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에 해당되는 글 4979건

  1. 2009.05.14 선정적인 잡지 표지 같은 선거 포스터 2
  2. 2009.05.14 농구 나라에서 본 한자 문신 金吉実 3
  3. 2009.05.13 염소가 하늘 나는 새를 돕는 사연
  4. 2009.05.13 노래경연 1등한 딸, 화가가 되겠다니 5
  5. 2009.05.12 빌뉴스 일식당, 불경기에 대박 난 이유는
  6. 2009.05.12 화강암 틈새로 피어난 꽃
  7. 2009.05.11 지폐로 도배된 이색 빌딩 2
  8. 2009.05.09 비오는 날 나무 목욕하니, 우리도 할까? 4
  9. 2009.05.09 아내가 느닷없이 주전자를 사온 까닭 3
  10. 2009.05.09 한국 자동차 없는 모터쇼는 처음이었다 1
  11. 2009.05.08 어머니날 선물 지분 50%를 아빠가 차지한 까닭 3
  12. 2009.05.08 아내 생일에 전 남편의 축하 전화 받는 기분은 2
  13. 2009.05.07 중년의 나이에 골프장에 처음 가봤더니 2
  14. 2009.05.07 나무가 통채로 사라진 현장
  15. 2009.05.07 왜 낮에 달이 하늘에 떠있지? 7
  16. 2009.05.07 전화로 김연아에게 정신 팍팍, 결과 팍팍
  17. 2009.05.06 죽은 고목이라 우습게 보지 마라 1
  18. 2009.05.06 불황 속에 성황 이룬 거리음악제
  19. 2009.05.05 난생 처음 본 토끼배추 사랑초의 하얀 꽃 4
  20. 2009.05.05 딸에게 애완동물을 사주지 않는 까닭 14
  21. 2009.05.04 도심의 활력소, 거리음악제
  22. 2009.05.04 사물놀이를 무척 그립게 한 빌뉴스 뜰 1
  23. 2009.05.03 주인 없이 홀로 구걸하는 개 사연 2
  24. 2009.05.03 세계 각국의 금연 포스터들 2
  25. 2009.05.01 땅에는 민들레, 위에는 개나리 만발
  26. 2009.05.01 4식구 성(姓)이 각각 다른 우리 가족 1
  27. 2009.04.30 아파트 복도에 자전거 도둑맞다
  28. 2009.04.30 부모를 별침, 동침시키는 7살 딸아이 사연 4
  29. 2009.04.29 대통령으로 최고 적임자는 노처녀? 1
  30. 2009.04.29 꽃을 꺾으면 빨리 죽잖아!
사진모음2009. 5. 14. 10:17

오는 일요일 17일 리투아니아 대통령 선거가 열린다. 이렇게 리투아니아 선거는 평일을 임시 공휴일로 정하지 않고 일요일에 열리는 것이 한국과는 다르다. 하지만 시내 어디를 둘러봐도 대통령 선거가 열린다는 분위기를 느낄 수가 없다. 한국에는 범람할 것 같은 현수막 하나도 거리에선 찾아볼 수가 없다. 과연 선거나 열릴 것인가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그나마 선거를 느끼게 하는 것 중 하나는 길거리에 임시로 세워진 선거 포스터 게시판이다. 현재 대통령 선거에 나선 사람은 모두 7명이다. 일전에 본 게시판에는 후보자 한 명의 선거 포스터가 붙여져 있었다. 그럼, 나머지는 사퇴했나? 그렇지가 않다. 리투아니아 선거 포스터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일률적으로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정당이 직접 제작하고 게시판에 붙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리투아니아 선거 포스터는 정당이나 후보자가 직접 제작해 게시판에 붙인다.

그래도 선거 막바지라 어제 본 선거 포스터 게시판에는 제법 포스터들이 많이 붙여져 있었다. 단연 눈길을 끈 포스터는 다소 선정적인 잡지 표지 같은 포스터였다. 대통령 후보의 선거 포스터 사이에 있기에 깜짝 놀랐다. 저런 대통령 선거 포스터도 있을 수 있나? 알고보니 이는 6월 7일 있을 유럽연합 국회의원 선거을 위한 질서정의당의 선거 포스터이다. 천편일률적인 포스터보다는 이런 다양한 모습의 포스터가 재미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 포스터는 비교적 보수적인 나라로 알려진 리투아니아에선 너무 앞서나간 것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선정적인 잡지 표지 같은 선거 포스터

리투아니아 대통령 후보 선거 포스터를 한 번 살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아래에 소개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달랴 그리바우스카이테 / 국가 - 신뢰할 수 있는 손에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알기르다스 부트케비츄스 / 제일 중요한 것은 사람!  ▲ 로레타 그라우지니에네 / 국가는 곧 가정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발렌티나스 마주로니스 / 리투아니아가 필요한 대통령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카지미에라 프룬스키에네 / 당신의 행복을 위해!
사용자 삽입 이미지
      ▲ 한국 같으면 이런 길목 좋은 네거리에 현수막이 있을 법한데, 여긴 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거리 유세가 없는 대신 텔레비젼은 연일 후보자들과의 질의응답을 생중계로 방송하고 있다.

7명 중 당선이 가장 유력시되는 후보는 달랴 그리바우스카이테(53세, Dalia Grybauskaitė)이다. 리투아니아 정부 재무부장관을 역임했고, 현재 유럽집행위원회 재정과 예산 집행위원이다. 여론조사에 의하면 69.1%로 1위로 달리고 있다. 많은 유권자들은 외교와 재무에 능한 그가 경제불황을 극복하는 데 제일 적임자로 믿고 있다.

* 관련글: 대통령으로 최고 적임자는 노처녀? 
               이런 국회의원 선거 포스터 어때요?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9. 5. 14. 09:16

인구 340만명의 작은 나라 리투아니아의 최고 국민스포츠는
축구도 아니고, 야구도 아니고, 바로 농구이다.
흔히 농구를 가톨릭에 이어 제2의 종교라 부를 만큼
리투아니아인들은 농구를 좋아한다.

례투보스 리타스 5월 12일자 신문 스포츠 부분을 보는 데 큼직한 사진 하나가 눈에 띄었다.
빌뉴스 례투보스 리타스 팀과 카우나스 잘기리스 팀의 경기에 관한 보도였다.
결과는 잘기리스가 2009년 유로컵 우승자인 례투보스 리타스를 110:84로 가볍게 이겼다.

잘기리스 팀에 속한 20번 선수 다이뉴스 솰렌가 선수의 왼쪽 팔뚝에 새겨진
문신이 관심을 끌었다. (아래 사진은 해당 기사 사진을 촬영한 것임)

한때 한자, 한글 등 동양권 문자가 문신이나 패션 소재로 인기를 얻은 적이 있었다.
리투아니아인도 여기 동참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문신을 보니 한국인이 지어준 것 같다.
먼저 한자가 세 글자이다.
金     吉      実
성 김, 길할 길, 열매 실(實)의 약자
길할 열매를 맺는 김씨 성을 지닌 사람

비록 한자 실자가 일본식 약자이지만,
일본인들의 이름이 보통 4자로 되어있는 것을 미루어
한국인일 것이라는 데 더 확신이 간다.
중국어 간체에서 실자의 약자는 조금 모습이 다르다.

비록 한글은 아니지만 이렇게 한자를 보니 반가웠다.

* 관련글:
국가대표 농구선수 누드모델 
           
농구가 제2의 종교인 나라, 유로컵 우승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9. 5. 13. 22:05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늘을 나는 새들을 땅에 사는 염소들이 도와준다. 어떻게?

례투보스 리타스 5월 13자 신문 기사 하나가 눈길을 끌었다. 바로 "새들을 염소들이 도와줄 것이다"라는 제목이다. 그렇다면 땅에 사는 염소가 하늘을 나는 새들을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궁금했다.
(염소 사진 출처: www.mtv.lt)

이 보도에 따르면 카우나스 호수공원 관리사무소는 여름 내내 염소 15마리를 임대했다. 이 염소들은 호수 내에 있는 섬 3개에 방목된다. 이 섬은 조류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 조류보호소에서 행하는 염소들의 임무는 바로 크게 자란 풀이나 관목들을 뜯어먹는 일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호수에서 물고기 등을 잡아먹고 사는 희귀한 새들이 이곳에서 쉽게 알을 낳고 부화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염소를 임대하는 것이 사람들을 고용해 직접 풀을 베내는 일보다 싸다. 지난 해 양 45마리를 임대했지만, 11월말 남은 양은 고작 11마리였다. 나머지 양들은 도둑 맞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훔쳐간 사람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양 소유자는 15,300리타스(약 750만원) 보상을 요구했다.

관리소는 올해는 값이 비싼 양 대신 염소를 택했다. 만약을 위해 보험까지 들었고, 도둑 맞을 확률이 낮을 것으로 기대한다. 인건비를 절약하기 위해 염소를 고용(?)해 조류를 보호하고자 하는 공원 관리사무소의 노력이 돋보인다.

* 관련글: 염소 네마리 거대한 짚 조각상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5. 13. 09:54

사용자 삽입 이미지
7살 딸아이 요가일래는 지난 해 9월 초등학교와 음악학교에 동시에 입학했다. 학년이 끝나가는 무렵 음악학교는 어제 5월 12일 노래경연 대회를 개최했다. 음악학교를 다니면서도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딸아이는 커면 화가가 되겠다는 말을 종종 한다.

물론 아이들의 꿈이나 장래 희망은 쉽게 변화할 수가 있다. 부모된 입장으로서는 음악학교에서 노래를 전공하고 있으니, 일찍부터 노래와 연관된 꿈을 키워가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강요하지 않는 것이 제일 상책이라 믿는다.  

그래도 노래경연이라 5월 11일 저녁에는 혼자 여러 차례 식구들을 불러놓고 노래를 불렀다. 저러다가 목이라도 쉬어 정작 경연때 노래가 나오지 않으면 어떻게 하냐 걱정이 되었다. 

"아빠, 오늘 내가 노래 시합하는 데 꼭 와!"라고 말하면서 요가일래는 엄마와 함께 보다 더 일찍 학교로 갔다.

오후 5시 드디어 대회가 열렸다. 시험이나 시합을 앞두고 늘 가슴이 두근두근한 경우를 생각하니 요가일래가 안스러웠다. 더군다나 1번 타자이다. 다른 아이들이 어떻게 노래하는 지를 지켜본 후 하면 좋을 텐데라고 생각해보았다. 하지만 나이순으로 노래를 부르기로 정해졌다. 최연소 참가자이니 어쩔 수가 없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난 번 출장공연 때보다는 좀 미흡했지만 담담하게 노래는 부르는 모습이 좋았다. 이어서 노래 부르는 참가자들을 보니 1등은 힘들겠다고 생각했으나, 심사결과 1등을 했다. 학교내 노래경연이지만, 그래도 큰 대회를 위한 준비도 될 수 있고, 대회라는 곳에서 1등을 했으니 동기부여도 될 것 같았다.

"아빠, 저 언니가 자기가 꼭 1등 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내가 1등 했어."

목표를 세우고 하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부담없이 하는 것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너 오늘 1등 했으니, 앞으로도 잘 해라."
"알았어. 오늘 1등 했으니,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한다. 피짜 파티를 열자."  
"좋지. 그런데 아직도 커면 화가가 되고 싶지?"
"물론이지."

집에서 돌아오자마자 요가일래는 자랑스럽게 상장을 벽에 붙였다. 그리고 가족 피짜 파티를 마친 후 요가일래는 5월말에 있을 공연 때 부를 노래를 평소보다 더 적극적으로 연습했다. 1등으로 얻은 동기부여가 성공한 셈이다. "그래 노래부르는 화가가 되어라" 혼잣말을 해본다.


* 관련글:  - 모델 놀이하는 딸아이 순간포착 
                -
꽃선물 없이 본 7살 딸아이 노래공연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5. 12. 17:47

일전에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교외로 가족 나들이를 다녀왔다. 이 교외를 막 벗어나면 늘 손님으로 붐비는 대형 식당이 하나 있다. 주말에는 큰 규모임에도 빈 자리를 찾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주변에 호수가 있고, 또한 놀이터 공간이 넓어 기다리는 데에는 그렇게 지루하지가 않다.
 
하지만 이날 이 식당 문이 닫혀 있었다. 도로에서 조금 벗어난 곳에 있기에 왜 문이 닫혔는 지 안내문을 볼 수는 없었다. 며칠 후 식당이 부도가 났다는 것을 신문보도를 통해 알게 되었다. 이렇게 경제 불황에 큰 타격을 입는 업종 중 하나가 바로 식당임을 쉽게 알 수 있다.
 
한편 빌뉴스 중심가에 있는 한 일본식당은 성업 중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비싼 음식으로 알려진 일본식당이 이런 불황에도 장사가 잘 된다는 소리에 좀 믿기지가 않았다. 그래서 확인차 한 번 들럴까 늘 생각만 하다가 얼마 전 스웨덴에서 온 친구와 점심 약속을 이곳에서 하게 되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1층과 2층으로 되어 있는 식당이다. 이날 1층에는 빈자리가 없었고, 2층 구석에 빈 자리를 발견해 앉았다. "이런 불황에 이렇게 손님이 많다니 놀랍다"라고 스웨덴 친구가 첫 마디를 꺼냈다. 평소 장사 잘 된다는 소문이 헛된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왜 잘 될까? 궁금했다. 이곳에서 일하는 한국인 주방장을 만나 물어보았다. 그의 말에 따르면 경기가 좋았을 때 거의 부도 직전까지 갔는데 그가 와서 짜낸 점심메뉴가 인근 직장인들의 호응을 얻었기 때문이다. 점신메뉴는 12.99리타스-18.99리타스 (6495원-9495원)로 네 종류였다. 보통 빌뉴스 일본식당에서 푸짐하지는 않지만 식사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먹으려면 한국돈으로 약 2만원이 든다. 이런 가격의 반으로 점심을 먹을 수 있으니 일단 가격면에서 아주 매력적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날 시킨 점심메뉴는 18.99리타스(9495원)로 국 + 마키 5개 + 닭고기 뽂음밥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식사 도중 스웨덴 친구는 연신 감탄했다. 그는 스웨덴 일본식당보다 생선이 신선하고, 양이 푸짐하다고 말했다. 결국 불황 속에서 망하지 않고 장사 잘 되는 비결은 거창하고 엄밀한 것이 아니라 의외로 간단하다라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손님들이 부담없이 올 수 있는 가격으로 책정, 여러 가격으로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음식 마련, 먹고 나서 푸짐하게 잘 먹었다는 느낌, 그리고 맛이 좋아서 다음에 또 오고 싶다라는 마음 등을 심어주는 것이다. 이렇게 쉬운 원리이지만, 행하기가 어려운 것이 또한 세상사이다.

* 관련글:  5개 언어로 자유롭게 취재하는 기자 
               유럽인 장모의 사위 대접 음식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5. 12. 13:20

어제 화강암 계단으로 된 언덕 위로 올라가다
노란색 민들레꽃이 눈에 확 띄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민들레의 생명력이 대단한 것은 익히 알고 있지만
이렇게 화강암 틈에서까지 자라날 수 있는 것에 대해
새삼스럽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렇게 화강암 틈새 꽃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완벽해서 저 틈이 없다면 꽃이 피어날까? 완벽한 것보다는 저렇게 틈이 좀 있어야 남들도 같이 살 수 있지 않나? 저렇게 틈이 있으니 꽃이 아름답게 피어나네!
나에게도 저런 틈이 있을까?

한편 지금은 노란 꽃이 있어 아름다워 보이지만, 꽃이 지면 잡초로 더 쉽게 여겨질 것이다. 틈이 있으니 잡초가 생기잖아! 그러니 틈을 주지 말아야 돼! 이렇게 상황따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진다. 아무튼 강인한 화강암에 연약한 민들레가 그 틈새에 자라 꽃을 피우는 모습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 관련글: 지폐로 도배된 이색 빌딩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5. 11. 13:31

지난 토요일 리투아니아 제2의 도시 카우나스를 방문했다.
차로 지나가면서 네거리에 있는 빌딩 하나가 눈에 확 띄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홀로 우뚝 솟은 빌딩 외벽에 참으로 이색적이었다.
바로 1900년대 초엽에 발행된 리투아니아 지폐
1000리타스가 빌딩 전체를 감싸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빌딩은 비지니스 센터이다.
빌딩 용도에 맞게 지폐로 외관으로 처리한 것이 인상적이다.
돈을 벌려는 비지니스맨들의 노력이 경제 불황에 더욱 빛을 내어
경기 활성화에 기여하기를 바란다.

* 관련글: - 나무가 통채로 사라진 현장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5. 9. 10:39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난 목요일 아침 7살 딸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주려고
아파트 현관문을 나섰다. 이내 향긋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아빠, 정말 냄새가 좋다. 너무 향긋해! 왜 일까?"
"지난 밤에 비가 와서 그런가?"

"맞아. 그런데 비가 왔는데 왜 향긋하지?"
"비가 오니까, 더러운 것이 다 씻겨내려가서 그런 거지.
너가 목욕한 후 냄새가 좋지? 마찬가지야."

"아빠, 그럼 비가 오는 날 나무와 풀은 목욕하네. 맞지?"
"맞아. 우리도 비가 오면 밖에 가서 목욕할까?"

"그래, 아빠. 비누 가지고 밖에 가서 목욕하면 우리 집 물도 아낄 수 있지."
"건데, 사람들이 보면 창피하지 않을까?"

"맞다. 하지만 비가 오는 날 나무가 목욕한다는 말이 제일 재미나다. 그렇지, 아빠?"

딸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재미가 이런 것이다.
하지만 이런 해도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 같다.
10대초가 되면 벌써 부모보다도 친구와 더 어울러 다닐테니까.....

함께 있을 때 재미난 일을 많이 만들어야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관련글: - 딸에게 애완동물을 사주지 않는 까닭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9. 5. 9. 09:41

며칠 전 학교에 다녀온 아내가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얼마 후 부엌에서 "쏴~~~"하는 소리가
희미하게 들리다가 차차 굉음으로 변해갔다.
무슨 일인가 하고 부엌으로 달려가니
아내가 가스불 위에 주전자로 물을 끓이고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 웬 일로 주전자를 다 샀지?"
"앞으로 차나 커피 등을 위해 물을 끓일 때는 주전자로 사용한다".  

그 동안 우리 집 부엌에는 물 끓이는 일반적인 주전자가 없다.
이유는 간단한다. 바로 전기주전자 때문이다. 물을 끓이는 데 아주 편하다.
전기 코드를 꽂아 놓아 누르기만 하면 가열된 후 자동으로 꺼진다.
가스불에 주전차를 올려놓고 잊어버려 주전자를 태워먹을 염려가 없다.
그리고 아주 빠르게 가열된다. 대부분 가정이 이 전기주전자를 사용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런 편한 전기주전차를 왜 아내가 포기할까?
아내의 설명이 따랐다.
가스 ㎥         2.02리타스
전기 kWh      0.35리타스

우리 집 한달 평균 전기사용량    
           300kWh x 0.37리타스 = 111리타스 (5만5천5백원)
우리 집 한달 가스 사용량           
           4㎥ x 2.02리타스 + 기본금 2.12리타스 = 10.20리타스(5천백원)

앞으로 리투아니아 정부는 이그날리나 원전 폐쇄
전기값을 현재보다 2-3배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그래서 아내는 순간적으로 전기량을 많이 먹는
전기주전자를 포기하고 일반 주전자를 선택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며칠간이지만 변화가 일어났다.
전기주전자를 사용하지 않자 차를 마시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가스불을 켜고 기다렸다가 꺼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인지
주전자에 아직 익숙하지 않고 있다.
차 대신에 물 마시는 횟수가 늘어났다.
아내가 산 주전자 때문에 우리 집 전기값이 확실히 줄어들 것 같다.

알뜰한 세상의 모든 아내들에게 남편들 박수 한 번 쳐주십시다. 

* 관련글: - 체르노빌과 같은 이그날리나 원전 폐쇄 목전에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5. 9. 08:13

최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모터쇼에 다녀왔다. 매년 열리는 이 자동차 박람회는 발트 3국에서 가장 큰 규모이다. 올해는 불황이라 자동차 판매 회사들이 파격적으로 가격을 낮추는 등 활발히 고객을 유치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모터쇼에는 더 많은 회사들이 참가해 더 좋은 가격으로 손님들을 맞을 것만 같았다.

이런 기대를 가지고 모터쇼가 열리는 리트엑스포로 향했다. 입구에 표를 사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서있었다. 그리고 막 입구를 들어가니 짧은 바지를 입고 있는 여자 둘이 관람객들에게 홍보지를 나누어주고 있었다. 예전에 없던 것으로 미루어보아 올해는 레이싱 걸도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톡톡히 있을 것 같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선 입구 가까이 있는 전시관으로 갔다. 지난 해 이곳에는 벤츠 등 소위 고급차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기대와는 정반대로 오래된 낡은 차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불황은 역시 불황이구나!"라는 첫 인상을 받는 순간이었다. (아래 사진: 캐딜락 1969년)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음 전시관으로 들어가니 역시 오래된 자동차와 오토바이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리고 자동차 부품 회사들의 상품이 전시되어 있었다. 이곳에서 돋보이는 것은 바로 이름 모르는 고급차 한 대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어서 2007년 한국차와 일본차들이 차지한 넓은 전시관으로 갔다. 여기는 아예 묻이 닫혀 있었다. 그래도 그때는 레이싱 걸은 없었지만 미인들이 기아차 전시장에 얼굴을 내밀고 있었다. 이날 저녁 TV 자동차 관련 뉴스에 기아차 주위를 돌아다니는 초유스를 화면에 내보내면서 "레이싱 걸 없는 모터쇼는 외국기자들에게 따분했을 것이다"라는 설명이 흘러나왔다. (아래 사진: 2007년 모터쇼 기아차 전시장에서)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지막 전시관에 한국차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제네시스는 아니더라도 쏘렌토 R은 보고 싶었다. 이곳에는 프랑스차 푸조, 시트로엥이 거의 대부분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리고 일본차 니산이 전시되어 있었다. 어디를 봐도 한국차는 없었다. 이렇게 모터쇼에서 한국차를 보지 못한 경우는 처음이었다. 밖으로 나오니 야외 천막에 효성 오토바이가 전시되어 비교적 많은 관람객들이 구경하고 있었다. 다소나마 위안이 되었다. (아래 사진: 효성 오토바이 천막 전시장)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음날 현지 언론 보도를 보니 이번에 열린 모터쇼는 지난 해에 비해 규모가 1/3로 줄었다. 대관료를 지난 해보다 반으로 줄었는데 규모마저 줄었으니 재미가 빵점이라는 내 평가를 뒷받침해주었다. 경제 불황을 한 눈에 목격할 수 있는 모터쇼였다. 좋은 차를 살 수 있는 형편은 못되더라도 경기가 활성화되어 재미난 모터쇼를 구경할 수 있는 해가 빨리 오기를 바란다. (아래 사진: 2007년 모터쇼, 올해는 이런 분위기가 전멸)
사용자 삽입 이미지

* 관련글:
- 레이싱 걸 없는 모터쇼 맛은?
               -
40도 경사 길을 거뜬히 올라가는 차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9. 5. 8. 09:27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늘 5월 8일 한국은 어버이날이다. 어린이날이 공휴일인데, 어버이날은 공휴일이 아니다. 그래서 어버이날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움직임이 한국에서 일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유럽 리투아니아는 어떨까? 리투아니아엔 어버이날이 없다. 5월 첫 일요일은 어머니날, 6월 첫 일요일은 아버지날이다. 어느 날을 공휴일로 정한 것이 아니라 일요일을 어머니날과 아버지날로 정해서 자연스럽게 쉬면서 기념할 수 있게 했다.

올해 어머니날은 5월 3일이었다. 식구가 네 명인 우리 집은 바로 전날 엄마를 제외한 나머지가 은밀히 모여서 구수회의를 했다. 7살 딸아이 요가일래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아빠, 내일이 어머니날인데 무슨 선물을 할까?"
"어머니날인데 아빠는 열외다!"

"아빠, 우리는 한 가족이잖아! 내가 언니하고 선물을 생각한다. 그리고 아빠는 돈을 준다."
"평소에 용돈을 절약해 선물을 사야지......" (두 딸 모두 돈이 있으면서 자기돈 쓰기를 아까워한다)

"나는 예쁜 그림을 그려 선물하고, 언니는 내일 아침 꽃가게에 가서 꽃을 산다."
"그림하고 꽃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은데......"

옆에서 언니가 거들었다.
"선물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가 있으니까 상품권을 사주자."
"좋은 생각이다. 상품권 가격의 50%는 아빠가 부담하고, 너희들은 각각 25% 부담한다."

가끔 아내가 "우리 집의 큰 아이"라고 불평하는 일이 생각났다. 그래서 이번 어머니날에는 큰 아기 몫을 좀 해보자고 선물 지분 50%을 기꺼이 쏘겠다고 결정하게 되었다. 그리고 딸도 선물 지분에 스스로 참가했다는 자부심을 느끼게 하려고 나머지 반을 부담하도록 제안했다.        

이렇게 셋이서 합의했다. 요가일래는 방문을 닫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마르니타는 상품권을 사러 백화점에 갔다. 그리고 다음날 엄마가 일어나기 전 두 딸은 인근 꽃가게에 가서 튜립 아홉 송이를 사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요가일래가 어머니날을 맞아 그린 그림이다 "MAMA MES TAVE MYLIM" (엄마, 우린  엄마를 사랑해요).

이들은 부엌에서 엄마를 위해 아침 커피를 탔다. 그리고 방안에서 막 일어나고 있는 엄마에게 가서 커피, 그림, 상품권, 꽃을 선물주었다. "매주 일요일마다 이런 날이면 얼마나 좋을까? 고마워~"라고 엄마는 답했다. 상품권 선물 지분 50%가 아빠에게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채 이날 엄마는 아내가 아니라 엄마로서 즐겁게 보냈다.  


지난 해 요가일래가 다니던 어린이집의 아이들이 어머니날을 맞아 빌뉴스 시내 중심가 거리에 종이와 플라스틱으로 만든 꽃을 전시했다. 이렇게 전시된 꽃을 영상에 담아보았다.

* 관련글: 4식구 성(姓)이 각각 다른 우리 가족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9. 5. 8. 09:17

유럽 사람들에게 한국의 촌수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면 아주 관심을 가지고 듣는다. 부부는 무촌이고, 부자는 1촌이고, 형제는 2촌, 아버지 형제는 3촌, 아바지 형제의 자녀와는 4촌, 그리고 5촌, 6촌, 7촌, 8촌...... 도표를 그려서 한국의 친인척 관계를 설명해주면 복잡하다고 하면서 신기해 한다.

부부가 왜 무촌이라고 물을 때에는 부부는 일심동체라 간격이 없으니 촌수가 없다고 답하곤 했다. 모든 숫자의 근원 0촌으로 여길 만큼 부부는 한 몸, 한 마음을 지니는 것으로 여겼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전에 "펜펜의 나홀로 산행" 블로그에서 부부가 무촌인 색다른 이유를 알게 되었다.  

"부모와 자식간에는 1촌이지만 부부간에는 촌수가 전혀 없습니다. 헤어지면 남인 것입니다."

이 문구를 읽으면서 "부부가 무촌이니까 같이 살면 한 몸이 되고, 부부가 무촌이니까 헤어지면 남이 되는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부가 여러 가지 이유로 헤어질 때, 남이 된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인 것 같다. 왜냐하면 한 때이지만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가 있는 부부는 헤어지더라도 서로 좋은 친구로 남는 사회적 풍토가 형성되었으면 좋겠다.

우리 부부는 내년 2월 결혼 10주년을 맞는다. 우리 가족은 식구가 넷인데 딸이 둘이다. 큰 딸이 어렸을 때 넷이서 밖에 나가면 언니는 엄마를 닮아서 머리카락이 갈색 계통이고, 작은 딸은 아빠를 닮아서 머리카락이 검은색 계통이라는 소리를 듣곤 했다. 이렇게 큰 딸은 엄마 딸이고, 작은 딸은 엄마와 아빠의 딸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작은 딸 7살 요가일래가 엄마에게 바친 생일 선물 그림

종종 큰 딸의 생부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전화기가 바로 옆에 있어서 늘 받아서 큰 딸에게 수화기를 건네준다. 보통 늦은 밤에 전화가 온다. 술이 들어가니 딸 생각나서 전화하는 것 같다. 일전에 아내의 생일이라 식구 모두 일본식당에 밥을 먹고 돌아왔다. 이날 초저녁 큰 딸의 생부가 맹숭맹숭한 목소리로 전화했다. 평소와는 달리 딸을 찾지 않고 아내를 찾았다. 그 동안 헤어진 것에 대해 아내를 많이 원망했는데, 이제는 삶의 성공을 기원한다면서 아내의 생일을 축하해주었다.
 
그리고 아내는 창가를 바라보면서 옛 이야기를 꺼냈다. 전 남편이 일이 잘 풀리지 않은 것은 자신에게도 일말의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자기가 고집을 부려서 그가 여러 가지 기회를 포기한 것에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가 마음 잡고 행복한 삶을 살아기기를 바란다. 사실 그가 맨 정신으로 전화해 큰 딸과 대화하고 이어서 아내와 함께 큰 딸의 생활이나 진로에 대해 대화할 때 옆에서 듣는 기분은 한 마디로 좋다.

2004년 리투아니아는 인구 1000명당 3.2명이 이혼했다. 이로써 유럽에서 이혼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에서 20여년 생활하면서 적지 않은 이혼 부부를 만났다.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온 것은 핀란드와 노르웨이 지인의 경우였다. 핀란드 지인은 집안에 일이 있을 때 자주 전 남편이 와서 도와주고 간다. 노르웨이 지인은 요리하다가 막히면 전 아내에게 전화해 해결한다. 이렇게 이들은 어떤 이유로 이혼했지만, 이혼 후에도 스스럼없이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는다. 이런 점에서 아내의 생일을 기억해 축하 전화해준 전 남편이 오늘따라 돋보인다.    

* 관련글:  - 어머니날 선물 지분 50%를 아빠가 차지한 까닭
                - 4식구 성(姓)이 각각 다른 우리 가족
                - 부모를 별침, 동침시키는 7살 딸아이 사연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9. 5. 7. 15:39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끔 한국을 방문해 친구들을 만난다. 다들 지천명을 눈 앞에 두고 있는 중년이다. 이들의 골프 이야기를 들을 때에는 내 시선이 다른 곳으로 간다.  바로 나와 전혀 무관한 일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한국 시내의 거대한 녹색 그물망 구조물 옆을 지나갈 때도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나도 모르게 골프는 그저 지갑이 무겁거나 권력이 있는 사람들이나 하는 다른 세상의 스포츠로라 여겼다.

리투아니아에도 몇 해전에 골프장이 생겼다. 도심 외곽에 골프장이 처음 생긴다고 하니 주변 거주자들이 환경문제를 이유로 반대한다는 기사를 읽었다. 그후 잡지 등에서 간간히 골프장 광고와 기사를 보게 되었다. 그리고 주위 교민들도 다니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얼마 전 한 교민이 골프장 구경을 가자고 했다. 아이들 데리고 가면 경치도 좋고, 공기도 좋고 좋은 소풍이 될 것이라고 권했다.

이렇게 중년의 나이에 처음으로 지난 주 금요일 노동절에 다녀왔다. 프랑스 국립지리연구소의 조사 발표에 의하면 리투아니아 빌뉴스는 유럽 대륙의 지리적 중앙에 위치해 있다. 골프장은 바로 이 중앙 지점을 끼고 있다. 이런 기념비적인 곳을 방문하는 것도 기쁜 일인데, 이 유럽의 중심에서 목표점을 향해 골프공을 때릴 때 드는 기분은 상상만 해도 입가에 미소가 절로 나오는 듯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날 처음 가본 골프장은 의외로 친근하게 다가왔다. 우선 잘 가꾸어진 잔디, 파란 하늘, 사과나무, 숲 그리고 호수 등 자연풍광이 빼어났다. 지인의 말대로 맑은 공기 속 소풍 장소로도 일품이었다. 그리고 처음 잡아본 골프채로 연습공을 수십 번 날려보았다. 특히 어깨와 왼쪽 손바닥이 아파왔지만 그물망이 아니라 확 트인 잔디밭에서 공을 날리는 맛에 이를 쉽게 잊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날 지인들이 18홀 시합을 하는 동안 내내 따라다녔다. 총 10여km를 걸었다. 골프는 그냥 카트 타고 공을 날리는 정도의 운동으로 생각했지만, 이렇게 많은 운동량을 요구하는 줄은 몰랐다. 실제로 현장에 가보고 연습공이라도 쳐보니, 그 동안 골프에 대해 가졌던 편견이 많이 사라졌고,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한 번 취미로 하고 싶다는 마음이 일어났다. 중년의 나이에 처음 가본 골프장은 이렇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참고로 1년 내내 연습공을 칠 수 있는 비용은 700리타스(35만원)이고, 1년 내내 골프장을 사용할 수 있는 비용은 3000리타스(150만원)이다. 여기는 캐디도 없고, 그늘집도 없다. 이런 요소들이 직접 골프채 가방을 끌고 다녀야 하니, 골프가 지나치게 사치스러운 운동이 아니라 살빠지게 하고 건강한 삶을 도와주는 운동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 관련글:  - 나무가 통채로 사라진 현장
                - 유럽 지리적 중앙은 엿장수 마음대로?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9. 5. 7. 13:20

최근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약 20킬로미터 떨어진 골프장에 다녀왔다. 이 골프장은 유럽 대륙의 지리적 중앙 지점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 이 골프장 연못가에도 통채로 사라진 나무 그루터기를 볼 수 있었다. 이처럼 리투아니아 호수 주변이나 숲 속 강 주변을 거닐다보면 쉽게 만날 수 풍경이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무들이 마치 누군가 예리한 도끼로 찍어서 넘어뜨려져 있는 것 같다. 이는 비버가 한 것이다. 비버는 자신의 잇발로 나무를 깎아 이를 쌓아 강물을 막는다. 그리고 그 안에서 생활한다. 리투아니아 일부 지역에선 이렇게 비버의 피해가 극심해 개체수를 줄이는 데 힘쓰고 있다. 덩치 큰 나무도 속수무책으로 비버의 공격으로 시름을 앓고 있다.

비버와 수달은 비슷하지만 다르다. 비버는 다람쥐, 햄스터 등 설치류에 속하는 동물로 쥐 종류이다. 비버는 나무껍질이나 나무뿌리, 식물 플랑크톤 같은 것을 먹고 산다. 하지만 수달은 물고기나 조개 등을 먹고 산다. 이렇게 리투아니아에선 비버의 삶의 현장, 이는 곧 나무들의 피해 현장을 직접 목격할 수 있는 기회가 흔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관련글:
- 누가 이렇게 나무를 넘어뜨렸나? (사진)
               - 죽은 고목이라 우습게 보지 마라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5. 7. 08:06

최근 낮에 산책하면서 갑자기 7살 딸아이가 물었다.
"아빠, 저기 하늘 봐! 왜 낮에 달이 떠있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파란 하늘에 반달이 선명하게 떠있었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에게 전해내려오는 옛날 이야기가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늘에 있는 해와 달은 원래 부부였다.
이들 부부는 딸이 하나 있었다.
바로 그 딸은 땅이다.
어느 날 부부인 해와 달이 싸웠다.
그리고 이들은 헤어졌다.
서로가 딸인 땅을 보살피겠다고
또 한 번 더 크게 싸우게 되었다.
이때 하느님이 판단했다.
지금부터 해(엄마)는 낮에 땅을 보살피고,
달(아빠)은 밤에 땅을 보살펴라......


이 이야기에 따르면
해는 낮에 있고, 달은 밤에 있어야 정상이다.
그래서 딸아이가 의문을 제기했다.

"왜 일까? 스스로 생각해봐."
"나는 알아야 할 것이 너무 많아. 또 생각하면 머리가 아플거야.
이번엔 아빠가 생각해서 말해봐."

[여기서 김연아에게 전화로 고대정신을 팍팍 집어넣었더니, 그 결과가 고교생 때와는 전혀 달랐다고 주장하는 이기수 고대 총장이 떠오른다(관련기사). 그는 정신을 주입한 결과라고 평한다. 참고로 초유스는 딸아이가 어릴 때부터 "왜"라고 물으면 딸아이에게 "왜 일까? 너가 한 번 답을 찾아봐"라고 응답한다.] 

"이제 여름이 되어서 날이 길어지고 있지.
그래서 겨울에는 밤에만 있을 달이 지금은 저렇게 낮에도 볼 수가 있단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요즈음 리투아니아 일출시각은 아침 5시 32분
일몰시각은 저녁 9시이다. 그래서 하루가 참으로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9. 5. 7. 07:10

"고대가 김연아를 낳았다"라는 광고 문구가 논란을 일으키자 이기수 고려대학교 총장이 지난 6일 관훈 클럽 포럼에서 적극 해명했다는 연합뉴스 기사를 조금 전 접했다.

기사 원문 보기 고대총장 `김연아 광고 논란' 적극 해명

이 기사를 정독해 읽으면서 말미에 터져 나오는 박장대소를 참을 수가 없었다.

"내가 직접 김 선수와 통화를 하며 앞으로 21세기를 살아갈 지도자는 민족정신과 개척정신, 승리에 대한 확신 등을 가져야 한다고 가르쳤다. 고대 정신을 팍팍 집어넣은 것",
"여러분도 보셨겠지만 경기하는 모습이 고교생 때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이는 개척 정신을 주입한 결과였으며, 고교 3학년 때 교사가 시켜서 하는 것과 전혀 다르지 않은가. 이를 봐서 고대가 김연아를 낳았다고 한 것"

이기수 고대총장은 전화로 고대 정신을 팍팍 집어넣었더니 경기하는 모습이 고교생 때와는 전혀 달랐고, 이것이 바로 개척 정신을 주입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런 고로 고대가 김연아를 낳았다고 주장했다.

이기수 고대 총장은 정말 대단한 분이다. 어떻게 전화로 정신을 주입해 초단기간에 세계 기록이라는 결과를 얻어낼 수 있었을까? ㅎㅎㅎ

하지만 이보다 더 웃음을 자아낸 것은 아직도 타인에게 정신을 주입할 수 있다는 사고이다. 그것도 일류 대학의 총장이 말이다. 정신을 팍팍 집어넣으니, 결과가 팍팍 나오더라. 정신이 주사약이네.

이런 탁월한 능력을 지닌 고대 총장에게 전 국민에게 전화해서 민족정신, 개척정신, 승리에 대한 확신을 팍팍 집어넣어주길 부탁하고 싶다. 그러려면 전화비가 너무 많이 나오니, 딱 한 사람에게만 전화해서 고대정신을 팍팍 집어넣어주길 간청한다.

바로 이명박 대통령에게 전화해 민족정신을 팍팍 집어넣어달라는 것이다. 팍팍 나오는 그 결과는 바로 진압하는 경찰만 민족의 일원이 아니라 용산철거민, 촛불시위자 등도 민족의 일원임을 확실하게 깨닫는 것이다. 그리하여 한민족이 다 화해와 평화 속에 4만 달러 소득에 잘 살게 될 것이다.

참고로 전해주고 싶은 말은 정신은 주입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닦고, 닦고 또 닦아야 비로소 자기 것이 되는 것이다. 김연아가 전화로 고대정신을 주입받아 그런 결과를 얻었다는 말을 믿는 사람이 세상에 과연 얼마나 있을까?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5. 6. 10:20

최근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도심에 있는 빙기스 공원을 산책했다.
공원 산책로 바로 옆에서 있는 죽은 고목의 그루터기가 눈길을 끌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한 그루 고목의 그루터기 안에는
무려 일곱 그루 작은 나무들이 자라나고 있다.
너도밤나무 두 그루, 자작나무 다섯 그루가 자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것을 바라보고 있으니,
"내가 죽은 고목이라 내 꽃을 더 이상 피울 수는 없지만,
이렇게 일곱 그루 다른 나무들을 기르고 있소!"라고 마치 말하는 듯했다.
죽은 고목이라 우습게 보지 말아야겠다.

* 관련글: - 딸에게 애완동물을 사주지 않는 까닭
               - 난생 처음 본 토끼배추 사랑초의 하얀 꽃
               - 외미내부(外美內腐)의 종말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9. 5. 6. 09:05

"도시의 활력소, 거리음악제" 글에서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의 거리음악제를 소개한 바 있다. 추가로 얻은 정보에 의하면 지난 5월 2일 열린 축제는 지금껏 최고 기록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5월 첫 토요일 거리음악제는 1회성 행사로 시작했다. 하지만 음악가, 음악애호가, 시민 등의 호응이 높아서 지난 해에도 열렸고, 올해도 열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올해는 빌뉴스뿐만 아니라 리투아니아 전역 45개 도시에서 열렸다. 5000여명의 음악인 참가했고, 빌뉴스에는 1500여명이 참가했다. 리투아니아 전역에서 100백만여명(리투아니아 총인구가 340만명)이 이 거리공연을 지켜본 것으로 추산된다. 대단한 열기가 아닐 수 없다.



실업률은 벌써 10%에 육박하고, 올해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률이 예상되는 등 극심한 경제불황 속에 있는 리투아니아이지만, 이날 거리음악제만큼은 성황리에 이루어졌다. 초유스도 이날 거리음악제를 구경하기 위해 도심에서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듀엣을 위 영상에 담아보았다. 이와 같이 불황 속에 성황이 많이 일어나 결국 모든 것이 성황 이루기를 바란다.      

* 관련글:
   - 도심의 활력소, 거리음악제
                 - 사물놀이를 무척 그립게 한 빌뉴스 뜰
                 - 한국은 위대한 나라 - 리투아니아 유명가수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5. 5. 14:54

어릴 적 시골에서 자라면서 두 가지 종류의 토끼풀을 알게 되었다. 하나는 동그랗고 좀 두툼한 하얀 꽃을 피우는 토끼풀이다. 이 토끼풀 꽃 하나의 줄기를 가르고 그 사이로 다른 토끼풀 꽃 줄기를 넣어 시계 등을 만들어본 추억은 누구나 다 가지고 있을 것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또 다른 하나는 주로 나무 밑 응달에 자라는 토끼풀로 봄이 되면 그 잎을 따서 먹던 새콤한 토끼풀이다. 맛이 새콤해서 이를 "새콤한 토끼풀"로 불렸다.언젠가 "리투아니아 타잔"을 취재하면서 이 사람도 이 "새콤한 토끼풀"를 자주 먹는다고 했다. 그때 이 풀을 동서양이 다 먹네라며 한국의 어린 시절을 얘기해주었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을 이 풀을 "토끼배추"라 부른다. 한국이나 리투아니아나 이 풀을 "토끼"와 관련해서 부르는 것이 흥미롭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난 일요일 공원 숲에서 아주 신기한 것을 발견했다. 지금껏 "새콤한 토끼풀"의 꽃을 본 적이 없었다. 이날 "새콤한 토끼풀" 위에 자라는 하얀 꽃을 처음 보았다. 그래서 처음엔 혹시 "새콤한 토끼풀"과 함께 자라는 꽃일 것이라 여겼다. 궁금해서 풀을 헤치고 밑으로 살펴보았지만, 둘 다 한 뿌리에서 나오고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새콤한 토끼풀"의 꽃을 지천명의 나이 무렵에 처음 보게 되었다. 이 꽃을 보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카메라에 담아보았다. (이 "새콤한 토끼풀"의 원래 이름을 아시는 분은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댓글에 사랑초라고 해서 확인을 해보니 맞네요.)      

* 관련글: - 리투아니아 타잔을 만나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5. 5. 07:40

오늘 한국은 5월 5일 어린이날이다. 많은 부모들은 이날을 맞아 자녀들에게 선물도 하고 공휴일이라 함께 가족 나들이를 할 것이다. 유럽 리투아니아은 어린이날이 6월 1일이다. 국제 어린이날로 인해 막상 어린이날로 정해져 있지만 공휴일도 아닐 뿐만 아니라 아직까지 이 날을 대대적으로 기념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부모나 아이 모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요즘 같은 불황 속 주머니 사정에는 좋은 것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난 일요일 너무나 날씨가 좋아 가족과 함께 소나무가 우거진 인근 공원에 산책갔다. 산책가면서 7살 딸아이가 길거리에서 개를 데리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자 먼저 말을 꺼냈다.

"아빠, 나도 개가 있었으면 좋겠다."
"요즘 자기 개가 눈 똥을 치우지 않으면 벌금이 15만원이야!"
"그럼, 개가 우리처럼 화장실에서 누도록 가르치면 돼."
"개가 있는 친척집에 갔다 와서 옷에 묻은 개털을 터느라고 힘들지?"
"맞아. 하지만 개가 있으면 우리가 없을 때 도둑으로부터 집을 지켜주잖아."
"우리 집에는 침입경보시스템이 되어 있으니 필요가 없지."

"아빠, 그럼 고양이는 어때?"
"고양이 키우는 친척을 한 번 생각해봐. 고양이가 손, 팔 심지어 얼굴까지 할퀴잖아."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맞아. 그럼 새는 어때?"
"지금 가는 공원 숲에 있는 새들을 생각해봐. 새장에 있는 새가 보다 숲에 사는 새가 더 자유롭잖아."

"맞아. 그럼 물고기는 어때?"
"지난 번 언니가 키우는 물고기 한 마리 때문에 아빠가 시골에 같이 못 갔지? (물론 다른 이유가 더 있었지만) 물고기는 바다, 호수, 강에서 자유롭게 살아야 돼."

"맞아. 그럼 다람쥐는 어때?"
"다람쥐도 마찬가지지. 숲에서 자유롭게 사는 다람쥐가 좋지. 가끔 숲에 와서 보면 되잖아."

"아빠 말이 다 맞다. 아빠 말대로라면 우린 애완동물을 집에서 키울 필요가 없다."
"그래. 애완동물 없이 우리 식구가 서로서로 보살피면서 사는 것이 좋지."

이렇게 가끔 딸아이는 애완동물을 키우는 주위 친구들이나 친척들을 부러워하고, 집에서도 애완동물을 키우고 싶다고 한다. 가끔 어린이날 등 선물로 딸아이의 뜻을 들어주고 싶은 마음이 일어날 때도 있다. 하지만 그 욕심에 집착해서 울음으로 떼를 쓰지 않고 아빠 말을 이해해주는 딸아이가 무척 기특해 보인다.

* 관련글: - 꽃선물 없이 본 7살 딸아이 노래공연
               - 4식구 성(姓)이 각각 다른 우리 가족
               - 부모를 별침, 동침시키는 7살 딸아이 사연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9. 5. 4. 11:35

지난 2007년 리투아니아 유명가수 안드류스 마몬토바스 (Andrius Mamontovas)는 봄날 빌뉴스 거리를 생기있게 하기 위해 거리음악제를 기획했다. 이날 음악을 좋아하는 누구든지 악기나 목소리로 거리에서 공연할 수 있도록 제안했다. 이에 많은 호응을 얻었고,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지난 해는 빌뉴스 뿐만 아니라 다른 도시에서도 열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올해는 지난 5월 2일 리투아니아 대부분 도시에서 이루어졌다.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는 1000여명의 직업 음악인과 음악 애호가들이 거리로 쏟아져나와 공연했다. 이날 오후부터 저녁까지 거리에는 노래소리가 멈추지 않았다. 대단한 열기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이 축제를 지켜보면서 일년에 한 번만 열린다는 것이 아쉬었다. 여름철엔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 거리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리투아니아들을 영상에 담아보았다. 서울에 이런 행사가 없다면 한 번 권해보고 싶다.

* 관련글:
              - 사물놀이를 무척 그립게 한 빌뉴스 뜰
              - 한국은 위대한 나라 - 리투아니아 유명가수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9. 5. 4. 08:12

겨울 내내 텅비어 있는 듯한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구시가지는 5월 초순 시민들과 관광객들로 몹시 붐빈다. 어느 날 1579년 세워진 유서 깊은 빌뉴스 대학교 뜰에는 리투아니아에서 이름난 북치는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보기 드문 무료 합동 공연을 펼쳤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관객들도 플라스틱병에 콩 등을 넣어 합세했다. 모두들 흥이 나서 어깨를 들썩이며 흥겨운 시간을 가졌다. 공연이 막 끝날 무렵 북소리에 맑은 하늘이 감응했는지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곧 소나기로 변했다.

흥겨운 가락과 이에 취한 관객을 영상에 담으면서 아쉬움과 그리움이 물밀듯이 쏟아졌다. 바로 하늘을 찌를 듯한 격정적 소리와 내면을 깊숙히 스칠 듯한 잔잔한 소리를 겸비한 사물놀이에 대한 그리움이었다.


이렇게 리투아니아에도 아프리카 북이 들어와서 많은 연주가와 애호가들을 확보하고 있다. 언젠가 한국의 전자나 자동차 제품 뿐만 아니라 문화상품이 이곳에도 각광받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아직까지 경제대국에 걸맞는 문화대국이 되지 못함이 많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 관련글: 빌뉴스에 울려퍼진 한국 가락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9. 5. 3. 14:51

어느 날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중심가를 산책하면서 아주 낯선 장면을 만났다. 주인 없이 홀로 돌부처처럼 개 한 마리가 얌전히 앉아 구걸하고 있었다. 보통 개를 기르느는 걸인들은 개를 옆에 두고 구걸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얼마나 충실하기에 주인 대신 이렇게 동냥에 나섰을까 라고 생각하니 잔잔한 감동마저 일어나려했다. 하지만 가까이에서 본 개는 도저히 동냥을 할 처지는 아닌 것 같았다. 값이 제법 나갈 듯했다.



신문 위에는 2리타스(약 천원) 동전이 놓여있었다. 고작 2리타스 벌려다가 수백 배 이상 나가는 개를 잃지는 않을까 걱정되었다. 한참 주위를 살펴보니 주인은 좀 떨어진 곳에 위치한 긴 의자에 앉아 있었다. 어휴~ 괜히 걱정했네. 아무리 즉석 연출이라고 하지만 저렇게 평온하게 구걸 시늉을 하는 개가 대견해 보였다.

* 관련글:
                - 백만장자, 헌옷 훔치다 딱 걸렸네
                - 김치 냄새를 자동차 방향제로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5. 3. 06:54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난 주 리투아니아 빌뉴스 집 인근 미장원에 이발하러 갔다. 단골로 가는 미장원이다. 값도 상대적으로 싸고 머리를 잘 깎아주는 곳이지만 늘 한 가지 걸리는 것이 있다.

바로 머리를 깎아주는 아주머니가 흡연가이다. 가위로 머리를 짜를 때마다 가까이에 오는 아줌마로부터 흡연한 냄새가 물씬 풍긴다.

대학 생활 때 술자리에서 선배들의 권유로 몇 차례 피워본 외에서는 담배를 가까이 하지 않았다. 그래서 흡연에 민감하다. 흡연가들 곁에 있다가 집으로 돌아보면 늘 옷을 발코니에 걸어놓는다.

주말 인터넷을 돌아다니면서 세계 각국 금연 포스터를 모아놓은 것을 곳(아래 포스터 출처는 여기)을 만났다. 이런 광고를 봐도 흡연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참으로 금연은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담배 피우는 사람 때문에 이렇게 태어나는 아기까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

* 관련글: 
               - 흡연가를 위한 이색 금연 식당
               - 집안으로 내몰린 흡연자들의 운명은?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9. 5. 1. 09:45

그렇게 더디게 올 것 같은 봄이 얼마간 낮 온도 20도 내외 날씨 덕분에 성큼 여름으로 변하는 듯하다. 요즘 북동유럽 리투아니아엔 노란 민들레와 노란 개나리가 각자의 노란색을 자랑하듯이 꽃을 뿜어내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풀밭의 초록색에 민들레의 노란색이 뒤덮여 있는 이 봄날 풍경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그 위에 누워 하는 일광욕은 과히 세상의 모든 근심을 잊게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국에선 늘 2월초나 3월에 만발하는 개나리꽃을 보았는데 리투아니아엔 요즘 한창 개나리꽃이 피어나고 있다. 그런데 아직 이 개나리 이름을 아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 지금껏 이 꽃 이름을 물어본 사람들 중 아무도 몰랐다. 이러다가 주위 사람들은 진짜 리투아니아 이름 대신 꽃이름을 "genari"로 불러지 않을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난 리투아니아어로 이 꽃 이름을 모르는 데 한국인 친구가 개나리라고 부르더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지만 이 꽃 이름을 아는 사람이 하나 있다.
누굴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리 나리 개나리 입에 따다 물고요..." 노래를 배운 요가일래다. 그의 책장 위에도 개나리가 피어나 있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5. 1. 07:29

한국 5월은 가정의 달이다. 봄의 절정인 5월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등 가족을 위한 행사가 즐비하다. 하지만 리투아니아는 5월을 가정의 달이라 부르지 않는다.

리투아니아엔 어버이날이 없다. 5월 첫 일요일은 어머니날이다. 그리고 6월 첫 일요일은 아버지날이다. 하지만 아버지날을 기념하는 사람들이 적어서 그런지 이 날짜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주위에 드물다. 어제 가게에 같이 간 7살 딸아이는 "아빠, 어머니날에 무슨 꽃을 살까?"라고 벌써 선물 준비에 신경을 쓰고 있다.

어린이날이 한국은 5월 5일이지만, 리투아니아는 6월 1일이다. 한국은 가정의 달에 평소보다 많은 지출에 걱정하는 가족들이 있을 법하다. 리투아니아에는 이런 걱정이 없다. 일년 중 아이들에게 가장 선물을 크게 많이 하는 날은 성탄절과 생일이 거의 다 이기 때문이다. 어머니날에도 사실 자녀들이 꽃 선물 등을 하지만 어머니들이 한턱 쏘는 날이다. 자녀들이 모이니, 자연스럽게 어머니가 음식과 술을 준비한다.

사실 대부분 사람들은 직장 일을 제외하고는 가족 중심으로 살아가므로 굳이 특별히 가정의 달을 정할 필요가 없는 같다. 누구를 방문하더라도 부부 동반, 가족 동반이 주를 이룬다. 물론 10대들은 이런 것을 싫어해 그 시간에 또래 친구들과 즐겨 논다.

각설하고 우리 가족은 식구가 네 명이다. 그런데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우리 식구 네 명의 성이 모두 다르다. 부부가 성이 다른 것은 당연히 이해되지만 자녀와 아버지 혹은 어머니 성이 다르는 것에 의아해 할 법하다. 네 식구 성은 이렇다.

아빠 성은 "최"이고, 엄마 성은 "초예네"이다.
큰딸 성은 "암브로자이테"이고, 막내 성은 "초유테"이다.

하지만 리투아니아인들이 보면 적어도 세 식구는 한 가족임을 단번에 알 수 있다. 엄마 성 "초예네"는 "초유스"(최의 리투아니아어식 표현)의 아내라는 뜻이다. 결혼 서약식에서 신부는 자신의 성을 결정한다. 결혼 전의 성을 유지할 것인지, 남편의 성을 따를 것인지, 아니면 둘 다 사용할 것인지 결정한다. 대부분 남편의 성을 따라 이렇게 누구의 아내임을 나타내는 성을 선택한다.

막내 성 "초유테"는 "초유스"의 딸이라는 뜻이다. 큰딸 성 "암브로자이테"는 "암브로자스"의 딸이라는 뜻이다. "초유테"로 변경하려고 했으나, 여러 가지 절차가 복잡하고 또한 큰 의미가 없어서 그대로 놓아두기로 했다. 하지만 만 18세 성인이 되면 스스로 결정할 수가 있기 때문에 엄마 성을 근거로 해서 "초유테"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렇게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성이 각각 다른 네 명이 한 집에서 가족을 구성하고 살아가고 있다. 7살 딸아이가 그린 "우리 가족" 그림을 위에 소개하면서 5월을 맞아 모든 가족에 은혜와 화목이 충만하길 기원한다.

* 관련글:
             
 - 결혼 여부 구별해주는 여자들의 성(姓)
               - 리투아니아에도 족보가 있을까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9. 4. 30. 10:16


날씨가 좋은 어느 날 마르티나(17세)는 친구들과 함께 인근 공원에서 신나게 자전거를 타고 놀았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서 아파트 지하창고에 자전거를 갖다놓지 않고 아파트 복도 구석진 곳에 놓아두었다. 또 탈 일이 있으면 손쉽게 아파트에서 자전거를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주위 사람들에게 불편을 줄 수 있으므로 지하창고에 갖다놓을 것을 권했으나 응하지 않았다. 23세대가 사는 아파트 입구 현관문에는 늘 문이 잠겨 있고 열쇠나 코드번호를 알아야만 열 수 있다. 그래서 별다른 도둑 걱정 없이 자전거 등을 복도에 놓을 수 있었다. 물론 만약을 대비해 자전거에 자물쇠를 채워놓았다.

그렇게 지난 2주 동안 자전거는 아무런 탈 없이 복도에 있었다. 자전거나 놓인 공간에 쓰레기를 버리는 곳이 있었지만, 이웃 사람들도 이해하는 듯 아무런 불평을 해지 않았다. 그래서 자전거를 더 오래 놓아둘 수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바로 이 자리에 자물쇠로 자전거를 난방관에 묶어놓았다. 혹시나 되돌아왔나 휠긋 쳐다본다.

그런데 바로 어제 도둑을 맞고 말았다. 잠깐 이었다. 이발소에 가려고 밖을 나갈 때 마르티나는 아파트 문을 닫을 때 분명히 자전거가 있음을 확인했다. 이후 누군가 밑에서 전화를 해서 "승강기 점검원"이라고 문을 열어달라고 한다. 입구 현관문에서는 비디오폰이 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이런 사람들에게는 문을 열어준다.

한 30분이 지난 후 이발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자 마르티나 헐레벌떡 현관문으로 내려오더니 자전거를 가져간 사람을 못 보았나고 물었다. 30분 사이에 자전거 도둑을 맞은 것이다. 격분에 찬 감정을 가다듬고 마르티나는 경찰서에 신고했다.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경찰이 왔다.

경찰과 함께 아파트 내에 집수리를 하고 있는 외지 사람들에게 혹시 자전거를 훔쳐 간 것을 목격하지 않았냐고 물었다. 그리고 경찰서에 가서 조서를 꾸미는 제안을 받았지만, 일을 번거롭게 하는 것 같아 그만두고 말았다. 졸지에 자전거를 도둑맞은 마르티나는 눈물을 뚝뚝 흘렸다. "자전거가 이 세상 어딘가에 있으니 잊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얼마 후 마르티나는 친구와 함께 인근을 돌아다니면서 자전거를 찾아보려고 노력했지만, 결과는 뻔했다. 나중에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온 엄마는 자전거 도둑맞음에 속이 상했지만 어떻게 할 수가 없는 일이라며 관리 소홀에 대해 나무라기보다는 마르티나를 위로해주었다. 요가일래는 슬퍼하는 언니 마르티나에게 "언니보다 더 자전거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가져간 것이니 잊어버려라"라고 덧붙였다.

이런 좀도둑을 겪을 때마다 떠오르는 것이 있다. 하나는 1990년 일본에서 있었던 일이다. 한 일본인 친구하고 다른 친구 집을 방문하는 데 그 일본인 친구는 자전거를 자물쇠로 채우지 않은 채 그냥 길가에 세워두었다. 세 시간이 지난 후에 나와 보니 자전거가 여전히 그대로 있었다.

또 하나는 1992년 핀란드에서 겪은 일이다. 한 지인의 여름 별장에 갔다. 외딴 곳에 있는 별장에는 온갖 가구며 전기제품 등이 구비되어 있었다. 누군가 마음만 먹으면 싹쓸이로 훔쳐갈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별장에서 다시 도시로 돌아올 때 이들은 문을 잠그지 않았다. 혹시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쉬어갈 수도 있으니 문을 잠그지 않는다고 현지인 친구는 답했다. 자물쇠 업계한테는 미안하지만, 온 세상에 이런 사회가 충만하기를 바란다.

* 관련글:
               - 자동차 트렁크까지 엄습한 경제불황
               - 자기 지갑을 몰라본 사람의 행운
               - 고향 같은 부다페스트에서 사기당하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4. 30. 07:12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결혼 10차 부부이다. 2001년 태어난 딸아이는 이제 초등학교 1학년이다. 생후 몇 개월간 잠깐 아기 침대에서 잠을 자다 그 이후부터 줄곧 부모와 한 침대에 잤다. 이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장단점이 있겠다. 하지만 우리 부부는 품안에 안고 자는 날이 과연 몇 해나 될까라고 생각하면서 셋이 같이 자는데 서로 반대하지 않았다. 그래서 가게에서 구입하지 않고 넉넉한 크기의 침대를 주문 제작시켰다.

그렇게 불편 없이 여러 해를 지내오다가 드디어 딸아이가 점점 켜자 차지하는 공간이 넓어졌다. 또한 아이들은 열이 많이 나므로 자다가 보면 이불은 발밑에 가기 있기 일쑤였다. 추워서 깨는 일이 더욱 잦아졌다. 결국 한 침대에 이불 2채를 사용하게 되었다. 이불을 푹 덮고 자는 습관이 있어서 도저히 발밑으로 밀린 이불을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잠도 오래 가지는 못했다. 딸아이가 더 커서 세 사람이 자기엔 침대가 좁았다. 그러던 차에 딸아이는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게 되었다. 물론 그 전에도 자기 침대가 있었다. 입학 기념으로 당당히 딸아이는 "홀로 잠"을 선언했고, 한 동안 자기 침대에서 홀로 잤다. 간혹 주말이 되면 이렇게 말하곤 했다.

"아빠, 내일 학교에 안 가니까 나 엄마하고 잘래. 괜찮지? 아빠는 내 침대에서 자. 알았지?"

딸아이는 자는 데 아주 편하다고 하지만 이렇게 직접 딸아이 침대에 자보니 딱딱하고 좁아서 자기가 무척 힘들었다. "이런 침대에 내 귀한 딸을 재우자니!!! 차라리 내가 따로 자는 것이 좋겠다"라고 결론지었다. 또한 딸아이는 이렇게 몇 번 엄마하고 자더니 얼마 후 자기 침대 존재를 영원히 잊어버린 듯했다. 더군다나 늘 새벽까지 일하는 아빠는 자는 식구를 깨우지 않으려고 일하는 방에서 그냥 자게 되었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부부방은 모녀방이 되었고, 책상방은 아빠방이 되어버렸다.   

그런데 최근 딸아이 심경에 변화가 생겼다. 어제 오후 딸아이는 갑자기 아빠에게 말했다.

"아빠, 엄마를 많이 사랑해야 돼. 엄마한테 뽀뽀도 많이 해야 돼. 엄마를 많이 사랑하려면 같이 자야 돼. 그러니까 오늘부터 나는 내 침대에 진짜 자고, 아빠는 엄마하고 잔다. 알았지?!"
"왜 갑자기 그래? 아빠는 아빠방에서 자는 것이 더 편한데......"


"아빠, 난 동생이 있었으면 좋겠어. 동생이 있으면, 수학 공부도 어떻게 하는 지 가르쳐 주고 싶고, 무엇이든지 많이 알려주고 싶어. 엄마한테도 아빠를 많이 사랑하라고 말했으니까, 오늘부터 진짜 엄마하고 자!"
"나이 적은 세상 아이들이 다 너의 동생인데 굳이 한 명 더 필요하니?"


"아빠, 그래도 난 우리 집에서 같이 사는 동생이 필요하단 말이야!"

딸아이는 저녁을 보내고 밤 10시가 되자 잘 준비를 했다. 혹시 낮에 한 말을 잊어버리지는 않았나 궁금했다. 엄마하고 같이 자기 침대를 정리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어서 곧 딸아이는 책상방 문에 나타났다.

"아빠, 오늘은 새벽까지 일하지 말고 엄마하고 자! 알았지? 안녕히 주무세요, 아버님!"

부모를 동침시키는 딸아이의 이번 다짐이 과연 며칠이나 더 지속될 지 궁금하다. 아무튼 부모 사이에 이런 튼튼한 가교 역할을 하고 있는 딸아이가 있음에 흐뭇한 미소가 절로 나오는 순간이었다.

* 관련글:
              -
음악학교 딸아이 첫 발표회
              - 모델 놀이하는 딸아이 순간포착
              - 꽃선물 없이 본 7살 딸아이 노래공연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9. 4. 29. 08:36

얼마 전까지만 해도 노처녀에 대한 리투아니아인들의 인식은 아주 안 좋았다. 리투아니아인들은 전통적으로 노처녀를 사회의 가장 낮은 계층으로 분류할 정도였다. 19세기에 신분제가 폐지되었지만, 노총각과 노처녀를 바라보는 전통적 시각은 20세기 말엽까지 지속되었다. 바로 결혼하지 않은 이들은 결혼한 형제자매 집에서 머슴이나 하인으로 일하게 되었다.

리투아니아인들은 여성을 아내, 어머니, 일꾼으로 바라본다. 소련시대에도 미혼모들은 정부지원을 받았지만, 노처녀와 노총각은 여전히 하등민으로 취급받았다. 노처녀에 얽힌 리투아니아인들의 속언 몇 가지를 소개한다. 

노처녀는 악마 목덜미라도 잡는다(남자에 굶주렸다).
노처녀가 남자를 얻은 것처럼 기쁘다(엄청나게 기쁘다).
노처녀는 꼬인 창자와 같다(뒤섞여서 제대로 되는 일이 없다).
노처녀, 늙은 개, 늙은 신부는 하나이다(주목 받지 못한다).
노처녀가 시체를 염한다(노처녀는 천한 일을 한다).


하지만 요즘 리투아니아 사회에서는 노처녀가 뜨고 있다. 왜 일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장 직접적인 원인 중 하나가 한 여성 정치인 때문이다. 달랴 그리바우스카이테(53세, Dalia Grybauskaitė)이다. 리투아니아 정부 재무부장관을 역임했고, 현재 유럽집행위원회 재정과 예산 집행위원이다. (그리바우스카이테 사진 출처: http://ec.europa.eu)

노처녀인 그리바우스카이테는 현재 부모도 없고, 형제 재매도 없다. 그녀는 오는 5월 17일 실시될 리투아니아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 10년 전만 해도 여성이 대통령 후보가 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고 한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 의하면 그라바우스카이테는 69.1%로 현재 당선가능성 1위이다. 사회민주당 총재 부트케비츄스가 5.3%를 얻어 2위로 달리고 있다. 이런 상태로 가면 노처녀 그리바우스카이테의 대통령 당선이 확실할 것이다.

여전히 리투아니아인들 의식 속에 노처녀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이 남아 있는 상황 에서 그녀가 대통령이 된다면 리투아니아 노처녀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특히 그녀는 부모도 없고, 형제도 없으니 혹시나 생길 법한 친인척 비리에서 완전히 벗어나 국정에만 전념할 수 있다.

친인척들의 비리로 연이어 대통령이 법이나 국민의 심판을 받고 있는 국내외 상황을 보니 능력 있는 노처녀가 대통령으로 최고 적임자임을 말하는 사람들도 나타나고 있다. 경제 전문가인 그리바우스카이테가 대통령이 되어 리투아니아 경제를 살리고 또한 노처녀에 대한 굳어진 편견과 그릇된 시각을 제거하는 데 크게 기여하기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 관련글: 결혼 여부 구별해주는 여자들의 성()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09. 4. 29. 07:17

오늘 7살 딸아이 요가일래를 학교에서 데리고 왔다.
지난 해 9월 1일 초등학교에 입학했지만
여전히 등교와 하교 길에 딸아이와 함께 한다.
하지만 요즈음 하교 때는 학교까지 안 가고
학교와 집 중간 지점쯤 만난다.

오늘도 그렇게 만났다.
요가일래는 혼자가 아니라 남자 반친구와 함께 걸어왔다.
그는 늘 할머니가 하교 길을 함께 하고 있다.

넓은 도로의 인도이지만, 이 인도변에는 민들레꽃이 사방에 피어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남자 반친구가 이 민들레꽃을 보자 갑자기 꺾어서 갈기갈기 찢기 시작했다.
이를 옆에서 지켜본 딸아이 요가일래는 한 마디 했다.

"아빠, 정말 꽃이 아프겠다. 꽃을 저렇게 꺾으면 빨리 죽잖아!"
"그래 맞는 말이야!"

아파트 뜰에는 자두나무가 한창 하얀 꽃을 피우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빠, 저 하얀 꽃이 꼭 겨울 눈과 같다. 정말 아름답다.
하지만 우리 꺾지 말고 함께 냄새 맡아보자!"

그 동안 요가일래는 공원에 놀려갔을 때
아름다운 꽃과 풀을 뜰어 꽃다발을 만들어
엄마 아빠에게 꽃선물을 주곤 했다.

오늘 요가일래 말이 진짜 씨가 되어 이제부터는 늘
그냥 눈으로 보고 냄새를 맡는 데 그치기를 바란다.

* 관련글:
              - 꽃선물 없이 본 7살 딸아이 노래공연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