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해외여행을 가면 렌트카 이동이 습관이다. 예전에는 여행지에서 꼭 필요한 날에만 현지에서 렌트카를 빌려서 이동하곤 했다. 그런데 렌트카를 현장에서 2-3일 동안 빌리는 비용이 비행기표를 구입한 후 즉시 1주일 동안 빌리는 비용과 큰 차이가 없음을 안 후로부터는 비행기표 구입시에 여행 내내 렌트카를 빌려놓는다.
이번 그리스 자킨토스 여행에도 그렇게 한다. 자킨토스(이탈리아어로 잔테 Zante)는 이오니아 제도에 있는 섬 이름이자 중심 도시 이름이다. 자킨토스 도시는 해변과 쭉 뻗어있는 낮은 산 사이 좁은 공간에 길쭉하게 형성되어 있다.
렌트카보험은 항상 완전면책보험(SC: Super Cover)에 든다. 그럼에도 현장에서 카드로 1000유로 보증금을 걸어놓아야 한다. 완전면책보험에 들었다고 해도 현지 렌트카 직원은 추가 보험에 들 것을 강력하게 권유한다. 타이어 펑크나 연료 고갈, 차량키 분실 등 운전자 개인의 부주의로 일어난 응급출동서비스는 무료로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예약시 차량이 아니다. 그것에 준하는 차량으로 스즈키가 눈앞에 세워져 있다. 6월 중순 8일 동안 자동변속기 소형차 렌트비용이 170유로다. 코로나바이러스 범유행으로 수요가 극히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렌트카 직원과 함께 차량 상태를 꼼꼼하게 점검한다. 사진뿐만 아니라 영상으로도 촬영해놓는다. 렌트카를 받을 때 이미 연료가 가득 차 있다. 이는 반납할 때 연료가 처음처럼 가득 차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그리스 코르푸(Korfu 또 다른 유명 휴양지) 섬에서 렌트카로 여행한 경험이 있는 아내가 자킨토스는 처음이라 도로사정에 대해 렌트카 직원에게 묻는다.
"코르푸에 비해 여기 자킨토스의 도로사정은 어때?"
"난 코르투에 가본 적이 없어."
세계 각지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그리스의 현지인들은 그리스의 세계적 명소를 다 가봤을 것이라는 착각이나 짐작이 빚어낸 물음이다.
그리스에서의 렌트카는 소형차가 좋다. 그럴 수 밖에 없다. 도심을 벗어나면 편도 1차선에 중앙선이 없는 좁은 도로가 태반이다. 도심에도 큰 도로를 제외하고는 도로 폭이 비교적 좁다. 자킨토스 도시의 가장 폭이 넓은 해변도로에 주차된 차들도 대부분 소형차다. 주로 중대형차가 주차된 리투아니아 빌뉴스 도로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도심의 거리는 좁아서 일방통행이고 한 사람이 지나가기 버거울 정도로 인도가 좁다.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인도라고 부르기가 적합하지 않을 듯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도처에 화초 화분이 좁은 인도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집 아파트 실내 창틀에서 기르고 있는 화초가 이곳에서는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인도에서 자라고 있다.
사설 주차장을 제외하고 도심뿐만 아니라 자킨토스 섬 전체 어디든지 주차비가 없다. 참고로 예를 들면 리투아니아 발트해 해변도시 팔랑가(Palanga)는 5월 15일부터 9월 15일까지 도심을 황색지대 녹색지대 적색지대로 구분해서 주차비를 받는다. 각각 시간당 0.60유로, 1.70유로, 1.20유로다. 빌뉴스(Vilnius) 도심 거리 대부분은 이미 오래 전부터 유료 주차다.
낯선 지역에 가면 주차 공간을 찾고 주차비를 내는 곳을 찾는 데에 적지 않은 시간이 허비된다. 여기는 그럴 필요가 없으니 특히 외지인에게는 참으로 편하다. 우리를 더 놀라게 한 것은 바나나 해변의 그늘막 무료 주차다. 무료주차 안내판까지 세워져 있다.
6월 중순이라 낮 온도가 25도 내외지만 햇볕에 노출된 자리보다 그늘막 자리가 좋다. 시설투자를 아까워하지 않고 이렇게 찾아오는 여행객들을 환대해주는 듯해서 감사함을 느낀다.
8일 동안 체류하면서 유료 주차장을 만난 곳은 딱 한 군데다. 유황 해수욕장(Xigia Sulfur Beach)으로 유명한 곳이다. 절벽 사이에 있는 아주 작고 작은 해수욕장이다. 도로에서부터 유황 냄새가 물씬 풍긴다. 아래 4K 동영상으로 이 해수욕장을 소개한다.
도로에서 막 벗어나면 아스팔트로 덮인 잘 마련된 주차장이 나온다. 숫자까지 새겨진 주차장이라 보기에도 예사롭지 않다. 잠시 후 주차원이 다가온다.
"여기 주차장은 사설이라 주차비를 내야."
"우린 저 아래 해수욕장에서 잠시만 머무려고 하는데..."
젊은 주차원은 건네주려고 하던 주차권을 거두면서 그렇게 하려고 한다. 그의 너그러움과 이해심에 감사를 표한다.
해수욕장에 가장 가까운 곳일지라도 빈자리만 있으면 주차비에 대한 걱정 없이 주차할 수가 있어서 정말 좋다. 숙소인 호텔은 바로 거리 건너편에 큼직한 호텔 주차장이 있다.
8일 동안 이용한 렌트카의 연료 소비량은 22리터이고 비용은 36유로다. 렌트비 170유로와 주유비 36유로를 합쳐 206유로를 지불하면서 이번 여행에서 이동을 아주 편하게 했다.
주유소에는 주차원이 있어 기름을 넣어주고 앞유리까지 청소해준다. 본인이 직접 주유를 하는 발트 3국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장면이다.
여행에서 돌아와 신용카드로 걸어놓은 보증금 1000유로가 풀릴 때까지 렌트 관련 서류와 인수할 때와 반납할 때 각각 찍어 놓은 자동차 상태 사진을 지우지 않고 보관해둔다.
한국 어디를 가도 거리엔 차들이 즐비하게 주차되어 있다. 특히 주택가 2차선에는 도로 양옆으로 차가 주차되어 있다. 주차된 차의 측면후사경(사이드뷰미러)이 접혀 있지 않는다면 지나가는 차가 거의 다 부딪힐 듯하다. 좁은 거리 공간의 이동도 힘들지만, 주차 공간 확보 또한 힘들 것이다.
며칠 일 전 서울 어느 거리에서 본 자기 주차 공간 확보책이 눈 확 들어왔다. 보통 시멘트 기둥이나 폐바퀴 등을 이용하는데 이 집은 달랐다. 바로 얼음 기둥이었다.
영하의 날씨에 딱 어울리는 내 주차 공간 확보 묘책에 발길이 절로 멈추어졌다. 누군가 실수로 차가 부딪치더라도 시멘트 기둥에서처럼 손해를 입지 않을 듯하다. 물론 영상의 날씨엔 쓸모가 없겠지만... ㅎㅎㅎ
오늘은 음력 8월 15일 한가위이다. 페이스북(Facebook)이나 밴드(Band), 카카오톡(Kakaotalk) 등을 통해 친구나 지인들이 지방이나 서울로 추석을 쇠기 위해 떠난다는 소식을 접했다. 외국에 살다보니 가고 싶어도 갈 여건이 제대로 주어지지 않아서 아쉽다.
추석 대이동으로 어느 곳에는 주차 공간이 텅비어 있을 테고, 어느 곳에서는 주차할 틈조차 없을 수 있겠다. 주차 공간 찾기가 어려울 때마다 한국에서 찍은 아래 사진이 떠오른다.
바로 자기 집안 주차 공간 확보를 위한 사람이 꾀를 낸 위장술이다. 이웃은 알고 있겠지만, 낯선 사람들에게는 영락없이 구토물로 보일 것이다. 이런 구토물에 자신의 깨끗한 차를 주차시킬 사람은 없을 테니까 말이다.
최근 폴란드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된주차 공간 확보를 위한 또 다른 꾀를 엿볼 수 있는 사진을 접해 소개하고자 한다.
외계인이 주차할 수 있도록 마련한 공간이니 주차하지 말라는 뜻이다. 외계인을 믿고 존중하는 사람은 주차를 꺼릴 것이고, 외계인의 존재를 믿지 않는 사람은 그냥 편하게 주차할 수도 있겠다. 아뭏든 재미난 발상이다.
종종 선이 그어져있는 주차장임에도 제대로 주차되지 않은 차 때문에 열 받을 때가 있다. 예를 들면 3대가 주차할 수 있는 공간에 2대가 비정상적으로 주차되어 있기 때문이다.
최근 폴란드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가 된 사진이다. 정확하게 주차하면 하늘이 돕는다. 이 말을 증명하는 사진이다. 정확하게 주차선 안에 주차를 한 차 두 대는 쓰러진 나무가 기막히게 피해갔다. 하지만 주차선이 없는 곳에 주차한 차는 쓰려지는 나무를 피할 수가 없었다.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이런 유사한 일이 매번 정확하게 일어난다면 사람들은 더욱 경계할 것인데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어른 말을 들으면 자다가 떡이 생긴다"라는 우리 속담처럼 정확하게 늘 주차하다보면 이런 행운을 얻을 수도 있겠다.
족쇄가 채워져 있으면 벌금을 내야 하는 것도 있지만, 시간이 급할 때에는 정말 곤혹스럽다. 주차관리소에 전화를 하고, 담당자가 와서 족쇄를 푸는 것이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세월아, 네월아...... 폴란드 누리꾼들 사이에 최근 화제가 된 족쇄 채운 차를 간단하게 해결하는 사진이 있어 소개한다.
어디나 주차 공간 확보가 문제이다. 우리 집 아파트 주차장은 특히 낮에는 주차하기가 너무 힘든다. 인근 사무실 출근자나 방문자가 빈 자리를 잽싸게 낚아채버린다. 그래서 낮에는 차를 타고 외출하기가 꺼려진다. 돌아올 때 빈 자리가 없는 경우 겪어야할 고생이 눈에 선하기 때문이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익숙해져서 운전석 앞에 아파트 번호나 전화 번호를 적은 쪽지를 놓는다. 낯선 사람들이 종종 골칫거리를 만든다. 이들은 주변 차들이 마치 꼼짝없이 나가지 못하도록 자기 차를 주차한다. 약속 시간에 맞추어 집을 나가려는데 이렇게 주차된 차를 만나면 정말 화가 난다. 하지만 소심한 성격이라 그냥 대중 교통을 이용하거나 약속을 미룬다.
사람에 따라서는 아래와 같이 해결하는 사람들도 있겠다. 러시아에서 최근 일어난 일이다. 외출해야 하는데 다른 차가 앞에 턱 버티고 있다. 동영상 속 운전자가 택한 해결 방법은 무엇일까?
행인들을 살피면서 운전자는 몰상식하게 주차된 앞차를 밀어붙이고 또 밀어붙인다. 그 와중에 자동차 번호판이 떨어진다. 마침내 빠져날 갈 공간을 확보한 운전자는 유유히 아파트 주차장을 벗어난다.
이럴 때마다 서울의 아파트 주차장이 떠오른다. 15년 전 서울의 한 지인을 방문했다. 아파트 주차장은 만석이었다. 이때 지인이 변속기를 중립에 놓고 주행선에 차를 세워놓았다.
"이래도 되나요?"
"여긴 다 이래요. 중립을 해놓으면 나가려는 차의 운전자가 밀 수가 있지요."
아파트 주차장이 완전히 수평이어야겠지만 외국에 살면서 서울 아파트 주차장의 중립 주차가 부러울 때가 많다. 남을 배려하는 주차 의식이 성숙된 사회가 그립다.
러시아 사라토프(Saratov)에서 일어난 사진이 누리꾼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라토프는 러시아 남부도시로 볼가강 주요 항구도시이다. 인구는 83만명이다. 과연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백홍색 띠가 둘러쳐진 곳에 승용차 한 대가 세워져 있다. 상황을 보니 불법으로 주차가 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소방차와 경찰을 보니 어떤 위기 상황에 놓인 차로 보인다. 거대한 톱을 갖춘 트랙터가 자동차 뒷부분을 잘라내고 있다. [사진출처 image source link]
이 사라토프의 드문 광경을 보고 있으니 주차 금지 구역에 세워둔 고급 승용차를 장갑차로 깔아뭉개버린 리투아니아 빌뉴스 시장이 떠오른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블로거 뿌와쨔쨔님으로부터 "리투아니아 출신 시장이 무단주차 차량을 탱크로 뭉개는 동영상을 촬영했던 분이 뉴욕에서도 불법주차 차량에 스티커를 붙이는 퍼포먼스를 했네요^^;......"라고 페이스북에 쪽지를 보냈다.
[오른쪽 사진: 아르투라스 주오카스 빌뉴스 시장]
이 사람은 현재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시장인 아르투라스 주오카스(Arturas Zuokas)이다. 지난 7월 30일 그가 연출한 퍼포먼스 동영상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당시 빌뉴스 번화가 게디미나스 거리에 불법주차된 벤츠를 깔아뭉갰다. 그의 취지는 "차를 가지고 돈이 많다는 것이 아무 데나 주차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라는 것이었다.
이 캠페인으로 그는 2011년 이그노벨상(Ig Nobel prize: 1991년부터 노벨상의 대안으로 시작된 풍자적인 시상식) 평화상을 거머줬고 세계 언론으로부터 또 다시 주목을 받았다. 그가 뉴욕을 방문했을 때 불법주차된 차량에 "장갑차를 가져오게 하지마.'라는 스티커를 붙이는 캠페인을 뉴욕에서도 펼쳐보였다.
이처럼 빌뉴스이든, 뉴욕이든 불법주차가 골칫거리이다. 빌뉴스 시장은 장갑차를 가져오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하지만 우리 주변 어디를 둘러보아도 불법주차된 차가 쉽에 눈에 띈다. 결국은 불법주차의 응징과 쳑결만 외치지 말고 시정부는 주차공간 확보에 힘을 쏟고, 시민은 자발적으로 정상주차하기에 힘을 쏟아야 한다.
최근 폴란드 누리꾼들을 깜짝 놀라게 할만한 주차 사진이 공개되었다. 좁은 도로에 거의 꽉 낀 자동차 사진이다. 정말 기막힌 주차 달인으로 보인다. 누가 과연 이런 솜씨를 발휘했을까? 주인공은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 사는 비올라 노비쯔카(Wiola Nowicka)이다. 67세의 여성이다.
하지만 사실은 이는 주차를 목적으로 차를 세운 것이 아니다. 비올라는 이 좁은 도로에서 차를 돌리기 위해 몇 번 움직였다. 그러자 뒤로도 앞으로 더 이상 갈 수가 없게 되었다. 이 차는 5시간 동안 도로를 봉쇄하고 말았다.
전문가가 와서 센티미터씩 이동해 마침내 차를 빼내는 데 성공했다. 결국 할머니는 주차 달인이 아니라 판단 착오로 빗어진 운전 솜씨였다. 회전이 불가능한 곳에 가능할 것이라 판단하고 차를 이동시킨 것이 화근이었다.
우리 집 차는 주로 아내가 운전한다. 주차할 때 앞차나 뒷차 혹은 양옆의 차가 쉽게 빠져날 갈 수 있도록 공간을 확보해주라고 종종 말한다. 그래야 나중에 우리 차가 쉽게 빠져나갈 수가 있으니까.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바램은 바로 좌우 전후에 있는 차가 빠져나가면서 우리 차를 슬쩍 건들지 말기이다.
언젠가 아파트 주차장에서 뒷차가 조심해서 나가지 않으면 우리 차를 스칠 것 같았다. 그래서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서 사진을 찍어놓았다. 다음날 차를 보니 우려한 바대로 뒷범퍼에 긁힌 자국이 선명하게 나있었다. 사진을 가지고 한번 수소문해보고 싶었지만 경미한 접촉사고라 경찰도 도와주지 않을 것 같아 그 마음을 접었다. 이 긁힌 자국을 볼 때마다 한 동안 속이 몹시 쓰렸다.
최근 폴란드 한 웹사이트에서 본 사진 한 장이 그때 주차장에서 긁힌 우리 차를 떠올리게 했다. 이 차의 주인은 주차 안전 거리 확보뿐만 아니라 스치로폴 상자로 성벽(城壁)을 만들어놓았다. 참으로 대단한 차 사랑을 가진 사람임에 의심할 여지가 없다. (사진출처 / image source link)
어이없고 황당한 엽기적인 방법이지만 이 차주에 공감하는 사람은 어디 나 한 사람뿐일까......
리투아니아 빌뉴스 도심의 주차료는 구역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30분에 1-2리타스(5백원-천원)이다. 오후 8-10시 이후에는 무료 주차이다. 도심 중 유흥이나 상업 지역을 제외하고는 저녁으로는 쉽게 주차공간을 찾을 수가 있다.
그런데 도심 중에는 의외로 야간에 주차 자체가 금지된 곳이 있다. 무슨 까닭일까? 이곳은 빌뉴스 시가지를 위에서 아래로 훤히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 좋은 곳으로 유명하다. 당연히 젊은이들이 만남 장소로 애용한다. 이런 곳에 주차가 금지되었으니 몹시 불편하다. 금지된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아래 사진들 중 제일 밑에 있는 사진을 주목하면 금방 이해할 수 있다.
사람들이 저녁에 주차된 차에서 술을 마시고 병을 그대로 버리거나 병을 깨서 그대로 방치해놓고 가기 때문이다. 이것이 사회문제로 크게 대두되자 빌뉴스 시청은 이곳을 12시간(밤 7시-아침 7시) 동안 주차 금지 공간으로 지정해버렸다. 일부 시민들의 공중도덕심 결핍으로 다른 시민들이 불편을 겪게 된 것이다.
어제 아침 시내에서 일을 보고 집으로 돌아온 아내는 아파트 주차장에서 일어난 두 가지 일을 전했다.
먼저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사람의 Lexus 차의 유리창이 깨어져 있다는 것이었다. 벌써 여러 차례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둔 차의 유리창문이 깨어졌다. 도심에 있는 우리 아파트 주변엔 여러 나라 대사관 건물들이 많이 있다. 비교적 안전한 지역이다고 하지만 밤새 이런 피해가 자주 일어나 불안하다.
또 다른 일은 아내에게 직접 일어났다. 주차공간이 부족해서 힘들게 후진으로 주차하고 있는데 갑자기 한 남자가 운전석 문을 열면서 말을 걸었다.
"제 차를 좀 끌어줄 수 있나요? 주위 모든 남자 운전자들이 도와주지 않아 힘들어요." "어디까지요?" (난데 없이 말을 걸어오는 남자로 순간 당황한 아내는 침착을 잃지 않으려고 했다.) "파네레이까지." (약 10km 정도 떨어진 외곽지역이다.) "...... 그곳까지 끌고갔다 올 시간이 없어요......" (분위기가 좀 이상한 듯해서 아내는 시간 핑계를 대었다.)
"그럼, 주유소에 가서 기름을 사야 하는 데 돈을 좀 빌려줄 수 있나요?" "아니, 처음 본 사람인데 어떻게 돈을 빌러줄 수 있나요?!" "댁의 전화번호와 집주소를 알려주면 금방 갚을 줄께요." "처음 본 사람에게 전화번호나 집주소를 알려주고 싶지 않아요."
"제가 자동차 안전검사증을 맡길께요." "그러다 경찰에게 걸리면 벌금이 더 많을텐데요..."
상황을 보니 남자는 의심이 가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아내는 얼른 주머니에서 5리타스(2500원)를 꺼냈다. "기름값에 보태세요." "아니, 이렇게 적은 돈으로 어떻게 기름을 살 수 있나요?!"라고 남자는 불만스러운 듯 사라졌다.
집으로 돌아온 아내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리투아니아에 어떤 사람이 남의 차문을 직접 열고 말을 걸어오겠나?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창문을 두드리고 말을 걸었을 것이다."라고 수상쩍음에 무게를 실어주었다. "만약 그 남자가 나를 밀치고 차를 몰고갔다면, 아니면 위협해서 가방을 가져갔다면..... 상상만 해도 아찔한 순간이었다."라고 아내는 5리타스에 상상의 위기를 모면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했다.
그 동안 아내는 차가 주행하는 동안 자동으로 문이 닫히는 기능을 사용하지 않았다. 이유는 사고가 날 경우 문을 열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 기능 사용을 두고 늘 아내와 실랑이를 벌인다. 하지만 이날 아침 사건으로 이 실랑이는 끝이 날 것 같다.
왜냐하면 아내는 앞으로 주행중이든 정차중이든 항상 자동으로 문잠그기 기능을 사용하기로 했다. 이날 낯선 남자가 선생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어제 낮 웬 남자가 전화해서 대뜸 아내 이름을 부르면서 통화가능한 지를 물었다. 순간 기분이 좀 상했지만 학교 수업하러 가서 없다고 했다. 오늘 아침 아내는 낯선 전화 한 통을 받았다. 한 참을 듣더니 항변하기 시작했다. 요즈음 아파트 주위에 주차 공간을 찾기가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고 나서 경찰서 출두 명령을 받았고, 벌금을 내야 한다면서 분노 섞인 울상이었다.
지난 주 낮에 외출했다가 돌아오면서 아파트 주위에 주차할 곳이 없었다. 그래서 마당 내 인도와 풀밭 사이에 차를 주차했다. 늘 이렇게 주차해 있는 차들이 많아 대서럽지 않게 여기고 주차했다. 주위에 공사현장과 사무실이 많아 낮에는 늘 심각한 주차난 때문에 사람들이 이렇게 암묵적으로 주차하고 있다.
누군가 이렇게 주차한 우리 자동차를 사진 찍어 불법주차 신고를 했다고 경찰이 말했다. 그래서 경찰서에 와서 조서에 서명하고 벌금내야 한다고 했다. 리투아니아에서 불법주차하면 벌금은 2만5천원-10만원이다.
하필이면 왜 그날 그렇게 주차했을까? 그렇게 많은 차들 중 우리 차를 찍었을까? 뻔히 주위의 주차 사정을 알고 있을 텐데 왜 경찰이 접수하고 법집행을 하려할까? 그래, 법을 어겼으니 벌금을 내야지...... 하지만 지금도 창문 너머 우리 차보다 더 깊숙이 풀밭에 주차되어 있는 저기 저 차들은 다 뭐야! 온갖 물음과 생각이 떠올랐다.
일단 카메라를 꺼내 창문 너머로 보이는 경찰 말대로 불법주차 되어 있는 차들을 전부 카메라에 담았다. 카파라치 제도가 리투아니아에 있다면 가만히 집에 앉아서 창문 너머 마당 쪽으로 찰칵찰칵 카메라로 찍어대는 것이 마치 돈을 찍어대는 것과 같을 것이다. 담담하지만 그래도 속이 상한 아내에게 사진을 프린트해서 경찰에게 보여주면서 상황을 설명하라고 말했다.
경찰서 일을 마친 후 아내의 전화 목소리는 좀 활기 차 보였다. 아내는 가져간 사진을 보여주면서 매일 아침 이렇게 사진을 찍어서 신고할 테니 법집행을 동등하게 하라고 말했다. 여경은 경찰도 그 상황을 잘 알고 있지만 법을 집행하는 입장에서 신고가 들어왔는데 어떻게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서 여경이 조서 3장을 꾸미고 서명하게 했다. 그 조서를 상관이 읽어보더니 벌금을 부과하지 않고 “경고”로 처리했다. 생활비가 쭉쭉 올려가는 요즈음 이런 “경고”는 대환영이다!
▼ 낮에 이렇게 풀밭에 주차된 차들이 많다.
이처럼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는 시내중심가뿐만 아니라 주택가 주차문제로 골머리로 앓고 있다. 빌뉴스 인구는 58만명이고, 자동차수는 35만대이다. 이는 인구 2명당 차 1대꼴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낮에 불필요하게 좋은 주차 자리에서 빠져나가는 일은 삼가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