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리투아니아에는 겨울철 영하 날씨가 계속 이어지다가 이번 주부터 영상 날씨로 올랐다. 거리에는 얼음과 눈이 녹고 있다. 하지만 두겁게 얼어붙은 호수는 여전히 얼음과 눈으로 덮혀 있다. 최근 접한 리투아니아 관광명소 중 하나인 트라카이 성과 주변 호수 풍경 사진이 눈길을 끌었다.
아래 동영상은 2월 15일 운석이 떨어지는 장면을 담고 있다. 당시 엄청난 충격으로 1000여명 이상의 사람들이 부상당했고 재산피해도 컸다. 핵폭탄에 비유될 정도였다.
운석이 얼음을 뚫고 호수 바닥으로 가라앉았다.
러시아 과학자들과 잠수부들이 운석을 인양하고 있다.
인양하는 과정에서 거대한 운석은 세 조각으로 쪼개졌고, 모두 합치면 그 무게가 약 600킬로그램에 이른다. 현재 운석의 시세는 금보다 훨씬 비싼 그램당 2,200달러(약 240만원)으로 알려져있다. 그렇다면 이 운석의 가치는 한국 돈으로 무려 1조 4천억원, 헉!!! 운석으로 많은 피해를 입었지만, 그 운석으로 큰 돈을 벌 수 있게 되었다.
유럽 누리꾼들 사이에도 '얼음 쓰나미'가 화제이다. 이 자연현상은 12일 캐나다의 도핀 호수 근처에서 일어났다. 집채만한 거대한 얼음 덩어리가 밀려 육지로 올라왔다. 이에 호숫가에 위치한 주택 10여채가 크게 부서졌다. 닥치는 족족 집어삼키는 살아있는 생명체가 살금살금 다가오는 듯하다.
정말 충격적이고 놀라운 장면이다. 얼음이 쓰나미가 되다니!!! 가상 전문가들은 강력한 바람이 불러 호수에 쌓인 얼음 덩어리가 육지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누구나 호숫가에 작지만 아늑한 별장을 가지고 싶어한다. 여름에는 일광욕과 호수욕을 즐길 수 있고, 겨울에는 얼어 붙은 호수의 풍경과 얼음 낚시를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아무도 예상하기 힘든 이런 얼음 쓰나미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끔찍할 뿐이다. 사고 싶은 마음이 쉽게 달아난다.
지난 주말 1박 2일로 모처럼 빌뉴스를 떠나 시골에서 보냈다. 인구 천명의 작은 도시 아욱쉬타드바리스(Aukštadvaris)이다. 행사는 리투아니아 에스페란티스토 기자협회 모임이었다. 30명이 참가했다. 잘 정리되고 깨끗한 된 민박집에서 행사가 이루어졌다. 민박집이 바로 호수와 접해 있었다.
* 1박2일 행사가 열린 민박집 전경
행사장으로 가는 길에 비가 내렸다. 하지만 행사장에 도착한 후 오후부터 맑아졌다. 모임에서 느낀 몇 가지 단상을 적어서 유럽인들의 모임 분위기를 전하고자 한다.
1. 부담스럽지가 않았다
단체 모임이니 당연히 정해진 진행표가 있었다. 참가수가 적다고 프로그램 시작을 늦추지 않았다. 누가 나서서 참가 독려도 하지 않았다. 있는 그대로 프그램이 시작되고 진행되었다. 사람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았고, 또한 전혀 부담스러움을 느끼지도 못했다. 모두가 사람들의 자유 의사에 맡겼다. 느슨해보였지만 진행표대로 다 이루어졌다.
2. 식사 준비에 뺀질이가 없었다
이런 야외 모임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숯불 꼬치구이이다. 야외 화로에서 불을 피우고 숯을 만들어 고기를 굽는 일은 남자 몫이다. 채소 무침을 만들고 식탁을 준비하는 일은 여자 몫이다. 누가 나서서 일을 시키는 사람도 없는데 참가자 대부분이 열심히 일을 거들었다.
3. '애들은 빠져!'가 없었다
배구를 하는 데 8살 아이도 참가했다. 어른들끼리 하면 더 신나게 놀 수 있었을 것이다. 아이들도 노니 배구공이 제대로 하늘 위로 날 지를 못했다. 시간 소비가 엄첨 많았다. 하지만 '우리끼리 배구할테니 애들은 그네를 타!"라고 말하는 어른이 하나도 없었다.
4. 곤드레 만드레가 없었다
밤을 지새우면서 하는 행사라 편하게 술자리가 펼쳐졌다. 그런데 곤드레 만드레 술취한 사람이 없었다. 이유가 무엇일까 곰곰히 생각해보았다. 술을 강제로 권하는 사람도 없고, 자기 잔을 자기가 채우는 사람도 없었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대체로 다른 사람이 자기 잔을 채워줄 때까지 기다린다. 행사에는 돌아가면서 축사를 하는데 축사를 마친 사람이 건배를 제안한다. 물론 잔을 다 비울 필요는 없고, 자신의 양만큼 홀짝 혹은 꿀꺽 마신다. 혼자 술을 마시기보다는 주위 사람들과 함께 보조를 맞춘다.
5. 노래시키기가 없었다
여흥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노래다. 우리나라 여흥에는 노래시키기나 장기자랑이 흔하다. 청소년 시절 노래를 못 불러서 여흥을 동반한 모임에 나가기가 겁이 났다. "노래를 못 하면 장가를 못 가요~~~ 아, 미운 사람"을 떠올리면서 노래방도 없던 시절 혼자 열심히 연습해보았지만, 남들 앞에 서면 음정 박자가 틀리기 일쑤였다. 그런데 유럽 사람들 사이에 20여년을 살면서 지금까지 노래시킴을 당한 적이 없다. 종종 한국 노래를 불러달라는 권유를 받지만 이는 강제성이 전혀 없다. 이번 모임에도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노래가 이어졌다. 독창은 없고 모두가 기타 반주에 따라 함께 노래를 불렀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꼬치구이도 먹고, 사우나도 하고, 배구도 하고, 호수에서 배도 타고, 노래도 부르고, 퀴즈에서 상도 타고, 토론도 하고...... 그야말로 자연 속에서 휴식을 마음껏 즐기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직도 혹한이다. 북동유럽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의 현재 시각 온도는 영하 18도이다. 그래도 며일 전 영하 25도보다 좀 덜 춥다. 어제 낮 해가 쨍쨍 나서 온도계 수치보다 더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최근 빌뉴스 도심을 가로지르는 네리스 강에 백조가 출현해 시민들이 던져주는 빵을 먹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래서 직접 백조를 만나보기로 했다. 신문 기사에는 민다우가스 다리에 있다고 해서 가보았더니 그 자리 강물은 벌써 얼음이 얼어있었다.
까마귀 한 두 마리만이 얼은 강 위에 거닐고 있었다. 두겁게 옷을 입었지만, 점점 한기가 돌았다. 그만 발걸음을 돌릴까 생각했지만 그래도 조금 더 강을 따라 위로 올라가보기로 했다. 기대는 맞았다. 강 위쪽에서 계속 떠내려오는 얼음이 점점 모이고 모여 그 영역을 넓어가고 있었다. 그래서 백조들이 조금씩 조금씩 임시 거처지를 옮겨가고 있었다.
▲ 빌뉴스 상징 중 하나인 게디미나스 성이 보이는 도심 속 네리스 강에 백조 가족이 거닐고 있다.
▲ 멀리서 보면떠내려오는 얼음 덩어리와 백조가 잘 구별되지 않는다.
▲ 물기가 묻은 부리에는 얼음이 얼어 있다.
자연 속 꽁꽁 언 호수를 떠나 아직 흐르는 물이 있는 강을 찾아서 백조들이 날아온 같다. 아무리 그래도 도시 중심까지 진출하다니 신기하다. 이 백조들 때문에 마치 도심이 청정한 자연으로 변한 듯한 착각이 든다. 혹한 겨울철 덕분에 이런 진귀한 장면을 도심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북위 55도에 위치한 북동유럽 리투아니아의 요즈음 날씨는 그야말로 열대의 나라를 방불케 한다. 연일 30도를 넘는 기록적인 더위이다. 하지만 건조해서 그렇게 땀은 나지 않는다. 또한 햇볕이 있는 곳에는 견디기 힘들지만, 그늘이나 나무 밑에 있으면 그렇게 더운 줄 모른다.
늦은 오후 무렵에는 하늘에 둥둥 떠다니는 열기구를 흔히 볼 수 있다. 며칠 전 인근에 있는 빙기스 공원을 가니 열기구가 하늘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함께 산책을 하고 있던 9살 딸아이가 열기구를 보더니
"아빠, 다시 한반도를 날고 싶어!"라고 말했다.
몇해 전 딸아이는 열기구를 타고 한반도 지형을 닮은 트라카이 루카 호수를 날았던 기억을 떠올렸다.
지난 9월 마지막 주말은 정말 날씨가 좋았다. 맑은 날에다가 온도마저 여름을 떠올리게 했다. 모두들 이런 주말을 그냥 놔두지를 않았다. 가족이나 친구들이 모여 마지막 여름철 야외소풍이라도 가듯이 도심을 벗어났다. 우리 가족도 에스페란토 친구들과 함께 트카이 근교에 있는 호수로 소풍을 갔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의 주말 소풍을 엿볼 수 있는 사진을 올린다.
호수와 숲 그리고 초원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지역에 위치한 트라카이(Trakai)는 14세기 초 리투아니아 대공국의 행정·경제·국방의 중심지였다.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서쪽으로 약 25km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호수 내에 있는 섬에 위치한 고딕 성은 동유럽과 중유럽에서 호수로 4면이 둘러싸인 유일한 성으로 알려져 있다. 열기구를 타고 하늘에서 본 트라카이 성의 사진을 소개한다. 시간과 지갑이 허락한다면 트라카이 성은 열기구를 타고 구경할 만하다.
평년 같으면 벌써 여름이 지나가고 있음을 아쉬워할 때이다. 그런데 올해는 완전이 다르다. 자동차 계기판에 나타는 바깥온도는 35도이다. "여기(리투아니아)가 한국이다!"라고 가족 모두 한 마디했다. 그 동안 무척 바빴다. 다른 식구들은 저마다 방학을 즐겼지만 나 홀로 집에서 일하느라 보냈다.
드디어 어제는 올 들어 처음으로 가족 나들이를 다녀왔다. 이런 더운 날씨의 가족 나들이 행선지는 말할 것도 없이 호수이다.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호숫가에 자리를 펴놓고 일광욕을 즐기면서 물놀이를 한다. 시내의 35도 더위는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시간만 된다면 매일 이렇게 호수에 와서 보내고 싶은 마음은 꿀떡같다.
호수 나들이를 할 때마다 울창한 나무로 우겨진 계곡물이나 폭포물에 발을 담그고 여름 더위를 잊는 한국의 피서가 그리워진다. 리투아니아아는 계곡물을 즐길 수 있는 산이 거의 없어 아쉽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의 호수 나들이를 엿볼 수 있는 이날 사진들을 올린다.
▲ 호숫가에 피어난 꽃
▲ 아이들이 제일 신났다.
▲ "호수로 가자!"라고 하면 제일 앞장서는 요가일래
▲ 남자친구와 호수욕을 마친 후 일광욕을 즐기는 마르티나
▲ 아빠와 딸
▲ 찍히는 것보다 찍는 것을 더 좋아하지만...... 기념으로 찍힘.
▲ 대체로 호수는 호숫가를 조금 벗어나자마자 곧 바로 깊다. 튜브로 호수욕을 즐기는 아이들
유럽 도처에는 폭염으로 시달리고 있다. 북동유럽 리투아니아에도 최근 낮온도가 30도를 넘는 무더운 날씨를 보이고 있다. 이럴 때에는 도심 인근에 있는 호수로 사람들이 몰린다. 높은 산이 없는 리투아니아의 호수는 어디를 가나 모습은 거의 비슷하다. 주로 낮은 언덕과 숲으로 주위경관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때론 하늘의 뭉게구름이나 저녁노을과 어울러 아름다운 경관을 연출한다.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는 어디에 있을까? 물론 아름다움을 보는 사람들의 관점이 다양하므로 꼭 이호수가 절대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로 평가받는 호수는 남유럽 크로아티아에 있다. 언젠가 더운 리투아니아를 피해 이 아름다운 호수가 튀기는 물방울을 맞으면서 물 속에 발을 담그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이 호수는 크로아티아 플리트비체(Plitviče) 국립공원에 소재해 있다. 16개의 호수가 3개의 높이를 달리하는 산을 에워싸고 있다. 호수는 담청색, 녹색, 파란색, 회색 등 다양한 색깔을 띄는 것으로 유명하다. 호수의 색은 계절과 그미네랄의 함유량에 따라 달라진다. 이 호수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지로 등재되어 있다. 오늘 같은 더운 날 아쉽지만 그저 사진 속의 아름다움을 감탄하는 데 만족해야겠다. (사진출처 / source link)
여름철 리투아니아 삶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 중 하나는 호수나 강을 따라 노를 저으면서 야영하는 일이다.유럽 대륙의 지리적 중앙에 위치한 리투아니아는 평야, 구릉 등으로 이뤄져 산이 거의 없다. 가장 높은 산이 고작 294m이다. 산이라기보다는 그저 큰 언덕이다.
하지만 강과 호수가 도처에 흩어져 있다. 길이가 10km 넘는 강과 시내가 758개, 면적이 0.5ha를 넘는 호수가 2830개에 이른다. 특히 아욱쉬타이티야 국립공원에는 크고 작은 호수들이 강이나 시내 또는 개천 등으로 서로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다.
이제 리투아니아에 야영철이 돌아왔다. 언젠가 리투아니아 최대일간지 례투보스 리타스가 호수 야영에 유용한 물품을 소개했다. 그런데 물품목록에 콘돔이 들어가 있는 것이 눈길을 끌었다.
호수 야영에 왜 콘돔이 등장할까? 물론 콘돔의 고유한 유용성을 생각한다면 공간 개념을 따지는 일은 별다른 의미가 없다. 하지만 이 기사을 보자마자 목록에 있는 콘돔이 낯설지만 눈에 확 들어왔다. 왜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호수 야영에 콘돔을 가져갈까?
까닭은 쉽게 이해되었다. 바로 콘돔의 방수 기능이었다. 값비싼 귀중품, 특히 휴대전화를 보관하기 위해 사람들은 가벼운 콘돔을 애용한다. 이 호수 저 호수, 이 강 저 강을 노 저어가면서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 지 모른다. 배가 뒤집히는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지만 휴대물품이 흠뻑 젖는 일은 다반사이다.
한 번은 넘어진 나무가 강을 막고 있었다. 나뭇가지를 밟고 배를 이동시키는 데 그만 물 속에 첨벙 빠진 일이 있었다. 허리 위까지 물에 젖고 말았다. 당연히 호주머니에 물이 가득 들어갔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호수 야영에도 콘돔이 진가를 발휘하게 된다.
리투아니아에는 호숫가나 강가 등에 위치한 집(sodyba, 소디바) 전체를 빌리는 휴가가 널리 행해지고 있다. 주로 모임을 위해 주말에 빌린다. 여러 개 숙소 건물이 있고, 취사와 사우나 그리고 운동을 위산 시설이 구비되어 있다. 넓은 풀밭에서 마음 대로 뛸 수 있고, 코 앞에 있는 호수에서 노 저으며 뱃놀이를 할 수 있고, 사우나 등을 즐길 수 있다.
지난 주말 리투아니아 에스페란티스토 기자 동아리가 이 소디바를 빌려 모임을 가졌다.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었지만 가장 인상적인 것은 사우나였다. 호숫가 언덕에 아담하게 세워진 집이 바로 사우나용이다. 장작으로 불을 지폈다. 이 집 사우나 특징은 실내온도가 그렇게 높지 않은 데 땀이 유난히 많이 났다.
사우나에서 달궈진 몸을 바로 아래 있는 호수에 첨벙 빠지게 했다. 아직 호숫물이 얼음 같이 차가워 물 속에 오래 있지는 못했지만 사람들은 이 맛 때문에 사우나를 즐긴다고 말했다. 리투아니아에서 사우나를 체험할 기회가 있다면 놓지지 말기를 바란다.
아래 영상은 리투아니아 가정집에 있는 사우나에서 양머리 수건 만드는 법을 알려지는 모습을 담고 있다.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서쪽으로 약 25km 떨어진 곳에 트라카이가 있다. 이 트라카이는 14세기 초 리투아니아 대공국의 행정·경제·국방의 중심지였다. 빌뉴스 바로 이전의 리투아니아 수도였다. 이곳에 있는 성은 동유럽에서 호수에 떠있는 유일한 성으로 알려져 있다. 리투아니아의 최고 관광지 중 하나이다.
매년 여름마다 우리 가족은 이 트라카이를 즐겨 찾는다. 바로 이 호수에서 수영을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곧 6월 하순이 끝나고, 7월이 오건만 올해는 아직 이곳에서 수영 한번 해보지 못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날씨가 덥지 않기 때문이다.
수시로 비가 온다. 해가 나도 언제 어디서 비구름이 몰려올지 감을 잡기가 힘든다. 언젠가 차를 타고 가는 데 도로 오른쪽에는 비가 오고, 왼편에는 햇빛이 나는 그런 날씨도 보았다. 위 사진에서 보듯이 멀리 무지개가 있고 그 앞 오른쪽 비줄기가 보인다.
이 하얗고 회색빛 구름조각이 언제 서로 손을 맞잡고 거대한 먹구름을 형성해서 소나기로 둔갑해버릴 지 감을 잡기가 힘든다. 그러니 가방 속 우산이 필수품이 된다.
며칠 전 트라카이 성을 찾아가보았다. 성을 바라보는 쪽에는 햇볕이 쨍쨍나는 데, 그 뒤 하늘에는 먹구름이 비를 뿌리고 있었다. 호수 성 위에 선명한 어둠과 밝음을 보고 있으니, 인생사 고락의 공존이 이와 같구나!
례투보스 리타스 5월 13자 신문 기사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바로 "새들을 염소들이 도와줄 것이다"라는 제목이다. 그렇다면 땅에 사는 염소가 하늘을 나는 새들을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궁금했다. (염소 사진 출처: www.mtv.lt)
이 보도에 따르면 카우나스 호수공원 관리사무소는 여름 내내 염소 15마리를 임대했다. 이 염소들은 호수 내에 있는 섬 3개에 방목된다. 이 섬은 조류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 조류보호소에서 행하는 염소들의 임무는 바로 크게 자란 풀이나 관목들을 뜯어먹는 일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호수에서 물고기 등을 잡아먹고 사는 희귀한 새들이 이곳에서 쉽게 알을 낳고 부화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이다.
염소를 임대하는 것이 사람들을 고용해 직접 풀을 베내는 일보다 싸다. 지난 해 양 45마리를 임대했지만, 11월말 남은 양은 고작 11마리였다. 나머지 양들은 도둑 맞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훔쳐간 사람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양 소유자는 15,300리타스(약 750만원) 보상을 요구했다.
관리소는 올해는 값이 비싼 양 대신 염소를 택했다. 만약을 위해 보험까지 들었고, 도둑 맞을 확률이 낮을 것으로 기대한다. 인건비를 절약하기 위해 염소를 고용(?)해 조류를 보호하고자 하는 공원 관리사무소의 노력이 돋보인다.
리투아니아 겨울철 스포츠 별미 중 하나는 바로 얼음과 눈으로 덮힌 호수 위에서 하는 패러글라이딩이다. 매년 2월말 리투아니아 트라카이 호수에서 열리는 패러글라이딩 착지대회를 영상에 담아보았다. 배경음악: 안드류스 마몬토바스 (Andrius Mamontovas)의 노래 "나를 자유롭게 해다오 Išvaduok mane").
리투아니아엔 상대적으로 높은 산이없다. 최고로 높은 산이 300미터도 채 안된다 (하지만 에레베스트를 오른 리투아니아인이 있음). 그래서 높은 곳에서 넓은 풍광을 구경하려면 열기구 등을 타고 하늘에서 바라보는 것이 제일이다.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창문 넘어 하늘엔 열기구가 두둥실 바람따라 날아간다. 맑은 호수 아래로 빨려내갈 듯한 환상적인 열기구 비행의 참맛을 영상으로 담아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