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에 해당되는 글 325건

  1. 2019.05.20 한국시 015: 김동명 - 파초 - 에스페란토 번역
  2. 2019.05.15 앉아서 꽃 향기까지 맡을 수 있는 공공 장소 화분 의자
  3. 2019.05.07 외국 거리 진열창에 써진 한글에 드는 생각
  4. 2019.04.26 빌뉴스에 벚꽃이 활짝활짝 꽃구경 인파가 북적북적
  5. 2019.04.24 잎갈나무 - 낙엽송 암꽃을 난생 처음 보다 1
  6. 2019.04.23 발트해 유르말라 해변에서 갈매기에게 먹이주는 사람을 보다
  7. 2019.04.11 첫 알을 낳고 기뻐하는 황새 부부
  8. 2019.04.10 유럽 각국의 숲면적을 한눈에 - 발트 3국 상위권
  9. 2019.04.08 발코니에 애완견용 창문이 감동을 불러내다 7
  10. 2019.04.03 고2 딸이 등교 전 부엌에 남긴 쪽지 - 치아 씨 요리 1
  11. 2019.04.01 숲에서 만난 군계일학 - 분홍 노루귀꽃
  12. 2019.02.08 뽀드득뽀드득 소리에 빛축제를 즐기다 2
  13. 2019.02.08 얼음 덩어리가 흘러 가니 봄이 곧 오겠구나
  14. 2019.02.07 거실 삼각대 치워라는 아내의 성화를 꾹 참았더니 멋쟁이새가... 1
  15. 2019.01.31 한국보다 2018년 덜 부패한 동유럽 나라들은...
  16. 2019.01.19 도심 눈길을 걸으니 신발에 소금띠가 생겨
  17. 2019.01.17 유럽 학생들 앱으로 수학 문제 풀어 버리네... 3
  18. 2019.01.14 UN 반기문 기념광장에 발트 3국 국기가 엉터리 3
  19. 2019.01.11 우와~ 한국 도로 유도선 정말 좋아! 4
  20. 2019.01.07 호주에 와보니 집에서 키우는 화초에게 미안해 2
  21. 2019.01.05 쌀 주워 먹는 비둘기 부리 위에 하얀색 하트 모양이...
  22. 2019.01.02 유럽 거주자로 호주 여행에서 만난 인상 깊었던 것은...
  23. 2018.12.31 37년만에 만난 친구가 준 선물 - 손글씨 액자 6
  24. 2018.12.29 헝가리 거대한 사슴떼 대이동이 드론에 찍혀
  25. 2018.12.28 당근 주스 만들어 아내에게 일주일 주었더니...
  26. 2018.12.26 유럽 고등학교 연극에 아리랑 노래를 부르다 2
  27. 2018.12.24 손목시계 모양 지름 50미터, 높이 27미터 크리스마스 트리
  28. 2018.12.18 크리스마스 트리 위 눈 더미의 실체는 빨대 250만개 2
  29. 2018.12.12 유럽 거실에 들깨 깻잎 향이 향수를 달랜다 2
  30. 2018.12.11 찬장 밖으로 나온 곡물 보관 방법에 매료되어

 

 

파초
 
                                          김동명
 
 
 
조국을 언제 떠났노,
파초의 꿈은 가련하다.
 
남국(南國)을 향한 불타는 향수(鄕愁),
너의 넋은 수녀(修女)보다도 더욱 외롭구나!
 
소낙비를 그리는 너는 정열의 여인,
나는 샘물을 길어 네 발등에 붓는다.
 
이제 밤이 차다.
나는 또 너를 내 머리맡에 있게 하마.
 
나는 즐겨 너를 위해 종이 되리니,
너의 그 드리운 치맛자락으로 우리의 겨울을 가리우자. 
 
Bananujo
 
          verkis KIM Dongmyeong*  
          tradukis CHOE Taesok
 

Kiam vi forlasis la patrujon?

Kompatindas revo de la bananujo

 

Flama nostalgio al la sudo, 

via koro pli solecas ol la monaĥino!

 

Vi, sopira pri pluvduŝo, estas ino de pasio;

la fontakvon mi elĉerpas kaj surverŝas sur la pieddorson vian.

 

Nun la nokto estas frida.

Vin mi ree lasos apud mia kapkuseno.

 

Mi kun ĝojo servos al vi;

Per la drapirita jupo via ni forbloku nian vintron. 

 
 
* KIM Dongmyeong (1900-1968):
poeto, politikisto; verkis multajn poemojn pri patriotaj, religiaj kaj filozofiaj temoj. Liaj poemlibroj estas <Bananujo> en 1938, <La 38a Paralelo Norda> en 1947, <La Perla Haveno> en 1954. <Mia Koro> en 1964 kaj tiel plu.
Posted by 초유스

일전에 에스토니아 라크베레(Rakvere)를 다녀왔다. 수도 탈린에서 동쪽으로 100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중세 도시다. 13세기 덴마크 왕국 때 돌로 세워지기 시작한 요새가 언덕 위에 우뚝 솟아 있다. 1346년부터 16세기 중반까지 이 도시는 독일 기사단에 속했다. 그 후 스웨덴, 러시아, 폴란드, 스웨덴, 러시아 지배를 받았다.


이 언덕 북쪽 끝에는 뤼베크 법에 따라 도시 권리를 획득한 700주년을 맞이해 2002년 오록스 청동상이 세워져 있다. 선사시대 동국 벽화에 그 모습이 남아 있는 오록스(에스토니아어로 Tarvas)는 1627년 멸종된 유럽 계통 소의 선조이다. 이 청동상은 길이 7미터, 높이 4미터, 무게 약 7톤이다. 


이 도시를 산책하면서 요새나 청동상보다 더 깊은 인상을 준 것이 있었다. 언덕에서 내려와 도심에서 만난 화분이었다. 산책로 가운데에 자리 잡은 화분에는 꽃이 봄비를 맞아 더욱 새록새록 자라고 있었다. 


그런데 반대편으로 가니 화분은 찰나에 긴의자(벤치)로 변신해 있었다. 그 동안 수없이 본 공공 장소 화분은 대부분 화분만으로서 기능을 하고 있었는데 이 화분은 의자 기능까지 갖추고 있었다. 



비만 오지 않았더라면 이 의자에 앉아 등 뒤에서 피어나는 꽃 향기를 맡으면서 도보 산책에 지친 육신을 잠시 쉬게 하고 사색에 잠겨 보았을텐데... 아, 아쉬워라~~~



의자 기능까지 갖춘 화분을 바라보면서 자연과 인간의 상생 공존이 떠올랐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9. 5. 7. 04:35

모처럼 아내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음악학교에서 피아노를 가르치고 있는 아내가 자기에 딱 맞는 빌뉴스 도심 안내 여행 (가이드 투어) 광고를 지난 토요일 봤다. 안내 여행의 주제는 바로 스타니스와프 몬뉴슈코(Stanisław_Moniuszko)였다. 그는 벨라루스, 러시아, 폴란드와 깊은 관련이 있는 작곡가이자 지휘자다. 탄생 200주년을 맞이한 문화 행사가 빌뉴스에서 열렸다. 유료 안내 여행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올까 궁금했다. 생각보다 많이 와서 단체 둘로 나눴다. 스타니스와프 몬뉴슈코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쓰고자 한다. 


2시간에 걸친 도보 안내 여행을 마치고 도미니코나이 거리를 따라 리투아니아, 벨라루스, 폴란드 합창단의 몬뉴슈코 음악 공연이 열리는 빌뉴스대학교 요한 성당으로 향했다.



길을 가다가 리투아니아인 아내가 말했다.

"여보 저기 봐!"

"뭐가 있는데?"

"바로 한글이 있어!!!!"



한국인 나보다 한글에 눈이 더 밝은 아내...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라는 것이 그냥 생긴 말이 아니구나.... ㅎㅎㅎ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정말로 진열창에 아주 선명하고 큼직한 한글이 적혀져 있었다.



가게 간판에서 한국어나 한글 표기가 영어나 로마자로 대체되는 시대에서 이렇게 유럽의 변방이라고 할 수 있는 빌뉴스 거리에서 선명한 한글 표기를 진열창에서 보게 되다니 잔잔한 감동이 마음 속에 일어났다. 

 


내 머릿속에는 비현실적 과장 글귀가 냄돌았다 - "한글은 한국이 아니라 외국이 지킨다". 다음 학기빌뉴스대학교 한국어 강의 첫 수업은 이렇게 시작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분이 한국어를 배우면 대학교 오는 길에 있는 도미니코나이 거리 가게 진열장에 써진 이상한 문자를 읽을 수가 있어요." 그런데 이 문자가 다 영어 단어의 한글 표기다. "영어를 한글로 씁시다"라는 주장하는 사람도 있거나 나올 수도 있겠다. 


Posted by 초유스

이번 주 북유럽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는 벚꽃이 활짝 피어 이 진풍경을 구경하고자 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4월 16일 이곳을 찾으니 꽃을 피우기 위해 벚나무가 따뜻한 햇살을 받고 있었다. 꽃망울이 막 터지고 있는 순간이었다. 


이곳에 2001년 10월 일본산 벚나무 100그루가 심어졌다. 자세한 내용은 "일본판 쉰들러를 아시나요" 글에 있다. 내리스(Neris) 강변 양지 바른 곳에 벚나무 숲이 가꾸어져 있다.


벚꽃이 관심을 받기 전 이맘때 이곳에는 노란 개나리꽃이 주인공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야말로 개나리꽃은 찬밥 신세가 되어 버렸다.  



벚꽃 나무 그늘 아래 앉아서 책을 읽고 있는 사람, 연인의 팔을 베고 누워 있는 사람,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 인파가 북적대었다. 

 


4월 23일 리투아니아 일본 대사가 꽃구경 기념식에서 인삿말을 하고 있다.



하얀색 벚꽃의 아름다움을 금발녀가 담고 있다. 



이 벚꽃의 이국적인 자태도 약 1주일이다. 애궁~ 권불십년 화무십일홍(權不十年 花無十一紅)이구나. 



아래는 4월 16일(상)과 4월 23일(하)의 풍경이다.



아, 진달래꽃 동산도 하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날 벚꽃구경을 영상으로 담아 보았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9. 4. 24. 05:43

한국에서 온 손님을 모시고 라트비아 서부 지방에 있는 벤츠필스(Ventspils)를 다녀왔다. 손님들이 업무를 보는 동안 운전사와 함께 산책을 했다. 심어진 지 몇 해 되지 않은 잎갈나무 - 낙엽송 여러 그루가 눈에 들어왔다.


가까이에 가보니 새순이 막 돋아나고 있었다. 그 중 분홍빛을 띠고 있는 꽃이 보였다. 사실 꽃처럼 보이지만 나중에 자라서 암 구과(솔방울)가 된다. 잎갈나무 - 낙엽송 방울은 흔히 볼 수 있지만 이렇게 꽃처럼 생긴 봄철의 모습은 처음으로 보게 되었다. 



돋보이는 색을 지닌 것이 바로 암 구과이다.



신기하여 현지인 운전사와 함께 휴대전화으로 서로 누가 예쁘게 찍나 경쟁하듯이 찍어 보았다. 둘 다 휴대전화 카메라의 한계를 몹시 아쉬워했다. 아, 접사 렌즈...
Posted by 초유스

올해 4월 22일은 월요일이다. 부활절 다음 날인 월요일은 라트비아와 리투아니아에서는 공휴일이다. 어제 라트비아 수도 리가에서 서쪽으로 20여킬로미터 떨어진 휴양도시 유르말라를 다녀왔다. 거북이 한 마리가 금방이라도 발트해로 엉금엉금 기어 들어갈 듯하다. 


낮 기온이 20도까지 올라가는 그야말로 전형적인 여름날씨였다. 많은 사람들이 해변을 따라서 산책을 하고 있었다. 아, 이래서 사람들이 여름철을 손꼽아 기다렸구나.... 벌써 해수욕을 하는 사람들도 눈에 띄였다.  



인파따라 거니는데 저쪽에서 갈매기가 하나 둘씩 모여들여 울기 시작했다. 



가까이 가보니 한 여성이 빵을 던져주고 있었다. 



아, 저 분은 해변 산책을 나올 때 미리 갈매기에 줄 먹이까지 챙겨 왔구나!

Posted by 초유스
재미감탄 세계화제2019. 4. 11. 05:37

지난해 추운 계절로 서서히 접어드는 8월 늦여름 유럽 황새들은 아프리카로 떠났다. 이제 춘분을 기해 이 황새들은 다시 유럽으로 날아와 새로운 한 해의 삶을 시작하고 있다.

지난 4월 4일 체코 오스트라바 (Ostrava) 지방 보후슬라비쩨(Bohuslavice) 마을의 폐쇄회로 텔레비전 카메라에 황새 부부의 삶이 잡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암컷 황새가 둥지에 앉아 알을 낳고 일어나 알을 살핀다. 이에 수컷 황새도 가세한다. 곧 이어 수컷과 암컷 황새가 부리의 상하 부분을 부딪쳐 딱딱딱 소리를 내면서 첫 알 탄생을 기뻐하고 있다. 마치 축하 의식을 펼치는 듯하다. 



보통 황새는 2-6개 알을 낳는다. 약 한 달 간 알을 품으면 새끼 황새가 부화한다. 아래는 폴란드 북부 지방에서 찍은 어린 황새이다.
  

널리 알려져 있듯이 유럽 사람들은 자녀가 탄생의 비밀을 물으면 부모가 "황새가 너를 물어다 주었다"라고 답한다. 황새는 민가 근처에 조용하고 청정한 곳에 둥지를 지어 산다. 유럽 사람들에게 황새는 길조다.  

그해의 첫 황새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를 따라 그해 운세가 정해진다고 믿는다. 예를 들면 그해 처음 본 황새가 날아가고 있는 모습이다면 그해에 결혼을 하거나 여행을 가는 등 생활에 큰 변화가 있다고 한다. 아직 올해 첫 황새를 보지 못했다. 어떤 모습의 황새를 보게 될까... 
Posted by 초유스
발트3국 여행2019. 4. 10. 05:55

어릴 때 놀던 우리 동네 뒷산은 거의 민둥산이었다. 이런 봄날 뒷산에 올라 친구들과 이곳저곳을 뛰어 다니면서 진달래꽃을 따서 배를 채우던 시절이 아직도 눈에 생생하다. 반세기가 지난 그 뒷산은 몰라보게 울창한 숲으로 덮혀 있다. 한국은 2015년 기준 국토 전체의 63.2%가 산림 면적이다. 이는 핀란드, 일본, 스웨덴에 이어서 세계 4위이다. 

유럽에서 숲이 많기로는 핀란드(72%)가 으뜸이다. 북유럽 국가에 속하는 스웨덴 (69%), 에스토니아(61%), 라트비아(60%)는 국토의 2/3가 숲이다. 나머지 국가들은 대체로 국토의 30-50%가 숲이다. 아래 지도에서 유럽 국가들의 숲면적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지금 살고 있는 나라 리투아니아는 지속적으로 숲 면적이 늘어나고 있다. 1948년 19.7%, 1991년 29.8%, 2018년 33.6%이다. 수도 빌뉴스는 공원이나 숲 등 녹지대가 50%이다. 집 근처 공원에는 아래 사진에 보듯이 소나무가 주를 빙기스 공원이 있다. 시민들이 즐겨 찾는 산책지이다. 


미세먼지나 대기오염이 이곳에서는 아직 낯설다. 이런 연유로 근래 공기가 맑은 발트 3국으로 점점 관광객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9. 4. 8. 07:12

이번 주말 북유럽 리투아니아 빌뉴스의 날씨는 영상 15도까지 올라갔다. 그야말로 봄날씨다. 이 화창한 날에 우리 가족도 인근 공원에 산책을 다녀왔다. 자전거를 타거나 애완견을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았다. 겨울 내내 보기 힘든 광경이다. 
 


소나무가 주를 이루고 있는 숲 속 안으로 들어가니 보라색 노루귀가 꽃을 피워 정말 봄이 왔음을 알려 주고 있었다. 



애완견을 보더니 아내가 주변 애완견의 최근 소식을 전했다. 
1) 친척의 애완견이 자궁 염증으로 치료를 받고 있다. 
2) 장모님이 애완견을 데리고 숲으로 산책을 다녀왔는데 벌써 진드기 여러 마리가 붙여 있었다.

"친척 애완견이 새끼를 낳고 그 중 한 마리를 우리에게 주려고 하면 당신은 어떻게 할거야?"
"친척은 주택에 살고 우리는 아파트에 살고 있으니 애완견이 덜 자유롭겠다. 식구가 하나 더 늘어나는 셈이니까 보살핌이 더 필요하겠다. 애완견이 있으면 더 좋겠다라는 마음이 아직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난 더 필요한 사람에게 선물하라고 할거야."

최근 애완견 관련 사진 한 장이 리투아니아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대부분 리투아니아 아파트 발코니는 아랫부분이 벽으로 되어 있고 윗부분이 터져 있거나 창문으로 되어 있다. 한 리투아니아 사람이 발코니에 벽 일부를 헐고 자신의 애완견을 위해 창문을 하나 더 달았다. 애완견이 이 창문을 통해 바깥세상을 구경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외출 나간 주인을 기다리면서 안절부절못해 집안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애완견들이 많은 것이다. 하지만 이 애완견은 배려심 깊은 주인을 만나서 이렇게 자기 눈높이에서 바깥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9. 4. 3. 04:42

흔히들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특히 어머니는 학생보다 더 힘이 든다고 한다. 유럽에 살고 있는 덕분에 우리 부부는 이 점에 대해서는 거의 부담이 없다. 딸아이 요가일래는 지금 고등학교 2학년생이다.

우리는 요가일래가 초등학생일 때가 제일 힘들었다. 아침마다 더 일찍 일어나 아침밥을 챙겨주고 학교가 1킬로미터 내에 있지만 데려다 주고 데려 와야 했다. 중학생이 된 후부터 우리 부부는 딸아이의 등교에 신경 쓰지 않게 되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하지 말라고 했기 때문이다.

"그 동안 엄마 아빠가 나를 학교 보내는데 고생했다. 이제부터 내가 스스로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냥 더 주무세요."

그후 딸아이는 몇 차례 학교에 늦은 적이 있었다. 이때 "왜 늦잠을 잤니? 왜 학교 생활을 소홀히 하니?..."이라고 야단치지 않았다. 본인 스스로 왜 학교에 늦게 가면 안 좋은지를 스스로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한편 학교 생활에 충실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여러 사정으로 늦잠을 잘 수밖에 없는 경우도 생기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내 전화기에 깨우기를 입력해 놓았다. 요가일래가 등교하려고 준비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을 경우 깨우기 위해서다. 그렇게 서너 번 깨워서 "아빠가 최고야. 정말 고맙다"라는 말을 들었다. 

"이제부터 아빠가 일어나서 깨워야겠다."
"안 돼!!! 아빠가 깨우면 내가 아빠에게 의지하려고 하기 때문에 스스로 생활 하기가 더 힘들어져. 절대 깨우지 마세요."

요가일래는 스스로 일어나 아침까지 챙겨 먹고 학교로 간다. 얼마 전 아침에 일어나 부엌으로 가보니 냄비에 쪽지가 붙여져 있었다. 내용인즉 "엄마, 아빠 마음에 들지 모르겠다. 치아 사이로 끼어들기 때문에."


냄비 뚜껑을 열어보니 마치 봄날 연못가에 뭉쳐 있는 올챙이알 같았다. 처음 보는 음식이다. 한 숟가락 입안에 넣고 씹으니 톡톡 터졌다. 이 재미로 그만 반을 다 먹어버렸다. 이게 대체 뭘까....



아내에게 물어 보니 나에게 정체불명인 이 음식은 요즘 요가일래가 건강식으로 먹는 치아 (chia) 씨다. 처음 듣는 이름이라 인터넷 검색을 해니 치아 씨는 칼슘, 항산화제, 철분, 섬유질, 칼륨 등 영양분이 풍부하다. 아래는 요가일래가 재래시장에서 한국돈으로 6천원을 주고 구입한 치아 씨 400그램이다.



치아 씨 100그램에 내포되어 있는 영양분은 지방 34그램, 탄수화물 3.6그램, 섬유질 32.6그램, 단백질 23그램이다. 그리고 오메가 3이 20그램, 오메가 6이 7그램이다. 이 좋은 건강 음식물을 치아 사이로 낀다는 우려감으로 안 먹는다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듯하다. 

맛있다고 하니 요가일래가 정식으로 치아 씨 요리해주겠다고 했다. 바로 그날이 왔다. 치아 씨로 음식을 만드는 모습으로 사진으로 찍어 주기도 했다. 아래는 요가일래의 치아 씨 요리법이다.

1. 1인당 한 끼 치아 씨 양은 35그램이다.



2. 1인당 우유는 약 200그램이다.



3. 치아 씨와 우유를 냄비에 넣고 약한 불에 끓인다.



4. 냄비 바닥에 눌지 않도록 자주 숟가락으로 저어 준다.



5. 조금씩 뻑뻑해진다.



6. 끓어 오르면 불을 끈다.



7. 불을 끈 후 10분 정도 놓아 둔다. 



8. 그 사이에 치아 씨 음식 위헤 올릴 것을 챙긴다. 후라이팬으로 사과를 조금 익힌다.



9. 뻑뻑해진 치아 씨 요리를 숟가락으로 푼다.



10. 그릇에 담는다.



11. 치아 씨 위에 익힌 사과, 잣, 대추야자, 탕콩버터 등을 얹는다.



이렇게 딸아이 덕분에 난생 처음 치아 씨 음식을 먹게 되었다. 적은 양을 먹어도 포만감을 느껴 한동안 배고픔을 잊었다. 이제부터 요가일래가 치아 씨 음식을 만든다면 치아에 낀다는 걱정을 제쳐 두고 언제라도 배급 받을 준비가 되어 있다. 톡톡 터지는 맛이 지금도 입안에 돈다. ㅎㅎㅎ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9. 4. 1. 06:44

어느새 북유럽 리투아니아 빌뉴스도 날씨 타고 날아온 봄향기가 서서히 풍기가 있다. 영하의 날씨가 엊그제 같은데 주말 낮온도가 영상 10-15도 였다. 가족이 인근 숲으로 산책을 다녀왔다. 숲 입구 양지 바른 곳에는 역시 봄이 오고 있음을 알리는 전령사가 우리를 맞이 하고 있었다. 


이곳의 봄전령사는 바로 노루귀꽃이다. 며칠 전 동네 큰가게 앞 거리에서 사람들이 노루귀꽃 다발을 팔고 있었다. 살까말까 망설이다 곧 숲으로 우리가 가서 데리고 오면 될텐데 생각하면서 발길을 돌렸다.

이렇게 숲으로 오니 사방에 낙엽을 뚫고 올라온 보라색 노루귀꽃이 햇볕을 향해 피어나 있었다. 아내와 딸아이는 낙엽을 사뿐히 즈려 밟으면서 전령사를 집으로 모셔오기 위해 꺾고 있었다. 


이날 만난 노루귀꽃은 거의 전부가 보라색 계통이었다.


그런데 낙엽 사이로 살짝 얼굴을 내밀고 있는 분홍색 노루귀꽃이 신선을 끌었다. 페이스북 친구들이 올린 분홍색 노루귀꽃이 신기했는데 이렇게 직접 보게 되다니...


분홍색 노루귀꽃 두 송이가 사이좋게 나란히 군계일학으로 색바랜 낙엽을 뒷배경으로 곱게 피어나 있다. 


이날 숲에서 만난 분홍색 노루귀꽃은 희소해서 차마 집으로 모셔올 마음을 낼 수가 없었다. 
 

Posted by 초유스

북유럽 리투아니아 1월 하순 일출은 아침 8시경이고 일몰은 오후 5시경이다. 낮에는 거의 햇빛이 보이지 않는 날이 지속되고 있다. 눈이 내리거나 쌓여 있는 날은 하늘과 대지가 하얀색이라 그나마 분위가 덜 우울하다.

1월 25일에서 27일까지 빌뉴스에 빛축제가 열렸다. 구시가지 약 4킬로미터 거리 곳곳에 조명을 설치해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게 했다. 8개국에서 참가한 예술가들이 건물, 성당, 광장, 다리 등에 조명 작품 26개를 만들었다.
 


1월 25일은 리투아니아 수도 탄생일이다. 이날은 1323년 당시 게디미나스 대공작이 서유럽에 편지를 보낸 날이다. 이로써 빌뉴스는 서방 세계에 그 존재가 알려졌고 유럽 지도의 한 부분이 되었다. 이를 기리기 위해 빛축제가 열렸다. 모처럼 가족 그리고 현지인 친구들과 함께 빛축제와 빌뉴스 야경을 둘러 보았다. 

조명을 받으면서 내리는 눈이 마치 코앞에 천체를 돌고 있는 밤하늘 은하수로 보이는 듯했다.  
   


리투아니아 대통령궁이다.



안나 성당이다. 동화 속 장면이 떠오른다. 



강 건너 예술인 마을 우즈피스가 참으로 그윽하다.



아래 리투아니아어 문구는 "우리 모두는 사람이다"다. 



나무에 매달린 형광 작품이 제일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건물 벽면을 장식한 조명 작품이다. 반대편 사람의 움직임에 따라 문양과 색깔이 바꿨다.



코트리나 성당이다.



눈 위에 조명으로 양탄자가 만들어져 있다.



구시청 광장이다. 초록색 빛줄기가 수를 놓고 있다. 마치 외계에 머물러 있는 듯했다.



소련시대 채소 보관 창고로 이용된 천주교 성당이다.



러시아 정교 성당 벽면도 조명으로 장식되어 있다. 



안나 성당과 베르나르디네이 성당이다.

 


붉은 벽돌 안나 성당이 붉은색 조명을 받고 있다.



한겨울에 뽀드득 뽀드득 눈을 밟으면서 이런 빛축제를 보니 벌써 일조량이 많은 여름철 기운이 느껴지는 듯했다. 이날 빛축제를 둘러 보는 동안 시럽다고 불평하는 손가락을 달래면서 영상에 담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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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9. 2. 8. 06:00

한국은 24절지 중 하나인 입춘이 2월 4일이었다. 이제 봄기운이 들기 시작했으니 조만간 남쪽부터 꽃소식이 들릴 듯하다. 

북위 53도54-56도27에 위치한 리투아니아는 근년에 드물게 눈이 많이 내렸지만 영하 15도로 내려가는 혹한은 없었다.  아래는 리투아니아와 빌뉴스의 상징은 게디미나스 성에서 바라본 눈 덮인 빌뉴스 구시가지 모습이다. 구시가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번 겨울 보통 날씨는 영하 10도에서 영상 2도였다. 이제 빌뉴스를 가로지르는 네리스 강에는 영상의 날씨가 이어지자 얼음 덩어리가 유유히 떠내려 가고 있다.  



며칠 전 네리스 강변을 따라 산책하면서 셀 수 없이 많은 얼음 덩어리들이 떠내려 가는 모습을 지켜 보았다. 이렇게 얼음 덩어리들이 흘러 가니 여기도 멀지 않아 봄기운이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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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9. 2. 7. 04:55

북유럽 리투아니아는 밤이 제일 긴 동지와 비교해서 2월 초순 요즘 일몰 시간이 거의 1시간 남짓 늦어졌다. 1월 초순부터 거실 창가 쪽에 삼각대를 세워놓고 카메라를 얹어놓았다. 


언제 올 지 모르는 새를 기다리기 위해서다. 창가에 있는 나무 한 그루에 마른 꽃잎이 여전히 매달려 있다. 그 속에는 겨울철 새들에게 요긴한 양식이 되는 씨앗들이 들어 있다. 아무리 기다려도 이 씨앗을 빼먹을 그 새가 오지 않았다.



거실 한 곳을 차지한 삼각대를 치워하라는 아내의 성화는 날이 갈수록 더 심해졌다. "내일에는 올 수도 있을거야"라고 달래고 달래는 데 한 달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그래도 오지 않았다. 이제는 정말 삼각대를 치워야겠지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그런에 오늘 아침 일어나 습관처럼 거실 창가를 가보았다. 나무에는 바로 그 새 무리들이 이 가지 저 가지에 앉아서 아침 요기를 하고 있었다. 



이 새의 이름은 멋쟁이새다. 참새목 되새과에 속한다. 



머리는 검고 등은 회색이고 날개는 검색이다. 배 색깔은 암컷과 수컷이 다른다. 암컷은 회색이고 수컷은 주황색이다.



유럽 전역에서 볼 수 있는 텃새이지만 북유럽에 있는 멋쟁이새들은 혹한을 피해 남쪽으로 이동하기도 한다. 그 동안 보이지 않던 멋쟁이새를 어제 이렇게 볼 수 있었다. 



그 동안 아내의 성화에도 거실에 삼각대를 세워놓고 기다린 보람을 잠시나마 느껴보았다. 멋쟁이새들이 돌아오니 이제 곧 봄도 돌아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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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트3국 여행2019. 1. 31. 23:39

2018년 부패인식지수 (CRI corruption perceptions index 2018)이 발표되었다. 이 부패지수는 전 세계 180개국 공공부문 부패 정도를 보여주고 있다. 0점에서 100점까지인데 100점에 가까울수록 덜 부패하고, 0점에 가까울수록 더 부패하다. 


북유럽 국가들이 대체로 상위권이다. 1위 덴마크, 2위 뉴질랜드, 3위 핀란드, 4위 싱가포르, 5위 스웨덴이다. 한국은 57점을 받아 180개국 중 45위이다.



한국보다 덜 부패한 동유럽 혹은 북유럽 나라들은 
18위 에스토니아, 
36위 폴란드, 
36위 슬로베니아, 
38위 체코, 
38위 리투아니아, 
41위 조지아 
41위 라트비아다. 
특히 발트 3국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는 모두 한국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아 공공부문에서 덜 부패한 나라로 평가 받고 있다. 특히 에스토니아는 일본, 아일랜드과 같이 73점을 받아 18위에 이름을 올렸다. 

덧붙여 한국보다 더 부패한 동유럽 나라들은 다음과 같다. 57위 슬로바키아, 60위 크로아티아, 61위 루마니아, 64위 헝가리, 67위 몬테네그로, 70위 벨라루스, 77위 불가리아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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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9. 1. 19. 08:42

북유럽 리투아니아는 유독 이번 겨울에 눈이 많이 그리고 자주 내리고 있다. 딸아이가 어렸더라면 집 근처 있는 바로 아래 언덕에 눈썰매 타러 자주 갔을 것이다.


낮 온도가 영상으로 올라가 눈이 다 녹을 무렵 또 다시 짧은 시간에 폭설이 내려 대지를 덮는다. 이런 날씨가 여러 번 반복되고 있다.  


높은 산이 없는 이곳에 그야말로 눈산이 넓은 주차장 곳곳에 우뚝 솟아 있다.


인근 공원에도 나무들이 눈 성벽으로 둘러쌓여 보호 받고 있는 듯하다.


이렇게 눈이 많이 내려도 제설 작업이 참 잘 이루어지고 있다. 강의 하러 지나가는 대통령궁 광장도 늘 깨끗하다.


거리 인도도 언제 눈이 내렸을까 할 정도로 말끔하다.  


몇해 전만 해도 사람들이 제설 작업을 했으나 이제는 소형 제설차가 인도를 다니면서 눈을 제거하고 있다. 이런 사람들의 노고가 있기에 미끄러지지 않고 시민들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다. 


도로에는 염화나트륨 제설제가 뿌려진다. 영하의 날씨인데도 얼음이 얼지 않고 있다. 


그래서 도심에서 산책이나 일을 본 후 집으로 돌아오면 신발에 어느새 소금띠가 겨울철 천지인이 만들어내는 훈장 띠처럼 형성되어 있다. 이제 말끔히 씻어내는 일은 내 몫이다.


낮에 구름 바다에 가려 해가 거의 보이지 않는 이곳에 하얀 눈이 수북히 쌓여 있는 것을 바라보면 그나마 기분이 좀 밝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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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19. 1. 17. 07:55

고등학교 2학년생인 딸아이 요가일래가 어제 모처럼 이른 오후에 집으로 돌아왔다. 늦은 점심을 기다리면서 수학 숙제를 먼저 하고 있었다. 학교 공부나 성적에 대해서는 부담감을 주지 않으려고 한다. 고등학생이 된 딸아이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제 네가 고등학생이 되었다. 아빠는 네가 항상 좋은 성적을 받아야 한다든지 학교 반에서 상위권에 들어야 한다든지 좋은 대학교에서 공부를 해야 한다든지 그렇게 강요하지 않지만 네가 스스로 이 시기의 공부가 참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확신하길 바란다."

"잘 알아. 스스로 알아서 해볼게."


어제 방문을 두드리면서 허락을 받아 요가일래 방으로 들어갔다. 계산기와 전화기를 공책 옆에 두고 열심히 수학 문제를 풀고 있었다. 



"아빠 내가 뭘 하나 보여줄까?"

"뭔데?"

"잘 봐!"


요가일래는 전화기에서 앱를 열더니 수학 문제 하나를 카메라로 찍었다. 그렇더니 앱이 문제를 풀고 답을 내주었다.



"우와~ 정말 신기하다. 그런데 이렇게 해서 숙제를 다 해버리면 스스로 계산할 수 있는 것을 배울 수 없고 또한 스스로 답을 찾았다는 기쁨도 느낄 수 없겠다."

"난 모든 문제를 다 그렇게 안 해. 내가 세 번을 먼저 스스로 풀어 보고 그래도 어려워서 답을 얻지 못하면 그때 이 앱을 사용해."

"그래 스스로 원칙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아빠, 이 앱이 정말 좋아. 답을 얻지 못 했을 때 도움이 된다. 답이 나오는 과정까지 자세히 설명해 준다. 이 앱을 잘 활용하면 선생님에게 물어 볼 필요도 없고, 학원에 갈 필요도 없고, 가정 교사도 필요 없어."

"정말이겠다. 친구들이 이 앱을 가지고 있어?"

"우리 반 친구들이 다 가지고 사용해."


세상이 참 많이 변하고 있다. 사람이 아니라 앱이 수학 문제를 풀어준다. 이러한 기술 발달로 이제 끙끙거리며 어려운 수학 문제를 풀지 않아도 되고, 정답을 얻지 못했다고 선생님에게 꾸지람을 들을 일도 없어진다. 



며칠 전 지인이 한 말이 떠오른다. 그의 고등학생 아들이 늦잠을 자서 첫 교시 수학 수업을 듣지 못하게 되었다. 그는 아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오늘 네가 배울 수학 문제를 푼 사람들이 세상에 수백만 명이나 된다. 굳이 네가 풀 필요는 없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고 학교에 가."



수학 앱이 문제를 풀어 자세하게 설명까지 하면서 답을 내주니 참으로 편리한 시대다. 이런 기술을 선용할 수 있는 인성이 바탕이 되어야겠다. 혹시 사람보다 더 훌륭한 인성을 지닌 로봇이 만들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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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모음2019. 1. 14. 07:15

충북 음성군에 UN 반기문 기념광장이 세워져 있다. 여러 조형물 중 하나가 바로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유엔 가입국 전체의 국기가 새겨진 것도 있다[사진제공 - 라트비아대학교 서진석 교수].


그런데 사진 속 발트 3국의 국기가 다 실제와는 완전 딴판이다. 에스토니아는 위로부터 파란색, 검은색, 하얀색인데 조형물 국기에는 빨간색, 하얀색, 초록색이다.


라트비아 국기는 실제 선홍색(carmine red)과 하얀색이다. 


리투아니아 국기는 실제 위로부터 노란색, 초록색, 빨간색이다. 리투아니아 수도 이름도 틀렸다. 빌니우가 아니고 빌뉴스다. 공항 코드가 아니라 도시명을 그대로 예를 들면 RIX -> Riga, TLL -> Tallinn, VNO -> Vilnius로 하면 더 좋겠다.


UN 사무총장을 배출한 음성군이 자랑스럽게 조성한 광장에 UN 회원국의 국기가 실제와는 다른 모습을 띄고 있는 것이다. 국기가 엉터리로 게양되기만 해도 난리법석을 일으키기도 한다. 국기 존중은 내 나라 남 나라가 따로 없다[아래는 리투아니아를 방문한 반기문 총장과 대화 동영상이다].



세금 수십억원을 쏟아 부어 조성된 이 광장에 UN 회원국 국기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다니 참으로 부끄럽고 안타깝다. 관련국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 실제 모습과 전혀 다른 자기 나라 국기를 발견하면서 어떤 인상을 받을 지는 쉽게 이해가 된다. 발트 3국뿐만 아니라 잘못된 나라 국기들이 하루 빨리 고쳐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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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9. 1. 11. 06:31

유럽에서 특히 도로를 주행하다 보면 갈림길에서 행선지로 빠져 나가는 것을 제때 하지 못해 종종 고생한 경험이 있다. 도로 표시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거나 아니면 도로 표시판이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적시하지 못했거나이다. 

특히 갈림길 여러 개가 서로 가까이 있을 경우에는 더 혼란스럽다. 물론 요즘 경로안내기가 잘 되어 있지만 그래도 익숙하지 않는 외국 도로에서는 더욱 신경이 쓰인다. 

한국을 함께 다녀온 폴란드인 친구는 한국 도로의 유도선에 감탄을 자아냈다. 


표시판도 잘 되어 있지만 도로 노면에 넓직하게 색깔을 칠한 선명한 유도선이 참으로 운전자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색깔 유도선은 운전자가 아주 쉽게 진출 경로를 사전에 확인하고 이를 따라 된다.살고 있는 리투아니아뿐만 아니라 유럽 도로에도 이런 유도선이 도입되면 참 좋겠다. 

Posted by 초유스
가족여행2019. 1. 7. 05:34

한겨울인 1월 유럽을 떠나 호주 시드니에 도착하니 그야말로 별천지에 온 듯했다. 유럽에서 볼 수 없는 동물군과 식물군을 도처에서 만날 수 있었다. 오늘은 호주 여행을 하면서 카메라에 담은 동물과 식물을 소개한다.

먼저 호주 비둘기(Ocyphaps Lophotes)다. 머리 위에 볏이 있어 참 특이하다.


시드니 리틀 베이(Little Bay) 해변 덤불 속에서 빼어난 목소리가 들리기에 다가가 찍어보니 오스트레일리아까치였다. 하얀색과 검은색이 혼재되어 있고 부리도 흰색을 띠고 있다. 



더 엔트랜스(The Entrance) 메모리얼 공원 펠리칸 서식지에서 만난 펠리칸이다.



시드니 주택가 공원에서 만난 박쥐다. 워낙 커서 까마귀로 착각할 뻔했다.



모리셋 공원(Morisset park)에서 만난 야생 캥거루다. 



시드니 동물원에서 만난 코알라다. 남이 보든 말든 태평세월을 하염없이 즐기고 있는 듯하다.  



안나 베이(Anna Bay) 캠핑장에 주머니쥐가 살금살금 텐트로 다가왔다. 음식을 주었더니 주머니쥐는 꽉 물어버림으로 답례했다.




저비스(Jervis)만 해변으로 가는 가로수 위에 또아리를 틀고 있는 뱀이다. 또아리를 확 풀어버리고 내려오면 어쩌하나... 



시드니 오페라 근처에서 만난 이름 모르는 새다.  



안나 베이(Anna Bay) 캠핑장 텐트 바로 앞 나무에서 만난 앵무새다.



시드니 주택가 가로수에서 만난 앵무새다.


아래는 주택가 가로수에서 이리저리 옮겨 다니면서 꿀을 빨아 먹는 앵무새 영상이다.




우리가 머문 주택 마당에는 망고나무가 자라고 있다.



어린 시절 한국 고향집 뒷밭에 석류나무 한 그루가 자랐다. 그때 먹은 석류가 늘 생각이 난다. 시드니 주택가에 익어가고 있는 석류다.



무화과다.



라임이 가로수다! 이런 이국적인 풍경을 즐기는 것이 바로 해외여행의 참맛이 아닐까...



우리 집 화분에 약 17년 동안 자라던 식물이다. 얼마 전 시들시들하더니 결국 말라 죽었다. 그런데 호주에는 화분이 아니라 바로 집 마당에서 자라고 있다.  



아래 나무도 우리 집 화분에 15년 동안 자라던 식물이다. 환경이나 관리 소홀로 작년에 말라서 죽었다. 그런데 호주에서는 이렇게 야생에서 엄청난 크기로 자라고 있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이 돈(money)나무라 부르는 돌나무과에 속하는 식물(Crassulaceae)이다. 왼쪽은 호주 시드니 주택 마당에서 자라고 있는 것이고 오른쪽은 우리 집 거실 화분에 자라고 있는 것이다.



호주 여행을 하면서 유럽에서 보기 드문 동물과 식물을 이렇게 보았다. 호주 여행하기 전만 해도 집에서 애완동물로 앵무새를 키워볼까 생각했으나 완전히 단념하고자 했다. 야생에서 자유롭게 날아 다녀야 하는 앵무새를 조롱 속에 어찌 가둬 두면서 즐길 수 있을까... 우리 집 화분에서 키우는 화초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야생에 놓아 두면 저렇게 크게 자랄 수 있는데 화분이라는 감옥에 이들을 가둬 놓았으니 말이다.


이상은 초유스 호주 가족여행기 5편입니다.
초유스 호주 가족여행기 1편 | 2편 | 3편 | 4편 | 5편 | 6편 | 7편 | 8편 | 9편 | 1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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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얘기2019. 1. 5. 07:26

쌀밥을 지을 때 혹시나 해서 쌀 한 줌을 창문 밖 창틀에 뿌려 놓았다. 창틀 넘어 단풍나무과의 고로쇠나무에 까마귀, 비둘기 등 새들이 자주 날아와 쉬고 있다. 

여러 날을 지켜 봐도 쌀알이 축나지가 않았다. 괜히 뿌렸나하는 마음이 들 정도였다. 날씨가 춥지 않고 또한 눈이 내리지마자 녹는 날이 이어져서 새들이 먹이를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인 듯했다. 

그런데 어제는 거의 하루 종일 눈이 내렸고 밤부터 갑자기 날씨가 영하 8도로 떨어졌다. 낮온도도 영하 6도였다.


아침에 일어나 부엌으로 가니 창틀 양철판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가까이 가서 보니 비둘기 한 마리가 쌀을 쪼아 먹고 있었다. 



평소엔 인기척만 들어도 훨 날아가 버리는 비둘기인데 고개만 두리번거리다가 먹기를 계속했다. 배가 고팠을까... 



쌀을 먹는 비둘기 부리 윗부분을 살펴보니 부풀어 오른 하얀색 피부조직이 돋보였다. 그 모양이 딱 사랑을 상징하는 하트(심장)이다. 그동안 수많은 비둘기를 보았지만 이 하트를 오늘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쌀을 쪼아 먹는 비둘기의 이 하트를 바라보면서 "그래 사랑이 따로 있나? 이 추운 겨울에 너와 쌀 한 줌이라도 나눠 먹는 마음이겠지"라고 혼자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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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2019. 1. 2. 06:07

2019년는 기해년 황금돼지 해다. 유럽에서는 새해 첫날의 일출이 아니라 새해 첫날의 0시 0분 1초가 중요하다. 리투아니아 빌뉴스는 다민족이 사는 도시이고 또한 동쪽과 서남쪽 시차 경계선이 가까워서 거의 2시간에 걸쳐 폭죽 터지는 소리가 내내 들렸다. 일가 친척 12명이 모여 같이 새해를 맞이한 후 새벽 2시경 헤어졌다. 새해 첫날 일어나니 겨울철에 항상 그렇듯이 햇볕은 없는 대신 함박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다. 



낮온도가 영상이라 아쉽게도 내리자마자 눈이 녹아버렸다. 가족이 새해 첫날 어디론지 산책 가자고 해서 빌뉴스 시가지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언덕으로 올라갔다.


눈 녹는 언덕을 내려오면서 일년 전 전혀 다른 환경에서 맞이한 새해를 이야기하면서 식구 모두가 그리워했다. 바로 호주 시드니에서 2018년 새해를 맞이했다. 


그때 호주 여행 3주 동안 거의 매일 햇볕이 쨍쨍한 날씨였다. 파란 하늘, 뭉게 구름, 하얀 모래, 비취빛 바다... 경제적 시간적 여유만 있다면 금방이라도 또 가고 싶다. 


호주 여행을 하면서 유럽 거주자로 가장 부러웠던 것은 바로 무료 화장실 사용무료 물이었다. 유럽에서는 거의 대부분 기차역이나 버스역 화장실을 이용할 때 돈(0.5유로 - 1유로)을 지불해야 한다. 심지어 박물관이나 카페 등 입장권을 사지 않았거나 주문을 하지 않은 경우에 화장실 이용이 유료이다. 현지 통화의 적당한 동전이 없을 경우 낭패를 보기가 쉽다.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울며 겨자 멱기로 커피를 마셔야 하는 경우도 있다. 유럽 여행을 할 때는 체내 수위조절을 잘 해야 한다. 하지만 호주 여행을 하는 동안 이런 부담감이 없었다. 필요한 경우 이용한 화장실은 다 무료였다. 또한 비교적 쾌적했다. 



식당에 들어갈 때 유럽에서 익숙한 습관대로 물을 시켜야겠다고 생각하는 순간 종업원이 시원한 물을 가져다 주었다. 물잔이 미리 놓여 있는 식당이 흔했다. 


처음에는 적용이 쉽게 적용이 되지 않아 "이 물이 공짜?"라고 물어보기 일쑤였다. 물이 떨어지니 또 가득 채워 주었다. 유럽에서는 아주 더운 날 이렇게 마신 물값만 해도 솔찬히 나오겠다.



도심 거리에도 무료로 물을 마실 수 있는 음수대가 설치되어 있었다. 


시드니에 있는 한 해변에서 만난 음수대이다. 한국어 문구도 써여 있었다. 
신선하고 자연적이고 친환경적

   

화장실과 물 인심이 박한 유럽에 살다보니 호주 여행에서 만난 무료 화장실과 무료 물이 더욱 더 인상 깊게 다가왔다. 

이상은 초유스 호주 가족여행기 5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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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8. 12. 31. 06:30

지난 11월 한국을 잠시 방문했을 때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거의 만나지 못한 친구를 한 명 만났다. 37년만이었다. 오랫 동안 소식을 모르다가 몇 해 전부터 사회교제망으로 서로 연락하고 있다. 몇 차례 만날 기회가 있었지만 짧은 한국 체류 일정으로 번번이 뜻을 이루지 못했다.

많은 세월이 흘렸지만 친구의 옛 모습은 그대로였다. 다음 약속으로 정해진 짧은 시간 안에 그 동안 쌓인 수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기는 불가능했다. 그가 한 이야기 중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온 것이 있었다. 이순의 나이로 접어들 무렵 시절마다 자기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준 친구들을 손꼽아 보면서 인생을 한번 되돌아 보았다고 한다.

어린 시절 2명
초등 시절 2명
고등 시절 2명
대학 시절 2명
그후 시절 2명

참으로 멋진 생각이다. 그의 이야기를 들면서 마음 속으로 나도 한번 되돌아 보았다. 나에게도 과연 그와 같은 친구들이 있었을까... 아쉬운 작별을 하면서 그는 선물 하나를 주었다. 


빌뉴스 집으로 돌아와 포장을 뜯어보니 선물은 바로 도자기 액자였다. 친구가 손으로 직접 글씨를 썼다고 했다. 


별처럼 수많은 사람들
그중에 서로를 만나 
사랑하고 다시 멀어지고
억겁의 시간이 지나도 어쩌면 또다시 만나
우리 사랑 운명이었다면 
내가 너의 기적이었다면


서로가 서로에게 기적이 되는 삶...
이를 이루기는 힘들지만 늘 이를 지향하면서 살아야겠다. 그가 나에게 전해준 이야기는 화두처럼 내 마음 속에 여전히 맴돌고 있다. 한편 훗날 소일거리를 하면서 지낼 때 나도 손글씨를 한번 익혀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Posted by 초유스
재미감탄 세계화제2018. 12. 29. 06:28

일전에 크리스마스 연휴를 맞아 지방으로 이동하는 중 사슴 한 무리가 고속도로 옆 들판으로 나와 하얀 눈 속에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었다. 고속도로가 아니고 또한 망원렌즈가 있었다면 좀 더 사슴 무리를 관찰하면서 촬영을 하고 싶었다. 


최근 대규모 사슴떼의 이동이 드론에 찍혀 화제가 되고 있다. 헝가리 남부 지방 모하치(Mohács) 샤토르헤이(Sátorhely)에 낮에 대이동하는 모습이다. 


터카치 페렌츠(Takács Ferenc) 씨가 유튜브에 올린 영상이다. 농작물이 자라는 들판에서 쉽게 셀 수 없는 사슴떼가 남쪽 국경을 향해 달리고 있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8. 12. 28. 23:11

당근이 건강에 좋다는 것은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누구나 안다. 여름철 내내 거의 집을 비우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 겨울철이 되자 여름철 동안 해먹지 못한 당근 주스를 다시 직접 만들어 먹게 되었다. 일전에는 당근 10킬로그램을 구입해 아파트 발코니에 놓고 즙을 내서 먹고 있다.


처음에는 착즙기(주스기)에 생 당근을 넣어 즙을 만들었다. 보통 사과 두 개와 중간 정도 크기의 당근 다섯 개를 사용했다. 그러면 두 명이 마실 수 있는 분량의 주스를 얻었다. 이렇게 해보니 버리는 당근 찌꺼기가 상당했다. 텃밭이라도 있으면 모아서 거름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그렇지가 않으니 매일 아침 찌꺼기를 버리면서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새로운 방법을 알게 되었다. 생 당근을 삶아서 분쇄기(믹서기)에 갈아서 먹는 것이다. 당근 두 개와 사과 한 개를 쪼개는 동안 물을 끓이고 끓는 물에 당근을 약 7-10분 동안 삶는다. 


이어서 올리브 기름 한 숟가락과 적당량의 물과 요구르트를 함께 넣어 분쇄한다.


분쇄기를 이용하니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 착즙기를 사용할 때는 당근 다섯 개와 사과 두 개로 두 사람이 먹을 만큼의 주스가 나왔으나 분쇄기를 사용할 때는 당근 두 개와 사과 한 개만으로도 충분하다. 


분쇄기를 이용하니 따로 빵이나 밥으로 아침 식사를 더 하지 않아도 될 만큼 배가 부르다. 한편 착즙기로 할 때의 시원한 맛과 부드럽게 넘어가는 맛이 없는 것이 좀 아쉽다.


아내는 남편이 아침마다 해주는 당근 주스가 마음에 들었는지 주변 사람들에게 기회있을 때 자주 말한다. "일주일 동안 매일 당근 주스를 먹었더니 그렇게 많이 빠지던 머리카락이 훨씬 덜 빠져 이젠 모발 빠짐에 대한 스트레스로부터 해방되었어."


이는 앞으로도 계속 2인분 당근 주스를 부탁한다는 소리로 들리네... 매일 아침 당근을 준비하고 즙을 만들고 용기를 청소하는데 수고로움이 따르지만 적어도 이것을 자신의 건강을 챙기는 최소한의 일이라 여겨야겠다.
Posted by 초유스
요가일래2018. 12. 26. 06:16

연말이 다가온다. 유럽 학교는 여름 방학과 같은 긴 겨울 방학이 없다. 단지 크리스마스를 맞아 1주일 내지 2주일 정도 짧은 방학이 있다. 크리스마스를 맞이할 주에 학교는 대체로 여러 문화 행사를 개최한다.

요가일래가 다니는 고등학교는 대륙별 주제로 한 연극 경연 대회를 열렸다. 요가일래가 속한 반은 아시아 대륙 주제를 선택했다. 반 소속 모든 학생들이 참가했지만 아버지가 한국인이라서 주도적인 역할을 요가일래가 맡았다. 대본을 구상하고 쓰는 일에서 연극 연습까지...

내용은 이렇다. 신문사 편집장에게 마로코 폴로가 자기가 체험한 아시아 나라들에게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다. 인도 이야기 때에는 인도 노래에 맞춰 반 친구들이 커버댄스를 쳤다.


히말라야 이야기 때에는 부다와 수도승이 등장했다.


한국 이야기 때에는 막걸리가 등장했다. 막걸리는 물병에 우유를 붓고 그 안에 쌀을 넣어 만들었다. ㅎㅎㅎ 그리고 아리랑을 노래했다.


여섯 반이 참가한 경연 대회에서 요가일래 반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상 받은 것도 축하하지만 자기의 정체성 일부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이를 연극에도 멋지게 표현한 요가일래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한복에다 아리랑 노래 때문에 최우수상을 받게 되었다고 반 친구들이 추켜세웠다고 한다. 아래는 아리랑을 부르는 영상이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18. 12. 24. 03:18

북유럽 리투아니아 수도인 빌뉴스는 올해도 아주 인상적인 크리스마스 트리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빌뉴스 대성당 광장에 설치되어 있다. 아래는 대성당 정면 모습이다.


올해는 바로 시계 크리스마스 트리이다. 일전에 혼자 다녀왔는데 주말인지라 아내가 함께 가보자고 했다. 날도 추운데 그냥 혼자 집 지키고 있겠다고 하니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재차 동행을 요구했다. "가족의 평화"을 위해 또 다녀올 수밖에 없었다. ㅎㅎㅎ 


6000여 개의 전나무 가지가 높이 27미터의 철구조물을 장식하고 있다. 길이 5킬로미터의 전등줄이 이어져 있고 멀리서 보면 마치 하얀 송이로 보인다.


올해 빌뉴스 크리스마스의 압권은 바로 라틴 숫자 모양을 한 12개 하얀 탁자이다. 


손목시계 안에 들어가 있는 다양한 부품처럼 전등 불빛이 쉴새없이 반짝인다.  



공중에서 내려다 보면 올해 빌뉴스의 크리스마스 트리가 영락없이 거대한 손목시계임을 연상시켜 주고 있다. 


* 사진출처: http://www.vilnius-tourism.lt by Saulius_Ziura

이 지름 50미터의 크리스마스 트리 안에서 산책하고 있으니 마치 마법의 나라 시계 속에서 맴도는 듯했다. 이렇게 또 한 해가 가고 또 한 해가 오는구나. 모두에게 건강과 행복 충만하길...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8. 12. 18. 19:30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다. 도심에는 거대한 크리스마스 트리가 장식되어 축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지난 토요일 리투아니아 제2의 도시인 카우나스를 다녀왔다. 고개를 쳐든 백조를 닮았다는 구시청사가 있는 광장에 두 차례나 갔다. 낮 풍경과 밤 풍경을 보기 위해서다. 아래는 구시청사의 낮과 밤 모습이다. 


눈이 내려 벌써 다 녹았는데도 크리스마스 트리에는 눈 더미로 여겨지는 것이 쌓여 있다. 도대체 무엇으로 저런 장식을 해냈을까 궁금해졌다. 광장에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의 낮 모습이다. 


토요일이라 해가 지자 야경을 보려고 사람들이 사방에서 몰려 왔다. 크리스마스 트리의 밤 모습이다. 눈 더미로 보이는 물체에서 불빛이 새 나왔다. 그렇다면 이 눈 더미로 착각할 수 있게 하는 것의 실체는 무엇일까


바로 투명한 칵테일 빨대다. 높이 20미터의 이 크리스마스 트리 제작에 사용된 빨대수가 모두 2,500,000개다. 


크리스마스는 눈이 와야 제맛이다. 이 빨대 장식은 하얀 눈 없는 크리스마스에 대비해 눈 분위기를 불러 일으켜 주기에 제격이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8. 12. 12. 04:18

지난 해 여름 온 가족과 리투아니아 친구 10여명이 함께 한국을 방문했다. 서울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열린 세계에스페란토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대회 전후로 이들을 안내할 기회가 있었다. 빠질 수 없은 것 중 하나가 바로 한국 음식 탐방이었다.

특히 삼겹살이나 회를 먹을 때 깻잎의 독특한 향에 이들은 매료되었다. 깻잎은 혹시 있을 수 있는 고기 누린내와 생선 비린내를 말끔하게 없애주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리투아니아인 아내도 이 깻잎향을 매우 좋아한다. 그래서 리투아니아에 심어 보고 싶어 들깨 씨앗을 구했다.  

드디어 올 4월 아파트 발코니에 큰 화분 두 개에 씨앗을 심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연두색 새싹이 돋아 나고 들깨가 무척 잘 자랐다. 여름철 내내 밥 먹을 할 때는 야채로 고기 먹을 때는 쌈 재료로 수시로 우리 집 밥상에 올라 왔다.              



여름철이 지나 가고 겨울철로 접어 들었는데도 들깨는 발코니에서 무성히 자라고 있었다. 깻잎을 모두 다 따서 깻잎장아찌를 만들까 아니면 거실에 옮겨 계속 싱싱한 잎으로 먹을까 고민했다. 결론은 거실로 옮기자였다.  
 

11월 하순 초에 거실로 옮긴 들깨는 여전히 싱싱함을 간직하고 있다.  
 

들깨꽃이 피어 났다. 들깨는 낮의 길이가 12시간 이하로 짧아지면 꽃이 핀다. 꽃이 피면 씨앗을 맺는 데에 양양분이 집중되므로 성장이 멈춘다. 기다란 통꽃으로 자라야 하는데 그렇지가 못한 것을 보니 성장 조건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때때로 깻잎 가까이로 가서 향을 맡아 보거나 깻잎 뒷면을 손가락으로 문질러 상큼한 향을 맡아 본다. 거실에 자라고 있는 들깨를 보고 있으니 오래 전에 떠난 고향과 함께 숨쉬고 있는 듯하다.
Posted by 초유스
생활얘기2018. 12. 11. 07:55

나는 물건을 좀 넉넉하게 사자는 쪽이고 유럽인 아내는 꼭 필요한 만큼 사자는 쪽이다. 예를 들면 내 경우는 쌀 두 봉지를 한꺼번에 사서 하나는 먹고 다른 하나는 보관하다가 쌀이 떨어지면 곧 바로 먹을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아내 경우는 여유분을 보관해 두는 것보다 쌀이 떨어질 무렵에 쌀을 사면 된다는 것이다. 살다 보면 꼭 필요한 시점에 쌀 여유분이 없어서 쌀밥 대신에 다른 것으로 대체해야 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게 일어난다. 

"봐라, 이럴 때를 대비해서 좀 더 사놓으면 좋잖아!"
"여기저기 보관함으로써 공간만 차지하는 것보다는 필요한만큼만 사는 것이 더 좋지!"

그래도 값이 싸면 넉넉히 사서 보관하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 집 찬장은 열어 봐야만 그 안에 무엇이 보관되고 얼마나 남아 있는 지를 알 수 있다. 


이러다 보니 찬장 깊숙히 많이 남아 있는 물건인데도 없다고 생각하고 또 다시 사와서 바가지를 왕창 긁히곤 한다. 찬장 속 물건이 보이지 않으니까 있어도 먹을 생각조차 하지 못한다. 밥을 지을 때 여러 곡물도 함께 넣고자 보관하고 있지만 흰쌀밥이 밥상에 오르기 일쑤다. 나이가 들어가니 눈에 보이는 것만 쉽게 요리해 먹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11월 중순 한국을 잠시 방문했을 때 머문 지인의 집에서 좋은 방법을 얻었다. 바로 찬장에 있는 물건을 눈에 보이게 하는 것이다. 지인은 재활용한 생수병에 곡물을 담아 부엌 선반 위에 올려 놓았다. 다양한 곡물 색깔으로 장식용에도 안성맞춤이다. 마치 곡물과 함께 더불어 숨 쉬며 살아가는 느낌이 든다.
   

우리 집의 물건 사기와 보관하기 문제를 쉽게 해결해 줄 수 있는 방법을 눈앞에 보게 되자 감탄이 절로 나왔다. 빌뉴스 집에 있는 아내에게 우리도 이렇게 한번 해보자라고 사진을 찍어 보냈다. 막상 집으로 돌아와 우리 집 부엌 환경을 살펴 보니 이 방법을 즉각 실행하기엔 적합하지 않음을 알게 되었다. 플라스티병 재활용도 할 수 있고 또 무엇이 얼마나 남아 있는 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이 방법은 부엌 환경이 되면 꼭 실행해 보고 싶다.
Posted by 초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