 그리고 아빠에게 자기가 생각해낸 묘기(?)를 보여주겠다고 나선 것이다.


8살 딸아이의 묘기라기보다는 긴긴 겨울밤 무엇인가 재미난 일을 생각해내고 이를 해보이는 딸아이의 행동이 마음에 들어서 소개해보았다. 밖에서 신나게 놀 수 있는 여름철이 빨이 왔으면 좋겠다.  

* 관련글: 훌라후프 돌리면서 노래하는 7살 딸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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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0. 1. 21. 08:54

이제 만 8살인 요가일래는 그림그리기를 아주 좋아한다. 2009년 4월에 "우리 가족"이라는 제목으로 그림을 그렸다. 우리 집 식구 네 명 모두가 잘 그려져 있어서 액자에 넣어 벽에 걸어놓고 있다. 최근 요가일래는 이 그림을 보더니 좀 더 잘 그릴 수 있다고 하면서 그림을 다시 그렸다. 어제 액자 속 옛 그림을 새 그림으로 교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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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4월에 그린 '우리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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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 1월에 그린 '우리 가족'

두 그림을 살펴보니 가장 큰 차이점이 요가일래 키가 훨씬 켜졌다는 것이다. 1년전 그림 속 자신이 너무 작다고 생각한 것이 그림변경의 주된 동기가 아닐까 여겨진다. 그 덕분에 나머지 식구들도 모두 날씬하게 키가 더 켜졌다. 머리카락도 1년전보다 훨씬 단정해 보인다. 언니와 자기를 부모 사이에 배치한 것도 눈에 띈다. 뭐니해도 달라진 것은 새 그림 상단 오른쪽에 autorė Jogailė čojūtė(저자: 최 요가일래)가 기록된 것이다. 창작물에 대한 요가일래의 자긍심을 느낄 수가 있다.
 
2년 연속 그린 두 그림을 보면서 앞으로 요가일래에게 매년 '우리 가족'을 그릴 것을 부탁하고 싶다. 이것이 수년 동안 계속 이어진다면 요가일래의 그림 솜씨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 변천를 그림으로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 최근글: 태어난 아이는 언제부터 컴퓨터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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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0. 1. 21. 06:09

유럽 리투아니아 초등학교 2학년에 다니는 딸아이 요가일래는 최근 들어서 학교에서 돌아오면 컴퓨터 켜기에 바쁘다. 이 일이 있기 전에는 TV를 켜서 영어만화를 보는 것이었다. 에너지 절역면에서는 컴퓨터하기가 더 좋다. TV를 보려면 TV뿐만 아니라 수신기까지 켜야 한다. 요가일래는 엄마와 공동으로 노트북을 사용한다. 그러므로 전기 절약면에서 컴퓨터하기를 훨씬 권할만 하다.

요즘 요가일래가 컴퓨터로 가장 많이 하는 것은 학급 친구과 대화하기 있다. 학교에서 오전 내내 같이 있었으면서 뭐 그렇게 할 말이 많은 지...... 둘은 재잘거리면서 온라인 게임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지금 아이들은 영하 10도의 매서운 추위에 따뜻한 방에서 서로의 거주공간을 초월해 인터넷 화상으로 대화하고 게임하고 논다. 겨울철 손발에 동상걸리면서까지 밖에서 나놀아다니던 우리들 세대와 비교하니 급격한 시대 변화가 그저 놀라울 뿐이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태어나서 언제부터 컴퓨터를 처음 접하고 관심을 가지고 사용할까? 물론 집안 사정과 아이 성향에 따라 답은 달라질 수 있다. 요가일래는 2001년 11월 5일 태어났다. 그 동안 성장에 변화가 있을 때마다 사진이나 영상으로 기록을 남겨놓았다.  

이 기록을 보니 처음 컴퓨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때는 2004년 1월이었다. 이때가 생후 만 2세 2개월이었다. 이후 2004년 9월, 즉 만 2세 10개월부터 본격적으로 컴퓨터를 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는 거의 매일 빠지지 않고 컴퓨터를 해오고 있다. 만 7세까지 주로 인터넷으로 한글 학습사이트를 공부했다. 요가일래의 컴퓨터하기 기록사진을 정리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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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후 9개월 - 2002년 8월 8일 키보드를 가지고 노는 요가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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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 2세 2개월 - 2004년 1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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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 2세 8개월 - 2004년 6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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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 2세 10개월 - 2004년 9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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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 2세 11개월 - 2004년 10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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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 3세 - 2004년 11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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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 3세 1개월 - 2004년 12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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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 3세 2개월 - 2004년 12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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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 8세경 - 2009년 10월 2일

한국의 아이들은 요가일래보다 훨씬 빨리 컴퓨터를 접할 듯하다. 요가일래 경우를 보아 만 3세 전후로 아이는 컴퓨터에 관심을 가지고 나름대로 컴퓨터하기 재미에 빠지는 것 같다. 언제 자기 자녀에게 컴퓨터를 접하게 할까 고민되는 부모들에게 참고가 되길 바란다.

* 최근글: 딸아이가 2년 연속 그린 '우리 가족' 그림 
              
딸아이의 첫 눈썹 메이크업에 웃음 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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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0. 1. 20. 07:16

아이를 키우다보면 즐겁고, 재미나고, 황당하고, 안타깝고, 화나고, 괴로운 일들의 연속이다. 사실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마음에 속에 다가오는 사람은 바로 부모님이다. 어릴 때 자신이 지금 키우는 아이처럼 했더라면 부모님은 얼마나 기뻐했을까 혹은 얼마나 속상했을까...... 이렇게 직접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부모님의 은혜가 참으로 한량없음을 뼈조리게 느껴진다. 한편 효를 다하지 못함에 죄스러운 마음이 눈물샘을 건드리곤 한다.  

자기 고집과 욕심을 부리려는 여고 2학년생 마르티나에게 종종 쓰는 말이 있다. 십여년의 요원한 세월 뒤의 일이 당장 딸의 가슴에 와닿지는 않을 것이라는 알지만 "너도 커서 아이를 낳아 키울 때 부모 마음을 이해할 것이다"라고 설득해보곤 한다.

요가일래는 2001년 11월생이다. 특히 만 다섯 살이 되기까지는 잠시라도 아이에게 눈을 떼기가 힘들었다. 아주 어릴 때를 제외하고는 다른 아이들과는 달리 낮잠을 잘 자지 않았다. 유치원 가기 싫은 최고의 이유가 바로 낮잠자기였다. 점심식사 후 유치원 아이들은 의무적으로 자야 했기 때문에 요가일래는 이것을 아주 싫어했다. 그러니 요가일래를 돌봐야 하는 시간은 더 늘어나게 된 셈이다.

만 3살이 되기 두 달 전인 2004년 9월 어느 날이었다. 딸아이가 시선에서 사라졌다. 방, 베란다 등에서 찾아보았지만 없었다. 심지어 옷장까지 찾아보았다. 욕실에 가려면 문 두 개를 거친다. 이 두 문이 닫혀있으면 욕실에서 나는 소리는 들리지가 않는다. 드디어 마지막 욕실문을 열었다. 찾았다는 것에 기뻐하는라 딸아이가 무엇을 하고 있는 지는 일단 관심이 없었다.

자,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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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을 물에 씻고 있었다.

어디에서 이 머리카락이 나왔을까? 고개 든 요가일래의 머리를 보니 머리카락 앞부분이 싹뚝 짤려져 있었다. 세상에 자기 머리카락을 짤라서 물로 감기고 있다니!!! 이런 황당하고 안타까운 일은 이제 요가일래 성장과정의 추억거리가 되었다. 이런 때를 생각하면 아이 키우는 세상 모든 이들이 한층 더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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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0. 1. 18.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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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면서 늘 바라는 마음은 아이가 건겅하고 상식적으로 행동하면서 자라주는 것이다. 문제는 이 상식이 부모 입장에서 바라는 어른의 시각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아이와 어른의 시각 차이로 인해 불협화음이 자주 일어난다. (상단 왼쪽 사진: 잡지 "Panele"의 메이크업 평가)

더 폭넓은 지식과 삶에 대한 더 깊은 이해로 내세우면서 부모는 아이를 가르치려 한다. 물론 이에는 나의 아이가 다른 사람의 아이보다 더 잘 하기를 바라는 욕심이 내재되어 있다. 그래서 아이의 엉뚱하고 온당치 못한 작은 행동에 호되게 질책하기도 한다. 더하기, 빼기, 곱하기를 잘 못하거나 책을 어늘하게 읽어도 "이것도 제대로 못하나!"라고 언성을 높이기도 한다.

부부간에도 아이교육에 대해 견해차가 현저하게 다를 수도 있다. 종종 아내로부터 아이교육에 너무 방관자자 같다라는 소리를 듣는다. 이는 아내의 "어릴 때부터 잘 해야 된다" 주의와 나의 "어릴 때는 좀 못해도 된다" 주의가 충돌하는 데서 비롯된다. 아이에게 정신적 압밥감이나 긴장감을 최대한 주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학교에서 발표할 내용을 다 준비하지 못해 불안해 하는 딸에에게 "완벽하지 못해도 괜찮다. 조금 몰라도 된다. 모르니까 학교에서 가서 배우는 것이지."라고 안심시켜려고 노력한다.

딸아이의 엉뚱한 화장(메이크업)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했는데 너무 무겁게 자녀교육을 논한 것 같다. 최근 리투아니아 청소년들 사이에 인기 있는 한 잡지 "Panele" 사이트가 화장을 한 가장 예쁜 얼굴을 평가하고 있다. 독자들이 자신들의 메이커업 사진이나 이미 나와 있는 사진을 올려 점수로 평가받고 있다. 예쁘게 화장한 얼굴을 보면서 딸아이가 처음으로 한 눈썹화장 사진이 떠올랐다.

2001년 11월 태어난 딸아이 요가일래가 2005년 3월 처음으로 자기 눈썹 화장을 직접 했다. 만 3살이었을 때이다. 그 동안 요가일래는 엄마와 언니가 색연필로 눈썹을 화장하는 것을 눈여겨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부모가 각각 다른 방에서 일하는 데 욕실 화장대 앞에서 한참 동안 요가일래가 놀고 있었다. "혼자 잘 놀고 있네"라면서 신경 쓰지 않고 하던 일을 계속했다. 얼마 후 컴퓨터로 태연하게 공부하고 있는 요가일래의 눈썹을 보자 황당함과 웃음이 절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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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아빠를 닮아서 비교적 눈썹이 짙은 요가일래는 색연필 화장품으로 떡칠을 해버렸다. 마치 시커먼 테잎을 붙은 놓은 듯했다. 엄마는 비싼 화장품을 망쳐놓았다고 속상해서 야단을 치는 동안 아빠는 기념삼아 사진을 찍고 있었다. 야단 화살은 곧장 요가일래에서 아빠쪽으로 향했다. "화장품 보관을 잘 했으면 이런 일이 없을 텐데 말이야!"라고 말하면서 딸아이의 장군 눈썹에 거듭 웃음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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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0. 1. 13. 07:34

어제 학교에서 수업 받고 있는 큰 딸로부터 급한 휴대전화 쪽지가 왔다.
"빨리 요가일래에게 전화해!"

"무슨 일인가?! 요가일래는 벌써 학교에서 돌아와서 방 안에서 혼자 잘 놀고 있는데"라고 생각하니 궁금증이 더 커졌다. 그래도 쪽지가 왔으니 전화를 해보았다. 요가일래가 집에 왔으니 당연히 어딘가에서 그의 휴대전화에서 소리가 울려야 하는 데 울리지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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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실했다가 다시 찾은 요가일래 휴대전화

학교에서는 휴대전화를 늘 진동으로 해놓았기 때문에 그대로 놓아두었을 것이라 생각하고 신호음이 가는 동안 옷, 가방 등에서 전화를 찾아보았다. 얼마 후 누군가 전화를 받는 것이 아닌가! 집 어딘가에 있어야 할 전화가 왜 다른 사람이 갖고 있을까?

"마당에서 휴대전화기를 주어서 보관하고 있으니 찾아가라"고 한 여자분이 말했다.

요가일래에게 기억을 더듬어보라고 했다. 요가일래는 아파트 가까이 와서 장갑을 벗어 호주머니에 넣었다.
그 순간 호주머니에 있던 휴대전화가 밑으로 떨어진 것 같다. 쌍인 눈 때문에 떨어지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벌써 수년 된 전화지만 요가일래가 아주 좋아한다.

이렇게 주워서 찾아준다는 착한 사람이 나탔으니 참 다행스러웠다. 아내는 답례로 무슨 선물을 해야 할 지 찾느라 분주했다. 여기 사람들도 남에게 신세지면 꼭 무엇인가를 갚아야 한다는 믿음이 있다. 그래서 형제들이 집안일을 도와주어서도 늘  무엇인가를 답례한다. "이번엔 네가 도와주고, 다음번엔 내가 도와주고"하는 식으로 슬쩍 넘어갈 수도 있을 법한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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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사인 아내가 학부모들로부터 받는 선물. 원두가루 커피(중앙)는 거의 빠지지 않는 선물이다.

집안에 있는 물건 중 선물로 적합한 것은 커피 원두가루가 담긴 한 봉지였다. 이 커피 원두가루 봉지는 과거 만능 답례품 중 하나였다. 의사에게 진찰을 받으러 갈 때, 아이의 선생님을 찾아갈 때, 권한있는 사람에게 도움을 받으러 갈 때 기타 등등 최고의 답례품이었다.

당시 일반인들은 원두를 직접 가루를 내어서 커피를 타마셨다. 이미 가루로 된 커피를 컵에 넣고 물만 부어서 마시는 아주 편리한 이 제품은 그야말로 사치품에 해당되었다. 아내는 이 커피를 볼 때마다 그 때 그 시절이 떠오른다고 한다.

이제 심부름은 아빠가 할 차례였다. 휴대전화를 주운 사람은 우리 아파트 바로 앞에 있는 적십자사 사무실에 근무하고 있었다. 사무실 계단에 미리 나와 있던 그 분에게 인사했다.

"딸아이의 휴대전화기를 찾아주어서 고맙습니다."
"천만에요."
"여기 선행에 대한 답례입니다."
"뭘 이럴 것을 다 주시고요. 잘 마시겠습니다."

선물 받기를 약간 주저했지만 그 사람의 손제 집어주고 얼른 계단을 내려왔다. 잃어버린 휴대전화를 이렇게 손쉽게 찾을 수 있게 된 것은 바로 이 여자분의 선행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날 요가일래가 학교에 가기 전 휴대전화를 찾느라 우리 집은 야단법석을 떨었을 것이다. 결국 찾지 못하고 아침부터 온 식구의 기분이 안좋았을 것이다. 이 모든 것에 대한 댓가로 커피 한 봉지는 너무 초라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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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0. 1. 2. 06:08

겨울인데 한 동안 눈이 없더니 크리스마스 전에 내린 눈이 아직까지 남아 있다. 많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겨울 날씨는 영하 2-3도이다. 그렇게 춥지도 않고, 또한 눈이 녹지 않아 눈싸움이나 눈썰매 놀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엊그제 8살 딸아이와 함께 인근 소나무 공원에 산책을 갔다. 이날 가장 신나게 한 놀이는 천사를 만드는 일이었다. 한자 '대'자 모습으로 등으로 눈에 누워 팔과 다리를 좌우로 움직여서 노는 일이다. 리투아니아 아이들은 이것을 '눈 천사 만들기'라 부른다. 눈 천사를 열심히 만드는 요가일래가 눈 천사가 되어 눈에 천사의 도장을 찍는 듯했다. "마음이 천사가 되어야지.... ㅎㅎㅎㅎ" 속으로 생각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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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요가일래는 공원에서 우연히 학교 친구와 그 동생을 만났다. 천사 아이 3명을 눈썰매에 태우고 끄는 데 왜 그렇게 힘이 들던지... 훨훨 날아다니는 천사는 도대체 어디에 꼭꼭 숨었나?!

* 관련글:
종이로 눈결정체 만드는 8살 딸아이 (만드는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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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09. 12. 26.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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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초순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온 딸아이는 대뜸 물었다.

"아빠, 산타 할아버지가 몇 살인지 알아?"
"글쎄. 몇 살이실까?"
"선생님이 420살이라고 해."
"그래, 정말 나이가 많으시네."
"한 친구는 산타 할아버지가 1000살이 넘는데."
"그래? 아뭏든 할아버지는 나이가 참 많구나!"

이렇게 대화하면서 속으로는 "420살이든 1000살이든 태어남이 있으니 돌아가실 날도 있겠네."라고 말하고 싶었다. (산타 할아버지의 존재를 밝혀 말어?)

집 복도에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지자 요가일래는 저녁 내내 산타 할아버지에게 전하는 소원을 적었다. 산타 할아버지만 읽을 수 있는 편지라 열어볼 수는 없었지만 간접적으로 무슨 선물을 받고 싶은 지 알게 되었다.

요즈음 리투아니아 어린이들 사이엔 스티커를 수집하는 것이 유행이다. 그래서 요가일래는 산타 할아버지에게 많은 스티커와 이 스티커들을 붙일 수 있는 큰 앨법을 선물해달라고 부탁했다. 크리스마스 선물치고는 너무 약소한 것이라 요가일래가 더 큰 선물을 부탁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일었다.

하지만 선물은 어떠한 것이라도 받는 사람이 만족하고 좋아하는 것이 최고이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일단 스티커와 앨범을 샀다. 선물예상액보다 10배나 적은 것이라 차마 이 선물만 줄 수 없다고 해서 돈봉투를 추가로 챙기기로 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12월 23일 친구집에 놀려갔다 돌아온 요가일래는 엄마에게 말했다.
"엄마, 산타 할아버지에게 다시 편지를 쓰면 안 돼?"
"벌써 산타 할아버지가 편지를 다 읽었을 거야. 그리고 선물을 준비했을 거야. 왜 다시 쓰려고 하는데?"
"받고 싶은 선물이 변했어. 다른 선물을 부탁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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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마스 트리에 소원을 적은 편지가 걸려있다.

이날 저녁 내내 요가일래는 카드 위에 먼저 자와 연필로 줄을 긋고, 먼저 연필로 글을 썼다. 그리고 그 위에 만년필로 다시 정성스럽게 글을 썼다. 그리고 12월 25일 아침을 기다렸다.

이날 아침에 일어난 요가일래는 어둠이 깔린 복도라 엄마에게 같이 가자고 하면서 크리스마스 트리에 다가왔다. 그리고 기다리던 선물을 받았다. 봐아하니 다시 쓴 편지에는 받고 싶은 선물이 인형이라고 한 것 같았다. 이 인형이 없자 실망하는 눈치였다.

"인형 대신 산타 할아버지가 이렇데 돈을 남겨두었네."라고 엄마가 위로했다.
"맞아. 산타 할아버지가 이집 저집 다니느라 너무 바빴을 것이야."라고 요가일래는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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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 어린이들 사이에는 스티커를 수집하는 것이 유행이다.

산타 할아버지가 원하는 선물을 주지 않은 것에 대해 요가일래는 너무 쉽게 이해버렸다. 그리고 값싼 스티커에 만족하면서 새 앨범에 스티커를 붙이는 데 많은 시간을 쏟았다. "다른 사람이 바빠서 못 해준 거야"라는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간다면 남을 원망하는 일이 엄청 줄어들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12. 25. 09:13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크리스마스 전야 만찬에 12가지 이상 음식을 먹는다. 8살 요가일래는 음식을 가리는 편이다. 엄마는 이날 만큼은 적어도 12가지 음식을 먹기를 권했다.

"엄마, 왜 12가지 음식을 먹어야 돼?"
"1년 12달 동안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잘 자라기 위해 먹는 것이야."
"그렇다면 알았어."


이렇게 대답한 요가일래는 세는 것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종이를 가져왔다. 이 종이 위에 번호를 12번까지 썼다. 그리고 음식 하나씩 먹을 때마다 숫자에 표시를 했다. 어제 요가일래가 먹은 음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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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가 이제 12가지 음식을 다 먹었으니, 내년 12달 동안 건강하게 잘 자라기를 바란다.

* 관련글: 내년엔 시집갈까 - 크리스마스 놀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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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12. 15. 08:03

근년에 들어서 리투아니아에는 눈이 자주 안 오고 있다. 유독 이 번 겨울에는 더하는 것 같다. 이러다가 겨울 = 눈 = 눈사람 = 눈썰매라는 등식이 사라지지 않을까 우려되기까지 한다.

어제 모처럼 눈이 내렸다. 밟으면 정겨운 뽀드득 소리가 날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눈이 내렸다라는 생색은 낼 만큼은 내렸다.

학교에서 돌아온 8살 요가일래는 여러 가지 놀이를 하다가 종이를 6장 준비하더니 눈결정체를 만들겠다고 했다. 어제 눈이 내린 데서 얻은 발상인 것 같았다. 그리고 혹시 한국에 있는 또래 아이들이 궁금할 수도 있으니 아빠가 촬영해서 블로그에 올리라고 까지 했다.

"한국 어린이들도 다 알고 있을 거야"라고 주저하는 데, 딸아이는 그래도 한번 올려보라고 재촉했다. 그래서 요가일래가 종이로 눈결정체 만드는 과정을 사진에 담아보았다.

▲ A4 종이를 한 번 접어서 정사각형을 만든다. 나머지 부분을 잘라내고 두 번 더 접는다.
▲ 이렇게 접은 종이를 가위로 끝부분을 조금 남겨놓고 일정한 간격으로 짜른다. 이 때 자르는 부분이 중요하다. 위 두 사진은 실패작이다. 아래 왼쪽 사진처럼 최종적으로 접어서 열리지 않는 부분을 짜른다.
▲ 펼쳐서 딱 한 쪽 대각선으로 짤리지 않는 부분을 완전히 짜른다. 이렇게 완전히 짤린 대각선 부분을 안쪽에서 제일 가까이 마주 보고 있는 두 개를 붙인다. 그리고 종이를 뒤집는다.
▲ 같은 방법으로 제일 가까이 마주보고 있는 두 개를 붙인다. 뒤집으면서 이것을 반복한다.
▲ 이렇게 하나가 완성되었다. 모두 여섯 개를 만든다.
▲ 차례대로 위와 같이 붙인다.
▲ 드디어 종이 눈결정체가 완성되었다. 요가일래는 이 눈결정체로 냉장고 문을 장식해놓았다.

시대에 너무 동떨어진 놀이가 아닐까 염려되지만,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도 긴긴 겨울밤 자녀들과 종이로 눈결정체를 한번 만들어 보는 것이 어떨까요? 이렇게 함께 만든 눈결정체는 겨울철 집안의 좋은 장식물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 최근글: 한국 잡채가 정말 맛있어요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12. 14. 07:19

리투아니아에는 매 2년마다 "다이누 다이넬레"(Dainų dainelė)라는 텔레비젼 경연 대회가 열린다. 리투아니아 전국에서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노래에 재능이 있는 학생들이 참가하는 그야말로 경쟁이 치열한 경연 대회이다. 이 대회는 1974년부터 리투아니아 교육부와 텔레비젼 방송사가 주관하는 행사이다.

먼저 각 학교별로 지역예선에 나갈 참가자를 선발한다. 딸아이는 만 8살로 지난 해부터 2년째 음악학교애에서 노래를 전공하고 있다. 교사들도 이런 권위있는 대회에 자신의 제자가 참가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요가일래는 11월 26일 학교 선발전에서 선발되었다. 그 때 노래하는 모습을 촬영하고 싶었으나 요가일래 엄마는 학교에서 선발되면 지역예선 때 촬영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12월 12일 토요일 지역예선이 열렸다. 방청객 없이 해당 참가자 부모와 네 명의 심사위원들이 참가하는 오디션 형태였다. 이날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각 학교에서 선발된 46명(4세-10세)이 참가했다. 심사위원들은 전국 TV 경연 대회에 나갈 참가자를 뽑는 시간이었다.

이날을 앞두고 우리 가족들은 아빠의 참가 문제를 가지고 가족회의를 열렸다. 아빠가 그냥 가서 촬영하면 되지 무슨 가족회의까지 여는 부산을 떨었을까? 음악학교에서 선발전에서는 모두가 요가일래 다문화 가정의 아이라는 것을 알고 또 아빠가 한국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엄마가 또 음악학교에서 피아노를 가르치고 있다.

지역 예선의 심사위원들은 외부 전문가들이다. 엄마가 먼저 문제를 제기했다. 아빠가 오디션 현장에서 나타나서 리투아니아 사람 아님을 심사위원들에게 노출시키는 것이 과연 요가일래에게 덕이 될까? 아니면 해가 될까?

심사위원들이 요가일래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특출한 재능이 있다고 판단하면 별문제이겠지만, 다른 아이들과 비교해 비슷할 경우에는 외부적인 요인이 선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엄마의 판단이었다. 심사위원들의 외국인에 대한 성향을 모르기 때문에 노출시키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 엄마와 언니의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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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 전국 TV 노래 경연 대회 지역예선 오디션에서 노래하는 요가일래

특히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아시아인을 보면 A, B, C민족 중 하나로 여긴다. A민족을 무조건 좋아하는 성향이 있고, C민족을 무조건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심사위원 정도라면 외적 요인으로 점수를 메겨서는 안되겠지만 이들도 사람인 이상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닐까? 두 사람이 동등한 수준이라면 부모가 리투아니아 사람인 학생을 뽑을까? 아니면 다문화 가정의 학생을 뽑을까?...... 리투아니아에 살고 있으니 당연히 리투아니아 사람을 선호할 것 같다.

엄마는 웃으개 소리로 캠코더에 "한국, Korea"라는 스티커를 붙이고 아빠도 오디션 현장에 가는 것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결국 아쉽지만, 이날 오디션에는 아빠가 참가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을 지었다. 아빠가 리투아니아 사람이다면 전혀 논의조차 할 필요가 없는 사항인데, 아빠가 리투아니아 사람이 아닌 한국인이다보니 가족조차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문제가 된 것이다. 지금 살고 있는 나라의 모든 사람들은 그가 속한 인종, 민족, 피부, 사상 등에 구애받지 않고 평등하게 대우받는 세상이 오길 간절히 바란다.

"이기고 지고를 생각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노래하는 것이 최고다"라고 오디션 받으러 가는 요가일래에게 말했다. 이제 아빠가 할 수 있는 일은 두 가지였다. 먼저 엄마에게 캠코더 사용법을 일러주는 것이다. 다음은 요가일래가 오디션을 보는 순간 집에서 기도하는 것이었다. 엄마가 시작 몇 분 전 전화했다. 그리고 아빠가 기도를 시작하는 순간부터 여태껏 흐린 날씨였는데 해가 쨍쨍 났다.

집으로 돌아온 요가일래는 아빠에게 나즈막하게 말했다.
"아빠, 내가 이길 거야. 웬지 알아? 해가 나왔으니까." (요가일래 이름 뜻은 빛나고 아름다운 해가 온다)


이 날 적어도 아빠가 아쉬움 속에 아빠의 민족을 노출시키지 않았으니 심사위원들이 공정하게 평가했으리라 믿는다. 여기서 선발되면 광역예선에 나가고, 이를 통과하면 TV 노래경연에 나간다. 지역예선 최종 선발 결과는 오는 19일 토요일에 나온다. 어떤 결과가 나올까 궁금하다.

* 최근글: 종이로 눈결정체 만드는 8살 딸아이
                국적 때문 우승해도 우승 못한 한국인 피겨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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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