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뉴스'에 해당되는 글 385건

  1. 2008.05.12 "한국엔 교통경찰이 없다" 4
  2. 2008.05.11 리투아니아에 들깨를 심다 4
  3. 2008.05.09 어, 조의금 봉투에 이름을 쓰지 않네 6
  4. 2008.04.29 리투아니아 물리대생 축제 살짝 엿보기 3
  5. 2008.04.26 어문대생에게 용서를 구하는 공룡 5
  6. 2008.04.16 리투아니아에서 인기리에 장막 벗은 북한 그림들 6
  7. 2008.04.11 500배 기물로 체스 기네스 기록에 도전
  8. 2008.04.10 '바흐', '베토벤'이 도심을 달린다
  9. 2008.04.08 팔순의 손끝에 부활하는 형형색색 달걀들 8
  10. 2008.04.04 예술인 1일 공화국이 도서관을 살렸다 1
  11. 2008.04.03 리투아니아 최신 가구 디자인 1
  12. 2008.04.02 종이 오리기 달인 후속편 5
  13. 2008.04.01 주문 쇄도하는 보리 침대 1
  14. 2008.03.31 쥐 박제와 고양이 그림
  15. 2008.03.31 개발 속 나 홀로 버티기
  16. 2008.03.28 네일아트, 사계절이 손톱에 있소이다 12
  17. 2008.03.27 동유럽 최초 북한 그림 전시
  18. 2008.03.26 겨울눈이 한풀이하는 이른 봄
  19. 2008.03.21 횡단보도 - 효과적인 시위장소 5
  20. 2008.03.20 종려나무 가지가 된 마른 풀과 꽃
  21. 2008.03.19 리투아니아에 유별난 알박이 등장 2
  22. 2008.03.17 화장실 밀고 달기기로 나라를 알린다
  23. 2008.03.14 리투아니아의 미녀와 장사 2
  24. 2008.03.13 정감 넘치는 '카쥬코 장날'
  25. 2008.03.12 화폭으로 변한 손톱 - 손톱칠하기 대회
  26. 2008.03.12 컴퓨터를 친구로 만들어준 딸아이 2
  27. 2008.03.06 종이 오리기의 달인을 만나다 20
  28. 2008.03.04 리투아니아를 매혹시킨 북한 미술 전시회 2
  29. 2008.03.01 "난 슈퍼스타가 될 거야" 2
  30. 2008.02.17 우리 가락에 더 신명난 유럽인들
기사모음2008. 5. 12. 07:08

얼마 전 리투아니아의 최대 일간지인 <례투보스 리타스>를 펼쳐보다가 야경 사진이 눈에 확 들어왔다. 너무나 화려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인 줄 알았는데 사진설명을 보니 교통체증시간대의 서울야경이었다. 모처럼 만난 한국 관련 기사라 본문을 자세히 읽었다. 기사 내용을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교통체증 시간대 거리에는 제복을 입은 퇴임한 전직 경찰들이 자원봉사로 교통정리를 한다. 한국에는 교통경찰이 없다. 고속도로에는 경찰을 볼 수도 없고, 도로변에 숨어 있는 경찰도 없다. 경찰의 주된 업무는 벌을 주는 것이 아니라 교통소통을 원활히 하고 교통사고 유발을 막는 것이다.  

곳곳에 교통단속 무인카메라가 설치해 있고, 2킬로미터 전방에서 이를 미리 알린다. 속도를 위반하는 것은 결국 운전자 잘못이다. 속도위반 벌금은 아주 높다. 버스전용도로가 실시되고 있다.

서울의 대중교통개혁이 조금씩 효과를 보고 있다. 2005년부터 지하철과 버스이 통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함으로써 경제적으로 절약하고 있다. 버스전용차선이 있어 버스 속도는 빨라지고, 도로 위 시간이 줄어들고 있다. 결과는 대중교통 이용자가 5.2% 늘었다. 서울 모델은 전세계의 주목을 받았고, 지금 여러 나라가 이를 도입하고 있다.

한편 리투아니아 도로엔 교통경찰차와 위반으로 잡힌 자동차를 자주 볼 수 있다. 도로변 수풀로 가린 비노출지역에서 단속하는 이른바 함정단속도 흔하다. 특히 한적하고 상태가 좋은 도로를 달릴 때 앞에서 오는 차가 없을 경우 함정단속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이런 리투아니아 사정을 고려해볼 때 벌주는 대신 도와주는 한국경찰에 관한 기사는 리투아니아인들에게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인상을 심어주는 데 크게 기여했을 것이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기분 좋은 하루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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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교통 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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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통사고를 처리하고 있는 리투아니아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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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통체증 시간대의 빌뉴스 도로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8. 5. 11.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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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중순 한국에 2주 동안 체류하다 돌아왔다. 그때 리투아니아인 아내가 신신당부한 물건이 하나 있다. 혹시 한국에서 친척과 친구들과의 진한 만남 속에 잊어버리지는 않을까 걱정해서 메일과 대화로 자주 상기시켰다.

리투아니아엔 없는 그 물건은 바로 들깨 씨이다. 아내가 한국을 몇 차례 방문하면서 먹어본 한국 반찬  가운데 가장 맛있는 것 중 하나가 깻잎장아찌이다. 그래서 몇 해 전 한국에 가서 가져온 들깨 씨를 시골 장모님 텃밭에 심기도 했다. 그때 지인과 인터넷에서 요리법을 배워 처음으로 깻잎장아찌를 직접 만들어보았다. 그 덕분에 가까운 친구나 친척들도 깻잎장아찌를 맛볼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올해는 같은 도시에서 사는 친척 한 명이 단독주택으로 이사를 해서 넓은 마당을 갖게 되었다. 채소를 같이 키워 나눠먹자고 제안을 해 아내는 더 더욱 들깨 씨를 종용했다. 한국에 있으면서 마침 큰 형수님의 친척이 들깨 농사를 짓는 사람이라 쉽게 구할 수 있었다.

드디어 지난 5월 3일 가져온 들깨 씨를 텃밭에 심었다. 삽으로 땅을 파고, 뒤집고, 고른 후 골을 파서 씨를 뿌렸다. 육체적으로는 힘든 하루였지만, 아내에게 좋아하는 깻잎장아찌를 만들어줄 수 있고, 또한 주위 사람들에게 깻잎의 효용성을 언급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국과 한국 사람들을 알리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마음만큼은 즐거웠다.

깻잎이 하루 빨리 세상 밖으로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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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08. 5. 9. 06:57

지난 5월 7일 오전 휴대전화기로 쪽지가 들어왔다. 내용인즉 빌뉴스 에스페란토 동아리 회원의 아버지가 돌아가 함께 조문을 가자는 것이었다. 평소 우리 부부와 잘 아는 사람이라 같이 가려고 했으나, 아내는 학교 일 때문에 혼자 가게 되었다. 저녁 6시 시신이 안치된 성당 앞에서 회원들이 하나 둘 모여 여섯 명이 되었다.

조화는 한 친구가 퇴근하는 길에 사왔다. 국화로 장식된 꽃바구니를 30리타스(약 13500원)에 샀고, 각자 5리타스를 내어 값을 치렀다. "한국 같으면 내가 살께~"라고 할 법 하지만,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대개 참가 인원수로 공동 부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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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투아니아의 망자가 부활한 듯한 꽃밭묘지

일반적으로 조문객들은 각자 꽃이나 화관을 가져온다. 하지만 화관 대신 조의금을 내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친구들이 말한다. 이날 온 친구들은 공동 꽃바구니 외에 각자 성의껏 조의금을 냈다. 모두 준비한 봉투가 아니라 지갑에서 돈을 꺼냈다. 한 친구가 그 돈을 모아서 봉투 하나에 다 넣었다.

한국에선 각자 하얀 봉투 앞면엔 부의(賻儀)라고 적고, 봉투 뒷면엔 자신의 이름을 적는 것과는 무척 대조적이었다.

이렇게 친구들이나 직장 동료들은 다 같이 한 봉투에 넣어 선물한다고 한다. 누가 얼마를 내었는지 상주는 알 수가 없다. 나중에 상주가 이에 상응하게 보답할 수가 없게 되어서 좀 아쉽지만, 내가 낸 부의금 액수 때문에 쑥스러워하거나 상주의 나중 대응에 섭섭해 할 필요가 없다.

이날 이름 없이 다 함께 모은 조의금 봉투에서 상 없는 부조의 미를 읽을 수 있었다.

한편 조문객을 위한 접대는 없었다. 한 시간 동안 조문하는 동안 눈물을 훔치는 사람은 있어도, 소리 내어 곡하는 사람은 없었다. 조용한 가운데 사망자를 추모하고 안식을 기원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8. 4. 29.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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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79년 세워진 리투아니아의 빌뉴스 대학교는 동유럽에서 유서 깊은 대학 중 하나이다. 이 대학교에 속하는 물리대학은 매년 4월에 열리는 “물리인의 날” 축제로 유명하다.

지난 4월 초 물리대학생들의 축제 현장으로 가보았다. 자전거 페달을 돌려 운동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바꿔 소시지를 데웠고, 또한 다리미 열을 이용해 소시지를 구워서 팔았다. 이날 다리미 소시지는 즉석 바나나 아이스크림과 함께 인기상품이었다.

이제 곧 한국에도 대학생들의 축제가 이어질 것이다. 올해 40주년을 맞는 물리대생다운 재기와 엉뚱함이 가득 찬 리투아니아 빌뉴스 물리대학의 축제를 한 번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여기, 소개합니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8. 4. 26.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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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4월 첫 번째 토요일 어김없이 5톤의 거대한 공룡이 빌뉴스 도심에 나타난다. 경찰이 호위하고 수백 명의 사람들이 그 뒤를 따른다. 고적대의 흥겨운 리듬은 한껏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도심으로 공룡을 몰고 온 사람들은 바로 빌뉴스 대학교 물리대학생들이다. 이들은 외곽에 위치한 물리대학 교정에서 구시가지에 위치한 어문대학까지 이르는 ‘용서의 대장정’을 해마다 행한다.

물리대학 전설에 의하면 그 옛날 공룡이 가장 아름다운 어문대학 여대생을 잡아먹었다. 물리대학생들은 자신들의 선배가 저지른 잘못에 대한 사죄의 뜻으로 매년 봄 축제일에 어문대학을 방문한다. 참고로 유럽에서 용은 처녀를 잡아먹는 괴물로 상상이 된다. 

빌뉴스대학교 물리대학은 매년 4월 첫째 주 토요일을 '물리인의 날'로 정하고 축제를 열고 있다. 1969년 시작된 이 행사는 리투아니아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대학생 축제이다.


이렇게 공룡과 함께 시가행진을 통해 물리인들의 일체감을 다지고, 물리학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또한 자연스럽게 대학을 홍보하는 리투아니아 물리대학생들이 퍽 인상적이다. 이날만큼은 공룡은 괴물이 아니라, 어문대생과 물리대생을 잇는 가교이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8. 4. 1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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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5일부터 4월 20일까지 3개월에 걸쳐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특별한 전시회가 열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북한 그림이 리투아니아 응용미술박물관에서 동유럽 최초로 소개되고 있는 것이다. 북한 그림 수집가인 네덜란드인 프란치스쿠스 브뢰르센씨가 2009년 유럽 문화수도로 지정된 빌뉴스에서 우선적으로 북한 그림을 소개하고 싶다는 뜻을 전하자 박물관 측이 이에 응해 이번 전시회가 성사되었다.

브뢰르센씨는 "2천만여명의 인구를 가진 나라로 반드시 순수예술이 있을 것이라 믿고, 호기심과 예술에 대한 사랑으로 고립된 나라로 알려진 북한을 방문하게 되었다"고 북한 그림 수집 배경을 밝혔다. 그의 전시 제안을 받아들인 리투아니아 응용미술박물관장 로무알다스 부드리스씨는 "작품의 예술성은 더 말할 필요가 없고, 높은 전문성과 대가적인 기법 등이 우리를 매료시켰다"고 말했다.

수집한 2천여 작품 중 104점이 이번에 전시되었다. 리투아니아에선 전혀 볼 수 없는 수려한 산과 힘찬 기운이 느껴지는 계곡, 세밀하고도 과감한 묘사 등이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폐쇄적이고 비밀스러운 나라로 알려진 북한의 이러한 그림을 접한 관람객들은 놀라운 표정을 짓는 한편 이색적인 풍경 속에 동양의 미가 물씬 느껴져 인상적이라는 반응이었다. (아래에 관련 동영상)

관람객 계드라씨는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꽐꽐 물소리, 윙윙 바람소리와 함께 하면서 내 자신이 자연 속에 있다는 것을 느낀다. 보고 있으면, 그림 속 풍경들이 나를 끌어당기는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전시회 안내원 에글레씨는 "다른 전시회 때보다도 주말에 특히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다"고 빌뉴스 시민들의 높은 호응도를 전했다.

이번 빌뉴스 전시회를 통해 그 장막을 벗은 북한 그림들은 아름다운 풍광과 화가들의 뛰어난 실력을 뽐내며 유럽인들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갈 기회를 맞았다.

한편 미술을 통해 북한이 새로운 모습으로 리투아니아인들에게 각인되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이번에 전시된 작품들은 앞으로 라트비아 리가, 에스토니아 탈린, 러시아 페테르부르크 등 다른 나라 도시에서도 관람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민간인에 의한 유럽과 북한의 문화예술 교류가 변화하는 북한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부상하고 있다. (4월 14일 부산일보에 기고한 글)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8. 4. 11.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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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뉴스대학교 물리과대학은 매년 4월 첫째 주 토요일을 '물리인의 날'로 정해 축제를 열고 있다. 올해는 4월 5일 열렸다. 1969년 시작된 이 행사는 리투아니아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명한 대학생 축제이다.

체스 놀이로 기네스북 도전이 이번 축제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교수와 학생간 체스 놀이는 이 축제의 전통행사이다. 하지만 올해 대학생들은 색다른 방법을 시도했다.

바로 거대한 알을 대학생들이 직접 제작해 놀이를 하는 것이었다. 재료는 자작나무 판넬, 알의 크기는 일반적인 알의 500배였다. 높이는 2m에서 4.8m, 무게는 50kg에서 200kg이었다.

규모가 너무 커서 8층에서 지시를 하고 아래에서 대학생 5-10명이 알을 옮기면서 놀이가 진행되었다. 일회용 잊혀지는 놀이보다는 이렇게 기네스 기록에 도전하는 리투아니아 물리과 대학생들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기네스 기록에 도전하는 리투아니아 물리인들을 한번 구경하세요.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8. 4. 10. 09:14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를 처음 방문한 사람들 중 지나가는 버스에서 현란한 상품광고 대신 고전 음악가들의 얼굴을 만나 신선한 느낌을 받는 이들이 흔히 있다. 간략한 약력과 함께 하이든, 바그너, 바흐, 모차르트, 베토벤 등 세계적인 작곡가들과 리투아니아 출신 츄를료니스, 페트라우스카스 등의 얼굴이 그려져 있는 버스들이 빌뉴스 시내를 달리고 있다.

빌뉴스가 2009년 유럽 문화수도로 지정된 계기로 2006년 여름부터 실시되고 있다. 그리스 아테네가 1985년 유럽 문화수도로 최초로 지정된 이래 매년 유럽의 많은 도시들이 이 행사를 유치해 유럽인들의 문화 결속을 다지고, 유럽의 문화 다양성을 알리고 있다.

앞으로 “2009년 빌뉴스 유럽 문화수도” 관련 다양한 행사들을 “초유스의 리투아니아” 블로그에 소개하고자 한다. 오늘은 이 버스 덕분에 고전음악을 한번 들어야겠다.


(자막 '바하'를 바흐'로)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8. 4. 8. 15:19

달걀색은 보통 하얀색이거나 살구색이다. 이러한 달걀색은 특히 봄이 되면 화려한 색으로 변한다. 리투아니아인들은 아주 오랜 고대부터 춘분에 즈음해서 달걀을 색칠하는 풍습을 가지고 있다. 다양한 기하문양을 내고 천연 염료로 색칠한 달걀을 마르구티스라 부른다. 이 마르구티스는 자연의 부활, 새 생명의 탄생, 회춘 등을 상징한다.

따뜻한 촛농으로 달걀 표면에 문양을 그리고, 이를 잠시 오리나무껍질, 양파껍질 등에서 추출한 천연염료 물에 담근다. 이를 반복하면 달걀 하나에 다양한 모양과 색깔이 나타나게 된다.

빌뉴스에 사는 마리야 바니코비에네(80)는 어린 시절부터 달걀을 색칠해온 유명한 달걀 색칠 예술가이다. 지난 2년 반 동안 500여개의 달걀을 색칠해 최근 전시회를 가졌다. 팔순 나이에도 이렇게 아름다운 형형색색으로 달걀을 부활시킨 할머니의 솜씨와 열정에 감복할 뿐이었다.

자, 할머니의 달걀을 한번 구경해보세요.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8. 4. 4.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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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뉴스는 조선의 수도인 서울보다 69년 앞선 1323년 리투아니아의 수도로 세워졌다. 수세기 동안 동과 서를 잇는 교차점에 위치한 빌뉴스는 전쟁, 점령, 파괴 등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구시가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고풍스럽고 아름답다.

바로 이 구시가지와 빌냐강으로 경계를 이루고 있는 지역이 우주피스이다. 빌뉴스 미술대학이 위치한 이 지역엔 일찍부터 예술인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흔히 파리의 몽마르트와 비교되는 우주피스에는 화랑, 작업실, 카페 등이 많이 있다.

이곳 예술인들은 1997년부터 매년 4월 1일 우주피스 독립 공화국을 선포하고 기발한 프로그램으로 하루 동안 주민과 방문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특히 올핸 잠정적으로 운영이 중단된 우주피스 도서관이 폐쇄 쪽으로 기울자 예술인들은 이를 반대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들은 오후 내내 입국하는 사람들에게 “도서관 지지”라는 스티커를 붙인 책을 선물했다. 이날 저녁 행사에서 축사를 한 빌뉴스 시장은 자신이 도서관 유지와 현대화에 앞장서겠다고 약속해 주민들의 환호를 받았다.

예술인들의 1일 공화국 위력으로 도서관이 그대로 유지될 확률이 더욱 높아졌다. 지역 주민의 삶에 깊숙이 동참하는 리투아니아 예술인들이 돋보이는 하루였다. 리투아니아 예술인들의 만우절 1일 공화국과 빌뉴스의 별미인 우주피스로 안내한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8. 4. 3. 10:20

지난 3월 27일-30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가구 전시회가 열렸다. 특히 가구 디자인 전시회장엔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리투아니아 젊은 가구 예술가들의 새로운 디자인 작품들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가구예술 분야에 문외한이라 긴 글을 쓸 지 없지만, 특히 사람 형상을 한 두 의자를 바라보면서 한 생각이 떠올랐다. 편안한 의자 하나를 앞에 두고 두 사람이 서서 서로 "당신 먼저"라고 양보할 때 비록 서 있는 사람도 앉은 느낌을 지니게 되는 것을 그대로 표현한 것 같았다. 다시 말해 "양보하면 둘 다 앉는다"라는 인상을 받았다.

마치 나무가 자라는 듯한 옷걸이, 다리가 굽은 탁자, 보리가 자라는 침대 등 마음에 드는 가구들이 있어 이날 관람이 즐겨웠다. 접하기 힘드는 리투아니아인들의 가구 디자인 솜씨를 한번 구경하세요(배경음악은 안드류스 마몬토바스 의 'saldi, juoda naktis: 달고 검은 밤' 앞부분).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8. 4. 2. 06:53

지난 3월 6일 다음블로거뉴스에 올린 글(종이 오리기 달인을 만나다)이 조회수 116,461을 기록했다. 제 글과 동영상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그 후 마술 같은 종이 오리기에 감탄한 많은 독자 덕분에 리투아니아 종이예술가가 한국 방송에도 소개되었다.

취재차 만난 그 분으로부터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종이예술가 요아나 임브라시에네(37세)는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북쪽으로 4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살고 있다. 리투아니아어 교사로 일하다 육아와 취미생활을 위해 그만두었다. 본격적으로 종이오리기를 한 지는 10년이 지났다.

어릴 때부터 그림그리기를 좋아했고, 어머니로부터 종이오리기를 배웠다. 아홉 차례 국내외 개인전을 열었다. 작품활동을 계속하는 한편 마을회관에서 학생들에게 여가활동으로 종이오리기법을 전수하고 있다. 특히 리투아니아에서 종이오리기는 가난한 사람들이 창문을 가리기 위해 비싼 커턴 대신 종이를 사용한 데서 유래했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럼, 후속편도 즐감하세요. [작품구입을 원하시는 분은 chtaesok@hanmail.net로 문의하세요]



* 이 동영상은 2008년 4월 1주 다음블로거뉴스 동영상 특종으로 선정되었음.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8. 4. 1. 07:19

지난 3월 27일에서 30일까지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엔 가구 박람회가 열렸다. 이때 아주 독특한 침대가 선보여 관람객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후 주문이 쇄도한다는 소식이 4월 1일 전해졌다. 이제 친환경적인 제품이 부엌뿐만 아니라 침실까지 찾아들어서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혹시 인조잔디가 아닐까 의심하면서 사람들은 일일이 손으로 만져본다.

침대 위엔 요보다도 더 포근한 보리가 실제로 자라고 있음을 확인하게 된다. 마치 푸른 초원의 풀밭에서 연인의 팔을 베고 누워있는 느낌을 침실에서 그대로 느낄 수 있다고 한 손님은 즐거워한다. 하지만 손님들은 어떻게 부드러운 보리가 사람의 무게를 견뎌내고 자고 일어난 후 원상으로 회복되는 지에 몹시 궁금해 한다.

이에 대해 가구 장인은 최상급 기술 비밀인 듯 입을 다물고 있다. 단지 그는 보리의 초록색과 침대의 어두운 색의 조화가 일품이라고 답한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8. 3. 31. 19:26

쥐의 해인 무자(戊子)년 2008년엔 언론보도를 통해 한국사회에 쥐들의 존재가 어느 해보다 유난히 드러나고 있다. 생쥐 머리 새우깡 파동에 이어 생쥐 한 마리가 통째로 발견된 미국산 냉동야채 등 쥐가 결부된 사건과 화제가 연이어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지난 토요일 29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한 전시장에 만난 그림은 충분히 관심을 끌었다.

멀리서 보면 고양이가 꽃밭에 서 있는 그림이지만, 가까이에 가면 아래에 튀어나온 물체에 주목하게 된다. 더 가까이 혹은 옆으로 가서 보면 담이 약한 사람이나 쥐 혐오증이 있는 사람은 기겁을 할 수 있을 듯하다. 바로 쥐를 통째로 박제해서 화폭에 담아놓았기 때문이다. 작가 왈: "그림도 엽기적이라 기억에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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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8. 3. 31. 03:03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남서쪽 외곽에서 도심으로 진입하려면 반드시 거쳐야 할 교차로가 있다. 요즈음 이 교차로 위엔 고가도로 건설이 한창이다. 이 건설현장 바로 옆엔 낡은 목조가옥이 홀로 버티고 있어 지나가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풀밭 언덕 위에 서 있는 이 집은 한 땐 도심 속의 목가적인 풍경을 느끼게 해주는 것의 대명사였다. 또한 길목이 좋아 유치한 “시골관광” 대형광고판도 이 집 분위기에 딱 어울렸다.

도시개발에 따라 새로운 도로가 들어서자 인근 집들은 하나 둘 협상을 마무리하고 새 터전을 찾아 떠났지만, 이 목조 가옥엔 오히려 천막이 더해졌다. 농부인 집주인은 시청에 속해 있는 근처 땅을 보상으로 요구했지만 시청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리투아니아가 소련으로부터 독립을 선포한 날인 지난 3월 11일 11시를 기해 자신의 뜰에 움막을 짓고, 시위를 시작했다. 특히 자신의 애마를 타고 국회의사당과 시청으로 가서 1인 시위를 해보기도 하고, 또한 자신이 기르는 거위를 안고 시청 현관에서 시장 면담을 요구하는 등 특이한 1인 시위로 관심을 끌었다.

이런 유별한 1인 시위 덕분인 지 거의 3년간 대화단절 끝에 최근 그는 시장 면담에 성공해 보상액은 대한 원칙적인 합의를 이끌었다. 하지만 구체적인 절차가 남아 있어, 최종적으로 이 집이 철거될 지, 아니면 유아독유(唯我獨有)할 지 아직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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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모음2008. 3. 28. 04:24

여섯 여섯 살 딸아이는 언니 따라 매니큐어 바르기를 좋아한다. 그럴 때마다, 아직 어리고 손톱도 숨을 쉬므로 하지 말 것을 신신당부 한다. 대체로 아빠의 성화에 딸아이는 바르고 빨리 지운다는 약속을 한다. 아무리 아름다움을 쫓는다 해도 손톱칠 하는 데에 많은 시간과 공력을 쏟는 것에는 선뜻 마음이 가지 않는다.

지난 3월 초순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국제 미용 박람회가 열렸다. 이 행사 중 인조손톱 칠하기 대회가 있었다.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을 주제로 열린 이날 대회에서 섬세하고 아름다운 손톱 칠하기 진면목을 볼 수 있었다. 특히 가을을 주제로 한 모델은 관객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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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모음2008. 3. 27. 07:49

지난 1월 25일부터 동유럽 최초로 선보인 북한 그림 전시회가 이제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이 전시회는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 위치한 응용미술 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네덜란드인 프란찌스쿠스 브뢰로센씨가 네 차례 북한을 방문해 수집한 2000여점 가운데 104점이 전시되고 있다. 특히 리투아니아에선 전혀 볼 수 없는 높은 산, 힘찬 계곡 등 자연풍경이 관람객들의 큰 관심을 클고 있다.  

리투아니아 미술 박물관장인 로무알다스 부드리스씨는 “북한 그림의 높은 예술성과 대가적인 기법에 매혹되었다"고 말했다. 폐쇄적인 나라로만 인식되어온 북한의 그림을 보기 위해 기대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고 박물관측은 밝혔다.

2009년 유럽 문화수도로 지정된 빌뉴스에 전시된 북한 그림과 전시장의  영상과 사진을 아래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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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흡사 사진처럼 정밀하게 묘사된 동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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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히 주말이면 관람객들이 많이 온다고 박물관측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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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 차례 걸쳐 북한 그림 따라그리기 행사도 마련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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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그림의 높은 예술성을 말하는 리투아니아 미술박물관장 로무알다스 부드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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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모음2008. 3.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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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 겨울은 눈이 자주 내린다. 대개 11월부터 3월까지 눈이 있다. 하지만 막 지나가는 이번 겨울은 한 쪽에선 구름이 눈을 만들고, 다른 쪽에선 햇빛이 곧장 그 눈을 녹이는 날이 유난히 많았다.

어쩌다 눈이 펑펑 쏟아져 내리는 날, 딸아이가 창문에 장식한 바구니에 그 눈을 담아놓고 싶을 정도였다. 예년보다 더 빨리 새싹이 돋고 꽃망물이 터지기 시작했다. 뭇생명들이 부활에 부푼 기대와 기쁨을 누리려는 순간 부활절 휴일 마지막일인 어제(화요일)는 하루 종일 눈이 내렸다.

마치 겨울에 못 다 내린 눈이 한풀이라도 하는 듯하다. 밖을 내다보며 던진 아내의 한 마디가 이날의 풍경을 잘 나타내준다 — "부활절이 아니라 성탄절을 보내는 것 같다." 내린 눈으로 부활절 휴가를 마치고 귀가하는 길엔 교통 체증과 사고가 빈발했다.

지구촌 이상기후로 리투아니아의 이른 봄은 이렇게 봄비 대신 겨울눈으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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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모음2008. 3. 21. 08:34

리투아니아엔 최근 몇 주 째 처우개선을 위한 교사들의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임금인상이 주된 쟁점이다. 통계에 따르면 리투아니아 교사는 다른 나라 동료보다 평균적으로 더 일하고 임금은 몇 배나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계 30개국 교사는 연간 평균 707시간 일하지만, 리투아니아 교사는 1133시간 일한다.

리투아니아 교사 평균 연봉은 17,208리타스(700만원)이다. 이는 조사한 30개국 중에서 가장 낮은 임금이다. 가장 높은 교사 연봉은 룩셈부르크로 200,000 리타스(8천만원) 이상이다. 헝가리 36,394리타스(1500만원), 스위스 136,000리타스(5,500만원), 독일과 한국 각각 116,000리타스(4,700만원)이다.

리투아니아 교사들은 즉각 50% 임금인상과 함께 향후 몇 년 내에 5000리타스(2백만원) 이상 월급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에선 이러한 요구 관철을 위해 수업 거부 등도 불사하고 있다.

정부와 교사의 갈등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학생들은 지난 3월 4일 빠른 해결을 촉구하는 행동에 나섰다. 이들이 시위장소로 선택한 곳은 좀 의외였다. 비록 10분이라는 짧은 시위였지만, 사회적 관심을 끌기엔 충분했다. 이날 오후 3시 리투아니아 전역에서 동시행동을 개시했다. 이들의 시위현장은 바로 신호등이 없는 횡단보도.

이들은 두 편으로 나누어 횡단보도를 반복해서 왕복했다. 단순한 행동이었지만, 사람이 횡단보도를 지나가는 동안 자동차는 멈춰야 하므로 당연히 교통체증이 유발되었다. 이로써 학생들은 자신의 사회적 관심 촉구에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한편 리투아니아 시위현장을 가보면 "시위=격렬함"이라는 도식을 아직 찾아볼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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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모음2008. 3. 20.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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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일요일은 부활절이다. 유럽에서 가장 늦게 (14세기 말엽) 기독교화된 나라 중 하나인 리투아니아도 이날 성대하게 행사를 치른다. 학생들은 지난 주말부터 방학이다.

부활절의 대표적인 상징은 달걀 채색과 건화를 표현할 수 있는 베르바(verba)이다. 부활절 전 일요일을 종려주일이라 부르고, 이날 사람들은 베르바를 사서 성당에서 축성의식을 받는다.

베르바는 예수의 승리를 상징하는 종려나무에서 유래된다. 남쪽에서 자라는 종려나무는 당연히 이곳에서 없으니, 자연히 대체물이 필요하다. 그래서 리투아니아인들은 마른 풀이나 꽃, 곡식이삭, 혹은 버드나무 가지, 노간주나무 가지 등으로 다채롭게 꽃다발이나 묶음을 만든다.

축성 받은 베르바를 집으로 가져와 다음 해까지 간직한다. 특히 노간주나무 가지로 식구들 몸을 때리면서 일년 운수가 좋기를 기원한다.

모든 이들에게 노간주나무 가지의 위력이 미쳐 좋은 한 해를 보내시기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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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모음2008. 3. 1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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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부터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의 한 원형 교차로에 새로운 고가도로가 건설되고 있다. 이 교차로를 돌 때마다 홀로 덩그러니 서 있는 목조 가옥을 보면서 저 집도 곧 헐리겠지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교각이 올라가고 상판이 덮여져도 이 집은 그대로 있다.

최근 이 집 주인의 유별난 1인시위를 신문을 통해 접하면서 리투아니아에도 속칭 ‘알박이’의 한 모습을 보게 되었다. 도시개발에 늘 따르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알박이'이다. 어떻게 해서라도 끝까지 버텨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키려는 것은 누구나의 욕심일 것이다.

리투아니아에도 도처에 개발과 재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 ‘알박기’나 집단시위가 큰 사회적 문제로 등장하지 않았다. 이 집 주인은 바로 인근에 있는 땅으로 보상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시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급기야 그는 마당에 움막을 짓고 1인시위를 벌이고, 때론 시청까지 말을 타고 가 시청면담을 요구하기도 했다.

모두 실패하자 지난 토요일 그는 키우는 오리를 품에 안고 시청입구에서 시장면담을 요구했다. 오리가 도왔는지 이날 그는 시청면담에 성공햇다. 이 낡은 목조 가옥에 대한 보상액으로 한국돈 2억-2억5천만원을 협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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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모음2008. 3. 17. 06:23

어디 사느냐를 말할 때 "리투아니아" 앞에 늘 "유럽에 있는"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해야할 만큼 여전히 리투아니아는 많은 이들에게 생소한 나라이다. 

발트해의 동쪽에 접해 있는 리투아니아는 1009년 처음으로 유럽 역사 연대기에 등장했다. 14세기 말 발트해에서 흑해에 이르는 넓은 영토를 차지해 유럽에서 가장 큰 나라가 되기도 했지만, 1795년 러시아·프러시아·오스트리아가 주도한 3국 분할 때 러시아와 프러시아에 점령된 후 세계지도에서 잠시 사라지기도 했다. 그러다가 1918년 독립하지만, 다시 2차 대전을 계기로 1940년 소련에 편입돼 반세기 동안 지배를 받는 불운을 겪었다.

1990년 재독립을 선언하고, 1991년 유엔과 2004년 EU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발트해 연안 3국 중 가장 큰 나라지만 면적은 6만5천 평방킬로미터로 한반도 면적의 1/3보다 조금 작고 인구는 340만 명이다. 국토 대부분이 평야와 구릉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숲과 강, 호수들로 이루어져 무척 아름답다. 특히 0.5헥타르 이상의 면적을 지닌 호수가 2천830개로, 호수의 나라로 불린다.

리투아니아에 살면서 특이한 사람들(예를 들면, 모래를 먹는 사람, 병으로 집을 짓는 사람, 턱수염으로 무거운 것을 드는 사람 등)을 만나보면, 이들 대부분이 자신의 유별남으로 이 작은 나라 리투아니아의 존재를 세계에 알리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개인뿐만 아니라 여러 단체들도 특히하고 때론 엽기적인 행사로 나라 알리기에 동참하고 있다. 특히 지난 3월초 열린 겨울 이색스포츠 행사에서 열린 "간이화장실 밀고 달리기" 행사 주관자는 지난 해 106개국에서 방송되어 리투아니아를 크게 알렸다면서 아주 자랑스러워했다.

이 행사는 매년 3월초 아직도 꽁꽁 얼어 있는 호수 위에서 열리지만 올해는 이상기후로 얼음 위에서 못 열리고, 빗물이 고인 아스팔트에서 열렸다. 이 대회를 취재하면서 날씨에 굴하지 않는 참가자들의 낙천성과 남녀노소를 구별하지 않고 동일하게 대하는 모습에서 유쾌함을 지향하는 행사의 의의를 쉽게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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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모음2008. 3. 14. 12:36

리투아니아를 방문한 외국인들의 흔한 말 중 하나는 "호박[琥珀]의 나라 리투아니아에 미녀가 넘쳐난다"이다. 사람 사는 어디에나 미녀가 있기 마련이다. 미의 기준이 상대적이니까.

사실 여름철 빌뉴스 중심가 노천카페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위의 흔한 말이 사탕발림이 아님을 실감하게 된다.

하지만 인구 3백4만명의 작은 나라 리투아니아엔 미녀와 있는 것이 아니라 천하에서 가장 힘이 센 장사도 살고 있다. 여러 차례 세계 챔피언 타이틀과 4차례 "아놀드 스트롱맨" 우승을 차지한 쥐드루나스 사비쯔카스이다.

이번 3월초 그가 다시 "아놀드 스트롱맨" 대회에서 우승을 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지난 해 10월 빌뉴스에서 열린 세계 스트롱맨 대회 영상을 편집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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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모음2008. 3. 13. 09:02

매년 초봄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엔 "카쥬코 무게"라는 전통 장날이 열린다. 이 장날은 리투아니아의 유일한 가톨릭 성인인 카지미르(카지미에라스, 1458-1484) 축일에서 유래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무덤이 있는 빌뉴스 대성당에 모여 추모미사를 올렸다.

전국 각지에서 온 사람들은 특산물이나 민속 공예품들을 가져와 서로 필요한 것을 매매함으로써 17세기부터“카쥬코 무게”라는 축일 장날이 형성되게 되었다.

이날 장날에서 가장 인기 있는 물품은 바로“건화”이다. 이는 다양한 건조된 꽃과 풀을 모아 만든 꽃꽂이이다. 또한 나무로 만든 각종 장식품이나 생활용품도 인기품목이다. 이곳에서 만난 도깨비 방망이와 새총을 보니 어린 시절 추억이 떠올라 더욱 정감이 가는 전통 장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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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모음2008. 3. 12. 10:45

지난 3월 7일에서 9일까지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제15회 국제 미용 박람회가 열렸다. 이 행사는 발트 3국에서 가장 큰 규모로 열리는 미용 박람회이다.

올해는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폴란드, 영국, 독일 등에서 미용산업과 미용서비스 등 관련이 있는 124개 회사가 참여했다.  

특히 7일 박람회 중 열린 손톱칠하기 대회는 관람객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다. 마치 화폭으로 변한 듯한 손톱을 보니 예술가가 따로 없음을 느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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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08. 3. 12. 08:02

3월 10일은 월요일이었고, 어제 11일은 리투아니아가 1990년 3월 11일 소련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날로 국경일이다. 리투아니아엔 이렇게 근무일이 휴일 사이에 끼면 그 전이나 후 토요일에 일을 하고 이날은 쉰다. 이번에도 이 연휴로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찾거나 여행을 떠났다.

지난 10일 여섯 살인 딸 요가일래와 함께 집에 있었다. 햇볕이 쨍쨍한 아침부터 딸아이는 요즈음 푹 빠진 롤러스케이트를 타러 밖으로 가자고 졸라댔다. 번역한 것을 급하게 편집해야 하므로 가까스로 딸을 달래서 평소 좋아하는 인터넷 학습 사이트에서 공부하게 했다.

오후가 되자, 딸아이의 성화는 극에 달했다. 결국 컴퓨터를 끄고 함께 산책을 나섰다. 시멘트벽돌로 덮인 광장에서 딸아이는 온갖 자세를 취해도 넘어지지 않는다고 자랑하면서 혹은 노래를 부르면서 즐겁게 롤러스케이트를 탔다.

반면에 하다가 중단한 일이 늘 내 뇌리에 남아 있었고, 딸아이에게 "이제 그만 집에 갈까?"라고 묻는 횟수가 늘어갔다. 하지만 딸아이는 결정적인 한 방으로 내 조급심을 순간이나마 잠재웠다.
 
"아빠, 우리가 산책가려고 할 때 컴퓨터가 내게 이렇게 말했어요."
– 친구야, 내가 이젠 피곤하니까, 쉬어야겠어. 너도 밖에 나가서 놀다와. 나중에 너를 기쁘게 맞이할게.

가져간 카메라로 시멘트벽돌 사이에 쏟아 오른 새싹을 찍기도 하고, 막 움트는 잎사귀를 찍기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딸아이는 누군가 최근에 꺾어버린 나뭇가지의 껍질을 벗기면서 놀기도 하면서 롤러스케이트를 계속 탔다.   

"딸아, 이젠 집에 갈까?"
"아빠, 컴퓨터 친구가 아직 우릴 부르지 않잖아!"
"그래, 네가 가끔 귀를 쫑긋해서 컴퓨터가 우리를 부르는지 잘 들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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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깊은 생각에 빠져 들었다. 딸아이는 그저 컴퓨터와 자신의 대화를 꾸며냈지만, 나에겐 잔잔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는 것이 바로 컴퓨터 아닌가!  손가락이 아플 때, 눈이 피곤할 때, 밥을 먹을 때, 잘 때 등을 제외하고는 컴퓨터를 늘 사용하고 있다.

20여년을 컴퓨터와 함께 하면서 컴퓨터를 친구로 대한 적이 없는 듯하다. 단지 전기를  꽂아 작동을 시켜 내가 사용하는 기계로만 대했다. "컴퓨터야, 너 이제 피곤하니. 우리 같이 쉬자!"라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딸아이의 꾸며낸 이야기처럼 이젠 컴퓨터를 친구로 삼아 무작정 혹사를 시키지 말아야겠다. 모니터 글자만 쳐다보지 말고, 책상 아래 묵묵히 일하고 있는 컴퓨터 친구를 가끔씩 내려다보면서 안녕을 물어봐야겠다.  

그리고 딸아이가 컴퓨터를 오래 사용하지 않게 하는 법을 하나 더 알았다.
"딸아, 컴퓨터 친구가 피곤하니 좀 쉬게 하는 것이 좋겠어!"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8. 3. 6. 08:39

최근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열린 한 전시회에서 종이 가위질 작품을 볼 기회가 있었다. 벽에 걸린 액자 속의 섬세한 모양을 보니 마치 기계로 찍은 듯 했다. 액자 밑에서 직접 가위로 종이를 오려내는 장면을 보지 못했다면 영락없이 믿어버릴 것 같았다.

우선 종이를 반으로 접고 한 쪽에 연필로 그림을 그린다. 예리한 작은 가위로 그림을 따라 차근차근 오려나간다. 불필요한 것을 다 오려내고 접은 종이를 편다. 두꺼운 종이 위에 풀로 붙이면 작품이 완성된다. 6년째 종이 오리기를 하고 있다는 이 분은 여러 차례 개인 작품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처음엔 날카로운 가위에 손가락이 찔리는 등 고생을 많이 했지만, 이젠 마음의 집중과 평온을 가져다준다면서 열성적인 가위질 예찬론자가 되었다. 그의 작품을 보니, 한 번 배워서 직접 만들어 벽에 걸어놓고 싶은 마음이 우러나왔다.

* 관련글: 종이 오리기 달인 후속편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8. 3. 4. 15:53

지난 1월 25일부터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 위치한 응용미술 박물관은 보기 드문 전시회를 열고 있다. 바로 북한 미술작품 전시회이다. 이 전시회는 북한 미술작품 수집가인 네덜란드인 프란찌스쿠스 브뢰로센씨가 4차례 북한을 방문해 수집한 2000여점 가운데 104점을 통해 동유럽 최초로 북한 예술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브뢰로센씨는 네덜란드 대사관을 통해 리투아니아 미술 박물관에 전시회를 제안했다. 그는 정치적 상황을 떠나 북한 미술의 높은 예술성을 세계에 널리 알리고자 전시회를 기획했다. 로무알다스 부드리스 리투아니아 미술 박물관장은 “높은 예술성과 대가적인 기법에 매혹되었다"고 말하고, 기꺼이 제안에 응했다고 밝혔다.
 



폐쇄적인 나라로만 인식되어온 북한이 미지의 예술을 통해 리투아니아 사회와 첫 교류를 시작하는 순간이다. 개막식 기자회견에 리투아니아 언론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의 취재진 100여명이 몰려와 큰 관심을 나타냈다.  

선우영, 김승희, 김춘전 등 북한의 정상급 미술가들의 그림이 전시되는 이번 행사에 리투아니아인들은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수려한 산, 힘찬 계곡 등 리투아니아에선 전혀 찾아볼 수 없는 풍경 그림에 감탄을 절로 자아내고 있다. 특히 주말엔 많은 사람들이 이 전시회를 찾고 있다. 북한 덕분에 한국 미술 전체가 리투아니아에 선보이는 계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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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08. 3. 1. 04:26

딸 요가일래는 이제 만 여섯 살이다.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 살고 있다. 어린이집 학교 준비반에 다니는 딸은 집에서 요즘 롤러스케이트를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 지난 성탄절 때 외할머니가 준 선물이다. 봄이 오면 공원에서 가서 신나게 타기 위해서다.

오늘 딸은 기념으로 사진 촬영을 부탁했다. 사진 찍기와 사진 찍히기 둘 다를 좋아하는 아이이지만, 늘 자기가 원해야 찰칵 수가 많아진다. 찰칵 순간마다 자세를 다르게 취하는 딸을 찍는 재미가 솔솔하지만, 컴퓨터 작업할 때는 그 많음으로 투덜댄다.


사진을 편집하면서 배경음악으로 무엇으로 할까 고민하면서 딸에게 물었다.
“아빠, 내가 여러 나라말로 노래해볼게.”
엄마가 오면 피아노 반주로 해서 노래하면 어떨까 재차 물었다.
“아빠, 반주가 없어야 내 목소리가 더 잘 들리잖아!”

딸은 피아노 앞에 앉아 엉뚱한 악보를 보면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리투아니아어, 러시아어, 일본어, 영어, 한국어 순서다. 딸은 일본어를 제외한 다른 나라말은 모두 말할 수 있다. 일본어 노래는 “토토로” 만화를 보면서 익힌 노래다.

딸은 리투아니아인 엄마와는 리투아니아어로, 한국인 아빠와는 한국어로, 어린이집에서는 러시아어로, TV와는 영어로 서로 통한다. 관련기사: 스스로 쌓은 6살 요가일래의 영어 내공 어때요?


컴퓨터로 동영상 편집을 하고 있는 데 엄마가 들어왔다.
“당신은 딸이 세상에서 최고인 줄 아는 데, 더 잘 하는 아이들이 많아. 너무 딸 자랑하는 팔불출이 되지 마시고. 괜히 시간 낭비하지 말고, 더 유익한 일을 하는 데 힘써라”라고 충고한다.

“아빠가 나를 촬영해 인터넷에 올리면 내가 훌륭해지고 유명해질 거야. 엄마, 나 슈퍼스타가 될 거야. 한국에 가면 사람들이 나를 보고 서명 받으려고 달려올 거야......”라고 이미 슈퍼스타가 된 듯 딸은 엄마에게 설명하면서 아빠를 지원한다.
“아빠, 나 빨리 한국에 가고 싶어!!!”
막상 인천 공항에 내려 아무도 딸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벌써 걱정스럽다. 어느 부모나 마찬가지로 “너는 착하고 훌륭한 사람이 될 거야!”, “훌륭한 사람이 되니 지금 울면 안 되고, 지금 그렇게 하면 안 돼!”라고 딸에게 자주 말한다.
 
미래의 훌륭함이 딸에게 지금 행동의 족쇄가 되지 말고, 희망심기가 되기를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8. 2. 17. 18:49

라일락꽃과 너도밤나무꽃 향내가 진동하는 매년 봄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는 "스캄바, 스캄바, 캉클레이"라는 국제 민속 축제가 열립니다. 2006년 한국에서도 예술단이 참가해 많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구시가지 뜰에서 바이올린, 북, 피리 등 유럽 악기 소리에 춤을 추다가 장구, 꽹과리 우리 악기 소리가 자연스럽게 합쳐지자 춤객들이 더 신명하게 춤을 추는 모습이 퍽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날 저녁 같은 장소에서 열린 한국예술단 공연에 비가 옴에 불구하고 많이 사람들이 관람해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마지막 장면에 박수치는 분은 리투아니아 최고 인기 코미디언인 크리스티나 카즐라우스카이테입니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