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화이자 백신으로 3차 접종을 맞았다. 2차 접종을 마쳤지만 유효기간 6개월 지나버려서 공중시설 실내장소를 들어갈 수가 없었다. 유효한 백신접종증명서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워낙 빠른 속도로 확산이 되어서 주변 지인들도 하나 둘씩 감염되었다라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설마 나까지는 오지 않겠지라는 기대감으로 늘 조심하고 조심했지만 결국 돌파감염이 되고 말았다. 어디에서 어떤 경로로 감염되었는지조차 알 수가 없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증세를 처음 느낀 후 회복한 과정에서 겪은 바를 아래 기술하고자 한다.
1일째 마른 기침이 가끔 나고 아무런 다른 증세가 없다.
2일째 목 안이 좀 칼칼하고 가끔 마른 기침이 난다.
목소리가 달라지고 힘들게 나온다. 목감기로 여겨진다.
3일째 새벽 3시 목이 아파 잠에서 깬다. 아침에 마른 기침이 좀 잦다. 이외는 다른 증세가 전혀 없다.
꿀 한 숟가락씩 깊숙히 입 안에 넣고 뜨거운 차 한 모금씩 마신다.
4일째 새벽 5시 침을 삼킬 때 목이 따갑다 간혹 기침이 나온다 오후 7시경 자연스럽게 맑은 콧물이 나온다 밤 10시경 깊은 기침이 나온다
5일째 침 삼키기가 고통스러울 정도로 목이 아프다
하루 내내 목이 불편하다.
저녁엔 기침과 재치가 간혹 나온다.
여러 번 꿀 한 숟가락 깊숙히 입 안에 넣고 뜨거운 차 한 모금씩 마신다.
틈나는 대로 뜨거운 생강차를 마신다.
6일째 새벽 4시 목이 아파 일어난다. 아침부터 목통증이 점점 완화도고 있다.
한 두 번 묽은 가래와 기침이 나온다.
7일째 가래와 기침이 나온다.
목소리는 여전히 변성이다. 8일째 새벽 한시 깊은 기침과 짙은 콧물이 나온다 오후 목아픔은 완전히 사라진다. 간혹 가래가 올라온다 9일째 가슴 속 낀 가래로 새벽 4시에 엄청 마른 기침이 나온다. 오후 목소리가 조금 트인 듯하다. 10일째 아침에 기침과 가래로 일어난다. 여전히 간간이 가래가 나온다.
11일째 처음으로 기침과 가래 증세 없이 아침에 일어난다 어제 하 PCR 검사 결과가 나온다. 양성이다.
목이 칼칼함을 느낀 지 11일이 지나고 검사결과는 아직 체내에 코로나바이러스가 있다고 나온다. 하루 종인 기침은 없지만 나오지 않는 가래가 가슴 속에 있다. 기침은 없지만 나오지 않는 가래가 가슴 속에 있다. 12일째 기침과 가래 증세 없이 아침에 일어난다. 하지만 가슴 속에 가래가 낀 느낌이 든다. 13일째 묽은 가래를 한 두 번 뱉아낸다.
지금껏 가장 좋은 건강상태임을 느낀다 14일째 가래끼를 약간 느낀다. 가장 좋은 건강상태임을 느낀다. 밤에 가래끼가 사라진 듯하다 15일째 평상시대로 아침에 일어난다.
이제 기침도 가래끼도 완전히 사라지고 예전으로 돌아온 듯하다.
그동안 집안에서도 이동할 때 낀 마스크도 가감히 벗는다.
만 60세 연령의 개인이 겪은 코로나바이러스 돌파감염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일 먼저 온 증세는 목이 칼칼한 것이다. 이어서 심한 인후통이 3일간 지속된다. 마른 기침이 나오지만 일반감기 때보다 훨씬 심하지 않다. 짙은 가래는 거의 나오지 않지만 목 안이나 가슴 속에 가래가 끼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인후통, 기침 그리고 가래를 제외하고는 어떤 증세도 없다.
특별한 약은 복용하지 않고 단지 뜨거운 차와 꿀 그리고 물을 자주 마셨다. 목이 칼칼하다라는 느낌을 받은 날로부터 꼬박 14일이 지난 후 완쾌되었다는 기분이 들게 되었다. 감염으로 고생하는 세상 사람들 모두에게 빠른 쾌유를 바라고 하루속히 코로나 시대가 종식되길 간절히 바란다.
한국정부 방침에 따라 2022년 2월 4일부터 한국에 입국하는 모든 내외국인은 '국적' 및 '예방접종완료' 여부와 무관하게 7일간 격리의무을 지켜야 한다. 지난해부터 실시해온 10일간이 아니라 7일간으로 줄어들어서 입국 전 좋아했다. 그런데 막상 입국해보니 이 7일간이 문자 그대로 7일간이 아니다라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이 7일간이 크게 세 가지로 해석되고 있다. 어떤 기준으로 계산될까? 세 가지다.
1.
질병청 자료(출처)에 따르면 해외 입국자 격리기준은 "입국한 날부터 7일이 되는 날 자정(24:00)까지 격리"다. 2월 16일 오전 10시에 입국했다. 그렇다면 입국한 날인 16일부터 7일이 되는 22일 자정 (24:00)까지 격리를 해야 한다.
2.
입국 여권심사 바로 직전 창구에서 본인이 직접 작성한 격리 통지서에 따르면 "입국일로부터 만7일이 되는 날 12:00까지"다. 2월 16일 입국했으니 만7일이 되는 날은 23일 12:00까지다.
3.
손으로 작성한 위의 정보가 입력되자 곧 바로 격리장소 관할 구청장 이름으로 격리 통지서를 자가격리 보호인이 문자로 받았다. 이 구청장 통지서에는 2월 23일 밤 24:00에 격리가 종료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즉 자가격리 7일간이 1) 22일 24시, 2) 23일 12시, 3) 23일 24시로 각각 다르게 계산된다. 입국 전 한 숙소에 문의하자 8박을 해야 한다라는 답변에 몹시 의아해했다. 구청장 격리 통지서를 받아보니 이 답변이 사실임을 알게 되었다.
한 때 해외에서 한국으로 입국한 사람들이 숙소로 구청이 배달하는 다양한 음식을 사진 찍어 SNS에 올리면서 대한민국의 아주 후한 지원에 감탄한 모습이 떠오른다. 우리에게도 그런 감탄의 기회가 올까 궁금을 가지면서 격리 장소로 향한다. 그런데 구청장 명의 통지서에 굵은 글씨체로 "해외입국으로 인한 자가격리자는 생활지원비 대상이 아닙니다."라는 문구가 분명하게 쓰여져 있다.
PCR 검사는 입국 당일이나 다음날 오전에 받아야 하고 2월 21일 오전에 격리해제를 위한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신속항원은 안 되고 반드시 일반 PCR 검사를 받아야 된다. 검사시간은 평일오전 10-11시 30분, 주말과 공휴일은 오전 10시-11시다.
입국일인 2월 16일부터 적어도 하루 2번은 자가격리자 안전보호 앱에서 자가진단 결과를 기재해야 한다. 이 앱은 입국심사 전에 설치되어 있어야 한다.
1. 체온 - 36.5라면 36.5로 눌러서 넣으면 기재가 안 된다. 그냥 소수점 없이 365, 362 누르면 된다.
2. 열 37.5도 이상 혹은 발열감
3. 기침
4. 인후통 (목아픔)
5. 호흡곤란(숨가쁨)
한국 도착 전에 인터넷으로 선불 eSIM을 구매해서 012로 시작되는 전화번호를 부여 받았다. 그런데 관할보건소가 거는 AI 전화는 들어오지를 않는다. 매일 오후 3시에 전화가 온다. 17일 전화가 왔다. 그런데 012 번호라 들어오지가 않으니 보건소에서 보호인 전화로 왜 전화를 받지 않느냐가 했다. 이에 사정 이야기를 전했다. 18일 오후 3시에 전화가 오지 않자 그 번호로 전화를 해봤다. AI는 "만약 오늘 전화가 오지 않았다면 내일 같은 시간에 전화를 하겠습니다"라는 답이 왔다. 19일 오후 3시에 기다렸는데 AI 전화가 오지 않았다.
다행히 자가격리 장소가 방이 두 개인 층에 발코니까지 있어서 생활에 불편이 없다. 17일 오전 PCR 검사 결과가 18일 오후에 나왔다. 그때부터 보호인과 편하게 집안에 있을 때는 마스크 사용없이 접촉할 수가 있게 되었다. 요약해서 말하면 해외입국자 자가격리 7일이 7일이 아닐 수 있기 때문에 해외에서 한국으로 입국하기 전 숙박을 예약하거나 한국 내 일정을 잡는데 참고가 되길 바란다. 또한 자가격리도 PCR 검사도 필요없는 코로나바이러스가 하루빨리 종식되길 간절히 바란다.
최근 소식에 따르면 2월 21일부터는 해외에서 입국한 뒤 일주일 간 자가격리 하는 사람들은 안전보호 앱을 통한 별도 관리를 받지 않아도 된다. 이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한국에서 우세종이 된 되고 해외유입 확진자 수가 안정적으로 유지되이어서 해외 유입 환자 관리에 투입되던 인력을 국내 환자 관리로 전환하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모든 입국자는 종전과 같이 백신 접종력과 관계 없이 7일 동안 자가 격리하는 조치는 계속 유지된다. 또 입국자들은 기존처럼 출국일 기준 48시간 이내에 발급받은 PCR 음성확인서를 소지해야 하며 입국 1일차와 격리 해제 전에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여전히 자신의 본색을 꽁꽁 숨기고 있어 그 종말을 가늠할 수가 없다. 처음에는 마스크 제조사를 배부르게 하더니 곧 백신 제조사를 연거푸 배부르게 하고 이제는 자기진단키트 제조사를 배부르게 하고 있다. 다음에는 누구 차례로 할까 궁리 중인 듯하다. 이제는 제발 그만 물러나서 예전처럼 세상이 왕래하고 이동할 수 있게 해주면 좋겠다. 수십명대에서 수백명대로, 수천명대에서 수만명으로 늘어나고 이제는 하루 새로운 확진자 수십만명이 나올까 조마조마하다.
대체로 매년에 한 번은 이런 저런 일으로 유럽에서 한국을 방문한다. 마지막 한국방문은 2018년 가을이었다. 그동안 한국을 방문해야 할 이 몇 차례 있었으나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으로 실현되지 못했다. 그러다가 빌뉴스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딸아이 요가일래가 교환학생으로 3월 1일부터 서울대학교에서 공부하게 되었다. 학교측에서 자가격리 등을 이유로 늦어도 2월 16일부터 한국에 와 있어야 한다는 조건을 준수하기 위해 2월 16일 입국하게 되었다.
예년 같으면 생각할 수조차 없는데 출국일 2주전에야 항공권을 구입했다. 여러 항공편이 있었지만 비행시간이 짧은 핀에어를 선책했다. 빌뉴스공항을 출발해 인천공항 도착까지 예상 시간이 13시간이다. 막상 한국을 방문하려고 하니 걱정과 불안이 이만저만이 아니였다. 3차 백신까지 다 맞았지만 PCR(유전자 증폭 검출)검사 음성 결과가 필수적이다. 항공권을 구입한 날부터는 그 전보다 외출 시 더 조심해야 했다.
한국 입국을 위한 가장 중요한 서류는 두 가지다. 공식기관이 발행한 백신접종증명서다. 유럽연합에서 통용되는 백신접종증명서가 한국에서도 문제없이 그대로 통과될 지도 걱정이다. 다른 하나는 출발 시각 48시간 내에 PCR 검사 음성 결과서다. 영어나 한국어만 가능하다. 두 언어를 제외한 언어는 번역공증을 받아야 한다. 유럽연합 통용 검사결과서라 영어와 현지어인 리투아니아어로 되어 있다. 이 또한 상세기재 사항이 한국에서 그대로 통과될 지 걱정이다. 출발시간 48시간 전 검사 조건은 엄격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즉 출발 시간이 15일 13시 40분이라면 13일 0시 0분 이후부터 검사를 받으면 된다.
그래서 13일 오전 9시 리투아니아 정부의료기관에서 운영하는 선별검사소를 방문해 무료 검사를 받았다. 24시간 안에 결과를 알려주나고 하지만 불안하다. 만약 14일 오후 두 서너 시까지 결과가 나오지 않으면 검사 후 3시간 내에 결과를 알려준다는 진료소에 대한 정보까지 찾아놓는다. 다행히 13일 저녁 6시에 결과가 나왔다라는 전화를 받았다. 이렇게 해서 유럽연합 통용 PCR 검사 음성결과서와 백신접종증명서를 인쇄해서 서류철에 넣었다.
출발지 빌뉴스 공항에서는 두 가지 서류를 보여주는 것만으로 간단하게 통과했다. 경유지인 헬싱키 공항에서는 체온측정과 더불어 두 가지 서류를 아주 꼼꼼하게 확인했다. 참고로 알리면 탑승수속시 "가족이니까 서로 옆 자리를 부탁한다"고 하니 "이미 정해져 있어서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답한다. 가족이 함께 앉으려면 온라인으로 수속을 밟고 공항에서는 수화물만 처리하는 것이 좋다. 주요항공사들도 저가항공사처럼 항공료를 낮추면서 선호하는 좌석을 추가로 파는 추세로 보인다.
빌뉴스-헬싱키 비행기도 프로펠러 소형이지만 거의 만석이다. 헬싱키 공항에 도착한 첫 인상은 이렇다. 마스크만 착용하지 않았다면 코로나바이러스 없었던 시대와 거의 같은 분위기다. 토쿄행과 서울행은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오미크론 확산으로 일본은 해외입국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고 한국은 조건을 충족한 사람은 누구나 입국할 수 있도록 했다. 아래 영상에서 두 탑승장의 모습을 확연히 비교해볼 수 있다.
가족이 함께 자리를 할 수 없을 정도로 공간을 띄어놓고 승객을 배치할 것이라는 내 예상은 완전히 빗나간다. 탑승객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사람들이 별로 없는 다른 탑승장에서 기다렸다가 가니 엄청난 긴 줄이 압도적이다. 기내에 들어가니 내 좌석 위 선반은 벌써 주변 다른 사람들의 가방으로 가득 차 있어서 내 가방을 넣을 공간이 없다. 역시 탑승수속은 빨리 해야 한다.
헬싱키 출발시간이 17시 30분인데 기상으로 인해 비행기 동체에 약품처리를 해야 하는데 1시간이나 소요되었다. 비행기가 이륙하고 저녁 식사가 나오기 전 곧 바로 승무원들이 한국 입국시 작성해야 할 종이서류를 나눠준다. 1) 여행자 휴대품 신고서, 2) 건강상태 신고서, 3) 특별검역 신고서다. 그런데 내가 앉은 줄은 주지 않는다. 달라고 하니 부족해서란다. 종이서류가 아니라 QR코드로 작성할 수 있도록 해놓으면 좋겠다. 아뭏든 위 세 가지 서류는 비행기 안에서 작성하는 것이 나중에 입국할 때 엄청난 시간을 절약할 수가 있다.
비행기에서 내려서 입국장으로 들어오니 벌써 줄이 길다. 그 줄 옆에서 쭈그리고 앉아서 서류 작성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일행이 있다면 일행 중 한 명은 줄에 계속 서 있고 다른 사람은 서류를 작성하는 것이 좋다. 이제 기억을 더듬어 입국장에서 겪은 절차를 나열해본다.
1) 요원이 모든 서류가 갖춰지고 기재사항이 정확하게 되었는지 확인한다.
2) 검역관리지역 방문자 신고를 한다. 요원이 백신접종증명서와 PCR 검사 결과서를 확인한다. PCR 검사 결과서는 제출한다. 유럽연합 통용 두 가지 서류가 그대로 인정이 된다.
3) 자가격리일 경우 요원이 보호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확인한다. 또 다른 요원은 자가격리자 안전보호 앱 설치를 확인한다. 설치가 되어 있지 않으면 현장에서 설치해야 한다.
본인의 한국 전화번호란에 무제한 데이터 esim 구입으로 부여받은 전화번호를 아무리 넣어도 안 된다. 요원에게 도움을 요청하니 요원이 번호(98624894859)를 넣어준다. 본인의 한국 전화번호가 없는 사람은 이 번호를 넣으라는 안내문만 있다면 굳이 요원에게 도움을 요청할 필요는 없겠다.
4) 입국여권 심사 바로 직전에 한 차례 더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자가격리에 따른 두 종류의 서류를 작성한다. 직원의 안내대로 기재를 하면 된다. 이때 격리통지서를 받는다. 이것을 잘 보관해야 한다. 나중에 여러 차례 이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5) 드디어 입국 여권심사다. 평상 그대로다. 여권과 격리통지서를 제시하면 된다.
6) 수화물을 찾는다.
7) 여행자 휴대품 신고서를 제출하고 밖으로 나온다.
8) 나오자마자 요원이 여권과 격리통지서를 확인한다.
9) 여기서 나가면 교통수단을 안내하는 요원이 목적지에 따른 색깔별 스티커를 붙여준다.
10) 안내 받은 장소로 가면 요원이 있어 순서대로 의자에 앉아 기다리게 한다.
오전 10시 10분에 입국장으로 들어와서 이렇게 나오니 11시 50분이다. 1시간 40분이 소요되었다. 9번에서 색깔별 스티커를 받아서 곧장 대기장소로 향하는 곳이 좋다. 왜냐하면 방역버스가 자주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입국절차에 지쳐서 마음 놓고 커피 한 잔을 한 후에야 대기장소로 갔다. 직전 버스는 떠나버려서 다음 버스가 올 때까지 1시간 20분을 기다렸다.
지방으로는 무조건 방역버스를 타고 광명역으로 이동해 KTX 특별 수송칸을 타야 한다. 오후 1시 10분 버스를 차고 50분 이동해서 광명역에 도착한다. 대기한 요원이 이동 동선을 안내한다. 공항버스 승차비용은 기차표를 살 때 같이 낸다. KTX를 타는 사람은 12000원이고 타지 않는 사람은 15000원이다. 기차표를 사서 들어가면 요원들이 기차표, 자가격리자 안전보호 앱, 격리 통지서를 확인한다.
3시 17분발 KTX다. 또 한 시간을 기다린다. 출발 전 요원들이 승객들을 두 줄로 세워서 탑승장까지 안내한다. 기차표에 좌석이 지정되어 있지만 해외입국자는 들어가는 순서대로 안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사람들이 많아서 무거운 여행가방들이 좁은 통로까지 가득 메우고 있다. 1시간 50분이 소요되어 동대구역에 도착하니 나갈 길이 막막하다. 앞자리와 뒷자리 사이 공간으로 가방이 들어가지 않는다. 무겁고 큰 여행가방을 위로 번쩍 들고 무겁고 큰 여행가방을 넘어야 한다. 한 마디로 난리통이다. 더 멀리 가는 사람들은 잠에 빠져 자기 가방을 옮겨서 나가는 길을 열어줄 수가 없다. 내심 다 내리지 못하고 기차가 출발할까 걱정이 된다.
명단을 받은 요원들이 대기하고 있다. 명단에 있는 승객들이 다 내려야 기차가 출발한다. 동대구역 맞은 편 맞이주차장까지 안내한다. 여행가방을 소독한 후에 마중 나온 보호자에게 인계하거나 미리 대기한 방역택시에 태워준다. 이렇게 입국장에서 목적지까지 무사히 도착한다. 1일 이내에 관할보건소로 가서 PCR 검사를 받아야 한다. 보건소가 보호자에게 이미 연락을 해 당일은 근무가 끝나서 못 하고 익일 11시에 보건소로 와서 PCR 검사를 받아라고 한다.
이처럼 입국장에서 목적지까지 많은 요원들의 안내로 사이사이에 기다림이 있지만 모든 것이 물 흐르듯이 진행된다. 한편 유럽연합 내에서는 공항 수속시 EU 백신접종증명서 하나만 보여주면 이동하는데 아무런 안내와 통제가 없다. 이렇게 오전 10시경 인천 공항에 도착해 오후 6시경 대구에서 일몰을 보면서 자가격리 장소에 도착했다.
참고로 16일 오전에 도착해서 16일이나 17일에 pcr 검사를 1차로 받는다. 그리고 21일 2차로 pcr 검사를 받고 23일 자정에 격리해제가 된다. 해외입국자 격리기간 7일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8박 9일이다. 영하의 추운 날씨에 높은 감염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입국인들을 맞이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수고를 하신 모든 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긴긴 굴에서 언제쯤 햇살을 볼 수 있을까? 12월 24일 현재 전세계에서 2억8천여명이 확진되고 550만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날 인구 5천200만명의 한국은 하루 새확진자가 6,231명, 사망자가 56명인데 인구 280만명인 리투아니아는 새확진자가 1,581명이고 사망자는 21명이다.
지난 5월 18일에 화이자로 2차 백신접종을 받았다. 12월 1일 관련기관에서 3차 접종을 받으라라는 안내쪽지가 왔다. 280만명에 지금까지 확진자수가 509,497명이다. 약 6명 중 한 명이다. 주변 지인들 중에도 확진자가 꽤 나왔다. 어떤 사람은 감기보다 쉽게 완쾌되고 어떤 사람들은 지금까지 고생한 독감보다 더 고통스럽게 이겨냈다.
안내쪽지를 받고 난 후 한동안 3차 접종을 맞아야 하나 고민하면서 차일피일 미루었다. 그런데 12월 22일 접한 아침 뉴스가 고민에서 벗어나게 했다. 리투아니아 정부는 12월 28일부터 새로운 방침을 실시한다. 2차 접종 유효기간을 210(7개월)로 정했다. 이제는 부스터샷까지 맞지 않으면 이동이나 생활에 큰 불편을 겪게 된다.
다음과 같은 경우에는 유효기간이 따로 없다. 물론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이 호전되지 않으면 이마저도 변경될 수 듯하다.
1. 코미나티(Comirnaty) 화이자 백신, 스파이크(Spikevax) 모더나 백신, 얀센 백신 중 하나를 3차 접종(부스터샷)를 받은 사람 (접종과 동시에 효력 발생)
2. 2차 접종까지 마친 만 18세까지 (PCR 검사에서 양성반응으로 아픈 후 1차 접종을 받은 사람도 포함)
3. 코로나바이러스로 아픈 후 (PCR 검사에서 양성반응) 2차까지 접종을 받은 사람
뉴스를 접하고 곧 바로 koronastop.lt (전화로 예약할 경우 1808)에 들어가 인터넷으로 예약을 한다. 다행히 이날 오후 아내와 같이 인근 약국에서 화이자 부스터샷을 오후 4시에 맞았다. 부스터샷을 맞은 몇멸 지인들에게 물어보니 특별한 부작용이 없었다고 한다. 우리의 경우를 아래에 기술하고자 한다.
22일
오후 4시에 약국에서 화이자 부스샷를 맞는다.
주사 바늘이 꽂히자마자 접종이 끝나버린 듯하다.
저녁 6시쯤 목덜미가 무거워진다.
저녁 8시쯤 주사를 맞은 부위에 통증이 일어난다.
저녁 10시경 주사를 맞은 왼팔이 뻐근해진다.
23일
아침에 일어나니 왼쪽팔이 아프다. 하지만 근육은 힘은 그대로다. 왼손을 평소처럼 사용할 수 있다.
아내는 새벽에 38도까지 열이 오르고 몸살기와 함께 약간의 두통을 느낀다. 해열제 복용을 권했지만 견디겠다고 한다.
오후 3시경 나도 미열이 조금 있다. 1시간 30분 정도 인터넷으로 강의를 한 탓일 수도 있겠다.
그대로 낮잠에 빠진다. 두 시간 자고 일어나니 개운하다.
낮에 아내는 해열제를 한 알 복용한다.
저녁 무렵 팔 전체 통증은 은 이제 아프지 않고 단지 주사를 맞은 부위를 만지면 아프다.
24일
아침에 일어나니 부스터샷 맞기 전처럼 몸상태를 느낀다. 주사 맞은 부위를 꾹 눌러야 약간의 통증을 느낄 정도다. 아내도 마찬가지다.
22일 오후 4시에 부스터샷을 맞고 24일 아침 7시에 평소 상태로 돌아왔다. 화이자 1차와 2차 접종 후의 증상과 아주 유사하다. 단지 부스터샷에서 아내의 경우는 열과 두통이 동반되었고 내 경우는 미열만 느낄 정도였다. 다행이다. 부스터샷 백신여권을 받아 따뜻한 남쪽 나라로 여행갈 궁리를 벌써 해본다.
유럽은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접종률이 높아갈수록 현저하게 새로운 감염자수 낮아지고 있다. 지금 살고 있는 리투아니아만 해도 강력한 방역조치하에서도 거의 매일 천명대였다가 이제는 수백명대로 떨어져 최근 백명대다. 서서히 6월부터는 식당을 비롯한 모든 경제활동이 대부분 자유롭게 이루어지고 있다. 단지 실내에서는 여전히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 되어 있다. 6월 7일부터 해외여행까지 할 수 있는 백신여권으로 통하는 백신접종 디지털증명서를 발급하고 있다.
6월 16일 현재 리투아니아는 백신 1차 접종자가 42%이고 2차 접종자가 28%다. 백신접종을 다 마치고 2주일이 지난 사람들은 유럽 여러 곳으로 여행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코로나바이러스 범유행으로 이동과 왕래에 제한을 받았던 깝깝한 일상생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들이 벌써 해외여행을 나서기 시작했다. 우리집도 예외는 아니다.
가족여행을 할 것인가, 부부여행을 할 것인가?
남유럽에 6월에 갈 것인가, 7월에 갈 것인가?
행선지를 어디로 할 것인가?
7월이 되면 백신접종자가 많아서 유명관광지에 사람들이 몰릴 것이고 남유럽은 날씨가 더워서 여행이 아니라 고생만 할 것이다. 대학 1학년생 요가일래는 학년말 시험이 끝나지 않았고 2차 접종을 하지 않아서 합류가 불가능했다. 그래서 부모만 6월에 가기로 결정했다. 대학교 강의가 아직 끝나지 않아서 부부여행을 하는 것이 주저되었는데 딸의 한마디가 결정적이었다.
"내가 접종을 아직 다 맞지 않아서 못 가는 것이 아니고 나도 이제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가면 혼자 살아야 하니까 짧은 기간이지만 나홀로 살기를 해봐야 한다. 아빠가 엄마를 위하는 마음을 내어서 엄마하고 둘이서 다녀와라. 그리고 아빠 강의가 비대면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니 인터넷이 원활하게 되는 곳이면 어디든지 가능하잖아. 엄마하고 다녀와..."
행선지는 그리스 자킨토스로 정했다. 목요일 항공권을 구입하고 일요일에 출발한다. 그야말로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이 결정했다. 6월 13일 일요일 출발해 6월 20일 일요일 돌아오는 일정이다. 항공사는 헝가리 저비용 항공사로 유럽과 아프리카를 주로 취항하고 있는 위즈 에어(Wizz Air)다. 1인당 왕복 항공료가 75유로다. 다 알다시피 저가 항공은 선택사항에 따라 항공권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3시간 비행에 나란히 앉을 필요가 없다고 지정석을 따로 구입하지 않는다. 그냥 배정해주는 대로 앉기로 한다. 여행가방도 책가방 정도로 가볍게 해서 7킬로그램 미만으로 한다. 컴퓨터와 여러 충전기를 빼면 옷이 몇 가지에 불과하다. 마치 국내에서 하룻밤 이웃 도시를 다녀올 정도로 지참물을 챙긴다.
항공권을 구입하자 항공사에서 그리스 입국에 대한 정보를 알려준다. 백신접종을 맞은 사람들은 먼저 리투아니아 정부사이트에서 디지털증명서를 발급 받아야 하고 그리스 정부사이트에 들어가 늦어도 출발 24시간 전에 승객위치양식(Passenger Locator Form: PIF)에 정보를 입력해야 해서 서류를 발급 받아야 한다. 해당 사이트는 다음과 같다.
정보를 기재하면 전자편지로 큐알(QR)코드가 있는 확인서가 온다. 이것이 없으면 그리스 입국을 할 수가 없다. 반드시 휴대전화에 저장하고 또한 인쇄를 해서 종이로도 지참하는 것이 좋다. 현재 코로나바이러스 범유행 상황에서 필요한 서류를 갖추기만 하면 대한민국 여권소지자도 그리스에 입국해 자가격리없이 여행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빌뉴스 공항에 도착하니 한산하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 이후 그리스 휴양지로 출발하는 첫 비행기에 올라타니 거의 만석이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2년만에 비행기를 타고 해외여행을 할 수 있는 감격적인 순간이다. 비행기에서 챙겨운 빵으로 식사를 하고 책을 읽다보니 그리스 자킨토스 공항에 도착한다. 같은 시각 전후로 도착한 비행기는 우리 비행기뿐이다.
늘 그러듯이 입국시에 한국 국적을 가진 나와 유럽연합국 국적을 가진 아내는 줄을 다르게 설 줄 알았는데 여기는 구분이 없다. 내 입국심사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조금 늦어질 수도 있으니 아내에게 먼저 나가서 기다리라고 한다. 그런데 내 심사속도가 훨씬 더 빠르다. 백신접종증명서, 여객위치정보확인서, 리투아니아 거주증 그리고 한국여권을 보여주면서 "리투아니아에 살고 있는 한국 국적자다"라고 덧붙인다. 한국이라는 말에 입국심사관이 엄지척을 하면서 "한국에 가봤는데 정말 좋았다"라고 답하면서 여권상 얼굴대조도 없이 그냥 통과시킨다.
이렇게 공항을 빠르게 빠져 나와 반대편 길건너에 있는 렌트카 사무실로 이동한다. 자킨토스 공항에서 나와서 오른쪽으로 쭉 이동해서 돌아가야 한다. 종합보험을 포함해서 7일 렌트카 비용이 260유로다. 아주 사무적인 말투로 직원이 서류작업을 한다. 역시 기존 경험자들이 남긴 댓글에 나와 있듯이 종합보험에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보험에 들 것을 권한다. "나도 직원이라 이 말을 의무적으로 해야한다"고 솔직하게 말한다. 사전 정보를 알고 있던 우리는 이를 단칼에 거절한다. ㅎㅎㅎ 직원과 함께 렌트카 상태를 점검한다. 사진과 영상으로 꼼꼼하게 차 상태를 촬영한다.
숙소는 공항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다. 숙소(Zante Atlantis)에 도착하니 마스크를 쓰고 있는 직원이 반갑게 맞이한다. 해변에서 800미터 떨어져 있긴 하지만 호텔 외관이 아주 깔끔하고 주차장도 아주 널찍하다. 직원은 조용하면서 침착한 어투로 설명을 이어간다. 일반적 절차에 따르면 제일 먼저 여권을 건네 받아서 숙박부에 적는 것인데 이 일을 하지 않는다. 그럼 어떻게?
바로 큐알코드 안내판을 일러주면서 큐알코드를 스캔해서 정보를 입력하면 된다. 휴대전화가 없다면 어떻게 하나? 이 또한 코로나시대의 한 변화일까? 다른 호텔도 이 방법으로 숙박접수를 할 수 있으니 그리스 여행에 앞서 큐알코드 읽기 앱을 설치해서 오는 것이 좋겠다. 방당이 아니라 개인별로 큐알코드로 숙박자 정보를 기재해야 한다. 접수를 마치자 환경세를 현금으로 내달라고 한다. 부킹닷컴에서 이미 환경세를 포함해서 지불을 했다고 해도 계속 현금으로 내달라고 한다. 그래서 부킹닷컴의 인쇄된 예약서를 보여주고서야 일이 마무리된다. 환경세는 1박당 방수로 낸다. 현재 1.5유로다.
접수를 마치고 방에 들어가니 물 한 병과 포도주 한 병이 우릴 환영하고 있다. 발코니를 포함해 22평방미터다. 널찍하기보다는 길쭉해서 약간 비좁은 느낌이 든다. 수영장이 내려다보이는 발코니다.
지중해 바다를 안 본 지 오래되어 먼저 바닷가로 향한다. 일몰 무렵이라 그래도 사람들이 있을 줄 알았는데 그야말로 텅빈 해수욕장이다. 수영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바닷물에 발을 담그니 따뜻하다. 바다를 좋아하는 아내는 이내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물 속으로 들어간다.
"마치 따뜻한 차를 몸이 마시는 듯하다"라는 아내의 첫 말에
"아, 이제 1주일 동안 영락없이 해수욕장 휴대품 파수꾼이 되는구나!"로 답했다.
알고보니 이 자킨토스 섬이 바로 송중기와 송혜교가 출연한 "태양의 후예" 촬영지다. 앞으로 여러 회에 걸쳐 자킨토스 여행에 대해 글을 쓰고자 한다.
주변에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맞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고 있다. 유럽 리투아니아는 인구 290만여명이다. 4월 9일 지금까지 누적 확진자수가 224,309명(한국 108,269명)이고 이날 새확진자수는 1,155명(한국 671명)이다. 누적 사망자수는 3,660명(한국 1,764명)에 이른다.
현재 리투아니아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1차 접종자수는 435,7443명(전체 인구의 15%)이고 2차 접종까지 다 마친 사람은 185,44명(전체 인구의 6%)다. 의료계 종사자와 고연령층의 사람들이 우선 접종을 받았고 최근에는 주로 교육계 종사자들이 받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모더나 백신 중 맞고자 하는 사람이 선택할 수가 있고 또는 아무거나 상관없이 맞을 수 있다. 교직에 있는 리투아니아인 아내의 직장 동료들은 대부분 아무거나 상관없이 맞겠다라는 항목을 선택했다. 이들 다수는 4월 초에 아스트라제네카 1차 백신을 맞았다. 주사부위 통증, 두통, 무기력 증상을 겪게 되었다. 2차 백신 접종은 6월 중순으로 잡혀 있다. 아내는 심사숙고 끝에 화이자 백신을 선택했다.
백신 접종 우선대상자로 지정이 되면 관련홈페이지에 들어가 화이자 백신 여분이 있는 접종소를 찾아서 대기자로 등록한다. 이어서 접종일을 지정받는다. 4월 7일 화이자 백신 접종 대기자로 등록하자 이틀만인 4월 9일 접종일을 지정받았다.
4월 9일 오전 10시 30분에 특별히 마련된 백신접종소에서 1차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 모든 사전 예약으로 접종이 이루어지므로 접종소는 한산한 분위기였다. 5분 정도 기다렸다가 접종을 맞았다. 이상증상 발생 여부를 보기 위해 15분 동안 현장에서 대기했다. 2차 화이자 접종일은 4월 30일로 잡혔다.
집으로 돌아온 아내의 첫 마디는 이렇다.
"모기에 물릴 때보다 화이자 백신을 맞을 때가 훨씬 덜 느껴졌다. 마치 간호사가 주사를 살짝 놓는 척하고 놓지 않은 듯했다. 주사바늘이 피부로 들어오는 것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반창고를 떼내고 주사맞았다고 하는 어깨부위를 보여주었다. 주사바늘이 꽂힌 자리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아주 작은 붉은 핏자국만 없더라면 백신접종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없을 정도다.
주사를 맞았구나라는 느낌을 최초로 느끼기 시작한 것은 접종 후 3시간이 지난 후부터였다. 4시간이 흐르자 주사를 맞은 팔이 조금씩 무거워짐을 느꼈다. 12시간이 지난 현재 팔을 들어올릴 때 약간의 통증이 느껴진다. 이외는 어떠한 특별한 증상이 없다. 역시 사람따라 접종 후휴증이 천자만별이다. 주변 사람들은 백신을 맞기 전후 약간의 아스피린을 복용하고 있다.
2주 후 담당 가정의사와 온라인 진료가 잡혀있다. 우선접종대상자에 해당되는지 꼭 문의하고자한다. 아내의 화이자 백신접종 체험을 들으니 적어도 주사 통증에 대한 근심은 사라졌다. ㅎㅎㅎ
코로나바이러스가 이렇게 오래 지속되다니... 리투아니아는 2월 24일 현재까지 확진자 수는 총 195,481명이고 총사망자 수는 3,200명이고 1일 새확진자 수는 631명이다.
지난해 10월 갑자기 하루 확진수가 늘어나더니 11월 초에 천명을 넘어 곧 2천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이에 정부는 11월 7일부터 보다 더 엄격한 방역조치를 취했다. 식용품 판매 등 꼭 필요한 최소한 영업 경제 활동을 제외하고는 금지되었다. 음식점은 손님을 받을 수 없고 배달할 수 있다. 모든 이발소 및 미용실도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보통 한 달에 한 번 꼴로 이발소가 간다. 9월 28일 이발소를 다녀온 후 11월 초경에 이발소를 가려고 하는 때에 그만 강제 휴업 명령에 내려졌다. 머리는 자꾸만 길어지고 불편하기 짝기 없다. 먼저 머리 감는 데 시간이 더 걸리고 머리카락이 귀를 덮기 시작하자 마찰로 인해 자꾸만 귀쪽에 신경이 간다. 이어서 머리카락이 목덜미를 덮기 시작하자 목덜미마저 성가시게 한다. 빨리빨리 이발소 영업이 재개되었길 간절히 바랐다.
2월 17일 이발사로부터 영업이 재개되었다는 반가운 쪽지가 왔다. 그런데 이발비가 올랐다고 한다. 12유로(만 6천원)에서 14유로(만 9천원) 올랐다. 그동안 영업을 전혀 하지 못했으니 올리는 것도 이해가 되지만 코로나바이러스로 실직을 하거나 수입이 없는 사람들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 아쉽다. 그렇다고 이발은 안 할 수가 없으니 예약을 하려고 하니 벌써 예약이 밀려서 1주일 후에야 가능하다고 했다. 그렇게 이번 달 23일 이발소를 찾았다.
마스크를 낀 채 이발하는 동안 이발사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1. 영업 재개 조건
"이발소나 미용실은 어떤 조건에서 영업을 재개했나?"
"공간이 12평방미터를 넘어야 되고 한 공간에 이발사 한 사람만이 일할 수 있다. 이발사 한 명당 근무시간은 4시간으로 제한되어 있다. 여기는 평소 3명이 동시에 일하는 공간인데 보다시피 지금은 나 혼자 일한다."
2. 보상비는 없나
"강제휴업으로 국가가 보상 지원을 하지 않나?"
"그동안 한 달에 250유로(34만원) 지원을 받았다."
"없는 것보다는 좋지만 그것으로 생활하기는 힘들겠다."
"전기세, 수도세, 가스비, 난방비, 전화비 등으로 150유로 지불하고 나면 100유로도 채 남지 않는다."
"아, 모두가 힘든 세상이네..."
3, 영국 아들은 실업급여로 800파운드
"영국에 아들이 산다고 하더니 이 시기에 잘 지내나?"
"코로나바이러스로 자녀가 셋인 아들이 실직자가 되었다."
"아이고... 실업급여가 나오지 않나?"
"한 달에 실업급여로 800파운드(125만원)을 받고 있다고 한다."
"모두 잘 견뎌낼 수 밖에..."
머리카락은 평소보다 다섯 배나 더 자랐는데 이발은 평소보다 훨씬 빨리 끝났다. 평소 이발 소요시간은 30-40분인데 이번에는 20분도 채 소요되지 않았다. 그 까닭은 묻지 않았다. 성가시는 긴 머리카락이 잘려나간 것에 크게 만족할 뿐이다. 이발비가 14유로인데 "이번만 15유로 드릴게요."라고 말하고 나오자 곧 새로운 손님이 들어온다.
코로나바이러스 범유행이 좀체 끝날 줄을 모른다. 리투아니아는 유럽에서 인구비율로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수가 높은 편이다. 인구 280만명에 2월 12일 현재까지 감염자가 189,665명이고 사망자가 3,038며이고 12일 새로운 확진자는 468명이다.
2020년 11월 7일부터 여전히 강화된 방역조치가 취해지고 있다. 국내 지역 간 이동뿐만 아니라 일체의 실외와 실내 행사가 금지되어 있다. 장례식에는 가족 구성원을 제외하고 최대 10명 미만만이 참가가 가능하다. 주요 스포츠 행사(농구 경기)는 관중 없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주 수요일(10일) 빌뉴스에는 32명이 동시에 방역지침을 어겨서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이날 밤 빌뉴스 시내 한 아파트에서 프랑스, 벨기에, 오스트리아,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인도, 터키, 에스토니아 그리고 러시아에서 온 외국 유학생들이 모여 모임을 가졌다. 소음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자 이웃이 경찰에 신고했다.
아래는 리투아니아 경철청의 현장 영상이다.
방역지침을 어길 경우 과태료가 개인일 경우는 500유로(67만원)에서 1,500유로(2백만원)이고 법인 대표자나 관리자일 경우는 1,500유로(2백만원)에서 6,000유로(8백만원)다. 처음으로 어길 시에는 과태료의 1/2이다. 이날 유학생은 1인당 과태료 250유로(34만원)를 부과 받았다. 총 8,000유로(약 천만원)에 이른다.
코로나바이러스 범유행은 굳이 열거하지 않더라도 모든 사람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모두가 뼈조리게 느끼고 있다. 특히 관광이나 모임 행사 등으로 사람들을 직접 대상으로 하는 업종에 종사하는 수많은 사람들은 하루 아침에 직장이나 일거리를 잃게 되었다.
호주 시드니에서 이벤트 회사에 다니던 큰딸 마르티나도 지난 3월에 직장을 잃었다. 해마다 1년에 한 번 정도 가족이 만나는데 국경봉쇄로 하늘길이 막혀서 유럽으로 돌아오거나 제 3국에서 가족을 만날 수도 없게 되었다. 그래서 사륜구동 레저용 차를 구입해 차박을 하면서 호주 곳곳을 돌아다녔다[관련글: 코로나19로 호주에서 실직한 딸 - 차박으로 탈출]. 다행히 실업수당이 나오서 경제적으로는 어려움이 없었다.
호주 여행을 하면서도 유럽으로 잠시 돌아올 기회를 기다렸다. 호주 시민이나 영주권자의 해외 방문이 제한되어 있고 정부의 허락을 받아야 했다. 가족방문으로 허락을 받을 수 있는 서류 등을 호주로 보냈다. 이렇게 허락을 받자마자 지난 8월 하순 호주 출국 이틀 전에 비행기표를 구입했다라는 소식을 받았다. 아래 동영상은 멜버른에서 도하(Doha)로 오는 비행기의 객실 모습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요즘 항공기 승객들에게 개인전용기를 타고 다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켜 주고 있다.
호주에서 온 사람들은 자가격리를 할 필요가 없었지만 그래도 서로의 안전을 위해 1주일 동안 외출뿐만 아니라 거실에서조차 나가지 않았고 집안에서 욕실이나 화장실을 갈 때에도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했다. 부엌은 아예 출입을 못하도록 했다. 음식도 하루 세 끼를 부엌에서 거실까지 배달했다. 와, 이런 세상을 경험해보다니! 1주일 후 코로나바이러스 검사를 해서 음성 판정을 받은 후에야 우리 가족은 안심하고 자유롭게 접촉했다. 또한 마르티나는 이때부터 외출을 할 수 있었다.
한 달 동안 많은 변화가 생겼다. 유럽뿐만 아니라 호주에서도 코로나바이러스 2차 감염파동이 일어났다. 마르티나는 격리비용 국가부담 마감일에 유익한 정보를 알게 되어 왕복표가 아니라 편도귀국표를 7월에 급하게 구입했다. 즉 출국해서 귀국하는 비행기표를 이날까지 구입해야 격리비용 혜택을 받을 수 있다라는 정보다. 이렇게 격리시 들어갈 체류비 부담을 덜게 되었다.
역시 화술이 중요하구나!
또 다른 문제는 구입한 호주 귀국표의 첫 구간 비행기가 취소되었다. 항공사와 국제전화를 여러 차례하면서 해결책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 다음날 퇴사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근무하는 직원과 우연히 연결이 되어서 대화를 나눴다. 옆에서 들어니 항공사 직원과 손님과의 대화라기보다는 친구와 친구 사이의 친근한 대화로 오인할 정도였다. 역시 화술이 중요하구나!
이날 대화의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추가비용없이 항공 출발지를 영국 런던으로 변경할 수 있었다. 상황이 악화되더라도 런던-아부다비-시드니 비행구간이 취소될 확률은 지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편도항공권을 구입 비용을 알아보니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랐다. 일반석 편도요금이 5000유로를 넘었다.
당시 에디하드항공사 탑승은 출발 72시간 이내 코로나바이러스 검사을 받아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만 할 수 있었다. 아래 동영상에서 보듯이 10월 6일 런던-아부다비 항공기뿐만 아니라 아부다비-시드니 항공기 객실 또한 거의 텅텅 비어 있었다.
격리시설에 지인을 만나다니
시드시 공항에 도착해 입국수속을 마치자 10여명의 사람들을 버스에 태우고 경찰 안내 하에 격리장소로 이동했다. 격리장소는 항구가 보이는 시드니 중심가 4성급 호텔이다. 투숙 절차를 밟는데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이 나타났다. 이 호텔에서 근무하고 있는 리투아니아 사람이었다. 병에 들어가니 깜짝선물이 기다렸다. 리투아니아어 환영인사 카드와 쉬라즈 포도주 한 병이 탁자에 놓여 있었다. 원수를 외나무다리에서 만나듯이 지인을 이렇게 격리호텔에서 만나다니 그것도 여기서 일하는 직원이라니... 그래서 세상 복 중 인연복이 최고라고 하지 않았나...
자, 이제는 격리 중에 제공받는 음식을 소개하고자 한다. 호텔방 밖으로도 나갈 수가 없고 음식은 각방으로 포장 배달된다. 요일마다 메뉴가 달라지고 점심과 저녁은 각각 음식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한다. 예를 들면 토요일 음식이다.
격리 중 어떤 음식이 제공되나
아침식사
소시지와 토마토 렐리시를 곁들인 시금치와 햇볕에 말린 토마토 프리타타
요구르트
초콜릿
과일음료수
점심식사
닭고기 또는 야채커리 중 택일
저녁식사
구운 닭고기 소시지 또는 계란볶음밥 중 택일
식사 때 음료를 따로 주문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하이네켄 맥주 330ml 네 병이 15 호주달러(1만2천5백원)이다.
적십자로부터 입국 환영과 더불어 도움을 원하다면 연락하라는 쪽지를 받았다.
음식은 이렇게 표장 되어 각방으로 배달된다.
커리다. 사진으로 보기엔 그렇지만 맛은 괜찮다고 한다.
다행히 마르티나는 리투아니아 집에서 익숙해진 쌀밥 덕분에 이런 음식을 즐겨 선택한다.
생선과 감자 튀김이다.
이탈리아 요리 프리타타(frittata)다.
"주는 음식 맛은 어때?"
"먹고자 한다면 다 맛은 괜찮아."
"다 깨끗이 비우나?"
"아니. 아주 조그만 먹어."
"왜? 격리 중이니 음식이라도 먹고 기운을 내야지."
"많이 먹으면 기운이 넘쳐서 외출하고 싶어하는 충동심을 억누르기가 너무 힘들어. 그래서 최소한의 기운을 유지할 만큼만 먹어."
"보통 어떻게 하루를 보내?"
"유럽에서 한 달 살고 와서 시차에 적응이 아직 되는 않은 것도 있지만 낮에는 자는 것으로 원칙을 정했어. 창문 너머로 보이는 푸른 바다와 맑은 햇볕을 보면 음성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갇혀 있다는 것 자체를 심리적으로 받아들이기가 어려워. 그래서 해가 떠 있는 낮에는 자고 밤에 일어나 요가, 독서, 인터넷, 넷플릭스 드라마 보기 등을 하고 있어."
"격리생활은 할만해?"
"이럴 줄 알았으면 호주에서 밖으로 아예 출국하지 않았을 것이다."
호주는 2차 파동 조짐이 일어났지만 현재 잘 통제되고 있다. 10월 11일 새로운 확진자수는 인구 2천5백만명인 호주가 21명이고 인구 280만명인 리투아니아가 160명이다. 인구비율로 계산하면 리투아니아의 160명은 호주의 1430명에 해당한다. 이렇게 보니 마르티나는 유럽 리투아니아로부터 코로나바이러스 통제가 훨씬 잘 되고 있는 호주로 피신을 잘한 셈이다.
북유럽 리투아니아 빌뉴스 구시가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보통 4월 하순부터 구시가지 거리는 관광객들로 북적된다. 그런데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하여 올해는 관광여행업이 초토화되었다. 아래 사진 속 거리는 관광객 유동인구가 많은 거리 중 하나다. 거의 인적없는 거리가 요즘 세태를 그대로 방증하고 있다. 빌뉴스 시청은 식당이나 커피숍 등이 인도까지 무상으로 활용하면서 영업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리투아니아는 6월 16일까지 방역 국가비상사태가 지속된다. 하지만 5월 하순부터 방역조치가 완화되어 야외에서 마스크 착용이 권장사항이 되고 일부 대중행사도 열리고 있다. 그동안 국경폐쇄 및 출입국 제한조치가 시행돼서 외국 관광객들이 입국할 수가 없었다.
6월 1일부터 최근 2주 동안 인구 1십만명당 새로운 확진자가 16명 이상인 나라를 제외한 유럽 국가들의 국민이나 거주자에게 문호가 개방되어 있다. 6월 13일 현재 유럽 25개국에서 오는 국민이나 거주자는 도착 직후부터 자가격리가 필요하지 않다. 이에 해당되는 국가는 프랑스, 스페인, 네덜란드, 폴란드, 루마니아, 덴마크,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핀란드, 독일, 체코, 에스토니아, 몰타,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불가리아, 라트비아, 사이프러스, 헝가리, 스위스, 아이슬란드, 그리스, 슬로바키아, 크로아티아, 리헨슈타인이다. 스웨덴, 영국, 포르투갈은 입국금지고 벨기에와 아일랜드는 도착 직후 14일간 자가격리다.
6월 12일 주말시작일인 금요일 우리 아파트 근처에 있는 공원에서 대중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을 접했다. 아내와 함께 올해 들어 처음으로 대중행사에 가서 구경하기로 했다. 관광철 개막을 알리는 열기구 비행 행사다. 저녁 8시 30분에 열리는 행사이지만 하늘은 훤하다. 요즘 빌뉴스 일몰시각은 오후 10시경이다.
넓은 공원 잔디밭 여기저기 대형선풍기로 열기구 기낭 속으로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서서히 기낭이 부풀어 오르고 있다.
기낭이 위로 세워지자 가스불로 기낭 속 공기를 데운다.
부력이 생기자 하나둘씩 하늘로 떠오른다.
열기구는 추진장치가 따로 없다. 바람으로 추진력을 얻어서 이동한다.
빌뉴스는 열기구 비행하기에 적합한 몇 안 되는 유럽 국가들의 수도 중 하나다. 항공교통이 복잡하지 않고 기후조건이 우호적이고 녹지공간이 이착륙에 용이하기 때문이다.
Lituania(리투아니아)로 명명된 열기구가 눈깜짝할 사이에 하늘로 확 솟아오르고 있다. 이렇게 빠른 시간에 세상 모든 것이 정상화되길 바란다.
또한 순풍을 맞아 둥실둥실 날아가는 저 열기구들처럼 모든 것이 순조롭게 이뤄지길 바란다. 서쪽 하늘에 멋진 저녁 노을이 열기구 비행하는 사람들에게 희열과 황홀을 선물할 것이다.
행사장에는 남녀노소가 운집했다. 야외에서 마스크 착용이 강제적이 아니지만 아직도 방역기간이다. 6월 13일 현재까지 리투아니아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는 총 1,763명이고 사망자는 75명이고 하루 새로운 확진자는 7명이다.
마스크가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항하는데 효과적임을 이제 유럽 사람들도 다 안다. 열기구 비행을 준비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주변을 둘러보니 마스크를 착용한 사람이 눈에 띄지를 않는다. 아, 강제적이 아니니까 한순간에 다 벗어버리는구나! 나 혼자만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유럽인 아내가 한소리를 한다.
"이제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안 써도 되니까 좀 벗어라. 당신 혼자만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 수 있겠다."
"한국은 인구 5천2백만명에 하루 새 확진자가 최근 들어 수십명인데 거의 대부분 사람들이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고 한다. 리투아니아는 인구 280만명에 하루 새 확진자사 십여명대다."
"한국은 인구밀도가 높고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바깥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많고 또한 평소 마스크 착용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당신 말에 일리가 있지만 난 리투아니아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는 실내 모임이든 사람 많은 야외이든 항상 마스크를 쓰고 다닐 거야."
이날 관광철 개막을 알리는 열기구 37대의 멋진 이륙 장면을 4K 동영상에 담아봤다. 멀지 않은 장래에 한국에서도 관광객들이 다시 날아오길 염원해본다.
예기치 않은 코로나바이러스 출현으로 개인, 가장, 사회, 국가, 세계에 엄청난 파급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5월 31일 현재 전세계적으로 확진자가 620만명, 사망자가 37만명을 넘어섰다.
가장 크게 미친 산업 중 하나가 여행업이다. 예년 이맘때 같으면 발트 3국을 여행하는 한국인들을 안내하느라 집에서 묵는 날이 거의 없다. 올해는 일거리가 없어 당분간 실업자로 등록해야 했다. 영어 교사로 일하다가 5성급 호텔 직원으로 전직한 친구가 있는데 그도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실직했다는 소식을 며칠 전에 듣게 되었다.
5월 29일 발표된 통계자료에 따르면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과 방역을 위한 봉쇄령으로 유럽연합 회원국들의 실업률이 대폭 늘어났다. 2020년 예상실업률은 그리스 19.9%, 스페인 18.9%, 이탈리아 11.8%, 크로아티아 10.2%, 프랑스 10.1%, 스웨덴 9.7%, 포르투갈 9.7%, 리투아니아 9.7%, 에스토니아 9.2%다. 유럽연합 회원국 전체 평균 예상실업률은 9%다. 독일 예상실업률은 4%다.
큰딸 마르티나는 호주에서 그동안 직장생활을 잘하고 있었다. 그런데 회사가 주로 사람들이 많이 참가하는 행사를 조직하는 일을 하다보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되었다. 결국 회사는 3월 하순 문을 닫았고 직원들은 하루 아침에 실업자가 되었다.
참고로 5월 31일 현재 호주는 확진자 7,195명, 사망자 103명, 당일 새로운 확진자 10명이다. 인구 1백만명당 사망자수는 4명이다.
시드니 방 월세비가 부담되어서 해결책을 모색해야 했다. 부모로서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스스로 해결하도록 놓아두었다. 당장 꼭 필요하지 않는 물건들은 직거래사이트를 통해 처분했다. 문이 두 개인 소형 승용차와 소형 오토바이를 팔았다. 그래서 문이 4개인 소형 사륜구동 중고차(스포츠유틸리티차량, SUV)를 구입했다.
이렇게 레저용 중고차를 구입하고 나니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바로 차박(차에서 숙박하는 것)을 하면서 여행을 하는 것이다.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진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는 쉽지가 않기 때문이다.
실업수당(월급의 70%)을 받으면서 생계를 해결하고 방 월세비를 내지 않으니 그 돈으로 기름값을 낸다. 좋아하는 카이트서핑에 적합한 해변을 찾아서 시드니를 탈출해 퀸즐랜드로 서서히 이동한다. 동행할 친구도 찾았다. 이렇게 계획을 세운 후 곧 바로 실행에 옮긴다.
먼저 뒷좌석을 분리해서 떼내고 공간을 확보한다. 그 자리에 합판으로 침대를 만들고 밑에는 짐을 놓을 수 있도록 한다. 목공작업은 카이트서핑을 하는 동호인의 도움을 받았다.
시트를 합판에 위에 얹으니 그럴 듯한 침대가 완성되어 2명은 족히 잘 수가 있다.
이렇게 차박할 수 있도록 개조한 차로 모래해변에 자리를 잡는다.
카이트서핑에 적합한 해변에서 늘 동호인들을 만난다.
우중충한 비가 온 뒤에 아름다운 무지개가 피듯이
세상을 뒤집어 놓은 코로나19가 종식된 뒤에
모두에게 보다 나은 세상이 오길 바란다.
차박하면서 맞는 일출이다.
어디가 바다고 어디가 하늘인지 경계가 애매할 정도로 둘 다 검붉게 타오르고 있다. 동쪽에 바다가 없는 리투아니아에서는 도저히 볼 수 없는 일출 광경이다.
코로나19로 실업자가 되어 자칫하면 암울한 생각에 젖어 있을 수도 있을텐데 마르티나는 차박과 카이트서핑 취미를 연결시켜 여행을 하면서 이 어려운 시기를 견뎌내고 있다. 소형 레저용 차에서 숙박하기가 쉬운 일은 아닐 것임에도 이런 용기를 내어서 젊은 시절의 인생 경험을 풍부하게 하는 마르티나에게 박수를 보낸다.
코로나바이러스 전염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조치가 완화되자 공원 등으로 사람들이 모여든다. 전반적으로 세계적 상황이 나아지고 있으나 아직은 안심할 수가 없다. 다소 진정되는 듯하다가도 다시 확진자가 늘어나는 국가도 있기 때문이다.
리투아니아는 6월 16일까지 격리조치를 시행한다. 5월 18일부터 조치를 완화해서 유치원, 치과병원, 미용실, 식당 등이 문을 열였고 야외에서의 마스크착용 의무가 해제되었다. 한국에 있는 지인에 따르면 한국은 야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사람들이 90% 이상이다. 그런데 리투아니아는 착용의무가 해제되자마자 야외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은 가뭄에 콩 나듯 하다. 며칠 전 인근 공원에서 찍은 영상에서 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리투아니아에서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 마스크를 착용하려고 한다. 유럽인 아내는 갑갑해서 마스크를 쓰기가 고역스럽다고 한다.
"한국은 인구 5200만명에 하루 새 확진자가 10명대이고, 리투아니아는 인구 280만명에 하루 새 확진자가 10명대다. 마스크 착용도 큰 요인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니 당신도 사람들 사이에서는 마스크를 쓰는 것이 좋겠다."
"한국 사람들은 미세먼지 등으로 마스크 착용이 익숙하지만 우리 유럽 사람들은 이것이 정말 생소하다."
북반구에 여름철이 다가올수록 더욱 더 걱정스럽다. 특히 유럽 사람들은 일광욕이나 해수욕을 위해 공원이나 해변 나들이를 즐기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해수욕장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 등이 마련되었다고 한다. 단체로 해수욕장 방문 자제, 2미터 이상의 거리 유지하면서 햇빛가림시설물 설치, 샤워시설 이용 가급적 자제 등이다.
한 번 비행으로 더 많은 승객을 태우면 이득이 그만큼 크다. 그러므로 보다 더 많은 승객을 태우기 위해 특히 수요가 많은 성수기에는 화물칸에 좌석을 증설하는 방법도 있다. 물론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전혀 예기치 않게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전세계로 확산되었다.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산업 중 하나가 항공업과 여행업이다. 외국인 입국금지와 내국인 출국금지 등 국경봉쇄으로 적지 않은 공항들이 거의 폐쇄되어 있다. 빌뉴스 공항의 이착륙장은 야외영화관으로 변신하기도 했다[관련글: 코로나19로 텅 빈 비행장이 영화관으로 변신].
코로나19 상황에서 정반대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바로 화물칸에 좌석을 증설하는 것이 아니라 객실에 화물을 적재할 수 있도록 개조하는 것이다. 핀란드 국영항공사 핀에어(Finnair)는 여객기 객실을 화물칸으로 개조해 활용하고 있다. 개조된 비행기는 에어버스 A330 여객기 2대다.
이렇게 화물칸에 더함으로써 화물 적재량이 두 배로 늘어나고 개조된 객실은 주로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필요한 물품을 운송하는데 사용된다.
평상시 전세계 항공화물의 약 50%가 여객기로 운송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승객 수가 급감함으로써 결국은 화물운송 가용성도 감소했다. 한편 긴급 화물운송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고 있다. 이에 항공사들이 해결책을 모색하게 되었다.
핀에어 소식에 따르면 핀에어 기술자 네아 마에다(Nea Maeda) 씨는 "여객기와 화물기는 각각 다른 요구사항이 있다. 여객기는 승객을 태우기 위해 만들어졌고 화물기는 화물을 운송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비행기 안에서 사람과 화물의 무게는 다른 방식으로 나눠진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므로 비행기 객실 내에 쉽게 공간만 확보하면 되는 일이 아니다.
여객기를 화물용으로 개조하기 위한 즉시 사용할 수 있는 해결책은 아직 존재하지 않고 있다. 정상적인 상황에서 화물용을 위해 A330 여객기를 개조하는 데에는 아주 엄격한 승인 절차가 필요하다. 현재 유럽항공안전청은 예외적인 상황에서 제한적인 변경을 허가하고 있다.
마에다 씨는 "가장 중요한 것은 최대 적재량을 아는 것이다. 얼마나 많은 화물을 객실로 가져올 수 있는 지를 알아야 한다. 우리는 객실에서 화물을 어디에 배치할 지와 어떤 종류의 물품을 운송할 지를 신중하게 평가했다"라고 말했다.
* 사진출처: finnair.com
이코노미 좌석과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전원 코드를 제거함으로써 객실에 화물적재를 위한 공간을 마련했다. 또한 화물을 안전하게 고정시키기 위해 그물을 설치했다. 좌석을 제가하는 데에는 이틀이 걸리지 않았다. 승객 수요가 증가하면 신속하게 다시 여객기로 정상 운행할 수 있다.
* 사진출처: finnair.com
여태껏 항공 여객수 수요 증가로 화물칸에 승객 좌석을 어떻게 확장할 것인지가 연구 진행되고 있었다. 그런데 코로나19 사태로 항공 여객수 수요가 급감하자 이제는 그 정반대를 모색하게 되었다. 코로나19가 낳은 또 다른 역발상을 지켜보는 듯하다. 아뭏든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하루속히 진정되고 종식되어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길 바란다.
며칠 전 리투아니아 빌뉴스 개디미나스 대로를 지나는데 우연히 행인들의 대화를 듣게 되었다. 한 가족이 거리에서 지인과 마주춰서 인사를 나눴다. 이들이 만난 곳은 은행 앞에 있는 횡단보도 부근 자전거로였다.
"너, 은행 앞에서 왜 마스크를 쓰고 있어?"
"너도 알면서..."
물론 농담이지만 이 대화에서 마스크에 대한 유럽 사람들의 일반적인 관념을 엿볼 수 있다. 마스크는 유럽 사람들에게 무엇보다도 먼저 은행강도나 테러범들이 자신의 얼굴을 감추기 위해 쓰는 복면을 떠올리게 한다.
이런 까닭에 대체로 유럽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고 있는 사람을 위협적인 사람으로 간주한다. 실제로 유럽 여러 국가는 공공장소에서 얼굴을 가리는 복장을 한 사람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겨울철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날도 있어서 방한용 마스크는 식구별로 하나쯤 집에 있을 법한데 그렇지가 않다. 지금껏 유럽에 30여년을 살면서 방한용 마스크를 한 유럽 사람을 만난 기억이 없다. 목도리가 있어서 그럴 수 있겠지만 이 또한 마스크에 대한 부정적인 관념이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또한 마스크는 전염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도구라기보다는 전염병 환자가 자신의 병을 타인에게 옮기지 않기 위해서 착용해야 하는 도구로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초기에 유럽 사람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활보함으로써 더 큰 문제를 야기했다.
마스크 착용이 전염병 확산을 막는 데에 효과가 있음을 뒤늦게 깨닫게 된 유럽 국가들은 특히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이를 어길 경우 벌금을 부과하기에 이르렀다. 이렇게 하자 아래 동영상에서 보듯이 영상 20도 날씨에 사람의 왕래가 적은 거리에서도 빌뉴스 사람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닌다.
리투아니아는 마스크 대란이 일어나지 않았다. 구입할 수 없게 되자 직접 마스크를 만들어서 쓰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지인들 대부분은 집에 재봉틀을 가지고 있다.
이제 국가비상사태 격리조치가 조금씩 완화되고 있다. 리투아니아 경우는 5월 14일부터 먼저 야외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즉시 예전처럼 마스크를 쓰지 않고 거리를 다닐까? 아니면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다닐까? 한번 지켜봐야겠다.
한국을 비롯한 동북 아시아 사람들은 평소 미세먼지와 황사 때문에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지만 유럽 사람들은 마스크 착용에 젼혀 익숙하지가 않다.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는 유럽 사람들에게 마스크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한 계기가 되고 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유럽 도시를 여행하는 아시아 사람들에 대한 유럽 사람들의 흘겨보기와 편견이 이참에 꼭 사라지길 바란다.
한편 위 사진에서 보듯이 적지 않은 유럽 사람들이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 저녁을 먹으면서 리투아니아인 아내에게 한번 물어봤다.
"마스크를 쓰고 다니니 불편하지 않아?"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아 불편했지만 자꾸 쓰고 다니니까 이제 적응이 됐어."
"그런데 왜 유럽 사람들은 검은색 마스크를 많이 쓸까?"
"일반적으로 하얀색 마스크는 환자를 떠올리게 하고 파란색 마스크는 의료인을 떠올리게 하는 반면에 검은색 마스크는 하나의 패션으로 여기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생각해."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진정이나 종식될 기미를 아직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5월 11일 현재 전세계적으로 확진자는 420만명을 넘었고 사망자는 28만명을 넘었다. 미국, 스페인, 영국, 러시아,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브라질, 터키, 이란은 확진자가 10만명 이상이다.
대부분의 국가들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출입국통제, 영업금지, 외출금지, 이동제한,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실시하면서 전염병 확산을 막고 있다. 상황이 호전되지 않자 격리 기간을 거듭거듭 연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가장 심한 타격을 입은 산업분야 중 하나가 항공업과 여행업이다.
아래 사진은 코로나19 이전 유럽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자주 보는 맑은 날의 하늘 모습이다. 리투아니아 상공은 특히 동북 아시아에서 시베리아를 거쳐 유럽 대륙을 잇는 비행기 노선의 하늘길이다. 이처럼 평소 하늘에 비행기 발자취가 수두룩하다.
바로 비행기의 하얀 꼬리구름이다. 이는 엔진이 내뿜는 매연이 아니다. 비행기 엔진에서 방출되는 뜨거운 배기 가스와 대기의 차가운 온도가 함께 만나서 생기는 구름이다.
그런데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혀 버리자 비행기 꼬리구름도 보이지 않는다. 자연이 만들어내는 구름만 하늘에 떠있다. 이런 하늘이 이제는 신기할 정도다. 그래서 갤럭시 S7으로 코로나19 하늘을 카메라에 담아봤다.
사과나무꽃 상공에 자연구름도 없고 꼬리구름도 없다.
단풍나무꽃 상공에 자연구름도 없고 꼬리구름도 없다.
벚꽃 상공에 자연구름도 없고 꼬리구름도 없다.
그저 새 한 마리가 유유히 날고 있다.
하루속히 저 하늘에 꼬리구름이 나타나길 바란다. 코로나19 여파로 특별한 일거리가 없는 이번 여름철에 한국 고향에 한번 다녀오고 싶다.
코로나바이러스 전염 확산을 막기 위한 국가비상사태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날씨가 좋은 날이면 어김없이 인적이 드물 것 같은 숲이나 볼거리를 찾아나서려고 한다.
현재 살고 있는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서쪽으로 90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비르쉬토나스 전망대(Birštono apžvalgos bokštas)를 며칠 전에 다녀왔다. 이곳에서는 굽이쳐 흘러가는 내무나스(Nemunas) 강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총길이 937km 내무나스(뇨만, 네만, 녜멘) 강은 벨라루스에서 발원해서 리투아니아를 통해 발트해로 들어간다. 일부 구간은 리투아니아와 러시아 칼리닌그라드 주와 경계를 이룬다.
내무나스 강변 가까이에 있는 레스토랑 주차장에 주차하고 먼저 강을 바라볼 수 있는 관망대로 발길을 돌린다. 연두색 새싹이 잎으로 변해가고 있는 숲에는 새들이 지저귀고 오솔길 양옆에는 야생화들이 제각기 향기를 뿜어낸다.
제비꽃이다. 어린 시절 한국의 시골에서 본 제비꽃보다는 훨씬 크기가 크다.
카우슬립 앵초, 황산앵초 또는 황화구륜초(primula veris, cowslip, printempa primolo)다. 카우슬립은 주로 소똥 주위에서 자라는 데서 이름이 연유되었다. 학명인 primula veris는 이른 봄에 일찍 나와 꽃을 피운다고 해서 "봄의 첫 번째(꽃)"이라는 뜻이다.
꽃 모양이 열쇠를 닮았다고 해서 "성 베드로의 열쇠" 또는 "천국의 열쇠"로 불리기도 한다. 유럽 사람들은 샐러드나 부침개를 만들어 먹거나 차를 만들어 마시기도 한다. 민간요법에서 뿌리는 천식, 통풍, 신경통에 사용된다. 한편 피부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
산미나리아재비꽃(ranunculus acris, meadow buttercup, tall buttercup, showy buttercup)으로 보인다. 노란색 꽃에 윤기가 반짝거린다. 마침 해가 구름에 가려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을 수가 없다.
쉬케보니스 관망대(Škėvonys)에서 바라보는 내무나스 강이다. 이 강은 리투아니아에서 가장 긴 강이다. 관망대는 33미터 높이의 절벽에 위치해 있다.
저 멀리 전망대가 보인다.
전망대 꼭대기에 사람들이 있을 법한데 보이지가 않는다.
이제 관망대에서 전망대로 발걸음을 옮긴다. 오즈모 모바일 3 콤보로 전망대로 가는 길을 4K 영상에 담아본다.
아,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전망대 입구가 닫혀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국가비상사태로 폐쇄되어 있다. 다음에 한 번 더 와야 할 이유가 생겼다. 4월 27일부터 완화된 2단계로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은 거리 유지와 마스크 착용 조건으로 개관이 된 상황이라 당연히 시골 전망대도 문이 열렸을 것이라 믿고 왔는데 말이다.
이곳으로 출발하기 전 그 간단한 웹검색도 하지 않은 것이 불찰이다. 하지만 모처럼 자연 속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마시면서 산책하느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구조물 높이는 51미터이고 전망대 높이는 45미터다. 계단이 300개다. 2019년에 완공된 이 전망대는 현재 리투아니아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이다. 리투아니아는 높은 산이 없기 때문에 위로 올라가 내려다보면서 풍경을 즐길 수 있는 높은 전망대가 여기저기 세워져 있다.
전망대 바로 옆 민들레꽃 가득 핀 초지에서 말 한 마리가 풀을 뜯어 먹고 있다. 참으로 한가롭기 그지없다. 아, 하루속히 코로나19가 종식되어 마음 놓고 세상을 돌아다니고 싶다.
코로나바이러스 전염 확산을 막기 위해 리투아니아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3월 16일부터 사회적 격리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4월 28일을 기해 강력한 조치를 조금 완화해서 2단계를 실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도서관, 박물관, 미장원, 이발소, 테니스장, 골프장, 쇼핑몰, 노천카페 등이 문을 열게 되었다. 리투아니아는 5월 3일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1,410명이고 사망자가 46명으로 인구 1백만명당 17명(한국은 5명)이다.
격리 조치가 실시된 후 처음으로 4월 30일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의 구시가지(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로 아내와 함께 나가봤다. 평소 관광객들로 몹시 붐비는 "아우쉬로스 바르타이"(새벽문) 거리는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의 사람들이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가고 있었다. 이날 이 거리 모습을 아래 4K 영상에 담았다.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왕래가 잦은 또 다른 거리다. 2단계 격리조치로 카페나 식당도 영업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 밀폐된 실내 공간에서는 영업을 할 수 없고 단지 노천이나 야외에서만 가능하다. 물론 처음부터 배달이나 포장 판매는 허용되고 있다.
빌뉴스 시청은 식당이나 카페 등이 주변 인도나 공간을 무상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평소에는 불가능한데 한 사람이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인도에 의자와 탁자를 놓고 영업을 하고 있었다. 물론 탁자와 탁자 사이의 거리도 유지해야 한다.
이 카페가 그동안 얼마나 간절하게 손님을 기다리며 환영을 하고 있는지 꽃장식을 통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카페 외관 벽 전면이 각양각색의 꽃으로 장식되어 있다. 이렇게 하기가 정말 쉽지 않을 텐데 말이다.
1단계 격리 조치 중 이 카페는 손님맞이를 위해 이렇게 온갖 정성을 쏟았다.
아쉽게도 아직 실내 영업은 불가능하다. 늦은 오후 날씨가 쌀쌀해서 카페의 정성에 보답하기 위해 들어가서 차라도 한잔 마시고 싶었는데... 다음 기회에 꼭 저 카페 안에 들어가리라...
그런데 저 많은 꽃들이 다
생화일까?
조화일까?
가까이 가서 봐도 분간하기가 쉽지 않았다.
결국 만져보니
조화다.
완벽하게 생화처럼 보이는 조화다.
다음 기회를 기약했으니 시간이 좀 지나도 저 꽃은 시들지 않고 우릴 기다릴 것이다. 저 카페는 화려한 꽃장식 외관으로 빌뉴스의 가장 관심을 끄는 볼거리 중 하나로 곧 자리잡을 것이다.
코로나바러이스는 모든 분야에 큰 충격을 안겨다 주고 있다. 그중 뭐니해도 항공산업과 여행산업에 끼친 영향은 지대하다. 이곳 유럽 발트 3국도 4월 중순이면 벌써 한국 여행객들이 오기 시작하는데 지금은 오고 싶어도 올 수가 없다.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한 국경봉쇄 등으로 인해 공항과 비행기 이착륙장은 텅 비어 있다.
피아노가 있는 거실에서 월요일 낮 12시 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거의 쉼없이 들러오는 소리다. 왜냐하면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학교가 폐쇄되어서 온라인 원격으로 아내가 피아노 수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학생 여덟 명이 수업을 받는다. 학생 한 명씩 45분 수업을 받는다. 수업간 휴식은 5분이다. 설명하다보면 시간이 좀 길어져서 5분 휴식도 제대로 할 수가 없다.
리투아니아 음악학교 피아노 수업은 1대1 대면으로 이루어진다. 즉 교사 1명에 학생 1명이다.
거실에서 온라인 원격 수업을 마친 아내를 인터뷰한다.
"정식 수업과 온라인 원격 수업 중 어느 것이 더 힘드나?"
"온라인 원격 수업이 훨씬 더 힘들다"
"무엇이 힘드나?"
"첫째는 인터넷 속도다. 피아노 치는 손가락이 실시간으로 보이지 않는다. 소리의 지속성이 제대로 들리지가 않는다. 치는 순간의 소리는 들리지만 이어지는 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 둘째는 학생이 어떻게 페달을 사용하고 있는지를 볼 수가 없다. 페달은 소리의 강약을 조절하고 소리를 지속시켜 그 소리의 아름다움과 풍성함을 내는 데 매우 중요하다. 셋째는 설명하기가 어렵다. 일대일로 대면해서 하는 수업일 경우 두 손으로 보여주면서 10초 설명하면 될 것을 60초나 더 설명해야 한다. 한 손은 피아노를 쳐야 하고 다른 한 손은 카메라를 들고 있어야 한다. 넷째는 내 감정을 제대로 전달하거나 학생의 감정을 제대로 느낄 수가 없다."
"일대일 대면 수업보다는 온라인 원격 수업이 덜 긴장될 것 같은데..."
"절대 아니다. 훨씬 더 긴장된다. 첫째 비대면 온라인 원격 수업 자체가 하나의 큰 장애다. 이런 장애 속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가르쳐야 할지 늘 긴장된다. 둘째는 마치 공개 수업하는 기분이다. 격리조치 기간으로 출근하지 않는 학부모가 학생 옆이나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언어 선택이나 감정 조절에도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다른 수업에 비해 피아노 온라인 수업이 더 힘들지 않나?"
"맞아. 피아노, 바이올린 등 악기 연주를 가르치는 수업은 노래나 합창 수업보다 더 힘들다."
"정식 수업과 온라인 원격 수업 효과를 비교하자면?"
"아무리 열성적으로 해도 온라인 원격 수업 효과는 정식 수업 효과의 50%정도밖에 안된다고 생각해."
* 아내의 학생이 연주를 하고 있다
"격리 기간 동안 온라인 수업을 하지 않기로 한 도시도 있다고 하는데..."
"리투아니아 음악학교는 자치정부에 속해 있기 때문에 자치정부가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 온라인 수업을 하는 곳이 있고 하지 않은 곳도 있다. 제2의 도시 카우나스는 온라인 수업을 하지 않기로 했다. 그래서 카우나스 음악학교 학생들은 수업료를 내지 않고 교사들은 50% 월급만 받기로 했다. 빌뉴스 음악학교는 온라인 원격 수업을 하고 교사들은 정상적인 월급을 받는다."
"온라인 수업인냐? 월급 50%냐? 어느 것을 선호해?"
"가정 살림을 고려하면 온라인 수업을 해야 하고 정신적 편함을 추구하자면 월급 50%을 받는 것이 좋지. 온라인 원격 수업이 너무 힘들어 차라리 월급 50%만 받았으면 좋겠다."
슬로바키아는 유럽연합 회원국으로 체코, 폴란드, 우크라이나, 헝가리 그리고 오스트리아와 국경을 이루고 있다. 면적은 4만9천제곱킬로미터이고 인구는 550만명이다. 2019년 1인당 국민총생산은 19,344미국달러(출처)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기아자동차가 슬로바키아 질리나에 공장을 가지고 있다.
슬로바키아는 3월 6일 첫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나왔다. 외국 여행을 가지 않은 52세 남자가 첫 확진자다. 그의 아들이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다녀왔고 나중에 그는 슬로바키아 0번 환자로 확인되었다. 4월 22일 현재 확진자는 1,244명이고 사망자는 14명이다. 인구 1백만명당 사망자수는 3명(참고로 한국은 5명)이다.
3월 8일 중고등학교를 임시 폐쇄하고 3월 15일 보건 긴급사태를 선포하면서 대중교통과 상점에서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3월 16일 필수적인 상점만 영업을 허용하고 3월 25일 외출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4월 8일 이동금지령을 내렸다.
2020년 2월 29일 국회의원 총선에서 150석 중 53석을 얻어 다수당이 된 평범인당의 이고르 마토비치(Igor Matovič)가 3월 21일 새로운 국무총리로 취임했다. 그는 코로나바이러스 전염 확산을 막기 위해 보다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
4월 20일부터 슬로바키아에 입국하는 모든 내외국인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의무적으로 격리수용소에서 머무르게 된다. 모든 입국예정자는 늦어도 도착 72시간 전에 등록을 해야 한다. 지정된 격리수용소에서 코로나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머물러야 하고 결과가 음성인 사람은 추가로 14일 동안 자가격리를 해야 한다.
입국자들로 가득 찬 버스에 혹시 있을지 모르는 무증상 감염자로 인해 커다란 불안 속에 이동했다. 1주일 정도라고 말은 하지만 언제 격리에서 풀릴지는 아무도 모른다.
파벨은 "나도 체코에서 어제 코로나 검사를 받았는데 음성인지 양성인지 그 결과가 단지 10분만에 나왔다. 그런데 슬로바키아는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라는 명분으로 기약도 없이 사람들을 수용소에서 강제로 가두어 놓고 있다"면서 불만을 토로한다.
슬로바키아 격리수용소에서 숙박은 국가에서 지원하지만 하루 세끼 식사 비용은 격리자가 부담해야 한다. 그 비용이 20유로다. 격리자가 파벨에게 찍어서 보낸 하루 세끼 음식 사진이다.
아침 음식 - 차, 샌드위치, 소시지 몇 조각, 버터와 꿀, 빵 한 개
점심 음식 - 스프, 닭다리 한 개, 감자
저녁 음식 - 고깃국 그리고 밥
파벨은 "슬로바키아 괜찮은 식당에서는 3유로에 넉넉한 점심 한 끼를 먹을 수 있다. 그런데 비타민 C가 절대적으로 필요할 수도 있는 사람들에게 이런 음식은 너무 부실하다. 비인간적인 처우가 아닐 수 없다"라면서 또 다시 슬로바키아 정부에 불만을 토로한다. 경비병이 지키고 있는 격리수용소에서 아예 외부로 나갈 수가 없어 추가 음식도 구입할 수가 없다.
슬로바키아인 야나는 "저 음식에 20유로는 정말 너무 비싸다. 슬로바키아는 임금이 낮아서 많은 사람들이 이웃 나라에 가서 일한다. 현재 격리된 사람들의 90%는 오스트리아나 독일에서 일하고 있던 간병인들이다"라고 덧붙인다.
자,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보자.
3월 말 한국으로 입국한 에스토니아 지인의 독일인 친구가 보낸 온 사진이다. 그는 무료식사로 검사 대기 중에는 와플버거를 받았고 격리 첫 날 1인실 숙소에서는 두꺼운 돈까스를 받았다면서 한국의 대우에 크게 감동 받았고 무한 감사를 표했다.
* 사진 김수환 제공
또 한 지인은 모스크바 유학 중 코로나 사태로 한국으로 3월 말 급히 귀국했다. 검사 결과를 기다리면서 첫날 격리시설에서 묵었다. 음성으로 나와 자가격리를 하게 되었는데 관할군청에서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푸짐한 먹거리뿐만 아니라 세제, 손소독제, 체온기, 마스크 그리고 어느 나라에서는 사재기 품목 1호 화장지까지 집으로 배달해주었다.
* 사진: 이석훈 제공
한국과 비교해보면 슬로바키아의 격리자에 대한 처우는 참으로 기대에 못 미친다. 개선되길 간절히 바라고 또한 하루속히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길 염원한다.
이번 코로나 사태로 세계 각국의 민낯이나 위상이 그대로 온통 드러나고 있다. 재빠르게 가급적 많은 인원을 진단검사하고 증상별로 격리조치를 취하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또한 국민이 자발적으로 적극 참여함으로써 모범적으로 코로나 19에 대처한 한국이 단연 돋보인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서 유럽의 대부분 나라들은 격리조치나 봉쇄조치를 내렸다. 이동제한, 외출금지 혹은 외출자제, 학교휴교, 사회적 거리두기 등이 실시되고 있다. 식료품, 약국 등 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상점을 제외하고는 모두 문을 닫았다. 식당, 커피숍, 이발소 등도 문을 닫았다.
3월 중순 마침 이발하러 가야 할 때였다. 그런데 3월 15일 이발사로부터 아래 문자쪽지가 왔다.
"(코로나바이러스 비상사태 선포로 3월 16일) 월요일부터 모든 이발소가 문을 닫아요..."
리투아니아는 4월 27일까지 격리조치가 연장되어 이발소를 비롯한 미장원이 다 문을 닫았다. 더 연장될 가능성도 있다. 프랑스는 5월 10일까지 봉쇄조치를 연장했다. 갈수록 머리카락이 점점 길어진다. 자고 일어나면 머리카락이 지멋대로 헝클어져 있다. 이제는 아침에 일어나 거울 보기조차 무섭다.
평소 집에 남성용 이발기가 하나 준비되어 있으면 이때 한번 신나게 써먹을 수 있을 텐데 참 아쉽다. 물론 식구들이 삭발이나 반삭을 아주 싫어하기 때문에 우선 이들을 설득하는 것이 관건이겠지만...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무렵 이웃 나라 폴란드에 사는 현지인 친구가 카카오톡으로 사진을 보내왔다. 내용인즉 "이발소가 다 문 닫아서 스스로 머리깍기를 시작했다. 어디 (지난 가을에 같이 만났던) 모스크바 교무님(원불교 성직자)하고 비슷해?"
이발기로 시원하게 반삭으로 깎아버린 친구의 머리가 부럽다. 근래에 리투아니아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는 이야깃거리가 하나 있다.
"요즘 경찰서에 들어오는 가장 많은 문의가 뭔지 알아?"
"몰라. 한번 생각해봐야겠네."
"바로 문을 연 이발소가 어디 있느냐야!"
페이스북 등 사회교제망에는 이발소가 다 문을 닫았기에 유럽 남자들이 스스로 머리카락을 자르거나 식구가 해주는 장면을 담은 사진이나 영상이 많이 올라온다. 기발하거나 기이한 방법들이 눈길을 끈다. 이중에서 가장 큰 압권은 양목축을 하는 사람의 자가 이발법이다.
아일랜드 농부인 그는 길게 자라서 휘날리는 자신의 백발을 양털을 깎는 커다란 가위로 쓱삭쓱삭 깎아나간다. 그의 영상은 짧은 시간에 수백만 조회수를 올렸다. 평소 양털을 깎는 실력 덕분이 아닐까...
이 영상은 코로나19로 이발소가 문을 닫아서 겪고 있는 유럽 남자들의 고충을 고스란히 느끼게 한다. 저 머리 위 위협적인 양털깎기의 위력으로 하루속히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어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기길 바라고 바란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여전히 위세를 떨치고 있다. 프랑스는 5월 10일까지, 독일은 5월 3일까지 코로나19 전염 확산을 막기 위해 봉쇄조치를 최근 연장했다. 박물관 등 관공명소들도 휴관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여러 유명한 박물관들이 코로나 시국에 온라인으로 전시실이나 전시품을 개방에 누구나 쉽게 접근해 문화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온라인으로 관람할 수 있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박물관 10개를 아래에 소개한다[출처].
1. 에르미타주 박물관 (Hermitage Museum)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국립 박물관이다. 영국 박물관과 루브르 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으로 손꼽힌다. 1764년에 예카테리나 2세가 미술품을 수집한 것이 그 기원이다. 현재 방 1000여개에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제로, 라파엘로, 루빈슨, 피카소, 고갱, 고흐, 르노와르, 렘브란트 등의 수많은 명화와 고대 유믈들이 전시되어 있다.
* 관람객들이 붐비는 에르미타주 박물관 복도다. 박물관은 언제 다시 저런 모습을 되찾을까?
2. 루브르 박물관 (Louvre Museum)
프랑스 파리에 있는 국립 박물관이다. 파리 중심가에 있는 루브르 궁전에 위치해 있다. 12세기 요새로 출발한 루브르 궁전은 1672년 베르사유 궁전에 거주하기로 결정한 루이 14세가 왕실의 수집품을 전시하기 위한 장소로 쓰도록 했다. 프랑스대혁명 당시 1793년 박물관으로서 첫 문을 열었다. 누구나 인생에서 한 번은 가보길 원하는 곳이다.
미국 뉴욕에 있는 솔로몬 로버트 구겐하임 미술관이다. 인상파, 후기인상파 그리고 현대미술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솔로몬 구겐하임은 철강왕으로 알려진 벤저민 구겐하임의 형이다. 벤저민은 타이타닉호의 침몰사고로 사망하고 그의 딸인 페기 구겐하임이 막대한 상속 유산으로 세계의 미술품을 수집했다. 이에 솔로몬 구겐하임이 조카의 수집품을 전시할 미술관을 건립했다.
더 많은 온라인 박물관이나 미술관 구경은 구글의 예술과 문화 수집 사이트에서 할 수 있다. 해외여행을 해서 현지에서 직접 이 박물관을 찾아 관람하기는 당분간 힘들 것이다. 자가체류하면서 아직 가보지 못한 사람은 온라인으로 관람해보고 갔다온 사람은 여행의 추억을 되살려보자.
4월 12일 부활절을 기해 전세계에서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180만명, 사망자가 10만명을 넘어섰다. 중국, 한국, 호주 등 극히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좀처럼 둔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은 봉쇄령을 내려 전염병 확산을 막고 있다. 리투아니아는 3월 16일부터 2주간 계속 연장해 4월 27일까지 실시하고 있다. 아직까지 외출 금지령은 내려지지 않았지만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은 의무적이다.
현재 유럽에서 확진자가 10만명이 넘은 국가는 스페인, 이탈리아, 프랑스와 독일이다. 최근 스페인 언론은 봉쇄령을 취하지 않은 채 모범적으로 전염병 확산을 막고 있는 한국을 집중조명했다. 이 기사를 접하자 스페인에 발이 묶여 있는 지인 가족이 떠올랐다.
지인은 에스토니아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 재외국민이다. 겨울철을 맞아서 추운 북유럽 에스토니아를 떠나 따뜻한 남유럽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중 하나인 푸에르테벤투라에서 한 달 동안 머물 계획이었다. 3월 24일 이곳을 떠나 3월 26일 이탈리아 밀라노 베르가모 공항을 경유해 탈린으로 돌아올 예정이었다.
당시만 해도 유럽은 모든 것이 정상적이었다. 식구 4명과 함께 그는 2월 19일 푸에르테벤투라에 도착해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면서 가족여행을 즐겼다. 이 무렵 스키여행지로 유명한 이탈리아 북부에서 갑자기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늘어나자 이탈리아 정부는 국경폐쇄 등 봉쇄령을 내렸다. 이로 인해 베르가모-탈린 항공편이 취소되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스페인에서도 엄청난 속도로 확산되고 스페인 정부는 3월 14일부터 필수적 사유를 제외한 이동과 여행을 금지하게 되었다. 이렇게 가족여행 마지막일을 10일 앞두고 식료품 등을 사러 가는 것 외에는 외출이 금지되었다. 결국 항공편 연기와 취소 등으로 카나리아 제도에서 대륙으로 나갈 수 있는 길이 완전히 끊겼다.
다행히 푸에르테벤투라에서 테네리페로 3월 24일 비행기로 넘어왔다. 만약 항공운항이 재개될 경우 푸에르테벤투라보다 테네리페가 더 유리하고 편리하기 때문이다. 공항에 도착해 숙소가 있는 산안드레스(San Andres)로 이동할 때 스페인 봉쇄령의 위력을 다시 한번 느꼈다.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이 두 명인 가족인데 택시 1대가 아니고 2대로 나눠타고 이동해야 했다.
꼼짝없이 숙소에서만 머물러야 한다. 숙소에서 바라보는 풍경이다. 저 해수욕장이 라스테레시타스(Las Teresitas)다. 원래는 검은 모래, 자갈과 바위로 이뤄진 작은 해변이었다. 1968년 해안에서 150미터 떨어진 거리에 1킬로미터에 이르는 방파제를 쌓고 1973년 사하라 사막에서 하얀 모래 포대 400만개를 수입해 해수욕장을 정비했다.
* 이 글 모든 사진 및 영상 촬영: 김수환
이 아름다운 광경을 도착한 3월 24일부터 지금까지 발코니에서만 볼 수 있다. 지인에 따르면 지금껏 저 해변을 산책하는 사람 한 명도 본 적이 없다. 봉쇄령을 중하게 어긴 사람에게는 600유로에서 최대 3만유로까지 벌금이 부과되고 가볍게 어린 사람에게는 100유로부터 벌금이 부과된다. 언제 저 해변따라 걸어볼 수 있을까...
그가 즐길 수 있는 장면 중 하나가 일출이다. 바다에는 크루즈선 두 대가 정박되어 있다.
인근에 있는 주된 항구가 포화 상태로 이곳에 정박되어 있는 저 크루즈선이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가장 타격을 받고 있는 분야 중 하나가 여행업임을 말없이 입증해주고 있다.
벌써 유럽 도처에서 온 여행객들로 붐벼야 거리가 텅텅 비어 있다. "개미 새끼 하나도 얼씬 못 한다"라는 속담을 떠올리게 한다.
식료품 등을 사러갈 때만 외출한다. 가게 앞에서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잘 유지되고 있다. 일정한 수만 안에서 물건을 사고 나머지는 밖에서 간격을 두고 줄을 서서 기다린다.
코로나바이러스는 모든 분야에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럽에서는 그 확산세가 둔화될 줄 모르고 계속 퍼져가고 있다. 유럽이 가장 우려하는 시기가 요즘이다. 날씨가 따뜻하고 화창해 사람들이 활발히 야외생활을 즐기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또한 12월 25일 성탄절과 더불어 유럽 최대 명절 중 하나인 방문이 잦은 부활절 시기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유럽 대부분의 국가들이 이미 봉쇄령이나 외출금지령을 내려 실시하고 있다. 북유럽 리투아니아는 최근 격리조치 기간을 4월 27일 24시까지 연장했다. 그동안 권장사항이었던 마스크착용이 4월 10일을 기해서 공공장소에서 의무화되었다.
이뿐만 아니라 부활절 시기 지역간 이동제한령이 실시되고 있다. 4월 10일 20시부터 12일 20식가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신의 거주지역을 벗어날 수가 없다. 격리조치를 위반할 시 개인에게는 500-1000유로, 사업체나 법인체에게는 1500-6000유로 벌금이 부과된다.
빌뉴스 네리스 강변 언덕에 심어진 벚나무들이 이번주에 막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성질 급한 꽃망울들은 벌써 꽃을 피우고 있다. 평년 같으면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 벚꽃놀이를 즐길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바이러스 격리조치와 감염위험으로 벚꽃공원은 4월 27일 24시까지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빌뉴스 시청과 리투아니아 통신회사 텔리아(Telia)가 시민들이 집에서 벚꽃놀이를 할 수 있도록 유튜브로 생중계하기로 결정했다.
4k 해상도 카메라가 벚꽃광경을 실시간 유튜브로 내보내고 있다. 이 생방송은 4월 10일부터 벚꽃이 질 때까지 지속된다. 관련글을 읽으면 여기에 벚나무가 심어진 사연을 접할 수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중국, 한국, 호주 등에서는 확산세가 이제 조금씩 둔화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나라에서 위세를 떨치고 있다. 대부분의 나라들이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봉쇄령 등을 내려 격리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국경봉쇄, 외출금지, 마스크착용, 사회적 격리, 자가체류 등이다.
격리지침 위반에 대한 처벌은 나라마다 여러 가지다. 인도는 봉쇄령을 어기고 거리로 나온 사람들을 몽둥이질로 단속하고 있다. 어떤 곳에는 학창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귀잡고 쪼그려 뛰기, 팔굽혀펴기 등 보통 유럽 사람들은 이해하기 힘든 벌을 주고 있다.
이탈리아는 국민이동제한령을 내리고 위반한 사람에게 최대 3천유로(약 4백만원)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호주는 위반시 최대 벌금 66,725달러(약 5천1백만원)을 부과하고 있다.
유럽 리투아니아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격리조치가 3월 16일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학교는 휴교 중이고 자가격리와 자가체류가 권장되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꼴로 슈퍼마켓에 가는 날에만 밖으로 나간다.
우리 집 아파트 현관문에서 나와서 계단으로 내려가니 출입문에 묶어져 있는 플라스틱병이 하나 보인다. 가까이 가보니이 플라스틱병은 어느 나라에서는 사재기 등으로 아주 구하기 힘든 손소독제다. 아파트 관리회사가 거주자들이 출입시 손을 소독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발생하자 공공건물 출입문을 여는 습관이 달라졌다. 초기에는 장갑을 낀 손으로 손잡이를 잡고 열었다. 하지만 사태가 점점 확산되자 장갑을 낀 손으로도 문을 열지 않는다.
그러면 어떻게 문을 열까?
어색하지만 팔꿈치나 팔을 사용해 손잡이를 잡고 연다. 그런데 손으로 여는 것보다는 훨씬 불편하다.
역시 사업하는 사람은 기발하다.
리투아니아 한 회사가 코로나바이러스 전염 우려로 사람들이 손잡이를 이용하는 것을 꺼려할 것이라 판단해 최근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냈다. 팔로 쉽게 문을 열 수 있도록 하는 보조장치를 고안해냈다. 위기를 기회로 삼는 사람들이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나 생기기 마련임을 다시 한번 확신하게 된다.
기존 손잡이에 끼어넣어서 고정만 시키면 된다.
미국에서 한 실험 결과에 따르면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1시간에 23회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만진다[출처]. 얼굴을 만지는 습관이 감염 위험을 높인다. 특히 이는 겨울철 감기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손잡이를 통해 직원 한 명이 몇 시간 내로 직원 40-60%를 감염시킬 수 있다[출처]. 그러므로 감영증 예방수칙 중 제일 중요한 것이 바로 여러 물체와 접촉이 잦은 손을 비누로 꼼꼼하게 씻는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 계기로 특히 공공건물 출입문을 여는 습관이 달라지고 있다. 불특정 다수가 잡고 문을 여는 손잡이는 그다지 안전해 보이지 않는다. 물론 손잡이를 자주 소독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전염병 대유행시에는 이렇게 출입문에 팔잡이 하나가 추가로 설치되어 있다면 참 좋겠다. 누구는 그저 팔꿈치로 문을 여니 불편하다는 생각만 하지만 다른 누구는 이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제품을 만들어 사업을 하는구나... ㅎㅎㅎ
코로나바이러스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그 위세를 떨치고 있다. 전세계 확진자 수가 이미 백만 명을 넘었고 사망자 수가 6만6천 명에 이른다. 미국은 4월 3일 단 하루만에 새로운 확진자 수가 25,185명이다. 이를 두고 분명히 트럼프는 미국의 코로나 진단검사 속도가 세계 최고라고 자화자찬할 수도 있겠다.
프랑스는 4월 3일 하루 새 확진자 수가 5,233명이고 하루 사망자 수가 이날 세계에서 가장 많은 1,120명이다. 총 확진자가 64,338명이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휴교령에 이어서 전국민 이동제한령까지 내려졌다. 학교가 닫히자 학생들은 온라인으로 수업에 참가하고 있다.
* 코로나19로 치러질지가 불투명한 고등학교졸업시험을 앞두고 있는 요가일래
4월 3일(금요일) 프랑스 교육부 장관은 코로나19 전염병으로 인해 올 여름에 치를 바칼로레아(baccalauréat, 줄임말 bac)가 취소되었다고 발표했다. 이 시험은 고등학교 졸업시험으로 한국의 수학능력시험에 해당된다. 50% 이상의 점수를 받는 모든 학생에게 프랑스 대학 입학자격이 주어진다. 논술과 철학 시험이 필수인 것으로 유명하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에 의해 1808년 처음 시작된 시험으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취소된 적이 없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니고 있는 시험이다. 드골 정부의 실정과 사회 모순이 초래한 1968년 5월 학생과 노동자 저항에도 불구하고 이 시험은 치러졌다.
그렇다면 어떻게 평가할까?
프랑스 교육부 장관은 "바칼로레아 대신 학생들은 1년 동안 시험과 숙제로 얻은 점수를 기반으로 평균 점수를 받을 것이다. 이것이 어려운 현상황에서 취할 수 있는 가장 간소하고 안전하고 공정한 해결책이다. 지금의 봉쇄 기간 동안 얻은 점수는 계산에 넣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출처].
현재 살고 있는 나라 리투아니아 졸업시험은 어떻게 될까?
딸 요가일래가 고등학교 졸업반이어서 걱정이 된다. 이 졸업시험은 대학입학시험에 해당된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아서 계속 휴교 기간이 길어진다면 리투아니아도 프랑스 방침을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리투아니아도 프랑스처럼 할 수 있을 텐데 너 평소 성적 괜찮아?"
"응, 좋아. 걱정하지마."
"아이엘츠(IELTS) 시험 성적을 2월에 받아 놓아서 정말 다행이다."
"그러게."
(요가일래는 지난 1월부터 2개월만 학원을 다닌 후 2월 23일 시험을 치러 아주 만족한 점수를 얻었다.)
한편 요즘 날씨는 점점 따뜻해지고 있다. 숲에는 봄의 전령사 노루귀꽃이 쌓인 낙엽을 뚫고 피어나고 있다. 아래 사진은 지난해 이맘때 숲에서 만난 귀한 분홍색 노루귀꽃이다. 격리조치 초기에는 산책을 권하더니 이제는 모든 사람들에게 자가격리를 권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올해는 자연 속 노루귀꽃을 감상할 수 없게 되었다.
우리 아파트 앞 어린이 놀이터에 있는 개벚나무는 꽃망울을 틔우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그런데 그만 밤새 겨울 내내 오지 않던 눈을 맞는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햇살 내리쬐는 날에는 아이들이 뛰는 노는 소리가 들린다. 그런데 이 또한 코로나19로 들을 수 없게 되었다. 이용금지를 뜻하는 줄이 놀이기구를 감싸고 있다.
아, 빨강색 노란색 줄이 언제 걷힐까?
아이들이 뛰어노는 소리를 하루빨리 아파트 발코니 창문을 통해 듣고 싶다. 거실에서 온라인으로 피아노를 가르치는 아내도 하루빨리 학교로 정상 출근하면 좋겠다. 온라인으로 학교 수업에 참가하는 딸도 하루빨리 학교로 등교해서 집에서 나 홀로 마음껏 음량을 높여 여행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싶다. 아, 그날이여! 하루빨리 오소서...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바이러스는 세계보건기구(WHO)가 3월 12일 코로나19 범유행(팬더믹)을 선언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결국 전개되고 말았다. 중국과 한국의 확진자수의 순위가 각각 1위와 2위로 고정되다시피 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유럽 국가와 미국의 확진수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북유럽 리투아니아는 2월 28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3월 30일 전국 확진자수가 491명이고 사망자는 7명이고 완치자는 1명이다.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는 확진자수가 230명이다. 현재 빌뉴스 인구는 58만명이다. 빌뉴스의 인구밀도는 제곱킬로미터당 1392명이다. 인구대비 확진자수 비율은 0.04%다.
* 이미지 출처 image source: http://delfi.lt
서울은 확진자수가 434명이다. 현재 서울 인구는 970만여명이다. 서울의 인구밀도는 제곱킬로미터당 만6천명이다. 인구대비 확진자수 비율은 0.0045%다.
빌뉴스와 서울의 인구수와 인구밀도 등을 감안해 확진자수 비율을 비교해보면 한국과 서울이 얼마나 코로나19에 대응을 잘하고 있는 지를 쉽게 알 수 있다. 세계가 깜짝 놀라고 한국의 모범적 코로나 대처법을 배우고자 할 수밖에 없다.
리투아니아 정부는 코로나바이러스 전염 확산을 막기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해 3월 16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미 3월 13일부터 모든 교육기관은 임시 휴교다. 식품점 등을 제외한 상점 영업금지, 외출자제, 외출시 마스크 착용, 타인과 2미터 이상 거리 유지, 사회적 거리두기 등이 행해지고 있다.
우리 집은 일주일에 한 번꼴로 슈퍼마켓에 간다. 온라인 주문배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지만 기회가 없다. 주문할 때마다 주문이 폭주해서 더 이상 주문을 받을 수가 없다는 안내문만 뜬다. 식품점도 가족당 한 사람만 가는 것이 좋다.
* 코로나 시국에 물품들은 뜨거운 물로 비닐봉지를 먼저 씻고 말려 냉장고에 넣는다.
우리 집 식구는 현재 세 명이다. 슈퍼마켓에 갈 때 둘이 나가야 한다. 자가격리를 하다시피 하니 차를 끌고 나갈 일이 없으니 자동차 밧데리가 자연 방전이 되어 약해진다. 그래서 한 사람은 슈퍼마켓에 들어가 물품을 사고 한 사람은 시동을 끄지 않은 차에 남아 있어야 한다.
부엌에서 아내와 의견을 나누고 있었다.
"내가 슈퍼마켓에 들어가서 식품을 살까?"라고 내가 물었다.
"아니. 내가 여자니까 물품을 고르면서 위생에 더 주의할 수 있어."
"나도 마스크 착용은 물론이고 1회용 장갑을 끼고 주의할 수 있어."
"나이가 많을수록 더 위험하다고 하니 조금 어린 내가 들어갈게."
"같은 50대잖아. 내가 들어갈게."
"혈액형과도 관련이 있다고 해. A형이 O형보다 더 많이 감염되었다고 해."
"그래?"
"당신 혈액형이 뭐야? 난 O형이야."
"난 A형이야."
"그럼 내가 들어갈게. 당신은 차에 그냥 앉아 있어."
이 대화를 듣고 있던 딸 요가일래가 자기 방에서 부엌으로 들어왔다.
"내가 들어갈게."
"왜?"
"어린이와 젊은이의 감염률이 상당히 낮다고 해. 내가 우리 집에서 제일 어리잖아."
"안 돼. 너는 지금 고등학교 3학년이잖아. 졸업시험도 있잖아. 그냥 집에 있어."
"그러면 아빠가 슈퍼마켓에 들어가지 말고 엄마가 들어가는 것이 좋겠어."
"왜?"
"통계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검염률과 사망률이 더 높다는 기사를 읽었어. 그리고 아빠는 당뇨가 좀 있고 혈액형도 A형이잖아."
이렇게 해서 이날 슈퍼마켓은 아내가 들어가서 식품을 구입하고 나는 차에서 기다렸다. 가족의 배려하는 마음에서 가족애를 진하게 느껴보는 순간이었다. 아래 영상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격리조치 후 빌뉴스 구시가지 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