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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번 음악학교 발표회의 마지막 글로 여학생들의 감미로운 노래 동영상을 소개하고자 한다.
지난 한 해 동안 "초유스의 동유럽" 블로그를 찾아주고, 애독하고, 격려한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 동영상을 올린다.
성탄절을 맞아 한 해를 잘 마무리 하고, 새해에 원하는 바가 이루어지고 똰 늘 건강한 심신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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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마당에 있는 늑대에게 한 사람이 다가가자 늑대는 자신을 깊숙이 낮춘다. 그가 늑대를 쓰다듬자 늑대는 그의 볼에 입맞춤을 한다. 늘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양이나 염소를 공격하는 날카로운 이를 가진 늑대에 고정된 생각으로는 도저히 이 장면을 믿을 수가 없다.
벨로루시 국경에 가까운 리투아니아 숲에서 한 사람이 늑대 새끼 네 마리를 발견해 집으로 데려와 길렀다. 하지만 새끼 두 마리가 곧 죽자 그는 평소 늑대를 기르고 있는 페트라스 다브리슈스에게 한 마리를 맡겼다. 처음 4개월 된 늑대 새끼를 보자 몰골이 형편없었다. 뜰에서 정성껏 이 늑대 새끼를 길렀다.
페트라스는 이 늑대뿐만 아니라 6년째 숲 속에 어미를 잃은 늑대 새끼나 다친 늑대를 발견해 보살피는 일을 하고 있다. 현재 리투아니아에 서식하고 늑대는 약 500마리로 추산되고 있다. 개체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는 이렇게 기른 늑대를 일정기간 후 야생으로 다시 돌려보낸다.
달밤에 그가 내는 늑대 울음소리를 들었을 때, 늑대와 하나 되어 살아가는 모습을 그대로 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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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통에 버려진 폐타이어들" 글에서 리투아니아에 매년 쏟아져 나오는 폐타이어가 심각한 환경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투아니아 환경부는 타이어를 교체하는 회사가 폐타이어를 차주나 이용자에게 돌려주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에 빌뉴스 시청은 폐타이어를 수거하는 일정한 장소를 정해 시민들이 직접 가져올 것을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일단 수거하는 데만 관심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이렇게 수거한 폐타이어들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 지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은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 위 글을 올린 후 지난 해 빌뉴스에서 열린 "이색공간 예술" 행사가 떠올랐다. 당시 폐타이어를 활용해 만든 의자, 커튼, 탁자 등이 시내 중심가에 전시되었다. 마치 폐타이어 재활용해 만든 거실을 보는 듯했다. 이 전시는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환경과 재활용을 생각하게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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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발트 3국 중 가운데 위치한 라트비아가 독립 90주년 기념일을 맞았다. 5월부터 라트비아 곳곳에서 축제, 연주회, 전시회, 회의 등 다양한 기념행사들이 열렸다. 리투아니아만큼이나 아직 한국에 알려져 있지 않은 라트비아의 독립기념일을 맞아 라트비아 역사를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지금의 라트비아 지역엔 기원전 2000년경부터 발트인들이 거주한 것으로 추정된다. 1201년 독일인들이 리가를 건설했다. 1558년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키자 독일 기사단은 이 지역을 리투아니아 보호령으로 양도했고, 1561년 리투아니아 보호를 받는 리보란드 공국과 쿠를란트 공국이 세워졌다.
1600년-1629년 이 지역을 둘러싼 폴란드-리투아니아와 스웨덴간 오랜 전쟁이 있었다. 1629년 리보란드 공국은 스웨덴 지배를 받기 시작했고, 쿠를란트 공국은 폴란드-리투아니아 영향 하에서 독립을 유지했다. 1700년-1721년 스웨덴과 러시아 전쟁으로 리보란드 지역이 먼저 러시아 지배를 받게 되었고, 이어서 쿠를란트 역시 1795년 폴란드-리투아니아 3국 분할로 러시아 지배를 받게 되었다.
제1차 세계 대전에서 러시아가 독일에 패하자, 1918년 11월 18일 라트비아는 독립을 선언했다. 제2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면서 라트비아는 소련에 편입되고 말았다. 1991년 소련에서 독립해 2004년 유럽연합에 가입했다. 라트비아는 최초로 독립 국가를 형성한 1918년 11월 18일을 중요한 국가기념일로 정하고, 매년 이날 성대한 기념식을 개최하고 있다.
아래 동영상은 2007년 여름 라트비아 수도 리가를 방문했을 때 촬영한 것이다. 인구 73만여명인 리가는 다우가바강과 발트해가 만나는 지점에 위치해 있고, 옛날부터 무역, 금융, 문화의 중심지이다.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구시가지는 해마다 수많은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배경음악은 안드류스 마몬토바스 (Andrius Mamontovas)의 노래 "나를 자유롭게 해다오" (Išvaduok mane)의 앞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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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리투아니아 곳곳에서 크리스마스 트리 설치 작업이 이루어진다. 크리스마스 트리 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바로 빌뉴스 시내 중심가 대성당 광장에 매년 세워진다. 높이가 25미터에 이르고, 1500여개의 전구가 매달린다. 이를 시작으로 하나 둘씩 일반 가정에도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한다.
사람들은 갓 베어낸 생생한 전나무를 여전히 선호하다. 매년 약 100만 그루의 전나무가 크리스마스 트리로 베어진다고 한다. 해마다 크리스마스 트리를 볼 때마다 성탄 축하를 위해 살아있는 수 많은 전나무가 생명을 잃게 되어 몹시 안타깝다. 예쁜 장식과 반짝이는 전등을 감탄하느라 전나무의 못다 한 생명을 잊어버리곤 한다. 올해는 이 아름다움의 밑그림이 된 전나무를 더 많이 생각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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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7일 리투아니아 현지 시각으로 오후 5시 20분 눈이 펑펑 쏟아지기 시작했다. 보통 10월 중순쯤 오는 첫눈이 올해는 한 달이 늦어서 왔다. 그래서 딸아이 요가일래는 첫눈을 기다리면서 종이로 눈결정체를 만드는 놀이를 하곤 했다.
최근 요가일래는 눈결정체 만드는 장면을 촬영하는 것을 허락했지만, 하다가 가위질이 힘들어서 그만 토라지고 말았다. 그래서 종이 눈결정체를 완성하는 장면까지 찍지 못했다.
이날 첫눈이 펑펑 딸아이 요가일래는 벌써 눈사람 만들고, 눈싸움할 생각에 부풀어있었다. 하지만 온도가 영상 1도라 눈이 쌓이지 못하고 10여분 내린 후 그치고 말았다. "지난 번 눈결정체를 완성했더라면 더 멋있는 첫눈이 내렸을 텐데"라고 속으로 아쉬워했다. 배경음악은 안드류스 마몬토바스 (Andrius Mamontovas)의 노래 "나를 자유롭게 해다오"의 일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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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늑대사냥꾼이 늑대와 함께 사는 사연”이라는 글에서 늑대를 키우면 살아가는 리투아니아 사람 페트라스 다브리슈스를 소개했다. 4년 전 직접 방문한 그의 마당에는 늑대가 뛰어다니고 있었다.
이번 방문에서 페트라스가 한 무속의식이 인상적이었다. 그는 찾아오는 손님들뿐만 아니라 일체만물의 안녕을 위해 무속행위를 직접 행하기도 한다. 그가 이날 입은 옷은 투바 무속인이 입는 옷이다. 그는 러시아의 투바 공화국에 거주하는 투바인 무속인으로부터 의식을 거행하는 법을 배웠다.
모닥불을 피울 장작더미에 꼭 들어가는 장작이 하나 있다. 바로 하늘에서 벼락을 맞은 나무의 장작이다. 이 장작은 불로 통해 하늘과 땅을 서로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조촐하지만 제사상까지 마련되어 있다. 우유, 곡물, 소시지, 빵이 놓여있다. 막걸리 대신 우유를 사방에 뿌리고, 음식을 불에 태워 하늘에 공양하고, 마치고 큰 절을 올리는 모습 등에서 동양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자연과 모든 것에게 일체만물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도록 도와줄 것을 청하기 위해서 기도했다"라고 말했다. 희귀한 리투아니아인 페트라스의 무속행위를 영상에 담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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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서 서쪽으로 200km 떨어진 한 시골에 다녀왔다. 바로 이 먼 시골에 주로 옛날 기계들을 수집해 사설 박물관을 운영하는 리투아니아 사람 유스티나스 스토니스(68세)를 만나기 위해서다. 우선 그는 30여년간 빌뉴스 게디미나스 공과대학교 교수로 일을 하고 퇴임했다. 그 후 고향으로 내려가 그 동안 수집한 각종 옛날 기계 등을 전시해 사설 “고기계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는 지 10여년이 되었다.
3000평방미터 마당과 집안 곳곳에는 다양한 전시물이 놓여있다. 매일 방문자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가 빌뉴스에 강의하러가기 위해 집을 비워야 할 때는 “미안해요. 지금 외출 중이니 혼자 구경하세요.”라는 푯말을 붙여놓는다. 그는 “박물관은 무료 관람이어야 한다. 현금기기는 인생을 망친다.”라고 생각한다.
할아버지와 아버지대부터 모우기 시작한 것이 지금은 소장품이 7000여점에 이른다. 140년 된 감자 캐기 기계, 곡식알을 따는 기계, 원동기, 자동차 엔진, 농기계, 목재도구, 베 짜는 도구, 인쇄기, 계산기, 카메라, 트럭, 자동차 등 다양하다. 그의 뜻에 따르는 친구들이 그의 수집에 도움을 주고 있다. 1910년 세계 최초 트랙터 “Deutsch”, 최초 탈곡기 “Claas” 등은 외국 수집가들이 군침을 흘리는 소장품이다. 리투아니아 최초 공산당 서기장이 타고 다니던 볼가 차도 부르는 것이 값이지만, 그는 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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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 일이 있어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의 중심가 광장을 지나갔다. 가로수 보호대에 잠겨 있는 자전거가 시선을 끌었다. 자전거 전체가 하얀색으로 칠해져 있고, 두 바퀴엔 국화꽃이 꽂혀 있었다.
자전거 붙여져 있는 안내판을 보니 “사망한 자전거 이용자 추모”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비로 이 하얀 자전거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바로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사고로 사망한 사람들을 위한 추모하고, 리투아니아 도로 위 발생하는 참사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세워진 것이다.
지난 2007년 리투아니아 도로에서 사고로 자전거 이용자 73명이 사망했고, 569명이 부상당했다.
더욱이 겨울철엔 낮이 짧아 자전거 안전 운전에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반드시 전등을 확인하고 안전모자를 착용해야 한다. 특히 차 운전자와 자전거 이용자의 상호존중이 절실히 필요한 계절이다. 사망자를 추모하는 동시에 리투아니아이든, 한국이든 모든 자전거 이용자의 겨울철 안전 운전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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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일은 가톨릭 인구가 다수를 차지하는 리투아니아에서 ‘모든 성인의 날’이라 불리는 국가 공휴일이다. 리투아니아인들은 이날과 2일을 구별하지 않고 일반적으로 ‘벨리네스’라 부른다. ‘벨레’는 영혼, ‘벨리네스’는 ‘죽은 사람을 추모하는 날’을 뜻한다. 죽은 사람 영혼을 추모하는 이 풍습은 고대로부터 내려왔는데, 죽은 이들의 영혼이 특정 시점에 사후 세계를 떠나 가족을 방문하러 돌아온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한 해의 수확을 마친 뒤부터 시작해 10월 한 달 내내, 그리고 11월 첫 주에 절정에 이른다. ‘벨리네스’ 풍습은 14세기 말 기독교가 전래된 뒤 기독교적 의미가 추가되긴 했지만, 지금까지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을 기해 리투아니아인들은 고향을 찾아 가족과 함께 조상뿐만 아니라 친척, 친구 그리고 유명 인사 무덤을 방문한다. 우리의 추석 성묘를 연상케 한다. 우리가 ‘벌초’를 하는 것처럼, 무덤 화단에 흩어진 낙엽을 줍고 시든 화초를 뽑고 새것을 심는다. 대개 꽃이 활짝 핀 국화를 심는데, 이 때문에 살아 있는 사람에겐 국화꽃을 선물하지 않는다. 또 무덤에 바칠 꽃송이는 반드시 짝수로 하고, 죽은 사람 영혼이 어둠 속에 헤매지 않도록 촛불을 밝히는 풍습도 있다. ‘성묘’에 나선 이들은 긴 시간 말없이 촛불을 응시하며, 죽은 이의 선행과 일생을 되돌아보며 기도를 하곤 한다. 밤이 깊어갈수록 타오르는 촛불로 공동묘지는 그야말로 불야성을 이룬다.
20세기 초까지도 리투아니아인들은 11월 1일 밤 죽은 사람 영혼이 들어오도록 창문과 문을 활짝 열어놓는 풍습이 있었다. 또 죽은 이들의 영혼을 위해 침대를 마련하고 사우나실에 불도 넣었다. 영혼이 안전하게 들어올 수 있도록 개를 개집에 가두기도 했고, 영혼을 젖게 하지 않도록 물을 뿌리지 않았다. 영혼에 상처를 입힐까봐 예리한 물건들은 숨겼고, 영혼의 눈에 들어갈까봐 화덕에서 재를 꺼내지 않았다. 밤에 집에서 나가거나 가축을 밖에 내놓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 믿었다. 죽은 사람의 영혼이 그들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곤 고요함 밤에 들리는 바람 소리, 낙엽이 바스락거리는 소리, 나무나 문이 삐걱거리는 소리, 물이 튀기는 소리를 영혼이 오는 징표라 여겼다.
이어 영혼을 집으로 초대하고, 가족 건강과 풍년을 기원하면서 그들을 위해 기도한 뒤 침묵 속에 식사를 한다. 밥을 먹는 동안 음식이 바닥으로 떨어지면, 초대받지 못한 영혼을 위해 그대로 놓아둔다. 음식은 밤새도록 식탁에 놓아뒀다가 다음날 걸인들에게 나눠준다. 걸인들을 죽은 사람과 살아 있는 사람 영혼들 사이의 매개체로 믿었기 때문이다.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음식을 무덤으로 가져가 놓아뒀다고 한다. 이날 예고 없이 찾아오는 손님은 ‘음부세계’에서 보낸 사람으로 여겨 극진히 환대하고 접대하는 풍습도 있다.
우리나라의 추석성묘를 연상시키는 11월 1일 리투아니아인들이 ‘벨리네스’를 맞아 묘지를 찾는 모습을 영상에 담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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