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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3.06 이렇게 웅장한 내장사 대웅전이 다시 타버리다니
  2. 2021.03.04 강에는 겨울 얼음과 봄 여름이 뒤엉켜 새 계절을 맞이한다
  3. 2021.03.02 이름값 하듯 유럽 오색방울새 참 아름답네
  4. 2021.03.01 펄펄 날리는 눈송이가 자아낸 엄청난 위력들
  5. 2021.03.01 3ᆞ1절에 새로 부르는 < 대한민국 만세 !!! >
  6. 2021.02.25 코로나19로 5개월만에 이발하니 3천원 인상 1
  7. 2021.02.18 혹한에 새 먹이를 주니 이런 즐거움이 솔솔... 1
  8. 2021.02.17 크로아티아 - 크르카 국립공원 여행의 백미는 폭포욕
  9. 2021.02.16 유럽에서 가장 폭이 넓은 폭포는 라트비아 쿨디가에
  10. 2021.02.14 리투아니아 여대생들이 부르는 "까치 까치 설날은" 1
  11. 2021.02.12 방역지침 어겨 외국 유학생 한 명당 34만원 과태료 부과
  12. 2021.02.10 번데기를 먹으니 유럽인 아내가 으악~~~
  13. 2021.02.07 혹한에 야생 새 사랑은 돼지비계로
  14. 2021.01.30 코로나19 시대에 무엇을 광고하는 포스터일까 1
  15. 2021.01.30 010 - 에스페란토 번역 - 전인권의 걱정 말아요 그대
  16. 2021.01.30 003 - 에스페란토 번역본 - 인순이 <거위의 꿈> - 완성
  17. 2021.01.22 002 - 에스페란토 번역곡 - 오빤 강남스타일
  18. 2021.01.16 박차정 - 임철애가 쓴 에스페란토 글을 발굴하다
  19. 2021.01.11 하얀 눈 모자를 쓴 알록달록한 인공새집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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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2020.12.30 유럽인 아내가 냄비밥 타지 않고 눌어붙지 않게 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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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 2020.12.06 페이스북에서 유튜브 썸네일이 안 나타난 경우 쉽게 해결하기
  24. 2020.11.16 안우생의 도연명 <도화원기> 에스페란토 번역본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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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 2020.11.12 한국시: 이해인 - 3월에 - 에스페란토 번역 1
  27. 2020.11.11 유럽에서 어느 종류의 사과를 사면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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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 2020.10.24 대학생이 되었는데 교재비 달라고도 안해서... 14
생활얘기2021. 3. 6. 05:06

한국 시간으로 3월 5일 금요일 오후 6시 30분경에 천년 고찰 내장사의 대웅전에서 또 불이 났다. 순식간에 불은 대웅전 전체로 번져 기둥만 몇 개 남긴채 거의 완전히 불에 타버렸다. 2018년 모처럼 한국을 방문해 내장산 단풍구경을 갔을 때 본 대웅전이 아직도 눈앞에 선해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소식에 따르면 방화 용의자는 근래에 내장사로 온 승려라고 한다. 내부 갈등과 불만으로 범행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참으로 안타깝다. 2012년에 전기 누전으로 대웅전이 소실되어 2015년에 재건되었는데 몇 해 지나지 않아 이렇게 또 다시 소실되다니...
 
창건 이후 여러 차례 화마의 피해를 입은 대웅전의 운명은 참으로 기구하다. 이제 당분간 내장사를 가더라도 전기누전 소실 아픔을 딛고 웅장하게 다시 우뚝 솟은 대웅전을 볼 수가 없게 되었다. 2018년 가을 카메라에 담아본 내장사 대웅전의 모습을 되돌아본다.  
 
단풍으로 물들고 있는 내장산
내장사 일주문이다

돌계단을 올라가면 대웅전 앞 넓은 마당이 나온다
내장사 대웅전이다

 

대웅전 뒷모습이다
대웅전과 저 멀리 보이는 서래봉
화재와 같은 재앙을 막아주는 수호신 해태상도 인간의 분노조절 실패 앞에는 속수무책이구나
대웅전 내부 모습이다
붉은 단풍이 화마의 가능성을 주시시키고 있음으로 받아들여 초기 진화 훈련을 철처히 했더라면...   

갈등과 불만을 이런 식으로 표출하다니...
또 하나의 남대문 방화 사건을 보게 되니 참으로 안타깝고 안타깝다. 삼독심(탐진치 - 욕심내고 화내고 어리석은 마음) 제거를 직업적으로 해야 하는 종교인으로 인해 소실되었다는 것이 더욱 황당하고 황당하다.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21. 3. 4. 06:29

저 쪽빛 하늘을 본 지 언제였던가!
비행기의 꼬리구름이 더욱 선명해 보인다. 참으로 오랜만이다. 어젯밤 일기예보를 보니 아침부터 해가 쨍쨍하다고 한다. 
 
일전에 가봤던 강은 날이 풀려서 빌뉴스 내리스 강은 군데군데 녹은 공간이 있어 물새들이 노닐 수 있었다. 
 

 

3월 3일 오전 일찍 내리스 강변을 따라 4K 동영상을 촬영하면서 봄기운을 느껴본다. 내리스 강은 빌뉴스 시내를 관통하고 있다. 중심가를 흐르는 강을 세 구간으로 나눠 설명하면 넓은 소나무 숲 공원을 굽이굽이 휘돌아가는 아랫구간은 거대한 얼음 덩어리나 얼음 조각들이 밤새 영하의 날씨로 뒤엉켜서 꼼짝을 하지 않고 있다. 
 

윗쪽으로 올라갈수록 얼음 조각의 크기가 점점 작아져 있다.

 

가운데 구간에 와보니 얼음 조각 덩어리들이 거대한 띠를 형성해 윗구간에서 떠내려오는 얼음 조각을 받아서 점점 자신의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깨지는 소리가 들리면서 조금씩 밑으로 내려가고 있다. 낮온도가 높아짐에 따라 엷게 열었던 얼음이 녹으면서 아랫구간에 공간이 생겨나기 때문이다. 

 

강 윗구간에서 녹아서 크고 작은 얼음 조각들이 떠내려 오고 있다. 그야말로 해동이다. 때론 저 얼음 위에 무임승차하여 강유람을 즐기는 새들이 눈에 띈다.

 

저 멀리 리투아니아와 빌뉴스를 상징하는 개디미나스(Gediminas) 성탑이 보인다.

 

이날 강변을 따라 산책하면서 담은 4K 동영상이다.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21. 3. 2. 05:55

유럽 리투아니아 빌뉴스는 이제 막 해동이다. 영상의 날씨가 10여일 지속되고 있지만 아직 숲 속 눈이 완전히 녹지 않고 있다. 빌뉴스 시내를 가로지는 내리스 강은 얼음이 밀려 내려와 강 가운데나 강변에 쌓여 있다. 때론 쌓여 있는 얼음 조각들이 녹으면서 서서히 떨어져 흐름따라 밀려 내려가기도 한다.
 
강변에 넓직하게 마련된 산책로는 쌓인 눈이 강물과 함께 얼음이 되어 낮에는 녹고 밤에는 어는 것을 반복하고 있다. 누군가 산책로 얼음을 네모나게 조각내서 얼음벽과 얼음집을 만들어 놓았다. 
 
강 전체가 얼어서 그동안 힘든 시간을 보낸 청둥오리, 논병아리, 백조 등 물새들이 이제는 흐르는 물따라 아래로 흘러가기도 하고 위로 거슬러 올라가기도 한다. 이렇게 한동안 거의 사용하지 못한 자신의 물갈퀴 노를 점검하는 듯하다. 4K 영상에 최근 내리스 강 풍경을 담아봤다.
 

 

한편 남쪽에 살고 있는 유럽 에스페란토 친구들은 날마다 천연색 꽃 사진을 올리면서 그곳의 봄소식을 전하고 있다. 그중 가장 인상적인 것은 헝가리 페치에 살고 있는 마리어(Mária)가 최근에 찍은 것이다. 1990년대 초 헝가리에서 보낸 봄철이 무척 그리워진다[사진출처 foto: Mária Tallászné]. 

 

북위 55도에 위치해 있는 빌뉴스에서 이런 자연의 꽃은 3월말이나 4월초에나 만날 수 있다. 

 

 

다양한 색깔을 지니고 있어 보기만 해도 아름답다. 마치 각색의 물감을 칠해놓은 듯하다. 유럽에서 30년에 살면서 처음 보는 새다. 이 새의 정체는 무엇일까? 

 

날개의 노란색과 얼굴의 빨간색이 돋보인다. 아프리카에서 봄기운을 타고 유럽으로 날아온 철새일까? 궁금해서 친구 마리어에게 물으니 곧장 답이 왔다. 이 새는 오색방울새(kardelo, Carduelis carduelis, European goldfinch)다.

 

아, 새가 지닌 색이 독특하다고 생각했는데 새이름도 참으로 이에 걸맞구나...  

 

알고보니 이 오색방울새는 철새가 아니라 유럽에 자생하는 새다. 얼굴이 빨갛고 머리가 흑백이고 등과 측면은 담황색이다. 그리고 검은 날개에 넓은 노란색 줄무늬가 있다. 꼬리는 검고 엉덩이는 하얗다. 

 

유럽 자생종이라고 하지만 남유럽과 서유럽에는 사계절 볼 수 있고, 발트 3국과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러시아 등지에서는 여름철에만 볼 수 있다. 이젠 여름철 이곳에서 이 새를 만난다면 확실하게 그 이름을 알 수 있겠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1. 3. 1. 19:36

유럽 리투아니아 빌뉴스는 지난해 거의 눈이 내리지도 않았고 날씨가 참 포근했다. 그런데 이번 겨울은 유난히도 추웠고 눈도 많이 내렸다. 다행히 2월 중순부터는 날이 풀려서 거의 매일 낮 온도는 영상이다. 

 

그렇게 수북하게 쌓였던 거리 눈도 이젠 거의 녹아서 흔적을 찾기가 어렵다. 물이 잘 빠지지 않는 광장이나 공터는 웅덩이나 못으로 변하고 있다. 

 

하지만 숲은 여전히 녹고 있는 눈이 덮고 있다. 이번 주말 소나무 숲이 울창한 인근 공원을 모처럼 찾았다. 공원 입구부터 산책의 즐거움보다 소나무의 안타까움이 기다리고 있었다.

 

부지런한 담당 공무원들이 넘어져서 산책로를 덮고 있는 소나무 가지들을 잘 정리해 놓았다.

 

사방에는 마치 전쟁의 포탄으로 무너지고 쓰러진 도심의 폐허를 보는 듯하다. 부러진 크고 작은 푸른 소나무 가지들이 도처에 흩어져 있다. 

 

땅에 떨어지지마자 두 동강이 나버린 소나무 가지

 

땅으로 곤두박질친 소나무 가지

 

 

나무 뿌리도 뽑혀져 있다.

 

가지뿐만 아니라 소나무 기둥이 통채로 넘어져 있다.

 

 

목재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겠다. 벌목이 아니라 자연재해다.

 

펄펄 휘날리는 눈송이 쌓이고 쌓이고 쌓이면

엄청난 위력을 발휘해 마침내 수십년 쭉 뻗은

소나무 뿌리째 뽑거나 밑동을 부러뜨리다니...

 

쓰러진 소나무가 

"뭐든지 적다고 작다고 가볍다고 무시하지 마라. 쌓이고 쌓이면 한 순간에 큰 힘이 될거야"라고 전하는 침묵의 소리가 산책하는 내내 내 귓가를 맴돌았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21. 3. 1. 06:29

 

1919년(기미년) 3월 1일 일제 강점에 항거하여 만세운동을 벌인 날을 국경일로 지정하여 기리 고 있습니다. 이는 3ㆍ1운동의 정신을 되살려 다시는 그런 피압박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것입니다.

 

그런데 지난 20~30년 사이 우리나라는 (고)조선ㆍ고구리(高句麗)1)ㆍ부여ㆍ발해의 역사를 송두 리째 침탈해 가려는 중화인민공화국의 역사침탈 「동북공정」 프로젝트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2002년 시작한 동북공정은 우리 국민의 거국적인 항의 시위가 일어나자, 두 나라가 5개 항을 구두 양해하므로 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이 구두양해를 바탕으로 중화인민공화국이 동북공정을 중단한 것으로 알고 있 습니다. 그런데 본 연구소에서 입수한 자료들을 분석ㆍ연구한 결과 ① 동북공정은 이미 2009 년에 완성되었고, ② 2016년까지 보충 작업을 거쳐 ③ 지금은 침탈한 역사를 기정 사실로 만 들기 위해 역사 현장이나 포털에 대대적인 선전 작업을 벌이고, 최근에는 마지막 보루인 교과 서 왜곡까지 시작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에 본 연구소에서는 먼저 이 사실을 국민과 세계에 알리고, 그들의 만행을 규탄하는 선언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내용을 보시고 될 수 있는 대로 많이 동참할 수 있도록 널리 알리어 참여 를 독려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제 : 중화인민공화국이 침탈한 우리 역사 되찾기 3·1선언

시간 : 2021년 3월 1일 오전 11:00 

  1) 11:00~12:00 동북공정 완성과 그 전파 상황을 보고한다.

  2) 12:00~12:15 중화인민공화국이 침탈한 우리 역사 되찾기 3·1선언

  3) 12:15~12:30 참가자 질의와 응답.

주최 : 고구리ㆍ고리연구소

 

Zoom 회의 참가

https://us02web.zoom.us/j/82022873367?pwd=T1pzYlIwbEVhSVBmMlVXNGhYKzl6dz09

Zoom 회의 ID : 820 2287 3367 / 암호 : 131861

 

연락처(참가신청) : 02-337-1661(고구리ㆍ고리연구소)

kori-koguri@naver.com

취재 전화번호 010-8869-9930 (서길수)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1. 2. 25. 07:00

코로나바이러스가 이렇게 오래 지속되다니... 리투아니아는 2월 24일 현재까지 확진자 수는 총 195,481명이고 총사망자 수는 3,200명이고 1일 새확진자 수는 631명이다.
 
지난해 10월 갑자기 하루 확진수가 늘어나더니 11월 초에 천명을 넘어 곧 2천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이에 정부는 11월 7일부터 보다 더 엄격한 방역조치를 취했다. 식용품 판매 등 꼭 필요한 최소한 영업 경제 활동을 제외하고는 금지되었다. 음식점은 손님을 받을 수 없고 배달할 수 있다. 모든 이발소 및 미용실도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보통 한 달에 한 번 꼴로 이발소가 간다. 9월 28일 이발소를 다녀온 후 11월 초경에 이발소를 가려고 하는 때에 그만 강제 휴업 명령에 내려졌다. 머리는 자꾸만 길어지고 불편하기 짝기 없다. 먼저 머리 감는 데 시간이 더 걸리고 머리카락이 귀를 덮기 시작하자 마찰로 인해 자꾸만 귀쪽에 신경이 간다. 이어서 머리카락이 목덜미를 덮기 시작하자 목덜미마저 성가시게 한다. 빨리빨리 이발소 영업이 재개되었길 간절히 바랐다.    

 

2월 17일 이발사로부터 영업이 재개되었다는 반가운 쪽지가 왔다. 그런데 이발비가 올랐다고 한다. 12유로(만 6천원)에서 14유로(만 9천원) 올랐다. 그동안 영업을 전혀 하지 못했으니 올리는 것도 이해가 되지만 코로나바이러스로 실직을 하거나 수입이 없는 사람들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 아쉽다. 그렇다고 이발은 안 할 수가 없으니 예약을 하려고 하니 벌써 예약이 밀려서 1주일 후에야 가능하다고 했다. 그렇게 이번 달 23일 이발소를 찾았다.

 

마스크를 낀 채 이발하는 동안 이발사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1. 영업 재개 조건

"이발소나 미용실은 어떤 조건에서 영업을 재개했나?"

"공간이 12평방미터를 넘어야 되고 한 공간에 이발사 한 사람만이 일할 수 있다. 이발사 한 명당 근무시간은 4시간으로 제한되어 있다. 여기는 평소 3명이 동시에 일하는 공간인데 보다시피 지금은 나 혼자 일한다."

 

2. 보상비는 없나

"강제휴업으로 국가가 보상 지원을 하지 않나?"

"그동안 한 달에 250유로(34만원) 지원을 받았다."

"없는 것보다는 좋지만 그것으로 생활하기는 힘들겠다."

"전기세, 수도세, 가스비, 난방비, 전화비 등으로 150유로 지불하고 나면 100유로도 채 남지 않는다."

"아, 모두가 힘든 세상이네..."

 

3, 영국 아들은 실업급여로 800파운드 

"영국에 아들이 산다고 하더니 이 시기에 잘 지내나?"

"코로나바이러스로 자녀가 셋인 아들이 실직자가 되었다."

"아이고... 실업급여가 나오지 않나?"

"한 달에 실업급여로 800파운드(125만원)을 받고 있다고 한다."

"모두 잘 견뎌낼 수 밖에..."

 

머리카락은 평소보다 다섯 배나 더 자랐는데 이발은 평소보다 훨씬 빨리 끝났다. 평소 이발 소요시간은 30-40분인데 이번에는 20분도 채 소요되지 않았다. 그 까닭은 묻지 않았다. 성가시는 긴 머리카락이 잘려나간 것에 크게 만족할 뿐이다. 이발비가 14유로인데 "이번만 15유로 드릴게요."라고 말하고 나오자 곧 새로운 손님이 들어온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1. 2. 18. 07:05

리투아니아 빌뉴스는 이번 주말까지 밤 온도가 영하 15도까지 내려가는 혹한의 날씨가 이어진다. 빌뉴스 시내를 가로지르는 내리스(Neris) 강이 꽁꽁 얼어버렸다. 밀려 내려온 얼음 조각들이 뒤엉켰고 이마저 얼어서 거대한 얼음 덩어리를 형성하고 있다. 
 
얼음 위로 걸어서 강을 건널 수 있지만 혹시나 얼지 않은 공간이나 틈이 있어서 자칫 사고를 당할 수도 있다. 과태료까지 부과하고 있지만 벌써 도강 인명사고가 여러 건이 발생했다.     

 

 

이런 혹한에는 사람뿐만 아니라 야생동물도 힘든다. 얼마 전 돼지비계를 걸어서 야생 새들을 보호하는 에스페란토 벨라루스 친구 이야기를 전했다. 오늘은 헝가리 남부지방 페치(Pécs)에 살고 있는 에스페란토 친구 마리어(Mária Tallászné)가 혹한의 날씨에 보내는 일상을 아래 전하고자 한다.  

 

그는 겨울철 특히 날씨가 추울 때 야생 새들을 위해 여러 곡식알을 싸서 나뭇가지에 매달아 놓는다. 먹이를 먹는 새들을 지켜보고 교감하면서 사진을 찍는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 어치, 참새, 박새 등을 제외하고는 그 이름을 알 수가 없다. 헝가리 가정의 뜰에서 만나는 새들이다[사진 출처: Mária Tallászné]

 

 

바로 위의 새가 산까치로도 불리어지는 어치다. 어치는 영리해서 휘파람 비슷한 고운 소리를 내고 또한 소리를 따라할 수 있고 심지어 사람 목소리도 흉내낼 수 있다고 한다. 헝가리 친구의 새 사진들을 보니 주택에 살면서 이런 일상의 즐거움을 누리는 사람들이 부럽기도 하다.

Posted by 초유스
가족여행2021. 2. 17. 05:19

아름다운 자연풍광과 고대로마의 유적 등으로 유명한 발칸반도 크로아티아는 누구나 한번쯤 여행하고 싶은 유럽 나라다. 특히 들쭉날쭉 길게 뻗어있는 비취색 아드리아해 해안선은 유럽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휴양지들이 즐비하다.

 

또한 내륙에 있는 플리트비체(Plitvička jezera) 국립공원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1979년에 지정되었다. 연이어진 청록색 호수 16개가 폭포를 이루면서 환상적인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이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에 버금가는 호수와 폭포를 지닌 국립공원이 또 하나 크로아티아에 있다. 바로 크르카(Krka) 국립공원이다. 

 

이곳은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찾아가기는 쉽지가 않다. 렌트카를 이용하거나 인근 주요 휴양도시(시베니크, 자다르, 스플리트 등)에서 현지 여행사의 하루 종일 관광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더 편리하다. 크르카 국립공원의 핵심은 바로 총 길이 800미터에 17개 계단식으로 이뤄진 스크라딘스키 부크(Skradinski Buk) 폭포다. 먼저 로조바쯔(Lozvac 위치)로 가야 한다.  

 

만약 렌트카를 이용할 경우 이곳에서 렌트카를 주차하고 입장권을 구입한 후 입구에서 전용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6월에서 8월까지 성수기 성인 1인당 개인 입장료는 200쿠나(약 3만5천원)다. 우리 가족은 이날 현지여행사의 관광 상품을 이용해 단체 입장료 150쿠나를 내었다.

 

구불구불하고 경사가 심한 숲길을 공원 전용버스가 데려다 준다.

 

저 아래 보이는 잔잔한 호수는 북유럽 피오르드를 연상시킨다. 여기가 치콜라(Čikola)이 크르카 강에 합류하는 곳이다. 바로 이 아래 스트라딘스키 부크 폭포가 있다.   

 

주차장에서 내리자 매미소리와 경쟁하듯이 폭포소리가 울려퍼진다. 여기가 바로 스크라딘스키 폭포다. 들어가기만 하면 온몸이 청녹색으로 물들어질 듯하다.    

 

가까이 갈수록 매미소리(참고로 크로아티아 매미 울음소리는 귀를 막고 싶을 정도로 크다)는 폭포소리에 파묻히고 만다. 부서지는 하얀 물과 흘러내리는 녹색 물이 자연의 색바림(그러데이션)을 보여주고 있다.

      

크르카 국립공원 여행의 백미는 노천 자연수영장에서 폭포의 웅장한 소리를 들으면서 하는 수영이다. 수온이 따뜻한 6월에서 9월까지 허용되지만 날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하얀 폭포수를 쉬임없이 토해내는 장엄한 폭포의 광경을 물보라를 맞으면서 보고 있으니 시원한 청량감이 뼈속까지 스며든다.   

 

 

폭포 바로 밑까지는 위험하기 때문에 접근을 막는 안전줄을 쳐놓았다. 

 

돌바닥이 미끄러울 뿐만 아니라 여기저기 날카로운 부분이 있어서 조심하지 않으면 긁히기 쉽다. 수영용 신발을 신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띈다. 

 

물이 참으로 맑고맑다. 하지만 헤아릴 수 없는 세월 동안 물흐름의 강약이 빗어낸 돌바닥은 평평하지 않고 울퉁불퉁하다. 곳곳의 물깊이가 다르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또한 돌 사이에 발이 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만약 물이 말라서 돌바닥 모습이 밖으로 훤히 드러난다면 기암괴석임이 틀림없을 것이다. 

 

 

폭포 가까이 여객선 선착장이 있다. 우리가 선택한 하루 종일 관광 상품은 여객선을 타고 크르카 강을 유람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석회암 지대로 인해 생긴 비취색 강물이 참으로 이국적이다. 거주하고 있는 북유럽 리투아니아의 강은 대체로 갈색에 가깝다. 여기가 강이 아니라 잔잔한 아드리아해로 착각할 정도이다.  

 

어찌 이런 풍광에 들고간 카메라를 놀릴 수가 있겠는가...

 

스크라딘(Skradin)에서 폭포로 향하는 여객선이다.

 

크르카 강변에 자리잡은 소도시 스크라딘(Skradin)이다. 자연수영장이 있는 스크라딘스키 폭포 이름은 바로 이 도시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우리는 이곳에서 여객선에서 내려서 기다리고 있던 관광버스를 타고 구불구불한 산악도로를 따라 이동한다. 

 

1990년대 초 참혹한 전쟁을 경험한 크로아티아 국민들은 남다른 애국심을 가지고 있다. 산정상이나 언덕 등에서 펄럭이는 크로아티아 국기를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루페(Rupe 위치)다. 이곳에서 버스를 세워 놓고 우리 일행은 소형차들만이 다니는 다리를 건너 로슈키 슬라프(Roški slap) 가까이 있는 식당(위치)에서 오후 두 시에 늦은 점심을 먹는다.  

 

거대한 무화과나무 밑에서 일행과 함께 크르카 강과 호수에서 잡은 민물고기를 택한다. 어릴 때 한국에서는 드물게 본 무화과나무가 크로아티아에는 지천에 널려 있다. 

   

점심 식사 후 인근에 있는 크리스티얀(Kristijan 위치) 둘러본다. 물속에는 수많은 크고 작은 물고기들이 노닐고 있다. 점심에 먹은 생선도 얼마전까지만 해도 이렇게 자유롭게 돌아다녔을텐데 말이다. 애궁~~~

 

크르카 강물이 폭포에서 떨어져 비소바츠(Visovac) 호수로 유입되고 있다.

 

 

나무나 수풀 사이에 크고 작은 폭포가 산재해 있다. 거대한 사슴 조각상도 시선을 끈다. 

  

 

맑고 차가운 물에 발을 다금니 온몸이 시원하다.

 

이곳에 있는 박물관을 구경하다 만난 직원의 키가 하도 크기에... 

 

돌로 이어진 지붕이다.

 

방 중앙에 불을 피워 난방과 요리를 했다.

 

물레방아로 맷돌을 돌려 옥수수를 빻고 있다.

 

강력한 물의 낙차를 이용해 세탁을 하기도 했다. 

 

시원한 노천탕에 앉아 더위를 잊는 아이의 미소를 보고 있노라니 숲속의 요정이 쉬고 있는 듯하다.  

 

자다르(Zadar) 인근에서 체류하면서 이날 구입한 하루 종일 관광 덕분에 장엄한 폭포, 청녹색 강 유람 그리고 로스키 슬라프 인근에 있는 박물관 등을 두루 둘러볼 수 있었다. 크로아티아는 기회 닿을 때마다 가고 싶은 여행지다. 아래는 스트라딘스키 부크 폭포에서 자연수영장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이상은 초유스의 크로아티아 가족 여행기 1편입니다. 

초유스 가족 크로아티아 여행기

1편 | 2편 | 3편 | 4편 | 5편

Posted by 초유스

코로나바이러스 범유행으로 국경이 폐쇄되고 지역간 이동마저도 제한되어 있다. 어디를 가고 싶어도 가지를 못한다. 그동안 바빠서 정리하지 못한 옛 여행을 되돌아본다. 언젠가 라트비아 서부지방을 다녀왔다. 

폭포라고 하면 높은 산악에서 떨어지는 웅장한 폭포가 먼저 떠오른다. 유럽에서 가장 폭이 넓은 폭포는 어디에 있을까? 답은 뜻밖일 것이다. 바로 발트 3국 중 가운데 위치한 라트비아에 있다. 라트비아 서부지방 쿨디가(Kuldīga)에 있는 벤타스 룸바(Ventas Rumba, 벤타 급류)다. 벤타(Venta)는 리투아니아에서 시작해 라트비아를 거쳐 발트해로 들어가는 강이다.     

폭의 길이는 249미터이고 눈이 녹아서 수량이 높아지는 봄 홍수철에는 270미터에 이른다. 평균적으로 100-120미터다. 높이는 1.6-2.2미터다. 이 폭포로 인해 내륙수로 운송이 불가능하므로 쿨디가가 자연스럽게 형성이 되었다. 1242년에 처음으로 언급되었고 1368년 한자동맹에 가입했다. 엘가바(Jelgava)과 더불어 쿠를란트 공국(1561-1795)의 중요한 도시 중 하나였다. 

유럽에서 폭이 가장 넓은 폭포는 라트비아 쿨디가에 있다

17세기 쿠를란트 야콥 케틀레르(Jacob Kettler 1610-1682) 공작이 우회 운송로 개설을 시도했으나 백운석이 너무 단단해 작업이 느리고 힘들어 포기했다. 19세기 제정 러시아도 발트해와 흑해를 잇는 내륙수로 개통 일환으로 이곳에 수로 건설을 시작했다. 역시 백운석 암반이 굴착하는 데 어렵고 또한 강 충분히 넓지도 않고 깊지도 않아서 운하건설 공사를 중단했다. 그 당시의 운하 유적이 여전히 남아 있다.

여름철 지역 주민들은 이곳에서 폭포수욕을 즐긴다

중세 시대 이곳은 연어나 철갑상어 등 산란 물고기 잡이로 유명했다. 1640년경 야콥 공작이 흥미로운 낚시법을 고안했다. 기반암을 파서 낚시용 보를 만들고 커다란 버드나무 바구니를 이용했다. 산란 물고기가 폭포를 뛰어 넘지 못하고 밑으로 떨어질 경우 바구니에 걸리도록 했다.

 

지금은 연어와 철갑상어는 이곳에서 사라졌다. 이곳에서 1892년에 마지막으로 철갑상어가 잡혔다. 봄과 가을에 산란 물고기가 공중으로 뛰어올라 폭포를 넘으려는 진귀한 풍경이 펼쳐진다.  

수량이 적을 경우 폭포 위로 걸어서 건너편까지 갈 수 있다

벤타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다. 붉은 벽돌로 1874년에 완공되었다. 7개의 아치로 되어 있다. 총길이는 164미터로 유럽에서 가장 긴 벽돌 교량이다. 이 다리에서 폭포를 감상한 후 강변을 따라 폭포까지 구경을 다녀올 수 있다.

유럽에서 가장 폭이 넓은 폭포이지만 웅장하지 않고 붉은 벽돌 다리와 어울러 목가적인 풍경을 만끽할 수 있게 한다. 자유여행으로 라트비아를 샅샅이 둘러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가볼만한 곳이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21. 2. 14. 18:36

리투아니아 여대생들이 "까치 까치 설날은" 노래로 한국의 설날을 축하해주고 있다.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 있는 미콜라스 로메리스 대학교의 대학생들[출처]이다. 

[참고글: 까치 설날은 왜 어저께였을까?]

 

이 대학교는 한국 부산에 있는 동서대학교과 자매결연을 맺고 있다.

두 대학교는 학생교류뿐만 아니라 미콜라스 로메리스 대학교에

한국어와 한국문화교육 기관인 세종학당도 상호협력 아래 운영하고 있다.

 

미콜라스 로메리스 대학교의 팝 보컬 그룹 소속 여대생 4명이 부르는

"까치까치 설날은"을 감상해보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21. 2. 12. 21:23

코로나바이러스 범유행이 좀체 끝날 줄을 모른다. 리투아니아는 유럽에서 인구비율로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수가 높은 편이다. 인구 280만명에 2월 12일 현재까지 감염자가 189,665명이고 사망자가 3,038며이고 12일 새로운 확진자는 468명이다.
2020년 11월 7일부터 여전히 강화된 방역조치가 취해지고 있다. 국내 지역 간 이동뿐만 아니라 일체의 실외와 실내 행사가 금지되어 있다. 장례식에는 가족 구성원을 제외하고 최대 10명 미만만이 참가가 가능하다. 주요 스포츠 행사(농구 경기)는 관중 없이 진행되고 있다.
 
빌뉴스 한 아파트에 유학생 32명이 모임을 가지다가 과태료 34만원

이번 주 수요일(10일) 빌뉴스에는 32명이 동시에 방역지침을 어겨서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이날 밤 빌뉴스 시내 한 아파트에서 프랑스, 벨기에, 오스트리아,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인도, 터키, 에스토니아 그리고 러시아에서 온 외국 유학생들이 모여 모임을 가졌다. 소음으로 잠을 이루지 못하자 이웃이 경찰에 신고했다. 

 

아래는 리투아니아 경철청의 현장 영상이다.

 

 
방역지침을 어길 경우 과태료가 개인일 경우는 500유로(67만원)에서 1,500유로(2백만원)이고 법인 대표자나 관리자일 경우는 1,500유로(2백만원)에서 6,000유로(8백만원)다. 처음으로 어길 시에는 과태료의 1/2이다. 이날 유학생은 1인당 과태료 250유로(34만원)를 부과 받았다. 총 8,000유로(약 천만원)에 이른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1. 2. 10. 18:35

코로나바이러스 시대에 꼭 필요하지 않으면 외출을 삼간다. 밖으로 나가는 경우는 딱 두 가지다. 하나는 도보산책이고 다른 하나는 식료품 구입이다. 식료품 구입도 최소한이다. 딱히 먹을 것이 없어야 슈퍼마겟에 간다. 영하 15도의 혹한이라 산책하러 나가는 횟수도 줄어들었다. 주로 산책에서 돌아오면서 식료품 가게를 들러곤 한다.
 
요즈음 리투아니아 사람들이 즐겨 먹는 음식은 빙어다. 이 빙어는 바다와 강을 회유한다. 주로 발트해와 내무나스(Nemunas) 강이 만나는 쿠르슈 마려스(Kuršių marios, 쿠로니아 석호, Curonian Lagoon)에서 잡힌다. 현재 시세는 1kg당 7-10유로다. 며칠 전 리투아니아인 아내는 산책길에 빙어를 사왔다. 빙어는 크기가 작지만 밀가루에 묻혀 튀겨놓으면 살이 졸깃졸깃하다.
 
한편 냉장고에 1년 6개월 전에 한국 손님들이 주고 간 번데기 통조림 세 통이 있었다. 특별히 좋아하지도 않고 또한 눈에 잘 띄지 않아 이렇게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었다.
 
딱히 먹을 것이 없던 참이라 번데기를 한번 먹어보기로 했다. 아내와 딸이 산책을 나간 사이 혼자 있을 때가 기회다. 말하지 않아도 번데기를 먹는 사람을 잠시나마 비호감으로 볼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우선 양배추, 대파, 양파를 썰었다. 
  
프라이팬에 야채를 먼저 볶은 후 그 위에 통조림 번데기를 붓고 조금 더 볶았다.  
 

약간의 고추장을 넣어 밥을 비볐다.
한 숟가락으로 떠서 먹어보면서 드는 생각은 "이렇게 맛있는 것을 왜 진작 먹지 않았지!"
 
번데기 밥을 맛있게 먹고 있는 모습을 유럽인 아내가 보더니 혐오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으악~~~ 어찌 벌레를 먹을 수 있나?"
"누에가 촉감이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비단의 원료가 되는 실을 만들고 바로 이 벌레가 된 거야."
"아무리 그래도 보기만 해도 혐오스럽다. 한동안 당신 보기만 해도 번데기가 떠오르겠다."
부엌문을 닫고 째빨리 나가버린다. 이런 아내에게 단백질 영양분, 혈액순환, 당뇨 등에 좋은 번데기의 효능을 아무리 설명하더라도 그 선입견을 깨부시기가 불가능할 듯하다. 그냥 맛있게 한 그릇을 뚝닥 묵묵히 비우는 것이 상책... ㅎㅎㅎ
이렇게 이번주 3일을 점심으로 번데기 볶음밥을 맛있게 먹게 되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1. 2. 7. 05:31

지난 여러 해 동안 유럽 리투아니아 빌뉴스 겨울은 혹한이라고 부를 만한 날씨가 거의 없었다. 이따금 내린 눈도 내리자마자 녹았다. 그런데 이번 겨울은 내린 눈이 녹을 수 없는 날씨가 지난해 12월부터 지속되고 있다. 여름철 내내 앞집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막아주던 나무 한 그루가 쌓인 눈의 압력을 견지지 못하고 그만 아래로 처지게 되었고 가지마저 뿌려지고 말았다. 
 

이번주부터는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혹한의 날씨가 이어진다. 숲 속 야생동물을 위해 사료를 준비하는 모습이 뉴스에 나오고 있다.

 

이런 때에는 특히 단독 주택에 살고 있는 사람들도 야생조류들을 위해 먹이를 준비한다. 먹이는 주로 곡류나 돼지비계다. 돼지비계를 사서 나뭇가지나 인공새집에 매달아 놓는다. 숲 공원으로 산책가는 사람들도 돼지비계를 가져가 공원 나뭇가지에 매달아 놓고 있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웃나라 벨라루스에 살고 있는 에스페란스토 친구도 돼지비계를 넉넉하게 사서 뜰 안에 있는 나뭇가지에 매달아 놓았다.  

 

 
작은 새인 박새가 비계를 뜯어 먹고 있다. 
 
 
산까치로도 불리는 제법 몸집이 큰 어치도 돼지비계를 부리 가득 뜯어서 날아간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1. 1. 30. 23:52

요즘 북유럽 리투아니아에는 거의 그치지 않고 눈이 많이 내리고 있다. 모처럼 낮온도가 1도라 빌뉴스 구시가지 산책을 다녀왔다. 첫 번째 목적은 눈 덮인 빌뉴스 구시가지 거리를 영상에 담는 것이었다. 여기저기 제설차들이 눈을 치우고 있었다. 오전이라 인도는 사람들의 발자국으로만 길이 나 있다. 그렇지 않은 부분은 무릎까지 눈이 쌓여 있어서 헤치고 지나가기가 쉽지 않았다. 
우선 눈 내린 빌뉴스 구시가지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봤다. 
 
빌뉴스 우주피스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붉은 벽돌로 쌓은 빌뉴스의 보루가 하얀색 옷을 입고 있다. 

러시아 정교회 성당
가톨릭 빌뉴스 대성당
가톨릭 성 캐슬린 성당

산책을 거의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거리 광고판이 시선을 끌었다. 대체 무슨 광고를 하는 것일까?

 

이는 남성용 광고 포스터인데

내용인즉 코밑까지 마스크를 쓰는 것은

속옷을 이렇게 입는 것과 같다.  

 

아래는 여성용 광고 포스터다.

 

내용은 동일하다.

코밑까지 마스트를 쓰는 것은 속옷을 이렇게 입는 것과 같다.

 

위 광고 포스터는 빌뉴스 시청이 광고주다.  

"책임감 있게 하세요. 마스코로 입도 가리고 코도 가리세요. 코로나 19를 멈춥시다."

 

인구 280만 명인 리투아니아의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는 현재까지 18만명이고 사망자는 2716명이다. 새로운 확진자는 하루 천 명대다. 이날 산책하는 동안 만난 모든 사람들은 위의 권고대로 마스코로 입과 코를 가리고 다니고 있었다.  

 
아래는 눈 내리고 있는 구시가지의 이 거리 저 거리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다. 
 
Posted by 초유스

틈틈이 한국 노래를 국제어 에스페란토로 번역하고 있다. 

이번에는 전인권의 <걱정 말아요 그대>이다. 

 

 

"걱정 말아요 그대"는 2004년 11월 13일 전인권의 4집 앨범 《전인권과 안 싸우는 사람들》에 타이틀 곡으로 담겨 처음 출시되었다. 2015년 이적이 <응답하라 1988> OST를 통해 리메이크하여 불렀다.

 

걱정 말아요 그대
 
작사: 전인권
작곡: 전인권
노래: 전인권 | 이적
 
그대여 아무 걱정 하지 말아요
우리 함께 노래 합시다
그대 아픈 기억들 모두 그대여
그대 가슴에 깊이 묻어 버리고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떠난 이에게 노래 하세요
후회없이 사랑했노라 말해요
 
그대는 너무 힘든 일이 많았죠
새로움을 잃어 버렸죠
그대 슬픈 얘기들 모두 그대여
그대 탓으로 훌훌 털어 버리고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 함께 노래 합시다
후회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 함께 노래 합시다
후회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 함께 노래 합시다
후회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
우리 다 함께 노래 합시다
새로운 꿈을 꾸겠다 말해요
Ne maltrankviliĝu vi
 
Verkis JEON Ingwon
Komponis JEON Ingwon
Tradukis CHOE Taesok
 
Kara, nun ne maltrankviliĝu vi',
ĉiuj kune kanton kantu ni.
Ĉiun ajnan vian memoron kun dolor'
enterigu en profunda via kor'.
 
Ĉiu ajn afer' de la pasintec'
havas sencon ja por ni.
Al irinta hom' kanton kantu vi,
diru, ke sen la bedaŭro ja amis vi.
 
Ĝis la nun' penlaboroj multis ja al vi,
la novecon tute perdis vi.
Ĉiun pezan vian rakonton diru vi,
ĉion atribuu plene nur al vi.
 
Ĉiu ajn afer' de la pasintec'
havas sencon ja por ni.
Ĉiuj kune nun kanton kantu ni,
diru, ke sen la bedaŭro ja revis vi.
 
Ĉiu ajn afer' de la pasintec'
havas sencon ja por ni.
Ĉiuj kune nun kanton kantu ni,
diru, ke sen la bedaŭro ja revis vi.
 
Ĉiu ajn afer' de la pasintec'
havas sencon ja por ni.
Ĉiuj kune nun kanton kantu ni,
diru, ke sen la bedaŭro ja revis vi.
Ĉiuj kune nun kanton kantu ni,
diru, ke revon novan do havos vi.

 

에스페란토 "걱정 말아요 그대"의 악보와 가사는 아래 첨부물을 내려받으면 됩니다.

010_win10_501_neMaltrankviligxu_전인권_걱정말아요.pdf
0.06MB

2020-07-31 초벌번역 

2021-01-14 윤문작업

 

Posted by 초유스

틈틈이 국제어 에스페란토로 한국 가요를 번역해오고 있다. 

이번에는 인순이가 노래한 <거위의 꿈>을 번역해봤다. 

 

 

날지 못하는 가금류 중 하나인 거위가

헛된 꿈은 독이라는 비난과 냉대 그리고 무시 속에서
보물처럼 꼭 간직한 꿈을 믿고 실현시키는 모습을 
상상만해도 새로운 힘을 얻는 듯하다. 
 

 

거위의 꿈
 
작사 이적
작곡 김동률
노래 카니발 | 인순이

난 난 꿈이 있었죠
버려지고 찢겨 남루 하여도

내 가슴 깊숙히
보물과 같이 간직했던 꿈

혹 때론 누군가가
뜻 모를 비웃음 내 등뒤에 흘릴 때도

난 참아야했죠 참을 수 있었죠
그 날을 위해
 
늘 걱정하듯 말하죠
헛된 꿈은 독이라고

세상은 끝이 정해진 책처럼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라고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언젠가 나 그 벽을 넘고서
저 하늘을 높이 날을 수 있어요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순 없죠

내 삶의 끝에서
나 웃을 그날을 함께해요

늘 걱정하듯 말하죠
헛된 꿈은 독 이라고

세상은 끝이 정해진 책처럼
이미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라고

그래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저 차갑게 서 있는 
운명이란 벽 앞에

당당히 
마주칠 수 있어요

언젠가 나 그 벽을 넘고서
저 하늘을 높이 날을 수 있어요

이 무거운 세상도
나를 묶을순 없죠

내 삶의 끝에서
나 웃을 그날을 함께해요

난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나를 지켜봐요
Revo de ansero 
 
Verkis LEE Jeok
Komponis KIM Dongryul
Tradukis CHOE Taesok

Mi la revon havis nun.
Pro ŝiro kaj ignor' mi estis en ĉifon',

sed mi en mia kor'
funde tenis ĝin kiel la trezor'.

Ho, eĉ kiam iu hom',
sensence mokis min malantaŭ mia dors' en foj',

mi devis toleri ĝin, toleri povis ĝin
ja por tiu tag'.

Hom' kvazaŭ zorge diras jen:
kun van' la revo venenas,

kaj la mond', samkiel libro kun la fin',
ne estas jam returni sin ebla realec'.

Ja tiel.
Mi la revon havas nun.

La revon kredas mi.
Vi pririgardu min.

Al tiu mur' de sorto,
kiu frida staras nun,

potence
vidalvidi povas mi

kaj iam do, irinte trans la mur'
alflugi povas mi alte al la ĉiel'.

Eĉ ĉi pezega mondo
ja ne povas laĉi min.

En mia vivofin',
ho kiam ridos mi, kunestu vi.

Hom' kvazaŭ zorge diras jen:
kun van' la revo venenas,

kaj la mond', samkiel libro kun la fin',
ne estas jam returni sin ebla realec'.

Ja tiel.
Mi la revon havas nun.

La revon kredas mi.
Vi pririgardu min.

Al tiu mur' de sorto,
kiu frida staras nun,

potence
vidalvidi povas mi

kaj iam do, irinte trans la mur'
alflugi povas mi alte al la ĉiel'.

Eĉ ĉi pezega mondo
ja ne povas laĉi min.

En mia vivofin',
ho kiam ridos mi, kunestu vi.

Mi la revon havas nun.
La revon kredas mi.
Vi pririgardu min.

 

에스페란토 "거위의 꿈"의 악보와 가사는 아래 첨부물을 내려받으면 됩니다.

003_win10_501_revoDeBredansero_인순이_거위의꿈.pdf
0.07MB

 

성악가 전경옥님이 에스페란토로 번역된 <거위의 꿈>을 불러 세계 에스페란토계에 이 노래를 알리고 있다. 

 

Posted by 초유스

지난 일요일 우리 집에 한국어 수업을 받으러 리투아니아 고등학생 두 명이 왔다. 휴식 시간에 대화를 나누던 중 강남스타일 이야기가 나왔다.

"학교에서도 강남스타일이 유명해요?" "물론이죠. 쉬는 시간에 학교 방송이 자주 틀어줘요. 많은 학생들이 교실이나 복도에서 말춤을 춰요." "강남스타일 내용은 알고 있나요?" "당연히 모르죠. 그저 sexy lady만 알죠."

월요일 저녁 빌뉴스대학교가 개설한

에스페란토

강의에 초대받아 참가했다. 현지인 에스페란토 교수가 외국인 에스페란티스토을 초대해 대학생들에게 에스페란토의 실용성을 보여주기 위한 자리였다. 강단에서 대학생들을 상대로 에스페란토로 말하는 동안 학생들 표정이 초겨울이라서 그런지 밝지가 않았다.

"다들 강남스타일 노래를 들어보셨나요?"  "예~~~~~~~~"

강남스타일 한마디에 갑자기 강의실에 생기가 돌았다.

"강남스타일을 부른 싸이가 사는 한국 서울에서 왔습니다. 강남은 서울의 한 구이지요."

* 스페인 그란카니라아 플라야델잉글레스 해변에서 말춤 추는 마르티나와 요가일래
1990년대초 유럽 사람들에게 자기소개할 때 "서울 올림픽의 나라 한국에서 왔습니다"라고 하면 좋은 반응을 얻었다. 20년이 지난 지금은 "강남스타일의 나라 한국에서 왔습니다"라고 소개할 줄은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에스페란토는 1887년 발표된 인공어로 현재 120여개국에서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구글 번역기는 64번째 언어로 에스페란토를 추가했고, 위키백과에는 17만개 에스페란토 기사가 작성되어 있다. 이 기사량은 세계 각국 언어 중 27위이다.
[관련단체: 한국에스페란토협회, 서울에스페란토문화원, lernu.net]  

에스페란토 강의실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조그마한 다짐을 해보았다. 명색이 국제어 에스페란토가 전공인데 강남스타일을 에스페란토로 번역해 세계 사람들에게 알려야겠다. 아래 번역본이다. 

오빤 강남스타일
강남스타일
 
낮에는 따사로운 인간적인 여자
커피 한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 있는 여자
밤이 오면 심장이 뜨거워지는 여자
그런 반전 있는 여자
 
나는 사나이
낮에는 너만큼 따사로운 그런 사나이
커피 식기도 전에 원샷 때리는 사나이
밤이 오면 심장이 터져버리는 사나이
그런 사나이
 
아름다워 사랑스러워 
그래 너 hey 그래 바로 너
아름다워 사랑스러워 
그래 너 그래 바로 너
지금부터 갈 데까지 가볼까
 
오빤 강남스타일
강남스타일 옵 옵 옵 옵 
오빤 강남스타일
강남스타일 옵 옵 옵 옵 
오빤 강남스타일
 
Hey, sexy lady,  옵 옵 옵 옵
오빤 강남스타일 
Hey, sexy lady,  옵 옵 옵 옵
Eh eh eh eh eh eh
 
 
정숙해 보이지만 놀 땐 노는 여자
이때다 싶으면 묶었던 머리 푸는 여자
가렸지만 웬만한 노출보다 야한 여자
그런 감각적인 여자
 
나는 사나이
점잖아 보이지만 놀 땐 노는 사나이
때가 되면 완전 미쳐버리는 사나이
근육보다 사상이 울퉁불퉁한 사나이 
그런 사나이
 
아름다워 사랑스러워 
그래 너 hey 그래 바로 너
아름다워 사랑스러워 
그래 너 그래 바로 너
지금부터 갈 데까지 가볼까
 
오빤 강남스타일
강남스타일 옵 옵 옵 옵 
오빤 강남스타일
강남스타일 옵 옵 옵 옵 
오빤 강남스타일
 
Hey, sexy lady,  옵 옵 옵 옵
오빤 강남스타일 
Hej, sexy lady,  옵 옵 옵 옵
Eh eh eh eh eh eh
 
뛰는 놈 그 위에 나는 놈 
Baby baby 나는 뭘 좀 아는 놈 
뛰는 놈 그 위에 나는 놈 
Baby baby 나는 뭘 좀 아는 놈 
You know what I’m saying
오빤 강남스타일
Eh eh eh eh eh eh
 
Hey, sexy lady,  옵 옵 옵 옵
오빤 강남스타일 
Hej, sexy lady,  옵 옵 옵 옵
Eh eh eh eh eh eh
오빤 강남스타일 
 
Opan Gangnam-stil' (Mi kun Gangnam-stil'), 
Gangnam-stil'  
 
Tage tre agrable milda kaj humana ino.
Scianta ĝui tason da kafo eleganta ino.
Ĉe l' veno de la nokto koro-varmiĝanta ino.
Do kun tia malo ino.
 
Mi ja estas vir'.
En tago, tiom milda, kiom vi estas, tia vir'. 
Eĉ antaŭ malvarmiĝo kafon tuj eltrinkanta vir'.
Ĉe l' veno de la nokto koroeksplodanta vir'.
Tiuspeca vir'.
 
Belaspekta kaj amindega.
Jes, vi! hej jes, ĝuste vi, hej!
Belaspekta kaj amindega.
Jes, vi! hej jes, ĝuste vi, hej!
Ĉu ni iru de la nuno ĝis la fin'?  
 
Opan Gangnam-stil', o,
Gangnam-stil', op op op op! 
Opan Gangnam-stil', o,
Gangnam-stil', op op op op,
Opan Gangnam-stil'!
 
Hej, seksulino, op op op op,
Opan Gangnam-stil'!
Hej, seksulino, op op op op,
ej ej ej ej ej ej!
 
 
Ĉastaspekta, sed dum ludo tre ludema ino.
La harojn en la ĝusta tempo malliganta ino.
Kovrinta sin, sed ol sen vesto pli seksveka ino.
Do kun tia senso ino.
 
Mi ja estas vir'.
Ĝentilaspekta, sed dum ludo tre ludema vir'.
En la ĝusta tempo absolute freneziĝanta vir'.
Kun ideoj multe pli malglataj ol muskoloj vir'.
Tiuspeca vir'.
 
Belaspekta kaj amindega.
Jes. vi! hej jes, ĝuste vi, hej!
Belaspekta kaj amindega.
Jes, vi! hej jes, ĝuste vi, hej!
Ĉu ni iru de la nuno ĝis la fin'?  
 
Opan Gangnam-stil', o, 
Gangnam-stil', op op op op!
Opan Gangnam-stil', o,
Gangnam-stil', op op op op,
Opan Gangnam-stil'!
 
Hej, seksulino, op op op op,
Opan Gangnam-stil'!
Hej, seksulino, op op op op,
ej ej ej ej ej ej!
 
Jen kurhom', jen super li flughom'.
Bebo, bebo, mi do ioscia hom'.
Jen kurhom', jen super li flughom'.
Bebo, bebo, mi do ioscia hom'.
Scias vi pri l' dir'.
Opan Gangnam-stil',
ej ej ej ej ej ej!
 
Hej, seksulino, op op op op,
Opan Gangnam-stil'.
Hej, seksulino, op op op op.
ej ej ej ej ej ej!
Opan Gangnam-stil'!

'오빤'도 번역하고자 했으나, '옵 옵 옵 옵 오빠'으로 이어지는 연결을 없애는 것이 아쉬워 그대로 살리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악보에 에스페란토 가사가 최대한 일치하도록 번역했다.

 

참고로 강남스타일 가사가 다른 언어로는 어떻게 번역되었을까 궁금한 사람을 위해: 러시아어, 영어 1 2.  에스페란토 가사 악보 ->
노래 번역에 적지 않은 공력을 쏟았다. 세계가 춤추는 강남스타일 가사를 이제 에스페란토 사용자들이 쉽게 이해하는 데 조금이나 도움되길 바란다. 

 

에스페란토 "오빤 강남 스타일"의 악보와 가사는 아래 첨부물을 내려받으면 됩니다.

002_win10_501_gangnamStyle_싸이_강남스타일.pdf
0.09MB

Posted by 초유스
에스페란토2021. 1. 16. 03:22

1990년 헝가리 엘테대학교에서 에스페란토학을 전공할 때 부다페스트에 살고 있는 에스페란토 도서 및 정기간행물 등을 수집하는 퍼이시 카로이를 방문했다. 그의 아파트에서 1938년과 1939년 홍콩에서 발행된 <Orienta Kuriero> 잡지에 실린 안우생(Elpin)의 글을 찾아냈다. 안우생(1907-1991)은 안중근의 동생 안공근의 장남이다. 
 
이후 여러 해를 거쳐 헝가리,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스페인 등지의 도서관에서 그의 글들을 직접 수집했다. 2004년 한국에스페란협회 《Verkoj de Elpin - 안우생 문집》을 발행했다. 이 책에 실린 작품수는 총 40편이다. 자작시 3편, 번역시 14편, 원작 단편소설 2편, 번역 단편소설 12편, 번역 극본 4편, 기타 5편이다[관련글: 안우생의 도연명 <도화원기> 에스페란토 번역본을 찾다]. 
 
당시 간행물에서 중국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에스페란티스토로 추정되는 사람들의 글도 함께 복사했다. 지난해 11월부터 리투아니아에서 살면서 매주 수요일 한국에 살고 있는 에스페란티스토들에게 안우생의 문학작품 공부를 줌(Zoom)으로 지도하고 있다. 원문을 찾아볼 일이 생겨 30여년 전에 복사한 자료집을 꺼내서 종종 살펴보곤 한다. 
 
얼마 전에 임철애(Im Ĉol Aj)가 쓴 <La vivstato de koreaj virinoj>(조선 여성들의 생활상)가 우연히 눈이 띄었다. 이 글은 1938년 8월호 《Orienta Kuriero》에 게재되었다. 임철애라는 사람은 누구일까?
 
1938-1939년 홍콩에서 발행된 간행물 <Orienta Kuriero>
구글 검색을 통해 쉽게 알게 되었다. 바로 박차정(1910.05.07-1944.05.27) 의사가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할 때 사용한 이명(異名) 중 하나가 바로 임철애(林哲愛 에스페란토 표기 Im Ĉol Aj)다. 그는 1910년 부산에서 태어나 1929년 근우회(일제 강점기에 조직된 여성 단체) 사건으로 옥고를 치르고 1930년 말 중국 북경으로 망명해 화북대학에서 수학했다. 
 

1938년 8월호에 게재된 임철애의 <조선 여성들의 생활상>

1931년 의열단 단장인 약산 김원봉과 결혼했다. 1935년 조선민족혁명당 부녀부 주임, 1938년 조선의용대 부녀복무단장으로 선임되었다. 1939년 2월 일본군을 상대로 전투를 하던 중 부상을 입고 그 후유증으로 1944년 충칭(중경)에서 사망했다. 
1945년 12월 박차정(임철애)의 유해가 국내로 송환되어 김원봉의 고향인 밀양 송산공동묘지에 안장되었다[관련글: 박차정 묘소 가는 길]. 그가 태어난 부산 동래에는 그의 생가가 2005년 복원되어 있다[관련글: 박차정 생가 가는 길].
 
또 다른 의미있는 글은 조선민족혁명당의 호소문 <Leviĝu Koreoj!>(조선인이여 일어나라!)다. 이 호소문은 1937년 8월 25일에 발행된 《Ĉinio hurlas》에 게재된 글로 번역문이 아니라 에스페란토 원문으로 되어 있다. 

 

중일전쟁 발발 직후 나온 조선민족혁명당의 에스페란토 원문 호소문
한편 1939년 9월 1일 발행된 《Heroldo de Ĉinio》 제5호에 실린 <Nova Korea Unueco kontraŭ Japana regado> 기사 중 김약산(김원봉)이 ‘Bomba Kim’로 알려져 있다는 것이다. 이는 그가 폭발물을 잘 다루는 데서 붙여졌다고 한다. 에스페란토로 bombo는 폭탄의 명사형이고 bomba는 폭탄의 형용사형이다.   
 
1939년 9월 1일 발행된 간행물에 김약산이 "Bomba Kim"으로도 알려져 있음을 언급
늦었지만 이제 박차정(임철애)은 독립운동가로서뿐만 아니라 에스페란티스토로서도 재조명되길 바란다. 특히 2022년 부산에서 열릴 아시아에스페란토대회 중 그의 생가를 방문하거나 일본침략에 맞서서 한국과 중국의 협력에 생을 마친 그의 삶을 조명하는 일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임철애_박차정_조선민족혁명당.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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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1. 1. 11. 02:12

지난 겨울 빌뉴스에는 눈이 거의 오지 않았는데 이번 겨울에 벌써 여러 번 내려 수북히 쌓여 있다. 도심 인도는 말끔히 제설이 되어 이동에는 불편이 없다. 코로나바이러스 범유행으로 이동과 왕래가 끊여 있지만 거의 매일 도보산책을 하고 있다. 

 

이번 주말 빌뉴스에 있는 베르캐이(Verkiai) 저택공원을 다녀왔다. 내리스 강이 내려보이는 언덕에 자리 잡고 있다. 1387년 기독교을 받아들인 리투아니아니아 대공작이자 폴란드 왕인 요가일라(Jogaila)가 이곳을 로마 가톨릭 빌뉴스 교구에 기증한 곳이다. 18세기 말엽까지 빌뉴스 주교의 여름철 관저로 이용되었다. 현재 궁전은 18세기 신고주전주의식으로 지어졌다. 

 

죽은 나무 한 그루가 공원 한가운데우뚝 서 있다. 한 사람이 여러 각도에서 사진을 찍는 데 심취해 있다.  

 

이 나무를 베어내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나무 기둥 둘레는 인공새집으로 가득 차 있다.

 

하얀 눈 모자를 쓰고 있는 알록달록한 인공새집이 새들에 대한 사람들의 배려만큼 돋보인다.  

 

죽은 나무와 인공새집의 멋진 조합을 4K 영상에 담아봤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1. 1. 6. 05:36

유럽 리투아니아 명절 중 최대 명절은 크리스마스다. 코로나바이러스 범유행으로 리투아니아는 지역간 이동이 금지되어 있다. 거의 매년 크리스마스는 지방에 살고 계시는 장모님 댁에서 보낸다. 올해는 어쩔 수 없이 빌뉴스 집에서 식구 세 명이 조촐하게 보내야 했다.
 
코로나바이러스 전염확산 추세에서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기 위해 이 가게에서 저 가게로 돌아다니는 것이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매년 식구에게 주는 선물은 이번에는 하지 않기로 가족 모두 동의했다. 대신에 크리스마스 전야에 먹을 음식 중 하나를 직접 하기로 했다. 
"한국인으로 내가 해주면 좋을 음식은 무엇일까?"라고 유럽인 아내에게 물었다.
"약밥 한번 해봐. 하지만 요리법을 숙지하고 잘 만들어야 해."라고 아내는 주저없이 약밥을 주문했다. 종종 한인들 모임에 가서 먹은 약밥이 참 맛있더라고 덧붙였다.  
한 번도 만들어본 적이 없고 또한 만드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참으로 난감했다. 하지만 도전해보기로 하고 우선 인터넷에서 요리법을 검색해봤다. 그리고 지인들에게도 물어봤다.    
 
검색으로는 얻은 약밥 만들기: 
필수재료는 찹쌀, 대추, 밤, 은행, 물, 커피
양념재료는 간장, 황설탕, 참기름
 
필수재료 중 여기서 구할 수 있는 것은 물과 커피뿐이다. 찹쌀도 대추도 은행도 밤도 여기선 구할가 수 없다. 10일 전만해도 슈파마켓에서 중국산 밤이 있었는데 그 후에는 찾을 수 없었다. 먼저 부엌 수납장에서 견과류를 찾아냈다. 건포도, 호박씨, 아몬드, 호두, 캐슈넛(cashew nut)이다. 물에 이 견과들을 깨끗하게 씻은 후 잘게 부셨다. 
 
대추 대신에 당도가 높은 대추야자 열매를 넣기로 했다. 
 
이렇게 해서 전기압력밥솥에서 약밥을 만들었다. 
결과는?
찰밥이 아니라서 그런지 역시 찰지지가 않았고 색도 진하지가 않았다. 내가 보기엔 맵쌀에 견과류가 들어간 견과밥일 뿐이었다. ㅎㅎㅎ
 
요즘 프랑스어를 배우고 있는 요가일래는 반죽과 버터의 전쟁이라 할 정도로 굽기가 힘든 크루아상(croissants)을 직접 하기로 했다. 처음으로 시도한 제과이지만 결과물은 성공적이었다. 앞으로 빵집에서 크루아상을 살 필요가 없게 되었다.   
 

리투아니아 풍습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전야에는 생선을 제외하고는 고기를 먹지 않는다. 아내는 생선 튀김과 나머지 여러 음식을 준비했다. 
 

소금에 절인 청어는 리투아니아 크리스마스 음식에 빠질 수가 없다.

 

가장 대표적인 음식은 쿠츄카이(kūčiukai)다. 쿠츄카이는 개양귀비 씨앗이 들어간 동그란 작은 건빵 이름이기도 하고 음식 이름이기도 하다. 만드는 방법은 이렇다.
 
1. 펄펄 끓는 물을 개양귀꽃 씨앗이 담긴 그릇에 부어서 하루 정도 놓아둔다.
2. 부풀어오른 씨앗을 아주 정교하게 빻는다 (그러면 우유빛 색깔이 나온다).  
3. 물을 끓어서 식힌다.
4. 식힌 물에 빻은 씨앗, 설탕 그리고 쿠츄카이를 넣는다.  
아무리 먹어도 또 먹고 싶은 그야말로 마법 같은 음식이 이렇게 만들어진다.
 
이날 저녁상에는 12가지 음식이 올라온다. 음식 12가지를 다 맛보아야 다가오는 12달 동안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억지로라도 먹어야 한다. 음식 12가지를 세는 데에는 집안 형편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예를 들면 과일 한 종류를 음식 한 가지로 셀 수 있고 물이나 뿌린 소금도 음식 한 가지로 셀 수 있다. 
 
또 중요한 것 중 하나는 바로 의자와 접시와 칼과 포크를 덤으로 하나 준비해야 한다. 혹시 이날 찾아올 유형(손님)이나 무형(영혼) 사람을 위해서다. 현재 함께 하는 우리 집 식구는 세 명인데 식탁에 접시가 네 개 놓인 이유다. 
 
자, 이제 식사할 시간이다.
"제가 한 약밥이 어때?"
"한국인 집에서 먹어본 그 약밥 맛이야!"
"그래?! 다행이다."

 

내가 느낀 이 약밥의 가짜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ㅎㅎㅎ
그리고 색다른 모습 하나가 더 있다.
 
크리스마스 전야에 먹은 음식은 치우지 않는다. 정말 치워야 할 음식을 제외하고는 덮지도 않고 그대로 놓아둔다. 당연히 빈 접시와 포크와 칼을 같이 놓아둔다. 유형이나 무형의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12. 30. 05:08

전기밥솥이 없는 곳에서 밥을 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이때 밥 당번은 유럽인 아내다. 

한국인의 주식이 밥이니 처음 몇 번은 내가 맡아서 했다.
늘 조심한다고 하지만 밑에는 밥이 타버렸다. 
그래서 그 이후부터는 부탁도 하지 않고 아내가 도맡아서 한다. 
신기하게도 아내가 하는 밥은 타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눌어붙지도 않는다. 

어떻게 했기에 이렇게 밥을 잘할까?!

유럽인 아내의 대답은 이렇다.
1. 물은 조금 더 넉넉하게 넣는다 (예, 쌀이 두 컵이면 물은 세 컵)
2. 냄비 뚜껑은 냄비를 완전히 덮어서 증기나 물거품이 밖으로 새지 않도록 한다
   (만약 많이 새는 곳이 있으면 부엌수건이나 천으로 뚜껑과 냄비 사이를 막는다)
2. 강불에 밥을 끓인다
3. 막 끓기 시작하면 불세기를 낮추고 뚜껑을 열지 않고 12분 동안 더 끓인다
4. 12분 지난 후 불을 끄고 뚜껑을 열지 않은 채 12분 동안 놓아둔다

이렇게 하면 아래와 같은 밥이 완성된다.


아쉬움은 남는다. 
구수한 숭늉차를 먹을 수 없다는 것이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20. 12. 11. 19:39

라트비아리투아니아 언론보도에 따르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김기덕 감독(59세)이 12월 11일 현지 시간으로 1시간 20분 (한국시간 8시 20분) 라트비아 소재 병원에서 사망했다.

© AFP / Scanpix

현지 영화관계자 비탈리이스 만스키스(Vitalijs Manskis)에 따르면 김기덕 감독은 샹페르부르크에서 에스토니아를 거쳐 11월 20일 발트 3국에서 가운데에 위치한 라트비아로 입국했다. 12월 5일부터 연락이 두절되었다. 

라트비아 수도 리가 근처에 있는 유르말라에 주택을 구입해서 영주권을 취득하려고 했다. 그래서 매매계약을 위한 만남이 마련되었는데 그가 나타나지 않았다. 지인들이 병원 등으로 그의 소재를 찾아나섰으나 개인의료정보보호법에 따라 알아낼 수 없었다. 

라트비아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초기 유럽의 한국으로 부릴 정도로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에 선방했다. 하지만 가을철로 접어들면서 확진자수가 확 늘어났다. 라트비아 인구는 약 200만명이고 12월 11일 현재 코로나19 감염자수는 24 386명, 새로운 확진자수는 680명, 사망자수는 319명 그리고 오늘 새로운 사망자수는 15명이다.

발트 3국에도 널리 알려진 고인 김기덕 감독의 가는 길에 깊은 애도를 표한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12. 6. 21:03

유튜브 동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리곤 한다. 대체로 올리는 즉시 유튜브 미리보기 화면(썸네일)이 나타나 사람들이 어떤 동영상이 있는 쉽게 알 수가 있다. 그런데 유튜브 미리보기 화면이 나타나지 않고 링크 주소만 페이스북 게시글에 나타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래 화면에서 보듯이 유튜브 두 개의 주소를 올렸는데 아래는 미리보기 화면이 나오고 위는 주소도 나타나지 않고 그저 youtube.com만 보인다.    



이런 경우 유튜브 동영상이 처음에는 공개된 것이 아니라서 그런 것일까라는 의심이 들기도 했다. 어쩔 수 없는 것일까라는 생각마저 들어 페이스북 게시글을 삭제하거나 그대로 두었다. 그런데 이번 주말 어떻게 해결할 수 없을까라는 마음으로 인터넷 검색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봤다. 여러 글 중 여기에서 큰 도움을 받았다.  


먼저 유튜브에서 작업한다.

자신의 유튜브 계정 동영상 관리(Studio)에서 해당 동영상 세부정보(details)으로 들어간다.

고급탭이나 더보기(Show more)를 누른다.

퍼가기 허용(Allow embedding)이 체크되어 있는 것을 눌러서 이를 해제한다.

[페이스북 게시글에서 미리보기 화면이 나타난 이후에 다시 퍼가기 허용을 체크해도 된다] 

변경된 것을 저장(Save)한다.



다음 페이스북에서 작업한다.

https://developers.facebook.com/tools/debug/으로 들어간다.

공유 디버거 (Sharing Debugger) 빈칸에 해당 유튜브 링크를 복사해서 넣는다.

밑에 있는 다시 스크랩하기(Scrape again) 버튼을 누른다.




유튜브에서 작업을 한 후 곧 바로 페이스북에서 위 작업을 해봤는데 여전히 미리보기 화면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서 이 작업이 과연 성공적일까라는 의구심마저 들었다. 하지만 일단 한번 기다려보자. 15분 정도 지난 후에 다시 페이스북에서 위와 같이 작업을 하니 아래 화면처럼 제대로 나타났다. 성공!!!



페이스북에 링크를 올린 게시글에도 자동으로 바꿔져 있을까라는 기대감으로 들어가니 아쉽게도 미리보기 화면이 아직 나타나 있지 않았다. 그래서 해당 게시글 편집을 누르고 다시 유튜브 동영상 링크를 복사해서 넣으니 미리보기 화면이 나타났다. 이렇게 잘 해결되었다. 미리보기 화면(썸네일)이 안 나타난 경우뿐만 아니라 작게 나타난 경우에도 이 방법이 도움될 것이다. 같은 경험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이 정보를 공유한다.

Posted by 초유스
에스페란토2020. 11. 16. 06:33

10월 26일은 1909년 하얼빈 역에서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날이다. 총격을 가한 뒤 안중근은 만세 삼창을 외쳤다. 이때 외친 만세가 국제어 에스페란토라는 설득력 있는 주장이 다시 제기되어 관심을 끌고 있다[관련글 - 안중근 에스페란토로 대한국 만세를 외치다]. 관심있는 분들을 위해 아래 동영상을 소개한다.

 
안중근이 관심을 끌자 자연히 그의 조카인 안우생(1907-1991)도 다시 주목 받게 되었다. 안우생은 안중근의 둘째 동생인 안공근의 장남이다. 아버지 안공근과 마찬가지로 여러 언어에 능통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에스페란토다. 1930-40년대에 홍콩, 청두 등지에서 발행된 에스페란토 잡지에 Elpin(엘핀)이라는 필명으로 다수의 원작과 번역이 실렸다. 당시 김동인의 <거지>, 뤼쉰의 <광인일기> 등도 그가 에스페란토로 번역했다.   

1945년 해방 후 안우생은 귀국해서 백범 김구의 비서로 일하다가 1949년 홍콩으로 간 후 자취를 감취었다. 이후 북한 매체에서 1991년 2월 평양에서 사망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1990년부터 헝가리 유학을 하던 초유스는 1991년 9월 5일 에스페란토 도서, 잡지 등을 수집하는 퍼이시 카로이(FAJSZI Károly)를 방문했다. 꽤 큰 그의 아파트는 에스페란토 관련 도서, 잡지, 서류 등으로 가득 차 있었다. 사설도서관으로 누구에게나 개방되어 있었다. 한국에서 왔다가 하니 그는 아주 흥미로운 일화 하나를 꺼냈다. 

내용인즉 1989년 북한에서 청년 두 명이 그의 도서관을 찾아왔다. 카로이 기억에 따르면 이들은 1989년 7월 평양에서 열릴 세계청년학생축전을 준비를 위해 어학연수차 동구권에 파견되었다. 한 청년이 할아버지가 에스페란티스토였고 2차 세계대전 전에 홍콩에서 헝가리인 에스페란티스토와 같이 활동했다고 했다. 카로이는 그 당시 홍콩에서 발행된 에스페란토 잡지 <Orienta Kuriero>(동방사자)를 찾아서 보여주었다. 그 청년은 엘핀(Elpin)이라는 이름을 발견하고 바로 자기 할아버지라고 했다. 그 순간 카로이는 한때 홍콩에서 활동했고 지금은 미국에 살고 있는 헝가리인 에스페란티스토 브라운(Braun)을 떠올렸다. 카로이와 브라운은 에스페란토 수집과 관련해 서로 연락을 하고 있는 사이였다. 

카로이는 소장 잡지 중 엘핀 작품을 복사해서 손자에게 주었고 동시에 브라운의 미국 주소를 주었다. 엘핀의 손자는 불가리아에서 미국에 있는 브라운에게 편지를 보냈고 브라운은 잃어버린 옛 친구의 손자로부터 받은 편지에 큰 감동을 받은 사실을 헝가리에 있는 카로이에게 전했다. 아래 영상은 1991년 9월 카로이와의 대화를 담은 것이다. 브라운은 편지에서 카로이의 집을 기적의 마술을 낳는 <마녀의 부엌>이라 칭했다.         


이날 대화를 통해 한 생각이 떠올랐다. 어딘가에 더 많이 있을 법한 엘핀의 원작과 번역작을 수집해 훗날 기회가 되면 한 권의 책을 내는 것이었다. 우선 몇 차례 더 카로이 아파트 도서관을 찾아서 특히 중국에서 발행된 에스페란토 잡지에 실린 그의 작품들을 수집했다. 그 후 여러 해를 거쳐 오스트리아 비엔나 소재 도서관, 네덜란드 로테르담 소재 도서관 등지에서 적지 않은 양의 작품을 수집했다. 이를 토대로 2004년 한국에스페란토협회는 <Verkoj de Elpin - 안우생 문집>을 발행했다. 

이 책에 실린 작품수는 총 40편이다. 자작시 3편, 번역시 14편, 원작 단편소설 2편, 번역 단편소설 12편, 번역 극본 4편, 기타 5편이다. 아래는 이 책의 표지다.


10월 하순 한국에스페란토협회 서울지부 비대면 모임에서 앞으로 함께 공부해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그때 안중근 관련 기사들이 언론을 통해 접한 터라 학습교재로서 그의 조카인 안우생의 문집을 제안했다. 그의 작품 속 문장 내용이나 표현 기법은 오늘날에 봐서도 탁월하다. 지금껏 한국 에스페란토계에서 최고로 손꼽을 만하다. 학습지도는 초유스가 맡기로 했다.

이에 다시 한번 그의 작품을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책장을 넘기는데 원작시를 쓴 Lju Ho-z가 누군인지 궁금해졌다. 페이스북을 통해 중국 에스페란티스토인 장롱(Zhāng Lóng)에게 이 이름이 한자로 어떻게 되는지 물었다. 표기법의 차이로 처음에는 아무도 그를 모른다고 했으나 얼마 후 Lju Ho-z의 한자는 刘火子(1911-1990, Liu Huozi)라고 했다. 그는 홍콩에서 에스페란토를 배웠고 엘핀, 브라운 등과 함께 문학적 형식을 통해 반일 및 국가 구원 선전 활동을 펼쳤다. 한편 장롱은 1933년 청두(쓰촨성 수도)에스페란토협회 창립자 중 한 사람이 유림 고자성임을 알려주었다.    

Lju Ho-z와 Elpin 단어로 인터넷 검색을 하면서 뜻밖의 자료 하나를 얻게 되었다. 폴란드 루블린 가톨릭 대학교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잡지를 스캔해서 올려놓은 1964년 3월호 <중국보도>(El Popola Ĉinio)에 엘핀 작품 하나를 찾았다. 바로 도연명의 도화원기(桃花源記)를 엘핀이 중국어에서 에스페란토로 번역한 아래의 작품이다.


이 작품은 다시 엘핀 안우생 작품을 수집하는 데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되었다. 언젠가 <안우생 문집 2탄>이 나올 수 있길 기대해본다. 
* 관련글: 에스페란토로 항일을 노래하다[최대석 - 한겨레21 기사]


Posted by 초유스
에스페란토2020. 11. 16. 06:25

올해는 코로나바이러스 세계적 범유행으로 완전 비대면 사회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인터넷으로 인해 세상 사람들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연결되어 그 어느 때보다 더 활발히 접촉하고 있다. 유럽에 살고 있으면서 인터넷으로 올해 벌써 네 번이나 한국에 있는 에스페란티스토들에게 시와 노래 번역에 대해 강의를 하게 되었다. 매번 다른 시와 노래를 가지고 실제 번역에서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로 다루었다. 

경험상 문장 번역보다 시 번역이 더 어렵고 시 번역보다 노래 번역이 훨씬 더 어렵다. 50분 주어진 시간에 이 무게 있는 주제를 다 논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가장 기본적인 사항만 짚어본다.

번역에 있어서 제일 먼저 할 일은 원문을 확실하게 이해는 것이다. 이를 통해 문장 속에 등장한 한국어 단어의 가장 적합한 에스페란토 단어를 선택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가슴을 
brusto, sino, koro 중 어느 것을 선택할지
가방을 
teko, sako, valizo, kofro 중 어느 것을 선택할지
꿈을 
sonĝo, revo, espero 중 어느 것을 선택할지를 결정한다. 

무엇보다도 한국인들이 상대적으로 간과하기 쉬운 것 중 하나가 바로 운율 맞추기다. 유럽어의 주된 영향 속에 있는 에스페란토의 시나 노래에서는 이 운율이 중요하다. 이 글을 읽은 사람들이 에스페란티스토이고 또한 언어 실력이 어느 정도 갖춰진 것으로 여겨 아래에 간략하게 운과 율에 대해 에스페란토로 소개한다. 

*Rimo* 
samsoneco inter du aŭ pluraj vortoj, de la vokalo akcenta kaj de sekvantaj son-elementoj. Kolomano Kalocsay klasifiki kiel jene en “La Esperanta Rimo”.

1. Pura rimo
sameco de ĉiuj akcentaj kaj postakcentaj vokaloj kaj konsonantoj: 
reĝo--seĝo, ardo--bardo, ventro--pentro

2. Rimoido 
sameco de ĉiuj akcentaj kaj post-akcentaj vokaloj, pli-malpli granda malsameco de konsonantoj: 
suĉi--ruĝi, polvo--orfo, vigla--nigra, kadro--patro, 

3. Agordo 
sameco de ĉiuj rimelementoj escepte la akcentitan vokalon: 
arbo--korbo, reĝo--paĝo, ombro--decembro.

4. Radik-rimo
pura interrimado de la radikoj, vokala kaj konsonanta malsameco de la finaĵoj: 
bela--anĝeloj, lando--grandaj

*Verspiedo*
Karakteriza kombinaĵo de silaboj kun difinita longeco aŭ akcentiteco. La ĉefaj piedoj estas du- aŭ tri-silabaj piedoj kaj entenas nur unu akcentitan silabon.

1. Trokeo
Unu longa aŭ akcenta silabo kaj unu mallonga aŭ senakcenta silabo
Ekz. En la mondon venis nova sento

2. Jambo – el du silaboj
La unua silabo estas mallonga aŭ senakcenta kaj la dua estas longa aŭ akcenta silabo
Ek. Mi amis vin

3. Amfibrako – el tri silaboj
Unu longa aŭ akcenta silabo inter du mallongaj aŭ senakcentaj silaboj
Ekz. Doloro; Tra densa mallumo briletas la celo

4. Anapesto
Post du mallongaj aŭ senakcentaj silaboj sekvas unu longa aŭ akcenta silabo
Ekz. Anapest’; Ne riproĉu la sorton, ho juna animo

5. Daktilo
Unu longa aŭ akcenta kaj du mallongaj aŭ senakcentaj silaboj
Ekz. Tiu ĉi; kanto sincera de mia animo

아래는 2020년 11월 14일 남강 에스페란토학교 강의에서 활용한 한국어 시와 에스페란토 번역본이다.  

가을 여행가방
이남행

날씨가 차가와지고 있어요.
벌써 눈 소식이 들려요. 
가을은 이제 떠날 준비를 합니다. 

거리의 청소부는 
가을이 벗어놓은 노랗고 빨간 잎들을
여행가방에 차곡차곡 넣어
떠날 준비를 돕고 있어요. 

하지만 가방엔 
아직 빈 공간이 많아요. 
아마도 그 공간엔 
가을이 나에게 준
외로움과 쓸쓸함을 모두 담아가지고 가겠죠
La kofro aŭtuna
Tradukis Chojus

Vetero fariĝas pli frida. 
Aŭdiĝas pri ĵusa neĝfalo. 
Aŭtuno pretiĝas forlasi.

La stratpurigisto en kofro
ekstaplas jen flavajn, jen ruĝajn foliojn
plukitajn nun de la aŭtuno 
por helpi jam ĝian pretiĝon.  

Sed tamen la kofro 
ankoraŭ tre multe malplenas. 
Do eble l’ aŭtuno jen tute enmetos,  
forportos solecon kaj triston 
donitajn ja al mi.


노래도 시와 마찬가지다. 위에서 노래 번역이 시 번역보다 훨씬 더 어렵다고 말한 것은 음표수와 음절수를 맞춰야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음표의 강약과 음절의 강약을 일치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노래 번역은 아래 순서대로 진행한다.
초벌 번역을 한다
리듬에 따라 강조된 음표가 어느 것인지를 확인한다
강조된 음표와 강조된 음절을 서로 일치시키면서 번역 가사를 다듬다 
동시에 강조되지 않은 음표에 강조된 음절이 오지 않도록 한다
가능한이면 각운을 맞추는 것이 특히 노래에서는 권장된다.  

음표 분석을 하고 이에 강조 음절을 맞춘다. 참고로 온음표, 두분음표 등에는 의미있는 단어의 음절이 오도록 한다. 예를 들면 온음표에 la나 이와 유사한 음절 등이 오지 않도록 한다. 음표수에 음절수를 맞추기 위해 ho, ja, jen, nun, plu, do, jam, tre 등을 적절히 활용해도 좋다. 아래는 이용의 <잊혀진 계절>의 음표 분석과 에스페란토 번역 가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이것을 눈여겨 보고 '아, 노래 번역은 이렇게 하는구나'라고 어렴풋이 감을 잡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끝으로 이용의 <잊혀진 계절> 노래에 한국어와 에스페란토 가사 자막을 넣어보았다.


Posted by 초유스

코로나바이러스 인한 삶의 변화 중 하나가 비대면 수업이나 강연이다. 요즘 빌뉴스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데 처음엔 이런 수업이 무척 힘들었다. 하지만 프로그램 활용에 익숙해지자 편리함에 점점 만족하고 있다. 이처럼 전혀 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경험이나 지식을 나눌 수 있게 되었다.

한국에서 열심히 에스페란토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로부터 강연 요청을 받았다. 유럽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한국 여러 지역에 살고 있는 에스페란티스토들에게 이렇게 줌으로 강연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내용은 이해인의 "3월에"과 박상철의 "무조건"으로 한국어 시와 노래를 에스페란토로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평소의 경험에 따르면 소설보다 시 번역이 더 어렵고, 시 번역보다 노래 번역이 훨씬 더 어렵다. 

소설은 문장을 번역하면 되지만 시는 문장뿐만 아니라 나름대로 운율(주로 각운과 음수율이나 음보율)을 맞춰서 번역해야 하기 때문이다. 노래는 문장뿐만 아니라 각운을 비롯해서 음표의 강약과 단어의 강약을 하나하나 맞춰서 번역해야 하기 때문이다.              

3월에 

이해인

단발머리 소녀가
웃으며 건네준 한 장의 꽃봉투

새봄의 봉투를 열면
그애의 눈빛처럼 
가슴으로 쏟아져오는 소망의 씨앗들

가을에 만날
한 송이 꽃과의 약속을 위해
따뜻한 두 손으로 흙을 만지는 3월

나는 누군가를 흔드는
새벽 바람이고 싶다

시들지 않는 언어를 그의 가슴에 꽂는
연두색 바람이고 싶다


En Marto


Verkis LEE Haein

Tradukis CHOE Taesok


Unu florkoverto ride transdonita 

de mallongharulineto.


Espersemoj jen alŝutiĝantaj miasinen

same kiel ŝia okulbrilo

ĉe l’ malfermo de l’ koverto fruprintempa.


Ho en marto varmamane terotuŝa

por promeso ja al unu floro

renkontota en aŭtuno,


mi nun volas esti frumatena vento,

kiu skuas iun;


mi nun volas esti flavoverda vento, 

kiu ĝisenpikas la senvelkan lingvon ja al ties sino.


* 시와 노래 번역 자료를 아래에 첨부합니다.

아래는 2020년 11월 11일 한국에스페란토협회 서울지부 초청 강연 생방송 동영상입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11. 11. 05:23

인구가 280만명인 리투아니아는 최근 들어 매일 새로운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수가 천 명이 넘고 있다. 10월 하순 2주간 임시 방학을 거쳐 이제는 11월 29일까지 학교가 폐쇄되었다. 하지만 1대1로 진행되는 수업은 이번 주부터 비대면이 아니라 학교에서 대면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예를 들면 음악학교 피아노 수업 등이다.

대면수업이 있기 전이라 지난 주말에 지방에 있는 처가를 다녀왔다. 처가집 텃밭에는 11월인데도 풍성하지는 않지만 상추, 파, 미나리 등이 또 다시 자라고 있었다. 바로 포근한 날씨가 계속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사과나무에 제법 적지 않은 사과가 달려있었다. 나무타기를 잘하던 어린 시절이 떠올라서 사과나무로 올라가봤다. 


그런데 사과 하나가 정말 엄청나게 크다. 이 사과 종류는 흔히 겨울사과로 불린다. 주로 늦가을이나 초겨울에 수확하기 때문이다. 정식 이름은 안토노프카(anonovka)이고 원산지는 러시아다. 폴란드, 벨라루스, 발트 3국 등에서 인기가 있다. 신맛이 아주 강하다. 당도가 상대적으로 낮아서 주로 사과 파이를 만들 때 사용한다. 또한 사과가 단단해서 얼핏보면 여기서는 자라지 않는 모과와 많이 닮았다. 익기 전에는 사과가 매우 시고 단단해서 거의 먹을 수 없다. 그런데 다 익은 사과는 나름대로 맛이 있고 또한 오래 보관할 수 있다.     


얼마나 큰 사과일까? 초유스 주먹의 두 배다.


무게를 재어보니 무려 사과 하나가 482그램이다.


유럽에서 나오는 사과를 먹어본 한국 관광객들로부터 "사과도 한국 사과가 최고, 배도 한국 배가 최고!"라는 말을 흔히 듣는다. 사과의 종류는 전세계적으로 7500개 이상이다.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므로 어느 것이 절대적으로 최고라고 주장하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아래는 리투아니아 슈파마켓 사과 판매대다. 여러 종류가 있어 어느 사과를 사야할지 망설여진다. 요즘 사과 1kg 가격은 한국돈으로 700원-2500원 정도다.  


이곳에서는 아직 부사 사과는 보지 못했다. 부사의 달콤한 맛과 바삭바삭한 식감에 익숙해 있는 사람들에게 맞는 차선의 사과로 어느 것이 있을까? 사람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지금껏 유럽에서 먹어본 사과 중 한국에서 먹어본 부사에 가장 근접한 맛을 내는 사과는 조나골드(jonagold, 요나골드)라 생각한다. 조나골드는 1942년 미국 뉴욕에서 만든 품종이지만 유럽에서도 광범위하게 재배되고 있다.        


대체로 사과 크기가 크고 껍질이 얇다. 육즙이 많고 신맛과 단맛이 적절하다. 그야말로 씹으면서 새콤달콤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유럽 슈파마겟 사과판매대에서 무슨 사과를 사야할까를 망설이는 사람에게 이 조나골드를 권한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20. 10. 29. 07:30

지난 9월 초순 북유럽 리투아니아 숲 속을 산책하다 적지 않은 양의 크랜베리를 채취했다[관련글: 와~ 크랜베리가 천지 삐까리 - 유럽에서 첫 따기 체험]. 


유럽인 아내는 꿀과 함께 크랜베리를 믹서기로 갈아서 유리병에 담아 냉장고에 겨울철용으로 보관하고 있다. 참고로 크랜베리는 넌출월귤이라 부르기도 한다. 직접 채취한 양만으로는 부족했는지 이번 일요일 아내는 대형 슈퍼마켓에서 나와서 거리 노점상으로 다가간다.  


"이 크랜베리 얼마요?"
"킬로그램당 3유로 (4천원). 이 크랜베리는 바레나(Varėna) 숲에서 채취한 것이다."
(바레나 지역은 빌뉴스에서 남서쪽에 위치한 곳으로 버섯과 야생열매로 유명하다)

아내는 슈퍼마켓에서 이미 가격을 알아봤는지 흥정도 하지 않은 채 크랜베리 2킬로그램을 담아달라고 한다. 6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노점상은 말을 이어간다.



"크랜베리를 늘 먹어서 내 얼굴이 이렇다."
"어떻게 먹기에?"
"내 방법을 알려줄테니 그렇게 해봐라."
"어떻게?"


"방법은 간단하다. 
준비물은 크랜베리. 꿀, 호두, 생강이다. 
모두 다 함께 섞어서 갈면 된다. 
하루에 한 숟가락으로 먹으면 건강엔 최고다.
내가 올해 86살이다. 
그리고 쉽게 크랜베리를 싱싱하게 오래 보관하는 방법은
그냥 통에 깨끗한 물을 넣고 이 안에 크랜베리를 넣으면 된다.
필요한 만큼 건져서 먹으면 된다."


첨가물: 호두


첨가물: 생강



말도 안 되지만 노점상 할머니는 아직 80살이 안 된 장모님도 훨씬 젊어 보였다. 

지금까지 크랜베리에 꿀만 넣어서 보관해오던 아내는 60대로 보이는 팔십 노파가 일러준 대로 생강과 호두까지 넣어서 믹서기로 갈았다. 



항산화 물질과 비타민이 풍부한 천연 야생의 크랜베리가 좋은 효과를 발휘해 겨울철 우리 가족의 건강을 지켜주길 바란다. ㅎㅎㅎ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20. 10. 28. 02:52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수가 거의 매일 새로운 기록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리투아니아 총선이 10월 25일 결설투표로 마감되었다. 

리투아니아 국회의원 수는 총 141명이다. 지역구 71명과 정당비례대표 7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5% 이상을 득표한 정당들이 각각의 득표비율에 따라 70석을 나눠 가진다. 지역구 선거는 결선투표제다. 

* Balsuoti - 투표하다 - 집 근처에 있는 임시 투표소다 


10월 11일 총선에서 과반 득표자를 내지 못한 지역구는 다득표자 상위 2명을 두고 2주 후인 25일 결선투표가 이뤄졌다. 투표일은 일요일에 행해지고 사전투표제와 재외국민투표제도 실시되고 있다. 

아래 표는 2020-2024 리투아니아 국회의 정당별 구성이다.   

정당 

 정당비례대표 70석

지역구 71석 

 합계

조국연합-기독민주당

23 (24.86%)

 27

50

농민녹색연합

16 (17.43%)

 16

32

사회민주당

8 (9.25%)

5

13

자유운동

6 (6.79%)

7

13

자유당

8 (9.11%)

3

11

노동당

9 (9.43%)

1

10

폴란드인 선거캠페인- 기독가족연합

0 (4.80%)

3

3

사회민주노동당

0 (3.17%)

3

3

자유정의당

0 (1.99%)

1

1

녹색당

0 (1.64%)

1

1

무소속

 

4

4

합계

70

71

141


국회의원들의 인적 구성이다. 

성별: 남성 73%, 여성 27%
연령: 평균 49세
교육: 고등교육 99%
학력: 학사 27%, 석사 51%, 박사 21%
전공: 법학 17%, 정치학 13%


가장 큰 변화는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것이다. 리투아니아는 의원내각제다. 리투아니아 농민녹색연합을 중심으로 좌파연합 정권이 이제 물러나고 조국연합-기독민주당 중심으로 우파연합이 정권을 잡게 되었다. 지난 국회에서 49석으로 다수당이었던 농민녹생연합은 32석을 얻었고, 36석이었던 조국연합-기독민주당이 50석을 얻어서 다수당이 되었다. 조국연합-기독민주당과 자유운동 그리고 자유당이 우파 연립정부를 꾸미고 있다.



요가일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국회의원 선거에 참가했다. 리투아니아 선거연령은 만 18세다. 10월 11일 첫 선거를 다녀오더니 녹색책자를 하나 가져왔다.

"이거 무슨 책인데?"
"리투아니아 헌법."
"샀어?"
"아니. 생애 첫 선거참가자에게 선거관리위원회가 주는 선물이야."
"우와~~~ 헌법을 다 선물하다니!!!"
"나도 놀랐어."
"앞으로 헌법 조항을 잘 숙지해서 권리와 의무를 다하는 참다운 주권자가 되어라는 의미일 것이다. 아빠도 한번 리투아니아 헌법을 읽어봐야겠다."


언제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녹색 리투아니아 헌법 책자를 책장에 넣지 않고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20. 10. 24. 05:13

코로나바이러스 범유행은 많은 사람들에게 인생 진로를 아예 바꿔놓았다. 올 2월까지만 해도 딸아이 요가일래는 영국 유학을 목표로 공부했다. 지난해 12월 영국에서 예술사를 공부하기로 결정하고 1월부터 급하게 아엘츠(IELTS) 시험 준비를 했다. 2월 하순에 치런 아옐츠 시험에서 영국에 있은 모든 대학에 입학할 수 있을 정도로 아주 좋은 성적을 얻었다. 입학원서를 낸 여러 대학교로부터 비대면 인터뷰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그런데 3월 초순부터 유럽 전체로 확산된 코로나바이러스로 집을 떠나서 총리까지 코로나바이러스에 걸려버린 영국에서 공부를 하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결국 유학을 포기하고 학부는 리투아니아 국내에서 공부하기로 했다. 전공도 예술사에서 철학대학에 속해 있는 사회학과를 스스로 선택했다. 

국가고등학교졸업시험이자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도 좋은 성적을 얻어서 법학이나 국제관계학, 국제경영학 등 다언어능력을 살려서 장래에 직업을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얻을 가능성이 높은 학과를 선택할 것을 부모로서 권했지만 "자기 인생길은 스스로 결정한다"라는 짧은 주장에 "그래 우린 너를 믿어"라고 답할 수 밖에 없었다.

리투아니아 대학 입학 전형은 두 가지다. 무료입학과 유료입학이다. 무료 최소 입학생수는 법으로 정해져 있다. 학과마다 무료 입학생수는 다르다. 요가일래는 무료입학 전형에 합격했다. 등록금, 기숙사비 등으로 걱정하지 않어서 좋다. 자녀가 대학교에 입학을 했는데 가계살림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아서 참으로 낯설다. 일전에 돈 이야기가 하도 없어서 물어봤다.

"한국에는 대학생이 되면 교재비도 솔찬하게 들어가는데 교재를 사달라고도 하지 않니? 교재 없이 수업을 하나?"
"살 필요가 없어. 학생들 모두 도서관에서 교재를 빌려."
"학생수가 수십명이 되는 학과도 있는데 그만큼 교재가 도서관에 다 있나?"
"다 있어."

며칠 후에 요가일래는 사회학과 1학년에서 배우는 심리학, 통계학 등 교재를 보여주었다. 


전부 헌책이다. 뒷표지를 보니 도서관 도서 일련번호가 붙여져 있다. 모든 교재를 이렇게 도서관에서 빌려서 앞으로 공부한다고 한다. 부모 입장에서는 정말 좋지만 책을 펴내 이것으로 가르치는 교수들은 부수입이 따로 없어서 어쩌지.... ㅎㅎㅎ




대부분 학생들은 컴퓨터 노트북에 기록하지만 직접 필기를 하는 것이 좋아서 큰 공책을 구입했다고 한다.



공책 뒷표지를 보니 가격이 적혀 있다. 공책 한 권에 3.5유로이니 한국돈으로 약 5천원 정도다. 대학생용 공책의 값을 처음 알게 되었다. 



"공책 산다고 돈을 달라고 하지 왜 안했어?"

"비싸지만 내 돈으로 샀어."

"그래도 공책 사 줄 여유는 있으니까 사달라고 해."

"괜찮아. 대학생이 됐으니까 이런 것도 이제 스스로 해결하도록 할게."


이렇게 자녀교육비에 걱정이 없는 곳에 살고 있다는 것에 깊은 감사를 느낀다. 세계 모든 나라가 적어도 국민의 교육과 의료를 책임져 주는 시대가 빨리 오길 바란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