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에 해당되는 글 53건

  1. 2014.02.20 한국어 학생들이 생일 선물로 준 풍선 케익
  2. 2014.02.18 김밥 함께 만들어본 외국인들 아주 좋아해 3
  3. 2014.01.01 유럽은 해맞이가 아니라 폭죽으로 새해맞이 4
  4. 2013.12.23 최초의 크리스마스 트리는 어디에? 2
  5. 2013.12.16 한복 입고 유럽에서 한국 동요 부르는 어린이 9
  6. 2013.11.28 식당에서 거스름돈으로 동전을 수북히 받으니
  7. 2013.11.22 한국어 수업, 양처럼 착하다에 키득키득 2
  8. 2013.11.03 [단신] 한국 청년 4명, '한국 알리기' 행사 마쳐
  9. 2013.10.08 집에 초대받은 한국 손님과 유럽 손님의 차이점? 2
  10. 2013.09.24 원 디렉션에 홀딱 반한 딸에 대한 상반된 견해 4
  11. 2013.09.06 사이드미러의 거울 훔쳐가더니 서글퍼진다
  12. 2013.09.06 4계절의 신비 담긴 '책배 예술'에 감탄 1
  13. 2013.05.28 꽃화분 받침대가 '자전거 3층 탑'
  14. 2013.05.23 척 보면 직업 알 수 있는 우크라이나 묘비
  15. 2013.05.20 폴란드 대학생들 맥주캔으로 노면전차 만들어
  16. 2013.05.20 유로비전 덴마크 우승곡 표절 논란
  17. 2013.05.17 마르세유 해변에 펼쳐진 이색 굴삭기 쇼
  18. 2013.04.23 교민 극소수인 나라에 4대 도시 판소리 순회공연 1
  19. 2013.03.13 무료 해설까지 해주는 고궁박물관에 감동 3
  20. 2013.02.13 인천공항, 한복 체험하는 여대생 기분 짱!
  21. 2011.10.14 한국 공연 초대장을 아파트 이웃들에게도 돌렸다
  22. 2011.02.28 한복 입은 유럽인이 공수하는 법을 묻기에
  23. 2009.09.24 청소년들의 새로운 놀이문화 - 극기훈련 2
생활얘기2014. 2. 20. 06:14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빌뉴스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다. 지난 화요일 평소와 같이 수업 10분 전에 강의실에 도착했다. 

그런데 복도에서 기다리는 학생들이 한 명도 없었다. 열쇠로 강의실 문을 열고 기다렸다. 수업 시작 시간이 다 되어가는 데도 아무도 오지 않았다. '혹시 내가 요일을 잘못 알고 강의하러 왔나?"라는 의문이 들었다. 잠시 후 강의실 열린 문 뒤에서 낯익은 한국어 노래가 들려왔다.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선생님의 생일을 축하합니다."


깜짝 놀랐다. 어떻게 알려주지 않은 내 생일을 알았을까?
물어보니 페이스북에서 알았다고 했다.

학생들은 하얀색 풍선에 한국어, 러시아어, 리투아니아어, 심지어 에스페란토 등으로 '생일 축하합니다'라고 썼다. 초콜릿, 빵과자, 축하엽서도 받았다. 


"생일 축하합니다!!! 행복하세요 ^^"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생일은 '생일'이 아니라 '생신'이라고 고쳐주고 싶었지만, 뜻밖의 선물을 받았으니 참았다. ㅎㅎㅎ

무엇보다도 풍선에 그려진 케익이 보기에도 맛있게 그려져 있었다. 


이날 집으로 돌아와 학생들의 선물을 보여주면서 아내에게 양해를 구했다.
"진짜 내 생일에 이 학생들을 집으로 초대해 한국 음식을 대접하면 좋겠다."
"그렇게 해."

1년에 맞는 생일은 세 번이다. 
1. 여권에 기재된 음력 생일
2. 태어난 해의 양력 생일
3. 해마다 변하는 음력 생일

가족도 헷갈려 여러 해 전에 2번 생일을 진짜 생일로 정했다. 한편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딸아이의 생일 축하 쪽지에 웃음이 터져나왔다. 

Kun unua naskiĝtago, paĉiuka!!! Multege da sano, mono (por ke mi estu feliĉa ankaŭ), kaj sukceson en iu ajn ŝtupo en vivo! P.S. Mi gratulos vin en Marto denove.

아빠, 첫 번째 생일을 축하해요. 아주 건강하고, 돈도 많이 벌고(나 또한 행복하도록), 인생의 어느 단계에서든지 성공하세요. 추신: 3월에 또 축하할 거예요.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4. 2. 18. 07:38

1월에 한국 방문한 주된 목적은 에스페란토 국제선방이었다. 내국인 38명과 7개국에서 온 외국인 19명이 참석했다. 선, 종교, 요가 등 다양한 주제로 한 강연들이 열렸다. 한국음식 김밥 만들기 체험도 아주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요리 선생님의 안내에 따라 외국인들도 적극 동참했다. 김에 밥을 얹고, 다양한 재료를 넣어 좋은 색깔을 내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가 않았다.


중국인: "어렵지만 직접 해서 먹어보는 일은 참 재미있다." 
헝가리인: "내가 만든 김밥은 자꾸 터져버린다. 짤라서 먹는 것보다 통채로 잡고 먹는 것이 더 맛있다."
브라질인: "그냥 구경만해도 배가 부른다."

이날 한국인과 외국인이 서로 어울려 김밥을 만드는 광경을 아래 영상에 담아보았다. 



리투아니아 우리 집에서도 좋은 기회가 오면 유럽인 친구들을 초청해 김밥 잔치를 함께 열어봐야겠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4. 1. 1. 09:15

극동 아시아에 위치한 한국의 새해맞이는 일반적으로 동해에서 붉게 떠오르는 해맞이로 새해의 의미를 다진다. 그래서 일출 명소에는 다양한 새해 해맞이 행사가 열린다. 하지만 유럽 사람들은 새해의 해맞이에 별다른 의미를 두지 않는다.


유럽 사람들은 바로 막 떠오르는 해 대신에 00시 00분 00초를 기다린다. 사람들은 샴페인병과 폭죽을 들고 인근 공원에 모인다. 밤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도심 곳곳에는 폭죽이 뿜어내는 빛과 소리로 요란스럽다.절정은 리투아니아 시각으로 밤 12시이다. 

우리집에 모인 친척과 가족도 바로 집 앞에 있는 공원으로 나갔다. 거대한 소리에 귀가 멍멍할 정도였다. 조금 잠잠해지자 사람들은 가지고 온 샴페인을 나눠마시면서 2014년을 위해 덕담을 주고 받는다. 2014년 새해맞이 폭죽놀이를 영상에 담아보았다.



지난 해에도 <초유스의 동유럽>을 애독하고 격려한 모든 사람에게 감사드리고, 새해에도 건강하고, 행복 가득하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최근 크리스마스 카드의 기원에 대한 소식이 보도되었다. 이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카드가 처음으로 상업화된 곳은 1843년 영국이다. 당시 영국 왕립협회 헨리 콜 경이 디자이너 존 호슬레이에게 크리스마스 카드를 그리게 해서 인쇄했다. 

그렇다면 크리스마스 카드와 함께 크리스마스에 빠질 수 없는 크리스마스 트리는 어디에 최초로 세워졌을까? 여러 주장들이 있다. 15세기경 리보니아(지금의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에서 시작되어 16세기 북부 독일로 널리 퍼져나갔다고 알려져 있다. 

* 리가 시청광장에 있는 검은 머리 전당 건물 

상인조합 "검은 머리 길드" 기록문서에 의하면 1510년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를 포함해 북유럽에 있는 여러 곳에 크리스마스 트리가 사용되었다. 이 상인조합은 14세기 미혼 상인, 선박 주인, 외국인으로 조직되어 지금의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에서 1940년까지 활동했다. 

* 크리스마스 트리 탄생 500주년에 세운 리가 시청광장 크리스마스 트리[image source link]

이에 라트비아는 1510년 리가(라트비아 수도)의 시청광장에 세계 최초로 장식된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진 것을 기념하고 있다. 한편 16세기 초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가 자녀들에게 어두운 밤에 별이 얼마나 반짝거리는 지를 보여주기 위해 촛불로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한 것으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라트비아 시청광장에는 크리스마스 트리 탄생지를 기념하기 위한 기념물이 바닥에 조성되어 있다.

* 1510년 최초로 크리스마스 트리가 세워진 자리

* 시청광장 옆에 있는 광장에 세워진 "리가, 크리스마스 트리 탄생지" 조형물

내년 2014년은 리가가 유럽 문화 수도이다. 리가를 방문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리가가 크리스마스 트리 탄생지임을 알아두면 좋겠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3. 12. 16. 07:09

12월 우리 집에서 제일 바쁜 식구는 바로 딸아이 요가일래다. 음악학교 공연 때문이다. 벌써 이번 달만해도 네 차례나 노래 공연했다. 

13일 금요일 음악학교 전체 연말 연주회가 열렸다. 다양한 전공 학생들 중 선발 경연을 통해 무대에 올린다. 올해 요가일래는 플루트, 피아노, 북, 실로폰의 반주에 따라 한국 동요 "반달"을 불렀다. 반주하는 학생들이 어려서 서로 맞추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적어도 이날은 한복의 아름다움에 대한 칭찬은 많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기분 상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한마디했다. 
"오늘은 서로 좀 잘 안 맞은 것 같더라. 네 목소리도 좀 약하고......"
"알아. 웬지 알아?"
"오늘이 2013년 12월 13일 금요일이라서 그래. 하하하."



다음날 토요일 이번에는 가톨릭 성당에서 열린 공연회에서 또 다시 한국 동요 "반달"을 불렀다. 



변성기에 있다는 딸아이
별탈없이 잘 넘겨서 고운 목소리로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길 바란다. 딸아이가 다음에 부를 한국 노래를 이번 주말에 인터넷과 노래책에서 찾아보았으나 리투아니아인 아내 마음을 확 사로잡는 노래를 찾지 못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11. 28. 06:42

지갑에 동전이 많으면 무겁다. 그래서 이 동전은 외출하기 전 저금통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흔하다. 일전에 빌뉴스 구가가지에 있는 식당을 다녀왔다. 식사를 맛있게 한 후 영수증을 받아서 계산했다. 그런데 거스름돈을 받아야 하는데 당차 가져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재촉한 후에야 종업원이 가져왔다. 거스름돈에는 지폐와 함께 작은 동전이 수북했다. 원래 식당 등에는 작은 동전이 귀할 수 있으므로 가급적 동전이나 지폐로 거스름돈을 줄 것 같은데 말이다.


정말 다른 큰 동전이 없었을까...... 손님들, 특히 외국인이라 작은 동전을 가져가지 않고 그냥 놓아둘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종업원이 의도적으로 작은 동전을 선택했을까...... 


여러 차례 이런 비슷한 일을 겪었다. 좀 불편한 생각이 들어서 약간의 작은 동전만 팁으로 남겨두고 이날은 동전을 기꺼이 지갑 속에 담았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11. 22. 06:31

리투아니아 빌뉴스대학교가 일반 시민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개설한 한국어 강좌를 맡아서 가르치고 있다. 13세부터 30살까지 10명이 배우고 있다. 

읽고 쓰기는 얼핏보면 쉬운 듯하지만 수업 진도가 나갈 수록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학생들 중 여러 명은 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점점 향상되고 있다.

며칠 전 수업 시간이었다. 내용은 "~ 같아요"이다. 


"우리 선생님은 너무 착해요. 양 같아요"라고 읽고 있는데 학생들이 여기저기서 키득키득 웃었다. 선생님이 양처럼 착하다고 하는데 왜 웃을까? 

이것이 바로 언어에 담겨져 있는 문화 차이다. 리투아니아를 비롯한 유럽 사람들에게 양은 한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양과는 다르다. 우리는 양이 순함과 착함의 대명사이지만, 유럽 사람들에게는 아니다. 좋은 예가 용이다. 동양에서 용은 인간을 보실피는 수호신이지만, 서양에서 용은 쳐녀를 요구하는 괴물이다. 

우리는 양을 순박하고 부드러운 성격의 소유자로 보지만, 여기 사람들에게는 고집스럽고, 어리석고 아둔한 것이 바로 양이기 때문이다. 물론 어린 양은 이와는 다르다. 어린 양은 순하고, 착하고, 사랑스러운 동물로 여긴다. 

"제 여자 친구는 아주 착하고 얼굴도 예뻐요. 천사 같아요"에 이들은 또 다시 키득키득 웃었다. 이번에는 또 왜 일까? 

리투아니아어에서는 천사가 남성형 명사이다. 네 명의 대천사를 모두 남성형 이름으로 표기한다. 가브리엘류스(가브리엘),  미콜라스(미카엘), 라파엘리스(라파엘), 우리엘리스(우리엘)이다. 즉 "여자인 내가 어떻게 (남자) 천사처럼 생겼나?"라고 반문하면서 이들은 의아해할 수 있다. 

* 리투아니아 사람이 눈으로 만든 천사상. 착한 남자 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다. 

각각 언어의 이런 문화적 차이를 모르고 "당신은 양 같아요"라고 서양인에게 했다가는 본의 아니게 오해를 넘어서 욕을 한 꼴이 된다. 언어가 다른 사람들 사이에 특히 비유법(직유, 은유 등)을 사용할 때에는 조심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Posted by 초유스
해외 VJ 활동/YTN TV2013. 11. 3. 21:39

YTN 글로벌 코리안 
- 지구촌 동포사회 

한국 청년 4명, '한국 알리기' 행사 마쳐

다시보기: 


방송일자: 2013년 11월 2일 토요일 


대학생 등 청년 4명으로 이뤄진 민간 단체가 동유럽에서 두 달간 진행한 한국 알리기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쳤습니다. 

'세상을 이롭게 하는 울타리'란 뜻의 단체 '세이울'은 지난 8월부터 두 달동안 리투아니아와 폴란드 등 동유럽 8개국을 순회하며 한글 이름 써주기와 전통 놀이 소개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한국 문화를 알렸습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10. 8. 06:26

자주는 아니지만 종종 집으로 손님을 초대한다. 주로 생일이나 특별한 손님이 왔을 때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초대 빈도가 줄어들고 있다. 딸이 어렸을 때는 생일 때마다 일가 친척을 초대했다. 하지만 10살이 넘어서자 친척은 커녕 부모와도 함께 생일잔치를 하는 것을 꺼린다.


또한 나이가 드니 자기 생일 챙기려는 마음도 예전 같지가 않다. 보통 유럽 사람들은 특히 50주년 생일은 아주 성대하게 치른다. 그런데 차일피일 미루다가 이마저도 생략하게 되었다. 

집에 잔치하려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걱정은 
무슨 음식을 준비하지
설겆이는 어떻게 하지다.

보통 소규모는 10명 내외, 대규모는 20명 내외다. 이런 부담감 때문에 허물없는 친구들을 초대할 경우는 '맥주 모임'을 열곤 한다. 이는 각자가 마실 술이나 먹을 간단한 음식을 가져오는 것이다. 우리는 커피나 차, 그리고 약간의 음식만 준비하면 된다.

* 현지인을 초대해 2012년 설을 함께 보냄 

집에서 큰 잔치를 한 지 오래되어서 그런가 최근 아내가 집으로 초대한 한국 손님과 유럽 손님간 차이를 기억하면서 한마디 했다. 우리 집에는 현지 유럽인들뿐만 아니라 한국 손님들도 더러 온다. 그렇다면 가장 큰 차이가 무엇일까? 

부엌일 협력이다.

유럽 손님들은 초대한 시각에 맞춰 온다. 그리고 끝나면 식탁에서 그대로 일어나 집으로 돌아간다.
한국 손님들은 잔치가 끝날 쯤 식탁에 있는 음식이나 그릇 등을 우리와 함께 정리한 후에 돌아간다.
물론 이는 절대적인 차이는 아니다. 우리 가정이나 주변에서 겪은 경험일 뿐이다.

특별히 부탁하지 않은 이상 아주 가까운 친척 손님도 마찬가지이다. 음식 준비와 뒷정리는 초대한 집 주부가 혼자 다 한다. 왜 그럴까? 남의 집 부엌에 들어가서 함부로 하지 않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괜히 거들다가 남의 집 부엌을 오히려 어지럽힐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것이 꼭 나쁘지만은 않다. 왜냐하면 우리가 초대받아 갈 경우 우리도 조력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제시각에 가서 끝나면 곧장 집으로 돌아오면 된다.

"한국 손님이 좋아? 아니면 리투아니아 손님이 좋아?"라고 아내에게 물었다.
"한국 손님들은 우리 부엌을 꼭 자기 부엌처럼 여겨서 음식을 준비하고 설겆이를 하는 것을 도와주니까 좋아. 마치 주인처럼."
"그럼, 요가일래(딸)는 어느 쪽을 더 닮으면 좋을까?"
"물론 한국 쪽이지."

부엌을 좀 어지럽히고, 잠시 주인 행세를 하더라도 음식 준비와 설겆이 등을 즐겁게 도와주는 한국 손님들이 리투아니아인 아내에게 더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3. 9. 24. 07:11

딸아이가 자람에 따라 방 벽면이 포스터나 사진으로 장식이 되고 있다. 더 어렸을 때에는 텅 비어 있었는데 만 10살 때부터 가수들 사진이 붙여져 있다. 강남스타일이 한창 전 세계적으로 유행했을 때에는 싸이 포스터가 있었다. 

그런데 지난 여름부터 딸아이의 우상이 바꿨다. 새로운 우상은 원 디렉션(One Direction)이다. 나도 이때 처음 알았다. 영국인 리암 페인, 제일 말리크, 해리 스타일스, 루이 톰림슨과 아일랜드인 나일 호란으로 구성된 5인조 남성 밴드이다. 


아직 개봉되지도 않았던 기록 영화 "One Direction: This is us"를 보겠다고 난리를 쳐서 한 달 전에 표를 사기도 했다. 영화를 본 이후 원 디렉션에 홀딱 빠졌다. 그 후 방 네 벽면이 원 디렉션 포스터로 채워졌다. 잘 때 머리 쪽이 있는 벽면에도, 책상 앞 벽면에도, 전등 스위치가 있는 방문 벽면에도, 방문 벽 반대편 벽면에도, 심지어 책상 위에도 원 디렉션이다. 원 디렉션에 너무 집착하는 듯해서 걱정스럽다.


"아빠, 난 원디렉션하고 결혼할 거야."
"정말? 옛날에는 한국 사람하고 결혼한다고 했잖아."
"그건 옛날이지."
"아직 어린 데 벌써 결혼할 생각하면 너무 빠르다."
"친구들도 벌써 정했어."
"아빠, 저기 원 디렉션 중에 누가 제일 잘 생겼어?"
"글세, 왼쪽에서 두 번째."
"바로 그 사람이야."
"이 세상에 수 많은 언니들이 너처럼 저 사람하고 결혼하고 싶어할 거야"
"알아. 하지만 내가 이길 거야."
"어떻게?"
"저 사람이 나를 좋아할 수 있도록 내가 저 사람보다 더 인기있는 사람이 될 거야."
"그래? 그럴 마음이라면 앞으로도 계속 그 마음을 가져도 되겠다. 네가 인기 있고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저 사람이 너를 쳐다볼 확률이 높지."  

한편 엄마도 걱정스러워했다. 

"우린 네가 너무 원 디렉션에 관심을 두는 것이 싫어."
"왜?"
"부모나 공부 대신에 네가 너무 원 디렉션에 푹 빠지기 때문이다."
"난 이제 아이가 아니고, 점점 자라고 있어. 새로운 것에 관심을 가져야 된다고."
"엄마 어린 시절에는 모든 엄마 또래 아이들이 리투아니아 농구 영웅 사보니스의 아내가 되길 꿈꾸었다. 그런데 봐! 아니잖아. 아내는 딱 한 사람이야. 그러니까 이제 12살 네가 그런 꿈을 가지는 것은 너무나 비현실적이다. 그 허황된 꿈을 버리고 학교 생활을 열심히 하는 것이 좋겠다."

아내와 딸의 대화를 전해듣고 아내에게 말했다.

"어느 하나를 두고도 부정적으로 조언할 수 있고, 긍정적으로 조언할 수 있다. 비현실적인 꿈이라도 어떻게 활용하는냐에 따라 좋은 결과를 나을 수도 있으니까 우린 앞으로 그렇게 딸아이를 키우자."
"당신 말이 맞지만, 그래도 허황된 꿈은 일찍 깨우쳐주는 것이 내 경우를 봐서는 좋다고 생각해." 
"그렇다면 당신은 당신대로, 나는 나대로 가르치면서 딸아이가 스스로 터득해 나가게 하는 좋겠다."
  
일반학교에서 돌아온 후 잠시 쉰 딸아이는 음악학교에 가려고 현관문으로 향하고 있었다. 딸아이 귀에는 MP3 수신기가 꽂혀 있었다.

"너무 자주 노래를 들어으면 재미 없잖아. 오늘은 MP3 플레이어를 가지고 가지 마라."
"안 돼. 원 디렉션 음악을 들으면 내 마음이 좋아져." 
"그러면 아빠 말도 조금 들으라. 알아서 적당하게 들어라."

사실 딸을 둔 어느 아빠들처럼 나도 모질지가 못하다. "음악없이 살 수 없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딸아이, 만약 혹시 훗날 가수가 된다면 듣는 이들에게 긍정적인 영감을 주는 가수가 되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9. 6. 06:43

이번 주말에 폴란드에서 손님이 우리 집을 방문한다. 어제 저녁 아내와 하함께 시장을 보기 위해 차에 올라탔다.시동을 걸기 위해 운전석에 앉은 아내가 승용차 사이드뷰미러(혹은 사이드미러, 측면거울)를 확인하는 순간 "헉, 또 훔쳐갔네."라고 말했다. 

* 뒷거울의 거울만 벌써 두 번 도둑맞았다.
 
2년 전 처남 집에 갔다가 도둑맞은 그 측면거울의 거울이었다. 당시 경찰서에 가자 담당 경찰관은 "당신 차종의 부품 도난사건은 밥먹듯이 일어난다. 다행으로 생각하라. 측면거울 떼내기는 30초도 안 걸린다."라고 말했다. 

보험회사는 "종합보험에 들었지만, 본인이 400리타스(20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나머지 금액만 보험처리가 된다. 예상 수리비는 약 800리타스(40만원)이다."라고 설명했다.

20만원이 본인 부담이니 우리는 보험처리하지 않고 그냥 인터넷 검색을 통해 5만원을 주고 새로운 거울을 붙였다. 

아래는 승용차 측면거울 소재로 한 재미난 영상이다.  



이번이 두 번째니까 커다란 분노의 감정은 일어나지 않았다. 측면거울 통채를 훔쳐가지 않는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겠다고 아내를 위로했다. 하지만 속으로는 이런 측면거울의 거울까지 훔쳐가는 사회에 살고 있다는 것이 서글퍼진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3. 9. 6. 06:15

우선 책배는 무엇일까? 한 권의 책을 책상 위에 놓고 보면 책 제목이 있는 겉표지가 앞표지이고, 책상에 접해 있는 겉표지가 뒷표지이다. 책이 열리는 곳이 책배이고, 이 책배의 반대편이 책등이다. 책등에도 책 제목이 써여져 있다.  

학교 다닐 때 공부하다가 심심하면 책배에 낙서하던 기억이 떠오른다. 우선 책등을 가급적 경사지게 해서 책배를 넓힌다. 그런다면 책배에 그림을 그려서 원래대로 하면 그림의 형체가 잘 드러나지 않지만 다시 넓히면 뚜렷하게 나타난다.

최근 책배에 그려진 신기한 그림을 접하게 되었다. 미국 아이오아대학교 도서관에 소장된 책이다. 19세기에 출판된 이 책의 책배에는 4계절이 숨겨져 있다. 각도에 따라 4계절이 명확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1. 가을


2. 겨울


3. 봄


4. 여름


예술가의 대단한 솜씨에 그저 감탄할 뿐이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3. 5. 28. 05:25

리투아니아 제2의 도시 카우나스 구시가지에 넓은 광장이 하나 있다. 옛 시청 건물이 자리한 광장이다. 이 건물은 목을 빼든 하얀 백조와 닮아서 "백조의 건물"로 불리기도 한다.


다양하고 이색적인 전시물로 이 광장은 자주 화제가 되고 있다. 일전에는 하얀 칠을 한 자전거 여러 대가 3층 탑을 이루고 있다. 자전거 1대마다 꽃 화분 2개가 설치되어 있다. 카우나스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흥미로운 볼거리를 주고 있다.
 


하얀 백조의 건물과 하얀 자전거 받침대가 함께 어우러져 시선을 끌고 있다.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13. 5. 23. 06:48

나라마다 묘비는 조금씩 다를 수 있다. 리투아니아는 일반적으로 묘비에 십자가와 생몰년도를 새겨넣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묘지는 돌아간 사람의 직업을 쉽게 알 수 있는 모습도 담겨져 있어 눈길을 끈다.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이렇게 해놓으면 남은 가족들은 고인의 생전 모습을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고, 묘지를 둘러보는 낯선 사람들도 묘지의 주인공이 무슨 일을 하고 생을 마감한 지를 쉽게 알 수 있어 좋겠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3. 5. 20. 12:43

한국의 국공립대 대학축제 비용이 약 1억원이고, 이 중 51%가 연예인들을 부르는 비용으로 지급된다는 소식을 최근 접했다. 또한 대학축제 운영권을 공연 기획사에게 넘기면서 총학생회장들이 수천만원씩 뒷돈을 받아온 것도 드러났다. 

연예인들을 부르지 말고 대학생들 스스로가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어 재미나고 유익한 축제를 열면 좋겠다. 폴란드 대학생들의 축제 하나를 소개한다. 


* 브로쯔와브 도심 광장에서 열린 대학생 축제 

매년 5월 중순 폴란드 남서지방 중심 도시 브로쯔와브(브로츠와프) 대학생들은 축제를 펼친다. 특히 공과 대학생들은 이 축제에 이색적인 아이디어로 참가한다. 이들은 1년 동안 모은 맥주캔으로 해마다 재미난 물체를 만든다. 올해는 1만여개의 캔으로 노면전차를 만들었다. 



이 행사는 2008년 대학 기숙사에서 같은 방을 사용하고 있던 대학생 세 명이 아이디어를 냈다. 이들은 대학교 내와 기숙사에 흩어져 있는 음료수나 맥주 캔을 줍거나 기증을 받았다. 2009년부터 작품을 만들어 행사를 벌이고 있다. 대학 생활의 좋은 추억거리이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3. 5. 20. 06:46

5월 18일 토요일 유로비전(Eurovision) 노래 경연 대회 결승전이 스웨덴 말뫼에서 열렸다. 이날만큼은 초등학생 딸아이가 일찍 자러 가야 한다는 의무감 없이 우리 집 식구 모두가 생중계로 이를 지켜보았다.

우리 집 가족은 우승국으로 덴마크나 아제르바이잔을 꼽았다. 하지만 아제르바이전은 2011년 우승국이었기 때문에 덴마크가 좀 더 유리할 것이라 생각했다.
  
다른 노래에 비해 소박함이 묻어나는 말타(8위)와 헝가리(10위)가 비교적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 예상은 맞았다. 한편 리투아니아가 하위권(22위)에 머물러서 기분이 가라앉았다. 결승전에 올라간 것만 해도 좋은 성적이라 생각해야 했다. 에스토니아 가수도 잘 불렀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관심을 받지 못해 아쉬웠다.

* 올해 유로비전에서 우승한 덴마크 가수 Emmelie de Forest

유로비전이 끝나 후 덴마크 우승곡의 표절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사회교제망 페이스북의 한 한국인 친구는 이 우승곡이 한국의 팔도비빔면 광고음악과 확실히 비슷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아래는 팔도비빔면 광고 유튜브 동영상이다.


유럽에서는 덴마크 우승곡 "Only Teardrops"(오로지 눈물 방울)이 네덜란드 팝음악 그룹 "K-Otic"이 발표한 "I Surrender"(난 항복해) 노래를 표절했다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 팝그룹은 아이돌 프로그램과 유사한 2001년 스타메이커(Starmaker) 쇼에서 만들어졌다. "I Surrender'는 이들의 앨범 "Indestructible"(파괴할 수 없는)에 수록된 곡이다. 표절여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이 노래의 유튜브 영상을 한번 들어보자.

 
다음은 Emmelie de Forest가 부른 2013년 유로비전 우승곡 "Only Teardrops"이다. 


덴마크 우승곡이 12년 전 네덜란드 노래와 아주 흡사하다는 것에 누구나 쉽게 동의할 듯 하다. 노래도 희노애락의 감정을 지닌 사람이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유사해서는 안 된다고는 할 수 없지만, 들어보니 표절 논란에 휩싸일 만하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13. 5. 17. 06:45

마르세유는 지중해와 프랑스에서 가장 큰 항구이다. 이 도시 프라도 해변에서 5월 10일 이색 쇼가 펼쳐졌다. 굴삭기 3대와 춤꾼들이 함께 펼치는 춤 공연이었다. 굴삭기는 영국 회사가 만든 JCB이고, 춤꾼은 뮤지컬 그룹 "Motionhouse> 소속이다.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중장비 기계인 굴삭기로 멋있게 춤을 추다니, 예술가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3. 4. 23. 06:01

이번 4월 판소리가 리투아니아 언론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관련 기사에는 판소리는 고수의 북 반주에 맞춰 한 명의 소리꾼이 주로 목소리를 사용해 몸짓과 표정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한국 전통음악이라는 정의와 함께 2003년 유네스코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으로 선정된 사실이 언급되어 있다.

* 리투아니아 판소리 순회공연하는 소리꾼 놀애 박인혜 [사진: 박인혜]
  
이유는 4월 19일 샤울레이를 시작으로 21일 클라이페다, 23일 카우나스, 24일 수도 빌뉴스에서 판소리 순회공연이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체로 특히 한국 전통음악의 해외공연은 교민이 주된 대상이다. 그래서 교민수가 많을수록 한국에서 오는 공연단의 방문도 잦아진다. 하지만 유럽의 한 변방로 여겨지는 리투아니아는 작은 나라로 전체 인구가 300만 여명이고, 교민수도 약 20명에 불과하다. 

요즘 세계적으로 널리 확산되고 있고, 리투아니아에서도 여러 동호회가 활동하고 있는 K-Pop 순회공연이라면 쉽게 이해가 되겠지만, 이런 여건에서 판소리 하나만을 가지고 리투아니아 4대 도시로 순회공연을 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무모하게 보인다. 더욱이 흥부가, 심청가, 춘향가 등 판소리 소재가 한국인 정서에 깊게 뿌리하고 있어 유럽인들의 감성을 자극하기에는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 리투아니아 대표적 문학 작품 <아닉쉬체이의 숲>을 자막과 함께 판소리하는 박인혜 

그렇다면 이번 순회공연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지난해 10월 리투아니아 북동지방에 위치한 작은 도시(인구 1만 1천명) 아닉쉬체이에 문화수도 행사 일환으로 국제 연극 경연대회가 열렸다. 이 대회에 판소리 소리꾼 놀애 박인혜가 참가했다. 그는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심청가 이수자이자 판소리를 근간으로 하는 창작음악을 만들어 부르는 젊은 소리꾼이다. 2011년-2012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차세대 예술가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 대회에서 그는 판소리의 전통적인 소재가 아닌 특이한 창작 소재로 노래를 불렸다. 소재는 리투아니아의 대표적인 문학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는 시(詩) <아닉쉬체이의 숲>이었다. 리투아니아 사람 마르티나스가 한국어로 번역한 것에서 놀애가 판소리에 맞게 재구성했다. 러시아 차르 지배를 받고 있던 암울한 시대인 1859년 안타나스 바라나우스카스(1835-1902, 가톨릭 주교)가 지었다. 리투아니아 사람들과 숲의 오랜 밀접한 관계를 표현하고 있다. 

당시 공연 중 한국어 판소리 구절에 따라 리투아니아어 자막이 제공되었다. 리투아니아 관객들은 자기 나라의 대표적 시를 한국어 판소리로 색다르게 감상할 수 있었다. 공연이 끝나자마자 수백 명의 청중들은 일제히 기립해서 오랫동안 박수로 감동을 표현했다. 박인혜는 이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리투아니아 연극계의 대부로 알려진 연출가 오스카라스 코르슈노바스를 비롯한 리투아니아 문화계 주요 인사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 순회공연에 앞서 행해진 기자회견장 

순회공연에 앞서 열린 4월 18일 기자회견장에 한국 문화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리투아니아 유명 대중 가수 안드류스 마몬토바스도 참석했다. 그는 “리투아니아 작품을 한국 음악에 결합시킨 것은 한국과 리투아니아 역사에 있어서 독특한 경우이다. 관람하지 않는 것 자체가 결례이다. 두 차례 한국에 공연차 갔는데 큰 환대를 받았다. 이제 우리가 환대할 차례이다.”라고 말했다.  

* 리투아니아 가수 안드류스 마몬토바스(왼쪽)과 연출가 오스카라스 코르슈노바스(오른쪽)

연극 <불의 가면>,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출해 한국에서도 공연한 바 있는 오스카라스 코르슈노바스는 “독특한 방식의 이번 공연을 통해 우리의 바라나우스카스를 새롭게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작품이 리투아니아 작품, 우리의 고전 작품을 넘어서 세계적인 작품임을 알 수 있게 해준다.”고 평가했다.  

* 놀애 박인혜(왼쪽)와 리투아니아 출신 보행 스님(오른쪽)

이번 리투아니아 판소리 순회공연을 가능케 한 결정적인 요인은 바로 판소리 소재를 리투아니아 문학 작품에서 찾은 것이다. 또한 리투아니아 연극배우 출신으로 한국에서 승려 생활을 하면서 한국 문화를 리투아니아에 소개하는 데 정성을 쏟고 있는 보행(케스투티스 마르츌리나스) 스님의 역할도 공연 성사에 큰 기여를 했다. 그는 놀애의 소리에 따라 속세 시절 전공이었던 팬터마임을 함께 공연하고 있다. 한편 이번 공연에는 장재효 고수가 북을 맡고 있다. 
      
19세기 중엽 “아닉쉬체이의 숲”을 쓴 리투아니아 시인은 먼 훗날 한국의 소리꾼이 자신의 시를 한국어로 판소리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리투아니아 시와 한국 판소리의 만남은 두 나라 문화의 이해와 교류에 소중한 계기를 마련해주고 있다.

박인혜의 이번 창작 공연을 통해 이것이 인류 문화유산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한국의 판소리를 세계화하는 데 효과적인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음을 확신하게 된다. 해외공연 현지의 소재를 판소리에 맞게 창작하여 부르는 것이다. 판소리를 토대로 특유한 호소력과 뛰어난 감성으로 노래하며 세계인들에게 다가가는 그의 발걸음에 박수를 보낸다. 앞으로 한국의 소리꾼들이 이런 시도를 더 많이 해주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3. 3. 13. 07:27

이번에 한국을 다녀온 이야기 중 아직 하지 못한 것이 몇 가지 있다. 그 중 하나가 국립고궁박물관이다. 빌뉴스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데 사용할 교재를 살펴보기 위해 교보문고를 가는 중이었다. 지하철 3호선을 타고 경복궁역에서 내렸다.

출구를 찾아서 나오는 데 "국립고궁박물관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관람료는 무료입니다"가 눈에 띄었다. 환영보다 무료가 더 반가웠다. 여름철에는 발트3국 관광안내사로 일한다. 대부분 박물관이나 미술관, 심지어 성당이나 교회(리투아니아 제외)도 입장이 유료인 경우가 흔히 있다. 시간적 여유가 있어 고궁박물관 안으로 들아가보았다.


입구 안내실에 들어서니 리투아니아 빌뉴스 우리 집에 있는 인조 새를 닮은 새가 매달려 있는 장식화가 먼저 시선을 끌었다. 설명을 읽어보니 이는 화준(花樽)으로 용무늬가 있는 항아리 위에 2천여 다발의 복숭아꽃을 중심으로 나비, 벌, 잠자리, 새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다. 복숭아꽃은 왕의 권위와 위용을 상징하고, 각종 새와 곤충은 군신을 상징한다. 


홀로 이리저리 구경하는 데 "조선 27대 국왕" 앞에서 여러 사람이 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 입장은 무료지만, 해설까지 무료일까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만약 유료라면 이미 돈을 낸 사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관광지에서 안내사의 설명이 있고 없고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잘 아는 사람으로서 일단 주변 상황을 살피면서 엿들었다. 


해설사는 차분한 음성으로 알차게 설명해주었다. 간단한 내용이지만, 일월오봉도의 설명에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일월은 음양, 왕과 왕비요, 오봉은 오행(목화토금수)이자 오상(인의예지신)이다. 즉 이는 인의예지신 다섯 가지 덕목에 충실하라는 뜻이다. 


조선의 왕관에는 구슬줄이 아홉 개가 매달려있다. 왜 일까? 이는 중국 황제의 관과 달라야 했기 때문이다. 황제의 관은 구슬줄이 모두 열두 개이다. 이는 왕비 궁중옷의 줄무늬에도 적용된다. 아래 사진 속 궁중옷의 새 장식줄을 세어보면 모두 아홉이다.


새롭게 안 사실 또 하나는 잡상이다. 기와지붕 위 추녀마루에 흙으로 빚어올린 작은 장식기와(삼장법사,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 등)이다. 궁궐의 재앙을 막아주기를 바라면서 만든 것이다. 예전에 한국을 방문한 초등학생 딸아이가 "아빠, 궁궐 지붕 위에 있는 저 동물은 뭐야?"라는 물음에 "아, 저건 12지간에 나오는 동물이야!"라고 대답한 일이 떠올랐다. 얼마나 무식한 지 부끄럽기 짝이 없었다. 그때 딸아이가 동물 숫자를 세지 않는 것이 다행이다.


이밖에도 궁궐의 화재 예방책이다. 불을 쫓는 신성한 동물인 용이나 해태로 장식한 일은 익히 알려져 있다. 그런데 한자 용용(龍)자로 물수(水)자로 부적을 만든 것은 화재 예방에 얼마나 많은 정성을 쏟았는지를 쉽게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이런 정성과 기원에도 남대문 숭례문을 불태우다니!!!


끝으로 또 알게 된 사항이다. 근정전 등 돌계단에는 왜 가운데가 장식물로 막아져 계단이 없을까? 만인지상(萬人之上)인 왕이 가운데가 아니라 약간 측면으로 올라 가도록 한 것은 분명 예가 아닐 것이다. 해설사의 답은 간단했다. 왕은 걸어서 올라갈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즉 가마를 타고 올라갔다.


1시간 남짓 동안 새로운 사실을 열정으로 전해준 해설사와 무료입장과 무료해설까지 마련해준 문화 관계자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고궁박물관 식당에 먹은 버성영양밥도 맛있었고, 경복궁 지붕 위에서 울려대는 까치도 반가웠다.


발트3국 여름철 관광안내사로 일할 때 이번에 만난 국립고궁박물관 문화해설사((정애숙)의 모습을 떠올려야겠다. 한 마디로 말하면 유료입장과 유료안내에 익숙해진 나에게 과히 충격적이었다. 그냥 고개 숙인 감사로는 충분하지 않아서 가방 속에서 리투아니아에서 가져온 초콜릿 한 상자로 꺼내 답례했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3. 2. 13. 07:30

이번 한국방문을 마치고 유럽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는 우연히 헝가리인 친구와 함께 타게 되었다. 인천공항에 도착할 출발지가 서로 달라서 비행기 출발 2시간 전에 핀에어(Finnair) 탑승수속 창구에서 만나기로 했다. 

나란히 앉아서 대화하다보면 9시간 반 정도의 비행시간이 훨씬 덜 지루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둘 다 공감했다. 그런데 문제는 둘 다 복도쪽 좌석을 선호했다. 어느 한 사람이 양보를 하든지, 아니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복도를 사이에 두고 둘이 앉을 수 있도록 해주세요.”
“비행기 제일 끝 좌석쯤인데 괜찮을까요?”
"그렇게 해주세요."

탑승 두 시간 전에 수속하면 시간이 충분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보안 검색대 앞에 길게 늘어선 줄, 탑승동에서 여객터미널까지 무인전철 이동 등으로 실제로는 넉넉하지 못했다. 다행히 비행기 출발이 45분 연기되어 기내 반입 가방을 헝가리인 친구에게 맡기고 탑승구 근처를 둘러보기 시작했다.

면세점에 들어가니 모든 판매물품이 미국달러로  표기되어 있다. 아무리 한국을 떠나는 사람들을 위한 면세점이라고 하지만, 한국화폐 원화도 함께 표기되어 있으면 좋겠다. 이는 인천공항을 이용할 때마다 느끼는 생각이다.

▲ 한복체험을 할 수 있는 한국전통문화체험관은 여객터미널 3층 29와 30 탑승구 사이에 있다.

맞은 편을 보니 실물크기로 세워놓은 한복 입은 인형이 눈에 확 띄었다. 아무도 없기에 과연 무엇을 하는 곳인지 궁금했다. 바로 한국전통문화체험관이다. 외국인 대상으로 한국전통문화를 알리기 위한 무료 행사장이다. 

▲ 인천공항 한국전통문화체험관

외국인만 무료(free only for foreigners)라면 내국인은 유료일까...... 내국인들 중에 궁중한복을 입고, 어좌에 앉아본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국가예산으로 운영되는 곳이라면 내외국인을 구별하지 말고 누구나 무료로 한국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물론 체험자가 많을 경우 내국인은 외국인에게 양보해야겠다. 


일단 체험관 안으로 들어가보았다. 한쪽 구석에는 조선시대의 혼례복, 궁중복식, 민간복식 등 여러 종류의 아름다운 한복이 걸려있다. 맞은 편에는 왕이 앉아 집무를 보전 어좌가 놓여있다. 빌뉴스에 있는 가족과 현지인 친구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일월오봉도를 배경으로 한 어좌에 앉아 기념을 찍었다. 


가운데에는 전통한옥의 분위기가 물씬 나는 마루가 있다. 이 마루 옆에는 전통공예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탁본도 직접 떠볼 수 있다.

조금 있으니 한 여성이 들어왔다. 한국말을 했다. 체험관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중국말로 응했다. 한국에 유학온 중국인 여대생이었다. 곧 집으로 돌아가면 빌뉴스 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기 시작하는 터라 관심을 가지고 몇 가지 더 물어보았다.   

"어떻게 한국말을 그렇게 잘 해요?"
"정말요?"
"정말이죠. 얼마나 공부했어요?"
"1년 했어요."
"우와~"

나에게서 배우는 리투아니아 학생들도 1년 공부하면 이 중국인 여대생처럼 잘 할 수 있을까...... 돌아가면 더 열정을 가지고 학생들을 가르쳐야겠다고 다짐해보았다.

"중국 어디서 왔어요?"
"안휘성 알아요?"
"알죠."
"어떻게 알아요?"
"아, 옛날 서울에 살 때 안휘성에 사는 중국인 친구가 한국에 종종 왔어요."   
   
중국인 여대생이 한복을 입는데 세세하게 도와주고, 중국어로 안내하는 직원(조영재)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이런 든든한 젊은 한국인이 있다는 것이 자랑스러웠다.


직원에게 물어보았다. 
"저기(마루에)도 올라갈 수 있나요?"
"예, 여기 배경이 멋있잖아요."
"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어떤 것인가요?"
"외국인 분들 보통 이거 한복체험도 좋아하시고, 저 쪽에서 한국전통공예품들도 만들 수 있어요. 보통 이제 환승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환승하시는 분들은 한국에 아예 방문을 하신 분들이 아니잖아요. 그럴 경우 한국에서 대해서 새롭게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되지요."

궁중한복을 입고 연신 미소를 띄우는 중국인 여대생에게 물어보았다. 
"기분이 어때요?"
"좋아요. 많이 좋아요."
"한복 처음 입어봤어요?"
"네, 처음이에요."

    
한국방문의 마지막 인천공항 출국장에서는 무엇보다도 아쉬움이 밀려온다. 그 순간 한국의 전통복식을 체험한다면 그 아쉬움이 한복의 아름다움에 묻힐 듯하다. 많은 공항을 이용해보았지만, 현지국가의 전통문화를 이렇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은 아직 보지 못했다. 

궁중한복을 입은 중국인 여대생은 이 사진을 가족이나 친지들에게 보여주면서 즐거워할 것이다. 다음에 가족과 함께 한국을 방문한다면 딸아이에게 공주 한복을 입히고 마루 위에서 기념촬영을 해주어야겠다. 이런 체험관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모든 분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1. 10. 14. 06:02

올해는 한국과 리투아니아가 외교관계를 수립한 지 20년째 되는 뜻깊은 해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외교통상부와 대사관이 음악회를 10월 15일(토) 개최한다.  여성 국악 실내악 앙상블 "다스름"이 공연한다. 

다스름은 신수제천, 가야금산조, 대풍유, 바람의 나라, 청성곡, 사랑가, 흥타령, 진도아리랑, 거울 속의 거울, 백만 송이 장미, 신뱃놀이 등 전통악기로 한국의 소리를 리투아니아 관객들에게 들려준다. 늦은 감이 있지만, 지난 주말부터 적은 인원의 리투아니아 한인 사회가 바쁘게 움직였다. 초대장을 만들어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것이 주된 일이다.
"한국 전통음악 공연이 있는 데 와! 알았지?"


이렇게 말만으로 초대하기는 아무리 친한 친구 사이라도 리투아니아 사람들에게는 익숙하지가 않다. 무료로 한국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는 하지만 초대장을 있어야 잊지 않고 또한 심리적 부담감 없이 올 수 있는 확률이 더 높다.

공연장은 리투아니아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 대공연장이다. 좌석수는 976석이다. 단 일주일만에 1,000석을 채울 지에 대새서는 회의적이다. 좀 더 빨리 행사의 구체적인 사항이 나오고, 협조가 이루어졌더라면 과거 외교수립 15주년 행사 경험으로 볼 때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일단 초대장 1,000장을 인쇄해 한인들에게 50-200장씩 나눠주었다. 100% 온다는 보장이 없으니 다른 방법으로 인원 확보책을 마련해보았다. 페이스북에 행사 사이트를 개설하고 한류클럽에도 홍보했다. 참가 희망자는 이메일로 알려달라고 부탁하자 현재 120명이 참석하겠다고 한다. 인쇄 초대장을 받은 사람이 다 온다면 자리 확보에 문제가 생길 듯하다. 


그래도 모처럼 펼쳐지는 한국 전통음악 공연이라 널리 알리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리가 정말로 부족하면 한인들은 복도나 측면에 앉아 보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요즈음 월요일과 수요일 함께 수업을 듣는 사람들에게 전체 이메일로 연주회를 알렸다. 이들의 호응도가 의외로 높았다. 어떤 사람은 덴마크 친구들과 네 다섯 명이 오겠다고 한다. 생각하지도 않은 곳에서 30석 정도가 쉽게 확보되었다.

몇일 동안 고민했다. 우리 아파트 현관 입구에 공연 포스터를 붙일까 말까...... 초대장을 각 아파트의 우편함에 넣을까 말까...... 숫자상 예상 인원은 벌써 1,000석을 넘어섰다. 초대해서 자리가 없으면 괜히 미안할 것 같다. 하지만 나눠준 초대장 수만큼 사람이 오지 않고 빈자리가  남을 수도 있다.

초등학교 4학년생 딸아이와 상의해보았다. 우편함에 봉투를 넣는 재미로 딸아이는 흔쾌히 넣자고 주장했다. 빈 자리가 있는 것보다 자리가 꽉 차야 공연하는 사람들도 좋고, 관람객이 보기에도 좋다. 그렇게 해서 봉투 21개에 각각 초대장 2장을 넣어 아파트 이웃들의 우편함에 넣었다.

▲ 토요일 이 1,000석의 자리가 얼마나 채워질까......
 

이로써 아파트 현지인 이웃들에게 내가 한국인임을 확실히 상기시키는 계기가 될 것 같다. 가야금, 해금, 대금, 피리, 장구 등 한국의 전통악기 소리에 이들이 어떻게 반응할 지 궁금하다. 리투아니아 유명 대중 가수인 안드류스 마몬토바스

도 부부동반으로 참석하겠다고 연락이 왔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1,000석만 다 채워 한국-리투아니아 외교수립 20주년을 복되게 하소서!!!! 비나이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1. 2. 28. 08:06

지난 24일 리투아니아 제2의 도시 카우나스에 한국 관련 기업 개소식이 열렸다(관련글: LED 조명등 유럽 공략 거점으로 등장). 이날 비타우타스 대학교의 한류클럽 회원들이 한복을 차려입고 축하객을 맞이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한복을 입고 축하객을 맞이하는 리투아니아 여대생들

이들 중 한 회원이 한국인은 모두 알겠지하는 추측으로 갑자기 나에게 물었다.
"한복을 입은 사람은 두 손을 어떻게 공손하게 놓는냐?"
"으억~~~"

정말 금시초문의 질문이었다. 그 동안 아무런 의문없이 왼손을 위로 했는데 이렇게 비한국인으로부터 질문을 받게되니 부끄럽기도 하고 그 답이 몹시 궁금했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왼손을 오른손 위에 놓는다. 하지만 정확하게는 모른다. 알아서 알려줄게."

주위 한국 사람들에게 물으니 정확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와 인터넷에서 공수(拱手)하는 방법을 찾아보았다. 여러 글들 중 비교적 잘 설명된 곳이 아래 사이트이다.
                                   http://samkimci.com.ne.kr/life/2/2.htm

이 사이트의 설명에 의하면 공수법은 평상시와 흉사시가 구별되고, 또한 남녀에 따라 달라진다. 평상시 남자는 왼손이 위로 가고, 여자는 오른손이 위로 가게 공수한다. 흉사시(사람이 죽은 때부터 약 100일 동안)는 그 반대이다. 남녀 차이는 양과 음의 이치를 자세에도 표현하기 때문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비타우타스 대학교 한국어 수강생들과 서진석 교수(가운데)
사용자 삽입 이미지
▲ 흉사시 여자가 공수하는 손 모습(왼손이 위로) / 남자는 오른손이 위로
사용자 삽입 이미지
▲ 평상시 여자가 공수하는 손 모습 (오른손이 위로) / 남자는 왼손이 위로

이날 리투아니아 여대생의 전혀 예기치 않은 질문 덕분에 두 손을 공손히 놓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 최근글: LED 조명등 유럽 공략 거점으로 등장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9. 9. 24. 06:47

북동유럽 리투아니아 청소년들에게 인기를 끄는 새로운 놀이문화가 등장했다. 바로 극기훈련 캠프이다. 근래 여러 도시 근교에 민간이 운영하는 극기훈련 캠프장이 마련되어 있다.

리투아니아에는 높은 산이 없다. 가장 높은 산이 300미터를 넘지 않는다. 하지만 나무가 울창한 숲이 있는 구릉지대는 많다. 이 캠프장은 숲에 있는 나무를 이용해 다양한 높이의 줄을 매달아 청소년들에게 도전정신의 여가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청소년들은 고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자신감을 키우고 또한 체력을 증강시킨다. 도심에 사는 청소년들이 맑은 자연 속에서 성취감을 이루면서 많은 기쁨을 누리고 있다. 한 참가자는 "아드레날린이 엄청 솟구치고 또 오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주 금요일 (9월 18일) 고등학교 2학년에 다니는 큰 딸 마르티나 학급 급우 15명이 이 극기훈련장을 다녀왔다. 전체코스를 도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약 3시간이고, 비용은 한국돈으로 약 2만원이다. 모두들 대만족이었다. 이들의 모습을 아래 영상에 담아보았다.


리투아니아 청소년들의 극기훈련 현장을 촬영하면서 카메라를 놓고 안전띠를 착용하고 줄을 타고 싶은 마음이 밀물처럼 몰려왔다. 고소공포증이 조금 있지만, 안전띠와 안전줄이 있다면 한 번쯤 도전하고 싶어진다. 한편 여러 해 전에 만났던 '리투아니아 타잔'이 떠올랐다.  

* 관련글: 리투아니아 타잔을 만나다
               10대 딸의 남친에게 여비를 보탰더니
               7살 딸의 컴퓨터로부터 눈보호하는 법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