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에 해당되는 글 818건

  1. 2013.01.02 독일인, 안전벨트 하기 전엔 시동도 안 걸어
  2. 2012.12.29 눈 파도 헤치고 가는 듯한 현기증 유발 도로
  3. 2012.12.28 혹한 비둘기의 보금자리는 난방 온수관
  4. 2012.12.24 성대결절 수술 후 묵언수행 파괴 1호는? 2
  5. 2012.12.21 공원이 아니라 접시에 등장한 눈사람에 환호 2
  6. 2012.12.14 낙엽진 나뭇가지가 엉롱한 진주알을 맺은 듯 1
  7. 2012.12.13 미스 글로벌 틴 2012 우승자는 폴란드 미녀
  8. 2012.12.11 재외투표, 미친 애국자로 불렸지만 마음 뿌듯 26
  9. 2012.12.07 야후 블로그 폐쇄 아쉽지만 감사한다
  10. 2012.12.05 한 달만에 처음으로 본 햇살 너무 반가워
  11. 2012.11.28 전문가도 해결 못한 차 경보음 아내가 우연히 1
  12. 2012.11.27 캔맥주 속 플라스틱 공, 알고보니 이물질 아냐 3
  13. 2012.11.26 한국인은 다 탁구 잘 하는 데, 그만 골찌 1
  14. 2012.11.23 사자가 설명하는 남자 인생의 3단계 2
  15. 2012.11.22 강남스타일 싸이가 고급동네 출신 훌리건
  16. 2012.11.20 오래 세워둔 차 몰았더니 바퀴에 타는 냄새가
  17. 2012.11.19 개가 사람보다 근육 힘을 더 잘 빼
  18. 2012.11.16 그런 반전있는 여자 떠올리는 독일 자장가 2
  19. 2012.11.15 이걸 보면 여성들의 화장 이유가 절로 이해돼
  20. 2012.11.13 외국에서 취재 나가 소주를 내놓았더니 2
  21. 2012.11.12 10년 쌓아놓은 컴퓨터 부품 이렇게 많아 6
  22. 2012.10.22 대우차 Tico 몰고 Tesco 매장 안으로 쇼핑
  23. 2012.10.18 커플 사진 이렇게까지 찍고 싶을까? 3
  24. 2012.10.15 아파트 실내온도 16도에서 가을 버티기 1
  25. 2012.10.11 외국서 날아온 벌금 무시했다간 이자가 눈덩이 3
  26. 2012.10.10 아몬드 씨앗 껍질 이렇게 하면 쉽게 벗겨진다 2
  27. 2012.10.05 커피 한 잔 2유로, 커피 한 잔 주세요 1.8유로
  28. 2012.10.04 휴대폰에 중독된 사회, 재미난 내기 놀이
  29. 2012.10.04 이동거리 천km이지만, 재외선거인으로 등록 3
  30. 2012.10.02 알바 사장의 사귀자를 거절하자 해고, 그리고... 1
생활얘기2013. 1. 2. 07:28

지난 연말 미국 오리건주 한인 관광버스가 전복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수십미터 언덕 아래로 굴러 뒤집혀졌다. 9명이 사망했고, 안전벨트를 착용한 사람은 운전사뿐으로 알려졌다. 

여름철 관광안내사 일을 하면서 관광버스가 먼거리로 이동할 때는 항상 안전벨트를 착용할 것을 부탁한다. 그런데 종종 오래된 관광버스는 안전벨트가 없다. 이런 경우 친절한 부탁이 아무런 의미가 없게 되어서 민망하고 아쉽다. 유럽 관광버스는 제한속도가 시속 100키로미터 이하이다. 가속기를 아무리 밟아도 더 이상 올라가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대부분 운전사들은 시속 80-95킬로미터 정도 달린다. 

* 9명이 함께 이동한 독일인 친구 

운전사만 안전벨트를 착용한 소식을 접하니 일전에 겪은 일이 떠올랐다. 빌뉴스에 살고 있는 현지인 친구들과 함께 모두 9명이 9인승 차를 타고 카우나스 도시로 가게 되었다. 차 주인과 운전사는 독일인이었다. 리투아니아 사람 같으면 그냥 아무런 말없이 시동을 걸고 출발했을 것이다.

* 모두가 안전벨트 착용하기 전에 시동을 걸지 않은 독일인 친구(사진 속 오른쪽)

"자, 모두 안전벨트 착용!"

제일 뒷좌석에 앉은 사람이 아직 착용을 하지 않고 머뭇거리고 있었다.

"빨리, 착용해!"

그는 모든 사람이 안전벨트를 착용한 것을 확인한 후에야 시동을 걸었다. 이를 지켜본 리투아니아 현지인인들은 수근대었다.

"역시 독일인이라서 달라"

리투아니아에서는 버스와는 달리 승용차는 뒷좌석도 안전벨트를 착용해야 한다. 두 딸은 초기에 안전벨트 착용을 몹시 싫어했다. 우리 차는 앞좌석에 앉은 사람이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고 있으면 경고음이 계속 울린다. 그래서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것처럼 했다. 

"봐, (뒷좌석) 너희들이 안전벨트 안 하고 있으니 소리가 나잖아."

지금에야 이것이 속임수라는 것을 두 딸도 잘 알고 있다. 이제는 잔소리를 하지 않아도 차를 타면 당연히 안전벨트를 착용한다.

최근 택시를 탔다. 뒷좌석에 탄 딸아이가 습관적으로 안전벨트를 착용했다. 아직 안전벨트를 할 생각을 못하고 있던 아빠에게 한마디했다.

"아빠, 안전벨트 해야잖아!"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2. 12. 29. 08:52

한국에도 어제 기록적인 폭설이 내렸다는 소식을 접했다. 경남 합천에 살고 있는 지인은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쌓인 눈으로 이글루까지 만들었다고 한다.

* 합천 원경고등 학생들은 운동장에 이글루를 만들어놓고 라면까지 끓여먹었다고 한다.
  [사진: 한숙희]
 
리투아니아는 크리스마스 전야절까지도 자주 눈이 내리고 쌓였다. 그런데 크리스마스를 계기로 영상의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크리스마스 전야절에 지방 도시로 이동할 때만 해도 눈이 내리고 강풍이 분 최악의 날씨였다. 크리스마스를 처가에서 보내기 위해서였다.

* 크리스마스 전야절 리투아니아 고속도로

성대결절 수술 후 묵언 중이라 '가지 말자'고 말하지는 못했지만, '크리스마스가 아무리 큰 명절이라도 이런 날에 이동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라고 중얼거려보았다. 바람이 불 때는 마치 눈 파도를 헤치고 가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겨울철 악천후에 모두들 안전 운행하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2. 12. 28. 07:07

일전에 영하 15도의 날씨에 병원을 다녀왔다. 수술을 마치고 퇴원하는 길에 가방에서 카메라 꺼내기에도 추운 날씨였다. 아무리 깃털이 보호해준다고 하지만 비둘기도 추위를 느끼기에엔 마찬가지인 듯했다.

비둘기 한 무리들이 앉아있었다. 다가 가보니 다름 아닌 난방 온수관이 지나는 곳이었다. 따뜻해서 눈이 녹아버린 쇠뚜껑이었다.



이제 12월 하순인데 벌써 따뜻한 봄을 기대하는 하는 것은 너무 이른 듯하다. 그래도 영하 15-20도 혹한은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2. 12. 24. 06:15

12월 21일 
하필이면 세상 종말의 날에 수술날짜를 받았다. 고대 마야인이 남긴 마야력의 주기가 2012년 12월 21일로 끝이 난다는 이유로 지구 종말론이 나돌아 지구촌 곳곳을 뒤숭숭하게 했다.  
전날 우리 식구들은 하나같이 이 지구 종말은 거짓이라고 말했다. 지구 멸망을 두려워하기보다는 멸망해가는 지구를 구경하려는 듯한 태도를 취했다. 종말론을 믿어 가족을 버리고 재물을 받치는 사람들을 생각하니 참으로 다행스러웠다.  

리투아니아에서 수술은 세 번째이다. 이번 수술은 비교적 작은 수술이었다. "어려운 수술이냐?"는 내 질문에 담당 수술의사는 "크든 작든 수술은 수술이다."라고 답했다. 전신마취를 해야한다고 하니 혹시나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하면 '수술일이 정말 내 지구 종말이겠구나!'라는 생각마저 들었다.  

성대결절 수술을 받았다. 
지난 2월 담낭제거 수술을 받았을 때 호흡기 튜브가 성대를 건드려서 상처가 났다. 이는 종종 있는 일이라고 의사가 말했다. 수술 후 몸조리를 잘 해야 하는데 수술 때문에 빌뉴스대학교 한국어 개강일이 늦춰졌다. 그래서 수술마치자마자 그 다음주부터 한국어 강의를 세 차례하고 나니 목이 쉬고, 아파왔다. 그냥 감기 증상으로 목이 아픈 것으로 것으로 생각했다. 

2개월 후 종합진료소에서 성대 육안 진찰을 받았는데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하기에 안심했다. 그런데 이후에도 조금만 말을 많이 하면 목이 빨리 쉬고,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9월에 빌뉴스 대학교 병원을 찾았다. 담당의사는 육안으로 진찰해보더니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했다. "나도 (의과대학에서) 강의하고, 당신도 (한국어를) 강의하니 어디 한번 카메라 주입 검사를 해보자"라고 했다. 열심히 찾아보더니 성대에 맺혀 있는 미세한 결절을 발견했다. 그는 수술을 권했다. 수술 일정도 올해 더 이상 강의가 없는 12월 21일로 잡아주었다. 

리투아니아는 수술일 3-10일 전에 관할 종합진료소(poliklinika)에서 수술에 필요한 모든 검사(혈액, 당뇨, 소변, 심전도 등)을 받아야 한다. 이 검사 결과와 의사 소견서를 가지고 수술 병원인 빌뉴스 대학교 병원으로 갔다. 먼저 진료의사 간호사가 서류를 확인한 후 수술 병동 입실 절차하는 곳으로 보냈다. 여기 가서 안내를 받아 해당 층으로 가면 간호사가 병실을 배정한다. 그런데 약 1시간 동안 배정을 받지 못하고 복도에 앉아 대기하고 있었다. 

수술 예정 임박한 시간에 방을 배정받았다. 깨끗한 1인실이었다. 간단한 성대 진찰을 받고, 곧 바로 수술실로 직행했다. 리투아니아어를 한다고 하니 모두들 반갑게 인사했다. 일원상 서원문을 외우면서 마취제의 위력에 서서히 의식은 사라졌다. 눈을 떠보니 대기실이었고, 병실에 실려오니 1시간 15분이 지난 후였다. 12시 15분에 돌아왔다.



1인실에 소파도 있었지만, 아내는 무사 수술만 확인하고 내 점심 식사를 대신 후다닥 먹고난 다음에 집으로 돌아갔다. 리투아니아에서 세 번 수술을 체험하면서 느낀 것은 환자 가족은 참 편하다라는 것이다. 환자 옆에 상시로 붙어있지 않고, 그저 방문 시간에만 잠깐 같이 있는다.
   


의사는 앞으로 5일간 가능한 절대로 말을 하지 말라고 했다. 묵언수행하는 셈치고 살아야겠다고 다짐해보았다. 아침에 먹지도, 마시도 못했다. 저녁이 되니 그렇게 배가 고팠다. 저녁 식사로 나온 보리죽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었다. 


그런데 수술 후 묵언수행을 처참히 파괴한 제1호가 생겼다. 
저녁 7시 18분 간호사가 체온측정기를 가지고 와서 겨드랑이에 넣어라고 하면서 나갔다.
"체온 측정했어요?"라고 조금 후에 와서 물었다.
"예, 35...."
"말하지 마세요!"

'그러면 아예 묻지를 말지!'라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렇게 묵은수행을 스스로 파괴해 후회했지만, 성대수술 후 첫 목소리를 확인하게 되어서 기뻤다. 

다음날 오전 퇴원 절차를 도우려고 아내가 왔다. 나는 종이에 쓰고 아내는 말을 했다.
"당분간 고개로 ‘예’와 ‘아니’라고 답할 수는 질문만 하도록 해라."

집으로 돌아와자 딸아이는 ‘아빠가 말할 수 없다’는 것에 신기해 했다. 나름대로 의사소통하는 법을 생각해냈다. 박수를 네 번 치면 "딸아, 나 한테로 와! 도움이 필요해"라는 신호이다. 

아내가 가까이 오자 손짓으로 쫓아내었다. 아내가 영문을 몰라서 화난 듯했다. 종이에 이렇게 썼다.

"Kiam iu estas apude, mi volas paroli" (누가 옆에 있으면 말하고 싶어.)

아내는 딸들에게 이 쪽지를 전하자 식구들은 한바탕 크게 웃었다. 생활 속 묵언수행은 모두에게 어렵다. 

덧붙여 성대수술 비용은 사회보장으로 해결되었다. 실제로 들어간 비용은 집에서 병원까지 왕복 자동차 연료비와 주차비였다. 1인실 배정받았다고 해서 비용을 더 부담하는 것도 아니다. 그저 운이 좋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12월 21일 지구의 종말은 오지 않았지만, 내 수술 역사는 이번 세 번으로 끝이 나길 간절히 바란다. 모두에게 건강을!!!

* 관련글: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2. 12. 21. 06:17

리투아니아의 요즘 날씨는 영하 10도에서 20도 사이이다. 대지는 눈으로 뒤덥혀있다.
 

일전에 빌뉴스 집 근처 공원으로 산책갔다. 이 정도 눈이라면 넓은 공원에 눈사람이 여기저기 서있을 법한데 왜 눈사람이 전혀 눈에 띄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너무 추워서 아이들이 밖으로 나갈 염두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겨울철에 반가운 눈사람을 밖이 아니라 안에서 만나게 되었다. 리투아니아 제2의 도시 카우나스에서 있는 한 식당이었다. 한 친구가 주문한 감자 요리였다. 이와 함께 먹는 생치즈가 바로 눈사람으로 변해있었다. 
 

실외가 아니라 실내에서 생치즈 눈사람을 뜻하지 않게 만나게 되어서 우리 일행 모두는 환호와 감탄의 박수를 쳤다. 어서 빨리 날이 풀려 밖에서도 눈사람을 만들고 볼 수 있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2. 12. 14. 08:00

이번주에도 여전히 햇볕은 없다. 가뭄에 콩나듯 잠깐 내밀던 해가 또 다시 자취를 감췄다. 지난 주말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보내게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하얀 구름이 엷게 낀 하늘에 햇볕이 났다. 반가운 마음에 카메라를 잡았다.  

* 15년 전 폴란드 친구와 함께 심었던 소나무가 벌써 이렇게 자랐다.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듯한 해가 유난히도 백색이었다. 훤한 야밤에 보름달을 보는 듯 신비스러웠다.   


혹시 낙엽진 나뭇가지가 영롱한 진주알을 맺은 것은 아닐까...... 겨울철 해의 별미를 즐겨본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2. 12. 13. 23:34

얼마 전 미스 어스 2012에 우승한 체코 미녀를 소개했다. 또 다시 동유럽 미녀가 세계 미인 대회에서 정상을 차지했다. 십대 미인 대회로 인기있는 미스 글로벌 틴(Miss Global Teen) 2012 우승자로 폴란드 미녀가 당선되었다. 이 대회는 11월 24일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렸다. 
 
우승자인 폴란드 미녀는 올해 18세인 베로니카 쉬마이진스카(Weronika Szmajdzińska)이다. 그는 미스 폴란드 틴 2011 우승자이기도 하다. 1994년 생으로 키가 175cm, 체형은 90-66-90이다.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1, 2]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2. 12. 11. 07:21

초유스의 동유럽 블로그 "이동거리 천km이지만, 재외선거인으로 등록"  글에서 재외선거인으로 등록한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막상 등록은 했지만, 재외선거인 투표일이 가까와지자 초심이 흔들렸다.

선거인 등록할 때 리투아니아인 아내는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그런데 투표하러 가기 위해 교통편을 알아보고, 왕복 국제선 버스표를 구입하려고 하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특히 날씨도 안 좋아서 남부 유럽에서는 폭설이 쏟아지고 점점 북상한다고 예보되었다. 또한 주말에는 딸아이가 음악학교 연주회에서 공연뿐만 아니라 연주회 전체 사회까지 처음으로 맡았다. 관람도 하고 촬영도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었다. 

"그래도 투표하러 가야지." 
"당신 한 표가 뭐 중요하겠어. 투표장이 바로 옆이라도 안 가는 사람들도 많을 텐데. 왕복 1000km로 이동해 투표하는 것은 좋게 말하면 정상이 아니고, 거칠게 말하면 미친 짓 아니야?"
"당신도 잘 알잖아. 1이 없으면 천만도 없어. 이왕 등록했으니 가야 그 등록됨이 보람있잖아. 딸아이 공연은 이번 달 다음에도 있을 것이지만 투표는 5년마다 딱 한 번이야. 재외 대선 투표는 첫 번째야. 갔다올 테니 그냥 마음 편히 있어."


이렇게 12월 7일 금요일 낮 2시 45분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를 출발해 바르샤바까지 국제선 버스에 몸을 실었다. 다행히 버스에는 모든 좌석마다 모니터가 있어 인터넷 하기와 영화 보기를 마음껏 즐길 수 있었다. 버스비는 편도가 한국돈으로 약 2만5천이었다. 버스 타고 가는 길을 틈틈히 카메라로 찍어보았다.   


금요일 현지 시간으로 밤 10시 30분 바르샤바 중앙역 버스정류장에 도착했다. 거의 9시간 소요되었다. 다행히 폴란드 현지인 친구가 늦은 시간이지만 마중나왔다. 모처럼 만난 자리였다.

"이번에 바르샤바에 온 목적은?"
"대사관에 대통령 선거하러 왔어. 한국은 이제 재외국민도 국회의원과 대통령을 뽑을 수 있어."
"빌뉴스에는 대사관이 없어?"
"아직 발트 3국에는 대사관이 없고 이웃 대사관이 겸임하고 있어."
"와~~ 정말 애국자다. 그렇게 먼거리를 이렇게 오다니."
"그래 난 (아내가 말하는 대로) 미친 (네가 말하는 대로) 애국자야!"

다음날인 12월 8일 토요일 오전 폴란드 대사관을 방문했다. 넓은 공간에 선거 관계자를 제외하고 바로 그 시각 투표하러 온 사람은 나 혼자뿐이었다. 관계자는 폴란드 재외유권자는 약 950여명이고 재외선거인으로 등록한 사람은 450여명, 그리고 그때까지 투표한 사람은 150여명이라고 했다.


9일 밤버스를 타고 10일 아침 빌뉴스에 도착했다. 눈이 엄청 내려 있었다. 몸은 피곤했지만 소중한 주권 한 표를 행사한 것에 크게 만족한다. 미친 애국자라 불렸지만 마음만은 뿌듯하다. 

투표장 현장에 직접 가서 투표하기는 이번 재외선거가 마지막이길 바란다. IT 강국이라고 세계에 자랑질만 하지 말고 다음 정부는 전자투표를 빠른 시일내에 실행하길 촉구한다. 정당의 이해 관계로 전체를 한꺼번에 하기 어렵다면 재외투표부터 먼저 할 수도 있겠다. 더불어 임시공휴일로까지 지정된 투표일에 더 많은 국내 유권자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가해주면 좋겠다. 12월 19일!!! 투표일!!!!

* 후기: 의지를 가지고 그냥 주권 한 표를 행사했을 뿐인데, 훈훈한 댓글로 격려해주시는 누리꾼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아무쪼록 본인이 원하는 분이 대통령에 당선되어, 한국과 국민 개개인의 생활이 더 나아지길 바랍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2. 12. 7. 07:39

12월 6일 야후 블로그가 폐쇄된다는 공지를 그 동안 여러 차례 읽었다. 그래도 이 결정이 혹시 정치인의 공약처럼은 되지 아닐까라는 것이 마음 한 구석에 자리잡고 있었다. 12월 5일까지도 내 야후 블로그는 건재해 있었다.

12월 6일

평소 습관처럼 블로그로 들어가니 "사용자를 찾지 못했습니다"라는 공지가 떴다. 순간 "아, 사람의 생사도 이렇겠지"라는 말이 떠올랐다. 어제는 있었지만, 오늘은 흔적이 없다. 


야후 블로그는 2006년에 개설했다. 12월 5일까지 블로그 총방문자수는 14,784,190이다. TNM 소속으로 야후 "톱블로거"와 2011년 "베스트 탑10"으로 선정된 것이 블로그 방문자수를 늘리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야후 블로그에 올린 글들은 대부분 티스토리 블로그에 올린 글들이라서 굳이 자료를 내려받지 않아도 된 것이 다행스럽다.

야후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유익된 점은 이를 통해서 "초유스의 동유럽" 블로그 본점격인 티스토리 블로그로 유입하는 수가 솔찬하다는 것이었다. 야후를 통해서 티스토리 블로그로 들어온 수가 얼마나 될까 한번 확인해보았다.  

붉은색을 다 합산해보니 1,059,708이다. 이는 이 블로그 총방문자수의 약 10%이다. 

야후 블로그 폐쇄는 야후 회사에 속한 고유 결정 사항이지만 야후를 신뢰하고 특히 야후에만 블로그 활동을 한 사람들에게 큰 폐를 끼쳤을 것이다. 이제 블로그 역사의 뒤안길로 완전히 사라진 야후 블로그를 아쉬워하면서도 간접 유입의 통로가 되어준 것에 감사한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사라진다라는 말을 딸아이에게 자주 하는 데 현재 블로그 활동을 직접 간접으로 뒷받침하고 있는 포털사이트들의 수명이 오래가기만을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2. 12. 5. 07:02

지난 11월 2일 스페인 그란카나리아에서 가족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후 거짓말 같지만 한번도 햇살을 보지 못했다. 지하실에 감금된 것이 아니라 그저 일상 생활을 하면서 햇살을 보지 못했다. 혹한일지라도 정말 쨍쨍한 햇살이 보고 싶었다. 하늘은 온통 잿빛 구름이 장악하고 놓아주지 않았다.

"차라리 눈이라도 내린다면 좋겠다."
"그러게 말이다. 하얀색으로 인해 좀 더 밝게 보일테니까."

바로 12월 3일 학수고대하던 눈이 왔다. 


그리고 12월 4일 아침에 일어나 서쪽 하늘을 보니 파란 하늘에 하얀 반달이 떠있었다. 그리고 유리건물에 눈이 부실 정도로 비치는 햇살이 눈에 들어왔다. 반가운 해로구나!!!


햇살을 맞은 난초도 카메라에 담아보았다.


햇살없는 한 달을 보내다보니 눈을 만난 강아지처럼 내 마음도 활발하고 명랑해졌다. 내일은 또 어떤 날씨일까?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2. 11. 28. 08:00

겨울철이다. 겨울에 자동차와 관련해서 제일 하기 싫은 일이 하나 있다. 영하 15-30도 혹한으로 방전된 축전지(밧데리, 배터리)를 차에서 꺼내 집으로 옮기는 일이다. 작은 체구에 25킬로그램 축전지를 옮기고 나면 (좀 과장해서 말하면) 온 몸이 쑤시고 특히 허리와 팔이 아프다.

10월 하순 해외로 가족여행을 다녀온 후 250킬로미터 장거리로 차를 이동하는 데 타는 냄새가 났다[관련글: 오래 세워둔 차 몰았더니 바퀴에 타는 냄새가]. 자동차 수리에 일가견이 있는 동서의 도움으로 수리했다. 혹한이 오기 전에 축전지를 완전히 충전하는 것이 좋다는 정보를 알고 있는 지라 주택에 사는 동서에게 축전지 충전을 부탁했다. 사실 낑낑거리면서 아파트 층계를 올라가기 싫었기 때문이다. 

다음날 빌뉴스 집으로 돌아왔다. 일주일이 흘러갔다. 지난 토요일 아내가 시간이 없어서 차로 인근 학교까지 가고자 했다. 그런데 계시판에 축전지가 완전 방전되었다라는 안내 기호가 떴다. 

"동서 집에서 축전지를 완전히 충전하지 않았나?"
"완전은 아니지만 밤새도록 충전했지."
"이번 겨울에는 미리 준비해서 축전지 옮기는 고생 없이 넘어볼까 했는데......"
"나도 마찬가지야."
"무엇 때문일까?"

아내는 곰곰히 생각해봤다. 그날 자동차를 우리 아파트에서 좀 멀리 떨어져있는 반대편에 세워두었다. 경보음이 들리지 않았다. 들려도 우리 차에서 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차에서 나는 것으로 여길 수 있는 거리였다. 밤새 도난 경보음이 울려서 축전지가 방전된 것이 아닐까 추정했다. 이렇게 생각하니 우리 차 경보음에 고생한 이웃에게 미안했다.

▲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대개 집에 휴대용 축전지 충전기를 가지고 있다

일단 방전된 축전지를 아파트로 옮겨왔다. 정확하게 토요일 오후 1시에 충전하기 시작했다. 보통 12시간 후면 충전이 다 되었다고 녹색불이 켜지는 데 캄캄 무소식이었다. 24시간이 지나도 조짐이 없었다. 급기야 충전기 문제를 의심하게 되었다. 그래도 '갈 때까지 가보자'는 심뽀로 기다렸다. 그 다음날 새벽 3시, 무려 38시간이 지난 후에야 녹색불이 들어왔다. 

참고로 리투아니아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보통 10일 동안 차를 세워두면 축전지가 완전히 방전되고, 이를 충전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약 30시간이다고 한다. 

축전지는 충전이 되었고, 이제 경보음이 울리는 원인을 규명해야 했다. 또 경보음이 울려 축전지가 방전된다면 같은 고생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자동차 수리소를 방문했다. 전문가는 이런 경우 흔히 엔진룸에 설치된 경보기 선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선을 끊었다. 경보기는 소리가 나지 않았다. 역시 전문가는 다르다고 좋아하면서 아내는 슈퍼마겟으로 갔다. 그런데 주차장에서 내려 차를 잠그자 잠시 후 경보기가 울렸다. 전문가의 진단과 해결이 빗나갔음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또 다른 수리소를 방문했다. 지금까지의 상황을 말하자 전문가는 원인을 규명하는 데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 먼저 자동차 시동이 꺼진 후 축전지 소모량을 조사했다. 일반적으로 0.03A인데, 우리 차는 2.8A였다. 시동이 꺼졌지만, 차에서 무엇인가 작동해 축전지의 전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퇴근시간 무렵이라서 더 이상 진척은 없었다.


일단 집으로 돌아온 아내는 차를 주차한 후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그 동안 시동이 꺼진 차의 경보음이 종종 울릴 때마다 열쇠로 차를 열고 안으로 들어가 혹시 문 등 잘 잠기지 않아서 그런 것일까 하고 유리창을 비롯한 차의 모든 문을 점검한 후 차를 다시 잠궜다. 그 후로는 경보음이 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떠올랐다.


계기판을 켜놓고 하나하나 확인했다. 길도우미(네비게이션, 내비게이션)의 TMC 기능이 켜져 있었다. TMC가 어떤 기능을 하는 지를 전혀 모른 채 일단 껐다. 시동을 꺼고 밖으로 나와 차를 잠궜다. 잠근 후 3분 후부터 도난경보기가 작동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울려야 할 경보음이 울리지 않았다. 일시적인 현상은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대학교에서 한국어 강의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자 아내는 그때까지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다. 둘이서 함께 TMC 기능과 경보음, 그리고 축전지 방전과의 상관 관계에 대해서 인터넷 검색을 해보았다. 우리 차처럼 이런 문제을 안고 있는 사람을 위해 블로그를 통해 이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한 길도우미 사용설명서에서 아주 유용한 정보를 얻었다. 우선 TMC 기능인데, 이는 Traffic message channel(교통 메세지 채널)의 약자이다. 운전자에게 교통과 운행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이다. 

일부 차종에는 시동열쇠를 제거한 후에도 담배 라이터 소켓은 차 축전지로부터 전원을 받고 있다. 이 경우 길도우미가 작동한 채로 놓아두거나 꺼졌더라도 담배 라이터 소켓에 연결되어 있다면 차 축전지가 방전될 수 있다. 

길도우미 축전지가 완전히 충전되면, 표시등이 녹색이다. 충전기를 담배 라이터 소켓으로부터 떼어내라. 만약 길도우미에 TMC 기능을 사용하다면, 충전기가 TMC 안테나 기능을 포함하기 때문에 충전기를 길도우미에 연결한 채 유지해라.

"아차, 지난 여름 폴란드를 여행할 때 길도우미를 사용했지. 그때 정보가 차에 저장이 되었나봐."
"그리고 보니 폴란드 여행 후부터 잠근 차에서 경보음이 울렸어."

자동차 수리에는 문외한인 우리 부부는 아래 결론을 얻었다. 비록 차 시동을 껐지만, 여전히 길도우미의TMC 기능이 작동하면서 축전지 전기를 사용했고, 도난경보기는 시동이 꺼진 후이지만 계속되는 이 작동을 차에 이상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경보음을 울렸다. 경보음을 내는 데에도 축전지 전기가 소모되었다. 그렇다면 경보음 나는 차를 열고 다시 잠그면 왜 경보음이 더 이상 나지 않을까? 다시 시동을 켜고 꺼지 않았기 때문에 차가 더 이상 이동하지 않은 것으로 도난경보기가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아내가 순간적인 판단으로 TMC 기능을 해제한 덕분에 아직까지 한번의 잠금인데도 자동차는 경보음을 내지 않고 있다. 내일 과제는 전문가라는 사람이 끊어놓은 엔진룸 경보기 선을 다시 연결하는 것이다. 그리고 TMC 기능이 해제된 후 시동 꺼진 차의 축전지 소모량이 얼마인 지를 측정하는 일이다. 이 소모량이 현저하게 줄어들었다면 경보음과 축전지 방전의 원인은 바로 이 TMC 기능이다.

"TMC 기능 해제로 일단 경보음을 막았으니 오늘 와인 한 잔 대접받을 만하지 않나?"라고 아내가 말했다.
"물론이지. 어디 한 잔뿐이겠어! 당신, 오늘 진짜 수고했어."
"이렇게 좋아하다 내일 아침 축전지 방전으로 시동조차 걸리지 않으면 어떻하지?"
"경보음이 안 나니 자연히 소모되더라도 시동은 걸릴거야."

후속글: 오늘 수리소를 가서 시동을 끈 후 축전지 소모량을 측정해보니 0.1A이 나왔다. TMC가 켜진 상태로 시동을 끈 후 소모량이 2.8A이었다. 아내가 우연히 해제한 TMC 기능이 결국 경보음과 축전지 방전의 원인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아침에 시동을 걸기 전 "축전지 전기량이 낮다"라는 쪽지가 떴다. 왜? 내일 아침 시동이 켜지지 않는다면 수리소에서 직접 와서 차를 가져가 점검하기로 했다. 하나가 해결되니 또 다른 문제가 나와 해결해 달라고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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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2. 11. 27. 06:06

지난 토요일 평소 활동하고 있는 에스페란토 동아리 모임에 참가했다. 이날은 탁구 시합을 위한 모임이었다. 낮 12시부터 시작해 오후 5시까지 진행되었다. 참가자 각자가 자기가 먹을 혹은 함께 나눠 먹을 음식을 가져왔다. 


조금씩이지만 다 모아놓으니 그야말로 탁자 가득이었다. 아내는 이날 마실 맥주로 리투아니아 맥주 대신에 처음으로 그 유명하다는 아일랜드 기네스(Guinness) 캔맥주를 선택했다. 이 흑맥주를 한 모금 마셔본 아내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왜 이리 맛이 없어?"
"처음 먹어본 사람에게는 그럴 지는 몰라도 그 맛에 빠져든 사람에게는 아주 맛있을 거야."

맥주가 바닥날 즈음 소리에 민감한 아내는 맥주 캔에서 이상한 소리가 난다고 말하고 흔들어보았다.

"이게 무슨 소리이지?"
"혹시 이물질이 들어있는 것이 아닐까?"

캔을 거꾸로 하자 구멍으로 하얀 물체가 보였다. 마치 탁구공처럼 생겼다. 

"탁구장에 있는 누군가 장난으로 공을 집어넣은 것이 아닐까?"
"탁구공이 이 구멍보다 더 커서 들어갈 수가 없잖아."
"그럼, 도대체 이것은 뭘까?"

일단 모두 그 정체를 알고싶어서 맥주 캔을 잘라보았다. 나온 것은 플라스틱 공이었다. 

'정말 이물질일까? 어떻게 이것이 가능했을까? 아내가 맛이 없다고 한 주범이 바로 이 플라스틱 공일까?' 

집에서 가서 맥주 이물질 발견시 대처요령을 인터넷으로 검색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이 증거물을 버리지 않고 챙겨왔다.  


"plastic ball in guinness"라고 검색하자마자 많은 분량의 정보가 쏟아져나왔다. 읽기도 전에 '아, 이것은 이물질이 아니구나'라는 마음이 들었다.

읽어보니 플라스틱 공의 정체는 이렇다. 이 하얀 공(위젯, widget으로 불림)에는 미세한 구멍이 있고, 그 안에 질소가 채워져 있다. 맥주 캔이 열릴 때 이 위젯에 들어있는 소량의 맥주와 질소가 방출되어 거품을 풍부하게 한다. 이 위젯이 캔맥주를 집에서 마셔도 맥주집에 마시는 맥주와 같은 맛과 질감을 느끼게 해준다. 이런 이유로 기네스 캔맥주는 캔 채로 마시는 것보다 잔에 따라서 마시는 것이 좋다고 한다.

집에서 맥주를 마실 때마다 거품이 풍부하게 일어나 있는 생맥주집 맥주가 떠오른다. 하마터면 무지로 인해 이 플라스틱 공을 이물질로 치부해버리고 더 이상 기네스 캔맥주를 사지 않을 뻔 했는데 이렇게 인터넷으로 정확한 정보를 얻었다. 이날 처음으로 구입한 기네스 캔맥주의 플라스틱 공 덕분에 기네스 맥주를 좀 더 알게 되어 다행이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2. 11. 26. 09:27

지난 주말 탁구 시합이 있었다. 우리 가족이 활동하고 있는 리투아니아 빌뉴스 에스페란토 클럽이 매년 봄과 가을 두 차례 조직한다. 올해는 16명이 참가했다. 


제일 자신 있는 운동 중 하나가 탁구이다. 그래서 이 시합에는 거의 빠지지 않고 참가한다. 주변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한국인은 누구나 다 탁구를 잘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올림픽 경기 등에서 한국이 좋은 성적을 얻고 있는 결과이다. 

하지만 1년에 두 번 하는 탁구로 실력이 늘 수가 없다. 비록 아파트 방에 탁구대가 있지만, 큰딸이 영국으로 유학을 가버린 후부터는 함께 칠 사람이 없다. 아내와 작은딸이 있지만 실력차이가 워낙 나서 서로가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

매번 이번에는 상위권에 들겠지라는 기대감으로 시합에 참가한다. 잘 하는 사람 A조, 보통 하는 사람 B조로 나눴다. 잘 하는 축에 들어 A조에 속했다. 5명이 한 조였는데 그만 아깝게 골찌를 하고 말았다. 대부분 실력이 비슷했고, 전부 결과는 2대1, 아니면 1대2였다


그런데 B조에 속한 딸아이는 선전했다. 어른이나 어린이를 가리지 않고 12명이 시합했다. 6승을 한 딸아이는 6위를 했다. 재미난 것은 골찌도 상위권과 마찬가지로 상품을 받는다. 딸아이는 6위를 하고도 상품을 받지 못하자 골찌로 상품을 받은 아빠를 순간적으로 부러워했다. 


"너는 6등이고, 아빠는 골찌네."
"괜찮아. 우리 이제 집에서 열심히 탁구 치자."
"그래서 내년 봄에는 우리 둘 다 상위권에 한번 들어가보자."

아래는 이날 딸아이와 함께 탁구를 치는 동영상이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2. 11. 23. 06:08

폴란드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된 사자 사진으로 본 남자 인생의 3단계이다. 

1. 총각인 남자


2. 결혼한 남자
 

3. 이혼한 남자


결혼한 남자로서 사진을 보니 공감이 간다. 그래도 가죽으로는 전락하지 말아야 되겠다.  ㅎㅎㅎ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2. 11. 22. 06:42

며칠 전 음악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온 딸아이가 현관문을 들어서자 아주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왜 일까? 친구가 리투아니아 잡지에서 게재된 강남스타일 싸이의 화보를 선물로 주었기 때문이다. 드디어 싸이가 우리집에 입성한 날이었다. 딸아이는 싸이 화보를 자기 방 벽에 자랑스럽게 붙여놓았다. 딸아이 방에 걸린 첫 번째 한국인 가수가 싸이다. 

* 싸이 화보로 즐거워하는 딸아이

지난 일요일 시골도시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들고 있던 라디오 프로그램은 히트곡 40을 방송하고 있다. 그 지난 주 2등에서 3등으로 내려앉은 강남스타일이 흘러나왔다. 리투아니아 라디오에서도 자주 강남스타일을 내보고 있다는 소식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직접 라디오를 통해 듣기로는 처음이었다. 

* 리투아니아 라디오 M1에서 흘러나오는 강남스타일
 
이번주 발행부수가 4만5천부인 리투아니아에서 유명한 문화계 주간지 <Stilius>(스틸류스)가 집으로 배달되었다. 이 잡지를 넘기는 데 반가운 사람이 나왔다.  

무려 4쪽에 걸쳐 싸이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 기사 제목은 제목은 이렇다.

고급동네 출신 훌리건
10년 전 대마초 협의로 구속 수감되었다. 
1주일 전 뉴욕 마돈나 공연에서 소리쳐야 했다......

* 리투아니아 유명 주간지에서 실린 싸이 기사

기사는 싸이의 그동안 활동상을 담고 있다. 유럽의 작은 나라 리투아니아 언론에서도 싸이를 비중있게 다루었다. 

"아빠, 싸이에게 만나고 싶다고 연락해줘."
"네가 훌륭한 사람이 되어 싸이가 너를 만나고 싶다고 해야지."
"내가 커면 싸이는 할아버지가 되잖아. 그때는 너무 늦어."
"싸이는 벌써 딸도 있어. ㅎㅎㅎ"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2. 11. 20. 06:05

지난 10월 25일부터 11월 2일까지 초겨울의 추위를 피해 따뜻한 지역인 스페인의 그란카나리아로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출발하기 며칠 전부터 돌아온 후까지 자동차는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두었다.

돌아와서도 서너 차례 짧은 거리인 시내주행만 했다. 그리고 이제 겨울철이라 타이어를 교체했다. 약 3주 동안 거의 사용하지 않았는데 다행히 시동은 보통 때처럼 잘 걸렸다. 눈이 내리고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지만 9월에 노후화된 점화 플로그 2개를 교체한 덕분인 것 같았다.

지난 주말 장모님을 방문하기 위해 모처럼 장거리(240km) 주행을 하게 되었다. 대부분 점검사항은 컴퓨터화된 차이다. 사전에 경고를 해주는 것은 좋지만, 컴퓨터 계기판에 신호음이 나올 때마다 신경이 써인다. 특히 후진등이나 안개등이 고장났으니 교체하라는 신호는 참 고맙다.

100킬로미터까지는 아무런 신호음도 없이 잘 갔다. 그런데 갑자기 계기판에 쪽지가 떴다.

타이어 펑크
멈춰서 안전하게 타이어 교체하세요

펑크가 났으면 자동차가 심하게 흔들러야 하는 데 그런 조짐이 전혀 없었다. 이 쪽지는 타이어 바람이 빠졌을 때도 뜬다는 것을 경험했다.

"당신 며칠 전 타이어 교체할 때 공기량 점검 안 했어?"
"당연히 했지."
"그런데 왜 일까? 일단 확인해보자."

그래서 제일 먼저 만난 주유소로 들어갔다. 아뿔싸, 공기주입기가 고장나 있었다. 두 번째 주유소를 학수고대하면서 시속 130킬로미터에서 가급적 시속 100킬로미터로 달렸다. 

흔히 리투아니아에는 사람들이 적게 살아서 좋다고 자랑한다. 그런데 이런 경우는 참 불만이다. 직전에 소유했던 차에는 트렁크에 기름을 담은 통을 늘 가지고 다녔다. 큰 도시를 벗어나면 고속도로나 국도 주변에 주유소 찾기가 힘들다. 그렇게 자주 보였을 것 같은 주유소는 이날따라 왜 나타나지 않을까...... 

고속도로에서 약간 벗어난 두 번째 주유소로 들어갔다. 또 공기주입기 고장.


운전하던 아내는 계기판에 "다시 타이어 점검"이라는 새로운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평소 위치를 확실하게 알고 있던 주유소로 향했다. 아뿔싸, 고급 주유소는 고속도로 건너편에 있었다. 가는 편에 있는 주유소엔 아예 공기주입기가 없었다. 황당 그 자체...... 이젠 포기...... 무사 기도로 강행할 수밖에.

일단 목적지가 70킬로미터 남았으니 무시하고 가기로 했다. 오후 4시가 되니 사방이 점점 어두워졌다. 더욱이 하늘에는 구름, 대지에는 안개...... 첫 번째 목적지가 바로 묘지. 묘지 입구에 차를 세우고 타이어를 점검해보았다.

공기량은 정상으로 보였다. 그런데 후륜 왼쪽 타이어에서 열과 약간 타는 냄새가 나고, 따그닥 따그닥 소리까지 났다. 이런 여건으로 최종 목적지까지 가고, 또 빌뉴스 집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니 앞이 그야말로 묘지 밤하늘처럼 깜깜해졌다. 특히 주말이다. 시골도시라 모든 수리소가 쉰다.  

두 번째 목적지도 묘지. 세 개의 묘를 찾아 촛불을 밝혔다. 

이제 기대할 사람은 자동차 수리에 밝은 동서였다. 중장비인 지게차 수리사로 일하다가 이제는 유럽 전역을 누비는 화물차 운전사이다. 다행히 주말에 집에 있었다. 지난 토요일 그를 방문했다.
  
"여행간다고 차를 세워두었지?"
"그렇지."
"원인 진단 끝."
"뭔데?"
"날씨가 계속 흐리고 비오고 눈이 오는 동안 자동차는 그냥 서있었잖아. 브레이크가 녹슬었을 거야."

그란카나리아에서 25도 내외의 쾌적한 날씨를 마냥 즐기고 있을 때 우리 집 차는 추위와 습기로 고생하고 있었다. 동서는 능숙하게 타이어를 빼내 브레이크를 해부했다. 녹이 슬어서 브레이크 패드가 잘 빠지지 않았다. 그는 쇠줄로 밀어서 패드와 브레이크에 녹슨 부분을 긁어내었다.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
"난 아는 것이 이것밖에 없어 ㅎㅎㅎ. 정비소는 브레이크를 통 채로 교체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을 거야."
"정말 눈물 나도록 고맙네 ㅎㅎㅎ. 그런데 다른 타이어는 괜찮아?"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것을 보니 녹이 저절로 떨어져나갔을 거야. 자동차는 세워두지만 말고 굴러야 돼."
"맥주 한 잔 하러 가자. 그런데 내 지갑이 없네."
"우리 집 거실로 가. 러시아에서 사온 보드카 있어." 

재주꾼 동서 덕분에 일단 냄새나는 후륜 왼쪽 브레이크를 이렇게 손봤다. 
결과는?
집으로 돌아오는 240킬로미터 거리 동안 계기판에는 아무런 쪽지가 뜨지 않았고, 냄새도 나지 않았고, 소리도 나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와 아내에게 말했다.

"개 산책시키듯이 차 산책을 시켜야겠다."
"차 산책이 낭만이 아니라 특히 습하거나 추운 겨울철엔 필수임을 이렇개 해서 알았다."
"걸어서 10분 거리인 당신 일터에 이제부터는 차로 빙빙 돌아서 가야겠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2. 11. 19. 08:49

지난 주말 빌뉴스에서 240km 떨어진 시골도시를 다녀왔다. 금요일, 갈 때도 구름과 안개가 자욱했고, 일요일 돌아올 때도 구름과 안개가 자욱했다. 이런 날씨라면 차라리 눈이라도 내렸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이 들었다. 적어도 하얀 눈으로 인해 도로가 좀 더 밝게 보이기 때문이다.

2박 3일 머무르면서 한 일은 금요일 으슥한 밤에 묘지를 방문해 촛불을 밝히고 돌아가신 분들을 위해 잠시 기도했다. 토요일에는 처제 집을 방문했다. 사실 처제 집을 방문할 때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딸아이다. 바로 개가 있기 때문이다.

* 2008년 동영상 속 개와 즐겁게 노는 딸아이

아내도 개를 좋아한다. 이번에 우연히 이 개가 한바탕 즐거움을 선사했다. 누워있는 개를 긁어주면서 아내가 재미난 것을 찾았다. 개는 다리를 위로하고 누워있었다. 아내는 우연히 개 발바닥을 톡톡 위로 쳤다. 개는 이를 즐기는 듯이 다리 근육 힘을 완전히 풀었다.   


개와 딸아이가 시합했다. 누가 가장 잘 근육 힘을 빼느냐였다. 위 동영상에서 보듯이 개가 이겼다. "우와~ 사람보다 더 잘 힘을 빼내!"라고 모두 신기해 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2. 11. 16. 07:45

초등학교 5학년생인 딸아이는 요즘에도 자주 잠들기 전에 동화책을 읽어달라고 졸라댄다. 외국에 살다보니 한글을 읽는 데 아직 익숙하지 않다. 그래서 아빠가 한글 동화책을 읽어주는 것을 좋아한다. 주중에는 보통 10시경에 잠자리에 든다.

딸아이의 눈망울을 보면 밤 12시가 되어도 자지 않을 듯하다. 그런데 동화책을 다 읽기도 전에 딸아이는 어느새 새록새록 잠이 들어버린다. 


유럽 누리꾼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는 재미난 독일 자장가 동영상 하나가 있다. 엄마가 조용히 동화책을 읽어준다. 그리고 딸아이가 침대에 눕자 엄마는 자장가를 부르기 시작한다. 그런데......   


이는 실제가 아니라 TV 코미디 프로그램이다. 주인공은 독일 코미디 배우인 마르티나 힐(Martina Hill)이다. 신비한 숲 속에서 흘러나오는 듯한 자장가를 부르더니 갑자기 딸아이의 침실은 독일판 난타 공연장이 되어버린다. 

황당한 반전이다. 신기하게도 딸아이는 잘도 잠들어버린다. 이 동영상을 보고 있으니 싸이의 강남스타일 가사에 나오는 '그런 반전있는 여자(엄마)'가 떠오른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2. 11. 15. 09:23

며칠 전 우리 집에 '미스 리투아니아' 타이틀을 수상하고 지금도 모델 활동을 하고 있는 친척이 방문했다. 함께 점심 식사를 하면서 여러 가지 대화를 나눴다. 서너 시간이 지나 헤어진 후 아내에게 말했다.

"미스 리투아니아까지 한 사람인데 얼굴은 거의 화장을 하지 않았어."
"여기 사람들은 꼭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화장을 심하게 하지 않아."

우리 집 성인 두 여성도 약간 진한 색으로 눈썹을 칠하고, 립스틱을 바르고, 보일듯 말듯 분을 바르는 것이 화장의 전부이다.

* 빌뉴스에서 유명한 화장한 걸인과 미스 리투아니아 [사진출처: facebook.com]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구시가지를 방문한 사람이라면 한번쯤 보았을 여성 한 분이 있다. 걸인이다. 보통 걸인들은 남루한 옷을 입고 꽤째재한 얼굴을 한 채 행인들에게 구걸한다. 그런데 이 여성은 화려한 옷에 진한 화장을 하고 있다. 이 걸인의 패션과 화장은 리투아니아 언론에도 소개되기도 했다. 화장하지 않은 이 걸인의 얼굴 모습은 어떨까......

화장 전 생얼 모습과 화장 후의 얼굴을 비교한 사진 모음이 현재 폴란드 누리꾼들 사이에 관심을 모우고 있다. 이 사진을 보고 있으니 화장하고자 하는 여성들의 이유를 십분 이해할 수 있겠다.

역시 화장은 사람을 확연히 빛내준다. 경우에 따라서는 화장이 변장이다. 적어도 위 사진을 보면 길거리에서 만나는 화장한 미녀가 더 이상 매혹으로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겠다. ㅎㅎㅎ


역시 화장은 사람을 확연히 빛내준다. 경우에 따라서는 화장이 변장이다. 적어도 위 사진을 보면 길거리에서 만나는 화장한 미녀가 더 이상 매혹으로 다가오지 않을 수도 있겠다. ㅎㅎㅎ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2. 11. 13. 09:07

지난 10월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 140킬로미터 떨어진 농촌 마을의 인상 깊은 '짚조각 공원'을 촬영 취재를 했다[관련글: 농촌 마을, 가을 짚조각 공원으로 유명세, 관련 KBS News 영상 다시보기]. 

전혀 생각지도 않은 외국 방송사에서 취재를 온다니 관계자는 만족스러워했다. 항상 취재를 나갈 때에는 한국적인 물품을 챙겨가려고 한다. 그래서 기회되는 대로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한국적인 열쇠고리, 병따개, 인형 등을 사가지고 온다. 이번에도 아내가 몇 가지를 챙겼다. 그 중 하나가 소주였다. 


짚조각 공원에서 취재를 마치자 관계자가 자신의 사무실로 초대했다. 마침 촬영을 마칠 무렵이 점심식사 시간대였다. 마을 갤러리 안에 탁자가 놓여있었다. 투박스러운 모습을 띤 샌드위치가 올려져 있었다, 그리고 길쭉한 토마토...... 이 마을에서 직접 재배된 토마토라고 했다.


현지인들은 약초로 만든 술도 내놓았다. 낮이지만 반주로 한 잔씩 돌렸다. 아내는 챙겨온 선물을 전했다. 이번에는 한국의 소주였다. 


"리투아니아의 상징 색이 녹색이니 여기 한국에서 가져온 녹색 선물입니다."
"이게 뭐예요?"
"한국산 보드카 소주입니다."
"쌀로 만들었나요?" 
"쌀, 고구마, 보리 등을 발효시켜 물로 희석하여 만든 술입니다."
"도수는 몇 도인가요?"
"19.5도입니다."


이날 난생 처음 소주를 마셔본 현지인들 표정은 "콰~~!"가 아니라 "쩝쩝"이었다. 

"맹물 같아요."라고 한 남자가 평했다. 
"한국 사람들은 이거 몇 잔 마시면 (취기가 들어) 시끌벅쩍하고 재미있어요."라고 아내가 응했다.
"사실 소주는 삽겹살 등 안주와 함께 마셔야 제맛이 나요. 리투아니아는 안주 문화가 발달되지 않아 소주를 즐길 수 없어 아쉽네요."라고 덧붙였다.

* 이날 관계자로부터 선물로 받은 건초 작품

40-50도 도수의 보드카에 익숙한 리투아니아 사람들의 혀에는 소주가 맹물 같지만, 소주의 존재만이라도 알려준 것에 만족하면서 집으로 돌아왔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2. 11. 12. 07:20

뭐든지 쉽게 버리지 못하는 성격이다. 혹시 언젠가 유용할 수 있을 수도 있겠다 싶어 당장은 필요없는 물건을 모아두는 편이다. 그런데 그 동안 마음 속에 담아두었던 컴퓨터 관련 부품 정리를 이번 주말에 마침내 하게 되었다. 

* 10년 동안 쌍아둔 컴퓨터 관련 부품들

발코니 바닥과 다용도실 가구에 지난 10년 동안 쌓아둔 컴퓨터 하드, 메모리, 랜카드, 마우스, 키보드, 랜케이블, 노트북, 웹카메라, 심지어 플로피 디스켓 등 이 상자, 저 상자에 담겨져 있다. 모두 꺼내 방바닥에 펼쳐놓고 지금 필요한 물건을 없을까 살펴보았다. 결론은 아무 것도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 20-40기가 하드와 노트북 메모리

* 플로피 디스켓

* 그래픽 카드

* 무선 마우스에 밀려 쓸모없게 된 유선 마우스

* 내장 웹카메라 등장으로 쓸모없게 된 웹카메라

* 랜카드

* 광케이블에 밀려 쓸모없게 된 전화모뎀

* 무선랜에 밀려 쓸모없게 된 랜케이블

아내는 아파트 쓰레기장에 그냥 버리지 말고 이런 컴퓨터 관련 쓰레기를 수거하는 회사를 찾아보겠다고 한다. 그때까지 발코니에 더 머물러 있을 것이다. 버리기는 아쉽지만, 이 추억의 쓰레기들을 정리하면서 이제는 쌓아가는 삶이 아니라 정리해서 버리는 삶을 살아야할 나이에 온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든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2. 10. 22. 16:08

유럽을 여행하면서 한국 자동차를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나라 중 하나가 폴란드이다. 어디를 가나 쉽게 한국 차가 눈에 뛴다. 그중에서도 지금도 힘차게 달리고 있는 대우 자동차가 생산한 Tico(티코)이다.

대우 자동차는 폴란드 자동차 회사 FSO를 인수해 누비라, 티코 등을 생산했다. 특히 우리나라 최초의 경차로 1991년 5월에 태어난 티코는 폴란드에서 126,369대가 생산되었다.

최근 폴란드 누리꾼들 사이에 Tico 관련 동영상이 화제를 끌고 있다. 폴란드에 세워진 Tesco 매장 안으로 폴란드 사람이 Tico를 몰고 들어간다. Tesco(테스코)는 영국의 대형 유통 업체이다.  


Tico는 측면이 긁히지 않고 Tesco 자동문을 쉽게 빠져 들어간다. 이어서 매장 안으로 요리조리 미꾸라지처럼 잘 간다. 물론 경비원이 있어 매장 깊숙히 들어가지는 못한다.


참으로 엉뚱한 발상이다. 하지만 티코 타고 테스코 쇼핑가기는 작은 티코의 명랑함이 한 동안 폴란드 누리꾼들 사이에 회자될 것 같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2. 10. 18. 18:24

여자친구가 없다. 하지만 낭만적인 커플 사진을 찍고 싶다.


좋은 방법은 없을까? 누리꾼들 사이에 여친이 없어도 로만틱한 커플 사진 찍는 법이 나돌고 있다. 필요한 물품은 간단하다. 가발, 매니큐어가 전부이다. 


중요한 것은 바로 각도를 잘 잡아 찍는 것이다.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그럴 듯한 로만틱한 사진이다. 하지만 독창적인 속임수이지만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2. 10. 15. 06:09

리투아니아는 벌써 완연한 가을이다. 기온은 보통 5-15도 내외이다. 요즈음 가장 부러운 것이 자가 난방을 할 수있는 단독주택이나 아파트이다. 리투아니아 중앙 난방은 3일 연속 하루 종일 평균 기온이 10도 밑으로 떨어져야 개시된다.

요즈음 우리 집 아파트 실내온도는 영상 16도이다. 버티기가 점점 극에 달하고 있는 듯하다. 지하 창고에 갔다놓은 전기 난로를 가져올까 말까 망서리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일단 양말 두 세 컬레를 신고, 겨울 스웨터를 입고, 목도리를 두르고 더 견뎌내기로 했다.

* 실내온도 16도
* 첫 번째 양말
* 두 번째 양말
* 세 번째 양말
* 털 실내화
* 무릎 보호대 착용

실내온도 16도에서 가만히 책상 앞에서 일을 하면 무릎이 먼저 시려온다. 그래서 무릎 보호대를 착용하고 있다. 끝까지 악착같이 견뎌보자고 하는 이에게 곧 중앙 난방 배관이 따뜻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중앙난방이 들어오지 않는 지금의 환절기를 잘 이겨내야 가을 건강을 지킨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2. 10. 11. 06:03

이 나라에서 싸게 산 물건을 저 나라에서 비싸게 팔아 이득이 생긴다면 누구나 쉽게 나설 것이다. 여름 방학을 마치고 영국으로 돌아가려고 준비하는 마르티나는 영국 친구들로부터 부탁을 받았다. 담배이다. 영국은 리투아니아보다 훨씬 담배값이 비싸다. 영국은 담배값이 보통 7파운드(1만2천원)으로 유럽 최고 수준이다. 

유럽연합에서 영국으로 입국하는데 허용되는 담배 가치수는 800이다. 마르티나는 담배 두 보루를 사서 영국으로 출발했다. 경우지는 노르웨이 오슬로였다. 환승하기 위해 나오는데 세관검사을 받게 되었다. 담배 두 보루가 문제였다. 노르웨이는 담배 한 보루만 허용된다고 하면서 두 번째 보루를 압수하면서 벌금까지 부과했다. 노르웨이가 최종 도착지가 아니라 단지 환승지일 뿐이라고 통사정했지만 먹혀들지가 않았다.

벌금은 집주소로 고지서가 갈 테니 그때 내라고 했다. 정말 외국까지 고지서를 보낼까 의구심을 가지면 환승을 무사히 하고 영국에 도착했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난 후 노르웨이로부터 편지가 우리 집에 도착했다. 뜯어보니 설마했던 바로 그 벌금고지서였다. 2012년 9월 3일 발행한 편지에 9월 21일까지 입금하라고 했다. 담배 한 보루를 불법으로 소지한 벌로 벌금이 300크론(한국돈 5만8천원)이다. 이에 마르티나는 자신의 당시 상황을 메일로 보냈지만 답이 없었다.

* 10월 19일까지 납부하라는 노르웨이 2차 벌금고지서

어제 2012년 10월 1일 작성한 2차 편지가 도착했다. 벌금 300크론에 지연 납부에 대한 이자금 430크론(8만4천원)이 더해져서 모두 730(14만2천원)크론이었다.

* 벌금 300크론이 한 달만에 730크론으로

벌금 300크론, 이자 430크론, 한달 이자율 143%

한 달만에 벌금 300크론(5만8천원)이 730크론(14만2천원)으로 불어났다. 또 지연하고 지연하다보면 벌금 만원대가 멀지않아 수백만원, 수천만에 이르게 생겼다. 작은 이득을 보겠다고, 또한 환승국이라 출입국 제한 물품에 대한 지식 습득을 하지 못한 점이 지금의 결과를 초래했다. 

외국에서 날라온 벌금고지서라고 무시했다가는 어떤 낭패를 당할 지 모르겠다. 모두들 가볍게 여기지 않길 바란다. 비록 외국 주소이더라도 악착스럽게 벌금을 거두어들이고자 애써는 노르웨이 세관당국이 얄밉지만, 본받을만하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2. 10. 10. 07:22

메디컬뉴스투데이가 선정한 건강에 가장 큰 도움이 되는 10대 음식은 사과, 아몬드, 브로콜리, 불루베리, 기름진 생선, 잎이 많은 녹색 채소, 단 감자, 밀씨눈, 아보카도 그리고 귀리이다.

이 중 아몬드는 원산지가 인도 북부이지만 중동, 북아프리카, 남유럽 등 세계 전역에 퍼져 있다. 철분, 비타민 E, 섬유질, 마그네슘 등의 영양소가 풍부하다. 저탄수화물로 당뇨 환자에게도 좋은 식품이다. 케이크나 과자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아몬드 기름은 필수지방산이 많으며 오메가3가 많아 피부 화장품에도 많이 쓴다. 

이렇게 건강에 좋은 아몬드를 그 동안 우리 집 식구는 자주 먹지를 않았다. 주름이 잡힌 갈색 껍질이 입안이나 치아 사이에 남아서 먹은 후 개운하지 않은 것이 한 원인이다. 또한 껍질로 입안에서 느끼는 단맛도 줄어든다, 초등학생 딸아이는 아예 먹으려 하지도 않는다. 

좋은 식품을 껍질 때문에 먹기를 주저한다는 것은 온당치가 않다. 최근 우리 집에 변화가 생겼다. 아몬드를 먹는 횟수와 양이 늘어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내가 아몬드 씨앗 껍질을 쉽게 벗겨내는 방법을 알아왔기 때문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끓는 물을 아몬드 씨앗을 담은 그룻에 붓는다. 5-10분을 그대로 둔다. 식은 물을 버리고 다시 끓는 물을 붓고 5-10분을 기다린다.


그리고 엄지와 검지로 아몬드를 누르기만 하면 하얀색 알이 쑥 나온다. 껍질이 없으니 단맛도 더하고 먹기도 편하다. 딸아이는 이제 학교 휴식 시간 군것질용으로 껍질 벗긴 아몬드를 비닐봉지에 담아 간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2. 10. 5. 05:51

낯선 구역이나 도시에서 적합한 식당이나 커피숍을 찾아 끼니을 해결하거나 목을 축이는 일은 그렇게 쉽지가 않다. 단골식당이라면 아무런 근심없이 그대로 들어가기면 하면 된다. 아니, 들어가려고 하지 않아도 다리가 습관상 절로 그곳으로 안내한다.

그렇치 않은 경우라면 식당명, 간판, 실내장식, 가격표, 혹은 안내문구 등을 살피고 들어간다. 아래와 같은 재미난 고객유치 문구를 읽는다면 결정은 좀 수월할 것 같다.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커피 한 잔"은 2유로
"커피 한 잔 주세요"는 1.80유로


무료 와이파이 
최고의 맥주


오늘의 수프는 
우리 적들의 눈물 (검은콩 수프도 있음)


오늘의 수프 
위스키


전(前) 여친 마음만큼 찬 맥주 있음 

재미난 문구들이다. "현 여친 마음만큼 따뜻한 커피 있음"이라는 식당 문구도 있을 법하다. ㅎㅎㅎ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2. 10. 4. 06:43

최근 모처럼 서울에 다녀온 한 지인이 말했다. "서울 지하철을 타보니 예전에는 신문을 읽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거의 전부가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휴대폰으로 TV를 보고, 영화를 보고, 문자쪽지를 날리는 등 대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이런 현상이 어디 서울뿐이겠는가! 우리 집 식탁에 네 식구가 모이면 전부 휴대폰을 가까이에 두고 있다. 식사하면서 인터넷뉴스를 읽거나, 친구에게 문자쪽지를 보내거나 하는 등 식사나 대화에 그 옛날 분위기가 사라지고 있다. 동아리 모임에 가도 비슷하다. 대화를 들으면서 손으로 문자쪽지를 날리고 있다. 아무런 방해없이 상대방의 눈을 마주보고 대화하는 일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바로 이 방해물이 휴대폰이다.

폴란드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된 글이 있어 소개한다. 모임에서 휴대폰을 먼저 사용하는 사람이 비용을 전부 부담하는 놀이이다.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1. 식사 전 놀이를 시작한다
2. 모든 휴대폰을 화면을 밑으로 하고 탁자 가운데 놓는다
3. 식사 중 누구도 휴대폰을 만질 수 없다
4. 제일 먼저 진 사람이 비용을 전부 부담한다
5. 아무도 지지않으면 비용을 각가 부담한다
6. 놀이는 종업원이 계산서를 가져올 때 끝난다  

지나치게 휴대폰을 사용하는 요즘 한번쯤 이 놀이를 해보는 것도 좋겠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2. 10. 4. 06:38

12월 19일
제18대 대통령 선거일이다.

8월 하순 대사관으로부터 재외선거인 등록 안내 편지를 받고 고민에 빠졌다. 이유는 간단했다. 국외부재자는 우편으로 등록할 수 있지만, 재외선거인은 직접 방문으로 등록해야 하기 때문이다. 재외선거인이므로 대통령 선거에 참가하기 위해는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대사관을 방문해야 한다. 더욱이 리투아니아는 한국 대사관이 없다. 주폴란드 대사관이 관장하므로 등록과 투표를 하기 위해서는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까지 가야 한다. 

* 재외선거인으로 투표하기 이동해야 하는 거리

구글지도상 거리는 455km, 소요시간은 6시간 53분이다. 국제선 버스로는 실제 8시간-9시간 걸린다. 가는 데 하루, 오는 데 하루다. 두 번 왕래해야 하니 총거리는 2000km이다. 투표욕심이 아무리 많다하더라도 현실적으로는 시간과 가계살림에 부담이 된다. 

혹시 그래도 직접 방문이 아니고 등록할 가능성이 없을까라는 기대감으로 주폴란드 대사관에 9월 12일 문의를 했다. 

안녕하세요.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살고 있는 최대석입니다.
재외선거인의 신고방법은 직접 방문로만 되어있는데
우편 송부는 불가하나요?
그럼, 최대석 드림

같은 날 바로 대사관에서 답장이 왔다.

최대석님,  안녕하십니까 
주폴란드대사관입니다.재외선거인 등록은 국적확인을 해야하기때문에 직접 방문 하셔야 합니다.
인적사항(여권사본) 보내주시면 재외선거인에  해당 되시는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럼 오늘도 좋은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

"영락없이 바르샤바에 두 번 가야 하는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여러 가기 사정을 고려할 때 포기하는 쪽으로 마음이 굳혀졌다. 주변 몇몇 지인들도 두 번 그 먼 거리를 가야 한다는 점 때문에 투표할 염두가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런데 주폴란드 대사관에서 최근 아래 같은 기쁜 소식을 전해왔다. 혹시 재외선거인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전문을 여기 소개한다. 

안녕하십니까 주폴란드대사관입니다.
제18대 대통령 재외선거와 관련, 가족대리등록, 순회등록, 전자문서등록을 허용하는 공직선거법 일부개정안이 9.27(목) 정기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됨에 따라 아래와 같이 알려드립니다.

1. 가족대리등록
ㅇ 대상 : 재외선거인(국외부재자는 개정 전에도 가능)
ㅇ 가족의 범위 : 본인의 배우자, 본인 및 배우자의 직계존비속
ㅇ 접수 방법 : 대리 제출자의 여권사본 제출
ㅇ 구비서류 안내
- 재외선거인 : 재외선거인 등록신청서 1매, 여권 사본 1매, 국적확인서류 1매(체류증(Residence Card) 또는 비자(Visa))
- 국외부재자 : 국외부재자 신고서 1매, 여권 사본 1매
- 공통서류 : 대리 제출자의 여권사본 제출

2. 순회등록
ㅇ 대상 : 재외선거인(국외부재자는 개정 전에도 가능)
ㅇ 접수방법 : 공관 접수 준용(직접, 서면), 가족대리등록도 가능

3. 전자문서등록
ㅇ 대상 : 국외부재자, 재외선거인

ㅇ 접수방법
- 대사관 대표 메일 : koremb_waw@mofat.go.kr
  (재외투표관리관이 공고한 정부 기관메일 이용)
**자신의 신고.신청에 한함(1개 전자우편주소로 2건이상 제출 불가)
ㅇ 구비서류 안내
- 재외선거인 : 재외선거인 등록신청서 1매, 여권 사본 1매, 국적확인서류 1매(체류증(Residence Card) 또는 비자(Visa))
- 국외부재자 : 국외부재자 신고서 1매, 여권 사본 1매. 끝.

이번 법개정으로 인해 왕복 이동거리 2천km가 천km로 줄었다. 기꺼이 10월 3일 개천철을 맞아 재외선거인 등록신청서에 기재해서 첨부서류와 함께 대사관 대표 전자우편주소로 보냈다. 이제 남은 일은 12월 19일 투표일에 갈 교통편 표를 구입하고 투표하기이다. 재외선거인으로 하는 첫 투표라 내심 기대감이 부풀어 오른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2. 10. 2. 06:11

리투아니아 국내 대학을 다녀라는 조언에도 큰 딸 마르티나는 자신의 의지를 굽히지 않고 영국에서 대학생활을 하고 있다. 단 조건은 하나, 주거비는 부모가 도와주되, 의식생활비는 아르바이트해서 해결한다. 대학 1학년 때 안일한 생각으로 학년이 시작할 무렵 영국으로 가니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지 못했다. 그래서 대학 2학년 개학 훨씬 전부터 영국으로 돌아갔다.

어려웠지만 다행히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했다. 아침 9시에서 오후 5시까지 운영되는 식당이다. 1시간당 임금이 5파운드이다. 이 정도면 힘들더라도 생활비 걱정없이 공부할 수 있다고 콧노래를 불렀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아르바이트 식당 사장의 행동이 부담스러웠다.

꽃부터 시작해서 적지 않은 선물, 레스토랑 식사 초대 공세로 마르티나의 환심을 사고자 했다. 자기 집으로 초대까지 했다. 만약의 상황을 우려해 마르티나는 이런 경우 항상 리투아니아 여자친구와 동행했다. 급기야 젊은 사장은 "우리 사귀자"라고 진지하게 고백했다. 마르티나는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불안했지만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단호히 거절했다.

이 일이 있은 후 사장으로부터 출근하라는 전화도 없고, 문자쪽지도 없었다. 그 전에는 정식 직원의 결근시나 휴일에 항상 이렇게 마르티나를 불렀다. 며칠이 지난 후 마르티나는 직접 여러 번 전화했으나 의도적으로 받지 않았고, 또한 많은 문자쪽지를 보냈으나 응답이 없었다. 찾아가도 만나주지를 않았다. 이제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나서야 했다. 


마르티나는 한 가지 결심을 했다. 바로 사장과 정면 돌파로 단판을 짓기로 했다. 사귀자는 제안을 거절했다고 이렇게 해고당하는 것은 스스로에게 억울했다. 그래서 호기를 기다렸다. 며칠 절 사장의 생일이었다. 마르티나는 집에서 사과케익을 직접 만들었다. 식당 문을 닫는 시간에 맞춰 식당으로 갔다.

사장은 더 이상 볼 일이 없다면서 식당문을 열어주지 않고 문전박대했다.

"아직, 식당 안에 내 신발이 있다. 신발을 찾으로 왔으니 제발 문 좀 열어."
"그래, 신발만 챙겨 빨리 나가."

거절로 헤어진 뒤 사장과 처음 얼굴을 맞대었다. 그리고 가방에서 사과케익을 꺼내 생일 선물이라고 건냈다. 사장의 심리가 약간 누그러지자 대화를 시도했다.

"사귀자를 거절해도 사장과 알바생으로 그대로 남고 싶다."
"너를 보면 내 감정을 억제하기가 힘든다. 그래서 아예 다시 보고 싶지가 않다."
"나도 새 일자리를 찾아야 하고, 사장도 새 아르바이트생을 찾아야 하는데 이는 서로에게 시간 낭비다. 나는 어느 정도 벌써 숙련되었는데 새로운 사람이 오면 다시 일을 배워야 하지 않는가! 그러니 감정 잘 다스리고 내 일자리를 그대로 두는 것이 좋지 않나?"
"그럼, 크리스마스 때까지 다시 일하는 것으로 하자. 그때 가서도 내 감정이 완전히 아물지 않는다면 진짜 해고다."
"동의한다."

이렇게 마르티나는 다시 이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사장한테 필요 이상의 웃음이나 친절을 베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누구나 처음 일자리를 얻으면 사장 마음에 들도록 행동거지를 조심하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 더 홀가분하게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좋아했다. 아뭏든 마르티나의 유학생활이 별탈없이 잘 진행되길 한가위를 맞아 또 다시 빌어본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