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접종률이 높아갈수록 현저하게 새로운 감염자수 낮아지고 있다. 지금 살고 있는 리투아니아만 해도 강력한 방역조치하에서도 거의 매일 천명대였다가 이제는 수백명대로 떨어져 최근 백명대다. 서서히 6월부터는 식당을 비롯한 모든 경제활동이 대부분 자유롭게 이루어지고 있다. 단지 실내에서는 여전히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 되어 있다. 6월 7일부터 해외여행까지 할 수 있는 백신여권으로 통하는 백신접종 디지털증명서를 발급하고 있다.
6월 16일 현재 리투아니아는 백신 1차 접종자가 42%이고 2차 접종자가 28%다. 백신접종을 다 마치고 2주일이 지난 사람들은 유럽 여러 곳으로 여행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코로나바이러스 범유행으로 이동과 왕래에 제한을 받았던 깝깝한 일상생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들이 벌써 해외여행을 나서기 시작했다. 우리집도 예외는 아니다.
가족여행을 할 것인가, 부부여행을 할 것인가?
남유럽에 6월에 갈 것인가, 7월에 갈 것인가?
행선지를 어디로 할 것인가?
7월이 되면 백신접종자가 많아서 유명관광지에 사람들이 몰릴 것이고 남유럽은 날씨가 더워서 여행이 아니라 고생만 할 것이다. 대학 1학년생 요가일래는 학년말 시험이 끝나지 않았고 2차 접종을 하지 않아서 합류가 불가능했다. 그래서 부모만 6월에 가기로 결정했다. 대학교 강의가 아직 끝나지 않아서 부부여행을 하는 것이 주저되었는데 딸의 한마디가 결정적이었다.
"내가 접종을 아직 다 맞지 않아서 못 가는 것이 아니고 나도 이제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가면 혼자 살아야 하니까 짧은 기간이지만 나홀로 살기를 해봐야 한다. 아빠가 엄마를 위하는 마음을 내어서 엄마하고 둘이서 다녀와라. 그리고 아빠 강의가 비대면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니 인터넷이 원활하게 되는 곳이면 어디든지 가능하잖아. 엄마하고 다녀와..."
행선지는 그리스 자킨토스로 정했다. 목요일 항공권을 구입하고 일요일에 출발한다. 그야말로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이 결정했다. 6월 13일 일요일 출발해 6월 20일 일요일 돌아오는 일정이다. 항공사는 헝가리 저비용 항공사로 유럽과 아프리카를 주로 취항하고 있는 위즈 에어(Wizz Air)다. 1인당 왕복 항공료가 75유로다. 다 알다시피 저가 항공은 선택사항에 따라 항공권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3시간 비행에 나란히 앉을 필요가 없다고 지정석을 따로 구입하지 않는다. 그냥 배정해주는 대로 앉기로 한다. 여행가방도 책가방 정도로 가볍게 해서 7킬로그램 미만으로 한다. 컴퓨터와 여러 충전기를 빼면 옷이 몇 가지에 불과하다. 마치 국내에서 하룻밤 이웃 도시를 다녀올 정도로 지참물을 챙긴다.
항공권을 구입하자 항공사에서 그리스 입국에 대한 정보를 알려준다. 백신접종을 맞은 사람들은 먼저 리투아니아 정부사이트에서 디지털증명서를 발급 받아야 하고 그리스 정부사이트에 들어가 늦어도 출발 24시간 전에 승객위치양식(Passenger Locator Form: PIF)에 정보를 입력해야 해서 서류를 발급 받아야 한다. 해당 사이트는 다음과 같다.
정보를 기재하면 전자편지로 큐알(QR)코드가 있는 확인서가 온다. 이것이 없으면 그리스 입국을 할 수가 없다. 반드시 휴대전화에 저장하고 또한 인쇄를 해서 종이로도 지참하는 것이 좋다. 현재 코로나바이러스 범유행 상황에서 필요한 서류를 갖추기만 하면 대한민국 여권소지자도 그리스에 입국해 자가격리없이 여행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빌뉴스 공항에 도착하니 한산하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 이후 그리스 휴양지로 출발하는 첫 비행기에 올라타니 거의 만석이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2년만에 비행기를 타고 해외여행을 할 수 있는 감격적인 순간이다. 비행기에서 챙겨운 빵으로 식사를 하고 책을 읽다보니 그리스 자킨토스 공항에 도착한다. 같은 시각 전후로 도착한 비행기는 우리 비행기뿐이다.
늘 그러듯이 입국시에 한국 국적을 가진 나와 유럽연합국 국적을 가진 아내는 줄을 다르게 설 줄 알았는데 여기는 구분이 없다. 내 입국심사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조금 늦어질 수도 있으니 아내에게 먼저 나가서 기다리라고 한다. 그런데 내 심사속도가 훨씬 더 빠르다. 백신접종증명서, 여객위치정보확인서, 리투아니아 거주증 그리고 한국여권을 보여주면서 "리투아니아에 살고 있는 한국 국적자다"라고 덧붙인다. 한국이라는 말에 입국심사관이 엄지척을 하면서 "한국에 가봤는데 정말 좋았다"라고 답하면서 여권상 얼굴대조도 없이 그냥 통과시킨다.
이렇게 공항을 빠르게 빠져 나와 반대편 길건너에 있는 렌트카 사무실로 이동한다. 자킨토스 공항에서 나와서 오른쪽으로 쭉 이동해서 돌아가야 한다. 종합보험을 포함해서 7일 렌트카 비용이 260유로다. 아주 사무적인 말투로 직원이 서류작업을 한다. 역시 기존 경험자들이 남긴 댓글에 나와 있듯이 종합보험에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보험에 들 것을 권한다. "나도 직원이라 이 말을 의무적으로 해야한다"고 솔직하게 말한다. 사전 정보를 알고 있던 우리는 이를 단칼에 거절한다. ㅎㅎㅎ 직원과 함께 렌트카 상태를 점검한다. 사진과 영상으로 꼼꼼하게 차 상태를 촬영한다.
숙소는 공항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다. 숙소(Zante Atlantis)에 도착하니 마스크를 쓰고 있는 직원이 반갑게 맞이한다. 해변에서 800미터 떨어져 있긴 하지만 호텔 외관이 아주 깔끔하고 주차장도 아주 널찍하다. 직원은 조용하면서 침착한 어투로 설명을 이어간다. 일반적 절차에 따르면 제일 먼저 여권을 건네 받아서 숙박부에 적는 것인데 이 일을 하지 않는다. 그럼 어떻게?
바로 큐알코드 안내판을 일러주면서 큐알코드를 스캔해서 정보를 입력하면 된다. 휴대전화가 없다면 어떻게 하나? 이 또한 코로나시대의 한 변화일까? 다른 호텔도 이 방법으로 숙박접수를 할 수 있으니 그리스 여행에 앞서 큐알코드 읽기 앱을 설치해서 오는 것이 좋겠다. 방당이 아니라 개인별로 큐알코드로 숙박자 정보를 기재해야 한다. 접수를 마치자 환경세를 현금으로 내달라고 한다. 부킹닷컴에서 이미 환경세를 포함해서 지불을 했다고 해도 계속 현금으로 내달라고 한다. 그래서 부킹닷컴의 인쇄된 예약서를 보여주고서야 일이 마무리된다. 환경세는 1박당 방수로 낸다. 현재 1.5유로다.
접수를 마치고 방에 들어가니 물 한 병과 포도주 한 병이 우릴 환영하고 있다. 발코니를 포함해 22평방미터다. 널찍하기보다는 길쭉해서 약간 비좁은 느낌이 든다. 수영장이 내려다보이는 발코니다.
지중해 바다를 안 본 지 오래되어 먼저 바닷가로 향한다. 일몰 무렵이라 그래도 사람들이 있을 줄 알았는데 그야말로 텅빈 해수욕장이다. 수영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바닷물에 발을 담그니 따뜻하다. 바다를 좋아하는 아내는 이내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물 속으로 들어간다.
"마치 따뜻한 차를 몸이 마시는 듯하다"라는 아내의 첫 말에
"아, 이제 1주일 동안 영락없이 해수욕장 휴대품 파수꾼이 되는구나!"로 답했다.
알고보니 이 자킨토스 섬이 바로 송중기와 송혜교가 출연한 "태양의 후예" 촬영지다. 앞으로 여러 회에 걸쳐 자킨토스 여행에 대해 글을 쓰고자 한다.
크로아티아 자다르(Zadar) 페트르차네(Petrčane) 현지인 친구 집에서 머물면서 인근에 있는 닌(Nin 위치)을 다녀왔다. 닌은 인구 3천명도 되지 않는 작은 휴양도시지만 중세시대 크로아티아 첫 수도였고 크로아티아 기독교 역사에서 아주 중요한 도시다. 닌은 크로아티아 국가의 요람이고 크로아티아 국민들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곳이다.
우리 일행은 먼저 천일염전(Solana Nin 위치)을 찾았다. 1500년부터 지금껏 전통방식대로 소금을 생산하고 있음을 염전 박물관의 벽화가 잘 말해 주고 있다. 기계가 아니라 바닷물을 끌어들여 햇볕과 바람으로 수분을 증발시켜 소금을 만들고 있다.
박물관이자 안내소이자 판매소까지 겸한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소금생산 과정을 담은 흑백사진이 전시되어 있고 소금 운송 도구 등이 전시되어 있다. 직원 서너 명은 소금을 구입하는 방문객들을 안내하거나 계산하는 데 분주하다.
큰 자루에 담아 전시해놓은 소금이 눈길을 끈다. 왼쪽부터 소금꽃, 천일염, 가는 소금이다. 닌 소금의 대명사는 바로 소금꽃(꽃소금 cvijet soli, flower of salt, feur de sel)이다. 여기 소금은 요리뿐만 아니라 건강제품으로 활용되고 있다.
닌 천일염전을 안내사와 함께 둘러 본다.
염전에 왔으니 소금을 먼저 볼 줄 알았는데 안내사는 가둬 놓은 바닷물 속을 먼저 보여준다. 그는 두 손으로 염전에 자라고 있는 아주 작은 물고기인 씨몽키(sea monkeys, brine shrimp)를 떠서 보여준다. 이런 동물도 물이 증발된 후 소금에 함유되어 독특한 맛을 내는 데 기여한다.
사진만으로 보면 갈대가 자라고 있는 호숫가나 강가의 모습을 연상할 수 있겠다. 닌 염전에는 갈매기도 보이고 녹색 풀도 자라고 있다. 이 녹색풀의 정체는?
이 염생식물의 정체는 퉁퉁마디(salicornia europaea, salicornia, saltmarshes)다. 염전에서 자생하는 식물이다. 이 또한 소금생산 과정에서 활용돼서 유기 미네랄 소금을 만들어 내는 데 기여하고 있다.
먹어보니 톡톡 씹히면서 김치를 만들기 위해 절여 놓은 배춧잎을 먹을 때 나는 맛이다.
소금꽃을 생산하는 과정을 지켜 본다. 소금꽃은 세계 음식 애호가들 사이에 소금의 캐비어로 불러어진다. 소금꽃은 밝고 섬세하고 촉촉한 맛을 가지고 있다.
소금꽃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수세기 동안 동일한 전통과 기술로 만들어진다. 수분이 점차 증발되면 남아 있는 바닷물 위에 부유하는 소금층이 생긴다. 마치 살얼음같다.
넓직한 사각형 채에 이 부유층을 담는다. 그러면 수분은 밑으로 빠지고 보송보송하고 촉촉한 소금은 남는다.
이를 통에 담고 가득 차면 큰 통으로 옮기고 다음에 건조시킨다. 햇볕에 붉게 그을린 그의 피부가 작업의 고됨을 말해주고 있다. 하루에 보통 소금꽃 400kg을 채취한다고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소금꽃은 아래 통에 담겨 판매되고 있다. 이곳에서 소금꽃 10kg을 구입해 한동안 맛있는 청정 소금을 먹었다. 지금 거주하고 있는 북유럽 리투아니아는 천일염이 생산되지 않아서 소금은 전적으로 수입인데 대부분 암염이다. 불순물이 그대로 눈에 보인다.
고대에는 소금 1온스가 금 1온스와 물물교환될 만큼 소금이 귀하고 비쌌다. 급여나 월급의 의미를 지진 샐러리(salary) 단어는 소금을 뜻하는 라틴어 단어 sal에 그 어원을 두고 있다. 로마시대 소금을 병사들에게 급여로 지급한 것이 살라리움(salarium)이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여기에서 샐러리(salary) 단어가 나왔다.
염전 관광을 마친 후 우리는 닌의 중심으로 향한다(주차장 위치). 방어 목적으로 석호 안에 있는 섬에 도시가 형성되었다. 저 바다 건너가 닌이다.
닌 중심이 있는 섬과 육지를 잇는 석교 근처에 오른손을 쭉 뻗어 검을 들고 있는 동상이 나온다. 보기에도 위엄이 넘친다. 크로아티아 역사에 중요한 인물이라 여겨 일단 사진을 찍고 돌아와 누구인지를 검색해봤다. 브라니미르(Branimir)로 879년에서 892년까지 크로아티아를 통치한 공작이다.
그는 재임기간 동안 크로아티아 해안 지역의 독립성을 강화했고 요한 8세 로마 교황으로부터 이를 확인 받게 되었다. 879년 6월 7일 역사상 최초로 그는 합법적 통치자로, 크로아티아는 합법적 국가로, 닌은 합법적 수도로 승인 받게 되었다. 최초의 크로아티아 국가 승인 1128주년을 맞아 2007년 현재의 자리에 4미터 높이의 동상이 세워졌다.
중심으로 들어가면 또 하나의 거대한 동상을 만난다. 스플리트(Split)를 먼저 구경하고 온 사람은 엄지 발가락을 보자마자 이 사람이 누구인지 쉽게 알아볼 수 있다. 그르구르 닌스키(Grgur Ninski, Gregory of Nin)다. 이름에서 보듯이 닌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사람이다. 그르구르는 그레고리우스(Gregorius)의 크로아티아어 이름이다.
900년에서 929년까지 로마 가톨릭 닌 주교구의 주교다. 그는 그때까지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라틴어로만 진행되던 미사에 크로아티아어를 도입했다. 이는 크로아티아 언어와 문화에 아주 중요했을 뿐만 아니라 크로아티아 왕국 내 기독교를 더 강하게 했다. 그르구리 주교는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 자부심의 상징이 되었다. 참고로 925년 토미슬라브(Tomislav) 공작이 크로아티아 국왕으로 즉위했다. 이렇게 닌에서 만난 두 동상 덕분에 크로아티아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두 인물을 알게 되었다.
그의 동상 엄지 발가락을 손으로 문지르면 행운을 가져다 준다고 전해진다. 세상에 행운을 바라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지 이미 황금색으로 변했다. 누군가 문 지를 때마다 저 황금이 그 사람 지갑 속으로 쑥 들어가면 얼마나 좋을까...
오전이라 중심 거리는 조용하고 한산하다.
한적한 거리를 따라 조금 더 가보면 오른쪽에 크로아티아 최초의 주교좌성당이라는 안내판이 있는 성 안셀름(Anselm) 성당이 나온다. 크로아티아 왕국 시대(925-1102) 닌의 주교좌성당이다. 6세기에 처음 지어졌고 여러 차례 복원이 되었고 현재의 모습은 18세기부터다.
남유럽 나라이라서 그런지 성당(St. Anselm) 이름이 생소하다. 안셀름(안셈 안셀무스 1033-1109)은 이탈리아에서 태어났고 영국 캔터베리 대주교(1093-1109)를 지냈고 스콜라 철학(기독교 신학 중심의 철학적 사상)의 창시자다.
다시 조금 더 걸어가면 고대 로마의 가옥 유적 가운데 세워진 조그만 성당이 나온다. 9세기 초기 로마네스크 로마 가톨릭 성 십자가 성당(Holy Cross)이다. 크로아티아 공국 시대(626-925) 공작의 왕실 성당으로 사용되었다. 오늘날 주교좌성당은 아니지만 세계에서 가장 작은 주교좌성당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이 근처에 1세기 베스파시아누스(Vespasianus) 황제(재임 69-79) 때 지어진 유적지가 있다.
자다르에서 닌으로 들어오가나 나갈 때 작은 언덕 위에 세워진 탑 모양의 조그마한 석축 성당이 보인다. 성 니콜라우스(니콜라이) 성당(위치)이다. 선사시대 피라미드 무덤 위에 12세기에 세워졌다. 길이가 5.90미터, 폭이 5.70미터, 높이가 6미터다.
지금도 12월 6일 성 니콜라우스 축일과 4월 25일 성 마르크(마가) 축일에 미사가 행해진다. 중세시대 닌 중심에서 대관식을 마친 일곱 명의 왕이 이 성당까지 말을 타고 와서 대중에게 자신 모습을 보였을 만큼 작지만 유서깊은 성당이다.
붉은 지붕과 성 안셀름 성당 종탑이 보이는 곳이 바로 닌의 중심이다.
이제 해수욕을 하기 위해 자리를 옮긴다. 닌 중심과 석호가 내려다 보이는 크랄위치나 해수욕장(Kraljičina plaža 왕비 해수욕장)이다. 지금껏 가본 크로아티아 달마티아 지역 해수욕장 대부분이 자갈이었는데 여기는 발트 해변에서 주로 보는 부드러운 모래다.
알아보니 모래사장 길이가 8km로 크로아티아에서 제일 긴 모래 해수욕장이다. 크로아티아 초대 국왕 토미슬라브가 이곳에서 왕비와 함께 잊을 수 없는 황홀한 일몰 전경 등을 즐긴 것에서 이름지어졌다고 한다.
일광욕을 즐기면서 이따금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온몸을 완전 까맣게 칠한 사람들이 하나 둘씩 나타난다. 광활한 모래사장 어딘가에 진흙탕이 있다는 것이 아닌가...
궁금해서 발걸음을 그쪽으로 옮기니 정말 진흙탕이 나왔다. 크로아티아에서 가장 넓은 치료용 진흙탕이 바로 여기다. 노천 무료 진흙탕이다. 누구나 와서 온몸에 진흙을 묻히고 모래사장에서 일광욕을 즐긴 뒤 비취색 바다로 첨벙해서 첩첩 산맥을 바라보면서 수영을 한다. 이 여행의 즐거움을 어찌 쉽게 표현할 수 있을까...
해수욕 일광욕 진흙욕을 한꺼번에 만끽할 수 곳이 바로 여기다. 이 해수욕장이 크로아티아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해수욕장 하나로 손꼽히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구나!
오늘날 닌은 비록 그 규모가 작지만 중세 크로아티아의 수도였고 크로아티아 국민들의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곳으로 자다르(Zadar) 등 인근 도시에서 여러 날 동안 묵는 여행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여행지다.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는 북위 55도에 위치해 있다. 초록색 풀밭은 제법 봄기운을 느끼게 하지만 나뭇가지 새싹은 이제서야 막 돋아나고 있다. 낮기온은 영상 10도 내외이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목도리와 (약간 가벼운) 겨울옷을 입고 다닌다.
아래는 빌뉴스 관광명소 중 하나인 안나 성당(왼쪽 고딕 건물)이다. 예년 같으면 외국 관광객들로 북적북적 되었을 텐데 코로나바이러스 범유행으로 한산하기 그지없다.
이곳은 빌뉴스 옛시청광장이다. 벌써 노천카페가 설치되어 사람들이 일광욕을 하면서 차나 맥주를 즐겼을 텐데 마찬가지로 광장에는 오가는 사람들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조경화만이 세월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요즘 빌뉴스에서 사람들이 즐겨찾고 있는 도심 산책지 중 하나가 묘지다. 예술인 주거지역으로 널리 알려진 우주피스에 있는 베르나르도 묘지(영어 Bernardine Cemetery, 리투아니아어 Bernardinų kapinės)다. 이유는 바로 바람에 일렁이는 묘지 위 파란색을 보기 위해서다.
이 묘지는 1810년에 조성된 것으로 빌뉴스에서 가장 오래된 묘지 중 하나다. 3만8천 평방미터 면적에 묘 만4천 기가 있는 추정되고 있다. 제정 러시아 지배 시대(1795-1917) 때 성당 근처 묘 쓰기가 금지되어 더 이상 발전할 수가 없었다.
2차 대전 후부터는 방치되어 대부분 묘들은 세월과 더불어 이끼나 풀 속으로 사라졌다. 1990년대 들아와서야 조금씩 관리 보수되고 있다. 야생화를 보고 있으니 밑으로 사라진 무덤의 봄철 부활이 떠오른다.
이 파란색 꽃의 정체는 바로 시베리아 스킬(Scilla siberica, Siberian squill)이다. 맑은 날 파란 하늘을 떠올리는 색상(azure blue)이다. 꽃이름에 시베리아가 들어가지만 자생지는 그것이 아니라 남서부 러시아, 코카서스 그리고 터키다. 유럽에도 광범위하게 자라고 있다. 리투아니아에 알려진 시기는 18세기다.
코로나바이러스 세계적 범유행은 비대면 사회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시차와 공간을 떠나 어디에 있든 같은 시간에 인터넷을 이용해 비대면으로 모여서 공동사를 다를 수 있게 되었다. 2020년 11월부터 지금까지 유럽 리투아니아에 살면서 한국 에스페란티스토에게 공부를 지도하고 있다.
이 덕분에 원불교에서 운영하고 있는 원음방송 매거진원의 초대석에 초대를 받았다. 주로 지난 30여년간 쏟은 원불교 교서번역 삶과 에스페란토 비대면 강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4월 10일 방송된 동영상이다.
아래는 매거진원 274회에 소개된 <원불교 에스페란회> 비대면 교서 강좌 소식이다. 해당 내용은 15:05-18:05에 나온다.
주변에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맞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고 있다. 유럽 리투아니아는 인구 290만여명이다. 4월 9일 지금까지 누적 확진자수가 224,309명(한국 108,269명)이고 이날 새확진자수는 1,155명(한국 671명)이다. 누적 사망자수는 3,660명(한국 1,764명)에 이른다.
현재 리투아니아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1차 접종자수는 435,7443명(전체 인구의 15%)이고 2차 접종까지 다 마친 사람은 185,44명(전체 인구의 6%)다. 의료계 종사자와 고연령층의 사람들이 우선 접종을 받았고 최근에는 주로 교육계 종사자들이 받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모더나 백신 중 맞고자 하는 사람이 선택할 수가 있고 또는 아무거나 상관없이 맞을 수 있다. 교직에 있는 리투아니아인 아내의 직장 동료들은 대부분 아무거나 상관없이 맞겠다라는 항목을 선택했다. 이들 다수는 4월 초에 아스트라제네카 1차 백신을 맞았다. 주사부위 통증, 두통, 무기력 증상을 겪게 되었다. 2차 백신 접종은 6월 중순으로 잡혀 있다. 아내는 심사숙고 끝에 화이자 백신을 선택했다.
백신 접종 우선대상자로 지정이 되면 관련홈페이지에 들어가 화이자 백신 여분이 있는 접종소를 찾아서 대기자로 등록한다. 이어서 접종일을 지정받는다. 4월 7일 화이자 백신 접종 대기자로 등록하자 이틀만인 4월 9일 접종일을 지정받았다.
4월 9일 오전 10시 30분에 특별히 마련된 백신접종소에서 1차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 모든 사전 예약으로 접종이 이루어지므로 접종소는 한산한 분위기였다. 5분 정도 기다렸다가 접종을 맞았다. 이상증상 발생 여부를 보기 위해 15분 동안 현장에서 대기했다. 2차 화이자 접종일은 4월 30일로 잡혔다.
집으로 돌아온 아내의 첫 마디는 이렇다.
"모기에 물릴 때보다 화이자 백신을 맞을 때가 훨씬 덜 느껴졌다. 마치 간호사가 주사를 살짝 놓는 척하고 놓지 않은 듯했다. 주사바늘이 피부로 들어오는 것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였다."
반창고를 떼내고 주사맞았다고 하는 어깨부위를 보여주었다. 주사바늘이 꽂힌 자리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아주 작은 붉은 핏자국만 없더라면 백신접종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없을 정도다.
주사를 맞았구나라는 느낌을 최초로 느끼기 시작한 것은 접종 후 3시간이 지난 후부터였다. 4시간이 흐르자 주사를 맞은 팔이 조금씩 무거워짐을 느꼈다. 12시간이 지난 현재 팔을 들어올릴 때 약간의 통증이 느껴진다. 이외는 어떠한 특별한 증상이 없다. 역시 사람따라 접종 후휴증이 천자만별이다. 주변 사람들은 백신을 맞기 전후 약간의 아스피린을 복용하고 있다.
2주 후 담당 가정의사와 온라인 진료가 잡혀있다. 우선접종대상자에 해당되는지 꼭 문의하고자한다. 아내의 화이자 백신접종 체험을 들으니 적어도 주사 통증에 대한 근심은 사라졌다. ㅎㅎㅎ
남쪽 지방에 사는 친구들은 요즘 들어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꽃사진을 많이 올린다. 한국 친구들은 분홍빛 진달래꽃이나 노란빛 개나리꼿을 올리고 헝가리 친구들은 자주빛 제비꽃이나 보라빛 할미꽃을 올린다.
북위 55도 리투아니아에서도 혹시나 봄꽃이 피었을까 한번 살펴보기 위해 인근 숲공원으로 산책을 나간다. 숲에는 폭설로 쓰러진 나무들이 즐비하고 군데군데 여전히 눈이 남아 있다. 이리저리 살펴봐도 피거나 올라오는 꽃은 아직 없다.
공원을 휘감고 있는 강변까지 나아간다. 겨울이 마지막 미련을 남겨 놓았다. 강을 완전히 덮고 있던 얼음은 녹거나 흘러 내려가 흔적이 없지다. 하지만 밀려서 강변까지 올라온 얼음은 녹지 않은 채 강변과 강의 경계를 표시하고 있다.
양팔을 다 벌려서 두 번을 안아도 다 안기지 않을 정도로 거대한 밑동을 가지고 있는 나무 한 그루가 눈에 들어온다. 겨울 내내 쌓인 눈을 이기지 못했는 듯 나뭇가지들이 부러져 있다.
가까이 가보니 밑동에는 비버(beaver)가 물어뜯어낸 흔적이 역력하다. 리투아니아 호수나 강에는 비버가 많이 서식하고 있다. 비버는 해리 또는 바다삵이라고 한다. 6만 5천 평방킬로미터 면적을 가진 리투아니아에 살고 있는 비버 개체수는 약 8만 5천 마리에서 12만 마리(자료 출처)로 추정된다.
강에 댐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비버는 외모상 수달과 조금 닮았지만 계통적으로 수달과는 관련이 없다. 수달은 식육목 족제비과이고 비버는 설치목 비버과다. 철분 성분이 있는 이빨은 주황색을 띠고 있다.
특히 비버는 넓적한 노 모양의 꼬리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헤엄을 칠 때나 적을 발견하면 수면을 두들겨서 동료들에게 경고를 할 때 사용한다. 비버나 비버의 흔적을 볼 때마다 언젠가 손님으로 초대를 받아서 먹어본 비버 꼬리 요리가 떠오른다.
이런 거대한 나무도 비버의 표적이 되어 때론 힘없이 쓰려지고 만다.
나뭇가지는 쌓인 눈으로 해를 입고 밑동은 이렇게 비버의 날까로운 이빨로 해를 입고 있다. 빌뉴스 시당국이 특히 도심의 비버 서식지에 있는 보호할 만한 나무밑동에 철조망을 설치해주면 좋겠다.
틈틈이 한국시를 국제어 에스페란토로 번역하고 있다. 이번에는 정현종 시인의 <방문겍>이다.
방문객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Vizitanto
Verkis JEONG Hyenjong Tradukis CHOE Taesok
Ke al mi venas homo, ja estas grandiozo. Ĉar venas li jen kun sia estinteco, kun sia estanteco kaj kun sia estonteco. Ĉar venas latutvivo unuhoma. Tio estas, ke jen venas menso rompiĝema kaj do eble eĉ rompita. Menso, kies interpaĝon povas eble palpi vento. Se imitos tian venton mia menso, tio fine iĝos la gastamo.
틈틈이 한국시를 국제어 에스페란토로 번역하고 있다. 이번에는 박재삼 시인의 <천년의 바람>이다.
천년의 바람
박재삼
천년 전에 하던 장난을 바람은 아직도 하고 있다. 소나무 가지에 쉴 새 없이 와서는 간지러움을 주고 있는 걸 보아라 아, 보아라 보아라 아직도 천년 전의 되풀이다.
그러므로 지치지 말 일이다. 사람아 사람아 이상한 것에까지 눈을 돌리고 탐을 내는 사람아.
La vento miljara
Verkis BAK Jaesam Tradukis CHOE Taesok
Petolon eĉ antaŭmiljaran ankoraŭ nun faras la vento. Ĝin vidu venanta sen ĉeso, tiklanta la branĉojn de pino. Ho vidu, ho vidu pludaŭran ripeton de antaŭ mil jaroj!
Vi tial neniam laciĝu. Ho homo, ho homo! Vi eĉ la strangaĵon atentas kaj arde avidas, ho homo!
틈틈이 한국시를 국제어 에스페란토로 번역하고 있다. 이번에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면서 피는 꽃>이다.
흔들리면서 피는 꽃
도종환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Floro floranta ŝanceliĝante
Verkis DO Jonghwan Tradukis CHOE Taesok
Kie estus do floro floranta sen ŝanceliĝo? Ajna bela floro en ĉi mondo floris ŝanceliĝante; ĝi starigis rekte sian tigon ŝanceliĝante. Kie estus do amo iranta sen ŝanceliĝo?
Kie estus do floro floranta sen malsekiĝo? Ajna brila floro en ĉi mondo floris malsekiĝante; ĝi florigis varme petalon en vento kaj pluvo. Kie estus do vivo iranta sen malsekiĝo?
틈틈이 한국시를 국제어 에스페란토로 번역하고 있다. 이번에는 용혜원 시인의 <누군가 행복할 수 있다면>다.
누군가 행복할 수 있다면
용혜원
나로 인해 누군가 행복할 수 있다면 이 얼마나 놀라운 축복입니까?
내가 해준 말 한 마디 때문에 내가 준 작은 선물 때문에 내가 베푼 작은 친절 때문에 내가 감사한 작은 일들 때문에 누군가 행복할 수 있다면 우리는 이 땅을 살아갈 의미가 있습니다.
나의 작은 미소 때문에 내가 나눈 작은 봉사 때문에 내가 나눈 사랑 때문에 내가 함께 해준 작은 일들 때문에 누군가 기뻐할 수 있다면 내일을 소망하며 살아갈 가치가 있습니다.
Se iu ekpovas feliĉi
Verkis YONG Hyewon Tradukis CHOE Taesok
Se iu ekpovas feliĉi ja pro mi, ho, kia mirinda feliĉo!
Pro mia mallonga diraĵo, pro mia tutsimpla donaco, pro mia modesta afablo, pro mia malgranda dankaĵo, se iu ja povas feliĉi, ni havas signifon por vivi ĉi-tere.
Pro mia elkora rideto, pro mia farita serveto, pro mia donita favoro, pro mia kunfara laboro, se iu ja povas ĝojiĝi, ni havas valoron por vivi espere pri la estonteco.
주변에 유튜브를 하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다. 적지 않은 유튜버들이 동영상 전체를 통해 오른쪽 하단에 주로 정사각형 모양의 작은 워터마크를 달고 있다. 종종 어떻게 이 워터마크를 달 수 있나라고 묻는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쉽게 관련 정보를 찾을 수 있지만 혹시나 다음에 묻는 사람들에게는 이 글을 답을 대신하고자 한다.
워터마크(watermark)는 빛을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는 특징있는 무늬를 말한다. 불법복제를 방지하기 위해 개발된 기술로 가장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곳이 바로 화폐다. 실제로 유튜브 구독버튼 워터마크가 구독자수를 늘려주는 데에 얼마나 유용한지는 유튜브 채널마다 다를 것이다.
하지만 전체 영상을 통해 이렇게 구독을 알림으로써 클릭과 실제 구독을 하도록 하는 데에 기여하고 있음을 경험상 확신한다. 이 구독버튼 워트마크를 삽입한 후 구독자수가 늘아났기 때문이다.
자, 그러면 어떻게 구독버튼 워터마크를 달수 있을까?
1. 유튜브에 로그인을 한다
2. 우측 상단에 있는 나의 프로필을 누르고 Youtube 스튜디오로 들어간다
3. 좌측에 있는 대시보드 콘텐츠 재생목록 등 그 밑에 나오는 맞춤설정을 누른다
4. 채널 맞춤설정에서 브랜딩을 누른다
5. 동영상 워터마크에서 업로드를 누른다
* 주의: 150x150픽셀의 이미지가 권장된다. png, gif, bmp, jpeg, jpg 파일을 사용해야 된다.
본인이 직접 본인 채널에 적합한 구독버튼을 만들어 사용할 수 있다.
유튜브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아래 이미지 중 하나를 다운로드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6. 동영상 워터마크를 표시하는 시간을 선택한다
동영상 끝, 맞춤 시작 시간, 전체 동영상 중 하나를 선택한다.
대체로 전체 동영상를 선택한다
7. 그리고 이어서 우측 상단에 있는 게시 버튼을 누르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워터마크 구독버튼이 나타나는 시기는 채널마다 다르다. 경험상 어떤 채널은 게시하자마자 즉시 나타났고 어떤 채널은 한 달이 지났는데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기다릴 수밖에 없다. 혹시 삽입에 성공했다면 구독자수가 많이 늘기를 기원한다.
최근 러시아 모스크바로부터 반가운 소식이 왔다. 내용인즉 한국인 김희수가 러시아 대표로 월드챔피언쉽 출전 자격을 획득했다. 분야는 바차타 댄스(bachata dance)다. 바차타는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유래된 전통 음악의 이름이자 이 음악에 맞춰 남녀가 짝을 이뤄 추는 춤이다.
사교춤의 한 분류로 리듬에 맞춰 주로 남자가 이끌고 여자가 따른다. 정해진 파트너가 따로 없고 댄스 모임에 참석한 파트너를 즉흥적으로 선택해 춤을 추며 중간 중간에 원하는 파트너를 바꿔 가면서 춤을 춘다.
전세계적으로 널리 퍼져 있고 유럽 젊은이들 사이에 가장 인기 있는 춤 중 하나다. 우선 바차타는 어떤 춤인지 알 수 있는 동영상 하나를 소개한다.
김희수는 1993년 서울에서 태어나 부모와 함께 네 살 때 리투아니아 빌뉴스에 정착했다. 일곱 살부터 댄스스포츠를 배워 여러 리투아니아 댄스스포츠 대회에서도 우승하는 등 유망주로 자랐다. 아래는 17살 때 2010년 4월에 열린 리투아니아 댄스스포츠 대회에 참가한 동영상이다.
이후 가족이 러시아 모스크바로 이주함에 따라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모스크바 의과대학교에 진학했다. 의과대학교을 다니면서도 댄스 활동을 이어갔다. 5년 전부터는 댄스스포츠에서 사교춤 바차타로 전환했다. 바차타 댄스에 매료가 되어 소아과 렌지던트 1년 과정을 쉴 정도로 훈련에 집중해서 이번에 좋은 결과를 얻었다. 바차타 댄스 동영상을 그의 인스타그램[1, 2]에 볼 수 있다.
3월 5일 러시아 전국 바차타 댄스 챔피언쉽 대회에서 준우승을 했다. 러시아는 세계에서 댄스 최강국 중 하나다. 유능한 프로선수들이 많은 러시아에서 한국인 김희수가 좋은 성적을 얻어서 월드 챔피언쉽 대회에 러시아를 대표해 출전할 수 있게 된 것은 참으로 장한 일이다. 올림픽과는 달리 월드 챔피언쉽 대회는 비록 국적이 다르더라도 연맹이 허락하면 거주국의 대표로 참가할 수 있다.
현재 김희수는 모스크바에서 바차타 댄스 기술코치 및 안무가로 활동하면서 100여 명의 제자들을 훈련시키고 있다. 이와 병행해서 소아과 전공의로 근무하고 올 6월 말 전공의 과정을 마칠 예정이다. 코로나바이러스 세계적 범유행으로 구체적 날짜와 장소가 정해지 않았지만 올해 열릴 월드 챔피언쉽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란다.
한국어로 번안되어 가장 널리 알려져 불려지고 있는 폴란드 민요는 <아가씨들아>일 것이다. 19세기 초 폴란드 실레시아(실롱스크) 지방에서 시작된 이 노래는 폴란드의 대표적인 민요 중 하나다. 실레시아는 체코 동북부와 폴란드 서남부에 걸쳐 있는 지역의 역사적 명칭이다. 이 지역에서 가장 큰 폴란드 도시는 LG 가전공장이 있는 브로츠와프(Wrocław)다. "아가씨들아" 한국어 가사는 아래와 같다.
산새들이 노래한다 수풀 속에서
아가씨들아 숲으로 가자
우리들은 아름드리 나무를 지고
아가씨들아 풀을 베어라
트랄랄랄라 트랄랄랄라 트랄랄랄라
트랄랄랄라 트랄랄랄라 트랄랄랄라
트랄랄랄라 트랄랄랄라 트랄랄랄라
랄랄랄 랄랄랄 랄랄랄 랄라
한낮이 되면 모두 둘러앉아서
아가씨들아 점심을 먹자
하루일이 끝나면은 손에 손잡고
노래에 맞춰 함께 춤추자
원래 가사에 있는 사냥꾼이 번안곡에서는 나무꾼으로 탈바꿈되었을 뿐만 아니라 내용이 사뭇 다르다. 아래는 폴란드어 가사가 자막으로도 나오는 동영상이다.
폴란드어 원래 가사는 어떨까? 폴란드어 원래 가사도 일부가 조금씩 다르다. 1990년대 초 폴란드에 잠시 거주할 때 현주인들로부터 배운 민요라 더욱 애정이 간다.
Szła dzieweczka do laseczka, Do zielonego, do zielonego, do zielonego. Napotkała myśliweczka, bardzo szwarnego, Bardzo szwarnego, bardzo szwarnego.
Gdzie jest ta ulica, gdzie jest ten dom, Gdzie jest ta dziewczyna, co kocham ją? Znalazłem ulicę, znalazłem dom, Znalazłem dziewczynę, co kocham ją.
O mój miły myśliweczku, bardzom ci rada, Bardzom ci rada, bardzom ci rada. Dałabym ci chleba z masłem, alem go zjadła, Alem go zjadła, alem go zjadła.
Jakżeś zjadła, tożeś zjadła, to mi się nie chwal, To mi się nie chwal, to mi się nie chwal. Jakbym znalazł kawał kija, to bym cię zabrał, To bym cię zabrał, to bym cię zabrał.
아가씨가 갔지
아가씨가 숲에 갔지 푸른 숲으로 푸른 숲으로 푸른 숲으로. 사냥꾼과 마주쳤지 정말 잘생긴 정말 잘생긴 정말 잘생긴.
길거리가 어디, 집이 어디 내 사랑 아가씨 어디 있니? 길거리도 찾고 집도 찾고 내 사랑 아가씨도 찾았네.
나의 사랑 사냥꾼아, 정말 반가워 정말 반가워, 정말 반가워. 주고 싶은 버터빵을 먹어 버렸네 먹어 버렸네 먹어 버렸네.
최근 국제어 에스페란토로 번역된 가사를 살펴보게 될 기회가 생겼다. 노래 번역은 다른 번역에 비해 고려해야 할 사항이 더 있다. 가장 중요한 사항이 악보 음표의 강약과 가사 단어의 강약을 일치시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가능하다면 각운을 맞추는 것이다. 그래서 원래 가사에 있는 단어가 없어지기도 하고 전혀 새로운 단어가 들어가기도 한다.
예를 들면 kun la ĝoj'와 sur la sama voj'는 원래 가사에 전혀 없다. 하지만 이 두 구를 넣으면서 ĝoj'와 voj'가 각운을 이룬다. 음절수를 제외하고는 한국어는 음절 강세나 각운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기 때문에 번역자에게는 아주 다행스럽다.
에스페란토 가사 - Roman Dobrzyński
한국어 번역 - 최대석 (초유스)
Iris Knabineto
Knabineto arbareton iris kun la ĝoj’, iris kun la ĝoj’, iris kun la ĝoj’, kaj renkontis ĉasisteton sur la sama voj', sur la sama voj', sur la sama voj'.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la
Ĉasisteto, samvojano, mi salutas vin, mi salutas vin, mi salutas vin. Vi ricevus buterpanon, sed mi manĝis ĝin, sed mi manĝis ĝin, sed mi manĝis ĝin.
Se vi manĝis, do vi manĝis, ne incitu min, ne incitu min, ne incitu min. Se mi havus bastoneton, do mi batus vin, do mi batus vin, do mi batus vin.
아가씨가 갔지
아가씨가 숲속으로 즐겁게 갔지, 즐겁게 갔지, 즐겁게 갔지. 사냥꾼을 마주쳤네 같은 길에서, 같은 길에서, 같은 길에서.
라 라 라 라 라 라 라 라 라 라 라 라 라 라 라 라 라 라 라 라 라 라 라 라 라 라 라 라 라 라 라 라 라 라 라 라 라 라 라 라 라 라 라 라 라 라
오 사냥꾼 길동무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주고 싶은 버터빵을 먹어 버렸네, 먹어 버렸네, 먹어 버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