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스'에 해당되는 글 858건

  1. 2009.03.10 카쥬코 민속 장날 이모저모
  2. 2009.03.10 옷벗은 점토 중년들 인기짱 2
  3. 2009.03.10 카쥬코 장터 태극기에 가슴 뭉클
  4. 2009.03.09 양털로 만든 천사상
  5. 2009.03.09 "여성의 날" 우리집 풍경 2
  6. 2009.03.08 우편엽서로 받은 홈페이지 광고
  7. 2009.03.05 유럽 초등학생 사교육은 없다 2
  8. 2009.03.04 단편영화제 상징이 토끼 두 마리 3
  9. 2009.03.03 유럽에서 '밤'을 먹다 2
  10. 2009.03.02 우리 사랑은 길도 못 막아!
  11. 2009.03.01 목욕탕 대신 사우나로 위안 삼는다 1
  12. 2009.02.28 바로크와 얼음이 만나다
  13. 2009.02.27 얼음호수 위 그림 같은 패러글라이딩 1
  14. 2009.02.27 "서울은 세계 최고다", 빌뉴스 부시장 2
  15. 2009.02.26 리투아니아 한국인 형제 댄서 11
  16. 2009.02.26 멋진 불춤과 얼음 인형 불태우기
  17. 2009.02.25 1억원짜리 SUV를 삼켜버린 얼음호수
  18. 2009.02.25 유럽 문화수도의 얼음바로크 축제 1
  19. 2009.02.24 브라질 여행 안전한가, 위험한가 2
  20. 2009.02.24 댄스스포츠계에 한국 아이콘 된 두 형제 22
  21. 2009.02.24 블로그로 화가에게 한국 알리다
  22. 2009.02.22 밀레나의 고양이 그림들
  23. 2009.02.22 유럽학교 담임과 가진 첫 개별면담
  24. 2009.02.21 아파트 게시판에 붙은 불황의 증거물
  25. 2009.02.19 음주운전으로 대통령 선거운동 시작
  26. 2009.02.19 이방인의 뜻밖의 한국말에 느끼는 단상 2
  27. 2009.02.18 꼬르꼬바도 그리스도 동상 2
  28. 2009.02.17 리오의 파수꾼 뻥데아수까르
  29. 2009.02.17 천연의 군것질거리 사탕수수 2
  30. 2009.02.15 모조품 총으로 도둑 쫓은 84세 노인 1
사진모음2009. 3. 10. 15:14

매년 초봄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엔 "카쥬코 무게"라는 전통 민속장날이 열린다. 이 장날은 리투아니아의 유일한 가톨릭 성인인 카지미에라스(카지미르, 1458-1484) 축일에서 유래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무덤이 있는 빌뉴스 대성당에 모여 추모미사를 올렸다.

전국 각지에서 온 사람들은 특산물이나 민속 공예품들을 가져와 서로 필요한 것을 매매함으로써 17세기부터 “카쥬코 무게”라는 장날이 형성되게 되었다. 카쥬코는 카쥬카스의 소유격이고, 이는 카지미에라스의 애칭이다. 올해는 3월 6일에서 8일까지 열렸다.

특히 올해는 리투아니아 이름 등장이 1000년이 되는 해이자, 빌뉴스가 유럽 문화수도로 지정된 해라 어느 때보다도 많은 사람들이 몰려 들었다. 워낙 많은 인파로 인해 제대로 리투아니아의 다양한 장인들의 작품들을 살펴보지 못한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리투아니아 유일한 가톨릭 성인 카지미에라스를 거리행진이다. 카지미에라스 인형을 앞세우고 중세시대 다양한 직업인이 뒤를 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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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정 세 사람이 들기에도 힘든 긴 총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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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는 이렇게 원형대로 말린 화초로 만든 꽃꽂이 "베르바"로 유명하다. "카쥬코 민속 장날"에 가장 많이 팔리는 인기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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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쥬코 민속 장날"을 상징하는 동전을 들고 있는 빌뉴스 시장(왼쪽)과 리투아니아 정부 농업부 장관(오른쪽). 이들은 행사 개막식에 참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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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쥬코 민속 정날"은 각종 나무나 나뭇가지로 만든 생활용품 등을 직구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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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내내 봄을 기다리면서 만들었을 저 물건을 구입해 봄을 재촉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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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3. 10. 09:03

    이번 리투아니아 "카쥬코 민속 장날"에 유독히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는 곳을 가보았다. 옷을 벗고 익살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는 중년 남녀들의 모습을 담고 있는 점토 작품이었다.

    대부분 주위 사람들이 보더니 "재미 있네"라고 한 마디하면서 싱글벙글했다. 추측컨대 자신의 튀어나온 배를 작품 속에서 보았기 때문인 듯했다. 웃음과 해학이 물씬 풍기는 이 점토 작품들을 사진과 영상에 담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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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3. 10. 07:25

    이번 리투아니아 "카쥬코 민속 장날"의 또 다른 인상적인 것은 바로 한 상인이 걸어놓은 태극기였다. 리투아니아에는 아직 한국대사관 건물이 없다. 덴마크 대사가 리투아니아 대사를 겸임하고 있다. 그래서 리투아니아 어느 곳에도 태극기가 상시로 휘날리는 곳이 없다.

    이런 사는 곳에서 살아서 그런지 길거리의 만국기 중 태극기만 봐도 가슴 뭉클해진다. 겨울 내내 털로 짠 양말 등을 파는 한 상인은 자신의 간이가게 지붕에 여러 나라 국기를 걸어놓았다. 멀리서도 선명하게 보이는 태극기가 몹시 반가웠다.

    모여있는 인파 속에서 태극기를 연발 찍어대자 한 사람이 리투아니아말로 말했다.
    "자기나라 국기를 찍고 있으니, 옆으로 좀 비켜나세요."

    "Ačiu" (아츄: 고마워요)"라고 답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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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3. 9. 10:46

    매년 초봄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엔 "카쥬코 무게"라는 전통 민속장날이 열린다. 이 장날은 리투아니아의 유일한 가톨릭 성인인 카지미르(카지미에라스, 1458-1484) 축일에서 유래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무덤이 있는 빌뉴스 대성당에 모여 추모미사를 올렸다.

    전국 각지에서 온 사람들은 특산물이나 민속 공예품들을 가져와 서로 필요한 것을 매매함으로써 17세기부터 “카쥬코 무게”라는 축일 장날이 형성되게 되었다. 카쥬코는 카쥬카스의 소유격이고, 이는 카지미에라스의 애칭이다. 어제 일요일 비가 오는 가운데 이 민속장날이 열리는 시내중심가를 가보았다.

    특히 양털로 만든 천사 조각상이 눈길을 끌었다. 이는 자기가 직접 기른 양의 털을 이용해 천사 조각상을 만든 젊은 작가 달랴와 네리유스의 작품들이다. 이들이 준 명함에 적힌 누리집에 가니 재미난 천사상 사진에 있어 소개한다. http://www.vilnosvaikai.lt/gallery.html에서 이들의 더 많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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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쥬코 민속 장날 관련 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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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9. 3. 9. 09:40

    어제 일요일 온 가족이 모인 저녁 무렵이었다. 낮에 시내 행사장에 갔다 오느라 하지 못한 컴퓨터 일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그런데 자꾸 딸아이 요가일래가 같이 놀기를 종용했다. 한 차례 놀았지만 성이 차지 않았는지 잠시 후 다시 놀기를 청했다.

    "조금 전에 놀았으니 나중에 놀자! 알았지?"
    "아빠,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지?! 여성의 날이니까, 내가 원하는 대로 해야지!"
    "그래, 여성의 날이다. 네가 원하는 대로 놀자!"

    3월 8일은 국제 여성의 날이다. 특히 이 날은 꽃장수들이 대목을 맞는 날이다. 며칠 전부터 딸아이는 여성의 날을 기대했다. 다른 특별한 것은 없고, 꽃선물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일요일 아침, 꽃가게가 집 근처에 있어 얼른 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오후에 밖에 나가는 길 꽃을 사기로 마음을 먹었다. 늦은 아침에 일어난 우리 집 여성 셋은 시무룩한 것 같았다. 꼭 이렇게 날짜를 정해 꽃선물을 주고받아야 하는가라는 반감도 들었다.

    딸아이 요가일래는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아빠가 오늘 중으로 꽃 선물 안하면 엉덩이를 때릴 꺼야......"
    엄마가 옆에서 거들었다.
    "꽃선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안에서 여성을 생각하는 마음이 우러나와야지......"

    시내 중심가 행사장에 가니 거의 대부분 여성들의 손에는 튜립꽃등이 있었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도 여기저기 간이 꽃가게들이 눈에 들어왔다. 꽃을 살까말까 망설였다. "꽃선물을 하라고 해서 받는 꽃은 가치가 없다"라는 핀잔을 이미 들었고, 또한 산책 중이라 사지 않았다. 두 서너 시간 산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길에 혼자 꽃가게로 행했다.

    시내에서 여성들의 손에 든 꽃들은 벌써 힘없이 시들어버린 것 같아 안쓰러웠다. 평소 꺾인 꽃을 선물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곧 시들 꽃을 사고 싶지가 않다. 꽃가게에서 무엇을 살까 고민하다가 결국 꺾인 꽃 말고 꽃화분을 세 개 샀다. 아직 꽃이 피지는 않았지만, 꽃망울이 돋아나기 시작한 꽃을 샀다. 집으로 돌아와 여성 세 분을 일렬로 세우고 신사답게 화분 꽃을 선물했다.

    "아빠, 엉덩이 대신 볼 주세요!"라고 딸아이는 입맞춤을 기쁘게 했다.
     
    그리고 이날 남은 시간 내내 여성들에게 고분고분한 남성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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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분 꽃을 선물 받은 요가일래 — "여성의 날이니까, 내가 원하는 대로 해야지!"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9. 3. 8. 16:15

    칼라TV와 비디오 플레이어가 널리 보급되면 극장이 사라질 것이다. 인터넷과 전자우편이 널리 보급되면 일반우편이 사라질 것이다. 컴퓨터 문서가 널리 보급되면 종이가 사라질 것이다. 한 때 이런 극단적인 예측도 없지 않았지만, 실상은 그러하지 않고 있다. 물론 차이는 있지만, 여전히 극장, 일반우편, 종이가는 건재하고 있다.

    우리집 우체통에 들어오는 것은 공과금 고지서, 전화요금 고지서, 구독 정기간행물, 구독 신문, 광고지 등이 대부분이다. 편지나 엽서는 정말 가뭄에 콩 나듯이 받는다. 전자우편 사용 덕분이다. 하지만 오늘 아침 우체통을 열어보니 엽서 두 장이 있었다. 누가 엽서를 보냈지는 궁금했다. 혹시 엽서용지에 쓴 광고일까? 아니면 우체국 소인이 찍힌 진짜 우편엽서일까?

    발간 색 엽서의 뒷면을 보니 틀림 없는 우편엽서였다. 3월 3일자 우체국 소인이 찍여있고, 우표 대신 요금을 일괄 지불했다는 소인이 찍어 있었다. 그렇다면 누가 보냈을까? 아는 사람은 아니였다. 그렇다면? 엽서 앞면을 보니 리투아니아어로 Urvinis Zmogus (동굴 생활하는 사람, 선사 시대의 혈거인 穴居人)이라고 쓰여져 있었다. 그리고 제일 밑에는 작은 글씨로 www.urbiniszmogus.lt/ 인터넷 누리집 주소가 표시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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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궁금해서 이 누리집을 방문해보니 혈거인 연극 공연을 소개하고 있었다. 요즈음 같은 인터넷 시대에 홈페이지 광고를 이렇게 옛날 방식대로 우편엽서를 이용한 것이 아주 특이했다. 그리고 적어도 우리 집 경우엔 이 광고법이 스팸메일 형태로 온 것보다는 훨씬 효과적으로 나타났다. 딸아이가 예쁘다면서 벽에 붙여놓기를 제안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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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3. 5.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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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초등학교 아들, 10시에 오니 황당하다" 글을 읽어보면서 한국 초등학교 1학년생활에 대해 알게 되었다. 유럽 리투아니아에서 초등학교 1학년에 다니는 딸아이가 있다. 비교해보는 데 좋을 것 같아서 딸아이의 하루 생활을 소개하고자 한다. (사진설명: 방과 후 사교육이 없는 딸아이는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한다)

    먼저 아침 7시에 일어난다. 아침식사는 작은 요구르트 한 병이다. 국, 반찬, 밥 등을 챙기지 않아서 사실 너무 편하다. 엄마가 부엌에서 아점으로 샌드위치 두 개를 만드는 동안 옷을 입는다. 7시 30분경 엄마 혹은 아빠와 함께 학교로 간다.

    학교 수업은 일주일에 5일이다. 아침 8시 첫 수업을 시작한다. 수업은 45분, 휴식은 15분이다. 일주일에 이틀은 5교시(12시 30분 마침), 삼일은 4교시(11시 30분 마침)이다. 딸아이 교실에는 현재 23명이 배우고 있다. 특이한 점은 초등학교 1학년에서 4학년까지 한 담임선생님 밑에서 다 같이 공부한다.

    이렇게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온다. 부모가 모두 직장을 다녀 집에서 아이를 돌볼 수 없는 경우 하루 8리타스(4천원)를 내고 오후 5시까지 학교에 머무른다. 이때 선생님의 지도 아래 다양한 놀이와 느슨한 수업을 받는다.

    최근 학교에서 딸아이를 데려가면서 안 사실이 있다. 바로 일주일마다 청소당번이 있다는 것이다. 남녀가 한 쌍을 이루어 먼지떨이로 책상을 정리하고, 빗자루로 바닥을 쓸고, 책상 줄을 반듯하게 하는 일을 한다.

    거의 극소수 아이들만 방과 후 정식학교인 음악학교나 미술학교에서 선택한 전공을 공부한다. 딸아이는 일주일에 삼일을 음악학교에 간다. 총 5시간 음악수업을 받는다. 전공이 노래하기이고, 4과목을 배운다. 4과목은 피아노, 도레미파 창가법, 독창, 합창이다.

    이렇게 학교를 갔다 오면 약간의 숙제를 한다. 그리고 컴퓨터하기, 그림그리기, 인형놀이 등으로 잘 때까지 완전 자유이다. 딸아이는 동네친구가 없는 것이 가장 아쉽다. 주위에 또래 아이가 없을 뿐만 아니라, 부모 중 어느 한 쪽이 동반하지 않은 바깥나들이는 거의 없다. 이렇게 하루 일과를 마치고 저녁 10시에 잔다.

    대체로 유럽 리투아니아 초등학생들에겐 아직 사교육이 없다. 요가일래 아빠가 어렸을 때도 사교육은 없었다. 그 시절로 되돌아갈 수는 없을까? 그러기에는 한국의 사회구조가 너무나 많이 변해버린 것 같다. 공교육과 사교육으로 이중 고생하는 한국의 초등학생들과 부모들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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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3. 4. 12:38

    일전에 빌뉴스 시내를 산책하다가 토끼 두 마리를 만났다.
    멀리서 보이는 길거리 광고대에 토끼 두 마리가 눈길을 끌었다.
    가까이 가보니까 토끼 두 마리 밑에 작은 글씨로
    "trumpų filmų festivalis" (단편영화제) 문귀가 적혀 있다.

    단편영화제와 토끼 두 마리는 무슨 관계일까?
    뭘... 다 알면서 물어보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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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9. 3. 3. 14:55

    동유럽에서 20여년을 살면서 가장 먹고 싶은 과일 중 하나가 '밤'이었다. 어릴 적 시골 마을에는 약 100호 정도가 약 100호가 살았다. 하지만 밤나무가 자라는 집은 두 집밖에 없었다. 우리 집에는 두 그루가 살았고, 바로 앞집에는 한 그루가 자랐다. 초가을부터 이 밤 덕분에 친구들이 자주 어울리게 되었다.

    갓 익어가는 생밤의 겉껍질은 벗기기는 쉽고, 속껍질은 수고를 들어야 한다. 하지만 오래 씹을수록 달콤한 맛이 나서 늘 그 밤맛이 그리웠다. 겨울철 사랑방 화롯불에 밤을 구워 먹은 일은 늘 추억 속에 그대로 남아있다.

    몇 해 전 큰 상점에서 프랑스산 밤을 산 적이 있었다. 당시 1kg에 15리타스(약 8천원)했고, 거의 반도 먹지 못하고 버려야 했다. 돈 버리고, 입맛 버리고 해서 더 이상 밤을 사지 않기로 해다. 하지만 난데없이 며칠 전 아내가 약간의 밤을 사가지고 왔다. 크기를 보니 어린 시절 먹던 밤과 비슷했다.

    "당신이 어떻게 밤을 다 사가지고 와?"
    "보니까 싸서 한 번 사봤지."

    "1kg에 얼마?"
    "6리타스(3천원)!"

    "정말 싸다. 옛날의 반값도 안 되네!"
    "먹어보고 맛이 좋으면 더 많이 삽시다!!!"

    경제 불황 덕분에 값이 내려 이렇게 밤을 사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씁쓸하지만 순간 웃음이 나왔다. 우선 생밤을 먹으니 옛날 샀던 프랑스 밤과는 달랐다. 생기가 살아있었다. 삶아서 먹으니 한국에서 먹던 밤맛 그대로였다.

    딸아이 요가일래가 밤을 먹더니 말을 꺼낸다.

    "아빠, 이 밤과 저녁이 되면 오는 밤이 똑 같다."
    "하지만 발음의 길이가 다르지."

    "아빠, 한국말은 정말 재미 있다. 봐, 먹는 배도 배고, 물에 타는 배도 배고, 사람 몸에 있는 배도 배다. 배, 배, 배 세 개가 다 똑 같네. 리투아니아말은 세 개 다 다르다."

    밤을 맛있게 먹고 다시 상점에 가서 밤을 사기로 했다. 원산지가 중국이었다. 하도 사방에서 중국 농산물이 위험스럽다고 하니 좀 머뭇거렸다. 하지만 어린 시절 밤나무에 농약을 칠하는 것을 본 적이 없어서 일단 안심하고 한 봉지 가득 사가지고 왔다. 리투아니아 친구들이 오면 이 밤맛을 보여주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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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3. 2. 14:16

    빌뉴스 빙기스 공원은 울창한 소나무 숲으로 유명하다. 일전에 이 공원을 산책하면서 만난 소나무가 인상적이었다. 넓직한 산책로 사이에 두고 자라는 두 소나무가 서로 껴안고 사랑을 속삭이는 듯 했다.

    말 없는 소나무도 저렇게 사랑을 나누는 데......
    오늘은 만나는 모든 사람과 물건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대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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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3. 1. 10:00

    유럽에 살면서 가장 생각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한국의 목욕탕이나 사우나이다. 묵은 때도 벗기고, 이발도 하고, 피곤하면 잠도 잘 수 있는 그런 목욕탕이 너무 그립다.

    북동 유럽에 위치한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사우나를 즐겨한다.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집이나 호숫가 별장에 사우나를 만들어 친구나 친척들과 함께 사우나를 하면서 주말을 자주 보낸다. 70-90도 되는 사우나에서 땜을 빼고 호수의 찬물이나 눈으로 뜨겁게 달구어진 몸을 식힌다.  

    어제 빌뉴스에서 약 14킬로미터 떨어진 외곽에 단독주택을 가지고 있는 친구집에서 사우나를 하고 왔다. 이렇게 목욕탕 대신 사우나로 위안 삼는다. 사우나를 갈 때마다 생각나는 특이한 사우나가 있어 소개한다. 리투아니아 남부 지방의 작은 메르키네에 있는 사우나이다.

    자동차 정비소를 운영하고 있는 알기만타스 드지마나비츄스(44세)는 여가시간을 활용해 6개월에 걸쳐 사우나를 만들었다. 이 사우나는 원래 5,000리터의 석유가 들어가는 석유 운반통이었다. 창고로 사용하기 위해 문을 내려고 잘라보니 내부가 깨끗해 사우나로 만들게 되었다. 사우나 외벽의 그림은 그의 딸이 그렸다. 이 사우나는 이제 이 지역의 명물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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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숯불을 들고 있는 사람이 바로 이 석유통 사우나를 만든 알기만타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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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숯불에 찐 잉어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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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우나에서 노래가 빠지면 재미가 없다. 이렇게 흥겹게 주말을 보내고 새로운 한 주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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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글: 유럽에서 처음 구입해 먹어본 한국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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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9. 2. 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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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는 2009년 유럽 문화수도이다. 이 행사의 일환으로 2월 21부터 28일까지 얼음 바로크 축제가 빌뉴스 구시가지 로투쉐 광장에서 열리고 있다. 총 얼음 200톤으로 빌뉴스의 대표적인 바로크 건축물 7개의 축소모형물이 제작 전시되어 있다.

    빌뉴스는 한국에는 그렇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도시다. 1323년 리투아니아 대공 게디미나스가 성을 쌓고 빌뉴스를 수도로 정했다. 이는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고 1394년 서울을 수도로 정한 시기보다 70년이 앞서지만, 두 도시는 수도로서 비슷한 나이를 지니고 있다.

    빌뉴스 구시가지는 잦은 외세의 침략과 그로 인한 파손에도 불구하고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다. 1994년 유네스코가 이 구시가지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얼음으로 만든 빌뉴스의 바로크 건축물을 영상에 담아보았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9. 2. 27. 21:14

    리투아니아 겨울철 스포츠 별미 중 하나는 바로 얼음과 눈으로 덮힌 호수 위에서 하는 패러글라이딩이다. 매년 2월말 리투아니아 트라카이 호수에서 열리는 패러글라이딩 착지대회를 영상에 담아보았다. 배경음악: 안드류스 마몬토바스 (Andrius Mamontovas)의 노래 "나를 자유롭게 해다오 Išvaduok ma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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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9. 2. 27. 04:58

    빌뉴스는 리투아니아의 수도이다. 기록에 의하면 1323년 리투아니아 대공 게디미나스가 성을 쌓고 수도로 정했다. 이는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고 1394년 서울을 수도로 정한 시기보다 70년이 앞서지만, 두 도시는 수도로서 비슷한 나이를 지니고 있다.

    빌뉴스는 2008년 현재 인구 55만명이고, 주변 인구까지 합치면 85만명이다. 빌뉴스 구시가지는 잦은 외세 침략과 그로 인한 파손에도 불구하고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다. 1994년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빌뉴스는 2009년 유럽의 문화수도로 국내외의 주목을 받고 있다.

    빌뉴스의 시정소식을 이메일 구독해서 받는다. 26일 받은 소식 중 "빌뉴스는 서울의 자문을 받으려 한다" 기사가 눈길을 끌었다. 이 보도에 따르면 26일 (목요일) 국회의원, 교육문화 관계자, 공무원으로 구성된 한국대표단이 빌뉴스 시청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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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모임에서 "E-Vilnius" 프로젝트가 선보였다. 이는 교육, 건강, 교통, 시청업무 등 분야에서 빌뉴스가 도입하고자 하는 새로운 전자서비스 프로젝트이다. 빌뉴스는 특히 서울의 성공적인 교통제도 확립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우리는 리투아니아에서 최고이고, 서울은 세계에서 최고이다"고 긴타우타스 바브라비츄스 빌뉴스 부시장이 말했다. 이어서 그는 "만약 양 도시가 서로 친분을 쌓고 협력해 나간다면 빌뉴스는 전자서비스 분야에서 유럽에서 최고가 될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빌류스 나비쯔카스 빌뉴스 시장은 양 도시가 전자서비스 분야뿐만 아니라 많은 분야에서 상호 협력할 것을 제안하는 친서를 서울시장에게 조만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빌뉴스에 사는 교민으로서 앞으로 빌뉴스와 서울의 공동협력이 실제적으로 가시화되길 바란다. 그리하여 부시장의 기대처럼 빌뉴스가 전자서비스 분야에서 유럽 최고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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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모음2009. 2. 26. 18:51


    최근 "스포츠댄스계에 한국 아이콘 된 두 형제" 글에서 리투아니아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 청소년 형제 댄서를 소개했다. 적지 않은 누리꾼들이 댓글로 격려해주고 지적해준 것에 대해 글쓴이로서 고마움을 느낀다.

    이제 춤경력 5년인 이들 두 형제, 김지수(92년생)와 김희수(93년생)는 같은 등급에서 리투아니아 정상의 위치에 올라와 있다. 이들이 등급을 올리고 처음으로 참가한 2008년 빌뉴스 스포츠댄스 대회 영상(촬영: 김정현, 편집: 초유스)을 올린다.  

    더욱 실력을 연마해 앞으로도 계속 좋은 성적을 거두어 리투아니아 및 세계 스포츠댄스에 큰 획을 긋기를 기대한다. (사진: 김지수. 사진제공: 김지수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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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모음2009. 2. 26.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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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4일 (화요일)은 우즈가베네스가 열렸다. 이는 유럽 여러 나라의 사육제와 비슷하지만 혹독한 겨울을 쫓아내고 봄을 맞이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이날 사람들은 많이 걸어 다니고 발을 둥둥 구르면서 언 땅을 깨워 한 해 농사를 준비하게 한다.

    이날 기름진 음식을 비롯해 되도록 많이 먹는다. 가능한 12번 식사를 한다. 이렇게 해야 일 년 내내 배부르게 지낼 수 있다. 특히 색깔이 노랗고 모양이 둥글어 해를 닮은 부침개를 많이 먹는다. 이는 쨍쨍한 해가 봄을 빨리 가져오기를 기원한다.

    이날의 절정은 겨울을 상징하는 거대한 '모레' 인형을 불태우는 것이다. 이렇게 불태움으로써 추위, 빈곤, 액운을 쫓아내고 새로운 봄을 맞이한다. 이는 액운을 쫓고 한 해의 안녕을 기원하는 우리나라의 정월 대보름 달집 태우기와 통한다.

    올해 빌뉴스 구시가지 광장엔 이색적인 '모레' 불태우기가 열렸다. 얼음으로 만든 '모레' 조각상을 불태우는 것이었다. 멋진 불춤과 함께 빌뉴스 시민들의 얼음 '모레' 인형을 불태우는 장면을 영상에 담아보았다.



    * 관련글: 폴란드, 미스터리한 불춤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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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모음2009. 2. 25. 15:28

    영하 15-20도에서 꽁꽁 언 리투아니아 호수에는 다소 날씨가 풀린 요즈음에도 얼음낚시가 성행하고 있다. 겨울철 별미인 얼음낚시의 즐거움엔 늘 크고 작은 사고가 도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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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 일요일엔 고급 SUV Audi Q7이 얼음호수 물속으로 가라앉은 사고가 발생했다.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북서쪽으로 약 110킬로미터 떨어진 아닉쉬체이 도시에 있는 면적 1000헥타르의 루비케이 호수에서 일어났다.

    차 주인은 리마스 야슈나스로 지역에서 가장 큰 회사 중 하나를 운영하고 있다. 2007년 생산된 이 차는 당시 20만리타스(약 1억 천만원)에 구입한 것이다. 차가 빠진 곳은 호수변에서 1km나 떨어져 있고, 물깊이는 6m이다. 믿기 어려운 것은 주변 얼음두께가 40-50cm인데 반해 차가 빠진 자리에는 얼음두께가 2cm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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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그는 인근 별장에서 호수에 차를 타고 이동하는 사람들을 보았다. 지난 10년 동안 겨울마다 이 호수에서 차로 이동을 하면서 낚시를 한 그는 누구보다도 이 호수의 얼음상황을 잘 알고 있었다. 얼음두께가 40-50cm이니, 안심하고 무게가 3톤인 Audi Q7를 타고 이동했다(사진: 얼음호수에 빠진 차와 동종인 Audi Q7; 출처: autos.canada.com).

    그리고 호수 가운데 있는 섬을 60미터 앞두고 그는 아무런 생각 없이 차를 세웠다. 그 순간 차가 밑으로 가라앉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 차 시동도 끄지 않은 채 그는 문을 열고 밖으로 뛰어내렸다. 그리고 바로 그의 눈 앞에서 고급 SUV는 3초도 걸리지 않고 얼음물속으로 사라졌다.    

    황당하고 아찔한 사고를 당한 그는 "만약 바로 뛰어내리지 않고 차 안에서 무슨 일인지 머뭇거렸더라면, 차와 함께 수장되었을 것이다"고 구사일생의 순간을 말했다. 살았다는 기쁨과 아울러 그는 큰 걱정거리를 안게 되었다. 바로 어떻게 비싼 차를 호수에서 꺼낼 것인가?

    즉시 소방구조대의 도움을 요청했다. 소방구조대는 보유 장비로는 차를 꺼낼 수 없다고 한다. 아무리 50cm 얼음 강철판 위로 무거운 소방차가 간다는 것은 안전을 보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헬리콥터로 해결하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으나 이 또한 실현시키기가 수월한 것이 아니다.

    그는 천천히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하지만, 환경부가 차의 기름유출로 인한 호수오염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하루 빨리 꺼낼 것을 종용하고 있다. 리투아니아 자동차 전문가에 따르면 물속에 완전히 잠긴 차는 더 이상 사용하기는 힘 든다. 수리한다고 해도 부품이 비싸기 때문에 사용 가능한 부품을 파는 것으로 만족하는 것이 좋다.

    목숨과 맞바꾼 듯한 이 고급 SUV를 호수 가운데서 과연 어떻게 꺼낼 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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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모음2009. 2. 25. 10:23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는 2009년 유럽 문화수도이다. 이 행사의 일환으로 현재 얼음바로크 축제가 빌뉴스 구시가지 로투쉐 광장에서 열리고 있다. 지난 21일부터 오는 28일까지 열린다. 총 얼음 200톤으로 빌뉴스의 대표적인 바로크 건물 7개의 축소모형물이 제작 전시되어 있다.

    빌뉴스는 우리에게는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은 도시다. 하지만 빌뉴스는 중세 이래 리투아니아 대공국의 정치 중심지로 동유럽의 건축과 문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빌뉴스 구시가지는 잦은 외세의 침략과 그로 인한 파손에도 불구하고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들이 잘 보존되어 있다. 1994년 유네스코가 이 구시가지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빌뉴스 구시가지 359헥타르는 고풍스럽고 아름답다. 아래 사진은 이번 축제에서 전시되고 있는 빌뉴스 바로크 건물의 얼음 조형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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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여행/브라질2009. 2. 24. 12:40

    그 동안 여러 차례 브라질 방문에 대한 글을 올렸다. 이번 여행에서 최대 화두는 다름 아닌 "브라질 여행 안전한가, 위험한가?" 지난 12월 31일부터 1월 21일까지 3주 꼬박 브라질을 여행했다. 여행을 떠나기 전  인터넷과 지인을 통해 가장 많은 정보를 얻고자 한 것은 안전이었다.

    브라질에 살고 한 리투아니아인은 주택 담에 전기 철조망을 칠 정도로 치안이 잘 되어 있지 않다고 하면서 각별히 조심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관광지에는 지갑이나 카메라 등을 조심하라고 한다. 이런 사전 경고를 듣고 보니 dsr 카메라나 캠코더를 들어갈 의욕마저 잃게 되었다. 그냥 머리와 마음 속에 여행의 추억을 담아오는 것이 속 편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행이라는 것이 혼자 가지만 갔다 오면 많은 사람들에게 여행담을 망해야 하기 때문에 위험부담을 안고다라도 카메라와 캠코더를 가져가기로 했다. 리오데자네이로 공항에서 도심으로 들어가는 오른 쪽 길옆에선 소위 '빈민촌'이 즐비했다. 이 빈민촌을 바라보면서 승용차 대화는 여행안전이었다.

    "브라질 여행은 위험하다고 하는 데 실지로 사는 사람으로서 어떻게 느끼나?"
    "위험은 어디나 있기 마련이다. 리오데자네이로에 살면서 위험을 느껴본 적은 없다. 위험을 두려워하는 사람에게 위험이 더 쉽게 찾아온다. 그러므로 위험을 특별히 의식하지 말고, 외국인 여행자라는 것을 티내지 않고, 평소처럼 조심하면 된다."

    사거리에서 차가 멈추자, 신호대기 중인 운전자들에게 물건을 파는 사람들이 있었다. 사진을 찍으려고 창문을 열려는 순간 친구는 이런 곳에서는 절대로 창문을 열지 말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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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오데자네이로의 또 다른 친구는 우리들을 위해 거리에서 총을 들고 순찰을 도는 경찰관들에게 안전에 관해 물었다. 경찰의 답은 이렇다. "카메라나 캠코더를 목에 걸고 다니지 말고, 가방에 속에 넣어서 필요할 때만 꺼내서 사용하는 것이 좋다."

    경찰로부터 이런 말을 직접 들은 후 이날 저녁 꼬빠까바나에서 열리는 새해맞이에 캠코더를 가져가지 않기로 했다. 200여만명이 모인다는 소리에 겁이 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장에 가니 캠코더를 가져오기 않은 무척 후회했다. 술 마시고 깽판 치는 무리들, 어깨에 힘주고 다니는 무리들이 있을 것이라고 짐작했지만, 이날 현장엔 이런 모습을 전혀 보지 못했다.      

    이렇게 브라질을 3주 여행하는 동안 브라질은 위험하다고 하는 속설은 적어도 초유스 경우엔 사실과 달랐다. 어쩌면 대부분 에스페란토를 말하는 현지인과 함께 돌아다녔기 때문에 실제로 그 위험성을 피부로 느끼지 못한 점도 있을 것이다. 동행인이 없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때도 낯선 현지인들의 친절한 도움 덕분에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다. 도움 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한다.

    이번 여행에서 보듯이 역시 제일 안전한 여행은 현지인 사람들과 미리 사귀어놓고 도움을 받는 것이다. 리오데자네이로에서 내내 안내를 해준 마리아 그라시아의 "나와 함께 있으면 만사가 형통이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과거 우편시대보다 요즈음은 훨씬 더 빠르게 여행 목적지의 사람들과 사귈 수가 있다. 물론 언어장벽이 가로막고 있다. 초유스는 이 언어장벽을 에스페란토로 해결했다.

    이상은 초유스의 브라질 가족여행기 15편입니다. 
    초유스 가족 브라질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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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모음2009. 2. 24.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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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리투아니아 댄스스포츠계에서 화제를 모우고 있는 한국인 두 형제를 소개하고자 한다. 보통 리투아니아인들은 1-2년 걸려서 자신의 댄스스포츠 등급을 올리는 데 이 두 형제는 평균 3개월에 한 등급씩 올리고 있다. 이 두 형제는 바로 김지수(1992년생)과 김희수(1993년생)이다. 이들은 이미 블로그를 통해 한국에 많이 알려진 김레베카 피겨선수의 오빠들이기도 하다.

    리투아니아 댄스스포츠는 스탠더드 댄스(슬로우 왈츠, 퀵스텝, 탱고, 비엔나 왈츠)와 라틴 댄스(차차차, 자이브, 룸바, 쌈바, 파소드블)로 나눠진다. 슬로우 왈츠, 퀵스텝, 차차차, 자이브 댄스가 등급 E4에 속한다. 동생 희수는 2007년도 E4에서 리투아니아 댄스스포츠 연맹 종합랭킹 1위, 형 지수는 2008년도 E6(E4에서 탱고와 룸바가 추가)에서 종합랭킹 1위를 획득했다.

    두 형제는 라틴댄스를 전문으로 하고 있다. 지수는 현재 C등급, 희수는 B등급에 올라와 있다. 2008년 리투아니아 댄스스포츠 챔피언쉽대회에서 희수는 최연소 참가자로 C등급에서 35쌍 중 5등을 차지했다.

    지난 1월 24일-25일 리투아니아 아닉쉬체이에서 열린 댄스스포츠 대회 C등급에서 동생 희수는 2등, 형 지수는 4등의 성적을 올렸다. 이들은 이제 막 해당 등급에서 경연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지난 해 두 형제는 각종 대회에서 1등과 2등을 번갈아가면서 하기도 했다. 이들은 리투아니아 댄스스포츠계에 손색없는 한국 아이콘으로 확실하게 자리 잡고 있다.

    아래 동영상에서 이 두 형제가 지난 1월 리투아니아 아닉쉬체이에서 열린 경기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 (동영상 촬영: 김정현, 동영상 편집: 초유스). 한국 국적으로 리투아니아 댄스스포츠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 두 형제의 앞날이 더욱 기대가 된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린다.



    * 관련글: 국적 때문 우승해도 우승 못한 피겨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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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얘기2009. 2. 24. 07:38

    일전에 청소년도 볼 수 있는 에로틱 컴퓨터 합성사진 작품으로 화제를 모우고 있는 리투아니아인 밀레나 마르찐케비츄테(Milena Marcinkevičiūtė, 1982년생)을 소개했다. 그녀는 합성사진 뿐만 아니라 그림에서도 큰 호평을 받고 있다. 그래서 그녀의 허락을 얻어 합성사진과 고양이 그림을 "초유스의 동유럽" 블로그에 게재했다.

    화면캡쳐나 출처를 명확히 밝힌 사진을 글에 그냥 넣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굳이 수고를 들어 화가에게 편지를 보내 허락을 얻고자 한 것은 저작권 문제도 있었지만, 화가에게 한국과 한국어의 존재, 그리고 한국 인터넷의 위상을 알려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화가는 선뜻 허락해주었고, 또한 자신의 작품이 미지의 나라 한국에서 소개된 것에 기뻐했다. 그리고 한국어에 대해 묻는 등 한국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최근 그녀는 한국 누리꾼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또 다른 작품들을 알려주었다. 아래 그림들이다.

    이렇게 블로그가 유명화가와 한국을 잇는 가교를 만들어준 것에 만족하면서 앞으로도 "초유스의 동유럽" 블로그를 통해 한국에 알려져 있지 않은 리투아니아 예술인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밀레나(Milena)의 누리집 http://www.milena.lt에서 더 많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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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모음2009. 2. 22. 18:13

    일전에 컴퓨터 합성사진 작품으로 화제를 모우고 있는 밀레나 마르찐케비츄테(Milena Marcinkevičiūtė, 1982년생)을 소개했다. 한편 그녀는 화가로도 좋은 평판을 얻고 있다. 그의 허락을 받아 작품 중 고양이 관련 작품을 모아봤다.  그녀의 누리집 http://www.milena.lt에 가면 더 많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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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가일래2009. 2. 2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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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아이 요가일래가 지난 해 9월 초등학교에 입학함으로써 학부모가 되었다. 그 동안 담임선생과 학부모간 모임이 두 차례 열렸다. 지난 두 번째 모임에서 담임선생은 폭탄 제안을 했다. 앞으로 학생들에 대해 학부모와 개별면담을 갖고자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리투아니아 학교에서 담임과 학부모간 개별만남이 있다는 말을 들어보지 못했다.  

    잠시 학부모들은 웅성거렸다. 한 아버지가 "아, 이젠 빈손으로 올 수 없게 생겼네. 코냑이라도 한 병 들고 와야지"라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담임선생은 "아이들과 씨름한 하루를 마치고 마시는 코냑 한 잔은 정말 맛있겠죠?!"라고 답했다.

    드디어 지난 목요일 우리 차례가 왔다. 아침부터 무척 고민했다. 정말 코냑을 가져가, 아니면 초콜릿을 가져가...... 마침 집에 인삼차 한 상자가 있었다. 요가일래 아빠가 한국 사람이니까 이것을 주면 좋아할까...... 몸에 좋다고 하니 한 번 맛보지만, 약간 씁쓸한 맛 때문인지 주위 리투아니아 친구들 대부분은 양자를 택일하라고 하면 일상에 마시던 차를 선택한다.

    빈손으로 가자니 허전할 것 같고, 봉투를 챙기자니 그런 예가 없고, 결국은 선물용 리투아니아 차 한 상자를 챙겼다. 학교 수업이 12시 30분 끝났고, 약속은 오후 1시였다. 요가일래는 복도에서 기다리고 우리 부부는 교실로 향했다. 혼자 멀쩡하게 서 있을 요가일래가 안쓰러웠다. 부모, 학생, 교사 다 같이 함께 대화를 나누어도 좋을 텐데 말이다. 교실에 가니 선생님이 반갑게 맞아주었고, 학생들이 앉는 책상은 놓고 마주 앉았다. 선생님 앞 책상 위에는 요가일래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쓴 종이 하나가 놓여있다. 그리고 요가일래의 수학시험지 1장, 작문 한 장, 그림 한 장이 놓여있다.

    먼저 선생님이 요가일래의 학교생활에 대해 이야기했다. 짧게 말하면, 러시아어 유치원을 졸업한 요가일래는 입학 당시 리투아니아어를 다른 아이들보다 못했기 때문에 늘 의기소침해 있고, 자기표현을 잘 하지 못했다. 얼굴엔 웃음이 적었고, 노는 시간에 혼자 있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리투아니아어 의사소통에 완전히 적응되었다. 그리고 친구들을 이끌고 노는 정도가 되었다. 친한 여자 친구들도 세 명이나 되고, 남자들이 요가일래 환심을 사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마디로 인기 짱이다.

    듣기 좋은 말이었다. 하지만 몇몇 철자를 아직 정확하게 발음하지 못하기 때문에 2학년 초에 언어교정 교사로부터 특별수업 제안을 해 동의를 구했다. 음 구별을 아주 잘 하는 아이로 통하는 요가일래가 언어교정 수업까지 받아야 하다니 속으로는 썩 내키지 않았지만, 어릴 때 확실하게 리투아니아어 발음을 익히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 동의했다.

    여러 언어를 하는 요가일래가 언어영역보다는 수리영역인 수학을 잘 한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그리고 상당히 논리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다고 평했다. 유치원에서는 요가일래를 미술학교로 보내는 것이 좋겠다는 평을 들었는데, 학교 선생님은 아직 요가일래가 그림으로 자기의 내적 표현을 못하고 있다고 평했다.
     
    이어서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어떻게 수학을 앞으로 가르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리고 우리 부모한테 직접 보여주었다. 포커 치는 카드에서 숫자 카드만 뽑아서 두 사람이 공부한다. 각자 카드 두 장을 받아서 나온 숫자로 더하기, 빼기를 자연스럽게 공부한다. 그리고 숫자가 큰 사람이 카드를 가져간다. 일상소재로 자연스럽게 수학을 가르치려는 방법이 마음에 와 닿았다.

    아빠가 외국인이라서 혹시 다른 아이들로부터 경계를 받지 않는 지 물었다. 부모 중 한 사람이 외국인인 아이가 여러 있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다행스러웠다. 요가일래의 학교생활에 현재 아주 만족한다 말로 선생님은 면담 대화를 마쳤다. 가져온 차 상자를 주니, 선생님은 관심을 가져줘서 고맙다면서 흔쾌히 받았다. 참고로 리투아니아 초등학교는 1학년에서 4학년까지 담임선생이 동일하다.
           
    한 시간 수업 시간인 40분이 이렇게 훌쩍 지나가버렸다. 복도에서 기다리는 딸아이를 보면서 "선생님이 너 학교생활 잘 한다"라고 짤막하게 말해주었다. 그리고 우리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 식당에서 모처럼 외식했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9. 2. 21. 08:42

    리투아니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08년 총 928개 회사가 부도났다. 이는 2007년에 비해 53.1%가 늘어났다. 가장 많이 부도난 업종은 도소매상이다 모두 248개 회사가 부도났다. 2007년과 비교해 가장 높은 부도율은 건설회사가 차지했다. 무려 123.9%나 증가했다. 대부분 미국발 금융위기라 위세를 떨치던 2008년 9월과 10월에 부도났다.

    리투아니아 경기가 살아나고 부동산 붐이 일 때 리투아니아에서 가장 수입이 좋은 직업 중 하나가 바로 건설 기술자들이었다. 건설 인력 부족 현상도 한몫해 인부들로 높은 수입을 올렸다. 2008년 2월 이렇게 눈이 내리고 추운 날씨에도 집 주위에 있는 건설현장의 기계소리는 멈추지 않았다. 불황 덕분에 산 속 깊은 곳에 사는 기분이 들어 좋지만, 저 사람들이 실직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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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이렇게 공사가 중단된 아파트 신축현장을 빌뉴스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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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친구 집을 방문했다. 아파트 입구 게시판에 있는 광고딱지가 눈길을 끌었다. 내용은 바로 집수리공과 배관공들의 광고물이었다. 위기가 오기 전까지만 해도 가장 잘 나가던 직업 중 하나가 바로 집수리공과 배관공이었다.

    사람들의 소득증가로 인해 낡은 아파트 개조가 유행처럼 행해졌다. 낡은 수도관을 새 것으로 교체하기 위해서는 배관공이 필요했다. 그러니 굳이 광고하지 않아도 입소문으로 들어온 주문만 해도 일이 넘쳐났다.

    하지만 경제 위기와 불황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그래서 이제는 이렇게 아파트 게시판에까지 광고하게 되었다. 경제 불황의 증거물을 보는 것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이 일어났다. 아파트 계단을 올라가는 걸음이 그렇게 무거울 수가 없었다. 어서 빨리 불황의 늪이 사라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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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9. 2. 19. 10:26

    오는 5월 17일 리투아니아 대통령 선거가 열린다. 일전에 신문을 읽고 있던 아내가  클라이페다에 사는 여자가 이번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해주었다. 흔히 "개나 소나 다 한다"라는 말처럼 들러 더 이상 듣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아내는 계속 듣기를 종용했다.

    클라이페다는 발트해에 연해 있는 리투아니아의 유일한 항만도시이다. 이곳에서 공증인으로 공증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빌마 워스테가 대통령 출마를 선언했다. 노숙자들을 자기 집으로 데리고 와서 목욕을 시켜주기고 하고, 또 주민등록이 말소된 노숙자들에게 서류를 찾아주는 등 사회적 약자를 도와주는 사람으로 지역 널리 알려진 사람이라고 했다.

    리투아니아가 사회주의를 탈피해 자본주의를 도입한 지 거의 20년이 되어간다. 그 동안 괄목할만한 경제발전을 이루었다. 2007년 1인당 GDP는 16,700USD이다. 평균월급은 2,237리타스(112만원)이다. 하지만 길거리 쓰레기통을 뒤지는 남루한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노동자와 사회적 약자 권익보호를 표방하는 노동당 대표는 리투아니아에서 제일 부유한 사람 중 하나이다.

    이러한 상황이 머리 속에 겹치면서 노숙자들에게 직접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는 이 공증인이 신선한 지도자감으로 다가왔다. 경제불황으로 더욱 삶이 힘들게 된 사회적 약자층의 지지를 기반으로 돌풍이 분다면 대통령궁으로 입성하지 못하라는 법은 없을 것이라 여겨졌다. 각종 TV 연예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사회를 맡은 아루나스 발린스카스는 지난 해 국회의원 선거 직전에 정당을 만들었고, 정치 초년생으로 국회의장까지 선출된 바 있다. 그러니 기대해볼만했다.  

    이런 기대감을 일거에 무너뜨린 사건이 일어났다. 대통령 출마를 밝힌 그가 지난 15일 새벽 클라이페다 시내 중심가에서 음주운전, 정지명령 무시, 과속으로 경찰조사를 받고 있다고 17일 <례투보스 리타스>가 보도했다. 공격적인 반응으로 수갑까지 채워졌다. 그는 바로 이렇게 자신의 대통령 선거 운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경찰 정지명령을 무시하고 위험운전을 하거나 중한 음주 운전일 경우 1000라타스(52만원) 벌금과 함께 운전면허증을 압수한다. 전국일간지 등이 이 사건을 다루었다. 그야말로 그의 말대로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데 크게 기여하게 된 셈이다. 하지만 많은 누리꾼들은 부정적인 댓글을 달고 있다. 그 동안 지역에서 얻은 명망이 이 사건으로 누가 된 것은 틀림없다. 아직 유세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리투아니아 대통령 선거가 벌써부터 사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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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9. 2. 19. 07:36

    오늘 낮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중심가에 있는 로투쉐 광장으로 가보았다. 다가오는 주말에 열리는 바로크 얼음건물 축제 취재 때문이었다. 주말에 선보이기 위해 지금 한창 얼음으로 모형물을 짓고 있다. 전기톱이 내는 굉음소리가 귀에 거슬렸지만 곧 아름다운 얼음건물의 완성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견딜 만했다.

    총 얼음 200톤으로 5-7m 높이로 빌뉴스에서 현존하는 7개 바로크 건물의 축소모형물을 만들고 있다. 조각가들이 여기저기서 얼음을 자르고, 옮기고, 쌓고 있었다. 한 곳에 열심히 일하고 있는 얼굴이 서로 닮은 듯한 세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가까이 촬영하면서 인터뷰를 했다. 아직도 (영원히?) 초유스는 리투아니아어를 모국어처럼 말하지 못한다. 그래서 종종 첫 질문을 한 두 차례 더 한다. 상대방도 일단 경계를 한다. 어쩌면 낯선 사람으로부터 리투아니아어를 전혀 기대하지 않기 때문에 들리는 언어가 리투아니아어가 아니고 제3의 언어로 쉽게 착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몇 마디 주고 받다보면 낯선 사람이 상대방의 모국어를 할 줄 아는 것 때문에 의사소통이 더 친숙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가까이 있는 사람을 인터뷰하자 다른 사람이 다가왔다. 그는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말했다. 빌뉴스 길거리를 거닐 때 가끔 지나가는 아이들이 "곤니찌와" 혹은 "니하우마"라고 자기들끼리 말하는 것을 듣는다. 하지만 이렇게 분명한 한국말 인사를 처음으로 듣게 되다니 아주 반가웠다.

    그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초유스를 알아보는 것 같았다.
    "빌뉴스에 사는 한국인이고, 아내가 리투아니아인이고, 딸이 있고......"
    처음 만난 사람이 이렇게 알아볼 때는 난감함과 궁금증이 교차한다.
    어떻게?!

    그의 이름은 케스투티스이고, 독일에서 공부하고 있다. 전공은 물어보지 않았지만 조각인 듯하다. 같이 공부하는 사람들 중 한국인 대학생들이 여러 있다. 그들로부터 한국말을 배웠고, 한국에도 3주간 다녀왔다. 그 한국 대학생들이 블로그를 통해 리투아니아 소식을 전하는 초유스를 알게 되었고, 그 사실을 리투아니아인 친구에게 알려주었다.

    이렇게 케스투티스는 초유스를 단번에 알아보았다. 블로그의 위력을 새삼스럽게 느끼는 순간이었다. 이런 연결고리 덕분에 인터뷰는 아주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헤어질 때 리투아니아어로 "sekmes! viso gero!"라고 말하자, 케스투티스는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세요!"라고 다시 또렷한 한국말로 답했다.

    집으로 돌아올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들은 바로 케스투티스 주위에 있는 한국인 대학생들이었다. 독일에서 케스투티스에게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좋은 인상을 심어주고, 한국말까지 가르쳐준 그들이 고맙고 자랑스럽다. 케스투티스를 통해 그들이 민간 외교관으로서 좋은 역할을 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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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음 덩어리를 들고 있는 사람이 바로 케스투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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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여행/브라질2009. 2. 18. 08:21

    브라질 리오데자네이로에서 꼭 봐야할 볼거리 중 하나가 바로 해발 700미터 꼬르꼬바도 산이다. 이 산 정상에는 1931년 브라질 독립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거대한 예수 그리스도 동상으로 유명하다. 높이가 30m, 좌우로 벌린 두 팔의 너비가 28m, 무게가 1145t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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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정상까지 오르는 미니버스를 안내하는 현지인이 날씨가 흐려 동상과 시내경관을 보는 것이 "0"이라는 비관적인 말을 했다. 하지만 한정된 시간 속에 움직이는 여행자가 날씨의 좋고 나쁨을 따지는 것은 너무 사치스럽다. 다행히 잠깐 구름 사이로 힐긋힐긋 보이는 경관을 그런대로 감상할 수 있었다. 꼬르꼬바도의 모습을 영상에 담아보았다. 


    이상은 초유스의 브라질 가족여행기 5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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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여행/브라질2009. 2. 17. 14:48

    브라질 리오데자네이로의 유명한 볼거리 중 하나는 뻥데아수까르(Pão de Açucar)이다. 2008년 마지막 날 12월 31일 케이블카를 타고 이 산을 올랐다. 해안에 우뚝 솟아있는 이 산은 높이가 396m이고,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모양이 설탕빵을 닮은 데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뻥데아수까르는 바다의 위협으로부터 대륙을 지키는 파수꾼처럼 내륙 해안선 가장자리에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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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산 위에서 꼬빠까바나, 이빠네마, 보따파고, 플라멩고 해변과 꼬르꼬바도의 거대한 예수 그리스도 동상, 대서양, 시내 도시 경관 등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다. 특히 구름이 발 아래서 피어올라 해변을 열었다 닫았다 하는 풍관은 경이로운 맛을 만들어 낸다. 

    뻥데아수까르 정상에 가기 위해서는 산기슭의 프라이아 베르멜랴 역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이동하게 된다. 이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는 첫 번째 정상은 우르까(Urca)이다. 이 우르까에는 헬리콥터 정류장이 있어 항공 시내관광을 즐길 수도 있다. 이어서 또 다른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 바로 뻥데아수까르 정상에 도착한다. 리오의 파수꾼을 아래 영상에 담아보았다.



    이상은 초유스의 브라질 가족여행기 7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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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여행/브라질2009. 2. 17. 08:33

    지난 12월 31일-1월 21일까지 처음으로 브라질을 방문했다. 쿠리티바에 있는 친구 집에서 맛본 사탕수수의 단맛이 아직도 브라질 여행의 달콤함을 기억나게 한다. 사진으로만 봐왔던 사탕수수를 직접 볼 수 있었다. 사탕수수는 다년생 식물로 열대지역에서 자란다. 사탕수수는 당분이 많아서 설탕, 당밀, 카쌰사 등의 원료로 쓰인다. 발효시켜 에탄올을 만들기도 한다.

    단독주택에 살고 있는 친구 집 마당 벽에는 사탕수수가 자라고 있다. 어느 날 친구는 사탕수수 줄기를 하나 꺾어서 깎아주었다. 속살을 껌처럼 씹어보니 정말 달았다. 밑둥으로 내려갈수록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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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구 아들 5살 빅토르(Victor)가 제일 좋아하는 군것질거리가 바로 이 사탕수수라 한다. 수 많은 불량식품들이 아이들을 유혹하는 가운데 천연의 군것질거리가 여전히 마당에 자라고 있어 다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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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을 위해 한 조각 한 조각 정성스럽게 사탕수수를 쪼개는 아버지의 모습에서 진한 자식사랑을 느껴본다. 이를 영상에 담아보았다 (대화는 에스페란토). 배경음악: 안드류스 마몬토바스 (Andrius Mamontovas)의 노래 "나를 자유롭게 해다오 Išvaduok mane")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9. 2. 15. 17:35

    경제 불황과 위기로 리투아니아 국민의 삶이 더욱 각박해지고 있다. 연일 범죄 사건이 신문의 사회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최근 들어 혼자 사는 연금수령자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가 잦아지고 있다. 연금으로 받은 현금을 노리는 것이다.

    사회복지사로 가장한 여자가 한 연금수령자 할머니를 방문했다. 난방비 할인 혜택을 위한 현장 조사를 하러 왔다고 했다. 경제위기로 전기와 가스 사용료와 무척 올랐다. 이렇게 인상된 난방비로 힘들어하는 연금수령자들에겐 아주 좋은 소식이다.

    할머니는 집안으로 반갑게 맞이했다. 여자는 할머니에게 서류를 요청했다. 할머니가 다른 방에 가서 서류를 찾아왔다. 여자는 이 서류를 확인하는 둥 마는 둥, 잘 됐다고 하면서 쏜살같이 나가버렸다. 얼마 후 할머니는 가방 속 지갑에 700리타스(35만원)가 없어진 것을 알게 되었다.

    지난 주 수요일(11일) 시골에 사는 84세 노인이 모조품 총으로 침입하는 도둑을 물리쳐 리투아니아에 화제가 되고 있다. 13일 보도한 delfi.lt에 따르면 이날 밤 9시 20분경 머리수건으로 얼굴을 가린 한 남자가 강제로 문을 부수고 들어왔다.

    낯선 사람이 문을 부수는 소리를 듣는 순간 노인은 당황하지 않고 집안에 있던 총을 들고 들어오는 남자를 향해 겨누었다. 이 장면을 목격한 도둑은 그만 줄행랑을 쳤다. 이 총은 전혀 사용할 수 없는 총이고, 그냥 장식물로 집에서 보관해오던 모조품 총이었다.

    위기 상황에서 정신만 바짝 차리고 대응한다면 그 위기를 면할 수 있음을 새삼스럽게 일깨워준다. 요즘처럼 살기가 어려운 세상에 서로 돕고 사는 것이 미덕인데 이렇게 특히 사회적 약자에 속하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 행각은 반드시 척결되기를 바란다. 한편 84세 노인처럼 정신을 잃지 않고, 위기에 대처하는 마음을 단련시켜야겠다고 다짐해본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