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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7.16 다섯 모녀 가슴확대, 하지만 이래도 할까?
  2. 2009.07.15 정치는 비지니스가 아니다 - 첫 여성 대통령 2
  3. 2009.07.14 최대 맥주소비량 15개국 3
  4. 2009.07.14 빈촌을 부촌으로 변화시킨 예술인들
  5. 2009.07.14 고해성사대에 왜 사람이 없을까?
  6. 2009.07.13 대통령 취임식 총경비 고작 천4백만원 4
  7. 2009.07.11 도둑예방하려는 성당의 헌공함 모습
  8. 2009.07.11 소변보는 규칙을 걸어놓은 이색 화장실 2
  9. 2009.07.10 "아빠, 낯선 손님 데리고 오지마!" 8
  10. 2009.07.10 "한국 공무원들 정말 멋져요" 4
  11. 2009.07.08 집앞 화재로 갖고 튈 목록은? 3
  12. 2009.07.07 반야용선이 걸려있는 듯한 가톨릭 성당
  13. 2009.07.05 꽃이 3층, 색깔이 각각 다른 화초 4
  14. 2009.07.04 대통령 언론실 선물 가방엔 무엇이 들었을까?
  15. 2009.07.04 금방 하늘로 날아갈 듯한 종이새들 1
  16. 2009.07.04 수(繡)를 놓는 7살 딸아이 8
  17. 2009.07.03 "걸어서 세계속으로" 만나는 리투아니아 4
  18. 2009.07.03 컴퓨터에 뿔난 딸아이, 아빠 힘내라 1
  19. 2009.06.29 캔맥주처럼 캔공기 시대 도래 예고? 1
  20. 2009.06.27 라트비아, 하지 새벽에 알몸으로 달리기 1
  21. 2009.06.27 하지 자정에 강물 위로 화관을 띄우는 이유
  22. 2009.06.26 소련시대 동상들 숲 속에 총집결된 사연 1
  23. 2009.06.25 모델료 달라는 듯한 호수의 백조 2
  24. 2009.06.24 호반의 성 위에 비구름과 햇볕 공존 4
  25. 2009.06.22 7살 딸, 과일주스를 딱 끊어버린 사연 2
  26. 2009.06.21 시대 따라 달라지는 조각상의 의미 1
  27. 2009.06.20 건배할 때 상대방 눈을 쳐다보라 1
  28. 2009.06.20 '영혼'을 담보로 대출하는 금융회사 등장 2
  29. 2009.06.19 440년 된 도서관의 내부 모습은 어떨까? 3
  30. 2009.06.18 중세유럽 축제의 이모저모
기사모음2009. 7. 16. 08:59

영국의 한 어머니와 그녀의 네 딸이 모두 가슴확대 수술을 받아 화제를 모우고 있다. 영국 신문 "Mirror"의 지난 7월 12일자 인터넷판 보도에 따르면 이로써 이들은 영국에서 가장 많이 가슴확대 수술을 받은 가정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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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http://mirror.co.uk 화면캡쳐

이들 다섯 모녀가 가슴확대 수술을 위해 지불한 돈은 40,000 파운드(한국돈으로 8,400만원)이다. 가슴확대수술로 이들의 가슴크기는 34DD에서 33GG까지 다양한 크기를 지니게 되었다. 이들은 자신의 집을 "실리콘시티"(Silicone City)라 부른다고 한다.

한편 폴란드의 인터넷 efakt.pl 사이트 지난 7월 6일 세계에서 가장 끔찍한 최악의 가슴 사진들을 소개했다. 여기에 올라온 최악의 가슴들은 가슴확대 수술의 결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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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efakt.pl; East News (세 번째), Bulls (중앙), Bulls (첫 번째)

아무리 팽팽하고 큰 가슴이 우상이라고들 하지만, 이 가슴사진들을 보니 이래도 여성들은 가슴확대를 하고 싶을까? 있는 그대로, 생긴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마음을 길러내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 관련글: 기쁨조로 나선 수 백명의 라트비아 금발여인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9. 7. 15. 13:01

지난 7월 12일 새로운 리투아니아 대통령이 취임했다. 리투아니아는 17세기 여성들에게 투표권을 부여한 첫 번째 나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최고 권력을 여성이 맡은 것은 천년의 역사에 처음이라 취임 의미가 남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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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발에 미혼인 달랴 그리바우스카이테 새 대통령은 올해 만 53세로 리투아니아가 유럽연합에 가입한 2004년부터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재무장관을 역임한 경제 전문가이다. 리투아니아 경제위기 기대감으로 그는 69.8%의 높은 지지를 받아 지난 5월 17일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취임식 연설에서 "나는 적극적인 대통령이 될 것이다. 헌법이 부여한 모든 권능을 발휘할 것이다. 대통령 말의 권능과 도덕적 권위로 국민의 관심을 열성적으로 방어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리바우스카이테 대통령은 단호하고 추진력 강한 그간의 행적으로 대처 전 영국 총리와 비견되며 철의 여인으로 불리고 있다.

경제통이면서도 그는 대통령궁 입성 전에 행한 연설에서 “정치는 비즈니스가 아니라 소명이어야 한다. 통치가 아니라 사람들에게 봉사하기 위해 왔다”고 말해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그는 정부지출을 줄이기 위해 취임식을 간소화했다. 취임식에 책정된 예산이 총 한국돈으로 1천4백만원이다.


추진력과 외교력까지 두루 갖춘 면모로 리투아니아 경제적 위기 극복에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리투아니아 국내외가 모두 주목하고 있다. 달랴 그리바우스카이테 대통령 취임식 이모저모를 위 영상에 담아보았다. 특히 정치는 비지니스가 아니고 소명이어야 한다는 그의 말이 인상적이다.

* 관련글: 사진으로 보는 리투아니아 첫 여성 대통령 취임식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9. 7. 14. 17:09

일전에 한국에서 온 사람들로부터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무슨 술을 즐겨마시나?"라는 물음을 받았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대개 보드카와 맥주를 즐겨마신다.

보통 이 두 가지 술을 함께 마시지는 않는다. 즉 보드카를 마실 것인지, 맥주를 마실 것인지 선택한다. 이 두 술을 함께 먹어야 할 경우 먼저 맥주를 마시고 그 후에 보드카를 마신다. 이유는 도수가 높은 술을 먼저 마시면 다음날 두통이 오기 때문이라고 한다. 주위 리투아니아 사람들 중 맥주와 보드카를 혼합한 폭탄주를 마시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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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리투아니아 신문 레투보스 리타스에 실린 맥주소비량 관련 기사가 눈길을 끌었다. 전세계 최대 맥주소비량 15개 국가가 발표되었다. 2008년도 국민 1인당 맥주소비량에 따르면 작은 나라 리투아니아가 세계에서 7위에 올랐다. 리투아니아는 1인당 맥주소비량이 89리터이다. 1위는 체코로 1인당 맥주소비량이 159리터이다. 2위는 오스트리아로 109리터, 3위는 독일로 108리터이다.

     국민 1인당 맥주소비량 (단위 리터)
     체코                                  159
     오스트리아                         109
     독일                                  108
     아일랜드                            106
     폴란드                                93
     핀란드                                91
     리투아니아                          89
     영국                                   88
     벨기에                                86
     호주                                   85
     미국                                   83
     헝가리                                82
     슬로바키아                          81
     덴마크                                80
     네덜란드                             77

체코와 맥주소비량에 쌍벽을 이루던 독일이 3위로 밀려난 것이 의외이다. 이는 2008년 유로컵 축구대회가 오스트리아에서 열린 것이 한몫했다. 최대 맥주소비량 15개국 호주와 미국을 제외하면 모두 유럽 나라들이다. 이로써 유럽인들의 맥주사랑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모처럼 해가 쨍쨍한 여름날이다. 맥주 한 잔이 그리워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리투아니아 맥주광고엔 건강경고문이 붙어있다.

* 관련글: 맥주병따개가 곧 사라지지 않을까?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7. 14. 12:09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구시가지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빌냐라는 작은 강이 있다. 이 강을 경계로 구시가지 반대편에 있는 지역을 우주피스라 부른다. 옛날 이 지역은 구시가지의 외곽도시 역할을 했고, 주로  평민이나 수공업자들이 살았다. 구시가지에 비해 낙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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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시대만 해도 이곳은 사회저층의 사람들이 살았다. 허름한 빈집들을 예술인들의 작업실로 배정했다. 이렇게 예술인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자, 이들은 사회저층의 사람들과 여러 가지 실험적인 활동을 하면서 공동작업을 했다. 이 덕분에 낙후되고 소외된 우주피스가 점점 개선되었고, 지금은 빌뉴스에서 손꼽히는 부촌으로 발전했다.        

이 우주피스의 명물 중 하나가 바로 아래 건물이다. 세 면이 모두 예술인들이 직접 그린 그림들로 가득 차 있다. 비록 허름한 건물이지만, 빌뉴스(새벽의 문, 오나 성당 등)와 이 지역(제빵소, 대장간 등)을 상징하는 그림들이 방문객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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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강가의 인어 조각상과 더불어 인어 그림이 인기이다. 우주피스는 예술인들의 활동으로 빈민지역이 문화적으로 경제적으로 부촌이 된 대표적인 경우이다.

* 관련글: 예술인 1일 공화국이 도서관을 살렸다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7. 14. 11:16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 중 하나가 바로 대성당 광장이다. 평소에도 대성당은 방문객으로 붐빈다. 1251년 기독교를 받아들인 리투아니아의 유일한 왕인 민다우가스가 이곳에 첫 대성당을 세웠을 것이라 추정하고 있다. 이 대성당은 수 차례 화재나 태풍 등으로 피해를 입었다.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등 여러 건축양식이 간직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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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하얀 색 벽에 걸린 많은 그림과 화려한 바로크 양식 작은 성당이 볼만한다. 이외에도 고행성사대가 눈길을 끈다. 아름답고 개방되어 있는 이것을 고해성사대라 설명하면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고해예식은 하느님께 죄를 고백하면, 사제가 죄의 용서를 선언하는 예식이다. 그래서 성당에는 늘 고해성사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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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현지인에게 왜 저 고해성사대에 사람이 없을까?"라고 물었다.
"저 아름답고 개방된 고해성사대에 누가 죄를 고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되받았다.

* 관련글: 반야용선이 걸려있는 듯한 가톨릭 성당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7. 13. 06:32

7월 12일 (일요일) 리투아니아 역사상 처음으로 여자 대통령의 취임식이 이루어졌다. 지난 5월 선거에서 1차 투표에서 51.7%의 투표참가율에서 69.8%를 얻어 결선투표까지 가지 않고 대통령에 달랴 그리바우스카우테가 당선되었다.

대통령 취임식은 리투아니아 국회의사당에서 이루어졌다. 전직 대통령과 외교사절, 국회의원 등 주요인사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이어서 성당에서 취임미사, 대성당 광장에서 군 사열식, 대통령 광장에서 대통령 이취임식, 대통령 광장에서 음악회 등으로 이루어졌다.

그리바우스카이테 신임 대통령은 "통치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봉사하기 위해 왔다. 헌법에 보장된 대통령의 권한을 최대한 활용해 국민을 보호할 것이다"고 말했다. 아래 사진을 통해 취임식의 이모저모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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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임식장인 국회의사당으로 들어오는 신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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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임하는 아담쿠스 대통령 (우); 곧 취임하는 그리바우스카이테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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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기경의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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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담쿠스 대통령 퇴임사 (그는 리투아니아 외교정책 기조가 이어지기를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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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린스카스 국회의장 (새로운 리투아니아 천년이 여자 대통령으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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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 권한과 선서에 대해 말하는 헌법재판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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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임 대통령이 서명한 대통령 선서문을 국회의장이 받고 있다 (국회가 이를 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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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임 대통령에게 리투아니아 최고 훈장이 수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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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빌류스 국무총리가 신임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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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임사를 하는 신임 대통령 (통치가 아니라 국민에게 봉사하기 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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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 사열식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국가대표이자 군통수권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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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퇴임하는 아담쿠스 대통령이 대통령 직인과 헌법을 전하고 공식적으로 대통령궁을 떠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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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바우스카이테 대통령의 휘장이 대통령궁 건물 위에 게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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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 군대식으로 3번의 예포가 발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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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국 외교사절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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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임 대통령이 대통령궁으로 들어가 발코니에서 대중들에게 인사함으로써 공식 취임행사가 끝났다.  

특히 신임 대통령은 경제위기에 직면해 정부지출을 최대한 억제하는 데 솔선수범을 보이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취임식 경비이다. 총경비로 2만8천리타스(한화로 1400만원)으로 책정했다. 팍사스 대통령 취임식 경비가 30만리타스(1억 5천만원), 아담쿠스 대통령 취임식 경비가 20만리타스(1억)에 비해서 물가상승을 고려한다면 약 10분의 1일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렇게 취임식부터 역대 대통령과는 크게 다른 행보를 보이는 신임 대통령이 과연 끝까지 국민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얻어 리투아니아를 경제위기에서 구하고 선진국 대열으로 발돋움하게 할 지 사못 궁금하다.  

*관련글: 최초 여성 투표권 나라, 여성 대통령 탄생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7. 11. 16:09

빌뉴스 구시가지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위치한 페트라스와 파울류스 (베드로와 바울) 성당) 성당은 빌뉴스에 있는 바로크 건물 중 으뜸가는 건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성당 내부에 있는 석회로 만든 2000여개의 동상은 유럽에서도 아주 독특한 것이다. 지금의 성당 외부모습은 1676년, 그리고 내부 장식 석회 동상들은 1671-1704년에 만들어졌다(관련글: 반야용선이 걸려있는 듯한 가톨릭 성당).

이  성당에는 눈길을 끄는 것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왼쪽 구석에 있는 헌공함이다. 거대하고 견고한 모습이라 무슨 용도로 사용했을까 궁금했다. 가까이 가보니 바로 헌공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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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성당의 거대한 쇠 헌공함을 한국 절이나 교당 등에서 본 나무로 된 헌공함과 비교해볼 때 수백년 전 도둑행위를 예방하려는 성당의 노력이 돋보인다. 열쇠구멍의 위치를 논하는 것은 불경스러운 듯 하지만, 죄를 짓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스럽게 느끼는 순간이었다.

* 관련글: 반야용선이 걸려있는 듯한 가톨릭 성당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7. 11. 07:27

얼마 전 리투아니아 빌뉴스에 소재한 한 식당을 다녀왔다. 이 식당은 리투아니아 음식으로 유명하다. 늘 그렇듯이 식사 반주인 맥주를 마신 후 필수 코스가 바로 화장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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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화장실을 구별해놓은 것부터 눈길을 끌었다. 남녀 구두를 각각 문에 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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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으로 들어가니 그 흔한 하얀색 남자용 소변기가 없었다. 거대한 양철통이 덩그러니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양철통은 현대식 소방차가 도입되기 이전 불을 끄는 데 사용된 물통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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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변통 바로 뒤 벽에 걸려 있는 소변보는 규칙이다. 소변기에 바짝 붙는다. 앞으로 허리를 굽힌다. 소변기관을 완전히 꺼낸다. 소변기관을 밑으로 조금 굽힌다. 마지막 방울까지 쏟아낸다. 소변을 다 끝내기 전에 바닥에 소변방울을 떨어뜨리는 것은 엄격히 금지된다. 씩 웃으면서 위의 규칙대로 따라해보았다. ㅎㅎㅎ

* 관련글: 화장실 아찔해서 볼일을 제대로 볼까?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7. 10. 16:04

 일전에 리투아니아 법원행정처를 방문한 한국 대표단과 시내관광을 마치고 메일을 확인하고, 또한 현지인의 살아가는 모습을 구경할 수도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아 몇 분을 집으로 초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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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좀 어두워져야 절로 빨리 일어설 것 같은데..."라고 어느 분이 말했듯이 리투아니아는 요즘 밤 10시가 넘어도 훤하다.

이 분들이 다 가시고, 딸아이가 자려고 하는 침대로 갔다.

"아빠, 낯선 손님 데리고 오지마!"
"왜?"
"무서워."
"아저씨들 좋은 사람이야"
"나도 알아."
"그런데 왜 무서워해?"
"낯선 사람이 우리집에 오면 우리집을 잘 알게 되고, 그리고 어떤 물건이 있는 지도 알게 되고, 그리고 아마 훔쳐갈 수도 있을 것이니까. 낯선 사람이 오면 무서워. 그러니까 우리가 문을 꼭 닫고 살잖나!"

7살 딸아이의 이 말에 낯선 사람을 경계하는 것은 사람의 본능일까 아니면 학습에서 얻은 자기방어력일까 순간적으로 생각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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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잠자기 전에 아파트 입구문이 잘 닫혀있는 지 꼭 확인해야 하고, 낯선 사람이 오면 절대로 문을 열어주어서는 안되고...... 이렇게 어릴 때부터 낯선 사람들에 대한 경계심을 심어주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을 법하다.

흔히들 밤거리에서 마주치는 짐승과 사람 중 사람이 더 무섭다고 한다. 우리 사회가 낯선 사람에 대한 두려움과 경계심 없이 살 수 없는 사회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더 느끼게 하는 순간이었다.

"낯선 사람이든 친한 사람이든 모두가 서로 도움을 주는 그런 세상이 오면 참 좋겠다. 그렇지?"
"그래, 아빠"

* 관련글: "한국 공무원들 정말 멋져요"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9. 7. 10. 07:58

7월 4일 KBS TV에 방송 된 "걸어서 세계 속으로 - 리투아니아편" 현지안내를 맡아서 하느라 6월 초순을 아주 바쁘게 보냈다. 이후 7월4일까지 에스페란토 책을 편집 조판하느라 그야말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을 해야 했다. 이 일을 다 끝내기도 전에 여행사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내용인즉 한국 대법원 소속 법원행정처 공무원 대표단 일행의 리투아니아 현지안내를 맡아달라는 것이었다. 사실 책 조판을 다 끝내면 단 며칠간이라도 편히 쉬려는 기대감으로 온가족이 참고 기다렸다. 하지만 주위를 살펴보니 마땅히 추천할만한 사람이 없었다. 일하는 김에 며칠 더한다는 셈으로 가족의 양해를 구해 제안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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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 법원행정처 본관 건물 (상); 리투아니아 법원행정처장 직무대리 긴타우타스 카나페쯔카스와 대한민국 대표단장 배종을 심의관 (하)

이렇게 7월 7일 오전 대표단 일행 18명을 처음 만났다. 리투아니아에서 대규모의 한국 공무원 방문단을 만나는 것도 처음, 이들을 현지에서 안내하는 것도 처음이었다. 한국 여행사도 이곳이 처음이라 빌뉴스 전일관광을 전적으로 초유스에게 맡겼다. 물론 전날 아내와 함께 어떻게 빌뉴스를 잘 알릴 수 있을까 의논했지만 18명의 뜻을 직접 확인하지 않은 이상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아침에 간간히 내리는 비가 더욱 결정을 어렵게 했다. 일단 만나자 순간적으로 떠오른 것이 있었다. 한국인들이 이곳 리투아니아에 오기가 쉽지 않을 것이고, 더우기 유럽 전체의 지리적 중심지를 방문하기란 맹구우목(盲龜遇木)과 같을 것이다. 그래서 큰 볼거리는 없지만 빌뉴스에서 북쪽으로 26km 떨어진 유럽 지리 중심지로 향했다. (유럽 지리 중앙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여기로: 유럽 지리적 중앙은 엿장수 마음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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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지리적 중앙 (상); 게디미나스 성 (하)

빌뉴스로 돌아온 후에는 일전에 글을 올린 페트라스와 파울류스 성당을 둘러보았다. 점심식사 후 일행은 리투아니아에서 제일 높은 산 (너무 낮아서 언덕이라 표현하는 것이 맞을 듯) 중 하나인 게디미나스 성이 있는 언덕 위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빌뉴스 구시가지를 한눈에 내려다보았다. 이에 나폴레옹이 호주머니에 넣어 파리로 가져가고 싶다고 한 오나 성당(후기 고딕의 걸작품)를 거쳐 구시가지 구석구석을 둘러보았다.

다음날 7월 8일 한국 대표단은 리투아니아 대법원 소속 법원행정처를 방문해 리투아니아 법원행정처 현황과 리투아니아 사법제도, 리투아니아 집행관 제도에 관한 강연을 들었다. 오후에는 항소법원을 방문해 리투아니아 법원의 자치에 관한 강연을 들었다. 초유스가 접한 여러 언어 (영어, 일어, 에스페란토, 헝가리아어, 폴란드어, 리투아니아어) 중 가장 어려운 언어로 여기는 리투아니아어에서 한국어로 통역하느라 긴장감의 연속이었다.

특히 강연 이후 또는 강연 중간에 이루어진 질의응답이 이날 가장 돋보였다. 한국 공무원들이 쏟아내는 질물은 리투아니아측 관계자들에게 한국 공무원들의 열성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리투아니아측은 예약도 된 점심식사가 늦어질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 이날 강연일정을 다 마친 후 리투아니아측 관계자들은 격의없이 자신의 견해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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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 판사협회 회장 겸 항소법원장과 대표단 단장 (상); 한국을 다녀온 항소법원 판사 (하)

리투아니아 법원행정처 국제협력국에 일하는 에글레는 "그 동안 세계 각국의 다양한 나라들의 법원 공무원들이 교류차 이곳을 방문해왔다. 하지만 지금껏 이번 한국 공무원들만큼 적극적으로 행사에 참가한 공무원들은 본 적이 없다. 질문세례는 가히 유례가 없다"고 말했다.

비타우타스는 "업무상 세계 각국의 사람들을 만나보았지만, 한국인들은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고, 우정과 웃음이 가득하고, 마음이 활짝 열려있음을 느꼈다. 한 마디로 한국 공무원들은 정말 멋지다. 기회가 되면 한국에 꼭 가보고 싶다. 리투아니아 친구들을 만나면 한국인들로부터 오늘 받은 좋은 인상들을 많이 이야기해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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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 법원행정처 국제협력국 실무자와 함께 (상); 양국 사법부간 협력협정 체결 (하)

이런 말을 듣고 있으니 리투아니아 빌뉴스 현지에 살고 있는 한국인으로서 기분이 좋았다. 3박 4일 일정에 한국 공무원들로부터 받은 인상이 리투아니아 법원과 법원행정처 고위 관계자와 실무자에게 오래 오래 간직 되기를 바란다. 더불어 리투아니아인들에게 이런 좋은 인상을 남겨주고 떠난 한국 공무원들에게 감사와 박수를 보내고 싶다. 앞으로 리투아니아와 한국 사법부간 우호협력과 상호교류가 증대되기를 기대한다.

* 관련글: 한국 자연에 반한 미모의 리투아니아 여대생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7. 8. 07:31

며칠 전 낮에 갑자기 요란한 비상벨 소리가 들려왔다. 도로가에 살고 있어 흔히 이런 비상벨 소리를 듣지만, 지금껏 점점 소리가 약해져지고 어느 순간부터는 귀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하지만 이 날은 비상벨 소리가 나더니 사라질 줄을 몰랐다. 몹시 궁금해서 창문 밖을 내다보니 바로 우리집 코앞 거리에서 소방차가 3대 서있었다. 분위기가 심싱치 않아 즉각 사진 카메라를 들고 밖으로 나가보았다.  앞 거리 3층 발코니에서 연기가 나고, 이를 진압하는 소방관의 모습이 보였다. 다행히도 불은 크게 퍼지지 않고 쉽게 진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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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코앞의 화재현장을 보면서 만약 우리 건물에 이런 불상사가 생기면 무엇을 먼저 챙겨 피할까를 생각해보았다. 제일 먼저 가족이고, 그 다음이 중요서류함, 컴퓨터 하드디스크, 촬영장비...... 여러 품목들이 머리 속에 정렬되어갔다.

* 관련글: 아파트 복도에 자전거 도둑맞다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7. 7. 14:09

빌뉴스 구시가지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위치한 페트라스와 파울류스 (베드로와 바울) 성당) 성당은 빌뉴스에 있는 바로크 건물 중 으뜸가는 건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성당 내부에 있는 석회로 만든 2000여개의 동상은 유럽에서도 아주 독특한 것이다. 원래 이곳에는 고대 발트인들의 신인 밀다를 모신 신당이었고, 13-14세기 리투아니아가 기독교화 됨으로써 성당이 세워졌다. 지금의 성당 외부모습은 1676년, 그리고 내부 장식 석회 동상들은 1671-1704년에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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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아 마그달라나, 부활한 예수 등등 수많은 동상들 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크는 것은 바로 성당 중에 걸려있는 배였다. 마침 이 성당의 신부를 만날 기회가 있어 배의 의미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스트가 배에서 많은 설교를 했고, 배는 바로 인생을 의미한다. 배가 큰 풍랑없이 순항하기 위해서는 믿음, 사랑, 소망으로 살아가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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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배를 보자마자 불교의 반야용선(般若龍船)이 떠올랐다. 반야용선은 세상의 파란고해로부터 중생을 고통 없는 피안의 세상으로 건너게 해주는 도구이다. 이 배를 용이 호위하므로 용선이라 하고, 반야는 지혜를 의미한다. 모두가 믿음, 소망, 사랑 그리고 지혜로 세상의 고통을 이기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를 기원한다.

* 관련글: 유럽 문화수도의 얼음바로크 축제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7. 5. 07:52

지난 7월 4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 사는 한국 교민들이 야유회를 다녀왔다.
빌뉴스 인근 호반의 트라카이 성이 바라보이는 전망 좋은 곳에서 모임을 가졌다.

이 모임을 가지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신기해 한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나무 아래 곁에서 자라고 있는 작은 화초였다.

이 화초는 신기하게도 3층으로 되어 있는 꽃의 색깔이 각기 달랐다.
밑에는 주홍색, 중간에는 노란색, 위에는 보라색을 띄고 있었다.
이런 꽃은 처음 본 것이라 카메라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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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글: 호반의 성 위에 비구름과 햇볕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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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모음2009. 7. 4. 10:29

오는 7월 6일은 "리투아니아 천년의 역사" 경축행사가 열린다. 국가적 행사이다. 1009년 최초로 리투아니아라는 이름이 역사서에 언급된 것을 기념하는 행사이다. 리투아니아 발다스 아담쿠스 대통령이 주도하는 행사로 인근 나라의 여러 대통령 뿐만 아니라 스웨덴, 노르레이 국왕도 참석할 예정이다.

지난 6월 29일 인터넷으로 리투아니아 대통령궁 언론실에 행사 취재증 발급을 신청했다. 어제 언론담당관으로부터 메일이 왔다. 그래서 오후에 대통령궁으로 취재증(프레스 카드)를 받으러 갔다. 밝은 미소를 띤 담당 직원이 보안검색대 밖으로 나와 미리 준비된 취재증을 건네주었다. 막 나가려는 데 순간 기다리라면서 선물용 종이가방을 하나 건네주었다.

아주 무거웠다. 무엇이 들어있을까 몹시 궁금했다. 그래서 밖에 나와 벤치에 앉아 내용물을 훑어보았다. 모두들 값비싼 영어로 된 리투아니아, 빌뉴스 안내 책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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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거운 가방 속에 책이 들어있다. 무슨 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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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 천년"의 역사가 담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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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 관한 역사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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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이 눈길을 끌었다. 빌뉴스에 관해 하이쿠 (일본 시의 한 유형)로 지은 시들을 담고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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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 개관 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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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 소개 DV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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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유럽 문화 수도로서의 빌뉴스 소개 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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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받은 선물들이다. 덕분에 리투아니아 1000년의 역사를 더 심도있게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7월 6일 열리는 리투아니아 천년의 기념행사의 여러 소식들을 블로그로 통해 전할 계획이다. 리투아니아 쳔년을 함께 축하해주세요.

* 관련글: "걸어서 세계속으로" 만나는 리투아니아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7. 4. 08:12

오늘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의 중심가에 위치한 게디미나스 거리를 지나갔다.
그런데 거리입구에 한 조형물이 눈길을 끌었다.
가까이에 가보니 수백 마리의  종이새들이 주렁주렁 걸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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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종이새들이지만 금방이라도 청명한 하늘로 날아갈 듯하다.

* 관련글:
금방 하늘로 날아갈 듯한 종이새들
종이 없던 시절 어떻게 책을 만들었을까?
종이 냅킨의 예술적 재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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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09. 7. 4. 07:24

드디어 어제 중요한 일을 끝냈다. 7살 딸아이 요가일래는 아침에 일어나 아빠 컴퓨터가 켜져있지 않자 "와! 우리 아빠 일 다 끝났네! 축하해~~~"라고 말하면서 아빠를 꼬옥 안았다. 그리고 딸아이는 얼른 방으로 사서 닌텐도를 가져왔다.

"아빠, 내가 가르쳐 줄테니 한 번 이것으로 나하고 같이 놀자."
"난 이런 놀이 정말 힘들어." (사실 아빠는 게임에는 문외한이다)
"아빠, 여기 노는 방법이 다 적혀있어. 읽으면 돼!"

그래서 한 두 게임을 같이 해봤다.
그리고 딸아이 왈: "아빠는 정말 게임을 못한다. 그만하자!"

방학을 맞이한 초등학생 딸아이는 이렇게 심심하게 논다. 하지만 종종 즐겨하는 일이 하나 있다. 바로 천에 그림을 그려 수를 놓는 일이다. 30-40년전 시골에서 누님들의 어린 시절을 떠오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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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에서 지켜보고 있으니 혹시 바늘에 손가락이 찔리면 어쩌나 걱정스럽기도 했다.

"너 그러다가 손가락이 찔려 피가 나면 어떻게 하나?"
"괜찮아. 아빠가 내 의사이니까."

* 관련글: 컴퓨터에 뿔난 딸아이, 아빠 힘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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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09. 7. 3. 11:06

지난 6월 1일부터 11일까지 KBS TV "걸어서 세계 속으로"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오신 이연식 피디님과 함께 리투아니아 곳곳을 둘러보았다. 이 프로그램은 특히 여행이나 세계 각국의 풍습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즐겨보는 프로그램으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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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수로 둘러쌓인 트라카이 성을 촬영하고 있는 이 피디님
 

10일간 이 피디님이 취재 촬영하는 동안 잦은 비로 고생했다. 그래도 맑은 날이 있었기에 촬영을 마치고 이제 방송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걸어서 세계속으로" 사이트에 들어가니 리투아니아편 방송 안내가 나와 있었다. 숲과 호수 그리고 아름다운 사람들 - 리투아니아 라는 제목으로 방송될 것이다. 빌뉴스 구시가지, 중세축제, 십자가언덕, 그루타스 공원 등이 소개된다.

그 동안 "초유스의 동유럽" 블로그를 통해 이들에 대해 편편조각으로 소개했지만, 1시간 동안 지속되는 HD 방송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것이다. 리투아니아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잊지 마시고 보길 권장합니다.

◆ 본방송일시 : 2009년 7월 4일(토) 오전 8:30~9:30 KBS1
◆ 재방송일시 : 2009년 7월 5일(일) 오전 8:10~9:10 KB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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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09. 7. 3. 08:52

지난 5월 말에 여름방학을 한 초등학교 1학년 딸아이 요가일래는 요즘 심심해 죽을 맛이다. 방학이면 학교에 가지 않으니 부모와 많은 시간을 가질 것이라 잔뜩 기대했다.

하지만 방송분야에 자유기고가로 활동하는 아빠는 여름철이면 낮시간이 길어서 촬영꺼리가 겨울철보다 훨씬 많아 바쁘게 지낸다. 6월 초순내내 서울에서 온 피디와 함께 리투아니아 전역을 돌아다니느라고 딸아이와 놀아줄 시간이 없었다.

이어서 중순부터 조금 전까지 그야말로 죽기살기로 또 다른 일을 했다. 자는 시간,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번역하고, 편집하고, 조판 작업만 했다. 274쪽에 달하는  에스페란토로 된 책이다. 평소 존경하시던 분이 지난 해 이맘 때 돌아가셨다. 그분의 1주기인 7월 4일을 맞아서 후학들이 추모문집을 만드는 데 번역과 컴퓨터 조판작업을 맡아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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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가 컴퓨터 조판한 책의 한 부분

번역하고, 사진 고르고, 다시 컴퓨터 조판하는 데 생각보다 엄청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방학에 아빠와 같이 한글, 천자문 등 여러 것을 같이 배우기로 계획했다. 하지만 한달이 지났는데도, 아빠는 여전히 바쁘다. 딸아이가 일어나 보면 아빠가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고 있고, 자러갈 때도 아빠는 여전히 컴퓨터에 눈을 응시하고 마우스를 움직이고 있다.

어제 아침 일어난 딸아이는 아빠 방 책장 옆에서 종이를 꺼내 무엇인가를 그리고 있었다. 심심하니까 그림을 그리는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얼마 후 딸아이는 아래 그림을 아빠에게 건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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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어 철자로 된 "HIMNERA" (힘내라)라고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데스크탑, 노트북 모두가 빨간색으로 X로 금지 표시를 해놓았다.
"아빠, 힘내서 빨리 일을 끝내고 컴퓨터 하지 말고 우리 같이 놀자!"
최근 딸아이가 무엇인가를 부탁할 때마다 아빠가 빨리 일을 끝내야 마음껏 부탁을 들어줄 수 있다고 거절해야 했다. 그래서 딸아이는 "힘내라"라고 응원하고 있다.
"아빠를 이해해줘 고마워~"
오늘 아침 딸아이가 일어나면 홀가분한 마음으로 시내나 공원으로 산책을 가야겠다.

* 관련글: 21C 세계 평화의 언어 에스페란토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6. 29. 12:03

일전에 "공기 팔아먹는 현대판 봉이 김선달"에 대한 글을 올렸다. 당시 리투아니아 신문에 실린 기사를 소개했다. 한 리투아니아 사람이 우리가 일상에서 마시는 공기를 캔에 담아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빌뉴스 시내를 산책하면서 이 캔공기 상품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었지만, 아직 보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이 캔공기를 카메라로 직접 찍게 되었다. 프랑스 국립지리연구소가 조사 연구한 바에 따르면 유럽대륙의 지리적 중앙 지점이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북쪽으로 26km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현재 리투아니아는 이곳을 관광지로 개발해놓았다. 손님을 이곳으로 안내하면서, 관광안내소를 잠깐 들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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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품 매점을 겸한 이 안내소에서 캔공기 상품을 보게 되었다. 이 캔공기는 대동강 물을 판 봉이 김선달을 떠올리게 한다. 여기에서 파는 캔공기 하나 가격이 20리타스(한국돈으로 1만원)이다. 캔맥주 하나가 한국돈으로 1000원-1500원 하는데 비해 너무 비싼 것 같다. 그래도 이 캔공기를 사가는 사람들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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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되기를 바라지는 않지만, 언젠가 지구 환경과 공기 오염의 극심화로 청정 공기를 담은 캔공기 시대가 도래한다면 이는 대박상품이 될 것이다. 이 캔공기가 캔맥주처럼 일상에서 널리 보급되는 그런 날이 올 지는 지극히 회의적이지만, 톡톡 튀는 기발한 아이디어 상품임에는 두 말 할 나위가 없다.

* 관련글: 공기 팔아먹는 현대판 봉이 김선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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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모음2009. 6. 27. 13:26

"하지 자정에 강물 위로 화관을 띄우는 사연" 글을 통해 리투아니아 하지축제를 소개했다. 리투아니아 하지축제의 절정은 바로 자신의 소원을 담은 화관을 초와 함께 강물에 띄워보내는 것이다.

그리고 이날 밤 숲에서 고사리꽃을 찾는다. 고사리꽃은 일 년에 딱 한번 찾을 수 있는 꽃으로 리투아니아인들에게 전해진다. 바로 하지 밤에만 숲 속에서 찾을 수 있다. 만약 이 꽃을 찾으면 무엇이든지 원하는 바를 다 이룰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고사리꽃을 보았다는 사람은 주위에 아무도 없다. 실제로 하지에 이를 찾는 사람도 보지 못했다.

한편 이웃나라 라트비아는 어떨까? 리투아니아 사람처럼 발트인에 속하는 라트비아 사람도 하지축제를 즐기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오늘 리투아니아 포탈 사이트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라트비아의 특이한 하지축제동영상 하나가 소개되었다.

이 행사는 23일 하지 밤을 지새우고, 24일 새벽 3시 곧 해가 떠오르는 시각에 열리는 행사이다. 19세 이상 성인만이 참가할 수 있는 알몸 달리기 행사이다. 이 행사는 라트비아 도시 쿨디가에서 열린다. 올해 9 번째이다. 모두 알몸으로164m 길이의 다리를 달리는 것이다. (사진출처: delfi.lt 화면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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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행사의 주된 목적은 바로 옛날 풍습을 상기시키는 일이다. 그렇다면 그 옛날 풍습은 도대체 무엇일까?

고대 라트비아 사람들은 하지 밤에 생성된 이슬이 신비의 힘을 지니고 있다고 믿었다. 그래서 이들은 해가 떠오르기 바로 직전 새벽에 알몸으로 풀밭에 뒹굴면서 이 이슬로 목욕하면 일년 내내 강하고 건강하다고 믿었다.

어렸을 때 한국에서 겨울 눈으로 세수를 해보았지만, 여름 이슬로는 한 번도 씻어보지 못했다.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알몸은 아니지만 한 번 이슬로 세수를 시도해봐야겠다. 

* 최근글: 출근길 차 바퀴 점령한 벌떼, 현명한 대처법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9. 6. 27. 12:04

요즈음 리투아니아는 일년 중 낮이 가장 긴 날이다. 새벽 4시가 되면 밝아지고 밤 11시가 되야 어두워진다. 지난 23일 하지는 국경일로 정해진 만큼 리투아니아 사람들에게 아주 중요한 날이다. 이날 리투아니아 곳곳에는 하지축제가 열린다.

날이 훤하지만, 저녁 무렵 사람들은 행사장으로 발걸음을 향한다. 가면서 꽃과 풀로 화관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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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나무에 화관걸기 놀이를 하기도 한다. 이 화관을 쓰고 노래를 부르는데 이날 노래의 주된 주제는 바로 태양을 찬미하는 노래들이다. 이를 통해 태양숭배의 고대풍습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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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언덕을 넘으면 사람들은 모닥불을 피운다. 이 모닥불은 건강과 풍년을 기원한다. 그리고 이제 점점 길어질 밤의 악령을 쫓는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모닥불 주위에서 춤을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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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2시가 되면 이들은 강가로 간다. 바로 머리에 쓴 화관에 초을 얹고 강물에 띄우기 위해서다. 옛날엔 결혼하지 않는 여자들이 화관을 만들었다고 하지만 지금은 남녀노소 모두가 만든다.
왜 강물에 띄울까?
아주 옛날 흘러내려오는 화관을 줍는 이웃 마을 총각이 바로 그 여자의 배필이 된다는 설이 있었기 때문이라 한다. 지금은 각자의 꿈과 소원을 담아 강물에 띄워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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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모닥불로 돌아와 다음날 해가 뜰 때까지 흥겨운 춤과 노래로 밤을 보낸다.  이렇게 짧은 하지 밤을 보내며 한 해의 풍년과 안녕을 기원하는 리투아니아 사람들 모습이 퍽 인상적이다.

* 관련글: 태양은 아버지 아니면 어머니? - 리투아니아 해맞이 동영상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6. 26. 12:04

리투아니아에서 가볼만 곳 중 하나가 바로 그루타스 공원이다. 이 공원은 수도 빌뉴스에서 남서쪽으로 약 120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숲 속에 위치해 있다. 이 공원은 다름 아닌 소련시대 동상이나 조각상으로 유명하다. 왜 이 한적한 숲 속에 동상들이 총집결해 있을까? 궁금한 것은 당연하다.

소련시대 레닌, 스탈린, 체제를 상징하는 조각상들은 도심의 명당자리를 다 차지하고 있었다. 1990년 체제가 무너지자 이들은 사람들에 의해 철거되었다. 이후 도시 구석진 곳에 방치된 이 동상들은 점점 커다란 사회적 골치거리가 되어버렸다.

리투아니아 정부는 공모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그루타스를 근간으로 사업을 하고 있는 말리나우스카스는 습지와 숲이 시베리아와 흡사한 그루타스로 동상들을 가져와 전시하는 공원 설립을 계획했다. 그의 안이 통과되었다. 소련점령시 36만명의 리투아니아 사람들이 시베리아 등지로 강제거주당했다. 현재의 리투아니아 인구가 340만명이나 이는 엄청난 숫자이다.    

말리나우스카스는 이렇게 시베리아를 연상시키는 이 숲 속에 소련시대 동상들을 보존해 후손들이 ‘수치스러운 역사’를 반복하지 않도록 다짐하는 역사 교훈의 장으로 삼고자 했다. 초기에 극렬히 공원 설립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전무한 상태라고 공원 관계자가 말했다. 역사교육장 뿐만 아니라 여행 관광지로도 큰 호평을 받고 있다. 일전에 다녀온 사진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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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레닌은 늘 도심에서도 최고의 명당 지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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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1월 소련군의 무력진압에 항거하는 리투아니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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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저 레닌 동상의 그 후 모습은 어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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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오른손 엄지손가락은 짤렸지만, 비교적 온전하게 숲 속에 잘 보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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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거대할까? 초유스가 두 다리 사이에 들어가보았지만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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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공원 설립을 반대한 대표적인 사람들을 목조각해 전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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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타스 공원 입구 표지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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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내 식당에서 소련시대 음식도 맛볼 수 있다. 보드카 큰 잔을 단숨에 마시고 청어를 안주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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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평균 15만명의 방문객이 찾아온다.

* 관련글: 누구의 동상이기에 검은 비닐로 덮었을까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6. 25. 09:59

한국에서 백조는 진귀한 겨울새로 천연기념물 201호로 보호받고 있다. 하지만 유럽 리투아니아 호수에세는 사시사철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새가 바로 백조이다.

일전에 가본 호수에도 백조가 살고 있었다. 부근이 관광지라서 그런지 뭍 위의 인기척을 금새 알아채고, 백조는 혹시나 먹이를 얻을 수 있을까 하는 심산으로 호수 밖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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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들고 있는 것은 카메라 밖에 없어서 아쉬웠다. 먹이를 얻지 못하자, 백조는 천천히 호수로 되돌아갔다. 물에서 뒤돌아보는 백조는 "아저씨, 다음에 올 때는 꼭 모델료를 챙겨오세요"라고 말하는 듯했다.

* 관련글:
  • 2008/08/22 사람 공격하는 공포의 백조
  • 2008/07/01 모래 언덕과 백조, 한 폭의 수채화
  • 2008/06/04 백조는 희기도 하고, 검기도 하다

  •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6. 24.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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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서쪽으로 약 25km 떨어진 곳에 트라카이가 있다. 이 트라카이는 14세기 초 리투아니아 대공국의 행정·경제·국방의 중심지였다. 빌뉴스 바로 이전의 리투아니아 수도였다. 이곳에 있는 성은 동유럽에서 호수에 떠있는 유일한 성으로 알려져 있다. 리투아니아의 최고 관광지 중 하나이다.

    매년 여름마다 우리 가족은 이 트라카이를 즐겨 찾는다. 바로 이 호수에서 수영을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곧 6월 하순이 끝나고, 7월이 오건만 올해는 아직 이곳에서 수영 한번 해보지 못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날씨가 덥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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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시로 비가 온다. 해가 나도 언제 어디서 비구름이 몰려올지 감을 잡기가 힘든다. 언젠가 차를 타고 가는 데 도로 오른쪽에는 비가 오고, 왼편에는 햇빛이 나는 그런 날씨도 보았다. 위 사진에서 보듯이 멀리 무지개가 있고 그 앞 오른쪽 비줄기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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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하얗고 회색빛 구름조각이 언제 서로 손을 맞잡고 거대한 먹구름을 형성해서 소나기로 둔갑해버릴 지 감을 잡기가 힘든다. 그러니 가방 속 우산이 필수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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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트라카이 성을 찾아가보았다. 성을 바라보는 쪽에는 햇볕이 쨍쨍나는 데, 그 뒤 하늘에는 먹구름이 비를 뿌리고 있었다. 호수 성 위에 선명한 어둠과 밝음을 보고 있으니, 인생사 고락의 공존이 이와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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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통을 이겨낸 후처럼 비 갠 후 모습은 언제 보아도 이렇게 상큼하다.

    * 관련글: 동영상으로 보는 동유럽 유일의 호수내 트라카이성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6. 22.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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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즈음 우리 가정에 큰 변화가 하나 생겼다. 다름 아니라 과일주스이다.

    딸아이는 태어나서 음료수를 마시기 시작한 후부터 만 7살 반인 지금까지 과일주스를 매일 즐겨마셨다. 하루 2-3리터는 쉽게 마셨다.

    이런 딸아이가 얼마 전부터 과일주스를 마시지 않게 되었다. 그 오랜 습관을 이렇게 한방에 끊어버린 마력은 도대체 어디에서 나왔을까?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며칠 전 우리집 여자 셋이 모두 치과에 다녀왔다. 7살 딸은 충치가 다섯 개. 17살 딸도 충치가 다섯 개. 그런데 엄마는 충치가 한 개... 평소 과일주스를 즐겨 마시는 두 딸은 모두 충치 다섯 개를 기록했다.

    두 딸은 원인분석을 했다. 일단 주범이 과일주스라 여겼다. 과일주스의 당분이 치아에 남아 충치 원인을 제공할 수 있다는 치과의사의 말도 여기에 한몫했다. 이후 엄마는 레몬을 탄 정수된 물을 유리병에 담아 부엌에 늘 놓아두고 있다. 딸은 충치예방을 위해 이 물을 마신다.

    엄마는 딸의 결심지키기를 돕기 위해 또 하나의 수단을 강구했다. 바로 과일주스를 마시지 않는 날은 1리타스(500원)을 주기로 했다. 이렇게 주는 돈이 오히려 과일주스를 사는 것보다 더 싸니 불황에 가계지출을 줄일 수도 있어 일석이조가 된 셈이다.

    야무진 7살 딸아이는 이렇게 모은 돈으로 아빠에게 리무진 차를 사주겠다는 당찬 꿈을 꾸기 시작했다. ㅎㅎㅎㅎㅎㅎ 어느 세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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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설하고 아뭏든 그 오랜 세월 과일주스 마시는 습관을 단칼에 끊어버린 듯한 7살 딸아이의 행동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하지만 "아빠, 내가 주스를 안 마시면, 주스 장사가 울거야. 그러니 내가 주스를 다시 마시는 것도 좋은 생각이겠지?"라고 금방이라도 말할 것만 같다.

    * 관련글: 슈퍼스타가 안 되겠다는 7살 딸의 변심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6. 21.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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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리투아니아는 50여년 동안 소련 점령 통치를 받아왔다. 1990년 독립 선언하고, 1991년 1월 13일 17명의 목숨을 앗은 소련군의 무력진압에 항거한 후 독립국가를 형성했다.

    이후 소련 당시의 조각상들이 철거되었다. 이들을 한곳에 모아놓고 역사교육의 장으로 활용하는 곳이 그루타스 공원이다.

    이 공원에 전시된 조각상 중 하나가 흥미롭다. 소련 당시 이 동상은 리투아니아 제의 2 도시 카우나스 중심가에 위치했다. 이 조각상의 이름은 "청년 공산주의자 4명"이었다. 건장한 청년 4명이 잘 표현되어 있다. 주먹을 불끈 쥐고 치켜올린 왼팔엔 굳센 힘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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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한 친구가 사람들은 이 조각상을 다른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술에 만취한 친구를 이끌고 택시를 잡으려고 하는 청년들이라고......
    시대가 달라지고 사람에 따라 조각상의 의미도 이렇게 달라지는구나를 확 느끼는 순간이었다.

    * 관련글:
  • 레닌 동상에 검은 비닐을 덮은 까닭
  • 조각난 스탈린 퍼즐 맞추기 하는 여대생들

  •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9. 6. 20. 08:41

    어느 나라나 술문화가 있기 마련이다. 

    유럽 리투아니아에 10여년 살고 있지만,
    술 마실 때마다 잘 안되는 습관이 하나 있다.

    바로 건배할 때다.

    동양 문화에서 태어나고 산 사람으로
    익힌 습관 때문으로
    상대방의 눈을 똑바로 빤히 쳐다보는
    것에 익숙하지가 않다.

    대화할 때 눈을 쳐다보지 않는다고
    아내로부터 종종 핀잔을 듣기도 한다.
    대화할 때 상대방의 눈을 쳐다보지 않으면
    제대로 정직하게 말하고 있는지에 의문이 생긴다고 말한다.

    이는 술 자리 건배시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건배할 때 잔을 부딛히면서
    똑바로 서로 눈을 응시하면서
    "건강을 위해"라고 말한다.

    이렇게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나이, 지위, 남녀를 막론하고 눈을 쳐다보면서 건배한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방이 무엇인가 숨기는 것이나
    나쁜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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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배할 때는 상대방의 눈을 응시하고 미소를 띄면서 기분 좋게 마신다.
    "이 스베이카타!" (리투아니아어로 '건강을 위해서')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9. 6. 2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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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리투아니아 최대 인터텃 뉴스 사이트인 delfi.lt에 흥미로운 기사를 읽었다. 라트비아 수도 리가의 한 금융회사는 금융위기에 기발한 대출상품을 내놓았다는 소식이다.

    '콘토라'라는 금융회사는 라트비아 주민 중 성인이면 누구에게나 쉽게 돈을 대출해주고 있다. 이것만으로는 다른 회사와는 크게 구별되지 않는다. 하지만 화제는 바로 대출 담보조건이다.

    대출을 받은 사람은 자신의 "불멸하는 영혼"을 담보로 제공해야 한다. 영혼이 상거래의 조건이 되다니 황당하기도 하다.  

    현재 이 회사는 이 계약서에 서명하는 사람에게 50-500라트(한국돈으로 12만5천원-125만원) 한도에서 돈을 대출해주고 있다. 

    이 소식에 의하면 한 라트비아 현지 주민은 "내 친구가 이 회사에서 돈을 빌렸는데 고객이 부족하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이 회사는 위기 시대에 사람들의 영혼을 사는 사탄교이다"고 말했다.

    현편 이 회사측은 "여기는 전혀 이상한 것이 없다. 사업은 사업이다. 우리는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준다. 자신의 영혼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라면 빌린 돈을 갚을 것이다. 모든 것이 정당하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대출금 하루 이자는 대출금액의 1%이다. 돈과 이자를 90일 이내에 갚지 않으면 이들은 빌린 사람으로부터 담보를 접수하게 된다. 이자을 보니 아무리 사탄이라 할만하다.

    사람의 영혼을 대출조건을 달고 있는 이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업할 지 아니면 도덕적 지탄으로 중도하차할 지 궁금하다.

    (* 이 글의 사진과 동영상은 위 내용과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라트비아 수도 리가가 한국인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참고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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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련글: 라트비아 기쁨조로 거리 나선 수백명 금발여인들
                   라트비아, 하지 새벽에 알몸으로 달리기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6. 19. 15:32

    리투아니아 빌뉴스대학교 본부 교정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빌뉴스 구시가지에서도 중심에 위치해 있다. 빌뉴스대학교는 북동유럽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대학교 중 하나이다. 1579년 설립된 이 대학은 오랜 시간 동안 리투아니아의 유일한 고등교육기관이자 문화와 학문의 전통 수호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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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교 건물은 고딕, 르네상스, 바로크 등등 여러 양식을 띠고 있다. 특히  특히 교내 성당과 도서관은 관광지로 유명하다. 그 동안 여러 차례 일 때문에 이 대학교 건물을 방문했지만, 도서관에 이번이 두 번째였다. 아름다운 벽화가 즐비한 넓은 공간에 앉아 공부하고 싶은 충동이 밀려왔다.

    이 빌뉴스대학교의 도서관은 1570년에 세워진 440년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 도서관 1800년 전에 발행된 학문, 문화, 역사적으로 가치있는 18만개의 출판물을 소장하고 있다. 그 내부를 플래쉬 없이 사진에 담아보았다. 이런 도서관에 공부하는 대학생들은 얼마나 좋을까! 안내하는 직원은 "이런 도서관에 매일 일하게 되어 아주 행복하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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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련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대학서점은 어디?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6. 18. 15:00

    일전에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서쪽으로 25km 떨어진 트라카이에서 열리고 있는 중세축제에 다녀왔다. 이 축제의 이모저모를 사진으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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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라카이 반도성에서 귀를 멍하게 하는 화포로 축제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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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학생들의 중세춤이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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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등에서 물구나무서기 묘기를 해보이는 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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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널뛰기 판자 위에서 활을 쏘고 있는 어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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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끼를 목표점에 정확히 명중시키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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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얼씨구 지화자 좋구나.... 오른 손에 든 뿔은 술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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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세유럽의 놀이기구 - 말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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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세축제의 최고점은 바로 기사들의 결투이다. 이 결투는 단 1분만 지속된다. 지켜보니 무거운 철갑옷을 입은 기사들이 인정사정 보지 않고 혼신의 힘을 모아 공격과 방어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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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갑자기 카메라 기자들의 시선을 집중받은 장면이다. 모닥불을 피우고 전장에서 휴식을 취하는 중세기사의 모습을 떠올린다.

    * 관련글: 중세 유럽인들은 어떤 놀이를 했을까?
    * 최근글: 세례식 전야, 눈물 펑펑 딸아이 사연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