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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 마늘주 (오른쪽)
* 리투아니아인 아내는 인삼의 생김 자체가 예술적이라 거실 장식용으로 제격이라고 한다.
이제 우리 집을 찾는 현지인들은 누구나 한번쯤 기묘하게 생긴 이것이 무엇인지 물어볼 것이다.
"뿌리는 한국산 고려인삼이요, 술은 리투아니아산 보드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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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 마늘주 (오른쪽)
* 리투아니아인 아내는 인삼의 생김 자체가 예술적이라 거실 장식용으로 제격이라고 한다.
이제 우리 집을 찾는 현지인들은 누구나 한번쯤 기묘하게 생긴 이것이 무엇인지 물어볼 것이다.
"뿌리는 한국산 고려인삼이요, 술은 리투아니아산 보드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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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맥주에는 술을 마실 때 잔을 부딛히며 하는 말이 여러 언어로 써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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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 일반적으로 술을 받는 모습, 우: 이날 아내가 자기도 모르게 술을 받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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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크로아티아 친구와 페이스북으로 대화를 나눴다. 그는 유럽에서 내가 집에서 한국 술을 담그냐고 물었다. 유럽 사람들 중 과일이나 열매 등으로 집에서 술을 담그는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나도 한국 술을 담그냐고 물어본 듯하다. 술도 잘 마시지 못할 뿐만 아니라 술담그기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그는 25여년 전에 한국을 방문해 처음 먹어본 술을 기억했다.
"달고 무색인 술이 참 맛있었는데 그 술이 뭐지?"
한국 술 중에 달고 무색한 술이 무엇일까라고 아무리 생각해봐도 답을 찾지 못했다. 혹시 외국 친구들이 좋아했던 매실주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매실주는 무색이라고 하기에는 정답이 아닌 듯하다.
유럽에 살면서 처음 만난 사람들과 술자리에서 대화할 때 흔히 받는 질문이 있다.
"한국 사람들은 어떤 술을 가장 많이 마시나?"
"아이구, 한국 떠난 지 오래 돼서 모르는데, 소주, 맥주, 막걸리 등등..."
그렇다면 유럽 사람들은 어떤 술을 많이 마실까?
아래 그래픽은 유럽 여러 나라에서 소비량이 많은 술을 표시해놓았다.
상대적으로 추운 북동유럽은 일반적인 도수가 40도인 보드카이고, 포도가 생산되는 남유럽은 포도주이고, 북서유럽은 맥주임을 쉽게 알 수 있다.
세계에서 1인당 가장 많이 맥주를 소비하는 나라는 어디일까?
<Euromonitor International> 통계에 따르면 다음과 같다.
세계 10대 1인당 맥주 소비국
1위 체코: 143리터
2위 독일: 110리터
3위 오스트리아: 108리터
4위 에스토니아: 104리터
5위 폴란드: 100리터
6위 아이레: 93리터
7위 루마니아: 90리터
8위 리투아니아: 89리터
9위 크로아티아: 82리터
10위 벨기에: 81리터
이렇게 보니 세계 10대 1인당 맥주 소비국이 다 유럽 나라들이다. 참고로 리투아니아에서 흔히 마시는 맥주는 쉬비투리스 엑스타라(Švyturys extra)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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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놀라운 사실은 유럽 여러 나라에서 직접 본 포도밭과는 전혀 다르게 생겼다. 포도밭이 포도밭다워야 하는 데 전혀 그렇지가 않았다. 정말 희귀했다. 지구가 아니라 다른 행성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여기엔 필히 어떤 까닭이 있고, 이런 포도밭을 일궈낸 주민들의 지혜가 숨어 있을 것이다. 도대체 어떤 독특한 모습을 지니고 있기에 서론이 이처럼 거창할까... ㅎㅎㅎ
포도나무가 웅덩이 속에 숨어 있을 뿐만 아니라 웅덩이에서 나오지 못하게 화산암으로 돌벽을 만들어 놓은 듯했다. 저지대뿐만 아니라 가파른 경사에도 계단식으로 포도밭이 거대한 장관으로 눈 앞에 펼쳐졌다.
1730년에서 1736년까지 화산 분출로 인해 화산재가 이 지역의 비옥한 농토를 뒤덮었다. 시간이 지난 사람들은 이 재앙이 안겨준 혜택을 알게 되었다. 바로 천연 미네랄이 풍부한 화산재였다.
18세기-19세기 이들은 화산재 층을 파내어 웅덩이를 만들어 그 밑에 포도나무 등을 재배하는 것이 생산성을 높여줄 것임을 알게 되었다. 이 지역의 포도밭 웅덩이는 지름이 약 5-8미터, 깊이가 2-3미터이다. 한 웅덩이에 보통 포도나무 2그루가 심어져 있다.
란사로데는 1년에 비가 오는 날이 고작 18일이다. 건조해서 농사짓기에 적합하지 않다. 농업에 절대로 필요한 것이 물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물을 해결할까?
이 점에서 화산재의 기능이 돋보인다. 구멍이 많은 입자로 되어 있는 화산재는 빗물과 이슬을 신속하게 밑으로 통과시키고, 뜨거운 햇빛이 비치는 낮에 수분 증발을 막아준다.
그런데 왜 돌벽을 세웠을까?
란사로테는 무역풍이 상존한다. 반달 모양인 반원 돌벽은 특히 꽃봉우리를 맺은 포도나무를 강풍으로부터 보호해준다.
포도나무 주종은 말바시아(Malvasia)와 무스카텔(Muscatel)이다. 포도수확은 유럽에서 가장 빠른 시기인 7월말이다. 수확은 모두 사람들이 직접 손으로 한다. 수확량은 헥타르당 1,500kg으로 스페인에서 가장 낮지만, 1그루당 25kg 포도가 생산된다. 19세기말부터 시작된 게리아 포도농원들은 연 포도주 30만병을 생산하고 있다.
이 특이한 포도밭을 비롯해 란사로테 섬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극한 자연환경 속에서 체념하지 않고 이를 활용해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현장이었다.
이날 스위트 포도주를 시음해보니 꿀을 많이 부운 듯이 무진장 달았다. 당도가 최고라는 안내자의 말이 떠올랐다. 이 대신에 세미스위트 한 병을 샀다. 호텔로 돌아와 대추야자수 옆에서 저녁노을을 즐기면서 가족과 함께 마시니 지상낙원이 따로 없었다.
이상은 초유스의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가족
여행기 7편입니다.
초유스 가족 란사로테와 푸에르테벤투라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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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라덱의 삼촌댁에 도착했다. 벌써 식탁에는 많은 음식들이 푸짐하게 차려져 있었다. 폴란드 시골 사람들은 어떤 음식으로 손님을 맞이할까 궁금한 블로그 독자들을 위해 이날 먹은 음식을 차례대로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아래 컵에 담긴 것은 커피도 아니고, 차도 아니다.
무엇일까?
비트(붉은사탕무)를 끓인 국이다. 비트는 적혈구를 만들고 혈액 전부를 조절해주는데 가장 좋은 야채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 비트국과 먹은 전식이다. 부침개로 그 속에 고기가 들어가 있다. 한 번 베어먹고 비트국을 마신다.
다음은 비고스(bigos)라는 음식이다. 폴란드, 리투아니아, 벨라루스 등지의 전통 음식이다. 양배추에 고기(돼지고기, 훈제, 소고기, 베이컨, 햄 혹은 소시지 등)를 넣어 푹 삶은 음식이다. 리투아니아인으로 1386년 폴란드 왕이 된 요기일라가 폴란드에 전한 음식이라는 말도 있다.
옥수수, 새우 샐러드이다.
절인 오이다.
직접 채취해 요리한 버섯이다.
돼지고기 커틑릿(돈가스)이 이날 주된 고기였다.
모처럼 접한 삶은 감자다. 분이 참 많았고, 아주 맛있었다.
오른쪽으로부터 라덱 삼촌, 그리고 그의 아들, 며느리와 부인이다.
직접 만든 소시지이다.
이렇게 다양한 음식을 접시에 담았다.
손님맞이에 술이 빠질 수는 없다. 아주 특별한 술을 대접 받았다.
바로 직접 민들레꽃으로 만든 술이다. 민들레화주!!!
그 다음이 감동이었다. 안주인은 식물학자로 식물원에서 일하다 정년 퇴임했다. 한국과 각별한 인연(라덱의 작고한 어머니가 한국인)으로 뜰에 소나무 품종 하나인 한국소나무를 심었다. 이 소나무에서 피어나는 어린 꽃을 따서 술을 만들었다. 술에 취하고, 향내에 취하고...
커피다. 커피가루을 밑에 놓고 그 위에 뜨거운 물을 붓는다.
케잌이다. 직접 집에서 만들었다.
정성어린 음식, 푸짐한 음식,
정말이지 호텔 만찬이 부럽지 않았다.
더욱이 한국소나무꽃술까지 대접 받았으니 포만감과 만족감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다.
이날 만남의 절정은 이 참나무다. 22년 전 처음 이 시골집을 방문했을 때 내가 심은 나무이다. 이곳 사람들은 이 나무를 내 이름을 따서 "대석나무"라 부른다. 벌써 이렇게 자랐다. 또 20년이 흐른다면 저 나뭇가지에 매달린 그네가 누군가의 아이를 즐겁게 해줄 것이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한 음식과 시간이 벌써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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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나 술문화가 있기 마련이다.
유럽 리투아니아에 10여년 살고 있지만,
술 마실 때마다 잘 안되는 습관이 하나 있다.
바로 건배할 때다.
동양 문화에서 태어나고 산 사람으로
익힌 습관 때문으로
상대방의 눈을 똑바로 빤히 쳐다보는
것에 익숙하지가 않다.
대화할 때 눈을 쳐다보지 않는다고
아내로부터 종종 핀잔을 듣기도 한다.
대화할 때 상대방의 눈을 쳐다보지 않으면
제대로 정직하게 말하고 있는지에 의문이 생긴다고 말한다.
이는 술 자리 건배시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건배할 때 잔을 부딛히면서
똑바로 서로 눈을 응시하면서
"건강을 위해"라고 말한다.
이렇게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나이, 지위, 남녀를 막론하고 눈을 쳐다보면서 건배한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방이 무엇인가 숨기는 것이나
나쁜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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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초 대학을 다녔는데 선배들과 술을 마시는 날이면 가끔 곤혹스러운 일들이 있었다. 그 중 하나가 술자리가 밤늦도록까지 가고 술이 모자라면 사러가는 것이다. 문 닫은 점방 문을 쾅쾅 두드려 자고 있는 주인을 깨워 술을 사는 것은 정말 곤혹스러운 일이었다. 지금이야 24시간 편의점이 있지만, 당시는 통행금지 제도가 있었다.
이제 리투아니아는 밤 10시부터 아침 8시까지 슈퍼마켓 등 상점에서 술판매가 금지된다. 최근 리투아니아 국회는 알코올 통제법을 개정하여 주류 판매와 음주에 대한 제재를 더욱 강화했다.
술 취한 상태로 공공장소에 나타난 16세 이상 18세 미만 미성년자는 벌금 40-50리타스(2만-2만5천원)이다. 1년에 두 번째로 걸리면 벌금이 50-100리타스(2만5천-5만원)이고, 세 번째 걸리면 150-300리타스(7만5천-15만원)이다.
16세 이상 18세 미만 미성년자가 독한 술을 마시다 걸리면 벌금 30-50리타스(1만5천-2만5천원)이다. 16세 미만 미성년자가 식당 등에서 술을 마시거나 술을 휴대하다가 걸리면 부모나 후견인이 50-100리타스(2만5천-5만원) 벌금을 문다.
비공식 통계에 따르면 리투아니아는 헝가리에 이어 유럽연합 국가 중에서 술을 가장 많이 마시는 나라로 나타났다. 2006년 리투아니아 국민 1인당 11ℓ, 그리고 15살 이상 1인당 13.2ℓ의 순 알코올을 소비했다. 같은 해 술로 인한 사망자는 1484명이고,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는 955건에 달했다.
지금도 공공장소에서 술을 마시거나 술병을 손에 들고 다니는 청소년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번에 강화된 이 제재가 과연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지 여전히 미지수이다. 오히려 경찰들의 업무만 과중되는 것이 아닐까 염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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