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에 해당되는 글 4979건

  1. 2008.10.01 네덜란드는 튤립과 풍차의 나라가 아니다?
  2. 2008.10.01 빌뉴스에서 열린 환상적인 "센세이션" 2
  3. 2008.09.30 한국에는 없는 "한국 당근"을 즐겨 먹는다 5
  4. 2008.09.30 라트비아 학교 "당근" 자판기 도입 2
  5. 2008.09.30 통계로 본 블로거뉴스AD 참여자들 5
  6. 2008.09.30 고향 같은 부다페스트에서 사기당하다 2
  7. 2008.09.29 이런 국회의원 선거 포스터 어때요?
  8. 2008.09.29 발코니에 성큼 와버린 가을
  9. 2008.09.29 40도 경사 길을 거뜬히 올라가는 차
  10. 2008.09.29 프라하엔 개똥 전용 쓰레기통이 있다
  11. 2008.09.29 벼락 맞아 사망한 고등학교 졸업생 두 연인
  12. 2008.09.29 폴란드인들이 벼락을 피하는 법
  13. 2008.09.28 지붕과 벽에 수천 개 냄비가 주렁주렁 4
  14. 2008.09.28 행복은 내 안에 있소이다!
  15. 2008.09.28 남편이 설거지를 피하는 방법 3
  16. 2008.09.28 고양이 꼬리를 잘라버리는 이유 1
  17. 2008.09.28 모든 것을 알아맞히는 늙은 여인
  18. 2008.09.27 무덤을 닮은 리투아니아 개미집들 1
  19. 2008.09.27 유럽에서 동성애자를 만나다 3
  20. 2008.09.26 사치기사치기 사뽀뽀 유럽을 웃음바다로 9
  21. 2008.09.26 이탈리아에서 만난 삼륜차 1
  22. 2008.09.26 휠체어로 유럽 종단하던 최창현님을 만나다 2
  23. 2008.09.26 방문 안 하면 직접 찾아가는 박물관
  24. 2008.09.26 웃음꽃이 피어나는 리투아니아 양봉인들
  25. 2008.09.25 자작나무 껍질로 만드는 생활용품
  26. 2008.09.25 종이 없던 시절 어떻게 책을 만들었을까? 2
  27. 2008.09.25 고양이를 배려한 횡단보도
  28. 2008.09.24 고대 발트인의 색다른 불 만들기 2
  29. 2008.09.24 버려진 꽃의 아름다운 부활 3
  30. 2008.09.24 추분에 짚조각상 불태우기 2
기사모음2008. 10. 1. 08:26

"네덜란드는 튤립과 풍차의 나라가 아니다"라 한다면 이 세상 물정을 모르는 저 세상에서 온 사람이거나 최고의 무식쟁이로 놀림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일정부분 이것은 사실이다. 튤립과 풍차 없는 네덜란드는 속된 말로 앙꼬 없는 찐빵이나 다름없다. 

특히 튤립은 네덜란드 수출품목의 효자 중 효자이다. 봄이 되면 네덜란드 들판은 그야말로 튤립의 천하가 전개된다. 이 전형적인 네덜란드 꽃을 수많은 외국 관광객들이 몰려온다.

하지만 튤립의 본산지는 네덜란드가 아니다. 1612년 네덜란드 상인들이 터키로부터 이 튤립을 가져왔다. 당시 튤립이 전성기를 맞았고, 네덜란드인들은 직접 재배를 시도했다. 이 시도는 성공적이었다. 바로 튤립이 네덜란드 땅에서 아주 잘 자랐기 때문이다. 튤립은 곧 네덜란드에서 가장 인기 있는 꽃이 되었다.

풍차는 어떠한가? 풍차는 오늘날 네덜란드 풍경을 만드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16세기 풍차는 간석지가 될 호수에서 물을 퍼내는 데 사용되었다. 심지어 해면에서 밑으로 6터까지 물을 퍼내고 간석지를 만들었다.

하지만 풍차는 네덜란드의 발명품이 아니다. 최초의 풍차는 중국과 페르시아에 있었다. 이 나라는 곡식을 빻아서 가루를 만드는 데 풍차를 사용했다. 네덜란드는 풍차를 물을 퍼내고 나무를 자르는 데 활용했다. 1600년 무렵 선박제조용 목재를 자르기 위해 풍차를 흔히 사용했다.

이와 같이 네덜란드의 대표적 상징인 튤립과 풍차는 네덜란드에서 유래된 것이 아니다. 이들은 어느 날 네덜란드에 왔고, 네덜란드인들이 조금씩 자기 것으로 여기게 되었다. 그러므로 새로운 것 혹은 남의 것이라고 무조건 반대하기보다는 그것을 시도해보고 활용성을 찾아서 자기의 것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곧 남의 것을 이해하고 존중한다는 의미가 되겠다.

궁극적으로는 자기 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나라 대신 바로 그것을 상징하는 나라가 된다는 것을 네덜란드의 튤립과 풍차는 잘 말해주고 있다. (* 참고자료: Berr de Wit가 에스페란토로 번역한 "Ĉu tipe Nederlan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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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8. 10. 1. 07:09

“센세이션”(Sensation)은 2000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처음으로 열린 춤과 음악 축제이다. 이 축제는 보통 밤에 시작해 아침까지 이어진다. 수 만명이 거대한 경기장 같은 넓은 공간에서 모두 동일한 색의 옷을 입고 춤과 노래로 밤을 새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27일(토) “사랑의 나무”라는 주제로 이 행사가 리투아니아에서는 처음으로 수도 빌뉴스의 농구경기장에서 열렸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1만여 명이 참가했는데 한 마디로 환상적인 축제였다고 한다. 유럽의 새로운 문화 상징으로 뿌리내리고 있는 이 “센세이션”의 분위기를 alfa.lt에 게재된 사진과 유튜브 동영상으로 전한다. 2009년 리투아니아 국가이름 1000주년을 맞아 이 행사가 또 열릴 예정이다. 그땐 직접 현장 취재를 하고 싶다.

      ▼ 사진출처: alfa.lt / 사진촬영: Vytenis Petrošius / 더 많은 사진을 보려면 여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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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8. 9. 30. 15:43

라트비아 학교가 당근 자동판매기 도입을 추진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당근에 얽힌 소식 하나를 더 전하고자 한다. 리투아니아를 비롯해 발트 3국 사람들은 한국에는 전혀 없는 “한국 당근”을 즐겨 먹는다. 당근을 채썰어 후추, 카르다몬(cardamon), 설탕, 마늘, 식용유, 식초 등으로 버무려 샐러드처럼 만든다.

“한국 당근”이라 이름 지어진 이 음식은 고려인들이 한국 김치 맛을 내기 위해 비슷한 재료로 만들어 먹은 데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 사람들은 이 “한국 당근”이 한국에서도 즐겨먹는 유명한 음식으로 생각한다.

리투아니아에서 생산된 유리병에 보존되어 있는 “한국 당근”을 슈퍼마켓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또한 싱싱한 샐러드를 파는 곳에서도 “한국 당근”을 살 수도 있다. 슈퍼마켓 "IKI"의 수석 요리사는 “마늘이 많이 들어가고, 후추 등 매운 양념을 넣는 데서 한국이라는 이름이 들어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 사람들은 “한국 당근”을 꼬치구이를 먹을 때 즐겨먹는다. 어떤 사람들은 닭고기와 잘 어울린다고 한다. 어쩠든 한국에는 없는 이 “한국 당근”은 이곳에서 한국을 널리 알리는 데 일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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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투아니아 슈퍼에서 판매되고 있는 "MORKOS KOREJIETIŠKA" (한국식으로 만든 당근)

* 최근글: 화물과 택시 회사가 매춘반대에 동참 않는 이유
               미국 부통령, 우크라이나 여성들 세계 최고 미인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8. 9. 30. 14:28

9월 28일 BNS 통신에 따르면 라트비아는 학교에 조만간 당근 자동판매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보건부 관련부서는 이것을 제안한 회사와 협의 중이다. 라트비아 보건부는 이 당근 자동판매기야말로 학교에서 금지된 건강을 해치는 물품 자동판매기에 대한 완벽한 대체품이라고 판단하고 이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 (라트비아는 에스토니아와 리투아니아 사이에 있는 나라이다.)

아직 학생들이 자판기에서 사먹는 당근값을 얼마로 책정할 지 알려져 있지 않지만, 보건부 관계자는 80-90그램 당근이 한국돈으로 240-350원한다고 말했다. 일반 시중에서 즉석에서 먹을 수 있도록 준비된 250g 당근이 한국돈으로 1300원한다. 지금은 당근에 한해 추진하지만, 앞으로 작은 붉은 무도 판매할 예정이다. 라트비아 보건부는 학교가 당근 자판기를 도입하도록 적극 권장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 소식을 접한 후 사이다, 콜라 등 자판기가 없던 중고등학교 시절 목이 마르면 운동장 한편에서 콸콸 쏟아지는 수돗물을 먹던 시절이 떠오른다. 건강을 해치는 탄산수를 비롯한 즉석음식 대신에 이렇게 싱싱한 당근을 성장하는 어린이들이 먹을 수 있도록 자동판매기로 판매한다 것은 아주 참신한 생각이라 여겨진다. 그 성공여부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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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8. 9. 30. 09:39

지난 9월부터 1차로 선정된 블로거들이 블로거뉴스AD를 사용하고 있으며, 내일부터 2차로 선정된 블로거들이 활동할 것이다 모두 100명의 블로거들이 이 혜택을 받는다. 1차 모집에 미끄러진 후 선정된 50명의 블로그를 일일이 방문해 교훈을 얻고자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이제 2차 선정에 되고 보니 수만 명 중 선택된 100명의 블로그를 한 번 방문해보자는 마음이 굳히게 되었다. 방문에 그치지 말고 이들이 올린 글수, 조회수 등을 통해 분발의 계기를 삼고 또한 블로거뉴스AD 모집에 응하고자 하는 블로거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녹슨 수학적 뇌 부분을 깨워 비몽사몽간 통계를 내어보았다(기준시간: 빌뉴스 2009년 9월 29일 저녁 8시)

1. 조회수
전체 조회수가 공개되지 않은 18명을 제외했다. 82명 블로거의 전체 조회수는 2억6천만(260,424,056)이라는 놀라운 숫자로 나타났다. 블로거 한 명당 평균 조회수는 3,175,903이다. 가장 큰 조회수를 얻은 블로거는 “웅크린 감자”로 17,089,849이다. 이 뒤를 이어서 천만을 넘은 블로거는 “당그니”와 “한밤의 연애가 섹션”이다. “고수민”과 “몽구”도 천만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500만을 넘은 블로거는 “혜민아빠”, “사야까”, "솔라리스", "Boramirang", "미디어토시", "마래바", "dall-lee", “박형준”이다. 하지만 조회수가 블로거AD 선정을 절대적으로 좌우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나타냈다. 100만 미만 조회수를 가진 블로거가 14명이나 된다. 그러므로 조회수가 적다고 응모를 포기하지 마세요.
    
2. 글수
96명 블로거가 올린 전체 글수는 모두 53,715개이다. 이는 블로거 한 명당 560개 글을 썼다. 가장 많이 글을 쓴 블로거는 “익스트림무비”로 5,943개이다. 1,000개 이상 글을 올린 블로거는 “솔라리스”, “무릉도원”, “로빈”, “혜민아빠”, “como", "스테판", ”pcpinside“, "Boramirang"이다. 조회수와 마찬가지로 글수가 꼭 블로거AD 선정을 결정을 짓지 않는다. 21개에서 200개 미만 글을 올린 블로거가 25명이나 된다. 그러니 글을 많이 올리지 못했다고 해서도 포기해서는 안 되겠죠.

3. 글 하나당 평균 조회수
익히 알다시피 글수가 많다고 해서 전체 조회수가 많다는 것은 아니다. 수가 적더라도 좋은 글을 올려 높은 조회수를 얻을 수도 있다. 이 부문에서 “고수민”이 단연 돋보인다. 글 131개로 9,848,669 조회수를 올렸다. 그야말로 블로그의 홈런 제조기인 셈이다. 이어서 글 하나당 평균 조회수 2만 이상이 되는 블로거는 “한밤의 연애가 섹션”, “사야까”, “윤춘호”, “몽구”, “tvbodaga”, “북경반점”, “붉은매”, “당그니”, “Periodontist", "웅크린 감자"이다.

사실 이런 통계적인 수확보다는 100명의 블로거 보금자리를 직접 찾아가 잠시 머물면서 어깨 동냥을 한 것이 제일 큰 수확이었다. 앞으로 좋은 블로거들이 더 많이 나와 인터넷뉴스와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 일조하기를 기대한다. 나아가 새로 도입된 블로거뉴스AD가 정착되어 블로거들이 부담 없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기를 바란다.

* 블로거뉴스AD 참여 블로거 모집 응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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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년 9월 29일 현재 경이로운 조회수(17,089,849)를 기록하고 있는 "웅크린 감자"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8. 9. 30. 05:56

아래 글은 1996년 어느 가을날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일어난 일이다. 이런 일은 고금을 막론하고, 또 일어날 수 있으니 혹 있을 부다페스트 여행자들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다.
 
폴란드에 거주하면서 부다페스트에 가면 우선 내가 머무르는 날을 계산하여 대중교통표를 반드시 산다. 이 표는 한달, 일주일, 3일, 하루치 등으로 판다. 3일 이상 머무르면 일주일표를 사고, 10일 이상이면 머무르면 한달표를 산다. 이 표만 있으면 버스, 지하철, 전차 등 모든 시내 대중교통수단(물론 택시는 제외)을 무제한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번에도(1996년 가을) 나는 1년 전에 일주일표가 500포린트(헝가리 화폐단위)이었는데 물가상승을 고려하여 700포린트라고 적어져 있는 표를 일주일표라고 생각하고 샀다.

학교 일을 마치고, "영웅광장" 근처에 있는 유고슬라비아 대사관의 근무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시간도 있고 해서 지하철 1호선을 탔다. 이 지하철은 19세기에 지어졌으며, 부다페스트의 명물 중 하나이다. 몇 정거장을 지나는 데 느닷없이 검표원이 나에게 표를 보여 달라고 한다. 나는 일주일표를 갖고 있으니, 문제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표를 보여주었다. 아니, 그런데 이 표는 어제까지 유효한 3일표라 한다. 나는 사정을 말했지만, 꼼짝없이 벌금을 물어야 했다. 내가 헝가리의 물가상승을 너무 낮게 평가하였고, 그리고 자세히 확인하지 않은 것이 실수였다.

유럽의 대부분 나라들은 우리나라처럼 운전사를 통해서 요금을 직접 내지 않고, 어느 문이든지 타서 산 표를 천공기나 승차시간을 찍는 기계를 이용하여 유효화시켜야 한다. 검표원에 걸리지 않으면, 공짜로 탈 수 있겠지 하고 탔다가는 이렇게 낭패를 당하는 수가 많다. 특히 관광 철에 검표원들이 벌금을 부과하는 장면들을 여기저기 볼 수 있다. 이들 검표원들의 주된 대상은 바로 피부색이 다른 동양인들이다. 벌금은 1회 승차요금보다 수십 배하므로 조심해서 미리 표를 사는 것이 최고의 묘방이다.

기분도 좋지 않아 대사관에 가는 것을 포기하고 무조건 밖으로 나와 걷기 시작했다. 서서히 어둠이 오고 가로등도 하나 둘씩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인적도 그리 많지 않다. 이 길은 여름이 되면 관광객이 무척이나 많이 다니는 곳이다. 바로 "영웅광장"에서 오페라극장으로 이르는 길이다. 이런 곳에서는 완전히 당했다. 여러 해 동안 유럽에서 생활하면서 말로는 자주 들었지만,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일을 당하고야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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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다페스트 영웅광장 (사진출처: budapest-tourist-guide.com)

한 50대 정도로 보이는 사람이 앞에서 나에게 다가와 자기 지갑을 보여주면서 영어로 환전을 하지 않겠냐고 물어왔다.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자기 지갑을 보여주는 것이 좀 마음에 걸렸다. 이러한 순간 앞쪽에서 검은 코트를 걸치고 손에는 무전기(사실 나중에 자세히 보니 핸드폰이었음)를 들고 무엇인가 이야기를 나누면서 빠른 걸음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건장한 두 사람이었다. 그들은 능숙한 영어로 "경제담당 특수경찰"이라고 소개하고 신분증까지 내밀면서 "여권검사"하려고 하니 여권을 보여 달라 했다.

내 옆에 있는 50대 남자는 순순히 여권을 제시했다. 이상한 느낌을 받았지만, 분위기상 내 여권을 내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들은 친절하게 불법적으로 환전을 하지 말 것을 충고하면서 나를 안심시켰다. 바로 여기서부터 문제이었다. 그들이 내 여권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들은 구석진 곳으로 나와 그 남자를 데리고 갔고, 그 남자는 얌전히 자기 지갑을 보여주었고, 그들은 여기저기 뒤지면서 위폐를 찾는 시늉을 했다. 그리고 나에게 지갑을 보여 달라고 했다.

직감적으로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구나 생각했다. 나는 어두운 곳에서는 보여줄 수 없다고 우기고, 더 밝은 곳으로 가자고 했다. 다시 한 번 경찰신분증을 보여 달라고 했다. 그들은 계속 친절한 척하면서도 위협적인 말을 했다. 나는 어떻게 해서라도 그들 마음을 거슬리지 않고, 지금 그들 손에 있는 내 여권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갑을 손에 꼭 잡고 1달러짜리가 10개 정도가 있는 부분을 보여주면서 돈이 없다고 했다.

그들 중 한 명이 나에게 자연스럽게 얘기하는 가운데 다른 한 명이 내 지갑을 다시 한 번 살펴보고 있었다. 나는 시선을 지갑에서 떼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비로소 그들은 여권을 돌려주었고, 다시 한 번 나에게 길거리에서 환전하지 말라고 충고했다. 돌아오는 길에 이들에게 당하지 않았다고 나는 회심의 미소까지 지었다.

집에 돌아와 지갑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1달러 사이에 끼워져 있는 100달러 지폐가 없어졌다. 다행히 그들은 100길드(네덜란드 화폐단위) 지폐를 보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이 돈으로 무사히 폴란드로 돌아올 수 있었다. 내가 느낀 것처럼 그들 셋은 결국 혼자 다니는 외국인들의 지갑을 지능적으로 터는 사기꾼이었다. 고향 같이 늘 푸근한 부다페스트에서 이런 일을 당해서 더욱 마음이 아팠다.

지금은 동유럽 어느 곳에서도 암시장에서 환전할 필요가 없다. 시내 곳곳에서는 합법화된 사설환전소가 많다. 여러 곳을 다녀보고 가장 좋은 환율을 제시하는 곳에서 바꾸는 것이 현명하다. 길거리에서 경찰신분증을 제시하면서 여권 검색하는 일은 나에겐 지난 4년 동안 딱 한 번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이날 가짜 경찰에 걸려들었던 것이다. 특히 으슥한 밤거리에서 있었다면 십중팔구로 이들은 외국 관광객(특히 동양인)들을 노리는 가짜 경찰들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이들을 경계해야 하고, 저녁이나 밤에는 혼자 다니는 것을 피해야 한다.

* 관련글: 건물 1층이 3층에 위치한 부다페스트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8. 9. 29. 16:39

오는 10월 12일 리투아니아는 총선을 치른다. 2주일도 채 남지 않았지만 그다지 선거분위기를 느낄 수가 없다. 한국에는 그 흔한 현수막마저도 없고 길거리 유세도 없다. 골목마다 지켜 서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표를 부탁하는 운동원들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아주 가끔 선거 사무실에서 집으로 전화가 걸려왔다.

지난 일요일 시내를 산책하면서 “아하, 선거가 있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 바로 길거리에 세워진 선거 포스터 게시판이었다. 한국의 선거 포스터는 모두 일률적인데 리투아니아는 다양하다. 보아하니 중앙 선거관리 위원회가 일률적으로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정당이 직접 제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의 선거 포스터는 얼굴사진과 기호, 소속정당, 이름 그리고 핵심 구호가 적혀 있다. 이런 선거 포스터를 보면서 늘 한 생각이 떠오른다. 나라를 이끄는 국회의원을 뽑지 미녀 미남을 뽑는 선발대회 포스터가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큼직한 얼굴보다도 핵심 정책이 더 확연히 들어나 후보자의 얼굴이 아니라 정책으로 국회의원을 뽑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선거 포스터였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리투아니아의 선거 포스터에도 우리나라처럼 대부분 얼굴이 큼직하게 들어가 있거나, 소속 정당의 총재와 함께 찍은 사진이 들어가 있다. 어떤 포스터엔 장문의 글이 들어가 있어 과연 누가 저것을 끝까지 읽을 것인가라는 의문이 든다. 이 다양한 선거 포스터 중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이 있었다.

바로 소방관 옷을 입은 남자 어린이와 의사복을 입은 여자 어린이였다. 당연히 국회의원 피선거권이 이들의 사진 어떻게 있을까? 이 선거 포스터는 이 정당이 지향하는 가장 핵심적인 정책을 담고 있고, 이 어린이들은 이들 정책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러한 정당 투표를 부탁하는 선거 포스터에도 보통 당 총재의 얼굴이 크게 부각되는 데 위의 경우엔 없다. 여태껏 기다렸던 선거 포스터를 보는 듯해 기뻤고, 그 참신성에 감탄했다.

한국도 일률적인 얼굴 선거 포스터를 탈피해 다양한 선거 포스터를 꾀해볼만 하지 않을까? 미인 선발 포스터와 같은 선거 포스터를 가감이 버리고 정책으로 승부를 걸도록 도와주는 포스터를 지향했으면 좋겠다. 여러분들 생각은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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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 총재의 얼굴을 넣지 않은 정당 투표 선거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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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거 포스터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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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 총재(남)와 나란히 찍은 사진을 넣은 선거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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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보자 얼굴 사진이 끔직하게 들어간 선거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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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문의 글이 들어간 선거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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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짓굿은 사람이 벌써 콧수염을 그려넣은 선거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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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력측정도를 활용한 선거 포스터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8. 9. 29. 11:35

오늘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를 산책하다가 유난히도 붉게 물들어있는 발코니 하나를 보게 되었다. 9월 중순 이상기온으로 영상 2-5도의 날씨가 여러 날 지속된 결과인 듯하다. 이렇게 빨리 가을이 와버리다니 놀랍고 당황스러웠다. 이와 같이 빠른 춘하추동 변화를 지켜보고, 또한 이룬 것이 별로 없는 삶을 돌아보건대 한 순간이라도 더욱 보람있게 살아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좋은 결실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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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8. 9. 29. 08:57

리투아니아에는 산이 거의 없다. 최고 높은 산이 300미터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북동지역에는 구릉지대가 많아 경사가 심은 곳이 더러 있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이런 경사진 곳을 올라가도 차가 더 이상 못 올라가면 어떻게 하지 괜한 걱정을 해보기도 한다. 이럴 때 생각하는 차가 있다. 바로 폴크스바겐이 생산하고 있는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인 투아렉(touareg)이다.

지난 해 리투아니아 모터쇼의 단연 인기는 40도 경사 길을 거뜬히 오르고 내리는 투아렉 운전 시범이었다. 이 모습을 영상에 담아보았다. 배경 음악은 안드류스 마몬토바스(Andrius Mamontovas)의 노래 "사랑은 자유로워"(Meilė laisva)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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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8. 9. 29. 06:38

녹지대가 많은 리투아니아의 수도 빌뉴스 도심엔 개주인들이 개똥을 그대로 방치해 도시 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보는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고 있다. 시청은 개똥 봉투를 구입할 것을 권유하지만, 제대로 실행되지 않고 있다.

한편 체코의 수도 프라하는 도심의 이러한 골치거리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공원에 개똥을 담을 수 있는 봉투와 함께 전용 쓰레기통을 설치해 두고 있다. 빌뉴스와 대조적이라서 퍽 인상적이다.

빌뉴스도 이 제도를 도입했으면 좋으련만...... 개똥 없는 말끔한 공원에서 딸아이와 함께 마음 놓고 산책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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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글: 개똥 전용 쓰레기통과 벌금 40만원
               프라하 식당에서 바가지 안 당하는 법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8. 9. 29.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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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호주와 태국의 문화교류 프로그램 행사로 폭포를 관광하다가 호주인과 태국인이 벼락을 맞아 사망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했다. 이곳 유럽에서 종종 벼락 사망사고가 일어난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지난 7월 초 고등학교 졸업기념 행사에 참가한 두 연인이 벼락을 맞아 사망했다.

고등학교 졸업을 기념하기 위해 학생들은 야외에서 텐트를 치고 주말을 보내고 있었다. 이날 저녁 갑자기 소나기를 동반한 번개와 천둥이 쳤다. 일부는 근처에 있는 건초 곳간으로, 일부는 자동차로 피신을 했다. 하지만 연인인 남녀 한 쌍은 피하기는커녕 들판으로 달려갔다.

그 후 이들은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았고, 친구들은 이들을 찾았지만, 어두워서 포기하게 되었다. 이튿날 이들은 야영장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들판 끝에서 시체로 발견되었다. 바로 벼락의 희생양이 되었다. 이처럼 불의의 사고로 인해 사망한 모든 이들의 명복을 빈다.

관련글: 폴란드인들이 벼락을 피하는 법

* 번개 사진출처: phot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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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철 이렇게 소나기가 종종 쏟아진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8. 9. 29. 02:19

어느 해 봄철 폴란드 남부지방에서 살면서 적은 글입니다:

벚꽃나들이를 얼마 전에 갔다 온 것 같은 데 벌써 티셔츠 입은 사람들이 많을 정도로 한국은 봄인가 싶더니 여름이 되어 버렸다. 이곳 폴란드 날씨는 밤에는 섭씨 5도에서 10도이고, 낮에는 20도에 육박하는 아주 더운 날씨이다. 

작년 이맘 이곳에는 이상 하리 만큼 비가 자주 내렸는데 지속적으로 오는 것이 아니라 여름날 소나기처럼 잠깐이나 몇 시간동안 내리고 그쳤다. 그러나 많은 번개와 천둥을 동반하는 비었다. 정말 이렇게 잦은 번개와 천둥을 겪어본 것은 처음이었다.

얼마 전 낮은 구릉지 위에 숲으로 둘러싸여 있는 옆 마을에 사는 마음씨 고운 크리쉬 (크리스티나의 애칭) 아줌마를 방문했다. 농장을 산책하면서 아주 오래된 벚꽃나무의 큰 가지가 찢어져 땅으로 곤두박질해 있는 것을 보고 그 이유를 물었더니 며칠 전 내리친 벼락 때문이라고 했다. 번개 중에서 땅으로 떨어지는 번개를 벼락이라 한다.

다른 세상 사람들처럼 이곳 사람들도 모두 번개를 무서워하고 있다. 크리쉬 아줌마는 번개에 읽힌 이야기들을 너무나 실감나게 이야기를 해주었다. 여기에 한 두 가지를 알리고, 이들이 어떻게 하늘이 내리는 벌인 이 벼락으로부터 오는 재앙을 피하는 방법을 알려드리고자 한다.

......
어느 화창한 봄날 집 근처 밭에서 할머니가 밭을 매고, 손녀는 옆에서 흙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천둥과 번개가 치고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할머니는 좀 있으면 그치겠지 하고 숲에서 비를 피했고, 손녀보고는 집으로 빨리 가라고 했다. 손녀는 비를 맞으며 집으로 달려갔는데, 바로 집 앞에서 벼락이 그만 그녀를 습격하고 말았다. 찰나에 그녀는 검은 미라가 되어버렸다.

한 농부가 말 두 마리를 끌고 밭을 갈고 있었다. 갑자기 저 멀리서 천둥이 치고 번개가 번쩍거렸다. 곧 비가 왔지만 그는 계속 쟁기질했다. 벼락은 두 말과 쟁기를 연결하는 쇠막대기에 내리쳤고, 이내 두 말은 히힝~소리도 한 번 내지 못하고 꼬꾸라졌다. 그리고 벼락은 그 쇠막대기를 따라 그의 심장마저도 강타하고 말았다.

바로 얼마 후 크리쉬의 남편인 발데크씨가 저녁 무렵 마당을 쓸고 있었다. 갑자기 비가 내렸다. 천둥 굉음이 들리자마자 벼락은 발데크씨로부터 2-3m 떨어진 건초보관 곳간 위로 내리쳤다. 이내 곳간에 연기가 치솟았다. 집에는 큰 소동이 일어났다.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다. 불을 끄고 곳간 한 구석에 있는 돼지 막사에 가보니 돼지 한 마리가 이유 없이 절고 있었다. 생각해보니 바로 그 벼락은 개는 건초더미를 뚫고 아래로 내려와 돼지막사를 통해 밖으로 빠져나가는 사이에 그만 이 돼지의 뒷다리를 약하게 쳐버렸다.
......

이렇게 많은 벼락 사고를 들으면서 이곳 시골 사람들은 벼락을 세 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마른 벼락, 불 벼락, 물 벼락이다. 마른 벼락은 굉장한 천둥 굉음 후에 생기고, 부딪히면 부수고 죽이고 상처를 내지만, 불을 내지 않는다. 불 벼락은 갑자기 내리치고 순식간에 불바다로 만든다. 물 벼락은 불을 내지 않고 그냥 부딪치고 사라진다. 이 중 불 벼락이 가장 강력하고 위험한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대대로 전해지고, 벼락에 대한 주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피뢰침이 없는 이곳 시골에서는 천둥이 치면 일손을 모두 놓고 자기 집이나 인근 가까운 집으로 피한다. 우선 모든 창문과 문을 닫고 전기코드를 뽑고, 성모 마리아상과 촛불을 창틀 위에 놓고 함께 기도한다. 이곳 사람들은 대대로 이 성모상과 촛불이 벼락을 몰아내고 재앙을 막아준다고 굳게 믿고 있다.

그리고 이들은 번개와 천둥이 사라진 다음 하늘 위해 아름답게 떠있는 무지개를 바라보며 어느새 벼락 공포에서 벗어나 이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찬탄하면서 다시 평화롭게 일을 시작한다고 한다.

* 관련글: 인어 여인 왜 검과 방패 들었나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8. 9. 28. 18:43

라트비아와 접경지대에 있는 리투아니아 소도시 자가레시의 동서를 가로지르는 거리를 지나가다 보면 낡은 냄비들이 빽빽이 주렁주렁 걸려 있는 이색적인 가옥이 눈에 확 들어온다. 이 가옥의 주인은 에드문다스 바이출리스(49)이다. 그는 10여년전부터 알루미늄 냄비를 모아 자신의 목조가옥 외벽과 지붕에 붙이는 별난 취미를 갖고 있다.

그는 “어느날 집에 있는 더 이상 쓸모없는 알루미늄 냄비를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하다가 벽에 걸어놓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고 말한다. 그 뒤 냄비가 생기는 족족 벽에 못질을 해 붙였다. 이 기괴한 모습에 주위 사람들이 구경을 오고 또 자신들의 냄비를 기증하거나 팔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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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가옥은 이제 ‘옥외 냄비박물관’을 방불케 한다. 초라한 목조가옥이 이 지방의 관광명소로 변했다. 걸려 있는 냄비의 개수를 묻자 그는 “나도 모른다. 수집가는 수집된 물품의 개수를 헤아리지 않는다”고 답했다. 적으면 실망해서 중도에 포기할 수도 있고, 많으면 만족해서 그만해야겠다는 마음도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개수를 헤아리지 않는 것이 진정한 수집가의 태도라는 설명이다.

그는 다양한 옛 물건들도 모은다. 그의 살림집 안으로 들어가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수세기 전 과거로 회귀하는 느낌이 든다. 옛 사람들이 사용하던 촛대, 종(鐘), 동전, 차주전자를 비롯해 마당 앞 개울에서 발견한 석기시대 돌도끼, 고대시대 팔찌, 1700년대 주화 등 진귀한 물건이 즐비하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8. 9. 28. 14:42

리투아니아인들이 좋아하는 민담 하나를 소개한다.

옛날 한 왕이 살고 있었다. 그는 언제나 슬픔에 잠겨 그만 슬픔의 병에 걸리고 말았다. 어떤 약도 그의 병을 고칠 수가 없었다.

어느 날 왕은 온 나라의 모든 현자(賢者)들을 모아놓고 그의 병을 고치는 사람에게 왕국의 반(半)을 주겠다고 약속하였다. 

현자들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왕이 어떤 병에 걸렸는지조차도 알 수가 없었다. 그러니 병을 고치는 약을 처방하기란 더더욱 불가능하였다.

이에 긴 침묵을 깨고 한 현자가 자신의 생각을 조심스럽게 말하였다.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을 찾아내어 그 사람의 윗옷을 전하께서 입으시면 병이 곧 나아져 만수무강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의 말을 들은 왕은 크게 기뻐하여 당장 병사들을 전국으로 보내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을 찾도록 명을 내렸다.

병사들은 전국 방방곡곡을 헤맸지만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들은 세상을 돌아다니면서 무수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어느 한 부자는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넓은 땅을 소유하면서도 건강과 기력이 더 없다고 한탄하면서 자신은 몹시 불행하다고 대답하였다.  

한 건강한 사람은 가난과 어려움에 빠져 신음하고 있었다.

대가족을 거느린 한 아버지는 자식들에게 줄 빵이 불충분하다고 울먹였다.

자식이 없는 부모는 아이를 갖지 못한 것에 한스러워했다.

결국 병사들은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과 그의 옷을 찾지 못하고 빈손으로 왕궁으로 돌아왔다. 그들의 말을 들은 왕은 더욱 더 병이 깊어져 갔다. 아무도 더 이상 그를 도와주지 못하였다.

어느 날 왕자가 저녁 늦게 산책을 나섰다. 부왕(父王)의 원인 모를 병으로 슬픔에 잠긴 그는 왕궁으로부터 멀리 벗어났다. 그는 ‘어떻게 부왕을 도와줄 수 있는가‘하는 생각에 늘 잠겨 있었다. 한 오두막을 지나가면서 그는 우연히 안에서 흘려 나오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와, 얼마나 좋은가! 오늘 즐겁게 하루 일을 마치고, 먹고 마시고, 이제 잠자리에 드니, 나는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이야!”

이 소리에 왕자는 기뻐 펄쩍 뛰었다. 그는 급히 왕궁으로 돌아와 서너 명의 병사들과 함께 다시 그 오두막 사립문에 도달하였다.

그는 병사들에게 안으로 들어가 그 사람의 윗옷을 청하고 달라고 하는 대로 그 옷값을 지불하도록 명령하였다. 이에 병사들은 집안으로 들어가 자기들이 무엇을 원하는 지를 말하였다.

하지만 왕자가 ‘진정으로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한 그 사람은 사실 윗옷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았고, 왕에게 줄 수도 없는 처지였다.

* 리투아니아 에스페란토 협회 기관지인 “Litova stelo”에 게재된 글을 초유스가 번역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8. 9. 28. 07:33

오늘은 슬로바키아의 농담을 소개한다. 슬로바키아는 체코, 폴란드, 우크라이나, 헝가리, 그리고 오스트리아와 접해 있다. 수도는 브라티슬라바, 인구는 540만명이다. 1993년 체코 공화국과 평화롭게 분리되어 독립국가가 되었다.

* 음악회엔 맥주가 없으니까

- 크로츠씨 왜 계속 술집에 앉아 있습니까?
- 음악이 있기 때문입니다.
- 차라리 음악회에 가시지 않고서요?
- 그곳에는 맥주가 없습니다.

* 여자들 때문에

- 너는 여자들을 좋아하지 않니?
- 왜 내가 그들을 좋아하지 않겠어?
- 그렇다면 왜 너는 늘 부부싸움을 하니?
- 바로 여자들 때문이야!

* 남편이 설거지를 피하는 방법
- 나는 네가 왜 그렇게 비싼 식기 한 벌을 아내에게 사주었는지를 이해할 수가 없어.
- 그것은 전술이고, 좋은 투자지. 요즈음 내 아내는 내가 새 것을 깨뜨릴 수 있다고 불안해하므로 나에게 더 이상 설거지를 시키지 않아.

* 여자와 불운의 관계
맥주잔을 앞에 두고 한 남자가 깊은 생각에 빠져 있다.
- 어떤 사람에게는 여자들이 줄줄이 달라붙고, 어떤 사람에게는 불운이...... 하지만 끝내는 둘 다 같은 일인 데......

* 카드놀이가 무의미한 이유
셋 사람이 모였는데 카드놀이 하기 위해서는 한 사람이 더 필요했다. 그들이 카를로에게 전화하기를:
- 이봐, 친구, 어서 와. 카드놀이 하게.
- 난 더 이상 카드놀이 안 해. 잃으면 부부싸움 터지고, 따면 아내가 빼앗아가니까, 도대체 노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어?

* 내 아내는 달력을 넘기지
친구가 친구에게 불평하기를:
- 내가 집에 돌아올 때마다, 아내는 화가 난 얼굴로 늘 시계를 쳐다본다고.
- 그것은 아무 것도 아니야. 내가 집에 늦게 돌아올 때마다, 아내는 달력을 넘기기 시작한다고......!

* 늙어감의 증거
- 우리 친구 요한이 벌써 늙어버렸어.
- 왜 그렇게 생각해?
- 그가 점심 먹으러 갈 때 잘 봐. 그는 우선 음식차림표를 보고 나중에야 여종업원을 본다고.

* 9살에게 면도기를 생일선물로
- 너 생일선물로 무엇을 받았니? - 야넥이 친구 미렉에게 묻는다.
- 전기면도기.
- 뭐? 너 겨우 9살이야!
- 내가 필요할 때까지 아빠가 사용할거야.

* 잔꾀에 버려 용돈타기
- 아빠, 탁자 밑에 떨어진 저 5코루나짜리 동전 내가 가져도 된다고 말했지?
- 그래.
- 아빠 나한테 3코루나 빚지고 있어. 왜냐하면 그것은 2코루나이기 때문에.

* 결혼전엔 늘 숲 속에서 차가 고장났는데
부부가 자동차로 숲 속으로 가고 있다. 갑자기 부인이 울먹이기 시작한다.
- 여보, 무슨 일이야? - 라고 남편이 묻는다.
- 당신이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아서...... 결혼하기 전엔 늘 이곳에서 당신 차가 고장이 났는데......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8. 9. 28. 07:32

1990년 6월에서 8월까지 불가리아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 당시 불가리아에는 아직 공산당이 정권을 잡고 있었지만, 반공산주의 시위가 도처에 일어났다. 수도 소피아(Sofia)에서는 “붉은 책”들을 거리에 내다버리는 장면과 제2의 도시인 플로브디브(Plovdiv)에서는 한 청년이 공산당 건물에 기어 올라가 공산당기를 내리는 역사적인 장면을 카메라에 담기도 했다.

그때 거의 모든 불가리아 도시들을 방문했는데 가장 인상 깊은 도시는 바로 중부에 위치해 있는 가브로보(Gabrovo)라는 작은 도시였다. 이 도시에 무슨 유명한 사적지나 관광지가 있어서가 아니라 바로 이곳에 사는 사람들의 재치와 농담에 반했다. 3일간 머물렀는데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곤 거의 웃고 보낸 시간들이었다. 친구들이 모여 쉬지 않고 농담들을 주고받는데 정말 귀가 찰 정도였다.

이곳 사람들은 바로 “농담과 풍자 박물관”을 크게 지어 놓고 이와 관련된 각종 전시물을 갖추고 찾아오는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이들은 한 마디로 인색하고 농담 잘 하는 사람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기차나 버스를 타고 옆에 앉은 사람이 가브로보 출신이면 그 여행은 지루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웃음보가 터지는 여행임에 분명할 것이다.

우선 외부인들이 이 가브로보 사람들에게 제일 많이 묻는 것이 정말 그곳 사람들이 고양이 꼬리를 자르는 지, 밤에 시계를 정지시켜 놓는 지, 자기 손님을 옆집에 맞이하는 지 등이다. 이러한 질문 공세에 이들은 마음 상하기는 커녕 능청스러운  대답과 아울러 최신 농담들을 소개까지 한다고 전한다.   

이 지역에는 예부터 자원이 풍부하지 않아 끼니를 해결하려면 악착같이 일을 해야 한다. 한 푼도 아껴야 하고, 어떤 방면이든지 가장 경제적이고 효과적이며 이익을 주는 방법을 찾다보니, 이것이 바로 이들의 생활 강령이 되었고, 이들 성격에 나타나게 되었다고 한다. 아래 구절은 바로 이러한 가브로보 사람들에 대한 외부인들의 말이다.

... 겨울에 열린 문으로 고양이가 잽싸게 드나들고 방안 열기가 밖으로 빨리 새나가지 않도록 고양이 꼬리를 잘라버린다.
... 밤에 시계가 헛되게 작동하지 않도록 정지시켜 놓는다.
... 말에게 녹색 안경을 씌워 여물통에 놓인 톱밥을 풀로 알고 먹도록 한다.
... 이웃 집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려고 털신을 신고 춤을 춘다.
... 담뱃불을 붙이면서 다음에 또 사용하기 위해 성냥개비를 둘로 부러뜨린다.
... 아내가 모피 옷을 사달라고 조를 때 거절할 명분을 찾기 위해 동물보호협회에 가입한다.
... 물건을 살 때, 점원이 가장 최근 신문으로 그것을 싸주기를 몹시 원한다.
... 암탉이 알을 놓은 후 둥지에 계란이 없음을 보고 곧 다시 다른 알을 놓도록 하기 위해 둥지 밑에 구멍을 내고 포대를 달아놓는다.
... 생선을 먹을 때 생선뼈를 모아 이쑤시개로 사용한다.
... 방을 구할 때 창문 옆에 가로등이 있는 지를 늘 확인한다.
... 손님들을 기꺼이 맞이하지만 이보다 더 기꺼이 손님과 작별한다.
... 더 오래 쓸 수 있도록 몰래 아내 화장분(粉)에 밀가루를 넣는다.
... 최신 부채를 사면, 빨리 닳지 않도록 얼굴을 향해 부채질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얼굴을 부채 위에서 좌우로 흔든다.
... 해변에 있으면, 바다로 들어가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순간 다른 사람이 그들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물에 빠지면 먼저 구조가 유료인 지를 확인하고 그 다음에 도움을 요청한다.
... 해변에서 1원을 잃어버리면, 그것을 찾기 위해 모래사장 전체를 체로 칠 준비가 되어 있다.

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8. 9. 28. 06:50

리투아니아의 민화 한 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옛날 한 오두막집에 늙은 여인이 혼자 살고 있었다. 아무도 그녀에게 일을 주지 않았고, 그녀는 더 이상 먹을 것이 없었다. 어찌하면 좋을까? 어느 날 밤에 그녀는 일소들이 풀을 뜯고 있는 목장으로 갔다. 그녀는 한 부유한 지주의 일소 몇 마리를 골라 멀리 숲속으로 내몰아 숲이 우거진 곳에 놓아두었다. 아침에 그 지주의 일꾼들이 저기저기 소를 찾았지만, 아무 곳에서도 발견하지 못하였다. 이에 이 여인은 만나는 마을 사람들에게 말하기 시작하였다.
- 그 소들이 지금 어디 있는지를 나는 책을 보고 알 수가 있어.
사람들을 통해 그 지주 부부도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들 부부가 이 여인을 방문하였다. 지주 부인은 빵 반조각과 고기 조각을 그리고 지주는 0.5루블을 갖고 와서 이 여인에게 주면서 소들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려줄 것을 부탁했다. 이 여인은 연기로 검어진 한 오래된 책을 천장에 있는 책장에서 꺼냈다.
- 도둑들이 그 소들을 저 숲이 우거진 곳으로 몰아 그곳에 놓아두었습니다. 그곳에서 가서 찾으세요.
지주는 가족들과 함께 그곳에 가서 소들을 찾았다. 벌써 먹을 것이 생겼으니, 이 늙은 여인에게는 좋은 일이었다. 일주일 후 그녀는 다른 지주의 말들을 어느 건초장으로 몰고 가 묶어놓았다. 그 지주 부부는 이 말들을 찾지 못해 스스로 그녀를 찾아와 물었다. 그녀는 같은 방법으로 책을 꺼내 말이 저 건초장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지부 부부는 자신의 말들을 찾았고, 후하게 그녀에게 답례하였다.

이후 주위 모든 사람들이 그녀가 모든 것을 알아맞히는 사람이라고 말하였다.
어느 날 인근 대지주의 다이아몬드 눈을 가진 금반지가 사라졌다. 대지주는 이 여인이 다른 사람들에게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준다는 사실을 들었다. 그는 청지기를 보내 이 여인을 자신의 저택으로 모셔오도록 했다. 그러나 그녀는 이 반지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했기 때문에 가고 싶지 않았다. 이에 청지기는 말하였다.
- 만약 당신이 가지 않으면, 대지주는 체벌을 가할 것입니다.
어찌 하리. 그녀는 마차에 올라타고 갔다. 도착하여 그녀는 대지주에게 말하였다.
- 어르신, 금방 말할 수가 없습니다. 3일 동안 어르신네 집에 머물러야 합니다.
그 대지주는 동의하였다.
- 머물러요. 어디 있는지만 말하면 됩니다!
그녀는 대답하였다.
- 제가 말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체벌을 받지 않기 위해서 어떻게 시간을 벌 것인가만 궁리하였다.
하인, 살림꾼, 요리사 셋이서 그 반지를 훔쳤다. 하인이 반지를 꺼내 살림꾼에게 건네주었고, 살림꾼은 다시 요리사에게 건네주었다. 이들은 이 여인이 반지가 어디에 있는지를 정말 말할까봐 벌써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하루가 지났다. 맛있는 음식과 음료수가 이 여인에게 제공되었다. 저녁식사 후 그녀는 말하였다.
- 벌써 하나!
이는 벌써 하루가 지나갔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이 말에 그곳에서 일하고 있던 살림꾼은 하나가 한 사람의 도둑을 뜻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녀는 금방 요리사와 하인에게 이 여인이 주인에게 우리를 밀고할 것이라고 말하였다.
이틀이 지나갔다. 저녁에 요리사는 이 여인이 자신도 추측할 것인지를 듣기 위해 갔다. 이 여인이 침대에 눕자 말하였다.
- 벌써 둘(이틀).
요리사는 급히 하인에게 달려가 일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고 말하였다. 하지만 하인은 아직 믿으려고 하지 않았다.
- 기다려봐. 내일 저녁에 내가 가서 그녀가 나도 추측하는지 알아볼게.
사흘이 지나갔다. 이 여인은 저녁식사를 하고 식탁에서 벌떡 일어나면서 말하였다.
- 셋(삼일).
하지만 하인은 그 말에 그녀가 세 번째 도둑을 추측했다고 알아들었다. 그는 다른 두 사람에게 달려가 말하였다.
- 우리에게 아주 나쁘게 되었어. 그녀가 나도 추측하였단 말이야.
그들은 생각에 잠겼고 서로 의견을 나누었다.
- 내일 우리들은 대지주에게 넘겨질 것이야. 어떻게 하면 좋을까? 오늘밤에 아직도 우리를 구할 수 있어. 그녀가 자기 전에 곧장 가자. 그녀가 밀고하지 않도록 해야 돼.
그들은 곧장 가서 문을 두들겼다. 이 여인은 이들을 들어오도록 했다. 그들은 그녀의 손에 입맞춤을 하면서 밀고하지 말 것을 간청하였고, 각각 100루블을 줄 것을 약속하였고, 주인나라의 체벌로부터 구해줄 것을 간절히 부탁하였다.
처음에 그녀는 무슨 영문인지 몰라 어리둥절하였다.
- 도대체 무엇이 어디에?
그들은 그녀에게 반지를 보여주었다. 그녀의 눈이 빛나기 시작하였다. 그녀는 즉시 묻기 시작하였다.
- 칠면조 중에 튀는 놈이 있나?
- 한 칠면조가 아주 다양한 색깔의 깃털을 갖고 있습니다 - 라고 살림꾼이 대답하였다.
- 그 놈을 잡아 이리 대령하여라 - 라고 그녀는 명령하였다.
그녀는 요리사에게 콩가루로 반죽을 만들 것을 명령하였다. 그녀는 반죽으로 반지를 둘러싸고 칠면조의 목구멍으로 집어넣었다. 그 칠면조는 다시 우리로 집어넣어졌다. 그녀는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 하고, 이 세 사람에게 겁먹지 말라고 하였다.
나흘째 되는 날 아침에 주인에 와서 물었다.
- 할멈, 벌써 알아내었는가?
- 그럼요, 어르신! 어떻게 못 알아낼 수 있겠습니까? 어르신께서 세수하시면서 반지를 탁자 위에 놓았습니다만, 그것이 종이에 섞어 뜰에 있는 퇴비장으로 쓸려갔습니다. 그기에 그것을 칠면조가 발견하고 삼켜버렸습니다.
- 그 칠면조를 알아볼 수 있는가? - 라고 그 대지주가 물었다.
- 왜 모를 리가 있겠습니까? 그놈을 알아봅니다.
- 좋아요. 만약 당신의 말이 사실이라면, 당신에게 100루블을 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100대의 체벌을 받을 것이요 - 라고 대지주가 말하였다.
이 여인은 얼룩덜룩한 칠면조를 가리키면서 잡을 것을 명령하였다. 칼로 칠면조의 배를 가르자, 그들은 그곳에 아주 반짝이는 반지를 발견하였다.
하지만 주인나리는 약속한 100루블을 벌써 후회했습니다. 그는 파리를 잡아 그것을 주먹 안에 쥐고 그녀에게 물었다.
- 할멈, 내가 지금 주먹에 무엇을 쥐고 있는지 말해보시오. 당신이 알아맞히면 내가 50루블을 더 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50대의 체벌을 받을 것이요.
자신의 신세를 생각하면서 이 여인이 말하였다.
- 불쌍한 파리, 너는 드디어 주인의 손 안에 잡혔구먼.
그 지주가 손가락을 펼치자 정말 파리가 날아갔다. 이제 대지주는 이 여인에게 150루블을 주였고 청지기에게 마차로 집까지 데려다 줄 것을 명령하였다. 그러나 그는 아직도 시험해보고 싶었다. 그는 마차의 의자 밑에 달걀을 숨겨놓도록 명령하였고, 술이 취하도록까지 이 여인을 대접하였다. 그녀가 마차에 올라탔을 때, 그는 물었다.
- 할멈, 지금 무엇 위에 앉아 있는지 말해보시오. 당신이 알아맞히면, 25루블을 더 주고, 그렇지 않으면 25대의 체벌을 받을 것이요.
이 여인은 벌써 술이 취해 농담으로 대답하였다.
- 달걀 위의 암탉처럼 앉아 있습니다.
이 여인이 일어나 의자 밑을 보니 정말 달걀이 든 바구니가 있었다. 그 대지주는 25루블을 더 주어야했다.

이 늙은 여인은 벌써 부자가 되어 집으로 돌아왔다. 하인과 살림꾼과 요리사로부터 300루블, 지주로부터 175루블. 이 정도면 넉넉하게 살 수 있었다. 그 당시 1루블은 아주 높은 가치가 있었다. 15루블에서 20루블이면 말 한 필을 살 수 있었다.
후에 이 여인은 자신의 오두막집을 불태워버렸다. 누가 와서 잃어버린 것이 어디에 있는지 물으면, 그녀는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 유감스럽게도 저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저의 오두막집과 함께 모든 책들도 불타버렸습니다.

* 리투아니아 에스페란토 협회 기관지인 “Litova stelo” 96년 1호에 게재된 글을 초유스가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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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모음2008. 9. 27. 16:51

리투아니아 숲 속에 처음 갔을 때 깜짝 놀랐다. 저멀리서 보이는 것이 꼭 우리나라의 묘처럼 생겼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산에는 그렇게도 흔한 크고 작은 묘들은 리투아니아에는 없다. 리투아니아 묘는 주거지 주변 양지 바른 곳에 마련된 공원묘지에 있다.

가까이 가보면 머리카락이 쭈빗거릴 정도로 수 많은 개미들이 바삐 움직이고 있다. 이것은 다름 아닌 개미들이 솔잎이나 나뭇가지를 모아 만들어놓은 그들의 지상주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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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기사모음2008. 9. 27. 11:24

1990년대 초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살았을 때 카탈루냐 친구와 함께 어느 날 공중 온천탕을 갔다. 넓은 탕 안에서 몸을 담그고 있는 데, 60대로 보이는 사람이 말을 걸어왔다. 부다페스트 출신인데 파리에 살면서 동양사상에 관심이 많아 인도와 티베트를 자주 왕래한다고 하면서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 나도 티가 나지 않게 조금씩 오른쪽으로 피해갔다. 어느 새 탕 입구 계단까지 오자, 이제 피하기도 그렇고 했어 친구가 빨리 와주기만을 바랬다.

곧 마사지를 받으러 간 친구가 돌아오자 안도의 숨을 쉬고 잽싸게 그와 함께 뒤편에 있는 사우나실로 가버렸다. 사우나실에서 그 할아버지 이야기를 하는 순간 사우나실 문이 열리고 그 할아버지가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그는 내 곁에 앉더니 웃으면서 내 왼쪽 다리를 마사지하기 시작했다. 부탁도 하지도 않았는데, 더군다나 그를 피해 이 사우나실로 들어왔는데 이렇게 더 노골적이니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이렇게 동성연애자를 만나기는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 후 10년이 지나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동성애자라고 스스럼없이 밝히는 사람을 만났다. 당시 음악에 관해 나와 가끔 전자우편을 서로 주고받던 사람이었다. 로테르담에서 한 25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살고 있는 데, 내가 로테르담에 있다고 하니, 겸사겸사해서 왔다. 날씨가 더운 저녁 무렵 우리는 맥주를 한잔하기 위해 선술집에 들어갔다. 나는 맥주를 마셨고, 그는 백포도주에 탄산수를 섞어 마셨다. 두 서너 시간 동안 그는 주로 동성애에 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었다.

그는 45세로 아일랜드 출신이고, 네덜란드에서 음악활동을 하고 있었다. 9살에 성당에 갔을 때 멋있게 생긴 주일학교 선생을 보고, 그가 자기 삼촌이 되어 늘 함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것이 동성애에 대한 그의 첫 느낌이라고 했다. 그 후 15살에 친구와 동성애 경험을 했다. 그는 이성(異性)과 그렇게 많이 접촉하면서도 이성에 대해 추호라도 애정을 느껴본 적이 없다고 했다. “동성애자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태어나는 것이야”라고 말했다.

16세 때 다른 도시에서 열린 사촌 누나 결혼식에 참석해 아버지와 함께 한 방을 사용하게 되었다. 그 때 그는 아버지에게 자신의 동성애를 고백했다. 아버지는 그가 비정상이니 심리치료사를 찾아가 볼 것을 권유했다. 그러자 그는 아버지가 이성인 어머님을 만나 사랑을 나누는 것이 지극히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것같이 자기도 동성을 만나 사랑을 나누는 것이 지극히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것이라고 반론했다. 만약 자기가 비정상으로 심리치료사를 찾아가야 한다고 하면 이성을 사랑하고 동성을 사랑하지 못하는 아버지도 심리치료사를 찾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후 아버지는 아들의 동성애를 이해하게 되었지만, 하지만 어머니는 여전히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한 때 한 한국인 남자와 2주일간 자기 인생에서 최고의 꿈같은 사랑을 나눈 적이 있다고 했다. 동양 남자를 좋아하는 동성애자를 “쌀왕”, 동양 여자를 좋아하는 동성애자를 “쌀여왕”이라고 애칭으로 부른다고 알려주었다. 남자가 여자를 사랑하듯이 남자가 남자를 사랑하는 것도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선술집을 한번 둘러보더니 “저 사람은 동성애자야”하면서 내게 귀띔을 해주었다. 우리 옆에는 한 젊은이와 중년 여인이 정겹게 앉아있는 것을 보고 “저 젊은이는 동성애자고, 저 중년 여인은 홀로 사는 여인이야”라고 말했다. 어떻게 아느냐고 물으니 “그 사람은 그 사람을 알아본다”고 짧게 대답했다.

이처럼 유럽에 살다보면 주위 아는 사람들 중에서도 동성애자들이 더러 있다. 하지만 이들을 대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어떨 지 잘 모르겠지만, 동성애에 대한 편견은 찾아보기 힘들다. 같이 어울리면서도 그 사람은 그 사람의 인생을 살아가고 나는 내 인생을 살아간다라는 생각이 기조를 이루고 있다.

* 최근글: 손가락으로 만드는 기막힌 트랜스포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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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모음2008. 9. 26. 23:21

1990년 한국을 떠나 약 3년간 유럽의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다. 당시 주로 만나는 사람들이 젊은이들이라 자주 밤늦도록까지 시간을 보냈다. 동양인은 혼자라 늘 군계일학이 되었다. 놀다보면 흔히 받은 주문은 한국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놀이를 소개해달라는 것이었다. 놀이문화엔 문외한이라 그런 자리가 부담스러웠다.

어느 날 문득 학창시절 노래 벌을 주기 위해 하던 "사치기사치기 사차뽀'가 생각났다.  결과는 놀라웠다. 모두들 좋아했고, 웃음바다가 펼쳐졌다. 그 후 가는 나라마다 모임마다 기회가 있을 때면 이 놀이로 유럽인들을 즐겁게 했다.

지난 여름 폴란드 바르샤바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손님들이 방문했다. 저녁을 먹고 노는 데 한 동안 잊고 지냈던 이 놀이가 생각났다. 이날도 모두들 박장대소했다. 긴긴 겨울밤이 오면 다시 이 놀이로 인기몰이를 해봐야겠다.

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8. 9. 26. 19:21

지난 주 합창단 공연차 이탈리아를 방문한 큰 딸이 찍어온 사진을 보여주었다. 그 중 사진 한 장이 2006년 이탈리아 피렌체에 열리는 세계에스페란토대회애 참가했을 때 내가 찍은 사진을 떠오르게 했다. 사진 속에 있는 자동차는 리투아니아에선 전혀 볼 수 없는 차라서 딸이 찍었다고 한다. 바로 삼륜차였다. 한국에서 어린 시절 잠깐이었지만, 넘어지지 않고 달리는 삼륜차를 참으로 신기하게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 삼륜차를 이탈리아에서 보게 되니 옛 생각이 절로 났다. 덤으로 2006년 피렌체에서 찍은 사진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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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년 이탈리아 베니스에 찍은 삼륜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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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년 이탈리아 피렌체에 찍은 삼륜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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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8. 9. 26. 16:37

지난 8월의 올림픽 열기는 그야말로 여름의 폭염처럼 뜨꺼웠다. 이에 비해 9월의 패러림픽은쌀쌀한 가을 날씨처럼 싸늘했다. 패러림픽에 대한 낮은 관심은 리투아니아에소 마찬가지였다. 리투아니아 최대 일간지 <례투보스 리타스>가 여론조사한 바에 따르면 주의 깊게 지겨본다 5%, 리투아니아 선수 경기만 관심을 갖는다 41%, 관심이 없다 53%로 나타났다.

이 패러림픽 소식을 접하면서 자주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선천성 뇌성마비 1급 장애인 최창현씨였다. 그는 전동휠체어로 유럽대륙을 종단할 때  2006년 7월 17일 8번째 국가는 리투아니아에 왔다. 손을 끈으로 고정하고 전동휠체어를 입으로 조정했다. 태극기를 휘날리며 빌뉴스 대성당 광장을 지나가는 그의 모습을 보니 가슴이 뭉클해졌다. 리투아니아 현지 교민들을 그를 따뜻하게 맞았다.

당시 그는 남북통일을 염원하며 2006년 5월 10일 그리스 아테네를 출발했다. 유럽 30여개국을 종단하고 이듬해 베를린 장벽에서 대장정을 마칠 계획이었다. 그후 그는 유럽 대장정(2만6000km)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갔다. 그의 기록은 기네스북에 등재되었다. 지금도 장애인 인권을 위해 애쓰고 있는 그에게 건강과 행복을 기원한다. 배경 음악은 안드류스 마몬토바스(Andrius Mamontovas)의 노래 "사랑은 자유로워"(Meilė laisva)이다.



▲ 2006년 리투아니아 "LNK" TV 뉴스는 최창현씨의 대장정을 길게 전했다. (TV 화면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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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모음2008. 9. 26. 06:01

개인적으로 박물관에 가본 지 오래되었다. 특히 대중적 관심이 적은 박물관으로 발걸음을 옮기기는 더욱 흔하지 않다. 최근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는 "사람들이 방문 하지 안 오면, 박물관이 직접 사람들을 찾아간다."라는 느낄 수 있는 전시회가 열려 큰 화제를 모우고 있다.

옥외광고물 대행사 JCDecaux는 샤울레이 박물관과 협력해 이번 야외박물관을 기획하고 현재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중심가에 1900년에서 1940년까지 제작된 광고포스터를 전시하고 있다. 전시회 장소는 다름 아닌 사람들이 붐비는 버스정류장 광고판이다.

1차적으로 옛날 광고포스터 40개를 디지털 작업을 마친 후 120개로 만들었다. 매주 새로운 옛날 광고포스터로 교체된다. 교체된 전시물은 리투아니아의 다른 대도시를 순회되어 전시될 것이다.

대중교통수단을 기다리면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옛 광고포스터를 보게 되고, 광고뿐만 아니라 포스터와 리투아니아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100여년 전 광고문구와 디자인을 그래도 보면서 당시의 언어와 사회상도 지켜볼 수 있다. 또한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을 인터넷에 표현할 수 있도록 누리집도 마련되어 있다.

사람들이 붐비는 곳에 늘 상업적인 광고가 독차지하는 요즘 사회에 이렇게 사람들을 직접 찾아가는 이동 박물관 아이템은 그 참신성으로 인해 벌써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글을 쓰면서 그동안 소홀이 했던 박물관들을 방문하고자 하는 마음이 불현듯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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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30년 광고포스터 (리투아니아를 나무로 아름답게 하고 부유하게 하자: 식목장려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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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곳에서 더 많은 리투아니아 옛 광고포스터를 볼 수 있다.

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8. 9. 26. 05:15

리투아니아 일간지 <례투보스 리타스>에 의하면 아직 전적으로 양봉을 해서 먹고 살기에는 힘들지만, 올해는 리투아니아 양봉인들이 다른 어느 해보다도 많은 꿀을 수확해 기뻐하고 있다. 해마다 꿀벌가족도 늘어나고, 꿀소비량도 증가하고 있다. 2005년 리투아니아 꿀벌식구가 총 82,781인데, 2008년 101,440으로 증가했다. 2006년 꿀소비량이 1403톤인데, 2007년 1553톤으로 늘어났다. 빌뉴스에서 꿀 1리터는 보통 한국돈으로 만4천원 한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언젠가 산신령 같은 리투아니아 양봉인이 생각이 나서 동영상을 편집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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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도폐기된 숫벌의 최후에 가슴이 섬뜩
예술 조각품 같은 리투아니아 벌통들
발코니에 끝없이 나타나는 말벌 어떻게 할까
도심 속에 양봉을 하고 싶다
세계 男心 잡은 리투아니아 슈퍼모델들
한국은 위대한 나라 - 리투아니아 유명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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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모음2008. 9. 25. 13:18

리투아니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 중 하나가 바로 자작나무다. 보통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이 자란다. 자작나무는 단단하고 결이 곱고, 벌레도 잘 먹지 않아서 오래간다. 그래서 가구도 만들고 조각도 한다. 우리나라 해인사 팔만대장경 경판의 일부도 바로 이 자작나무로 되어 있다.

자작나무 껍질은 얇게 벗겨지고 불을 붙이는 데 자주 사용된다. 또한 이 껍질에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삼국시대 신라의 천마도가 이 자작나무 껍질에 그려져 있다. 봄이 되면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이 자작나무에서 수액을 채취하기도 한다. 여름엔 무성한 잎과 가지를 꺾어 말려서 사우나 안마도구를 만든다. 어디 이 뿐인가! 아래 동영상에서 보듯이 자작나무 껍질로 각종 생활용품을 만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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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8. 9. 25. 06:31

매년 리투아니아의 옛 수도인 케르나베에서 열리는 "고대인의 삶 재현"에서 고대인들이 어떻게 불을 만드는 지에 대한 동영상을 최근 올렸다 (관련글). 오늘은 그 옛날 종이 없던 시절 발트인들은 어떻게 책을 만들었을까에 답하는 동영상을 올린다.

그들은 바로 밀랍이나 자작나무 껍질에 글을 쓰고 책을 만들기도 했다. 특히 자작나무 껍질 묶음을 보면서 한국 시골에서 자작나무 껍질에 재미로 글을 쓰던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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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사진모음2008. 9. 25. 05:32

리투아니아 도로에서도 차에 치여서 죽은 동물들을 자주 볼 수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는 예술인들이 많이 사는 지역인 우주피스가 있다. 이 우주피스의 색다른 도로횡단 표시판이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바로 사지와 몸통은 사람인데, 머리는 미소짓는 고양이다. 이 지역 주민들은 자신의 거주지역을 "우주피스 공화국"이라고 칭할만큼 애정을 가지고 있고, 이 지역에선 사람과 동물이 동등한 권리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이 고양이 얼굴 도로표시판을 볼 때 길 위에 동물을 죽일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경고문을 읽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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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8. 9. 24. 15:09

매년 7월 리투아니아의 옛 수도인 케르나베에서는 고대인의 삶이 재현된다. 이 고대인의 삶을 보여주고 체험하기 위해 국내외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몇 해전 예전에 참가한 곳에서 가장 압권은 바로 고대 발트인의 불 만들기였다.

이들은 매일 이렇게 불을 만들지 않았다. 불 만들기는 아주 성스러운 일이었고, 사람들은 모두 힘을 보았다. 그리고 봄에 만물이 소생하듯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도록 집집마다 이 불을 나눠가졌다.

- 밑기둥과 통나무 구멍에 각각 홈을 파서 연한 나무 조각을 밀어 넣는다.
- 나무 기둥을 세워 양편에서 힘껏 반복해서 기둥을 밀고 당긴다.
- 마찰로 인해 점점 연기가 솟아오른다.
- 연기가 어느 정도 세게 나면 재빨리 기둥을 뽑아 눕힌다.
- 홈을 파서 밀어 넣은 나무 조각에 생긴 불씨를 살린다.
- 그 불씨에 다시 연한 나무 조각에 불을 붙여 한 곳에 모은다.

이렇게 정성스럽게 불을 만드는 모습에서 마치 고대 발트인들을 만나는 것 같았다.이 고대 발트인의 불 만들기 재현 장면을 영상에 담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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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일래2008. 9. 24. 15:09

오늘도 어김없이 딸아이 요가일래를 데리고 학교로 갔다. 갈 때는 빠른 걸음으로 가야 하므로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 하지만 돌아올 때는 소걸음으로 걸으면서 오늘 할 일을 챙겨보거나 이리저리 두리번 거려본다.

마침 시멘트 바닥 인도에 떨어진 노란색 단풍잎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1년 전 일이 떠올랐다. 지난 해 9월 이맘 때 요가일래를 데리고 어린이집에 갔다. 가는 길에 시멘트 바닥에 버려진 시들어진 듯한 보라색 꽃 한 송이를 요가일래는 얼른 주워서 어린이집 건물 기둥 뒤에 살짝 놓았다.

어린이집 일과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요가일래는 이 꽃송이를 잊지 않고 단풍나무 낙엽과 함께 집으로 가져왔다. 꽃송이를 물병에 넣으니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얼마 후 요가일래는 자기 방에서 몰래 이 단풍잎과 꽃송이로 무엇인가 만들었다.

“아빠, 여기 선물이야!”

이 선물은 다시 물병에 들어가 한 동안 노란색 단풍잎에 둘러싸인 생생한 보라색 꽃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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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초유스
영상모음2008. 9. 24. 02:02

오늘은 추분이다. 24절기 중 열여섯 번째인 추분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날이다. 리투아니아인들은 이날을 아주 중요하게 여긴다. 하나의 농사를 마감하고, 다음 해의 농사를 준비하는 분깃점이다. 이날 사람들은 짚으로 만든 조각상 특히 염소 조각상을 불태우면서 올해의 수확에 감사하고, 내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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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 공원에서 열린 추분 짚조각상 태우기에 참가했다. 불구슬을 쏟아내면서 타들어가는 염소상과 불안개에 둘러싸여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며 타오르는 늑대상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추분을 맞아 리투아니아 짚조각상 불태우기 영상을 전하면서, 모든 독자들의 안녕을 기원한다.



* 관련글:
 염소 네마리 거대한 짚 조각상

               창 밖의 불꽃놀이, 한 폭의 수채화 (영상)
Posted by 초유스