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에 해당되는 글 818건

  1. 2013.08.12 웨지 모바일 키보드 웹 한글 입력 이상해요
  2. 2013.08.10 건전지를 플라스틱통에 오래 두었더니
  3. 2013.07.31 헉~ 폴란드 여이발사, 1시간에 남자 4명 이발 1
  4. 2013.07.25 갤럭시 노트2에서 페이스북과 피카사 앨범 삭제 8
  5. 2013.07.24 한국인 가이드이니까 스마트폰 하나 갖추세요 2
  6. 2013.07.23 쓰레기통에 버리려다 새와 나눠 먹은 도시락 1
  7. 2013.07.16 십자가 언덕에서 만난 강남스타일 티셔츠 2
  8. 2013.07.13 태극기 국기 채택일을 알려준 폴란드 친구
  9. 2013.07.12 철판에 갇힌 서울 가로수 보니 우리 동네가 궁금
  10. 2013.07.09 아내가 없으니 컵라면 봉지가 자꾸 쌓여간다
  11. 2013.07.06 외국인이 받은 좋은 인상으로 한국인 내가 덕 보다
  12. 2013.07.05 한 장의 이미지에 남녀의 일생이 고스란히
  13. 2013.07.05 영국 유학생 딸, 동거인 남자에게 이렇게 복수했다 18
  14. 2013.07.01 치마 짧아지는 여름철에 긴 치마가 유행이라 5
  15. 2013.06.29 아내 없이 혼자에 대한 외국인의 조언에 反해
  16. 2013.06.25 할머니가 준 졸업 선물 앨범 열어보니, 헉!
  17. 2013.06.21 러시아 두 여인, 누가 엄마고 누가 딸일까
  18. 2013.06.18 처지거나 감긴 깃발 늘 펄럭이게 하는 방법
  19. 2013.06.14 한국차에 아주 만족하지만, 별다른 의미는 없다 2
  20. 2013.06.08 홍수 범람 위험 속에 정원 잔디를 깎는다 2
  21. 2013.06.03 유럽에서 한국인 관광객 구별되는 법 - 스마트폰 4
  22. 2013.05.31 유럽에선 황새가 왜 아기를 물어다 줄까 1
  23. 2013.05.29 헉, 10년 동안 침대 매트리스에 쌓인 먼지 엄청나 2
  24. 2013.05.22 유럽인 유학생은 무슨 고향 음식을 그리워할까
  25. 2013.05.21 열쇠 없을 때 잠긴 문 쉽게 여는 법 3
  26. 2013.05.19 러시아 여성과 결혼 원하는 흔한 미국 남성상 2
  27. 2013.05.16 내 이름이 적힌 코카콜라를 사줘요~~~
  28. 2013.05.15 유럽에서 교사인 아내가 받은 선물로 집안 장식 2
  29. 2013.05.15 최악의 골키퍼 자책골보다 더 황당한 자책골
  30. 2013.05.14 외국에서 담낭 수술 체험기 - 보호자가 참 편하다 4
생활얘기2013. 8. 12. 06:01

똑똑전화 갤럭시 노트 2를 구입했다. 하나 더 욕심이 생겼다. 바로 출장에서 노트북 대신에 이것을 블로그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블루투스 키보드였다. 키보드는 마이크소프트 웨지 모바일 키보드를 구입했다.


우선 이동이 많음으로 단단해 보여서 마음에 들었다. 똑똑전화와 연결하는 데는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 한글 입력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아래 화면에서 보듯이 지메일(아래 사진 상)이나 한메일 앱(아래 사진 하)에서 한글 문서를 작성하는 데에서는 아무런 문제 없이 잘 되고 있다.


그런데 웹에 들어가서 한메일(mail.daum.net)이나 지메일(gmail.com)에서 문서를 한글로 작성할 때에는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티스토리 블로그에서 글을 작성할 때에도 똑같은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 아래 화면은 구글 웹사이트 검색창에 "나는 집에 간다"를 쓴 것이다.  


그래서 웹검색을 통해 키보드를 Q2 키보드로 설치해 문서를 작성해보았다. 결과는 마찬가지다. 아래 화면은 mail.daum.net에서 Q2 키보드로 "나는 지금 집에 간다"를 쓴 화면이다. 


혹시 웨지 모바일 키보드로 티스토리 블로그나 웹 메일을 작성할 때 이런 문제에 봉착해서 해결하신 분이 있다면 그 방법을 알고 싶다. 이것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블루투스 키보드를 구입한 의미가 없는 듯하다.

아내 모르게 구입했는데 이런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즉흥구매로 또 비난포탄이 나아올 것 같다. ㅎㅎㅎ  알기 전에 해결해야 할텐데 말이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8. 10. 05:39

컴퓨터 자판기, 텔레비전 원격조정기, 라디오, 캠코더 마이크와 수신기 등에 사용하다가 다 소모된 건전지가 적지 않게 나온다. 


건전지는 중금속이 있기에 환경보호를 위해서 그냥 쓰레기통에 버려서는 안 된다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하나씩 폐건전지를 플라스틱통에 담는다. 어느 정도 차면 대형상점에 있는 폐건전지 수거함에 넣기 위해서다. 하지만 상점에 갈 때마다 쉽게 가져가는 것을 쉽게 잊어버린다. 그렇게 플라스틱통에 건전지가 가득 차게 되었다.

최근 물건 하나를 찾기 위해 내 방 구석구석을 뒤졌다. 찾고자 하는 물건은 없고, 책장 위 책 뒤에 슴겨져 있는 듯한 폐건전지 플라스틱통이 눈에 확 띄었다. 


그 전에는 괜찮았는데 여름철이라 건전지 내용물이 누수가 되어서 플라스틱통 밑이 허연색으로 변해 있었다. 강한 성분으로 인해 플라스틱통이 일부 망가져 있었다. 누수된 건전지를 보니 짙은 갈색이나 하얀색 내용물이 흘러나와 있었다. 


자세하게 플라스틱통 속으로 들여다 보니 Sony, Panasonic, Memorex 등은 누수되었지만, Duracell은 멀쩡했다. 그냥 집에 더 오래 보관하는 것이 꺼림칙했다. 그래서 만사를 제쳐놓고 10여분을 걸어서 대형상점 수거함에 넣고 왔다. 



이제부터는 한꺼번에 버릴 생각으로 집에서 모으지 말고 소모되는 즉시 폐건전지 수거함에 버려야겠다고 다짐해본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7. 31. 06:56

한 달 전에 집 근처에 있는 이발소를 갔다. 그런데 지난 10년 동안 내 머리카락을 깎아주던 여자 이발사가 직장을 그만두었다고 했다. 물어보니 중년인 그녀는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외국으로 나갔다. 

그 대신 새로운 젊은 여자 이발사가 일을 하기 시작했다. 얼마나 만족스럽게 이발을 잘 해줄까 궁금했다. 하는 법을 거울로 보니 아직 서툴렀다. 그리고 결과는 영~ 아니였다. 가격도 지난 번보다 2000원이 더 비쌌다. 한국돈으로 약 1만 1천원이다. 결과는 불만족이고, 가격은 상승했으니 새로운 또 다른 전용(?) 이발사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들게 했다. 

지난 주말 리투아니아와 접해있는 폴란드 작은 도시 푼스크를 다녀왔다. 마침 이발을 해야 할 때였다. 그래서 현주인 친구와 함께 이발소를 방문했다.       


자신의 단독주택 1층에 이발소를 운영하고 있었다. 잘 다듬어진 정원을 보니 이발도 깔끔하게 잘 해줄 것 같은 기대감이 들었다.   


이날 세 친구가 연이어서 이발을 했다. 놀라운 것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가격이고, 다른 하나는 속도였다. 가격은 12즐로티(약 4200원)로 리투아니아보다 훨씬 적었다. 속도는 참 빨랐다. 리투아니아에서는 보통 30분에서 45분이 소요된다. 그런데 여기에서도 약 15분이 소요되었다. 이날 지켜보니 1시간만에 남자 4명을 이발했다. [관련글: 유럽에서 이발하기]

유럽에서 20년 이상 살면서 이렇게 빨리 이발해주는 사람은 처음 만났다. 신기해서 이발하는 광경을 아래 동영상에 담아보았다.  


이발할 때에는 나도 모르게 꾸벅 조는 습관이 있다. 그런데 15분만에 끝나는 이런 이발에는 졸 시간도 없었했다. 빠른 손놀림에 감탄을 하다보면 금방 시간이 지나갔다. 우리 남자 셋은 폴란드 시골 여자 이발사의 이발에 모두 만족해 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7. 25. 06:11

삼성 갤럭시 노트2를 아내와 딸로부터 최근 선물을 받았다. 안드로이드폰이라 구글 계정 등록을 요구했다. 구글 계정에 이어서 페이북 계정도 등록했다. 그런데 캡쳐화면을 보기 위해 갤러리에 들어가니 수많은 앨범과 사진이 있었다. 너무 많아서 어디에 캡쳐화면이 들어있는지도 찾기가 힘들었다. 

왜 이런 사진들이 나도 모르게 생겼을까라는 원초적인 질문을 던졌다. 검색을 통해 알아보니 구글과 페이북 계정을 등록하면서 사진들이 동기화되어서 똑똑전화에 자동으로 나타나게 되었다. 원하지 않는 이 사진을 삭제하려고 해도 갤러리에서는 공유 단추만 있고 삭제할 수가 없었다. 고민이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방법을 찾아보았다. 


1. 페이스북 앨범 삭제 방법

환경설정 -> 계정 -> 페이스북에 들어가 자신의 계정을 누른다.
그러면 아래와 같은 화면이 나온다. 여기서 갤러리 동기화를 해제한다. 이렇게 해놓고 갤러리에 들어가면 페이스북 앨범이 그대로 남아있다. 분명히 해제를 했는데도 결과가 없다.


위의 순서대로 다시 자신의 계정으로 들어가서 하단 오른쪽에 있는 계정 삭제 단추를 누른다. 그리고 다시 계정 추가를 할 때 반드시 갤러리 동기화를 해제한다. 이렇게 하니 갤러리에 더 이상 페이스북 앨범이 뜨지 않았다. 문제는 해결되었다.

2. 피카사 웹 앨범 삭제 방법
이번은 삭제가 복잡했다.

환경설정 -> 계정 -> 구글에 들어가 자신의 계정을 누른다. 피카소 웹 앨범 동기화를 해제한다.


그래도 페이스북 앨범처럼 갤러리에는 여전히 피카사 웹 앨범이 남아있다.

한 사이트의 정보에 따르면 https://picasaweb.google.com/home에 들어가 앨범을 자체를 삭제하라고 한다. 앨범 사진은 모두 2년 전에 올린 것이라 크게 후회하지 않고 지웠다. 휴지통으로 들어간 사진까지 완전히 없앴다. 그런데 "60일 이후에 완전히 삭제됩니다"라는 쪽지가 떴다.

이렇게 앨범 하나하나 피카사 사이트에서 지웠는데도 갤럭시 노트2의 갤러리에는 피카사 앨범이 불사조처럼 살아있었다. 분명히 휴지통에서도 지웠는데 이렇게 나오다니.... "60일 이후에 완전히 삭제됩니다"라는 말이 거짓말이 아니였구나......

그렇다면 앞으로 60일 동안 계속 갤럭시 노트2 갤러리에서 봐야한다니... 이제껏 시간을 투자한 것이 아까워서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장답을 찾기 위해서 계속 인터넷을 뒤졌다. 정답은 "김군의 생각하는 노리터"의 글에 있었다[관련글 바로바기]. 캡쳐화면이 달라서 좀 더 주의심이 필요했다. 

환경설정 -> 저장소 -> 애플리케이션 -> 갤러리 -> 캐시 삭제를 누른다. 그래도 없애지지 않았다. 그래서 같은 방법으로 데이터 삭제를 해보았다. 다운로드된 사진, 카메라로 찍은 사진, 스크린샷 사진까지 다 삭제가 되지 않을까 우려해서 먼저 이 사진들을 컴퓨터로 복사해놓았다.


그리고 나서 위의 순서대로 데이터 삭제 단추를 눌렀다. 결과는 바로 아래와 같이 말끔하게 피카사 웹 앨범이 흔적없이 사라졌다. "김군의 생각하는 노리터" 글을 제일 먼저 만났더라면 비록 오래된 사진이지만 피카사 웹 앨범을 굳이 지우지 않앋 되었을 텐데 말입다. 조금 아쉽다. 


2-3일 동안 갤럭시 노트2를 만지작거리다보니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왜 이렇게 좋은 똑똑전화를 더 일찍 구입하지 않았을까?"이다. 아내와 딸에게도 꼭 이런 똑똑전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집으로 돌아오면 역설해야겠다. 물론 이제 내가 선물할 차례이다. 

'혹시 자기들이 갖고 싶어서 나에게 먼저 선물한 것이 아닐까......'

하루 종일 갤럭시 노트2 갤러리에서 페이스북과 피카사 앨범을 삭제하는 방법을 찾고 또 이 글까지 작성하느라 많은 시간을 쏟았다. 똑똑전화만큼은 아니더라도 '똑똑한' 남편이나 아빠가 되려고 하니 요렇게 힘든다. ㅎㅎㅎ. 미리 알아놓아야 나중에 아내와 딸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에 똑똑전화 사용 초보자가 한번 노력해보았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7. 24. 06:59

유럽을 여행하는 동양인들 중 한국인을 쉽게 구별하는 방법 중 하나가 똑똑전화(스마트폰)라는 글을 일전에 올렸다[관련글: 유럽에서 한국인 관광객 구별되는 법 - 스마트폰]

인터넷 검색을 통해 보니 2012년 한국의 똑똑전화 보급륭은 67.6%로 세계 1위이다. 이는 세계 평균인 14.8보다 4.6배 높은 수치이다. 참으로 대단하다. 그러므로 유럽에 여행오는 한국인들은 100에 100이 똑똑전화를 소지하고 있는 것이다. 

발트 3국 관광안내사 일을 하다보면 종종 한국인 손님들로부터 질문을 받는다.
"가이드님은 왜 스마트폰이 없어요?"
"그렇게 필요하지 않아요."
"얼마나 좋은 지를 아직 모르시네. 디카가 따로 필요 없어요. 사진 해상도도 엄청 좋아요."

관광안내를 하는 동안에 늘 내 바지 주머니에는 구식 휴대전화기와 디카가 들어가 있다. 관광지에 이색적인 광경이 펼쳐져 있으면 순간포착을 하기 위해 항상 디카를 소지하고 다닌다. 대답은 "그렇게 필요하지 않아요."라고 했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내가 지금 거짓말하고 있네'가 자리잡고 있다. 

똑똑전화가 있다면 참 좋겠다.
손님들에게 즉각 구글지도로 이동거리와 소요시간을 알려줄 수 있고, 일기예보도 수시로 알려줄 수 있다. 점심메뉴나 다음날 일정을 알리기 위해 굳이 종이서류를 꺼내 확인하는 대신 파일을 보면서 하면 된다. 하루 일정을 끝내고 호텔방에서 인터넷을 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무게가 나가는 노트북을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 우리집 휴대전화기 변천사

그런데 주변에 있는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 나처럼 구식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다. 물론 똑똑전화가 비싸기도 하지만, 여기 사람들은 새로운 것을 빨리 갖고 싶어하는 조바심이 한국 사람들에 비해 낮다. 젊은층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구식 휴대전화기에 여전히 만족하고 있다.          

* 최근까지 즐겨 사용한 내 휴대전화기

이런 상황 속에 살다보니 똑똑전화를 소유하고자 하는 마음이 크게 발동하지 않았다. 관광안내 출장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한국 사람들이 왜 나는 똑똑전화가 없는 지를 자꾸 물어봐."라고 아내와 딸에게 종종 말한다.

며칠 전 어느 한국인 관광객 한 분이 내가 손에 들고 있는 휴대전화기를 보더니 한 마디했다. 

"가이드님도 이제 스마트폰 하나 갖추세요."

이를 듣는 순간 '당신은 한국인이니까 스마트폰을 갖춰라'라는 말로 해석되었다. 구년묵이 휴대전화기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내가 시대에 몹시 뒤떨어져 보인 듯했다. 속된 말로 쪽 팔렸다. 이번에 집에 돌아가면 반드시 똑똑전화 지름신을 불려야겠다고 다짐해보았다.

* 이제 나도 갤럭시 노트2 똑똑전화기를 소유하게 되었다.

그런데 집에 돌아오니 지름신을 부르지 않아도 소원성취했다. 어떻게 마음이 서로 통했는지 아내와 딸이 삼성 갤럭시 노트2 똑똑전화기를 구입해놓은 후 잠시 집을 떠났다[관련글: 지령 쪽지로 스마트폰 선물하는 딸의 별난 방법]

이제 나도 똑똑전화기를 가지고 있으니 한국인 관광객들과 동등한 수준에 오르게 되었다. ㅎㅎㅎ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7. 23. 05:39

호텔에서 투숙하다 가끔 일정이 맞이 않아 부득이하게 아침이나 점심을 도시락을 받아나오는 경우가 있다. 언젠가 라트비아 리가에 있는 한 호텔에서 점심용으로 도시락을 받아나왔다. 괜찮은 호텔이었는데 도시락을 열어보니 실망스럽게도 부실했다.
 

배가 고프지도 않았고, 먹고 싶은 마음도 일어나지 않았다. 공원이라 여기저기 새들이 날아다녔다.
 

그냥 쓰레기통에 버릴까 생각하다가 새들과 함께 나눠 먹기로 했다. 빵과자와 치즈는 내가 먹고, 나머지는 새들에게 주었다. 흑빵은 잘게 쪼개서 비들기 등이 먹을 수 있도록 했고, 소시지는 풀밭으로 던졌다. 


조금 후 까마귀가 귀신같이 소시지 있는 곳으로 날아왔다. 까마귀는 부리로 소시지를 반으로 접어서 가져가기 쉽도록 했다. 



새들이 즐겨먹는 것을 보면서 쓰레기통 속으로 버리지 않길 잘했다. 도시락의 부실함 덕분에 새들이 포식하게 되었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7. 16. 06:22

일전에 북동유럽 리투아니아 빌뉴스의 대형 수퍼마켓에서 강남스타일이 적힌 티셔츠를 보게 되었다. 신기해서 사진을 찍고 싶었으나,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아쉬웠다. 속으로 '누가 저런 티셔츠를 구입할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최근 리투아니아 관광 명소 중 하나인 '십자가 언덕'을 다녀왔다. 관광을 마치고 내려오는 어린이의 티셔츠가 눈이 확 띄었다. 수퍼마겟 의류매장에 본 바로 그 티셔츠였다. 반가운 마음에 보호자의 허락을 얻은 후 이 어린이를 촬영하게 되었다.


강남스타일의 인기가 세계적으로 한풀 꺾었지만, 이렇게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유럽 변방 중 하나인 이곳에서도 티셔츠로 거듭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싸이의 대단함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7. 13. 05:29

지금 에스페란토 국제회의에 참가하고 있다. 7월 12일 점심 식사를 하려는 데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온 에스페란티스토(에스페란토 사용자)가 다가와 나에게 물었다.

"대한민국의 국기 태극기가 언제 채택이 되었는지 알아?"

아무리 내가 한국인이라고 하지만 태극기 채택일을 물어보다니...... 한국인이면 한국에 관련된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로 물어온 듯하다. 하지만 대답 대신 물음으로 답할 수밖에 없었다.  


"웬 갑자기 태극기에 대한 질문을 하나?"
"모르고 있네. 내가 알려주지. 바로 7월 12일 오늘이 태극기가 대한민국의 국기로 채택된 날이야."
"한국인 나보다 어떻게 태극기에 대해 더 잘 아나? 오늘이 채택일이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나?"
"내가 위키백과에 글을 자주 올리는데 위키백과에서 알았어."
"너 덕분에 나도 알게 되었네."


그는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 있는 아시아박물관에서 일하고 있다. 이번 일주일 행사에서 동양의 다양한 상징이나 기호들을 참가자들에게 소개하는 전시회를 열고 있다. 특히 이날 태극기 채택일을 맞아 태극기까지 전시하는 세밀함을 보여주어 감동적이었다. 


이 친구 덕분에 1948년 제헌국회에서 태극기를 국기로 채택한 날인 7월 12일은 앞으로는 꼭 기억할 것 같다. 시험 공부을 위해 외운 날짜는 시험이 끝나면 금방 잊어버리지만, 이렇게 전혀 생각지도 않은 외국인으로부터 태극기에 대한 모르는 정보를 얻었으니 그 기억이 분명히 오래갈 것이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7. 12. 06:23

최근 철판에 갇힌 서울 가로수의 끔찍한 현장이 사람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바로 가로수를 깎아내어 철판에 맞추었기 때문이다[아래 사진].

https://www.facebook.com/joytree91

이 서울 가로수의 사진을 보니 일전에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된 러시아의 가로수가 떠올랐다. 가로수 보호와는 전혀 관계없이 인도에 아스팔트를 그대로 깔아버렸다. 혹자는 러시아의 가로수에 비하면 서울의 가로수는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사진출처 imagse source link]


그렇다면 내가 살고 있는 리투아니아의 가로수는 어떤 상황일까 궁금해졌다.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가로수는 벽돌 인도에 큼직한 자기 자리를 확보하고 있다.


벽돌로 해놓았으니 수십년 세월이 흘러 지금의 자리를 벗어날 경우 쉽게 더 확장할 수 있다. 도로 정비에 가로수를 배려하는 리투아니아 사람들이 돋보인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7. 9. 07:46

유럽의 대부분 나라와 마찬가지로 리투아니아 사람들의 생활은 한마디로 가족 중심이다. 가능한 어디를 가든 가족, 혹은 부부가 함께 간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이산 가족이다. 영국에서 유학하고 있는 큰 딸 마르티나 때문이다. 

마르티나는 여름 방학인데도 집에 못 오고 있다. 이유는 방학을 집에서 보내다가 학년이 시잘 무렵 영국으로 돌아가면 아르바이트 자리 구하기가 아주 어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교 다닐 때 시간제로 일하던 커피숍에서 방학 동안 정식으로 일하고 있다. 궁금한 분을 위해 알리자면 영국 스코트랜드 에딘버러에서 그가 받는 시급은 6.29파운드(한국돈으로 10500원)이다. 단기간 목표는 열심히 일해서 내년에 6개월 동안 중동 두바이에 있는 대학교에 교환학생으로 공부하는 것이다. 

나머지 가족이 방학을 맞아 영국으로 가기로 했다. 아내는 세 식구(나, 아내, 작은 딸)가 모두 함께 갈 수 있는 시간을 찾아봤으나 불가능했다. 결국 아내와 작은 딸 둘이만 영국 에딘버러로 떠났다.

하루 이틀은 그런 대로 견딜만 했다. 식구 각자의 식성이 달라서 함께 있을 때도 같이 밥을 먹는 경우가 많지가 않다. 하지만 그래도 아내가 요리해주는 따뜻한 음식은 모두가 식탁에 앉아 먹곤 한다. 

아내가 없는 동안 밥 때가 되면 더 바빠지는 듯하다. 요리를 해서 혼자 먹는 것보다 어떻게 하면 허기진 배를 빨리 채울 것인가가 떠오른다.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알지만 간이식품으로 눈과 손이 가게 된다. 여름철이 되니 귀한 한국 간이음식들이 우리 집 찬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사연은 간단하다. 여름철엔 발트 3국 관광안내사(가이드)로 일하고 있다. 한국 관광객들이 먹고 남은 음식들을 한국 음식을 그리워할 것 같은 나에게 선물로 주고 떠나기 때문이다. 


음식 선물을 준 모든 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이 음식이 아내가 없는 지금 아주 중요한 먹거리가 되었다. 이렇게 컵라면 봉지가 쌓여간다. 


버리지 않고서라고 핏잔을 줄 사람도 있겠다. 참고로 컵라면 봉지는 시골에 계시는 장모님이 이른 봄철 씨파종을 위해 요긴하게 사용하기 때문에 버리지 않고 모운다. 아내가 그리운 지, 따뜻한 음식이 그리운 지... 아뭏든 잘 있다 오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7. 6. 05:57

그 동안 나를 담당했던 의사 3명이 다니는 병원을 그만두었다. 임금이 더 높은 서유럽 나라로 이동한 것으로 여겨진다. 리투아니아에서 거의 모든 치료와 진료는 가정의사로부터 시작된다. 일전에 치료를 위해 가정의사 진료를 예약하기 위해 관할 종합진료소를 찾았다.

그런데 담당 가정의사가 더 이상 일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얼굴도 예쁘고 자상하게 환자를 대해주었는데 몹시 아쉬웠다. 예전에는 해당 거리를 담당하는 의사에게 무조건 자동으로 등록이 되었는데 이제는 환자가 스스로 선택할 수도 있게 되었다. 

* 내가 다니는 빌뉴스 중앙 종합진료소

큰딸이 자신의 가정의사가 젊고 아주 씩씩하게 일한다고 소개했다. 딸의 이름을 말하고 아버지라고 소개하니 금방 딸을 알아보았다. 덕분에 초면인데도 아주 반갑게 맞아주었다. "진료소에 이런 의사도 있구나"라는 첫 인상을 받았다. 

나이가 벌써 50살이 넘었다고 하니 가정의사는 더욱 의욕적으로 대해주었다.  

"자, 이제부터 나와 함께 종합검진을 해보도록 하자."

가정의사는 간호사에게 필요한 모든 검사와 전문의 방문를 위한 일정을 잡도록 했다. 받아보니 빠른 시일에 다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다리는 사람들로 인해 약 2개월이 걸리는 일정이었다.  

- 정밀 혈액 검사
- 대소변 검사
- 심전도 검사
- 영양사 방문
- 비뇨기과 전문의 방문
- 안과 전문의 방문
- 내분비 기관 전문의 방문 

이렇게 해서 어제는 비뇨기과 전문의를 방문했다. 정년 퇴임이 얼마 남지 않은 듯한 나이가 지긋한 의사로 보였다. 

"어디서 왔어요?"
"남한에서 왔어요."(이럴 때마다 한국이라고 말하고 싶다. 하지만 한국이라고 말하면 분명히 '남쪽이냐 아니면 북쪽이냐'고 물어볼 것이 뻔하다.)
"몇 해 전에 서울에 갔어요."
"그래요? 얼마나 있었어요?"
"5일 동안 있었는데 한국이 참 좋았어요. 경치도 아름답고, 사람들도 친절하고, 또한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위해 열심히 운동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어디 아파서 왔어요?"
"아니요. 50살이 넘었으니 가정의사가 종합검진을 받아라고 일정을 잡아주었어요."

이렇게 대화를 하다보니 의사와 환자간 거리가 사라지는 듯 했다. 한국에서 받은 좋은 인상 덕분인지 의사는 정성스럽게 신장 등 관련 신체부위를 초음파로 검사해준 것 같았다. 검진을 마치고 비뇨기과 전무의실에서 나오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다른 한국 사람들이 심어준 좋은 인상 때문에 외국 땅 리투아니아에서 내가 그 덕을 보는구나. 나도 내가 받을 생각은 하지 말고, 다른 사람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도록 노력하자. 그로 인해 오늘 나 경우처럼 다른 사람이 호의를 입을 수도 있겠다.'

비뇨기과 전문의의 호의를 침소봉대하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다. 물론 의사는 병과는 관련없는 어떠한 배경도 고려하지 않은 채 환자를 다루어야 한다. 하지만 실상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지난 해 성대 결절 검사가 떠오른다. 종합진료소 전문의는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는 듯했다. 의사는 아무런 성대 결절을 찾아내지 못했다. 이후 대학병원 종합진료소를 찾았다. 이 의사도 아무런 결절을 찾아내지 못했다. 그리고 나가려고 하는 순간에 우연히 대회가 이어졌다.

"리투아니아에서 하는 일은?"
"지금 빌뉴스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어요."
"그래요? 나도 같은 대학교에서 가르치고 있어요. 우리는 서로 동료네요. 어디 한번 카메라로 더 세밀하게 성대를 살펴봅시다."

이렇게 해 결절을 찾았고, 수술까지 하게 되었다. 아뭏든 의사가 한국에서 받은 좋은 인상으로 한국인인 내가 오늘 호의적으로 비뇨기과 진료를 잘 받았다. 리투아니아 의사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준 미지의 한국인들에게 감사드린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7. 5. 07:18

사람의 일생은 어떨까? 누구든지 쉽게 상상할 수 있다. 출생부터 사망까지 남녀가 살아가는 모습을 담은 이미지 한 장이 폴란드 누리꾼들 사이에 최근 화제가 되었다. 



나이별 남녀가 살아가는 모습이나 추구하는 모습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것이 인상적이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7. 5. 06:51

영국에서 유학하는 큰 딸 마르타나가 동영상과 함께 복수 사연을 보내왔다. 마르티나는 아파트 한 채를 공동으로 빌려서 살고 있다. 다른 여자 대학생 한 명, 그리고 남자 대학생 두 명이다. 이들은 1년 전 서로 페이스북을 통해서 알게 되어 함께 살고 있다. 물론 각자가 자기 방을 사용하고 있다.

이들 남자 두 명 중 한 명은 농담을 좋아하고 여자 둘을 골탕 먹이거나 놀래키는 것을 즐겨한다. 예를 들면 어두운 밤에 여자가 화장실이나 거실을 지나갈 때 숨어있다가 깜짝 놀래킨다. 때론 무섭고 황당한 가면을 쓰고 놀래킨다. 물론 악의가 없는 사람이라 순간적으로 당황하지만 이내 이들은 화해한다.

최근 두 여대생은 한번 이 남대생을 골탕 먹이기로 결심했다. 이들은 그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동안 일을 꾸몄다. 먼저 가게 가서 음식을 포장할 때 사용하는 플라스틱 랩을 큰 뭉치로 구입했다. 이어서 그의 방으로 들어가 보이는 족족 그의 물건들을 랩으로 칭칭 감쌌다. 

침대, 텔레비전, 노트북, 농구공, 옷장, 서랍장, 실내화......


가게에서 랩으로 쌓인 식품을 꺼날 때 고생스럽다. 먼저 손가락으로 랩을 제거해보려고 하지만 쉽지가 않다. 결국에는 칼이나 가위가 필요하다. 이 점에 착안해서 여대생 둘은 이렇게 복수했다.

마르티나에게 물었다.
"그가 화내지 않았어?"
"황당해 했지. 그리고 플라스틱 병으로 나을 때리려고 하는 데 잘 피했지." 
"그가 물건을 푸는 데 도와주지 않았어?"
"당연히 안 도와줬지."
"자기 방을 안 잠궈나?"
"여긴 모두 안 잠궈."



이어지는 이야기다. 지금 아내와 작은 딸 요가일래는 일주일 전부터 마르티나를 방문하고 있다. 이들이 도착하자 마르티나는 복수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에 요가일래가 불쌍한 언니를 도와주기 위해 또 다른 복수를 생각해냈다. 당장 그날 밤에 실행에 옮겼다.

남대생은 초콜릿 공장에서 아르바이트하면서 밤 11시경에 집으로 돌아온다. 그가 돌아올 쯤 여자 셋(마르티나, 요가일래, 마르티나 동거녀)이는 신발 가구에 숨었다. 그가 자신의 신발을 벗어놓으려고 가구 문을 열자 여자 셋이는 그에게 하얀 침대포를 씌었다. 한 바탕 배꼽 잡는 순간이 펼쳐졌다.

나 홀로 집에서 있지만, 이렇게 재미난 시간을 아내와 두 딸이 같이 보내고 있다니 나도 한바탕 즐겁게 웃어야겠다.

*  후기: 제 글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 글에서 동거인은 공동으로 같은 아파트를 임대해서사용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즉 같은 방을 남녀가 함께 사용하는 동방인(同房人)이 아닙니다. 성별이 다른 사람들이 함께 임대해 사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사회에서는 이를 부정적으로 볼 수도 있지만, 주변 유럽 사람들은 공동으로 아파트를 사용하는 데 남녀를 크게 구별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남녀가 사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산다라는 개념이 강합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7. 1. 06:39

발트 3국을 두루 관광안내사(가이드)로 일하다보면 6하 원칙 중 관광객으로부터 가장 많이 받은 것 중 하나가 "왜"이다. 오늘은 그 "왜" 중 하나를 소개한다.   

* 빌뉴스에서 한국인 관광객들이 꼭 가보는 안나 성당(왼쪽 성당)

* 리가에서 한국인 관광객들이 꼭 가보는 검은 머리 전당

바지도 짧아지고, 치마도 짧아지는 여름철이다. 하지만 관광객들은 편리성으로 인해 주로 바지를 입는다. 리투아니아와 라트비아를 둘러본 후 한 관광객들이 물었다. 

"여기 여자들은 더울 텐테 왜 짧은 치마를 입지 않고 긴 치마를 입고 다니나요?"
"저는 아직까지 눈여겨 보지 못했는데요."
"이제부터 한번 잘 보세요."  


패션에는 완전 무감각이다. 관광객이 물으면 안내사로 답을 해줘야 한다. 혹시나 집에 있는 아내가 답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전화했다.

"손님 중 한 사람이 왜 여기는 긴 치마를 입고 다니냐고 물었어. 혹시 당신은 그 이유를 알아?"
"알지. 올해 여름철 유행은 긴 치마야. ㅎㅎㅎ" 


"유행"이라는 말에 답이 나왔다. 정말이지 이후부터는 긴 치마를 입고 지나가는 여성들이 쉽게 눈에 띄었다. 화사한 긴 치마가 바람에 살랑살랑 날리는 모습이 한층 더 아름다워 보인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6. 29. 07:12

지방 통역 출장을 떠났다. 그 다음날 아내와 작은 딸은 큰 딸이 사는 영국으로 떠났다. 그렇게 우리 집은 하루 밤 동안 빈 집으로 남게 되었다. 통역은 3일 하고, 상황에 따라 2일 더 연장할 수도 있다고 했다. 

"더 하는 것이 좋겠어요? 아니면 집중적으로 3일만 하고 돌아갈려요?"
"아내가 없는 집이지만 ,그래도 빨리 돌아가고 싶어요. 통역말고도 할 일이 많아요."
"우리(리투아니아 남편들)은 아내가 없으면 집에 가지 않고 술 마시고 노는데...... ㅎㅎㅎ"

더 하면 더 벌 수 있겠지만, 그래도 웬지 일찍 집에 돌아가고 싶었다. 집에는 나외에도 또 다른 동물이 살고 있기 때문이다. 작은 딸이 키우는 애완동물 햄스터다. 딸아이는 친척 집에 맡겨놓고 영국으로 떠나려고 했지만, 마지막에 마음을 바꿨다. 혼자 놓아두는 시간이 하루라서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집으로 돌아와 먼저 부엌에 놓아둔 햄스터 집으로 가보았다. 27일 새벽 5시에 아내가 떠났고, 내가 돌아온 시간은 28일 저녁 9시였다. 햄스터가 혼자 있은 시간은 총 40시간이었다. 평소에 누군가 가까이 오면 반기는 듯 행동을 하는데 힘이 전혀 없어 보였다.

* 40시간이 지나도 해바리기 씨앗은 그대로

먹이통을 보니 해바라기 씨앗이 그대로 있었다. 그렇다면 40시간 동안 아무 것도 먹지 않았을까? 보통 해바라기 씨앗을 손으로 입 가까이에 주면 얼른 받아 까먹거나 통채로 입 먹이주머니에 넣는다. 그런데 집 밖으로 나왔지만, 먹이에 대한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곧 야자수 열매 속으로 들어가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 기운이 쭉 빠진 듯한 햄스터 

돌봐주던 주인이 집을 비운 것을 알고서 올 때까지 단식하면서 기다리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니 정말 집에 빨리 돌아오길 잘 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애완동물 기르기에 익숙하지 않지만 딸을 대신에 무엇인가를 해야 했다. 우선 햄스터에게 주인은 아니지만 내가 집 안에 함께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못 부르는 노래도 하면서 일단 햄스터의 기분을 전환해주기로 했다. 부엌에 혼자 있게 하지 말고 내 방에 햄스터 집을 옮겨 놓았다. 컴퓨터 자판기 두드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 함께 있다는 것을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다보면 생기를 되찾아 쳇바퀴 놀이를 할 것 같았다. 아내가 없다고 집에 가지 않고 노는 것 대신 슬픔에 빠져 있는 듯한 햄스터를 돌보게 되었다. 이 공덕으로 아내와 작은 딸이 영국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돌아오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6. 25. 13:25

얼마 전 리투아니아 주요 도시 광장에서 주말에 10대 후반의 남녀 학생들이 정장을 입은 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고등학교 졸업 시험을 마친 후 학창시절 마감을 자축하는 행사이다. 7월에는 리투아니아 전역에서 고등학교 졸업식이 열린다.



한 때 졸업 선물로 각광을 받은 것이 앨범이다. 이 앨범에 추억의 아날로그 필름 사진들을 현상해 담을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은 디지털 시대이다. 그래서 앨범 선물은 구식이 되어버렸다.

최근 누리꾼들 사이에 할머니가 졸업 선물로 준 앨범이 화제를 끌고 있다. 
왜 일까? 
아날로그 선물 속에 담긴 할머니의 디지털 아이디어 때문이다.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돈은 역시 아날로그나 디지털을 떠나서 모든 시대에 두루 통하는 받는 이를 기쁘게 하는 좋은 선물이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6. 21. 06:02

최근 폴란드 누리꾼들 사이에 러시아 두 여인이 함께 있는 사진이 화제를 끌었다. 두 여인은 엄마와 딸이다. 과연 이 두 여인 중 누가 엄마이고, 누가 딸일까? 쉽게 구별하기가 힘든다. 


금발이 엄마다. 딸 같은 엄마가 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공력을 들었을까......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6. 18. 06:03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
하늘 높이 아름답게 펄럭입니다.
태극기가 힘차게 펄럭입니다.
마을마다 집집마다 펄럭입니다.

위는 동요 "태극기"의 가사이다. 이처럼 국기나 깃발은 바람으로 인해 펄럭이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더 생동감있게 나타낸다. 펄럭이지 않고 그냥 막대기에 매달려 있는 국기는 그 운치가 떨어진다.   


바람이 국기를 펄럭이게 하기도 하지만, 때론 국기를 감아버리기도 한다. 후자일 경우 국기의 원래 모습마저도 알 수 없게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에스토니아 탈린에 있는 스웨덴 대사관이 선택한 방법이 있다.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국기 밑 끝자락을 발코니에 끈으로 묶어놓았다. 바람이 불더라도 국기가 막대기에 감기지 않는다.


에스토니아가 선택한 방법은 다르다. 국기봉에 매달린 국기의 윗부분 2/3 정도 크기의 막대기로 국기를 아예 펴놓았다. 
 

이렇게 해놓으니 아무리 바람이 불어도 국기가 국기봉에 감기지 않을 뿐만 아니라 바람이 불지 않아도 축 내려있지 않고 늘 펴져 있다.  


국기가 밑으로 축 내려져 있거나 감겨져 있으면 웬지 기(氣)를 펴지 못하는 듯하다. 국기는 바람에 펄럭이기도 하지만 바람에 감기도 한다. 결국 반듯하게 펴져 있길 바란다면 에스페란토 방법을 권하고 싶다. 관광서의 태극기는 바람에 안녕할까...... 혹시 감겨있지는 않을까......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6. 14. 05:49

낯선 지방이나 나라에 벗이 있어 만나면 참으로 기쁘다. 일전에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리투아니아 빌뉴스로 내려오는 국제선 버스를 기다리면서 약 5시간 정도 여유가 있었다.

혼자 사진도 찍으면서 탈린 구시가지에 산책할까하다가 그 동안 몇 차례 에스페란토 행사에서 만나서 이름 정도 알고 지내던 에스토니아인을 한번 만나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먼저 며칠 전 페이스북으로 "모월 모일 모시에 시간이 있으니 괜찮다면 만나고 싶다"는 쪽지를 남겼다. "나도 시간이 되니 꼭 만나고 싶다. 내 전화는 다음과 같다"라고 금방 답이 왔다. 드디어 그날이 왔다. 전화를 하니 곧 내가 있는 곳으로 차로 올 테니 어디 가지 말고 기다려라고 했다.

파란색 현대차가 다가왔다. 안에는 덩치가 큰 바로 그 지인이 타고 있었다. 악수를 하면서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단지 여러 사람들 사이에 조금 알고 지내는 사이인테 우리는 만나자마자 오랜 친구가 만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자, 외국인이 가기 어려운 곳으로 구경시켜주려고 하는 데 어때?"
"나야 좋지."

그는 소련 시대 해군이 주둔해 통행이 금지되었던 곳으로 안내했다. 지금은 탈린 시민들이 해수욕이나 일광욕을 즐겨하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탈린 구시가지의 또 다른 면에서 바라볼 수 있다. 화강암이 해변 바다 위에 우뚝 솟아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살고 있는 리투아니아 해변에서는 바위를 찾아볼 수가 없다. 사방 천지가 모두 분말가루같은 모래뿐이기 때문이다.


친구의 여러 이야기 중 몇 가지가 관광안내사(가이드) 일을 하고 있는 내 머리 속에 속속 잘 들어왔다. 

- 탈린은 스웨덴의 스톡홀름, 핀란드의 헬싱키, 러시아의 페테르부르크보다 훨씬 더 오래 전에 형성된 도시이다.
- 탈린은 동쪽 내륙에서 나오는 왁스를 수출하고, 발트해를 통해 소금을 수입하던 전초기지였다.
- 독일 기사단이나 스웨덴이 지배하던 시절 지배계층은 에스토니아인들과 결혼하지 않았지만, 제정 러시아 시대 러시아인들은 토착인들과 결혼했다. 그래서 에스토니아인의 DNA는 러시아인에 더 많이 닮았다.
- 에스토니아 북부 지방은 석회암이 대부분이고, 저기 있는 화강암은 빙하가 녹으면서 스칸디나비아에서 흘러내려온 것이다.


그가 타고온 현대차 이야기다.

"현대차에 만족하나?"
"이 차는 관용차이다. 매년 3년마다 우리 부처에서 새로운 차로 교체해준다. 내 개인차도 한국 자동차 회사가 만든 기아차이다."
"정말? 어때?"
"여러 나라에서 생산된 다양차를 운전해보았는데 한국차도 이들에 비해 전혀 손색이 없다. 아주 만족한다. 하지만 이제 한국차라는 데에 별다른 큰 의미가 없다."
"왜?"
"알다시피 자동차를 비롯한 전자제품 등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생산된 부품으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한국차도 사실 100% 한국차라고 할 수가 없다. 그래서 과거의 부정적인 선입견만을 고집해 그 특정 나라의 차를 평가하는 것은 이제 의미가 없다."
"나도 동의한다. 그래도 네가 한국인인 나를 한국차로 구경시켜주니 기분은 좋다. 그런 뜻에서 오늘 저녁식사는 내가 쏘겠다."


그는 내가 손님이라면서 극구 자기가 내겠다고 했지만, 오랜 친구처럼 나를 맞아준 데에 대한 고마움으로 내가 먼저 지갑을 열어 계산했다. 우리 둘이는 서로 모국어가 다른 사람들이지만 이렇게 좋은 만남을 가질 수 있게 해준 국제어 에스페란토의 존재와 위력에 대해 새삼스럽게 감탄하면서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6. 8. 14:00

발트 3국 관광안내 중에 자주 받는 질문이다.

"여긴 지진이 없나요?"
"없어요. 지진은 지각 내에 암석의 파괴로 일어나는 데 여긴 대부분 모래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그럼, 태풍이나 장마는 없나요?"
"간혹 강풍이 불고,폭우가 쏟아지지만, 한국과 같은 태풍이나 장마는 없어요."
"홍수는요?"
"봄철 눈이 녹아 해변근처 마을과 강 주변 저지대에는 종종 일어나지만 대재앙 수준은 아닙니다."

한편 최근 유럽 중부 지방에 수일 동안 지속된 폭우로 홍수가 나서 인명과 재산에 많은 피해를 주었다. 체코,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 등이다.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그런데 오스트리아의 작은 도시 크렘즈(Krems)의 홍수 방지책이 누리꾼들의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 강변에 임시로 벽을 쌓아 물의 범람을 막고 있다. 군관민이 나와 모래나 흙 주머니를 쌓으면서 둑을 높이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인데, 이 도시는 아예 구조물을 이용해 벽을 쌓았다. 사전 준비의 철저한 모습이 돋보인다.


한 시민이 홍수 범람의 위험 속에 자신의 정원에서 잔디를 깎고 있다.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오늘 사과나무 한 그루를 심겠소"라는 구절이 떠오른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6. 3. 07:30

올해도 여전히 적지 않은 한국 사람들이 유럽의 한 변방인 발트 3국으로 여행오고 있다. 며칠 전 묵은 라트비아 수도 리가의 한 호텔 승강기는 거의 마비될 정도였다, 비슷한 시각에 10대의 관광버스가 출발했기 때문이다. 독일인, 프랑스인, 스페인인, 일본인, 한국인 등 다양한 민족들이 함께 묵었다. 

* 관광지를 설명하고 있는 초유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것을 카메라에 담는 일은 여행의 즐거움이다, 이를 오래 기억하고 누군가와 공유하기 위해서이다, 그래서 여행자의 필수품은 카메라이다. 

*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 구시가지

서양인이든 동양이든 대부분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다닌다, 


그런데 유독 어느 민족은 이 보편적인 디지털카메라 대신 스마트폰(똑똑전화)로 찍는다. 바로 한국인들이다. 이들은 이렇게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카카오톡 등으로 한국에 실시간 생중계하기도 한다. 참으로 상상하기 힘든 놀라운 정보기술의 시대를 향유하고 있다.

"유럽에는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나요?"
"주로 젊은 세대가 관심을 보이지만, 대체로 주변 사람들은 큰 불편이 없다면 한번 구입한 휴대전화를 쉽게 바뀌지 않고 있어요."


이제 유럽에서 한국인 여행객들을 다른 민족들로부터 쉽게 구별하는 방법 중 하나가 똑똑전화(스마트폰)이다, 무리를 지어 똑똑전화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십중팔구는 한국인이다. 어느 민족인 지 쉽게 노출되기 때문에 행동거지에 더 신경써야 하겠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5. 31. 05:26

여름철 유럽을 여행하다보면 황새가 쉽게 눈에 띈다. 한편 한반도의 황새는 천연기념물로 보호받고 있지만, 위키백과사전에 의하면 1994년 9월 마지막 한국 황새가 숨을 거두어 완전히 사라졌다. 


유럽에서 황새는 흔히 민가나 민가 근처 높은 전봇대나 나뭇가지 꼭대기에 둥지를 틀고 산다. 여름철이 끝나면 황새는 아프리카로 떠났다가 봄철에 다시 돌아오는 철새이다. 유럽 사람들은 황새를 길조로 여긴다. 그래서 황새가 자신의 집 마당이나 근처에 서식하기를 바란다. 

유럽에서는 황새가 아기를 물어다주는 새로 널리 알려져있다. 한국에서는 자녀가 "내가 어떻게 되어났나?"라는 물음에 부모는 "다리 밑에 주어왔다"라고 흔히 대답한다. 물론 "그 다리"가 "그 다리"가 아님은 자라서야 비로서 알게 된다.

그렇다면 유럽인들은 왜 "황새가 물어다 주었다"고 답할까?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어느 날 유럽인 아내는 이 물음에 대해 다음과 같은 나름대로 해석을 했다. 먼저 리투아니아 십자가 언덕 근처에 서식하고 있는 황새를 영상으로 소개한다.


이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서는 하지(일년 중 가장 해가 긴 날) 축제를 알아야 한다. 리투아니아를 비롯한 발트인들은 하지 축제를 아주 중요시한다. 하지 다음날은 국경일이기도 하다. 밤 11시가 넘어서야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하지에 리투아니아인들은 잠을 자지 않고 다음날 새벽 3시경에 떠오르는 해를 맞이한다. 

이날 밤 12시가 되면 청춘남녀는 고사리꽃을 찾으로 숲 속으로 들어간다, 고사리는 꽃이 없는 식물이다. 여기에 황새가 아기를 물어다 주는 비밀이 들어있다. 황새는 보통 3월 춘분을 기점으로 해서 아프리카에서 이쪽으로 날아온다. 하지와 춘분의 차이는 바로 9개월이다.

유럽인 아내의 설명을 들어니 쉽게 수긍이 갔다, 어쩌면 "너를 다리 밑에 주어왔다"라는 답보다 더 재미난 듯하다. 이런 이야기기도 사실 황새가 민가에 둥지를 틀고 사람들과 가까이에서 교감하면서 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5. 29. 09:39

일주일 출장을 다녀온 후 모처럼 집에서 낮잠을 자려고 하는데 아내가 말했다. 

"오늘 저녁에 방문 판매자가 우리 집에 올 거야."
"무슨 물건인데?"
"진공청소기."
"사려고?"
"아니. 동료 교사가 하도 추천하기에 일단 보기로 했어."

물건을 사는 데 엄청나게(때론 짜증나게) 심사숙고하는 아내가 동료 교사의 부탁으로 어쩔 수가 없이 우리 집으로 방문 판매자를 초대했다. 하기야 지금 사용하고 있는 우리 집 진공청소기의 나이가 14세라 교체할 만도 하다.

한참 동안 판매자는 아내와 함께 고향 이야기부터 시작해 여러 가지 대화를 나눴다. 그런 후에야 그는 본격적으로 진공청소기의 위력을 하나씩 보여주었다.

주말에 청소한 현관문 융탄자부터 그는 청소기로 가볍게 밀었다. 속으로 "이틀 전에 청소했는데 과연 얼마나 먼지가 또 나올까?"라고 생각하면서 회의적 반응으로 지켜보았다. 


하지만 그 청소 결과에 대해서는 정말이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충동 구매심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 아래와 같이 반응했다.

"우리 집은 바닥이 목재라 융탄자 집보다는 덜 필요할 것 같다."

다음은 침대 매트리스였다. 침대보로 매트리스를 씌우기 때문에 침대보만 주기적으로 교체하고 10년 동안 사용하고 있는 침대 매트리스는 거의 청소하지 않는다.

결과는?

헉! 이렇게 먼지가 많다니...... 당장 사고 싶은 마음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이 청소기 가격은 얼마요?"
"다 보여주고 난 다음에 말해 줄게요." 

이어서 그는 목재바닥, 가죽소파 등을 진공청소기로 먼지를 제거했다. 한마디로 꼭 사고 싶은 제품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그 동안 청소는 청소가 아니였음이 여실히 드러났다. 


"그럼, 얼마요?"
"6000리타스(약 250만원)."

청소기의 탁월한 위력에 놀라고 그 엄청난 값에 한 번 더 놀랐다. 

"이것을 사는 사람이 있나요?"
"있어요. 연금수령자들도 월부로 사요."
"우와~ 정말 부자다. 우리는 아직 형편이 못 돼요."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5. 22. 06:06

외국에 나가 살고 있으면, 고향 나라 집에서 먹던 일상 음식이 참 그립다. 그래서 한국인 부모는 고추장, 된장, 고춧가루 등을 유학하는 자녀에게 보낸다. 

우리 집도 종종 한국으로부터 고추장 등을 받는다. 요리하기 귀찮거나 시간이 없을 때 흔히 맨밥에다가 여러 야채를 썰어 참기름을 조금 넣고 고추장을 비벼 먹는다. 

"이 맛이 진짜 꿀맛이다!"라고 유럽인 아내에게 말하면 "거짓말! 야채에 고추장이 뭐가 맛있어?"라고 반응한다. 그렇다면 리투아니아를 떠나 영국에서 유학하고 있는 큰딸은 무슨 고향 음식을 그리워할까? 얼마 전 작은딸은 언니와 협상을 했다. 서로 좋아하는 것을 우편으로 교환하자는 것이었다, 


위에 있는  리투아니아어 문장을 번역하면 다음과 같다.
"안녕, 언니
언니가 너무 보고 싶어.
여기 전에 협상한 물건이 들어 있는 소포야.
맛있게 먹어."  

결국 이 소포 보내기 일은 아내 몫이다. 2kg 미만 소포를 항공으로 영국에 보내는 데 드는 우편요금은 한국돈으로 7천원이다. 생각보다 비싼 편이 아니라 별 부담없이 보낼 수 있다. 


리투아니아 동네 우체국 모습이다. 보통 독립적인 건물이 아니고 아파트 건물 1층에 위치해 있다.


소포에 들어 있는 물건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호밀빵
연유
훈제고기, 훈제소시지
해바라기씨 (TV를 보거나 할 때 가장 좋아하는 간식꺼리)

뭐니 해도 리투아니아인들은 주로 호밀로 만드는 흙빵을 외국에서 가장 먹고 싶어한다. 한국 방문을 마치고 리투아니아 집으로 돌아오면 아내는 먼저 흙빵부터 찾는다.
 

며칠 후 영국 언니로부터 소포가 도착했다.


이 안에는 작은딸이 좋은 과자, 인형 등이 있었고, 나를 위해 LCD 화면 청수기가 들어있었다. 특히 인형은 작은딸에게 당분간 수호신 역할을 하고 있다. 늘 잘 때 안고 잔다.


협상 결과물에 대만족해 하는 작은딸의 표정을 보니 큰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앞으로도 큰딸에게 음식물 소포 보내기는 이어진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5. 21. 06:21

누구나 한 번쯤 열쇠를 잃어 고생한 적이 있을 법하다. 우리 집의 경우이다. 딸 둘을 집에 남겨두고 우리 부부는 다른 지역에서 열리는 행사에 주말 동안 참가하고 있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날에 딸 둘이서 시내를 산책했다. 

작은 딸이 열쇠가 든 가방을 공원 의자에 놓고 챙기지 못 했다. 가방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 장소에가보았으나 흔적이 없었다. 누군가 가방을 가져 가버렸다. 급한 전화가 왔다. 

"열쇠가 든 가방을 잃어버렸어." 
"어떻게 할 수 없지 뭐. 그냥 짐착하고 우리가 집에 도착한 후 해결하도록 해봐야지. 중요한 것은 이거야." 
"뭔데?" 
"그 가방을 가져간 사람이 너희들을 미행할 수 있어. 누구 미행하는 지를 살피면서 집 반대쪽에 있는 친척 집에 가 있어라." 

집으로 돌아와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열쇠 수리소에 전화하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아파트로 들어갈 수 있는 작은 창문을 부수는 일이다. 아파트 현관문은 문이 두 개이고, 열쇠는 각기 다른 4개가 필요하다. 

일요일이라 수리소 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 같았다. 결론은 창문을 부수기로 했다. 이중 유리문은 생각보다 훨씬 단단했다. 

만약을 위해 자물쇠 하나를 다른 것으로 교체했고, 창문 유리도 새롭게 온전한 것으로 교체했다. 이후 한 동안 열쇠 꾸러미 하나를 친척집에 맡겨놓았다. 다시 분실할 경우 아까운 창문 유리를 부수지 않기 위해서였다. 

욕실이나 화장실 문이 부주의로 인해 종종 잠긴다. 이때 젓가락을 열쇠 구멍으로 밀어 넣으면 열린다. 열쇠를 잃어버리면 당황해서 어떻게 할 줄을 모를 때가 있다. 

최근 폴란드 한 웹사이트에 열쇠 없이도 문을 열 수 있는 방법이 소개되었다.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이 방법은 자신의 경우에만 활용하고, 타인에게 해를 입힐 수 있는 일에는 절대로 사용하지 말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5. 19. 14:11

이제 한국에서도 국제 결혼이 흔하다. 서유럽 남성이 학력이 높고, 젊고 예쁜 동유럽 여성을 배우자로 삼으려는 일은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 해 그란카나리아 여행에서 만난 중년 남성 스페인 택시 운전사는 젊은 우크라이나 젊은 여성과 재혼해 잘 살고 있다고 했다. 

아래 사진은 한 결혼중개소가 마련한 첫 번째 만남의 장이다. 러시아인 여성과 결혼하고자 하는 미국인 남성의 모습이다. 러시아인 여성은 한결같이 젊고, 미국인 남성은 머리카락이 없거나 뚱뚱하다. 


이 사진을 보고 있으니 스페인에서 만난 또 다른 사람이 떠올랐다. 그는 학교 교장으로 은퇴한 60대 후반이고, 괜찮은 아파트 두 채를 가지고 있다. 자녀 둘은 성인이 되어 독립했고, 혼자 살고 있는데 지금도 배우자를 찾고 있다. 

"나의 말년 인생을 함께 할 사람을 찾는다. 모든 재산을 그에게 남길 것이다. 그런데 적합한 배우자를 찾기란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5. 16. 07:33

우리 집 식구들은 큰 딸을 제외하고는 코카콜라를 비롯한 청량 음료를 거의 마시지 않는다. 영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큰 딸은 성인이 되었기에 어떻게 할 수가 없다.  

피자집이나 느끼한 음식을 먹을 때 간혹 코카콜라를 먹는 경우도 있다. 얼마 전 식당에 가서 딸아이의 간절한 부탁으로 코카콜라를 주문했다. 그런데 상표를 보니 코카콜라는 간 데 없고, "모니카"가 나왔다. 혹시 코카콜라의 변종이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였다.  


물론 반대편으로 보니 코카콜라가 맞았다.

"정말 좋은 생각이다. 코카콜라 병에 붙여져 있는 이름을 가진 아이는 참 좋아하겠다. 네 이름도 있을까?"
"글쎄. 있으면 좋겠다."
"아이들은 부모에게 코카콜라라 대신 '내 이름'을 사주세요라고 하겠다."


일전에 슈퍼마켓을 혼자 다녀왔다. 딸아이에게 깜짝 선물을 사고자 했다. 판매하고 있는 코카콜라를 모두 확인했지만 딸아이의 이름이 적힌 코카콜라는 발견하지 못 했다. 사지 말까 망설이다가 이왕 코카콜라를 사기로 했으니 좋은 이름을 선택하기로 했다. 


여러 이름들 중 širdelė(작고 예쁘장한 마음)를 선택했다. 

"네 이름이 있는 코카콜라를 사고 싶었는데 드문 이름이라서 그런지 없었어."
"širdelė도 좋아. 고마워~"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5. 15. 13:42

오늘 5월 15일 한국은 스승의 날이다. 중 고등학교 때 스승의 날에 우리 반 학생들이 모두 돈을 모아 담임 선생님에게 양복을 사주던 기억이 떠오른다. 

리투아니아엔 한국과 같은 스승의 날은 따로 없다. 단지 1994년부터 매년 10월 5일 세계 교사의 날을 기념하고 있다. 이날도 그렇게 요란하지가 않다. 그저 이를 기억하는 학생들로부터 꽃 한 송이를 받는 일이 대부분이다.

리투아니아 학부모이나 학생은 교사에게 무엇을 선물해야 할 지 크게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왜냐하면 선물을 주고받는 풍토가 없기 때문이다. 학교가 개학하는 9월 1일이나 학년을 마치는 날에 예쁜 꽃 한 송이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음악학교 등 특별학교 교사들은 이보다 좀 더 푸짐한 선물을 받는다. 음악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는 아내는 보통 연주 발표회가 끝나는 날 꽃다발 선물뿐만 아니라 약간의 과자 등을 받는다. 

어제 학년을 마치는 피아노 연주 발표회가 열렸다. 아내의 직장은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다. 그런데 이날 아내는 자동차로 출근해야 한다고 했다. 아내가 집으로 올 때 전화가 왔다.

"당신 아파트 주차장으로 내려와."
"왜?"
"가져가야 할 것이 많이 있어."
"뭔데?"
"내려오면 알아." 


많은 꽃다발에 선물상자가 여럿이나 되었다. 열어보니 평소에 비싸서 사기 힘든 샴페인, 초콜릿 등이 들어있었다. 


받은 꽃 선물을 화병에 담아 아내는 집안 곳곳에 놓아두었다. 지난 1년간 가르침의 농사가 한 동안 우리 집안에 꽃 향기를 뿜어낼 것이다. 스승의 날을 맞아 세상의 모든 스승의 행복과 건강을 기원한다 

* 관련글: 학부모들의 치맛바람은 초콜릿?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5. 15. 06:41

지난 해 9월 브라질 리그에서 나온 골키퍼의 자책골이 지구촌 축구 동호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상대방이 찬 공을 골키퍼가 침착하게 잡았다. 

하지만 그가 일어나는 순간 공은 마술을 부리는 듯이 튀어올라 골망을 흔들었다. 그야말로 황당한 자책골이 나왔다. 언론들은 이를 두고 "골키퍼에 의해 축구 역사상 가장 멍청한 자책골이 나왔다"고 평했다.


최근 이보다 더 황당한 골키퍼 자책골이 유럽에서 나와 화제이다. 우크라이나와 루마니아 사이에 있는 몰다비아 리그에서 일어났다. 밀사미-우르시도스 팀 소속 골키퍼 라투 미투(Radu Mitu)는 5월 11일 첫 출전을 했다. 


그는 상대방이 찬 공을 넘어지면서 잘 받아냈다. 그가 동료에게 주기 위해 공을 던졌는데 공은 동료가 아니라 골망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언론으로부터 가장 멍청한 자책골로 평가 받은 브라질 골키퍼보다 더 황당한 자책골을 넣었다. 하필 첫 출전에 이런 골이 나왔으니, 운명의 장난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겠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3. 5. 14. 14:48

살면서 가장 힘겨운 일 중 하나가 병이다. 수술로 치료해야 하는 병은 더 고생스럽다. 병원을 모르고 살아왔는데 지천명 나이를 전후로 해서 병원 신세를 몇 차례 지게 되었다. 먼저 갑상선 결절 수술이었다. 이 수술 한 번으로 이제 건강하기를 간절히 원했지만, 또 다른 병이 찾아왔다. 


담낭 제거 수술을 지난해 2월 받았는데 그 간접적인 휴유증으로 인해 좀 고생하고 있다. 이야기를 1년 전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2월 16일은 1918년 리투아니아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날로 국경일이다. 아내는 딸을 데리고 지방에 있는 친정으로 갔다. <리투아니아 역사> 시험 공부하느라 혼자 집에 남아 있었다. 이날 오후 잠시 한국 교민 모임에 참가해 맛있게 만두국과 군만두를 원 없이 먹었다. 

17일 혼자 저녁을 먹고 간식으로 기름진 빵을 두 개 먹었다. 그리고 집중도 안 되고 눈도 피곤해 밤 9시 30분경에 취침했다. 그런데 배가 아파 잠에서 깼다. 시간을 보니 밤 12시였다. 조금 후면 사라지겠지 했지만 한 시간이 지나고, 두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견디기 힘든 통증이 지속되었다. 열은 없고, 식은 땀이 나고, 속이 메스껍고, 오른쪽 배와 옆구리가 아팠다.

"드디어 올 것이 왔구나!" 

갑상선 수술을 한 후 정기적으로 병원에 검사를 다녔다. 초음파 검사에서 쓸개에 돌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기 때문이다. 고통을 참으면서 아이팟으로 인터넷에서 담석증 증상을 찾아보았다. 일치했다. 혹시나 해서 음식 먹고 체했을 때처럼 바늘로 엄지 손가락, 엄지 발가락을 따보았다. 그래도 통증은 사라지지 않았다. 잠자는 가족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아침이 되도록 꾹 참았다. 하지만 여전히 통증은 지속되었다. 

18일 아침 6시에 아내에게 전화했다. 집에 있는 진통제를 복용했지만, 통증은 여전했다. 결론은 112로 전화해 응급차를 불렀다. 방문 의사는 체온과 혈압을 측정했고,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했다.

"진통제 주사, 아니면 병원행?"

진통제 주사를 맞아 일시적으로 고통을 줄일 수 있지만 근본적인 치유 방법은 아닐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입원시 필요한 준비물을 챙겨서 응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아픈 옆구리를 잡고 혼자 진료 등록을 하고 피 검사와 초음파 검사를 받았다. 초음파 검사에서 3cm 크기의 담석이 발견되었고, 의사는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다시 정밀 피 검사를 받았고, 심전도 검사이어서 입원 수속을 밟았다. 주소와 주민등록번호를 알려주었다. 

"보험되어 있지요?" 
"예."  

환자복을 받아 입원 수속 간호사의 안내를 받아 따라 병동으로 갔다. 4인실에 배정받았다. 11시 30분경 진통제와 링겔을 맞았다. 아내는 이날 저녁 무렵에 병원을 잠시 방문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19일 일요일에는 아침도 없고, 링겔도 안 주고, 점심에는 고작 당근국 하나, 저녁에는 차 한 잔.
 
20일 월요일 10시 위 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엄지손가락 두 개 만한 내시경으로 위까지 검사하는 데 구토 증세를 참느라 미칠 지경이었다. 다행히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 점심은 보리죽과 빵. 저녁은 차 한 잔. 마취의사가 찾아와서 마취제에 대해 과민반응 여부를 물었다.
 
21일 화요일 아침에 샤워를 하고 수술 시간을 기다렸다. 긴 기다림의 연속이었다. 오후 1시에 간호사가 왔다. 아내가 일찍 오기로 했는데 학교 일 때문에 오지 못했다. "혼자 태어나 혼자 살다 혼자 간다."라는 어느 리투아니아 독신 할머니의 말이 떠올랐다. 

수술옷으로 갈아입고 침대에 누워서 실려가는데 수술실 바로 앞에 승강기에서 아내를 만났다. 일원상 서원문을 암송하면서 마음을 편하게 하면서 수술대에 올랐다. 오후 1시에 수술실에 들어가 오후 3시 40분에 병실로 돌아왔다. 복강경으로 수술이 이루어졌다.

의식을 회복한 지 제일 먼저 한 말이 "As gyvas?"(내가 살았어?)이다.

병원에 온 지 7일만인 24일 금요일 퇴원했다. 담석 제거 수술로 인해 몇 가지 부작용이 있었다. 수술 후 상처가 잘 아물지 않아 두 달간 통원치료를 받았다. 또한 수술 후 곧 바로 대학교에서 강의를 해서 성대에 결절이 생겨 수술까지 받게 되었다

갑상선 수술할 때처럼 리투아니아에서 병원 생활하면서 느낀 것은 "보험이 되어 있으면 수술 비용에 별다른 걱정이 없고, 또한 보호자가 참 편하다."는 것이다. 보호자는 일상 생활을 그대로 하면서 방문 시간에만 찾아와 잠시 환자 곁에 머물다가 집으로 돌아간다. 모든 국민이 적어도 의료비와 교육비에 대한 부담만큼은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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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