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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빌뉴스 옛시청광장이다. 벌써 노천카페가 설치되어 사람들이 일광욕을 하면서 차나 맥주를 즐겼을 텐데 마찬가지로 광장에는 오가는 사람들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조경화만이 세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요즘 빌뉴스에서 사람들이 즐겨찾고 있는 도심 산책지 중 하나가 묘지다. 예술인 주거지역으로 널리 알려진 우주피스에 있는 베르나르도 묘지(영어 Bernardine Cemetery, 리투아니아어 Bernardinų kapinės)다. 이유는 바로 바람에 일렁이는 묘지 위 파란색을 보기 위해서다.
이 묘지는 1810년에 조성된 것으로 빌뉴스에서 가장 오래된 묘지 중 하나다. 3만8천 평방미터 면적에 묘 만4천 기가 있는 추정되고 있다. 제정 러시아 지배 시대(1795-1917) 때 성당 근처 묘 쓰기가 금지되어 더 이상 발전할 수가 없었다.
2차 대전 후부터는 방치되어 대부분 묘들은 세월과 더불어 이끼나 풀 속으로 사라졌다. 1990년대 들아와서야 조금씩 관리 보수되고 있다. 야생화를 보고 있으니 밑으로 사라진 무덤의 봄철 부활이 떠오른다.
이 파란색 꽃의 정체는 바로 시베리아 스킬(Scilla siberica, Siberian squill)이다. 맑은 날 파란 하늘을 떠올리는 색상(azure blue)이다. 꽃이름에 시베리아가 들어가지만 자생지는 그것이 아니라 남서부 러시아, 코카서스 그리고 터키다. 유럽에도 광범위하게 자라고 있다. 리투아니아에 알려진 시기는 18세기다.
풀밭이나 묘지, 도심 공원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정원 관상용으로도 많이 키운다.
묘지는 강변 언덕에 자리잡고 있다. 언덕도 온통 파란색으로 물어들어 있다.
이 자연의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바라보며 사색에 잠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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