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얘기'에 해당되는 글 818건

  1. 2011.05.02 마시다 남은 포도주가 어머니날 선물
  2. 2011.05.01 딸기 사이에 마늘을 심는다 2
  3. 2011.04.29 고사리 날로 드시고 응급환자 된 유럽인 장모님 15
  4. 2011.04.13 한국어 문장으로 번역 부탁하는 프랑스 친구
  5. 2011.03.29 술취해 귀가할 때 예행연습 하는 이유
  6. 2011.03.09 꽃 송이 대신 화초를 선물한 여성의 날 1
  7. 2011.02.28 컴퓨터 CPU 온도 80도 어떻게 해결했나 8
  8. 2011.02.28 한복 입은 유럽인이 공수하는 법을 묻기에
  9. 2011.02.09 가족 운동을 위해 아파트에 탁구대를 놓았다 1
  10. 2011.02.03 날씨도 설날을 알아보는 듯 낮 1도, 밤 1도
  11. 2011.02.01 양털로 직접 덧신 만들어보기
  12. 2011.01.24 "저기 DOG 봐라"에 쏟아진 아내의 불만
  13. 2011.01.08 화장실 문 달력 밀어낸 고3의 영어 단어 4
  14. 2011.01.04 해외에서 티스토리 달력을 받다 1
  15. 2010.12.31 삼성캠코더 HMX-T10 사용하면서 느낀 단상
  16. 2010.11.29 잔치 후에 축의금 일부를 되돌려 받다 1
  17. 2010.11.28 아내에게 묻지 않고 사버린 단감 5kg 2
  18. 2010.11.26 친구가 낚일 뻔한 차사고 사기 경험담
  19. 2010.11.19 스타얼라이언스 세계일주 이벤트에 도전해보기
  20. 2010.11.11 자동차 소음으로 지옥과 극락을 경험한 아내
  21. 2010.10.22 <유럽의 중앙, 리투아니아> 책이 곧 나옵니다 9
  22. 2010.10.19 우리 집 용돈벌이의 금맥은 창문 닦기 1
  23. 2010.10.16 꽃을 훔쳐 출산한 아내에게 선물하다
  24. 2010.10.13 해외에서 한일 축구 생중계 볼 수 있는 곳
  25. 2010.09.29 티스토리 초대장 나눠드립니다 (마감) 28
  26. 2010.09.23 삼성 HMX-T10, 손전등 같은 캠코더
  27. 2010.09.16 정말 참기 어려운 아내의 몸짓 2
  28. 2010.09.06 요즘 유행하고 있는 생맥주잔 2
  29. 2010.08.17 폭염 속 가족 나들이는 호수가 최고 3
  30. 2010.08.10 의자 지킴이, 기발하지만 씁쓸하다 1
생활얘기2011. 5. 2. 05:49

"어머니날에 헌정한 초3 딸의 시 한 편"에서 초등학교 3학년생인 작은 딸 요가일래의 어머니날 선물에 대해 썼다. 그렇다면 고등학교 3학년생인 큰 딸 마르티나는 무슨 선물을 했을까?

우선 토요일 이야기를 꺼낸다. 토요일 오후  마르티나는 어디론가 가서 저녁 무렵에 돌아왔다. 

"주말인데 공부 좀 하지!!!"
"오늘 벌써 4시간 공부했어."
"그래도 이제 한 달 후면 가장 중요한 고등학교 졸업시험이 있잖아!"
"공부는 내가 알아서 할 거야! 주말에는 쉬고 싶어."
 
이렇게 대화가 끝났다.
늦은 저녁에 친구로부터 전화를 받은 마르티나는 또 밖으로 나갈 준비를 했다.

"또 어딜 나가니?"
"오늘 자고 올 거야! 친구들 하고 포커치면서 파티하기로 했어."
"졸업시험 성적이 좋지 않아 대학 장학금을 받지 못할 경우 어떻게 우리가 학비를 대줄 마음이 생기겠니?!일단 열심히 하는 것이 좋잖아!"
"공부시간과 시험성적은 반드시 정비례하지 않아!"

지난해 마르티나가 만 18세 성인이 된 후부터 우리 집의 잦은 대화 풍경이다. 미성인일 때는 우리 부부가 어떻게 해서라도 우리 의견을 관철시키고자 했으나, 성인이 된 후부터는 그렇게 할 수가 없다. 지금은 부모을 조언자보다 방해꾼으로 여기는 경우도 더러 있다.

고3인 마르티나가 댄스클럽을 가거나 외박을 해도 그저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단지 "조심해서 다녀와! 데려다 주는 친구가 없으면 택시타고 와!"라고 말할 뿐이다. 그렇게 토요일 밤 마르티나는 집에 있는 포도주 한 병을 들고 외박하러 친구집을 갔다.  

어제 일요일 어머니날이었다. 뜻밖에 마르티나는 오전에 집으로 돌아왔다. 손에는 꽃 송이와 어제 가져간 포도주 병을 들고 들어왔다. 이것을 엄마에게 어머니날 선물을 주었다. 포도주 병을 보면서 우리 식구들은 한 바탕 웃었다. 휴지로 포도주 병을 막았고, 그 안에는 다 마시지 않은 포도주가 남아 있었다. 

"우와, 이 포도주 정말 좋은 선물이다!!!!  남아 있는 것을 보니 어젯밤 아주 건전하게 보냈겠구만!"
 

* 꽃과 마시다 남은 포도주가 어머니날 선물 

남은 포도주를 다시 집으로 가져올 생각을 다 하고, 또한 이것을 어머니날 선물로 줄 생각을 한 마르티나의 재치가 돋보인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1. 5. 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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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뒷밭에 심어놓은 딸기를 먹고 자란 덕분에 지금도 딸기는 아주 좋아하는 과일 중 하나이다.

북동유럽 리투아니아에서도 텃밭에 딸기를 심어놓은 사람들이 많다. 일전에 장모님 텃밭을 다녀왔다. 

돋아나는 딸기잎 사이에 가을에 심어놓은 마늘도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대부분 사람들은 딸기만 심는데, 장모님은 늘 이렇게 딸기 사이에 마늘을 심는다.

이유를 여쭈어보니 첫째는 땅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둘째는 마늘이 병충해로부터 딸기를 어느 정도 보호해준다(농약 대신에 마늘). 


요즘 한국에도 주말농장을 가꾸는 사람들이 많은데 딸기와 마늘을 사잇짓기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 최근글:
 고사리 날로 먹고 응급환자 된 유럽인 장모님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1. 4. 29. 06:41

어제 오후 학교에서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아내는 울상이었다. 다짜고짜로 빨리 고사리 새순의 독성에 대해 인터넷 검색을 해보라고 재촉했다. 

"왜 갑자기 고사리 독성을?"
"조금 전에 친정 엄마가 날 고사리 새순을 먹었어."
"장모님이 어떻게 고사리 새순을 먹었지? 지금 증상은?"
"먹은 지 2시간 후 설사하고 구토증세까지 나타났데."
"얼마나 먹었기에?"
"날 고사리 새순 다섯 줄기 정도 먹었데."

인터넷에서 고사리 새순의 독성을 검색하면서 리투아니아인 아내가 왜 장모님께서 고사리를 드셨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 주말 부활절 휴가로 장모님이 사시는 시골 도시를 방문했다. 두 모녀가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엄마, 한국 사람들은 봄철에 막 올라오는 고사리 새순을 꺾어서 먹어. 빌뉴스에 사는 한국 사람들도 이맘때 숲 속에 가서 고사리 새순을 꺾어. 나도 먹었는데 리투아니아 고사리 새순이 아주 연하고 맛있어."

*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숲 속에서 고사리 새순을 뜯고 있다.

이렇게 아내는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전혀 먹지 않는, 아니 먹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고사리 새순의 식용성에 대해 장모님께 설명했다. 어제 장모님 지역은 화창난 봄날씨였다. 숲에 갈 일이 없었는데, 웬지 숲이 유혹했다. 숲 속 고사리를 보자마자 아내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파릇파릇하게 생기가 넘치는 고사리 새순이 그렇게 아름답게 보였다. 그래서 장모님은 난생 처음으로 고사리 새순을 따왔다.

깨끗이 물에 씻어 고기와 함께 맛있게 점심식사를 했다. 그런데 두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설사와 구토 증상이 나타났다. 순간적으로 장모님은 겁이 덜컥 났고, 아내에게 전화해서 원인이 고사리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인들이 맛있게 먹는 고사리가 왜 이런 증세를 유발했는지 알고싶었다.

인터넷 검색 결과:
고사리는 브라켄 톡신(bracken toxin)이라는 독성 물질이 있다. 고사리를 가축이 먹으면 다양한 질병을 유발한다. 한국 사람들이 먹는 고사리는 물에 끓이고 우려낸 것으로 독소를 염려할 필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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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은 몇해 전 빌뉴스에 뜯은 고사리 새순으로 직접 요리한 장면이다)


아내는 장모님께 고사리 식용성만 말했고, 그 요리법을 알려주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아내는 한국 사람들이 고사리를 즐겨 먹는다는 것은 알지만, 날 고사리가 아니라 반드시 물에 끓인 고사리이어야 한다는 것을 간과했다.

고사리에 독소가 있다는 정보를 얻자 근심은 더욱 깊어졌다. 날 고사리를 먹은 후 응급조치에 대한 정보는 얻지를 못했다. 일단 독소가 있으니 토해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내었다. 이어 장모님은 구토증세도 있고 해서 인위적으로 토해내었다. 상태를 지켜보면서 응급구조를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인을 사위로 둔 것으로 고생하시는 장모님이 더욱 안스러웠다.

건강관리에 평소 민감한 장모님은 불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결국 구급차를 불렀다. 집을 방문한 의료인의 첫 반응은 웃음이었다.

"어떻게 탈이 났나?"
"고사리 새순을 날 것으로 먹었다."
"뭐라고!? ㅎㅎㅎ 고사리를 먹었다는 사람은 금시초문이다. 어떤 독소가 있는지 알 수가 없다. 큰 병원으로 전화해야겠다."


구급차 의료인은 빌뉴스 큰 병원 해독관련 부서로 전화 문의했다.

"여기, 지방도시인데 날 고사리를 먹어서 응급환자가 발생했다. 고사리는 어떤 독소를 가지고 있는지 알려주면 좋겠다."
"뭐라고?! 고사리?! 우리도 금시초문이다. 고사리 독소에 대한 정보가 없다. 알게 되면 연락을 주겠다."

장모님은 더욱 불안해졌다.

"우리도 어떤 해독제 주사를 놓아야 할 지 모르겠다."라고 의료인이 말했다.
"나도 모르니 가장 독한 독버섯 습취 때 사용하는 해독제 주사를 놓아줘."


이렇게 날 고사리를 드신 장모님은 독버섯  해독제 주사를 맞으셨다. 이 말을 들으니 "리투아니아에서는 사위가 장모에게 드리는 가장 좋은 선물이 독버섯 광대버섯이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아, 한국인 사위로 인해 고사리가 광대버섯이 된 셈이네!!!

독버섯 해독제 주사를 놓고 병원으로 돌아간 후 의료인이 나중에 장모님께 전화했다.

"빌뉴스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 내용은 고사리 독소로 사망한 사람이 있다는 정보는 찾지 못했다."

이 소식에 장모님은 다소 안심이 되었다. 한국 사람들이 고사리나물을 즐겨 먹지만 날 고사리가 이렇게 설사와 구토를 유발하는 독소를 지니고 있음을 모두 다 알고 있을까? 어제 장모님께서는 자신의 몸을 상하게 했지만 위 사실을 우리들에게 확실하게 알려주었다. 날 고사리 절대 먹지 말 것!!!!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1. 4. 13. 08:07

지난해부터 한 프랑스인 에스페란티스토가 종종 편지를 보내온다. 내용은 간단한 한국어 문장을 묻는 것이다. 그의 동기는 간단했다. 자기가 참석하는 모임이 있는데 이 모임 회원 중 한 사람이 한국인이다. 그는 이 사람을 놀라게 해줄 생각으로 한국어 문장을 몰래(?) 배우고 싶다고 했다.

 * 한글로 쓴 자신의 이름을 받고 기뻐하는 리투아니아 여대생들

그렇게 해서 에스페란토를 매개어로 해서 그에게 몇 차례 한국어 문장을 가르쳐 주었다. 이 덕분에 그는 그 한국인과 더욱 가깝게 지낼 수 있게 되었다고 좋아했다. 물론 이들은 프랑스어로 문제없이 대화할 수 있지만 이러한 그의 작은 노력이 상대방의 모국어에 관심과 존경을 조금이나마 표현하는 것이다.

얼마 전 그는 "당신은 어디로?"라는 번역 프로젝트 문장을 부탁했다. 간단하지만 여러 언어로 번역해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취지였다.  

- Kien vi?
- 당신은 어디로?    dangŝinun odiro

- Ĉu vi estas koreano ?   (mi preferus: ĉu vi estas koreo?")
- 당신은 한국인이세요?   dangŝinon hangukinisejo

- Ĉu vi parolas la korean? 
- 당신은 한국말을 해요?  dangŝinon hangukmalul hejo

- Kien vi deziras iri?
- 당신은 어디로 가고 싶어요?  dangŝinon odiro gago ŝipojo 

- Ĉu mi povas helpi al vi ?
- 제가 당신을 도와줄까요?  ĝega dangŝinul doŭaĝulkajo

- Mi povas helpi al vi.
- 제가 당신을 도울 수 있어요. ĝega dangŝinul doul su itsojo

- Antaudankon por via helpo.
- 당신 도움에 먼저 감사해요. dangŝin doume monĝo gamsahejo


여러 가지 바쁘다는 것을 빌미로 삼아 편지 답변을 늦추는 경우도 있지만, 그의 한국어 문장 부탁 편지에는 즉각 답을 해준다. "우와, 답이 빨라 놀랐어."라는 말을 들을 때 느끼는 기쁨은 그가 한국어 문장을 익히는 기쁨에 견줄만 할 것 같다.   

 
위 동영상은 자석출판에 한글로 자신의 이름을 짜맞춰보는 리투아니아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비록 이렇게 조금 조금이지만 한글이 세계에 널리 퍼져나가길 기대해본다.  

* 최근글: 한국인임을 부끄럽게 만든 빌뉴스 한류 학생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1. 3. 29. 07:38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대체로 가정이 최우선이다. 주변 리투아니아 사람들 중 일을 마치고 동료들과 늦게까지 술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을 본 적이 없다.  

우리 집의 경우 대개 술마시는 모임에는 부부가 함께 간다. 대리운전제도가 없으니 차를 가지고 갈 경우엔 한 사람은 마시고 다른 사람은 마시지 못한다. 두 사람이 마시기로 작정할 때에는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한다. 이런 날은 일년에 한 두 번 있을까 말까 한다.

어쩌다가 혼자 많이 술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오면 대개 아내는 냉담과 침묵이다. 이럴 땐 소리 없이 일하는 방으로 가서 자는 것이 상책이다.  

최근 폴란드에서 만든 술꾼 관련 동영상이 화제이다. 이 사람은 집 현관문을 열기 전에 "하나 둘 셋... 하나 둘 셋... 굴린다."라고 하면서 예행연습을 한다. 왜 일까?


* 최근글: 동유럽 각국 기상 캐스터는 어떤 모습일까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1. 3. 9.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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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8일은 여성의 날이다.  리투아니아에서는 표면적으로 남성이 여성들에게 꽃을 선물하는 날이다. 사실 이 날의 탄생은 여성의 인권 등 정치적 문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세계 여성의 날의 시작 (출처: 위키백과)
자본주의 체제는 여성들에게 남성보다 가혹한 조건을 요구했고, 여성 노동자들의 불만이 1857년 미국의 뉴욕 시에서 처음으로 폭발한다. 이때 방직, 직물 공장에서 일하던 많은 여성 노동자들이 열악한 노동 환경과 저임금에 항의하는 시위를 일으켰고 이는 곧 경찰에게 공격받고 해산되었다. 2년이 지난 1859년 3월, 이 여성들이 최초로 그들의 노동 조합을 결성하게 된다. 이후 1908년 2월 28일 미국에서 여성들의 또 한번의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이때 15,000명이나 되는 여성 노동자들이 근무 시간 단축, 임금 향상, 투표권 등을 요구하며 뉴욕 시로 행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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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란드 누리꾼의 3월 달력. 여성의 요구 사항이 많아서인지 화살표가 8을 덥고 있다. "건너띄기" (source)

여성의 날 전야에 아내가 익일이 여성의 날임을 상기시키자 "꽃을 사면 금방 시더니, 사야 할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를 못해."라고 응했다. 만약의 경우에 꽃을 선물하지 못해도 화내지 말 것을 부탁하는 나의 암시였다.

이 날 아침 딸아이를 학교에 등교시켰다. 가는 길에 빌뉴스에서 가장 큰 꽃시장이 있다. 도로 양 옆에는 많은 차들이 비상 깜박이를 켜놓고 서있었다. 이 날이 꽃 선물하는 날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딸아이를 학교까지 데려다 주고 돌아오는 길에 꽃을 살까 말까 잠시 망설였다.

여기저기 튤립 꽃 송이를 한 다발씩 들고 가는 남자들이 눈에 들어왔다. 꽃 사는 데 낭비했다고 아내가 뭐라고 하지 않을까...... 하지만 오늘은 예외이겠지......

발걸음으로 꽃집으로 향했다. 꽃 송이를 살까, 화초를 살까 잠시 고민을 했다. 며칠 후면 버려야 할 꽃 송이보다는 화초를 사는 것이 좋겠다고 마음 먹었다. 우리 집 여성이 셋이니 세 그루를 사되 꽃 색깔이 각각 다른 것을 샀다. 각자의 방에 화초를 놓았다. 학교에서 돌아온 여성 식구들로부터 감사의 뽀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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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의 날 선물로 구입한 화초

"오늘은 여성의 날이니 남성이 커피 타고, 점심 하고, 그릇 씻고......" 아내는 주문사항을 읊기 시작했다.

"당신, 오늘 왜 남자가 꽃을 선물하는 지 알아?"
"당연한 것을 왜 물어?"
"바로 그런 주문사항을 하지 않으려고 꽃을 선물하는 거야."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1. 2. 28. 18:37

컴퓨터를 사용하다보면 겪는 일 중 하나가 CPU 온도가 비정상적인 경우이다. 특히 여름철에는 고열로 인해 하드 본체 뚜껑을 열러놓고 때론 선풍기를 돌리면서 겨우 버티고 있다. 그런데 여름철도 아닌 최근에 컴퓨터 CPU 온도가 81-84도로 상승했다. 

일시적인 일이라 생각하고 CPU 온도를 알려주는 프로그램을 종료시켰다. CPU 과열을 알리는 신호음이 계속 나와서 작업을 방해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며칠 간 이 현상이 지속되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CPU 냉각기 확인이다. 제대로 장착이 되어 있고, 또한 일전에 청소를 해놓았어 먼지도 꺼의 끼지 않았다. 그래도 먼지제거 흉내를 내었다. 온도는 떨어지지 않았다. 하루는 밤에 잘 때 난방이 들어오지 않는 발코니에 컴퓨터 본체를 내놓았다.

다음날 아침 차가운 본체를 켜보니 CPU 온도는 50-60도였다. 그런데 한 시간 후 80도로 상승했다. 컴퓨터 수리 센터로 가져갈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인터넷 정보의 힘을 활용해 스스로 해결해보자고 마음먹었다.

혹시 바이러스가 원인이 아닐까해서 바이러스 검사를 해보았다. Trojan 바이러스 하나가 발견되었다. 치료를 한 후에도 온도는 떨어질 줄 몰랐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선경험자의 글을 읽었다.

Naturis 블로그의 "CPU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을 때 대처하는 법" 글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 글에서 CPU 사용 점유율 확인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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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PU 고열 문제를 해결한 후 과연 알패스(ALPass)가 원인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알패스를 다시 실행시켰다. 60도 내외의 온도가 즉각 80도 내외로 상승했고, CPU 사용률은 60% 내외로 뛰어올랐다.

작업관리자로 들어가서 CPU 사용률을 확인해보니 60-70%였다. 많이 차지하고 있는 Skype 프로그램을 종료시켰다. CPU 사용률은 변하지 않았지만, 여기에 문제가 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비정상적인 프로그램이 돌아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제 이 프로그램을 찾아내는 것이었다.

"CPU 사용률 50%"로 검색해보았다. 이렇게 해서 접한 글이 "컴퓨터가 느려 터질 때 - svchost.exe CPU 사용률이 50%"http://jwmx.tistory.com/1887 이다. 이 글을 읽고 "작업관리자 프로세스"의 내용을 분석해보았다.

CPU 50%를 차지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드디어 찾아냈다. 바로 알패스였다. 알패스 프로그램을 종료시켰더니 CPU 온도가 즉시 60도 이하로 떨어졌고, CPU 사용률은 60%에서 5-20%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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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패스 실행을 종료시키자 CPU 온도는 60도 내외로 돌아왔고, CPU 사용률은 10% 내외로 뚝 떨어졌다.

그 동안 CPU 온도가 올라갔을 때는 주로 먼지 제거에만 신경썼는데 이번 일로 계기로 작업관리에서 프로세스에서 CPU 사용률 점검을 통해 온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 이런 정보를 알려준 위 블로그님들에게 감사한다. 더불어 아주 편리한 기능을 제공하는 알패스(3.09버전)가 왜 내 CPU 사용률을 높게 점유하고 있는지가 이제 해결과제로 남아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1. 2. 28. 08:06

지난 24일 리투아니아 제2의 도시 카우나스에 한국 관련 기업 개소식이 열렸다(관련글: LED 조명등 유럽 공략 거점으로 등장). 이날 비타우타스 대학교의 한류클럽 회원들이 한복을 차려입고 축하객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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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복을 입고 축하객을 맞이하는 리투아니아 여대생들

이들 중 한 회원이 한국인은 모두 알겠지하는 추측으로 갑자기 나에게 물었다.
"한복을 입은 사람은 두 손을 어떻게 공손하게 놓는냐?"
"으억~~~"

정말 금시초문의 질문이었다. 그 동안 아무런 의문없이 왼손을 위로 했는데 이렇게 비한국인으로부터 질문을 받게되니 부끄럽기도 하고 그 답이 몹시 궁금했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왼손을 오른손 위에 놓는다. 하지만 정확하게는 모른다. 알아서 알려줄게."

주위 한국 사람들에게 물으니 정확한 답이 나오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와 인터넷에서 공수(拱手)하는 방법을 찾아보았다. 여러 글들 중 비교적 잘 설명된 곳이 아래 사이트이다.
                                   http://samkimci.com.ne.kr/life/2/2.htm

이 사이트의 설명에 의하면 공수법은 평상시와 흉사시가 구별되고, 또한 남녀에 따라 달라진다. 평상시 남자는 왼손이 위로 가고, 여자는 오른손이 위로 가게 공수한다. 흉사시(사람이 죽은 때부터 약 100일 동안)는 그 반대이다. 남녀 차이는 양과 음의 이치를 자세에도 표현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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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타우타스 대학교 한국어 수강생들과 서진석 교수(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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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흉사시 여자가 공수하는 손 모습(왼손이 위로) / 남자는 오른손이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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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상시 여자가 공수하는 손 모습 (오른손이 위로) / 남자는 왼손이 위로

이날 리투아니아 여대생의 전혀 예기치 않은 질문 덕분에 두 손을 공손히 놓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

* 최근글: LED 조명등 유럽 공략 거점으로 등장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1. 2. 9. 08:15

지난해 연말부터 아내는 탁구대에 관심이 많았다. 겨울철이나 밖으로 나갈 기회도 많지 않았다. 또한 지난해 9월부터 탁구를 과외로 배우던 초등학교 3학년 딸아이가 겨울철이라 과외를 중단시켰다. 오후 5시인데 낮이 짧아 벌써 어두운 시간이기 때문이었다(관련글: 네모난 한국 탁구 라켓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딸아이).

하지만 우리 집이 아파트이고, 또한 얼마나 실익이 있을까를 곰곰히 따져보더니 탁구대를 사고자 하는 마음이 한 동안 가라앉았다. 그러다가 일전에 단독주택에 살고 있는 친구의 초대를 받아 그 집에서 사우나를 했다.

"가족의 운동을 위해 우리 집에 탁구대를 구입하려고 했는데......"라고 아내가 말을 꺼냈다.
"좋지. 특히 눈운동에도 아주 좋아."라고 친구가 답했다.
"맞아. 빠르게 움직이는 작은 탁구공을 보기 위해 눈이 좌우 상하로 엄청 움직이겠다."

눈운동에 좋다는 말이 아내의 시들어진 탁구대 구입욕을 다시 충전시켰다(관련글: 시력저하로 벌 받고 있은 딸아이의 변화). 최근 여러 군데의 스포츠용품 판매장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탁구대에 관한 정보를 많이 읽었다. 최종적으로 인터넷으로 주문했다.

월요일 오전 온 가족이 기다리던 탁구대가 집으로 배송되었다. 아파트 주차장까지만 배송해주고 나머지는 우리가 알아서 해야 했다. 사전에 알려주었다면 친구나 친척이라도 불렸을 텐데 말이다. 배송 운전사와 둘이서 80kg 탁구대를 낑낑대면서 3층으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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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두 시간이면 충분히 된다고 한 조립, 무려 9시간이나 걸렸다.

배송 운전사는 한 두 시간이면 쉽게 조립을 할 수 있다고 말하고 갔다. 조립안내서를 꼼꼼히 읽으면서 혼자서 조립을 해보았다. 오전 10시부터 시작해 오후 7시에 조립을 마칠 수 있었다. 무려 9시간이나 걸렸다. 오후 4시부터 친구가 와서 도와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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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동안 빈 공간으로 남아있던 책상 의자 뒤에 이젠 탁구대가 놓여있다.
 

"탁구공의 핑퐁 소리에 이웃들이 가만 있을까?"라고 아내에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아랫층의 개소리, 윗층의 음악소리에 우리도 가만히 있잖아."라고 아내가 답했다.
"그래도 한번 물어보는 것이 어떨까?"
"먼저 이웃들이 말하기 전에 굳이 말할 필요가 없어. 쿵쾅거리지 않고, 늦은 저녁에만 치지 않으면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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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들은 탁구를 잘 한다는 소리를 듣고 탁구를 과외로 배우게 된 요가일래
 

다행히 우리 아파트는 아주 깊은 밤 시간을 제외하고는 층간 소음이 민감하게 들리지 않는다. 어제 화요일 온 가족이 많은 시간을 탁구대에서 보냈다. 이 탁구대 덕분에 가족이 함께 하는 시간이 더 많아지고 땀도 더 많이 흘릴 수 있게 되었다. 특히 탁구를 좋아하는 요가일래가 제일 신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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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1. 2. 3. 15:42

아침 7시마다 어김없이 자명종 소리가 울린다.

"친구야, 일어나야지!"라고 쿨쿨 자고 있는 딸아이를 깨운다.
"응~~, 알았어"라고 기분 좋은 목소리가 답한다.

"까치 까치 설날에"라고 부르는데 이어지는 가사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아빠, 까치가 뭐야?"
"새지."
"어떤 새?"
"까마귀처럼 생겼는데 배가 하얀색이야."

"아빠, 노래 다 불러봐!"
"가사가 생각이 안 난다. 네가 학교 갔다오면 유튜브에 찾아보자."

음력으로 설날인 오늘따라 기분 씩씩한 딸아이를 학교까지 데려다 주고
어느 때와 마찬가지로 우체함에서 신문을 꺼내왔다.
첫면을 먼저 보고 뒷면을 보았다. 뒷면에는 오늘 날씨 기사가 있다.

북동유럽 리투아니아 전역의 현재 낮 온도가 1도(빌뉴스만 -1)이고, 밤 온도 1도이다.
이렇게 낮과 밤의 온도가 같은 날은 정말 보기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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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면출처 / source :
http://www.lrytas.lt/orai/

위 그래픽에서 보듯이 숫자 1 두 개가 나란히 써여져 있다.
마치 날씨도 음력 1월 1일 설날을 알아보는 것 같아서 신기하다.
기분 좋은 새해 첫 출발로 여겨진다. 모든 사람들에게 행복하고 건강한 한 해를 기원한다.

* 최근글: 메이크업으로 안젤리나 졸리로 변신하기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1. 2. 1. 06:35

지난 토요일 모처럼 리투아니아인 친구가 전화를 해왔다.
"일요일 시간 되면 우리 집에 와!"
"뭐 좋은 일 있어?"
"양털로 덧신도 만들고, 사우나도 하고......"
"양털로 어떻게 덧신을 직접 만들어?"
"오면 가르쳐줄 테니까 와!"

리투아니아에서는 겨울철 실내온도가 20도이더라도 덧신이나 실내화를 신어야 견딜 수 있다. 벽에 붙여 있는 라디에이터 주위는 따뜻하지만 바닥은 차다. 우리 집 식구들은 보통 양말 두 개에 덧신이나 실내화를 신는다.

모처럼 사우나에 양털 덧신까지 만든다고 하니 우리 부부는 만사를 제쳐놓고 가기로 했다. 가기 전에 김밥을 만들어 갔다. 우리의 김밥과 또 다른 손님에 직접 만들어온 케익 등을 함께 먹으면서 담소를 나눴다.  이어 여러 색으로 염색된 양털로 덧신을 만드는 작업을 했다. 일련의 과정을 사진과 함께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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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색된 양털 1kg 가격은 약 한국돈으로 2만 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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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용 비누를 물에 이긴다. 이 비눗물은 양털을 견고하게 서로 접착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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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덧신 크기 비닐 모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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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털을 여러 겹으로 모형보다 더 크게 해 평평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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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에는 이전보다 좀 더 작게 여러 겹으로 평평하게 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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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눗물로 골고루 적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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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시는 일을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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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면에도 똑같이 비눗물로 적시는 작업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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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닐 속에 넣어 비눗물 빼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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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복해서 비눗물과 물로 짓이겨 덧신 모양을 만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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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아내와 친구가 직접 만들어본 양털 덧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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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털로 직접 만들은 덧신과 사우나 모자을 하고 한 컷


이렇게 3시간을 노력한 끝에 양털 덧신 한 벌이 만들어졌다. 힘들었지만, 시장에서 구입하는 것보다는 훨씬 가치가 있다고 모두가 공감했다. 아내는 왈:
"당신이 내 말 잘 들으면 다음에 당신 것 한 벌 만들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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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1. 1. 24. 07:48

지난 금요일 장모님이 계시는 시골 도시를 향해 가족과 함께 차를 타고 집을 나섰다. 시내 중심가를 빠져나가면서 옆 차선에 지나가는 차가 보였다. 그 차의 번호판에 써여진 "DOG"라는 글자가 눈에 확 들어왔다. 그 순간 초등학교 3학년 딸아이 요가일래와 함께 지나가는 차번호판을 보면서 단어놀이를 하던 때가 떠올랐다.

"저기 DOG 봐라!"
"어디?"

식구들은 개를 찾으랴고 두러번거렸다.

"도대체 개가 어디 있어?"라면서 옆에 앉은 아내는 잠시 후 불만 섞인 말투로 물었다.

"더 찾아봐."
"아빠, 말해!"
"저기 앞에 가는 자동차 번호판을 봐."

전혀 엉뚱한 답에 아내는 평소의 불만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봐라. 아빠는 항상 이래.
말을 하는 데 전혀 종잡을 수가 없어.
단 한 마디에 숨어있는 뜻을 파악하기가 너무 힘들어.
아빠는 우리 모두가 고성능 컴퓨터라고 생각해.
무슨 말이든지 딱 한 마디 하면 우리가 재빠르게 뇌를 회전해 그 뜻을 알기를 바래.
DOG가 차번호판에 있을 것이라고 이 순간에 누가 생각이라도 하겠어?

DOG 말에
첫째 도로에 으슬렁거리는 개를 찾는다.
둘째 자동차 안에 타고 있는 개를 찾는다.
셋째 자동차 외관에 그려져 있는 개를 찾는다.
그런데 아빠는 차번호판을 생각하고 있어.
어느 정도 상대방과 비슷한 상황을 생각하면서 이야기를 해야지
전혀 다른 상황을 혼자 생각하면서 알아맞히라고 하니 힘들지.
아빠가 나이 먹어갈수록 의사소통이 점점 불확실해져가고 있어......"

DOG 말을 꺼낸 것이 후회스러웠다. 아, 늙어가고 있네(아빠, 늙었다고 생각하지 마).....

"절대로 차 안에서는 서로에게 불평 불만하지 말자. 방이 많은 집이라면 얼른 저 방으로 갈 수 있지만, 좁은 차 안에서는 어디 피할 곳도 없다."라고 큰 딸 마르티나가 개입하자 아내는 잠잠해졌다.      

참고로 리투아니아 자동차 번호판은 앞부분이 철자 3개, 뒷부분이 숫자 3개로 이루어져 있다. 간혹 보는 사람의 언어 지식 여부에 따라 앞부분 철자 3개의 조합이 재미있어 관심을 끌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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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OA를 보니 BoA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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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U를 보니 대우(DAEWOO)가 떠오른다.


  나이가 드니 부부 말싸움이 늘어난 이유
  공부 못한다고 놀림 받은 딸에게 아빠 조언
  아빠가 한국인이라서 안 좋은 점은
  다문화 가정의 2세 언어교육은 이렇게
  아빠와 딸 사이 비밀어 된 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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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1. 1. 8. 06:51

어제 낮 동안 내내 눈이 내렸다. 저녁 무렵에야 눈이 그치고 날씨가 포근해졌다. 하루 종일 집에 있던 아내가 시내 산책겸 가게 둘러보기를 제안했다. 그렇게 해서 아내와 함께 둘이서 혹시나 딸아이에게 사줄 옷이나 신발이 있을까하고 빌뉴스 중심가 상점을 둘러보았다. 늘 그렇듯이 이날도 마땅한 것을 찾지 못했다.

집에는 고3인 큰 딸과 작은 딸이 있었다. 현관문을 들어와 침실로 들어가려고 하는 데 티스토리 달력이 붙여져 있었다. 이 달력은 지금껏 화장실 안쪽 문에 붙여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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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한국에서 티스토리 책상달력과 12달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달력을 각각 받았다. 책상달력은 그 용도처럼 책상 위에 놓았다. 다른 달력을 어디에 붙일까 고민하다 화장실 문 안쪽에 붙였다. 볼 일을 보면서 멍하니 문만 쳐다보는 것보다는 달력을 바라보면서 일년을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왜 이 달력이 침실 문에 있지?"
"언니가 했어."
"왜?"
"화장실에 가봐."

화장실 문에는 내가 붙인 달력 대신 영어 단어들이 나열된 종이 네 장이 붙여져 있었다. 딸이 화장실에서 있으면서 영어 단어 공부를 할 생각으로 붙여 놓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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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에 붙여 놓으면 아주 잠깐이라 별 효과가 없어."
라고 딸은 화장실에 붙여 놓아야 할 이유를 설명했다. 그렇다면 기꺼이 고3 딸에게 내가 양보해야지......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1. 1. 4. 06:33

지난해 11월경 열린 티스토리 달력 사진 공모전에 응모했다. 특별한 재주가 없어 12개 사진 선정을 목표로 하지 않았지만 달력은 은근히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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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체국 택배로 날라온 티스토리 달력

해외에 살면서 한국 달력 구하기가 그렇게 쉽지는 않다. 양력 달력에 음력에 표기된 달력은 현지에서 아예 구할 수가 없다. 2010년 12월 30일에 우체국 택배(EMS)로 한국에서 보낸 달력이 1월 3일 오후 리투아니아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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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티스토리 달력

이 티스토리 달력은 책상에 위에 올려놓기에 안성맞춤이다. 나는 이 달력을 주로 중요한 일정을 기록하는 데 사용한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훨씬 일찍 달력을 받았다. 지난해 달력에다 큼직하게 요일 변경을 해서 사용하고 있던 차에 받게 되어서 더욱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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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이 2010년 티스토리 달력이고, 오른쪽이 2011년 티스토리 달력이다.

올해도 이 티스토리 달력은 내 책상에 위에서 나의 1년 생활의 중요한 기록장이 될 것이다. 물론 내년에도 티스토리 달력을 받기 위해 노력할 것임은 말할 필요가 없다.

* 최근글: 43개 언어로 듣는 새해 인삿말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0. 12. 31. 19:32

지난 9월 하순부터 삼성캠코더 HMX-T10 기종 이미지로거로 활동을 해왔다. HMX-T10 캠코더는 지난 8월 새로 출시된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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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의 손바닥보다 작은 HMX-T10 캠코더

이 제품은 노이즈 억제력을 높였고, 최대 광학 10배 줌을 지원한다. 영상은 1920×1080픽셀 해상도 초당 60프레임 촬영을 지원한다. 사진은 최대 470만 해상도로 촬영이 가능하다. 전원, 녹화, 모드, 줌 등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컨트롤은 LCD 터치로 이루어진다. 광학식 손떨림 방지(OIS)가 내장되어 있다.

우리 집에는 방송용 촬영을 위한 캠코더가 두 대가 있다. 큰 것은 HD와 SD 겸용이고, 작은 것은 SD용이다. 하지만 아주 작은 소형 캠코더의 필요성을 늘 느끼고 있었는데 바로 이 HMX-T10 캠코더를 만나게 되었다.

먼저 크기가 마음에 든다. T10 캠코더는 아내의 손바닥보다 더 작고, 명함보다는 조금 더 크다. 마치 손전등 같다. 아내의 손가방에도, 내 바지 주머니에도 쉽에 들어간다. 휴대하기가 참으로 편리하다.
 
카메라 기능이 내장되어 있어서 좋다. 특히 캠코더 촬용 중에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캠코더와 카메라를 같이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사진 화질도 썩 마음에 들었다. 아래 사진은 이 캠코더의 카메라 기능으로 찍은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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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MX-T10 캠코더로 찍은 우리 집 난초꽃

또한 HD와 SD를 선택해서 찍을 수 있는 점도 좋다. LCD 터치로 손쉽게 메뉴를 설정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아주 편하다.

단지 사용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카메라 기능을 사용할 때 반응속도가 느리다는 것이다. 특히 동적인 장면을 찍을 때는 원하는 컷을 쉽게 찍을 수가 없다. 물론 주된 기능이 캠코더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또 다른 아쉬운 점은 HD 촬영본을 편집하는 데 내 컴퓨터가 너무 버벅거린다는 점이다.

아쉬운 점에도 불구하고 HMX-T10 캠코더는 휴대성과 우수한 화질로 우리 집 캠코대 3대 중 가장 많이 사용하는 캠코더로 자리잡고 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0. 11. 29. 09:26

북동유럽 리투아니아 겨울밤은 길고 길다. 오후 4시면 벌써 어두워진다. 깊은 밤이 된 것 같은데 시계를 보면 이제 저녁 7시이다. 이런 밤에 우리 집 식구들이 흔히 하는 말이 있다.

"심심하네. 뭐 재미난 것이 없나?"

이렇게 겨울철이 되면 지척의 거리에 친척이 다 모여 살고 있는 고향 도시를 아내는 그리워한다. 또한 잔칫자리가 은근히 기다려지기도 한다.

얼마 전부터 우리 집의 화제는 12월 첫 토요일에 있을 아내의 외삼촌 환갑잔치이다. 무슨 선물을 할까 고민하다가 물건을 사기보다는 축의금으로 하는 것이 더 좋겠다고 결론지었다. 더욱이 레스토랑을 빌려서 잔치를 하기로 했으나 축의금이 더 유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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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가 조카에게 결혼선물을 편지봉투 속에 넣어 건네주고 있다.

물론 능력껏 성의껏 액수를 정하겠지만, 아내는 지방의 작은 도시에 살고 계시는 장모님의 의견을 구했다. 장모님은 보통 잔치에서 대접받는 음식값을 예상하고 그 예상액보다 조금 더 넉넉하게 정한다고 답했다. 그리고 축의금에 얽힌 재미난 일화를 소개했다.

언젠가 장모님은 잘 아는 이웃집 할머님의 팔순잔치에 초대받아 가서 축의금을 전했다. 다음날 잔치를 치룬 할머님이 장모님을 직접 찾아오셨다.

"바쁠실 텐데 어쩐 일로 오셨나요?"
"축의금이 너무 많아서 돌려주려고."
"아니 세상에 축의금이 많다고 돌려주다니!!!"

장모님은 극구 만류했으나, 그 할머님은 축의금 일부가 담긴 봉투를 기어코 돌려주고 가셨다. 축의금 일부를 돌려주고 돌려받았다라는 이야기는 금시초문이다.

"우리도 잔치 후 수지결산해서 돈이 남으면 참가자들에게 돌려주면 어떨까?"라고 아내에게 물었다.
"모두가 축의금으로 선물하면 가능할 수도 있지. 물건으로 선물하는 사람도 있으니 형평을 맞추기가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닐 것 같은데."라고 답했다.

한편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축의금 봉투에 이름을 쓰지 않는다. 또한 축의금 명부를 따로 만들지 않는다.

"그렇게 하려면 일일이 받는 축의금 봉투에 누가 주었다가 표식을 할 필요가 있다."라고 아내가 덧붙였다.

받은 축의금이 너무 많다고 일부를 돌려준 팔순 할머님의 무욕심은 참으로 신선하게 다가왔다.

* 최근글: 세계에서 가장 옷 유행을 쫓는 도시는?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0. 11. 28.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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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살면서 이맘 때가 되면 제일 생각나는 과일이 있다. 사과나 배는 한국 것과 비교하면 맛은 덜하지만  리투아니아 것도 그런대로 먹을 만하다. 특히 북동지방 비르제이(Biržai)에서 나는 사과는 그 맛이 후지 사과와 비슷하다.

하지만 제일 먹고 싶은 단감은 리투아니아에 자라지 않는다. 모두 수입한다. 그래서 가격이 비싸다. 보통 10월에 단감 1kg 가격은 16리타스(약 7천원)이다. 먹고 싶어도 사과에 비해 워낙 값이 비싸서 엄두가 나지 않는다. 아내는 "먹고 싶은 마음을 없애고 신토불이 사과를 지금 많이 먹으라. 나중에 값이 내려가면 왕창 사자."라고 말한다.

그 '나중에'가 드디어 왔다. 어제 신문과 함께 슈퍼마켓 이키(iki) 홍보지가 눈길을 끌었다. 이번주 내내 단감 1kg 가격이 3.99리타스(약 4천4백원)이다라는 광고가 제일 눈에 띄었다. 아내도 반대하지 않았다.

영하 8도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혼자 규모가 작은 이키 슈퍼마켓으로 갔다. 없으면 어쩌나 걱정을 하면서 과일진열장으로 향했다. 보기에도 정말 좋았다. "우와, 이런 상품의 단감이 겨우 3.99리타스!!!"라고 놀라면서 주섬주섬 봉지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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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오기를 참 잘했다고 생각했다. 이런 경우 아내는 십중팔구로 "아무리 싸다고 많이 사면 보관하기 힘들어."라고 제지한다. 무게는 신경쓰지 않고 세 봉지에 단감을 가득 담았다.

집으로 가져온 계산서를 보더니 아내는 "당신 5kg이나 샀어?"라고 물었다.
"아니, 그냥 세 봉지만 샀어. ㅎㅎㅎㅎ"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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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감 5kg을 아주 싼 가격인 20리타스(약 8천8백원)을 주고 사서 그런지 아내는 더 이상 따지지 않았다. 단감을 깎아서 식구들에게 나눠주니 모두 잘 먹었다. 대폭적인 단감 가격 하락을 기다린 보람을 느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0. 11. 26. 09:25

부산에 사는 에스페란토 친구가 겪은 일을 한국에스페란토협회 게시판에 올렸다. 이런 일은 널리 알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친구의 허락을 얻어 아래 소개한다.

한 달 전이었다. 고향 남해에 갈려고, 일요일 아침 날이 밝아오기 시작할 때, 집을 나섰다. 같이 가기로 한 형수 내외분 집으로 가는데, 골목길에서 왠 아주머니가 보따리를 들고 한쪽으로 비켜 서 있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내 차가 지나가자 갑자기 차 뒤쪽에서 쿵 하는 소리가 났다. 골목길이라 천천히 가던 차를 세우고 내려 뒤로 가 보았더니, 그 아주머니가 주저앉아 있었다.

나 : "괜찮습니까?"
아주머니 : "아이쿠, 놀래라... 나는 괜찮은디, 하두 놀래서 심정이 멎을 것 같네.
................등이나 좀 두드려 주시오."

나 : (안 두드려 주면, 그 아줌마 화나게 할까봐, 정성스럽게 등을 두드려 주며,) "어디 다친데
.................있으면, 병원에 가시지요?"
아주머니 : "놀랬지만, 괜찮아요. 그런데 이 보자기에 있는 도자기가 안 깨어졌는지 모르겠네."
................라며 주섬주섬 보자기를 풀었다. 그런데 잘 싸둔 도자기가 금이 쫙 가 있었다.

아주머니 : "이런, 큰 일 났네. 이거, 돈 만원 받고, 해운대까지 갔다달라는 심부름을 가는
................길인디, 우짜지요?"
나 : "도자기, 얼마하는데예?"
아주머니 : "모르지요, 심부름이라, 이거 유명한 도공의 작품이라 그러던데..."

마침 그 때, 형과 형수가 자기 집에서 나왔다.형님 : "무슨 일인데?"

나 : "차 뒤쪽에 부딪쳐, 도자기가 깨어졌다네요."
아주머니 : "어디, 가시나 본데, 그냥 명함이나 하나 주시면 제가 나중에 연락드릴께요."
................라며 보자기를 다시 정성스레(?) 쌌다.

나 : 명함을 건네며, "그럼 나중에 전화 주세요."

그날 아침 남해 가는 길에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나 : ...그 도자기 수백만원 하면 우짜지...?
.
.
.
그런데 차와 부딪힐 때는 경황이 없어, 잘 몰랐지만,
곰곰이 다시 생각해 보니 앞뒤가 맞지 않는 상황이 여러 가지였다.

나 : "새벽부터, 왠 심부름이람?, 금이 간 도자기를 왜 다시 정성껏 싸지?, 형님네가 오니, 왜
................그렇게 서둘러, 그 자리를 떠났지?"

그래서 남해에 도착할 때쯤, 9시가 넘어 차 보험회사를 전화를 걸어, 도자기 깨진 것도 차 보험처리가 가능한지 문의하였다. 보험회사에서는 보험처리가 되니까, 연락오거든 보험 처리해 준다고 하라고 했다. 10시 쯤, 그 아주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주머니 : "여보세요. 아침부터 놀래가지고, 집에 가서, 청심환 먹고 지금 누워있어요."

(((그런데, 공중전화라 통화요금 올라가는 소리가 난다.(?)...)))

아주머니 : "도자기 주인에게 아직 말도 못했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나 : "아,.... 네, 가격이 얼마나 하지요?"

아주머니 : "이거, 한 쌍 세트로 34만원이기 때문에 하나는 17만원 해요."

(((아까는 가격을 모른다 그러더만...)))

나 : "그래요?, 그럼 차 보험으로 처리해 드릴게요."

아주머니 : "아니, 이거 얼마한다고 보험처리해요?, 겨우 17만원 하는 거, 도자기 주인에게
................보험처리하여 드린다면 좋아하겠어요? 제 입장도 생각 좀 해 주셔야지. 저도
................조심하지 못한 잘못한 것도 있고 하니 그냥 10만원만 보내소."
나 : "이런 일을 대비해서 보험 드는 건데요. 10만원이라도 보험으로 처리할게요."

(((아주머니 갑자기 목소리가 거칠어진다.)))

아주머니 : "아니, 10만원 고깟짓 것 갖고, 보험처리해요. 너무하네 이 사람. 나 종교도 가졌고,
................비록 식당 설거지하며 먹고 살고 있지만, 10만원 갖고 그러지 않아요.
................그냥 현금으로 보내세요."
나 : "처리 안 해 주려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목소리 높이지 마세요."

아주머니 : "이 양반.... 속고만 살았나. 그럼 내가 다 책임지고 도자기 주인한데 다 물어줄테니,
................잘 사소."

(((뚝뚝뚝---, 그러면서 갑자기 전화가 찰깍 끊어졌다.)))

그 뒤론 다시 전화 걸어오지 않았지만, 왠지 기분이 씁쓸하다. 그리 큰돈이 아니기에, 보험처리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일부러 차에 부딪힌 것 같았다. 이런 일은 누구나가 겪을 수 있는 일일 것 같아서 여기 올려본다.

누구.... 이런 경험 없나요?

이 세상에는 착한 사람만 사는 것이 아니기에, 남에게 속지 않도록.....

* 최근글: 벌거벗은 자유의 여신상 티셔츠 화제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0. 11. 19.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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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 듣기만 해도 가슴이 쿵덩거린다. 20년 전 세계일주를 목표로 유럽에 첫발을 내딛었기 때문이다. 1990년 6월 서울을 출발해 도쿄, 알래스카, 파리를 거쳐 오스트리아 빈에 도착했다. 3년 계획으로 여행을 시작했으나 도중에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있는 대학 석사과정에 입학하는 바람에 유럽에만 머물게 되었다. 이렇게 젊은 날 세계일주의 꿈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이런 나에게 관심을 끌게 하는 이벤트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스타얼라언스가 10월 25일부터 12월 23일까지세계일주 비행기표를 걸고 이벤트를 개최하고 있다.

스타얼라이언스는 항공사 동맹체로 아시아나항공, 루프트한자, 유나이티드항공, 에어뉴질랜드, 에어캐나다, 폴란드항공 등 27개 회원항공사로 구성되어 있다. 보유 항공기 수는 4,023기, 취항 국가는 181개국, 연간 승객수는 6억여명, 취항 공항 수는 1,160개에 이른다.

이 스타얼라이언스가 개최하고 있는 이벤트는 다음과 같다.

1. 먼저 자신이 원하는 세계일주 여정을 짠다.
   여정을 짜는 데 미션(mission)이 있다.
   미션은  
             - 목적지마다 여행 계획을 작성한다.
             - 태평양 및 대서양 횡단 각각 1회씩 해야 한다.
             - 출발지 국가와 도착지 국가가 동일해야 한다.
             - 모든 항공편은 스타얼라이언스 회원항공사를 이용해야 한다.

   세계일주 여정도우미 바로 가기:  http://www.staralliance.com/en/booking/book-and-fly/

2. 짠 여정을 블로그에 포스팅을 한 후 스타얼라이언스 이벤트 페이지 내 응모하기에서 응모한다.
   이벤트 응모 바로 가기: http://www.staralliance-event.com/starevent/

3. 당첨자 발표일인 2011년 1월 24일까지 기다리면 된다.

그렇다면 이벤트 경품은 무엇일까?
   1등: 스타얼라이언스 세계일주 항공권 1매
   2등(1명): 아시아나항공 뉴욕 이코노미 왕복항공권 1매
   3등(1명): 유나이티드항공 샌프란시스코 이코노미 왕복항공권 1매
   4등(1명): 전일본공수 하네다 이코노미 왕복항공권 1매
   5등(1명): 에어차이나 북경 이코노미 왕복항공권 1매
   행운상(30명); 스타얼라이언스 여행파우치
   Early Bird상(10명): 스타얼라이언스 비행기 쿠션

또 다른 이벤트는 이벤트 기간 동안 세계일주 항공권을 구입하는 모든 사람은 10만원 백화점 상품권을 선물로 받는다.

유학과 결혼으로 중단된 세계일주 꿈을 실현할 수 있는 행운을 잡고자 여정을 한번 짜보았다.
먼저 이 사이트로 http://www.staralliance.com/en/booking/book-and-fly/ 들어갔다. 혹시 한국어를 원하면 오른쪽 상단에서 한국어를 선택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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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한 세계일주 루트는 다음은 같다. 지금 살고 있는 곳이 빌뉴스라 출발지와 도착지를 빌뉴스로 했다.
빌뉴스 -> 뉴욕 -> 상파울로 -> 산티아고 -> 시드니 ->
서울 -> 방콕 -> 델리 -> 테흐란 -> 프랑크푸르트 -> 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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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지니스석 항공료는  32,414리타스(약 1400만원)가 나왔다.
이코노미석 항공료는  16,027리타스(약 7백만원)가 나왔다.

1. 미국 뉴욕
세계의 수도라 불리는 뉴욕을 아직 가보지 못했다. 유엔본부, 자유의 여신상, 링컨 센터, 월가, 타임스 스퀘어 등 가보고 싶은 곳이 아주 많다.

2. 브라질 상파울로
여름철에 한 번 다녀왔지만 또 가고 싶다. 브라질이라 더울 것 같지만 상파울로는 고지대에 위치해 있어 그렇게 더운 줄 몰랐다. 옛 친구들을 다시 만나 즐거운 시간을 나누고 싶다.
 
3. 칠레 산티아고
칠레 인구의 약 1/3분이 살고 있는 산티아고는 칠레의 수도이다. 상파울로, 부에노스아이레스와 더불어 남미 3대 경제 중심지이다. 1980년대 서신교환을 했던 에스페란토 친구를 만나 칠레 포도주를 마시면서 그때를 회상하고 싶다.

4. 호주 시드니
호주의 수도 캔버라가 있지만, 시드니는 더 수도다운 도시로 알려져 있다. 남반구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중 하나인 시드니를 꼭 가보고 싶다. 시드니라면 가장 떠오르는 것이 바로 오페라 하우스이다. 그리고 새해맞이 불꽃놀이다.

5. 한국 서울
한국을 안 간 지가 벌써 3년이 되어간다. 산이 없는 리투아니아에 살다보니 산이 무척 그립다. 북한산에 올라가고 싶다.

6. 태국 방콕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도시인 방콕을 세계일주하면서 가보지 않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다. 더욱이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다. 또한 최근 알게 된 페이스북 현지 친구가 있으니 더더욱 가고 싶다.

7. 인도 델리
타지마할과 불교성지를 둘러보고 싶다.

8. 이란 테헤란
현지 에스페란토 친구들을 만나고 이란의 현재 정치와 사회 상황을 직접 보고 싶다.

9. 독일 프랑크푸르트
프랑크푸르트는 독일의 경제 중심지이고, 유럽 연합에서 가장 부유한 도시 중 하나이다. 몇 차례 경유지로 스쳐지나갔지만 한 번도 구경하지 못했다. 헝가리에서 같이 공부했던 에스페란토 친구를 만나 함께 관광명소를 둘러보고 싶다.

독자 여러분들도 이 세계일주 행운을 잡기 위해 이벤트에 응모하길 권한다.
이벤트 응모 바로 가기: http://www.staralliance-event.com/starevent/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0. 11. 1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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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3학년에 다니는 딸아이의 아침 등교시키는 일은 내 몫이다. 새벽까지 일하고 수면시간이 2-3시간이라도 일어나서 7시 30분에 딸아이가 안전하게 학교에 갈 수 있도록 동행한다. (오른쪽 사진: 빌뉴스 중고차 야외매장)

어제도 새벽까지 일하고 잠을 청했다. 자동으로 그 시간에 눈이 뜨졌다. 열린 방문을 통해 현관문쪽으로 보니 아내가 외출복을 입고 있었다.

"고마워~"라고 말한 뒤 이내 잠에 들었다.

두 서너 시간 후 일어나니 아내의 얼굴이 울상이었다. 사연은 이러했다.

비가 오기에 나를 깨우지 않고 차로 두 딸을 등교시키로 했다. 전날 밤까지도 자동차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시동을 거니까 엔진 부분에 소음이 났다. 피아노를 가르치는 아내는 소리에 유난히 민감하다. 

잠시 후 사라질 것 같은 소음이 차가 갈수록 더욱더 심해졌다. 앞으로 200미터 가다가 도저히 예측할 수 없어 큰 딸은 걸어서 학교까지 가도록 했다. 작은 딸은 우산도 없고 해서 위험을 무릅쓰고 태워주기로 했다. 이런 경우 아내는 늘 후회스러워한다.

소형차라도 새차를 사지, 왜 비싼 중고차를 샀을까......

다행히 작은 딸을 학교에 데려다 주고 온 후 아내는 미친 듯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우선 정보를 얻어갔다. 아뿔싸 최악의 경우에는 수리가 약 1만 7천리타스(750만원)라는 정보에 그만 주저앉을 힘마저도 없었다. 일어나서 본 아내의 근심에 가득 찬 얼굴을 십분 이해할 수 있었다. 속으로는 정말 미안한 마음이 일어났다. 바로 내가 우겨서 산 차였기 때문이다.

시간이 좀 지나자 아내는 어차피 닥친 일인데 미루지 말고 해결해야 한다고 마음 먹고 몇몇 수리소에 전화를 해서 문의했다. 평소 한 두 차례 우리 차를 수리한 한 곳에서 소음이 나는 채로 올 수 있으면 오라고 했다. 이렇게 아내는 차를 몰고 그 수리소로 갔다.

그런데 얼마 되지 않아 아파트 현관문에서 비밀코드를 누리는 소리가 났다. 작은 딸이 집으로 돌아올 시간이 아니였다. 문을 여니 아내였다. 아내는 완전히 딴 사람이 되어 돌아왔다. 아주 밝은 표정이었다. 750만원 수리비가 0원이 되었기 때문이다.

수리사가 잠깐 살펴보더니 핸들을 강하게 해주는 부분에 윤활유가 부족해서 나는 소음이라도 진단했다. 그 부분에 윤활유를 부으니 아내에게 들리던 엔진 굉음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사라졌다. 아내는 기꺼이 값을 치를 준비가 되었는데, 수리사는 받지를 않았다.

이렇게 아내는 차에서 난 소음으로 반나절 지옥과 극락을 경험했다. 이번 일로 아내는 다시 확신했다.
"문제가 생기면 끙끙대면서 미루지 말고, 곧장 해결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다."

* 최근글: 러시아 청소년들의 새로운 놀잇거리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0. 10. 22.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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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22일이면 <초유스의 동유럽 블로그>를 운영한 지가 만 3년이 됩니다. 지난해 이맘때쯤 서울의 출판사로부터 리투아니아에 관한 책 출판 제안을 받았습니다. 초반에 뜻하지 않게 수술까지 하는 등 책쓰기에 속도를 내지 못했는데 여름내내 쏟은 수고가 가을을 맞아 결실을 맺는 듯해서 흐뭇한 기분이 듭니다.

그동안 5권의 전문서적을 한국에서 에스페란토로 번역하고, 3권의 에스페란토 책을 편저한 경험을 가지고 있지만, 이렇게 직접 자신의 책을 내보기는 처음이라 사실 생각보다 힘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말로 된 리투아니아에 관한 책이나 문헌이 아직은 극히 소수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미지의 유럽 나라를 알리는 데에 일조한다는 사명감(?)도 자극제가 되었습니다. 마지막 조판본 교정을 끝내고 곧 인쇄에 들어가 11월에는 서점에서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은 제가 최근 쓴 이 책의 서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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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중앙에 있는 리투아니아!
우리나라와는 별다른 관계가 없는 멀고도 생소한 나라이다. 올림픽이나 세계 선수권 대회의 농구 경기가 있을 때 접하게 되는 나라이고, 혹은 리투아니아의 한 회사가 몰디브에 금발 미녀들만 일할 수 있는 휴양지 섬 건설을 추진한다는 등과 같은 해외토픽성 기사에 가끔 등장하는 나라이다.

유럽 북동부 발트해에 접해 있는 리투아니아는 유럽 언어를 연구하는 학자나 학생들이 연수지로 많이 선택하는 나라이다. 바로 리투아니아어가 살아있는 인도유럽어 사이에 가장 오래된 언어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15세기에 리투아니아는 발트해에서 흑해에 이르는 영토를 가진 유럽에서 가장 큰 나라에 속했다. 하지만 1569년 폴란드와의 연방, 1795년 제정 러시아의 지배, 1940년 소련의 점령 등으로 오랫동안 세계에 자기 민족을 드러내고 발전시키는 데 많은 제약을 받았다.

특히 러시아 지배를 받은 약 2세기 동안 세계 지도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아픔을 겪었지만,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두 차례(1918년과 1990년)에 걸쳐 독립 국가를 재건한 데에 대한 강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1009년 역사서에 처음으로 언급된 리투아니아는 천년의 역사를 통해 고유한 언어와 문화를 유지해오고 있다.

최근 들어 리투아니아에 대한 우리나라 사회의 인지도가 조금씩 넓혀지고 있는 것 같아 현지에 사는 사람으로서 반가움을 느낀다. 2009년에 출판된 하일지의 장편소설 <<우주피스 공화국>>에서 리투아니아는 이 신비스러운 우주피스 공화국의 관문으로 등장한다. 그 밖에 소설, 해외토픽 등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아쉽게도 우리나라말로 된 리투아니아에 대한 서적이나 문헌은 극히 소수이다.

 2007년 11월부터 주로 리투아니아와 동유럽의 여러 나라들에 대한 이야기를 블로그(blog.chojus.com)를 통해 전하고 있다. 이 블로그의 글들을 보고 2009년 11월 서울의 한 출판사로부터 리투아니아에 관한 책을 써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국제어 에스페란토를 더 익히기 위해 유럽에 첫발을 내딛은 해가 1990년, 리투아니아에 정착한 해가 2000년이다. 각각 20주년과 10주년을 맞는 기념적인 해이고, 또한 지난 세월을 정리해볼 좋은 기회라 여기고 큰 고민 없이 출판에 동의했다. 지금껏 여러 권의 전문 서적을 번역한 경험은 있지만, 솔직히 말해 책을 쓴다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동안 <주간동아>, <한겨레 21>, <뉴스메이커>, <부산일보>, <KBS TV와 라디오>, <SBS>, <YTN> 등에 기고한 글과 자료들을 정리해 보완했고, 블로그에 올린 글 중 엄선했으며, 또한 새로운 내용을 추가해서 한 권의 책으로 엮게 되었다. 이 책에 실린 사진들은 몇 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10년 동안 리투아니아에 살면서 직접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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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여행자를 위해 리투아니아의 볼만한 관광지, 축제, 풍습 등과 아울러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단기 여행자가 경험하기 어려운 리투아니아의 여러 분야와 리투아니아 사람들의 다양한 삶에 대한 이야기도 풀어놓았다. 또한 독자 여러분의 이해를 돕고자 리투아니아의 천년 역사를 더듬어보았다.

부족한 면이 있지만 이 책이 미지의 나라 리투아니아에 대한 독자들의 호기심을 다소나마 해소시키고, 리투아니아와 리투아니아 사람들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하나의 작은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

이 책을 쓸 수 있도록 오늘에 이르기까지 음으로 양으로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출판을 제안해주신 (주)재승출판의 이재영 사장님, 박향미 편집장님, 디자인, 교정 등 책을 만드는 데에 협력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끝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조언을 아끼지 않은 리투아니아인 아내 비다와 딴일 하지 말고 책 쓰기에 매진하라고 늘 감시해준 딸아이 요가일래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2010년 10월
빌뉴스에서 초유스 최대석

  리투아니아의 한반도 지형 호수
  유럽 지리적 중앙, 리투아니아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0. 10. 19. 07:28

우리 집은 통유리 아파트는 아니지만 창문이 비교적 큼직하고 많아서 햇살이 많이 들어와서 좋다. 이런 혜택을 누리지만 수고스러움도 따른다. 바로 창문 닦기이다. 보통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계절마다 혹은 봄과 가을에 한 번씩 닦는다.
 
딸아이 마르티나와 요가일래가 어렸을 때는 우리 부부가 분담해서 닦았다. 하지만 근래에 들어와서는 마르티나가 닦고, 요가일래가 보조한다. 이들의 가사 분담 참여는 자발적이라기보다는 용돈이 미끼이다. 가사 돕기로 가장 많은 용돈을 버는 일이 바로 창문 닦기이다. 난이도가 높다고 해서 그렇게 책정했다. 창문수 곱하기 일정액이다.
 
용돈을 탐내는 아이들은 매주 닦기를 원하지만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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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용돈으로 깨끗한 창문을 가지게 되었지만, 바깥 풍경을 마치 유리가 없는 듯 즐길 수 있어서 우리 식구 다 며칠 동안은 즐겁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0. 10. 16.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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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폴란드 바르샤바에 살았을 때 배꼽잔치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배꼽잔치라는 말은 산모와 아기를 연결시켜주던 탯줄을 잘라 아이에게 배꼽을 만들어준 데서 유래한다.

아기 출생을 이유로 남자들이 술을 마시고 즐기는 날이다. 대개 아내는 산후 조리를 위해 아이와 함께 병원에 있고, 남편이 가까운 친구들을 초대해 술자리를 마련한다. 보통 이날은 초대받은 사람은 선물을 하지 않고 초대자가 술을 대접한다.

첫 잔은 출산하느라 고생한 아내를 위해
두 번째 잔은 아빠가 된 친구를 위해
마지막 잔은 태어난 아기의 건강을 기워하는 건배를 한다.

인생에서 아주 뜻 깊은 축하 자리이니 어찌 이 세 잔으로 끝을 내겠는가! 친가와 외가 할아버지, 할머니, 증조, 고조 기타 등등에 대한 감사 건배를 한다. 모두가 곤드레 만드레가 된다.
 
리투아니아에는 배꼽잔치라는 말은 없지만 출산일이나 다음날 친척이 모여 축하주를 마신다. 어제가 바로 출생을 기념하는 축하자리에 다녀왔다. 처남 아들이 득남을 했다. 몸무게가 4킬로그램을 가진 아들을 순산했다. 아내는 무슨 선물을 할까 고민스러워했다. 이날 선물은 아기가 아니라 부모를 위한 것이었다. 케익과 샴페인을 사기로 했다.

리투아니아 달력에는 그날마다 사람의 이름이 적혀져 있다. 보통 이 이름따라 태어난 아기에게 이름을 지어준다. 처남의 손자가 태어난 날의 이름은 왕 민다우가스(Karalis Mindaugas)였다. 민다우가스는 13세기 리투아니아 최초로 왕으로 즉위한 사람이다. 아내는 큰 고민 없이 "왕 민다우가스"로 이름지어진 샴페인을 구입했다. 그리고 "나폴레옹"이라는 이름을 지닌 케익을 샀다.
 
처남 집으로 향했다. 아내는 이날만큼은 축하주를 한 잔해야겠다면서 승용차 대신 전기버스로 가자고 했다. 폴란드 배꼽잔치의 건배처럼 연이어지는 조상들의 이름에 술잔 수는 늘어만 갔다. 처남 부부는 40대 후반인데 벌써 할아버지 할머니이다. 아들 둘 다 장가를 가서 아들을 낳았다. 이날 모임에서 처남은 26년 전 아들 출생에 관해 추억 한 토막을 이야기해주었다.

"그때 꽃을 훔쳐 출산해 병원에 있는 아내에게 선물했다."
"뭐라고? 꽃을 훔쳐서?"
"낮에 예쁜 꽃이 있는 정원을 보아두었다가 어두워질 때 훔쳤지."
"아니, 왜 출산한 아내에게 훔친 꽃을 선물했니?"
"돈이 아깝다기보다는 그때는 모두들 그렇게 많이 했지."

옆에 있던 아내가 부연설명을 해주었다. 소련시대에는 지금처럼 꽃매매가 자유롭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즉 개인이 상거래를 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시장에 꽃을 내다 팔 수가 없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뜰이나 텃밭에 꽃재배를 해서 자급자족해야 했다. 이것이 없는 사람은 꽃을 가진 사람들로부터 비밀리에 꽃을 구입해야 했다.

그래서 당시 20대 초반이었던  처남은 친구와 함께 슬쩍 남의 꽃을 꺾어 아내에게 선물했던 것이다. 한국의 수박 서리 같은 처남의 꽃 서리가 당시의 시대 상황을 엿볼 수 있게 해주었다.

* 관련글: 딸의 생일잔치로 부모가 외박하다
* 최근글: 자녀 잠깨우기, 부모가 꼭 이렇게 해야 하나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0. 10. 13. 05:24

한국과 일본 생중계 사이트 [2017년 12월 16일 헬싱키 시간대 12시 15분 -14시 15분]

런던 올림픽 3-4위전 한국 대 일본 경기는 여기로 http://www.sportlemon.tv/v-4/2/148/v-434918.html

10월 12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국과 일본의 축구 친선 경기를 해외에서 볼 수 있는 사이트입니다.

http://www.smotrisport.com/v-2/12/142/v-334214.html (한일전 축구 생중계 8월 10일)

경기결과는 0:0입니다.
2010년 한일전은 모두 세 번있었는데

한국이 2승 1무로 앞서고 있습니다.


http://www.smotrisport.com/v-2/12/142/v-334214.html (한일전 축구 생중계 8월 10일)


http://www.smotrisport.com/ 이 사이트는 세계 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스포츠 생중계 TV 방송을 인터넷으로 보여준다. 이 사이트를 즐겨찾기해두면 앞으로 해외에서 다음(daum) 생중계로도 볼 수 없는 경기를 볼 수 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0. 9. 29. 17:45

"초유스의 동유럽"에서 티스토리 초대장을 드립니다.

아홉 분에게 드리겠습니다.
(초대장 곶간이 벌써 바닥이 나버렸어요. 양해바랍니다.
못 드린 분들에게 송구스럽습니다.)


초대장을 원하시는 분들은 가능하면
비밀댓글을 통하여
본인의 블로그 운영 목적을 밝히고,
또한 이메일 주소를 꼬옥 남겨주세요.

초대장을 받으신 후 곧 바로
블로그를 개설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일정기간 개설하지 않으면
초대장 취소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그럼, 좋은 블로그 활동을 바랍니다.


초유스 드림


* 한반도 지형을 닮은 리투아니아 호수


* 최근글:
남자친구 초대해 라면 대접한 초등3 딸아이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0. 9. 23. 08:23

지난 7월 아내가 독일여행을 갔을 때 무슨 선물을 사왔으면 좋을까 깊게 고민했다. 우리집에는 방송용 촬영을 위한 캠코더가 두 대가 있다. 큰 것은 HD와 SD 겸용이고, 작은 것은 SD용이다. 하지만 블로그에 올리기 위해 적합한 아주 작은 소형 캠코더의 필요성을 평소 절실히 느끼고 있었다.

분명히 리투아니아보다는 독일에 캠코더 선택의 폭이 더 넓고, 또한 가격면에서 더 좋다. 여러 차례 아내와 함께 고민하다가 결국은 언젠가 갈 한국에서 한국 제품을 살 때까지 참기로 결정했다. 아쉬움이 여전히 남아있던 지난 8월에 새로 출시될 삼성 캠코더 HMX-T10 이미지로거 활동에 대한 제안을 받게 되었다.

믿을 수 없는 우연의 일치라 생각해서 고민없이 그 제안을 받아들었다. 해외에 살고 있어 제품을 보내기가 그렇게 쉽지 않을텐데 이미지로거로 선정해준 것에 감사하다. 공교롭게도 9월 20일 월요일에 캠코더를 받아 더할 나위 없는 추석선물이 된 셈이다.

Fedex로 배달된 상자를 받자마자 내용물이 궁금해 뜯어보았다. HMX-T10 캠코더는 아내의 손바닥보다 더 작고, 명함보다는 조금 더 크다는 것이 놀라웠다. 아내는 손전등과 같다고 아주 만족했다. 앞으로 풀 HD 캠코더 HMX-T10의 이미지로거로 활동하면서 영상과 사진을 이 블로그를 통해 많이 올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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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의 손바닥보다 더 작은 삼성 HMX-T10 캠코더

이 제품은 노이즈 억제력을 높였고, 최대 광학 10배 줌을 지원한다. 영상은 1920×1080픽셀 해상도 초당 60프레임 촬영을 지원한다. 사진은 최대 470만 해상도로 촬영이 가능하다. 전원, 녹화, 모드, 줌 등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컨트롤은 LCD 터치로 이루어진다. 광학식 손떨림 방지(OIS)가 내장되어 있다. 이 HMX-T10 캠코더의 카메라 기능으로 우선 찍어본 사진 몇 장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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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0. 9. 16. 06:21

말은 입으로 하지만 그 말을 더 명확하기 위해 몸짓으로 동시에 표현한다. 그래서 몸짓은 눈을 즐겁게 하고 또한 의사소통을 더 분명하게 해준다. 하지만 지나친 몸짓은 오히려 의사소통을 방해한다. 특히 상대방을 꾸중하거나 비난할 때 사용하는 몸짓은 상대방의 기분을 더욱 더 상하게 할 수 있다. 급기야 이 경우에는 언쟁이 주먹질로까지 쉽게 이어진다.

아무리 서로 사랑하고 존경하는 부부사이라도 감정을 억제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긴다. 우리 집 일상 생활에서 기분 상하게 하는 몸짓 몇 가지가 있다.

먼저 화가 났을 때 사용하는 몸짓이다. 주먹을 단단히 쥐고 방망이 두드리듯이 앞뒤로 흔든다. 이는 "당신은 한 대 맞을 거야!"라는 뜻이다. 주로 말을 안 들을 경우에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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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히 화가 났을 때에는 엄지를 검지와 중지에 끼워넣고 주먹을 쥐고 상대방에 보인다. 이는 "당신에 줄 것은 아무 것도 없다."라는 뜻이다. 주로 기분을 언잖게 해놓고 상대방이 무엇을 부탁할 때 쓰는 몸짓이다. (알고만 있고 따라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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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짓을 동반한 가장 흔한 표현은 "당신은 바보야!"이다. 주로 의견이나 행동이 어긋났을 때 사용한다. 물론 보는 시각에 따라 바보라고 말하는 사람이 더 바보짓을 한 경우도 있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상대방을 바보라고 말하면서 흔히 검지를 머리에 대고 앞뒤로 흔든다. (알고만 있고 따라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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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위의 두 몸짓은 그런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데 마지막 바보 몸짓은 참으로 참기가 어렵다. "내가 바보라는 것을 인정할테니 제발 그 몸짓은 삼가해!"라고 외쳐보지만 이미 든 습관 고치기가 쉽지는 않다. 이 몸짓을 받은 것이 기억나면 내가 사용할 경우에 여지없이 같은 몸짓으로 웃으면서 말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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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0. 9. 6.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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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빌뉴스 중심가에 위치한 '칠리 카이마스' 리투아니아 전통 음식점에서 모임이 열렸다. 미리 온 친구들은 평소와는 다른 맥주잔을 가지고 있었다.

"이 집 맥주잔이 바꿨나?"
"아니."
"맥주잔이라기보다는 브랜디잔 같네."
"요즘 이 맥주잔이 유행이야."

접대원이 오자 나도 이런 잔에 맥주를 달라고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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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글: 비닐봉지 뜯어먹는 까마귀의 놀라운 식성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0. 8. 17. 06:48

평년 같으면 벌써 여름이 지나가고 있음을 아쉬워할 때이다. 그런데 올해는 완전이 다르다. 자동차 계기판에 나타는 바깥온도는 35도이다. "여기(리투아니아)가 한국이다!"라고 가족 모두 한 마디했다. 그 동안 무척 바빴다. 다른 식구들은 저마다 방학을 즐겼지만 나 홀로 집에서  일하느라 보냈다.

드디어 어제는 올 들어 처음으로 가족 나들이를 다녀왔다. 이런 더운 날씨의 가족 나들이 행선지는 말할 것도 없이 호수이다.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호숫가에 자리를 펴놓고 일광욕을 즐기면서 물놀이를 한다. 시내의 35도 더위는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시간만 된다면 매일 이렇게 호수에 와서 보내고 싶은 마음은 꿀떡같다.

호수 나들이를 할 때마다 울창한 나무로 우겨진 계곡물이나 폭포물에 발을 담그고 여름 더위를 잊는 한국의 피서가 그리워진다. 리투아니아아는 계곡물을 즐길 수 있는 산이 거의 없어 아쉽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의 호수 나들이를 엿볼 수 있는 이날 사진들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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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숫가에 피어난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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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이 제일 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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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수로 가자!"라고 하면 제일 앞장서는 요가일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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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친구와 호수욕을 마친 후 일광욕을 즐기는 마르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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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와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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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찍히는 것보다 찍는 것을 더 좋아하지만...... 기념으로 찍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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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체로 호수는 호숫가를 조금 벗어나자마자 곧 바로 깊다. 튜브로 호수욕을 즐기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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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둥오리 무리

* 최근글: 폭염의 날씨 여름에 나타난 겨울 눈사람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0. 8. 10.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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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 흔한 일 중 하나가 바로 도서관 자리 잡아주기이다. 먼 거리에 사는 친구들을 위해 특히 시험철에 자리를 잡아는 주는 일을 가까운 거리에 살고 있는 친구들의 소임이었다.

그냥 책 한 권이나 책가방만 달랑 놓기에는 자리를 잡기 위해서 친구들보다 더 일찍 온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앞섰다. 그래서 어떻게 하더라고 최대한 위장술을 펴야 그 미안한 마음을 줄일 수가 있었다. 책을 펴고, 공책과 볼펜도 놓고 하는 등 공부하다가 잠시 담배 피우거나 식사 하러가는 것처럼 해두곤 했다.

최근 인터넷에 접한 "의자 지킴이" 사진이 대학시절의 도서관 생활을 떠올리게 했다. 한편 공연장이나 회의장 등 좌석번호가 없는 모임일 경우는 유용할 법하다. 자리를 잡았지만 막간을 이용해 자리를 떠야 할 경우 누군가 재빨리 앉을까봐 불안하다. 의자 위에 엎질러진 커피나 녹고있는 아이스크림이 있다면 누구나 기피할 것이다. 특히 조명이 상대적으로 어두운 곳이라면 깜쪽같이 속일 수 있다. (사진출처 / source 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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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야 내가 피곤하더라도 남이 편한 것을 더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속이는 의자 지킴이'이는 불필요하다. 의자 지킴이, 기발한 착상이지만 이기적인 현실을 보는 것 같아서 씁쓸한 마음이 일어난다.

* 최근글: 책 한권 소포도 우체국에서 찾는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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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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