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 해당되는 글 293건

  1. 2014.06.23 해외 있으니 구름이 만든 한반도에도 가슴 찡해 1
  2. 2014.05.27 지금 발트해는 망둥어 낚시가 한창 2
  3. 2014.05.26 무선 인터넷의 천국 - 에스토니아 2
  4. 2014.05.15 잔디밭 훼손자 알고보니 갈매기
  5. 2014.05.12 양파 껍질을 까는 데 - 너 벌 받고 있니?
  6. 2014.04.21 여행시 옷, 속옷, 양말 최소 부피로 싸는 법 2
  7. 2014.04.15 인류애적 감동이 벚꽃으로 피어난 사연 1
  8. 2014.04.09 날카로운 물건을 줄 땐 그냥 탁자에 놓는다 1
  9. 2014.04.02 덴마크의 저출산 타개를 위한 이색적인 장려책 2
  10. 2014.03.21 밤낮 구별없는 한국 모텔 좋지만 냄새가 케케 1
  11. 2014.03.20 크림 갈등으로 본 세계 각국의 흥미로운 국경 4
  12. 2014.03.06 헝가리 무곡따라 수건으로 아슬아슬 춤춰
  13. 2014.02.17 소치, 러시아 최대 휴양지 70-80년대 모습 3
  14. 2014.02.13 연꽃차 향기따라 30년 공백의 정이 스며든다 1
  15. 2014.02.11 반찬 많은 한식, 식탁 상판 이동으로 수월 1
  16. 2014.02.07 바지 지퍼 - 남대문 열렸어 - 나라마다 천차만별
  17. 2014.02.06 한국 주유소에서 본 낯설은 정전기 제거판
  18. 2014.01.16 알록달록 옷에 진한 화장의 걸인, 패션 모델로
  19. 2014.01.03 지상에서 하늘길 내려다보는 엄마의 심정
  20. 2013.12.23 최초의 크리스마스 트리는 어디에? 2
  21. 2013.10.26 무모함의 극치로 태어난 유럽 도시의 명품 풍경들 3
  22. 2013.09.30 아파트 게시판에 꽂힌 습득물 20유로 화제
  23. 2013.09.26 '보기에 답답' 2층에서 1층으로 짐 내리기
  24. 2013.09.09 특이한 수박 자르기, 수박물 걱정은 뚝!! 7
  25. 2013.09.03 거꾸로 된 멋진 나무, 발상 전환 돋보이네
  26. 2013.08.31 모래로 목욕하는 참새 무리 신기해 1
  27. 2013.08.27 보라색 꽃이냐 달팽이 꽃이냐, 헷갈리네
  28. 2013.08.27 가방 든 여성이 우천시 촬영에 유리한 이유 1
  29. 2013.08.21 미혼의 즐거움 만끽하는 처녀파티
  30. 2013.08.21 노숙인이 잠자고 있는 풀밭은 어디일까
생활얘기2014. 6. 23. 06:40

여름철엔 관광 안내일을 하느라 발트 3국(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을 두루 돌아다닌다. 이런 과정에서 솔찬한 재미가 하나 있다. 파란 하늘에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구름이 만드는 세상을 만나는 일이다.

현지인들에게는 그냥 구름에 불과하지만 구름이 만든 형상이 때론 인상적이라 가슴이 찡할 때가 있다. 그 중 한 순간을 최근 에스토니아 탈린 하늘이 선사했다. 구름이 힘을 합쳐 한반도를 만들어냈다. 

처음 본 순간엔 더욱 선명하게 한반도를 닮았는데 그만 그 황홀한 찰나에 취해버려 카메라를 꺼내는 동작이 늦어졌다.


일전에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리투아니아 빌뉴스까지 오는데 만난 하늘이다. 파란 하늘 저 멀리 하얀 뭉게구름 뒤에 먹구름이 숨어 몰려오고 있다. 


한바탕 비구름이 파란 하늘을 잠식해가고 있다.


비구름이 지나가고 하늘이 개이자 무지개도 살짝 보인다.


갠 하늘에 다시 하얀 구름 뭉치가 모습을 들어낸다.


또 다시 한반도나 보기 드문 형상이 눈에 띄지 않을까 고개를 들고 하늘을 응시해본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4. 5. 27. 05:53

일전에 리투아니아의 최대 해변 휴양도시인 팔랑가(Palanga)를 다녀왔다. 발트해와 접해 있는 팔랑가의 매혹 중 하나가 바로 바다로 펼쳐진 470m 다리를 산책하면서 일몰을 바라보는 것이다. 이날 일몰을 지켜보기까지는시작이 부족했다.


일몰을 대신해 다리 위에서 낚시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다.



무슨 물고기가 잡힐까 유심히 지켜보았다. 낚시줄을 바다에 던지자마자 거의 동시에 물고기가 낚였다. 바로 아래 사진에 보이는 망둥어였다. 


여성 한 사람도 낚시에 심취해 있었다.


낚시밥은 고기 조각이었다.


통 가득 잡힌 망둥어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잡은 망둥어를 어떻게 해서 먹을까? 대부분 훈제를 한다.


훈제한 망둥어는 맥주 안주로 즐겨 먹는다.


발트해 훈제 망둥어를 먹어보니 맛은 좋았다. 하지만 물고기뼈에 과민반응이 있어 많이 먹지는 못했다. 같이 간 리투아니아인은 잔뼈에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맛있게 먹는 모습이 부러웠다.

Posted by 초유스

인구 130백만명의 작은 나라 에스토니아, 하지만 특히 IT 기술에 능통한 나라로 알려져 있다.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발트 3국은 모두 인터넷 속도가 세계에서 빠른 편이다. 하지만 적어도 무선 인터넷에서는 에스토니아가 최고이다.

* 무선 인터넷 가능 안내 표시판

시내 중심가, 장거리 버스, 공공장소, 커피숍 등 무료 와이파이가 열려져 있다. 호주머니 속에 들어있는 스마톤이 뽕뽕 울려댄다. 비밀번호를 입력하지 않아도 되니까 자동으로 접속한 무선 인터넷 덕분에 페이스북 등이 소식을 알려주는 소리이다. 

* 달리는 버스에서 일몰 사진을 찍어 즉시 밴드에 올렸다.

* 식물원에서 잠시 쉬면서 무료 와이파이에 접속해 페이스북에 올렸다. 

에스토니아에서는 누구나 쉽게 이렇게 무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현장에서 찍은 사진을 즉시 밴드나 페이스북 등 사회교제망에 올려 소식을 전할 수 있다. 

Posted by 초유스

일전에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을 다녀왔다. 탈린은 발트 3국 수도 중 유일하게 바다에 바로 접해 있다. 구시가지 톰페아 언덕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발트해는 탈린 관광의 묘미 중 하나이다.


이날도 톰페아 언덕에 올랐다. 그런데 키다리 헤르만탑 잔디밭에서 보기 드문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다. 갈매기 한 마리가 날아오더니 큰 부리로 잔디를 뜯어내었다. 

'아, 여긴 갈매기가 잔디밭 훼손자이구나!' 




이제 곧 사람들이 잔디밭에 앉거나 누워서 일광욕을 즐길텐데 갈매기가 먼제 훼손해버리니 ㅎㅎㅎ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4. 5. 12. 07:50

주말 에스페란토 행사에 다녀왔다. 리투아니아 언론일에 종사하거나 언론에 관심있는 에스페란토인이 참가했다. 장소는 수도 빌뉴스에서 서쪽으로 50킬로미터 떨어진 곳이다. 호숫가에 위치하고 있다. 우리 일행은 집 전체를 빌려서 1박 2일 동안 강연, 토론, 문제풀이 등을 하면서 유익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가장 즐긴 것은 뭐니해도 사우나였다. 호숫가 사우나에서 몸을 데운 후 차가운 호숫물에 풍덩하는 재미 때문에 이 행사에 참가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행사 중 식사는 항상 자발적인 참여로 준비한다. 무엇인가 도울 일을 찾아보았다. 부엌에 양파 한 묶음이 눈에 띄었다. 다른 사람들이 눈물 흘리는 것보다 내가 한번 흘러보자는 생각으로 양파 묶음을 챙겨서 밖으로 나왔다. 

열심히 혼자 양파를 까는 데 할머니 한 분이 옆으로 오더니 물음을 던지고 지나갔다.


"너 벌 받고 있니?"
"아닌데..."

순간적으로 '양파 까는 데 벌 받나고 왜 물었을까' 의문이 생겼다.
답을 찾는데는 찰나였다.

눈물을 흘리니까.

벌로서 양파 까기...
진작 이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말썽꾸러기 자녀에게 한번 시도해봄직한 벌이 아닐까...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4. 4. 21. 04:43

여행 짐 쌀 때 도움 되는 간단한 방법 하나 여행의 계절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다. 여행 준비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짐 정리이다. 어떤 물건을 꼭 챙겨야 할 지, 어떤 물건을 빼내야 할 지 무척 고민스럽다. 가방의 한정된 공간과 무게 때문이다. 

최근 폴란드 웹사이트(joemonster.org)에 소개된 짐 싸기가 눈길을 끌었다. 이렇게 하면 반팔옷과 속옷 그리고 양말을 아주 간단하게 싸서 부피를 최소화시킬 수 있다.  
 

이 방법을 잘 기억했다가 곧 있을 해외 여행에 유용하게 활용해야겠다.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14. 4. 15. 07:48

전날 일기예보를 보니 어제 아침 해와 구름이 반반이었다. 이후는 날씨가 흐렸다. 벚나무가 꽃망울을 맺었다는 소식을 며칠 전 신문을 통해 접했다. 온도계를 보니 영상 3도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카메라 가방을 챙겨 벚나무 있는 네리스 강변 언덕을 향했다. 

한국이나 일본에 자라는 벚나무는 리투아니아에는 자생하지 않는다. 그런데 왜 여기에 벚나무가 있을까?


바로 한 일본인 때문이다. 지우네 스기하라(1900-1986)이다. 와세다대학교 재학중 일본 외무부 관비유학생 시험에 합격해 1919년 중국 하얼빈에 파견되어 러시아어를 배웠다. 1939년 리투아니아 일본 영사관 영사대리로 근무했다.    


1940년 여름 나치 점령 아래 폴란드에서 탄압을 피해 도망쳐온 유대인들은 리투아니아 임시 수도 카우나스에 있던 각국 대사관으로부터 비자를 취득하고자 했다. 그러나 당시 소련은 리투아니아를 병합(1940년 6월)했고, 대사관 폐쇄를 요구했다. 그러자 아직 업무 중이던 일본 대사관으로 유태인들이 몰렸다.

일본 정부는 유대인들에게 비자 발급 조건을 까다롭게 함으로써 사실상 제한했다. 하지만 스기하라는 나중에 자격 조건 미달의 유대인들에게도 제한없이 비자를 발급하기로 결단했다. 그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유대인들이 약 6천여명이나 되었다.


스기하라 탄생 백주년을 맞아 와세다대학교가 주축이 되어 2001년 일본으로부터 벚나무 묘목 100그루를 공수해와 빌뉴스에 심었다. 이렇게 해서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도 벚꽃구경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스기하라의 인류애적 감동이 오늘의 벚꽃을 있게 했다. 국가나 민족 지상주의에 빠져 인간과 인류를 저버리는 행위들이 지금도 세계 도처에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마음 아프게 한다. 이 벚꽃정원은 빌뉴스 중심가 네리스 강변에 있는 라디슨 블루 례투바 (Radisson Blue Lietuva) 인근에 위치해 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4. 4. 9. 06:42

부엌에서 아내와 함께 요리할 때가 종종 있다. 더 날카로운 칼이 필요해 아내가 사용하고 있는 칼을 부탁한다. 이때 아내는 칼을 내 손으로 주지 않고 탁자 위에 내려놓는다. 그냥 손잡이를 나를 향해 주면 그만인데 꼭 탁자에 내려놓고 그 칼을 내가 직접 가져가게 한다.


때론 식탁에 둘러앉아 아침을 먹을 때 치즈를 자르기 위해 건너편에 있는 식사용 칼을 부탁한다. 이때도 아내는 가까운 곳에 칼을 내려놓고 내가 가져가라고 한다. 처음에는 "줄려면 끝까지 손에 쥐여줘야지 꼭 한번 더 나를 수고스럽게 한다"고 불평하곤 했다. 아내의 행동은 심하게 해석하면 마치 나에게 불만을 표사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 

때로는 상당히 성의가 없어 보인다.
정말 성의가 없어서일까?

*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상대방에게 칼과 같은 날카로운 것을 줄 때 직접 주지 않는다.

사실 그렇지가 않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옛부터 칼이나 포크, 가위, 바늘 등 날카로운 물건을 상대방에게 직접 건네주지 않으려고 한다. 만약 건네주면 이것이 두 사람간 불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날카로운 물건을 가급적 상대방에게 선물하지 않으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선물해야 할 상황이면 선물을 주긴 주되 이를 상징적으로 1원에 사라고 한다. 이 물건이 행야 가져다 줄 두 사람간 불화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그렇다면 리투아니아외에 다른 나라 사람들은 이 경우 어떻게 할까 궁금했다. 즉각 페이스북을 통해 문의했다. 

미국 친구: 칼을 그냥 주거나 손잡이 부분을 상대방에게 준다.
스웨덴 친구: 대체로 손잡이 부분을 상대방에게 준다.
프랑스 친구: 프랑스인들은 칼 선물을 피한다. 칼을 받았다면 액운을 없애기 위해 동전을 줘야 한다.
브라질 친구: 우린 아무런 걱정 없이 직접 칼을 건넨다.
이탈리아 친구: 이탈리아 북부 지방 사람들은 직접 칼을 건넨다.
아르헨티아 친구: 칼을 직접 건네지 않는다. 이는 액운을 불러온다. 

액운을 피하기 위해 칼을 직접 건네지 않는 나라도 있고, 이에 개의치 않고 다른 물건 주듯이 칼을 주는 나라도 있다. 아뭏든 적어도 줄 때에는 날카로운 부분보다는 손잡이 부분을 상대방에 건네는 것이 좋겠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4. 4. 2. 10:14

덴마크의 출산 장려를 위한 영상이 최근 세계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를 모우고 있다. 대부분의 나라가 저출산으로 걱정하고 있다.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중국도 이제 한 자녀 정책을 완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덴마크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27년만에 출생률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2013년 덴마크 출생률은 주민 1000명당 10명이다. 세계에서 저출산 국가는 독일(8.33명), 일본(8.39명), 싱가포르(7.72명)이다. 한국은 9.6명이고, 리투아니아는  10.5명이다. 

덴마크의 출산 장려 영상이 어떤 내용이기에 화제일까?
이 영상의 제목 자체가 화끈하고 도발적이다. 

덴마크를 위해 해라!
성생활이 덴마크 미래를 구할 수 있을까?


덴마크 코펜하게 포스트에 따르면 대부분의 커플들은 자녀를 세 명 낳고 싶어하지만, 5쌍 중 한 쌍은 아이가 없다. 이런 경향을 바뀌기 위해 덴마크의 한 여행사가 "덴마크를 위해 해라"라는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출생률이 자꾸 낮아지면 연금으로 생활하는 노령층을 지원하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여행과 출산 사이에 어떤 상관관계가 있기에 여행사가 미래의 덴마크를 구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을까?


영상에 한 쌍이 등장한다. 
엠마는 덴마크인이다.
그는 덴마크에 태어나고 자랐지만, 잉태는 프랑스 파리에서다. 바로 30년 전 그의 부모가 파리 여행 중이었다. 통계에 따르면 덴마크 전체 어린이의 10%가 휴가 중에 잉태되었다. 

연구에 따르면 덴마크인들은 46% 더 많은 성생활을 휴가 중에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여행이 더 많은 아이 낳기 위한 기회를 마련해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행사의 주장대로 낭만적인 휴가야말로 덴마크의 미래를 구할 수 있을 법하다. 


세계에서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인 덴마크도 저출산으로 고민하고 있다. 더 많은 아이들이 행복한 덴마크에서 태어나서 그 행복을 함께 나누면서 살 수 있으면 좋겠다. 여행으로 나라를 구하고자 하는 덴마크인들에게 좋은 결과 있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4. 3. 21. 07:54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흔히 모텔을 숙소로 이용한다. 일단 예약할 필요가 없어 편하다. 또한 어디든 어렵지 않게 눈에 띈다. 사람을 만나는 곳이 한 곳에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므로 상대방이 편리한 장소로 가서 만나고 다음날 떠나야 되면 인근에 있는 모텔을 찾아 들어가면 된다. 

한국의 웬만한 모텔 시설은 유럽의 관광2급(무궁화 3개, 별3개) 호텔에 버금간다. 전자레인지, 커피포트, 냉장고 등도 두루 갖춰져 있다.     


이번에 여러 모텔에서 자면서 눈에 띄는 것이 하나 있었다. 들어가니 커튼이 없었다. 커튼 대신에 바로 나무가구로 유리창문을 닫아놓았다. 겨울이었다. 순간적으로 "참으로 기발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외풍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일부러 나무가구 틈 사이에 손바닥으로 바람이 들어오나를 확인해보기도 했다.


대체로 한국의 집은 온돌로 방바닥이 따뜻하지만, 창문으로 들어오는 외풍 때문에 위는 춥다. 이렇게 나무가구로 유리창문을 닫아놓으니 모텔 방에서는 외풍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외풍이 없는 좋은 점은 있지만, 닫아놓으면 자연채광이 없는 것이 단점이다. 창문으로 비치는 아침 햇살로 시간을 짐작할 수 있는데 그렇지가 못했다. 낮에도 밤같았다. 이 나무가구는 밤낮을 구별없게 하기에 안성맞춤인 셈이다. 

어느날 오전 대학교가 인근에 있는 전철역 근처 모텔에서 승강기를 타고 접수실을 거쳐 밖으로 나오는데 젊은이 서너 쌍이 모텔로 들어오고 있었다. 

'아, 밤낮 구별없게 하는 그 나무가구 때문일까......'

모텔이 여러 가지 편리한 점이 있지만, 심기를 불편하게도 했다. 문전박대이다. 어느날 하도 많이 걸어서 늦은 오후에 시내 중심에 있는 모텔로 들어갔다. 일찍 쉬기도 하고, 양말도 빨고, 글도 좀 쓰고...... 희망은 접수실에서 부서졌다.

"숙박 손님은 밤 10시부터 받아요."
"어찌 외진 방 하나 안 되나요?"
"손님, 정 그러시면 숙박료를 두 배로 내셔야 해요."

겨울인데도 이번에 숙박해본 모텔들은 대개 케케한 냄새와 소독 냄새가 코를 찔렀다. 한때 한국 모텔이 저렴하고 시설이 좋다고 여행을 꿈꾸는 유럽 친구들에게 말해왔는데 근래에 겪어보니 이제는 이렇게 말하기가 쉽지 않게 되었다. 다음 방문 때에는 아내의 조언대로 미리 인터넷으로 호텔을 잡는 것이 좋겠다.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14. 3. 20. 06:16

세계사는 그야말로 영토 전쟁으로 얼룩저 있다.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 자치공화국이 최근 주민투표로 절대적인 찬성을 얻어 러시아 귀속을 결정했다. 이에 러시아는 크림 공화국의 러시아 연방 편입을 속전속결로 처리하고 있는 중이다. 

이로써 미국와 유럽연합을 중심으로 한 서방세계와 러시아 세력권의 갈등은 점점 깊어지고 자칫하면 세계2차 대전 후 세계는 최고조의 전쟁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과거 소련에서 독립한 후 러시아인 상대적으로 많이 살고 있고, 역사적으로 18세기초부터 러시아의 지배를 받았던 발트3국의 불안은 어느 곳보다도 높아지고 있다. 

유럽 역사에서 보듯이 강성을 추구하는 러시아는 자주 이웃 나라들과 충돌을 불러일으켰다. 크림반도의 러시아로의 회귀를 둘러싼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영토문제로 새롭게 관심을 끌고 있는 동영상이 하나 있다. 바로 국경변화를 통해 지난 1000년 동안의 유럽 역사를 잘 보여주고 있다. 
 

작금의 상황도 역사의 긴 선을 잇는 작은 점에 불과하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동시대인으로 이해관계가 직접 얽혀있는 사람들이 겪게 되는 고통을 생각하면 하루 빨리 갈등과 위기가 이해와 양보로 잘 해결되기 바란다.  

아래는 세계 각국에 있는 흥미로운 국경지대이다.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 1 노르웨이 - 스웨덴 국경: 국경선을 따라 사람들이 스노우모빌(눈썰매차)를 즐기고 있다.

# 2 슬로바키아 - 폴란드 국경:
타트리 산맥

# 3 영국 - 스페인 국경: 지브롤터 국경검문소

# 4 아이티 - 도미니카 국경: 아이티 쪽에는 아예 산림이 없다.

# 5 아르헨티나 - 파라과이 - 브라질 국경:  이과수와 파라나 강이 만나는 지점

# 6 미국 - 멕시코 국경: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국경 지점. 연 3억5천만이 통과

# 7 중국 - 네팔 국경:
에베레스트 산이 턱 버티고 있다.

# 8 아르헨티나 - 브라질 국경: 이과수 폭포

# 9 네덜란드 - 벨기에 국경: 

# 10 코스타리카 - 파나마 국경:

# 11 브라질 - 볼리비아: 산림이 우거진 쪽이 브라질

# 12 아르헨티나 - 칠레 국경: 안데스 산맥

# 13 아프가니스탄 - 파키스탄,국경: 미군이 보초를 서고 있다.

# 14 미국 - 캐나다 국경: 세계에서 가장 긴 국경 지역 - 8,800km 이상

# 15 이집트 - 이스라엘 국경: 오른쪽이 이스라엘, 왼쪽이 이집트

# 16 오스트리아 - 헝가리 - 슬로바키아 국경: 유럽연합으로 국경지점에 소풍 식탁이 놓여 있다.

# 17 바티칸 - 이탈리아 국경

# 18 스페인 - 모로코 국경: 세우타와 멜리야는 높은 울타리가 세워져 모로코로부터 오는 불법이민을 막고 있다.

# 19 파키스탄 - 인도 국경: 1959 년 이후 매일 저녁 국기하강과 도로폐쇄 식이 거행되고 있다.

# 20 북한 - 한국 국경

# 21 폴란드 - 우크라이나 국경: 해마다 장식이 달라진다.

세상이 국경이라는 경계로 서로 갈등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것을 지키면서 다른 이와 평화롭게 소통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제를 비롯한 사회 전반에 걸쳐 양국이 서로 비슷한 여건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국경선을 따라 마음놓고 눈썰매차를 타는 노르웨이와 스웨덴, 자유롭게 걷는 거리의 어느 지점이 국경선인 네덜란드와 벨기에가 돋보인다. 

* 이 글은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 공식 블로그 자유광장에도 게재되었습니다. 바로가기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4. 3. 6. 09:04

페이스북 헝가리 친구들 사이에 어제부터 공유 수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동영상이 하나 있다. "헝가리 무곡 5번"에 따라 두 남자가 춤을 추는 내용이다.

헝가리 무곡은 독일 출신 요하네스 브람스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것 중 하나이다. 이 곡(1869년과 1880년 발표)은 헝가리 집시 음악의 영향을 받았다. 특히 경괘한 선율과 열정적인 연주가 두드러지는 5번이 제일 유명하다. 

이 5번 곡에 따라 두 남자가 달랑 수건 하나만 가지고 춤을 춘다. 아슬아슬한 장면을 잘도 피한다. 경쾌한 선율에 따라 이리저리 수건으로 가리려는 모습이 절로 웃음을 자아낸다. 


헝가리 무곡 5번을 재미나게 감상할 수 있게 해주는 이 동영상을 아래 소개한다.



헝가리 무곡을 들으니 1990년대 초 헝가리 살 때 시골 아저씨의 바이올린 연주에 따라 차르다쉬 춤을 추던 시절의 추억이 뇌리에 되살아난다.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14. 2. 17. 06:37

현재 흑해에 접해 있는 러시아 소치에서 동계 올림픽이 열리고 있다. 소치는 소련 시대 3대 여름 휴양지 중 하나이다. 3대 여름 휴양지는 러시아의 소치, 라트비아의 유르말라, 에스토니아의 패르누였다. 특히 아열대 기룰 가지고 바다와 산이 함께 어울러져 있는 소치는 당시 러시아의 최대 여름 휴양지였다.

최근 유럽 인터넷 사이트에 70-80년 소치의 풍경을 담은 사진이 공개되었다. 시간여행 삼아 이를 소개한다[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소련인들이 방문하고자 꿈꾸었던 소치, 이제 올림픽을 통해 매일 TV로 통해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언젠가 가보고 싶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4. 2. 13. 05:46

1년만에 또 다시 한국을 방문했다. 유럽 리투아니아 집에서 흔히 마시는 차는 숲열매차다. 산딸기(raspberry, frambo), 검은딸기(bramble, rubuso), 빌베리(bilberry, mirtelo), 뱀딸기(mock strawberry) 등으로 만든 차다. 

* 유럽에서 즐겨마시는 숲열매차

한국에서 차를 마실 기회가 있었다. 무슨 차를 마실까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유럽에서 마실 수 없는 차를 간단하게 선택하면 되기 때문이었다. 

어느 날 저녁 전주 덕진공원 길 옆 찻집에서 마신 쌍화차가 기억에 남는다. 대추와 잣으로 이루어진 내용물이 참 많았다. 차가운 날씨에 마시는 뜨거운 쌍화차는 그야말로 속을 따뜻하게 데워주었다.

* 전주에서 마신 쌍화차

뭐니해도 이번 한국 방문에서 마신 차 중 돋보이는 것은 연꽃차이다. 여름에 피는 연꽃을 겨울에 차로 마시니 잠시나마 추운 겨울을 잊었다. 

* 대구에서 마신 연꽃차

특히 이날 연꽃차 모임에 만난 사람들은 30년 전 대구에서 고등학생 시절 거의 매주 토요일에 만나 학생활동을 같이 했다. 30여년 공백의 정(情)이 상큼한 연꽃차 향기따라 몸안으로 스며드는 듯했다.
 


정성이 듬뿍 담긴 연꽃차, 
옛 우정을 듬뿍 담아 마시고 마시고 또 마셨다. 
이런 차를 가져와 유럽 친구들에게 대접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간절하게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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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4. 2. 11. 04:37

한국을 여러 차례 다녀온 리투아니아인 아내가 가장 신나게 한국 음식에 대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설명할 때 즐겨 사용하는 표현은 "한국 음식은 다양한 반찬이 많아서 참 보기도 좋고 먹을 것이 많다."다. 맞는 말이다. 


반찬 하나하나를 꼭꼭 씹으면 식사 시간도 절로 길어져 느긋함을 쉽게 누릴 수 있다. 리투아니아 우리 집에서 먹은 한국 음식이라고는 고작 밥 그릇에다가 미역국이나 된장국 등 국 그릇 하나뿐이다. 김치나 밑반찬이 한 두 개 더 있다면 그야말로 진수성찬격이다. 

한국 방문 중 반찬이 많이 나오는 음식에 눈과 입이 즐겨웠다. 어느 날 서울에 있는 한식당으로 초대받았다. 나온 반찬이 무려 스무 가지가 넘었다. 남길 것 같았으나 네 명이 먹으니 말끔하게 다 비웠다. 

이날 반찬보다 더 신기한 것을 목격하게 되었다. 유럽에서 25여년을 살고 있는 지라 이를 처음 보게 되었다. 보통 음식을 쟁반으로 날라 식탁 위에 놓는다. 그런데 이 식당은 쟁반 대신 아예 식탁 상판을 가져왔다. 그리고 이 상판을 기존 상판 위로 끼어넣었다.


'우와, 이런 기발한 발상을 하다니! 참 신기하네. 우리 집 거실 식탁에도 이렇게 끼워넣을 수 있는 상판이 있으면 참 좋겠다.'

10명이 앉을 수 있는 우리 집 식탁에 손님 대접을 마친 후에는 음식 그릇 등을 부엌으로 수차례나 옮겨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그런데 이런 상판이 있다면 상판을 통채로 부엌으로 옮긴다면 아주 수월할 것이다.  

 

한국 사람들에게는 익숙할 수도 있겠지만 이 식탁 상판 이동에 주변 유럽인 친구들은 깜짝 놀라워할 것이다. 조만간 한국에서 찍어온 사진과 동영상을 현지인 친구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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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4. 2. 7. 05:05

리투아니아 빌뉴스 거리를 산책하다 보면 종종 흥미로운 광고를 만날 수 있다. 그 중 하나가 "남대문 열렸네"를 연상시키는 광고이다.  

이 광고 내용은 "여자 사기는 부끄러운 일이다. 일찍이든 늦든 모두가 알 것이다." 아뭏든 동서가 모두 "남대문이 열린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누구나 "남대문이 열렸어"라고 일려주거가나 들은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럴 때 부끄러운 듯 슬그머니 올리면서 "왜 남대문이 열렸지. 동대문이 열려야 하는데..."라고 능청스럽게 답하는 이도 있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 사람들은 이 경우 어떻게 말할까? 
갑자기 궁금증이 일어나서 페이스북 에스페란토 그룹에 아래와 같이 문의했다.

"바지 지퍼가 열렸을 때 한국 사람들은 '남대문이 열렸다'라고 말하는 데 너희 나라에서는 이 경우 어떻게 표현하는가?"

얼마 지나지 않아 세계 각국으로부터 댓글이 속속 올라왔다. 나라마다 그 표현이 참으로 다양하다. 하지만 핵심단어는 문, 새(작은 새), 가게 등으로 비슷하다.  


나라 제공자와 내용 번역
핀란드 Salla Lappalainen: "Ĉevaloj forkuras." 말들이 도망간다.
에스토니아 Tõnu Hirsik: "Via ĉevaleja pordo estas malfermita." 네 마굿간 문이 열렸다.
독일 André Müller: "Viaj ĉevaloj forkuras!" 네 말들이 도망간다!
포르투갈 Rui da Palma: "Ĉu estas pagotago? aŭ "Hodiaŭ ne estas sabato!"  지불일이야? 혹은 오늘 토요일이 아니야!
칠레 Max Elbo: "Vi havas la budon malfermita." 네 오막집이 열렸다.
프랑스 Emmanuel Voyard: "Estas tago de pago, hodiaŭ?" 오늘이 지불일?
프랑스 Kévin Morel-Fourrier: "La birdeto eliros" aŭ "Estas paga tago hodiaŭ." 작은 새가 나올 거야 혹은 오늘이 지불일.
일본 Nitta Takamichi: "Vi malfermas socian fenestron." 사회의 문이 열렸다.
크로아티아 Stanko Rukelj: "La butiko malfermiĝis." 가게가 열렸다.
스페인 Pedro Hernández Úbeda: "Kaĝo malfermita, birdeto mortinta." 새장이 열렸고, 작은 새가 죽었다.
스페인 Juan Ca: "Via birdeto malliberiĝas."
네 작은 새가 갇힌다.
아르헨티나 Maximiliano Catania: "Via apoteko malfermitas." 네 약국이 열렸다.
브라질 Sandro M. Alves: "La birdeto ekflugos." 작은 새가 날아가기 시작할 거야.
스페인 Domingo Cordón: "La birdeto eskapos." 작은 새가 도망갈 거야.
이탈리아 Pedro Tiago: "La vendejo estas malferma." 가게가 열렸다.
이탈리아 Francesco Costanzo Non: "La apoteko estas malfermita. 약국이 열렸다.
이탈리아 Nicola Morandi: "La viandbutiko malfermiĝis." 정육점이 열렸다.
미국 Jennifer Bondelid: "XYZ, PDQ." 
Examine your zipper, pretty darm quick.
지퍼 확인하고 빨랑 닫아.
미국 William Harmon: "La besteja pordo malfermas." 가축우리 문이 열렸다.
미국 Keith Bowes: "La zipo estas malferma." 지퍼가 열렸다.
미국 Mark Riendeau: "Greneja pordo estas malfermita." 곡간 문이 열렸다.
불가리아 Aminda-Ivanka Stoyanova: “O, via vendejo (ankoraŭ), (jam) estas malfermita?   야, 네 가게가 열렸니?
영국 Ed Robertson: "Estas ovaĵo sur via ŝuo". 네 신발에 달걀 있어.
필리핀 Gene Corpus: "La birdo ekforflugas." 새가 도망갈 거야.
리투아니아 Jogaile Cojute: "Vendejo estas malfermita." 가게가 열렸다.

왜 토요일과 지불일이 등장할까? 포르투갈 친구가 설명해주었다. 이는 아마 로마시대에서 나온 듯하다. 당시 매주 토요일마다 사람들은 소금이나 다른 지불 물건으로 정산했다. 미국 사람들은 직설적으로 지퍼가 열렸다고 말한다.  한 친구는 "남대문이 열렸다"라는 한국식 표현이 아주 마음에 든다고 평했다. 

이런 표현은 재미삼아 알아두면 좋겠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에게 "네 남대문이 열렸다"라고 아무리 말해도 상대방은 황당하고 이해할 수 없다고 반응할 것이다. 이 경우에는 "가게가 열렸다"라고 알려주면 즉각 감사 인사를 받을 것이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4. 2. 6. 07:03

자동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와서 그 문을 닫으려고 문을 잡는 순간 정전기가 발생해 깜짝 놀랄 때가 흔히 있다. 이런 정전기로 인해 주유하려는 순간 주유구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소식을 얼마 전에 접하고 보니 더욱 조심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이번 한국 방문에서 주유소에 갈 기회가 있었다. 유럽 주유소에서는 아직까지 한 번도 보지 못한 정전기 제거판이 부착되어 있었다. 한국의 정전기 사고 안전대책이 앞서가고 있음이 돋보였다. 


막상 이렇게 부착되어 있어도 과연 얼마나 많은 운전자가 주유하기 전에 이 판에 손을 얹고 정전기를 제거할까... 


설사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겠지라는 안일한 생각보다 이 판에 일단 손을 얹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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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모음2014. 1. 16. 07:29

일전에 빌뉴스 구시가지 골목길에서 보기 드문 광경을 만났다. 평소 구시가지에서 구걸하는 여인으로 유명한 사람이 패션 모델로 사진에 등장했다.  

* 리투아니아 유명 모델 바이다 체스나우스키에네, 출처: facebook.com

일반적으로 패션 모델들은 날씬한 몸매에 뛰어난 미모를 지니고 있고, 이에 반해서 걸인들은 남루한 옷을 입고 꽤재재한 얼굴을 한 채 행인들에게 구걸한다. 

* 유명 걸인(왼쪽)과 유명 모델(오른쪽) 출처: facebook.com

그런데 이 특이한 걸인 여인은 다채로운 옷에 입고 진한 화장을 하고 다닌다. 그래서 이 걸인의 패션과 화장은 지나가는 사람뿐만 아니라 리투아니아 언론에도 적지 않게 소개되기도 했다. 이날 골목길에서 만난 걸인 모델 사진 전시를 사진에 담아보았다. 


낡은 골목길 건물을 장식한 걸인 모델 사진들,
역시 광고인들의 아이디어는 참으로 무궁무진하고 파격적임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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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4. 1. 3. 08:35

교환학생으로 미국에
영국에서 유학하고 있는 큰딸 마르티나에게도 드디어 교환학생의 기회가 주어졌다. 여러 나라를 두고 고민하다가 미국을 선택했다. 미국내에 있는 여러 대학교를 두고 또 고민하다가 루이지애나 주도 뉴올리언스에 있는 대학교를 선택했다. 이유 중 하나가 겨울에도 따뜻한 날씨이다.

대학교측에서 1월 3일 열리는 첫 교환학생 모임에 꼭 참석해야 한다고 했다. 가장 적합한 비행노선을 찾다보니 공교롭게도 출국일자가 12월 31일이었다. 

한 해의 마지막일에 가족이 헤어져야
보통 한 해의 마지막날과 새해의 첫날은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보낸다. 바로 이날 식구들이 헤어져야 하는 것을 아내가 달가워하지 않았다. 비록 성인이지만, 딸아이 혼자 낯선 뉴욕 땅에서 송구영신해야 하는 것이 아내의 마음을 더 아프게 했다.

중간 기착지인 뉴욕 공항에 마르티나가 도착할 무렵 아내는 페이스북(facebook), 바이버(viper), 스카이프(skype) 등을 켜놓고 첫 소식이 오길 학수고대했다. 최종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서는 뉴욕에서 하룻밤을 자야 했다. 

12월 중순에 마르티나는 뉴욕에서 하루 묵어야 하는데 도와줄 사람이 없냐고 페이스북에 공개적으로 물었다. 이 쪽지가 올라가자마자 친구의 친구가 댓글을 달았다. 그는 뉴욕에 사는데 기꺼이 자기 집으로 초대해 재워줄 뿐만 아니라 1월 1일 뉴욕 시내 안내까지 해주겠다고 했다. 막상 선뜻 도와준다고 하나 생면부지인 사람이라 걱정이 좀 되었다. 

친구의 친구 덕분에 타임스퀘어에서 새해맞이
뉴욕 공항에 잘 도착했고, 맨하탄에서 친구의 친구까지 제시간에 만났다. 이들은 2014년 새해를 뉴욕 맨하탄 타임스퀘어에서 맞이했다. 약속한 대로 1월 1일 이 새로운 리투아니아인 친구 덕분에 뉴욕 관광을 즐겼다. 한 친구를 잘 둔 덕분에 이렇게 낯선 곳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 큰 도움을 받았다.


1월 2일 이른 아침 마르티나는 뉴욕을 떠나 뉴올리언스를 향했다. 도착할 무렵 아내는 또 다시 소식을 기다렸다. 그런데 공항 웹사이트에서 비행기가 연착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유가 궁금한 나머지 아내는 여러 웹사이트에서 정보를 찾기 시작했다. 마르티나가 탄 비행기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기막힌 사이트를 찾아냈다.


flightradar24.com에서 하늘길을 내려다본다
flightradar24.com은 현재 시각 하늘에서 날고 있는 모든 비행기의 이동모습을 한 눈에 보여준다. 해당 비행기 아이콘을 누르면 이 비행기와 비행노선에 대한 정보가 뜨고 이동경로가 나타난다. 아내는 내내 비행기 이동경로를 지켜보면서 안전하게 도착하길 바랬다. 마치 아내가 딸과 함께 비행기를 타고가고 있는 심정이었다.


참으로 놀랍다. 이렇게 지상에서 비행기의 하늘길을 내려다볼 수 있다니 말이다! "뛰어봤자 부처님 손바닥이야!"라는 세상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당연히 즐겨찾기에 넣었다. 앞으로 공항에 손님을 영접하러 나갈 때 이 사이트를 이용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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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크리스마스 카드의 기원에 대한 소식이 보도되었다. 이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카드가 처음으로 상업화된 곳은 1843년 영국이다. 당시 영국 왕립협회 헨리 콜 경이 디자이너 존 호슬레이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그리게 해서 인쇄했다. 

그렇다면 크리스마스 카드와 함께 크리스마스에 빠질 수 없는 크리스마스 트리는 어디에 최초로 세워졌을까? 여러 주장들이 있다. 15세기경 리보니아(지금의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에서 시작되어 16세기 북부 독일로 널리 퍼져나갔다고 알려져 있다. 

* 리가 시청광장에 있는 검은 머리 전당 건물 

상인조합 "검은 머리 길드" 기록문서에 의하면 1510년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를 포함해 북유럽에 있는 여러 곳에 크리스마스 트리가 사용되었다. 이 상인조합은 14세기 미혼 상인, 선박 주인, 외국인으로 조직되어 지금의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에서 1940년까지 활동했다. 

* 크리스마스 트리 탄생 500주년에 세운 리가 시청광장 크리스마스 트리[image source link]

이에 라트비아는 1510년 리가(라트비아 수도)의 시청광장에 세계 최초로 장식된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진 것을 기념하고 있다. 한편 16세기 초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가 자녀들에게 어두운 밤에 별이 얼마나 반짝거리는 지를 보여주기 위해 촛불로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한 것으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라트비아 시청광장에는 크리스마스 트리 탄생지를 기념하기 위한 기념물이 바닥에 조성되어 있다.

* 1510년 최초로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진 자리

* 시청광장 옆에 있는 광장에 세워진 "리가, 크리스마스 트리 탄생지" 조형물

내년 2014년은 리가가 유럽 문화 수도이다. 리가를 방문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리가가 크리스마스 트리 탄생지임을 알아두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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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모음2013. 10. 26. 06:52

사람이 가질 수 있는 무모함의 끝은 어디일까? 담력의 깊이에 따라 다르겠다. 하지만 러시아인 두 청년에게는 그 무모함의 끝은 없어 보인다. 비탈리 라스카로프(Vitaliy Raskalov, 20)와 바딤 막호로프(Vadim Makhorov, 24)는 높은 건물의 최고 꼭대기까지 올라가서 사진 찍는 사람으로 아주 유명하다.
                    Vitaliy Raskalov (http://raskalov_vit.livejournal.com)  
                    Kirill Vselenskiy (http://kirbase.livejournal.com)


올해 이들은 스웨덴을 시작해서 포르투갈까지 유럽 7개국을 돌면서 12개 도시에 있는 높은 건물의 지붕 꼭대기까지 올라가 아름다운 도시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꼭대기에 올라가 잠을 자면서 촬영을 위한 좋은 순간을 기다리기도 했다. 이들이 유럽을 돌면서 찍은 사진들이다. 
[사진출처: raskalov-vit.livejournal.com 2, 3]

폴란드 바르샤바 문화궁전 근처 (지상 150미터)

독일 쾰른 대성당 (지상 150미터)

프랑스 파리 건설 현장 크레인  

프랑스 파이 노테르담 대성당  (지상 90미터)

스페인 바르셀로나 대성당과 크레인 (지상 170미터)

스페인 베니도름 고층건물

아래 영상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다리를 건설하는 크레인 위


이들의 사진을 보면 왜 이들이 무모하게 높을 곳을 향해 자꾸만 올라가는지 그 이유가 쉽게 이해된다. 하지만 이들의 올라가는 과정을 담은 영상을 보고 동안 너무나 아찔아찔해 자꾸만 눈길이 다른 곳으로 간다. 이들의 이어지는 도전이 무사하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9. 30. 06:20

아파트 게시판에 꽂아놓은 20유로 사진이 공개되어 유럽 누리꾼들 사이에 빠르게 펴지고 있다. 


20유로 습득물 
아파트 1층과 2층 사이 계단에서 발견했음 
9월 11일 18시 30분

이는 핀란드 수도 헬싱키 한 아파트 게시판에 붙여져 있는 습득물 공고 쪽지이다. 쪽지뿐만 아니라 20유로 지폐까지 붙여져있다. 

이 사진을 보면서 21년 전 처음 핀란드를 방문했을 때 강하게 받은 인상이 떠올랐다. 당시 헬싱키에 사는 친구는 교외에 별장을 가지고 있었다. 주말을 이 별장에서 보내게 되었다. 별장에는 도심의 아파트에 준하는 살림도구와 가전제품 등이 잘 마련되어 있었다. 

다음날 헬싱키로 돌아가는 데 친구는 자신의 별장 현관문을 닫기만 하고 담그지 않았다.

"문 잠그기를 잊지마!"
"여긴 잠글 필요가 없어."
"왜?"
"도둑이 없으니까."
"그래도 그렇지. 잠그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은데."
"잠거 놓으면 혹시 길을 잃은 사람이나 잠시 필요한 사람이 이 별장을 사용할 수가 없잖아."

잠거 놓지 않으면 남의 것이라도 누군가 가겨갈 것 같은 불안에 익숙한 나에게 당시 핀란드 친구의 말은 상당히 충격으로 다가왔다. 도둑맞기를 걱정하는 대신에 필요한 누군가가 사용하지 못할 것을 걱정하는 친구는 나와는 분명히 다른 세계에서 온 사람처럼 여겨졌다. 

이런 경험을 가진 나에게 아파트 계단에서 주운 20유로 지폐를 게시판에 꽂아놓은 헬싱키 사람의 선행은 쉽게 이해된다. 

3년 전 우리 아파트 계단에서 한국돈으로 약 5만원에 해당하는 100리타스를 주웠다. 그래서 그 자리 벽에 습득물 안내 쪽지를 붙였다. 얼마나 후 우리 아파트 초인종을 누른 사람을 보니 바로 아랫층 이웃이었다. 그는 감사의 뜻으로 비싼 술을 선물로 가져왔다.   

▲ 2년전 우리 집 아파트 계단에서 현금을 주워서 주인을 찾는다는 안내문을 붙였다.  

이번 여름 한국인 관광객들을 안내했다. 한 가게에서 한 손님이 지갑을 가게 진열대에 놓고 계산했다. 거스름돈을 받으면서 그만 지갑을 챙기는 것을 잊어버렸다. 15분 후 이 가게에 들러 지갑 여부를 물으니 대답은 뻔했다.  "전혀 본 적이 없어." 
 
잃어버린 모든 것이 제 자리에 그대로 있는 있는 세상을 원하는 것은 아니만,  분노감과 안타까움이 한 동안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었다. 이런 세상에 습득물 20유로를 아파트 게시판에 꽂아놓은 헬싱키 사람의 행위가 더욱 빛을 발휘한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3. 9. 26. 07:03

라트비아 수도 리가의 볼거리 중 단연 으뜸으로 꼽힐 수 있는 것이 검은 머리 전당이다. 1344년 검은 머리 길드에 의해 세워졌다가 1941년  독일군의 폭격으로 폐허가 되었다. 1948년 소련에 의해 그 폐허마저 완전히 철거되었다가 리가 800주년을 맞아 1995년에서 1999년까지 복원 작업이 이루어졌다.   

현재는 관광안내소, 박물관, 그리고 일부는 라트비아 대통령 임시 집무실로 사용되고 있다. 지난 여름 어느 날 이 곳을 방문했다.  


인부들이 일하는 장면이 눈에 띄였다. 2층에서 판자를 내리는 작업이다. 그냥 주변에 막을 치고 던져서 내리면 수월할 텐데 말이다. 줄에다가 판자를 매고 내리는 것이다.  



문화재를 보호하고 또한 소음을 내지 않고 작업하는 장면이 인상 깊게 다가왔다. 하지만 빨리빨리에 익숙한 눈에는 참 답답해 보였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9. 9. 06:35

빌뉴스 교외에 사는 친구로부터 모처럼 연락이 왔다. 토요일에 함께 자기 집에서 사우나를 하자고 했다. 폴란드에서 손님들이 우리 집을 방문하는 일정이 있었다. 


"우리 집에 손님들이 오는 데 같이 가도 되나?"라고 물었다.
"우리 집 뜰과 사우나는 충분히 넓으니 염려하지 말고 같이 와!"라는 답했다. 

우리 식구 세 명과 폴란드에서 온 손님 세 명과 함께 친구 집을 방문했다. 먼저 뜰에서 친구가 직접 구운 빵과자와 함께 차와 커피를 대접 받았다. 


친구는 다래도 내놓았다. 뜰 울타리에서 5년 동안 키운 다래나무가 올해 처음으로 열매를 맺었다. 말랑말랑한 다래는 당도가 높아 참 맛있었다.


종교의식에 가까운 친구집의 사우나는 늘 인상적이다. 친구집 사우나에 대해서는 일전에 올린 글이 있기에 여기선 생략한다[관련글: 종교의식 방불케 한 유럽 친구집 사우나 체험].


우리가 가져간 돼지고기와 쇠고기를 숯불에 구워서 저녁을 푸짐하게 먹었다. 참고로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먼저 사우나를 하고 식사를 한다.   

무엇보다도 이날 우리 일행에게 신기한 모습은 바로 친구의 수박 자르기였다. 먹기 좋고, 보기 좋게 수박을 자라는 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북동유럽 리투아니아에는 수박이 자라지 않는다. 대체로 중앙 아시아나 남유럽에서 재배된 수박이 수입된다.

이날 친구가 보여준 수박 자르기는 아주 간단했다. 


먼저 수박을 통채로 식탁 위에 올린다
칼로 깊이 듬성등성 자른다
돌아가면서 하나씩 빼먹는다



도마에 흘러내린 수박물을 닦아낼 필요가 없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지금까지 이렇게 수박을 자라는 법은 처음 보았다. 길게 자른 수박을 먹을 때 팔뚝따라 흘러내리는 물이 신경써인다. 하지만 비록 볼품은 없지만, 이렇게 먹기에 좋을 만큼 자른 수박을 먹어보니 정말로 수박물은 걱정은 없었다.

"우와~ 정말 쉽고 좋네! 우리도 이제 이렇게 수박을 잘라보자!"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9. 3. 05:17

일전에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에서 현지인 에스페란토 친구를 만났다. 아무런 댓가 없이 2박 3일 동안 재워주고 구경시져 주었다. 감사할 뿐이다. 

친구는 집 인근에 특이한 식당이 있다고 했다. 이곳은 바이킹 시대를 소재로 한 식당이다. 연못에서 직접 낚은 물고기로 생선요리를 먹을 수도 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식당도 아니고 음식도 아니였다. 바로 야외 전등 지지대였다. 뿌리가 있는 통나무 전체를 가지고 지지대를 만들었다. 아주 간단했다. 바로 뿌리를 위로 하고 통나무를 세워놓았다. 위에 있는 뿌리에는 야생화나 나무가 자연스럽게 자라고 있었다. 


이 거꾸로 된 통나무 전등 지지대를 보고 있으니, 발상 전환이 왜 때론 필요한 지를 새삼스럽게 느낄 수 있었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3. 8. 31. 06:19

일전에 라트비아 수도 리가에서 보기 드문 광경을 만났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지로 지정된 구시가지에 있는 리브(Liv) 광장이었다. 


이 광장의 한 쪽에 전나무 몇그루가 서있다. 따사한 햇살이 비치는 아침에 참새들이 전나무 밑에 있는 모래 땅에서 무리를 지어 목욕을 하고 있다. 가끔 새가 도심의 웅덩이에서 목욕하는 장면을 보곤 한다[관련글: 얕은 웅덩이에서 푸드득 목욕하는 새]. 하지만 참새가 모래로 목욕하는 것은 처음 보았다.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을 전혀 무서워하지 않고 참새 무리는 아침 모래욕을 즐기고 있었다. 사람들은 이 광경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신기해했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3. 8. 27. 06:19

일전에 에스토니아 현지인 친구를 방문했다. 그는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에서 남쪽으로 약 15킬로미터 떨어진 한적한 시골에 살고 있다. 그의 정원을 거닐면서 생소한 장면을 보게 되었다. 정원에 있는 꽃잎들이 누군가 송곳으로 마구 뻥뻥 뚫어놓은 듯했다. 대체 무슨 연유일까?


바로 달팽이들이 그렇게 한 것이다. 느린 걸음으로 가면서 잎을 먹었기 때문이다. 


옆에 있는 보라색 꽃을 보니 순간적으로 소름이 돋아났다.  



땅에 기어다니는 달팽이가 나무나 줄기에 올라가는 것도 신기한 데 무리를 지어 꽃을 점령해 살아가는 모습을 보니 더욱 신기해다. 보라색 꽃인지 달팽이 꽃인지 헷갈리게 하는 장면이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8. 27. 06:02

날씨마다 제각각 멋이 있지만, 일반적으로 사진 찍기 좋은 날은 뭐니해도 화창한 날이다. 여행하기에도 이런 날이 좋다. 비가 내리는 날에는 따뜻한 찻집에 앉아서 빗방울이 데굴데굴 굴러 내려가는 창문을 바라면서 사색에 마음 속 여행을 하는 것이 더 나을 법하다. 

하지만 정해진 일정으로 해외 여행을 온 사람에게는 그럴 수가 없다. 그날 그날 일정대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전에 한국 관광객들과 함께 라트비아 룬달레 궁전을 방문했다. 아쉽게도 비가 내렸다. 

* 라트비아 룬달레 궁전

일부는 우산이 있어도 정원을 구경하는 대신 비를 가려주는 현관에서 그저 눈으로만 구경했다. 다른 일행은 우산을 쓰고 정원을 거닐면서 사진을 찍었다. 우산을 들고 비오는 날 사진 찍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한 여성은 순간적인 발상으로 수월하게 사진을 찍고 있었다. 


바로 가방을 어깨에 맨 끈으로 우산을 칭칭 감아서 고정시켰다. 사람들이 부탁하기에 나는 우산을 땅에 내려놓고, 렌즈가 비에 젖지 않도록 애써면서 사진을 찍어주었는데 가방을 든 이 여성은 이렇게 손쉬운 방법으로 해결했다. 부러웠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3. 8. 21. 06:33

발트 3국을 여행하는 중 특히 여름철 주말이면 똑 같은 복장을 하고 시내를 돌아다니는 여자들이나 남자들을 만날 수 있다. 이들은 때론 노래를 부르면서, 때론 구호를 외치면서, 때론 집단 놀이를 하면서 행인들의 관심을 끈다.

이들은 다름 아닌 결혼일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신랑과 그 남자친구들, 신부와 그 여자친구들이다. 미혼의 즐거움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는 기회이다. 이를 흔히 총각파티, 처녀파티라 부른다. 일전에 탈린에서 처녀파티 일행을 거리에서 만났다. 
 


발랄한 일행이다. 이날의 즐거움처럼 결혼을 맞이하는 여성에게 늘 밝음과 쾌활함이 함께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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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한국인 관광객들과 함깨 탈린을 다녀왔다. 오전 오후를 둘러볼 여유가 있다면 일반적으로 탈린 구시가지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는 카드리오르그(Kadriorg) 공원을 방문한다. 

이곳에는 표토르 대제가 자신의 아내를 위해 지은 궁전, 다차, 에스토니아 최초 어린이집 등이 있다. 많은 외국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다. 관광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 사람이 풀밭에 누워 자고 있는 듯했다. 

그렇다면 이 사람이 있는 곳이 어딜까?
 

유럽연합기와 에토니아 국기가 휘날리는 곳을 보니 관광서임을 쉽게 알 수 있다. 


건물 입구 정문에는 양쪽으로 각각 군인 한 명이 곧곧한 자세로 서 있다.


다름 아닌 이 건물은 대통령 집무실이자 관저이다. 이곳 풀밭에서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고 한 사람이 그냥 자고 있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