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딸'에 해당되는 글 253건

  1. 2009.08.13 10대 딸의 남친에게 여비를 보탰더니 5
  2. 2009.08.11 엄마 뱃속에서 신문을 읽었다는 딸아이 4
  3. 2009.08.10 딸아이가 여름방학에 공부 안하는 까닭 3
  4. 2009.08.06 저울이 있는 특이한 책가방 등장
  5. 2009.08.03 날개가 찢어진 나비가 정말로 불쌍해 6
  6. 2009.07.25 부모 없는 동안 7살 딸아이의 준수사항 2
  7. 2009.07.23 스타킹 출연 오디션 받았던 6살 딸아이 18
  8. 2009.07.22 "Made in Korea에 정말 기뻤어!" 2
  9. 2009.07.20 여고 1학년 딸, 남친과 해외여행 7
  10. 2009.07.17 모델끼 다분한 7살 딸아이의 포즈들 13
  11. 2009.07.16 "아빠가 작아져서 내 짝이 되었으면 좋겠다" 8
  12. 2009.07.10 "아빠, 낯선 손님 데리고 오지마!" 8
  13. 2009.07.04 수(繡)를 놓는 7살 딸아이 8
  14. 2009.07.03 컴퓨터에 뿔난 딸아이, 아빠 힘내라 1
  15. 2009.06.22 7살 딸, 과일주스를 딱 끊어버린 사연 2
  16. 2009.06.18 세례식 전야, 눈물 펑펑 딸아이 사연 13
  17. 2009.06.17 엄마, 아빠를 따로 사랑하는 딸의 이유 4
  18. 2009.06.16 7살 딸이 달걀 노란자를 먹지 않는 까닭 9
  19. 2009.06.05 7살 딸의 컴퓨터로부터 눈보호하는 법 9
  20. 2009.05.29 유럽 초등학교는 벌써 여름방학 시작 2
  21. 2009.05.28 책가방 때문에 딸아이와 실랑이 2
  22. 2009.05.19 펑펑 울던 7살 딸, 엄마를 쉽게 용서했어요 4
  23. 2009.05.19 동서양인의 눈 크기 차이는 쌀과 감자 때문? 11
  24. 2009.05.17 슈퍼스타가 안 되겠다는 7살 딸의 변심 12
  25. 2009.05.16 7살 딸이 아빠와 산책 좋아하는 이유 2
  26. 2009.05.15 발코니 딸기, 꽃피고 익을 때까지 2
  27. 2009.05.13 노래경연 1등한 딸, 화가가 되겠다니 5
  28. 2009.05.09 비오는 날 나무 목욕하니, 우리도 할까? 4
  29. 2009.05.08 어머니날 선물 지분 50%를 아빠가 차지한 까닭 3
  30. 2009.05.07 왜 낮에 달이 하늘에 떠있지? 7
생활얘기2009. 8. 1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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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8월 12일은 큰 딸 마르티나에게 정말 견디기 어려운 날이었다. 만 17세 마르티나는 오는 9월 한국으로 치면 고등학교 2학년이 된다. 바로 어제 남자친구가 영국에 있는 대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리투아니아를 떠났기 때문이다.

그래도 딸의 남친인데 부모가 모르는 체하기엔 예의가 아닐 것 같았다. 그래서 전날 밤 아내에게 약간의 여비라도 보태는 것이 어떨까 물었다. 아내도 내심 하고 있었다고 한다. 예쁜 카드에 영국으로 유학을 가니 영어로 "We truly wish you all the best and great success with your study in England."라고 쓰고 약간의 달러를 넣어 봉투를 봉했다.

공항에서 환송할 때 전해달라고 마르티나에게 부탁했다. 공항에서 봉투를 열어본 남친은 뜻하지 않은 선물에 기뻐서 몸을 떨기까지 했다고 마르티나는 전했다. (아마 여친의 부모로부터 인정을 받았다고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둘 다 기대하지 않은 선물에 정말 고마워했다.

마르티나는 영국에 도착한 남친의 안부 전화를 기다리면서 하루 종일 집에 있었다. 보기 드문 일이다. 그래서 아래와 같이 몇 가지 질문을 해보았다.
 
- 언제 이 남친을 사귀기 시작했니?
- 2007년 11월 17일

- 같은 반에서 남친이나 여친을 둔 사람은 얼마나 되니?
- 반 학생은 30명이다. 사생활에 대해서는 서로 묻지 않아서 정확히 모르지만 반 이상은 될 것이다.
 
- 만남 100일, 1000일을 기념하지는 않나?
- 날짜는 계산하지 않는다. 해마다 사귀기 시작한 날을 중요시 여긴다. 
  처음 사귄 일자(예, 매월 17일)에 남자친구가 꽃을 선물한다.

- 사귐 생일을 어떻게 주로 기념하니?
- 남친은 꽃과 더불어 반지나 귀걸이 같은 선물을 한다.
  여친은 향수나 자기 이름을 새긴 티셔츠 등을 선물한다.
  그리고 레스토랑에 가서 함께 식사를 하면서 기념한다.

- 남친과 2년 차이인데 친구들은 주로 몇 살 차이가 나니?
- 여자친구들은 보통 나이가 1-3살이 더 많은 상급생과 사귄다.

- 남친이 리투아니아 국내 대학교에 진학하면 자주 많나고 좋을 텐데 왜 영국을 선택했나?
- 남친은 평소 18세 이상 성인되면 부모에 의존하지 않고 독립해서 살아가기로 했다.
  리투아니아에 있으면 아무래도 부모의 도움을 받기가 쉽다.
  그래서 영국을 선택해 학비와 생활비 등을 스스로 해결하기로 결심했다.
  영국에 있는 Aberystwyth University에 정치학을 전공할 것이다.

- 언제 남친을 만날 것이니?
- 11월초 있는 짧은 방학을 맞아 영국에 가서 만날 것이다.

- 영국까지 가려면 여비가 비쌀텐데. 어떻게 해결하려고?
- 모아놓은 용돈으로 저가 항공을 이용하면 큰 부담이 없을 것이다.

- 남친이 영국에 새 여친을 만날 수 있을 법한데......
- 그가 새 여친을, 내가 새 남친을 만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서로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기다려야 한다.

- 미래에 대한 계획은?
- 2년 후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남친과 같이 살면서 같은 대학교에서 공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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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심 강한 이 한 쌍의 10대로부터 강한 인상을 받고 있다. 이들의 굳은 사랑이 지금처럼 변하지 않고 둘 다 뜻하는 바를 꼭 이루기를 바란다.

* 관련글: 여고 1학년 딸, 남친과 해외여행
* 최근글: 리투아니아 최초 에르틱박물관 개관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8. 11. 15:10

어젯밤 이제 11월이 되면 만 8살이 될 딸아이 요가일래가 잠옷을 입고 다가왔다.

"아빠, 책 읽어줘! 아빠가 책 읽어주면 잠이 잘 와."
"무슨 책을 읽어줄까? 소태산 대종사님의 가르침?"
"오늘은 다른 책을 읽자. 한글 동화책 중 하나를 내가 선택할께."
그리고 요가일래는 책장에서 3권의 동화책을 꺼냈다.
별주부전, 손오공 그리고 이솝 이야기.

(설명: 딸아이 요가일래는 잠자기 전 아빠가 읽어주는
"소태산 대종사님의 가르침" 책을 즐겨 들으면서 잔다.)

별주부전 책을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말했다.
"용왕이 아픈 것이 아이들에게는 안 좋고, 토끼가 줄에 묶였으니 불쌍하고 또 아이들에게 안 좋다."
그렇게 이솝 이야기 책을 선택했다.

(설명: 토끼가 거북이에게 속아서 용궁으로 와서 포승줄을 하고 있으니 불쌍하다.
이렇게 연약한 토끼를 속이고 학대하는 내용은 아이들에게 적합하지 않다는 뜻이다.)


안경을 벗고 침대에 누워 책을 읽어가는 데 딸아이가 외쳤다.
"잠깐, 아빠 눈에 눈물이 난다. 아빠가 할아버지가 보고싶은 가보다. 그렇지?"

(설명: 딸아이 요가일래가 아빠가 책을 읽어주는 모습을 옆에서 바라보면서
어릴 때 할아버지가 아빠에 책을 읽어주는 장면을 떠올리면서 물은 말이다.)


"아빠, 아빠가 어렸을 때 제일 처음 읽은 책은 무슨 책이야? 정말 궁금하다."
"하도 오래 되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

(설명: 40년 전 시골에 동화책이 없었다. 그저 국어책을 소리내어서 읽는 것이 전부였다.)

"아빠, 나는 엄마 뱃속에 있었을 때 제일 처음 신문을 읽었어."
"이잉~ 뱃속 아이가 어떻게 책을 읽을 수 있니?"
"농담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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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글: 모델끼 다분한 7살 딸아이의 포즈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8. 10. 12:27

지난 5월 하순 혹은 6월 초순에 시작한 리투아니아의 여름방학이 이제 8월 중순에 접어들고 있다. 이제 3주 후면 방학이 끝나고 새로운 학년을 맞이한다.

아주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랐을 때는 주로 물놀이를 했고, 위인전 몇 권을 읽는 것으로 여름방학을 보냈다. 도시로 전학을 한 후 학년이 높아가면서 독서실이나 학교에서 여름방학 대부분을 보냈다. 여름방학엔 특히 다음 학기의 책을 미리 공부했다.

이런 학창시절을 보낸 기억으로 보니 여름방학을 보내는 두 딸의 생활방식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어느 날 초등학교 2학년에 올라갈 딸아이 요가일래에게 말했다.

"여름방학은 다음 학년에 올라갈 준비를 위해 있는 것이다. 그러니 공부를 좀 하는 것이 어떠니?"
"아빠, 왜 방학이 있는 줄 알아? 일년 12달 동안 9달을 열심히 공부했으니까 나머지 3달은 놀아라고 있는 것이야. 그러니까 공부하면 안 돼!"
 
9달 열심히 공부했으니 3달은 마음껏 놀아야 한다는 딸아의 주장을 곰곰히 생각해보니 일리가 있었다. 그래서 그 후로 공부해라 말하지 않았다. 이렇게 주변에 있는 대부분 리투아니아 아이들은 여름방학에 공부를 하지 않는다.

큰딸은 남친과 돌아다니느라 집에 붙어있는 시간이 없다. 더욱이 큰딸 남친은 오는 9월 영국에 있는 대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곧 리투아니아을 떠난다. 큰딸은 "여름방학에 공부하지 않아도 영국 대학교에 진학하는 남친을 봐!"라는 듯이 나돌아다닌다. 사실 자랑은 아니지만 큰딸은 자기 반에서 공부를 잘하는 편에 속한다. 그러니 더 더욱 부모는 할 말이 없다.

아래 사진을 통해 작은 딸 요가일래의 여름방학 보내기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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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에선 처음으로 기차를 타고 외할머니집으로 가는 두 땉. 큰딸은 남친과 헤어져야 함으로 울상이고, 작은 딸은 기차를 타는 즐거움에 대한 기대로 미소를 띠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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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방학 동안 가장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이 닌텐도이다. 하도 집착하기에 요일을 정해주었다. 닌텐도를 하는 날은 수요일, 토요일, 일요일이다. 닌텐도를 하는 날에는 책을 2-3쪽 읽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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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방학 최대의 즐거움은 바로 호수에서 물놀이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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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하는 날에 이렇게 천자문을 공부한다. 한자가 있다는 것만 알려주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일제 강요하지 않고 원할 때에만 가르쳐준다. 최근 들어 잠자기 전 요가일래는 한자공부하기를 즐겨한다.

한국 아이들에 비해 리투아니아 아이들은 이렇게 편하게 여름방학을 보내고 있다. 

* 관련글: 모델끼 다분한 7살 딸아이의 포즈들 
              
모델 놀이하는 딸아이 순간포착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9. 8. 6. 15:16

"무거운 책가방을 들고가면 자라고 있는 허리에 좋지가 않아!"
"그래서?"
"그러니까 가방이 무거운 날은 아빠가 들고가야지."
'아빠, 내가 학생이야! 학생이 책가방을 들고가야지!"
"그래. 맞다. 무겁지만 학생인 너가 들고 가자!"

학교에 막 가려고 집을 나서는 7살 딸아이와 함께 한 어느 날 우리집 아침 풍경이다.

리투아니아 일간지 례투보스 리타스 8월 1일자 보도에 따르면 전체 학생 1/3이 자기 몸무게의 30%에 이르는 무게의 책가방을 가지고 학교로 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9월 1일이면 유럽 전역의 학교에서는 새로운 학년이 시작된다. 벌써부터 부모들은 책가방이며 학교에 필요한 물건을 하나하나 장만하고 있다.

이 신문보도에 의하면 요즘 스페인에선 새로운 책가방이 등장해 화제를 모우고 있다. 바로 이 책가방은 안의 내용물이 과도하게 무거우면 빨간색 빛과 함께 사이렌 소리를 낸다. 이탈리아 회사가 제작한 이 책가방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현재 25유로 (4만3천원 정도)에 팔리고 있다.

책가방에는 저울이 내재되어 있다. 작동 원리는 교통신호등과 같다. 학생의 나이에 맞게 적당하게 무거우면 초록색 불이 켜진다. 무게가 약간 넘으면 노란색 불이 빛난다. 나이에 비해 책가방이 과도하게 무거우면 빨간색이 불이 빛나고 사이렌 소리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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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가방을 메고 학교로 가는 딸아이 요가일래

리투아니아 빌뉴스에도 이 책가방을 살 수 있다면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이 되는 딸아이에게 꼭 사주려고 한다. 이 새로운 책가방이 책가방을 둘러싼 아빠와 딸의 실랑이에 종지부를 찍어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 관련글: 책가방 때문에 딸아이와 실랑이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8. 3. 07:36

주택가 길거리에서 놀고 있던 7살 딸아이 요가일래가 숨을 헐떡이면서 달려온다.

"아빠, 저기 날개가 찢어진 나비가 있는 데 정말로 불쌍해.
 나비가 훨훨 날지 못하고 껑충껑충 뛰고 있어. 빨리 가보자!"

대부분 주택의 뜰에는 화단이 마련되어 있어 벌과 나비가 여기저기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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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나비가 아프지 않을까?"
"너가 상처나면 아프듯이 나비도 아플거야!"
"그럼, 우리가 어떻게 해줄까?"
"우리가 가까이에 가면 나비가 겁을 먹고 날아가버릴거야. 그러니 우리가 덜 아프도록 기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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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의 손을 잡고 그 화단에 가보니 여전히 그 나비가가 꽃에 앉아있다.
왼쪽 날개의 아래쪽 반이 없는 나비였다.
(나중에 카메라를 가지고 오니 그 날개가 찢어진 나비는 어디론가 사라져서 찍지를 못했다.)

그 나비가 어떻게 날아갈까 지켜보고 있는데 딸아이왈:
"아빠, 기도 안하고 뭘보고 있어?"

* 관련글: 스타킹 출연 오디션 받았던 6살 딸아이
               모델끼 다분한 7살 딸아이의 수영복 포즈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7. 25. 10:42

7살 딸아이 요가일래는 방학이건만 부모와 함께 있는 시간이 학교갈 때보다 적다고 투덜댄다. 유럽인들의 생활이 일반적으로 한가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우리 집 일상에서 보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물론 방학마다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유독 올해는 다른 여름보다 할 일이 많이 생겼다.

오늘부터 오는 8월 1일까지 이웃 나라 폴란드 비얄리스토크에서 열리는 세계에스페란토대회에 우리 부부가 가기로 했다. 두 딸에게 같이 갈 것을 제안했으나, 큰 딸은 리투아니아 작은 도시에 사는 이모집을 선택했다. 덩달아 요가일래도 시골을 택했다. 강남콩도 먹고, 딸기도 먹고, 버찌고 따먹고, 강아지도 돌보고......

세계에스페란토대회에 참가해 각국에서 온 사람들, 특히 청소년들, 혹은 어린이들과 같이 어울리면 교육상으로 아주 좋은 것 같지만, 우리 부부는 두 딸에게 강요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어제도 부부는 대회참가 준비를 위해 밖에서 동분서주했다. 그리고 집에 오니 요가일래가 문구가 적힌 종이를 보여주었다. 제묵은 "요가일래의 준수사항"이다. 부모가 없는 사이 마르티나가 요가일래를 돌봐야 한다. 그래서 부모가 출타한 사이 이들은 서로 토의하면서 "요가일래의 준수사항"이라는 협약서를 만들었던 것이다. 내용을 소개하면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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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언니(마르티나)가 먹는 거 무엇이든지 (요가일래도) 다 먹어야 한다.
2. 언니가 필요해 외출할 때 혼자 집에 있어야 한다.
3. 언니가 허락할 때 혹은 집에 혼자 있을 때 니텐도를 가지고 놀 수 있다.
4. 밤 11시엔 무조건 자야 한다. 잘 쯤에는 일체 말을 하지 말고, 놀지도 말고, 시끄럽게 해서는 안된다.
5. 언니 말을 들어야 하고, 반박하거나 소리를 질러서는 안된다.


찬찬히 따지고 보면 불평등협약서이지만, 언니와 동생이 정한 것이니 부모가 이렇다 저렇다 개입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

"요가일래, 너 언니가 일방적으로 정한 것이지?"
"아니, 우리 같이 이야기했고, 언니가 썼어."

"그래. 아빠하고 엄마하고 폴란드 있는 동안 언니하고 잘 지내. 알았지?"
"옙, 대장님! 걱정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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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니와 동생은 10살 차이다. 친하기도 하고 싸우기도 한다. 그래도 언니는 든든한 또 하나의 보호자다.

폴란드에서 돌아오면 준수사항 실행여부를 알아보고 상을 주려고 한다.

* 관련글: 부모를 그리워하며 그린 딸아이의 그림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7. 23. 10:51

최근 SBS의 간판 예능프로그램인 '놀라운 대회 스타킹'이 대형사고를 치고 말았다. 바로 방송 아이템 표절뿐만 아니라 출연자를 연습시키기까지 했다고 한다.

이는 일반인 출연자의 장기나 묘기를 세상에 널리 드러내게 한다는 본래 취지를 벗어난 행위라 더욱 사회에 충격을 주었고, 지탄을 받게 되었다.

제작진의 소재 찾기가 정말 힘든다는 점은 방송일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완전한 표절과 사전교육은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속된 말로 귀신에 홀리지 않고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이 소식을 접하자 지난 해 스타킹 출연섭외를 받았던 딸아이 요가일래가 떠올랐다. 요가일래는 초유스 블로그의 단골 소재이다. 종종 독자들로부터 요가일래가 끼가 있다는 평을 들었다. 어떤 사람들은 커면 스타킹에 출연해야겠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 스타킹 출연 오디션을 받게 한 요가일래의 양말 인형극

이런 칭찬 덕분이었는 지 지난 해 봄 한 스타킹 작가로부터 메일을 받았다. 블로그에 올린 4개국 인형극 동영상을 보고 서울에 올 경우 오디션을 보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사실 우리 부부는 출연시켜야겠다는 욕심이 없었다. 그래서 오디션을 위한 사전준비를 전혀 시키지 않았다. 그냥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로 했다. 때마침 지난 해 여름 가족이 모두 한국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겸사해서 SBS 방송국을 방문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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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동 SBS 사옥 1층 (상), 오디션 받고 있는 요가일래 (하)

당시 만 6살인 요가일래는 작가 언니의 부탁대로 여러 언어로 인형극을 선보였다. 옆에서 보고 있으니 평소보다 적극성이 결여되었다. 우린 그 이유를 쉽게 알 수 있다.

"너 한번 영어로 말해봐라! 너 한번 러시아어로 말해봐라! 너 한번 에스페란토로 말해봐라!"라고 하면 요가일래는 거의 대부분 답하기를 거절한다. 하지만 상대방이 어떤 언어로 자연스럽게 말을 걸면 바로 그 언어로 답한다. 경험한 바로는 아이들의 통역능력은 자신들의 자연적인 언어습득능력과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작가분이 적어도 영어 인형극 부분에서는 요가일래와 영어로 오디션을 시도했더라면 받은 인상이 좀 달랐을 것이다. 이후 그 작가분으로부터는 아무런 추가적인 연락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SBS TV 지구촌 VJ 특급 프로그램에서 "내 사랑 대한민국, 리투아니아 소녀 요가일래"라는 제목으로 출연했다.

앞으로 스타킹의 운명이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초심으로 돌아가 무명의 인재를 발굴해내는 좋은 프로그램으로 남기를 기원한다.

* 이 글이 2009년 7월 4째주 다음 뷰 베스트글로 선정되었습니다.

* 관련글: 다문화가정의 2세 언어교육은 이렇게
               노래경연 1등한 딸, 화가가 되겠다니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7. 22. 16:36

리투아니아 사람들 사이에 널리 알려진 재미 있는 농담 하나가 있다.

"왜 중국이 세계에서 인구가 제일 많은 나라인지 알아?"
"그야, 중국제 콘돔을 사용하기 때문이지."

이처럼 오래 전부터 중국제품은 불량제품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하지만 요즘 리투아니아에도 중국제품을 아주 쉽게 살 수 있다.

대형상점에 가면 장난감부터 시작해 옷, 심지어 가전제품까지
중국제품이 사방에 널려 있기 때문이다.

며칠 전 한국의 한 지인이 요가일래에게 선물을 사준다고 했다.
이 말을 전해 듣고 요가일래가 한 마디 했다.

"아빠, 한국사람들이 선물줄 때 그 선물이 왜 Made in China냐?
여기도 Made in China, 저기도 Made in China.
아, 이제 Made in China가 너무 지겨워...."

우리집 복도에 있는 대나무 간이의자가 중국제품이다.
사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두 다리가 고정이 났다.
사람이 앉아서 신발끈을 매고 풀기 위해 산 의자가
신문이나 물건을 놓는 탁자가 되어버린 지 오래다.
 
우리집 거실에는 작은 탁자가 있다.
보기에 말끔하고 가격이 싸서 하나 구입했다.
네 다리를 아무리 고정해도 흔들탁자가 된 지 오래다.

요가일래에게 사준 중국제품 장난감도 사오자마자
조립하는 과정에서 부서져 못쓰는 경우가 흔했다.

이러니 싼 맛에 중국제품 샀다가 기분만 잡치고
다시는 사지 않으리 결심하지만
그래도 주머니 사정 때문에 사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아빠, 알아? 우리 반 교실에 아이들이 물을 마실 수 있는 통이 있는 데
그 통에 Made in Korea가 써여져 있어.
내 친구들과 이것을 보면서 정말 기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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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물통이 오래 동안 고장나지 않아서
"Made in Korea"에 대한 요가일래의 기쁨과 자부심이 지속되기를 바란다.

* 관련글: 7살 딸이 달걀노란자를 먹지 않는 까닭
               중국 생산 한국 배 먹은 후 냉가슴이 되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9. 7. 20. 13:05

일전에 올린 "아빠, 낯선 손님 데리고 오지마!" 글에 써여진 댓글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왜 맨날 요가일래 얘기만 나오고 17살 딸 얘기는 하나도 안나오나요? ㅋㅋ 너무 신비주의~ 전 요가일래가 외동딸인줄 알았어요...

우리집 가족 구성원은 모두 4명이다. 아내, 나, 17살 딸 마르티나, 7살 딸 요기일래 이렇게 이루어져 있다. 작은 딸과 늘 집에서 함께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요가일래에 대한 글을 많이 올리고 있다. 마르티나는 오는 9월 한국으로 치면 고등학교 2년이 된다. 10대 후반이니 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대부분 집밖에서 친구들과 어울러 놀고 있다.

"아빠, 이 이야기를 블로그에 올려줘," "아빠, 내가 포즈를 취할테니 사진 찍어서 사람들이 보도록 해줘" 등등 요가일래는 자신의 이야기를 블로그에 올려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친권이 부모 둘 다에게 있기 때문에 민감한 주제에 관해서는 늘 아내의 동의를 구한다.

한편 마르티나는 사생활 문제에 예민한 나이에 있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글을 올리기가 주저된다. 그래서 자연히 마르티나에 대한 이야기는 이 블로그에서 거의 접할 수 없게 되었다. 위의 댓글을 아내와 마르티나에게 전해주었더니, 오히려 섭섭해 하는 듯했다. 이 댓글은 마르티나에 관한 글을 쓸 수 있게 한 계기가 되었다.

앞으로 마르티나를 통해 유럽 10대들의 이야기를 기회 있는 대로 쓰고자 한다. 그 첫 번째로 마르티나가 남자친구와 단 둘이서 이웃 나라 벨로루시로 여행을 떠난 이야기이다.

마르티나는 6월 초순 벌써 여름방학을 맞았다. 방학이면 집에서 그 동안 못한 공부도 하고, 고등학교 2년 때 배울 과목도 미리 공부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공부하라"는 말에 늘 마르티나와 요가일래로부터 돌아오는 대답은 한결 같다.

"왜 방학이 있나? 바로 그 동안 공부하느라 지친 데서 잠시 쉬는 것이야!"

모두가 자녀들에게 "공부하라" 윽박지르는 혹은 윽박지르게 하는 사회라면 그렇게 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부부는 두 딸의 항변에 순응하기로 했다.

"그래, 방학인데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해라."

아뿔사, 6월 하순 마르티나는 난데 없이 남자친구와 벨로루시로 여행을 떠나겠다고 폭탄선언을 했다. 남자친구가 벨로루시에는 살고 있는 친척을 방문하는 길에 마르티나에게 동행할 것을 제안했다. 지난 2년 동안 남자친구와 사귀는 것에 우리 부부는 익숙해 있지만, 막상 아직 미성년자인 마르티나가 남자친구와 단 둘이서 해외여행을 떠나겠다고 하니 그 당돌함에 충격을 받았다. 한 바탕 질책 후에 며칠 간 마르티나와 냉전을 치루었다.
         
사실 주위를 둘러보면 여자 나이 만 17세는 적은 나이가 아니다. 마르티나의 이모는 만 16세에 시집갔고, 외삼촌은 만 17세에 장가갔다. 마르티나 또래 친구들을 보면 남친과의 둘 만의 여행은 흔하다. 그들 부모들은 동양인이 보기에 지나칠 정도로 자녀들의 이성교제에 관대하다. 결국 아내와 함께 마르티나의 해외여행에 동의하기로 했다.

"가서 러시아어도 좀 배워오고, 다른 나라 사람들의 사는 모습도 직접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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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지 않은 비자발급비와 여행경비 지원까지 받은 마르티나는 이렇게 남자친구와 함께 벨로루시로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우리 부부도 단 둘이 해외여행을 떠난 경우도 드문데 여고 1학년 딸이 남자친구와 오붓이 해외여행가는 것이 부럽기도 했다.

* 관련글: 유럽인 아내, 김치에 푹 빠지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7. 17. 08:38

요즘 리투아니아 사람들을 만나면 "여름이지만 여름이 아니다"라는 말을 흔히 듣는다. 영상 20-30도의 날씨에 해가 쨍쨍나야 여름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여름날은 지금껏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이니 이 말이 나올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한편 바쁜 일에 파묻혀 있는 아빠는 호수로 가자라는 딸아이의 성화같은 재촉을 받지 않아서 좋은 점도 있다.

딸아이는 손님으로 가기를 좋아하고, 또한 낯에 익은 손님들이 오는 것을 좋아한다. 어제 저녁 드디어 모처럼 가족이 교외에 있는 친척집으로 손님으로 갔다. 잘 다듬어진 잔디밭을 보더니 딸아이의 모델끼가 발동했다. 그 동안 바빠서 딸아이와 같이 놀아주지 못한 것을 보상이라도 하듯이 열심히 촬칵촬칵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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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 사람들 모두를 사랑해요."

"아빠, 아빠는 나하고 이렇게 손잡고 산책하는 것을 좋아해?" — "정말 좋아해."
"나도. 우리 이제 자주 이렇게 하자. 알았지?" — "날씨가 좋아지도록 우리 소원을 빌자."

* 관련글: 모델 놀이하는 딸아이 순간포착
               모델끼 다분한 7살 딸아이의 수영복 포즈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7. 16. 16:31

딸아이 요가일래는 오는 11월이면 만 8살이 된다. "딸은 엄마보다 아빠를 더 가까이 한다"는 속설을 그 동안 별로 느끼지를 못했다. 때론 엄마가 부러웠다. 이럴 때에도 딸아이의 대답은 마찬가지였다.

"너, 아빠와 엄마 중 누구를 조금 더 사랑해?"
"둘 다 똑 같이 사랑하지."

최근 들어서 딸아이는 아빠의 기분을 부쩍 즐겁게 해주고 있다.
어젯밤 12시에 자러가는 딸아이는 아직도 컴퓨터 앞에서 일하고 있는 아빠에게 말했다.

"아빠, 책 읽어줘! 아빠가 책 읽어주면 잠이 빨리 와."
"그래 알았다. 가자." 딸아이를 등에 업고 침대방으로 갔다.

책을 읽어내려가는 중에 딸아이는 "잠깐!"이라고 외쳤다.

"아빠, 아빠는 정말 좋다. 내가 책을 읽어달라고 하면 읽어주고, 내가 물을 달라고 하면 주고..."
"봐. 그러니까 너도 아빠 말을 잘 듣고, 약속을 잘 지켜야 된다."

"알아서. 아빠가 나만큼 작아져서 내 짝이 되었으면 정말 좋겠다."
"아빠가 작아질 수 없지. 너가 더 자라면 아빠보다 더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난 결혼하기 전의 Vilma (빌마)가 될거야."
(치과의사 빌마는 우리집에 자주 오는 친척이다.)
"치과의사가 된다고?"

"아니. 빌마처럼 결혼하지 않고 살래. This is my destiny!"라고 딸아이는 영어로 단호하게 말했다.
"너 그런 말 어디에서 배웠니?"

"TV 만화에서 배웠지. 크면 결혼하지 않고 엄마 아빠와 오래 오래 살래."
"그래, 크면 하고 싶은 대로 해라. 자, 이제 계속 책을 읽을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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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글: 모델끼 다분한 7살 딸아이의 포즈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7. 10. 16:04

 일전에 리투아니아 법원행정처를 방문한 한국 대표단과 시내관광을 마치고 메일을 확인하고, 또한 현지인의 살아가는 모습을 구경할 수도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 몇 분을 집으로 초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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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좀 어두워져야 절로 빨리 일어설 것 같은데..."라고 어느 분이 말했듯이 리투아니아는 요즘 밤 10시가 넘어도 훤하다.

이 분들이 다 가시고, 딸아이가 자려고 하는 침대로 갔다.

"아빠, 낯선 손님 데리고 오지마!"
"왜?"
"무서워."
"아저씨들 좋은 사람이야"
"나도 알아."
"그런데 왜 무서워해?"
"낯선 사람이 우리집에 오면 우리집을 잘 알게 되고, 그리고 어떤 물건이 있는 지도 알게 되고, 그리고 아마 훔쳐갈 수도 있을 것이니까. 낯선 사람이 오면 무서워. 그러니까 우리가 문을 꼭 닫고 살잖나!"

7살 딸아이의 이 말에 낯선 사람을 경계하는 것은 사람의 본능일까 아니면 학습에서 얻은 자기방어력일까 순간적으로 생각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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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잠자기 전에 아파트 입구문이 잘 닫혀있는 지 꼭 확인해야 하고, 낯선 사람이 오면 절대로 문을 열어주어서는 안되고...... 이렇게 어릴 때부터 낯선 사람들에 대한 경계심을 심어주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을 법하다.

흔히들 밤거리에서 마주치는 짐승과 사람 중 사람이 더 무섭다고 한다. 우리 사회가 낯선 사람에 대한 두려움과 경계심 없이 살 수 없는 사회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더 느끼게 하는 순간이었다.

"낯선 사람이든 친한 사람이든 모두가 서로 도움을 주는 그런 세상이 오면 참 좋겠다. 그렇지?"
"그래, 아빠"

* 관련글: "한국 공무원들 정말 멋져요"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7. 4. 07:24

드디어 어제 중요한 일을 끝냈다. 7살 딸아이 요가일래는 아침에 일어나 아빠 컴퓨터가 켜져있지 않자 "와! 우리 아빠 일 다 끝났네! 축하해~~~"라고 말하면서 아빠를 꼬옥 안았다. 그리고 딸아이는 얼른 방으로 사서 닌텐도를 가져왔다.

"아빠, 내가 가르쳐 줄테니 한 번 이것으로 나하고 같이 놀자."
"난 이런 놀이 정말 힘들어." (사실 아빠는 게임에는 문외한이다)
"아빠, 여기 노는 방법이 다 적혀있어. 읽으면 돼!"

그래서 한 두 게임을 같이 해봤다.
그리고 딸아이 왈: "아빠는 정말 게임을 못한다. 그만하자!"

방학을 맞이한 초등학생 딸아이는 이렇게 심심하게 논다. 하지만 종종 즐겨하는 일이 하나 있다. 바로 천에 그림을 그려 수를 놓는 일이다. 30-40년전 시골에서 누님들의 어린 시절을 떠오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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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서 지켜보고 있으니 혹시 바늘에 손가락이 찔리면 어쩌나 걱정스럽기도 했다.

"너 그러다가 손가락이 찔려 피가 나면 어떻게 하나?"
"괜찮아. 아빠가 내 의사이니까."

* 관련글: 컴퓨터에 뿔난 딸아이, 아빠 힘내라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7. 3. 08:52

지난 5월 말에 여름방학을 한 초등학교 1학년 딸아이 요가일래는 요즘 심심해 죽을 맛이다. 방학이면 학교에 가지 않으니 부모와 많은 시간을 가질 것이라 잔뜩 기대했다.

하지만 방송분야에 자유기고가로 활동하는 아빠는 여름철이면 낮시간이 길어서 촬영꺼리가 겨울철보다 훨씬 많아 바쁘게 지낸다. 6월 초순내내 서울에서 온 피디와 함께 리투아니아 전역을 돌아다니느라고 딸아이와 놀아줄 시간이 없었다.

이어서 중순부터 조금 전까지 그야말로 죽기살기로 또 다른 일을 했다. 자는 시간,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번역하고, 편집하고, 조판 작업만 했다. 274쪽에 달하는  에스페란토로 된 책이다. 평소 존경하시던 분이 지난 해 이맘 때 돌아가셨다. 그분의 1주기인 7월 4일을 맞아서 후학들이 추모문집을 만드는 데 번역과 컴퓨터 조판작업을 맡아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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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가 컴퓨터 조판한 책의 한 부분

번역하고, 사진 고르고, 다시 컴퓨터 조판하는 데 생각보다 엄청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방학에 아빠와 같이 한글, 천자문 등 여러 것을 같이 배우기로 계획했다. 하지만 한달이 지났는데도, 아빠는 여전히 바쁘다. 딸아이가 일어나 보면 아빠가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고 있고, 자러갈 때도 아빠는 여전히 컴퓨터에 눈을 응시하고 마우스를 움직이고 있다.

어제 아침 일어난 딸아이는 아빠 방 책장 옆에서 종이를 꺼내 무엇인가를 그리고 있었다. 심심하니까 그림을 그리는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얼마 후 딸아이는 아래 그림을 아빠에게 건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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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어 철자로 된 "HIMNERA" (힘내라)라고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데스크탑, 노트북 모두가 빨간색으로 X로 금지 표시를 해놓았다.
"아빠, 힘내서 빨리 일을 끝내고 컴퓨터 하지 말고 우리 같이 놀자!"
최근 딸아이가 무엇인가를 부탁할 때마다 아빠가 빨리 일을 끝내야 마음껏 부탁을 들어줄 수 있다고 거절해야 했다. 그래서 딸아이는 "힘내라"라고 응원하고 있다.
"아빠를 이해해줘 고마워~"
오늘 아침 딸아이가 일어나면 홀가분한 마음으로 시내나 공원으로 산책을 가야겠다.

* 관련글: 21C 세계 평화의 언어 에스페란토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6. 22.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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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우리 가정에 큰 변화가 하나 생겼다. 다름 아니라 과일주스이다.

딸아이는 태어나서 음료수를 마시기 시작한 후부터 만 7살 반인 지금까지 과일주스를 매일 즐겨마셨다. 하루 2-3리터는 쉽게 마셨다.

이런 딸아이가 얼마 전부터 과일주스를 마시지 않게 되었다. 그 오랜 습관을 이렇게 한방에 끊어버린 마력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왔을까?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며칠 전 우리집 여자 셋이 모두 치과에 다녀왔다. 7살 딸은 충치가 다섯 개. 17살 딸도 충치가 다섯 개. 그런데 엄마는 충치가 한 개... 평소 과일주스를 즐겨 마시는 두 딸은 모두 충치 다섯 개를 기록했다.

두 딸은 원인분석을 했다. 일단 주범이 과일주스라 여겼다. 과일주스의 당분이 치아에 남아 충치 원인을 제공할 수 있다는 치과의사의 말도 여기에 한몫했다. 이후 엄마는 레몬을 탄 정수된 물을 유리병에 담아 부엌에 늘 놓아두고 있다. 딸은 충치예방을 위해 이 물을 마신다.

엄마는 딸의 결심지키기를 돕기 위해 또 하나의 수단을 강구했다. 바로 과일주스를 마시지 않는 날은 1리타스(500원)을 주기로 했다. 이렇게 주는 돈이 오히려 과일주스를 사는 것보다 더 싸니 불황에 가계지출을 줄일 수도 있어 일석이조가 된 셈이다.

야무진 7살 딸아이는 이렇게 모은 돈으로 아빠에게 리무진 차를 사주겠다는 당찬 꿈을 꾸기 시작했다. ㅎㅎㅎㅎㅎㅎ 어느 세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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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하고 아뭏든 그 오랜 세월 과일주스 마시는 습관을 단칼에 끊어버린 듯한 7살 딸아이의 행동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하지만 "아빠, 내가 주스를 안 마시면, 주스 장사가 울거야. 그러니 내가 주스를 다시 마시는 것도 좋은 생각이겠지?"라고 금방이라도 말할 것만 같다.

* 관련글: 슈퍼스타가 안 되겠다는 7살 딸의 변심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6. 18.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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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 아이들 대부분은 유아시절 세례식을 받는다. 그래서 성탄절이나 부활절 등 대모와 대부로부터 선물 받기를 즐겨한다.

딸아이 요가일래는 만 7살반인데 아직 대모와 대부가 없었다. 이런 명절이 되면 소외감을 느끼는 것 같았다. 가끔 엄마와 외가쪽에서 대모와 대부를 정하자는 뜻을 피력했지만, 아빠의 신앙이 달라 주저했다. 또 다른 이유는 적합한 대모와 대부를 아직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근래에 들어와 엄마는 결혼해서 아들을 낳은 조카부부를 대모와 대부를 선택하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우선 딸아이에게 물으니 좋다고 했다. 그리고 조카부부에게 물으니 선뜻 응하겠다고 답했다. 이렇게 7년이라는 긴 세월 수면 아래에 있던 딸아이 세례가 3일만에 일사천리를 이루어졌다.

먼저 월요일 조카부부를 집에 초대해 승낙여부를 확답 받았다. 그리고 시골에 사시는 는 장모님에게 전화해 화요일 성당 신부님께 부탁해 수요일 오후에 일정을 잡도록 했다. 모든 것이 원만하게 이루어졌다.

화요일 엄마는 딸아이와 함께 백화점에서 속옷부터 시작해 세례식 때 입을 옷을 모두 새 것으로 샀다. 헌옷을 입고 세례식에 참가하면 평생 좋은 옷을 입지 못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한다. 아빠는 자기 전에 딸아이에게 목욕재계를 시켰다. 그리고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깨끗이 해야 한다고 일러주었다.

그리고 딸아이는 다음 날 세례식에 대한 설레이는 마음으로 혼자 방에서 잘 준비했다. 하지만 한참 후 방안에서 서럽게 우는 소리가 들렸다. 깜짝 놀라 가보니 딸아이는 눈물을 펑펑 쏟으면서 울고 있었다. "왜"라고 물어도 대답 없이 엄마를 꼭 껴안고 울기만 했다.  

우리 부부는 원인분석에 들어갔다. 답은 간단했다.

이날 낮 백화점에서 옷을 사면서 엄마는 그냥 지나가는 말로 대모와 대부의 역할을 이야기했다. 부모가 불상사를 당하면 아이의 성장을 책임지는 것이 리투아니아인들이 생각하는 대모와 대부의 첫 번째 역할이다. 그래서 대모와 대부는 친척들 중 신망 있는 사람들 중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주위 리투아니아 사람들을 보니 이 세례식은 새로운 신앙인으로 태어나는 것보다는 아이를 후견하는 대모와 대부를 공식적으로 정하는 의미가 더 강해 보인다.   

바로 이 '불상사'라는 말에 딸아이가 서럽게 울었던 것이다. 이런 지경이라면 당장 세례식을 취소하자는 말이 목구멍 아래까지 치밀어 올라왔다. 딸아이가 이렇게 서럽게 우는 것은 태어나서 처음 보았다.

길거리에서 죽어있는 새 등을 볼 때마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저렇게 생을 마감한다고 어릴 때부터 딸아이에게 이야기해왔지만, 막상 가까운 인연을 그렇게 상상하니, 그 상상마저도 7살 딸아이는 받아들일 수가 없었던 것이다.

"모두가 오래 오래 같이 살자고 간절히 기도하면 그 기도에 감응이 올 것이다"라고 설득에 설득을 한 후에야 딸아이의 서러운 한 시간 울음은 그쳤다.

어제 수요일 딸아이 세례식은 잘 끝났다. 특히 머리 위로 컵 가득 물을 쏟는 순간 울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지만 미소 띤 딸아이의 얼굴을 보니 대견스러웠다. 이날 엄마는 아빠의 신앙을 고려해 딸아이의 왼손 팔에 염주를, 그리고 오른손 팔에 묵주를 걸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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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딸아이는 다른 아이들처럼 대모와 대부가 생겨서 좋다고 하니 덩달아 아빠로서 기분이 좋다. 특히 대모는 미스 리투아니아 출신이고, 대부는 리투아니아 축구 대표선수이니 딸아이의 성장에 좋은 인연이 되어줄 것이라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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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례식을 마친 딸아이의 해맑은 미소 속에 펑펑 서럽게 울던 세례식 전야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다.
"딸아, 이 행복한 미소로 일생을 살아가도록 노력해~~~"

* 관련글: 7살 딸이 달걀노란자를 먹지 않는 까닭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6. 17.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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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아파트 발코니에서 7살 딸아이 요가일래가 그네를 타면서 노는 동안 한국에서 온 주간지 잡지를 읽고 있었다.

이때 딸아이는 잡지 광고에 있는 아름다운 한국인 여자를 보더니 아빠에게  대뜸 물었다.

"아빠, 아빠는 한국 여자가 아빠의 아내가 되었으면 좋겠어?"
"아니. 벌써 아내가 있잖아. 너는 이런 사람이 너 엄마가 되었으면 좋겠어?"
"아니. 나도 벌써 엄마가 있잖아."
 
다문화 가정에 살고 있는 딸아이는 철이 들어가면서 점점 더 많이 동양과 서양의 차이를 느끼는 것 같다.

언젠가 엄마와 아빠를 따로 사랑하는 이유를 말하는 딸아이의 앙증스러운 순간이 떠올랐다.

"엄마, 난 아빠 안 사랑하고 엄마 사랑해."
"왜?"
"내가 엄마 뱃속에 있었으니까, 여자가 되었고 엄마를 사랑해.
내가 아빠 뱃속에 있었더라면, 남자가 되었을 것이고 아빠를 사랑했을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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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난 엄마 안 사랑하고 아빠를 사랑해."
"왜?"
"아빠 머리카락이 까맣고, 내 머리카락도 까맣다.
아빠 눈 까맣고, 내 눈도 까맣다. 그러니까 난 아빠를 사랑해."

* 관련글: 7살 딸이 달걀노란자를 먹지 않는 까닭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6. 16. 14:00

종종 삶은 달걀을 먹는 7살 딸아이 덕분에 덤으로 먹는다.
삶은 달걀을 볼 때마다 기차칸에서 출출한 배를 채우던 시절이 떠올랐다.

평소 아무런 말 없이 삶은 달걀을 잘 먹던 딸아이는
몇일 전 아빠 책상 옆 자기 책상에서 삶은 달걀을 까면서
뜬금없는 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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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정말 나빠!"
"왜?"

"우리가 달걀을 먹으니 병아리가 태어날 수가 없잖아!"
"........"

그렇게 달걀을 먹던 딸아이는 쟁반을 건네주었다.
그 쟁반 위에는 노란자가 남아있었다.

"왜 노란자를 먹지 않았니?"
"병아리가 너무 불쌍해서 먹을 수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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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딸아이는 노란색 노란자에서 노란색 병아리를 떠올리면서
노란자를 먹지 않았다.

"그렇게 생각하면 이 세상에 먹을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겠다.
소시지를 보면 돼지가 생각나고, 딸기를 보면 예쁜 꽃이 생각나고...."
"아빠, 됐다! 그만...."

* 관련글: 7살 딸의 컴퓨터로부터 눈보호하는 법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6. 5. 07:46

지난 월요일부터 아내와 함께 매일 아침 9시경 집을 나가 저녁 9시경에 집에 돌아온다. 서울에서 온 손님을 도와주고 있다. 여름방학으로 하루 종일 집에 있는 7살 딸아이를 어떻게 하나가 제일 걱정꺼리였다. 다른 도시에 사시는 장모님에겍 부탁했으나 여러 일로 바쁘다고 하신다. 다행히 언니가 여름방학 전 마지막 주 수업이라 평소보다 일찍 집에 올 수 있다.

얼마 전 딸아이가 혼자 밖으로 나가려고 해서 깜짝 놀랐다. 그 동안 혼자 어디로 나간다는 것은 상상하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어딜 가니?"
"응, 가게에 아이스크림 사러 가."
"혼자?"
"응."
"안 돼! 가려면 아빠하고 같이 가야 돼!"
"아빠, 난 아기가 아니야. 이제 나도 컸어!"

이렇게 실랑이를 벌이다가 결국은 딸아이를 혼자 보내고 내내 창문으로 딸아이의 가고옴을 지켜보았다. 걱정 되었지만, 혼자 가게에 가서 물건을 사는 것을 보니 "아, 이제 딸아이도 컸구나!"에 미소가 나왔다.

이번에서도 딸아이는 좀 무섭기는 하지만, 언니가 학교에서 돌아올 때까지 혼자 있어보겠다고 했다. 딸아이가 자고 있는 사이에  집을 나간다. 그리고 일어난 딸아이는 전화해서 안부를 전한다. 대부분 컴퓨터를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컴퓨터 놀이에 집중하다보면 무서움을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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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에도 늦게 집에 돌아왔다. 딸아이는 오이를 썰어달라고 했다. 일부는 먹고, 일부는 눈 위에 올려놓았다. 눈 위에 올려놓은 이유를 물으니, 대답이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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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컴퓨터를 많이 해서 눈이 아파. 그래서 내일도 컴퓨터를 하려면 이렇게 눈을 보호해주어야 돼!"
"그래, 아빠가 일을 다 마치면 컴퓨터 대신 많이 같이 놀아줄께!"

* 관련글: 책가방 때문에 딸아이와 실랑이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5. 29. 12:28

유럽 학교는 5월말이나 6월초에 일제히 여름방학에 들어간다. 초등학교 1학년에 딸아이는 어제 5월 28일 여름방학식을 가졌고, 오늘부터 9월 1일 개학 때까지 학교에 가지 않는다.

여름방학식이라고 해서 거창한 것이 아니였다. 평소 때와 마찬가지로 딸아이는 4교시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오후 5시 30분에 부모들과 같이 교실에 다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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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서 담임선생님으로부터 1년간 아이들의 학교생활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아이들은 학부모들에게 노래를 불렀다.

이제 긴긴 3개월 여름방학 동안 딸아이의 심심함을 어떻게 해결해 줄 것인지 고민스럽다. 일전에 딸아이에게 물었다.

"방학에 너 무엇을 할 것이니?"
"몰라. 하지만 한글 공부을 더 많이 하고, 노래 공부도 더 많이 할 거야."

여름이 오면 지난 해 한국에 갔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언젠가 여름방학에 다시 한국에 가려면 한국어를 많이 알아야 하니까 배우고자 하는 것 같다.

노래는 음악학교에서 배우는 데 지난 번 유로비전 영향으로 더욱 자발적으로 배우고자 하는 것 같다. 아래 첫 번째 영상은 음악학교에서 딸아이에게 노래를 가르치는 선생님의 독창이고, 두 번째 영상은 노래를 부르는 딸아이 모습이다.




딸아이가 원하는 대로 한글 공부와 노래 공부가 긴 여름방학을 심심하지 않게 보내는 데 큰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

* 관련글:
 
노래경연 1등한 딸, 화가가 되겠다니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5. 28. 13:48

조금 전 7살 딸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고 왔다.
오늘도 딸아이와 실랑이를 벌인 여러 날 중 하나였다.

이유는 책가방이다.

책가방을 들어보니 다소 무거웠다.
딸아이가 옷을 입고 사이에
이 가방을 어깨에 메고 현관문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옷을 다 입고 방에서 나온 딸아이는
얼른 가방을 낚아채더니 엄마에게 준다.

"엄마, 잘 보관해! 아빠가 가져갈 수 없도록."
"가방이 무거우니까. 아빠가 가져가는 것이 좋겠다."

엄마가 아빠에게 다시 주려는 가방을 놓고
딸아이는 재차 빼앗았다.
 
"무거운 책가방을 들고가면 자라고 있는 허리에 좋지가 않아!"
"그래서?"
"그러니까 가방이 무거운 날은 아빠가 들고가야지."
'아빠, 내가 학생이야! 학생이 책가방을 들고가야지!"
"그래. 맞다. 무겁지만 학생인 너가 들고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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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딸아이의 "내가 학생이야!"라는 말에 책가방을 둘러싼
아빠와 딸아이의 실랑이는 종료되었다.

중학교 다닐 때 한 선생님의 말이 떠올랐다.
'가방이 너보다 더 크다!"
그땐 참으로 무거운 가방을 많이 들고  다녔다.
교과서에다 참고서에다......

이렇게 딸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면서
수십년 묵은 옛 기억들을 되살려보는 아침이 많다.

* 관련글: 저울이 있는 특이한 책가방 등장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5. 19.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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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5월 19일은 7살 딸아이 요가일래의 학교생활사에 길이 남을 날이다. 써놓고 보니 너무 거창한 구절인 것 같다. 하지만 사실이다. 2008년 9월 1일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한 요가일래는 그 동안 등교와 하교 시에 늘 누군가 함께 했다.

처음에는 학교 교실까지, 나중에는 학교 입구까지, 그리고 얼마전까지만 해도 하교시엔 학교와 집 중간에서 만나서 같이 돌아왔다. 그러다가 근래에 와서는 하교시에 친구 엄마가 태워주는 일이 잦았다.

이렇게 학교 수업이 끝나기 전 늘 교실문 앞에서 기다리는 일이 사라졌다. 이제 딸아이가 수업을 마친 후 전화해서 어떻게 할 지를 결정했다. 지금껏 학교 다닌 지 10개월이 넘었지만, 혼자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온 적이 없었다. 과잉보호라고 할 수 있겠지만, 딸아이를 데려다주고 데려오는 동안 아버지와 딸 사이 재미가 솔찬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 그래서 이것을 좋아한다.

5월 19일 어제 아침 엄마가 너무 피곤해서 자명종 소리를 듣지 못했다. 그리고 주말이나 딸아이의 휴대전화 카드에 돈을 충전하지 못했다. 그래서 수신은 되지만 걸 수는 없었다. 투덜대는 딸아이에게 엄마는 학교수업이 끝나자마자 꼭 전화할 것을 약속했다.

아내는 딸아이가 학교에 있는 동안 여러 가지 일로 바쁜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가 전화해야 할 시간이 한참 지나버렸다는 것을 알아챘을 때 아파트 현관문에세 코드번호를 입력하는 소리가 들렸다. 직감적으로 요가일래임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 누가 태워져서 온 것으로 여겼다.

아파트 문을 열고 딸아이를 맞았다. 하지만 요가일래는 엄마를 보자마자 펑펑 울기 시작했다. 이제껏 그렇게 슬프게 운 적을 본 적이 없는 같았다. 이날따라 어느 정도 거리까지 같이 올 수는 친구는 수업이 끝나자마자 사라졌다. 그래서 딸아이는 엄마 전화를 기다리다가 지쳐 혼자 집으로 돌아오길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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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의 울음 소리에 약 1km 길을 걸어오면서 얼마나 무서웠을까를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엄마는 연신 딸에게 잊어버린 것에 대해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렇게 딸아이는 엄마 품에서 한참을 서럽게 울었다. 진정된 후 딸아이는 점심을 먹고 예전처럼 평온을 되찾았다.

"너, 오늘 처음으로 집으로 혼자 오게 된 것을 축하해. 정말 대단해!"
"아빠, 그렇게 말하지 마. 오면서 길을 건너고, 신호등을 건널 때 무서웠어."

"엄마가 전화하지 않아서 너 아직도 마음이 아파니?"
"아니, 벌써 엄마를 용서했어. 사람은 잊어버릴 수가 있지."


펑펑 울던 딸아이는 어느 새 "사람은 잊어버릴 수가 있지."라는 말로 엄마를 용서하고 평상심을 되찾았다.아이들의 마음이 하늘마음이라는 것이 실감난다. 어른들은 별 것 아닌 것으로 서로 토라지고 삐져 며칠을 대화단절로 가는 데 아이들은 이렇게 빨리 평상심을 찾아가는구나를 새삼스럽게 느꼈다.

* 관련글: 7살 딸이 아빠와 산책 좋아하는 이유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5. 19.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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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터넷에는 팝뉴스의 "동양인 인종 차별 디카?"라는 글과 사진이 화제를 모우고 있다. 사람의 미소나 눈 깜박임 등을 읽을 수 있는 인공기능을 갖추고 있는 디지털 카메라 피사체가 동양인의 좁은 눈을 "눈을 감았다"는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는 서양인 등의 큰 눈을 기준으로 삼은 것이라며 카메라가 동양인을 차별하는 것이라고 일부에서는 항변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른바 큰 눈을 가진 백인들 사이에 살고 있는 조그만하고 좁은 눈의 동양인으로서 몇 자 적어본다. 한국에 살 때 백인이 옆으로 지나가면 한국인들이 "저기 코쟁이가 간다!"라며 말하는 것을 종종 들은 적이 있다. 이는 코가 크다는 뜻에서 서양인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이다.

그렇다면 서양인들은 동양인을 놀림조로 어떻에 부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가 바로 "좁은 눈"이다. 서양인 아이들이나 청소년들 옆으로 지나갈 때 "저기 좁은 눈이 간다!"라는 말을 듣는다. 언젠가 아이들이 그렇게 말하기에 현지어로 인사하니까 오히려 쑥스러워하는 표정을 본 적이 있다. 하지만 대개 아무런 반응 없이 그냥 지나간다. 어느 때는 "좁은 눈 덕분에 너희들보다 더 멀리 볼 수가 있지!"라고 속으로 웃어보기도 한다.

언젠가 한 친구가 동양인이 왜 좁은 눈을 가지고 있는 지 나름대로 분석했다. 동양인이 어릴 때부터 젓가락으로 작은 쌀 한 톨씩을 잡으려고 눈을 찌푸린다. 그래서 이를 반복하다보니 눈이 작고 세로로 좁아지게 된 것이다.

이 말을 듣자, "그렇다면 서양인은 어릴 때부터 둥근 감자를 많이 먹어서 눈이 둥글고 큰 것이 되었구나!"라고 응답했다. 우스개 소리로 결국은 쌀이냐 감자이냐 따라서 눈의 크기가 정해졌으니 "좁은 눈", "코쟁이"라고 서로 놀리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행히 7살 딸아이 요가일래는 엄마를 닮아서 눈이 둥글고 크다. 어느 날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요가일래는 이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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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이제부터 밥 대신 감자를 많이 먹어야 돼! 알았지?"
 
* 최근글: 김치에 정말 좋은 한국냄새가 나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5. 17. 07:02

주말이다. 어제 아침부터 7살 딸아이는 아침부터 실내수영장에 가자고 졸라댔다. 하지만 아빠는 주말이면 바쁘다. 행사들이 많이 열리니 카메라를 들고 소식꺼리가 될 만한 것을 찾아나서야 한다. 어제 아침 리투아니아 이름 역사서 등장 1000년을 맞아 보트 1000척을 빌뉴스 네리스 강변에 띄우는 행사가 열렸다. 당연히 소식꺼리로 판단하고 우리 가족은 모두 행사장으로 달려갔다.

그리고 늦은 오후 한 친척의 초대를 받아 빌뉴스 교외에 있는 식당으로 갔다. 가는 길에 신혼부부 등을 태운 호화스러운 자동차들이 옆으로 지나갔다.

"아빠, 나도 저런 차를 타고 싶어. 사줘~~~"
"아빠의 능력으로서는 도저히 너의 소원을 들어줄 수가 없어. 미안해~~~"
"알았어. 내가 슈퍼스타가 될 거야! 텔레비전에서 봤는데 슈퍼스타가 좋은 차를 타고 다니더라."

"너 옛날에는 슈퍼스타가 안 되겠다고 하더니 이제 되고 싶으니?"
"당연하지. 내가 이제 모든 대회에 나가서 우승할거야!"
 
지난 해 요가일래는 "텔레비전에서 봤는데 슈퍼모델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서 사인해달라고 해. 난 그런 것이 싫어"라고 말을 했다. 그래서 방송용으로 요가일래를 촬영해야 하는 데 무척 애를 먹은 적이 있었다. (SBS TV 지구촌 VJ 특급 프로그램에서 "내 사랑 대한민국, 리투아니아 소녀 요가일래"라는 제목으로 출연했다.)

하지만 일전에 열린 노래경연 대회에서 우승을 한 심리적 효과를 보는 것인지 요즘 들어서 남들 앞에 나서는 데 부끄러움이나 두려움이 다소 누그려 떨어진 것 같다.

어제 식당에서 요가일래는 평소와는 달리 "아빠, 내가 자세를 취할 테니까 사진을 찍어서 아빠 블로그에 올려줘!"라면서 자원해서 자세를 취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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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가 슈퍼스타가 되어 이름과 재물을 얻으면, 혼자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남에게 나누어주는 것이 진정한 슈퍼스타가 되는 것이야. 알았지?"
"알았어. 아빠, 걱정하지마!"

가정의 슈퍼스타가 세계의 슈퍼스타가 되어 좋은 일을 많이 해주기를 세상의 모든 부모들이 원할 것이다.

* 관련글:  - 모델 놀이하는 딸아이 순간포착 
                -
모델끼 다분한 7살 딸아이의 수영복 포즈들
                - 세계 男心 잡은 리투아니아 슈퍼모델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5. 16.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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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금요일 엄마는 일찍 음악학교로 갔다. 바로 음악학교가 개교 40주년을 맞는 기념일이다. 부탁을 받고 기념공연 행사를 촬영하러 가게 되었다. 7살 딸아이를 혼자 집에 둘 수가 없어서 함께 가기로 했다.

집에 같이 살면서도 딸아이와 대화할 시간은 엄마와 언니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세 모녀가 있는 날이면 아빠는 일한다는 핑계도 있지만 소외감을 느낄 때도 자주 있다. 더군다나 딸아이와 아빠는 늘 한국말로 한다.

딸아이와 단 둘이 집에 있어도 대화하는 시간은 사실 그렇게 많지가 않다. 딸아이는 TV 보기, 인터넷, 그림 그리기 등 여러 놀이를 혼자서 하고, 아빠는 늘상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

하지만 이렇게 밖에서 단 둘이서 걸을 때는 무척 많은 말을 하게 된다. 어제도 걸어가면서 딸아이는 온갖 일을 다 말했다. 그 중에서 재미있는 말을 적어보면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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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학교에서 친구와 둘이서 말을 했는데
지나가는 큰 학생(고학년생)들이 우리 말을 엿들었다.
그리고 하는 말이 어떻게 꼬마들이 어른처럼 말을 할 수가 있냐라고 말했다."

"하늘에 왜 비가 오는 지 알아? 바로 구름이 울기 때문이야."

"아빠, 우리가 이렇게 한국말을 하고 가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깜짝 놀랄 것이야.
웬지 알아? 어떻게 우리가 다른 나라말을 잘 할 수 있지라고 아주 궁금해할 거야.
아빠, 내가 아빠하고 산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우리가 이렇게 한국말을 하고 가면 사람들이 재미있어 하니까."

* 관련글: 다문화가정의 2세 언어교육은 이렇게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5. 15.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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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 빌뉴스 아파트 발코니에는 요즘 딸기가 빨갛게 익어가고 있다.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라서 그런지 아파트에 살지만 무엇인가 키우고 싶다. 그래서 몇해 전부터 아파트 발코니에 딸기를 키우고 있다. 비록 몇 포기 밖에 안 되지만, 새싹이 나오고, 하얀 꽃이 피고, 열매가 익어가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것이 즐겁다.

"아빠, 왜 딸기는 빨간색이야?"
"한 번 생각해봐."
"처음에 초록색이었는데 햇빛이 점점 뜨거워지니까 빨간색이 되었다. 맞지?"
"그래. 딸기에는 빨간색을 결정짓는 것이 있으니까 햇볕을 받아서 빨간색이 되는 것이다."

4월 13일 피어오르는 딸기꽃을 처음 찍은 후 5월 13일 빨갛게 익어가는 딸기 모습을 찍은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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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코니에서 그네를 타고 놀던 7살 딸아이 요가일래는 익어가는 딸기를 보면서 군침을 마냥 흘린다.

"아빠, 딸기도 사과처럼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 등 색깔이 여러 가지이면 참 좋겠다."
"너가 커서 노란색 딸기를 한 번 만들어봐! 하지만 검은색 네 눈을 갈색으로 바꿀 수 없는 것처럼 세상에는 변화시킬 수 없는 것도 있다."

* 관련글:
  • 2008/07/15 베란다에 익어가는 방울토마토와 뱀딸기
  • 2008/05/06 딸기 사이에 왜 마늘을 심을까

  •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5. 13.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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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살 딸아이 요가일래는 지난 해 9월 초등학교와 음악학교에 동시에 입학했다. 학년이 끝나가는 무렵 음악학교는 어제 5월 12일 노래경연 대회를 개최했다. 음악학교를 다니면서도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딸아이는 커면 화가가 되겠다는 말을 종종 한다.

    물론 아이들의 꿈이나 장래 희망은 쉽게 변화할 수가 있다. 부모된 입장으로서는 음악학교에서 노래를 전공하고 있으니, 일찍부터 노래와 연관된 꿈을 키워가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강요하지 않는 것이 제일 상책이라 믿는다.  

    그래도 노래경연이라 5월 11일 저녁에는 혼자 여러 차례 식구들을 불러놓고 노래를 불렀다. 저러다가 목이라도 쉬어 정작 경연때 노래가 나오지 않으면 어떻게 하냐 걱정이 되었다. 

    "아빠, 오늘 내가 노래 시합하는 데 꼭 와!"라고 말하면서 요가일래는 엄마와 함께 보다 더 일찍 학교로 갔다.

    오후 5시 드디어 대회가 열렸다. 시험이나 시합을 앞두고 늘 가슴이 두근두근한 경우를 생각하니 요가일래가 안스러웠다. 더군다나 1번 타자이다. 다른 아이들이 어떻게 노래하는 지를 지켜본 후 하면 좋을 텐데라고 생각해보았다. 하지만 나이순으로 노래를 부르기로 정해졌다. 최연소 참가자이니 어쩔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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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번 출장공연 때보다는 좀 미흡했지만 담담하게 노래는 부르는 모습이 좋았다. 이어서 노래 부르는 참가자들을 보니 1등은 힘들겠다고 생각했으나, 심사결과 1등을 했다. 학교내 노래경연이지만, 그래도 큰 대회를 위한 준비도 될 수 있고, 대회라는 곳에서 1등을 했으니 동기부여도 될 것 같았다.

    "아빠, 저 언니가 자기가 꼭 1등 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내가 1등 했어."

    목표를 세우고 하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부담없이 하는 것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너 오늘 1등 했으니, 앞으로도 잘 해라."
    "알았어. 오늘 1등 했으니,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한다. 피짜 파티를 열자."  
    "좋지. 그런데 아직도 커면 화가가 되고 싶지?"
    "물론이지."

    집에서 돌아오자마자 요가일래는 자랑스럽게 상장을 벽에 붙였다. 그리고 가족 피짜 파티를 마친 후 요가일래는 5월말에 있을 공연 때 부를 노래를 평소보다 더 적극적으로 연습했다. 1등으로 얻은 동기부여가 성공한 셈이다. "그래 노래부르는 화가가 되어라" 혼잣말을 해본다.


    * 관련글:  - 모델 놀이하는 딸아이 순간포착 
                    -
    꽃선물 없이 본 7살 딸아이 노래공연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5. 9.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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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목요일 아침 7살 딸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려고
    아파트 현관문을 나섰다. 이내 향긋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아빠, 정말 냄새가 좋다. 너무 향긋해! 왜 일까?"
    "지난 밤에 비가 와서 그런가?"

    "맞아. 그런데 비가 왔는데 왜 향긋하지?"
    "비가 오니까, 더러운 것이 다 씻겨내려가서 그런 거지.
    너가 목욕한 후 냄새가 좋지? 마찬가지야."

    "아빠, 그럼 비가 오는 날 나무와 풀은 목욕하네. 맞지?"
    "맞아. 우리도 비가 오면 밖에 가서 목욕할까?"

    "그래, 아빠. 비누 가지고 밖에 가서 목욕하면 우리 집 물도 아낄 수 있지."
    "건데, 사람들이 보면 창피하지 않을까?"

    "맞다. 하지만 비가 오는 날 나무가 목욕한다는 말이 제일 재미나다. 그렇지, 아빠?"

    딸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재미가 이런 것이다.
    하지만 이런 해도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 같다.
    10대초가 되면 벌써 부모보다도 친구와 더 어울러 다닐테니까.....

    함께 있을 때 재미난 일을 많이 만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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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련글: - 딸에게 애완동물을 사주지 않는 까닭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9. 5. 8.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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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5월 8일 한국은 어버이날이다. 어린이날이 공휴일인데, 어버이날은 공휴일이 아니다. 그래서 어버이날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움직임이 한국에서 일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유럽 리투아니아는 어떨까? 리투아니아엔 어버이날이 없다. 5월 첫 일요일은 어머니날, 6월 첫 일요일은 아버지날이다. 어느 날을 공휴일로 정한 것이 아니라 일요일을 어머니날과 아버지날로 정해서 자연스럽게 쉬면서 기념할 수 있게 했다.

    올해 어머니날은 5월 3일이었다. 식구가 네 명인 우리 집은 바로 전날 엄마를 제외한 나머지가 은밀히 모여서 구수회의를 했다. 7살 딸아이 요가일래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아빠, 내일이 어머니날인데 무슨 선물을 할까?"
    "어머니날인데 아빠는 열외다!"

    "아빠, 우리는 한 가족이잖아! 내가 언니하고 선물을 생각한다. 그리고 아빠는 돈을 준다."
    "평소에 용돈을 절약해 선물을 사야지......" (두 딸 모두 돈이 있으면서 자기돈 쓰기를 아까워한다)

    "나는 예쁜 그림을 그려 선물하고, 언니는 내일 아침 꽃가게에 가서 꽃을 산다."
    "그림하고 꽃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은데......"

    옆에서 언니가 거들었다.
    "선물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가 있으니까 상품권을 사주자."
    "좋은 생각이다. 상품권 가격의 50%는 아빠가 부담하고, 너희들은 각각 25% 부담한다."

    가끔 아내가 "우리 집의 큰 아이"라고 불평하는 일이 생각났다. 그래서 이번 어머니날에는 큰 아기 몫을 좀 해보자고 선물 지분 50%을 기꺼이 쏘겠다고 결정하게 되었다. 그리고 딸도 선물 지분에 스스로 참가했다는 자부심을 느끼게 하려고 나머지 반을 부담하도록 제안했다.        

    이렇게 셋이서 합의했다. 요가일래는 방문을 닫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마르니타는 상품권을 사러 백화점에 갔다. 그리고 다음날 엄마가 일어나기 전 두 딸은 인근 꽃가게에 가서 튜립 아홉 송이를 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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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가일래가 어머니날을 맞아 그린 그림이다 "MAMA MES TAVE MYLIM" (엄마, 우린  엄마를 사랑해요).

    이들은 부엌에서 엄마를 위해 아침 커피를 탔다. 그리고 방안에서 막 일어나고 있는 엄마에게 가서 커피, 그림, 상품권, 꽃을 선물주었다. "매주 일요일마다 이런 날이면 얼마나 좋을까? 고마워~"라고 엄마는 답했다. 상품권 선물 지분 50%가 아빠에게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채 이날 엄마는 아내가 아니라 엄마로서 즐겁게 보냈다.  


    지난 해 요가일래가 다니던 어린이집의 아이들이 어머니날을 맞아 빌뉴스 시내 중심가 거리에 종이와 플라스틱으로 만든 꽃을 전시했다. 이렇게 전시된 꽃을 영상에 담아보았다.

    * 관련글: 4식구 성(姓)이 각각 다른 우리 가족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5. 7. 08:06

    최근 낮에 산책하면서 갑자기 7살 딸아이가 물었다.
    "아빠, 저기 하늘 봐! 왜 낮에 달이 떠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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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란 하늘에 반달이 선명하게 떠있었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에게 전해내려오는 옛날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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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에 있는 해와 달은 원래 부부였다.
    이들 부부는 딸이 하나 있었다.
    바로 그 딸은 땅이다.
    어느 날 부부인 해와 달이 싸웠다.
    그리고 이들은 헤어졌다.
    서로가 딸인 땅을 보살피겠다고
    또 한 번 더 크게 싸우게 되었다.
    이때 하느님이 판단했다.
    지금부터 해(엄마)는 낮에 땅을 보살피고,
    달(아빠)은 밤에 땅을 보살펴라......


    이 이야기에 따르면
    해는 낮에 있고, 달은 밤에 있어야 정상이다.
    그래서 딸아이가 의문을 제기했다.

    "왜 일까? 스스로 생각해봐."
    "나는 알아야 할 것이 너무 많아. 또 생각하면 머리가 아플거야.
    이번엔 아빠가 생각해서 말해봐."

    [여기서 김연아에게 전화로 고대정신을 팍팍 집어넣었더니, 그 결과가 고교생 때와는 전혀 달랐다고 주장하는 이기수 고대 총장이 떠오른다(관련기사). 그는 정신을 주입한 결과라고 평한다. 참고로 초유스는 딸아이가 어릴 때부터 "왜"라고 물으면 딸아이에게 "왜 일까? 너가 한 번 답을 찾아봐"라고 응답한다.] 

    "이제 여름이 되어서 날이 길어지고 있지.
    그래서 겨울에는 밤에만 있을 달이 지금은 저렇게 낮에도 볼 수가 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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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즈음 리투아니아 일출시각은 아침 5시 32분
    일몰시각은 저녁 9시이다. 그래서 하루가 참으로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