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여행'에 해당되는 글 174건

  1. 2021.11.08 이집트 여행 - 대타 해외여행 출국 1일 전에 가능하다니!!! 2
  2. 2021.09.24 그리스 여행 - 로도스 황금빛 모래 참비카와 조약돌 콜림비아 해수욕장
  3. 2021.09.23 그리스 여행 - 로도스의 고대도시 린도스는 동화 같은 마을
  4. 2021.09.22 그리스 여행 - 로도스 프라소니시는 윈드서핑과 카이트서핑의 천국
  5. 2021.09.22 그리스 여행 - 로도스 카미로스 햇살에 드러난 3000년의 흔적들
  6. 2021.09.21 그리스 여행 - 로도스 에게해 카이트서핑 - 일출일까 일몰일까
  7. 2021.09.18 그리스 여행 - 로도스 일곱 샘은 숲속의 오아시스다
  8. 2021.09.17 그리스 여행 - 로도스 안소니 퀸 해수욕장보다 대추가 더 추억꺼리 2
  9. 2021.09.16 그리스 여행 - 로도스 성벽 풍화로 속살이 드러나니...
  10. 2021.09.14 그리스 여행 - 로도스의 거상 자리에서 일출을 조망하다 2
  11. 2021.09.11 그리스 여행 - 로도스 도심 엘리 해수욕장은 두 얼굴을 가져
  12. 2021.09.07 그리스 여행 - 자킨토스, 아름답고 향기로운 협죽도에 독성이 있다니 2
  13. 2021.09.07 그리스 여행 - 자킨토스, 케리 해수욕장은 몽돌로 가득 차 있어
  14. 2021.09.07 그리스 여행 - 자킨토스, 아기오스 니콜라오스의 고즈넉한 풍경에 반하다
  15. 2021.09.07 그리스 여행 - 자킨토스, 크씨기아 해수욕장은 천연 유황 SPA
  16. 2021.09.06 그리스 여행 - 자킨토스, 알뤼카나스 해수욕장은 가족 휴가에 좋아
  17. 2021.09.06 그리스 여행 - 자킨토스, 칠리비 해수욕장은 넓고 얕고 길쭉하다
  18. 2021.09.05 그리스 여행 - 자킨토스, 포로토 조로 해수욕장은 바위섬이 절경
  19. 2021.09.03 그리스 여행 - 자킨토스, 세인트 니콜라스 해수욕장에서 그리스 국기를 알아보다
  20. 2021.09.02 그리스 여행 - 자킨토스, 라가나스만 해수욕장을 쭉 다 걸어보다
  21. 2021.09.01 그리스 여행 - 자킨토스에서 그리스 애국가의 작사자를 알게 되다
  22. 2021.08.21 그리스 여행 - 자킨토스, 해변의자 밑에 바다거북이 알을 까놓다니
  23. 2021.08.17 그리스 여행 - 자킨토스, 그늘막 주차장도 무료라니
  24. 2021.08.16 그리스 여행 - 자킨토스, 식당 주요리만 시켰는데도 전식과 후식도 나와 1
  25. 2021.08.11 그리스 여행 - 자킨토스, 카메오 섬 나무다리가 일출 조망 명소
  26. 2021.08.10 그리스 여행 - 자킨토스, 석양 조망을 그만 레스토랑에서
  27. 2021.08.07 그리스 여행 - 자킨토스, 포르토 브로미 청록빛에서 나 홀로 해수욕
  28. 2021.08.06 그리스 여행 - 자킨토스, 나바지오 절경 담으려다 스마트폰 돌발 추락
  29. 2021.06.16 그리스 여행 - 코로나 이후 첫 해외여행지, 한국에서 왔다하니 엄지척 4
  30. 2021.04.26 크로아티아 - 소금꽃 피는 Nin은 일광욕 해수욕 진흙욕을 한꺼번에
가족여행2021. 11. 8. 05:28

10월 하순에는 유럽은 일광절약 시간제로 시간이 조절된다. 일조량이 더 짧아지고 잿빛구름이 하늘을 덮고 있는 날이 점점 많아진다. 나무에는 단풍이 들자마자 강풍이 불어오면 한순간에 여러 달 함께 한 나무에서 떨어지는 때다. 6-8월 햇볕에 그을린 피부의 흔적이 거의 사라질 때다. 곧 다가올 긴긴 겨울을 쉽게 이겨나는 방법 중 하나가 아직 여름철 햇볕이 내리쬐는 지중해나 그 남쪽으로 한번 다녀오는 것이다.

 

10월 하순 이집트 홍해 후르가다 롱비치 호텔
이번 가족 여행지로 선택한 곳은 이집트 휴양지 후르가다(Hurghada)다. 온 식구가 보통 함께 가는데 이번에는 개인별 사정이 생겼다. 늘 그렇듯이 주동자가 된 아내는 자꾸만 가자고 우긴다. 
“같이 가자.”   
“대학교 강의도 해야 하고 여행 후유증도 걱정 되고...”
“강의는 비대면으로 하니 어디에서든지 할 수 있잖아.”
“인터넷 속도가 괜찮을지 의문이다. 나 대신 장모님 모시고 다녀와.”

그렇게 해서 아내와 장모 그리고 큰딸이 출발 일주일 전 여행상품을 골라 떠날 준비를 한다. 여행 출발 바로 전날인 토요일 자신의 여권을 살펴보던 아내가 깜짝 놀란다. 관광서가 모두 쉬는 주말이다. 여권 유효가 5개월 반 남았다. 유럽연합 회원국 역내에서는 여권 대신 시민증만 가지고도 다닐 수가 있다. 아내는 이런 연유로 잠시 본인의 여권 유효성을 소홀히 여겼다.
 
입국심사 전 도착비자를 받고 있다.
이집트 입국은 반드시 여권 유효기간이 6개월 이상 남아있어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할지 깊은 고민에 빠진다.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여권 유효기간이 6개월 이상 남아 있어야 도착비자를 받을 수 있다고는 하지만 이미 리투아니아 여행사에서 이집트 현지 도착비자 담당자에게 명단을 통보했기 때문에 도착비자를 받는 데는 문제가 생기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즉 한번 용기를 내서 가는 것이다. 아니면 여행사에 연락해 출발 하루 전에 다른 사람이 대신 갈 수 있는지를 알아보고 누군가에게 여행을 대신가게 하는 것이다. 
 
해변따라 쭉 이어져 있는 호텔에 사막이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바로 호텔 뒤부터 사막이 펼쳐져 있다.
 
아내는 대체로 신중하다. 이렇게 해서 아내 대신 이집트 여행을 가게 된다. 리투아니아 여행사가 토요일 늦은 밤까지 친절하게 이 건을 해결해주니 고맙기 그지 없다. 빌뉴스에서 4시간 20분 비행을 한 후 도착한 후르가다는 이집트 남부 홍해연안 최대휴양도시답게 공항규모가 엄청나다. 마스크를 쓴 것을 제외하고는 코로나바이러스 이전의 공항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한마디로 인산인해다.
 
호텔 객실에서 바라보이는 홍해다.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여권 관련 서류를 확인하기 위한 줄이 엄청나다. 수하물이 없을 경우 비행기 도착 즉시 여권심사 없이 입국할 수 있는 유럽 쉥겐조약 회원국 내에서의 여행이 참으로 편함을 다시 한번 확신시켜 준다. 이 긴 줄을 통과하자 입국심사대 전 넓은 공간에 여행사별 임시창구가 마련되어 도착비자를 여권에 붙여준다. 그리고 입국신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이제는 출국심사를 위해 긴 줄 안으로 파도처럼 밀려들어간다. 이따금 긴 줄을 향해 한 사람이 “15달러에 빠른 입국심사를 할 수 있다”고 외친다.

입국심사 자체는 빠르다. 리투아니아에서 출국할 때는 마스크를 벗게 해 얼굴대조까지 하는데 이집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신기한 것은 입국심사를 마치고 나오자마자 한 경찰관이 의자에 앉아서 또 다시 여권과 비자를 확인하는 것이다. 입국심사로도 충분할 텐데 말이다.

상쾌한 여름밤 바람이 우릴 맞이한다. 입국장 밖에서 대기한 여행사 직원이 여행객들을 모아 각각 호텔행 버스를 태운다. 물론 위도가 낮기 때문이지만 일몰 직후 곧 바로 칠흑 같은 어둠이 깔리는 것이 무척 낯설다. 북유럽에서는 일몰 후에도 한참 동안 박명이 남아있다. 
 
버스 짐칸에 가방을 직접 싣기 이동하는데 어디서인지 중년의 현지인이 나타나 마치 자기 가방인 듯이 막무가내 가져가 짐칸에 싣는다. 그리고 태연하게 짐칸 가장자리에 앉아 손을 내민다. 주머니에 사례로 줄 동전이 없어 난감하다. 여기저기 뒤쳐 겨우 1유로 동전을 만들어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 여긴 이렇게 살아가는구나...
 
홍해에서 바라본 후르가다의 일몰 전경
마치 군부대로 들어가는 듯이 호텔 정문은 견고한 철문으로 닫혀 있다. 6박을 지낼 롱비치 호텔에 도착하니 문전성시다. 세계적 코로나바이러스 광풍이 무색하다. 호텔 직원이 가방을 건물 입구에 놓아두고 투숙절차를 밟아라고 한다. 절차를 마치자 저녁부터 먹고 오면 방으로 안내하겠다고 한다. 이 또한 낯설다. 하지만 이는 쉽게 이해가 된다. 
 
들어오고 나가는 투숙객들의 가방을 이렇게 호텔 입구 현관에 놓아두게 한다 
호텔 객실수가 약 1000개다. 하나의 거대한 단지라 어디에 방이 배정될지 밤길에 이동하기도 힘이 든다. 뷔페식 저녁이라 원하는 대로 먹는다. 좋아하는 싱싱한 붉은 석류가 제일 돋보인다. 장모님과 큰딸과 같이 일주일을 지낼 방이 궁금하다. 다행히 가족실이다. 큰 방이 하나고 발코니 쪽 작은 거실형 방으로 되어 있다. 홍해에서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을 맞으면서 첫 날을 보낸다.

이상은 초유스 가족의 이집트 여행기 1편입니다.
Posted by 초유스
가족여행/그리스2021. 9. 24. 16:34

참비카(Tsambika, Tsampika 참피카) 해수욕장은 그리스 로도스 섬에서 아름다운 해수욕장 중 하나로 꼽힌다. 로도스 섬의 동해안 지중해에 있다. 길쭉하고 폭이 넓고 수상놀이 기구를 갖춘 해수욕장이다. 
 
프라소니시 해수욕장에서 숙소가 있는 테올로고스로 돌아오는 길 참비카 해수욕장을 방문한다. 참비카 이름은 아래 사진 속 바위산 정상에 자리잡고 있는 수도원의 이름에서 왔다.   
 

벌써 석양이 비치는 해수욕장이라 사람들은 거의 자리를 떠났다. 해변의자 두 개 사용료 10유로 안내판이 눈에 확 들어온다. 로도스 엘리 해수욕장은 3유로였고, 린도스 해수욕장은 무려 40유로였기 때문이다. 

   

우리가 가본 로도스 대부분 해수욕장은 조약돌 혹은 조약돌이 섞인 모래 해변이다. 하지만 참비카 해수욕장은 황금빛 부드러운 모래 해변이다. 특히 뜨거운 폭염의 날씨엔 반드시 신발을 신고 다녀야 할 정도로 모래가 뜨겁다. 발바닥 화상을 주의해야 한다. 
 
240미터 높이에 비잔틴 수도원이 자리잡고 있다. 계단 350개를 따라 위로 올라간다. 전설에 의하면 잉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성들이 맨발로 올라가 성모 마리아에게 다산을 위해 기도한다. 이렇게 해서 낳은 아들은 참피코스(Tsampikos)라 부르고 딸은 참피카(Tsampika)라 부른다.

   

시간이 늦어서 수도원까지는 올라가지 못한다. 다음에 로도스를 또 여행할 시 꼭 가야 할 목록에 넣는 것으로 만족한다. 산 아래 해변 거대한 바위에 그려진 그리스 국기가 인상적이다. 그 뒤에는 모래 썰매장하기에 딱 좋은 모래언덕이 있다.

 

거의 끝에서 끝까지 쭉 걸어온 참비카 해수욕장을 4K 영상에 담아본다.

 

 

 

저 푸른 산 정상에 있는 참비카 수도원에서 남쪽으로 보면 참비카 해수욕장이고 북쪽으로 보면 콜림비아(Kolymbia, 콜림피아 Kolympia) 해수욕장이다. 로도스 섬에서는 처음으로 잔디가 깔린 정원을 밟아본다. 호텔 주차장인데 진입을 금지하거나 주차료를 따로 부과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해수욕장에 가서야 알게 된다. 

 

호텔이 해양산(파라솔)을 관리 운영하고 있다. 음료 주문과는 관계없이 사용료를 받는다. 텅텅 빈 해변의자에 자리를 잡고 있으니 얼마 후 수금원이 다가온다.

 

"침대 하나 하루 종일 사용료가 4유로다. 네 명이 네 개를 사용하니 합이 16유로다."

"오늘 저녁 출국해야 하므로 이곳에서 1시간 남짓 머무는데 하루 종일 사용료 4유로 내기가 주저된다."

"그러면 그렇게 해라."

 

이해심이 많은 사람이다. 발길을 돌려서 가는 수금원을 쫓아가 5유로로 감사함을 표시한다.      

 

콜림비아 해수욕장은 모래와 작은 조약돌이 섞여 있다. 해변을 조금만 벗어나면 수심이 급격히 깊어진다. 수심이 깊으니 물이 차다. 수영을 하고 밖으로 나오면 한동안 시원함과 상쾌함을 느낀다.

  

콜림비아는 해변을 따라 호텔과 수영장 등 부대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해변을 따라 쭉 걸어본 콜림비아 해수욕장을 4K 영상에 담아본다.

 

 

 

그리스 로도스 섬 여행을 다 마치고 공항으로 떠나기 전 한 식당에 늦은 점심을 먹는다. 돼지목살 요리(10.5유로)다. 

 

돼지갈비 요리다. 한 사람이 다 먹을 수 없는 양이다. 대체로 그리스 식당의 주요리 양은 체구가 작은 사람에게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많다.

 

북유럽 발트 3국에서도 흔시 식당 메뉴에 들어가 있는 그리스 샐러드다. 핵심은 양유나 양유와 염소유를 혼합해서 만든 고소하고 쫀득한 페타치즈다. 그 외에도 상추, 피망, 양파, 토마토, 오이 등 채소가 들어간다.

 

발트 3국에서 먹는 그리스 샐러드에는 거의 대부분 호두가 들어가 있다. 그런데 이곳 그리스에서 먹는 그리스 샐러드에는 호두가 없는 흥미롭다.

 

8월 하순 그리스 로도스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사람들이 출국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비행기가 도착하지도 않았는데도 적혀 있는 시간대로 탑승 절차를 밟아준다. 출국장 건물 밖 통로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직원이 다가와 앞에 있는 Ryanair 비행기로 착각해 예정된 시간대로 탑승구를 열었다고 한다. 우리 비행기가 30분 연착한 줄을 모르고 있었다.

  

그 덕분에 이런 일몰 광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로도스에 입국할 때도 일몰 광경을 조망하고 출국할 때도 이렇게 일몰 광경을 조망한다. 

 

태양이 바다에 닿자마자 우리가 타고 갈 Ryanair가 활주로에서 서서히 착륙장으로 들어온다. 이렇게 해서 백신여권으로 올해 두 번째 그리스 여행을 마치고 빌뉴스 집으로 돌아간다. 

 

이상은 초유스 가족의 그리스 로도스 여행기 10편입니다.
Posted by 초유스
가족여행/그리스2021. 9. 23. 04:11

그리스 로도스 섬 여행에서 로도스 구시가지를 제외하고 가장 인상 깊은 여행지를 꼽으라면 단연 남쪽에 있는 린도스(Lindos)다. 로도스 만드라키 항구에 정박되어 있는 유람선이 왜 린도스 관광상품을 열렬히 판매하고 있는지를 이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린도스는 로도스 도시에서 남쪽으로 50km 떨어져 있다. 
 
북쪽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는 도로 왼쪽에 전망대가 나온다. 건조한 여름철 돌산에는 식물들이 말라 있다. 저 멀리 낮은 야산에는 온통 하얀색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고 푸른 나무 위에는 성벽이 둘러싸여 있다. 지중해에 잡리잡은 잔잔한 만을 보고 있으니 린도스가 기원전 5세기 로도스 도시가 건설되기 전 이 섬에서 가장 번성한 무역항이었음이 어렵지 않게 믿어진다. 

 

기원전 10세기에 도리아인들이 세운 린도스가 한눈에 확 들어온다. 전설이나 동화 속 마을을 보는 듯하다. "여길 오길 참 잘했다."라는 식구들의 말이 이곳 여행의 모든 기쁨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하얀색 세계로 빨리 들어가 보고 싶다.   

 

푸른 나무의 정체는 대부분 올리브와 소나무다. 멀리서 볼 때는 한걸음에 저 정상 아크로폴리스까지 올라 갈 수 있을 것 같은데 가까이에서 보니 그렇게 쉽지는 않겠다. 해발 116미터에 위치해 있다.  

 

마을 안으로 들어가니 주차공간을 찾을 수가 없다. 그리스 주차제도는 이렇다. 도로에 파란 주차선이 그어져 있으면 유료다. 지역마다 시간별 주차비가 다르다. 노란 주차선은 상업용차, 경찰차, 관광차만 주차할 수 있다. 하얀 주차선은 무료다. 로도스 섬은 로도스 도시와 린도스를 제외한 곳은 대부분 무료 주차다.

  

비록 비포장되어 있지만 무료주차 공간을 확보한다.

 

마을 입구에는 산정상 아크로폴리스까지 태워주는 당나귀들이 순서 따라 대기하고 있다. 1인당 운임은 5유로다. 나 하나의 고생을 동물의 희생으로 대신하길 거부하는 가족 덕분에 발품을 팔아 위로 위로 올라간다.   

 

 

입구에서 아크로폴리스까지 올라가면서 이 거리 저 거리를 4K 영상에 담아본다. 아크로폴리스 일반 입장료는 1인당 12유로다. 

 

 

산중턱에서 바라보는 린도스 해수욕장 전경이다. 다음 행선지가 저곳이다. 

   

이날 린도스는 낮 32도다. 언덕길을 올라오면서 사우나 못지않게 땀이 흐른다. 가만히 앉아 있으니 땀이 비오 듯하다. 이때가 세상에서 제일 맛없는 맥주도 제일 맛있는 순간이다. 한 번에 벌컥벌컥 마신 맥주(500cc 5유로)가 훌쩍 반을 넘어버린다. 

  

비잔틴, 중세, 아랍 양식이 뒤섞인 린도스 건축물을 내려다보면서 다른 쪽으로 하향한다. 맨질맨질한 돌길은 정말 미끄럽다. 샌들을 벗어야 할 지경이다. 벗고보니 폭염에 달구어진 돌바닥 때문에 이제는 발바닥이 고생이다. 

 

 

뛰다시피 좁은 골목길따라 내려온다. 온갖 상점들이 발길과 눈길을 잡는다. 

 

여행하는 동안 내내 낮온도가 25도 내외였는데 이날만 30도를 넘는다. 얼음에 묻힌 오렌지 음료수가 이날의 폭염적인 날씨를 잘 말해주고 있다.

 

해수욕장의 해양산(파라솔)도 하얀색 일색이다. 

 

 

린도스 해변의자 한 개당 사용료가 음료수 주문과는 전혀 상관없이 20유로다. 로도스 해수욕장 어느 곳에는 해변의자 2개 사용료가 3유로였다. 이를 통해 린도스에 얼마나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사용료가 이렇게 비싸면 편하게 하는 일광욕보다 해수욕을 더 많이 하면 된다. ㅎㅎㅎ 

푸른 올리브

하얀 주거지

푸른 소나무

회갈색 성벽을

층층히 바라보면서 비취색 맑은 바닷물에서 수영을 하고 있으니 근심걱정 없는 낙원이 바로 여기임을 느껴본다.  

 

끝에서 끝으로 걸어가면서 8월 하순 린도스 해수욕장 모습을 4K 영상에 담아본다.

 

 

남쪽에서 바라보는 린도스 전경이다. 바위산 정상에 세워진 아크로폴리스의 위용이 더욱 돋보인다.  

 

성 바울(폴, 바울로) 만에 있는 해수욕장이다. 

 

린도스 아크로폴리스에서 내려다보면 성 바울 만은 마치 비취색 하트 모양이다.

 

이상은 초유스 가족의 그리스 로도스 여행기 9편입니다.
Posted by 초유스
가족여행/그리스2021. 9. 22. 14:43

그리스 로도스의 테올로고스에서 머물면서 거의 섬을 일주하면서 여행을 하고 있다. 청록빛 해변을 따라 가다보면 굽이굽이 산길이 나온다. 때론 긴 오르막길 때론 긴 내리막길을 마주한다.  
 

산골마을 모놀리토스(Monolithos)를 지나 내리막길로 내려가면 위에 사진에 보듯이 낮은 오르막길이 나온다. 도로 왼쪽에 개간한 올리브 밭에서 과일과 기름을 파는 노점상을 만난다.

 

갓 따온 듯한 무화과 열매가 꿀벌을 불러들이고 있다. 사서 먹어보니 꿀벌 때문인지 그야말로 꿀맛이다.

  

숙소에서 출발해서 1시간 반만에 프라소니시 해변에 도착한다. 마지막 고갯길을 넘어 돌면 광활한 모래사장이 눈앞에 펼쳐진다. 로도스 섬의 남쪽 극점은 이렇게 모래사장 해변이다. 바다 건너 보이는 섬이 프라소니시다. 로도스 중심도시에서 남서쪽으로 90km 떨어져 있다. 프라소니시는 그리스어로 초록섬을 뜻한다. 

 

프라소니시 해변을 쭉 걸으면서 4K 영상에 담아본다.

 

 

프라소니시는 섬이기도 하고 육지이기도 하다. 여름철 바닷물 높이가 낮을 때는 로도스 섬에 붙은 반도가 되고 겨울철 바닷물 높이가 높을 때는 섬이 된다. 카이트서핑 명소답게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카이트들이 이리저리 파란 하늘을 색칠하면서 돌아다니고 있다. 

  

모래사장으로 두 개의 섬이 연결되어 있다. 이 모래사장이 서로 다른 수상스포츠의 경계를 이룬다. 서쪽(아래 사진에서 왼쪽)은 에게해이고 동쪽(아래 사진에서 오른쪽)은 지중해이다.

 

에게해 쪽은 상대적으로 바람과 파도가 강해서 주로 카이트서핑이나 숙련자에게 적합하다.

 

 

이날 카이트서핑을 서너 시간을 거의 쉬지 않고 즐긴 큰딸에게 물어본다.

"왜 여기가 좋나?"

"파도와 바람이 적당하고 무엇보다도 수심이 얕아서 좋다."

  

카이트서핑 에게헤 쪽 풍경을 아이폰 12 프로맥스로 4K 영상에 담아본다.

 

 

지중해 쪽은 상대적으로 파도가 잔잔해서 윈드서핑이나 초보자들에게 적합하다.

 

 

윈드서핑 지중해 쪽 풍경을 아이폰 12 프로맥스로 4K 영상에 담아본다.

 

 

그리고 지중해 쪽 해변 끝에는 해수욕이나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의 공간이다.

 

같은 해변에서 해수욕를 즐기는 사람들, 윈드서핑을 즐기는 사람들, 카이트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서로 얽히고 설키 않고 각자 공간에서 놀 수가 있어 좋은 곳이 바로 이 프라소니시 해변이다.
 
이상은 초유스 가족의 그리스 로도스 여행기 8편입니다.
Posted by 초유스
가족여행/그리스2021. 9. 22. 04:25

그리스 로도스 섬에서는 고대도시 3개 있다. 북쪽 이알리수수(Ialysus), 남쪽 Lindos(린도스) 그리고 북서쪽 카미로스(Kamiros)다. 이 세 도시는 기원전 5세기에 강력한 로도스의 도시국가를 형성했다. 고대 카미로스는 농업이 주를 이루고 올리브 오일, 포도 그리고 무화과 열매를 생산했다. 고대 카미로스는 로도스 도시에서 50km 떨어져 있다.  
 
아래 사진은 카미로스 해수욕장에서 바라보는 전경이다. 저 푸른 산등성이 너머에 지금은 폐허가 된 고대도시가 있다. 어떤 모습일까? 구글지도 위치: https://goo.gl/maps/ZgGDHsB5r675VNgLA
 

해변 해수욕장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산비탈 두 개 사이에 넓직한 계곡에 도시가 형성되어 있다. 입장료 6유로를 내고 안으로 들어가면 이동 안내 표시를 따라 능선을 따라 간다. 25세 미만 유럽연합 회원국 거주민은 입장이 무료이다.     

 

고대 카미로스는 기원전 16세기에서 기원전 12세기 무렵에 그리스 반도로 남하해 스파르타, 코린토스 등의 폴리스를 건설한 도리스인에 의해 세워졌다. 기원전 226년과 기원전 142년 두 차례 지진으로 파괴되어 오랜 세월 동안 방치되었다 . 지금은 유적만 풍화되어 가고 있다. 당시 거주민들은 로도스 도시로 이주했다.

 

 

윗부분인 산정상에는 아크로폴리스와 함께 아테나 신전 그리고 스토아(stoa - 지붕이 있는 통로)의 유적이 남아 있다. 또기원전 6세기에 지은 수조가 있다. 빗물을 받아 보관해 4백 가정에 물을 공급했다. 그 바로 밑에는 대로 양쪽으로 주거시설이 펼쳐져 있다. 제일 밑부분에는 신전과 아고라 등이 있다.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반에 발굴 작업이 이루어졌다. 

 

산정상에서 밑으로 내려다보면 주변에는 지금도 올리브와 무화과 나무 재배지를 흔히 볼 수 있다. 저 멀리 보이는 산이 로도스 섬에서 가장 높은 산 아타비로스(Attavyros 1215m)다.

 

아크로폴리스에 있는 스토아(stoa - 지붕이 있는 통로) 건물의 쓰러져 있는 기둥이다. 기둥의 가운데를 뚫어서 돌 등을 섞은 골재를 넣어 기둥을 강화한 것으로 보인다.     

 

외관은 사암 기둥인데 안에는 이렇게 단단한 골재가 들어가 있다니 참으로 놀랍다. 기둥의 내부구조를 새롭게 알 수 있게 해준 좋은 기회다. 

 

 

산정상 아크로폴리스에서 바라보는 고대도시 카미로스 전경이다. 

 

산아래 아고라 광장에서 바라본 고대도시 카미로스 전경이다. 3000여년 전에도 이렇게 광장에서 사람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을 것이다. 

 

가운데 공터가 분수광장이다.

 

기원전 3세기에 세워진 아폴로 신전의 도리스 양식 기둥이 남아 있다.

 

참고로 고대 그리스 건축 양식의 대표적 세 가지는 도리스 양식, 이오니아 양식 그리고 코린트 양식이다.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신전 기둥의 상단 모양이 각각 양식에 따라 다르다. 상이 도리스 양식, 중이 이오니아 양식, 하가 코린트 양식이다. 

 

이제는 산정상 아크로폴리스에서 산기슭 아고라 광장까지 걸어오면서 고대도시를 4K 영상에 담아본다.

 

 

 

고대도시에서 나와서 이곳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 해수욕장으로 이동한다. 바로 산 아래 해변에 위치한다. 무료주차라는 안내판이 걸려있는 한 식당 주차장으로 들어간다. 무료주차는 곧 가격더함을 의미할 수도 있겠다.

구글지도 위치: https://goo.gl/maps/34u8UUPat693NYYc7 

 

해변은 조약돌로 이루어져 있다. 물신발이 필요한 곳이다. 해변 수심은 얕다.

 

따가운 햇볕 아래 3000여년 고대도시의 숨결을 느끼느라 달아오른 육신을 비취색 바다에 적신다.  

 

카미로스 해수욕장 전경을 아이폰 12 프로맥스로 영상에 담아본다.
 
 
이상은 초유스 가족의 그리스 로도스 여행기 7편입니다.
Posted by 초유스
가족여행/그리스2021. 9. 21. 05:46

그리스 로도스 섬 여행에서 5박을 머문 곳이 테올로고스(Theologos)다. 테올로고스는 로도스 섬 서해안에 자리잡고 있다. 로도스 중심도시에서 19km 떨어진 곳이다. 공항이라 이륙하는 비행기 굉음을 감내해야 하는 곳이다. 다행히 한밤에는 비행기가 뜨지 않는다. 
 
우리가 머문 곳은 이 마을 중심에서 떨어진 외곽이다. 집주인 할머니가 직접 기거하면서 관리하는 민박집(Annabel)이다. 구조는 부엌 겸 거실 그리고 방 두 개다.   

 

어린 시절 한국 시골 꽃밭에서 자주 보았던 극락조화를 만나니 참으로 참 반갑다.

 

지중해 국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무궁화속 꽃이다. 부상화, 불상화, 하와이무궁화라고 불리기도 한다. 

 

민박집에서 맞는 일출 광경이다.  

 

아침마다 민박집 할머니는 그리스 과일을 선물로 가져다준다. 나를 제외한 다른 식구들 모두 이 열매의 정체를 모른다. 씨앗과 함께 먹어야 할지 씨앗을 발라내고 먹어야 할지... 

 

바로 백년초 선인장의 열매다. 당뇨병 예방, 체중 감량, 피부미용, 관절염, 골다공증 예방 등에 효능이 있다고 한다. 이색과일은 별로 좋아하지 않은 가족 덕분에 거의 다 홀로 먹는다.

 

민박집 발코니에서 볼 수 있는 에게해 모습이다. 바로 인근에 카이트서핑센터가 있다.  

 

테올로고스 해변은 대부분 조약돌로 이뤄져 있다. 바닷속도 돌이다. 편하게 해수욕을 하려면 물신발을 싣는 것이 좋다. 자주 크거나 작은 바람이 불어 파도가 인다. 그래서 섬의 동해안 해수욕장보다는 이곳의 해수욕장에 상대적으로 휴양객들이 적어 자유로운 공간에서 일광욕과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특히 늘 바람이 있어 윈드서핑이나 카이트서핑하기에 딱 좋은 곳이다. 카이트서핑을 취미로 하는 큰딸을 위해 일부러 숙소를 서해안 테올로고스로 잡았다.

 

테올로고스 해수욕장 서쪽 끝에서 동쪽 끝까지 쭉 걸어가면서 4K 영상에 담아본다.

 

 

 

테올로고스에 머물면서 여러 차례 에게해 일몰을 조망한다.  

 

카이트서핑을 하는 사람이 지금 일출일까 일몰일까를 마치 우리에게 물어보는 듯하다. ㅎㅎㅎ

 

다홍빛 천에 노란띠 백색 동그라미로 오래 놓은 듯한 석양 아래서 홀로 카이트서핑을 하는 사람의 기분은 상상만 해도 내 입가엔 황홀감의 미소가 흐른다.

   

이제 석양은 빨간 앵두알로 변해 에게해 검푸른 바닷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일몰에 홀로 카이트서핑하는 모습을 4K 영상에 담아본다.

 

 
에게해 일몰 풍경을 4K 영상에 담아본다.
 
 
이상은 초유스 가족의 그리스 로도스 여행기 6편입니다.
Posted by 초유스
가족여행/그리스2021. 9. 18. 05:40

8월 하순 8일 동안 그리스 로도스 섬 여행을 하는데 하늘에 구름을 본 것은 딱 하루다. 그것도 저녁에 출국하는 날 아침이다. 간간이 비를 뿌리는 구름인데 이 또한 아침식사를 한 후에는 흔적없이 사라진다. 

 

그리스는 지중해성 기후다. 여름철은 기온이 높고 날씨가 건조하다. 겨울철은 약간 따뜻하고 비가 내린다. 일년에 평균적으로 비가 오는 날은 55일이고 대체로 10월에서 3월에 퍼져 있다. 4월에서 9월까지 비가 오는 날은 6일이다. 그러므로 이번 여행 중 구름을 보는 날도 비를 맞는 날도 0에 가깝다. 
 
구글지도 앱에는 강으로 표시되어 있는데 차를 타고 지나가면 강인지 마른 풀밭인지 분간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우기에는 제법 큰 강인데 물 한 방울 흐르지 않고 있다.       
 

이런 건조한 날씨에도 어떻게 산에는 나무들이 빼곡히 잘 자랄까?

 

북서쪽 테올로고스(Theologos)에서 남쪽 프라소니시 해수욕장으로 가는 산악길에서 중턱에서 만난 숲으로 둘러싸인 마을이다. 

 

종종 이렇게 말라서 죽은 나무(고사목)도 만난다.

 

고갯길에서 만난 협죽도 꽃이다. 건조한 땅 위에 그리고 쨍쨍한 햇볕 아래에 어찌 이렇게 짙고 짙은 녹색 잎으로 붉고 붉은 꽃을 피울 수가 있을까?   

 

로도스 섬에서 가장 높은 산은 아타비로스(Attavyros)다. 높이가 1215미터로 상층은 벌거숭이산이다. 그렇다면 중하층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들은 이런 건조한 날씨에도 어떻게 수분을 공급받아 생명을 유지할까? 

 

 

바위틈 깊이 뿌리를 내려 풍화 되어가는 바위 틈이나 미세한 구멍 등에 저장된 암반 수분을 빨아들이거나 지하수에 저장된 물을 빨아들여서 우기인 겨울철까지 견디는 것이 아닐까...      

  

로도스 섬의 사방천지가 건조하다. 강물이 마르니 그저 흔적만 강이다. 그러니 한 곳이 로도스에서 손꼽히는 명소일 수밖에 없다. 그곳이 일곱 샘(칠천, 七泉, Epta Piges)이다.

구글지도 위치: https://goo.gl/maps/82g7gmzphR51H2V67

 

로도스 명소 목록에 나와 있는 일곱 샘은 과연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궁금하다. 주로 해수욕장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는 가족을 설득해 찾아가본다.       

 

콜림비아(Kolymbia) 주요도로에서 서쪽으로 구불구불한 포장도로를 따라 들어가면 산의 숲 농도가 점점 짙어진다. 약 3km 정도에서 좌회전을 하면 아주 가파른 언덕길이 나온다. 600미터 정도 올라가면 올리브 아래 넓은 주차공간이 왼쪽에 있다. 더 내려가면 식당 앞에도 주차장이 있다. 늦은 시간이라 차들은 없고 공작새 한 마리가 맨땅에서 먹이를 찾고 있다.      

 

Epta Piges는 그리스어로 일곱 샘이다. 식당 앞에서 왼쪽으로 아니면 식당 뒤를 돌아서 왼쪽으로 간다.

  

전혀 상상하지 못한 광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나무로 우거진 계곡에 시원한 바람이 느껴지고 잔잔한 물소리가 흐른다. 계곡 건너편 식당 자리에는 사람들이 가득 차 있다.

     

샘은 1번부터 7번까지 번호가 매겨져 있다. 콸콸콸괄은 아니더라도 뽀글뽀글 올라오는 샘 정도는 상상했는데 막상 가까이 가서 보니 저쪽에서 이쪽으로 덮혀진 흙속에서 흘러나오는 물로 보인다.

 

 

식당 종업원이 1번 샘으로 와서 떨어진 낙엽을 걷어내고 유리병에 물을 담는다. 식탁 음료로 사용하기 위해서일 듯하다. 물맛이 궁금해 한 움큼 떠서 마신다. 폭염의 날씨가 아니라서 그런지 "콰~ 차갑구나!"가 아니고 "어, 왜 이리 물맛이 밍밍해?!"라는 느낌을 받는다.  

         

7번 샘이다. 저 위 나무 뿌리가 물을 찾아 아래로 뻗어 있다. 바위와 뒤얽혀 있어서 어느 것이 뿌리인지 바위인지 분간하기가 힘든다.

  

8일 동안 지나가면서 본 로도스 섬의 강들은 다 말라있는데 이 계곡은 이렇게 물이 졸졸졸 흐르고 있다. 

 

아래는 물을 막아 일정량의 물을 가둬 놓고 있다.

 

물가에 오리들이 노닐고 있다.

 

로도스 섬의 숲속 오아시스를 4K 영상에도 담아본다.
 
 
이상은 초유스 가족의 그리스 로도스 여행기 5편입니다.
Posted by 초유스
가족여행/그리스2021. 9. 17. 18:00

그리스 로도스 섬 중심도시인 로도스에서 2박을 한 후 다음 숙박지는 공항 근처 테올로고스(Theologos)다. 이유는 에게해 쪽이 지중해 쪽보다 바람이 더 많아서 카이트서핑하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다음날 해수욕도 하고 좋은 카이트서핑 장소를 물색할 겸해서 인근 마을 파네스(Fanes)로 가본다.     

 

청록빛 바다 위에 휙휙 날아가는 카이트도 내 눈길을 끌지 못한다. 바로 이 꽃 때문이다. 오전인데도 모래사장이 맨발로 다니기 어려울 정도로 뜨겁다. 뜨거운 모래사장에 생명을 보존하면서 순백의 꽃을 피우는 모습이 참으로 경이롭다. 바다수선화(sea lily, sea daffodi, pancratium maritimum)다. 카나리아 제도와 지중해 일대에 자생하고 있다. 
 

바다수선화와 촬영놀이를 있는데 가족이 해수욕장을 옮기자고 한다. 여기 에게해 쪽은 바람이 불고 파도가 일어서 일광욕과 해수욕 하기에 부적합하다고 한다.
 

"그러면 어디로?"

"지중해 쪽 안소니 퀸(앤서니 퀸, Anthoy Quinn) 해수욕장으로"

"안소니 퀸이 영화배우 안소니 퀸?"

"맞아."

"그렇다면 '그리스인 조르바'(Zorba the Greek) 영화 주인공이네. 크레타를 배경으로 한 영화인데 어떻게 여기에 그의 이름을 딴 해수욕장이 있지?! 궁금하다. 빨라 가보자." 

 

1990년대 초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살 때 듣고 또 들었던 "조르바의 춤"(1964년 개봉) 시르타키의 주인공의 이름이 안소니 퀸이다.   

   
 
파네스(Fanes)에서 30km 떨어져 있는 안소니 퀸 해수욕장에 도달한다. 주차할만한 공간을 거의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먼지 날리는 주자창은 벌써 차들로 꽉 차 있다. 역시 이름값을 하는 해수욕장임을 쉽게 알 수 있다.
      

규모가 아주 작은 안소니 퀸 해수욕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절경이로다! 사람들이 많이 찾아올 수밖에 없는 해수욕장이다.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매미가 의지해 시끄럽지 않게 울어대는 소나무(pinus bruita, turkish pine)가 바위를 푸르게 하고 하얀 물결 없음이 바다를 더욱 청록빛으로 물들게 한다. 마치 깊은 산속 선녀탕 앞에 서있는 듯하다. 

 

저 해변 바위는 한반도 동해 해변 해수욕장 바위 위로 올라가 물고기가 한가롭게 노니는 것을 내려다보곤 한 내 어린 시절 추억을 불러낸다. 
 

해수욕장은 모래가 아니고 작은 조약돌로 이루어져 있다. 비포장 주차장과 마찬가지로 폭좁은 해변은 이미 다 점령지가 되어 있다.   
 

네 사람이 앉을 만한 작은 빈 공간이라도 찾으려고 일광욕을 하는 사람들 양쪽 사이로 나아간다. 
 

평평한 곳을 지나자마자 울룩불룩하고 때론 날카로운 면을 지닌 바위 덩어리들이 촘촘히 있다. 미끄러운 신발을 싣거나 조심하지 않으면 넘어져서 쉽게 다칠 수도 있겠다. 
 

바닷속에도 바위가 있으니 바다생물 관찰(스노클링)에도 최적이다 물속을 한동안 들여다보고 있으니 색동옷을 입은 듯한 물고기가 바위 틈에서 나와서 돌아다니고 있다.
수영을 즐기는 사람은 수영하다가 물속 바위에 서거나 튀어나온 바위에 앉아서 잠시 쉴 수도 있어 좋다.
 

언덕길에서 내려오면서 오른쪽에 보이는 작은 해수욕장은 라디코 해수욕장(Ladiko beach)이다. 안소니 퀸 해수욕장을 가려면 좌측 방향으로 조금 더 가야 한다.  이 해수욕장이 안소니 퀸이라는 이름을 갖지 전에는 바기에스(Vagies) 해수욕장이었다. 
 
 
안소니 퀸으로 부르게 된 계기는 영화 촬영이다. 리 톰슨 감독의 "나바론의 요새"(The Guns of Navarone) 영화가 1961년 이곳에서 촬영되었다. 이때 지역 주민들이 이 영화의 주인공 안소니 퀸의 이름을 따서 해수욕장 이름을 다시 지었다. 안소니 퀸 해수욕장은 로도스 섬에서 가장 고요하고 아름다운 해수욕장으로 꼽힌다.
 
안소니 퀸 해수욕장의 모습을 4K 아이폰 12 프로맥스로 영상에 담아본다. 
 
 
여행객이니 한 곳에 오래 머물지 말고 인근에 있는 또 다른 해수욕장으로 이동한다. 이곳에서 4km 떨어져 있고 로도스 도시 중심에서는 14km 떨어져 있는 팔리라키 해수욕장(Faliraki beach)이다. 안소니 퀸 해수욕장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띠고 있다. 
 
모래사장은 폭도 넓고 길이도 5km를 넘는다. 방금 아주 작은 해수욕장에 온 터라 엄청나게 더 길어 보인다. 해변따라 쭉 산책할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다.   
 

로도스 섬에서 가장 인기있고 관광지로 개발된 해수욕장이라는 평가가 사실임을 그대로 말해 주고 있다. 자킨토스 섬의 라가나스 해수욕장보다 훨씬 더 번화한 모습이다.

 

공항이 17km 떨어져 있어 많은 유럽 휴양객들이 이곳을 찾는다. 카이트서핑만 아니였더라면 우리도 이곳에 숙소를 정했을 것이다.

 

각종 물놀이기구도 마련되어 있다. 수심도 깊지가 않다. 

 

호텔, 식당, 카페, 술집 등이 즐비해 낮밤을 즐길 수 있다. 한 음식점에 들러 그리스 음식으로 늦은 점심을 먹는다.

 

절경을 지닌 안소니 퀸 해수욕장도 광대한 팔리라키 해수욕장도 이날 여행 추억의 절정 자리를 내줘야 할 일이 생긴다. 식사를 마치고 거리를 산책하는데 한 식당 울타리에 익어가고 있는 대추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나무에 열린 대추를 본 지 실로 얼마 만인가? 한국의 뒷밭에서 자라던 내 어린 시절 대추 그대로다.

 

대추 맛을 알고 있는 요가일래는 한 두 개를 따서 맛을 본다.

"우와, 이 대추가 정말 달다! 그리스에 와서 대추를 따서 먹다니!"

 

이상은 초유스 가족의 그리스 로도스 여행기 4편입니다.
Posted by 초유스
가족여행/그리스2021. 9. 16. 14:50

그리스 로도스의 거상이 있던 곳에서 일출 광경을 조망[관련글은 여기로]한 후 발걸음을 구시가지로 향한다. 로도스 구시가지는 에루살렘의 성 요한 기사단이 점령(1309-1523)해 요새화한 곳이다. 유럽 중세 문화와 이슬람 문화가 어울려 있다. 먼저 이른 아침 구시가지 산책을 하면서 촬영한 4K 영상(삼성 갤럭시 7)으로 로도스 구시가지 모습을 소개한다. 
 
일출 직후 동쪽에서 막 떠오르는 태양의 부드러운 햇살이 부딛히는 석벽을 바라보면서 걷는다. 이 나 홀로 산책에 축복감과 신비감마저 느껴진다. 간간이 청소차 소리를 제외하고는 고요하고 적막하다. 자유의 성문에서 발가는 대로 이 거리 저 거리를 둘러보고 앙부아즈 성문으로 나온다. 그때서야 관광객들이 하나 둘씩 눈에 띈다. 
 
 
로도스 구시가지는 넓은 해자와 높은 성벽 그리고 바다로 둘러싸여 있다. 만드라키 항구에서 가장 가까운 구시가지 성문은 자유의 성문(Liberty Gate)이다. 차도와 인도로 되어 있다.
 

구시가지는 1988년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이슬람 세력에 밀려나서 이곳에 자리잡은 성 요한 기사단은 엄청난 규모로 한동안 난공불락의 도시를 구축했다. 성당, 수도원, 병원, 성채, 성벽, 해자 등을 비롯한 이슬람 모스크 등의 건물들이 좁은 골목길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석벽이 풍화되고 있는 것처럼 유네스코 세계유산 안내판도 낡아가고 있다.   

 

자유의 성문을 통과해 안으로 들어가면 오른쪽에 조그마한 광장이 나온다. 유대인 순교자 광장이다.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로 보내진 로도스 유대인 1604명을 추모하기 위한 곳이다. 이중 살아남은 유대인은 151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건물의 발코니는 사진찍기 명소로 알려져 있다. 이 사진을 나중에 본 아내는 어떻게 발코니에 올라갔는지 몹시 궁금해 한다. 믿거나 말거나 공중부양술으로 올라갔다고 답한다. ㅎㅎㅎ

  

구시가지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조약돌 바닥이다. 조약돌이 아주 촘촘히 박혀 있다. 주로 벽돌이나 큼직한 돌로 축조된 북유럽 구시가지 거리에서는 좀처럼 이런 조약돌 바닥 거리를 만나기 어렵다. 발바닥이 욱신거린다. 발바닥 안마에는 최고다.

  

구시가지에서 가장 관광객들이 범람하는 거리인 기사단의 거리(Street of the Knights, Odos Ippoton)다. 기사단 병원(현재는 고고학 박물관)에서 기사단장 궁전(Palace of the Grand Master of the Knights)까지 거의 일직선으로 뻗어 있다.

 

 

이탈리아-터키 전쟁(1911-1912)에서 승리한 이탈리아가 오스만 제국의 잔재를 제거하고 1930년대 고딕 양식으로 복원을 한 것이다. 사이에 풀 한 포기 없는 길쭉한 석조 고딕 건축물을 보고 있으니 그야말로 남유럽의 중세 시대에 시간여행을 진짜 하고 있음을 확신하게 된다. 

 

이 기사단의 거리 또한 사진찍기 명소답게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다. 이런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보이지 않는 줄을 서야 하고 서로 양보와 이해를 해야 한다.

 

구시가지 내 선물가게나 상점이 많이 있는 소크라테스 거리 쪽으로 가려면 기사단의 거리로 방향을 틀지 말고 곧장 앞으로 쭉 가면 된다.

 

8월 하순 로도스 구시가지는 한마디로 코로나바이러스 시대가 완전히 지나간 듯하다. 단체 관광객들이 여기저기 뭉쳐서 안내사와 함께 둘러보고 있다.

 

다른 날 늦은 오후에 구시가지 산책을 또 한다. 이번에는 앙부아즈 성문으로 들어가 자유의 성문으로 나온다. 먼저 아이폰 12 프로맥스로 촬영한 영상으로 구시가지 모습을 소개한다.  
 
 

 

로도스 구시가지로 들어가는 성문은 모두 11개다. 그중에 가장 웅장하고 멋진 성문은 앙부아즈 성문이다. 요새를 둘러싸고 있는 폭넓은 해자 위에 세워진 돌다리를 건너야 닿을 수 있다. 이 성문은 1512년 기사단장 앙부아즈에 의해 건설되었다. 

 

도시를 더 강력하게 보호하기 위해 성문 양쪽으로 세운 둥근 탑이 인상적이다. 문 석벽 위 하얀 대리석에는 기사단장 앙부아즈의 문장이 새겨져 있다.

   

앙부아즈 성문을 통과했다고 해서 도시가 곧바로 나오는 것은 아니다. 이를 통과한 후에도 세 개의 성문을 더 지나야 비로소 도시 내부 접근이 가능하다. 두 번째 성문의 목재가 세월 흐름을 잘 말해주고 있다. 밑은 썩어서 일부 사라졌다. 문 너머 보이는 건물이 기사단장 궁전이다.  

 

사암 성벽이 풍화되어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조개 등 어패류와 작은 돌이 뒤섞여 있다.

 

로도스 구시가지의 핵심은 성 요한 기사단장 궁전이다. 원래 이곳은 태양의 신 헬리오스 신전 기초에 세워진 비잔틴 양식의 요새가 있었다. 성 요한 기사단이 이 요새를 개조해 기사단장 궁전으로 그리고 16세기부터 오스만 제국이 요새로 사용했다.

 

전쟁과 지진 등으로 심하게 손상되었으나 이탈리아가 이곳을 점령할 때 복원해서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3세의 별장으로 활용했다. 1948년 그리스로 양도되었고 그리스는 이곳을 박물관으로 개조해 일반인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두 가지가 놀랍다. 먼저 박물관 개장 시간이 상당히 이르고 늦다는 것이다. 아침 8시에 열고 저녁 8시에 닫는다. 발트 3국 박물관들은 보통 10시에 개장한다. 다른 하나는 대학생 입장료가 없다는 것이다. 이는 유럽연합 회원국 대학생들에게도 해당된다.

 

궁전 성인 입장료가 6유로다. 10유로짜리 복합입장권을 구입하면 네 군데를 다 방문할 수 있다. 네 군데는 기사단장 궁전, 고고학 박물관, 성(城) 성모 성당, 장식 예술 박물관이다. 시간적 여유가 있는 사람은 복합입장권을 사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다.

 

표를 구입해서 안으로 들어가면 직사각형의 넓은 마당이 나온다. 이 마당을 가로질러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전시실이 나온다. 순서대로 보고 밖으로 나와 다시 마당을 가로질러 입구 쪽에서 오른쪽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윗층 전시실을 둘러볼 수 있다.

 

책에서만 볼 수 있었던 고대 그리스 토기 유물들을 이렇게 직접 볼 수 있다니...

 

목재 바닥이 주를 이루는 북유럽 발트 3국에서는 볼 수 없는 모자이크 바닥이다. 방수 시멘트와 작은 조약돌로 이루어져 있다.   

 

방마다 이런 모자이크로 바닥이 장식되어 있다.

 

복원하기 전 폐허가 되어 있는 궁전의 모습이다.

 

궁전을 둘러보면서 창문을 통해 밖의 구시가지를 감상하는 재미도 솔솔하다. 중세 시계탑과 모스크 첨탑이 보인다. 시간 속 기사단과 오스만의 공존을 말해주는 듯하다.

 

 

성 요한 기사단의 병원이었던 자리에 현재 고고학 박물관이 운영되고 있다. 1440년에 짓기 시작해 1489년에 완공된 대병원이었다. 이때 조선은 세종, 문종, 단종이 통치하던 시대다.  

 

2층 방마다 로도스와 인근 섬에서 발견된 고대와 중세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기원전 1세기에 조각된 웅크려 씻고 있는 아프로디테(비너스) 상이다.

 

구시가지 성벽은 비잔틴 제국 시대의 방어벽 위에 세워졌다. 성 요한 기사단에 의해 보수되고 증축 추가되었다. 총 4킬로미터에 이른다. 군데군데 옹성과 방어탑을 구경하면서 성벽 해자를 따라 쭉 산책해본다. 

 

난공불락의 이 성벽도 결국엔 16세기 초 오스만 제국에 의해 무너졌다. 성벽 해자 산책을 4K 영상에 담아본다.
 
 
이렇게 2박 3일 체류하는 동안 로도스 구시가지를 세 번이나 둘러보았다.
 
이상은 초유스 가족의 그리스 로도스 여행기 3편입니다.
Posted by 초유스
가족여행/그리스2021. 9. 14. 15:51

그리스 로도스 도심에 있는 엘리 해수욕장(Elli Beach)를 거쳐 구시가지 쪽으로 발길을 돌리면 만드라키(Mandraki) 항구가 한눈에 들어온다. 고대 그리스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져 내려온 유서깊은 로도스의 주요 항구임을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사슴 한 쌍의 조각상 너머에 크고 작은 유람선과 요트가 정박하고 있다. 높은 종탑과 거대한 성벽이 보이니 비로소 이제 고대와 중세 도시 로도스 구시가지에 와 있음을 실감한다.  
 

로도스의 상징 중 하나인 곳이 바로 여기다. 지금은 높은 기둥 위에 작은 숫사슴(Elefos)와 암사슴(Elafina) 조각상이 있다. 고대에 이곳에는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로도스의 거상(Clossus of Rhodes)이 이곳에 세워져 있었다고 추정된다. 

 

고대 로도스 사람들이 키프러스의 지배자와 싸워 이긴 것을 기념하기 위해 이곳에 그리스 태양신 헬리오스(Helios)의 거대한 동상을 세웠다고 한다. 높이가 33미터에 달했다고 한다. 기원전 226년 대지진으로 무너져 아직 복원되지 않았다. 정확한 위치는 여전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두 사슴 자리에 헬리오스 발이 쩍 벌려 서 있던 장면을 상상하는 동안에도 이 두 사슴 사이로 유람선이 끊임없이 들어오고 나간다.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는 숫사슴 조각상 주변은 묵묵히 기다림을 즐기는 낚시인들의 놀이터다. 

 

건너편에는 암사슴 조각상이 있고 그 뒤에는 보이는 건물은 어부들의 수호성인인 성 니콜라오스 요새다. 지금은 등대로 사용되고 있다.   

 

만드라키 항구는 로도스 남쪽 최대 관광명소인 린도스(Lindos)와 인근에 있는 또 다른 섬 시미(Symi) 섬 등으로 출발하는 관광 유람선들의 정박소다.

 

해변을 따라서 요새 쪽으로 쭉 걸어가본다. 관광 유람선의 표를 파는 사람들이 연이어서 말을 걸어온다. 참고로 엘리 해수욕장과 만드라키 경계 지점에서 암사슴 조각상까지 도보로 걸린 시간은 약 20분이다.   

 

 

성 니콜라오스 요새다. 항구 입구에서 고대와 중세 도시를 보호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음을 알 수 있다. 가는 길에는 중세 시대 풍차 세 대가 나란히 세워져 있다. 도보 촬영을 하느라 아쉽게도 카메라에 담지 못했다. 

 

숫사슴 조각상 뒤에 있는 고딕 양식을 띤 성당은 정교회 성모 마리아 영보 대성당이다. 이탈리아 점령 시대인 1920년대에 로마 가톨릭 대성당으로 세워졌다가 1948년 다시 그리스 땅이 되자 정교회 대성당이 되었다. 

 

암사슴 조각상이다. 조각상의 사슴은 이곳 로도스 섬에서 서식하고 있는 다마사슴(dama dama deer)이다. 이곳까지 오려면 구시가지 쪽에서 10여분의 발품을 팔아야 한다. 

 

정박된 유람선 뒤 하얀 건물은 식당, 기념품가게 등이 즐비한 새로운 아고라(Nea Agora)다. 그 뒤에 우뚝 솟은 건물이 1309년에서 1523년까지 이곳을 다스리던 기사단장의 궁전(가족 여행기 3편 내용)이다.

 

어디를 여행가든 그곳에서 일출과 일몰 조망을 즐긴다. 다음날 6시 30분경이 일출시각이라 숙소에서 나와 분홍빛 여명을 쫓아서 발걸음을 재촉한다. 

 

 

상쾌한 바람을 맞으면서 사람도 차도 없는 고요적막한 거리를 걸으니 "아, 이래서 사람들이 새벽 산책을 좋아하는구나!"라고 새삼스럽게 확신하게 된다.   

 

여전히 하얀빛을 발하는 가로등이 성모 영보 대성당을 밝히고 있다.

  

성 니콜라오스 요새의 하얀빛 가로등도 서서히 그 위력을 잃어가고 있다. 6시 25분 숫사슴 조각상 앞에서 자리를 잡는다. 나침반 앱을 통해 일출 방향 동경 75도 쪽으로 카메라를 고정시켜 놓고 잔잔한 파도소리를 들으면서 하루 태양의 탄생을 기다린다. 

 

하얀빛 가로등이 꺼지고 동쪽 분홍빛 하늘에 붉은 점이 모습을 막 드러내자 비둘기 한 마리가 푸드덕 날아간다. 

  

로도스의 거상(크로이소스의 거상) 자리에서 맞는 일출 광경을 사진에 담아본다.

 

 

일출 광경을 4K 영상에도 담아본다.
 
 
멋진 일출을 조망했으니 로도스 여행을 벌써 다 만끽한 듯한 기분으로 발걸음을 로도스 구시가지 쪽으로 향한다.
 
이상은 초유스 가족의 그리스 로도스 여행기 2편입니다.
Posted by 초유스
가족여행/그리스2021. 9. 11. 00:52

6월 중순 백신여권(백신접종증명서)으로 그리스 자킨토스를 다녀왔다(자킨토스 가족여행기 18편). 여름방학이 끝나기 전인 8월 하순 어디론가 또 여행을 가고자 한다. 이번에는 식구 4명이 함께 하기로 한다. 어디로 갈까가 고민이다. 6월에 다녀온 그리스가 마음에 들어 일단 그리스로 정한다. 이미 2명은 코르푸(Koffu)를 다녀왔고 2명은 자킨토스(Zakynthos)를 다녀왔다. 그래서 4명이 다 안 가본 곳을 선택한다. 

 

아테네, 케팔로니아, 크레타, 로도스, 산토리니, 타도스 등 아직 가보지 않은 것이 그리스의 관광지가 많다. 최종적으로 큰딸의 취미인 카이트서핑에 적합한 곳을 선택하기로 의견을 모은다. 그리스 도데카니사 제도의 역사적 행정적 중심인 로도스(Rhodes, Rodos, Rodi)다. 이 섬의 남쪽 극점에 있는 프라소니시(Prasonisi)는 유럽에서도 손꼽히는 카이트서핑 명소다.
 
로도스는 크레타 섬에서 북동쪽에 자리하고 터키와 매우 근접해 있다. 그리스와 키프로스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다. 인구는 11만명이다. 로도스로 여행간다고 하니 고대 그리스인들이 말한 세계 7대 불가사의 가운데 하나인 로도스 거상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로도스에서 추정되는 거상의 자리에 꼭 가봐야지...
 
참고로 그리스인들이 꼽은 세계 7대 불가사의는 대피라미드, 바빌론 공중 정원, 알렉산드리아 등대, 에페소스 아르테미스 신전, 마우솔로스 영묘, 올림피아 제우스상, 로도스 거상이다. 아래 지도에서 로도스(Rhodes)의 지리적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여행지를 결정했으니 이제는 항공편을 알아본다. 저가항공사 라이언에어(Ryanair)가 리투아니아 카우나스에서 로도스까지 직항을 운행하고 있다. 여행짐을 최소한 챙겨 25cm x 40cm x 20cm 규격의 가방에 각자 담고 카이트서핑 용품을 위해 수화물 운송료를 따로 지불한다.
 
공항 탑승 대기실은 마스크 착용만 없다면 코로나바이러스 시대 이전의 모습과 비슷하다. 이날 카우나스 공항은 비행기 탑승을 위해 따로 버스를 타지 않고 걸어서 곧 바로 비행기에 탑승한다. 좌석을 따로 구입하지 않아서 무작위로 받았는데 비상구 옆이다. 다리를 쭉 뻗을 수 있고 또한 창문을 통해 이륙과 착륙을 확 트이게 볼 수 있다.
 

 

세 시간 비행 후 석양이 비치는 로도스 섬이 시야에 들어온다. 하얀색 건물이 주를 이루고 있는 로도스 도시를 내려보고 있으니 정말 이렇게 그리스에 또 왔구나라고 느껴진다. 대형 크루즈가 항구에 정박해 있고 구시가지는 녹색나무 띠로 둘러싸여 있고 삼각형으로 뻗어나온 도심 엘리 해수욕장(Elli Beach)은 회갈색빛이다.

 

비행기가 활주로 사뿐히 내려 착륙장에 도착하자 비행기 날개 너머에 노란 해가 붉은 노을을 만들면서 지고 있다. 6월 중순 그리스에 입국할 때는 승객 한 명씩 입국심사를 세심하게 했는데 이번에는 여권이나 백신여권 그리고 거주지신고서를 거의 확인하지 않고 질서만 통제하고 있다. 한꺼번에 여러 비행기에서 관광객들이 쏟아져 들어온다. 코로나바이러스 없는 사람 붐비는 기차중앙역처럼 보인다. 

 

렌트카 회사에서 마중을 나와 렌트카 사무실까지 안내한다. 숙소가 있는 로도스까지 가는 밤길이 참으로 고생스럽다. 구글지도가 안내하는 길이 공항 인근 도심을 통과하는데 주말 저녁이라 상인들을 위해 통행금지가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리저리 때론 좁은 도로 때론 비포장도로를 따라 힘들게 그 지역을 벗어난다. 아. 낯선 지역에서 밤길은 참 험난하구나!!!
 
 
이틀 묵을 숙소는 로도스 구시가지를 걸어서 둘러볼 수 있는 곳으로 정한다. 조식이 포함된 호텔인데 상당히 만족스럽다. 에어컨을 사용할 때는 1박에 방당 숙박료와는 별도로 지불해야 한다. 배정 받은 방이 6층이다. 그리스는 0충부터 시작한다. 즉 6층이 7층이다. 창문을 열어놓으니 에게해에서 시원한 바람이 방안으로 쏴쏴 들어와 굳이 에어컨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8월 하순인데 낮과 밤의 온도 차이가 거의 없다. 섭씨 25-30도다.

 

호텔 투숙절차를 마치자 밤 10시가 된다. 늦은 저녁을 먹는다. 물론 식당에 따라서 다르지만 대체로 자킨토스보다 로도스가 음식이나 술이 2-3유로 더 비싸다. 주요리만 시켜도 자킨토스 식당 대부분은 전식과 후식을 무료로 제공하는데 이곳 로도스 식당 대부분은 주문한 음식만 나온다. 
 
8일 동안 여행하면서 여러 식당을 다녔지만 후식을 무료로 제공한 식당은 딱 한 군데다. 그리스의 수박과 포도를 얼음과 함께 내놓는다. 제철인 포도는 참으로 달콤하다.  

 

다음날 호텔 조식 식탁 위 안내문이 눈길을 끈다. "음식은 여기서 드시고 가져가지 마세요." 투숙객들이 제법 많다. 빈 자리를 두리번거려야 할 정도다. 음식은 만족스럽다.    
 

로도스 섬 여행에서 가장 먼저 가본 곳은 도착 다음날 오전 엘리 해수욕장(Elli Beach)이다. 먼저 숙소 인근에 있는 디아고라스(Diagoras) 동상이 있는 광장부터 시작한다. 이곳 출신인 디아고라스는 기원전 5세기 고대 그리스의 권투선수다. 고대 올림픽에서 두 차례 권투에서 우승을 했고 그의 세 아들 또한 올림픽 챔피언이다. 두 아들이 올림픽에서 우승한 아버지를 태우고 있다.

 

에게해에 연해 있는 조약돌 해변을 따라 북동쪽으로 쭉 걸어간다. 군데군데 해양산(파라솔)이 설치되어 있고 아직 사람들이 거의 없는 한가한 때다. 이날 에게해는 파도가 거세다. 
 

북동쪽으로 갈수록 조금씩 사람들도 늘어나고 해양산 개수도 많아진다. 해변의자 두 개를 하루 종일 사용하는 비용이 3유로라는 안내문이 보인다. 이는 같은 해수욕장일지라도 에게해 해변 쪽은 지중해 해변 쪽보다 사람들이 덜 찾아온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구시가지에서 좀 더 떨어져 있고 수심이 깊고 또한 오늘처럼 파도가 세기 때문일 것이다.

 

걸어온 길을 되돌아본다. 엘리 해수욕장에서 지형적으로 혀끝에 해당되는 에게해 해변쪽은 텅 비어 있다. 조약돌로 뒤섞인 해수욕장이다. 

 

에게해 혀끝쪽을 돌아 지중해로 돌아서니 갑자기 일광욕을 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해수욕을 하는 사람도 눈앞에 나타난다. 이곳은 파도부터 잔잔하다. 어디를 가든 이곳의 바닷물은 수정같이 맑다.

 

이날 거센 물결에 파도타기를 즐겨하는 사람에게는 에게해 쪽이 좋고 잔잔한 파도에 수영하기를 즐겨하는 사람에게는 지중해 쪽이 좋다. 전자는 한적한 곳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에게 좋고 후자는 북적거림을 즐기는 사람에게 좋다. 이렇게 엘리 해수욕장은 두 얼굴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저 바다 건너 희미하게 보이는 산이 바로 터키 땅이다. 파란색 단색의 하늘에 한가롭게 날아다니는 알록달록 수상 낙하산을 바라보면서 조약돌에 지친 발바닥을 한동안 쉬게 한다.

 

 

귀중품 지키기를 아내와 교대하고 나도 바다로 첨벙한다. 수영하면서 바다를 향해 얼마 가지 않았는데 발가락 끝이 바닥에 벌써 닿지를 않는다. 바닷물이 매우 짜니 조금만 사지를 움직여도 물에 떠있기가 용이하다. 

 

엘리 해수욕장의 명물 중 하나가 바다 한가운데 있는 뛰어들기 시설(다이빙대)이다. 해변에서 수영으로 도달한다. 시간적 여유가 있었더라면 용기 내어 한번 뛰어내려 봤을 텐데 말이다. 해수욕장에 보이는 밝은 노란색 건물이 로도스 수족관이다.  

 

만드라키(Mandraki) 항구 근처에서 바라본 엘리 해수욕장 전경이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다양한 색깔의 해양산이 지중해 해변에 펼쳐져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임에도 이곳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다.

 

구시가지 인근 있는 해수욕장이라 관광객들이나 주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해변 따라 식당, 카페, 술집, 호텔 등이 즐비하다. 우리는 다음 행선지인 만드라키 항구와 구시가지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디아고라스 동상 광장부터 만드라키 항구 시작점까지 쭉 걸어본 엘리 해수욕장을 4K 영상에 담아본다. 도보로 약 40분이 소요된다.
 
 
이상은 초유스 가족의 그리스 로도스 여행기 1편입니다.
Posted by 초유스
가족여행/그리스2021. 9. 7. 15:12

꽃이나 화초를 좋아한다. 어릴 때 사랑방에서 천장까지 자라오른 바나나나무가 생각난다. 이번 그리스 자킨토스에서 6월 중순에 만난 화초를 소개한다. 우선 인상적으로 다가온 것은 거리의 인도 화초다. 사람 다니기도 버거울 정도 좁은 인도에 사람들이 화초를 가꾸고 있다. 어떤 나라에서는 사람들의 거리 통행에 방해가 된다고 화분을 철거하라는 민원이 제기될 법도 하다.    
 

라가나스 어느 호텔 마당에서 본 화초다. 시멘트 화분에서 고이 자라던 나무가 점점 크져 마침내 단단한 시멘트 화분 마저 깨부수고 말았다.  

 

화려한 분홍색 꽃이 가장 흔히 보인다. 이 꽃의 이름은 유도화 또는 협죽도(nerium oleander)이다. 지중해 연안 나라들에서 담장, 정원 등 관상용으로 많이 기르고 있다. 한국 제주도에서도 자생한다고 한다. 떨어져서 잎은 대나무잎 닮았고 꽃은 덩쿨장미꽃을 닮았다. 

 

숙소가 있는 호텔로 가는 거리에는 거의 집집마다 협죽도가 피어 있다.

 

진 꽃, 지는 꽃, 피는 꽃, 필 꽃이 공존하고 있다.

  

꽃향기가 좋아 코끝을 꽃잎까지 대면서 향기를 맡아본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협죽도는 강한 독성을 지니고 있는 식물이다. 독성분은 주로 잎에 분포되어 있고 꽃이 필 때 최고조에 이른다. 

 

협죽도는 붉은색 꽃도 있고 흰색 꽃도 있다.

 

화려한 아름다움과 향기로운 냄새를 지니고 있는 이 협죽도가 사람과 가축에게 해를 입힐 정도로 독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은 금시초문이다. 그래서 낯선 곳에서 낯선 식물은 늘 조심해야 할 대상이다. 불빛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꽃이다.   

 

어릴 때 한국 시골집 담장에서도 자라던 무화과다. 

 

올리브 열매다. 

 

모래에서도 잘 자라고 있는 건생식물이다.

 

거대한 벌이 건생식물 꽃에서 꽃물을 빨고 있다.

 

선인장 백년초가 노란꽃을 피우고 있다. 

한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분꽃이다.

 

길을 가다 어디서 코에 익은 아주 은은한 향기가 나기에 냄새를 따라 가본다. 할아버지 수염 달린 듯한 인동덩굴(인동초 인동) 꽃이다. 어릴 때 시골집 담장에 자라던 그 인동덩굴을 이곳 그리스에서 다시 보다니... 꽃물이 달콤해 꽃을 따서 쭉쭉 빨곤한 어린 시절이 눈앞에 선하다.  

 

담벼락에 바짝 붙어 자라고 있는 어린 협죽도가 밝은 분홍꽃을 피우고 있다.    

 

이상은 초유스 가족의 그리스 자킨토스 여행기 18편입니다.
Posted by 초유스
가족여행/그리스2021. 9. 7. 15:11

그리스 자킨토스 섬을 여행하는 동안 숙소는 휴양지로 유명한 라가나스에 정한다. 매일 섬에 산재해 있는 해수욕장을 찾아서 시간을 보낸다. 이날은 남서쪽에 위치한 케리 해수욕장(Keri Beach, Limni Keriou)을 찾아가본다. 숙소에서 10km 떨어진 곳에 있다. 가는 길을 4K 영상에 담아본다.

구글 지도 위치: https://goo.gl/maps/djvDfPjHEBKATQa46

 

 

케리 마을은 1953년 이오니아 제도 지진 때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곳 중 하나다. 대부분 자킨토스 해수욕장처럼 이곳 해수욕장도 수심이 얕다. 가장 큰 차이점은 자갈 투성이라는 것이다. 신발을 벗고 길지 않은 해변따라 가면 절로 발바닥 안마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바다 가운데 보이는 섬이 거북섬으로 불리는 마라토니시(Marathonisi) 섬이다. 특히 라가나스만 이곳에서 보호되고 있는 바다거북(Caretta Caretta)을 영락없이 닮았다. 케리에서도 거북섬 관광 상품을 이용할 수 있다. 

 

이 섬은 무인도로 자연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다. 모래해변은 바다거북이가 알을 부화하는 장소다. 이곳의 동굴은 해양생물 관찰(스노클링)의 명소다. 

     

해변 폭이 좁을 뿐만 아니라 온통 둥글둥글 동글동글 조약돌이다. 

 

조약돌 위로 자글자글 촤르르르 바닷물이 구르는 소리가 들린다. 참으로 오랜만에 듣는 소리다.

 

 

 

동쪽으로 갈수록 몽돌의 크기가 굵다. 맨발로 걷기가 이 부분은 불편하다. 물기 없는 몽돌은 낮의 햇볕의 온기를 여전히 간직하고 있어 따뜻하다. 등을 대고 누워서 떠다니는 요트와 거북섬을 한동안 지켜본다.

 

해변 따라 걸어가면서 케리 해수욕장을 4K 영상에 담아본다.

 

 
이상은 초유스 가족의 그리스 자킨토스 여행기 17편입니다.
Posted by 초유스
가족여행/그리스2021. 9. 7. 04:56

아기오스 니콜라오스(Agios Nikolaos) 마을은 자킨토스 도시에서 북서쪽으로 32km 떨어져 있다. 행정 구역상 볼리메스(Volimes)에 속한다. 동일한 이름으로 자킨토스 최남단 부분에 있는 세인트 니콜라스(Saint Nicholas, Agios Nikolaos 아이오스 니콜라오스: 세인트 니콜라스 해수욕장에서 그리스 국기를 알아보다)는 행정 구역상 바실리코스(Vasilikos)에 속한다.   

 

 

북서쪽에 있는 아기오스 니콜라오스 마을은 50여명이 사는 아주 작은 마을이지만 자킨토스 섬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여름철 자킨토스 도시 항구과 함께 케팔로니아 섬에 있는 페사다(Pessada)와 연결하는 연락선(페리) 선착장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곳에서 유명한 나바지오 해수욕장으로 관광객을 실어나르는 보트가 출발한다.  

구글 지도 위치: https://goo.gl/maps/DgganKkvAjPEo7pP8

 

이 마을로 가는 도로 양 옆으로는 오래된 올리브 나무들이 도처에 자라고 있다. 또한 원추형으로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아있는 사이프러스(지중해 측백나무)도 쉽게 볼 수 있다.

 

마을에 도착하자 제일 먼저 눈에 확 들어온 것이 간판이다. 난파선 해변(나바지오 해수욕장)과 파란동굴 관광 표구입을 안내하는 간판이다. "Tickets 티켓을"이다. "티켓들"을 "티켓을"로 쓴 것일까? 아니면 "티켓을 (여기에서 구입할 수 있습니다)"를 줄인 것일까?
 
아무튼 이곳에서 한글을 만나니 반갑다. 코로나바이러스 이전에 한국인 관광객들이 이곳을 통해 "태양의 후예" 촬영지를 많이 찾았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준다.     
 

해변 식당 마당 위를 덮고 있는 포도나무에는 포도알이 영글고 있다. 도로변을 장식하고 있는 하얗게 칠한 화분에 피어난 꽃이 더욱 발갛게 보인다.

 

가운데 섬 이름도 마을 이름과 같다. 바람으로부터 항구를 보호하고 있다. 하얀 자갈로 이뤄진 작은 해수욕장이다. 늦은 오후라 거의 텅 비어 있다.

   

해수욕장 오른쪽 남쪽으로 갈수록 작은 자갈은 돌덩이로 바뀐다. 정박해 있는 요트와 배들이 바람따라 이리저리 자리를 이동하고 있다.

 

바람놀이하는 붉은 배 세 척을 한참을 지켜본다.

 

 

 

대형요트는 바람따라 홀로섬을 시야에서 가리고 보여주기를 반복하고 있다. 

 

아기오스 니콜라오스는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해수욕장이자 포구다. 하얀색과 파란색 일색인 그리스 바다에 빨간색 배가 더욱 돋보인다.

 

여행 중 사진찍기만을 좋아하는데 여기서 한번 찍혀본다.

 

이상은 초유스 가족의 그리스 자킨토스 여행기 16편입니다.
Posted by 초유스
가족여행/그리스2021. 9. 7. 04:55

알뤼카나스 해수욕장을 떠나 굽이굽이 해안도로를 따라 북쪽에 있는 아기오스 니콜라오스 항구로 가다보면 유황 냄새가 점점 강하게 코를 찌른다. 고개를 돌아 밑으로 가다보면 갑자기 오른쪽 앞에 새롭게 단장한 듯한 주차장이 나온다. 분명 근처에 명소가 있을 것만 같다. 여기가 바로 크씨기아(크시기아) 유황 해수욕장(Xigia sulfur beach)이다.
구글 지도 위치: https://goo.gl/maps/YRUGuzKV5fkDnhCh9 

 

 

같은 이름으로 유황 해수욕장이 둘이다. 지도에서 밑에 있는 첫 번째 해수욕장은 도로에서 조금 떨어져 있고 다른 하나는 위에 있는데 도로 옆에 있다. 후자가 차로 접근하기가 용이하다. 우리가 들런 곳은 도로 옆에 있는 두 번째 해수욕장이다. 남쪽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는 방향 도로에서는 이 해수욕장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곳 주차장은 자킨토스에 드물게 있는 사설이라 유료다. 젊은 주차요원이 다가와 주차권을 내밀자 오래 머물지 않고 잠시 다녀올 것이라고 주차비를 받지 않는다. 그리스는 융통성이나 이해심이 있는 사람들이 여전히 살고 있는 나라이구나를 자킨토스에서 여러 번 체험하고 있다.  

 

주차장 끝지점으로 가면 감탄을 절로 자아내는 멋진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깎아내린 듯한 절벽에 푹 안긴 아주 작은 해수욕장이다. 유황 냄새가 더욱 심하다. 말 그대로 비경이다. 자고로 보물은 숨어 있어야 더욱 빛나는 법이다.    

 

하얀 자갈과 모래가 뒤섞인 해수욕장이다. 청록빛 바닷물이 다른 해수욕장에 비해 탁해 보인다. 이유인즉 이 바닷물에 유황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청록빛 바다가 하얀빛을 띠고 있다.

 

유황은 항암작용뿐만 아니라 피부병, 염증제거, 살균작용, 당뇨병, 뼈강화 등에 효능이 있다고 한다. 이런 천연유황 바다에 몸을 담그지 않을 수가 없다.

 

자킨토스에 있는 여러 해수욕장과는 달리 여기는 해변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갑자기 수심이 깊어진다. 탁해 보이지만 물은 깨끗하다. 물이 다소 차가운데 오히려 다른 해수욕장에서 느낄 수 없는 신선함과 쾌적함을 주고 있다.

 

해변 절벽 그늘에서 여러 가족들이 자리를 차지해 한가함을 즐기고 있다. 구석진 곳에는 작은 매점이 있다. 음식은 절벽 위에 있는 식당이 바구니에 담아서 줄을 이용해서 밑으로 내려보낸다.

 

물 속에서 솟아난 작은 바위가 조류의 발로 보인다. 독소리나 칠면조가 물밑에 있는 무엇인가를 찾고 있는 듯하다.

 

노천에서 동굴 속 안의 모습을 보는 듯하다.

 

억겁의 세월이 빚어낸 주름지고 튀어나온 바위의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다. 
 
파란 하늘, 직각에 가까운 암석 절벽, 청록빛과 하얀빛이 섞인 고요한 바다... 
오랜 시간 아무 생각 없이 그저 바라만 보면서 머물고 싶은 곳이다.
 

생존 수영의 정수인 누워뜨기다. 두 다리를 쭉 뻗고 두 팔을 뻗어도 가라앉지를 않는다. 두 손과 두 발이 밖으로 드러나 있어도 말이다.

  

천연유황 해수욕장에서 수영하고 나오니 한동안 온몸이 미끈하고 썩은 달걀 냄새를 뿜어내고 있다. 다음 행선지인 아기오스 니콜라오스 항구로 향한다. 
 
 
이상은 초유스 가족의 그리스 자킨토스 여행기 15편입니다.
Posted by 초유스
가족여행/그리스2021. 9. 6. 05:03

그리스 자킨토스에 있는 알뤼카나스(알리카나스) 해수욕장(Alykanas beach)은 이미 소개한 칠리비(Tsilivi) 해수욕장과 비슷하다. 얕은 수심, 길쭉하게 뻗어있는 모래사장, 청록빛 바닷물, 물놀이 기구 등등...

구글 지도 위치: https://goo.gl/maps/tH9pen2b8FUa3VtUA

 

 

케팔로니아 섬과 나바지오 해수욕장으로 가는 항구가 있는 아기오스 니콜라오스(Agios Nikolaos) 향하는 도로 언덕에서 잠시 쉰다. 밑으로 내려다보면 말들이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고 해변쪽 오래된 올리브나무와 언덕쪽 새로운 올리브나무들이 공존하고 있다. 원추형으로 우뚝 솟아있는 나무가 사이프러스(지중해 측백나무)다. 

 

언덕에서 바라보이는 알뤼카나스 전경이다.   

 

고운 모래사장이 폭넓게 펼쳐져 있다.

 

 

파란 하늘과 바다, 하얀 구름과 파도가 그리스 국기 색깔을 떠올리게 한다. 

 

바다 건너 보이는 섬이 케팔로니아다. 

 

수정같이 맑은 바다가 깊지 않아서 어린이들이 물놀이하기에도 딱 좋다.    

 

텅 빈 백사장에 한 사람이 침대의자에 누워 일광욕을 즐기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시대 관광업계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듯하다. 바닷물 속 검은 물체는 야자수 잎이다. 
 

해변따라 쭉 걸어본 알뤼카나스 해수욕장을 4K 영상에 담아본다.
 
 
이상은 초유스 가족의 그리스 자킨토스 여행기 14편입니다.
Posted by 초유스
가족여행/그리스2021. 9. 6. 04:50

그리스 자킨토스 여행 중 주로 해수욕장을 찾아서 일광욕과 해수욕을 즐겨본다. 오늘은 동쪽 해안선에 있는 칠리비(트실리비) 해수욕장(Tsilivi beach)을 소개한다.
구글 지도 위치 Tsilivi beach: https://goo.gl/maps/GKrBxCKqD1JLg2tq8

 

자킨토스 중심도시에서 7km 떨어져 있는 칠리비 해수욕장으로 가는 도로 양옆에는 포도밭과 올리브나무밭이 도열해 있다. 도착하면 길쭉하게 뻗어있는 해수욕장이 한눈에 쫙 들어온다. 대부분 자갈이 섞여 있는 모래사장이다. 수심이 얕아서 아이들이 놀기에도 좋다. 다양한 물놀이 기구도 준비되어 있다. 

 

반대쪽에서 작은 항구가 있는 데까지 걸어본다. 약 20분이 소요된다.   

 

해변을 따라 호텔이나 식당 등이 즐비하다. 

 

바다 넘어 보이는 섬이 케팔로니아(Kefalonia, Cephalonia)다. 그리스에서 여섯 번째로 큰 섬이다. 언젠가 저 섬에서도 휴가를 보낼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어디를 가든 펄럭이는 그리스 국기를 자주 볼 수 있다. 해수욕장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해수욕장의 폭이 상당히 넓다. 저 텅빈 해변 침대의자에 사람들이 가득 찰 날이 하루속히 오길 바란다.  

 

수심이 얕지만 바람이 불면 파도가 심히 넘실거린다. 한가로운 수영하기보다 파도타기를 더 좋아하는 사람들은 라가나스만 해변 해수욕장보다 동쪽 해변 해수욕장을 권한다. 

   

쭉 걸어가면서 칠리비 해수욕장을 4K 영상에 담아본다.

 

 
이상은 초유스 가족의 그리스 자킨토스 여행기 13편입니다.
Posted by 초유스
가족여행/그리스2021. 9. 5. 16:05

그리스 자킨토스 동쪽 해안선에 위치한 포로토 조로 해수욕장(Porto Zorro Beach)을 소개한다. 자킨토스 어디를 가든 바닷물은 수정처럼 깨끗하다. 발트 3국에 접해 있는 발트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청록빛 바다가 이국적인 정취 속에서 지금 여행을 하고 있음을 상기시켜 주고 있다. 

구글 지도 위치 Porto Zorro Beach https://goo.gl/maps/tdsKF5aqdGvnJpPeA

 
 
이 해수욕장은 인근에 있는 세인트 니콜라스 해수욕장처럼 규모가 작고 모래사장이다. 호텔이 운영하고 있는 해양산(파라솔)이 해수욕장 좌우를 가득 메우고 있다.  

 

바다와 산 사이에 있는 해수욕장의 폭은 좁다. 그늘 없는 모래사장에서 선크림을 바르고 일광욕을 하기엔 모래가 너무 뜨겁고 햇볕이 워낙 따갑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용료를 내거나 음료를 주문해서 해양산 아래 자리를 잡는다. 해양산 아래 의자 두 개 사용료가 하루 종일 7유로다.

 

모래 해수욕장이지만 해변쪽으로 갈수록 자갈이 섞여 있다. 바닷물 속에도 자갈이 많이 섞여 있다. 저 멀리 수평선 넘어 희미하게 보이는 곳이 그리스 펠로폰네소스 반도다. 

 

포로토 조로 해수욕장 전경의 압권은 비록 작지만 바위섬 여러 개가 해변에 인접해 있다는 것이다. 윗부분은 초록 식물이 마치 머리카락처럼 바위를 덮고 있다. 이 바위섬들이 해수욕장에 운치를 더해주고 있다.

 

바위섬 쪽이 궁금해 가보지 않을 수 없다. 다른 해수욕장에 비해서 많은 사람들이 밀집해 있다. 걸어가는 해수욕장을 4K 영상에 담아본다.

 

 

 

바위섬 사이로 바라본 포로토 조로 해수욕장이다. 바닷물 속에도 바위들이 있어서 이에 의지하는 바다생물을 수중 관찰하기(스노클링)에도 아주 좋은 해수욕장이다. 

 

마치 사자나 챔팬지 한 마리가 해수욕장의 안전을 지키는 듯하다. 

 

바위섬 뒷편을 바라보니 사람들이 등에 무엇인가를 바르고 있다. 한 무리는 왼쪽으로 더 들어가고 있다. 왜 사람들이 그쪽으로 향할까 궁금해진다. 따라 들어가본다.

 

 

이쪽 해변은 점토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람들은 점토 덩어리를 줍거나 긁어서 온몸을 칠한 후 일광욕을 즐긴다. 한번 시도해보니 바닷물에 씻을 때 마치 고운 비누를 칠한 듯하다. 그리고 매끈한 피부가 한동안 유지된다.  

 

점토암이 있는 곳에서 바라본 해수욕장이다.

 

촬영 세트장이 마련되어 있었다. 해변 회갈색 더미는 야자수 잎이 밀려와서 뭉쳐 있는 것이다.  

 

보통 음료를 주문하면 해양산 사용료를 받지 않는다. 그런데 포르토 조로 해수욕장은 둘 다 받는다. 음료와는 상관없이 사용료를 내야 한다. 하루 종일이 아니라 1시간 정도 머물렀는데 7유로 내기가 주저된다. 사정 이야기를 하니 계산하는 종업원이 그러면 음료값만 내라고 한다.  

 

이상은 초유스 가족의 그리스 자킨토스 여행기 12편입니다.
Posted by 초유스
가족여행/그리스2021. 9. 3. 21:52

게라카스(Gerakas) 해수욕장[관련글]에서 라가나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근처에 있는 해수욕장 하나를 더 둘러보기로 한다. 바실리코스(Vasilikos) 마을에 위치한 세인트 니콜라스(Saint Nicholas) 해수욕장이다. 
구글 지도 위치: https://goo.gl/maps/rKHdkZzMpNek6XSXA  
 

게라카스 해수욕장과 전혀 다른 모습이다. 우선 야자수가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작은 규모의 해수욕장에는 파라솔로 가득 차 있고 바다에는 수상놀이 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게라카스 해수욕장은 붉은바다거북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해수욕장으로 다가가는 바로 왼쪽 카페에서 갈증 난 목을 축인다. 입구 기둥에 붙은 글귀(Life is better at the beach - 해변에서 삶이 더 좋아)가 청록빛 바다를 방금 본 내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카페에서 보라본 해수욕장 전경이다. 좌우로 빼곡 설치되어 있는 해양산(파라솔)은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텅 비어 있다. 예전 같으면 관광객들로 붐비었을 텐데 말이다. 해양산은 주로 왕갈대(arundo donax)로 만들어졌다.   

 

관광객이 없으니 물놀이기구도 쉬고 있다. 해수욕장 샤워기가 포도주병따개를 연상시킨다. 땅속을 파서 물을 퍼올려 위에서 뿌려주는 듯하다.

    

이곳의 해변에서는 검은빛 갈색 더미를 흔히 볼 수 있다. 바닷물 속에도 있는데 얼핏 보면 해조류 같다. 종종 물기가 빠진 모래 해변을 걷다보면 습지 위를 걷는 듯 발밑이 푹신거림을 느낀다.

 

 

궁금해서 모래를 걷어내니 확 풀려진 카세트테이프 줄이 뭉쳐있는 듯하다. 이것의 정체는 파도에 휩쓸려온 야자수 잎이다. 세찬 바람이 야자수 기둥을 빗자루로 만들어 놓은 듯하다.

         

해수욕장 왼쪽 바위 언덕 아래에 자리잡고 있는 하얀 성당이 눈에 띈다. 아기오스 니콜라오스(Agios Nikolaos) 동방정교 성당이다. 대체로 이곳의 성당은 규모가 작고 아담하다.

 

성당 종탑이 참 소박하다. 파란색 바다만큼 하늘도 파랗다. 그리스 국기에 왜 파란색이 있는지를 쉽게 알 수 있다. 하얀색 또한 그리스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색이다. 바다에는 하얀 파도가 넘실대고 마을에는 하얀 집들이 빛을 반사하고 있고 하늘에는 하얀 구름이 두둥실 떠다닌다. 

 

바위 언덕 위에는 그리스 국기가 휘날리고 있다. 시원한 맥주를 한 잔 하면서 그리스 국기의 의미를 한번 알아본다. 파란색 네모와 하얀색 십자가는 동방 정교회를 의미한다. 파란색과 하얀색 가로줄 아홉 개는 오스만 제국에 대항한 그리스 독립전쟁(1821-1829) 당시의 표어인 "자유가 아니면은 죽음"(Έλευθερία ή Θάνατος E-lef-the-rì-a i Thà-na-tos)의 음절 9개를 뜻한다. 파란색은 자유, 하얀색은 죽음을 상징한다. 

 

 

이 숫자 9는 자유를 뜻하는 그리스 단어 ελευθερία(엘레프테리아)의 철자 수가 아홉 개라는 데서 유래되었다라는 설도 있다. 또한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학술과 예술을 관장하는 여신 9명을 의미한다라는 설도 있다. 지금의 그리스 국기는 1978년 12월 22일 제정되었다. 

 

동방 정교회 쪽에서 바라본 세인트 니콜라스 해수욕장 전경이다.

저 백사장에 관광객들로 붐비는 날이 언제 다시 돌아올까...

 

여러 각도에서 바라본 세인트 니콜라스 해수욕장 모습을 영상에 담아본다. 

 
 
아래는 걸어서 둘러본 세인트 니콜라스 해수욕장을 영상에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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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은 초유스 가족의 그리스 자킨토스 여행기 11편입니다.
Posted by 초유스
가족여행/그리스2021. 9. 2. 05:36

이번 그리스 자킨토스 여행에서 가는 해변마다 처음부터 끝까지 쭉 해변따라 걸어본다. 숙소를 라가나스(lagahnas)에 있는 호텔로 정한 이유 중 하나가 라가나스만을 따라서 길게 뻗어있는 모래사장 해변이 있기 때문이다.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해변을 따라 해수욕장이 쭉 이어져 있다. 모래사장으로 이루어져 있는 크리스탈, 칼라마키, 라가나스 그리고 아기오스 소스티스 해수욕장이다.  
 

라가나스만에 있는 해수욕장을 차례대로 소개한다.
 
1. 카치카 해수욕장 Katsika Beach | 구글지도 위치 

카치카 해수욕장은 스코포스 산 아래 외진 곳에 있어 접근하기가 용이하지 않다. 해변 바다에 산재해 있는 바위에서 보듯이 이 해수욕장은 모래가 아니라 자갈로 이루어져 있다. 카치카 해변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모래사장 해변이다. 

북쩍거림을 싫어하고 원시스러움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한번 가볼만 하다. 이날 해변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 두 서너 명만이 눈에 띈다.   

 

해변 바다 속 바위 위에서 바라보이는 카치카 해수욕장을 4K 영상에 담아본다.
 
 
2. 크리스탈 해수욕장 Crystal Beach Kalamaki | 구글 위치

자킨토스에서 일주일 체류하는 동안 두 번이나 이 해수욕장을 찾았다. 모래사장 해수욕장이다. 이 해수욕장은 칼라마키 해수욕장에 포함되기도 한다. 대부분 줄이 쳐져 있다. 왜냐하면 붉은바다거북(loggerhead sea turtle)이가 알을 낳은 곳이기 때문이다. 붉은바다거북은 멸종위기종이다. 그래서 그리스 정부는 이곳 자킨토스 라가나스만 일대를 해양국립공원으로 지정해 붉은바다거북을  보호하고 있다.

   

6월 중순인데도 맨발로 다니기 어려울 정도로 모래사장이 뜨겁다. 참을성을 길러봐야지 하다가는 화상을 입기 쉽상이다. 멋모르고 잠시 동안 맨날로 걸었는데 발바닥의 화끈거림이 다음날까지 이어진다.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암석이 칼라마키 해수욕장과 크리스탈 해수욕장을 분리하고 있다. 거북이 한 마리가 목을 살짝 내밀고 바다를 향해 기어들어가는 듯하다.

 

가까이 가서 보니 암석의 종류가 다양하다. 대리석, 사암, 석회암, 점토암 등등이다. 한 암석은 마치 합판을 보는 듯하다. 얇은 석판이 겹겹이 쌓여있다. 혹시 나무화석(규화목)이 아닐까... 

 

크리스탈 해수욕장 뒷편 언덕에 올라가서 해수욕장과 라가나스만을 4K 영상에 담아본다. 잔잔한 청록빛 바다, 얕은 수심, 주변 점토암으로 인한 회색빛 모래사장이 눈앞에 펼쳐져 있다.  

  

 
3. 칼라마키 해수욕장 Kalamaki Beach | 구글지도 위치
칼라마키 해수욕장 동쪽 끝지점은 위에서 언급한 암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폭풍우에 허물어진 언덕이 자신의 속살을 그대로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 자연지형물 꼭대기에 펄럭이는 그리스 국기를 흔히 볼 수 있다. 저쪽이든 이쪽이든 바위 언덕이 거대한 바다거북을 연상시킨다.       
 

칼라마키 해수욕장도 모래사장이다. 이 해수욕장은 공항 활주로 인근에 위치해 있다. 해변에 누워서 착륙하려고 낮게 날아오는 비행기를 바라볼 수 있다. 관광객 대신 코로나바이러스가 해변침대의자에 누워 일광욕을 즐기는 듯하다. 

 

칼라마키 해수욕장이 바로 이어져 있는 라가나스 해수욕장과 다른 점은 대부분 해변 인근에 식당이나 까페, 상가들이 밀집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해수욕장 뒷편 나즈막한 모래언덕에서 무서운 생명력을 보여주는 야생식물들을 만날 수 있다. 

 

칼라마키 해수욕장 도보 산책을 4K 영상에 담아본다.
 
 
4. 라가나스 해수욕장 Laganas Beach | 구글지도 위치
이번 그리스 자킨토스 여행 중 숙소(Zante Atlantis Hotel)가 라가나스에 있어서 틈만 나면 라가나스 해수욕장에서 일광욕이나 해수욕 그리고 산책을 즐긴다. 라가나스는 자킨토스에서 가장 인기있는 휴양지로 알려져 있다. 해변뿐만 아니라 주요거리는 술집, 카페, 식당, 기념품가게 등으로 가득 차 있다. 한마디로 낮과 밤 둘 다 관광객들로 붐비는 곳이 여기다.
 
 
라가나스 해수욕장은 자킨토스에서 가장 긴 모래사장 해수욕장이다. 길이가 약 2킬로미터다 6월 중순 일출 직전 라가나스 해수욕장에서 바라보는 새벽 여명이다[라가나스만 일출 광경은 여기에서 자세히 읽을 수 있다].  

 

해수욕장 끝에서 끝까지 식당이나 카페가 운영하는 파라솔이 이어져 있다. 음료를 주문하면 파라솔 이용료가 따로 없다. 종업원이 올 때까지 편하게 침대의자를 사용하다가 종업원이 와서 음료를 주문을 하거나 이용료를 내어야 한다고 하면 자리를 떠나도 종업원이 개의치 않아하는 것을 여러 번 목격했다. 대체로 커피는 2.5유로이고 맥주 500cc는 3.5유로다.   
 
일물 직후 라가나스만의 풍경이다. 선선한 바람을 얼굴로 맞고 잔잔한 물결 소리를 귀로 듣고 분홍빛 박명을 눈으로 바라보고 이국적 여행의 참맛을 마음으로 느껴본다.
   
라가나스 해수욕장을 낮과 아침에 걸으면서 4K 영상에 담아본다.  
 
 
5. 아기오스 소스티스 Agios Sostis Beach | 구글지도 위치
라가나스 해수욕장 끝자락은 라가나스 중심거리와 연결되어 있다. 이곳을 벗어나 조금 가다보면 해변이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고 바닷물로 차 있다. 수심이 얕아서 반바지나 걷어올린 바지로도 물에 젖지 않고 지나갈 수 있다. 칼라마키나 라가나스 해수욕장에 비해서 훨씬 규모가 작으나 그림 같은 아기오스 소스티스 해수욕장이 나온다. 
 
수심이 바다 멀리까지 얕아서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에게 아주 적합한 해수욕장이다. 바로 인근에는 요트와 배들이 정박되어 있는 작은 항구가 있다. 일출 직전 아기오스 소스티스 항구 모습이다. 
 
아기오스 소스티스 해수욕장에서 목조다리를 건너면 카메오(Cameo) 섬이 나온다. 이곳에서 낭만적인 여행을 이어갈 수 있다. 입장료를 내고 이 작은 섬에 들어가면 입장권을 음료 한 잔과 교환할 수 있다. 섬 안에는 작은 해수욕장과 까페가 있다[카메오 섬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에서 더 읽을 수 있다]. 
   
아기오스 소스티스 해수욕장을 낮과 아침에 걸으면서 4K 영상에 담아본다.  
 
 
이렇게 하여 라가나스만 동쪽 끝자락에 있는 크리스탈 해수욕장에서부터 시작해 서쪽에 위치한 아기오스 소스티스 해수욕장까지 이번 여행에서 도보로 쭉 걸아봤다.
 

연이어지는 해수욕장 도보 산책을 4K 영상에 담아본다.

 

 
해외여행지 어디를 가든 걷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직접 걸어야 그곳에 머물고 그곳을 다녀왔다는 것을 실감하기 때문이다.
    
이상은 초유스 가족의 그리스 자킨토스 여행기 10편입니다.
Posted by 초유스
가족여행/그리스2021. 9. 1. 14:25

자킨토스(Zakynthos)는 이오니아 제도 중 하나인 섬의 이름이자 이 섬의 중심도시 이름이다. 섬 전체의 면적이 410평방킬로미터로 제주도의 약 5분의 1이고 해안선은 약 123킬로미터다. 주로 절벽으로 이뤄져 있는 북서쪽 해안을 제외하고는 해수욕장이 곳곳에 이어져 있어 관광산업이 발달되어 있다. 섬 전체 인구는 4만여명이고 이 중 절반 가량이 자킨토스 도시에 살고 있다. 숙소인 라가나스(Laganas)를 차로 떠나 25여분만에 자킨토스 도시 중심에 이른다.   
 
 

자킨토스 도시에서 제일 먼저 카메라에 잡힌 것은 천사들의 모후 성당(Church of the Lady of the Angels)이다. 작은 규모의 아담한 성당이다. 1687년에 세워져 1953년 강진 때 붕괴되었다가 원형 그대로 복원되었다.  

 
6월 중순 이 도시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 중 하나인 로마 거리(Al. Roma)의 모습이다. 온갖 가게들이 즐비한 이 거리는 코로나바이러스만 아니였더라면 관광객들로 엄청나게 붐비었을텐데 말이다.  
[750여 미터 구글 위치: https://goo.gl/maps/v5WxHvetMKbWjLxC8]
 

시내 중심가 솔로모스(Solomos) 광장이다. 저 파라솔 아래서 사람들이 따뜻한 커피나 시원한 맥주를 마시면서 세상사를 논할 날이 언제 다시 올 수 있을까? 유모차 한 대만이 텅 빈 광장을 가로질러 가고 있다. 

 

이 섬에서 태어난 디오니시오스 솔로모스(Dionysios Solomos, 1798-1857)의 조각상이다. 이탈리아어와 그리스어로 시를 쓴 그리스 시인이고 그리스와 키프로스의 애국가 "자유의 찬가"를 작사한 사람이기도 하다. 오스만 제국에 대항한 그리스 독립전쟁(1821-1829) 중인 1823년 그가 발표한 158절 "자유의 찬가"의 1절과 2절이 국가 가사로 지정되었다. 올림픽 폐막식 때마다 연주되는 그리스 애국가를 작사한 사람이 바로 이 사람이다. 
 
나는 그대를 알아보노라
날카롭고 굳건한 검의 날로부터,
나는 그대를 알아보노라
지구를 내려다보는 권능의 빛으로부터.

그리스인의 성스러운 유해에서
다시 일어난 그대여,
전과 같이 용감하라, (×3)
만세, 오 만세, 자유여! (×3)
 

 

평화의 상징인 흰비둘기가 그의 하얀 조각상 머리 위에 앉아 있다. 마치 전쟁과 평화의 불가분의 관계를 말해주는 듯하다. 
       

어설프게 익힌 그리스 철자 읽기로 조각상 받침대에 있는 내용이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읽어본다. 나중에 알아보니 바로 위에 언급된 그리스 애국가의 뒷부분 가사다. 

Απ τα κόκαλα βγαλμένη
των Ελλήνων τα ιερά,
και σαν πρώτα ανδρειωμένη, 
χαίρε, ω χαίρε, Ελευθεριά! 

 

솔로모스 광장을 지나자 청록빛 바다가 눈앞에 활짝 펼쳐진다. 뙤악볕이 내리쬐는 날이라 첨벙 뛰어들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바다 속에는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좌우로 노닐고 있다. 고개를 들어 저 멀리 보니 우뚝 솟은 성당의 첨탑이 발길을 유혹한다. 저기까지 가봐야지... 

 

해변도로따라 이어져 있는 식당과 카페 중 한 곳에서 갈증 난 목을 잠시 축인다. 커피 한 잔 2.5유로(부가가치세 13% 포함), 맥주 500cc 한 병 3.5유로(부가가치세 24% 포함)다. 시원한 물 한 병과 감자과자 한 접시가 무료로 나온다. 공짜로 제공된 물에 감탄을 자아내지 않을 수 없다.  
 
해변산책로 일부 구간은 현재 공사중이다. 청록빛 바다 속을 간간히 내려다보면서 성당 쪽을 향한다.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니 산과 바다 사이에 길게 쭉 뻗어있는 자킨토스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성인 디오니시오스 동방 정교회 성당(Saint Dionysios Orthodox Church) 전경이다. 성인 디오니시오스(1547-1622)는 이 섬에 태어나 동방 정교회의 대주교로 서임되었다. 그는 자킨토스 수호성인이다. 이 성당은 1925에서 1946년까지 20여년에 걸쳐 세워졌다. 1953년 6.8 강진에도 조금도 손상되지 않아서 주민들로부터 기적으로 여겨지고 있다. 
 
성당 정면이다.
 

성당 앞 대리석 바닥에 새겨져 있는 큼직한 쌍두 독수리 문양은 콘스탄티노폴리스(오늘날 이스탄불) 중심으로 395년에 세워진 동로마 제국, 비잔티움 제국의 상징이다. 이 제국은 1453년 오스만에 의해 멸망하게 되었다. 

 

로마 가톨릭 성당은 예배석에서 성소가 훤히 보이는데 비해서 동방 정교회 성당은 성소와 예배석을 벽(iconostasis, 이코노스타시스)으로 분리하고 있다. 세 개의 문으로 이뤄진 이 벽 상단에는 예수의 12 제자가 그려져 있다. 보통 동방 정교회 성당 내부에는 좌석이 없지만 이 성당에는 의자들이 배열되어 있다.  

 

성당 내벽은 다양한 색상으로 바닥에서 천장까지 성화로 뒤덮혀 있다. 

 

아주 작은 색유리창(스테인드 글라스)으로 밖의 밝음이 비치고 있다. 어두운 빛으로 둘러싸인 커다란 성당 내부에서 이 밝음이 더욱 돋보인다. 

 

성당 제단 오른쪽에 성인 디오니시오스의 유해가 모셔져 있다.  
 
디오니시오스 성당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성모 마리아 발현 성당(Church of Virgin Mary Faneromeni)을 찾는다. 밝은 색상의 벽화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15세기에 세워진 이 성당은 1953년 강진에 붕괴되었고 이후 원형대로 복원되었다.  
 
 

헌공함에는 "가난한 자를 위해"라는 구체적인 목적이 명시되어 있다. 

 

걸어서 자킨토스를 쭉 둘러본 후 자킨토스 항구와 시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언덕으로 차를 타고 이동한다. 보할리(Bohali) 전망대다. 분홍색 유도화(협죽도), 붉은 지붕, 청록빛 항구, 492미터 스코포스(Skopos) 산, 오른쪽 저 멀리 일명 거북이 섬도 한눈에 들어온다. 
[구글 지도 위치: https://goo.gl/maps/QVzjQXTQ7MiPNWZ8A ]

 

이 전망대에서 마신 맥주 한 잔이 이번 자킨토스 여행에서 가장 비싼 맥주가 되었다. 500cc 한 잔에 4.5유로다. 역시 자리값이 한몫을 하는구나. 항구로 유유히 들어와 뿌뿌뿌 뱃고동 소리를 뿜어내는 여객선을 바라보고 있으니 맥주값 기억이 서서히 사라진다.   

   

 
이날 자킨토스 시내 거리를 걸어서 둘러보면서 아래 4K 영상에 담아봤다.
 
 
이상은 초유스 가족의 그리스 자킨토스 여행기 9편입니다.
Posted by 초유스
가족여행/그리스2021. 8. 21. 04:52

그리스 자킨토스 섬 라가나스(Laganas)에 있는 숙소에서 첫날 저녁을 보내면서 다음날 어디를 제일 가볼까를 의논했다. 라가나스에서도 좋은 해수욕장이 있다. 가까운 곳은 언제라도 도보를 다닐 수 있으니 먼 데부터 먼저 가보자는데 의견을 모았다. 그러면 어디로?

 

섬의 남쪽 곶에 있는 게라카스(Gerakas)로 가기로 한다. 이 해변 이름은 기억하기가 쉽다. 왜냐하면 리투아니아어로 gera는 "좋다"이고 kas는 "누구" 혹은 "무엇"이기 때문이다. 라가나스 숙소에서 게라카스 해변 바로 주차장까지 주행을 4K 영상에 담아본다. 도착하니 넓은 무료 주차장이 이 해변의 인기를 말해주는 듯하다. 6월 중순 오전이고 더욱이 코로나바이러스 범유행이라 주차장은 거의 텅 비어 있다.
 
 
주차장에서 조금 걸어 해변으로 진입랄 때 만나는 "일물부터 오전 7시까지 입장 금지" 안내판이 여기가 심상치 않은 해변임을 알려준다. 타원형으로 길쭉하게 뻗어있는 해변과 고요한 청록빛 바다 그리고 황금빛 모래사장이 감탄을 자아낸다. 마치 이곳을 첫 방문지로 결정한 우리의 선택에 축복을 내리는 듯하다. 
관광지 해수욕장에 흔하고 흔한 요트나 배 한 척도 보이지 않고 물놀이시설도 없다.
왜 그럴까?
일부가 허물어져 내린 듯한 저 멀리 회색빛 절벽의 실체가 긍금해진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먼저 조약돌로 이뤄진 해변이 나온다. 
 
조그만 지나면 돌조각 하나 찾아볼 수 없는 고운 모래사장이 나온다. 사람들은 파라솔에 숨어있다가 더위를 참지 못하면 바다로 들어간다. 
 
 
낮 온도가 25인데도 모래사장에 내리쬐는 햇빛에 노출되어 있으면 견디기가 어렵다. 보통 여름철 해변이나 해수욕장에서 시간을 보내면 대부분 시간은 일광욕이 차지한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일광욕 대신에 해수욕이다. 강한 햇빛 때문이다.  
 
이런 바다를 얼마나 그리워했던가...
그저 보고만 있어도 밀려오는 저 물결과 찰싹찰싹이 내 마음을 살랑살랑 씻어주는 듯하다.
한동안 멍하니 하늘과 바다 경계선을 응시해본다.

 

아직 코로나바이러스가 끝나지 않아서 이번 여행 떠나기에 소극적이었다.
저 잔잔하고 맑은 바다를 보고 있으니 오길 참 잘했구나...
 
모래사장 뒷편에는 사암이 층층을 이뤄 절벽을 만들어 놓았다.
척박한 소금기 땅에도 자라난 덤불식물이 분홍꽃을 피워 생명의 존귀함을 파란 하늘에 고하고 있다.      
 
저 절벽 오른쪽은 위아래 흙의 성분이 달라 경계가 뚜렷하다.
회색빛 흙은 무엇일까 궁금해서 절벽을 향해 다가본다. 
절벽 가까운 곳은 다벗음인들의 휴식처이다. 

 

허물어져 있는 흙더미를 보니 접근금지라는 안내판이 있을 법한데 없다(첫 방문에는 없었는데 6일 후 다시 가니 안내판이 세워져 있었다). 누런빛 윗부분은 사암층이고 회색빛 아랫부분은 점토층이다.
 
 
사람들은 여기 있는 점토로 점토욕을 한다. 점토를 잔뜩 온몸에 발라서 햇빛에 인간도자기를 스스로 굽는다. 점토로 딱딱하게 굳은 몸을 바다에 들어가 씻어낸다. 마치 고운 비누를 칠한 듯이 온몸이 미끈미끈하다. 
 
언제 저 허약한 절벽이 허물어질지 모른다.
만약 이곳에 접근해 점토조각을 구하고자 할 때는 조심하지 않을 수 없다. 
우연히 해변쪽으로 떨어져 나온 조각을 찾는 것이 좋다.  

 

점토 절벽쪽에서 바라본 게라카스 해수욕장이다.
한가롭기 그지 없는 풍경이다. 
 
해수욕장을 길게 반으로 갈라놓은 저 줄은 왜 쳐져 있을까?
 

라가 나스만(Laganas Golf) 일대 모래해변의 주인공은 사람이라기보다는 동물이다. 바로 바다거북이다. 특히 게라카스 해변은 바다거북이가 알을 부화하는 장소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일몰부터 오전 7시까지 입장이 금지되어 있다.   

 

 

바다거북이가 이곳에서 밤에 알을 낳고 부화된 거북이가 바다로 나아가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거북이와 관광객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해변이다. 사람들은 해변쪽으로만 다닐 수 있고 해안쪽은 입장이 금지되어 있다.  

 

그런데 발자국에 저렇게 많이 나 있을까?  

 
발자국은 바다거북이 생태연구원들의 것이다. 바다거북이가 알을 낳은 장소를 찾아 기록을 하고 있다. 알을 찾은 자리 둘레에 막대기로 표시를 해놓는다.  
 
보기 드문 광경을 목격한다.
파라솔이 설치된 해변 침대의자 바로 밑에 바다거북이가 알을 놓았다.
연구원들이 알을 꺼내 안전한 곳으로 옮기는 장면을 아래 영상에 담아본다.
 
 
아래 영상은 게라카스 해변 전체를 도보로 찍은 것이다. 
 
 
아래 영상은 게라카스 해변 광경이다.
 
 
이렇게 게라카스 해수욕장은 일주일 체류하는 동안 두 번이나 다녀왔다. 한 폭의 그림 속 해수욕장에 와 있는 듯하다. 물놀이 소음 없는 한적한 바다거북이 모래해변에서 일광욕과 해수욕을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강력 추천한다.
 
이상은 초유스 가족의 그리스 자킨토스 여행기 8편입니다.
Posted by 초유스
가족여행/그리스2021. 8. 17. 14:06

가족 해외여행을 가면 렌트카 이동이 습관이다. 예전에는 여행지에서 꼭 필요한 날에만 현지에서 렌트카를 빌려서 이동하곤 했다. 그런데 렌트카를 현장에서 2-3일 동안 빌리는 비용이 비행기표를 구입한 후 즉시 1주일 동안 빌리는 비용과 큰 차이가 없음을 안 후로부터는 비행기표 구입시에 여행 내내 렌트카를 빌려놓는다.

 

이번 그리스 자킨토스 여행에도 그렇게 한다. 자킨토스(이탈리아어로 잔테 Zante)는 이오니아 제도에 있는 섬 이름이자 중심 도시 이름이다. 자킨토스 도시는 해변과 쭉 뻗어있는 낮은 산 사이 좁은 공간에 길쭉하게 형성되어 있다.     
 

렌트카보험은 항상 완전면책보험(SC: Super Cover)에 든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카드로 1000유로 보증금을 걸어놓아야 한다. 완전면책보험에 들었다고 해도 현지 렌트카 직원은 추가 보험에 들 것을 강력하게 권유한다. 타이어 펑크나 연료 고갈, 차량키 분실 등 운전자 개인의 부주의로 일어난 응급출동서비스는 무료로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예약시 차량이 아니다. 그것에 준하는 차량으로 스즈키가 눈앞에 세워져 있다. 6월 중순 8일 동안 자동변속기 소형차 렌트비용이 170유로다. 코로나바이러스 범유행으로 수요가 극히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렌트카 직원과 함께 차량 상태를 꼼꼼하게 점검한다. 사진뿐만 아니라 영상으로도 촬영해놓는다. 렌트카를 받을 때 이미 연료가 가득 차 있다. 이는 반납할 때 연료가 처음처럼 가득 차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그리스 코르푸(Korfu 또 다른 유명 휴양지) 섬에서 렌트카로 여행한 경험이 있는 아내가 자킨토스는 처음이라 도로사정에 대해 렌트카 직원에게 묻는다.
 
"코르푸에 비해 여기 자킨토스의 도로사정은 어때?"
"난 코르투에 가본 적이 없어."

세계 각지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그리스의 현지인들은 그리스의 세계적 명소를 다 가봤을 것이라는 착각이나 짐작이 빚어낸 물음이다.  

 
그리스에서의 렌트카는 소형차가 좋다. 그럴 수 밖에 없다. 도심을 벗어나면 편도 1차선에 중앙선이 없는 좁은 도로가 태반이다. 도심에도 큰 도로를 제외하고는 도로 폭이 비교적 좁다. 자킨토스 도시의 가장 폭이 넓은 해변도로에 주차된 차들도 대부분 소형차다. 주로 중대형차가 주차된 리투아니아 빌뉴스 도로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도심의 거리는 좁아서 일방통행이고 한 사람이 지나가기 버거울 정도로 인도가 좁다.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인도라고 부르기가 적합하지 않을 듯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도처에 화초 화분이 좁은 인도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집 아파트 실내 창틀에서 기르고 있는 화초가 이곳에서는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인도에서 자라고 있다.
 

사설 주차장을 제외하고 도심뿐만 아니라 자킨토스 섬 전체 어디든지 주차비가 없다. 참고로 예를 들면 리투아니아 발트해 해변도시 팔랑가(Palanga)는 5월 15일부터 9월 15일까지 도심을 황색지대 녹색지대 적색지대로 구분해서 주차비를 받는다. 각각 시간당 0.60유로, 1.70유로, 1.20유로다. 빌뉴스(Vilnius) 도심 거리 대부분은 이미 오래 전부터 유료 주차다. 
 
 
낯선 지역에 가면 주차 공간을 찾고 주차비를 내는 곳을 찾는 데에 적지 않은 시간이 허비된다. 여기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 특히 외지인에게는 참으로 편하다. 우리를 더 놀라게 한 것은 바나나 해변의 그늘막 무료 주차다. 무료주차 안내판까지 세워져 있다.

 

6월 중순이라 낮 온도가 25도 내외지만 햇볕에 노출된 자리보다 그늘막 자리가 좋다. 시설투자를 아까워하지 않고 이렇게 찾아오는 여행객들을 환대해주는 듯해서 감사함을 느낀다.      

 

8일 동안 체류하면서 유료 주차장을 만난 곳은 딱 한 군데다. 유황 해수욕장(Xigia Sulfur Beach)으로 유명한 곳이다.  절벽 사이에 있는 아주 작고 작은 해수욕장이다. 도로에서부터 유황 냄새가 물씬 풍긴다. 아래 4K 동영상으로 이 해수욕장을 소개한다.

 
 

도로에서 막 벗어나면 아스팔트로 덮인 잘 마련된 주차장이 나온다. 숫자까지 새겨진 주차장이라 보기에도 예사롭지 않다. 잠시 후 주차원이 다가온다.

 

 

"여기 주차장은 사설이라 주차비를 내야."

"우린 저 아래 해수욕장에서 잠시만 머무려고 하는데..."

젊은 주차원은 건네주려고 하던 주차권을 거두면서 그렇게 하려고 한다. 그의 너그러움과 이해심에 감사를 표한다. 

 

해수욕장에 가장 가까운 곳일지라도 빈자리만 있으면 주차비에 대한 걱정 없이 주차할 수가 있어서 정말 좋다. 숙소인 호텔은 바로 거리 건너편에 큼직한 호텔 주차장이 있다.   

 

8일 동안 이용한 렌트카의 연료 소비량은 22리터이고 비용은 36유로다. 렌트비 170유로와 주유비 36유로를 합쳐 206유로를 지불하면서 이번 여행에서 이동을 아주 편하게 했다.  

 

주유소에는 주차원이 있어 기름을 넣어주고 앞유리까지 청소해준다. 본인이 직접 주유를 하는 발트 3국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장면이다.     

 

여행에서 돌아와 신용카드로 걸어놓은 보증금 1000유로가 풀릴 때까지 렌트 관련 서류와 인수할 때와 반납할 때 각각 찍어 놓은 자동차 상태 사진을 지우지 않고 보관해둔다.    

   

이상은 초유스 가족의 그리스 자킨토스 여행기 7편입니다.
Posted by 초유스
가족여행/그리스2021. 8. 16. 14:19

이번 그리스 여행에서 숙소는 조식을 제공하는 호텔이다. 혹시나 식당 음식값이 비씨거나 여의치가 않을 경우 호텔방에서 종종 해결하기 위해 간이주방이 완비된 방을 예약했다. 그런데 일주일 머무는 동안 이 간이주방을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쓸 필요가 없었다.
 
만족할 수준으로 나오는 호텔조식을 아침 9시경 든든하게 먹는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호텔 식당에는 1회용 비닐장갑이 마련되어 있고 식사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마스크를 착용한다.
 
사과나 오렌지나 케익 한 조각을 챙겨서 곧 바로 해변이나 명소를 찾아나선다. 일광욕이나 해수욕을 하면서 간식이나 음료로 약간의 허기를 달랜다. 주로 아내는 커피로, 난 맥주를 선택한다. 자킨토스 섬 내에서 커피와 맥주 가격은 같거나 별반 차이가 없다. 커피 한 잔 값은 부가가치세 13%를 포함해 2.5유로이고 맥주 500cc는 부가가치세 24%를 포함해 2.5-3.5유로다.
 

가장 비싸게 지불한 맥주(Mythos) 값은 4.5유로인데 자킨토스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언덕 위에 있는 식당에서다. 궁금해서 들어간 한 식품점에서 500cc 병맥주나 캔맥주는 1.6유로다. 어느 날 자킨토스 섬의 북동쪽 끝에 있는 마을 식품점에서 본 병맥주(Mythos) 500cc가 2.5유로다. 다른 곳에 비해 1유로나 더 비싸서 점원에게 물어봤다.  
"라가나스에서는 1.6유로 하는 것이 여기서는 2.5유로나 하네."
"다른 장소, 다른 가격! 여기가 낙원이니까."
 
해변에서는 주로 병맥주다. 상온 보관된 것이 아니고 냉장 보관된 것이다(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집에서 보통 상온 보관된 맥주를 마신다). 특이하게도 맥주잔은 냉동되어 있다. 유리잔에 하얗게 낀 서리가 맥주의 하얀 거품처럼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이번이 난생 처음이라 더욱 더 신기하다. 한편 식탁마다 마련된 손소독제는 코로나바이러스 시대를 여실히 입증하고 있다.
 
맥주를 주문하니 많은 식당이나 카페가 감자칩 같은 가벼운 안주를 무료로 준다. 그냥 주문한 맥주만 가져다 주는 발트 3국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자킨토스 시내를 돌아다니가 들런 카페는 커피와 맥주를 시키자 시원한 물 한 병을 공짜로 준다. 세상에 유럽 카페나 식당에서 이렇게 물을 그냥 주다니... 우린 그저 감탄! 감사! 

 

이번 그리스 여행 중 마신 그리스 맥주는 알파(Alfa)와 미토스(Mythos)다. 알코올 도수는 둘 다 5%다. 짜릿하고 구수하다. 쓴맛이 리투아니아 맥주에 비해 덜하다. 술을 한동안 입에 대지 않다가 이번 여행에서는 거의 매일 마시게 된다. 뜨거운 햇살 아래 걷고 걷고 또 걷고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시원한 맥주가 절로 목안으로 들어오는 듯하다. 집으로 돌아온 후 한동안 그리스 맥주가 먹고 싶어 또 그리스에 가자고 보채본다.
 
이제 식당 이야기를 해보자. 우선 역할을 각각 맡은 종업원들이 여럿이다는 것이 낯설다. 발트 3국은 일반적인 식당에서는 동일한 종업원 한 명이 자리로 안내하고 주문을 받고 음식을 가져다 주고 계산을 한다. 그런데 여기 그리스는 다르다. 해변을 산책하다보면 식당 밖에서 행인들에게 말을 걸어 메뉴를 안내하는 사람을 만난다. 

 

 

아래 사진에서 자신의 팔뚝을 잡고 고개를 떨구고 서 있는 사람이 바로 손님을 식당으로 안내하는 사람이다. 코로나바이러스만 아니였더라면 이 시간대에 엄청난 인파가 지나다닐텐데 말이다. 분홍빛 노을 아래 정박된 저 분홍색 배들이 얼마 나 지나간 호시절을 그리워하고 다가올 호시절을 고대할까...        
 
이렇게 안내를 받아 식당으로 들어가면 다른 종업원 한 명이 나와 비어있는 자리로 안내한다. 기다리다보면 또 다른 종업원이 메뉴판을 가지고 오고 주문을 받는다. 그리고 또 다른 종업원이 음식을 가져다 주고 이 종업원이 계산서를 가져다 준다. 이곳 자킨토스 섬 식당에서는 이렇게 3-4명의 종업원들과 접촉한다. 
 
종업원들은 아주 친절하고 말걸기가 체질화되어 있는 듯하다. 자리에 앉았는데 식탁이 좀 흔들린다. 저만치 떨어져 있는 곳에서 이것을 본 종업원이 서서히 다가오더니 말을 걸어온다. 
"어디에서 왔나?"
"한번 알아맞혀 봐라." 
"네덜란드, 덴마크, 벨기에..."
여러 유럽 나라 이름을 언급했지만 정답은 나오지 않았다.
종업원은 넌즈시 주머니에서 두꺼운 종이조각을 꺼낸다.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면서 몸을 숙여 종이를 다리 밑에 꺼어넣어서 식탁을 고정시킨다. 그리고 아무 일이 없었는듯 대화를 이어간다.
 

유럽 식당 메뉴는 전식, 주요리, 후식 그리고 음료도 되어 있다. 식당은 허기를 채우는 곳만이 아니라 음식을 먹고 음료를 마시고 대화를 나누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장소다. 우리에겐 음식 양이 많아서 주로 주요리와 음료만 주문한다.
 
그래도 종업원들은 싫은 내색을 전혀 하지 않는다. 여러 식당을 갔는데 음식값이 비슷비슷하다. 부가가치세 13%를 포함한 주요리 가격이 8-18유로다. 참고로 카드 지불이 되지만 우리가 간 모든 식당은 현금 지불을 선호한다. 식당이나 상점이 밀집된 곳에서는 여기저기 현금인출기가 설치되어 있다.   
 
 
주요리를 주문한 후 대부분 식당은 빵과 올리브유로 가져다 준다. 순간 이것도 추가로 돈을 내는 것인가라는 의심이 일어난다. 왜냐하면 발트 3국은 빵도 따로 주문해야 하고 심지어 버터까지 값을 치러야 하는 식당들이 많기 때문이다.
 
\빵 이외에도 거의 전식이라고 할 수 있는 음식이 무료로 나온다. 어느 식당은 따뜻한 빵과 소스 그리고 올리브를 내놓는다. 다른 식당은 치즈와 빵을 구워서 내놓는다. 또 다른 식당은 살짝 구운 토마토와 빵에 올리브유를 뿌려서 내놓는다.
 
주요리도 얼핏 적어 보이지만 먹을 수록 양이 많다. 이렇게 먹고 나면 후식을 주문하지도 않았는데 후식 같은 것이 무료로 나온다. 아이스크림이나 수박 혹은 작은 케익이 나온다. 어느 한 식당은 소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 그리스 전통주(tendura)까지 덤으로 준다. 
 
 
"몸집이 작은 우리에게 양이 많을 같아 주요리만 시켰는데 전식도 나오고 후식도 나오네."
"셋을 다 시켰더라면 아까운 음식을 남겨야 할 뿐 아니라 돈도 더 많이 내고..."
"사례금을 좀 더 챙겨 주는 것이 좋겠다." 
 
이번 그리스 여행에서 기억에 남는 식당들의 음식을 사진으로 소개한다. 모두 라가나스에 위치해 있다. 

 

1. SissleBang grill - 주요리 양고기과 오징어를 시켰는데 이렇게 나왔어요.

 

 

2. Greco's restaurant -주요리 볼로냐 스파게티와 해물 스파게티를 시켰는데 이렇게 나와요.  

구글지도 위치: https://goo.gl/maps/HZkUfsCJh9ouZzgF7 

 

 

3. Filoxenis restaurant - 주요리 꼬치구이와 해물 스파게티만 시켰는데 이렇게 나와요.

구글지도 위치: https://goo.gl/maps/N1KLnhH9nttDXCeT8

 

이렇게 두 사람이 식사를 하니 비용이 25유로에서 35유로 사이다. 음식값도 맥주값도 리투아니아 사람들에게 부담으로 느껴지지 않아서 좋다. 주요리만 주문했는데 전식과 후식에 가까운 음식까지 내어주는 그리스 자킨토스 식당들이 오래오래 기억될 것이다. 이러니 굳이 호텔 간이주방을 사용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 호텔에서 아침을 먹고 밖에서 하루 한 끼를 먹어도 몸이 만족해 했다.
 
이상은 초유스 가족의 그리스 자킨토스 여행기 6편입니다.
Posted by 초유스
가족여행/그리스2021. 8. 11. 05:42

숙소가 그리스 자킨토스 라가나스(laganas)에 있어서 시간이 나는대로 라가나스 해변에서 해수욕을 하거나 식사를 하곤 한다. 해변에서 오른쪽으로 눈을 돌리면 큰 섬인 거북이 섬(아래 사진 왼쪽 가운데)이 보이고 아주 작은 섬인 카메오 섬이(사진 정 중앙지점쯤) 눈에 들어온다. 이 작은 섬은 육지와 붙어있는 듯하다. 우선 자킨토스 숙소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명소들을 둘러보고 카메오 섬으로 가보기로 한다.
 

드디어 며칠 후 때가 왔다. 차로 이동하기보다는 해변을 따라 걸어가기로 한다. 라가나스 잔테 호텔 숙소에서 30여분이 걸린다. 라가나스 해변이 끝나는 지점에서 다음 해변 아기오스 소스티스(Agios Sostis)까지는 절벽으로 이어져 있다.
다행이 물이 얕다. 긴바지나 치마를 걷어 올리거나 반바지로서 물이 젖지 않고 통과할 수 있다. 단지 간혹 물바닥에 있는 미끄럽거나 날까로운 돌을 조심해야 한다. 아기오스 소스티스(Agios Sostis) 항구에는 많은 배와 요트들이 정박해 있다.
 

라가나스 숙소에서 걸어서 30분이 걸린다. 바닷물이 얕음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이 나무다리가 우리를 맞이한다. 그 옛날 홍수가 나면 무용지물이 되던 고향 냇가 나무다리가 갑자기 떠오른다. 흔들거림이 없는 견고한 다리다. 줄로 엮어진 다리난간이 더 운치를 더해준다.  
 
이 나무다리를 건너면 나무와 풀로 덮힌 280 에이커 면적의 카메오 섬에 닿는다. 1633년 강력한 지진으로 육지에서 떨어져 나가 형성된 섬이다. 거의 수직에 가까운 절벽 계단을 타고 올라간다. 
 

이 섬은 개인 소유다. 1인당 입장료 4유를 내고 카드를 받는다. 이 카드로 섬 안에 있는 카페에서 음료와 교환할 수 있다. 섬 안 에는 150여 미터에 이르는 해수욕장이 있다. 500cc 맥주 한 병이 23% 부가가치세가 포함된 가격이 3-4유로이므로 입장료라기보다는 음료 값을 미리 지불하는 셈이다. 이 섬은 결혼식이나 파티장으로 인기가 많다. 
 
 
자킨토스 섬 어디를 가든 바닷물이 이처럼 맑다.
 

섬 안 입장은 다음으로 미루고 나무다리를 통해 육지로 나온다. 다리 입구에는 인근 거북이 섬 관광을 파는 업체들이 분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배편은 1인당 왕복 10유로이고 30분마다 한 대꼴이 있으면 돌아올 배편이 필요할 때 언제라도 전화하라고 한다.
 

 

아이오스 소스티스 해변에서 일광욕과 해수욕을 하기 위해 자리잡는다. 해변 침대의자에 앉아 있으니 종업원이 다가와 주문을 받는다. 커피가 2.5유로다. 종이컵에 담아준다. 병맥주가 500cc 3.5유로다. 이렇게 음료를 주문하면 침대의자(두 개에 7-8유로)는 대체로 무료로 사용한다.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 수심은 멀리까지 얕고 바닷물은 잔잔하고 따뜻하다. 깊은 물에 두려움이 좀 있는데 이곳에서 마음껏 수영을 즐겨본다. 
 

강렬한 햇살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주고 있는 해가리개(파라솔, parasol: para는 막다, sol은 태양을 의미한다)이다.   
 
자킨토스 여행을 마치는 날 다시 카메오 섬을 찾는다. 이번에는 일출 구경이다. 어디든지 해외여행을 하면 가능한이면 현지에서 두 가지를 꼭 하려고 한다. 하나는 일출 조망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일몰 조망이다. 이오니아해 일몰 조망은 아갈라스(Agalas) 산촌에서 며칠 전에 했다. 
 
6월 20일 라가나스 일출시각은 6시 14분이다. 조망과 촬영을 어디서 할까 고민하다가 카메오 섬에서 하기로 한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준비하고 도보로 카메오 섬으로 향한다. 일출시각에 늦지 않으려고 빠른 걸음으로 간다. 도착하니 6시 10분이다.
 
 
해가 어느 지점에서 떠오를 것인지는 어렴풋이 짐작할 수는 있다. 하지만 아이폰 나침판 앱을 이용해 정확하게 위치(북동 59도)를 파악하고 스마트폰 두 대(갤럭시와 아이폰)를 삼각대로 고정시키고 6시 15분부터 촬영하기 시작한다. 
  

그런데 장일남의 "기다리는 마음" 가사가 점점 현실로 다가온다.  

 

일출봉에 해 뜨거든 날 불러주오...

기다려도 기다려도 님 오지 않고...

 

일출시각이 6시 14분으로 나와 있는데 10여분이 지나도 해가 나올 줄을 모른다. "빨래 소리 물레 소리에 눈물 흘렸네" 가사를 아래 가사로 바꿔본다.  

 

"잔잔하게 출렁이는 바다에 내몸 던졌네"

 

태양 기운과 바다 기운 둘 다 받아볼 욕심으로 바닷물에 참방 뛰어든다. 이렇게 목욕재계를 한다. 이 덕분인지 목욕을 마치고 나오자 곧 스코포스(Skopos) 산 정상 위로 해가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한다. 이 시각이 6시 30분이다. 아래 사진은 스코포스 산 정상과 라가나스 만의 일출 광경이다.    

 

카메오 섬이 일출 직후 햇살을 받고 있다.

 

카메오 섬으로 인도하는 나무다리는 아침 9시에 열린다. 이렇게 두 번이나 카메오 섬을 만난다. 섬 내부까지 들어갈 기회가 다음에 오길 바란다. 사실 또 자킨토스로 여행가고 싶다.

 

이렇게 자킨토스 여행에서도 일출광경을 조망하게 되었다. 아래는 일출광경을 아이폰에 담은 영상이다.
 
 
이상은 초유스 가족의 그리스 자킨토스 여행기 5편입니다.
Posted by 초유스
가족여행/그리스2021. 8. 10. 04:51

파란빛 나바지오 해변을 전망대에서 바라보고 청록빛 포로토 브로미 해변에서 해수욕을 한 후 숙소가 있는 라가나스(Laganas)로 돌아간다. 시간을 보니 오후 7시다. 아직 일몰까지는 2시간이 남아있다. 이오니아해로 떨어지는 태양을 바라보면서 저녁을 먹을 수 있는 곳을 미리 알아놓았으니 석양을 조망하면서 저녁을 먹자고 아내가 초대한다. 본인 용돈에서 사겠다고 한다. 이런 선심은 거절할 수가 없다. ㅎㅎㅎ 
 

이오니아해로 서서히 해가 떨어지고 있다.

북서쪽에서 내려오는 주요 도로를 따라 코일리오메노스(Koiliomenos) 마을에서 우회전을 해서 식당이 있는 아갈라스(Agalas)로 향한다. 도로 포장은 비교적 양호하지만 폭이 너무 좁고 중앙선도 없다. 반대편에서 차가 오지 않길 바란다. 7킬로미터가 그렇게 멀게 느껴진다. "언제 도착하나?"가 입에서 절로 나온다. 앞에서 오는 차도 없고 뒤에서 따라오는 차도 없다.
 
Cave Damianos Restorant 정문이다. 텅빈 입구 공간에 문이 마치 화두를 던져주는 듯하다.
석양 조망 명소라 알려져 있는데 혹시 식당이 문을 닫았거나 우리만 있을 것이 아닐까... 저녁을 포기하고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더 무거워지기 시작한다. 목적지 마을 가까이에 도착하자 구글지도는 완전 비좁은 골목의 가파란 언덕길로 안내한다. 이 길이 정녕 그 식당으로 가는 길인가!
 
 
막상 도착하니 주차 공간을 찾기 어려울 만큼 많은 차들이 세워져 있다. 제대로 찾아오긴 찾아왔다. 차를 주차하고 오솔길 계단을 따라 올라가니 여러 종업원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다. 석양을 조망하기 좋은 쪽의 좌석들은 이미 예약이 되어 있지만 아직 비어있다. 다른 쪽은 거의 만석이다.
 
산골짜기 언덕 위 레스토랑은 오늘 거의 만석이다
 
저녁을 먹으면서 노랗고 붉은 노을을 만들어내는 석양을 조망하려고 왔는데 바다로 막 떨어지는 그 순간을 앞좌석이나 나무 등에 가려서 볼 수가 없다니... 레스토랑 서쪽 끝쪽을 제외하고는 일몰 조망이나 촬영을 위해서는 식사를 잠시 멈추고 이동해야 한다. 
 
격식있는 분위기의 Cave Damianos 레스토랑이다.

오늘 오후 나바지오 전망대에서 만난 사람들도 여러 명이 눈에 뛴다. 우리처럼 예약없이 온 사람들이다. 종업원의 안내로 자리를 잡고 주문을 한다. 종업원은 메뉴판을 건네주면서 구운 도미(sea bream)을 추천한다. 이 추천이 위력을 발휘했는지 몇몇 주변 사람들이 이를 먹고 있다.

 

대체로 이곳의 주요리는 양이 많다(그리스 음식과 식당에 대해서는 따로 이야기하려고 한다). 그래서 우리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푸짐한 주요리를 시키고 다른 사람은 좀 더 가벼운 음식을 시켜 나눠 먹는다. 도미와 채식요리를 주문한다. 

 

주요리 - 도미 한 마리
주요리 - 채식

음료를 마시면서 오늘 하루 지친 몸을 의자에 푹 맡기고 눈으로 사방을 둘러본다. 식당 바로 앞건물에 사람들이 오가곤 한다. 우리가 앉아 있는 식당에 속한 건물일 것이라고 여기고 관심을 두지 않는다.

 

 

잠시 후 아내는 간판을 유심히 보더니 초대하고자 한 식당이 "여기"가 아니고 "저기"라고 한다. 초행길이라 주차장에서 식당 정문으로 온 것이 아니라 언덕 오솔길을 따라 식당 뒷문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두 식당을 분간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 언덕 정상에 식당이 둘이다. 하나는 Cave Damianos Restorant이고 다른 하나는 Sunset Agalas다.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면서 발걸음을 옮겨본다. 전자는 격식있는 분위기의 레스토랑이고 후자는 카페 분위기의 식당으로 간이식당이나 분식점을 떠올리게 한다.

 

초대하고자 한 식당이 이 Sunset Agalas 식당이었는데...

식당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후자가 석양을 조망하기에는 훨씬 좋다. 전자는 언덕의 평평한 정상에 자리하고 있고 후자는 언덕 낭떠러지 바로 끝에 자리하고 있다. 선셋 아갈라스 식당 테라스에서 가파른 산비탈과 조금 멀리 떨어져 있는 이오니아해가 보인다. 그리고 소나무 두 가지 사이로 바다로 떨어지는 해를 더 실감나게 볼 수 있다. 

 

Sunset Agalas 식당 밑에서 바라본 테라스다. 이곳에서의 석양 조망이 훨씬 좋다. 

아내가 먼저 올라가서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았기에 다행이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왜 전망이 더 좋은 곳으로 발길을 옮기지 않았나?" 등 바가지 끍는 소리에 내 귀를 한동안 내어줘야 했을 것이다. ㅎㅎㅎ

 

미식가가 아니라서 음식평은 할 수가 없지만 라가나스 해변이나 거리에서 지금껏 먹은 음식 맛에 미치지 못한다. 대체로 그곳의 종업원들은 살갑게 친절하고 이곳의 종업원들은 딱딱하게 사무적이다. 

 

용의주도한 성격의 소유자인 아내가 이런 실수를 한 덕분에 이렇게 분식점이 아니라 한적한 산골짜기의 유명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게 되었다. 종종 이런 아내의 실수를 기대해본다. ㅎㅎㅎ   

 

운무가 바다와 하늘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아쉽게도 석양이나 노을이 그렇게 큰 감동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좁고 구불구불한 길을 감안해서 완전한 일몰까지 못 기다린다. 희미하지만 햇빛이 있을 때 돌아가자면서 식당을 나선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여기까지 힘들게 오지 말고 포르토 브로미에서 산비탈길을 다 올라오면 바로 오른쪽에 있는 Sunset Taverna Maries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상은 초유스 가족의 그리스 자킨토스 여행기 4편입니다.
Posted by 초유스
가족여행/그리스2021. 8. 7. 17:59

나바지오 해변 절벽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이는 하얀 백사장과 비취색 바다가 해수욕을 하고 싶다는 마음을 더욱 충동질한다. 그렇다고 수백미터 절벽 아래로 뛰어들기(다이빙)는 할 수 없는 일이다. 나바지오 인근에 접근할 수 있는 해수욕장을 찾아본다. 그 중 하나가 포르토 브로미(포르토브로미 Porto Vromi)다. 구글지도에서 확인해보니 15km 거리에 예상 소요시간이 30분이니 이것이 구불구불하고 험준한 길임을 미리 알려준다. 포르토 브로미는 나바지오 해변으로 배로 가는 가장 짧은 거리에 있는 항구다.  
 
가는 길에 도로변에 주차장까지 마련한 선물가게들이 우리를 멈추게 한다. 뭐라도 기념품 하나를 구입하는 것이 여행습관이기도 하다. 아나포니트리아(Anafonitria) 마을이다. 
 
주렁주렁 매달린 나무 도마가 시선을 잡아당긴다. 점원이 다가오더니 이 도마는 2000여년이 된 올리브 나무로 만든 것이다라고 한다. 2000년이라는 말에 장사꾼의 유혹에 말려들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면서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다. 그러자 점원은 좀 더 설명을 이어간다. 2007년 그리스 대화재로 자킨토스키에 있는 여전히 열매를 맺는 오래된 올리브 나무들이 큰 피해를 보았고 그때 불탄 올리브 나무를 이용해 도마를 만들어 팔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수령 2000여년은 너무하다라는 생각을 머리 속에서 떨쳐내기가 힘이 든다.  
 
"설령 2000여년이 아니더라도 200여년만 되어도 만족할 수 있겠다. 매일 사용할 수 있는 도마 하나를 기념으로 사자"라는 아내 말에 동의한다. 가게에 좀 더 빠져 있는 아내를 뒤로 하고 주차장 마당을 둘러본다. 나뭇가지에 열려 있는 황색 과일이 딱 보기에도 자두다. 어릴 때 뒷밭에 있던 그 자두나무와 같다. 그때의 추억이 떠올라 하나를 따서 먹어본다. 당도는 우리집 뒷밭의 자두에 훨씬 못 미친다. 
 
이제 해수욕 목적지를 향해 다시 출발한다. 마리에스(Maries) 마을의 일몰식당(Sunset Taverna) 앞에서 우회전을 해서 포로토 브로미 길을 택한다. 포장은 잘 되어 있으나 길은 굽이굽이 하향이고 경사는 점점 더 가파라진다. 바다가 보이자 덩달아 몸속 아드레날린이 솟구치는 듯하다. 포르토 브로미로 가는 길을 영상에 담아본다.           

 

 
이름에 항구(porto)가 있으니 그래도 항구 냄새는 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왔지만 전혀 다른 모습이다. 작은 항구임은 익히 알고 있지만 막상 와보니 너무나 작은 규모다. 나바지오의 파란빛 비취색과는 달리 청록빛 비취색 바다가 길게 뻗어 있다. 바다에는 나바지오로 가는 여행객들이 없어서 그런지 배들이 한가로이 둥둥 떠 있다. 

 

일광욕이나 해수욕을 하는 사람들이 한 명도 없다. 해수욕장은 고운 모래가 아니라 하얀 자갈로 되어 있다. 수정같이 맑은 물이 자신의 깊이를 그대로 드러내고 무슨 물고기가 사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 한 폭의 그림같은 바다에서 나 홀로 해수욕을 하다니 참으로 이곳으로 오길 잘했다. 이곳에서의 나 홀로 수영은 오래오래 이번 여행의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6월 중순인데 바닷물이 아직 찬다. 이는 해변에서부터 곧 바로 바다가 발이 닿지 않을 정도로 깊다라는 말이다.
 

 

 
아슬아슬 내려온 산길을 올려다보니 그저 평범한 언덕길로 보인다. 돌아가는 길은 수월할 듯하다. 적어도 바다쪽 낭떠러지 같은 길이 아래로 보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라가나스(Laganas)로 돌아오는 길에 에코 호라(Exo Hora, Exo Chora)이 나온다. 오른쪽 도로가에 거대한 올리브 나무를 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딱 보기에도 범상하지 않은 나무다. 얼마나 오랜 세월을 버티고 버텼으면 저렇게 울퉁불퉁한 모습을 하고 있을까...  
 
"나무에 올라가지 마라"라는 안내판은 있지만 설명이 따로 없다. 일단 감탄과 탄성을 자아내고 나무에 얽힌 사연은 나중에 검색해보기로 한다. 알고보니 수령이 2000여년이 넘는 것으로 추정되고 여전히 열매를 맺고 있다.
 
몇 시간 전 올리브 나무 도마를 판 상인이 단순히 물건을 팔기 위해서 과장한 것이 아니다라는 것을 이 올리브 나무가 대신 말없이 증명해주고 있다.

 

이상은 초유스 가족의 그리스 자킨토스 여행기 3편입니다.
Posted by 초유스
가족여행/그리스2021. 8. 6. 15:30

코로나바이러스 범유행이 발생한 이후로부터 백신접종을 한 후 6월 중순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그리스 이오니아 제도 자킨도스 섬으로 여행을 결정하면서 어디가 가장 가볼만 곳인가를 검색해봤다. 단연코 나바지오 해변(좌초선 혹은 난파선 해변)과 이곳을 절벽 위에서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가 최상위에 올라와 있다. 특히 이 해변은 KBS TV 텔레비전 드라마 <태양의 후예>의 그리스 촬영지다. 이 덕분에 한국 뿐만 아니라 세계 한류팬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한다. 2018년 여론조사에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으로 선정되었다고 하니 안 가볼 수가 없는 곳이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으로 꼽히는 나바지오 해변은 그리스 자킨토스 서북부에 있다.

나바지오 해변은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도보로는 접근이 불가능한다. 유일한 방법이 투어상품을 구입해 배로 가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라도 꼭 가봐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지만 막상 자킨토스에 도착해 이 해변 저 해변 찾아 돌아다니다 보니 시간이 그렇게 넉넉하지가 않았다. 더우기 반드시 배를 타야만 하니까 갈 수가 없게 되었다. 이동하는 버스나 차에서도 어지러워 책을 읽지 못하는 아내가 파도따라 출렁이는 배 타기를 아주 질색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절벽 위 전망대에서 내려다보이는 나바지오 해변 풍광이라도 즐기기로 했다. 자킨토스 섬 어디에서라도 이곳을 쉽게 갈 수 있다. 물론 여행자에겐 대중교통수단이 아니라 렌트카로다. 나바지오는 섬의 북서쪽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방문 시간이 중요하다. 아침 시간대에는 절벽이 해변을 그늘지게 함으로 햇빛이 빚어내는 광채나는 비취색 바다과 하얀색 해변을 온전히 즐길 수 없다. 특히 여름철 정오대는 뜨거운 햇빛이 기다리고 있다. 여름철은 대체로 늦은 오후(4시경부터)가 좋다. 
 

나바지오 해변은 이렇게 삼면이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숙소가 있는 라가나스(Laganas)에서 전망대까지는 34km인데 소요시간은 53분으로 나온다. 리투아니아에서 이 주행거리라면 25분 정도 걸린다. 50분 정도 예상되니 산악길이 예사롭지 않음을 쉽게 알 수 있다. 좁고 구불구불한 길에다가 가파란 절벽 위에 있을 듯하다. 다행히 내 짐작은 다 맞지 않았다. 스페인 마요르카에서 겪었던 그런 험준한 길[포르멘토르 등개까진 탄성과 지옥 길]은 아니였다. 
 
라가나스를 벗어나자마자 도로는 산 속으로 빨려 들어간다. 도로 양옆에는 수백년은 족히 되어 보이는 올리브 나무들이 환영하고 작별한다. 도로 상태는 비교적 양호하다. 드물게 나타나는 마을을 가로지르는 거리에는 중앙선 표시가 업다. 시야도 좁으니 자연히 속도를 멈출 수밖에 없다. 
 
구불구불한 길에 이르면 짐벌로 촬영을 하는 나를 대신해 운전하는 아내는 속도를 더 높인다. 마치 F1 곡선 주행의 묘미를 맛보기라도 하는 듯하다. 실은 갑자기 한 쪽으로 쏠리는 것을 완화하기 위해 내가 몸을 미리 움직어 놓는 것이다. 아내는 이를 보고 내가 재미있어서 그러는 줄로 알고 더 빨리 달린다. 남의 속도 모르고 자기 마음으로 판단해버리는 것이 어찌 이 일뿐이겠는가...
 

 

마리에스(Maries)를 벗어나 계속 북쪽을 향하자 도로 좌우 산에는 그리스 대화재의 흔적이 역력하다. 2007년 6월부터 8월까지 그리스 곳곳에 산불이 다발적으로 일어났다. 이 화재로 그리스 전체 면적 2%가 불태워졌고 자킨토스 섬도 큰 피해를 입었다. 
 
성 게오르기우스 크렘몬(St. George Kremnon) 수도원을 지나 나바지오 해변 전망대로 방향을 왼쪽으로 하는 지점에 차량 통제원을 만난다. 전망대 접근이 금지되어 있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원활한 주차관리를 위해 차량수를 통제하고 있다고 한다. 워낙 유명한 명소이니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일지라도 많은 관광객들이 미리 와 있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현장에 가지 그렇지가 않다. 여러 언어로 적극적으로 말을 거는 상인 모녀가 관광객수와 손님이 거의 없음을 입증이라도 하는 듯하다. 
 
 
사진으로 본 나바지오 해변이 바로 눈앞에 펼쳐질 줄 기대했는데 흔히 보이는 넓은 바다가 시야에 제일 먼저 들어온다. 어디에 꼭꼭 숨어있을까? 일단 사람들이 있을 법한 곳을 찾아 발걸음을 옮겨본다. 저기 낮은 돌벽과 철막대 난간이 보인다. 전망대 의자에 앉거나 서서 한참 동안 마음껏 아름다운 풍광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허무하게 무너진다. 뙤약볕에 줄을 서 있는 뒷사람들을 기다리게 할 수가 없으니 말이다.
 
아슬아슬 위험한 절벽이라 나바지오 절경을 볼 수 있게 난간을 만들어 놓았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으로 꼽히는 나바지오를 이렇게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하는 동안 몇 십초에서 1-2분 이내로 봐야하다니... 아쉽고도 아쉽다. 다음에 혹시 다시 올 기회가 있다면 반드시 혼자라도 투어상품을 이용해야겠다. 퍼뜩 동영상을 찍고 얼릉 사진을 찍고 난간 자리를 뒷사람에게 내어준다. 아래 영상은 나바지오 해변 전망대에서 6월 16일 오후 4시에 찍은 것이다. 해변 일부에는 아직 그늘이 다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다.
 
 
물감을 온통 뿌려놓은 듯한 파란 비취색 바다와 바다로 기어들어가는 악어를 가로로 반 잘라놓은 듯한 수직 절벽이 낭떨러지 공포감을 잠시 감추어주고 탄성을 드러내준다. 대리석의 하얀색과 모래사장의 하얀색과 파도거품의 하얀색이 서로 자신의 경계를 허물고 모두가 하나가 된 듯하다. 때묻지 않은 천연의 고립된 모래해변에 물욕으로 가득 찼던 녹슬어 가는 난파선이 한 덩어리를 이뤄 황홀한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염정제법 제호일미가 떠오른다(더럽다 깨끗하다 등 일체의 분별을 떠나서 본래의 참다운 모습은 평등무차별한 하나다).          

 

하얀 절벽과 하얀 모래사장에 난파선이 녹슬어 가고 있다. 

찰나 같은 순간이지만 이 자리에 와 있다는 것에 만족해본다. 혹시나 한동안 사람들이 전혀 오지 않을 때를 기다리면서 난간 주변을 둘러본다. 시간이 갈수록 찾아오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난다. 난간을 바다쪽으로 좀 더 길쭉하게 낼 법한데 말이다. 2018년 나바지오 절벽 일부가 떨어져 나가 일시적으로 해변이 폐쇄된 것을 고려한다면 충분이 그렇게 하지 못한 것에 쉽게 공감이 된다. 절벽에서 해변까지 이르는 수직승강기 설치를 순간적으로 떠올려보지만 다 만족해버리는 것보다는 어느 여행이든 약간의 여운과 아쉬움이 남는 여행이 오히려 더 오래 기억되는 것이라는 믿음에 위안을 삼는다.
 

사진을 찍거나 영상을 촬영하는 순간에만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이 내내 아쉽다.

 
잠시 후 난간에 서서 구경하는 사람들이 웅성거린다. 돌발상황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한 사람이 사진을 찍으려고 하다가 스마트폰을 그만 놓쳐버렸다. 불행히도 난간 위가 아니라 낭떠러지 위로 떨어졌다. 두 서너 명이 서로 손을 잡으면 쉽게 주울 수 있는 거리다. 그리스 현장 통제원은 한치도 양보없이 이를 허락하지 않자 스마트폰을 놓친 네덜란드 부부는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 난감해 한다. 이런 일이 한 두 번 일어난 것이 아닐텐데 아무런 도구가 비치되어 있지 않는 것이 의아하다.    
 

야속하게도 스마트폰이 난간에서 손으로 닿을 수 없는 곳에 떨어지고 말았다. 

남편은 어렵게 주변에서 구한 마른 나뭇가지 두 개를 묶어 스마트폰을 끌어당겨본다. 실패다. 부인은 가게에 가서 빗자루를 빌려온다. 이 또한 실패다. 아내가 다시 나무판자 막대기를 구해온다. 하지만 묶을 끈이 없다. 주변 사람들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고 부부만 애를 쓰고 있다. 야무지게 묶어야 하는데 좀 떨어진 곳에서 보니 서툴어 보인다.

 

내 반바지 끈으로 야무지게 묶는다

누군가 도와줘야 되는데 그 누군가가 되고 싶어진다. 크게 쓸모가 없는 내 반바지 끈을 풀어서 막대기와 빗자루를 묶는 것을 돕는다. 물론 끈이 없는 내 반바지가 밑으로 훌렁 내려가지 않도록 배를 불룩 내밀면서 말이다. 부인도 자신의 안경줄을 급히 풀어 보탠다. 아쉽게도 이 도구 또한 실패다. 스마트폰은 야속하게도 절벽 끝쪽으로 더 가버린다. 이를 어찌할꼬?!  
 
 
부인이 번떡이는 기지를 발휘해서 차에서 갈고리를 가져온다. 이렇게 나와 남편이 합심해서 묶고 하니 누군가 좋은 끈을 건네준다. 이렇게 갈고리, 막대기, 빗자루 모두 세 개를 꽁꽁 묶어 스마트폰을 난간 쪽으로 끌어당겨본다. 이번에는 성공이다. 네덜란드 부부는 감사의 뜻으로 가게로 가서 음료 대접으로 사례하고자 한다. 이를 극구 사양하면서 "우린 한국과 리투아니아에서 온 부부다"라고만 말하고 작별한다.
 
이렇게 발 아래로 내려다 본 것만이라도 감사해야겠다.
"우리가 여기를 빨리 떠나지 않고 서성거린 이유가 바로 저 부부에게 작은 도움이 되고자 한 것이 아닐지..."
"나바지오 해변의 아름다운 풍광이 이런 돌발사고로 더 추억거리로 남게 되네."   

 

이상은 초유스 가족의 그리스 자킨토스 여행기 2편입니다.
Posted by 초유스
가족여행/그리스2021. 6. 16. 14:06

유럽은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접종률이 높아갈수록 현저하게 새로운 감염자수 낮아지고 있다. 지금 살고 있는 리투아니아만 해도 강력한 방역조치하에서도 거의 매일 천명대였다가 이제는 수백명대로 떨어져 최근 백명대다. 서서히 6월부터는 식당을 비롯한 모든 경제활동이 대부분 자유롭게 이루어지고 있다. 단지 실내에서는 여전히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 되어 있다. 6월 7일부터 해외여행까지 할 수 있는 백신여권으로 통하는 백신접종 디지털증명서를 발급하고 있다.
 
6월 16일 현재 리투아니아는 백신 1차 접종자가 42%이고 2차 접종자가 28%다. 백신접종을 다 마치고 2주일이 지난 사람들은 유럽 여러 곳으로 여행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코로나바이러스 범유행으로 이동과 왕래에 제한을 받았던 깝깝한 일상생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들이 벌써 해외여행을 나서기 시작했다. 우리집도 예외는 아니다.
가족여행을 할 것인가, 부부여행을 할 것인가? 
남유럽에 6월에 갈 것인가, 7월에 갈 것인가?
행선지를 어디로 할 것인가?
 
7월이 되면 백신접종자가 많아서 유명관광지에 사람들이 몰릴 것이고 남유럽은 날씨가 더워서 여행이 아니라 고생만 할 것이다. 대학 1학년생 요가일래는 학년말 시험이 끝나지 않았고 2차 접종을 하지 않아서 합류가 불가능했다. 그래서 부모만 6월에 가기로 결정했다. 대학교 강의가 아직 끝나지 않아서 부부여행을 하는 것이 주저되었는데 딸의 한마디가 결정적이었다.
"내가 접종을 아직 다 맞지 않아서 못 가는 것이 아니고 나도 이제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가면 혼자 살아야 하니까 짧은 기간이지만 나홀로 살기를 해봐야 한다. 아빠가 엄마를 위하는 마음을 내어서 엄마하고 둘이서 다녀와라. 그리고 아빠 강의가 비대면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니 인터넷이 원활하게 되는 곳이면 어디든지 가능하잖아. 엄마하고 다녀와..."
 
행선지는 그리스 자킨토스로 정했다. 목요일 항공권을 구입하고 일요일에 출발한다. 그야말로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이 결정했다.  6월 13일 일요일 출발해 6월 20일 일요일 돌아오는 일정이다. 항공사는 헝가리 저비용 항공사로 유럽과 아프리카를 주로 취항하고 있는 위즈 에어(Wizz Air)다. 1인당 왕복 항공료가 75유로다. 다 알다시피 저가 항공은 선택사항에 따라 항공권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3시간 비행에 나란히 앉을 필요가 없다고 지정석을 따로 구입하지 않는다. 그냥 배정해주는 대로 앉기로 한다. 여행가방도 책가방 정도로 가볍게 해서 7킬로그램 미만으로 한다. 컴퓨터와 여러 충전기를 빼면 옷이 몇 가지에 불과하다. 마치 국내에서 하룻밤 이웃 도시를 다녀올 정도로 지참물을 챙긴다. 

 

항공권을 구입하자 항공사에서 그리스 입국에 대한 정보를 알려준다. 백신접종을 맞은 사람들은 먼저 리투아니아 정부사이트에서 디지털증명서를 발급 받아야 하고 그리스 정부사이트에 들어가 늦어도 출발 24시간 전에 승객위치양식(Passenger Locator Form: PIF)에 정보를 입력해야 해서 서류를 발급 받아야 한다. 해당 사이트는 다음과 같다.

https://travel.gov.gr/#/

정보를 기재하면 전자편지로 큐알(QR)코드가 있는 확인서가 온다. 이것이 없으면 그리스 입국을 할 수가 없다. 반드시 휴대전화에 저장하고 또한 인쇄를 해서 종이로도 지참하는 것이 좋다. 현재 코로나바이러스 범유행 상황에서 필요한 서류를 갖추기만 하면 대한민국 여권소지자도 그리스에 입국해 자가격리없이 여행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빌뉴스 공항에 도착하니 한산하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 이후 그리스 휴양지로 출발하는 첫 비행기에 올라타니 거의 만석이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2년만에 비행기를 타고 해외여행을 할 수 있는 감격적인 순간이다. 비행기에서 챙겨운 빵으로 식사를 하고 책을 읽다보니 그리스 자킨토스 공항에 도착한다. 같은 시각 전후로 도착한 비행기는 우리 비행기뿐이다. 

 

늘 그러듯이 입국시에 한국 국적을 가진 나와 유럽연합국 국적을 가진 아내는 줄을 다르게 설 줄 알았는데 여기는 구분이 없다. 내 입국심사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조금 늦어질 수도 있으니 아내에게 먼저 나가서 기다리라고 한다. 그런데 내 심사속도가 훨씬 더 빠르다. 백신접종증명서, 여객위치정보확인서, 리투아니아 거주증 그리고 한국여권을 보여주면서 "리투아니아에 살고 있는 한국 국적자다"라고 덧붙인다. 한국이라는 말에 입국심사관이 엄지척을 하면서 "한국에 가봤는데 정말 좋았다"라고 답하면서 여권상 얼굴대조도 없이 그냥 통과시킨다. 

 

이렇게 공항을 빠르게 빠져 나와 반대편 길건너에 있는 렌트카 사무실로 이동한다. 자킨토스 공항에서 나와서 오른쪽으로 쭉 이동해서 돌아가야 한다. 종합보험을 포함해서 7일 렌트카 비용이 260유로다. 아주 사무적인 말투로 직원이 서류작업을 한다. 역시 기존 경험자들이 남긴 댓글에 나와 있듯이 종합보험에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보험에 들 것을 권한다. "나도 직원이라 이 말을 의무적으로 해야한다"고 솔직하게 말한다. 사전 정보를 알고 있던 우리는 이를 단칼에 거절한다. ㅎㅎㅎ 직원과 함께 렌트카 상태를 점검한다. 사진과 영상으로 꼼꼼하게  차 상태를 촬영한다. 

 

숙소는 공항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다. 숙소(Zante Atlantis)에 도착하니 마스크를 쓰고 있는 직원이 반갑게 맞이한다. 해변에서 800미터  떨어져 있긴 하지만 호텔 외관이 아주 깔끔하고 주차장도 아주 널찍하다. 직원은 조용하면서 침착한 어투로 설명을 이어간다. 일반적 절차에 따르면 제일 먼저 여권을 건네 받아서 숙박부에 적는 것인데 이 일을 하지 않는다. 그럼 어떻게?

바로 큐알코드 안내판을 일러주면서 큐알코드를 스캔해서 정보를 입력하면 된다. 휴대전화가 없다면 어떻게 하나? 이 또한 코로나시대의 한 변화일까? 다른 호텔도 이 방법으로 숙박접수를 할 수 있으니 그리스 여행에 앞서 큐알코드 읽기 앱을 설치해서 오는 것이 좋겠다. 방당이 아니라 개인별로 큐알코드로 숙박자 정보를 기재해야 한다. 접수를 마치자 환경세를 현금으로 내달라고 한다. 부킹닷컴에서 이미 환경세를 포함해서 지불을 했다고 해도 계속 현금으로 내달라고 한다. 그래서 부킹닷컴의 인쇄된 예약서를 보여주고서야 일이 마무리된다. 환경세는 1박당 방수로 낸다. 현재 1.5유로다.

접수를 마치고 방에 들어가니 물 한 병과 포도주 한 병이 우릴 환영하고 있다. 발코니를 포함해 22평방미터다. 널찍하기보다는 길쭉해서 약간 비좁은 느낌이 든다. 수영장이 내려다보이는 발코니다. 

 

지중해 바다를 안 본 지 오래되어 먼저 바닷가로 향한다.  일몰 무렵이라 그래도 사람들이 있을 줄 알았는데 그야말로 텅빈 해수욕장이다. 수영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바닷물에 발을 담그니 따뜻하다. 바다를 좋아하는 아내는 이내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물 속으로 들어간다.

 

"마치 따뜻한 차를 몸이 마시는 듯하다"라는 아내의 첫 말에

"아, 이제 1주일 동안 영락없이 해수욕장 휴대품 파수꾼이 되는구나!"로 답했다.

 

알고보니 이  자킨토스 섬이 바로 송중기와 송혜교가  출연한 "태양의 후예" 촬영지다. 앞으로 여러 회에 걸쳐 자킨토스 여행에 대해 글을 쓰고자 한다.

 

이상은 초유스 가족의 그리스 자킨토스 여행기 1편입니다.
Posted by 초유스
가족여행2021. 4. 26. 20:15

크로아티아 자다르(Zadar) 페트르차네(Petrčane) 현지인 친구 집에서 머물면서 인근에 있는 닌(Nin 위치)을 다녀왔다. 닌은 인구 3천명도 되지 않는 작은 휴양도시지만 중세시대 크로아티아 첫 수도였고 크로아티아 기독교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도시다. 닌은 크로아티아 국가의 요람이고 크로아티아 국민들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곳이다. 

 

우리 일행은 먼저 천일염전(Solana Nin 위치)을 찾았다. 1500년부터 지금껏 전통방식대로 소금을 생산하고 있음을 염전 박물관의 벽화가 잘 말해 주고 있다. 기계가 아니라 바닷물을 끌어들여 햇볕과 바람으로 수분을 증발시켜 소금을 만들고 있다. 

 

박물관이자 안내소이자 판매소까지 겸한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소금생산 과정을 담은 흑백사진이 전시되어 있고 소금 운송 도구 등이 전시되어 있다. 직원 서너 명은 소금을 구입하는 방문객들을 안내하거나 계산하는 데 분주하다.

 

큰 자루에 담아 전시해놓은 소금이 눈길을 끈다. 왼쪽부터 소금꽃, 천일염, 가는 소금이다. 닌 소금의 대명사는 바로 소금꽃(꽃소금 cvijet soli, flower of salt, feur de sel)이다. 여기 소금은 요리뿐만 아니라 건강제품으로 활용되고 있다.  

 

닌 천일염전을 안내사와 함께 둘러 본다.

 

염전에 왔으니 소금을 먼저 볼 줄 알았는데 안내사는 가둬 놓은 바닷물 속을 먼저 보여준다. 그는 두 손으로 염전에 자라고 있는 아주 작은 물고기인 씨몽키(sea monkeys, brine shrimp)를 떠서 보여준다. 이런 동물도 물이 증발된 후 소금에 함유되어 독특한 맛을 내는 데 기여한다.  

 

사진만으로 보면 갈대가 자라고 있는 호숫가나 강가의 모습을 연상할 수 있겠다. 닌 염전에는 갈매기도 보이고 녹색 풀도 자라고 있다. 이 녹색풀의 정체는?

 

이 염생식물의 정체는 퉁퉁마디(salicornia europaea, salicornia, saltmarshes)다. 염전에서 자생하는 식물이다. 이 또한 소금생산 과정에서 활용돼서 유기 미네랄 소금을 만들어 내는 데 기여하고 있다.

    

먹어보니 톡톡 씹히면서 김치를 만들기 위해 절여 놓은 배춧잎을 먹을 때 나는 맛이다.

 

소금꽃을 생산하는 과정을 지켜 본다. 소금꽃은 세계 음식 애호가들 사이에 소금의 캐비어로 불러어진다. 소금꽃은 밝고 섬세하고 촉촉한 맛을 가지고 있다.

 

소금꽃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수세기 동안 동일한 전통과 기술로 만들어진다. 수분이 점차 증발되면 남아 있는 바닷물 위에 부유하는 소금층이 생긴다. 마치 살얼음같다.     

 

넓직한 사각형 채에 이 부유층을 담는다. 그러면 수분은 밑으로 빠지고 보송보송하고 촉촉한 소금은 남는다. 

 

이를 통에 담고 가득 차면 큰 통으로 옮기고 다음에 건조시킨다. 햇볕에 붉게 그을린 그의 피부가 작업의 고됨을 말해주고 있다. 하루에 보통 소금꽃 400kg을 채취한다고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소금꽃은 아래 통에 담겨 판매되고 있다. 이곳에서 소금꽃 10kg을 구입해 한동안 맛있는 청정 소금을 먹었다. 지금 거주하고 있는 북유럽 리투아니아는 천일염이 생산되지 않아서 소금은 전적으로 수입인데 대부분 암염이다. 불순물이 그대로 눈에 보인다.

 

고대에는 소금 1온스가 금 1온스와 물물교환될 만큼 소금이 귀하고 비쌌다. 급여나 월급의 의미를 지진 샐러리(salary) 단어는 소금을 뜻하는 라틴어 단어 sal에 그 어원을 두고 있다. 로마시대 소금을 병사들에게 급여로 지급한 것이 살라리움(salarium)이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여기에서 샐러리(salary) 단어가 나왔다. 

 

 

염전 관광을 마친 후 우리는 닌의 중심으로 향한다(주차장 위치). 방어 목적으로 석호 안에 있는 섬에 도시가 형성되었다. 저 바다 건너가 닌이다. 

 

닌 중심이 있는 섬과 육지를 잇는 석교 근처에 오른손을 쭉 뻗어 검을 들고 있는 동상이 나온다. 보기에도 위엄이 넘친다. 크로아티아 역사에 중요한 인물이라 여겨 일단 사진을 찍고 돌아와 누구인지를 검색해봤다. 브라니미르(Branimir)로 879년에서 892년까지 크로아티아를 통치한 공작이다.

 

그는 재임기간 동안 크로아티아 해안 지역의 독립성을 강화했고 요한 8세 로마 교황으로부터 이를 확인 받게 되었다. 879년 6월 7일 역사상 최초로 그는 합법적 통치자로, 크로아티아는 합법적 국가로, 닌은 합법적 수도로 승인 받게 되었다. 최초의 크로아티아 국가 승인 1128주년을 맞아 2007년 현재의 자리에 4미터 높이의 동상이 세워졌다.  

  

중심으로 들어가면 또 하나의 거대한 동상을 만난다. 스플리트(Split)를 먼저 구경하고 온 사람은 엄지 발가락을 보자마자 이 사람이 누구인지 쉽게 알아볼 수 있다. 그르구르 닌스키(Grgur Ninski, Gregory of Nin)다. 이름에서 보듯이 닌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사람이다. 그르구르는 그레고리우스(Gregorius)의 크로아티아어 이름이다.

 

900년에서 929년까지 로마 가톨릭 닌 주교구의 주교다. 그는 그때까지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라틴어로만 진행되던 미사에 크로아티아어를 도입했다. 이는 크로아티아 언어와 문화에 아주 중요했을 뿐만 아니라 크로아티아 왕국 내 기독교를 더 강하게 했다. 그르구리 주교는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 자부심의 상징이 되었다. 참고로 925년 토미슬라브(Tomislav) 공작이 크로아티아 국왕으로 즉위했다. 이렇게 닌에서 만난 두 동상 덕분에 크로아티아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두 인물을 알게 되었다.

 

그의 동상 엄지 발가락을 손으로 문지르면 행운을 가져다 준다고 전해진다. 세상에 행운을 바라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지 이미 황금색으로 변했다. 누군가 문 지를 때마다 저 황금이 그 사람 지갑 속으로 쑥 들어가면 얼마나 좋을까...

 

오전이라 중심 거리는 조용하고 한산하다. 

 

한적한 거리를 따라 조금 더 가보면 오른쪽에 크로아티아 최초의 주교좌성당이라는 안내판이 있는 성 안셀름(Anselm) 성당이 나온다. 크로아티아 왕국 시대(925-1102) 닌의 주교좌성당이다. 6세기에 처음 지어졌고 여러 차례 복원이 되었고 현재의 모습은 18세기부터다.

 

남유럽 나라이라서 그런지 성당(St. Anselm) 이름이 생소하다. 안셀름(안셈 안셀무스 1033-1109)은 이탈리아에서 태어났고 영국 캔터베리 대주교(1093-1109)를 지냈고 스콜라 철학(기독교 신학 중심의 철학적 사상)의 창시자다.   

 

다시 조금 더 걸어가면 고대 로마의 가옥 유적 가운데 세워진 조그만 성당이 나온다. 9세기 초기 로마네스크 로마 가톨릭 성 십자가 성당(Holy Cross)이다. 크로아티아 공국 시대(626-925) 공작의 왕실 성당으로 사용되었다. 오늘날 주교좌성당은 아니지만 세계에서 가장 작은 주교좌성당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이 근처에 1세기 베스파시아누스(Vespasianus) 황제(재임 69-79) 때 지어진 유적지가 있다.      

 

자다르에서 닌으로 들어오가나 나갈 때 작은 언덕 위에 세워진 탑 모양의 조그마한 석축 성당이 보인다. 성 니콜라우스(니콜라이) 성당(위치)이다. 선사시대 피라미드 무덤 위에 12세기에 세워졌다. 길이가 5.90미터, 폭이 5.70미터, 높이가 6미터다.

 

지금도 12월 6일 성 니콜라우스 축일과 4월 25일 성 마르크(마가) 축일에 미사가 행해진다. 중세시대 닌 중심에서 대관식을 마친 일곱 명의 왕이 이 성당까지 말을 타고 와서 대중에게 자신 모습을 보였을 만큼 작지만 유서깊은 성당이다.   

    

붉은 지붕과 성 안셀름 성당 종탑이 보이는 곳이 바로 닌의 중심이다. 

 

이제 해수욕을 하기 위해 자리를 옮긴다. 닌 중심과 석호가 내려다 보이는 크랄위치나 해수욕장(Kraljičina plaža 왕비 해수욕장)이다. 지금껏 가본 크로아티아 달마티아 지역 해수욕장 대부분이 자갈이었는데 여기는 발트 해변에서 주로 보는 부드러운 모래다.

 

 

알아보니 모래사장 길이가 8km로 크로아티아에서 제일 긴 모래 해수욕장이다. 크로아티아 초대 국왕 토미슬라브가 이곳에서 왕비와 함께 잊을 수 없는 황홀한 일몰 전경 등을 즐긴 것에서 이름지어졌다고 한다.    

 

일광욕을 즐기면서 이따금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온몸을 완전 까맣게 칠한 사람들이 하나 둘씩 나타난다. 광활한 모래사장 어딘가에 진흙탕이 있다는 것이 아닌가...   

 

궁금해서 발걸음을 그쪽으로 옮기니 정말 진흙탕이 나왔다. 크로아티아에서 가장 넓은 치료용 진흙탕이 바로 여기다. 노천 무료 진흙탕이다. 누구나 와서 온몸에 진흙을 묻히고 모래사장에서 일광욕을 즐긴 뒤 비취색 바다로 첨벙해서 첩첩 산맥을 바라보면서 수영을 한다. 이 여행의 즐거움을 어찌 쉽게 표현할 수 있을까...  

 

해수욕 일광욕 진흙욕을 한꺼번에 만끽할 수 곳이 바로 여기다. 이 해수욕장이 크로아티아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해수욕장 하나로 손꼽히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구나!

 

오늘날 닌은 비록 그 규모가 작지만 중세 크로아티아의 수도였고 크로아티아 국민들의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곳으로 자다르(Zadar) 등 인근 도시에서 여러 날 동안 묵는 여행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다.    

 

아래는 닌 천일염전 방문을 담은 동영상이다.

 

 

이상은 초유스의 크로아티아 가족 여행기 1편입니다. 

초유스 가족 크로아티아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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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